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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도날드 전 직원, “감자튀김 양 속이는 교육 받았다”

    맥도날드 전 직원, “감자튀김 양 속이는 교육 받았다”

    미국의 일부 맥도날드 지점이 직원들에게 프렌치프라이를 정량보다 더 적게 담는 법을 교육한다는 주장이 전 직원들로부터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소셜뉴스 웹사이트인 레딧에는 맥도날드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는 전직 직원들의 증언이 올라왔다. 글쓴이들에 따르면 매장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 받는 교육 당시 교육생들은 고객이 눈치 채지 못하게 프렌치프라이를 정량보다 ‘은밀하게’ 덜 담는 방법을 교육받았다. 글을 쓴 네티즌들은 공통적으로 “맥도날드 직원들은 은밀히 프렌치프라이를 전용 상자에 덜 담는 방법을 배우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레딧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내가 7년간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프렌치프라이의 양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고객은 단 1명밖에 만나보지 못했다. 당시 이 고객은 가방에 넣어두었던 프렌치프라이를 실수로 쏟은 뒤에야 프렌치프라이가 상자의 절반밖에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항의했고, 이후 나는 그에게 추가로 프렌치프라이를 담아줬다”고 경험담을 올렸다. 이들이 말하는 ‘수법’은 간단하다 프렌치프라이를 담는 직사각형의 상자 양 쪽을 손으로 꽉 움켜쥐어 내부 공간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 뒤 프렌치프라이를 담고 조심스럽게 흔들어 마치 가득 찬 것처럼 보이게 한다. 같은 주장을 내세운 또 다른 네티즌은 “(이런 판매수법을 강요하는)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프렌치프라이를 정량에 맞춰 담아주고 음료수도 가득 채워주려고 노력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소비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매니저가 보기에는 나쁜 직원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맥도날드 대변인인 테리 히키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한 인터뷰에서 “소설과 다름없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우리는 고객에게 그런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깊은 슬픔, 대중적 시선으로 넓히다

    깊은 슬픔, 대중적 시선으로 넓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역사를 다룬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고 또 만들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관련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지난해 반향을 일으킨 ‘귀향’을 기점으로 늘어나는 모양새다.●서사 다양화·상업영화로 지평 확대 앞선 작품들이 과거의 고통과 처참한 실상을 정면으로 직시했다면 이제는 오늘을 보여 주며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등 서사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독립 예술 영화계를 넘어 상업영화계 쪽으로도 지평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상업영화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고, 대형 배급사들이 뛰어든 점이 눈에 띈다. ●휴먼코미디 ‘아이 캔 스피크’ 최근 화제가 집중되고 있는 작품은 단연 ‘아이 캔 스피크’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사전 정보 없이 본다면 전반부는 영락없는 휴먼 코미디다. 원칙을 따지는 까칠한 20대 구청 공무원 민재와 20년간 구청에 제기한 민원이 8000건에 달하는 ‘민원왕’ 할매 옥분의 티격태격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현석 감독은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에서 보여 줬던 알콩달콩한 감성을 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입혀낸다. 민재가 영어를 현지인처럼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된 옥분은 영어를 가르쳐 달라며 민재를 쫓아다닌다. 옥분이 그토록 영어를 배우려 한 진짜 이유가 드러나며 반전을 이룬다. 원로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의 연기와 호흡이 걸출하다. 또 주변부 캐릭터들과의 앙상블 또한 돋보인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이용수, 고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에 힘입어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채택된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를 모티브로 극화한 작품이다. 명필름이 공동 제작,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공동 배급에 나섰다. 김 감독은 “서로가 이해하고 변화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아이 캔 스피크’에 앞서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14일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해 관객 385만명을 동원한 ‘귀향’의 후속작이다. 디렉터스 컷으로 보면 된다. 전작에서 러닝타임의 제약으로 편집 과정에서 빠졌던 캐릭터들의 뒷이야기와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이 보태졌다. 조정래 감독은 “‘귀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고자 만든 극영화라면 이번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증거로 남기기 위한 영상 증언집”이라고 설명했다. ●‘귀향’ 후속작은 사실 증언에 초점 지난 10일 촬영을 시작한 ‘허스토리’ 또한 과거보다 현재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일본 현지에서 벌인 법정 투쟁 중 지금까지 유일하게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 10명의 실화를 조명한다. 이 재판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23회에 걸쳐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와 한국의 부산(釜山)을 오가며 진행되어 ‘관부(關釜) 재판’이라 불린다. 안타깝게도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영화에는 재판 장면이 많이 등장할 예정이라 아무래도 법정 드라마 느낌이 진할 것으로 보인다. ●허스토리·환향, 과거보다 현재에 김희애가 할머니들을 돕는 단장 역할을, 김해숙이 할머니 중 한 명을 열연한다. ‘내 아내의 모든 것’, ‘간신’ 등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오랫동안 기획해 온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변호인’ 등 천만 영화 세 편을 빚어낸 뉴가 배급을 맡았다. 뉴 관계자는 “오늘날 할머니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기존에 익숙한 콘셉트를 넘어 영화적으로 진일보한 작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군함도’를 만들었던 제작사 외유내강도 관련 작품 ‘환향’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목과 소재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데, 제목에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 외에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이들을 지칭하는 역사적 의미도 함축되어 있어 역시 과거보다는 현재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가 예상된다. 윤성은 평론가는 “대중이 대면하기가 쉬운 소재가 아니고 또 소재의 무게가 있다 보니 다큐멘터리가 더 진정성이 있다는 인식이 많았는데 ‘귀향’의 성공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옅어지며 다양한 형태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나쁜 사람’ 찍혔던 노태강 “승마대회 조사 靑이 지시”

