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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현대연극 산증인’ 원로 배우 장민호 하늘무대로

    ‘한국 현대연극 산증인’ 원로 배우 장민호 하늘무대로

    한국 연극계의 큰 별, 원로배우 장민호씨가 2일 새벽 1시 45분 별세했다. 88세. 1924년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난 그는 1947년 조선배우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성극 ‘모세’에 출연하면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1950년 이해랑 선생이 극예술협회를 모태로 재건한 국립극장 전속극단 신협에 입단한 뒤 60년 동안 23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극계의 살아 있는 전설’, ‘한국 현대 연극사의 산증인’으로서 자리했다. ●‘현역 최고령’ 폐기흉 재발로 스러져 KBS 전신인 서울중앙방송국에서 성우로 활동하기도 한 고인은 1960년대 한국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 ‘광복 20년’에 10년 동안 생방송으로 출연했고 1966년에는 한국성우협회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1967년 1월 국립극단 단장으로 취임한 뒤 1980년에 다시 단장을 맡으면서 국립극단 사상 최장수(15년) 단장으로 기록돼 있다. 고인은 모든 예술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영화 ‘백치 아다다’(1956), ‘잃어버린 청춘’(1957) 등에 출연했고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를 제작했다. TV탤런트로도 활동했으며 2004년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와 2007년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인 ‘천년학’에도 출연했다. 60여년을 공연예술계에 몸담은 고인은 대한민국 예술상, 국민훈장 목련장, 동랑연극상, 호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지난해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은 자체 공연장을 백성희장민호극장으로 이름 지었다. 연극계의 오랜 단짝인 두 노배우, 장민호와 백성희(88)에게 헌정하는 의미였다. 두 배우는 개관 기념 공연인 ‘3월의 눈’ 무대에 함께 오르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연극이 끝난 뒤 10년 전 앓았던 폐기흉이 재발하면서 ‘현역 최고령 배우’ 장민호는 결국 스러졌다. ●“마지막 무대 커튼콜 때 힘 있는 눈빛 못잊어” 연극 ‘3월의 눈‘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춘 연극배우 박혜진(54)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별세)소식을 듣고 가슴이 떨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고인에 대한 기억을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그는 “마지막 무대 커튼콜에서 그 힘 있는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건강을 잃어 가면서 몸과 마음이 늘어지는 게 아니라, 그조차 깃털처럼 가벼운 발걸음과 호흡으로 승화시켰다.”고 떠올렸다. 영결식은 오는 5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연극인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은 부인과 1남 1녀.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 장지는 경기 성남 메모리얼파크. (02)3010-20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두 얼굴의 사법부

    두 얼굴의 사법부

    50대 사업가 A씨는 올 초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을 겪었다. 공판 때마다 판사가 A씨에게 “소송 사기로 고발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를 했다. 증인신문 때도 증인이 A씨에게 유리한 발언을 하자 “위증이 될 수 있으니 똑바로 말하라.”고 다그쳤다. 참다못한 A씨는 법관 기피 신청을 냈다. 그러나 두 달여 만에 “불공정하다는 증거가 없다.”는 기각 통지서를 받았다. A씨는 “서기가 조서에 판사의 그런 발언을 기재할 리도 없고 법정에서 녹음할 수도 없게 돼 있는데 증거가 없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아무런 조사도 없이 2~3개월 뒤 기각 통지만 보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지금도 같은 재판부에서 심리를 받고 있다. 법원이 석연치 않은 심리에 항의하는 사람들에 대해 ‘감치’나 ‘과태료’ 등 제재는 엄격히 적용하면서 공정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워 재판관을 바꿔 달라는 ‘법관 기피신청’은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기피신청과 감치 비율의 큰 차이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불통’의 사법부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0일 법원행정처의 전국 지방법원 민·형사 재판 관련 법관 기피 신청 현황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2년 6월까지 6년 반 동안 민사사건의 법관 기피신청은 1749건에 달했지만 단 2건(0.1%)만 받아들여졌다. 형사 사건은 594건이 접수돼 4건(0.7%)만 인용됐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이 기간 동안 민·형사 포함해 모두 631건의 기피신청이 있었으나 단 한 건도 인용되지 않았다. 판사 출신 김기홍 변호사는 “소송 당사자의 유일한 항변 수단인 법관 기피신청이 유명무실하다.”면서 “기피신청을 하면 다른 재판부에서 인용 결정을 하게 되는데 동료 판사가 불공정하다는 오명을 쓰지 않게 하기 위해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기간 법원의 감치 건수는 112건에 달했다. 서울중앙지법이 30건으로 가장 많았다. 감치 사유의 대부분은 법정에서 판결이나 신문 내용에 항의하거나 고성을 지른 경우였다. 송기호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감치는 피고인이나 방청객이 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예외적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일정한 기준이 없어 법관이 자의적으로 남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기피신청을 받아들이면 상대 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데다 자신에게 불리한 소송을 지연시키려고 악용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감치의 경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불복 절차가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원 관계자는 “실제로 감치 결정에 불복해 즉시 항고를 하는 경우가 드물고 인용 건수도 극히 미미하다.”고 밝혔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독립 재판부’ 신설 등을 주문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립 재판부를 설치해 법관 기피신청이나 감치 등 피고인의 권리와 관련된 부분을 공정하게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생활고·우울증… 우발적으로 범행”

