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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공짜” 속여 바가지…악덕 상술에 우는 ‘부모 세대’

    “스마트폰 공짜” 속여 바가지…악덕 상술에 우는 ‘부모 세대’

    부산에 사는 A씨는 치매 증세가 있는 80대 아버지에게 비상용으로 휴대전화를 사 드렸다. A씨의 아버지는 어느 날 혼자 외출했다가 전화기 전원이 꺼지자 가까운 대리점을 찾아 “전화기가 고장 났다”며 교환을 요구했다. 이에 판매점 직원은 “고칠 것 없이 최신 스마트폰을 무료로 드릴 테니 서류에 서명만 하고 가져가라”고 했다. 하지만 이 서류는 24개월 약정계약서였다. A씨는 “뒤늦게 사실을 알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점 측은 ‘본인이 직접 서명했다’며 거절했다”면서 “아픈 노인이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속여서 가입시킨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A씨의 아버지처럼 50대 이상 중장년·고령층이 값비싼 휴대전화를 구입하거나 인터넷·케이블 TV를 설치할 때 가격 조건 등에 속는 등 많은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7일 연구소에 접수된 피해 접수 사례를 분석한 결과 50세 이상 부모 세대의 정보통신·기술(IT) 관련 악덕 상술 민원이 2010년 58건, 2011년 86건, 지난해 272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피해 구제 신청 건수를 품목별로 보면 이동통신 관련이 76.1%(207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케이블·인터넷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11.0%(30건), 초고속 인터넷 5.8%(16건), 유선전화 1.8%(5건) 등의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고가의 최신형 휴대전화나 구형 단말기 바가지 판매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빌미로 디지털 수신 기기 강매 ▲사용하지 않는 초고속 인터넷이나 인터넷전화 설치 후 부당 요금 청구 등이다. 이동통신 품목 피해 사례 가운데 ‘기기값 공짜 등을 미끼로 단말기값을 바가지 씌운 사례’가 45.4%(94건)로 가장 많았고 소액 결제 등 부당 요금 청구 29.9%(62건), 명의 도용에 의한 피해 13%(27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기존 단말기의 할부금이나 위약금을 지원해 주겠다고 속여 터무니없는 약정 기간과 가격을 매겨 고가의 스마트폰을 파는 상술이 부쩍 늘고 있다. 최현숙 연구소 대표는 “자녀들이 뒤늦게 부모의 피해 사실을 알아도 보상받기 어렵다”면서 “미성년자가 아닌 이상 가입자가 매장에서 서비스에 가입했다면 단순 변심에 따른 해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휴대전화 요금제나 약정 조건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내용을 잘 이해하는 자녀의 도움을 받아 구매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통신사 대리점 등이 중장년·고령층을 교묘히 속여 바가지요금을 받는 것이 과다 경쟁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통신사는 손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대리점 등을 조사해 영업 정지시키는 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세상과 담 쌓고 주저앉은 인생 도움의 손길 덕에 일어섭니다”

    “세상과 담 쌓고 주저앉은 인생 도움의 손길 덕에 일어섭니다”

    “아유, 저야 정말 고맙죠. 사는 것도 어렵지만, 죽는 게 더 어렵다며 세상과 담 쌓고 살았었는데요.” 7일 수술 뒤 보름간의 입원 생활을 끝내고 퇴원을 앞둔 공모(59·여)씨의 목소리는 밝았다. 홀로 어렵게 살고 있던 공씨를 괴롭힌 것은 척추협착증. 30여년 전 서울로 올라온 공씨는 가정부일을 해가며 남동생을 대학 보내고 취직시켰다. 남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정작 자신의 결혼은 포기했다. 그러나 그렇게 뒷바라지했던 남동생은 외환위기 때 사업 실패 끝에 주저앉았다. 이혼까지 한 남동생과 보증금 100만원, 월세 20만원의 월세방으로 들어왔다. 사업 실패에다 이혼까지 겹쳐서인지 남동생은 2009년 췌장암으로 숨졌다. 그 뒤 공씨의 증세는 계속 나빠졌다. 주사치료로 버텼으나 지난 4월 초 병원은 마침내 더 이상 주사치료는 의미없다며 수술을 통보했다. 수술과 입원 날짜를 받아들었지만 공씨는 암울해졌다. 혈혈단신이라 수술동의서와 연대보증서를 써줄 사람이 없었고 수술비도 부담스러웠다. 고민만 하던 중 통증 때문에 거동까지 불편해지자 공씨는 남가좌동주민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때부터 서대문구가 개편한 복지 중심의 행정기구가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해 초 서대문구는 단순반복적인 민원행정업무는 무인민원발급기에 넘기고 여유 인력을 전부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에 투입했다. 공씨와 상담한 이현근 남가좌2동장은 즉시 구청에 긴급의료비 지원을 요청한 뒤 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을 방문, 수술비와 입원비를 제외한 모든 부대 비용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황재하 통장은 흔쾌히 수술동의서와 최대 3000만원에 이르는 입원비 보증각서까지 썼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공씨는 8일 퇴원 예정이다. 이 동장은 “퇴원 이후에 공씨를 노래교실 같은 곳에 가입시켜 또래 노인들과 어울리도록 하는 등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올해 초부터 복지업무가 강화된 만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김승연 회장 구속집행정지 3개월 또 연장