    “승마협 전무 면담도 지시받아” 최순실 오열에 재판 한때 중단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찍혀 좌천됐던 노태강(문체부 2차관)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12일 국정농단 재판에 출석해 박 전 대통령이 승마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또 승마대회 조사와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재판에서 노 차관은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노 차관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 직접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는 2013년 4월 경북 상주 승마대회 감사와 관련, ‘승마계가 파벌 싸움이 심하고 최순실 측도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올렸다가 미움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됐고 지난해 5월 공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 6월 차관으로 임명되며 문체부에 복귀했다. 재판에 나온 노 차관은 “처음에는 대통령기와 대통령배 대회에 대해 알아보라는 박종길 문체부 2차관의 지시가 있었다가 나중에 청와대에서 승마대회에 대한 조사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보통 비서실을 통해 오면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특히 승마는 일반적 체육사항이 아닌데 종목을 지정했기 때문에 그렇게(대통령이 관심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2013년 7월 진재수(전 문체부 체육정책과) 과장을 지목하며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만나 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해 승마협회 조사와 관련, 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가 깊숙이 관여했음을 증언했다. 한편 이날 재판 도중 최씨가 갑자기 오열해 재판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박 전 대통령도 고개를 돌려 최씨와 그의 변호인들을 쳐다봤다. 최씨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유라가 간접사실을 가지고 직접사실처럼 이야기한 게 모순”이라며 검찰을 향해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KBS 2011년 민주당 도청 윗선서 녹음·녹취 지시했다”

    사측 “사실 확인 안 되나 문제없다” 2011년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에서 도청 당사자로 지목된 KBS 취재기자에게 “녹음을 하든 녹취를 하든 취재해 오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됐다. 민주당 도청 사건은 2011년 6월 KBS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민주당 비공개회의에서 나온 발언을 당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던 사건으로, 민주당을 출입하는 KBS 장모 기자가 비공개회의 내용을 몰래 녹취했고, 이 자료가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다는 게 사건의 골자다. 당시 검찰 수사가 진행됐지만 핵심 증거물인 장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이 확보되지 않아 사건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KBS 기자협회 진상조사위원회는 12일 서울 여의도 스카우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장 기자에게 취재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중견 기자로부터 ‘내가 최대한 취재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녹음이라도 하든가 가능하면 녹취도 하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KBS의 불법 도청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로, KBS 노조가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민주당의 비공개회의 내용이 담긴 보고서 형태의 KBS 내부 문건이 존재했다는 증언도 추가로 나왔다. 진상조사위는 당시 KBS 보도국 국장급 간부로부터 “한 정치부 기자에게 사건이 어떻게 된 것인지 물었고, 이 기자로부터 KBS가 작성한 문건을 받아 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녹취 자료를 누가 한나라당에 넘겼는지에 대해선 아직 밝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이 수사하고 있다. KBS 측은 이런 주장에 대해 “그런 대화가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당시 민주당 회의가 공개회의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방송용 영상 카메라(ENG) 취재 등을 회의 시작 시 시도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문성근 “유신 때나 있던 일 MB정권서 부활” 김미화 “국가상대 소송 걸 문제”

    문성근 “유신 때나 있던 일 MB정권서 부활” 김미화 “국가상대 소송 걸 문제”

    문 “8년 만에 복귀한 내가 증거” 명계남 “공중파 출연 결정 후 위에서 안 된다며 취소당해” 조정래 “아리랑 드라마화 실패” 진중권 “대학강의 이유 없이 폐강”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앞선 이명박 정부도 문화·연예계 내 ‘정부 비판세력’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퇴출 활동을 벌였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되자 명단에 포함된 당사자들은 실제 불이익을 받았던 여러 사례를 전하며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우 명계남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단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지 못했다”면서 “예를 들면 방송국 PD들이 작품을 함께해 보자고 해서 촬영을 준비하다 보면 2~3일 후에 PD가 ‘위에서 안 된다고 한다’며 다시 연락이 오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내 생각에는 위에서 제작진에게 (블랙)리스트를 내려보내기도 했을 것이고 방송국 CP나 제작본부장 등의 입장에서는 스스로 사전 검열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내가 운영하는 영화 제작사와 거래하는 회사나 투자한 사람들도 조사하고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이런 것 말고도 제가 모르는, 제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래 작가는 “방송에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남북 관계 파탄에 대해 비판해 미운털이 박힌 것 같다”며 “이명박 정부 때 내 소설 ‘아리랑’을 드라마로 만들려고 제작사와 계약까지 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드라마화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고 불이익을 받은 경험을 전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당시 대학 강의가 특별한 이유 없이 폐강되는 일과 예정됐던 일이 갑자기 취소되는 일이 잦았다고 회고했다. 진 교수는 “짐작은 했지만 국가정보원이 얼마나 관여했는지는 몰랐다”며 “폐강과 강연 취소 사례를 보면 내 사생활을 들여다본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최근 SBS 드라마 ‘조작’으로 8년 만에 지상파에 얼굴을 내비친 배우 문성근은 “정황으로만 알고 있던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사실로 공식 확인된 것”이라며 “유신 시대 때나 있던 일이 이명박 정부 때 다시 시작됐던 것이다. 국가 폭력이 어떻게 실행됐는지 관련된 사람들의 증언을 모으고 정확히 밝혀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8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에 출연한 자체가 블랙리스트의 증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배우 김규리는 트위터에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 데 사용되었다니…”라고 적으며 분노를 표출했다. 리스트에 오른 인사 중 상당수는 정권이 바뀌면 또 시달리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지 말을 아끼기도 했다. 개그맨 출신의 방송 진행자 김구라는 “이 사안에 대해 딱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방송인 김미화는 “이명박 정권 때도 민간인 사찰 명단에 제가 있었다”며 “이후 10여년을 서고 싶은 무대에 서지 못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공격은 더 과도해졌다”고 토로했다. 김미화는 청취율이 높았던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8년간 진행해 오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 4월 하차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당시 MBC 사장은 김재철 사장이었다. 김미화는 “제 이름까지 사실로 확인됐다면 이것은 그냥 검찰 수사를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될 일 같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할 수 있는 문제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문화부 종합·연합뉴스
  • ‘나쁜 사람’ 지목당한 노태강, 박근혜와 법정대면 “사직 강요”