    “피고인은 전 직장에서 따돌림을 받아 심각한 우울증을 앓아 왔으며 불면증에 시달렸고 사건 당시 이틀에 한 번 겨우 끼니를 해결할 정도로 생활고를 겪는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김기영) 심리로 406호 법정에서 열린 ‘여의도 칼부림’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 측은 피고인 김모(30)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 그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김씨의 심신미약 상태를 입증하기 위해 이날 김씨에 대한 정신감정 유치를 신청했다. 또 수사 초기 김씨에게서 술냄새가 났다고 밝혔던 영등포경찰서 형사와 김씨에게 우울증 치료를 권했던 전 직장동료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씨가 전 직장에서 동료들로부터 실제 따돌림을 당했는지에 대해 향후 검찰과 변호인 측의 공방이 오갈 전망이다. 쑥색 수의를 입고 나온 김씨는 30여분 동안 진행된 재판 내내 긴장된 표정으로 구부정하게 앉아 고개를 떨군 채 아래만 바라봤다. 피해자 조씨의 가족들은 “(변호인 측 주장은)말도 안 된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김씨에 대한 첫 공판은 내년 1월 24일로 잡혔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대법원장 사과하게 만든 ‘부장판사 막말’

    40대 현직 부장판사가 재판 도중 증인으로 출석한 고령의 피해자에게 막말을 한 것으로 전해져 물의를 빚고 있다. 대법원장은 이례적으로 사과까지 했다. 25일 서울동부지법에 따르면 A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오후 3시에 열린 사기 및 사문서 위조 사건 재판에서 피해자인 B(66·여)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당시 재판의 쟁점은 B씨가 피의자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피고의 신용을 믿은 것인지, 피고가 내세운 다른 명의자의 신용을 믿은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B씨의 진술은 모호했고 중간에 여러 차례 바뀌기도 했다. A판사는 직권으로 모호한 진술 부분을 정리하기 위해 직접 심문에 나섰지만 B씨의 진술은 여전히 엇갈렸다. 이에 A판사가 “늙으면 죽어야 해요.”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지법 관계자는 “판사 앞의 마이크가 켜져 있었고 다소 격앙된 상태라 작은 목소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판사는 논란이 커지자 동부지법 관계자들에게 “혼잣말을 한 것이었으며 부적절한 언행으로 증인에게 상처를 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판사는 24일 법원장으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막말 판사’에 대한 비난이 줄을 이었다. 트위터 아이디 ‘pkunh***’는 “이 사람은 영원히 청춘으로 사는가 봐. 착각은 자유지만 세상 만물은 다 쇠퇴하기 마련”이라고 썼다. ‘chois***’는 “이런 사람이야말로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글을 남겼다. 이 외에 “경고에 그칠 게 아니라 징계조치 해야”, “이런 사람들의 판결을 법의 판결이라고 믿고 따라야 하는가.”는 등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글들도 올라왔다. 막말 판사 파문에 계속되자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날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이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증인에게도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에 사건 경위를 철저히 파악하라고 지시하고 해당 사건을 다른 판사에게 재배당하도록 했다. 법관윤리강령 4조 3항은 “법관은 당사자와 대리인 등 소송관계인을 친절하고 정중하게 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정언행연구소위원회가 2010년 7월에 발표한 바람직한 재판 운영 방안에도 피고인에게 적절한 호칭을 사용하고 판사가 짜증을 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재철 불출석에 野 “청문회” 與 “못한다”

    김재철 불출석에 野 “청문회” 與 “못한다”

    여야는 22일 국정감사에서 정수장학회와 MBC 파업사태, KBS 지배구조 개선 문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감은 김재철 MBC 사장 증인채택 문제로 한때 정회되는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이날 환노위에서 민주통합당은 김 사장이 국감 증인 출석을 계속 거부하자 오는 31일 MBC 파업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는 내용의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파업과 함께 MBC의 정수장학회 지분매각 추진 의혹 등을 추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특정 사업장의 증인만 현재 불출석했다는 이유로 청문회를 요청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그렇다면 문재인 민주당 후보 아들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취업 의혹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민주당 소속 신계륜 환노위원장은 오전 정회를 선언하고 국감 마지막 날인 24일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한국방송공사·한국교육방송공사 국감에선 이길영 KBS 이사장의 허위학력 기재 논란, KBS 지배구조 개선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이 이사장은 한국방송영상진흥원(KBI) 비상임 이사 이력서 등에 학력을 실제 다닌 ‘국민산업학교’가 아닌 ‘국민대학교’로 기재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 이사장이 8월 문방위 결산심사에 출석해 “허위 학력을 기재한 사실이 있으면 사퇴보다 더한 형사처벌이라도 받겠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 이사장의 증인 채택이 무산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소속인 한선교 문방위원장은 “이사장 소명 자료를 검토한 결과 허위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일축했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KBS 감사실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있었던 법무법인 ‘주원’과 현재까지도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약서 사본을 공개했다. 윤 의원은 “KBS 감사실 이길영 감사가 서향희의 ‘주원’과 법률자문 계약을 맺은 시점이 지난 지방선거 직후”라며 “이명박 정권이 서서히 힘이 빠져 가는 시기에 전례없이 이런 계약을 맺은 것은 결국 박근혜 라인 구축용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KBS는 법무실이 따로 있고 소속 변호사 및 고문, 자문 변호인단이 총 17명에 달하는데 내부 감사업무 중심의 감사실이 굳이 외부 법무법인과 자문계약을 맺을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일만하다 벌써 고령임신, 이것만은 알아두자

