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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형 펀드’ 투자 되레 늘었다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 인식 9년차 직장인 A(34)씨는 2006년에 맺은 주식과의 인연을 이번에도 끊지 못할 것 같다. A씨는 2008년 9월 30%를 넘던 자신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순식간에 마이너스로 고꾸라지는 경험을 했다. 원금 손실을 볼 수 없어 환매를 못 하고 펀드를 유지하다 보니 지난해 중반 수익률은 다시 25%까지 회복됐다. 이때 펀드를 정리해 유가증권과 코스닥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결과 현재 수익률은 -64%. 그래도 A씨는 “원금을 까먹을 수도 없고,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주식 계좌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추가로 투자할까도 고민”이라고 밝혔다. 증시가 엿새째 폭락한 끝에 10일 불안한 반등을 이뤄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A씨처럼 손실을 본 펀드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환매에 나서기를 주저했고, 현 증시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8년 리먼 사태 뒤 반 토막이 났던 펀드를 유지하자 결국은 오르더라는 ‘학습효과’도 작용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을 기준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2386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달 들어 8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로 순유입된 금액은 8045억원이다. 인터넷 주식 게시판에서도 “개인들은 무조건 증시에 뛰어들면 안 된다.”는 의견이 대세였지만,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꾸준히 개진됐다. 은행 영업점에도 코스피 1700선과 1800선 사이에서 펀드 투자 시점을 묻는 문의가 이어졌다. 국내 증시의 등락이 반복되면서 폭락장을 기회로 보는 ‘간 큰 투자자’가 나타난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보유한 펀드의 투자 손실이 너무 커져서 강심장을 강요받는 투자자도 많았다. 하나골드클럽 선릉역지점 정상영 PB팀장은 “폭락장 속에서도 펀드 가입 시기에 따라 아직 플러스 수익이 유지되는 고객이 있다.”면서 “수익을 내고 있는 고객에게는 환매를 권유했지만, 손실이 너무 큰 고객에게는 반등을 기대하며 기다릴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폭락→폭등→펀드런 우려도 일부에서는 폭락장이 끝나고 주가가 반등하자마자 펀드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폭락장 뒤에 폭등장이 오고, 폭등장에서 한꺼번에 환매가 몰리는 ‘펀드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가 500에서 800으로 뛰었던 2003년, 1300이던 주가가 1500을 돌파했던 2007년 말, 리먼 사태가 수습 국면에 들어간 지난해 말에 수조원어치 펀드 환매 사태가 빚어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어윤대 “주식 바닥쳤다… 10일부터 안정세 보일 것” 
이팔성 “소방서에 불난 격… 금융위기 오래 가지 않을 것”

    어윤대 “주식 바닥쳤다… 10일부터 안정세 보일 것” 이팔성 “소방서에 불난 격… 금융위기 오래 가지 않을 것”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9일 “주식시장 불안정이 가속화돼 왔으나 더 이상의 추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10일부터는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어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가 3개월의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낙폭 마지노선인 20%를 넘어 21%까지 주식시세가 추락한 전례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이번 국내 금융시장의 패닉 현상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전체 시가총액의 30%를 웃도는 우리 주식시장 상황에 더해 지난 2주일 동안 해외 쇼트세일(공매도)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진단하고 “금융위가 신속하게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한 만큼 증시 불안정은 안정돼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 10일 5000억원을 풀어 주식 매수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도 미국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생긴 금융위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9일 서울 동대문 광장시장에 위치한 미소금융 수혜 점포를 방문한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경제, 사회변화, 전쟁 등이 발생했을 때 세계 자금이 모두 미국으로 몰려갔다.”면서 “이번에는 세계 경제의 소방수였던 미국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니 소방서 안에 불이 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충격이 컸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이어 “위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고, 이슈가 해결되면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회장은 최근 폭락장에서 자사주를 잇따라 매입하기도 했다. 지난 5일 2000주를, 8일에 다시 1000주를 샀다. 그는 “오늘도 좀 사려고 했는데, 통장에 돈이 좀 없어서 못 샀다.”며 웃었다. 이 회장은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주가가 폭락한 2008년 10~11월에도 3차례에 걸쳐 자사주 1만 3000주를 샀다. 홍희경·이재연기자 salo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수재·주가폭락 보도/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수재·주가폭락 보도/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또 일이 터진 후에 이런저런 진단과 대책, 책임 논쟁이 무성하다. 최근에 있었던 물난리, 태풍과 주가 폭락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물난리는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순간 강수량이라 하니 아무리 외침을 허용하지 않는 서울이고, 부와 지식이 집중된 강남이라 해도 사실 불가항력이었을 것이다. 그간의 우리 사정으로 보아 극히 적은 확률의 일까지 대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보는 지방민의 입장은 울기도 웃기도 어려운 처지다. 피해자 중 한 명이 재벌의 사모님이라는 점이 더더욱 그러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이런 피해로 언론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에 같이는 살지만 정체를 알 필요가 없는, 더 정확하게 말해 그저 ‘큰 무리 중의 하나’에 불과했던 무지렁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언론에 등장할 일은 이렇게 피해를 봐 하소연할 때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꼴을 최고의 강남민이 보여주게 되었으니 이번 사태는 어쩌면 하나의 경종이 될지도 모른다. 언론에 등장하는 피해자는 어디 먼 시골의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 중의 하나라고. 그래서 이들을 돕는 것이 나 자신을 돕는 것과 같다고. 물난리가 천재라면 주식은 인재다. 아니 이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 또한 예측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천재에 더 가깝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 금융위기가 웅변해주듯 한국의 주식시장이 이렇게 혼돈된 이유는 우리 시장이 외부의 입김에 너무 취약하고 이 우려를 그간 너무 쉽게 무시해 왔기 때문이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우리의 펀더멘털은 든든하다는 상투적 위안이 나오는 것은 이의 방증이다. 우리는 가만히 있는데 외부에서 흔든다는 얘긴데, 한마디로 경제주권이 없다는 말과 같다. 이쯤 되면 주식시장의 위기는 외침의 일종으로 봐야 하고, 우리는 이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방금 읽은 서울신문의 ‘블랙먼데이’ 기사는 거의 5개 면을 할애한 대특집이다. 1면의 주요 증시의 낙폭 열거 기사부터 3면의 코스피 폭락장 재구성, 5면의 전문가 좌담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위기를 총체적으로 조명했다. 한두 번 닥친 일도 아니고 지금의 폭락을 예측한 사람도 적지 않다 하니 정보를 먹고사는 신문으로서도 어느 정도는 준비한 대응일 것이다. 실제 좌담에 참석한 한 토론자는 “충격적이지만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만약 그렇다면 이 또한 지나가는 일의 하나로 치부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금융위기처럼 수많은 투자자의 좌절을 뒤로한 채로 말이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앞날에 못지않게 당장 내 주식, 내 펀드를 걱정하는 일반 독자라면 ‘이 위기가 언제 끝날 것 같으냐.’, ‘내가 가진 주식이나 펀드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를 물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좌담에는 이런 물음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빠져 있어 읽을 가치가 떨어진다. ‘코스피 과잉반응’으로 뽑은 좌담의 제목은 곧 위기가 진정될 듯한 인상을 주지만, 그러나 옆의 면에는 위기의 가장 확실한 대처방안 중 하나인 국제공조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기사(“G20 국제공조 말로만…”)가 실려 있다. 이 기사는 아시아 증시의 동향을 무시한 채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공동성명의 여러 한계를 꼬집는다. 진행 속도나 열의 면에서 많은 실망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아무리 ‘개미’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주식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각오하는 초고도위험 투자다. 위기 역시 이번만이 아니며 미증유였다는 금융위기가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부작용은 있겠지만, 투자자들을 섣불리 안정시킬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지난 저축은행 사태가 반면교사가 되면, 그런 성급한 시도가 불신을 조장할 수도 있다. 한국 언론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삼아 지난 시기 알면서도 취약성을 키워왔던 한국경제와 주식시장을 더는 낙관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 금융 전문가 10인 세계경제 긴급진단