    김승연 회장 구속집행정지 3개월 또 연장

    법원이 차명계좌 등을 통해 계열사와 소액주주 등에게 4856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승연(61) 한화그룹 회장에게 또 한번 구속집행 정지를 허락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윤성원)는 6일 “김 회장의 구속집행 정지기간을 8월 7일 오후 2시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치의의 진술과 소견서 등에 나타난 김 회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구속된 김 회장은 올해 1월 조울증과 호흡곤란 등 증세로 구속집행이 정지돼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美 경기 성장? 둔화?… 경제지표 엇갈려

    美 경기 성장? 둔화?… 경제지표 엇갈려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를 바꿔 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낙관론을 펴지 못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고용지표와 집값은 호조세다.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16만 5000명 늘었다. 시장 예상치(14만명)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실업률은 7.5%다. 전달보다 0.1% 포인트 떨어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08년 12월(7.4%) 이후 가장 낮다. 주요 20대 도시의 집값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케이스 실러 지수는 지난 2월 1년 전보다 9.3% 상승했다. 2006년 5월(10.1%)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다. 2007년 하반기부터 얼어붙었던 주택시장에 임대사업자 등 민간 수요가 서서히 형성되는 신호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뉴욕 다우존스는 장중 1만 5000선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인 1만 4973.96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표를 뜯어보면 미국의 경기회복을 단언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미국 경제가 장기침체를 겪으면서 기준 자체가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채현기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고용이 예상보다 늘어나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경제활동참가율이 낮고 장기 실업자가 많은 수준”이라면서 “고용시장의 회복 강도가 강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실업률 하락이 긍정적이지만, 이는 고용이 늘었다는 신호인 동시에 오랜 불황에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늘어난 탓도 있다는 얘기다. 제조업을 비롯한 실물경제지표가 부진한 것도 미국의 경기회복을 점치기 어렵게 한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가 집계하는 서비스업지수는 지난달 53.1로 전달(54.4)보다 떨어졌다. 시장 예상(54.0)은 물론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다. 앞서 발표된 제조업지수는 50.7로 올들어 최저다. 1분기 경제성장률도 전기 대비 2.5%(연율 기준)로 시장 기대(3.0%)에 못 미쳤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처럼 연초 회복되다가 봄·여름에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춘곤증세’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 등이 빠르게 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현아 입원 소식에 팬들 응원 메시지 ‘봇물’

    현아 입원 소식에 팬들 응원 메시지 ‘봇물’

    걸그룹 포미닛의 현아(21)가 어제(6일) 오후 과로로 쓰러져 한 대학 종합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날 “현아가 스케줄을 앞두고 고열로 탈수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병원에서는 과로로 추정하나 정밀 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아의 입원 소식에 네티즌들은“현아 입원, 스케줄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렇게 말라서 일을 그렇게 하니 쓰러질 수 밖에”, “기운내세요”, “보약 지어줘야하나” 등 안쓰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아는 현재 포미닛의 새 앨범 타이틀곡 ‘이름이 뭐예요?’로 활동 중이다. 향후 스케줄은 건강 상태에 따라 조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바마, 희생·의무 강조한 연설할 때 버핏은 당파주의 강력 비판

