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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 “앤드류 왕자, 솔직하게 자백하라”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 “앤드류 왕자, 솔직하게 자백하라”

    미성년자 성범죄로 체포돼 교도소에 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고소인이 영국 앤드루 왕자(요크 공작)를 향해 “(죄를) 자백하라”고 주장했다. 앤드루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으로 엡스타인의 성 추문에 연루됐다는 의혹의 받아왔으나 최근까지도 자신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엡스타인을 고소한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가 미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17살에 앤드루 왕자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면서 “왕자는 그 사실(상대가 미성년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앤드루 왕자는 나를 ‘성 노예’로 다뤘으며, 이로 인해 내 희망은 무너지고 꿈은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피고 엡스타인이 부재한 가운데 주프레를 포함한 15명의 원고가 법원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 중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의 혐의와 관련한 주요 증인이다. 그는 자신이 엡스타인을 만났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골프 리조트에서 근무했었다고 말했다. 주프레에 따르면 그는 15살 때 해당 리조트에서 영국 사교계의 유명 인사이자 엡스타인의 전 연인인 기슬레인 맥스웰을 만났다. 맥스웰은 지금까지 제기된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기획하고 운영한 인물로 알려졌다. 주프레가 앤드루 왕자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미 2011년 법정에서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범죄와 관련한 진실을 알고 있다고 증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왕자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1999년 지인을 통해 엡스타인을 알게 된 후 해마다 한 두 차례 만나던 사이에 불과했다”면서 “그가 유죄판결을 받은 혐의(미성년자 성매매)를 목격한 적은 없으며 이와 관련한 의심을 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맨해튼 연방검찰은 엡스타인 사망 후에도 그에 대한 기소와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피해 여성들은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정의를 속였다며 분노했다. 검찰은 여전히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2008년에도 비슷한 혐의로 종신형의 위기에 처했으나 유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감형됐다. 이번 성매매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엡스타인은 최대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을 상황이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與, 압수수색 檢 정면 비판…이해찬 “나라 어지럽히는 행위”

    與, 압수수색 檢 정면 비판…이해찬 “나라 어지럽히는 행위”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여당이 공개적으로 검찰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심지어 ‘피의사실 공표죄’를 거론하며 유출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해찬 대표는 28일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의원회의에서 “언론은 압수수색 과정을 취재하는데 (검찰이) 관계기관에 협의를 안 하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며 “(저는) 몰랐는데 언론이 취재했다. 이 점이 (지소미아 종료보다) 오히려 훨씬 더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최고위가 끝나는 대로 돌아가 긴급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검찰을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설훈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검찰 압수수색에 따른 컴퓨터 문서파일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거론하며 “피의사실 공표죄다. 유출자를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수사기밀 또는 수사자료가 의혹을 증폭시키는데 악용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병두 의원은 트위터에 “검찰이 조 후보 관련 20여곳을 압수수색한 ‘결기’(?)로 국회 감금 폭력사건 59명 자유한국당 범법 의원들에게 대한 강제수사에 전격 착수하라”며 “집앞에서 기다렸다가 임의동행하라! 추상같은 법집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 수사에 개의치 말고 ‘정면돌파’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 나와 “청문회 과정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장관에 임명된다면 본인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전력을 다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을 조 후보자가 적어도 지금 이 시간에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며 조 후보자가 사법개혁 적임자라는 점을 거듭 부각했다. 민주당은 청문회 증인 신청이 과도하다며 한국당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의 무리한 증인 요구는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능력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회’가 아닌, 신상털기와 모욕주기식의 ‘가족청문회’를 열어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정략”이라며 “‘패륜’, ‘정치적 연좌제’이자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국 “청문회 앞두고 검찰 수사 당황스럽지만 성실히 응하겠다”

    조국 “청문회 앞두고 검찰 수사 당황스럽지만 성실히 응하겠다”

    검찰, 전날 압수수색 이어 가족 출국금지 조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 수사가 개시돼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조국 후보자는 28일 오전 11시쯤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꾸려진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면서 이렇게 밝힌 뒤 “그렇지만 저희 가족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과분한 기대를 받았음에도 철저히 부응하지 못한 점에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면서 “(가족과 관련된 의혹이) 향후 형사 절차를 통해 밝혀지리라 기대한다”면서 “저는 담담히 인사청문회 준비에 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기된 의혹들이 적법한 행위였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면서 “인사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됐기에 조국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할 수 없다”는 말로 곤란한 질문을 피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국 후보자는 “제가 할 말은 다 드릴 것”이라며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이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가족을 증인으로 세우는 게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증인 채택은) 국회가 결정할 사안으로 안다”고 답했다. 딸에게 장학금을 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노환중 교수(부산의료원장)가 문재인 대통령의 주치의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관련자들이 해외로 출국한 사실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조국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고려대, 단국대, 부산대, 서울대 등 대학과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 가족이 운영해 온 학교법인 웅동학원 등을 20곳 이상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했다. 또 의혹에 연루된 가족 중 일부를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사모펀드 관련자들이 도피성 출국을 했다고 보고 귀국을 설득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기업·정부 책임질 마지막 기회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가 어제부터 이틀간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 규명 청문회를 열었다. 2016년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이후 3년 만이다. 가습기 살균제는 1994년 출시된 뒤 모두 998만개가 팔려 400만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참위는 살균제 사용으로 폐섬유화, 독성간염, 천식, 신생아 사망 등 각종 폐질환 피해자가 최대 56만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관련해 숨진 이가 1400여명인데, 피해 인정의 기준이 너무 협소해 피해자는 고작 835명만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재발 방지 대책은커녕 참사의 진상조차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기 위해 발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아직도 제정되지 못한 채 국회에서 먼지만 쌓여 가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점이 처음으로 제기된 2011년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유해성을 확인하지 않고 판매한 기업은 물론, 이후 기업과 유착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나 환경부 등의 공직자도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게다가 이날 청문회에서 기업 측 증인들은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그 책임의 내용을 구체화하지 못했다. 의혹 등에 대해 “재판 중인 사안이라 말하기 곤란하다”며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 환경부는 유독성 의심 물질에 대한 느슨한 심사를 진행했고, 공정거래위는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친 피해자들의 신고에 대해 각각 무혐의, 심의 종료 결정을 내려 사실상 가해 기업에 면죄부를 줬다. 2013년 당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특별법 제정에 반대한 박근혜 정부는 최소한의 유감 표명이라도 해 달라는 피해자 측의 요청조차 거부했다. 국가의 책임에 대한 철저한 배신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부정된 것’이라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말처럼 정의롭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를 지향한다면 이번 청문회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참사 관련 진상 규명, 책임 기업 및 공직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의 사회적 과제를 더이상 지체시켜서는 안 된다.
  • KT 전 사장 “김성태가 각봉투 건네며 딸 계약직 취업 청탁”

