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논리적 주가의 속성 잊지말라/「폭등ㆍ폭락」 이기는 건전투자의 길
주가가 연 7일째 계속 급상승을 거듭하였다. 25일에는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긴 했지만 이러한 이상급등은 과거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었다. 주가 상승률면에서 과거의 실적들을 살펴보면 87년 6ㆍ29 이후에 주가 상승률은 20.4%,25일 이격률(주가추세를 나타내는 공식으로 1백15 이상이면 증시과열을 의미한다) 최고치가 1백15.0%였었다. 87년 대통령 선거후에는 주가 상승률은 40.4%,이격률최고치는 1백13.9%였었다. 그뒤 88년 4ㆍ4분기 금리자유화 조치단행 당시 주가상승률 37.7%와 이격률최고치 1백11.2%에 비해서 이번의 주가상승 국면에서는 상승률이 40.7%,이격률은 1백24%로서 모두 과거의 단기급등기록을 초과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25일 이격률과 단기간의 주가상승폭이 사상 최고수준을 보이는 우리 증시의 과열조짐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상승기반 확보 미지수
그동안 백약이 무효라고 했던 우리 증시를 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 것은 다음의 몇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아직까지는 시장자체와경제의 기초변수들의 확고한 뒷받침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이른감이 없지 않다.
첫째로 시장내부적으로 매물공백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지난해 12ㆍ12조치 이후 투신ㆍ증권ㆍ보험ㆍ보험사들과 증안기금에서 매수한 주식규모가 8조5천억원에 이르며 주식물량이 개인투자로부터 기관투자로 상당히 옮겨갔다. 또한 미수와 신용에 의한 외상매물이 지난 10일의 소위 「깡통계좌」 반대매매 과정을 통해서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 3월말 외상매물이 3조4천억원 선에서 최근 1조3천억원 선으로 감소하여 시장자체내 매물압박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최근 보름동안 고객예탁금의 유입이 늘어나 6천억원으로 증가하였다. 한마디로 증시내에 공급보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폭발장세의 기본을 이루었다 하겠다.
둘째로 대내적으로 몇가지 호재가 방아쇠 역할을 하였다. 그중에서도 정부의 금융산업개편안이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하였다고 할 것이다. 금융산업의 합병 및 전환의 지원과 대형화 유도,신규업무 진출허용 등을 내용으로 한 「금융기관의 합병 및 전환지원에 관한 법률(안)」의 발표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연일 상한가를 치게 했고 이것이 다른 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확산되자 일반 개미투자군이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로 여기에 곁들여 보장형 수익증권 발매로 투신사의 투자여력 증대와 자본자유화 임박설,남북관계개선 등의 재료가 가세했고 국제적으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1달러에서 28달러로 하락하여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다소 진정된데다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서 지난 4월18일 1백엔당 4백42원에서 현재 5백75원으로 30% 상승하여 우리상품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도 호재로 작용하였다.
다시말하면 우리경제를 밝게 볼 수 있는 요인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넷째로 환율변동에 따른 국제 단기성 자금의 유입가능성이 커졌고 최근 토지종토세의 실시가 가시화되면서 지난해 금융실명제 실시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다시 증시에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밖에 앞으로 각종 선거를 앞두고 자금살포와 주식시장에의 영향 등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도배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소의 경제여건 변화가 수반되고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상승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으나,우리경제의 기본적인 여건이 확실하게 좋은 방향으로 변화된 것이 아니고 증시 자체적으로도 주가상승폭이 단기간에 40%를 넘어섰고,또한 8백20∼8백30포인트대의 대기매물이 대량포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친 추격 매수나 군중심리에 휩싸인 뇌동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비록 투자의 여력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주가의 흐름상 일시적 조정의 가능성은 항상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투자행동패턴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들 자체가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이며 비과학적인 속성을 갖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경험이 일천한 개인투자가 중심시장에서는 정보의 분석과 유통이 과학적이지 못하고 쉽게 루머성 정보나 뇌동매매에 휩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투자가들은 얼마전의 쓰라린 투자경험을 살려 차분히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 심사숙고 한 연후에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투자방향은 수출,유가,엔화 등의 요인들이 산업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북방관련산업,금융관련산업이라 해서 무조건 뛰어들기 보다는 향후의 이해득실을 차분히 분석하면서 확실한 투자기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침체때의 경험 기억을
또한 개인의 투기적 동기에 의한 매수보다는 여유자금에 의한 투자적 동기에 의한 매수라는 건전한 투자전략이 소망스럽다. 지난 증시침체때 증권시장의 이해당사자들은 많은 교훈을 얻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투자가들은 많은 대가를 치르고 값진 경험을 하였다. 그 경험이 단기급등주가에 현혹되어 아무런 쓸모없이 망각되어 버린다면 그것은 개인을 위해서도 증시전체를 위해서도 결코 이로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오직 현명한 투자가로 다시 태어난 투자가들만이 건전한 자본시장 육성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