    전 세계 정치·외교와 경제·투자 분야에서 각각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미국인이 같은 날 제시한 ‘화두’가 미국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으로 오바마는 국민에게 희생과 분발을 촉구했고, 버핏은 거꾸로 정치권의 행태를 맹비난했다. ‘검은 케네디’로 불리는 오바마는 5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립대 졸업식 축사에서 존 F 케네디가 취임사에서 남긴 “국가가 무엇을 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지 물어 달라”는 명언을 연상시키는 연설을 통해 국민의 분발을 촉구했다. 오바마는 이날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을 두 차례나 언급했고 ‘국민의 의무’, ‘국민의 책임’이라는 말을 번갈아 구사하면서 직설적으로 국민들을 다그쳤다. 특히 현재 정치권에 대한 신뢰도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에서 행한 연설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지난 3월 ABC방송 등의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지지율은 50%로 해리 트루먼 이래 가장 낮은 ‘재선 직후 3월 지지율’을 기록했고, 의회 지지율도 13%로 바닥을 기고 있다. 유권자에게 표를 호소해야 하는 정치인이 국민의 희생을 직설적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케네디의 ‘패기’만큼이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바마는 연설에서 “우리는 신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지만 그 권리는 책임을 수반한다”면서 “바로 국민으로서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국가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전적으로 믿어본 적이 없는 국민이고, 그걸 원해서도 안 된다”면서 “왜냐하면 우리는 미국이 우리를 위해 있는 게 아니라 우리에 의해 미국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또 “50년 전 케네디는 1963년도 오하이오주립대 졸업식 축사에서 ‘우리의 문제는 사람이 만든 것인 만큼 그 해결책 역시 사람이 찾아낼 수 있다. 사람은 그가 원하는 만큼 위대해질 수 있다’고 했다”면서 “우리는 언제나 더 위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위대함의 달성은 국민이 뽑은 정치인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라 국민 자신에 달려 있다”면서 “국민이 얼마나 위대한 것을 원하는지, 국민이 얼마나 더 나은 변화를 보기 원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오바마가 국민들의 희생과 분발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고 있던 시간 버핏은 이민정책 개혁, 총기규제 등 각종 현안을 둘러싼 미 정치권의 당파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의 당파주의적 정치에 신물이 난다는 것이다. 버핏은 ABC방송에 나와 “정치권이 점점 더 당파적으로 가는 것 같다”면서 “이제 워싱턴(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은 지켜보기도 힘들 정도”라고 힐난했다. 그는 “많은 선거가 11월(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선거가 아니라 (당원을 대상으로 한) 경선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민주, 공화 양당이 더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정치인들은 경선을 의식해 자신의 주장을 절대 굽힐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핏은 그러면서도 이민정책 개혁,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 조치 등 구체적 현안에 있어서는 오바마에게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대선 때 부유층 증세 지지 표명으로 오바마에게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남편이 죽자, 시아버지가 매일 밤 찾아왔다

