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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현의 나이스 샷] 선수도 갤러리도 골프는 즐겨야

    가끔 골프는 스포츠인가 레저인가를 스스로 반문할 때가 있다. 골프는 분명 스포츠다. 그러면서도 스포츠로만 영역을 좁히기에는 골프 인구가 너무 많다. 분명 많은 사람이 여가로 즐기는 레저의 요소도 갖추고 있음이 사실이다. 실제로 프로골퍼 허석호는 “많든 적든 모든 사람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가 바로 골프”라고 단호하게 정의를 내린 적이 있다. 타이거 우즈와 최경주도 자신들은 골프를 즐긴다고 말한다. 스트로크 한 타에 수천만원의 상금이 왔다 갔다 하는 마당에 진정으로 즐기지 못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경우 엄청난 스트레스 때문에 수명이 짧아질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건강에 술보다 나쁜 것이 담배이고 담배보다 더 나쁜 것이 스트레스다. 진정 즐기지 못한다면 건강해져야 할 골프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골프를 보고 즐기는 갤러리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박인비가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10년 전 박세리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고쳐 썼다. 박인비의 우승 뒤엔 오드굿 미셸이란 백인 여성이 있었다. 미셸은 그 지난주에 열린 웨그먼스LPGA 대회 갤러리로 나섰다가 박인비가 날린 공에 입을 맞아 앞니 2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미셸은 예기치 못했던 사고를 충분히 이해했고, 박인비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마지막홀 깃발에 사인을 해 선물로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타구 사고의 위기가 오히려 박인비에겐 우승을 향한 강한 동기로 작용한 셈이다. 만일 그가 박인비에게 부담을 주거나 보상을 요구하며 괴롭혔다면 US여자오픈 우승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박인비는 결국 대회를 마친 뒤 미셸을 찾아가 사인 깃발을 건네주며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미국에선 선수의 공에 맞을 경우 그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대부분 스스로 병원에 가 치료를 받는다. 타이거 우즈가 경기 도중 타구 사고를 낸 뒤 당사자에게 사인을 해 주는 광경은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다. 비록 몸에 상처를 입히고 또 입은 관계지만 골프장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상황들이다. 골퍼 자신은 물론 갤러리까지 골프를 이해하고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그들만의 문화와 정서다. 박인비의 최연소 US여자오픈 우승은 어쩌면 갤러리의 수준 높은 의식 덕택이었을지도 모른다. 박인비의 예로 보면 골퍼와 갤러리가 서로 즐기는 골프의 결과는 항상 해피엔딩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이건희 前회장 부자 나란히 법정에

    이건희 前회장 부자 나란히 법정에

    아들과 함께 법정에 나란히 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끝내 울먹였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 심리로 열린 6차 삼성 공판에서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은 “(삼성전자 같은)회사를 또 만들려면 10년,20년 갖고 안될 것”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삼성계열사 가운데 특별히 중요한 회사가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그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라면서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제품 중에서 11개가 세계 1위를 차지한다.1위가 정말 어렵다.”고 말한 직후였다. 삼성생명은 국민의 생명과 관련있고 적은 금액으로도 무거운 질병을 다스릴 수 있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이날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타이밍이 좋아서 조금만 투자해도 주식이 빨리 올랐다.”면서도 “지시는 없었고 완전히 운이었다.”고 강조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은 실무자들이 알아서 진행했지만 보고는 받았다고 했다. 증인으로 나선 재용씨는 92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과 미국에서 공부하느라 에버랜드 CB나 삼성SDS BW 구입 등 재산형성 과정에 대해 “당시에 전혀 몰랐다.”고 증언했다. 이 전 회장의 지시로 에버랜드 주식을 구입한 것이 아니냐는 특검팀의 추궁에 “당시 의사 결정에 없어서 잘 모르지만 회장의 포괄적 지시 하에 자산관리인이 취득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학 교수들의 고발과 언론 보도, 특검 수사 등이 이어지면서 최근에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특히 삼성SDS BW 저가발행 의혹을 법학 교수들이 제기한 것과 관련해 그는 법적 문제가 있는지 염려했다고 했다. 그는 “(고발 이후)에버랜드 CB 발행 등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 계열사 사장께 문의했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특검 쪽이 “본인 명의 재산은 누가 처분권을 갖느냐.”고 묻자 재용씨는 “법적 소유권·처분권 자체는 제게 있다.”면서도 “아버지가 저렇게, 이렇게 하라고 말씀하시면 당연히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재용씨가 담담하게 증언하는 동안 이 전 회장은 아들과 눈길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이 전 회장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 취재진이 아들과 법정에 나란히 서는 소감을 묻자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전 회장 등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것에 대해 재용씨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에는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와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 사장과 손병두 서강대 총장 등도 나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삼성재판’ 이건희 “아들, 도의적 책임 없다”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1일 ‘삼성재판’ 6번째 공판에 출석하며 아들 재용씨의 도의적 책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아들과 함께 법정에 선 것에 대해서는 “좋은 것이 아니다.”고 짧게 말했으며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힘들다.”고 답했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돼 이 전 회장보다 10여분 앞서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재용씨는 아버지와 함께 법정에 서게 된 소감이나 법인주주들이 실권한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구입한 이유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다가 국민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하고 입장했다. 당초 이들은 부자가 나란히 법정에 입장하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기 위해 시간차를 두고 법원에 출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먼저 법정에 입장한 재용씨가 화장실에 가던 중 나중에 입장하던 이 전 회장과 마주치는 바람에 서로 말없이 바라보는 어색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법원 출입구에는 삼성중공업의 태안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항의 표시로 태안군 비수산(관광) 분야 비상대책위 소속 50여명이 ‘무한책임 촉구’,‘삼성은 불법 비자금 7조원으로 검은 재앙 태안을 살려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는 “태안 살려내라,이재용 전무” “차라리 죽여달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글 / 연합뉴스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하반기 달라지는 것들] 쇠고기 원산지 표시 의무화·노령연금 확대