    [Weekly Health Issue] 일만하다 벌써 고령임신, 이것만은 알아두자

    최근 들어 고령임신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료인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데다 기혼 여성들이 임신을 늦추는 바람에 고령임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작용도 함께 늘어나는 탓이다. 여기에다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 장려정책까지 더해져 나이 들어 아이를 갖는 사례는 늘고 있지만 이런 고령임신이 갖는 위험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 임신부는 의외로 많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고령임신은 적령기 임신과 달리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기 쉬워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고령 여성도 얼마든지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의 만혼 풍조와 맞물린 고령임신의 문제를 두고 박미혜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어떤 경우가 고령임신에 해당되는가. 의료계에서는 임신 횟수에 상관없이 35세를 넘긴 경우를 고령 임산부로 간주한다. ●최근에 드러난 고령임신의 추이는 어떤 양상인가. 201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2009년 최저점을 찍은 이후 2년 연속 상승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7만 1265명으로, 전년도의 47만 171명에 비해 0.2% 증가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2009년 1.149명에서 2010년 1.226명, 2011년 1.244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 출산연령은 31.33세로, 전년보다 0.18세가 많았으며 전체 출생아의 65%를 30세 이상의 산모가 출산했다. 40세 이상 산모의 출산 비율도 눈에 띄게 높아져 2010년 8.8%이던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이 2011년에는 10.1%로 처음 10%대를 넘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 때문에 임신 37주 안에 태어나는 미숙아와 쌍둥이나 세쌍둥이 등 다태아 출생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고령임신이 늘어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무래도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활동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임신과 분만 적령기를 넘긴 결혼이 늘며, 결혼을 하더라도 경제적 여건이나 자기개발 등의 이유로 임신을 미루는 여성이 많아지는 게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고령임신이 의학적으로 왜 문제가 되는가. 고령의 임신 및 출산이 적령기 임신에 비해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유산과 선천성 기형, 임신중독증 위험을 들 수 있다. 또 고혈압과 당뇨·임신성 당뇨, 전치태반이나 태반조기박리(태반이 자궁에서 일찍 떨어져 나오는 현상)로 인한 임신 후반기 출혈, 자궁근종, 태아의 위치 이상, 난산, 기계분만과 제왕절개 출산, 보조생식술로 인한 다태아임신,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의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 여기에다 신생아 이환율과 사망률도 늘기 때문에 고령임신을 고위험 상태로 분류한다. 실제로 40대에 임신하면 20대에 비해 자연유산 가능성이 4배까지 증가하는데, 이는 대부분 난자의 노화로 인한 염색체 이상이 원인이다. 고혈압 발생 가능성도 젊은 임신부보다 2∼4배나 높은데, 이는 인체의 퇴행에 따라 순환기 질환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산모나 태아에게 치명적인 태반조기박리의 발생빈도도 3.7%로, 정상 임신부의 0.4%에 비해 9배나 높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등 아시아권 산모는 기질적으로 임신성 당뇨에 취약한 데다 고령임신 상태에서는 제2형 당뇨와 임신성 당뇨가 잘 생기는데, 당뇨나 임신성 당뇨가 있을 경우 태아 심장기형 등 선천성 기형이나 자궁내 사망 및 거대아출산 등이 증가하게 된다. 태반조기박리나 전치태반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태반조기박리는 고령 임신부의 만성 고혈압·임신중독증과 관계가 깊으며, 여성의 나이가 많아지면 유산이나 분만 횟수도 늘어 전치태반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이런 위험성을 감안해 고령임신은 임신 전부터 전문의의 체계적인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임신중독증은 고령임신과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고령임신부는 젊은 임신부보다 2~4배나 임신중독증 발생 위험이 높다. 고령임산부에서 이처럼 산전 합병증인 고혈압성 병변이 높아지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육체적인 퇴행성 병변이 빠르게 진행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따른 합병증으로 심혈관질환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고령일수록 자연분만도 어렵다는데, 이유가 뭔가. 고령임신일수록 당뇨와 고혈압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고, 조기진통, 자궁근종이나 선근증 등으로 인한 태아 위치 이상, 다태아임신, 과거 자궁근종 등 부인과 수술력 등으로 태반병변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산모의 나이만을 근거로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고령임신부라도 제왕절개가 필요한 적응증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얼마든지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고령임신의 위험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고령임신부는 자신의 임신과 출산이 어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숙지해 예상되는 위험에 대해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임신 전부터 충분히 대비한다면 대부분 문제없는 임신과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35세를 넘긴 여성은 임신 전에 미리 만성질환 여부를 검사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소견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조절을 한 후에 임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에서 정기적이고 철저한 산전검사 및 관리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염색체 이상을 가진 태아를 진단하기 위한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 정밀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잠복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하며, 산모의 혈압이나 당뇨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고령임신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도 짚어 달라.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고령임신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혼하고도 출산을 미루는 맞벌이부부를 위한 실질적인 육아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김영훈 선생 유품 경희대 기부

    ‘한국 근현대 한의학 역사의 증인’으로 불리는 청강(晴崗) 김영훈 선생의 유족이 선생의 유품을 경희대에 기부했다. 경희대(총장 조인원)는 “청강 선생의 큰아들인 김기수 전 포르투갈 대사를 비롯한 유족이 선생의 처방전, 진료 기록부 등 유품 1600여점과 경기 연천군의 토지 46만여㎡를 한의학 발전에 써 달라며 기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된 유품 중에는 지난 8월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21건 955점이 포함됐다.
  • 현대車 비정규직 3일째 송전탑 고공 농성