    # 2007년 스무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베트남 시골 마을 고향을 떠나 한국에 왔다. 나이는 까마득하게 많고 말도 전혀 안 통하는 낯선 남자와의 결혼. 그게 찢어지는 가난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결코 그녀에게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지 못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남편은 허구한 날 폭력을 휘둘렀다.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베트남어로 대화가 가능한 인터넷 메신저 ‘깻방’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에 시집 온 베트남 여성들의 눈물이 가득했다. 채팅을 하다가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사람을 만났다. 베트남 유학생인 그는 “힘들면 집에서 나오라”고 했다. 2009년 그녀는 집을 나왔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이 휴대전화 제조 공장. 시급 4500원에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고달픈 노동이 이어졌다. 그래도 행복했다. 베트남의 엄마 아빠에게 돈을 부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남편과 이혼소송을 벌여 한국 영주권까지 얻었다. 이제 그녀는 자유다. # 그녀(29)는 9년 전 필리핀을 떠나 전남 지역으로 시집왔다. 신혼은 짧았다. 마늘 농사를 짓던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에 자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이가 생겼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남편은 결혼 8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팔자려니 했다. 유복자이긴 했지만 아이도 낳았고 서서히 한국 생활에도 적응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악몽은 시아버지가 그녀의 방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매일 밤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방을 찾아 문을 잠갔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매일 밤마다 공포에 질려야 했다. 시아버지의 기행이 1주일 이상 이어지자 결국 그녀는 아기를 업고 몰래 짐을 쌌다. 결혼 1년 8개월 만이었다. 장을 보러 간다고 둘러댄 후 택시를 불렀다. 아이를 쉼터 어린이집에 맡기고 공장에 다녔다. 새벽 6시 30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5시간을 일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그녀는 지금 손발에 마비 증세가 와 고생하고 있다. 집세를 내고 나면 네 살배기 아이와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다. 고향을 떠날 때 그렸던 그녀의 한국 생활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결혼 이주 여성의 가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취업을 목적으로 결혼한 뒤 일자리를 찾아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언어·문화·경제적인 문제로 시댁과 갈등을 겪거나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피해 가출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남편과) 보통 10~20년씩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 여성들이 도망갈까봐 집 밖에 못 나가게 하고 가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결혼 이주 여성 A(26)씨는 “결혼 이주 여성이 한국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고국의 형편이 어려운 가족을 돕기 위해서인데 자꾸 집 안에 가두려고만 하니 목적 실현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많은 결혼 이주 여성이 이 문제로 갈등을 겪는다”고 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돈 받고 팔려 왔으니 고분고분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결혼 이주 여성을 깔보는 심리도 있어 정 붙이기가 더욱 어렵다”고 했다. 실제 다양한 이유로 한 해 3000명 이상의 결혼 이주 여성들은 가출을 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3777명, 2009년 3617명, 2010년 3613명, 2011년 3551명, 2012년 3731명이 한국 가정으로부터 도망쳤다. 올해에도 이미 3월 말까지 805명이 집을 나갔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가출 신고를 꺼린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커진다. 지난 5년간 성사된 국제결혼이 한 해 통상 2만 5000건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5% 정도가 가출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26만여 가구에 달하는 다문화가정 중 이혼 또는 별거 중인 가구도 4.5%에 달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한 가출이지만 집 밖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을 돌보는 쉼터 등에 입소하는 경우는 행운에 가깝다. 대부분 여권을 두고 몸만 도망쳐 빠져나오거나 남편이나 시부모가 여권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체류 자체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체류 연장을 하지 못해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한 쉼터 관계자는 “가출한 결혼 이주 여성들이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쉼터 측에서 신원 보증을 한다 해도 체류연장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면서 “더 큰 문제는 전국 18개 국비 지원 쉼터(각각 12~23명 정원으로 총 225명) 수용률도 정원을 초과한 상태라 폭력과 학대를 피해 집을 나왔다가도 귀가 조치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수용 인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얼마나 심하게 당했느냐, 피해가 얼마나 크냐와 상관없이 빈자리가 있는지 없는지가 주요 입소 기준이 된다. 머물 수 있는 기간도 길어야 2년으로 한정돼 있다. 2년 후에는 독립을 해야 하지만 결혼 이주 여성들에겐 막막하기만 하다. 생활비는 많이 들지만 그들이 잡을 수 있는 일자리는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안 되기 때문에 박봉의 공원이나 청소 도우미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서울은 그나마 조건이 좋아 2차 쉼터에서 자립을 위한 기술을 배운다. 그러나 여건이 갖춰지지 못한 곳에선 일정 기간 후 머물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텔 청소 도우미인 ‘조바’(도우미)로 숨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공단에 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이가 있는 한국계 중국인의 경우 여관이나 모텔에서 청소 도우미를 자처하며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모텔 관계자는 “신분이 드러날 일이 없어 많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조바를 자처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가출 정보를 얻거나 가출 후 도와줄 남성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3년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황재석(44·무역업)씨는 “혈기 왕성한 남성들은 성욕을 충족시킬 수 있고, 여성은 생활비를 아껴 번 돈을 최대한 많이 베트남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출 후 동거와 같은 또 다른 계약이 성립된다”면서 “주위를 보면 가출해서 혼자 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유학 등을 온 자국민들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 결혼 이주 여성을 도와주려는 남성들은 가출 후 이혼 소송에서 승소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가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이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좋지 못한 사례가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결혼 이주 여성과 결혼하는 남편과 가족들은 여성의 바깥 생활에 대한 불안과 통제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다. 여성의 사회생활을 통제하면서 갈등이 계속되는 식이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이사장은 “자신을 희생하며 건전하게 사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대부분인데도 일부 사례 때문에 ‘결혼 이주 여성들은 다 도망간다더라’ 식의 선입견이 확산돼 있다”면서 “실제 남성 쪽에 신체적·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게 문제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 여성들을 결혼 이주자로 불러들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가출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많고 쉽게 낙인을 찍는다”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건강한 가족의 유지에만 초점을 맞춰 운영되기 때문에 심각한 부부 갈등이나 폭력을 겪고 있는 가정 등 좀 더 개입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어린이 금융상품] 동부화재, 다양한 질병 보장보험 판매