    ‘나쁜 사람’ 지목당한 노태강, 박근혜와 법정대면 “사직 강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박 전 대통령과 법정에서 12일 조우했다. 노 차관이 자신을 ‘찍어내기’ 한 박 전 대통령을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노 차관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앞에서 당시 인사의 부당함을 진술했다. 그는 지난 4월 초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재판에 한 차례 나와 증언했고, 이후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되면서 다시 증인으로 나오게 됐다. 노 차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체육국장에서 좌천되고 결국 사임까지 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노 차관은 문체부 체육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3년 7월 승마협회를 감사한 뒤 최씨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 이후 박 전 대통령에게서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으로 좌천됐다. 노 차관은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지목했다는 얘기를 “당시엔 전해 듣지 못했고, 인사 조치가 이뤄진 다음에 유진룡 장관이 자초지종을 설명해줘서 들었다”고 말했다. 노 차관은 박물관 교류단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초 사표 제출을 강요받았을 때의 일도 언급했다. 그는 “강태서 운영지원과장이 직접 저를 찾아와 ‘산하기관 자리를 마련해줄 테니 후배들을 위해 용퇴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강 과장에게 “용퇴할 생각이 없다. 누구 지시인지 솔직히 말해라. 장관 지시면 장관을 만나겠다”고 항의했지만, 강 과장은 “장관 윗선의 지시다. 장관도 곤혹스러워한다”며 5월까지 시한을 줬다고 증언했다. 당시 노 차관의 사표 제출 명분은 박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였던 프랑스 장식 미술전의 무산 책임이었다. ‘윗선의 지시’라는 대목에서 박 전 대통령은 책상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아무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노 차관은 당시 미술전을 함께 준비한 직원들까지 인사 조치가 있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며 “내가 버티면 직원들에게도 불이익이 돌아갈 걸 직감했다. 저한테 보내는 압박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버틸 수 있는 최대한까지 버티다 5월 마지막 날 면직 처리됐다. 노 차관은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가리켜 “그 사람이 아직도 있느냐”라고 했다는 말을 사직 후 동료들과의 저녁 식사자리에서 전해들었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노 차관을 빤히 바라보다가 자신에 대한 발언이 나오자 옆자리의 유영하 변호사를 쳐다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앞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 등을 심리한 형사30부(부장 황병헌)는 두 사람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노 차관의 사직을 강요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인정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끔찍한 대형 화재 현장에서 돈 훔친 사람…누구?

    끔찍한 대형 화재 현장에서 돈 훔친 사람…누구?

    모든 것이 불타고 사람들의 끔찍한 비명소리가 난무했던 화재 현장에서 절도 범죄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다.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6월 14일 웨스트런던에서 발생한 그렌펠타워 화재의 진압작업이 진행되던 상황에서 도둑이 잠입해 불타지 않은 채 남아있던 현금을 가지고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불씨가 모두 진압된 뒤 몇몇 피해자들이 집 안에 남아있는 물건을 챙기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들어왔다가 현금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화재 진압 시기 및 화재와 관련한 전반적인 조사가 시작된 시점 등을 미뤄 이번 절도 사건이 화재가 난 지 6일 뒤인 6월 20일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절도 수법이나 경로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일부 현금이 그렌펠타워 화재현장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매우 심각한 범죄이며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나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화재 현장에 접근이 가능했던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펼쳐진다. 일반인이나 전과자뿐만 아니라 화재 진압을 위해 투입됐던 소방대원과 건축전문가, 경찰 등을 모두 포함한다. 화재 당시 피해자들을 도왔던 한 자원봉사자는 “화재현장에서 도둑질을 하는 것은 무덤에서 무언가를 훔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끔찍하고 비도덕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화재 후 경찰의 감시가 소홀했다는 비난도 쏟아지는 가운데, 경찰 측은 “그렌펠타워의 경비를 더욱 강화했으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모든 관계자들의 증언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렌펠타워 화재의 원인은 불량 냉장고의 전기 합선이며, 건물 외벽의 플라스틱 외장재가 불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79명의 사망자와 7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심장마비로 죽은 원숭이 떼, 그 이유가 호랑이?

    심장마비로 죽은 원숭이 떼, 그 이유가 호랑이?

