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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앙숙’ CNN의 반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숱하게 대립각을 세워 온 CNN이 5일(현지시간) 트럼프 진영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과 관련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조사한 증인들의 진술 등 조사기록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CNN은 미 연방수사국(FBI)을 상대로 뮬러 특검팀이 조사한 증인 500여명의 증언과 관련한 사건 파일과 기타 문서들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지난 4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냈다. 특검 증인들의 진술을 정리한 메모는 뮬러 보고서의 근간을 이루며 이번 소송은 정부 기록물 열람을 허용하는 정보자유법에 따른 기록 공개 요구를 FBI가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고문, 릭 게이츠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부본부장 등 수사 당시 핵심 협력자들의 증언 기록이 포함된다. 특검은 보고서의 많은 사실을 기술하면서 이들 기록을 인용했지만 이 가운데 일부만 공개됐다. 미 하원 법사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33명에 관한 특검 조사기록에 대해 접근을 허용해 달라고 백악관과 법무부에 요청했지만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백악관은 행정특권을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윤지오, 1000만원대 후원금 반환 집단소송당할 듯

    윤지오, 1000만원대 후원금 반환 집단소송당할 듯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나섰던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32)씨의 후원자들이 윤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씨 후원자들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 로앤어스는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한 후원자는 370명 이상으로, 반환을 요구할 후원금은 총 1000만 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지난 3월 ‘윤지오 씨의 신변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글을 올린 작성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지오는 증언자들을 보호한다며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만들었다. 경호비 명목 등으로 후원금은 1억5000만원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지오는 책 집필 관계로 연락하던 김수민 작가 등에 의해 증언의 신빙성 논란에 휩싸이고, 이를 해명하지 않은 채 캐나다로 출국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윤씨는 이밖에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당하고, 사기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신채호 후손 “옛 삼청동 집터 돌려달라”

    독립운동가이자 사학자인 단재 신채호 선생의 후손들이 단재의 옛 삼청동 집터 소유권을 돌려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단재의 며느리인 이덕남 여사와 자녀 2명은 삼청동 집터의 현 소유자인 불교재단 선학원과 국가를 상대로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제기했다. 후손들이 주장하는 집터의 주소지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2-1과 2-2로, 단재가 1910년 중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으로 추정된다. 단재는 망명 직전인 1910년 4월 19일 대한매일신보에 “본인 소유 초가 6칸의 문권(집문서)을 알지 못하는 가운데 분실했기에 광고하니 휴지로 처리하시오”라는 내용과 함께 ‘경 북서(京 北暑) 삼청동 2통 4호, 신채호 백’이라고 주소를 적은 기사를 실었다. 후손들은 이 기사와 관련 문헌, 인근 거주민 증언 등을 근거로 제출했다. 이 주소는 1912년 국유지로 기록됐다가 단재가 순국한 지 2년 뒤인 1939년 한 일본인 앞으로 소유권 보존 등기가 이뤄졌고, 몇 차례 소유권이 바뀌어 현재 선학원이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후손들은 1939년 당시 일본인이 유효하게 국가로부터 소유권을 얻었다고 보기 어려워 현재의 등기도 말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소유권을 돌려받기 어려우면 국가로부터 손해를 배상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소장에 담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해투4’ 이승윤 “강현석 매니저, 신발 판매원이었다”

    ‘해투4’ 이승윤 “강현석 매니저, 신발 판매원이었다”

    ‘해투4’에서 이승윤이 강현석 매니저와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한다. 유쾌하고 찰진 토크로 목요일 밤을 책임지고 있는 KBS 2TV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의 오는 6일 방송은 ‘개콘투게더’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는 개그계의 어벤저스 정종철-이승윤-김준현-김원효-오나미-김승혜가 출연해 안방에 꿀잼 핵폭탄을 투하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이승윤은 연예인급 외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강현석 매니저와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승윤은 “강현석과 나는 신발 판매점의 직원과 단골 사이였다”며 강현석 매니저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어 “내가 집에 있는 신발과 똑 같은 신발을 사고 있더라. 강현석의 뛰어난 영업력에 반해 매니저 일을 부탁했다”며 웃픈(?) 인연을 밝혔다. 더욱이 이승윤은 “강현석을 만난 건 내 인생에 행운”이라며 매니저를 향한 무한 애정을 뿜어냈다고 해, 이승윤과 강현석 매니저와의 인연 풀스토리에 궁금증이 높아진다. 오나미 또한 강현석 매니저를 향한 증언을 이어가 귀를 쫑긋하게 했다. 오나미는 “강현석 매니저가 근무했던 신발 판매점에 단골 개그우먼들이 많았다. 강현석 매니저는 인기 직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나미는 이승윤도 몰랐던 강현석 매니저와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고 해 관심이 쏠린다.이 밖에도 이승윤은 ‘고구마 토커’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갈고 닦은 토크 실력을 드러내며 웃음 타율 100%를 기록했다는 후문. 이에 스튜디오 한편에서 이승윤을 지켜보던 강현석 매니저조차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고 전해져 이승윤의 토크 맹활약에 기대감이 수직 상승한다.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하는 마법 같은 목요일 밤 KBS 2TV ‘해투4’는 오는 6일 목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준 사람만 있고 받은 사람 없는 ‘MB 당선축하금’

