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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내 日사죄 못 들은 채… ‘위안부 피해 상징’ 지다

    끝내 日사죄 못 들은 채… ‘위안부 피해 상징’ 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김복동(93)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2명이 28일 별세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 등록된 피해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정의기억연대는 28일 밤 김 할머니가 소천했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지난 12일부터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지냈다. 2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고 수 차례 수술했지만 암이 퍼지면서 건강이 악화했다. 정의기억연대 측은 “장례 절차를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진행하게 되며 발인은 2월 1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문은 29일 오전 11시부터 할 수 있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만 14세 때인 1940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군복 만드는 공장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속아 떠난 길이었다. 이후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의 침략 경로를 따라 끌려다니며 고초를 겪었다. 해방 뒤 2년이 지난 1947년에야 고국으로 돌아왔다. 김 할머니는 1992년부터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공개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김 할머니의 활동 하나하나는 위안부 피해자 투쟁사에 발자취가 됐다. 1993년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피해 사실을 알렸고, 2000년에는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 원고로 참여해 피해 실상을 문서로 증언했다. 2010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의회로부터 용감한 여성상을 받기도 했다. 또, 이듬해 3월에는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일본에서 도후쿠 대지진이 발생하자 피해자 돕기 모금을 제안했고, 직접 기부하기도 했다. 2012~16년에는 유엔인권이사회, 미국, 영국, 독일, 노르웨이, 일본 등 매년 수차례 해외 캠페인을 다니며 전쟁과 전시 성폭력 피해자가 없는 세상을 위해 활동했다. 김 할머니는 특히 매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여해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제대로 된 보상을 요구해왔다. 그는 2012년 나비기금 설립 기자회견에서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입는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너무 잘 알기에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이모 할머니도 별세했다. 이 할머니는 노환으로 건강이 악화돼 몇 달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오전 7시 30분쯤 유명을 달리했다. 유족 측 요청으로 피해 할머니의 신원과 이후 장례 절차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의기억연대는 “할머니는 활동가들을 보면 무척 반가워하고 집에 잘 돌아갔는지 확인 전화를 할 정도로 정이 많으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마이클 잭슨 가족들 “잭슨이 살아있었다면 성추행 혐의 제기하지 못했을 것”

    마이클 잭슨 가족들 “잭슨이 살아있었다면 성추행 혐의 제기하지 못했을 것”

    마이클 잭슨으로부터 어린 시절 성추행을 당했다는 두 남성, 웨이드 롭슨과 제임스 세이프척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리빙 네버랜드’(네버랜드를 떠나며)가 지난 주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한 가운데 잭슨 재단에 이어 잭슨의 가족들이 영화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비난하고 나섰다.잭슨의 가족은 성명서를 통해 “마이클이나 우리 가족은 (사람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언제나 애써 참아왔다”면서 “그게 마이클의 방식이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고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족은 “그러나 이번 공격만큼은 참을 수가 없다. 마이클이 (이곳에 없어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기 때문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혐의는 제기되지조차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잭슨이 2003년 경찰이 네버랜드를 급습해 13세 소년의 성추행 의혹를 제기할 때도 철저히 조사받았다고 말했다. 이때 롭슨도 증인석에 서서 잭슨의 방에서 함께 잔 적은 많았지만 잭슨이 자신을 성추행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한 사람인 제임스 세이프척도 경찰 조사에서 유사한 증언을 한 적이 있다. 2005년 잭슨을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롭슨은 이후 두 차례의 신경쇠약을 겪으면서 상담 치료사에게 숨겨왔던 비밀을 모두 폭로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와 트라우마가 자신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실을 마주하게 했다는 것이다. 롭슨은 2013년 잭슨 재단측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법적조치를 너무 늦게 취했다고 기각했다. 잭슨의 가족은 두 남성을 ‘위증자’라고 규정하며, 이들이 입장을 바꿈으로써 증거가 없는 상황임에도 사람들이 잭슨의 친구들과 가족들이 아닌 두 남성의 거짓말이 사실인 것처럼 믿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감독인 댄 리드는 두 남성의 신뢰성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전했으며 영화 시놉시스에서도 “이제 성인이 된 그들과 가족들과의 고통스러웠던 인터뷰를 통해 지속적인 착취와 속임수를 영상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진실과 증거들은 자신들의 편이라면서 잭슨을 대변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다고 마무리했다. 잭슨은 2009년 프로포폴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기까지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했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co.kr
  • 서울공연예술고, 재학생 외부행사 동원…“성희롱도…”

    서울공연예술고, 재학생 외부행사 동원…“성희롱도…”

    수지, 혜리, 설리 등 유명 아이돌을 다수 배출해 명성을 얻은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가 최근 감사에서 재학생을 부적절한 외부행사에 동원하고 일부 교원을 특혜 채용한 정황이 적발됐다고 JTBC가 28일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서울공연예술고는 최근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18건의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학교에 채용된 교사 4명 가운데 1명은 교장의 자녀, 나머지 3명은 교장 가족의 지인들로 확인돼 특혜 채용이 의심됐다. 또 구로구청으로부터 최근 3년간 받은 1억 1000만원의 보조금을 유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교장은 파면조치를 받았고 교장의 부인인 행정실장은 해임 처분을 받았다.학교 측은 군부대 공연 등 외부행사에 재학생을 강제 동원한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부행사에서 신체 접촉과 성희롱을 겪었거나 목격한 학생이 절반에 달했다고 JTBC는 전했다. 교장이 “다음에는 더 대중적인 걸로 섹시하게 하라”고 학생에게 요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교장은 JTBC와 인터뷰에서 강제적으로 동원하거나 선정적인 공연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미투로 폐쇄됐던 태국 유명 요가 학원..3개월만에 다시 문 열어