    인도의 한 숲에서 원숭이가 한꺼번에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 주 코츠왈리 모하마디의 한 숲에서 원숭이 12마리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죽은 원숭이들은 지난 월요일 산림국 직원에 의해 발견됐으며 해당 지역 수의사 산지브 쿠마르(Sanjeev Kumar)는 12마리 원숭이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수의사 산지브는 “사후 부검 결과 사인은 심장마비이며 호랑이에 놀란 원숭이들이 단체로 심정지 상태에 빠져 죽었다”고 주장했으며 마을 주민들도 “호랑이가 종종 이 지역에 나타났으며 원숭이 무리가 죽을 당시 포효하는 호랑이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원숭이들이 감염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며 원숭이 무리의 심장마비 죽음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수의사 브리젠드라 싱(Brijendra Singh)은 “원숭이가 이런 방식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전염병이 돌아 모두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영상= aRichest youtube, Newslion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호랑이에 놀란 원숭이…심장마비로 떼죽음

    호랑이에 놀란 원숭이…심장마비로 떼죽음

    최근 인도에서 원숭이 십여 마리가 한꺼번에 죽은 채 발견돼 전염병 또는 독극물 살포 의혹이 제기됐지만, 부검에 참여한 수의사들이 사인을 모두 심장마비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州) 라킴푸르케리에 있는 모함디 숲 공터에서 야생 원숭이 12마리가 떼로 죽어있는 것을 지역 산림 공무원들이 발견했다. 당시 한 공무원이 그 모습을 찍어 공개했다. 산림 당국은 처음에 이들 원숭이가 떼죽음을 당한 것을 두고 인근 주민이 농작물을 지키려 독살한 것으로 의심했다. 하지만 이후 당국의 의뢰를 받은 지역 동물병원의 수의사들은 부검에서 이들 원숭이 모두가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실을 확인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에 대해 저명한 수의사 산지브 쿠마르 박사는 “검시 조서를 확인한 결과 원숭이들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나와 있었다”면서 “원숭이들이 발견된 곳은 호랑이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곳으로, 원숭이들은 호랑이의 포효 소리에 놀라 죽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마을 주민들 역시 해당 지역에서 호랑이들을 종종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한 주민은 이들 원숭이가 죽었을 무렵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또다른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야생 원숭이들이 집단으로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었다는 것에 의혹을 제기하며 이들 원숭이는 전염병에 걸렸거나 독극물에 중독돼 한꺼번에 죽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수의사 브리젠드라 싱 박사는 “야생 원숭이가 이런 식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가장 예민한 동물로 알려진 블랙 벅(인도 영양)들은 간혹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지만 이들도 호랑이가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죽지 않는다”면서 “이들 원숭이는 모두 어떤 전염병에 걸렸거나 중독돼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딸 정유라 걱정돼서” 재판 도중 눈물 터뜨린 최순실

    “딸 정유라 걱정돼서” 재판 도중 눈물 터뜨린 최순실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12일 오후 오열했다. 변호인은 “딸 정유라씨의 안위가 걱정돼 감정이 격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을 받는 최순실씨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오후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피고인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울기 시작했다. 이에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가 좀 힘들어해서 잠시 안정을 취해야 할 것 같다”며 재판부에 휴정을 요청했다. 최씨의 울음소리는 방청석까지 고스란히 전달됐다. 좀처럼 최씨에게 눈길을 주지 않던 박 전 대통령도 고개를 돌려 최씨와 그의 변호인들을 쳐다봤다. 20분간의 휴정이 지난 후 다시 법정에 돌아온 최씨의 변호인은 “오전에 딸 정유라씨의 증인 신문 조서가 제출되고, 저희 변호인들이 정유라를 변호했다가 불가피하게 사임해서 딸의 안위도 걱정되다 보니 감정이 격해진 것 같다”고 오열 이유를 설명했다. 최씨와 정씨의 변호를 함께 맡았던 변호인단은 정씨가 변호인단과 상의 없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면서 결별 수순을 밟았다. 그러다 정씨의 증인신문 조서가 최씨 재판에 검찰 측 증거로 제출되자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정씨에 대한 사임계를 제출했다. 사실상 정씨 혼자 남게 된 셈이다. 최씨는 이날 오전 재판에서도 검찰을 향해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최씨는 오전 재판에서 정씨의 증인신문 내용 등의 증거조사가 마무리될 때 즈음 발언 기회를 요청해 “검찰이 정유라를 새벽부터 데려갔다. 그 미성년자가 간접사실을 갖고 직접 사실처럼 얘기한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범이라는 걸 대통령과 저에게 직접 확인해야지 다른 사람의 증언이 뭐가 필요한가”라며 “완장을 찬 것 같이 회유 조사하고 그게 증언이라고 하면서 대통령과 저를 공범이라고 하는 건 모함이자 음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는 진실이 오고 시대가 오기 때문에 꼭 밝혀진다. 그렇게 억지 쓰지 말라”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베토벤으로 맺어진 피아노의 대가들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베토벤으로 맺어진 피아노의 대가들