    檢, 과거사위 권고로 9년 만에 재수사 “신한금융지주 직원들 수령자 기억 못 해” 신상훈 등 3명 위증 혐의만 재판에 넘겨 2008년 신한금융지주 측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넸다는 이른바 ‘남산 3억원 사건’의 실체가 결국 미궁으로 빠졌다. 지난해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수사 권고를 받고 재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끝내 3억원을 수령한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 누구인지 특정하지 못했다. 대신 검찰은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비서실장을 비롯한 실무 직원 3명 등 모두 5명을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노만석)는 4일 ‘남산 3억원 사건’ 관련 과거사위 권고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검찰은 2008년 2월 이백순 당시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의 지시를 받은 직원들이 현금 3억원이 담긴 가방 3개를 남산 자유센터주차장에서 성명불상의 남성이 운전한 차량의 트렁크에 실어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수령자가 누구인지, 건네진 돈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앞서 과거사위는 불법 정치자금 또는 뇌물로 의심되는 3억원이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통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2010년 검찰 1차 수사 당시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등 심각한 수사 미진이 있었다고 봤다. 2013년 시민단체 고발로 이뤄진 2차 수사 역시 무혐의 처분으로 끝났다. 이번 수사에서도 추가 증거 자료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돈을 건넨 직원들이 인상착의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과거사위는 신한은행 경영권 다툼 관련 재판에서 ‘남산 3억원’ 관련 조직적 위증 정황이 있었다며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10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권고했으나 검찰은 라 전 회장 등 8명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특히 라 전 회장은 3억원을 직접 조성하고 전달을 지시한 인물로 지목받았으나, 과거 재판에서 “아는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 다만 검찰은 신 전 사장이 ‘남산 3억원’을 보전하기 위해 고 이희건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증액을 지시했음에도 재판에서 “사후 보고받았다”고 허위 증언한 점을 새로 확인하고 신 전 사장 등 3명을 재판에 넘겼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씨줄날줄] 치과주치의/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치과주치의/이두걸 논설위원

    몇 년 전 나온 남북 첩보물 영화 중 한 장면이다. 총격전으로 사망자가 생겼지만, 남과 북 어느 쪽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신분증을 몸에 지니지 않고 있다. 이때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망자의 치아를 체크하는 것이다. 치아 관리 여건이 열악한 북한에서는 제대로 치과 치료를 받은 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영 허구는 아닌 모양이다. 북한에서는 충치가 심해지면 신경치료를 받는 대신 그냥 뽑는 경우가 많고, 이런 이유로 청년들조차 어금니가 서너 개씩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증언이 숱하게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더이상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들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치아 건강 면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보건복지부가 어제 발표한 ‘2018년 아동 구강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2세 아동 중 56.4%가 충치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치 경험 영구치아 수는 1.84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인 1.2개보다 크게 높았다. 미국(0.4개)이나 일본(0.8개)의 두 배 이상이었다. 3.30개였던 2000년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가 주춤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아동의 치아건강이 가정의 소득수준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이다. 경제 상태를 ‘하’라고 답한 아이들이 최근 1년 사이에 치과 진료를 받은 비율은 62.8%로 경제 상태가 ‘상’인 아이들(73.8%)보다 11.0% 포인트나 낮았다. 반대로 치과 치료가 필요한데도 진료를 받지 못한 비율은 ‘하’ 응답자가 25.3%로 ‘상’ 응답자(12.4%)의 두 배 이상이었다. 그 결과 ‘하’ 아이들의 1인당 평균 충치 경험 영구치아 수는 2.04개로 ‘상’(1.75개) 아이들보다 0.29개 많았다. 1일 2회 이상 간식을 먹는 비율과 탄산음료를 마시는 비율 등도 경제 수준이 낮을수록 높았다. 치아건강 면에서도 ‘가난의 대물림’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구강질환에 대한 보장률이 낮아 치료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신경 치료만 하더라도 수십만원이 깨지기 일쑤다. 임플란트만 해도 지난해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됐지만 서민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담이 만만찮다. 사회·경제적 격차에 따른 구강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 제도다. 영구치가 완성되는 12세 전후에 치과의사로부터 지속적인 구강 검진과 교육, 예방진료 등을 무료로 받는 제도다. 현재는 서울과 부산, 경기 성남시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1인당 4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가능하다. 복지부가 내년부터 치과주치의 제도의 전국 도입을 위해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의무인 것처럼 아이들의 건강한 치아 역시 우리 사회가 보장해 줘야 한다. douzirl@seoul.co.kr
  • 제주4.3 행방불명희생자도 유족이 재심 청구한다

    제주4.3 행방불명희생자도 유족이 재심 청구한다

    제주4·3 생존수형인에 이어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재심 청구에 나선다. 제주4·3희생자유족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는 3일 제주지방법원에 행불인수형자에 대한 재심청구서를 제출한다고 2일 밝혔다. 행불인수형인은 1948년 4·3사건 당시 불법적인 군사재판을 받아 전국 각지의 형무소로 끌려 갔지만 이후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들이다. 1949년 7월까지 군사재판으로 옥살이를 한 4·3사건 수형인은 2530명이며 이중 상당수가 고향인 제주로 돌아오지 못하고 실종됐다. 이번 소송은 행불인수형자의 희생자의 93살 아내를 비롯해 자녀 8명, 손자 1명 등 모두 10명의 유족 대표가 먼저 진행한다. 재심의 특성상 청구인은 직접 재판에 참석해 피해사실을 증언해야 하지만 행불인수형자의 경우 재심 대상자들이 생존하지 않아 유족들이 이를 입증해야 한다. 김필문 제주4·3희생자유족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은 “늦었지만 억울함을 풀기 위해 재심에 나서게 됐고 10명이 우선 재심을 청구하고 이후 진행 상황을 보며 소송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17일 제주지방법원은 4·3 생존수형인 18명이 제기한 재심에서 1948년과 1949년에 행해진 제주도 계엄지구 군법회의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무죄 취지의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헝가리 유람선 침몰은 ‘예견된 참사’....‘부다페스트 관광 붐’으로 교통량 급증