    금융 전문가 10인 세계경제 긴급진단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현 위기 단기해결 난망… 금융 타격 우려” 현 상황의 원인은 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미국으로 확산된 것이다. 재정위기는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과거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로 전이된 것처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도 향후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또 재정위기의 장기적인 특성상 실물 경기의 침체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곧바로 실물 경제에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향후 그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현재 금융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미국은 유럽과 달리 3차 양적완화(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정책) 등을 통해 확장된 통화정책을 쓸 여지가 있다.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가 없기 때문이다. ▶김태준 한국금융연구원장 “시장 반응 과도… 美 더블딥 가능성 낮아”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쓸 수 있는 재정수단이 과거보다 제한적이라는 부분을 감안해도 시장의 반응은 과도하다.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가 갑자기 나타난 상황처럼 움직이고 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 위기가 시작됐기 때문에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끼쳐 신용경색 상황이 올 가능성이나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기는 했지만, 리먼 사태 이후 미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취했던 정책의 효과는 유효하기 때문이다. 다만, 실물 부문에서 미국 경제가 위축되면 우리 경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금융위기 때마다 한국에서 낙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유동성이 좋기 때문이다. 규제를 강화하기보다 자본시장의 깊이와 넓이를 키우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 “외국인 채권 매각땐 환율 급등할 수도”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변수가 환율이다. 주식 시장은 폭락한 반면 환율과 채권, 외화유동성은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우리 국채를 많이 사들인 외국인이 주식에 이어 채권까지 팔기 시작하면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 달러당 10원 안팎에서 움직인다면 영향이 적지만 그 이상 오르내릴 경우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이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실물 경제의 변화가 이번 사태의 장기화 여부를 가늠하게 될 것이다. 전세계 실물 경기는 하락세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은 그 속도가 점진적이고 미국은 가파르다. 실물 지표마저 영향을 받게 되면 세계 경제는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 “韓·中 등 보유 美국채 매각 가능성 적어”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의 연장선상에서 현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하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민간의 부실이 정부의 부실로 옮겨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 곳간이 바닥났고 재정위기가 불거졌다. 미국은 3차 양적완화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 와중에도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전세계 경제가 ‘어글리 콘테스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 국가들이 그나마 덜 나쁜,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것이다. 중국과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가 많이 보유한 미 국채를 매각할 가능성도 낮다. 다만 장기적으로 미 국채의 비중을 줄이고 외환보유고를 다양화해야 한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G7 공조 예상… 美침체땐 수출한국 타격” 금융시장의 앞날을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단기적으로 개선될 모멘텀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주식시장뿐 아니라 외환시장의 충격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미국 경제가 이중침체(더블딥)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자국 경제를 충격 속으로 몰고 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주요 7개국(G7) 등의 국제 공조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실행 여부에 따라 장기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재정위기도 심각한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의 실물 경제가 침체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될 경우 한국처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는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 “긴축 경제… 외화 유입 경로 다양화해야”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국내 경제가 구조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현상은 연초부터 지속된 것이고,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일 뿐이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재정 악화 상태 등 유럽이다. 시장은 경기 회복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올 들어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펴서 더 이상 경기 회복은 어렵다고 시장이 예측한 듯싶다. 또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재정 적자가 너무 심각하다. 이런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 해결방안이 없다. 세계 경제는 긴축으로 갈 가능성이 있고, 지속될 우려도 있다. 우리는 외화가 필요한 국가지만 70%가 유럽과 미국에서 들어오고 있다.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외화 유입 경로를 아시아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저성장 기조 예상… 실물경제 불똥 튈듯” 금융시장은 주식과 채권, 외환 등이 있지만, 주가가 너무 크게 요동치고 있는 만큼 과잉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당초 예상은 이렇게 파급력 있을 것으로 보지 않았다. 시장은 향후 저성장을 예상하고 기업가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블딥을 미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정의한다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상반기만 해도 일본 대지진과 유가 급등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하지 않았다. 우리 실물 경제는 적든 크든 불똥이 예상된다. 이번 사태는 금융 시장이 진정된다고 해서 완전히 끝나는 게 아니다. 주기의 문제가 아니라 거대한 변화의 단초로 볼 수 있을 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듯하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정책연구부 팀장 “美 침체 가능성 낮아… 주가 급락 그칠 것” 금융시장이 과잉반응인지 아닌지는 지금 판단이 어렵다. 국제금융시장이 큰 충격에 빠졌을 때 외국인이 우리 시장에서 자금 회수를 했던 것은 과거에도 있었다.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 자체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기가 둔화될 수는 있지만 침체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 금융시장 불안은 장기간 지속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주가 급락도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을 이번에 단행해 물가를 안정화하는 게 바람직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기회를 놓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영무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수출 한국에 악재… 증시 조정 오래갈 듯” 이번 사안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버금가는 중대한 상황이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을 과잉반응이라고 할 수는 없다. 미국 경제는 벌써 더블딥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힘든 상황인 만큼 우리 실물경제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자국의 통화 가치를 절하하려는 노력이 여러 국가에서 있을 것이고, 우리 기업의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주식 시장은 앞으로 조정이 상당 기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변수지만, 신통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내 기준금리는 중장기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주가 2008년보다 낮아… 환율 급변 우려” 주가지수는 적정 가치가 있는데, 일시적으로 1700선도 깨졌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어느 정도 과잉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상황은 손절매가 손절매를 추가로 부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증시 급락으로 외국인 매도가 겹치면서 사태가 나빠졌다. 미국의 더블딥 우려는 어느 정도 현실화됐다. 다만 미국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 공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급변동이 우려되고, 수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는 9일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되면서 장기화 염려가 더 커졌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처럼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 어려울 것 같다. 홍희경·오달란·임주형기자 dallan@seoul.co.kr
  • 대책없는 日…“뛰는 엔 잡아라” 총력전