    자타 공인의 국가대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멋진 도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가 7일간 8회의 연주를 통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10년 만의 재시도였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악성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은 필생의 기록들을 연주자의 역량을 총동원해 풀어 낸 일흔 살 노대가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예술이었다. 작곡가가 토해 낸 온갖 종류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음표들을 한 땀 한 땀 짚어 가는 연주를 들으면서 왜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이 작업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피아니스트의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곡은 흔히 ‘신약성서’에 비유되며, 피아노를 다루는 이라면 누구나 작품 대부분을 공부한다. 그런 면에서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1882~1951)의 공로는 크게 기억돼야 한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슈나벨은 베토벤의 소나타들이 크게 인기가 없던 20세기 초부터 많은 연구와 실험이 동반된 탁월한 해석의 베토벤을 무대에 올리기 시작했고, 1927년 작곡가 서거 100주년을 비롯해 그 후 여러 차례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 무대를 가졌다. 아울러 1935년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베토벤의 소나타 32곡의 녹음도 발표했는데 이는 전곡 녹음의 첫 기록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자세한 주석과 설명이 들어 있는 베토벤 소나타 편집 악보를 만들어 자신의 연구 결과를 후대에 알리기도 한 슈나벨은 지금까지도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베토벤의 소나타가 ‘신약성서’라면 ‘구약성서’는 바흐의 평균율 모음곡집이다. 전 48곡으로 구성돼 있는 이 작품은 작곡 당시였던 바로크 후기에 막 시작된 조율 방법인 ‘평균율’의 실질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연습곡집이다. 대위법의 대가였던 바흐가 만든 다성음악(둘 이상의 선율이 동시에 나타나는 음악)의 표준이 되는 이 곡집을 최초로 녹음한 사람은 슈나벨의 동료였던 스위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에드빈 피셔(1886~1960)였다. 1936년 발표된 평균율 모음곡집 앨범은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바흐의 작품을 연구한 피셔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소중한 증거다. 그의 해석은 다양한 음색 변화와 적절한 템포 설정을 통해 작품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한 생동감 있는 연주로 대변된다. 피셔는 베토벤의 연주로도 이름이 높았는데, 슈나벨의 스타일이 꼼꼼한 고증과 자신의 주관이 섞인 고집스러운 것이었다면 피셔의 그것은 자유로운 상상력과 로맨틱한 풍모가 두드러졌다고 하겠다. 피셔의 제자로 그가 남긴 음악적 유산을 고스란히 계승한 사람은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1931~)이다. 1948년 데뷔한 브렌델은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있었던 피셔와의 마스터클래스가 자신의 음악 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증언한다. 이탈리아 부조니 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지만 브렌델은 꾸준한 음반 제작으로 천천히 명성을 얻은 연주자다. 특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앨범은 무려 세 차례나 완성해 20세기 후반 가장 권위 있는 베토벤 해석의 기준이 됐다. 브렌델의 스타일은 철저히 악보와 그것을 만든 작곡가의 의도를 충실히 따른 것으로, 연주자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즉흥적인 악상을 내보이거나 화려함을 추구하지 않는 건실한 자세를 유지한다. 40대에 들어서 자신의 입지를 알린 대기만성형의 연주자 브렌델은 베토벤 외에도 슈베르트의 피아노 작품에 깊은 애정을 보이며 작곡가의 알려지지 않았던 레퍼토리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과 혜안을 지녔던 피아노의 대가들이 유독 베토벤에 집중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이 서른두 곡의 걸작들에 평생에 거쳐 쌓아 온 예술 혼이 차곡차곡 묻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삶이 여행이라면 베토벤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들의 여행은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는 행보임이 분명하다.
  • [생각나눔] ‘택시운전사’ 김사복씨 망월동 묘역 안장 논란

    [생각나눔] ‘택시운전사’ 김사복씨 망월동 묘역 안장 논란

    영화 ‘택시운전사’ 속 실존 인물인 고 김사복씨가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잠들어 있는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에 묻힐 수 있을까.이 영화 관람객이 12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김씨의 아들 승필(58)씨가 최근 “아버지의 유해를 망월동 묘역으로 옮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김씨의 망월동 묘역 안장에 찬성하고 있다. 직접적인 5·18 희생자는 아니지만 어쨌든 5·18의 참상이 보도되는 데 기여한 만큼 안장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논리가 주를 이룬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는 “영화만 보고 안장을 허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대론도 있다. 광주시는 김씨의 유가족이 공식적으로 안장을 요청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 아래 ‘5·18 옛 묘역 안장 전담팀(TF)’을 중심으로 안장 심의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시 관계자는 11일 “영화를 통해 모처럼 전 국민이 5·18을 제대로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긍정적 기류를 내비쳤다. 그러나 안장 결정의 키는 5·18 관련 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쥐고 있다. 안장 전담팀은 인권평화협력관(광주시 당연직 1명)과 5·18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3단체(3명), 시민단체 관계자(5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되며, 다수결 원칙이기 때문이다. 현재 5·18 단체들은 김씨의 안장에 대해 매우 신중하거나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장은 “영화와 역사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며 “영화 속 인물을 객관적으로 입증된 민주유공자와 함께 묻는 문제는 또 다른 논란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언과 사진 등으로 미뤄 김씨가 5·18 당시 힌츠페터를 태우고 광주에 온 것은 사실로 받아들여지지만, 그의 유해를 망월 묘역에 안장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망월동 힌츠페터 기자 묘역 곁에 김씨를 기억할 수 있는 표지석 등 기념물을 설치하는 것은 검토할 수 있으나 유해 안장은 시민사회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5·18 당시 수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을 누볐다”며 “뚜렷한 기준이 없다면 이들이 사망 후 묘역 안장을 원할 경우 모두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수만 전 5·18유공자 유족회장도 “1980년 이후 ‘5월 투쟁’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이 망월동 묘역에 묻히기를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부정적 속내를 드러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강원랜드 신입사원 95% ‘청탁’으로 합격”