    [하반기 달라지는 것들] 쇠고기 원산지 표시 의무화·노령연금 확대

    1일부터 정부 부처별로 달라지거나 새로 시행되는 법률과 이에 따른 시행령, 제도 등이 적지 않다. 꼼꼼히 챙겨 피해를 보거나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주요 제도 등을 정리한다. <부처 종합> ■ 금융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 기준 변경 9월부터 자동차 사고 발생시 과실이 얼마나 있는지 따지는 기준이 바뀐다. 휴대전화를 쓰다 사고가 나면 운전자 과실비율이 10%가 되고, 주차장에서 후진차와 직진차가 충돌했을 경우 후진차가 75%, 직진차가 25% 책임이다. 스쿨존과 실버존에서 사고시 운전자의 과실비율이 일반 성인을 상대로 낸 사고보다 5% 높아지던 것에서 15%로 상향 조정된다. ●은행권 개인대출 연대보증 폐지 신규 가계대출에 대한 개인 연대 보증제도가 모든 은행에서 폐지된다. 연대보증제도는 대출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가까운 친지나 지인 등 제3자를 보증인으로 세우는 제도. 그러나 기존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은 그대로 유지된다. ●기명식 선불카드 발행·충전 한도 확대 기명식 선불카드, 교통카드, 전자화폐의 장당 발행 또는 충전 한도가 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어난다. 무기명은 한도가 늘지 않는다. ■ 교통 ●경부고속도로 평일버스 전용차로 시행 경부고속도로 한남대교 남단∼오산 IC 44.8㎞ 구간에서 평일에도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된다.9월까지 3개월동안 시범 운영 후 10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국내·국제선 항공요금 인상 국제선 항공요금에 유류할증료 변동폭이 확대 적용된다.16단계인 국제선 여객 유류할증료는 33단계로 넓어지며 노선에 따라 요금이 3.4∼5.7% 오른다. 국내선도 유류할증료가 부과되면서 7∼8월에는 25단계인 유류할증 체계 중 12단계가 적용된다. ■ 보건복지 ●노인요양보험 서비스 시행 치매와 중풍 등 각종 노인성 질환으로 혼자서는 일상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국가가 돌보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가 시행된다. 거동이 불편해 혼자 생활할 수 없는 만 65세 이상 노인과 65세 미만이라도 치매나 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환이 있는 성인의 경우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간병, 수발, 가사 지원 등을 받는다. ●기초노령연금 지급대상 65세 이상으로 확대 만 70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던 기초노령연금 지급대상이 65세 이상으로 넓어진다.65세 이상이라도 월소득이 40만원 이하거나 소득이 없더라도 재산이 96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노인 부부는 합산 소득이 65만원 이하(재산만 있을 경우 1억 5360만원 이하)일 때 연금이 지급된다. 노령연금 수혜자로 선정되면 매달 8만 4000원(부부는 13만 4000원)을 받는다. ■ 건설·부동산 ●주택분양가에 단품슬라이딩제 도입 주택 분양가에 포함되는 기본형 건축비를 6개월마다 조정하도록 한 규정과 상관없이 자재값이 급등하면 6개월이 안돼도 반영되는 단품 슬라이딩 제도가 주택 건축비에 도입된다. ●소형분양주택 30% 신혼부부용으로 공급 전국에서 공급되는 소형 분양주택의 30%가 저소득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된다. 자격은 혼인(재혼도 포함) 5년 이내며, 이 기간내에 출산(입양 포함), 자녀가 있는 무주택 가구주 등이다. 월 평균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70%(맞벌이일 경우 100%) 이하이면서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2월 이상(올해 말까지는 6월 이상)인 경우다. 혼인 3년 이내에 출산한 경우가 1순위,5년 이내 출산이 2순위다. ●택지개발 절차 간소화 절차 간소화로 30개월이면 택지개발이 끝난다. 택지지정단계와 개발계획 수립 단계에서 모두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도록 한 규정이 변경돼 개발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협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 ■ 통신 ●휴대전화 USIM 잠금 해제 WCDMA(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 3G(세대) 휴대전화 단말기의 가입자 확인칩(USIM) 잠금 설정이 전면 해제된다.SK텔레콤과 KTF 가입자끼리는 통신회사를 바꾸더라도 기존 단말기를 그대로 쓸 수 있게 된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인터넷전화의 번호이동이 시행돼 기존 집전화 번호를 인터넷 번호로 쓸 수 있다. ■ 교육 ●학교 정보공시제 시행 모든 초·중·고교와 대학은 학교운영에 관한 규정, 학생변동 상황, 학년·교과별 학습에 관한 사항,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의 정보를 인터넷에 공시해야 한다. 구체적 시행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대입전형 기본계획 대교협이 발표 매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정하던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하반기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결정한다.2010학년도 대입전형 일정, 방법, 행정사항 등 기본계획은 8월 중 발표된다. ●대학생 학자금 대출 금리 추가인하 대학생 학자금 대출 금리(7.65%)가 소득 하위 3∼7분위에 한해 1%씩 인하된다. 소득 3∼5분위 학생은 4.65%,6∼7분위 학생은 6.65%의 이자율을 적용받는다. ●중·고교생 학교운영지원비 지원대상 확대 기초생활수급자 중·고교생 자녀에 대해서만 학교운영지원비를 전액 지원해 왔으나 2학기부터 차상위 계층 자녀까지 지원된다. ●학습환경보호위원회 구성·운영 8월부터 학교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구역 주변에 있을 경우 시·도교육감 소속의 학습환경보호위원회를 구성, 운영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 야간대학원 입학 허용 우수 인재 유치 차원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야간대학원 입학이 허용된다. 야간대학은 여전히 금지된다. ■ 법무 ●특정 성폭력사범 위치추적제 시행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전자발찌법)이 9월부터 시행, 최대 10년까지 전자발찌가 부착되며 외출제한·출입금지·피해자 접근금지와 같은 특별준수사항이 부과된다.24시간 위치가 추적되며 상담치료도 병행된다. ●아동상대 성폭력범죄자 치료감호제 시행 소아 성기호증 등 정신적 장애를 가진 성폭력범죄자가 치료감호 대상에 포함돼 치료감호소에 최장 15년까지 수용·치료되며, 먼저 치료한 후 남은 형기가 집행된다. ■ 환경·식품 ●폐기물 수출입 신고제 ‘폐기물의 국가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수출입 허가 대상 품목이 아닌 일부 폐기물에 대해서도 8월 시행된다. ●환경측정분석사 검정제도 도입 환경측정분석사 검정제도가 10월부터 시행된다. 검정 분야는 대기환경측정분석 및 수질환경측정분석 2종류에 한해 실시된다. ●모든 식당·급식소 쇠고기 원산지 표시 식당·뷔페·예식장 등 일반음식점, 패스트푸드·분식점 등 휴게음식점, 학교·기업·기숙사·공공기관·병원 등 집단급식소는 모두 쇠고기와 그 가공품을 조리, 판매할 때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12월22일부터 적용된다. ■ 노동·공정·산업 ●법정 근로시간 단축 법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줄이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상시 근로자 수 2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차별시정제도 확대 100∼299인 사업장으로 확대돼 동일 사업장에서 차별받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을 신청할 수 있다. ●배우자 출산휴가제도 아내가 출산을 한 남성 근로자는 3일(무급)의 배우자 출산 휴가를 쓸 수 있다. ■ 문화·관광 ●잡지법 시행 잡지와 기타간행물은 11월부터 새로 제정된 ‘잡지 등 정기간행물 진흥에 관한 법률’(잡지법)에 의해 규율된다. ●골프장 입지기준 환화 특별시·광역시 또는 도를 기준으로 총 골프장 면적이 총 임야면적의 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규정이 폐지돼 임야 편입 비율에 따른 골프장 입제제한이 없어진다. ■ 행정 ●외국인 채용 범위 확대 계약직 공무원에 한정됐던 외국인 채용 범위가 정무직·별정직 공무원까지 넓어진다. 국가안보 및 보안, 기밀에 관계되는 분야를 제외하고 채용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기관 확대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거주지(주민등록지) 읍·면사무소 또는 동주민센터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읍·면사무소 또는 동주민센터) 신청할 수 있다.
  • 삼성SDS BW 헐값 발행 논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는 27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임직원 8명에 대한 5차 공판에서 1992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경영권 불법승계 목적으로 저가 발행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삼성SDS 주식을 장외에서 거래한 그룹 계열사 직원 김모씨 등을 증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쟁점은 삼성SDS가 비상장주식의 교환가치를 고려할 때 92년 당시 BW를 7150원에 발행한 것이 적정한지였다.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삼성SDS에서 일하다 99년 퇴직한 A씨에게 “7150원으로 BW를 발행했는데 이런 조건이라면 매수 가치가 있느냐.”고 물었다. 비슷한 시기에 삼성SDS 주식을 주당 5만원대에 거래했던 A씨는 ““돈만 있다면 매수 가치는 충분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피고인 신문에서 박주원 삼성그룹 전 경영지원실장은 “99년에 삼성SDS 주식을 5만 5000원에 장외거래했다는 것은 100%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 쪽도 2002년 검찰의 수사기록을 제시하며 “삼성SDS 주식과 관련해 특정인 몇 명이 거래하며 주가를 조작하는 의혹이 있다는 의견을 검찰조차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또 삼성이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했던 행정 소송이 자주 거론됐다. 사건을 다루는 법원은 다르지만, 쟁점은 같기 때문이다. 세무당국은 삼성SDS가 BW 발행해 이재용 전문 등 특수관계인 5명에게 매각한 것을 ‘편법 증여’로 보고 443억여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삼성 쪽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04년 11월 서울행정법원은 “BW를 주식으로 바꿔 받을 수 있는 금액과 원래 구입한 가격의 차이만큼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 쪽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삼성은 즉각 항소했으나 이듬해 ‘안기부 X파일’ 사건이 불거지면서 소를 취하해 1심 판결이 확정됐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공판 내내 피로한 기색을 보였다. 변호인은 “폐수종 증세로 입원해 있다가 법원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새달 1일 공판에는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 사장과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변호인 쪽은 “삼성의 사회 공헌도 등을 설명하기 위해서”라며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가 받아들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삼성父子 새달1일 법정에 나란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아들 재용씨 부자가 다음달 1일 피고인과 증인으로 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는 24일 열린 4차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쪽 신청으로 재용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99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할 때 그룹 비서실과 논의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변호인쪽은 처음에 “아들이 아버지가 재판받는 것을 보게 할 것인지 참작해달라.”며 난색을 표했지만, 특검쪽이 진술이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자 함께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같은 날 재용씨와 함께 이 회장,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도 진행한다. 또 재판부 직권으로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를 고발한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와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도 부를 예정이다. 4차 공판에서는 이 회장이 차명 보유한 주식을 거래할 때 시세 차익을 노렸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검쪽은 이 회장 가족의 재산을 관리한 전용배씨를 증인으로 불러 “차익을 노린 주식거래를 일삼아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전씨는 “현상을 유지하는 것을 내부 방침으로 세우고 관리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차명 증권계좌 714개의 전체 거래내역을 제출하라고 변호인쪽에 요청하며 다음달 10일쯤 변론을 종결하고 곧이어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27일 오후 1시30분.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론스타 주가조작 무죄”