    KT 전 사장 “김성태가 각봉투 건네며 딸 계약직 취업 청탁”

    “대졸 공채 때 합격한 건 이석채의 지시”이 전 회장 “뒤집어씌우려는 것” 부인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직접 딸의 계약직 취업을 청탁했다는 당시 KT 사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은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KT 부정채용 사건의 재판에서 “2011년 당시 김 의원이 ‘흰색 각봉투’를 건네면서 딸이 스포츠체육학과를 나왔다. 갓 졸업했는데 KT 스포츠단에서 경험 삼아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이걸 받아와야 하나 고민했다”며 “어쩔 수 없이 받아와서 계약직이라도 검토해서 맞으면 인턴, 계약직으로 써주라고 KT 스포츠단에 전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서 전 사장은 이듬해 김 의원 딸이 하반기 대졸 공채 때 부정합격한 건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증언했다. 2011년 김 의원은 이 전 회장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만나 이야기하던 중 KT 농구단 이야기가 나오자 “딸이 KT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니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증언에 따르면 서 전 사장은 2012년 10월 이 전 회장으로부터 “김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열심히 돕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해 보라”는 지시를 받아 이를 당시 경영지원실장(전무)에게 전달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이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 입장을 표명할 때다.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서 전 사장이 혼자 결정하고 뒤집어씌우는 것”이라며 “나는 부정채용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고 서 전 사장이 KT 노사 문제를 해결하려고 국회를 접촉해야 했는데 김 의원밖에 접촉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무리하게 김 의원 딸을 채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6년 만에 죄수복 입고 대면한 김학의와 윤중천

    6년 만에 죄수복 입고 대면한 김학의와 윤중천

    ‘별장 동영상’ 진위 등 논쟁 이어진 듯 피해자 신상 노출 등 우려 비공개 진행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억대 금품과 성접대를 뇌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7일 법정에서 윤씨와 처음 대면했다. 다만 사건 관련 피해자들의 보호를 위해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이날 오전 열린 김 전 차관의 두 번째 재판에는 첫 증인으로 윤씨가 출석했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의 내용이) 성접대에 관한 것”이라면서 “증인의 진술에서 내용뿐 아니라 피해자 이름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고 사진이나 동영상에 대한 진정성립 과정에서 피고인뿐 아니라 피해자 얼굴이나 신상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2013년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관련 수사가 시작된 뒤 두 사람이 공식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경찰과 검찰에서 한 차례씩 조사를 받았고 2014년 검찰 조사를 한 차례 더 받았지만 윤씨와 대질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지난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수사 권고와 관련해 검찰 수사단이 대질신문을 위해 윤씨를 김 전 차관의 옆 조사실에 대기시켰지만 김 전 차관이 강하게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이날 수염을 길게 기른 김 전 차관은 황토색 수의를 입은 차림으로, 윤씨는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서 마주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윤씨로부터 1억 3000만원의 금품을 뇌물로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차관이 2006년 여름부터 다음해 12월까지 강원 원주 별장 등지에서 윤씨로부터 성접대를 제공받았다며 이를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적시해 재판에 넘겼다. 뇌물 혐의의 핵심 인물인 윤씨와의 법정 대면에서 김 전 차관 측은 윤씨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거듭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에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는 윤씨는 자신의 재판에서 이른바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줄곧 동영상 속 남성이 자신이 아니라며 부인해왔고 첫 재판에서는 동영상이 원본이 아니고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돼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 조국 가족 등 증인 25명 압축… 민주 “직계가족 전례 없다”