    미투로 폐쇄됐던 태국 유명 요가 학원..3개월만에 다시 문 열어

    강습생들의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로 문을 닫았던 세계 최대의 탄트라 요가학원 ‘아가마 요가’ 지도자가 도피를 마치고 돌아와 학원 운영을 재개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14명의 여성이 성희롱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발한 태국의 요가학원 지도자가 다시 돌아와 당초 폐쇄됐던 학원을 다시 운영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학원 측이 수사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태국 팡안섬에서 고대 탄트라 요가를 가르치는 아가마 요가는 지도자 스와미 비베카난타 사라스와티(실명 나르시스 타르카우)의 세심한 가르침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탄트라 요가란 육체를 신이 거주하는 사원 또는 해탈을 위한 신성한 도구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관념적인 명상이 아닌 육체를 통해 해탈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6명의 강습생과 직원들이 아가마 요가가 일종의 ‘섹스 컬트’와도 같은 이면을 지니고 있었다고 언론에 폭로했다. 이들은 아가마 요가에서 지난 15년간 성희롱과 성폭력이 자행됐다면서, 여성혐오적인 강습이 진행되는 가운데 수백 명의 여성들이 스와미와 관계를 맺으면서 세뇌 당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31명의 여성이 아가마 요가의 지속적인 학대에 대해 증언서를 제출하자 요가학교는 내부적으로 합의를 시도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미 문제가 불거질 것을 예감했던 타르카우는 앞서 7월에 팡안섬을 떠났고, 9월 언론에 관련 사안들이 보도되며 학원은 문을 닫았다. 14명의 여성 중 대부분은 영국와 호주, 브라질, 미국, 캐나다 출신이었다. 이 가운데 3명의 피해 여성들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타르카우로부터 ‘영적 치료’라는 핑계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피해 여성들은 그의 사무실에서 개인 상담 등을 받는 동안 성추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타르카우 외에도 최소한 2명의 남성 강사들이 성희롱과 성폭행 혐의가 제기됐었으나 제대로 된 수사를 받지 않은 채 팡안섬을 떠났다. 몇몇 관계자들은 이들이 시설에 오래 머물면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침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가마 요가는 2003년 이후 세계 최대의 탄트릭 요가 학교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하면서 한 해 수천 명의 강습생에게 요가 강사 자격증을 발급해왔다. 태국뿐 아니라 인도와 콜롬비아, 호주에도 분교가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수십만명의 방문객과 수강생들이 이곳을 찾았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53년 만에 다시 나타난 전설 속의 괴물 ‘빅풋’? (영상)

    53년 만에 다시 나타난 전설 속의 괴물 ‘빅풋’? (영상)

    미국 서부 유타주의 한 도시에서 ‘빅풋’을 목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인디애나주 지역방송은 유타주 프로보시에서 ‘빅풋’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스틴 크레이그와 그의 친구들은 프로보 언덕배기에서 수상한 생물체를 발견했다. 함께 있던 주민들은 언덕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검은색 괴생명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오스틴은 이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했다. 빅풋은 미국과 캐나다 록키 산맥 등지에서 목격된다는 전설 속의 미확인 생물체로 사스콰치라고도 불린다. 지난 1964년부터 1970년까지 미국에서 빅풋을 봤다는 사람은 300여명에 달했다. 1924년 캐나다의 한 농부는 빅풋 무리에 납치됐다 탈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빅풋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자 1967년 10월 20일에는 로저 패터슨과 밥 김린이 비교적 선명한 빅풋 촬영 영상을 내놓았다. 이들은 미국 북캘리포니아 블러프크리크강을 따라 달리다 빅풋을 목격했다고 밝혔으며, 촬영한 영상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털로 뒤덮인 빅풋이 찍혀 있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이들이 제작한 영화 홍보를 위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이후 53년 만에 오스틴과 그의 친구들이 빅풋을 봤다는 증언을 내놓으면서 빅풋 실존 여부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오스틴은 자신이 촬영한 영상에 대한 진위 논란이 일자 “사람들 말처럼 빅풋이 아니라 곰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동물은 똑바로 걸었고 사람 둘을 합친 것보다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서 빅풋 목격담이 전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몇 년 전에도 한 중년 여성이 프로보 공항으로 가는 길에 잔디밭에 숨어 있던 빅풋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빅풋의 실존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류유전학연구서 브라이언 사익스 교수는 지난 2012년 제보자들로부터 빅풋의 샘플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믿을만한 30개의 샘플 모두 현존하는 곰, 말, 늑대, 소 등의 DNA였다고 발표했다. 사익스 교수는 연구를 통해 빅풋은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동물이라고 결론지은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스키 타다 뒷사람과 충돌하면 죄가 될까…법원의 판단은

    스키 타다 뒷사람과 충돌하면 죄가 될까…법원의 판단은

    스키를 타다가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사람과 충돌했는데, 이 충돌로 후방에 있던 사람이 언덕을 굴러 크게 다쳤다. 그런데 이 사고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017년 3월 이모(46)씨는 강원 정선군에 있는 스키장에서 스키 강습을 받았다. 이씨는 슬로프 아래에 있는 교육장소로 가기 위해 스키를 타고 다른 수강생들과 함께 이동했다. 이때 이씨가 후방 왼쪽에서 내려오고 있던 A씨를 뒤늦게 발견해 A씨 앞쪽으로 파고들면서 두 사람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언덕을 구른 A씨는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검찰은 이씨가 다른 사람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속도를 줄이고 주위를 살펴야 하는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이씨에게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이씨는 검찰의 처분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A씨가 뒤에서 충격했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 서정희 판사는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방에서 진행하던 이씨가 후방 왼쪽에서 갑자기 나타난 A씨의 주행을 예견하거나 회피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오히려 A씨가 전방에서 주행하던 이씨에게 위험이 되지 않도록 주행의 방법과 속도를 조절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주행하거나 일반적인 스키 주행 경로와 달리 돌발적으로 주행해 A씨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 과정에서 A씨의 진술이 여러 차례 번복된 것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는 이씨가 자신의 신체 부위를 직접 들이받았다고 했다가 법정에서는 ’몸은 직접 부딪히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여기는 중국] 일가족 6명 아파트서 사망…30대 가장은 ‘추락사’

    [여기는 중국] 일가족 6명 아파트서 사망…30대 가장은 ‘추락사’