    외환은행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카드를 인수·합병할 때 허위 감자계획을 퍼뜨려 주가를 조작했다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검찰 및 1심 판결과 정면 배치되는 항소심 판결이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번 판결에 상관없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 승인을 유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와 영국계 HSBC은행이 7월 말로 시한을 잡았던 외환은행 매매 계약은 파기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고의영)는 24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유회원(58)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유 전 대표는 이날 풀려났다. 유 전 대표는 지난 2003년 11월21일 기자간담회에서 허위 감자설을 발표해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와 조세를 포탈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각각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국회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것과 자산유동화회사(SP C)간 수익률 조작 등으로 손해를 끼친 혐의는 일부 유죄로 인정됐다. 1심에서 각각 벌금 250억원을 선고받았던 외환은행과 이 은행 대주주인 LSF-KEB홀딩스SCA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외환카드 감자계획을 검토한다.’고 론스타가 발표했을 때 감자에 관해 구체적이고 심도있게 검토하지 않았더라도 감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허위사실 유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 최재경 수사기획관은 “법원의 무죄 판결 이유는 모두 납득할 수 없으며 상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 전 대표는 2003년 11월 론스타 임원진과 공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환카드 허위 감자설을 유포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외환은행과 이 은행 대주주인 LSF-KEB홀딩스SCA도 허위 감자계획 발표로 403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정은주 홍지민기자 ejung@seoul.co.kr
  • “QSA위반 블랙리스트 검토”

    “QSA위반 블랙리스트 검토”

    쇠고기 추가 협상 결과에 대한 논의를 위해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쇠고기 문제의 민감성을 반영한 듯 ‘청문회’가 연상될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의총의 ‘증인’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었다. 김 본부장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은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을 민간업자들의 자율규제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데 모아졌다. 장광근 의원은 “육류수입업을 현행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강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수입업자 허가제는 국제법에 위반된다.”며 “한국 품질시스템평가(QSA) 프로그램을 자주 위반하는 회사들을 주관 부처의 내부 규칙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면 실효적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임두성 의원이 “유럽에서는 이번에 들어오기로 한 30개월 미만 소의 내장을 광우병위험물질(SRM)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본부장은 약간 흥분한 듯 “내장은 SRM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이번주 안에 특별 당보 100만부 이상을 제작해 각 지역구 의원별로 홍보활동을 벌이도록 요청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TV토론 등 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부·여당 입장을 알릴 계획이라면서 소속 의원들의 적극적인 ‘미국산 쇠고기 안전’ 홍보활동을 주문했다. 의총에 이어 오후에 정부중앙청사에서 김 본부장은 추가 브리핑을 통해 쇠고기 협상을 비판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을 거세게 맞받았다. ●김 본부장, 김성훈 前농림 비판 김 본부장은 “김 전 장관이 지난달 한 주간지 기고문에서 미국내 치매환자 중 65만명이 인간광우병 환자라는 주장을 폈지만, 인용된 예일대 및 피츠버그대의 연구는 인간광우병이 아니라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이라면서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지만, 전직 장관이 이 정도로 과장, 왜곡하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전 장관이 QSA 제도의 실효성을 문제삼은 것을 언급하며 “이 제도는 김 전 장관 재직 중에도 운영됐는데, 그런 분이 이 제도를 폄하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라고 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재판부, 김상조 교수 증인 채택

    삼성 재판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를 고발한 경제개혁연대의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곽노현 방송통신대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 심리로 열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임직원 8명의 공판에서 민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직권으로 김상조 교수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재용 전무를 증인으로 채택할 계획”이라면서 “변호인 쪽에서 언제 출석이 가능한지 증언할 의사는 있는지 확인해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등에 대한 특검 쪽 증인 신청은 기각했다. 한편 재판부가 지난 2차 공판 때 삼성이 차명 계좌를 활용해 주식을 거래하면서 내부 정보를 이용했는지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특검 쪽은 이날 “내부자 거래에 대해 조사했지만 증거 자료가 부족해 범죄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구형에도 참작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변호인 쪽은 “내부 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증거자료를 내겠다.”고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4일 오후 1시30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출가·수행 뒷얘기 책으로 펴낸 비구니 광우