    한국, 조국 가족 등 증인 25명 압축… 민주 “직계가족 전례 없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다음달 2~3일로 최종 확정된 가운데 여야는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27일 두 차례 협의에 나섰지만, 결국 합의하지 못했다. 여야는 28일 증인 및 참고인 협의를 이어 갈 예정이다.자유한국당은 의혹 규명을 위해 조 후보자의 배우자, 딸, 모친은 물론 동생과 동생의 전 부인, 조 후보자의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5촌 조카, 조 후보자 배우자의 동생 등 가족 7명을 포함해 87명에 달하는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요구했다. 조 후보자의 아들은 87명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이후 협상 과정에서 줄어든 25명 명단에는 빠졌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직계가족은 단 한 명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교섭단체 3당 간사 회동 직후 “우리는 87명의 증인 명단을 민주당에 제시했으나 민주당은 가족은 일절 안 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증인들을 역제안했다”며 “그렇게 해서 최종 25명까지 압축됐지만, 가족은 한 명도 안 된다는 민주당의 반대 때문에 합의가 불발됐다”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가족이 후보자 청문회에 나온 사례는 없다”며 “국민들이 후보자에 대해 궁금해하는 부분은 다른 증인이나 설명을 통해서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후보자의 딸, 동생, 어머니를 불러 무엇을 따지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당리당략과 정쟁을 위해 온 가족을 불러 모욕을 주겠다는 것이라면 비정한 정치, 비열한 정치라고 규정한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그동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직계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채택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 관계자는 “후보자의 직계가족 증인 채택은 여야 협상 과정에서 매번 부결되는 사안”이라며 “최근 10년간 부모와 자식, 부부와 같은 직계가족이 증인으로 출석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한국당 등은 부인인 이모 건양대 교수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다만 형제자매 등 방계가족의 증인 출석은 몇 차례 있었다. 2010년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후보자의 누나 김필식 전 동신대 총장이 국고 특혜 지원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출석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회 5일 전 증인·참고인에 대한 출석요구서가 송달돼야 한다. 28일 여야 합의가 이뤄져 곧바로 송부가 시작돼야 9월 2일 증인 출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여당이 일부 가족의 증인 채택에 합의한다고 해도 당사자들이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하면 출석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 출석요구서 발송 시한을 넘겨 증인 없는 청문회가 진행된 사례도 있다. 앞서 2011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도 여야 간 증인 출석 합의가 불발된 바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KT 전 사장 “김성태가 흰색 각봉투 건네며 딸 계약직 취업 청탁”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직접 딸의 계약직 취업을 청탁했다는 당시 KT 사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은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KT 부정채용 사건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서 전 사장은 2011년 당시 김 의원이 ‘흰색 각봉투’를 건네면서 “딸이 스포츠체육학과를 나왔다. 갓 졸업했는데 KT 스포츠단에 경험 삼아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이걸 받아와야 하나 고민했다”며 “어쩔 수 없이 받아와서 계약직이라도 검토해서 맞으면 인턴, 계약직으로 써주라고 KT 스포츠단에 전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서 전 사장은 이듬해 김 의원 딸이 하반기 대졸 공채 때 부정합격한 건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증언했다. 2011년 김 의원은 서 전 사장을 통해 이 전 회장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만나 이야기하던 중 KT 농구단 이야기가 나오자 이 전 회장에게 “딸이 KT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니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 전 사장은 “이 전 회장이 ‘서 사장이 잘 챙겨봐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증언에 따르면 서 전 사장은 2012년 10월 이 전 회장으로부터 “김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열심히 돕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해 보라”는 지시를 받아 이를 당시 경영지원실장(전무)에게 전달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이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 입장을 표명할 때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서 전 사장이 혼자 결정하고 뒤집어씌우는 것”이라며 “나는 부정채용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고 서 전 사장이 KT 노사 문제를 해결하려고 국회를 접촉해야 했는데 김 의원밖에 접촉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무리하게 김 의원 딸을 채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학의-윤중천, 6년 만에 수의입고 첫 법정 대면… “돈 준 기억 잘 안 난다”

    김학의-윤중천, 6년 만에 수의입고 첫 법정 대면… “돈 준 기억 잘 안 난다”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억대 금품과 성접대를 뇌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7일 법정에서 윤씨와 처음 대면했다. 다만 사건 관련 피해자들의 보호를 위해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이날 오전 열린 김 전 차관의 두 번째 재판에는 첫 증인으로 윤씨가 출석했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의 내용이) 성접대에 관한 것”이라면서 “증인의 진술에서 내용뿐 아니라 피해자 이름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고 사진이나 동영상에 대한 진정성립 과정에서 피고인뿐 아니라 피해자 얼굴이나 신상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관련 수사가 시작된 뒤 두 사람이 공식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경찰과 검찰에서 한 차례씩 조사를 받았고 2014년 검찰 조사를 한 차례 더 받았지만 윤씨와 대질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지난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수사 권고와 관련해 검찰 수사단이 대질신문을 위해 윤씨를 김 전 차관의 옆 조사실에 대기시켰지만 김 전 차관이 강하게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이날 수염을 길게 기른 김 전 차관은 황토색 수의를 입은 차림으로, 윤씨는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서 마주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윤씨로부터 1억 3000만원의 금품을 뇌물로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차관이 2006년 여름부터 다음해 12월까지 강원 원주 별장 등지에서 윤씨로부터 성접대를 제공받았다며 이를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적시해 재판에 넘겼다. 뇌물 혐의의 핵심 인물인 윤씨와의 법정 대면에서 김 전 차관 측은 윤씨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거듭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에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는 윤씨는 자신의 재판에서 이른바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줄곧 동영상 속 남성이 자신이 아니라며 부인해왔고 첫 재판에서는 동영상이 원본이 아니고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돼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또 증인신문 과정에서 “김 전 차관과 지인관계는 맞지만 돈을 준 것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금품 제공 혐의에 대해서 구체적인 증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수사 과정에서는 윤씨를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윤씨를 아는 것은 맞지만 대가성이 있는 뇌물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날 증인신문은 점심시간 두 시간을 제외하고 6시간 남짓 이어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순규 서울시의원, 대한축구협회의 정종선 전 감독 영구제명 결정 지지

    「서울특별시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순규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중구1)은 “26일 내려진 대한축구협회의 정종선 전 감독에 대한 영구제명 결정을 지지 한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횡령 및 성폭행 의혹을 받아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정종선 전 감독에 대해 법적인 판결이 결정되기 전 협회의 자체 조사와 증거 등을 수집해 자체 규정을 근거로 축구계에서 영구제명을 결정했다. 박 의원은 “통상 범죄가 드러나 법적인 수사와 재판부의 판결이 내려지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유사피해를 예방하고 개선하기 위해 협회가 적절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지지를 표했다. 반면 “「서울특별시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행정사무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특별시체육회(이하 ‘체육회’)가 지난 4월부터 11차 회의 중 6번의 증인출석 조사를 받으면서도 지도 대상인 79개의 회원종목단체 중 비리나 범죄에 연루된 태권도 및 체조협회에 대해 자율권 부여라는 명분으로 법적인 최종판결이 내려지기 전에는 제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체육회 정관 제4조제1호의 지도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서울시체육회 정관 제4조1호는 ‘체육회에 회원으로 가입한 종목단체 및 구체육회의 사업과 활동에 대한 지도와 지원’을 목적으로 사업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도 좋은 것이 좋다고 가입된 종목단체에 대해 우유부단하게 지도 관리하고 있어 결국 시민들이 피해를 받기 때문에 체육회의 관리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지도 감독을 해야 할 관리기관이 드러난 비리에 대해 자체규정을 가지고 징계나 제재를 함으로써 또 다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법적인 판결이 내려진 뒤에나 제재를 한다면 체육회 내부에 감사기능이나 이사회 기능이 불필요하다”고 강조 하면서 “금번 대한축구협회의 자체조사와 규정을 통한 판결 전 제명은 피해예방을 위한 적절한 결정이었고 서울시체육회도 운영에 있어 이러한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의 조사기간은 금년 4월 15일부터 10월 14일까지로 하고 있으며 지난 8월19일 제6차 증인출석 질의답변이 진행된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국 청문회, 다음 달 2~3일로 확정…민주당 “대승적 수용”