    중국 산둥성 지난시(济南)에서 일가족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18일 오후 5시경 한 30대 남성이 아파트 6층에서 추락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의 추가 조사 결과 추락사 한 남성의 자택에서는 사망한 시신 5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사망자의 신분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공개된 바가 없다. 다만 추가로 발견된 시신 5구는 각각 70대 노인 2구, 30대 여성 1구, 아동 2구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역 관할 공안국 측은 발견된 시신 5구가 사망한 남성의 가족일 것으로 추측했다. 다만, 일가족 6명이 사망한 이번 사건의 원인과 사망자 신분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시신이 발견된 실내 일부가 불에 그을리는 등 방화를 시도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이웃 주민들은 증언했다. 실제로 30대 남성이 추락사한 당일 해당 공동 주택에 거주하는 이웃들은 소방소에 방화 신고를 한 기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 중국 국영 언론 환구시보 취재에 응한 한 남성은 자신을 사망자 가족의 이웃 주민이라고 소개, “사건 당인 불길이 치솟은 규모가 제법 컸다”면서 “이웃 주민들은 시신이 발견된 문제의 주택 내에서 밖으로 새어 나왔던 불길과 연기 탓에 지역 일대가 정전되는 불편을 겪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곧 추락사한 30대 시신이 발견됐고, 출동한 공안에 의해 불길이 치솟았던 해당 주택 내부에 진입할 수는 없었다”면서 “공안국 측에서 사건의 발생 원인과 주택 내부에서 발견된 시신 5구, 또 같은 날 정전이 일어날 정도로 크게 치솟았던 방화 등에 대해 시원스럽게 밝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의문의 사망 사고가 발생한 해당 지역은 주로 세입자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저소득층 주거 시설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웃 주민들은 당일 사망, 발견된 시신 5구와 추락사한 시신 1구 등이 방화가 발생한 주택 세입자 가족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당일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진 일가족에 대해 또 다른 이웃 주민 백 씨는 “18년 전에 지난시로 이주해 온 가족들이었다”고 회상, “시신으로 발견되기 3시간 전까지도 복도에 나와서 3세, 7세 손자를 돌보던 사망한 노인의 모습이 생생하다”고 했다. 이어 “평소 이들 가족은 이웃들과 자주 왕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자주 마당에 나와서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의 모습을 목격한 것이 있다”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개인 칼럼] 이기흥 회장이 당장 물러나야 하는 세 가지 이유