    도쿄 증시도 9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닉(공황)에 휩쓸려 5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금융 당국은 엔고를 잡느라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날 밤 미국 뉴욕 증시의 폭락 여파로 장중 한때 5% 가까운 440포인트나 폭락해 8700선을 밑돌다가 10일 새벽(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까스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전날보다 153.08포인트(1.68%) 떨어진 8944.48포인트를 기록했다.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시장을 이끄는 뉴욕 증시의 패닉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일본 주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세계 경제 쇼크 속에서 지난 4일 4조 5000억엔(약 60조원)을 풀어 ‘엔고 저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미국 경제와 유럽 금융 위기의 우려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엔고’ 현상을 잡아야 주식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산업공동화 등을 피하기 위해 시장 개입뿐만 아니라 확실한 엔고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혀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실물경제를 확실하게 떠받치기 위한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신용 평가사 무디스가 8일 “일본의 환율 개입이 효과가 없을뿐더러 신용등급에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해 주목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錢의 전쟁’… 외인 1조 1759억 매도 vs 개미 1091억 매수

    ‘錢의 전쟁’… 외인 1조 1759억 매도 vs 개미 1091억 매수

    9일 증시는 외국인과 ‘개미’(개인투자자)의 머니전쟁이었다. 우리 주식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외국인의 ‘치고 빠지기’에 코스피 지수는 또 폭락을 면하지 못했고, 개인투자자는 다시 한번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무릎을 꿇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개장과 동시에 엄청난 물량을 팔아치웠지만, 전날 이미 당한 개인은 흔들리지 않고 계속 매수세를 유지했다. 오전 9시 45분 외국인 매도가 2500억원을 넘어서고 주가도 100포인트 가까이 빠진 1770.75로 급락했지만, 개인 매수는 오히려 1000억원을 웃돌았다. 이는 전날(8일) 오후 공포에 빠진 개미들이 대거 물량을 쏟아내자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선 것을 경험한 ‘학습효과’ 덕분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팔아치우기를 멈추지 않았다. 외국인은 점심 시간인 정오까지 6257억원을 팔았고, 개인은 3226억원을 사며 맞섰다. 그간 증시 하락의 ‘방패’ 역할을 했던 기관은 2910억원을 매수하는 데 그쳤다. 오전까지는 사실상 개인이 외국인과 ‘나홀로’ 전쟁을 벌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일 ‘공포의 점심시간’은 이날도 재현됐다. 낮 12시 23분을 기점으로 3531억원을 사들였던 개인의 매수세는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오후 1시 개인 순매수액은 2529억원이었다. 37분 만에 개미들이 1000억원 이상을 시장에 던진 것이다. 금융권이 몰려 있는 서울 여의도의 점심시간 최대 화두는 단연 주식이었고, 일부 투자자들은 서둘러 점심을 먹은 채 사무실로 들어가 주식을 내놓았다. 특히 점심시간을 전후해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는 ‘악재’가 퍼지면서 개미들의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순매수 규모를 꾸준히 줄여 나가던 개인은 오후 1시 54분부터 다시 매수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1800선이 무너진 1797.4였다. 1800선이 심리적 마지노선이었고 이를 하향 돌파하자 개인들이 이를 매수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30분 동안 매수세를 늘리던 개인은 2시 30분 이후 매수 규모를 줄이면서 이날 1091억원의 순매수에 그쳤다. 이날 하루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팔아 버린 주식은 1조 1759억원어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 3월 17일 이후 두번째 규모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팔아 버린 주식이 3조원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거래의 안전성과 환금성 등에서 우수한 시장으로 분류된다. 그러다 보니 자금이 필요한 외국인들이 쉽게 자금을 빼갈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수석연구원은 “이번 기회에 정부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며 “국내로 들어온 자금이 일주일도 안돼 나가려고 대기하는 것은 ‘꽃놀이패 장난’이며 국내 시장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오늘 ‘美 카드’… 패닉이냐 진정이냐 기로

    오늘 ‘美 카드’… 패닉이냐 진정이냐 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상태다. 백약이 무효인 상태다. 국제사회가 내놓을 약(대책)도 딱히 없다. 어느 국가나 국제사회가 내놓는 정책과 말발도 먹히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공조도 듣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다우지수 추가 폭락을 막기 위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9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양적완화를 비난하면서 신용등급을 강등한 상황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나라는 없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미국은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의 추가 부양책이 나오더라도 ‘언 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다. 누리엘 루비니 미 뉴욕대 교수는 “미국이 더블딥(이중침체)을 막기 위해 쓸 수 있는 정책수단이 거의 없다.”면서 “3차 양적완화를 해도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를 결정하더라도 미국 정책금리가 사실상 제로인 상황에서 경기부양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국제사회는 ‘G제로’를 절감한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던 미국과 중국의 G2 모습과 목소리도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제 국제신용평가사인 S&P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의 위기는 S&P가 만든 허구라고 강변했지만 뉴욕증시는 폭락으로 답했다. 벌써 오바마 대통령이 레임덕을 맞은 게 아니냐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수군거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지만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중국도, 일본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면서 엔고 같은 자신들의 문제 해결에만 몰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보여준 통화스와프 합의 같은 순발력을 보여주는 나라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의 대책도 먹혀들지 않는다.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8일 금융시장의 기능과 금융안정·경제성장 지원 결의를 발표했지만 시장은 실효성이 없다고 비웃었다. 미국과 중국은 합의문 내용을 놓고 비난하면서 G20은 성명서 발표 시기를 놓쳤고 이는 아시아 금융시장과 유럽, 미국 시장 대폭락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세계 경제가 공황상태로 가지 않으려면 세계 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이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수출이 잘되고 재정위기도 없는데 미국이 5% 내릴 때 7~8%씩 폭락하는 것은 시장이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제 금융시장이 이제는 냉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개미’ 몰락… 한국 폭락