    조국 청문회, 다음 달 2~3일로 확정…민주당 “대승적 수용”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9월 2∼3일 이틀간 개최하기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를 중심으로 증인·참고인 선정 등 준비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국민의 알 권리와 후보자의 실체적 진실을 알릴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청문회 개최 일정의 합의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지만, 법사위 결정을 상임위 중심주의에 입각해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청문회법을 어기게 된 데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랜 진통 끝에 인사청문회 날짜가 정해졌기에 아무쪼록 청문회를 통해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업무 능력과 정책 비전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법사위 차원의 합의 일정이 법정시한(9월 2일)을 어겼다는 이유로 재협상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원내대표단 회의와 오후 대표·원내대표·법사위원들이 연이어 회의를 열어 논의한 끝에 법사위 합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히면서 민주당이 합의 불발을 대비해 추진한 ‘국민 청문회’는 보류한다고 정 원내대변인이 설명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후 “어제부터 내부적으로 3차례에 걸쳐 정리하는 과정이 있었다. 상임위에서 정한 대로 받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해서 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 후보자 가족을 증인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답하며 “가족이 인사청문회에 나온 예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KT 전 사장 “김성태 의원이 ‘딸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

    KT 전 사장 “김성태 의원이 ‘딸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을 포함해 총 6명의 부정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법정에서 김성태 의원이 직접 딸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27일 열린 KT 부정채용 사건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유열 전 사장은 2011년 당시 김성태 의원이 흰색 각봉투를 건네며 “딸이 스포츠체육학과를 나왔다. 갓 졸업했는데 KT 스포츠단에서 경험 삼아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 재판부는 김성태 의원의 딸 등 유력 인사의 지인이나 친인척을 부정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과 서유열 전 사장,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 김기택 전 KT 상무보 등 전직 KT 임원에 대한 공판을 진행 중이다. 서유열 전 사장은 “이걸(김성태 의원이 건넨 봉투) 받아와야 하나 고민했다”면서 “어쩔 수 없이 받아와서 계약직이라도 검토해서 맞으면 (김성태 의원 딸을) 인턴, 계약직으로 써주라고 KT 스포츠단에 전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서유열 전 사장은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2명, 같은 해에 별도로 진행한 KT홈고객부문 채용에서 4명 등 총 6명의 부정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록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에 없었지만 최종 합격한 것으로 파악된 김성태 의원 딸의 부정채용도 서유열 전 사장이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서유열 전 사장은 2012년 신입사원 공채 때 김성태 의원 딸을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시킨 것은 이석채 전 회장의 지시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2012년 10월 당시 이석채 회장으로부터 ”김성태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열심히 돕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해보라“는 지시를 받아 이를 당시 경영지원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위원이었던 김성태 의원은 이석채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때 이석채 전 회장은 시간외·휴일근로수당 등을 과소 지급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결국 김성태 의원 딸은 2011년 계약직으로 KT 스포츠단에 입사해 일하다 2012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 사원이 됐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결과다. 검찰은 김성태 의원 딸이 공채 서류접수가 끝난 지 약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지원서를 이메일로 제출했고, 인적성 시험 결과도 불합격이었으나 합격으로 뒤바뀌어 최종 합격한 것으로 파악했다.이석채 전 회장은 KT 회장 재직 시절인 2012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총 7명, 또 같은 해 별도로 진행된 고졸사원 채용에서 총 4명의 부정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김성태 의원 딸과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지인의 자녀,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자녀 등이 부정한 방법으로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인영 “조국 딸·동생 불러 가족청문회? 비열한 정치”

    이인영 “조국 딸·동생 불러 가족청문회? 비열한 정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음 달 2∼3일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과 관련해 “매우 유감스럽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9월 2일까지 청문회 절차가 모두 종료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자유한국당이 조 후보자의 가족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예고한 데 대해서는 “청문회는 ‘가족청문회’가 아니다”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명백한 법적 근거에 따른 시한인 만큼 국회 편의대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법사위 간사 간 9월 2∼3일 이틀간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은 법정 기한을 넘어선 것으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원내대표단은 간사 합의를 수용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회의에서 다음달 2∼3일 조 후보자 청문회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청문회는 장관의 자질을 검증하는 청문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주간 후보자에 대한 능력 검증이 실종됐고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와 가짜뉴스, 가족에 대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 난무했다”며 “이혼한 동생과 전처의 사생활도 들춰졌고 부친 묘비 공개에 이어서 최근에 연예인까지 끌어들이는 자극적이고 저열한 공세를 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이 조 후보자 청문회에 대규모 증인·참고인 채택을 예고한 데 대해 “후보자의 딸과 동생, 어머니를 불러서 뭐를 따지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청문회는 가족청문회가 아니다. 온 가족을 불러서 모욕을 주겠다는 것이면 비정한 정치, 비열한 정치라 규정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시행을 하루 앞둔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무모한 선택을 지금이라도 멈추길 촉구한다”며 “(백색국가 배제에) 한술 더 떠 우리 기업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확대한다면 한일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운 거리까지 멀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한미동맹은 더욱 굳건한 단계로 발전할 것이고 미국 중심으로 한미일 안보정보 교류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오히려 종료 결정 후 ‘조국 구하기’라는 터무니없는 야당 공세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정치개혁특위 제1소위가 전날 한국당의 반대에도 선거법 개정안을 전체회의로 넘긴 데 대해 “국민도 한국당이 정파적인 이익 때문에 법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이런 정치를 21대 국회에서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선거 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국 청문회 ‘가족 증인 출석’ 놓고 여야 충돌…합의 일단 불발