    헝가리 유람선 침몰은 ‘예견된 참사’....‘부다페스트 관광 붐’으로 교통량 급증

    “사고가 일어나길 기다리는 것과 같았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밤 한국인 33명을 태운 헝가리 유럼선 침몰은 예견된 사고였다는 주장이 현지 승선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몇년 간 부다페스트 관광이 인기를 끌며 다뉴브 강의 교통량이 급격했으나 그에 따른 관련 규정 마련은 미비했다는 것이다. 다뉴브강을 운항 중인 대형 크루즈선의 27년 경력의 승선원인 안드라스 쿠르벨리는 30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오랜기간 우려해왔던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많은 대형 선박이 운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면서 “대형선박의 경우 아주 많은 소형 선박들 사이에서 조작하기에 훨씬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쿠르벨리는 “저녁 식사 후 일정으로 5개 주요 다리 사이를 오가는 현재의 유람선 관광 관행은 중단되어야만 한다”고도 강조했다. 야간에 도시 명물인 의회와 다른 건물들의 조명을 감상하고자 크루즈선들과 소형 선박들이 너무 붐벼 추돌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다뉴브강에서 선박을 운항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이번 사고 발생 당시 현장 가까이에 있었다는 체코인 승선원 스타니슬라브 마코프스키는 AFP통신에 부다페스트에서 운항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털어놨다. 8년 이상 다뉴브강을 운항하고 있다는 마코프스키는 침몰한 소형 유람선인 ‘허블레아니’가 대형 크루즈 ‘바이킹 시긴’호의 항로를 가로질렀다며 “우리는 규정을 가져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선 1년 반 전에도 유람선과 호텔 크루즈선이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에는 1명이 부상을 입었을 뿐 사망자는 없었다. 한편 ‘바이킹 시긴’호 운항사인 스위스 국적의 바이킹 크루즈 소속 선박이 올해 다른 선박과 사고가 난 것은 두 번째로 전해졌다. 크루즈선 ‘바이킹 이둔’은 지난 달 벨기에를 지나던 중 유조선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크루즈선에 타고 있던 5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19세기 열악한 노동, 오늘을 증언하다

    19세기 열악한 노동, 오늘을 증언하다

    며칠 전 ‘30만원짜리 구두 한 켤레 팔면 우리 손엔 고작 7000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밟혔다. 제화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한 이 기사는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 유통업체 수수료가 최저 38%, 최대 41%나 된다고 지적했다. 하청을 준 구두 브랜드 회사, 일명 원청이 수수료를 뗀 나머지 17만∼18만원 가운데 12만∼13만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4만∼5만원 중에서 하청 공장의 운영비, 원자재값 등을 빼고 남은 약 7000원 정도가 구두 제화 기술자들의 손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16시간 일하고도 제화노동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제화노동자로 대표되는, 오늘을 사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저변을 확대하던 19세기 중반에 이미 노동자들의 삶은 바닥이었다. ‘목로주점’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백화점을 무대로 자본주의가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을 거침없이 묘사한다. 부모를 여읜 20살 드니즈는 남동생 둘을 데리고 파리의 큰아버지를 찾아간다.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직물점에서 점원이라도 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큰아버지는 길 맞은편에 생긴 백화점 때문에 매출이 줄어 시름에 겨운 상태였다. 당장 생계를 이어 가야 할 드니즈는 백화점의 여성 기성복 매장에 수습 사원으로 취업한다. 이후 이야기는 신데렐라 스토리다. 동료들의 온갖 모함과 갖은 고초에도 높은 자리에 올라서고, 백화점 사장 옥타브 무레와의 사랑도 이뤄진다. 하지만 에밀 졸라가 누군가. 19세기를 살아내며 당대를 가장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봤던 지식인이다. 19세기 말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반유대주의에 기인한 드레퓌스 사건이 일어나자 ‘나는 고발한다’라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글을 발표할 만큼 그는 진보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그런 그가 신데렐라 스토리에 800쪽에 가까운 지면을 낭비하지는 않았으리라. 결국 읽어내야 할 것은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백화점을 무대로 한 주변 이야기다. 드니즈 큰아버지의 직물점은 백화점이 들어서자 이내 힘겨워졌다. 백화점이 화려한 장식과 각종 마케팅으로 귀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작은 상점들은 서서히 말라가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19세기 중반의 풍경이지만 21세기 현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대형마트들이 곳곳에 포진하면서 소상공인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전통시장을 살리자고 상품권 등을 만들지만, 이미 거대 자본의 영향력은 사람들의 뇌리에 안착했다. 앞서 언급한 제화노동자들 중 어떤 이는 자신만의 수제화 가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이 브랜드를 따지는 세상에서, 아울러 거대 자본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는 제화노동자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세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일어난 21세기 문제가 대형마트 상황만은 아니다. 이미 그 시절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이 있었고, 갑질하는 귀부인들의 행태도 어쩜 그렇게 오늘날과 똑같은지, 읽는 내내 무릎을 칠 수밖에 없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에밀 졸라는 19세기를 살면서 21세기를 내다본 예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에밀 졸라 작품 중 유일한 해피엔딩이다.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이 이뤄져서만은 아니다. 사장의 연인이자 파트너로 성장한 드니즈는 마냥 백화점 편에 서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지위 향상과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드니즈가 어떤 활약을 벌이는지는 작품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좋겠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검찰 “공소장이 소설? 양승태가 재판부까지 모욕”