    ‘개미’ 몰락… 한국 폭락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8일 아시아 금융시장은 맥없이 무너졌다. 한국은 최대 폭락을 기록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붕괴된 것은 주식시장의 지수가 아니라 투자자들의 심리인 듯하다. 미국과 유럽 증시도 일제히 대폭락을 기록했다. 9일 0시 50분 현재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7.98포인트(3.47%) 하락한 2444.43에,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9.47포인트(3.29%) 내린 1159.91에 거래됐다. 블루칩 중심인 다우존스 지수도 2.81% 떨어졌다. 유럽 증시 역시 ▲영국 FTSE 100지수 -2.71% ▲독일 DAX 지수 -4.67% ▲프랑스 CAC 40 지수 -3.66% 등을 기록했다. ●S&P, 美 증권·모기지 기관도 신용 강등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이날 미국 국립증권수탁소(DTC)와 국립증권정산소(NSCC), 고정수입정산소(FICC), 옵션정산소(OCC) 등 4개 증권 관련 기관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단계 하향조정했다. S&P는 미국의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과 패니메이의 신용등급도 낮췄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30포인트(3.82%) 내려간 1869.45를 기록했다. 지난 5거래일 동안 무려 302.86포인트가 하락했고, 시가총액 170조 4906억원이 사라졌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1800까지 143.75포인트 대폭락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개인투자자들은 7366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투자심리 실종을 보여줬다. 그나마 외국인은 804억원어치를 파는 데 그쳤고, 기관투자가들은 648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 지수는 32.86포인트(6.63%) 떨어진 462.69를 기록했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10원 오른 1082.50원에 마감됐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3.79%, 타이완 가권지수가 3.82%, 일본 닛케이지수가 2.18% 하락했지만 유독 한국 증시가 심한 충격을 입었다. 기획재정부는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시장 상황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때보다는 훨씬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요 7개국(G7)과 주요 20개국(G20)의 공동 대응도 글로벌 증시의 주가 하락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오늘 美 FOMC서 3차 양적완화 주목 이에 따라 결국 기대할 곳은 미국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결국 미국에서 해결의 단초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세계 금융시장은 9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차 양적 완화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경주·유대근기자 kdlrudwn@seoul.co.kr
  • [블랙먼데이] 오전 ‘설마’… 1900 밀리자 ‘경악’… “아! 내 빚” 개미들 투매

    [블랙먼데이] 오전 ‘설마’… 1900 밀리자 ‘경악’… “아! 내 빚” 개미들 투매

    8일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설마’로 시작해 ‘공포’와 ‘경악’으로 끝났다. 투자자는 피가 마르고 코스피 지수는 끝을 모르고 폭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가 아예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사실 오전 9시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7.18포인트(-1.4%) 내린 1916.57로 유가증권 시장이 시작할 때만 해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증시에 제한적인 영향으로 그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실제 오전 내내 증시는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오전 11시 26분 코스피 지수 1900선이 무너지자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오후 1시 8분 1850선이 무너졌고 단 20분 만인 오후 1시 29분 전 거래일보다 무려 143.75(-7.40%) 하락한 1800.00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1900선과 1800선이 동시에 무너질 판이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모두 크게 흔들리면서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코스닥시장)와 사이드카(유가증권시장)가 동시에 발동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투매 사태는 빚 내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의 반대매매에서 비롯됐다. 교보증권 송상훈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주가 폭락으로 신용 잔고가 바닥나는 바람에 반대매매가 나오면서 폭락장세가 나왔다.”고 말했다. 한 지점에서 나온 반대매매만 200억원 이상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반대매매는 고객의 미수금이 발생하는 경우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을 임의 처분하는 것으로 이미 지난 1~4일 동안 하루 평균 98억원의 반대매매가 있었다. 증권사가 주식을 시장에 대규모로 파는 것이니 개인 투자자들은 손절매를 하기 위해 매물을 더 쏟았다고 분석된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총 7366억 4200만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개장 후 오전 3시간 동안 1053억 7200만원을 순매도했지만 오후 3시간 동안에 6배가 넘는 6312억 70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우선 감내해야 한다고 제언하자 ‘빚 내서 투자했는데 책임질 거냐’고 항의한 사람이 상당수였다.”면서 “폭락장에서는 사실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등 공포심이 극에 달한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는 불안에 떠는 투자자들의 투매 시점을 묻는 전화로 정상 업무가 힘들 정도였다. 투자자들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 200 변동성 지수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16.69포인트(58.95%) 오른 45까지 치솟았다. 2009년 3월 11일(46.27) 이후 2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연기금은 오전 9시 10분 18억 6400만원의 소규모 매수로 시작해 오전 11시 9분 낙폭이 커지자 117억 6600만원으로 매수세를 늘렸다. 가장 낙폭이 컸던 오후 1시 26분 1012억 8600만원으로 순매수 규모를 1000억원대로 늘렸고, 장 마감 무렵인 오후 3시에는 총 4074억 73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연기금을 포함해 기관은 모두 6486억원을 사들였다. 종가는 74.30포인트 내린 1869.45(-3.82%)를 기록했다. 최대 낙폭을 절반가량 줄인 셈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주식시장을 연기금으로 버틸 것이냐는 지적이 있다. 결국 연기금 손실로 이어지면 국민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식이 어디까지 떨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지수 하단이 1870이었는데 이미 지수가 그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대형주가 하루에 10%씩 빠지는 장세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Weekend inside] 증권가 ‘찌라시’의 세계