    출가·수행 뒷얘기 책으로 펴낸 비구니 광우

    ‘최초의 비구니 강원 졸업생’‘4년제 정규대학을 마친 최초의 비구니’‘종단 사상 첫 명사(明師)품계를 받은 비구니’…. 1958년 서울 삼선동에 정각사를 세워 50년간 그곳에 주석하며 포교와 수행에 매진해온 비구니 광우(光雨·83) 스님.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각종 ‘최초’의 수식어가 진진하다. 종단에서 비구니의 위상이 일천하던 시절 출가해 ‘나 한몸부터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흐트러지지 않는 수행 본분을 지켜온 한국 비구니계의 산증인. 출가 70년(내년), 포교 50년을 계기로 출가부터 지금까지의 고된 세월을 돌아본 구술 회고록 ‘부처님 법대로 살아라’(조계종출판사) 출간에 맞춰 17일 정각사를 찾은 기자들에게 노 스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들려주는 설법보다 보여주는 설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어요. 부처님 법대로 살자면 바른 믿음과 바른 수행, 즉 정신(正信) 정행(正行)이 으뜸 덕목이겠지요.” 속가의 아버지는 다름아닌 궁내부 주사를 지내다 출가한 혜공 큰 스님. 속가의 어머니 역시 광우 스님과 함께 출가한 명성 스님이니 무남 독녀인 스님 자신을 비롯해 온 식구가 부처님 제자인 셈이다. ●아버지·어머니도 모두 출가 “원래 사범학교에 진학해 선생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너무 못해 학교에서 원서조차 써주지 않더군요. 공부를 더하고 싶어 아버지 큰 스님이 계시던 남장사에 들렀다가 발심, 직지사에서 출가했지요.” 학교 공부는 거의 꼴찌였는데 웬만한 불경과 염불은 한 번만 들어도 쏙쏙 머리에 박혔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스님이다. “아버지 큰 스님은 마음이 활짝 열린 분이셨어요.1930년대에 남장사에 비구니 강원을 처음 만들었으니 우리 역사상 최초의 비구니 강원이지요.” 스님은 그렇게 비구니론 처음으로 아버지 큰 스님이 세운 남장사 강원에서 공부를 했던 것이다. ●일제때 정신대 징집 피해 혼인한 비구니도 “강원공부를 하던 때는 일제 정신대에 끌려갈 것을 우려한 비구니들이 환속하거나 스승들이 나서 비구니 제자들의 혼인을 시킬 만큼 상황이 어려웠어요. 저만 남아 공부를 계속했지요.” 6·25전쟁 중 1952년 부산 피란시절 동국대 불교학과에 입학, 비구니 최초의 정규대학생이란 기록도 남겼다. 나중에 서울로 와 졸업 때까지 상고머리와 군복으로 몸을 가려 남장한 채 어렵게 학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한국불교를 세계불교의 텃밭으로 가꾼다.’는 뜻을 세워 단층 개인집을 사들여 포교당으로 세운게 정각사. 전국을 통틀어 변변한 포교당이라곤 손꼽을 정도인 시절이었으니 법회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게 당연했다. “주말이면 어린이, 중·고교생, 대학생은 물론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어요.19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말까지 이름만 대면 대뜸 알 수 있는 유명인사들도 숱하게 정각사의 법회를 거쳐갔지요.”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미산 스님을 비롯해 젊은 스님들의 유학 비용을 줄곧 댄 것도 불교계에선 유명하다. 아버지 큰 스님의 영향 때문일까, 특히 비구니의 처우와 실력 기르기에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다. 지금 전국비구니회장을 맡고 있는 명성 스님과 함께 비구니모임인 우담바라회 결성을 주도해 결국 2004년 서울 서초동에 비구니회관 건립을 이끌어낸 주인공. 전국비구니회의 2대 회장을 지냈고 지난해에는 승랍 40년 이상의 비구니에게 주는 ‘명사(明師)’법계를 비구니사상 처음으로 받았다. 50년 전의 가구며 용기들을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써 제자들에게 ‘구두쇠’ 소리를 듣기도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어디를 가도 예불을 절대 거르지 않는다. 심지어 병원에 입원해서도 예불만큼은 꼭 해야 할 원칙이다. 그런 서릿발 같은 용맹심과 원칙 때문일까, 제자들의 법명에도 꼭 ‘정(正)’자를 쓴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멀찌감치 앉았던 상좌 정목 스님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귀띔을 한다.“상좌(제자)들이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스님과 인연 있는 인사 200여명을 초청하는 출판기념회 날짜까지 잡았는데 스님이 ‘무어 대수롭다고 출판기념회를 해 더럽히려 드느냐.’고 호통을 치시는 바람에 야단만 맞고 취소했어요. 스님 생전에 출·재가자들이 함께 모일 마지막 자리로 생각했는데….”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日내각 퇴직뒤 직무상 비밀 유출금지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총리나 각료들은 특별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 및 내각법에 의해 비밀을 준수할 의무를 갖고 있다. 국가공무원법 100조에는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유출해서는 안 된다. 퇴직한 뒤에도 100조를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증인·감정인 등의 신분으로 직무상 비밀에 속하는 사항을 밝혀야 할 경우 국무대신은 내각에, 부대신 등은 국무대신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성·청별로 공무원 윤리규정도 두고 있다. 일본에서 총리가 재임 중 관련 문서를 복사 등의 방법으로 외부로 가지고 나간 사례는 지금껏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려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의원내각제에서 총리나 각료가 물러나더라도 자연인이 아닌 의원 신분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직무관련 문서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면서 “확인하거나 알고 싶으면 사안에 대해서는 담당 공무원을 통해 정책이나 관련 업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각료들은 정무비서관을 통해 자신의 직무나 활동 등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까닭에 자서전·회고록 등에 활용할 별도의 자료를 챙길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직무기밀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hkpark@seoul.co.kr
  • 착잡한 삼성

    12일 이건희 회장의 법정 출두를 지켜본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1995년에도 비슷한 장면을 지켜 봤지만 당시는 다른 그룹 총수들도 ‘함께’였던지라 자괴감이 덜 했다. 삼성측은 공식 논평을 자제한 채 이 회장이 지시한 ‘10대 쇄신안’ 마무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25일 마지막 수요 사장단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해체, 새 사장단협의회 운영방식, 전략기획실 소속 사장단 거취 등을 확정한다. 수요 사장단 회의는 이날로 활동을 마감하고 다음달 1일부터는 사장단협의회로 개편된다.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팀장(사장)은 원래 소속사인 삼성전자로 복귀하되,‘일선 퇴진’을 공언한 만큼 고문이나 상담역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는 사임했어도 삼성전자 직원 신분은 유지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이 이마저 반납하고 대주주로만 남을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해외시장 개척 리베로’를 맡아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법원의 증인 채택 가능성 등이 있어 출국을 ‘특검 재판’ 이후로 미뤘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주말탐방] ‘홍의의 천사’ 중앙 119구조대