    [개인 칼럼] 이기흥 회장이 당장 물러나야 하는 세 가지 이유

    <이 기사는 서울신문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의견을 담은 칼럼이라 개인 이메일을 크레딧에 담습니다.> 오죽하면 그가 결코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여덟 가지로 설명하는 기사를 작성할까?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일주일쯤 됐을까 싶은 시점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그가 사퇴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를 촉구하는 기사도 많지 않았다는 불편한 진실을 깨닫는다.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는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이리저리 뒤엉킨 일이 많은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주제넘게도 기자는 부러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이기흥 회장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 자리를 보전해 봐야 식물 회장이다, 아무 것도 못한다,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해 용단을 내려야 한다, 또다른 모자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모자를 쓰며 정치적 개입 운운하며 버티겠지만 사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충분히 협의하면 문제 없는 대목이다, 등등 기자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를 감히 떠벌였다. 문체부 간부는 함정에 걸려들지 않았다. 대체로 여러 얘기를 듣는 편이었고, 다만 선거로 뽑힌 체육회 수장을 몰아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고 토로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이기흥 회장은 정성숙 용인대 교수를 선수촌 부촌장에 내정하는 등 전혀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새 판을 짜기 위해 물러나야 할 그가 인사권을 행사하며 버티는데도 우리 사회는 움쩍도 못하고 있다. 무한 책임이 있는 문체부도 약점이라도 잡힌 듯 굴고 있다. 심석희(22·한국체대)의 용기있는 폭로와 유도 선수 출신 신유용(24)씨의 얼굴을 드러낸 미투 고백 이후에도, 여러 종목에 걸쳐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고 있고 전명규(56) 한국체대 교수가 이기흥 회장의 부끄러운 발언을 증언했는데도 그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아니 체육계의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기자가 이기흥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정리해본다. 선수촌이나 여러 종목 현장에서 벌어진 폭력과 성폭력 문제에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소극적인 이유가 아니라 체육 시스템을 전면 재설계하기 위해서 물러나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이 회장을 비롯한 낡은 인물들이 존재하는 한, 한국체육은 수술과 혁신을 할 수 없어서다. 둘째는 허물어진 공신력과 구멍 난 리더십 때문에 그의 자리보전은 하등의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빙상연맹의 실력자 전명규 교수와 대거리를 하고 그를 어쩌지 못하는 체육회장이 어떻게 현 난국을 수습하고, 엘리트 체육을 관장하고 생활체육과의 통합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겠는가 의문이 재임 기간 내내 따라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견뎌내면 되겠지, 할 일이 아니다. 이번 사안은 잠시 떠들다가 잠잠해질 사안이 결코 아니다. 셋째는 당장은 ‘내가 책임지지 않을 일인데 과다한 덤터기를 쓰는 것 아닌� � 싶겠지만 낡은 젠더 감수성을 지닌 세대의 퇴장을, 정치권과 특정 종교에 줄을 대고 의지했던 체육계 지도자들의 낡은 행태를 끊어내기 위해서도 결단을 내려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사퇴 회견 자리에서 이 점을 명확히 제시하면 내년 체육회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뜻깊은 일을 한 지도자로 두고두고 칭송받을 것이다. 김모, 이모 전 회장 등의 고견이나 영향력을 구하려 하지 않고 젊은 세대를 믿고 떠나도 된다. 일부에서는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성적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느냐, 힘의 공백이 생기면 이를 수습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등등 낡은 레코드판 같은 얘기를 늘어놓을 것이다. 그런 걱정 붙들어매도 된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임병선 씀 aljajira@hanmail.net
  • [열린세상] ‘독한 기자’의 대통령 기자회견 관전기/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열린세상] ‘독한 기자’의 대통령 기자회견 관전기/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때 한 여기자의 질문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은 30년 전 기자 시절 김종필 총재와의 오래된 추억을 나의 뇌리에서 끄집어냈다. 1989년 말 정치부 초년 기자로 신민주공화당을 출입하던 어느 날 김 총재가 예정에 없던 기자 간담회를 하겠다고 기자들을 불러 모았다. 총재실 소파에 김 총재가 앉고 당 간부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모습이 위엄 있게 보였다. 김 총재가 특유의 저음으로 말을 시작했다. “지난 1980년에 전두환 등 신군부에게 철저히 유린당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미 용서했으며 아무런 원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볼 때 지난날을 매듭짓자면 전씨가 아무런 조건 없이 증언에 나서야 합니다.” 당시 5공 청산 마무리 수순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국회 증언을 언급한 것으로, 이는 곧바로 여야 4당의 합의로 실행에 옮겨졌다. 문제는 김 총재의 다음 발언이 나온 이후에 발생했다. “전두환이 빼앗아 간 나의 운정장학재단도 결국은 우리나라 안에 있는 것 아닙니까. 어떤 사람은 소송을 걸어 되돌려 받으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수많은 기자 틈에 있던 내가 곧바로 질문을 던졌다. “1980년 부정축재 환수 조처에 의해 국고로 귀속됐는데, 사업을 하신 적도 없는 분이 무슨 돈으로 재단을 만들었습니까?” 당돌한 질문에 순간 장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 총재가 억양을 높여 대답했다. “협력해 준 사람이 많았어요.” 나도 지지 않고 반문했다. “그렇다면 전두환의 일해재단이나 이순자의 새세대심장재단과 뭐가 다릅니까?” 그 순간 김 총재는 “에이, 그만둡시다”라며 일어서버렸다. 모처럼의 기자 간담회가 나로 인해 난장판이 돼 속된 말로 파투 난 것이다. 이 상황을 그대로 신문에 기사로 썼고, 동료들로부터 ‘독한 기자’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 김 총재의 화난 표정과 당 간부들, 특히 대변인의 당황한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내가 JP 진영(신민주공화당, 3당 합당 뒤 민자당 공화계)에서 ‘블랙리스트 1호’가 됐음은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며칠 뒤 김 총재가 출입 기자들을 부부 동반으로 송년 만찬에 초청했는데, 부인인 박영옥 여사가 “우리 집 양반과 이름도 같은데, 잘 좀 써줘요”라고 했다. “예, 예”라며 건성건성 대답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몇 달쯤 지났을까. 측근 의원이 나에게 “총재님께서 유 기자 참 강직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또 미안한 마음과 함께 ‘JP라는 분이 참으로 대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가 여러 차례 미안한 마음이 들었음에도 당시 기자로서 응당 해야 할 질문을 했다는 생각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기자의 질문이 이번처럼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은 없었다.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다각도로 제시됐으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극과 극의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정치적 차원과 별개로 언론계와 언론학계에서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는 공적인 분야에서 사실에 근거해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다. 질문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 다만 이번에 논란이 된 질문은 내용 면에서 좋은 질문은 아니라고 본다. 먼저 질문 내용을 보자 “…현실 경제가 매우 얼어붙어 있습니다.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 대통령께서 이와 관련해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를 하시고 계셨는데요. 그럼에도 현 정책에 대해서 기조를 안 바꾸겠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나도 정당 대변인으로, 기관장으로 기자 간담회 또는 강연에서 질문을 많이 받아 보았다. 가장 좋지 않은 질문은 정견 발표형 질문이다. 자신의 의견을 길게 말하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는 식이다. 또 좋지 않은 질문은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듯한 강요형 질문이다. 그다음으로 구체성이 결여된 포괄형 질문이다. 논란이 된 질문에는 정견 발표형과 강요형, 포괄형 질문이 혼재돼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기자의 용기는 평가할 만하다. 기자에 대한 인신공격은 삼갈 일이다.
  •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관장이 지시 안 따른다며 1년간 폭행” ‘해고 협박’과 함께 성폭행까지 이어져 경찰 “목격자 없어 기소 어렵다” 판단 해당 관장 “폭행·성폭행 사실 아니다” “범죄 특성상 객관적 증거확보 어려워” 수사기관 접수 성폭행 사건 절반 불기소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의 고발로 체육계에 ‘미투’ 바람이 불어닥친 이후 서울신문은 태권도 사범 A(여)씨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함께 일하던 관장에게 1년간 상습 폭행은 물론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법적으로 다퉈 보려 경찰서를 찾았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 보지도 못했다. 그는 “더이상 태권도를 할 수 없게 되더라도 마지막으로 내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본인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이름 없는 체육인들이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가 겪은 악몽 같은 1년에 대해 들어 봤다. “최근 체육계 미투를 보면서 ‘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유명하지도 않고, 가해자를 처벌할 증거도 없는 사람들이요.” 2016~2017년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던 A씨는 언론의 문을 두드린 이유를 “억울해서”라고 했다. A씨는 지방의 한 태권도장에서 일할 당시 관장 B씨에게 상습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을 시작한 직후인 2016년 12월 가벼운 폭행이 시작됐고 4개월쯤 지나자 손바닥으로 뺨이나 머리를 구타하는 등 강도가 세졌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군대식 말투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A씨는 “관장과 사범 관계는 시합하는 선수와 지도자 관계 못지않게 위계적”이라고 말했다.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관장은 A씨에게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태권도계에 발붙이기 어렵고, 사범 생활도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곧잘 했다고 한다. A씨는 ‘사범 생활이 힘들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지만 폭행 사실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 A씨는 “폭언, 폭행하던 관장이 꾹 참는 나를 보고는 어느 날 성관계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수업이 없는 점심 시간 때 일이었다. A씨는 “성관계를 거절하니 ‘너 여기서 나가고 싶냐’며 뺨을 때렸다”면서 “더이상 저항하지 못하자 강제로 성관계했고, 이후 2차례 더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7년 8월 도장을 그만뒀다. 이후 A씨의 삶은 황폐해졌다. 길거리에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나 노란 차(태권도장 버스)만 봐도 손이 떨렸다.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도 받았다. 변호사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사건을 회상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A씨는 2017년 9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가 상습 폭행과 성폭행 등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해 5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사건을 다시 살펴봐 달라”며 항고와 재정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도장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A씨가 폭행이나 성폭행 이후 남긴 SNS나 문자메시지 기록도 없었다”며 “참고인 조사에서도 ‘그랬다고 하더라’는 증언만 일부 있고, 직접 목격한 사람이나 추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허위 주장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지만, 수사의 단초가 될 만한 증거가 없어 기소 의견을 내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A씨가 일했던 도장에 아이들을 보냈던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관장이 사범을 사무실 안으로 데려가 가끔 때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사정이 안타까워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관장 B씨는 A씨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폭행과 성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공개된 공간인 도장 안에서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겠나”라며 “제가 잘못한 것이 있었으면 경찰 수사에서 이미 밝혀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금이라도 ‘증언하겠다’는 목격자 나타났으면…”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기관에 접수돼 처리된 성폭력 범죄 3만 78건 가운데 재판에 넘겨진 경우는 48%(1만 4404건)에 그친다. 전체 사건 중 절반 가까이가 법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예강의 안주영 변호사는 “성폭력 사건은 범죄 특성상 증거 확보가 어려워 불기소되는 경우가 있다”며 “CCTV와 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면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씨도 참고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증언 확보에 실패했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혼자서 증거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증거 없이 경찰에 신고하고 조사받다가 불기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폭행 이후에는 기억이 조각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경찰 조사 등에서 피해자가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게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지금이라도 체육관 내 폭행을 본 목격자 중 누군가 ‘증언하겠다’며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약자에 강했던 ‘사법 엘리트’… 입법 로비·재판 거래로 무너졌다

