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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프 코리아] 성묘·벌초사고 61% ‘벌’에 당한다

    [세이프 코리아] 성묘·벌초사고 61% ‘벌’에 당한다

    추석이 2주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성묘는 우리의 고유한 미풍양속이다. 명절을 앞두고 벌초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벌초와 성묘길에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풀을 깎는 용도로 많이 보급된 예초기 사고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들뜨기 쉬운 명절일수록 각종 안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추석을 앞두고 벌 쏘임과 예초기 사고 등이 급증함에 따라 18일 ‘추석절 성묘·벌초 등에 따른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충북·경북·경기순으로 많아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벌초 등으로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288건이다. 벌 쏘임이 전체의 61.5%인 177건을 차지했다.195명이 벌에 쏘여 2명은 사망했다. 예초기 사고가 59건, 뱀에 물리는 사고도 52건이나 일어났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벌 쏘임 30건, 예초기 6건, 뱀 물림 4건 등 40건을 비롯해 ▲경북 38건 ▲경기 35건 ▲강원 34건 등이었다. 일요일인 지난 10일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야산에서 벌초를 하던 김모(55)씨는 땅속에서 갑자기 날아오른 벌에 머리를 쏘여 숨졌다. 이날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서는 40대 남자가 예초기 작업을 하다가 발등을 크게 다치는 불상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오는 21일 윤달이 끝난 뒤에는 벌초 등 묘지관리를 위한 입산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벌 쏘임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벌을 자극해서 일어난다. 벌집은 땅 속에 있거나 나무 등에 매달려 있다. 벌들에게 벌초·성묘객은 ‘침입자’다. 벌에 쏘이는 것은 보통사람들에게는 사실 사고라고도 할 수 없다. 여러 차레 쏘이지 않는 이상 약간의 통증과 쏘인 부위가 부어오르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벌독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얘기가 달라진다. 심하면 몸 전체에 두드러기가 나고 위경련, 자궁 수축, 설사와 함께 호흡 곤란 등의 쇼크 증세로 사망할 수 있다. 뱀은 주로 4월 하순부터 11월 초까지 활동한다. 뱀은 주로 바위나 썩은 나무 밑 등 습한 곳에서 서식한다. 잡초가 우거진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가는 것도 삼가야 한다. ●묘지 주변 술 뿌리면 멧돼지 부르는 셈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뱀은 대부분 독이 없다. 살모사나 까치살모사 등 독사도 맹독성은 아니다. 뱀에 물렸을 때는 최대한 움직이지 말고,119에 신고해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낫 대용으로 사용하는 예초기도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날이 고속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몸의 일부분이 닿으면 큰 상처를 입기 일쑤이고 심하면 절단되기도 한다. 날에 돌맹이 등이 튀어올라 다치는 사례도 적지않다. 유행성 출혈열도 주의가 필요하다. 쥐의 배설물에 오염된 먼지가 사람의 호흡기에 들어오거나 쥐에 물리면 감염된다. 이 병의 초기 증상은 고열, 두통, 복통 등이다. 풀이나 나뭇잎에 스치거나 옻독 등에 오르면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며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이밖에 벌초나 성묘를 한 뒤 묘소 주변에 술을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멧돼지가 술냄새를 찾아 묘를 마구 파헤치곤 해 자칫 명절에 ‘불효’가 될 수도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벌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 할리우드의 1991년작 영화 ‘마이걸’에서는 아역배우 매컬리 컬킨이 연기한 주인공이 벌에 쏘여 죽는 장면이 나온다. 주연 배우의 비극적인 결말은 영화에서 뻔한 스토리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벌독 알레르기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제대로 꽃이 피지 않아 꿀이 부족해졌다. 이 때문에 ‘식량’을 구하지 못한 벌들은 더욱 예민해졌다. 올 가을 벌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벌독 알레르기는 주로 꿀벌과 말벌 등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과민반응이다. 벌독 알레르기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아토피 병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이 벌에 처음 쏘이면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조금 아프거나 가려운 것으로 끝난다. 이때 독액은 림프관이나 혈관으로 체내에 흡수된 뒤 항체가 생긴다. 문제는 두번째 쏘였을 때. 독이 항체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구토, 현기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최악의 경우 한시간 안에 사망하기도 한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지는 일반 병원에서 벌독 추출액으로 피부반응시험을 해서 진단할 수 있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병원에서 에피네프린을 처방받거나, 그물망을 머리에 덮어 쓰고 나가야 한다. 아예 벌초와 성묘를 피하는 것도 좋다. 말벌이 꿀벌보다 훨씬 위협적이다. 꿀벌은 한 번 쏘면 죽지만, 말벌은 여러 차례 쏠 수 있다. 말벌은 길이가 25㎜ 정도로 꿀벌보다 약간 크다. 요란한 예초기 소음과 진동, 매연 등은 땅벌을 자극한다. 벌초 전에 흙을 조금씩 뿌리면서 수풀이나 무덤 근처 나무에 벌집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밝은 색이나 원색 옷은 피해야 한다. 향수나 화장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 말벌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벌초나 성묘를 갈 때 소매가 긴 옷과 장화 장갑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하는 것은 상식이다. 살충제도 필수품이다. 벌은 파리나 모기보다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약하다. 피부와 겉옷에 곤충을 쫓는 약을 뿌리는 것도 좋다.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가능한 낮은 자세를 취하거나 엎드린다. 갑자기 뛰거나 손·손수건 등으로 주위를 휘두르는 것은 절대 금물.‘나 여기 있소’ 하고 벌떼를 유도하는 행위다. 벌침은 핀셋보다는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밀어 빼는 것이 좋다. 쏘였을 때는 얼음 찜질을 하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른 뒤 안정을 취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예초기·뱀사고 예방·대처법 예초기는 사용이 간단한 기계처럼 보인다. 그러나 농촌에서 자주 쓰는 사람들도 부주의로 부상을 당하곤 한다. 평소에 잘 접해보지 않은 도시민들은 그만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예초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목이 긴 장화와 장갑, 보호안경 등 안전장구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예초기 날에는 보호덮개를 부착하고 볼트, 너트, 칼날 등 기계 부품 부착 상태를 사용 전에 점검해야 한다. 작업을 할 때는 칼날이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초보자는 금속날 대신 안전한 나일론 커터를 쓰고, 작업 반경 15m 안에는 사람이 접근하지 않도록 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깨끗한 물로 상처를 씻고 소독약을 바른 뒤 수건으로 감싼다. 절단된 부위는 얼지 않을 정도로 차갑게 유지한 뒤 병원에서 곧바로 접합수술을 받아야 한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예초기 날에 튄 작은 돌이나 나뭇조각으로 눈을 다치기도 한다. 눈을 비비며 이물질을 빼내려고 하면 상처가 악화될 수 있다. 일단 고개를 숙이고 눈을 깜박거리며 눈물이 나도록 해 이물질이 자연스럽게 빠져나오게 해야 한다. 두꺼운 등산화는 뱀에 물리는 것을 막는 필수품. 잡초를 헤치기 위한 지팡이 등도 준비한다. 일단 뱀에 물리면 독이 퍼지지 않도록 최대한 움직임을 줄이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최선이다.30분이 지나지 않았으면 상처 부위를 1㎝ 정도 절개한 뒤 입으로 독을 빨아낸다. 입 안에 상처나 충치가 없어야 한다. 물린 부위가 통증과 함께 부풀어오르면 물린 곳에서 5∼10㎝ 위쪽을 끈이나 고무줄, 손수건 등으로 묶어 독이 퍼지지 않게 한다. 얼음 찜질도 통증 완화에 좋다. 손을 물렸을 때는 반지와 시계 등을 빼야 한다. 응급 조치가 끝나면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반드시 해독제를 맞아야 한다. 유행성 출혈열을 막기 위해서는 벌초나 성묘 때 긴 옷을 입고, 작업한 뒤에도 목욕을 하고 입었던 옷은 세탁해야 한다. 야외에서 섣불리 잔디나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는 것도 예방책이다. 야외에 나갔다 돌아온 뒤 1∼3주 사이에 발열, 오한,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의사를 찾아야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게임중독 방치 더 무섭다] 조기치료 중요… 아이와 병원 찾아라