    [주말탐방] ‘홍의의 천사’ 중앙 119구조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것은?’ 1970년대 말 TV를 통해 방영된 만화를 기억하는 30∼40대라면 ‘짱가’로,2004년 상영된 영화를 떠올리는 20대라면 ‘홍반장’으로 답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에서 정답은 ‘중앙119구조대’이다. 구조대원들은 대형 참사 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한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들이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어야 좋지만 일단 출동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다. 남양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1995년 창설 2012회 출동 4719명 구조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에 위치한 중앙119구조대.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등 잇단 대형 참사를 계기로 1995년 12월 창설됐다. 이어 구조대는 1999년 청소년수련원 씨랜드 화재,2000년 고성 산불,2002년 4월 부산 중국민항기 추락,2003년 2월 대구지하철 화재,2005년 12월 호남 폭설,2006년 7월 강원 집중호우, 지난달 보령 바닷물 범람 등 굵직한 사고 현장을 누벼 왔다. 창설 이후 지난달 말까지 2012회 출동해 모두 4719명을 구조한 ‘홍의의 천사들’이다. 특히 구조대원들은 헬기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칠 수 있는 시속 100노트(185㎞)의 하강기류인 ‘산악파’가 언제 불어올지 몰라도 조난자 구조를 위해 깊은 산속에서 후진이나 제자리 비행을 서슴지 않는다. 또 깎아지른 듯한 암벽을 거침없이 오르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더미 안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간다. 불어난 계곡물이나 거친 파도는 인명 구조를 위한 ‘통과 의례’쯤으로 여긴다. ●기동·기술·장비·항공·현장·행정팀으로 구성 윤여철 기장은 “대형·특수 사고에 투입되는 만큼 등골이 오싹하고, 몸이 땀에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구조자가 무사하면 씻은 듯 사라지는 위협”이라고 말했다. 구조대는 김영석 대장을 비롯, 헬기 조종사·정비사 12명, 구조대원 78명 등 모두 91명이다. 이창학·김근백 소방위, 공병홍 소방장 등 3명은 구조대 창설 이후 지금까지 근무하는 터줏대감이자, 대한민국 사건·사고 역사의 산증인이다. 이 소방위는 “자부심과 보람이라는 매력이 한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게 만든다.”며 미소지었다. 구조대원들은 ▲긴급기동 ▲기술지원 ▲첨단장비 ▲항공 ▲현장지원 ▲행정지원 등 6개팀으로 짜여 있다. 이 중 긴급기동팀은 사고현장에서 인명구조 등 궂은 일을 도맡는 구조대의 ‘마당쇠’다. 기술지원팀은 각종 구조기술을 개발하고, 첨단장비팀은 1000억원어치에 육박하는 320여종 3500여점의 구조장비의 관리·운영을 책임진 구조대의 ‘싱크탱크’이다. 또 위험천만한 야간사고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항공팀은 ‘관객없는 곡예비행단’이다. 현장지휘팀은 사고현장에서 각 팀들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행정지원팀은 필요한 장비와 예산을 확보하고 대원들을 관리하는 ‘안방마님’ 역할을 한다. 정헌권 운항실장은 “눈빛만 봐도 통하는 마누라보다 가까운 사이”라면서 “(아내가)이 말 한 거 알면 혼날 텐데….”라며 웃었다. 구조대원들은 숱한 사고 현장을 누비지만,1997년 훈련 도중 사망한 고 김경순 소방위를 제외하고는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재칠 소방장은 “일을 하다 보면 요령이라는 유혹도 생기는데, 나의 실수가 동료들의 몰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능한 한 원칙대로 하려고 한다.”면서 “특별한 징크스는 없고, 만들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는 소방공무원들이 정기적으로 받는 체력검사에서 여실히 증명된다. 구조대원들은 체력검사 1∼5등급 중 모두 1등급이다.50m 달리기의 경우 7초 이내,1200m 달리기는 5분 이내, 팔굽혀펴기 1분에 40회 이상, 윗몸일으키기 1분에 50회 이상 등을 기록하는 것. ●70%가 특수부대 출신 눈빛만 봐도 통해 전체 대원 중 여성 2명을 제외할 경우 군면제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전사·UDT·SSU·해병대 등 특수부대 출신이 전체의 70%인 60여명. 때문에 상당수 구조대원들은 취미 활동으로 스카이다이빙이나 스쿠버다이빙 등을 즐긴다. 또 이재칠 소방장은 철인3종경기 국제심판, 김용배 소방교는 축구 국제심판 자격을 갖고 있다. 조인재 소방령은 마라톤에서 ‘서브 스리’(풀코스 3시간 이내 완주) 기록 보유자이다. 최종춘 소방장은 “구조자들이 당시 상황을 기억하기 싫은 건지는 몰라도 고맙다는 표현에 인색하다.”면서 “서운할 때도 있지만, 개인이 아닌 119구조대라는 조직의 역할로 봐주시는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 대형참사 현장엔 그들이 있었다 해외원정 10차례… 국제 구조대 주력으로 지난달 중국 쓰촨성 지진 현장에서 활동한 국제구조대 중 중앙119구조대가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진 발생 나흘 만인 지난달 16일 현지로 급파된 41명의 구조대원들은 일주일간 시체 27구를 발굴·인양했다. 비슷한 기간 61명이 파견된 일본구조대가 시체 16구,55명이 출동한 싱가포르구조대는 시체 5구,16명으로 구성된 러시아구조대가 생존자 1명을 각각 찾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대형 참사 현장에서 국제구조대로 참여하려면 유엔 국제탐색구조자문단(UN INSARAG)에 등록돼야 하며, 우리나라는 1999년 가입했다. 구조대는 지금까지 9차례의 해외 구조 원정을 다녀 왔으며, 지난해 기준 31개국 45개 국제구조대의 ‘주력 부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5일에는 미얀마 사이클론 피해 현장으로 10번째 원정길을 떠났다. 때문에 해외 활동으로 거둬 들인 외교적 성과도 적지 않다. 예컨대 2001년 타이완 카오슝 지진 당시 구조대가 어린이를 구출한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됐다.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국교 단절 뒤 악화됐던 한국·타이완 관계는 이를 계기로 항공 운항을 재개하기 위한 협의에 나서는 등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 구조대는 또 외국 구조대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특수교육도 실시, 교육생들에게 ‘스승의 나라’라는 입지도 굳히고 있다. 올 들어서만 벌써 몽골·베트남 등 7개국에서 거쳐 갔다. 스리랑카·아제르바이잔·말레이시아·아랍에미리트연합 등도 교육을 기다리고 있다. ■ 나도 한번 구조대원 돼 볼까 무료 안전체험… 年5000여명 참여 중앙119구조대가 운영하는 일반인 대상 ‘119 안전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자신·가족·이웃 등의 든든한 ‘행복 지킴이’가 될 수 있다. 참가자들은 각종 재해·재난·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요령과 응급처치법, 극기훈련 등을 구조대원들이 활용하는 훈련시설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유치원생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대상자에 적합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기간도 1∼5일로 다양하다. 현재 연간 5000여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참가 신청은 인터넷 홈페이지(www.rescue.go.kr)나 전화(031-570-2017)로 할 수 있다. 참가비용은 무료다. 김영석 중앙119구조대장은 “올해의 경우 프로그램 참가 예약이 이미 다 찼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한정된 예산과 인력 탓에 제한적으로 교육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 ‘계급장 없는 동료’ 인명구조견 하나·백두·강풍 3마리… 인간 후각의 1만배 중앙119구조대원들은 인명구조견을 ‘계급장 없는 동료’로 부른다. 구조대에는 5년 가까이 구조 활동을 펼친 베테랑급 ‘하나’,2년여의 훈련 과정을 마치고 구조대에 투입된 신참내기 ‘백두’와 ‘강풍’ 등 모두 3마리의 인명구조견이 있다. 인명구조견은 인간에 비해 1만배 이상 발달된 후각으로 인해 실종자 수색·구조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2002년에는 구조장비로 공식 등록되기도 했다. 지난달 중국 쓰촨성 지진 현장에서도 일주일 동안 백두·강풍이 찾아낸 시신만 12구. 인명구조견은 사람을 위해 그들의 삶을 철저히 포기한다. 구조대원들이 맞교대로 근무하는 것과 달리, 인명구조견들은 연중무휴 24시간 출동 대기다.6·25전쟁 당시 학도병들처럼 이름만 있을 뿐, 계급은 없다. 핸들러(주인) 외에는 함부로 따르지 않을 정도로 우직하다. 또 하루에 한끼만 줘도 불평·불만이 없고, 해꼬지를 해도 절대 물지 않는다. 번식 능력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빼앗겼다. 인명구조견이라는 지위를 내놓을 때까지 주어지는 보상은 사람들의 쓰다듬과 고무공이 전부다.‘개팔자가 상팔자’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이창학 소방위는 “사람의 육안이나 첨단 장비로도 탐지가 불가능한 매몰 지역 등에서 수색·구조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스트레스가 많은 탓에 일반견에 비해 수명이 짧고, 인명구조견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도 2∼8살 정도”라고 설명했다.
  • 요시키 건강악화, 8월 내한 공연 무산 위기

    요시키 건강악화, 8월 내한 공연 무산 위기

    엑스재팬(X Japan)의 리더 요시키의 건강악화로 올 8월로 예정된 엑스재팬의 내한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9일 “엑스재팬의 리더 요시키가 지병인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디스크)과 건초염(힘줄을 싸고 있는 막에 생기는 염증)의 악화로 무기한 활동 중지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요시키는 현재 미국 LA에 있는 자택에서 요양 중이며 장거리 이동 등 몸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증인 상태다. 이번 요시키의 건강악화는 올 8월 말로 예정된 엑스재팬의 내한 공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요시키는 지난 8일로 예정됐던 내한 투어 프로모션을 불과 3일 앞둔 5일 갑작스레 취소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엑스재팬의 국내 공연 프로모션을 맡고 있는 아이예스컴의 한 관계자는 9일 “추후에 요시키의 건강악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시키의 상태가 그렇게 악화된 것은 알지 못했다. 국내 대관 등 조율할 문제가 많아서 공연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요시키의 건강문제로 공연이 더 미뤄진다면 대관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엑스재팬 제작운영 관리위원회’ (X Japan Production Management Committee)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2002년 회사 보증채무 갚으라는 소송이…