    검찰 “공소장이 소설? 양승태가 재판부까지 모욕”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자신의 첫 재판에서 검찰을 향해 “모든 공소사실이 근거가 없고, 공소장은 법률문서가 아닌 한 편의 소설”이라고 비난하자 검찰이 “검찰과 재판부를 모욕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발언은) 법집행 기관인 검찰뿐 아니라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보석을 불허해 구속 상태를 유지한 재판부들이 미숙한 법률자문을 받아 쓴 소설을 근거로 구속한 것이라고 모욕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재판부에 “무려 80명이 넘는 검사가 동원돼 8개월이 넘는 수사를 한 끝에 300페이지가 넘는 공소장을 창작했다”면서 “법률가가 쓴 법률 문서라기보다는 소설가가 미숙한 법률자문을 받아서 쓴 한 편의 소설”이라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이 제기한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25분에 걸쳐 검찰의 수사를 비난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구속된 피고인이 공개법정에서 근거가 없고, 법률적 주장이라 할 수 없는 원색적 비난을 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또한 양 전 대법원장이 ‘사찰’이라고 주장한 점과 관련해 “이 사건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수사한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세 차례 자체 조사를 거쳤고, 1차 조사는 양 전 대법원장 본인이 재직할 당시였다”면서 “그럼에도 의혹이 커져서 법원이 사실상 수사의뢰를 해서 수사하게 된 사건”이라고 맞받아쳤다. 신문조서에 진술과 다른 내용이 기재됐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모든 조사 과정이 녹화된 영상녹화 CD를 법정에서 틀어 검증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병대 전 대법관의 주장에도 반박했다. 박 전 대법관은 전날 법정에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겁박, 훈계, 질책이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전현직 법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증언했다”면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다뉴브강 야경투어 인기 코스인데… 안전 장비 지급 없었다”

    “다뉴브강 야경투어 인기 코스인데… 안전 장비 지급 없었다”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 지침 안내 없어 야경 보려 갑판 난간에 관광객 몰려 위험 사고 당일 비 많이 오고 천둥번개도 쳐” “혼잡한 상황에서 운행” 투어 과열 지적도“야경은 환상적이지만 안전한 느낌은 아니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에서 유람선을 탑승한 적 있는 여행객들이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유람선 투어가 과열되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있다. 여행객들은 “다뉴브강 야경 투어가 필수 코스로 소문나 강에 유람선이 엄청나게 떠 있었다”면서 “정작 안전 지침을 안내받은 기억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2일 사고 선박과 비슷한 규모의 유람선을 탔다는 안모씨는 “타기 전 신원 확인이나 구명조끼 착용 안내는 전혀 없었고 실제로 아무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지붕이 뚫린 선실 2층을 탑승객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면서 “혼잡한 상황에서 배가 운행됐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부다페스트 여행을 다녀온 구모(32·여)씨는 “강 위의 수많은 배 갑판 위에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면서 “선착장을 찾았다가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위험해 보여 유람선 탑승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비 오는 날 운항한 것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다페스트를 여행 중인 한 한국 관광객은 “사고가 난 날 비가 엄청나게 왔고 천둥번개도 쳤다”며 좋지 않았던 기상 상황을 전했다. 지난 겨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탔던 박모(27·여)씨는 “탑승 직전까지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와 좌석이 다 젖은 상태였는데도 운행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에 대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사’ 측은 “기상이 매우 나쁘면 일정을 취소하는데 (당일엔) 다른 선박들도 모두 운행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부다페스트까지 가서 야경을 못 보면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있어 진행한 것 같다”면서 “탑승도 강제가 아니라 관광객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사 측은 또 “현지에서 승객에게 안전 교육을 했는지는 인솔자가 실종 상태여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탑승경험이 있는 유모(28·여)씨 역시 “내가 탔을 때도 선상에서 별도의 안전 관련 안내는 없었다”면서 “승무원이 방송으로 인사한 뒤 ‘헤드셋을 끼면 야경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만 알렸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영어나 헝가리어로 안내된다는 게 여행 경험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4월 유람선에 탑승했던 김모(41·여)씨는 “잔잔한 곳에서 천천히 운행하는 배 위에서 야경을 감상했는데, 평화로운 곳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온라인상에도 ‘구조작업이 잘 진행되길, 실종된 분들을 빨리 찾길 바란다’,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다뉴브강 야경투어 인기 코스인데… 안전 장비 지급 없었다”