    조국 청문회 ‘가족 증인 출석’ 놓고 여야 충돌…합의 일단 불발

    한국 “가족 포함 80여명” vs 민주 “가족 안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을 두고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에서 27일 열린 법제사법위 여야 교섭단체 간사인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등은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를 협의했지만 합의가 일단 불발됐다. 한국당은 부정 입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조국 후보자의 딸을 포함해 선친의 웅동학원 관계자 등 80여명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정치 공세’라면서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기헌 의원은 협의에 앞서 공개 발언을 통해 “한국당이 증인을 너무 많이 신청해서 도저히 수용할 수가 없다”면서 “특히 가족을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어렵고, 또 청문회 목적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증인을 과도하게 많이 신청하겠다는 것은 증인 신청이 안 받아들여질 경우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인사청문회의 본질과 관련 없는 가족의 사생활까지도 청문회에 끌고 나오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도읍 의원은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80명이 넘는 증인 명단을 민주당에 제시했고, 협의해 보고 받을 수 있는 증인에 대해서 오후에 답을 달라고 제안했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가족은 일체 안 되고, 우리가 제시한 것 중 2명 정도밖에 못 받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조국 후보자 의혹은 인사청문회 제도가 생긴 이후 최악”이라면서 “외부인 2명만 증인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의혹을 풀겠다는 것인지 의혹을 은폐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 여야 간사들은 오후에도 증인 채택을 위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학의-윤중천, 오늘 법정서 첫 대면…진술 신빙성이 쟁점

    김학의-윤중천, 오늘 법정서 첫 대면…진술 신빙성이 쟁점

    억대 뇌물과 성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27일 재판에서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김 전 차관과 관련한 의혹의 재수사가 이뤄진 이후 김 전 차관과 윤씨가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이날 김 전 차관의 두 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윤씨를 불렀다. 다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신상이나 얼굴 노출 가능성이 있어서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설업자 윤씨로부터 3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을 비롯해 1억 3000만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는 유흥주점에서 부른 여성을 상대로 김 전 차관에게 성 접대하도록 강요하며 폭행 및 협박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 전 차관이 받은 성 접대를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적시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는 성 접대를 포함한 각종 향응의 제공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전 차관 측은 윤씨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바뀐 것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때문에 윤씨 진술의 신빙성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학의·윤중천, 오늘 법정 대면…성 접대 혐의 등 공방 예상

    김학의·윤중천, 오늘 법정 대면…성 접대 혐의 등 공방 예상

    윤, 김학의에 1억 3000만원 뇌물윤, 여성 폭행·협박해 성 접대 강요두 사람 대면은 검찰 재수사 이후 처음김학의, 윤씨와 대질 조사 거부해 불발뇌물 및 성 접대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그의 스폰서로 알려진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27일 법정에서 대면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이날 김 전 차관의 공판에 윤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검찰은 윤씨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김 전 차관에게 1억 3000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했다. 유흥주점에서 부른 여성이 김 전 차관에게 성 접대를 하도록 폭행·협박을 동반해 강요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 전 차관이 받은 성 접대를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적시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성 접대를 포함한 각종 향응의 제공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차관 측은 윤씨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바뀌었다며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따라서 윤씨 진술의 신빙성이 주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전 차관과 관련한 의혹의 재수사가 이뤄진 이후 김 전 차관과 윤씨가 마주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차관과 윤씨의 대질 조사를 검토했으나 김 전 차관 측이 거부해 불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새달 2~3일 ‘조국대전’…曺 “국민 질책 받겠다”

    새달 2~3일 ‘조국대전’…曺 “국민 질책 받겠다”

    민주당, 오늘 수용 여부 최종 결정 서울대 총학, 자진사퇴 첫 공식 요구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음달 2~3일, 이틀간 진행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관례적으로 장관(급) 후보자는 하루,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틀간 청문회를 실시해왔지만 조 후보자 의혹을 둘러싼 국민적 관심사가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정이 정해지자 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국민의 대표 질책을 기꺼이 받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이날 자유한국당 김도읍,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과 여야 간사회동을 마친 뒤 브리핑에서 “우리는 조 후보자가 국민에게 직접 말하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일간 하는 것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야 간사는 일단 일정만 합의됐기 때문에 추가 협상을 벌여 증인과 참고인 범위에 대해 논의한 뒤 이르면 27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의결할 계획이다. 당초 민주당은 법정시한인 30일까지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한국당은 다음달 2일부터 사흘간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결국 법사위에서 한발씩 양보하면서 합의를 이뤘다. 이에 조 후보자는 청문회준비단을 통해 “청문회 일정을 잡아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서는 소상히 밝히겠다. 성실하게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사위 간사 합의 직후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법정시한(30일)은 물론,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시한인 다음달 2일마저 넘긴데 대해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은 27일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합의안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거세지는 가운데 서울대 총학생회가 이날 처음으로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서울대는 조 후보자의 모교이자 직장인 동시에 딸 조모(28)씨가 환경대학원 입학 후 전액장학금을 받았다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위해 자퇴한 곳이다. 서울대 총학은 입장문에서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위해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면서 “조 후보자의 딸이 고교 시절 2주간 인턴십만으로 ‘확장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논문의 제1저자가 됐다는 점, 비정상적으로 많은 장학금을 받았다는 점에 대해 서울대는 물론 청년 대학생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퇴를 요구하는 건 서울대 학생사회가 보수화되고 우경화됐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딸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 총학생회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학내 집회를 총학생회가 이어받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조국 가족 빼고 못한다는 한국당… 증인·참고인 ‘산 넘어 산’