    QS회사가 K리스회사로부터 외화 표시 리스를 들여올 때 임원으로서 대표이사 A와 함께 보증했습니다.S사가 리스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자 K사는 2002년 7월 리스료 전액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K사의 채권을 양수한 H여신회사가 S사 및 보증인인 저와 A를 상대로 10억원이 넘는 금액을 내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책임질 S사나 A가 행방불명이고 패가망신의 위기에 놓인 저는 어떻게 하나요. -안치현(가명·54세)- A고용된 임직원을 회사 채무에 보증을 세우는 금융관행의 불합리성에 관해 이런 저런 말이 많고 지금은 실제로 폐지하는 금융기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과거의 보증에 관해 제도 개선을 소급적으로 적용해 주는 사례는 없습니다. 아직도 재판실무는 구체적인 경위를 묻지도 않고 그저 보증인으로 도장 찍었으면 갚아야 한다는 식의 정찰제 판결이 대세입니다. 따라서 안치현씨는 S사의 채무를 양수인인 H사에 갚을 의무가 있다는 판단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론상 안치현씨는 주채무자인 S사에 전액을, 공동보증인인 A에게 반액을 구상할 수 있지만 실체가 없어진 S사나 행방불명인 A에게서 손해를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습니다. 다만 안치현씨에게는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이 경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드문 상황에 해당합니다.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후의 권리행사에 대해 채무자의 항변에 따라 채권자의 청구를 금지하는 제도입니다. 원래 채권자는 권리 행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또 언제 행사할 것인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무기한 인정하면 채권자는 채무자에게 유리한 자료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소송을 하는 남용사례가 생길 수 있고 법원도 역사교과서에나 나올 옛 이야기를 탐구하는 낭비를 할 수 있으므로 그 가능성을 원천봉쇄하려는 것이 제도의 취지입니다. 시효기간은 입법에 의해 기술적으로 정해지는데, 일반적으로 민사채권은 10년이고 상행위로 인해 발생한 채권은 5년입니다. 나아가 신속한 청산이 기대되는 물품대금, 공사대금 같은 것은 3년, 외상 식대 같은 것은 1년입니다. 이 사건과 같은 ‘리스’는 상법 제46조 제19호에 정해진 ‘기계, 시설 기타 재산의 물융에 관한 행위’로서 상행위에 해당하는 것이고 일시 청구를 해 온 2002년 7월부터는 5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돼 2007년 7월에는 완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법 제433조 제1항에 따라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항변으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으니 안치현씨는 주채무의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항변을 제출해 이 사건 소송을 승소로 이끌 수 있겠습니다.H사는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채무자를 해하거나 법원의 절차를 해할 염려가 없으므로 시효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되며 나중에 다시 시효를 연장하기 위한 새로운 소송도 할 수 있는 점을 노려 소송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가만히 계시지 말고 반드시 소송에 응해 소멸시효의 항변을 제출해야 합니다. 응소(應訴·원고가 청구한 소송에 피고로서 응하는 일)할 때는 ‘채무자에 대한 시효의 중단은 보증인에 대해 그 효력이 있다.’는 민법 제440조의 효과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치현씨의 항변에 따라 상대방이 소송을 취하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피고들에게는 영향이 없으므로 원고 H사는 행방불명된 주채무자 S사나 공동보증인 A에 대해 공시송달을 통한 승소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주채무자에 대한 판결 확정으로 인한 시효 중단을 이유로 보증인으로서 다시금 청구를 받는 불합리한 상황도 이론상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H사의 명백한 청구포기를 받든지, 이해관계인으로서 주채무자 S사에 대한 소송에 보조참가해 S사에 대한 청구도 유지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이건희 前회장 12일 첫 공판

    경영권 불법승계와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첫 공판이 오는 12일 열린다.1심 판결은 7월 중순쯤 선고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민병훈)는 4일 삼성 특검팀이 기소한 이 전 회장 등 삼성그룹 임원 8명에 대한 4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오는 12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하루 7시간씩 5,6차례의 공판을 연 뒤 7월 중순쯤 1심 판결을 선고하기로 결정했다. 첫 공판에서는 피고인들에 대한 인정신문 및 모두 진술과 증거서류에 대한 증거조사를 갖기로 했다.18일과 20일로 예정된 2·3차 공판에선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부분에 대한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를 열기로 했다. 재판부는 또 24일 4차 공판에선 조세포탈 혐의 등에 관한 증거조사,27일 5차 공판에선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30일 이후 공판은 진행 경과에 따라 추가 증인신문 등을 채택할지 등을 다시 정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에버랜드 CB 저가발행 혐의와 관련,CB발행 당시 인수권한을 포기한 중앙일보·제일제당·한솔제지 등 법인주주 관련자 및 개인주주, 에버랜드 실무 담당자 등 10여명과 당시 비서실에 근무했던 피고인 김인주·유석렬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허태학 당시 사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재판 진행 경과에 따라 증인 채택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삼성SDS BW 발행 혐의와 관련해선 당시 삼성SDS 경영지원실 관계자와 BW 매입에 관여한 직원, 이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이학수·김인주·김홍기·박주원씨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다만 이 전 회장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증인채택 여부는 6월말쯤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팀과 변호인단에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유·무죄 판단과 함께 양형요소들을 신중히 고려할 방침을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정신병원을 가다