    “인터넷·게임 중독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전무한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성인들에 비해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중독은 심각성이 더 큰데도 부모들이 걱정만 하고 있을 뿐 적극적인 치료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중독에 빠진 자녀들의 손을 이끌고 부모가 병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서울대 김붕년 교수·정신과) 전문가들은 ‘중독=질환’이라는 인식이 없다는 것을 인터넷·게임 중독 치료에 있어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한 개인을 사회에서 도태시킬 정도로 무서운 ‘정신질환’인데도 그저 ‘나쁜 습관’‘자연스럽게 사라질 증상’ 쯤으로만 치부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안동현 회장은 “인터넷·게임 중독은 사람의 자제력을 잃게 하는 동시에 현실생활 도피나 헛된 망상으로 이끄는 특성이 있다.”면서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현실 생활에서 자신감과 보람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중독 치료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독 증상이 의심되면 상담센터나 병원을 우선적으로 찾아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전성일 소아청소년정신과 원장은 “정신과를 찾는 청소년들의 3분의1이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 현상을 보이지만 시간이 너무 흘러 증상이 심해지면 나중에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세누리정신과의 이호분 원장은 “게임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게임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수단의 마련이나 게임시간 등에 대한 약속 등 방법이 필요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약물치료도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는기쁨정신과 김현수 원장은 “자녀가 인터넷을 못하게 했을 때 우울해 하거나 갑작스런 성적 저하를 보이면 일단 중독증세를 의심해야 한다.”면서 “인터넷 중독은 대학생은 물론 장년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여서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열대성 전염병 북상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열대성 전염병이 북반구 지역으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25일)가 진단했다. 올 여름 덴마크의 62세 노인은 발트해에서 낚시를 하다가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됐다. 그는 팔 하나를 잘라내는 수술을 했지만 결국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숨졌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비교적 따뜻한 멕시코만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멕시코만보다 훨씬 북쪽에 있는 발트해에서 1994년 여름에 이어 또다시 이 균이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최근 독일 연구팀의 조사 결과, 발트해 10곳 가운데 9곳 이상에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발견됐다. 토베 로에네 덴마크 보건의는 “미생물은 그리 영리하지 않다.”면서 “온도가 살 만하니까 번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열대성 조류가 나타나 해변을 폐쇄하는 일도 벌어졌다. 북서부 리비에라 해안에서 올여름 휴양객 100여명이 열대성 조류 ‘와편모조강’과 접촉한 뒤 발진과 설사 증세를 보였다. 비단 바다의 일만은 아니다. 북유럽에서 올여름 처음으로 소의 청설병(靑舌病)이 보고됐다. 청설병은 소의 혀가 검푸르게 변해 죽는 질병으로 농장과 동물원에서 다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따뜻한 지중해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물론 열대성 병원균의 북상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점점 더 지구의 기온 상승이 이들 질병의 확산과 관련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하버드 의대 ‘건강과 지구환경 센터’의 폴 엡스타인 박사는 “1999년부터 북미 지역에서 말라리아와 뎅기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700명이 넘게 숨졌다.”면서 “온난화가 열대성 질병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에릭 클랩튼 “귓속이 웅웅” 청력 떨어져 걱정

    기타의 살아있는 전설 에릭 클랩튼(61)이 오랜 콘서트 활동 등의 영향으로 귓속이 웅웅거리는 이명(耳鳴) 증세로 고통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티어스 인 헤븐’과 ‘레일러’,‘렛 잇 그로’ 등 주옥같은 명곡들을 연주한 클랩튼은 “청력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지만 귓속 울림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최근 영국 신문 데일리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런 증세를 겪게 된 이유로 1960년대 잭 브루스, 진저 베이커와 결성한 슈퍼밴드 ‘크림’에서 너무 시끄러운 음악을 연주한 것을 꼽았다.“출력을 100와트까지 끌어올린 앰프 앞에서 연주하고 때로는 기타 솔로를 한답시고 한쪽 스피커에 얼굴을 들이밀기까지 했는데 완전히 미친 짓이었다.”고 덧붙였다. 60대 들어 음악인이 청력을 잃기 시작한 것은 클랩튼이 처음은 아니라고 애리조나 센트럴 닷컴은 전했다. 그는 요즈음 집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청력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코엘류 감독님 너무 심했나요”

    “코엘류 감독님, 너무 심했나요?” 알 샤밥은 사우디아라비아 명문 클럽이다.200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아 컵위너스컵에서 우승했고, 사우디 리그에서 최근 두 시즌 연속 정상에 올랐다. 게다가 지휘봉은 한국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했던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잡고 있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인 울산 현대라고 해도 움츠러들 법했다. 하지만 울산에는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와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이 있었다. 울산이 1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이천수와 ‘울산의 미래’ 이상호, 최성국(2골), 레안드롱, 마차도의 연속골에 힘입어 알 샤밥을 6-0으로 완파, 아시아 최고 클럽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특히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안방 무실점을 이끌어내 4강에 성큼 다가섰다.2차전은 오는 21일 새벽 사우디 리야드에서 펼쳐진다. 코엘류 감독이 가르치기도 했고, 또 이번 경기를 앞두고 “결장했으면 좋겠다.”고 경계심을 보인 이천수와 최성국이 알 샤밥의 측면을 흔들었다. 차분하던 경기 흐름을 바꾼 주인공은 감기 증세와 허벅지 부상이 겹쳐 아시안컵 예선 A매치 홈 2연전에 나서지 못해 아쉬움이 쌓인 이천수였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유경렬 대신 주장 완장을 달아 책임감도 더 커진 터였다. 전반 22분 상대 진영으로 길게 올라온 골킥을 레안드롱이 머리로 연결해주자 이천수는 알 샤밥 수비수와 거친 몸싸움을 벌이면서도 오른발 로빙슛을 성공시켰다.28분에는 이천수의 프리킥을 알 샤밥 골키퍼가 잘못 쳐내자 이상호가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최성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35분 레안드롱의 크로스를 상대 골문으로 쑤셔 넣어 2년5개월 만에 방한한 옛 스승 코엘류 감독의 얼굴을 어둡게 했다. 최성국은 경기가 잠시 소강 상태로 흐르던 후반 24분 왼발 크로스로 레안드롱의 헤딩골을 도왔고,9분 뒤에는 다시 골을 보탰다. 후반 중반 투입된 마차도가 마지막 득점포를 가동하며 경기 종료를 알렸다.이천수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코엘류 감독님은 좋은 분이신데 한국과 너무 인연이 없는 것 같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코엘류 감독은 “이천수와 최성국은 이전에도 좋은 선수였고 많이 발전했다.”면서 “이들에게 공간을 많이 허용해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힘들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한편 전북 현대는 이날 원정에서 김형범 보띠 등 2명이 퇴장당하며 수적열세에 처한 끝에 중국 C리그 상하이 선화에 0-1로 져 4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눈 붉은 그대, 가까이 오지마