    [Weekend inside] 증권가 ‘찌라시’의 세계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널리 알려진 오랜 격언이다. 풍문은 어디서 들을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증권가 찌라시’(사설 정보지). 하지만 실제 여의도 증권가에서 생산된 찌라시는 없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보는 찌라시가 되어 공표되는 순간 힘을 잃는다. 고급 정보는 고수끼리 독점되어 메신저를 통해 은밀히 유통된다. 일반 투자자들의 귀에 들어갈때면 이미 고수들은 수익을 챙긴 후라는 이야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히려 한탕을 노리며 풍문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조회 공시’를 눈여겨 보길 권한다. 한국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개적으로 해당 기업에 갖가지 풍문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제도로, 적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공개 자료여서 이를 이용해 큰돈을 벌 수는 없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손해를 막는 데는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론보도·공공기관 정보도 출처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267건의 풍문을 해당 기업에 조회 공시했다. 기업의 80.5%(215건)가 풍문을 인정했고, 19.5%(52건)가 부정했다. 조회 공시가 들어간 풍문은 이미 신빙성이 있다는 의미다. ‘감사의견’, ‘부도’, ‘횡령·배임’ 등 악재성 루머에 대한 조회 공시를 요구받은 130개 기업 중 70.8%(92건)가 상장폐지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부실화됐다. 횡령·배임으로 조회 공시된 57건 중 47.5%(29건)는 상장폐지를 진행 중이다. 거래소가 풍문을 듣는 경로는 다양하다. 주식을 발행하려는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증권 발행 신청을 할 때 자금 사용처가 불분명하면 금감원은 거래소에 이를 통보한다. 특히 소규모 회사에서 해외 광산 등 불명확한 투자를 하기 위해 증자를 한다면 횡령을 의심받기 쉽다. 언론보도나 증권사 및 공공기관의 정보도 풍문의 출처로 쓰인다. 이외 금융시장에 은밀히 돌아다니는 정보들도 수집된다. 조회 공시의 적중률이 높다 보니 조회 공시를 계기로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4월 상장폐지된 스톰이앤에프는 1월 24일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에 따른 피소설로 조회 공시를 요구 받았는데, 같은 달 19일 417원이었던 주가는 27일 395원으로 5.3% 하락했다. 역시 지난 4월 상장폐지된 유니텍 전자는 전·현직 대표의 횡령으로 조회공시가 요구된 지난해 12월 2일을 기점으로 3거래일 전과 3거래일을 비교할 때 43%나 폭락했다. 반면 대기업의 주가는 조회 공시에도 잘 흔들리지 않는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4월 12일 횡령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했지만 주가는 이날 16만 5000원에서 사흘 뒤인 15일 19만 1000원으로 오히려 크게 올랐다. 교보증권 역시 지난달 29일 횡령배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했지만 주가에 큰 변동은 없었다. ●풍문으로 한탕을 찾는 시대는 지났다 그렇다고 거래소의 조회 공시가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 기업에 따라서는 찌라시에 떠도는 풍문을 조회 공시했다고 거래소에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시에서 풍문의 힘은 절대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래소는 풍문에 의해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조회 공시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최근에는 조회 공시를 하는 풍문이 찌라시에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현재 찌라시는 공식적으로 유통되는 2개와 비공식적인 10개 정도가 있는데 모두 여의도 증권가 밖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20년 이상 증권업계에 종사한 관계자는 5일 “이제 고급 정보는 메신저의 일종인 미스리나 야후를 통해 증권가에서도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은밀히 공유된다.”면서 “정보는 공표되는 순간 수익을 얻을 힘을 잃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찌라시가 담아 내는 정보가 금융 정보보다는 연예계의 가십을 다루는 데 집중하면서 그 영향력은 더욱 줄고 있다. 증권업계 종사자 김모(43)씨는 “벤처기업 거품 이후에 풍문을 통해 한탕을 벌려는 사람도 많이 줄었고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의 등장으로 고급 정보를 찾는 일반인도 그만큼 감소했다.”면서 “요즘 금융소비자들은 증권사 직원이 전하는 풍문도 과대포장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곤 한다.”고 말했다. ●찌라시를 단속하라, 하지만… 찌라시는 1980년대에는 각 증권사가 ‘월요 정보팀’, ‘화요 정보팀’ 식으로 요일마다 나뉘어 술집 등에서 국회의원 보좌관, 정보 경찰, 국정원, 기자 등을 만나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정보보고’용으로 만들던 문건이다. 따라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도 책임질 이가 없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 우려를 틈타 찌라시에 오른 기업 자금난 소문이 경제계를 강타했고, 올해에는 건설사 부도 블랙리스트가 돌면서 관련 회사 주가가 떨어졌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3월 ‘금융회사 전자장비 이용에 대한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오는 10월부터 금융회사는 임직원들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이메일이나 메신저의 사용기록과 내용을 보관·관리토록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개인용 메일·메신저를 이용하는 경우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반응이다. 정보로 움직이는 증권시장에서 정보를 통제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반응도 있다. 실제 금감원의 조치 이후 지난 5월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소송이 알려지면서 미확인 악성 루머를 유포하는 찌라시가 오히려 늘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조치는 찌라시를 근절하기보다는 증권사 내부의 정보나 고객정보 등이 찌라시라는 이름으로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근본적으로 투자자들이 ‘풍문의 두 얼굴’을 명확히 알고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전 세계 증시가 미국과 유럽발 ‘더블 악재’로 폭락했다.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위기는 파생상품으로 촉발된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의 위기로 더욱 심각하며 세계 각국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대응책이 제한돼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경제전문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위기 원인과 전망, 대응방안 등을 긴급 진단했다. ■손성원 美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국가 부도 인정하고 대책 수립해야” →세계 증시 폭락 원인은. -크게 봐서 미국과 유럽 문제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지켜보면서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정치가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올해 말 2단계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서도 미 정치권이 경제에 좋은 방안을 내놓을 리 없다는 불신이 확산됐다. 더 큰 걱정은 유럽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지연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차라리 부도를 인정하고 빨리 대책을 세우는 게 나은데 1990년대 일본 경제가 그랬던 것처럼 썩은 생선을 계속 방치하는 식이니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중국의 가장 큰 시장인데, 유럽이 망가지면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는 중국도 잘될 수 없다. 이런 총체적 비관론이 모여 증시가 폭락한 것 같다. →더블딥이 오는 것인가. -더블딥 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3개월 전 더블딥 확률이 20~25% 정도였다면 지금은 30~35%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더블딥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경기가 이미 바닥까지 내려올 만큼 내려왔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는 언제쯤 회복될까.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좀 나아질 것 같지만 바닥을 기다 조금 올라가는 정도일 것이다. 완연하게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 과거 바닥에서 반등했던 경기 순환 역사로 볼 때 정상적이라면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5~6%는 돼야 한다. 그런데 하반기 잠재 성장률은 거의 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울한 지표 때문에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투자자들이 비관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현금을 갖고 있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은 어떤가. -그때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그때는 유럽 경제가 튼튼했었다. 유럽이 미국에 경제운용 좀 똑바로 하라고 비판하고 유럽을 배우라고 손가락질했었다. 중국도 그때는 부동산 거품이 없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부동산 거품이 가시화되고 있다. →2008년 위기 때는 중국 등 아시아 경제가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 -분명한 것은 미국과 유럽이 안 좋으면 중국도 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의 수출구조를 보면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이 40%, 아시아 밖으로의 수출이 60%다. 그나마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 40%도 동남아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형태 등이 대부분이다. 결국 미국·유럽 등 수출 시장이 안 좋아지면 중국이 원자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 총체적으로 아시아 수출 환경이 나빠지는 것이다. →한국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을까. -당연하다.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고는 해도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수출이 안 되면 내수로라도 버텨야 하는데 가계부채가 많아 내수로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가 어렵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손성원(66)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하버드대·피츠버그대 경제학 석·박사 ▲백악관 수석경제관, 미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궈톈 융 中중앙재경대 교수 “기업 경영환경 개선해 이노베이션 추진해야” →현 경제위기를 어떻게 보나.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경제체가 모두 좋지 않다. 미국 경제를 돌아보면 두 차례 양적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성장은 여전히 더디고, 높은 실업률 등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위기는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채무위기는 앞으로 신뢰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높은 통화팽창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통화 억제 정책을 길게 끌고간다면 중국 경제 역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주요 경제체가 이런 상황 속에서 공황 정서가 확산돼 전 세계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2008년 금융위기와 현 위기의 차이점. -2008년에는 금융 부문에서 드러난 버블 과다가 금융위기를 불렀고, 세계 각국은 앞다퉈 경기부양에 나섰다. 그때는 금융영역의 거품을 없애고,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를 거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번 위기는 펀더멘털의 위기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주요 경제체에 진짜 위기가 몰아친다면 정부가 적극 경기부양에 나선다 해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사실상 그럴 만한 힘도 없고, 방법도 부족하다. →2008년 위기극복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컸다. 이번에도 기대할 수 있나.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중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한계를 절감했다. 지금 중국은 경제성장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기업의 혁신과 국내 소비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부양시킬 저력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꾀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회복을 주도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경우, 통화팽창과 자산버블이 우려되는데. -정부 주도에서 기업 주도, 수출 주도에서 내수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이 실효를 거두게 된다면 통화팽창, 부동산 거품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경제성장의 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유럽의 채무위기 해결 방안은. -지금 세계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해서는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걱정에 휩싸여 있다. 경제에서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면서 새로운 소비영역을 창조하는 것만이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강점과 약점은. -중국은 여전히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주도하면서 이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통화팽창과 자산거품이라는 불청객을 불러 왔다. 중국은 이제 이런 경제성장 방식을 바꾸려 한다. 불합리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적절한 시점의 적절한 선택’ 이것이 중국 경제의 강점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궈톈융(郭田勇·45) 중앙재경대학 금융학원 교수 ▲산둥대 졸업 ▲중국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석사 ▲중국인민은행 연구생부 박사 ■ 무사 료지 日무사리서치 대표 “양적인 금융 완화정책 절실 고용 늘려 민간수요 높여야” →경제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쇼크 이후 후유증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부채한도 합의로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겨우 막았지만 경기침체를 회복할 가능성이 적은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채무 위기 후유증이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이번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닮은 점은 기업들의 수익이 향상되고 저축이 증가했는 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없어지고 고용도 없어졌다는 점이다. 리먼 쇼크를 계기로 단기적으로 만들어진 수요가 없어지며 위기를 맞은 것이다. 공적 수요를 만들거나 단기적인 경제안정을 취한 것 처럼 보였으나 수요가 없는 게 문제다.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나. -생산성 혁명에 따라 글로벌 수익이 많아졌지만 싼 노동력으로 흘러갔고, 인터넷 혁명으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문제다. 세계시장 측면에서 보면 기업들이 수익을 증가시켜도 수요가 늘어나야 생산성 혁명이 지속되고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 등이 힘을 받는다. 해결책으로는 적극적인 금융정책을 통해 민간 수요를 늘려야 한다. 양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취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 공황 때 전쟁 등 나쁜 쪽으로 갔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번 경제는 얼마나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가. 또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금융 및 재정정책을 재구축해야만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닛케이주가는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크게 올라갈 것이다. 현재 9000엔대의 주가는 굉장히 싼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중국과 아시아 경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중국 경제는 2008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버블 문제 때문에 중국 경제 자체도 주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는 당분간 성장은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경제의 위기를 구할 정도의 영향력은 아직 갖추질 못했다. →일본 정부 당국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는가. 일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어떤 것이 있나. -일본 경제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규제가 많아서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을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역할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이 늘어나는 정책을 써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외환시장에 개입했는데 앞으로 엔화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미국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기업은 벌고 있는데 주식은 내려가고 있다. 금융 및 재정정책이 재구축되면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다. 구매력으로 볼 때 1달러당 90~110엔대가 적절하다고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무사 료지(62) 무사 리서치 대표 ▲요코하마 국립대 졸업 ▲도이치증권 부회장겸 선임투자고문 ▲사이타마대 대학원 객원교수
  • 금, 은 등 귀금속값 급락…고려아연 등 관련기업 주식도 하락