    약자에 강했던 ‘사법 엘리트’… 입법 로비·재판 거래로 무너졌다

    “너무 완벽한 게 흠” “체제에 순응적 성향” 법원행정처 경력만 8년… 승진 코스 개척 청문회때 “권력분립, 민주주의 징표” 언행 불일치가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져 유신시절 ‘긴급조치 유죄 판결’로 논란 여성단체 “인권 감수성·약자 이해 부족” 71번째 생일 앞두고 수감자 신세로 전락“너무 완벽한 게 흠이라면 흠이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24일 구속 수감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1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다. ‘엘리트 판사’로 이름을 날렸던 양 전 대법원장은 부정적 평가를 한 증인에 대해 몹시 불쾌했을 것이다. 인사청문회 직전에도 그는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을 대기실로 모아 놓고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트레킹하면서 겪은 무용담을 풀어놓았다고 한다. 증인들이 모두 자신을 긍정적으로 증언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런 그가 2017년 9월 퇴임사에서도 밝혔듯이 ‘뜻하지 않게´ 맡은 대법원장직 때문에 스스로를 무너뜨렸다. 1월 26일생인 그는 결국 71번째 생일을 이틀 앞두고 사법부 1인자에서 구치소에 갇히는 신세로 전락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97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법무관을 거쳐 1975년 판사가 됐다. 사법연수원 수료생 중 최고만 갈 수 있다는 서울민사지방법원에 당당히 입성한 그는 2005년 대법관에 임명되기까지 30년 동안 사법부 내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동료 판사들이 서울과 지방을 오갈 때,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과 법원행정처에서 번갈아 근무하며 대법관으로 가는 승진 코스를 개척했다. 법원행정처에서의 경력만 8년이다. 대법원도 2005년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을 대법관으로 추천한 이유로 재판 실무와 사법 행정에 탁월하다는 점을 높이 샀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에 처음 불려 갈 때도 “안 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을 정도로 행정보다는 재판을 더 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재판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1999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초대 수석부장판사 때다. 당시 외환위기 여파로 도산 직전에 몰린 기업들이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 짓는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나름의 절차와 기준을 가지고 부실 기업들을 회생시켰다. 2001년 서울지법 북부지원장(현 서울북부지법원장) 시절, 그는 “남성 우선 호주 승계 등을 규정한 민법 조항이 남녀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보수적인 법조계에서 소신 판결을 했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이듬해인 2002년 양 전 대법원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으로부터 ‘여성권익 디딤돌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9년 뒤인 2011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양승태를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법부 독립 수호나 사법개혁 실천에 대한 의지가 의심스럽고, 대법원장으로서 갖춰야 할 인권 감수성과 사회적 소수자, 약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2003년 4차 사법파동 때 법원행정처 차장으로서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번복한 것도 문제 삼았다. 또 1970년대 유신 시절 긴급조치 사건에 배석 판사로 참여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도 논란이 됐다. 이런 우려에도 국회 청문회를 무사 통과한 양 전 대법원장은 본격적으로 상고법원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행정처를 활용한 의회 로비,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 등 각종 불법 행위 등이 자행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글을 올린 판사에 대해 사찰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이 그토록 강조했던 재판의 독립과 법관의 독립은 말뿐이었던 것일까. 그는 2011년 청문회 당시 이런 얘기를 했다.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법언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권력분립의 원칙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기본적 징표라고 확신한다. 특히 사법의 독립 없이는 민주주의가 이뤄질 수 없다는 데에 신앙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말과 행동의 불일치가 불러온 비극은 개인의 몰락을 넘어 국가적 불행이 됐다. 제왕적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 보수화와 관료화로 인한 폐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긴급조치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했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체제 순응적인지 알 수 있다”면서 “엘리트 법관으로서 사법부를 관료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교수와 잤대” 간호학과 동기 모함 20대 벌금형

    “교수와 잤대” 간호학과 동기 모함 20대 벌금형

    대학 간호학과 동기와 담당교수가 부적절한 사이라며 허위 사실을 퍼뜨린 2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단독 황여진 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9~11월 충북의 모 대학 간호학과 전공 강의실에서 동기들에게 “B씨가 교수와 잤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2014년 동기들이 모인 자리에서 “B씨가 교수와 성관계를 하고 불륜 관계이기 때문에 시험점수를 잘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알린 혐의도 받았다. A씨와 B씨는 사건 발생 당시 해당 대학 간호학과 동기였다. 황 판사는 “피고인은 소문을 낸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피해자와 같은 과 동기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말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공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교도관이 플로리다 은행서 총기 난사…5명 사망

    교도관이 플로리다 은행서 총기 난사…5명 사망

    교도소에서 근무하던 신입교도관이 미국 플로리다의 은행에서 총기를 난사해 최소 5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낮 12시 30분쯤 20대 청년이 플로리다주 세브링의 선트러스트 은행에 들어와 사람들에게 무차별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 세브링은 플로리다주 올랜도 남쪽에서 152km 떨어진 곳이다. 출동한 경찰 특수기동대(SWAT)에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자펀 제이버(21)로 확인됐다. 제이버는 범행 후 직접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은행에서 총을 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버는 플로리다의 한 교도소에서 지난해 11월 초부터 지난 9일까지 약 두 달간 수습 교도관으로 근무했다. 별도로 징계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행정상 기록과 이웃의 증언을 종합하면 제이버는 지난해 가을 인디애나주 플리머스에서 세브링으로 어머니와 함께 이사해 조립식 주택에 살았다. 경찰 측은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우리 지역의 비극적인 날”이라며 “분별없는 범행을 저지르는 비상식적인 사람의 손에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희생자들의 신원과 사망자 외 추가로 부상자가 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제이버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딸이 먼저 나를 유혹한 것” 실화탐사대, 괴물남편 실체 사연 전해