    눈 붉은 그대, 가까이 오지마

    유행성 결막염(아폴로 눈병)이 전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안과를 찾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20% 가량 늘었다. 유행성결막염, 아폴로눈병 등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급성 유행성결막염’으로 크게는 급성 유행성 각결막염과 급성 출혈성 결막염으로 나눈다. # 급성 출혈성결막염 급성출혈성 결막염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처음 착륙했던 1969년 아프리카 가나에서 발생하면서 ‘아폴로눈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대부분 엔테로바이러스나 콕사키바이러스가 접촉을 통해 눈에 전염돼 생긴다. 유행성 각결막염과 달리 1∼2일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나타나고 결막이 충혈되는 등의 증상이 1주일 정도 지속된다. 갑자기 눈이 아프거나 이물감, 눈부심 증상이 나타나며 눈물이 많아진다. 더러는 귀 앞의 임파선이 붓거나 무력감, 전신근육통 같은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유행성 각결막염보다는 염증도 덜하고 치료도 빠르다.2차 세균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증세가 심하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눈에 궤양이 생겨 시력장애를 초래하는 위험을 덜 수 있다. 남들 눈치 보인다며 안대를 하면 눈 속의 온도가 올라가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주므로 피해야 하며, 눈을 식염수나 소금물로 씻는 것도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 급성 유행성각결막염 유행성각결막염은 여름철에 식중독을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전염력이 강해 눈에 닿으면 80∼90% 이상 안질로 이어지며, 감기처럼 바이러스를 없애는 약이 없어 일정 기간 앓고 나서야 낫는다. 이 눈병은 잠복기가 1주일이나 되며 한쪽 눈에 먼저 발생하고, 이어 반대쪽에 발생하는데 먼저 발생한 눈보다 약하게 앓는 게 대부분이다. 드물게 한쪽 눈에만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감염되면 눈꺼풀이 붓고, 충혈되며 눈이 아플 정도로 까끌까끌한 느낌과 함께 눈물이 많이 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눈곱이 끼는 것도 일반적인 증상이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의 경우 두통과 오한, 고열, 설사를 동반하기도 한다. 완쾌까지는 대개 3∼4주 정도 걸리며, 특히 발병 직후 2주 정도까지는 전염성이 매우 강해 외출이나 등교를 자제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 예방법 환자와 수건, 베개 등을 같이 사용하지 말고, 환자가 사용한 용품은 반드시 삶아서 소독한다. 공공장소의 손잡이 등 물건을 만진 뒤에 눈을 비비지 않아야 하며, 눈병이 유행할 때는 악수 등 신체 접촉을 자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며, 눈꺼풀이나 눈썹에 붙은 분비물은 손 대신 면봉이나 화장지 등을 이용해 제거하도록 한다.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눈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렌즈 자체가 세균과 진균이 자라는 배양액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렌즈를 청결히 관리하고, 일단 눈병에 걸렸다면 완치 때까지 렌즈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주천기 강남성모병원 안과 교수. 최명철 ALC안과 원장 ■ 안약 사용 이렇게 (1) 다른 사람과 함께 쓰지 않아야 한다. 안약을 통해 눈병이 옮을 수 있기 때문이다. (2) 약은 많이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안약을 많이 넣는다고 눈병이 빨리 낫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눈에서 흘러내린 안약이 피부에 닿으면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한 번에 한 방울씩 자주 넣는 것이 좋다. (3) 눈에 닿게 해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안약 용기 입구가 눈썹에 닿지 않도록 눈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넣어야 한다. (4) 안약에는 보존과 소독을 위해 방부제가 들어있어 두고두고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예민한 사람은 방부제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눈이 붓거나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증상이 보이면 즉시 약물 사용을 멈춰야 한다. (5) 콘택트렌즈를 끼고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안약의 방부제가 렌즈에 흡수되어 안구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렌즈를 빼고 사용해야 한다. (6) 약을 섞어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서로 다른 안약을 섞으면 효과가 감소하거나 엉뚱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꼭 필요하다면 최소 5분 이상 간격을 두고 사용해야 한다.
  • 권오규 경제부총리 “상속·증여세 인하 논의”

    정부는 내년 초 발표 예정인 중장기 조세개편안에 상속·증여세 인하 방안을 포함시킬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전셋값 인상과 관련, 필요하다면 전세자금 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전 2030을 통해 제시된 2010년까지의 재정 소요를 위해 내년 초 중장기 조세개편안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세율조정은 포함되지 않아 증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상속·증여세 인하 여부와 관련,“2010년까지의 중장기 개편안 과제에 포함시킬지 아니면 그 이후로 미룰지 여부를 이달부터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전·월세 값 급증에 대해 “현황을 파악한 뒤 필요하다면 전세자금 대출 확대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필요시 정책적 대응을 찾는 게 민생경제에 대한 정부의 배려”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대안이 관련부처와 기업간에 협의를 통해 마련된다면 연내 시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냉·난방기서 일산화탄소 유출된 듯