    “다뉴브강 야경투어 인기 코스인데… 안전 장비 지급 없었다”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 지침 안내 없어 야경 보려 갑판 난간에 관광객 몰려 위험 사고 당일 비 많이 오고 천둥번개도 쳐” “혼잡한 상황에서 운행” 투어 과열 지적도“야경은 환상적이지만 안전한 느낌은 아니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에서 유람선을 탑승한 적 있는 여행객들이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유람선 투어가 과열되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졌다는 시각도 있다. 여행객들은 “다뉴브강 야경 투어가 필수 코스로 소문나 강에 유람선이 엄청나게 떠 있었다”면서 “정작 안전 지침을 안내받은 기억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2일 사고 선박과 비슷한 규모의 유람선을 탔다는 안모씨는 “타기 전 신원 확인이나 구명조끼 착용 안내는 전혀 없었고 실제로 아무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지붕이 뚫린 선실 2층을 탑승객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면서 “혼잡한 상황에서 배가 운행됐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부다페스트 여행을 다녀온 구모(32·여)씨는 “강 위의 수많은 배 갑판 위에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면서 “선착장을 찾았다가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위험해 보여 유람선 탑승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비 오는 날 운항한 것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다페스트를 여행 중인 한 한국 관광객은 “사고가 난 날 비가 엄청나게 왔고 천둥번개도 쳤다”며 좋지 않았던 기상 상황을 전했다. 지난 겨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탔던 박모(27·여)씨는 “탑승 직전까지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와 좌석이 다 젖은 상태였는데도 운행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에 대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사’ 측은 “기상이 매우 나쁘면 일정을 취소하는데 (당일엔) 다른 선박들도 모두 운행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부다페스트까지 가서 야경을 못 보면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있어 진행한 것 같다”면서 “탑승도 강제가 아니라 관광객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사 측은 또 “현지에서 승객에게 안전 교육을 했는지는 인솔자가 실종 상태여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탑승경험이 있는 유모(28·여)씨 역시 “내가 탔을 때도 선상에서 별도의 안전 관련 안내는 없었다”면서 “승무원이 방송으로 인사한 뒤 ‘헤드셋을 끼면 야경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만 알렸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영어나 헝가리어로 안내된다는 게 여행 경험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4월 유람선에 탑승했던 김모(41·여)씨는 “잔잔한 곳에서 천천히 운행하는 배 위에서 야경을 감상했는데, 평화로운 곳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온라인상에도 ‘구조작업이 잘 진행되길, 실종된 분들을 빨리 찾길 바란다’,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물에 빠진 승객들 살려달라 외침만…구명튜브 붙잡고 죽을 힘 다해 버텨”

    “물에 빠진 승객들 살려달라 외침만…구명튜브 붙잡고 죽을 힘 다해 버텨”

    배 안에서 봤던 6살 여아 떠올리며 울먹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 작동 안 해”“어둠 속에서 물에 빠진 다른 승객들이 허우적거리며 살라달라고 외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 7명은 끔찍했던 당시 상황과 무기력감을 토로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동료를 살리려 노력한 여행객도 있었다. 헝가리 유람선 참사 생존자인 정모(32·여)씨는 전날 밤 사고 상황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정씨는 “물살이 너무 빨라서 사람들이 떠내려가는데, 그 순간에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고 울먹였다. 사고 당시 정씨는 유람선 갑판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씨는 급박한 순간에도 다른 승객들을 챙겼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던 그는 앞에 있는 구명튜브를 발견했고 ‘저걸 놓치면 죽는다’는 생각에 남은 힘을 짜내 튜브를 잡았다고 한다. 정씨는 튜브에 연결된 줄을 인근에 있던 동갑내기 여성에게도 던졌다. 엄마인 김모(55·여)씨와 함께 유람선에 탔던 윤모(32·여)씨였다. 가까스로 튜브와 줄을 붙잡은 세 사람은 이후 구조됐다. 생존자들은 배 안에서 봤던 6살 배기 여자 아이를 떠올리며 슬퍼했다. 윤씨는 “배에서 할머니와 아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봤는데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선실에 있었다면…”이라고 울먹였다. ‘참좋은여행’ 측이 밝힌 생존자 명단에는 아이의 이름이 없었다. 생존자들은 유람선 투어를 시작하기 앞서 사고 대처 요령이나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시간도 없었고,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구명조끼를 보지도 못했지만, 있었다고 해도 사고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 입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호텔에서도 현지 여행사 직원을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현지 M1 방송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서 구조된 여행객 7명 중 6명은 후송된 병원에서 퇴원했다. 1명은 갈비뼈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연합뉴스
  • “물에 빠진 승객들 살려달라 외침만…구명튜브 붙잡고 죽을 힘 다해 버텨”

    “물에 빠진 승객들 살려달라 외침만…구명튜브 붙잡고 죽을 힘 다해 버텨”

    배 안에서 봤던 6세 여아 떠올리며 울먹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 전혀 작동 안 해”“어둠 속에서 물에 빠진 다른 승객들이 허우적거리며 살라달라고 외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 7명은 끔찍했던 당시 상황과 무기력감을 토로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동료를 살리려 노력한 여행객도 있었다. 헝가리 유람선 참사 생존자인 정모(32·여)씨는 전날 밤 사고 상황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정씨는 “물살이 너무 빨라서 사람들이 떠내려가는데, 그 순간에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고 울먹였다. 사고 당시 정씨는 유람선 갑판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씨는 급박한 순간에도 다른 승객들을 챙겼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던 그는 앞에 있는 구명튜브를 발견했고 ‘저걸 놓치면 죽는다’는 생각에 남은 힘을 짜내 튜브를 잡았다고 한다. 정씨는 튜브에 연결된 줄을 인근에 있던 동갑내기 여성에게도 던졌다. 엄마인 김모(55·여)씨와 함께 유람선에 탔던 윤모(32·여)씨였다. 가까스로 튜브와 줄을 붙잡은 세 사람은 이후 구조됐다. 생존자들은 배 안에서 봤던 6살 배기 여자 아이를 떠올리며 슬퍼했다. 윤씨는 “배에서 할머니와 아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봤는데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선실에 있었다면…”이라고 울먹였다. ‘참좋은여행’ 측이 밝힌 생존자 명단에는 아이의 이름이 없었다. 생존자들은 유람선 투어를 시작하기 앞서 사고 대처 요령이나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시간도 없었고,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구명조끼를 보지도 못했지만, 있었다고 해도 사고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 입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호텔에서도 현지 여행사 직원을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현지 M1 방송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서 구조된 여행객 7명 중 6명은 후송된 병원에서 퇴원했다. 1명은 갈비뼈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연합뉴스
  • ‘서지현 성추행’ 안태근 ‘만취’ 상태였다…동석자 증언