    “딸이 먼저 나를 유혹한 것” 실화탐사대, 괴물남편 실체 사연 전해

    지난 24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가족들을 공포로 몰고 간 폭력 남편의 실체와 홀로그램과 결혼한 일본인 남성 사연이 소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먼저 두 얼굴을 지닌 악마 같은 남편의 실체가 공개됐다. 집에서는 망치, 허리띠, 소주병 등으로 폭력을 휘두르지만, 밖에서는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었다는 남자. 아내와 자녀의 잔혹한 증언에 MC들은 듣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며 격분했다. 25년 가정폭력을 참아왔다는 아내는 첫째 딸에게 성폭력을 시도한 남편의 행태에 분노해 그의 실체를 폭로하기로 했다. 입장을 듣기 위해 남편을 직접 만난 제작진은 “폭력은 과거 일이며 이제 다른 사람이 됐다”, “딸이 먼저 나를 유혹한 것”이라는 뻔뻔한 태도에 죄의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 가상 아이돌 캐릭터 ‘하츠네 미쿠’와 결혼한 곤도 아키히코씨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MC들은 그의 낯선 장면에 당황해 했지만, 곧 스튜디오에 등장한 신부 ‘미쿠’를 극진히 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캐릭터 아내와의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곤도씨의 진심에 그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남자친구’ 송혜교-박보검, ‘맴찢’ 이별 “또 다시 성에 갇혀”

    ‘남자친구’ 송혜교-박보검, ‘맴찢’ 이별 “또 다시 성에 갇혀”

    종영을 하루 앞둔 ‘남자친구’가 안방극장을 제대로 울렸다. 송혜교-박보검의 애틋한 로맨스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명중시켰다. 두 사람이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마지막 결말에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이처럼 마지막까지 애틋한 로맨스를 그려낸 ‘남자친구’ 15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8.0%, 최고 9.3%를 기록하며, 케이블-종편 포함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23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극본 유영아, 연출 박신우,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 15회에서는 수현(송혜교 분)이 진혁(박보검 분)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모습이 그려져 가슴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이날 수현은 끝내 진혁에게 이별을 고했다.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하는 수현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수현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진혁은 갑작스러운 이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진혁은 수현부 차종현(문성근 분)과의 약속을 떠올리며 “내가 당신 곁에서 당신 지켜야 해. 그러기로 약속 했으니까”라며 수현을 붙잡았다. 그러나 이미 진혁을 위해 마음을 굳게 먹은 수현은 그의 손을 놓아 보는 이들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진혁은 수현과 진혁모(백지원 분)가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돼 흔들리는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수현은 “어머니께서 귤청을 담아 주셨어요. 너무 소박하고 예뻐. 돈으로 살 수 없는 그런 거야. 그런 걸 어떻게 깨뜨려”라며 평범한 진혁의 삶을 위해 또 다시 모든 아픔을 홀로 감내하려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배가시켰다. 이에 진혁은 이선생(길혜연 분)을 만나 “저는 제가 그 사람(수현) 높고 깊은 성에서 데리고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사람 말을 들어보니까 그 사람 내 곁에서 또 다시 성에 갇혀 있더라고요. 죄책감이라는 성”이라며 수현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 과연 두 사람이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높였다. 이후 두 사람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매사 수현의 곁을 지키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던 진혁은 수현과의 이별에 거리에 주저 앉아 오열해 보는 이들까지 눈물 짓게 만들었다. 더욱이 수현은 동화호텔 쿠바 지점의 완공을 위해 한국을 떠날 것을 결심했고, 이를 전해 들은 진혁은 수현을 위해 사직서를 작성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폭발시켰다. 그러나 엔딩에서 진혁이 수현을 향한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을 깨닫고 심경의 변화를 보여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사직서를 쓰던 진혁은 수현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고, 이후 이별에 슬퍼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사뭇 달라진 표정으로 수현의 곁을 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이때 수현과 진혁이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했을 때마다 흘러 나왔던 캐논 변주곡이 배경 음악으로 깔려, 이 같은 전조가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를 예고하는 것은 아닌지 기대를 자아내게 했다. 이에 수현과의 이별을 받아들이려던 진혁이 어떤 결심을 하게 된 것인지, 나아가 진혁이 수현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또한 수현은 자신을 옥죄던 죄책감에서 벗어나 진혁과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지 오늘(24일) 종영하는 ‘남자친구’ 마지막 회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한편, 수현 가족과 태경그룹 사이의 질긴 악연이 종결될 것이 암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종현은 국회의원 재선 때 모 기업으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양심 고백을 했고, 이로 인해 김회장(차화연 분)이 궁지에 올릴 것이 예상됐다. 더욱이 언론에서는 김회장의 검찰 소환 가능성을 예측하는가 하면, 차종현은 수현모(남기애 분)에게 태경그룹의 비리에 대한 증언을 부탁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시에 수현은 수현모를 찾아가 “엄마고, 딸이잖아”라는 진심 어린 말을 전했고, 이에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수현모의 모습이 그려진 바. 수현모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도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남자친구’는 수현과 진혁의 안타까운 로맨스로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특히 헤어진 후 서로 다른 장소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송혜교-박보검의 애절한 모습은 시청자의 심장을 쉴새 없이 조이며 눈물샘을 터트렸다. 송혜교-박보검이 왜 대체불가 ‘멜로 장인’인지 다시 한번 입증한 한 회였다. 이에 방송 이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드라마 이별씬 보고 내가 이별한 것처럼 아픈 건 처음 너무 슬펐다”, “대사가 참 시적이고 아름답다”, “송혜교 역시 명불허전”, “한 시간 내내 울었음. 송혜교-박보검 연기 대박”, “수현이 아버지 너무 멋졌다. 양심선언으로 자식을 지키는 정지인 아버지”, “오늘 레전드”, “이제 종영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너무 슬퍼” 등 호평이 쏟아졌다. tvN ‘남자친구’는 한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수현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 진혁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설레는 감성멜로 드라마. 오늘(24일) 밤 9시 30분에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안태근 유죄 선고, ‘미투’ 넘어 ‘위드유’로 연대해야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어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안 전 국장은 2010년 서 검사를 성추행한 뒤 2015년에는 서 검사가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전보되는 과정에 부당 개입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추행했다는 것을 알았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서 검사를 통영지청에 배치한 것은 형평성을 기하려는 인사제도를 실질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 검사가 지난해 1월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성희롱 피해 사실을 올린 지 약 1년 만에 사법부가 ‘위드유’(with you)라는 연대감을 표시한 셈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은 우리나라에서는 서 검사의 증언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진행됐다. 정치·사회·문화·종교·체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숨죽이고 있던 여성 피해자들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의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극심하면서도 보편적이라는 방증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권력형 성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완비하는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미투 관련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 20대 국회에 제출된 미투 관련 법안은 총 227개이지만, 본회의 통과는 11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데이트폭력 등 피해자에 대한 정부 지원 근거를 담은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안이 처리됐지만,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많다. 또 미투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참에 형사법의 사실적시 명예훼손 처벌 조항 삭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왜곡된 가부장 문화를 개선해 양성평등적 사회로 탈바꿈하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미투가 필요했어?’라고 말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서 검사의 바람을 현실화하는 건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다.
  • [박건승 칼럼] ‘전두환 골프’ 실종 사건