     금, 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유가도 많이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물 은의 선물값은 온스당 3.15달러(8.0%) 폭락한 36.24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은값은 최근 4일간 하락하며 26% 넘게 빠졌다.  달러화가 강세를 이으면서 잇단 증거금 인상이 하락 압력을 넣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지난 달 26일과 29일에 이어 이 달 2일과 4일에도 은 선물 증거금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개시증거금은 직전 1만6200달러에서 1만8900달러로, 유지증거금은 1만2000달러에서 1만4500달러로 올렸다. 26일 인상 직전과 비교하면 개시증거금은 7155달러, 유지증거금은 5800달러 인상됐다.  금값도 급락했다. 6월 인도분 금 선물 값은 전날 대비 온스당 33.9달러(2.2%) 내린 1481.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지난 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국제 유가도 9% 가까이 폭락, 배럴당 100달러선이 무너졌다.  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6월 인도분은 전 날보다 배럴당 9.44달러(8.64%) 폭락한 99.80달러에 마감했다. 3월16일 이후 최저다. 전날에도 1.6% 하락했다. 런던시장(ICE)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은 배럴당 10.79달러(8.9%) 폭락한 110.40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급락과 귀금속 가격하락은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 발표 등 세계적인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귀금속 가격 하락이 다른 상품의 가격 하락을 부추겨 유가의 롱 포지션을 철수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주식이 직격탄을 맞았다. 비철금속 제련업체인 고려아연의 주가는 40만원대가 붕괴됐다. 고려아연은 6일 오전 10시12분 현재 전일 대비 7.30%(2만9500원) 급락, 37만4500에 거래되고 있다. 4월말에는 주가가 50만원대 가까이 접근했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한반도 방사능 노출” 루머 집중조사 착수