    조국 가족 빼고 못한다는 한국당… 증인·참고인 ‘산 넘어 산’

    한국당 “딸·동생·어머니 등 출석해야” 논문 논란 단국대 교수·5촌 조카도 거론 靑·민주당, 30일 시한 넘긴 합의 ‘반발’ 강기정 “한국당 법적 절차 지키지 않아”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6일 우여곡절 끝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음달 2~3일 열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당장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법적 시한(30일)을 넘긴 합의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상황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27일 합의안 수용을 결정하더라도 조 후보자 딸, 사모펀드 투자, 웅동학원 의혹 등과 관련해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이 합의될 것이라는 전망은 밝지 않았다. 법사위 합의에 앞서 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만나 논의했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결국 3당 원내대표는 법사위 간사들에게 위임했고, 난산 끝에 합의안이 나왔다.하지만 원내 3당 법사위 간사 간 합의 직후 청와대와 민주당이 반발하면서 ‘진통’이 시작됐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페이스북에 “9월 3일은 대통령이 (인사청문요청서) 추가 송부기간으로 지정할 때만 법적 효력을 갖는 날”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다음달 2일까지 청문 절차를 마치지 못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법사위 간사 간 합의는 문 대통령이 여야 합의에 따라 3일에 재송부를 하도록 강제한 셈이다. 강 수석은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강 수석은 “한국당이 법대로 하자고 해 놓고 법을 벗어난 합의를 했다”며 “대통령을 국회에 무조건 따르라는 게 문제”라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합의를 존중할 것인지 변경할 것인지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해 보겠다”고 했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합의안) 번복 가능성이 있다. 고민 중”이라고 했다.이 원내대표는 이해찬 대표에게 합의 내용을 보고했고 이 대표는 원내지도부의 결정에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송기헌 의원(민주당 간사)이 조 후보자가 2~3일 청문회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도부와 제대로 상의하지 않고 결정한 듯하다”면서도 “합의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원내지도부에 일임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수용하겠다”며 “하지만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조 후보자의 가족을 포함한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도 첨예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의 부인과 딸, 동생, 어머니 등을 빼고 한국당이 증인 협의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국당 법사위 관계자는 “조 후보자 가족을 빼고 생각할 수 있겠냐”며 “무조건 출석해야 하고, 여당은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외에도 조 후보자의 딸을 한국병리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제1저자로 올린 단국대 의대 장모씨, 조 후보자 딸이 두 차례 유급을 했음에도 6번에 걸쳐 1200만원가량의 장학금을 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주요 증인으로 꼽힌다.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모회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이 회사가 인수한 더블유에프엠(WFM)의 실소유주로 의심되는 5촌 조카 조모씨 등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장관 후보자가 이틀간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게 유례없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비슷한 사례가 6번 있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6회] “기억 안 난다”는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재판 지연 두고 검·변 설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6회] “기억 안 난다”는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재판 지연 두고 검·변 설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없습니다.”, “기억을 못 하겠습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의 2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해용 변호사는 검사가 묻는 말에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증인의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메일을 제시하면 “이메일 내용상으론 그런 것 같습니다.”, “이메일에 나와서 그렇게 추측합니다.”, “기억을 못 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이메일을 보고 그런 일이 있었구나 확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검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유 변호사는 2014년 2월부터 2년간 대법원 선임 재판연구관을, 2016년 2월부터 수석 재판연구관을 맡았다. 대법원 선임, 수석 재판연구관은 대법원으로 올라오는 사건을 총괄하는 자리다. 유 변호사는 대법관에게 보고하는 각종 보고서 작성이 재판연구관의 통상 업무라고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재판연구관 재직 시절 재판 기록 등 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로 기소돼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자신의 재판에서 유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유 변호사는 증인석에 서자마자 자신이 재판을 받는 만큼 답변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말하며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오늘 법정에서 참고적 증인이라면 혹시라도 제가 만약 공범이나 다른 부분 관련 여지가 있다면 증언거부권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피의자신문조서 관련 증거능력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한 상태다. 검사실 문답 내용은 법정 증언 현황이 녹음·녹화되는 것과 달리 제가 묻고 답하는 내용 전부가 그대로 된 게 아니다. 그 정도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는 것 말씀드리고 싶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에 한숨 쉰 검사  검찰은 유 변호사가 관여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정원 댓글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통합진보당(통진당) 지위확인 사건 등 ‘재판 거래’ 대상으로 지목된 재판을 물었다. 검찰은 ‘사법농단’ 사건을 기소하면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의견을 주고 받으며 주요 재판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유 변호사가 선임재판연구관 시절 행정처가 작성한 문건 등을 건네 받고 검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관련 문건에 따르면 행정처는 원세훈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상고심을 조속히, 전원합의체로 진행할 것을 주문하며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절대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검사는 당시 사법지원실 심의관이 작성한 ‘원세훈 사건 항소심 판결분석 보고’ 등에 대해 물었다.  “심의관 보고서를 보면 공직선거법 항소심이 (유죄로) 확정되면 대통령 선거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될 수 있고, 쟁점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될 경우 유죄판결을 파기하기 어렵다고 돼 있는데 기억하나.”(검사)  “기억하지 못하고 검찰 조사 때 봤다. 재판연구관실이 심의관의 개인 의견을 보고 따라갈 만큼 허술하거나 잘못된 조직 아니다. 행정처의 부당한 영향을 받아서 법리적으로 이상한 검토를 받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문건에 대해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재판연구관실 차원에서는 통상적인 전례에 따라서 했다.”