    “강원랜드 신입사원 95% ‘청탁’으로 합격”

    강원랜드의 2012~2013년 선발된 신입사원 가운데 95% 이상이 청탁 대상자였다는 내부 감사 결과가 나왔다고 11일 한겨례가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당시 1‧2차에 걸쳐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한 교육생 공모(서류전형-직무평가-면접)를 통해 일반사무와 카지노‧호텔 부문 518명을 채용했다. 2015년 내부감사 결과 이중 493명(95%)이 청탁 대상자로 처음부터 “별도 관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합격자 493명뿐 아니라 불합격자 중 최소 200명 이상도 “내‧외부 인사의 지시‧청탁에 의해 선발과정 시작부터 별도관리된 인원”이었다. 강원랜드 내부자 A씨는 “파다보니 도저히 감당이 안 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강원랜드의 대규모 신입채용은 정부로부터 얻어낸 카지노 증설 허가 등에 따르면 인력 확충으로 전국에서 5286명이 지원했다. 회사는 애초 일반사무직 14명, 카지노·호텔 부문 263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서류전형 때 지원부문 구분을 없애고 일괄 705명을 통과시켰다. 카지노·호텔 쪽과 비교했을 때 대게 ‘스펙’이 더 나은 사무직 응시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그 해 일반사무직에는 응시자 151명이 면접을 봤고, 이 중 61명이 최종합격했다. 반면 카지노·호텔 부문 합격자는 259명으로 채용 계획보다 줄게 됐다. 내부자 A씨는 “(청탁) 명단엔 있었지만, A씨는 성적이 조작된 사례는 아니였다”며 “진짜 좋은 빽은 행정 쪽으로 바꿔 들어간다“고 매체에 전했다. “청탁자가 6명까지 겹치는 응시자도 있었다” “인사팀장이 하루 받은 청탁전화·문자만 200통 넘은 적도 있다고 들었다”라는 증언도 나왔다. 또한 면접 때는 심사위원 간에 사전 협의가 이뤄졌고 ‘청탁 대상자 살리기’기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청탁 대상자의 74% 이상이 심사위원으로부터 합격권인 8점(10점 만점)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쁜사람’ 찍힌 노태강, 내일 박근혜 법정 대면

    최순실씨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이라고 찍혀 좌천된 것으로 알려진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당시 문체부 체육국장)이 이번 주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만난다.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사건 작성·관리에 박 전 대통령 개입이 있었는지를 가리는 재판도 이번 주 이어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 공판이 열리는 12일 노 차관을 증인으로 부른다고 10일 밝혔다. 11일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삼성에서 승마 지원을 받도록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8월 당시 유진룡 문체부 장관에게 ‘노태강 국장이 참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 인사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당시 노 차관이 승마협회를 감사한 뒤 ‘박 전 전무와 상대 진영 모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올린 게 박 전 대통령 지시의 계기로 꼽힌다. 노 차관은 지난 4월 최씨의 다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정책 담당자들은 축구, 야구, 배구 등도 있는데 왜 대통령이 유독 승마만 챙기는지 의문이었고, 돌아버릴 지경이었다”고 털어놓았었다. 오는 14~15일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심리와 관련해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증언대에 선다. 당초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78세로 고령인 김 전 실장의 건강문제 때문에 검찰과 변호인 측 모두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마약과의 전쟁’ 두테르테, 아들이 ‘삼합회’ 조직원 논란 휩싸여

    ‘마약과의 전쟁’ 두테르테, 아들이 ‘삼합회’ 조직원 논란 휩싸여

    ‘마약과의 전쟁’을 전면 선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아들이 마약 밀수 연루 의혹에 이어 중국계 국제 폭력조직인 삼합회의 조직원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상원은 지난 7일 연 마약사건 청문회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아들 파올로가 삼합회 조직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위 공방이 한창이다.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은 “파올라가 삼합회의 조직원으로 알려졌다”며 “그 증거로 파올로의 등에 문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릴라네스 의원은 해외 정보소식통으로부터 받은 정보라며 파올라가 삼합회의 조직원임을 보여주는 용 모양의 문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의 부시장인 파올로는 청문회에서 문신이 있으면 보여달라는 트릴라네스 의원의 요구에 대해 사생활 권리를 들어 거부했다. 앞서 파올로는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64억 페소(1423억 원) 규모의 마약이 밀수되는 데 뇌물을 받고 도와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 세관 브로커가 이런 내용의 증언을 했지만 파올로는 “뜬 소문”이라고 부인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트릴라네스 의원의 주장에 발끈해 9일 한 행사에서 자신의 오른팔 어깨 쪽에 있는 장미 모양의 문신을 공개하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자신의 다른 자녀에게도 문신이 있다면서 문신을 근거로 파올로를 삼합회 조직원으로 지목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알란 카예타노 외무장관도 “지난 19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문신이 삼합회 조직원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거들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S 탈영 女대원, “英 출신 여성들이 가장 잔혹했다”

    IS 탈영 女대원, “英 출신 여성들이 가장 잔혹했다”