    현대車 비정규직 3일째 송전탑 고공 농성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사내하청) 노조원 등 2명이 울산·아산·전주공장 비정규직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3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천의봉(31) 사무국장과 비정규직 출신 최병승(38)씨는 지난 17일 오후 9시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 정문 주차장의 송전 철탑(높이 50m)에 올라가 각각 15m와 20m 지점에 합판을 덧대 만든 공간에서 끈으로 몸을 묶은 채 19일 현재까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천 사무국장과 함께 철탑에 오른 최씨는 사내하청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뒤 ‘원청회사인 현대차가 실질적인 고용주로서 부당해고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 2월 승소 판결을 받은 근로자다. 이들은 ▲사측의 신규채용 중단 및 불법파견 인정 ▲울산·아산·전주 비정규직 전원(노조 주장 8000여명) 정규직화 ▲불법파견으로 근로자 임금 갈취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속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고 끊임없는 교섭에다 정치권까지 동원했지만, 지난 10년간 근로자들의 피해와 고통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2005년을 비롯한 세 차례의 국정감사에서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찾지 못했고, 이번 국감에서도 정 회장의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아 고공 농성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김상록 노조 정책부장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교섭(사내하청 특별협의)도 전혀 성과가 없어 근로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밧줄 하나에 의지한 채 송전 철탑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노조는 그동안 여덟 차례의 특별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2015년까지 비정규직 3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사측이 불법 파견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까지 무시한다고 맞서면서 지난달 말 이후 특별교섭도 중단됐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불법 파견 인정 여부는 사법기관에서 판단할 문제이고,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회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2015년까지 3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철탑 주변에 1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놓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조중연 “차기 축구협회장 불출마”

    조중연 “차기 축구협회장 불출마”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중연 회장은 17일 축구협회 홈페이지에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띄워 “이제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며 “이번 회장 임기를 끝으로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2009년 1월 회장에 당선된 그는 임기 중에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뤘고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는 한국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조 회장은 지난해 말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갑작스럽게 경질한 데 이어 비리를 저지른 직원에게 격려금을 주고 퇴직시킨 사건, 런던올림픽에서의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일본에 저자세 이메일을 보내는 등 적절치 못한 행정 처리로 적지 않은 비난을 들어야 했다. 조 회장은 19일 예정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것과 관련, 증인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한국 축구가 커다란 성과를 내고 나면 꼭 국회에 불려 나가는 일이 생기는 현실이 늘 의아하고 아쉽다.”며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요구하는 국회 출석과 자료 제출 등이 축구 발전을 위한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것만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조 회장이 축구대표팀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을 벌인 이란 테헤란을 떠나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국회 문방위에도 업무 때문에 증인으로 참석하지 못한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문광위 국감 파행… 텅빈 여당의석

    문광위 국감 파행… 텅빈 여당의석

    16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회의 개회를 기다리며 앉아 있다. 이날 국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수장학회 관련 증인 채택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하며 회의를 거부해 파행됐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당신, 연암’ 펴낸 문학박사 간호윤