(유해용)   이어 검찰은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에 대해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관련 사건에 대해 검토를 요청했냐’고 물었다.  “박병대 전 처장은 검찰 조사에서 ‘처장이 재판연구관과 업무적 이야기를 하는 일이 없고, 그럴 수 없다’고 증언했는데 전교조 사건 외에 특정 사건에 대해 검토를 요청한 경우가 있나.”(검사)  “잘 기억나지 않는다.”(유해용)  원세훈 전 원장 사건에 이어 전교조 사건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계속되자 검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재판연구관이 행정처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사이에 업무지시를 받거나 보고하는 관계는 아니지 않나.”(검사)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씀이다.”(유해용)  “그럼에도 당시 사법행정권자인 박 처장이 대법관 업무를 지원하는 증인에게 전교조 사건에 대해…”(검사)  검사의 말을 끊고 박 처장의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했다. 변호사는 “증인이 그런 기억이 없다고 하는데 전제를 하고 부당한 진술 강요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검사도 물러서지 않았다. 검사는 “증인은 기억이 없다는 게 아니라 박 처장에게 보고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검사는 이러한 보고를 재판연구관이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인식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한 것인지, 이례적인 보고인데 보고의 경위와 지시받은 경위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게 맞는 것인지를 묻기 위해서다.”라고 반박했다.  유 변호사는 “사건 자체 보고서가 아니라 교원 노조의 일반 위헌성에 대한 검토라면 처장님에게도 전달할 수 있는 허용범위 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처장에게 보고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검사가 다시 “증인은 업무적으로 사법행정권자인 박 처장이 재판에 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나.”고 물었지만 유 변호사는 “기억이 나지 않아 답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고영한측 반대신문 할 수 있냐 두고 휴정  검찰의 주신문에 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시작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박병대 전 처장의 변호인 차례가 끝나고 고영한 전 처장의 변호인 순서가 됐다. 검찰은 전교조 사건에 대해서는 고 전 처장의 변호인이 반대신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고 전 처장이 공동 피고인이긴 하지만 전교조 사건에 대해서는 제외된 만큼 이 사건의 피고인은 아니다”며 “고 전 처장측은 반대 신문권이 없으니 재판장이 반대 신문을 제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전 처장의 변호인은 “공소장을 악의적으로 적어놓고 반대신문권이 없다고 그러는거냐”며 “공소장에 기재한 사실에만 방어권 행사가 국한되는지는 의문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만약 반대신문권이 없다고 배제한다면 전교조 재판 부당지원에 대한 부분은 피고인과 전혀 무관하다고 조서에 남겨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전교조 부분은 고 전 처장의 반대신문권이 제한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고, 재판장은 3분간 휴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짧은 휴정이 끝나고 재판장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장이 “형식적으로 고 전 처장이 기소되지 않은 사항이어서 반대 신문을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재판기일 주 4회 필요”… 검·변 재판지연 두고 옥신각신  증인 신문이 시작되기 전 재판 기일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단의 설전이 벌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월 기소돼 구속 만기인 6개월이 지나면서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재판 전에 검찰은 의견서를 제출해 ‘일주일에 3~4회 기일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더이상의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주 4회 재판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증인 신문 진행경과를 보면 2021년 상반기에야 1심 선고가 가능하다. 이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도 주 4회씩 해서 354일 만에 결론이 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6개월 만에 났다. 전직 대법원장이라고 해도 1심에서 2년이 넘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검사)  “증인 신문을 해도 2~3년 전 일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데 심리 지연되면 증인 기억이 산연돼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요원하다. 증인의 대다수가 현직 법관인데 본인 재판 이유로 한번에 출석한 적이 거의 없다. 증인의 출석률을 높여야 하고, 공전되는 기일에는 서증 조사를 해야 한다. 변호인들이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주 3회 재판도 반대하지만, 이제 (기소된 지) 6개월이 지나 기록 파악은 충분히 했다. 양 전 대법원장도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 준비에 어려움이 없다. 피고인과 비슷한 연배 사례 봐도 건강이나 연령 고려하면 주 4회가 과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불과 얼마전까지 업무량이 살인적이라는 대법관 업무도 했다. 피고인에 대한 특별대우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고, 재판 지연은 거부에 가깝다는 법언도 있다. 주 4회 재판할 수 있도록 간곡히 바란다.”(검사)  재판장은 “기일 진행에 있어서 (전직 대법원장, 대법관인) 피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겠다. 검찰의 의견서 가운데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검찰 의견대로 운영하는 게 가능한지 잘 검토해보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 지난 21일에도 증인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불출석해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변호인은 검찰의 증인 신문 시간이 길어지면서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에서 재판부에 낸 예상 증인 신문 시간보다 최소 1시간에서 3~4시간이 더 걸렸다. 하루 안에 증인 신문을 못 끝내서 다음 기일로 넘어갔을 정도다. 검사가 원하는 신문으로 유도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양승태 변호인)  “검찰은 재판진행과정에서 피고인 방어권에 대한 편협한 인식을 갖고 있다. 신속한 재판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한 재판이다. 주 4회 재판보다는 정확하고 충실한 재판을 저희는 원한다. 전직 대통령 재판을 언급했는데, 구속 상태의 전직 대통령이 포기하는 식으로 해서 1년 안에 이뤄졌다.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박수친다고 해도 졸속재판이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겠나.” (고영한 변호인)  “재판의 속도라는 건 입장마다 다르다. 사건의 성격 내용 복잡성에 따라도 다르다. 예상 선고일자에 대한 검찰의 추정 방식이 합리적인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다른 사건과 다르게 계속 증거 제출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변호인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다시 공판준비절차로 돌아가야 한다는 방안까지 제시됐다. 원칙적으로 본다면 공판준비절차에서 모든 게 다 정리되고 효율적으로 집중적으로 심리해서 마치면 좋을텐데 현 상황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의견서를 검토해보겠다. 그런데 당장 이대로 하겠다고 약속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재판장)  유해용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문이 끝난 뒤에도 재판 지연과 관련된 검찰과 변호인의 설전이 이어졌다. 검찰은 변호인단의 이의신청 때문에 증인 신문 시간이 길어진다고 주장했고, 변호인단은 검찰이 약속되지 않은 증거를 갖고 나오거나 유도 신문을 해서 이의 제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시계와 검찰을 번갈아 지목하며 “검사가 제대로 된 주신문을 하면 (이의신청) 할 일이 없다. 오늘 봐라. 늦어진 시간이 얼마고 검찰예상소요시간보다 얼마나 더 했다 계산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판깨스트] 판사가 실형 선고된 음주 뺑소니범을 풀어준 까닭은