    정신병원을 가다

    쇠창살, 감금, 폭언…. 정신병원 하면 으레 연상되는 부정적인 단어들이다. 국내 정신질환자는 200만명에 이르지만 정신병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아직도 ‘언덕위의 하얀집´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신질환을 여전히 고칠 수 없는 병으로 여기며, 정신질환자를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로 손가락질하기도 한다. 요즘 정신병원의 세계는 어떠할까.1박2일 동안 정신병원에서 함께 생활을 해봤다. 지난 19일 오후 2시쯤,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의 작은 산자락에 있는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 점심식사 시간이 끝난 뒤라 고립된 방에 갇혀 지내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환자들이 병원 마당에 모여 잡담을 하거나 공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생활과 놀이, 치료가 되다 “파란 하늘 위로 훨훨 날아 가겠죠. 어려서 꿈 꾸었던 비행기 타고∼.” 병원 5층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댄스그룹 ‘거북이´의 흥겨운 노래 가락에 맞춰 40여명의 환자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 사이코드라마(심리극)를 시작하기 전 긴장을 풀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어 여러명의 환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 놓더니 30대 남성인 박모씨에게 박수가 쏟아진다. 심리극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것. 심리극은 환자들에게 재미있는 ‘놀이´이지만, 이를 주관하는 의사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의사들은 재빨리 등장 인물의 발언과 표정을 살피며 머릿속으로 환자의 상태와 극의 진행 방향을 수시로 체크한다. 심리극 책임자인 레지던트 장형윤(27)씨는 “심리극은 병원에 오기 전에 경험했던 정서적 상흔을 다시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치료과정”이라면서 “환자들은 서로를 지지해 주기도 하고, 과거 경험을 떠올리면서 억눌려 있던 감정을 올바로 잡아 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 박씨는 너무 엄격한 아버지 탓에 정신분열이 생겨 병원에 온 케이스. 그는 10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아버지역을 맡은 환자에게 “당신을 부둥켜 안고 울고 싶었다.”고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박씨는 다시 아버지역을 맡아 “말은 안 했지만 너를 사랑한다.”라고 당시 자신이 꼭 듣고 싶었던 말을 전했다. 이 병원 김어수(36) 교수는 “일반인들이 주로 떠올리는 상담, 약물치료는 수많은 치료과정 가운데 매우 작은 영역에 불과하다.”면서 “의료진과 환자의 공동생활이 곧 치료”라고 설명했다. ●감금치료는 옛말 폐쇄병동의 문은 환자가 달아나지 못하도록 열쇠를 겹겹이 채워 놓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단추 몇 개만 누르면 열리는 ‘도어록´ 시스템으로 돼 있다. 출입문의 재질도 금속이 아닌 나무. 의사와 간호사가 수시로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에 흔히 영화에 등장하는 철창감옥과 같은 구조는 오히려 불편하다. 사무실 한쪽에서 펜대나 굴리고 있을 것 같은 의사들은 1∼3일 간격으로 환자와 뒤섞여 모임을 갖는다. 바로 환경치료를 뜻하는 ‘밀류 테라피´(milieu therapy)이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집단치료 방식은 단순한 ‘수용´의 개념에서 ‘대화´와 ‘토론´으로 바뀌었다. 의료진은 환자와 수시로 대화를 나누면서 치료가 잘 진행되는지 평가한다. 폐쇄병동 환자 최모씨가 “날 감시하고 있는 안기부장이 이 병원이 속해 있는 연세대 출신이라지.”라고 말을 건네자 김어수 교수는 “아니에요. 잘못 아시는 겁니다.”라고 가볍게 받아 넘긴다. 곁에 앉아 있던 환자 김모씨가 기자를 보고 대뜸 “당신 날 조사하러 온 것 아니냐.”라고 묻자 김 교수가 대신 “이분은 병원을 둘러보러 오신 분”이라고 웃으며 대답해 준다. 의료진이 이들에게 늘 친절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난 나가야 한다. 정상인인 나를 왜 잡아 두느냐.”라고 고성을 지르는 조증(병적으로 들뜨고 흥분하는 증상) 환자에게 의료진은 “이제 나도 지쳤다. 뭐가 되든 당신 마음대로 하라.”고 소리치기도 한다. 환자의 다음 대답을 살펴 감정을 잘 조절하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다. 정신상담과 집단치료는 재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든 치료는 환자가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즉석에서 실제 사회활동을 지도하기도 한다. 직장생활법에서부터 돈을 관리하는 요령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교육한다. 재활을 담당하는 사회사업사 최유경(27)씨는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도 언젠가는 치료를 받고 사회로 복귀하게 된다.”면서 “그들이 직업을 갖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병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으로 무장하다 고소공포증이나 대인기피증, 알코올 중독증 환자에게 실제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교육하기란 쉽지 않다. 고소공포증 치료를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라고 환자의 등을 떼밀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진은 ‘가상현실´(VR)을 통해 현실에서 재연할 수 없는 상황을 실제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보여 준다. 예를 들면 알코올 중독자에게는 가상현실을 통해 친구가 술을 권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기자가 특수 제작된 고글을 쓰자 눈앞에 친구가 등장해 “야 술 한잔 하자. 왜 술을 먹지 않니.”라고 반복적으로 권유하는 화면이 보였다. 이 상황에서 환자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치료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 것. 대중공포증인 경우 교실에서 수업하는 상황을 설정하기도 한다. VR 치료실을 담당하는 박일호(35) 교수는 “실제 행동으로 보여줄 수 없는 수백가지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면서 “사회복귀 연습과 평가에 효과적이기도 하지만 환자 스스로 가상현실에 흥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아 반응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신질환은 최근들어 극복할 수 있는 병으로 변화하고 있다. 오병훈(57) 병원장은 “정신질환자 중에 병이 만성화되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면서 “완치됐거나 증상이 대부분 좋아진 뒤 사회로 복귀한 환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정신병원 오해와 진실 병동마다 인권위 진정함 갖춰… 환자인권 보호 국내에 있는 정신병원은 종합병원 정신과 병동을 포함해 1000곳에 달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한 해 정신병원을 찾는 환자는 2001년 134만 3900명에서 2006년 180만 7762명으로 35%나 증가했다. 한 해 정신질환 치료에 들어가는 건강보험 진료비도 2001년 4474억원에서 2006년 8635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그렇지만 정신병원을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30∼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정신병원을 단순 감금시설로 여기는 편견 탓이다. ●감금방의 진실 정신병원 폐쇄병동을 들어가면 일반인들에게 악명 높은 ‘감금방’이 보인다.2∼3개의 ‘보호실’이 바로 그 곳이다. 하지만 기자가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에 이틀간 머무르는 동안 보호실은 비어 있었다.24시간 상태를 관찰해야 할 환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죽을 것처럼 심하게 난동을 부리는 ‘혈기 왕성한’ 환자도 안정제를 투여하고 30분이 지나면 대부분 정신을 되찾는다고 한다. 전신을 구속한 상태로 며칠 밤을 보낼 일은 더더욱 없다. 안정을 찾고 1∼2시간이 지나면 의료진이 직접 일반 병실로 돌려 보낸다. ●약에 얽힌 오해들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약을 거부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항정신병약을 먹으면 정신이 흐리멍텅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20여년 전까지 정신병 치료에 주로 사용했던 ‘클로르프로마진’과 같은 일부 항정신병약은 간혹 안면근육이 마비되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해 환자들의 표정이 멍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고 빠르게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들이 개발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예전처럼 환자에게 강제로 약을 먹이는 일도 많이 줄었다. 약을 입에 넣고 삼키지 않는 환자의 경우, 입에 넣자 마자 녹는 약이 개발됐기 때문에 투약에 어려움이 별로 없다. ●의사도 때론 환자가 된다 담당 주치의의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고 여기는 의심 많은 환자도 있다. 하지만 그런 점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의사들도 2∼3일 간격으로 서로 ‘정신분석’을 받기 때문이다. 올바른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지 의료진 스스로가 의식 구조를 평가한다. 아무리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고 해도 환자의 인권은 당연히 보호돼야 한다. 각 병동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함이 놓여져 있어 가족이 관심만 가지면 얼마든지 환자의 인권을 지켜낼 수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정신질환 치료 사례 “지속적인 대화로 먼저 마음의 門 열게해야” 서울에 사는 윤진현(가명·20)씨는 고등학생 때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가 대학진학 문제로 아버지와 다툼이 잦았다. 결국 대학진학 후에도 음악활동을 계속하다가 아버지에게 수차례 매를 맞게 됐고,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주변 사람을 공격하는 이상징후를 드러냈다.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에 입원,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고 안정을 찾은 그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못한다는 부담감과 강압적인 말투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면서 “치료를 받으면서 가족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됐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울먹였다. 매일 환자와 생활하는 의료진의 역할도 컸다. 딸 하나를 둔 이미영(가명·33·여)씨는 지방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급성 조증과 정신분열병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이씨는 병원에 올 때만 해도 “전 남편과 국가정보원의 음모”라면서 한사코 치료받기를 거부했다.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질 상황이었다. 그러나 담당 주치의는 끈질기게 상담한 끝에 환자가 대학에서 전공한 ‘플루트’ 연주를 즐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악기를 구해준 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주해 달라고 졸랐다. 이씨는 기자에게 “어렵게 플루트를 가져다 준 의사가 고마워 약을 먹기 시작했다.”면서 “매일 감시만 한다고 생각했지, 나를 진심으로 대할 줄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 놨다. 상황이 많이 좋아진 이씨는 빨리 퇴원해서 사랑하는 딸이랑 재미있게 살고 싶다고 했다.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 노수정(가명·여·28)씨는 전형적인 정신분열증 환자였다. 노씨는 주변에 말 한마디 건네는 법이 없었고, 눈짓이나 고개를 끄덕이는 의사표현도 하지 않았다. 의료진이 한달동안 끈질기게 “우리는 당신 편이다.”라고 설득하자 그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매일 ‘말을 걸면 상대가 죽는다’는 환청이 들린다.”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치료 경과를 들은 어머니가 느닷없이 화를 내며 “딸을 안정시키라고 했더니 오히려 정신병자를 만들었다.”고 말하곤 환자를 집으로 데리고 가버려 치료에 실패하기도 했다.. 정신질환은 만성질환처럼 ‘완치’라는 개념이 없다.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따뜻하게 보호해야 재발하지 않는다. 가족과 의료진의 역할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이 병원의 이강수(35) 교수는 “가족과 의료진이 환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치료 결과가 180도 달라진다.”면서 “환자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사회로 복귀하는 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개천서 더이상 용이 나지 않는 이유