    일산화탄소가 장시간 동안 다량 유출되면서 번잡한 서울의 중심부 지하상가가 아수라장이 됐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지하에 유독가스가 퍼졌기 때문에 대처가 더 늦어졌더라면 큰 인명 피해가 났을지도 모를 아찔한 사고였다.●“점심 먹고 나서부터 두통 시작” 종각역 지하상가 상인들은 8일 낮 12시쯤부터 두통과 구토증세를 느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약을 사먹고 버텼지만 갈수록 증세가 심해져 오후 4시가 가까워지면서 몇 사람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오후 4시13분쯤 소방서에 신고, 앰뷸런스를 타고 가스를 마신 사람들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백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상인 송정욱(38)씨는 “점심을 먹고 나서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고 오후 4시쯤 되자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깨질 듯 아파 참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속옷 매장을 운영하는 이복희(54·여)씨는 “점심을 먹고 온 직원들이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감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상가 사람들 상당수가 그때부터 두통을 호소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사고로 상인과 행인 등 66명이 앰뷸런스에 실려가거나 직접 병원에 찾아간 것으로 집계됐지만 피해자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병원 염호기 호흡기내과 과장은 “환자들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보다 월등히 높아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이 확실하다.”면서 “중증환자는 2∼3일 지나야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경찰 “고장난 기계 무리하게 가동” 유력하게 추정되는 사고 원인은 도시가스를 연료로 하는 냉난방기의 불완전 연소로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냉난방기가 있는 기계실은 상가 중심부의 한층 아래에 있으며 2003년 8월 설치돼 기계 노후나 관리 소홀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찰 분석이다. 신고 직후 기계가동을 중단하자 일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졌다는 점에서도 기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상가관리사무소측은 사고가 기계와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고천석 관리소장은 “기계에 문제가 있었다면 거기서 근무하는 직원 3명이 먼저 쓰러졌을 것이고 가스가 유출됐다면 경보기가 작동했을 것 아니냐. 평상시처럼 오전 9시쯤 가동하기 시작했고 특별히 기계를 만진 사람은 없다.”고 말하면서 폐쇄회로(CC)TV 공개를 거부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평상시처럼 운행됐다는 관리 소장의 주장과 달리 오전 중 기계 2대 중 1대가 고장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호기에서 이상이 있어 경보기가 자꾸 울려 손을 봤으나 고칠 수 없어 당분간 사용하지 말 것을 권했으나 관리소측이 이를 무시하고 기계를 가동했다.”는 수리 담당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지만 섣불리 기계 고장을 사고 원인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사를 하면서 환기시설을 줄여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상가 번영회 강계명 회장은 “외부 공기를 유입해 환기를 할 수 있는 시설이 리모델링 과정에서 4개에서 1개로 줄었다.”고 말했다.●금요일 퇴근길 혼잡 극심 이 사고로 지하도 입구가 1시간 가량 봉쇄됐고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는 오후 4시45분부터 55분 동안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를 했다. 상·하행 각각 18대씩이 무정차 통과해 한 시간 평균 5000여명에 이르는 종각역 이용객들이 퇴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종각지하상가 번영회는 “하루 영업손실만 해도 상당하다.”면서 조속한 사고원인 조사를 요구했다. 대략적인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9일부터 영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1979년 문을 연 종로쇼핑센터는 1999년 서울시가 인수해 2003년 4월부터 10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했으며 105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사건팀 kkirina@seoul.co.kr
  • 청소년 탈모 원인과 치료법은

    청소년 탈모 원인과 치료법은

    방학을 끝낸 청소년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탈모 때문이다. 방학 기간 동안 염색과 파마를 반복한 청소년들의 경우 두피와 모발이 손상을 입어 탈모로 이어지게 된다. 방치하면 성인 탈모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런 우려는 성인도 청소년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 청소년 탈모는 일시적이고, 머릿결 손상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방학 중 짧은 기간에 염색과 파마를 되풀이하고,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사후 관리가 거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긴 탈모 증세는 치료가 어렵지는 않지만 방치하면 덤으로 스트레스까지 얻어 자칫 고질적인 탈모의 원인도 될 수도 있다. 청소년들은 수험생의 스트레스성 탈모도 적지 않지만 더 많은 경우가 바로 잦은 머리 손질에서 비롯된다. 특히 관리가 안돼 두피와 모발 손상이 생각보다 심각한 경우가 많다. # 파마와 염색약이 문제 파마와 염색 자체보다는 청소년들처럼 방학 때 ‘몰아서’ 파마와 염색을 하면 문제가 된다. 모발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 구조로 되어 있다. 염색은 모발 안쪽에 색소를 넣어주는 과정이다. 이때 모발 구조의 손상이 따른다. 염색약의 주성분인 과산화수소가 머리카락의 단백질을 파괴하고, 염료가 모공으로 스며들어 모근을 약화시킨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심한 경우 모근이 녹기도 한다. 파마는 모발의 단백질 결합을 변형시켜 헤어스타일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모발구조가 변한다. 따라서 털 줄기인 모간이 약화되어 작은 힘에도 모발이 쉽게 끊어지는 부작용이 따른다. # 염색에 의한 손상 과정 -탈색 과정의 손상 탈색이란 염색을 위해 모피질 내의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여 색을 옅게 만드는 과정으로, 강산성의 브롬산나트륨과 과산화수소 희석 용액이 사용된다. 이 약제가 모발의 수분 밸런스를 파괴하여 모발이 손상을 입는다. -염모제에 의한 손상 염모제에는 유기합성 산화염료(PPDA)가 함유되어 있어, 두피에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염색약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두피나 피부가 몹시 가렵고, 붉은 반점이 나타나며 심하면 수포도 생긴다. 염색약 자체는 강한 알칼리성이지만 모발에 있는 케라틴과 멜라닌, 수분 등을 부식 또는 산화시키면서 색채를 입히기 때문에 모발 손상은 피할 수 없다. # 파마에 의한 손상 과정 -파마제에 의한 손상 염색과 달리 파마에 사용되는 용액은 pH 농도가 8∼9에 이르는 강알칼리성이다. 흔히 ‘유화’라 부르는 과정을 거치면서 컬을 만들 준비를 하며, 이 과정에서 강 염기성 파마제에 의해 모발의 단백질 구조가 파괴된다 -중화제에 의한 손상 파마제로 모발 분자구조가 재정비되면 중화제로 이를 결합시켜 컬을 완성한다. 중화제는 결합하지 못하는 단백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완전한 결합이 안돼 단백질 손상은 피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모발이 손상된다. 파마나 염색 후 모발의 적절한 관리는 탈모 방지에 필수적이다. 또 모근을 손상시켜 탈모의 원인이 되는 반복적 파마와 염색도 금물이다. 최소한 한 달 간격은 두어야 모발 손상을 줄일 수 있다. 파마와 염색은 모발뿐 아니라 두피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붉은색 염색약에는 헨나 성분이, 노란색이나 갈색 염색약에는 납과 설퍼가 포함되어 있어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염증이 생기면 몹시 가렵고 홍반이 나타난다. 심하면 진물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염색 전 테스트를 거쳐 반응여부를 살피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손호찬 원장은 “파마·염색약은 대부분 피부에 안전하지만 이 가운데 일부 성분은 염증이나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특히 염색약에 함유된 PPDA(파라-페닐엔다이아민)는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원인물질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후 관리 모발에 필요한 최소한의 휴식기는 두달 정도. 염색은 파마 후 적어도 일주일이 지난 뒤에 해야 한다. 염색약 알레르기는 사전 테스트 등을 거치는 것이 최선이다. 약해진 모발은 2∼3일에 한번씩 트리트먼트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한다. 말릴 때도 비비지 말고 수건으로 머리를 감싼 다음 눌러주거나 탁탁 털어줘야 한다. 천연 팩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달걀 흰자 3개를 거품기로 잘 섞은 다음 샴푸 후에 머리카락에 고루 바른 뒤 헹궈내거나 샴푸 후 물기를 제거한 다음 두피에 닿지 않게 마요네즈를 바른 후에 랩으로 10분간 감싼 뒤 헹궈내면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손호찬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20&30] 지름신 강림 이렇게 막아라