    [판깨스트] 판사가 실형 선고된 음주 뺑소니범을 풀어준 까닭은

    1심, 도주치상 등 혐의로 1년 징역항소심, 3개월 금주 프로그램 실시귀가 시간 제한, 매일 모바일 보고일주일 1회 판·검사, 변호사 채팅지난 6월 법원 첫 ‘치료 구금’ 실시법에는 치료적 힘이 있다고 합니다. 법관이 범죄자에게 죄를 묻는 것을 넘어 범죄의 원인을 해결해 줄 때 법이 ‘치료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이는 기존의 형사 사법의 반성에서 출발합니다. 사람(범죄자)이 아닌 죄에 집중해 형벌을 부과하게 되면 ‘범죄-형벌’의 무한 반복을 멈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치료적 사법에 기초한 문제해결형 법원이 설립되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그간 논의만 있었을 뿐 본격적인 도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최근 들어 의미 있는 시도들이 엿보입니다. 아내를 살해한 치매 노인에 대한 ‘치료 구금’에 이어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치료 프로그램이 등장했습니다. 재판부의 3개월 실험 시작 “이번에 세 번째 걸렸네요?”(재판장) “네.”(피고인) “이전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구속돼서 재판받는 건 처음이죠?”(재판장) “네.”(피고인) “벌금형 받았을 때는 어땠습니까. 술 마시고 운전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나요?(재판장) “그렇습니다.”(피고인) “남편으로서,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책임감이 없었기 때문 아닌가 생각합니다.”(재판장) 23일 오전 11시쯤 서울법원종합청사 303호 소법정의 피고인석에는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고도 그대로 달아난 뒤 경찰관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하다 결국 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A(34)씨가 앉아 있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부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한 A씨를 향해 훈계하듯 다그쳤습니다. “피고인 나이가 서른 네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금 음주에 대한 자기절제력을 키우지 않으면 앞으로 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이어 “최근 음주운전을 엄하게 처벌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향후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A씨에게 감형은 없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정 부장판사가 검사와 변호사를 향해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뜻밖의 제안을 했습니다. 일정 기간 술을 마시지 않는 ‘금주’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절제력을 갖게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직권으로 보석을 결정하고 A씨를 석방 상태에서 3개월 정도 지켜보겠다는 것인데, 법원으로서는 상당한 모험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혹여 피고인이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에서 또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다면 그 비난은 온전히 재판부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A씨는 예상을 못한 눈치였습니다. 재판부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수감 생활을 계속할지는 피고인이 선택할 몫”이라면서 변호인과 상의를 해서 결정하라고 하자, A씨의 변호인이 주저하지 않고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A씨도 이어서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재판부는 곧바로 A씨로부터 서약을 받고, 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A씨는 3개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신의 일상을 재판부에 보고해야 합니다. 오후 10시까지는 무조건 집으로 돌아와야 하고, 사정상 10시를 넘길 것 같으면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보고는 모바일로 이뤄집니다. 재판부, 검사, 변호사가 모두 가입된 인터넷 카페에 올리는 방식인데요. A씨가 귀가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집안을 배경으로 15초 이내의 동영상을 촬영해서 올리도록 했습니다. 이게 끝은 아닙니다. 재판부와 검사, 변호사는 매주 한 번씩 스마트폰 앱에서 ‘채팅 방식’으로 A씨가 보석 조건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법원에서 공판을 열기로 했습니다. A씨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정 부장판사는 A씨를 향해 이렇게 물었습니다. “쉬운 질문이지만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사회 생활을 하게 되면 바로 (술 마실)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3개월 동안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나요?” 재판부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A씨의 아내는 계속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아내를 증인석으로 부른 뒤 “아내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남편을 잘 도와주고 격려해줘야 한다고 조언을 해줬습니다. 통상 보석이 이뤄지면 보증금을 받지만 A씨의 가정 형편을 감안해 보증금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가정이 있고, 배우자가 있고, 어린 자녀들이 있기 때문에 그게 바로 ‘보증’이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A씨가 3개월 동안 이 프로그램을 잘 수행하면 재판부로부터 ‘선물’을 받는다고 합니다. A씨에게 가장 유리한 처벌이 내려진다는 의미인데요. 만약 도중에 실패하면 A씨는 보석이 취소된 후 재수감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미래는 피고인 스스로가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정 부장판사는 지난 6월 19일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B(67)씨의 첫 항소심 재판에서 “시범적으로 치료 구금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치매 환자인 B씨가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5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하게 되면 상태가 더 나빠지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악화될 것을 염려한 결정입니다. 재판부는 당시 입원 치료를 조건으로 직권 보석을 허가해 석방 즉시 치매전문병원에 입원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시범 실시에 불과하기 때문에 치료적 사법이 앞으로 어떤 운명을 맞이할 지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다만 이 방식이 성공하려면 당사자의 노력에 더해 가족 등 주변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입니다. 치료 구금과 같은 방식은 법원과 병원의 연계 시스템이 갖춰져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변화하려는 재판부의 몸부림에 우리 사회도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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