    ‘한국의 개천에선 더 이상 용이 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중 ‘빈곤의 대물림’을 비꼬아 흔히 하는 말이다.‘비정규직의 폭발적인 증가’‘20대 자살의 사망원인 1위 등극’‘88만원 세대 등장’…. 모두 이같은 비틀린 가난 현상을 보여주고 그 대물림을 예고하는 부정적인 일들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와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김지영)가 다음달 5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서 여는 가톨릭 포럼은 바로 이같은 우리 사회의 큰 병증인 ‘가난 대물림’에 주목한 모임이다. 가톨릭 포럼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절박하고 우선 풀어야 할 당면 과제를 도마에 올려 그 해법을 찾아보자는 연례 행사. 올해로 8번째인 이번 모임은 ‘빈곤의 대물림, 끊을 수 없나’라는 주제 아래 빈곤의 실태 파악과 그 대책마련의 자리로 마련됐다. 포럼은 이석우 평화방송 보도국장의 진행으로 신명호 한국도시연구소장이 빈곤의 실태 차원에서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이유’를 발표하는 데 이어 신광영(사회학) 중앙대 교수가 그 대책 차원의 ‘빈곤 대물림과 사회정책’을 발제할 예정. 신명호 소장은 사회계층간 자녀 학업성취도 격차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신광영 교수는 서구사례를 중심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해 본다. 주제발표에 이어 국회의원, 성직자, 언론인, 정부 관료 등 다양한 인사들이 토론에 참여할 예정. 심상정(진보신당) 의원, 이강서(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신부, 황호택 동아일보 수석논설위원, 이한구 한나라당정책위의장, 김태현 경실련 사회정책팀 국장, 노길상 보건복지가족부 복지행정관, 오경환(인천가톨릭대 명예교수) 신부 등이 그들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대대손손 방향을 만드는 인내의 손

    대대손손 방향을 만드는 인내의 손

    한적한 시골마을의 어둠 속에서 봉긋하니 솟은 마을 뒷동산을 사박이며 오르는 장인의 발걸음이 여명보다 먼저 새벽을 깨운다. 200여 년 전부터 준비해 왔던 그의 열정이 지난 며칠 동안 화로 놓인 방에서 한 조각 한 조각 고이 새겨져 눈 그치고 고요한 이 새벽 그의 두 손 넘치도록 담겨 세상에 그 탄생을 알리려 거북바위로 향하고 있다. 거북바위 정중앙에 들고 온 대추나무 조각의 뚜껑을 열고 올려놓자 가운데 반짝이던 바늘이 빙글 돌며 한 방향을 가리킨다. 그 바늘 방향은 거북바위 등에 뚫려 있는 구멍들과 정확히 직각을 이루며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꼿꼿하기만 하다. 그제야 장인의 입가에 미소가 서린다. 허리를 펴고 깊은 숨을 토해내니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 풍경을 눈 가득 담아두는 그의 얼굴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지난 몇 달 간의 고생을 이 거북바위에서 마무리하는 장인은 우리의 전통 나침반인 윤도(輪圖)를 만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 김종대 씨(76세)다. 윤도는 무덤 자리나 집터를 정할 때 풍수가나 지관이 사용하던 나침반 또는 지남반(指南盤)을 말하는 것으로, 고창군 성내면 산림리 낙산마을에서 윤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320여 년 전이다. 이 동네에 살던 김씨 가문에서 ‘지윤도’라는 나침반 기본 설계도와 자석을 만들 수 있는 원석을 구해와 최초로 만들었는데, 이 기술이 한씨, 서씨 집안을 거쳐 김종대 씨의 조부(김권삼)와 백부(김정의)에게 전해졌고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뛰어난 그가 가업을 이어받았다. 이 마을에서 만들어진 윤도는 ‘흥덕 패철’이라고 불리며, 방향이 정확하고 견고해 전통 나침반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맥을 이어오고 있다. 마을 뒷산에는 동서로 가로놓여진 ‘거북바위’가 있는데 바위 등에 7개의 구멍이 파여 있어 완성된 패철을 그 위에 놓으면 남북이 정확히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마을에서 패철을 만들어 여기에 놓으면 남북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하니 어쩌면 이 마을에서 윤도의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숙명의 표증인지도 모를 일이다. 정성과 인내의 전통 내림 윤도는 5~7층이 기본이며 12방위나 24방위를 나타낸 1층짜리 휴대용 윤도도 있다. 김종대 씨는 부채 끝에 매달아 장식품과 나침반 역할을 하는 ‘선추’, 거울과 나침반의 기능을 조합한 ‘면경철’, 거북 모양을 한 ‘거북패철’, 지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통 패철’ 등 24층까지의 다양한 윤도를 만들고 있다. 윤도는 수령이 150~200년 이상 된 대추나무를 그늘에서 3년 이상을 말리거나, 바닷물이나 저수지에 2~3년 동안 담가 두었다가 건져서 그늘에서 1년 이상을 말려서 사용한다. 다음으로 동심원 하나를 최소 1도의 각을 이루도록 360개로 분금해야 하는 매우 정교한 작업인 정간 작업이 이어지는데 만약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윤도는 그 생명인 정확성을 잃게 된다. 그 다음에는 그 작은 공간마다 글자를 새기는 까다롭고 지루한 작업이 이어진다. 만약 하나의 획수라도 잘못 조각하면 며칠이 걸려 작업한 판을 모두 갈아 없애고 다시 조각해야 한다. 윤도를 배울 때에는 이 작업에 정신을 놓아 그의 손이 성할 날이 없었다고도 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며 정성을 들인 결과 손은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졌지만 그의 전통을 향한 열정은 한층 진해졌다. 이제는 마음이 흐트러지면 작업을 중단하고서 산책으로 마음을 다스린다고 한다. 조급하게 서두른다고 일이 빨리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간, 각자 작업을 할 때는 온 집안 식구들이 조심해요. 만약 한 글자를 새기다가 잘못되면 사소한 일에도 굉장히 화가 나 가족들이 신경을 써요. 큰아버지는 중간 중간에 단소를 옆에 끼고 나가 동네를 돌아다니다 오기도 하셨죠.” 각자 작업이 끝나면 먹으로 전체를 검게 칠하여 원이 제대로 되었나 살피고 옥돌가루를 칠하는데, 옥돌의 흰색이 각자와 분금 속에 들어가면 먹칠 바탕 위에 글자가 선명히 드러난다. 그리고 동서남북 정방향을 나타내는 글자에는 붉은색을 띠는 주사를 입힌다. 만주에서 구해온 원석에 쇠침을 붙여 만든 자침을 윤도에 놓은 다음 유리 덮개를 덮으면 하나의 윤도가 완성된다. 윤도는 우리 조상의 정성과 인내가 깃든 예술품으로, 공들여 만든 만큼 사람들을 위해 유용하게 쓰이는 도구이다. 하지만 세상이 변해 힘든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드물다. 몇 년 전부터 눈이 아릿해지면서 귀가 듣는 소리는 사그라지기 시작하고 손에서 힘이 조금씩 빠져나가 윤도를 만드는 일이 날로 버거워진다는 장인의 한마디가 전통을 지키고 이어가는 것에 무심한 우리 세대의 어리석음을 돌아보게 한다. 그는 윤도가 사람들에게 잊힌 채로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만의 것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앞선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열정을 가지고 인내하며 전통을 이어가면 언젠가 사람들의 마음이 옛것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그는 믿는다. 이제 우리는 안다. 그가 남긴 발자국처럼 사람들의 가슴에 전통이라는 흔적은 진하고 선명하게 찍혀있음을. 그리고 그 발자국이 사라질 때면 또 다른 발자국이 그 위에 선명하게 찍혀 햇살에 빛나게 될 것임을.   글 김종혜 자유기고가 월간 <삶과꿈> 2008년 6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부고] ‘공안검사 대명사’ 김원치 변호사

    [부고] ‘공안검사 대명사’ 김원치 변호사

    대한민국 공안검사의 대명사로 불리던 김원치 법무법인 해승 대표변호사가 22일 간경화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김 변호사는 혼돈의 80∼90년대 우리 사회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이름이 등장하는 공안 역사의 산 증인이다.“검사가 악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무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신조 아래 서울고검 차장과 대검 형사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28년 동안 검찰에 몸을 담았다. 김 변호사는 부당한 검찰 인사에 항의하며 2003년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옷을 벗었다. 최근에는 자전적 에세이 ‘법과 인생’을 펴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기훈씨가 있다. 발인은 24일 낮 12시 강남성모병원 (02)590-2352.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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