    [저자와 차 한 잔] ‘당신, 연암’ 펴낸 문학박사 간호윤

    나직이 읊조려 본다. “당신, 연암” 열한 개 목소리가 메아리로 돌아온다. 말본새가 다 다르다. 청문회에 불려나온 증인이나 참고인이 각자의 처지에서 한 인간을 그려보는 것 같다. 쌍따옴표만 홀따옴표로 갈음한 연암 박지원(1737~1805)의 평전 ‘당신, 연암’(푸른역사 펴냄, 1만 5000원)을 쓴 간호윤(51)씨를 하늘색 맑았던 지난 11일 만났다. 오후 6시 만나 그날의 어스름을 배경으로 한참 차를 나눴다. ●저서엔 손자·청지기·부인 등 다양한 인물 등장 그의 책은 똑 청문회장을 옮긴 르포르타주다. 먼저 연암을 향해 수굿하지 않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다. 묫자리를 다투며 그의 죽음을 앞당기는 데 일조한 유한준, 소설을 끔찍히 경계해 많은 소설을 낸 그에게 자송문을 권할까 고민한 정조, ‘연암집’을 펴내 할아버지를 곤란하게 만들 수 없다는 손자 박규수가 등장한다. 다음으로 연암을 가장 가까이 지켜본 이들이다. 마님이 눈을 감은 다음 날 이승을 떴다는 기록이 전하는 청지기 김오복, “문 앞엔 빚쟁이가 기러기처럼 줄 섰고”란 남편의 글을 인용하면서도 애틋한 부부애를 전한 부인 이씨, 미물에도 다사로웠던 부친이 뜻밖에 ‘개를 키우지 마라’고 했던 이유를 되새기는 장남 박종채가 그들이다. 다음은 평생 우의를 나눈 벗들. 처남이자 ‘열하일기’를 국제정치적으로 접근할 정도로 깊이가 있었던 이재성, TV 드라마로 소개돼 낯익은 제자인 무사 백동수, 끼니를 거르는 게 일이었던 연암의 살림을 부축한 유언호 등이다. 마지막으로 ‘연암집’이 갑신정변을 일으켰다고 다소 뜨악한 주장을 남긴 연암과 저자다. 연암은 “나는 냄새나는 똥주머니로 이 땅에서 예순아홉 해를 산 조선의 삼류선비”라고 되뇌고, 저자는 “백지에 조선의 달빛 같은 글이 떨어진다.”며 평생의 사표로 삼은 옛 스승을 흠모한다. 책을 읽는 내내 연암의 불면증과 우울이 산마루에 걸린 달빛마냥 아프게 여겨졌는데 그러고 보니 저자가 연암을 빼닮았다. 노론 벽파로서 보장된 출셋길을 마다하고 과거 시험지에 시화만 그려 놓던 일이나 가난을 가학(家學)으로 삼은 점, 글 쓰는 것을 전쟁처럼 여겼던 것이 그렇다. ●이번 책이 벌써 열아홉 번째 순천향대 국문학과를 졸업해 고교 교사로 10년 일하다 뒤늦게 한국외국어대에서 석사를, 인하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시간강사로 여러 대학을 나가는 틈틈이 경기 부천의 서재 ‘휴휴헌’에서 책을 쓰는데 이번이 열아홉 번째다. “학력이 변변찮아서인지 교수 임용에 낸 이력서만 100여통이 넘고, 어느 날은 부친 빈소의 병풍 뒤에서 이력서를 꾸민 아픔도 겪었어요. 한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고요. 그러다 ‘논어’의 한 대목 ‘힘이 부족하다고? 예서 그만 두려는구나. 지금 네 스스로 선을 긋는구나’를 읽고 정신을 차렸지요.” 자신의 서가(書架) 대여섯 칸을 채울 만큼 연암을 다룬 저작들은 세상에 널렸다. “2005년에 ‘개를 키우지 마라’를 내면서 전공인 고소설만으로, 내 얘기만으로 연암을 얘기해선 안 되겠다, 그의 인물됨을 대중에게 쉽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을 곰삭여 책을 내게 됐습니다.” 지금은 178㎝에 80㎏ 나가지만 한창 공부할 때는 50㎏ 정도 나갔다고 한다. “어느 날 딸의 몸이 제 팔에 스치게 됐는데 소스라치게 놀라더군요. 그만큼 아비 노릇을 못했습니다.” 신선한 필체만으로 책의 가치를 가둘 순 없다. 쪽마다 오롯이 새겨야 할 우리말이 그득하다. 그 많은 말들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고 묻자 “책에 글항아리란 표현이 있지 않습니까. 퍼뜩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적어둡니다.”라고 답한다. 몇년 전 학회에서 “당신 논문은 학문 발전에 0.001%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험구를 들었다며 허허로이 웃은 그는 “평생 책을 낼 겁니다. 권세가들로부터 문둥이란 비난을 듣고도 ‘그래 난 문둥이다’라고 당당했던 그분처럼 뭇 사람들에 연암의 인간다움이 역병(疫病)처럼 돌게 만들었으면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글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국세청, 숨은 세원 발굴 천명

    올해 세수가 예산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 이 청장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와 글로벌 성장 둔화 등의 대외 여건 악화와 소비 위축에 따른 국내 경기 부진에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인하 조치까지 겹쳐 예산 대비 세수가 다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8월 말 현재 세수 실적은 135조 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조 2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목표(192조 6000억원) 대비 진도율은 70.3%로 1년 전보다 1.5% 포인트 낮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연말까지 부가세 예정신고, 소득세 중간 예납 등 주요 세목의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변칙적 탈루와 역외탈세 등 숨은 세원을 적극적으로 찾아낼 방침이다. 소셜커머스 등 신종 전자상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외국인 성형 관광 전문 병원, 양악수술 전문 치과, 피부 관리숍 등 최근 신규, 호황 업종에 대한 탈세 정보 수집 활동 범위도 넓히기로 했다. 국세청 국감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진술 동영상으로 파행을 겪었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해 3월 검찰에서 진행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진술 동영상을 틀었다. 한 전 청장이 안원구 전 서울청 세원분석국장을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투입하려다가 만찬장에서 만난 베트남 국세청장이 안 전 국장을 알아보지 못해 세무조사에 관여치 못하게 했다는 진술이다. 안 전 국장은 2009년 태광실업 기획세무조사를 폭로한 바 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안 전 국장을 국세청사에 입장시키려다 극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안 의원은 “국정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고 목청을 높였으나 여당 의원들과 국세청 직원들은 “합의가 안 된 증인”이라며 맞섰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정무위, 공정위 감사서 재벌 총수들 성토