    ‘서지현 성추행’ 안태근 ‘만취’ 상태였다…동석자 증언

    재판부, 다음달 13일 安후임 박균택 전 법무부 국장 등 3명 신문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당일 안태근 전 검사장이 “만취 상태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성추행 사실이 알려질까봐 서 검사를 부당하게 인사 조치해 1심에서 징역 2년에 법정구속됐던 안 전 검사장은 그동안 성추행 혐의와 관련해 줄곧 추행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다.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성추행한 것으로 지목된 자리에 동석했던 현직 손모 검사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이성복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검사장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증언했다. 당시 법무부에서 근무했던 손 검사는 “서 검사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당시 “자신의 오른쪽에 당시 법무부 장관이, 왼쪽에는 안 전 검사장이 앉았다”고 기억했다. 손 검사는 이때가 “오후 9시 반∼10시쯤였으나 이미 안 전 검사장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말을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취해 졸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손 검사는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성추행했다고 지목된 2010년 10월 서울의 한 장례식장 테이블에 함께 앉았던 인물로, 항소심에서 안 전 검사장 측 증인으로 신청됐다. 손 검사는 “안 전 검사장이 자신의 오른쪽 무릎을 바닥으로 착각하는지 계속 붙잡고 있었다”면서 “당시 장관께서 ‘안태근이 나를 수행하는 건지, 내가 수행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당시 서지현 검사를 보았느냐는 질문에는 “제 시야에는 없었다”고 답했다.그는 상급자인 다른 검사를 챙겨야 하는 상황이어서 다른 장소로 이동했고 그 자리에는 10분가량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그날 이후로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은 없고, 최근에야 그날이 지목됐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안 전 검사장 측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안 전 검사장 측은 추행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고, 관련 소문을 들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안 전 검사장이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알았고, 이런 사실이 검찰 내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고자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재판부는 안 전 검사장의 후임인 박균택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3명을 다음달 13일 불러 신문한 뒤 심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앞서 서 검사는 2018년 1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서울북부지검에서 근무했던 8년 전 장례식장에서 안모 검사가 자신의 특정 신체를 만졌다며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서 검사는 당시 “2010년 10월쯤 한 장례식장에 참석했는데 안모 검사가 옆 자리에 앉아 허리를 감싸안고 상당 시간 엉덩이를 쓰다듬었다”고 밝혔다. 당시 안 전 검사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었다.서 검사는 “바로 옆 자리에 당시 법무부 장관님이 앉아 계셨고 바로 그 옆 자리에 안모 검사가 앉아 있었고 내가 바로 그 옆에 앉게 됐다”면서 “주위에 검사들도 많았고 바로 옆에 법무부 장관까지 있는 상황이라 난 몸을 피하며 그 손을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자리에서 대놓고 항의하지 못 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성폭력 피해를 입었음에도 8년이라는 시간동안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일을 당한 건 아닌가 자책감에 굉장히 괴로움이 컸다”면서 “이 자리에 나와 범죄 피해자분들께,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 나왔다. 내가 그걸 깨닫는데 8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앞서 서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서 검사는 “공공연한 곳에서 갑자기 당한 일로 모욕감과 수치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당시만 해도 성추행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검찰 분위기, 성추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검찰의 이미지 실추, 피해자에게 가해질 2차 피해 등을 이유로 고민하던 중 당시 소속청 간부들을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사무감사에서 다수 사건을 지적받고 사무감사 지적을 이유로 검찰총장 경고를 받았으며 이를 이유로 전결권을 박탈당한 뒤 통상적이지 않는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폭로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다뉴브강 야경 투어 인기 코스인데…안전 장비 없었다”

    “다뉴브강 야경 투어 인기 코스인데…안전 장비 없었다”

    헝가리 유람선 탑승 경험자들의 증언“과거 탑승 당시 구명조끼 입은 기억 없어야경 보려 갑판 난간에 관광객 몰려 위험바람 불고 비에 좌석 다 젖었는데도 운행”일각선 “낡은 선박 무리한 운행”주장도“동유럽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인데….”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현지의 안전 관리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헝가리 관광 경험이 있는 여행객들은 다뉴브강 야경 투어가 최근 TV의 유명 여행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등 알려지면서 한국인들이 몰리고 있는 관광지라고 꼽았다. 다만 “탑승 당시 구명조끼를 입은 기억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5일 부다페스트 여행을 다녀온 구모(32·여)씨는 “선착장을 찾았다가 구명조끼나 다른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위험해 보여 유람선 탑승을 포기했다”면서 “강 위의 수많은 배 갑판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고 전했다.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비 오는 날 운항한 것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겨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탔던 박모(27·여)씨는 “탑승 직전까지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와 좌석이 다 젖은 상태였는데도 운행을 했었다”고 떠올렸다. 이에 대해 패키지여행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사’ 측은 “기상이 몹시 나쁘면 일정을 취소하는데 (사고 당일에는) 다른 선박들도 모두 운행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부다페스트까지 왔는데 야경을 못 보는 걸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있어 진행한 것 같다”면서 “탑승도 강제가 아니라 관광객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탑승 경험자들 사이에선 “낡은 선박을 무리하게 운행한 게 사고 원인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선박등록(Hajoregiszter.hu) 현황에 따르면 사고 선박인 허블레아니가 본래 1949년 옛 소련에서 건조됐으며 1980년대에 헝가리제 새 엔진을 장착했다고 보도했다.여행사 측은 “현지에서 승객에게 안전 교육을 했는지는 인솔자가 실종 상태여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탑승경험이 있는 유모(28·여)씨 역시 “내가 탔을 때도 선상에서 별도의 안전 관련 안내는 없었다”면서 “승무원이 방송으로 인사한 뒤 ‘헤드셋을 끼면 야경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만 알렸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영어나 헝가리어로 안내된다는 게 여행 경험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4월 유람선을 탑승했던 김모(41·여)씨는 “잔잔한 곳에서 천천히 운행하는 배 위에서 야경을 감상했는데, 평화로운 곳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온라인상에도 ‘구조작업이 잘 진행되길, 실종된 분들을 빨리 찾길 바란다’,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외교부 “신속대응팀 오늘 헝가리 도착, 골든타임 단정 못해”