    [박건승 칼럼] ‘전두환 골프’ 실종 사건

    골프는 ‘멘탈게임’이라고 한다. 그만치 심리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골프는 90% 심리 게임이다’라거나 ‘골프는 과학이다´와 같은 책이 인기를 모으고, ‘마인드 골프´나 ‘골프 심리´란 용어가 자연스럽게 회자하는 것을 보면 골프는 정신력이 강하게 지배하는 운동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서울대병원이 제공하는 ‘의학정보´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는 기억력 쇠퇴 말고도 전형적으로 인지기능 장애와 시공간 파악 능력 저하, 운동력 장애, 판단력 저하 증세를 보인다. 중증 알츠하이머와 골프는 양립할 수 없는 관계란 얘기다. ‘손혜원 투기 의혹’에 묻혀 묵과한 것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른바 ‘알츠하이머 골프’ 사건이다. 2013년 이후 6년째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는 전씨가 광주 재판을 앞두고 지난해 두 차례(8월, 12월) 부인 이순자씨 등과 골프를 쳤다는 것이다. 전씨 측근도 부인하지 않은 데다 골프장 종사원들의 다양한 증언을 토대로 운동한 날짜까지 확인된 사안이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해서 골프를 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런데 2~3분 전의 일도 기억하지 못해 하루에 열 차례씩 양치질을 한다는 사람이 멀쩡히 필드에 나가 골프를 쳤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골프 스코어를 손수 계산할 정도로 정신 상태가 아주 양호하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세계 의학계에 기적의 사례로 보고해야 할 일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전씨는 2년여 전에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재판에 회부돼 있는 상황이다. 광주지법은 2017년 8월 27일 첫 재판을 열었으나 그는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불출석했으며 지난 7일에도 독감과 고열 등을 내세워 나오지 않았다. 물론 운동 삼아 골프를 칠 수는 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증세가 워낙 심해 재판에도 못 나갔다는 사람이 멀쩡한 정신으로 라운딩했다는 사실 앞에선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부질없는 소리지만 김영삼 정권이 좀더 사려가 깊었더라면 1997년 12월에 전씨를 사면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풀어 주더라도 구속집행정지 조처를 택했더라면 전씨가 이처럼 함부로 국민을 기만하거나 사법체계를 비웃지는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지금까지도 광주 시민에게 제대로 사죄한 적이 없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진실성을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다음 광주 재판은 3월 11일 열린다. 그때 가서 또 무슨 핑계를 댈지 알 수 없지만, 3월 재판은 역사가 전씨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괴이한 일들이 잇따르는 것은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유일하게 ‘전씨 골프’에 대해 논평 한 줄 내지 않았다. 아무리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은근슬쩍 전씨를 비호하는 듯한 냄새를 풍겨서는 곤란하다. 이 당은 ‘알츠하이머 골프’ 사건 직전에는 보란 듯이 극우적 성향의 인사를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했다. 그 가운데는 “계엄군은 시위대를 조준 사격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시위대가 군경을 위협했다”고 언죽번죽 말하는 사람도 있고 “5·18은 시민들이 선동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오죽했으면 “진상조사위원에 ‘조사 대상´을 추천했다”는 말이 나올까. 이들이 왜곡되거나 은폐된 5·18의 진실을 균형되고 객관적으로 규명해 국민 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들이라는 제1 야당의 평가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부와 여당에도 책임이 없진 않다. 반역사적인 일들이 공공연히 펼쳐지고 있는데도 그때마다 논평 하나 달랑 내놓고 할 일 다했다는 식의 안일함과 무기력증을 보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전씨가 한국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았다’는 부인 이순자씨의 코미디 같은 말을 듣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다. 많은 사람은 이런 것에 분노하고 절망한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젊은층의 결속력이 크게 약화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과거 청산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기 때문이란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유모차 부대나 젊은이들이 광장에 뛰쳐나와 소리 높여 외친 것은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인 찌꺼기를 걷어 내자는 요구였다. 누가 뭐래도 촛불정신은 이 시대에서 가장 소중하고 의미 있는 가치다. 역사가 전씨의 ‘놀이터’가 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겠다.
  • 삼성반도체 백혈병·세월호… 무대에서 달래는 ‘우리 시대의 아픔’

    삼성반도체 백혈병·세월호… 무대에서 달래는 ‘우리 시대의 아픔’