    국회 국정감사장이 재벌 그룹 총수와 2세들을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여야 합의로 채택된 재벌 그룹 증인들이 모두 불출석했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대형 유통업체 횡포 등을 따지기 위한 국감에 정작 주요 증인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맥 빠진 상황이 된 셈이다. 새누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은 “주요 증인들이 모두 해외 출장을 갔다. 증인 채택이 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에 비행기 티켓을 끊은 사람도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여야 의원들과 합의해 이날 불출석한 증인들에 대해서는 23일 공정위 종합감사에 출석을 요구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또 금융감독원 국감 때 불참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저축은행 의혹과 관련해 유병태 전 금감원 국장,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안랩 의혹 관련 이흥선 전 나래이동통신사장, 원종호 전 안랩 2대 주주 등 증인 4명도 종합국감 때 재출석하도록 했다. 한편 국감에서는 공정위가 4대강 1차 턴키 입찰 담합 사건을 늑장 처리하는 바람에 담합으로 처벌받은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3조 6000억원 남짓의 추가 매출을 올린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입찰 담합에 참가한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추가적으로 총 3조 6861억원의 매출 이익을 올렸다.”면서 “공정위가 지난해 제재를 했다면 국가계약법상 담합 기업은 공공입찰에 참여하지 못해 추가 이득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은 “4대강 사업은 우리나라에서 잘못된 사업처럼 얘기되고 있지만, 외국 전문가들도 와서 견학까지 하고 있는 데다 담합과 관련해서도 대기업에 큰 이익을 준 것처럼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무위는 이날 4대강 관련 자료 제출 및 공정위 간부의 위증 논란 등으로 두 차례 정회됐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소속 민주당 의원 13명과 강동원 무소속 의원이 국정감사 참여 거부를 선언하면서 파행을 맞았다. 김재철 MBC 사장과 이길영 KBS 이사장의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빚어진 탓이다.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언론인 대량 학살사건에 대한 어떤 문제점도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지만 새누리당 측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공세의 성격이 짙다.”며 이들에 대한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97)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97)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딱히 길 위에 나설 일도 없지만 며칠 만에 한번 길을 나설라치면 집 앞의 큰 나무가 걱정돼 발걸음을 재우쳐 돌아오는 한 노인이 있었다. 서둘러 돌아오는 길에는 반드시 나무 앞에 오래 서서 ‘할배, 잘 있었소?’라고 안부를 물었다. 비가 적어 가뭄이 드는 때면 어김없이 나무의 혼령이 ‘목이 마르다, 물 좀 달라.’고 간절히 하소연하는 꿈에 시달렸다. 나무의 안녕은 곧 할머니의 평안이었고 나무의 영화는 할머니의 명예였다. 경북 안동 길안면 용계리 은행나무 앞 관리사무소에서 살아가는 월로댁 할머니 이야기다. ●‘월로댁’ 할머니 죽는 날까지 나무 곁에 한가위 명절을 지내고 서서히 나무도 가을 채비를 해야 할 즈음 월로댁의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나무 이야기를 듣기 위해 깊은 산골 용계리를 찾았다. ‘은행나무 기념관’이라는 문패가 돋보이는 나무 앞의 아담한 집 한편에 마련된 월로댁의 살림방으로 들어가는 쪽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은행나무를 가족처럼 여기던 월로댁 할머니는 지난봄에 돌아가셨어요. 이제 공식적으로 나무를 관리하는 사람은 없지만 마을 분들 모두가 정성껏 나무를 보살피지요.” 천연기념물 등 안동시의 문화재를 관리하는 문화예술과 이미선(43) 주무관은 마치 제 어머님이 돌아가신 것처럼 서운해하는 목소리로 월로댁 할머니의 부음을 알려줬다. 세상 누구보다 극진하게 나무를 지켜 왔던 나무 지킴이 월로댁 할머니가 그렇게 이승을 떠났다. 어린 시절부터 나무 곁에서 살아왔고 나무가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1987년부터는 아예 나무 앞 관리소에 보금자리를 잡아 죽는 날까지 나무 곁을 떠나지 않고 홀로 나무를 바라보며 살아온 명실상부한 ‘나무 지킴이’였다. 이태 전 가을에 만났던 월로댁 할머니는 외딴 골짜기에서 홀로 사는 게 무섭지 않으냐며 허투루 던진 질문에 ‘무섭긴 뭐가 무서워! 저리 큰 나무가 지켜주는데!’라고 당당하게 대거리했다. 그때만 해도 건강했건만 세월의 흐름을 따라 월로댁은 나무 곁을 떠나고 말았다. 언제 보아도 크고 융융한 기세의 용계리 은행나무가 사뭇 쓸쓸해 보이는 것도 분명 곁에서 생로병사의 고통을 어루만지며 세월의 흐름을 함께 바라보던 월로댁 할머니의 부재 탓이리라. “어릴 때 제일 재미있었던 놀이가 나무에 기어오르는 일이었죠. 원래 저 나무가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었거든요. 제가 그 초등학교 1회 졸업생이에요. 늘어진 굵은 가지에 매달리는 건 물론이고 저 줄기 위쪽에 나 있는 큰 구멍은 숨바꼭질할 때 숨어들기 가장 좋은 명당이었지요.” 월로댁 부재의 아쉬움을 메워 준 건 용계리 이장 권광협(49)씨였다. 수몰된 용계 마을에서 월로댁 할머니와 함께 자라온 그는 월로댁 못지않게 용계리 은행나무의 역사를 고스란히 바라본 산 증인이다. 천연기념물 제175호인 용계리 은행나무는 매우 특별한 나무다. 약간의 호들갑이 허용된다면 ‘세계 어디에서도 이만큼 특별한 나무’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댐 건설 수몰 위기, 마을 청원으로 극복 권씨의 이야기대로 길안초등학교 용계분교장의 운동장 한편에 서 있던 나무는 학교 아이들뿐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의 평안을 지켜준 마을 당산나무이기도 했다. 평화롭게 서 있던 은행나무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1987년, 임하댐 건설 계획이 나오면서부터였다. 댐이 완공되면 창졸간에 마을은 물속에 잠겨야 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댐 근처의 동산 위로 옮겨 갔다. 그러나 고스란히 물속에 갇힐 수밖에 없게 된 나무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과 집을 내놓은 사람들은 공사 담당자들에게 나무도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나무는 쉽게 옮겨 심을 수 없을 만큼 컸다. 키 31m에 가슴 높이 줄기 둘레가 14m인 거목으로, 가슴 높이 줄기 둘레만으로는 우리나라 최대의 은행나무다. 끈질기게 이어진 마을 사람들의 간곡한 청원 끝에 공사를 맡은 한국수자원공사는 정부의 지원을 얻어냈고 나무 이식 공사를 결정했다. 정확히 하자면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이식(利殖)이 아니라 높이만 들어 올리는 상식(上植) 공사라고 해야 한다. ●23억 투입 4년 공사 ‘나무 이식의 표본’ 무모할 정도로 큰 규모의 용계리 은행나무에 대한 상식 공사는 H빔 공법을 이용해 나무를 조금씩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마침내 나무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부터 15m 높이까지 들어 올려졌고 나무 주변에는 자연스레 인공 산이 쌓였다. 결코 빠르게 진행할 수 없었던 이 상식 공사는 1990년부터 1993년까지 4년에 걸쳐 이뤄졌고 공사에 들인 비용은 무려 23억원이었다. 단 한 그루의 나무를 살리기 위해 이 정도의 비용을 들인 예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볼 수 없다. 이 공사를 이후 도시 개발 과정에서 나무 이식의 표본으로 삼게 된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공사 때 뿌리와 가지를 상당 부분 잘라냈어요. 여전히 큰 나무이기는 하지만 옛날에 비하면 무척 왜소해진 겁니다. 그래도 물속에 갇힌 옛 우리 마을을 돌아볼 수 있는 나무가 남아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모릅니다.” 수몰 위기를 이겨내고 우뚝 서 있는 고향의 당산나무를 바라보는 권씨의 선한 눈길에는 세상의 모든 고향, 혹은 이 땅의 모든 사람살이를 향한 지극한 애정이 한가득 담겼다. 글 사진 안동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북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744. 중앙고속국도의 서안동나들목으로 나가서 안동 시내로 들어선 뒤 반변천을 건너 국도 35호선으로 갈아타고 길안면으로 간다. 길안면사무소 앞에서 지방도로 914호선을 이용해 동쪽으로 3.5㎞ 남짓 가면 오른쪽으로 천지휴게소가 나온다. 고갯길을 2㎞쯤 더 가면 개울가에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좌회전해 마을길로 개울을 끼고 5㎞ 들어가면 임하댐이 나오고 건너편으로 나무가 보인다.
  • 19대 국감 ‘정쟁 파행’