    금융당국은 국내에 방사능 루머를 퍼뜨려 주가를 폭락시킨 뒤 차익을 챙긴 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집중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16일 경찰청, 한국거래소와 연계해 전날 국내 증시를 뒤흔든 방사능 상륙 루머의 실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방사능 관련 업체의 주식을 보유했거나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이 나는 풋옵션 상품을 매수한 투기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소문을 퍼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상 매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해보라고 거래소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에도 루머 유포자의 인적사항 등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일본판 뉴딜정책 파장 철저히 대비하라

    ‘3·11 대지진’으로 일본 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증시는 패닉에 빠져 며칠 새 시가총액 700조원 이상이 훌쩍 날아가 버렸다. 쓰나미에다 방사능 대량 누출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일본경제가 회복이 쉽지 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혼조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가 하면 미국의 투자회사 JP모건은 미국의 상반기 성장률을 4%에서 3%로 낮추는 보고서까지 내놓았다. 이 와중에 일본 중앙은행은 나흘간 41조엔(약 674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증시 추락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은 정치적인 성격이 짙은 2001년의 9·11테러와는 달리 경제적인 충격이 어느 사건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정부가 고베대지진 때 투입한 3조 2000억엔보다 많은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일본판 뉴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이 복구비용 마련을 위해 미국 국채나 브라질 헤알화 연계 채권 등을 투매해 자금 회수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이럴 경우 세계 주가와 자산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일본이 돈을 푸는 목적이 경기부양이 아닌 복구에 있는 만큼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물가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금융팽창 정책으로 인플레를 유발시킨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일본은 디플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인플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일본판 뉴딜정책의 파장이 글로벌 경제로 전이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이 있다. 엔화는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만 몇 개월이 지나면 엔화 약화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핵심 부품 소재 수입도 문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부품 소재 부문에서 250억 달러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를 냈다. 부품 수입이 원활하지 못하면 우리의 전체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입처 다변화를 적극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 사태는 우리에게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점을 명심하고 대일무역 역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 ‘패닉’日증시 10% 폭락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패닉’日증시 10% 폭락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일본 증시가 대폭락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따른 ‘핵재앙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도 요동쳤다. 15일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015.34 포인트(10.55%) 폭락한 8605.15로 마감했다. 역대 세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1000포인트 이상 빠진 것도 미국의 ‘리먼 사태’가 위세를 떨쳤던 2008년 10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한때 1400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장 막판 추락세가 다소 완화됐다.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한 토픽스(T0PIX)지수도 전날보다 77.19포인트(9.11%) 밀린 769.77을 기록했다. 이날 도쿄 증시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이 대량 누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줄줄이 급락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1.37포인트(1.41%) 하락한 2896.25를 기록했으며, 타이완 가권지수도 285.24포인트(3.35%) 급락한 8234.78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896.28포인트(3.84%) 내린 2만 2449.60을 찍었다. 호주 종합주가지수인 올오디너리스도 100.2포인트(2.1%) 급락한 4609.9로 마감해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코스피지수도 장중 한때 103포인트가 하락할 정도로 방사능 공포에 짓눌렸다. 전날 자동차와 화학, 전자, 정유 등을 중심으로 반사 이득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하루 만에 반전됐다. 일본의 ‘원전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내 금융·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실물시장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세계경제의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 측은 “원전의 방사능 누출이 심화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면서 “안전자산의 선호도 증가와 함께 일본과 밀접한 교역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유인 감소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량 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물 경제에서는 부품공급 차질과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도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지진 수혜주’로 떠올랐던 삼성전자가 핵심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날 급락한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 도쿄가 방사능 피해에 직접 노출된다면 사실상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면서 “시장이 사느냐 혹은 죽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상기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팀장도 “일본의 원전 사태가 시시각각 바뀌고, 악재가 쏟아지면서 시장 예측이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요동친 국내·외 금융시장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40포인트가 넘는 변동 폭을 보였고,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만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35.3원까지 뛰어 연고점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도 하루만에 약세를 보였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5.69포인트(0.8%) 오른 1971.23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장중 출렁거림은 컸다. 일본의 원전 폭발과 쓰나미 소식에 한때 193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오후 들어 낙폭을 축소하며 점차 안정을 찾았다. 외국인은 6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해 1331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도 780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1663억원어치 팔았다. 코스닥은 15.57포인트(3.00%) 급락한 502.98을 기록했다. 일본 지진의 반사이익 업종이 없다 보니 불안한 투자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동 사태와 유럽 재정 위기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일본 대지진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단기 심리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급락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633.94포인트(6.18%) 떨어진 9620.49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 폭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폭락했던 2008년 10월 24일 이후 가장 컸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타이완 자취안도 47.80포인트(0.56%) 떨어진 8520.02로 마감했다. 반면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혼조세를 보이다가 3.83포인트(0.13%) 상승한 2937.62로 마감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95년 고베 지진 때와 달리 이번엔 한국과 일본 증시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다.”면서 “당시에는 한국의 대일 수출 비중이 커 일본이 받은 피해에 국내 경제가 종속될 수밖에 없었지만 현재는 수출 비중이 낮아져 업종별, 기업별로 독립적인 판단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시장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5.5원 오른 1129.7원에 마감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달러당 81.86엔에서 이날 12시 현재 82.20엔으로 상승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값은 오후 3시 현재 전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82.16엔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국은행 측은 “일본 닛케이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국내 주가와 금리 환율은 제한된 범위에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김경두·홍지민기자 golders@seoul.co.kr
  • [속보] 日 강진 여파 금융시장 혼란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수만명이 사망하고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나면서 강진 이후 첫 개장일인 14일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14일 일본 증시는 대지진의 여파로 급락 개장하며 닛케이평균 1만선이 무너졌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50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출발했다. 오전 10시 현재 지난 주말보다 440포인트가량(약 4.3%) 빠진 9800선을 기록 중이다. 닛케이평균주가가 10,000선을 내준 것은 지난해 12월 2일 이후 3개월여만이다.  일본 대지진의 충격은 국내 증시에도 고스란히 전해져 코스피도 요동치고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46포인트(0.33%) 내린 1949.08로 출발한 뒤 1937.99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 2일 장중 1921.34를 찍은 뒤 8일 만에 장중 1940선을 내줬다. 이후 다소 상승해 오전 10시 기준으로 1950~6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일본 증시 폭락 여파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7원 오른 1125.2원에 거래되고 있다. 엔화 강세와 국제유가 하락 등이 환율의 급등을 제한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檢 ‘ELS 조작’ 증권사 담합 조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는 국내외 증권회사 4곳이 공모해 주가연계증권(ELS) 수익률을 조작했다는 정황을 잡고 거래 과정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의혹을 받는 증권사는 국내 업체인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과 외국계인 BNP파리바, 캐나다왕립은행(RBC)이다.검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증시 관련 자료와 업체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이들 증권사가 ELS 만기상환일을 앞두고 주식을 팔기로 담합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2006~2009년 ELS 만기상환일의 장 마감 직전, 보유 주식의 대량 매도주문을 내 주가를 폭락시킴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ELS는 만기일 주가가 최초 기준주가의 일정 비율 이상이면 고액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일종의 파생금융상품인데, 이들 증권사가 주가를 고의로 하락시켜 수익금 지급 책임을 회피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들은 “주식을 매도한 시기가 달라 담합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검찰은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간의 수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르면 다음 주 의혹에 연루된 국내 증권사 2곳과 회사 관계자들의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수사가 쉽지 않지만 각종 불법 행위로 국내 금융시장을 어지럽히는 외국계 업체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처벌 가능성을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 국제유가, 수에즈 쇼크?