    ‘좋아, 좋아 하지만 안돼.’라고 말하며 충동구매를 경고하는 한 카드회사의 체조구령식 광고는 모델 오달수의 표정과 춤 동작이 코믹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충동구매의 원흉인 지름신을 이런 체조로 퇴치할 수 있을까. 개인마다 갖고 있는 지름신 퇴치법들을 들여다보자. 회사원 송민석(34)씨가 선택한 방법은 체크카드 이용. 예금통장의 잔액 범위 안에서 신용카드와 똑같이 모든 가맹점과 인터넷에서 24시간 쓸 수 있는 체크카드는 외상거래인 신용카드와 달라서 충동구매를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송씨는 “신용카드는 모두 없애고 체크카드만 남겼다. 쓸 때마다 통장 잔액을 챙기게 돼 소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시현(30)씨는 집의 케이블TV 방송을 끊었다. 홈쇼핑 채널을 안 보기 위해서다. 줄줄이 가입했던 인터넷 쇼핑몰들도 과감히 탈퇴했다.“쇼핑과의 접속통로를 차단하는 것만이 쇼핑에 중독되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쇼핑 습관을 완전히 바꾼 뒤 홈쇼핑, 인터넷쇼핑과 건강하게 다시 만날 겁니다.” 이모(28·여)씨는 지름신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두 달여 만에 정신과 치료를 선택했다. 이씨는 지름신이 강림하면 정신이 멍한 상태에서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쇼핑 중독자였다. 직장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해소했던 그는 “쇼핑시간 만큼은 모든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쇼핑 뒤의 상실감은 너무나 컸다.”고 고백했다. 경제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절제한 충동구매로 이씨는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수렁에 빠질 뻔한 이씨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과감히 사실을 털어놓고 자기 상황을 고백하고 정신과 치료를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쇼핑 중독은 우울증이나 불안증세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한다. 기본적으로 우울증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를 치료하지 못하면 충동구매로 인한 쇼핑중독은 치료 자체가 어렵다. 만약 다른 정신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쇼핑 중독만이 문제가 된다고 느낀다면 과감하게 쇼핑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46) 교수는 “모든 중독현상은 그 행위를 반복하는 한 결코 낫지 않는다. 행위의 빈도를 줄이는 등 적당히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중독 현상이라는 것은 쇼핑을 계속하게 만들도록 뇌의 호르몬이 변하는 현상이므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중독자의 다른 뇌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 윤설영기자 hermes@seoul.co.kr
  • “기준초과 농산물 전량수매 폐기”

    폐광지역의 농산물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농산물 및 토양·수질 등의 오염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 등 환경관련 시민단체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우려해 왔던 문제가 현실로 드러났다.”면서 “즉각 전국의 모든 금속폐광 인근 지역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2004년 6월 경남 고성군 삼산면 병산마을의 폐광 인근 주민들이 공해병인 이타이이타이병 증세가 의심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정부 합동으로 진행됐다. 조사된 지역은 전국 936곳의 폐광지역 가운데 환경부가 토양오염이 극히 심한 곳으로 꼽은 44곳의 폐광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10개 농산물 2594건을 표본으로 했다. 앞으로 정부가 나머지 폐광 지역으로 조사를 확대할 경우 농산물의 중금속 오염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폐광 인근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수십년간 소비됐을 것으로 보여 자칫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기피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금속 오염 실태조사를 벌인 폐광지역의 농경지 비율이 적은데다 생산량이 미미하고 유통량도 많지 않아 일반 소비자의 건강에 위해 한 상황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폐기처분 및 주민 건강조사 정부는 폐광 인근지역의 납ㆍ카드뮴 오염 실태가 심각하게 나타나자 산자부를 주관 부처로 관계 부처와 민간 합동의 협의체를 구성해 폐광지역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폐광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농산물에 대해서는 국내 납, 카드뮴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될 때까지 코덱스 기준을 이달부터 잠정 적용, 이 기준을 초과하는 농산물은 전량 수매해 폐기처분할 방침이다.특히 농산물 및 토양·수질 중금속 오염 정도가 심각한 위험우려 지역 9곳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주민 전체에 대한 건강영향 상태를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결과 주민건강에 이상 신호가 발견되면 이들 폐광지역 농경지는 휴경보상제를 실시해 당분간 농사를 짓지 못하도록 하거나 객토, 비식용작물을 재배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 당국은 또 오염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지난 6월 시행된 ‘광산피해 및 구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피해방지 기본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농작물 및 토양오염기준을 초과한 44개 지역에는 연말까지 추가 현지조사를 벌여 오염방지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미국의 ‘삶이 피곤한’ 사람들 2제] 초등학생 숙제에 보충수업에 과외에…

    미국 워싱턴주의 한 초등학교. 여섯살짜리 딸 애슐린의 엄마 자격으로 교실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티파니 아스케는 매일 오전 11시면 잠에 곯아 떨어진 아이들을 본다. 너무 많은 숙제와 학습에 시달린 ‘미국 아이들의 일상’이다. 미 초등학교들이 학부모들의 명문대 열망과 학습 수준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 증세로 ‘신병훈련소’로 변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11일자 최신호는 선행학습을 시킨 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뒤늦게 입학시키는 ‘레드셔팅(red-shirting)’, 명문 학군으로 전학, 개인과외 등이 성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애슐린은 다섯살부터 유치원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우리 가족의 휴가’ 등 작문 숙제를 하느라 눈물까지 쏟았다. 일부 초등학교는 1학년생을 대상으로 열흘에 한번씩 영어 시험을 친다. 미국 초등학교의 정규 수업은 오전 7시30분에 시작한다. 모든 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5분 이후에도 일부 아이들은 오후 5시30분까지 또 보충수업을 한다. 수업 진도를 따라잡지 못한 초등학생들은 낙제를 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2년 만든 ‘낙제방지법(No Child Left Behind)’은 빈곤층 자녀들의 교육 기회를 확대시켰지만 초등학교에 일대 전환기를 가져 왔다. 조기교육은 ‘늦깎이 초등학생’도 만들고 있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3∼4세부터 미리 개인과외를 시킨다. 읽기와 쓰기 등을 충분히 교육시킨 뒤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 유행이라는 지적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서울광장] ‘비전 2030’과 해밀턴 프로젝트/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비전 2030’과 해밀턴 프로젝트/우득정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야심작 ‘비전 2030’이 1주일도 채 안돼 잊혀진 프로젝트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 대통령은 2030년 세계 10위권의 복지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국민적 논의의 소재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정치권과 학계는 일회용 보고서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차기 대선을 위해서도 이러한 프로젝트가 꼭 필요하다는 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열린우리당조차 ‘참고자료일 뿐’이라며 고개를 돌린다. 사상 처음으로 내놓은 국가 청사진이 이처럼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지난 1일 교단 복귀 첫 강의에서 “‘비전 2030’이라고 해서 20대와 30대에 대한 프로젝트인 줄 알았다.”며 노 대통령의 원대한 구상을 우스개 소재쯤으로 평가절하했다. 자신도 30년 전 유사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지만 5년도 못 갔다며 ‘수세적 정부’가 무슨 힘이 있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겠느냐고 반문했다.5·31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세금폭탄’ 공세에 호되게 당했던 여당은 훨씬 더 냉소적이다. 누구 망하는 꼴 보려고 대선에서 증세를 들고 나오라는 것이냐는 투다.2010년까지 증세 없이 제도 개혁만 하고 1100조∼1600조원의 추가 부담은 다음 정권부터 떠넘기면 된다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는 논리에 누가 속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미국의 부시 공화당 정부에 맞서 지난 4월 민주당 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가 내놓은 ‘해밀턴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싶다. 해밀턴 프로젝트는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부시의 ‘오너십 소사이어티’가 빈부격차 확대 등 양극화 심화로 귀결되면서 미국의 기본 가치관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교육과 근면한 노동이 개인의 발전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모든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미국 사회의 보편적 믿음에 경종이 울리고 있다.’고 국민 정서를 자극한다. 이런 논거에 의거해 경제성장은 보다 폭넓은 계층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때 안정성과 지속성이 담보된다는 민주당 고유의 정치 구호로 귀결된다. 해밀턴 프로젝트는 기본 방향이나 실행계획에서 참여정부와 유사하다. 공화당의 ‘감세’‘작은 정부’에 맞서 시장 실패 부문에 대한 정부의 ‘효율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한국적인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청와대의 격려에 고무돼 해밀턴 프로젝트 수만부를 오피니언 리더그룹에 배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참여정부 들어 노사대타협 모델 논란 때도 지적됐지만 이번에도 겉만 보고 맞장구치는 잘못을 되풀이했다. 미국의 증세와 감세, 큰 정부와 작은 정부의 논쟁은 건국 초기 제퍼슨과 해밀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 공화당과 민주당의 이념 뿌리다.200년 이상 선거 때마다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은 탓에 우리처럼 최종 지향점이 증세에 있음에도 ‘제도 개혁’인 양 눈속임하지는 않는다. 노 대통령의 지적처럼 우리도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이분법적인 도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세금과 복지는 성격이 다르다. 복지 혜택을 늘리려면 누군가의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최근 국회 답변에서 판교신도시의 분양가가 비싼 이유를 ‘가진 자에게 부담지워 집 없는 서민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했듯이 가진 자가 더 내놓으라고 왜 말을 못하는가.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美 영화배우 글렌 포드 사망