    19대 국감 ‘정쟁 파행’

    19대 국회 첫 국감이 시작부터 정쟁으로 멍들어 가고 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줄다리기로 국감장 곳곳이 정회를 거듭하며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상대편 ‘대선 후보 흠집내기’가 여야 간 대결을 격화시키는 양상이다. ●교과위, 최필립 증인 놓고 설전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18대 국회 4년에 이어 올해까지 5년 연속 국감 파행이라는 진기록을 세워 가고 있다. 이번에는 대선 후보 검증 논란이 걸림돌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정수장학회로부터 부적절한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여야는 최필립 이사장의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줄곧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일 국사편찬위 등 4개 기관은 감사를 진행하지도 못했다. 국감 첫날인 5일에도 최 이사장의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의사진행발언만 이어지자 신학용 위원장이 국감 시작 50분 만에 정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 9일 정무위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는 증인들이 무더기로 불출석해 파행을 빚었다. 박 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감장에 나오지 않았다. 박 회장은 불출석 사유로 해외 출장을 들었다. 정무위는 유병태 전 금감원 국장과 안랩 2대 주주였던 원종호씨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모두 불출석했다.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유 전 국장과 원씨에 대한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했으나 유 전 국장은 연락을 끊고 잠적했으며, 원씨는 건강 문제로 출석을 거부했다. 기획재정위원회는 재벌 총수 등의 증인 채택 문제로 첫날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기재위는 국감 첫날부터 증인 채택 문제로 공방을 벌이다 정회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 각각 일감 몰아주기, 대기업 조세감면, 국세청의 정치 관여 문제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야 간사는 결국 11일 국세청 국정감사 때까지 합의되지 않으면 표결처리키로 했다. ●법사위, 文 수임료 둘러싼 공방 법제사법위원회의 지난 9일 부산고검에 대한 국감은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거론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2003년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문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그룹 검사를 담당한 금감원 국장에게 전화를 건 일과 문 후보가 속해 있던 법무법인이 59억원어치의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임한 것을 연결지어 ‘알선수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심하지 않으냐. 알선수뢰가 뭐냐.”고 고함을 질렀고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문 후보의) 직권남용, 뇌물수수 혐의 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수위를 더 높이는 바람에 40여분간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하프타임] 조중연 축구협회장, 19일 국감 출석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10일 “전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지난 8일 증인으로 채택한 김주성 사무총장 대신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을 증인으로 부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오는 19일 예정된 국회 문방위의 대한체육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협회의 대응 조치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다.
  • [국감 하이라이트] 정무위, 朴-文-安 증인 불참 속 흠집내기 난타전