    외교부 “신속대응팀 오늘 헝가리 도착, 골든타임 단정 못해”

    다뉴브강서 크루즈 회전하다 유람선 충돌 사고사고선박에 70세 이상 노인, 6살 여아 탑승“구명조끼 없었다” 관광객들 증언 이어져신속대응팀 19명 현지 급파, 오늘밤 도착 목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는 한국 관광객 33명이 탑승 중이었으며 30일 정오 기준으로 이미 구조된 7명 외에 추가 구조는 없는 상황이라고 외교부가 30일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30일 “지난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쯤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부다지구에서 한국인 단체여행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이 탄 유람선이 크루즈선과 충돌 후 가라앉는 불행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아직 사망자 7명에 대한 신원확인은 안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오까지 구조자는 7명으로 현지 병원 3곳에 분산돼 치료중이다. 나머지 19명은 실종으로 분류돼 있다. 통상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은 6시간으로 알려져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현지는 이미 한 달간 비가 와 강이 많이 불어난데다 유속도 빠르고 수온은 15도 이하로 매우 추운 상황이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그 점은 우려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골든타임을 특정시간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최대한의 생존자 구조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배를 탄 33명의 한국인 중 30명은 관광객이고 1명은 현지 가이드, 나머지 2명은 한국부터 동행한 가이드였다. 70세 이상 노인이 1명, 10세 미만이 1명 포함됐다. 가장 어린 탑승자는 6살 여아였다.사고 원인은 대형 크루즈 선의 회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원인규명이 필요하지만 크루즈가 턴을 하다가 충돌한 것으로 안다”며 “크루즈 선박의 선사가 스위스이기 때문에 향후 보상 등의 문제는 국가간에 협의가 돼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생존자 중 위중한 환자가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다만, 유람선은 총 45명이 승선할 수 있는 규모로 유람선의 이름은 ‘머메이드 쉽’, 크루즈는 ‘바이킹리버크루스’로 알려졌다. 구명조끼의 비치 여부에 대해서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앞서 이곳을 들렀던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구명조끼가 비치돼 있지 않다는 증언이 다수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종합대책반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끈다. 우선 외교부 6명, 소방청 13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 19명이 오후 1시 출발한다. 군용기를 띄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영공 허가 등 행정절차가 많아 민항기가 더 신속하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적어도 오늘 내 현지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현철 정신과의사 “막무가내 취재”…PD수첩 입장은

    김현철 정신과의사 “막무가내 취재”…PD수첩 입장은

    MBC ‘PD수첩’은 28일 대구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의 실체를 파헤쳤다. 김 원장에게서 피해를 입었다고 고백한 여성은 최소 2명 이상으로, 환자 A씨는 김 원장이 갑작스레 제의한 일본 여행을 따라갔다가 성폭력을 당했고, 그 이후로 여러 차례 성관계 제안을 거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 B씨 역시 자신이 김 원장에게 호감을 표시하자, 김 원장이 바로 성관계를 제안했고, 자신은 거부하지 못하고 치료 기간 중에도 다섯 차례 이상 성관계를 가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정신질환자의 취약한 심리 상태를 이용한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그의 병원에서 일했던 직원은 “매사에 하는 말들이 음담패설이고 저한테 시계 같은 것을 보여 주면서, 자기의 성기가 이렇게 굵고 크다라고 했다”라고 폭로했다. 또 다른 전 직원은 “옷을 야하게 입고 왔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김 원장은 이밖에도 배우 유아인씨가 댓글을 쓴 사람과 SNS에서 논쟁을 벌이자, 직접 상담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조증’이란 진단을 내려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병원에 근무했던 직원은 그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급여를 허위 청구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그는 식약처가 2~3주 내 단기처방을 권고한 마약류 의약품을 한 번에 6개월 치 가량을 처방하기도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 원장을 불러 이러한 사안을 조사했고, 지난해 3월 말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을 제명했다. 방송이 나가자 김 원장은 29일 자신의 홈페이지 ‘아이러브마인드’에 ‘피디수첩 막무가내 취재 5/27일 방송. PD SUCKUP’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간호사로 보이는 여성은 “카메라 좀 꺼달라”라고 요구했고, 취재진은 “원장님과 약속했는데 문자로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장면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여성은 “약속 취소했는데 약속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라며 “문자로 취소했으면 그건 약속을 잡은 게 아니다. (취재진이) 순서도 안 지키고 원장실 문을 두드리고 굉장히 무례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연출을 맡은 이중각 PD는 이날 PD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미국에서는 ‘성 착취’로 여기고 법적 처벌까지 가능한데,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적 인식과 합의의 부족으로 뾰족한 방법이 없다”라며 “부적절한 의료 행위를 하거나 의료인으로서의 윤리를 어긴 사람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PD수첩 “정신과의사 김현철, 환자에 음담패설·성폭력”