    영화 `폭력교실(The Blackboard Jungle)’의 주인공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영화배우 글렌 포드가 3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자택에서 별세했다.90세. AP통신은 포드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타살 흔적은 없었다고 현지 경찰 발표를 전했다. 포드는 1990년대에도 수차례 심장마비 증세로 고통을 겪었다. 지병이 악화되면서 지난 5월 그의 90회 생일을 기념한 할리우드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포드는 53년동안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 백과사전에는 그가 1939년부터 91년까지 출연한 영화만 85편에 이르는 것으로 나와 있다. 거칠지만 잘생긴 남성 역할을 주로 맡았으며 멜로물부터 코미디까지 전 장르를 섭렵한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 `길다’,`슈퍼맨’,`빅 히트’ 등이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오늘의 눈] ‘비전 2030’ 일회성 보고서 되지 않길/김균미 경제부 차장

    ‘알맹이 없는 장밋빛 청사진’‘세금폭탄 선언서’‘공허한 청사진’‘소설 같은 2030’‘세금청구서’…. 정부가 30일 발표한 국가 장기발전계획인 ‘비전 2030’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반응들이다. 1년 넘게 ‘비전 2030’보고서 작성을 주도해온 기획예산처는 보고서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쏟아질 비판을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막상 빗발치는 여론의 ‘뭇매’에 난감해하고 있다. 여당의 반발로 발표 시기가 1주일 미뤄지면서 여당 고위 당직자의 ‘참고용 보고서’일 뿐이라는 발언 이후 내부적으로는 이미 ‘참고용’으로 각인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더욱이 발표 직전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한 실무자가 평가가 극단적일 경우 이같은 국가장기비전을 세우는 작업은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며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다. ‘비전 2030’보고서가 장기적인 비전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시작할 단초를 제공했다는 의미까지 폄하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주위의 우려처럼 이 보고서가 일회성 참고용 보고서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폭넓은 여론을 담아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대표와의 토론회 등 나름대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하지만 심지어 여당인 열린우리당과도 사전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 현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들끼리 모여 만든 보고서라는 비난과 함께 수명이 얼마 되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보다 솔직해져야 한다. 정부는 보고서 발표에 앞서 수없이 내용을 첨삭·보완했다. 이 과정에서 재정 규모와 조달 방안처럼 민감한 대목들이 빠져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과 뭔가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처럼 증세 논란에 휩싸일까봐 몸을 사리기보다 증세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정권이 바뀌면 하루아침에 뒤바뀔 그런 자신없는 논리가 아니라면 소신을 갖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만 논의 과정에서 필요한 재정 규모가 늘어나도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가 된다. 또 ‘비전 2030’을 놓고 외부에 소모적으로 비치는 부처간 주도권 다툼은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 kmkim@seoul.co.kr
  • [장기국가전략보고서] 1100조~1600조 천문학적 재원 마련 과제

    [장기국가전략보고서] 1100조~1600조 천문학적 재원 마련 과제

    정부가 30일 논란 끝에 발표한 ‘비전 2030’은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처음으로 25년 뒤 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비전의 달성 여부는 별개로 치더라도 일단 국민들에게 화두를 던짐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는 마련했다. 문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1100조∼16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이로 인한 국민들의 추가적인 부담 정도, 국가 재정의 악화와 파장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너무 많은 내용이 나열식으로 제시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더욱이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이같은 ‘마스터 플랜’을 제시한 것이 적절한지, 차기 정부에 부담만 주는 건 아닌지 등 불필요한 정치적 억측에 휩싸일 수 있는 꼬투리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을 여지가 있다. 정부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양극화와 계층간 갈등 심화, 시급한 새로운 경제성장동력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드러나면서 더 이상 중장기 전략을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더욱이 저출산·고령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저출산 추세가 지속된다면 총인구는 오는 2020년,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을 정점으로 각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인구감소는 경제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이미 심각한 상황에 빠져 있는 국민연금·의료보험의 재정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들도 앞다퉈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인 국가비전들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손놓고 있다가는 3류 국가로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비전 2030’작업에 가속도를 붙였다. 정부는 ‘비전 2030’에 지금까지 각 부처에서 발표한 국방계획, 국민연금개혁안, 저출산·고령화대책 등을 모두 담았다. 복지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2% 정도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정부의 장기비전에는 성장과 복지는 동전의 양면이며 경제성장의 양축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기존의 물적 자본에서 인적·사회적 자본에 대한 투자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를 위해 신뢰회복·갈등해소 등 ‘사회적 자본’ 개념을 도입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제도혁신을 통해 국가재정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 선제적인 투자로 비전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돈’, 보이지 않는 재원 확보 방안 문제는 결국 돈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적어도 1100조∼1600조원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2010년까지는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증세는 필요하지 않으며 그 이후부터는 어떤 식으로든 재원이 필요하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든, 세금을 올리든 선택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어떤 방안을 선택할 경우, 이것이 우리 세대나 미래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당장의 증세 논란을 비켜가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다. 지금도 국가채무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거센 가운데 지나치게 재정에 의존한 비전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또 정부가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2010년까지의 국민연금 개혁 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재원소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작업반이 잠재성장률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산출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솔직히 예측하기 힘들고, 남북통일 등 엄청난 재원이 들어가는 주요 변수가 빠진 것도 문제다. 정부는 2030년의 통일비용을 현재 GDP의 0.1%에서 1.0%로 10배 늘렸다고 설명하지만 독일 통일의 예에서 비춰볼 때 턱없는 규모다. 25년 뒤 한국 복지의 수준을 현재의 일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과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비전 2030’ 어떻게 나왔나 정부는 지난해 7월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조세연구원, 민간경제연구소, 대학교수 등 전문가 60여명으로 정부·민간합동작업반을 구성, 본격적인 비전 수립에 착수했다. 비전총괄·성장동력·인적자원·사회복지·사회적 자본·국제화·장기재정전망 등 7개팀으로 작업반을 운영했다. 민간작업반은 60여차례의 토론회와 5차례의 세미나, 설문조사, 국무위원 재원배분회의 보고에 이어 시민사회단체 대표 간담회 등 13개월의 작업 끝에 보고서를 완성했다. 정부는 상황 변화에 따라 주기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사설] ‘비전 2030’ 재원대책부터 세워라