    “영국 출신 여성 IS 대원들이 가장 잔인했습니다. 시리아 여성을 괴롭히는 것을 즐겼고 가족 앞에서 덫과 비슷한 도구를 사용해 이들을 서슴지 않고 고문했습니다. ” 이슬람 무장단체인 IS의 수도 역할을 한 시리아 락까에서 탈영한 한 여성 대원이 IS의 고문 및 잔혹한 실상에 대해 증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호주뉴스닷컴 보도에 따르면 ‘하예르’라고 자신을 밝힌 이 여성은 25세이며 2014년부터 지금까지 IS에 편성된 여성부대이자 비밀경찰 업무를 맡는 ‘알 칸사’소속 대원이었다. 락까 주민들이 엄격한 규칙을 지키도록 하기 위한 ‘종교 경찰’과 같은 게 주된 임무다. 이 부대에는 영국 런던에서 와 이슬람으로 개종한 20~40대 영국 여성들이 다수 편성됐다. 하예르는 “영국 출신 IS 여성대원들이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이었다. 이들은 날카로운 톱니를 가져 사냥덫과 비슷하게 생긴 ‘바이터’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시리아 여성들을 무참하게 고문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IS의 잔혹성을 전세계에 알렸던 2014년 12월 요르단 공군 조종사 고문과 살인 현장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당시 요르단 F-16 전투기 조종사는 락까 근처에서 추락한 뒤 IS에 체포됐고, 이듬해 1월 철창에 갇힌 채 고문당한 뒤 화형됐다. 하예르는 “지금까지도 그 여성들이 전투기 조종사를 괴롭히고 고문한 장면들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잔인한 고문이었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인공위성에서 본 미얀마 로힝야족 마을 참상

    인공위성에서 본 미얀마 로힝야족 마을 참상

    미얀마 정부가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대량학살한 사건이 국제사회의 맹비난을 받는 가운데 하늘에서 내려다본 로힝야족 마을 위성 사진이 공개돼 그 참상을 짐작케 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에 “로힝야족 마을이었던 이 곳은 완전히 궤멸됐다”면서 황폐화한 위성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실제 지난달 25일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사이 벌어진 유혈충돌 이후 로힝야족 민간인들은 무차별 학살되고 마을은 불탔다. 현재까지 27만명의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상황이다. 2600개가 넘는 로힝야족 마을이 완벽하게 불탔다. 뉴욕타임즈 등 서구 언론 보도에 따르면 로힝야족 주민 얄랄 아메드(60)는“미얀마 군인 200명이 와서 마을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튀어나오자 총을 쏘고 칼로 참수했다”고 잔혹했던 참상을 증언했다. 로스 사무총장의 트위터에는 “미얀마 군부를 두둔하는 아웅산 수치의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 “아웅산 수치에게 놀랐고 실망했다. 그녀의 민낯을 보고 말았다”는 등 누리꾼들의 분노가 담긴 댓글이 줄을 이었다. 또한 이와 함께 “로힝야족 사람들에게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한다”, “왜 지금 로힝야족이 학살의 대상이 되는 건가. 왜?”라면서 로힝야족을 응원하는 의견도 달렸다. 국민 절대다수가 불교를 믿는 미얀마에서 무슬림 로힝야족 11만명은 서부 라카인주 등에 모여 살면서 1982년 이후 국적을 갖지 못한 채 학교도 가지 못하며, 일자리도 갖지 못하는 등 공공연한 차별을 받아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커버스토리] ‘귀향’ ‘아이 … 스크린도 주먹 불끈

    [커버스토리] ‘귀향’ ‘아이 … 스크린도 주먹 불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와 ‘아이 캔 스피크’가 나란히 가을 스크린에 걸린다.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지난해 2월 개봉해 관객 368만명을 끌어모은 영화 ‘귀향’의 후속편으로 오는 14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본편에 담지 못했던 위안부의 처절한 참상과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했다. 어린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피해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귀향’은 전 세계 10개국 61개 도시를 순회하며 상영회와 강연회를 열어 세계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피해자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다.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위안부 피해자의 현실과 아픔을 웃음과 감동이 담긴 ‘휴먼 스토리’로 풀어냈다. 지난 6일 시사회에서 나옥분 역을 맡은 배우 나문희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얼마나 지옥 속에서 살았을까 싶었다. 이 영화로 한몫을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위안부를 소재로 했던 영화로는 1995년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을 시작으로 2009년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등이 있다. 또 위안부 피해자의 법정 스토리를 다룬 김희애·김해숙 주연의 ‘허스토리’(감독 민규동)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촬영을 준비하고 있고, ‘군함도’를 만든 외유내강은 위안부 피해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 ‘환향’을 기획하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커버스토리] “할머니 연세 보면 文정부가 마지막 기회… 끝까지 진실 알릴 것”

    [커버스토리] “할머니 연세 보면 文정부가 마지막 기회… 끝까지 진실 알릴 것”