    PD수첩 “정신과의사 김현철, 환자에 음담패설·성폭력”

    MBC ‘PD수첩’은 28일 대구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의 실체를 파헤쳤다. 2018년 이전까지 김현철 원장은 각종 언론매체에 출연하며 스타 의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그는 하루에 100명에 육박하는 환자들을 살폈고, 전국 각지의 환자들을 상담했다. SNS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한 사람의 환자를 보리라.’라고 적었다. 그런 그가 정신질환자의 취약한 심리 상태를 이용한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의 병원에서 일했던 직원은 “매사에 하는 말들이 음담패설이고 저한테 시계 같은 것을 보여 주면서, 자기의 성기가 이렇게 굵고 크다라고 했다”라고 폭로했다. 또 다른 전 직원은 “옷을 야하게 입고 왔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전이’라고 부른다. 환자는 전이된 감정 때문에 정신과 의사를 가장 신뢰하게 되거나 때론 연인처럼 성적인 감정도 느낀다. 문제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전이감정을 악용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우월한 위치에 있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점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와 환자와의 성접촉을 성범죄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김 원장에게서 피해를 입었다고 고백한 여성은 최소 2명 이상이다. 환자 A씨는 김 원장이 갑작스레 제의한 일본 여행을 따라갔다가 성폭력을 당했고, 그 이후로 여러 차례 성관계 제안을 거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 B씨 역시 자신이 김 원장에게 호감을 표시하자, 김 원장이 바로 성관계를 제안했고, 자신은 거부하지 못하고 치료 기간 중에도 다섯 차례 이상 성관계를 가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는 연애가 아니라, ‘정신적인 갈취’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 원장은 배우 유아인씨가 댓글을 쓴 사람과 SNS에서 논쟁을 벌이자, 직접 상담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조증’이란 진단을 내려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병원에 근무했던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급여를 허위 청구하기도 했다. 그는 식약처가 2~3주 내 단기처방을 권고한 마약류 의약품을 한 번에 6개월 치 가량을 처방하기도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 원장을 불러 이러한 사안을 조사했고, 지난해 3월 말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을 제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양현석 성접대 의혹’ 보도한 스트레이트 기자 “다른 제보 많아”

    ‘양현석 성접대 의혹’ 보도한 스트레이트 기자 “다른 제보 많아”

    복수의 목격자 증언을 통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 취재기자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취재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 기자는 “이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황하나씨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고 말했다.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고은상 기자는 28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양현석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추적했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전날 스트레이트는 2014년 7월 양 대표가 YG 소속 가수와 함께 태국·말레이시아 재력가 2명을 서울 강남의 한 고급 한정식 식당에서 만났고, 이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강남 클럽 엔비(NB)로 데려가 성접대를 했다고 복수의 목격자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식사 자리에는 YG 인사들과 외국인 재력가들뿐만 아니라 여성 25명이 동석했다고 한다. 또 동석한 여성 25명 중 10명 이상은 YG 측과 친분이 깊은 유흥업소 관계자가 데리고 왔다고 스트레이트는 전했다. 고은상 기자는 이 재력가들이 당시 식사 자리에서 만난 여성 중 일부를 모종의 장소로 데려갔고, 나중에는 전용기를 타고 유럽으로 같이 출국했다고 전했다. 고은상 기자는 “당시 식사 자리에서 재력가들이 동석한 여성들에게 400만~500만원대 명품백을 돌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식사 자리에 여성 10명 이상을 데리고 온, 일명 ‘정 마담’으로 불리는 이 유흥업소 관계자는 “업계에서 힘이 상당히 강하고 정·재계 쪽에도 끈이 굉장히 있다는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라고 고은상 기자는 설명했다.또 당시 식사 자리에는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도 있었다고 한다. 고은상 기자는 “재력가들이 다 해외에서 온 사람들이라 영어 통역이 가능하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미국에서 온 황하나씨가 그 자리에 초대됐고, 사실 이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 과정에서 황하나씨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고 기자는 “태국 재력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를 만났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 이 자리에 혹시 YG가 배후로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적하고 있었다”면서 “이 재력가의 SNS 상에서 친한 인물 중에서 황하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후 “‘황하나가 어떻게 이 사람을 알까’라는 의문을 갖고 주변 인물들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YG 사람들을 만난 것을 파악했고 이렇게 역순으로 취재가 됐다”고 고 기자는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는 또 YG 자회사인 YGX 임원들이 외국인 재력가들을 접대했고, 이 자리에는 항상 유흥업소 여성들이 동석해 술자리 후 2차를 나갔다고 보도했다. 고은상 기자는 2014년 7월 식사 자리에 있었던 태국인 재력가가 지난해 12월 중순쯤에도 한국에 왔는데, 당시 가수 승리가 운영한 클럼 버닝썬에 갈 때 YGX 임원이 동석했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재력가 일행과 함께 식사를 하고 클럽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성접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정 마담’이라는 사람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고은상 기자는 전했다. 고은상 기자는 “전날 보도한 내용보다 더 많은 제보들이 있었고, 2014년 7월 자리뿐만 아니라 다른 자리에 대한 굉장히 구체적 제보들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확인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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