    정부가 내놓은 ‘비전 2030’은 수많은 전제조건에도 불구하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공통된 지향목표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비전 2030’이 아이디어 제시 차원의 사상누각(砂上樓閣)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더구나 여당인 열린우리당조차 증세에 따른 정치적인 부담을 이유로 소극적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허점이 많은 국가장기전략 계획일지라도 우리 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과소평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사회는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심화라는 난제에 직면해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아 버릴지도 모를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러다 보니 성장잠재력이 머잖은 장래에 1%대로 추락하리라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를 탈피하려면 ‘비전 2030’에서 제시된 것처럼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이 고도화·선진화돼야 하지만 직역이기주의에 발목이 잡혀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구호 따로, 현실 따로’인 것이다. 참여정부가 올 들어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양극화 극복과 사회통합을 위한 사회경제정책 제안’에 이어 ‘비전 2030’을 내놓은 것은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세계 10위의 삶의 질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려면 국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면 1100조원, 국채를 발행하면 1600조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더구나 그 부담은 차기정부부터 집중된다. 비전이 비전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현정부부터 고통을 떠맡고 국민 설득에 나서는 것이 합당한 자세다.
  • 2030년 세계10위 복지국가에

    2030년 세계10위 복지국가에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의 복지국가로 도약시킨다는 내용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2030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 9000달러로 현재의 1만 6000달러에 비해 3배로 높아지고,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 기준 국가경쟁력은 29위에서 10위로, 삶의 질은 41위에서 10위로 각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정부는 이를 실현하려면 2030년까지 모두 1100조원(국채발행시 이자비용 포함 1600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며, 재원 확보 방안은 국민적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국무위원, 민간 전문가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 2030 보고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비전 2030-함께 가는 희망한국’이라는 중장기비전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양극화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실현할 수 없다며 이를 위해 ▲성장동력 확충 ▲인적자원 고도화 ▲사회복지 선진화 ▲사회적 자본 확충 ▲능동적 사회화 등 5대 전략을 내놓았다. 정부는 감소 추세에 있는 노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군입대 연령을 낮추고 여성과 중고령자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또 취학 연령을 낮추고 초·중·고의 방과후 활동 확대로 5년 안에 사교육을 흡수하는 정책방안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공적연금 수급률은 2005년 17%에서 2010년 30%,2020년 47%,2030년 66%로 높여 노인의 3분의 2가 연금혜택을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진료비 대비 건강보험 지원비율도 2005년 65%에서 2030년 85%로 대폭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기 위해 보육시설을 대폭 확충, 육아서비스 수혜율을 현재 47%에서 74%로 높이고 대신 육아비용 부모부담률은 현재의 절반 수준인 37%로 낮출 계획이다. 또 대학의 구조개혁과 질적 향상을 위해 국립대학 통폐합과 함께 입학정원을 현재 8만 3000명에서 2009년 7만 1000명으로 줄이고 서울대·울산국립대·인천시립대 등 5개 안팎 대학의 법인화를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0개 과제를 선정,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하고 특히 시급성과 중요도를 감안해 50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정부는 이같은 비전을 실현하려면 2006∼201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0.1%,2011∼2030년에는 GDP의 2.1%에 이르는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2007∼2010년에 필요한 4조원은 증세 없이 세출구조조정, 비과세·감면 축소, 전문 자영업자 세원노출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1∼2030년의 1096조원은 증세로 충당할지, 국채발행으로 해결할지, 아니면 국채와 증세를 혼합할지 등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적자 보전용 국채 50조 넘을 듯

    정부가 나라살림을 운영하다가 생긴 적자를 메우려고 발행한 국채가 올해 말 잔액 기준으로 5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2조 5000억원을 이자로 지급해야 하는 등 정부의 이자지급 부담이 늘고 있다. 2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일반회계 재정적자를 보존하기 위해 국회가 승인한 국채발행 한도 9조 3000억원이 모두 소진되면 올해 말 적자보존용 국채발행 잔액은 50조 1000억원이 된다. 연말 잔액 기준으로 국채발행은 ▲2001년 25조 1000억원 ▲2002년 27조 5000억원 ▲2003년 29조 4000억원 ▲2004년 31조 9000억원 등으로 매년 조금씩 늘다가 ▲2005년 40조 9000억원으로 급증한 뒤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5년 만에 적자보전용 국채발행이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세수기반이 약한 가운데 증세가 여의치 않자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국채만으로 충당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채를 소유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이자지급 비용도 2001년 2조 27억원에서 2002년 1조 7179억원,2003년 1조 7606억원,2004년 1조 8332억원,2005년 1조 9307억원에 이어 올해는 2조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쿠바는 지금] (상) ‘피델’ 없이도 차분한 아바나