    “할머니들 연세를 생각하면 이번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 기회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안신권(56) 나눔의집 소장은 8일 “할머니들의 건강이 점점 악화돼 향후 5년 내에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실 것 같아 걱정된다”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안 소장은 2001년부터 17년째 나눔의집에서 할머니들 곁을 지켜오며 일본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위해 뛰고 있다. 안 소장은 2004년에 별세한 김순덕 할머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안 소장이 나눔의집에 들어온 뒤 처음으로 세상을 하직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다. 김 할머니는 나눔의집에 사는 할머니들을 이끄는 대장이었다고 한다. 안 소장은 “김 할머니는 해외에 나가서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피해 사실을 증언했고, 그림도 참 잘 그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2001년 일본 역사 교과서 논란이 일었을 때 김 할머니가 ‘일본은 소니처럼 전자제품을 잘 만드는데 왜 교과서는 잘 만들지 못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내가 교과서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던 게 지금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안 소장은 할머니가 한 명씩 돌아가실 때마다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책임감에 짓눌린다고 토로했다. 그는 “할머니들과 함께 싸우는데 할머니들은 돌아가시고 나만 남아 있다”면서 “할머니들이 원하시는 것이 이뤄지지 않으니까 압박감도 크고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아쉬운 점도 내비쳤다. 특히 안 소장은 모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외교부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서 검증하는 배경에 의문을 품고 있다. 안 소장은 “민주적인 절차는 중요하지만 할머니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합의 폐기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소장은 “최근 합리적인 절차만으로는 일본을 설득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1965년 국교정상화 때 대일 청구권은 마무리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할머니들의 사과 요구에 입을 닫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 소장은 ‘평화의 소녀상’이 마지막으로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도 소녀상 문제에서만큼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서다. 안 소장은 “일본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해외에 소녀상을 많이 건립해야 한다”면서 “해외에서는 위안부 문제를 역사 문제가 아닌 순수한 인권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에 보편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기가 한층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소장은 “시간은 흘러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 주기 위해 끝까지 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커버스토리] 저승서도 주먹쥐고 외칠거다 사죄하라

    [커버스토리] 저승서도 주먹쥐고 외칠거다 사죄하라

    “내가 먼저 가려고 했어. 그런데 군자가 10만원이 든 흰 봉투를 주면서 자기가 먼저 가겠다는 거야. 결국 말대로 됐지.”8일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 인근 병원에 신장 치료차 입원한 이옥선(90) 할머니는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김군자 할머니를 떠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할머니는 “형제보다 더 가까이 지냈는데, 이제 얘기할 사람도 없다”면서 “하긴 얘기할 사람이 있다고 해도 이젠 말할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하상숙(89) 할머니의 지난달 28일 별세 소식도 뒤늦게 듣고 굵은 눈물방울을 떨궜다. 이 할머니는 “정신이 없다”고 했지만 75년 전 위안부로 끌려간 그때 그 일만큼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15살 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학교에 가질 못했어. 그러다 결국 1942년에 중국 연변으로 끌려갔어. 일본군이 차를 끌고 다니면서 길에 있는 여성들을 다 태웠었지. 그때부터 3년간 위안부 생활을 했어. 그러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했는데 차마 가족을 다시 만날 자신이 없어서 중국에 눌러앉았어. 2000년 6월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가족들은 모두 죽고 아무도 없었어.” 이 할머니는 자못 담담하게 아픈 기억을 쏟아냈지만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의 가슴에 남은 상처와 분노에는 아직도 굳은살이 생기지 않은 듯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저항은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은 위안부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에 분노해 마이크를 잡고 자신이 당한 피해를 증언했다. 김 할머니의 증언으로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지난달 29일 고 하상숙 할머니의 빈소에서 만난 이용수(89) 할머니는 25년 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위안부 피해자라고 신고하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 할머니는 “1992년 6월 25일에 내가 직접 위안부 피해자라고 신고했다”면서 “다음날 모임에 나갔더니 거기서 수십명의 동료(피해 할머니)들을 만났다”고 회상했다. 이 할머니는 75년 전 기억을 마치 최근에 겪었던 일처럼 끄집어냈다. 이 할머니는 16살이던 1944년 어느 날 한밤중에 ‘밥도 많이 먹게 해 주고 가족들도 잘살게 해 준다’는 말만 듣고 군복을 입은 일본인을 따라 나섰다. 잠들어 있었던 가족들에게 인사도 하지 못했다. 그날 밤 이 할머니와 함께 일본인을 따라 나선 ‘소녀’는 이 할머니의 친구 ‘분순이’를 포함해 모두 5명이었다.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 할머니들에게 위로는커녕 상처만 남겼다. 특히 이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지난해 설립된 여성가족부 산하 재단법인 화해·치유재단을 둘러싼 논란은 지금도 뜨겁다. 할머니들은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와 재단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명예회복, 그것뿐이었다. 이용수 할머니는 “1억원 같은 거 필요 없다.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면서 “일본 국왕이 무릎 꿇고 빨리 사죄해야 한다. 일본 총리가 법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할머니들이 그렇게 26년 동안 일관되게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해 왔지만 일본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할머니들도 하나둘씩 하늘의 별이 돼 가고 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에만 12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일본은 할머니가 모두 돌아가시길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은 우리가 살아 있는데도 저렇게 거짓말을 하는데 우리가 죽고 나면 무슨 소리를 할지 모르지 않느냐”면서 “저승에 가서라도 사죄하게 할 거다. 데모할 거다”고 호소했다. 현재 경기 광주시의 나눔의집에 9명,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 2명의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다. 나머지 생존자 24명은 가족과 함께 살거나 혼자 생활하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신분 노출을 꺼려 하는 할머니 중에는 가족들에게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지내는 할머니들이 많다”면서 “모두 85세가 넘는 고령분들이시고, 아직 당시의 상처를 가족에게 알리기 어려운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오는 20일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난다. 이 할머니는 “소녀상을 한국에 빼곡하게 세우고, 미국에도 세우고, 마지막은 동경 벌판에 세워서 사죄를 받아낼 것”이라면서 “어떻게든 내가 해결해 놓고 가겠다”고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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