    대선 후보들과 관련된 증인들의 출석 요청으로 ‘상대 후보 때리기’가 예측됐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현장은 잇단 ‘증인 결석’으로 다소 맥이 빠진 채 시작됐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대선주자 흠집내기 공방은 계속됐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감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여야는 한목소리로 대선 주자 관련 인사들의 불출석을 질타했다. 문재인 통합민주당 대선 후보 관련 증인만 일부 출석했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 관련된 증인들은 나오지 않았다. 박 후보의 조카 사위로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이 해외 골프장 방문을 이유로 불출석한데 대해 송호창 의원은 “박 후보가 친인척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했는데, 조카사위가 국회법을 위반하고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감장에서는 당 대선 후보 검증 설전이 주를 이뤘다. 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은 “박영우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스마트저축은행은 주변 시세보다 최대 20배에 달하는 비상식적으로 비싼 보증금을 박 회장에게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면서 “스마트저축은행과 박 회장에 대한 특별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혁세 금감원장이 “계약은 정상적 거래로 보이며 추후 저축은행 정기검사 때 점검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특별 검사나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금융당국 수장의 입장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새누리당도 문재인·안철수 후보 등을 겨냥하며 역공에 나섰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변호사를 증인으로 세워 문 후보가 대표 변호사로 있던 시절 사건 수임료 등에 대해 물었다. 박 의원은 “3년치 부산저축은행 관련 사건을 맡아 59억원을 받았다는 게 세간의 의혹”이라며 “다른 법무법인이 제안해서 함께 맡았다는데 단순히 사건이 많아서 떼어주는 경우는 없다.”고 다그쳤다. 그러나 정 변호사도 사실 관계를 따져가며 강하게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 측과 연관된 이홍선 전 나래이동통신 사장과 원종호 안랩 2대 주주가 불참했지만 여당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인수 의혹과 관련해 “안 후보가 5만원에 사들인 BW를 불과 4개월 후 나래이동통신이 20만원에 사들였다.”면서 “안 후보가 BW를 저가로 매입했다는 증거이고 회사에 손실을 끼친 만큼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국감 시즌’ 유통업 총수들은 해외로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유통업계 총수들이 대거 해외 출장길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1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대형 유통업체 총수를 증인으로 불러 영업규제,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한 문제를 다룰 예정이지만 이들 총수의 모습은 국감장에서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출장길에 올랐다. 이달 말까지 일본, 태국, 미국 등을 차례로 방문해 일본 최대 여행사 JTB 회장,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미국 허시사의 존 빌브레이 사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원래 계획된 일정으로 국감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이날 베트남으로 떠났다. 출장 목적은 현지 기업과 물품공급 계약으로, 13일 귀국 예정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재 미국 체류 중으로 국감이 끝난 뒤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총수들의 회피성 출장에 대해 국회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무위 간사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불출석에 이어 재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 고발할 것”이라며 “회피성 출장이라고 판단될 경우 국회 권위를 위해서라도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국감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동행을 명령할 수 있고, 불출석 또는 증언 거부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처벌 조항을 두고 있다. 하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의원들의 보여주기식 증인 채택 관행이 총수들의 국감 불참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대형마트 3사 대표들도 앞서 8일 열린 지식경제위원회 국감에 모두 불참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지난 5일 일찌감치 영국으로 떠났으며, 최병렬 이마트 대표도 지난 7일 중국으로 2박3일 일정의 출장을 떠났다.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 역시 유럽 체류 중으로 이번 주말 귀국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012 국감] “수능 國史 선택률 2005년 27.7%서 작년 6.9%로 감소”

    9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우리 국사에 대한 홀대와 역사 교과서 서술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사편찬위, 을사늑약→‘조약’ 수정 권고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은 “대입 수능시험의 국사 선택률이 2005학년도 27.7%에서 2012학년도 6.9%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전환된 첫 해인 2005학년도 입시 이후 수험생들의 국사 선택률은 2006년 18.3%, 2007년 12.9%, 2010년 11.3%, 2011년 9.9% 등 꾸준히 감소해 왔다. 김 의원은 “학습량이 많고 연대, 인명 등을 외워야 하는 국사는 상대평가인 수능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면서 “2014학년도부터 수능 선택과목이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어들면 국사 외면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역사교과서의 표현 및 서술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다. 정진후 무소속 의원은 “국사편찬위 검정심의위원회는 올해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제주 4·3항쟁’을 ‘무장봉기’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수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통합당 의원도 “국사편찬위가 일본 편향적인 교과서 수정을 요구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국사편찬위는 지학사 교과서에 실린 ‘을사늑약’을 ‘을사조약’으로 수정하도록 했으며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서는 일본의 ‘국왕’을 ‘천황’이라는 단어로 수정할 것을 권고했다. ●해외교과서 오류 602건중 수정 91건 불과 상당수 해외 교과서가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중국 인민교육출판사의 2011년 지리 교과서 7학년 상권과 초등학교 도덕교과서 등이 동해를 일본어로 표기했다.”고 밝혔다. 김태원 의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각국 543권의 교과서 중 289권에서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주는 오류 602건을 발견했지만 현재까지 수정된 것은 91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과위는 지난 5일에 이어 여야 의원들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며 진행 1시간 만인 오전 11시 정회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박재완 “하우스푸어 지원할 단계 아니다”

    금융위원회에 이어 기획재정부도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산 뒤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 대한 재정 지원을 반대하고 나섰다.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기업 사내 유보금에 대한 과세 방안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 서울신문 10월 8일자 16면> 서울 도심과 인천공항 면세점에 대해서는 중소·중견기업에만 입찰 자격을 주기로 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우스푸어 문제가 국민 세금을 투입할 정도의 비상대책을 강구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비롯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이 하우스푸어의 주택 지분 일부를 사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이날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하우스푸어의 가장 큰 책임은 대출받은 차주에게 있다.”며 “정부 재정을 투입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거듭 못 박았다.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313조원이나 돼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세금을 매겨 제재하자는 주장과 관련, 박 장관은 “과세하면 오히려 (기업이) 배당을 많이 할 수 있어 국부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했다. 이어 “면세점 매출은 대기업에 편중돼 있어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앞으로 시내에 신설될 12개 면세점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인천공항 내 면세점 중 운영기간이 만료되는 곳의 입찰 자격은 중소·중견기업에만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에는 아예 입찰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재정부 국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의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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