    [쿠바는 지금] (상) ‘피델’ 없이도 차분한 아바나

    중남미 사회혁명의 전초기지 쿠바는 어디로 가는가.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권력을 일시 이양한 지 20여일이 흘렀지만, 쿠바의 향배는 명확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민주화 프로그램을 작동한다고 공언하고 플로리다만의 망명객들은 카스트로 정권의 붕괴를 목하 기대하고 있지만, 쿠바는 여전히 정중동(靜中動)이다.‘포스트 카스트로’의 향배를 아바나 현지 르포로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아바나(쿠바) 최병규특파원|“피델은 매우 강한 사람이지요. 우린 사회주의자도 공산주의자도 아닌, 피델주의자입니다.” 지난 8월20일.6시간이나 출발이 지연된 ‘아에로 유로파’의 여객기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공항을 떠난 지 꼭 10시간만에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공항에 안착했다. 그렇지 않아도 좁다란 청사가 밤 12시를 넘겨 도착한 250여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공항 관리들은 매캐한 담배연기 속에 삼삼오오 TV 앞에 모여 위성으로 방영되는 미국의 쇼 프로그램을 보며 깔깔대기만 한다.“사회주의의 맹점은 자본과 물질보다는 시스템 부족에 있다.”는 누군가의 말이 새삼스럽게 와닿았다. “어디서 왔느냐.”는 확인 질문에 ”코레아 델 수르(Corea del sur·남한)라고 간단히 대답한 뒤 굳게 닫혀진 입국심사대 쪽문을 연다. 공항 도착 2시간만이다. ●쿠바와 피델주의자들, 지금은 ‘정중동’ 후텁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나선 청사 앞에서 마리아 로드리게스(48)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마드리드공항 탑승구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꽤 여러 차례 얼굴을 마주쳤지만 그와 얘기를 시작한 건 아바나 도착 30분 전쯤부터였다. 통로 건너편에 앉아 있던 그에게 넌지시 “피델(카스트로)은 괜찮은 것 같냐.”고 묻자 “피델은 매우 강한 사람”이라면서 “내 자신은 물론 주변의 사람들도 그가 곧 병실을 박차고 나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쿠바 사람들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피델주의자’”라고 강조했다. 서울을 떠나기 전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그의 신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미국 행정부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러 장의 신문 사진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사진 조작설’이 나돌자 이번엔 자신의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기념사진으로 ‘설’을 일축해 버렸다. 그러나 지금 카스트로의 동향 기사는 종적을 감췄다.‘카스트로 와병’ 이후 비교적 상세하게 그의 근황을 전하던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에 관련 기사는 더 이상 실리지 않는다. 아바나의 숙소에서 어렵게 받아든 ‘그란마’,‘후벤투드 레벨데’ 등 쿠바 공산당 기관지들도 그의 동정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리고 카스트로가 다시 침묵에 들어간 지금 쿠바의 모습은 여전히 지난 47년간의 철권통치에 길들여진 ‘평온함’과 미국의 경제봉쇄 조치 이후 계속된, 그리고 치열한 ‘생존 투쟁’이 뒤섞인 ‘정중동’의 상태다. ●불법, 더 이상 불법 아니다 비행기 안에서 만난 마리아는 쿠바 사회주의 혁명의 발원지인 ‘산티아고 데 쿠바’ 출신이다. 아바나국립대학을 졸업한 뒤 한동안 학교 교사를 했던 그는 지금은 아바나항구 주변 ‘아바나 비에하(올드 아바나)’ 구역에서 기념품 장사를 하고 있다. 의사와 교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임금은 많아야 625페소(약 25달러) 정도다. 그래서 차라리 외국 돈을 만질 수 있는 장사를 하기로 했다. 부업도 있다. 스페인 북부 빌바오에 살고 있는 외가쪽 먼 친척이 1년에 두 차례씩 초청장을 보내온다. 물론 돌아올 때는 짐이 한 보따리다. 극심한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쿠바에서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보따리 장사’다. 세관의 ‘입막음 장치’는 필수적이다. 사실 이같은 불법은 ‘쿠바노’들에겐 더 이상 불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50년 가까운 혁명과정에서 누적된 서민경제의 피곤함이 불러온,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아바나항 입구 ‘모로요새’에서 만난 루이스 알레한드로(44)는 불법택시를 몰고 있다.‘파나택시’와 ‘OK택시’ 이외에는 전부 불법이다. 그러나 칠이 다 벗겨진 그의 54년형 크라이슬러 지붕에는 버젓이 ‘TAXI’ 간판이 달려 있다. 그 역시 한때 정부 기관에서 통계 연구원으로 일하던 공무원이었지만 5년 전부터 ‘불법’에 뛰어들었다. 그는 “퇴직한 2001년 당시 쿠바 가정의 90% 이상이 한 달을 보내기 위해 불법에 의존하고 있었다.”면서 “‘불법의 일상화’는 요즘 사회 전체에 더 만연돼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과 딸을 포함해 돈을 버는 네 식구 가운데 고급 호텔에서 팁으로 외국 돈을 만지는 아내가 가장 고소득자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말레콘,‘아바노’들의 마음의 고향 새벽의 ‘말레콘’은 쿠바의 앞날과는 관계없다는 듯 평온하기만 하다. 말레콘은 인구 200만명의 아바나시 4개 구역을 연결하는 약 7㎞의 방파제 해안도로다. 서쪽 미국 특수이익대표부(SIEU)에서 시작, 동쪽의 아바나항구까지 이어지는 이 도로는 관광객들에게는 한 번쯤은 걸어야 하는 명소다. 서민들에겐 일상의 피곤을 터는 휴식처이고, 혁명을 겪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겐 둘도 없는 데이트 장소다. 외교관저 밀집지역인 ‘미라마르’를 출발, 동쪽으로 내디딘 새벽 발걸음이 신흥 개발 구역인 ‘베다도’에 이르자 지난밤 흥겨움과 부산함에 들썩이던 ‘아바노’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쿠바 맥주 ‘부카네로’의 빈 깡통이 나뒹구는 널찍한 방파제 위에서는 아직도 젊은 남녀들이 몸을 비비고 있다.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카를로스(27)는 “쿠바가 분명 천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옥은 더더욱 아니다.”면서 “그건 우리에게 말레콘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내던진 뒤 구 소련제 소형차인 ‘라다’에 약혼녀를 태우고 떠나버린다. 떠오르는 해를 마주보며 동쪽으로 갈수록 아바노들의 지친 삶이 그대로 드러난다. 방파제를 따라 인구 밀집 지역인 ‘센트로’ 구역으로 들어서자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돌프 히틀러의 얼굴을 합성시킨 기괴한 모습의 간판 밑으로 출근 행렬이 이어진다. 건너편 방파제 밑 바닷가에서는 허름한 반바지 차림의 헤수스 파라(66)가 물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그는 지난 1959년 혁명군 소속으로 마에스트라 산맥에서의 게릴라 활동에 이어 아바나 입성까지 카스트로를 따라간 쿠바혁명의 산증인이다. 그는 “미국의 경제봉쇄가 아니었다면 쿠바는 지금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피델과 말레콘이 있는 이상 지금 별다른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cbk91065@seoul.co.kr ■ 카스트로 근황은 지난달 31일 장 출혈 증세로 수술을 받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근황은 베일에 가려 있다. 다만 그의 건강이 회복되고 있다는 주변 인사들의 간접 증언이 있을 뿐이다. AP통신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형(兄)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동생 라울 국방장관과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의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했다. 라울 장관은 “형이 점차 회복되고 있고 치료 과정도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14일 그란마 인터넷판에 공개된 두번째 병상 사진이 가장 최근의 모습이다. 전날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카스트로 의장을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라울 장관이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창백한 모습에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차베스 대통령과 웃음을 주고 받는 장면이었다. 국영TV도 같은 날 카스트로 의장이 차베스 대통령과 환담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앞서 13일 공개된 아디다스 운동복 차림의 카스트로 사진도 화제를 모았다. 주먹을 불끈 쥐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일상 생활이 드러나 있다. 카스트로를 방문했던 차베스 대통령이 그러나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표현하는 등 고령의 나이를 감안할 때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집권 47년 동안 “혁명가에게 은퇴란 없다.”며 원기를 자랑하던 카스트로의 만년 와병은 쿠바의 변화를 예고하는 전주곡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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