    이집트 정국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이집트뿐 아니라 석유시장을 비롯한 국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전체 인구의 40%가량이 하루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갈 만큼 열악한 이집트 경제는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집트파운드화 가치는 지난 6년간 최저 수준인 1달러당 6이집트파운드까지 떨어졌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이날 35억 이집트파운드(약 6673억원)에 이르는 6개월 만기 국채를 발행한다고 밝혔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민주화 시위 여파로 주가가 이틀만에 17% 폭락하자 지난달 28일 문을 닫았다가 13일 다시 여는 이집트 증권거래소는 증시가 요동칠 가능성에 대비, 세이프가드 조치도 준비해 놓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얼마나 가파른 낙폭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은행 EFG-헤르메스의 이집트 분석 책임자 와엘 지아다는 증시가 재개장되면 지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의심할 여지없이 (증시에) 부정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석유시장은 수에즈운하 관련 노동자들의 전면 파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운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만약 노동자들의 총파업으로 수에즈 운하 운영이 차질을 빚을 경우 석유 수급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거기다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정부에도 주요 외화 수입원이기도 하다. DPA통신은 11일 알아라비야 방송을 인용해 일부 시위대들이 수에즈운하와 관련된 정부 건물 여러 곳을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날 오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배럴당 원유가격이 25센트 오른 86.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 정부 관계자는 민주화시위로 인해 발생한 관광수입 감소액이 이미 10억 달러에서 15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11일 유럽 주가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가 오전 중 한때 0.5% 떨어진 것을 비롯해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도 한때 0.46% 하락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떠나는 외국인·돌아온 개미… ‘상투주의보’

    떠나는 외국인·돌아온 개미… ‘상투주의보’

    최근 주식시장의 화두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귀환이다. 지난해 말 코스피지수가 2000을 찍을 때만 해도 꿈쩍하지 않던 개미들이 최근 일주일 새 1조 6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에 복귀하고 있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54조원의 주식을 집어삼켰던 외국인이 한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돌아온 개미들이 주식을 비싸게 산 뒤 주가가 폭락해 손실을 떠안는, 이른바 ‘상투 잡기’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12일부터 7거래일 동안 1조 660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042억원과 913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미들이 외국인과 기관이 내다 판 물량을 고스란히 사들였다는 뜻이다. 주식시장 주변 자금도 점점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인 투자자예탁금이 19일 현재 16조 920억원 쌓여 있다.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매수를 주문하는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6조 3114억원에 이른다. 2007년 7월 4일 6조 3401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달 7.5%의 적지 않은 이자를 증권사에 내야 하지만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개미들이 늘었다는 뜻이다. 외국인은 개인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4거래일을 빼고 ‘팔자 우위’다. 2009년 32조 3900억원, 지난해 21조 5700억원을 사들였던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bye Korea)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 연초 이후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개인이 주축이 돼 시장을 받치고 있는데 경험적으로 개인들의 순매수가 증가하는 것은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방증이어서 좋지 못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이 매도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면서 “환율도 1100원선까지 떨어졌고 지수가 너무 높아 투자 매력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공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들어가기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팀장은 “갖고 있는 주식은 보유하고 적립식펀드 투자도 계속하되, 신규 투자는 3월쯤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 들어가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올 한해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이겠지만 개인 등 국내 유동성이 외국인의 빈 자리를 메우면서 국내 증시가 한 단계 오를 것이므로 외국인의 이탈에 놀랄 필요는 없다.”는 전망을 내놨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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