    ‘7번 국도’ ‘명왕성에서’ 이슈 다뤄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과 세월호 사건 등 우리 사회가 겪었던 대규모 사회적 참사들을 소재로 한 연극들이 무대에 오른다. 남산예술센터는 동 시대 이슈를 담은 2019년 새 시즌 프로그램 6편을 23일 소개했다. 지난해 시즌 프로그램이었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의 재연 무대를 비롯해 새로운 작품들이 올 한 해 관객을 만난다. 주요 시즌 프로그램은 4월 17~28일 공연하는 ‘7번 국도’를 비롯해 ▲명왕성에서 ▲묵적지수 ▲드라마/센타(가제) ▲휴먼 푸가 등이다. ‘7번 국도’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을 다룬다. 지난해 낭독공연을 통해 먼저 관객들을 만난 작품으로, 연출가 구자혜의 손을 통해 장막극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명왕성에서’는 올해 5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를 다시 연극 무대에 올린다. 당시 실제 증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으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진혼’의 의미를 담았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휴먼 푸가’는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음악적 형식으로 풀어 낸 작품이다. 연극과 미술의 경계를 뛰어넘는 실험적 연출이 기대된다. ‘드라마/센타’는 남산예술센터의 공공성 훼손 문제를 직접 다룬다. 학교법인 동랑예술원(서울예대) 소유의 남산예술센터는 현재 서울시가 임차해 2020년까지 계약된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동랑예술원이 임대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하면서 극장의 소유권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장강명 소설 원작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선정,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수상 등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올해 다시 관객을 찾는다. 이 밖에 ‘중국 희곡 낭독공연’, 공모프로그램인 ‘서치라이트’ 등도 예정돼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의대생 절반은 폭언 경험… “찍히면 실습 못 해” 묵인

    학생들 “제3자로 구성된 인권센터 필요” “교내 댄스 동아리에선 선배에게 성행위 유사 동작에 가까운 야한 춤과 선정적인 의상을 강요받았어요.”- 의과대학 학생 A씨. 의과대학 학생들도 언어·신체적 폭력은 물론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발언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대부분 선배나 교수 등으로 피해자들은 진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때문에 피해 사실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3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1763명을 대상으로 한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의대생 10명 중 5명(49.5%)은 언어폭력을, 16%는 단체기합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60%는 회식 참석을 강요당했고 전체의 47%는 음주까지 강요당했다고 증언했다. 학생 B씨는 “밉보인 후배는 선배들에게 계속 술을 강요당한다”면서 “‘찍힌 학번’은 한 명당 1시간에 7병을 마시게 해 일부는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차별적 발언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 여학생은 “실습 때 ‘여자는 군대 안 가니까 투표권이 없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발언을 흔히 한다”면서 “특정과는 여자는 임신하니까 안 된다며 겨우 몇 년에 한 명씩 여자를 뽑는다”고 증언했다. 조사 결과 여학생의 72.8%는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고 성희롱적 발언을 들은 여학생도 전체의 18.3%에 달했다. 하지만, 피해 학생들은 진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D씨는 “실습 나가면 교수도 선배이고 레지던트도 다 선배인데, 레지던트가 교수한테 ‘쟤는 이상한 애’라고 하면 실습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털어놨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문제 해결법 중 하나로 의대를 별도로 관리·전담하는 인권센터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특히 대다수 학생들은 “대학 측에선 사건을 감추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제3자로 구성된 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너 하나 인생 망치게 하는 건 일도 아냐” 의대생도 폭력·성희롱 다반사

    “너 하나 인생 망치게 하는 건 일도 아냐” 의대생도 폭력·성희롱 다반사

    인권위, 전국 40개 의대 1763명 심층 실태 조사신체·정신적 폭력 빈번···1시간 술 7병 먹다 응급실“인기 많은 그 과는 여자 안뽑아” 성차별 성희롱도폐쇄적인 의료계 조직 구조가 인권 침해 양산 원인 “1살 많은 의과대학 선배는 ‘선배란 존재는 너를 도와줄 수는 없어도 너 하나 인생 망치게 하기 쉽다’는 말까지 했어요. 선배로서 본인이 하는 행동들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말이었죠”(의과대생 A씨 심층 인터뷰 중)의과대학 학생들도 언어·신체적 폭력은 물론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발언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대부분 선배나 교수 등으로 피해자들은 진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 때문에 피해 사실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3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 1763명을 대상으로 한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의대생들 10명 중 5명(49.5%)는 언어폭력을, 16%는 단체기합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60%는 회식 참석을 강요당했고 전체의 47%는 음주까지 강요당했다고 증언했다. 음주 강요를 당한 적 있는 학생 B씨는 심층인터뷰에서 “밉보인 후배는 선배들에게 계속 술을 강요당한다”면서 “일명 ‘찍힌 학번’은 한명당 7병 꼴로 1시간 이내에 술을 마시게 해 일부는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차별적 발언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심층인터뷰에 임한 한 여학생은 “실습 때 ‘여자는 군대 안 가니까 투표권이 없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발언을 흔히 한다”면서 “특정과는 여자는 임신하니까 안 된다며 겨우 몇 년에 한 명씩 여자를 뽑는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실습 때 만난 전공의 교수가 ‘어떤 과가 인기가 많지만 거기는 뽑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 그 과는 젊은 남자만 뽑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조사 결과 여학생의 72.8%는 이러한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고 18.3%는 신체적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생 C씨는 “교내 댄스 동아리에선 야한 춤을 선배가 강요했다. 성행위 유사 동작을 해야 했고 선정적인 의상을 강요했다”면서 “심적으로 고통스러웠고 수치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피해 학생들은 향후 자신의 진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가장 큰 문제로 의료계의 폐쇄성을 꼽았다. 졸업 후 선배들이 있는 병원에서 수련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학생 C씨는 “실습 나가면 교수도 선배고 레지던트도 다 선배인데, 레지던트가 교수한테 ‘쟤는 이상한 애’라고 하면 실습이 어떻게 되겠나”라면서 “(그런게) 다 무서운 것”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의과대학의 경우 특정 동아리가 병원의 특정과를 장악해 교수와 레지던트는 물론 해당 동아리 학생까지 연결된 견고한 구조를 갖춰 인권 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실태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문제 해결법 중 하나로 의대를 별도로 관리·전담하는 인권센터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특히 대다수 학생들은 “대학 측에선 사건을 감추기 급급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제3자로 구성된 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의과대학 및 병원에서 일어나는 비인권적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시행하라고 각 대학에 권고했다. 또 의료법과 전공의법을 개정해 병원 실습 중인 의대생 등의 인권 보호 사항을 추가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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