    동부화재는 자녀의 생애 주기에 맞춘 ‘무배당 프로미라이프 스마트 아이사랑보험’을 팔고 있다. 소아백혈병진단비, 중증세균성수막염진단비 등을 개발, 중증질병에 대한 보장을 강화했다. 어린이생활질환 수술비나 입원일당 특약 등으로 폐렴, 아토피 등 성장 관련 질병에 대한 다양한 보장도 가능하다. 치아 담보도 도입, 3~9세 유치에 대한 보존 치료를 최대 5만원까지 보장한다.
  • 재개된 추경심사 속도전… 겉핥기 우려

    재개된 추경심사 속도전… 겉핥기 우려

    국회가 이틀간의 파행 끝에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재개했다. 다음 주초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3일 오전 조정소위를 열고 정무위 소관 금융위원회 관련 예산을 비롯한 감액 심사에 들어갔다. 예결위는 이날 0시가 넘은 시간 여야 간사인 김학용 새누리당, 김춘진 민주통합당 의원이 추경심사 정상화를 위한 여야 합의문을 발표한 뒤 곧바로 심사를 이어 갔다. 심야 협상을 통해 여야 간사들은 재정건전성 제고 방안의 하나로 정부가 제시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기본공제율을 대기업에 한해 1% 포인트 인하하는 내용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 제도는 고용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기업에 법인세를 낮춰 주는 것으로, 공제율을 인하한다는 것은 그만큼 세금 납부액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대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연간 2000억원 정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또 민주당에서 제기한 최저한세율 인상, 소득세 최고세율 과세표준 구간 조정 방안과 함께 새누리당이 제기한 비과세·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 등이 재정건전성 제고 방안으로 계속 논의돼야 한다는 점도 합의문에 명시했다. 이어 오전부터 속개된 예결위 조정소위에서는 감액심사를 마무리지었다. 여야가 4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날인 7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하면서 파행을 거듭하던 예산안 심사에 뒤늦게 속도가 붙은 것이다. 김춘진 민주당 간사는 “오늘(3일)까지 감액심사를 끝낸 뒤 주말 동안 회의를 갖고 증액심사를 마쳐 7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액심사 과정에서는 증세나 경제민주화 법안 관련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이견이 생길 수 있어 갈등도 예상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추경안의 본회의 처리 일정이 지연될 수 있어 추경 처리 및 원내대표 경선 일정을 감안해 16일까지 해외 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벼락치기’ 예산심사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처리 시한을 맞추는 데 급급해 졸속 심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 합의가 이뤄졌지만 당장 이날도 부실 심사 모양새가 그대로 드러났다. 합의문 발표 뒤 재개한 새벽 회의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5개 부처의 추경안 심사가 불과 40분 만에 끝났고, 오전 회의에서도 금융위 소관 예산을 처리하는 데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그냥 통과됐고 정부의 설명도 자료 제출로 대체했다. 상임위에서 아직 추경안 최종 의결을 하지 못한 기획재정위와 안전행정위에 오후 5시까지 심사보고 자료를 제출하라고 재촉하자 기재위는 전체회의를 거치지 않은 예산결산소위 확정안을 제출했고, 안행위는 이날 오후 4시를 앞두고 급히 전체회의를 열었다. 주말 동안 진행될 증액심사 과정에서는 의원들의 민원성 ‘쪽지예산’도 재연될 조짐이 남아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너무하는 軍

    군 부대의 안일한 일 처리로 뇌종양 발병 사실을 뒤늦게 안 사병이 막대한 치료비까지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1일 시민단체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국군 의무사령부는 뇌종양으로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신모(22) 상병에게 조기전역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지난달 23일 통보했다. 오는 10월 제대 예정인 신 상병은 전역까지 6개월도 남지 않아 조기전역 심사 대상에 해당된다는 게 군의 설명이었다. 신 상병은 입대 6개월 만인 지난해 6월 처음 두통 및 무기력 증상이 발생했다. 그렇게 다시 6개월여가 지난 올 1월 11일 신 상병은 극심한 두통과 구토 증세를 느껴 “바깥의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엄살을 피운다는 질책만 받았다. 결국 이틀 뒤인 13일 민간병원에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신 상병은 다시 부대에 파견돼 경계 근무를 섰다. 결국 1월 26일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신 상병은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신 상병은 일반병원에서 3개월여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군 당국이 “일반병원에 있으면 치료비를 지원해 줄 수 없다”고 알려왔고 결국 치료비 탓에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겼다. 조기 전역을 하면 다시 일반병원으로 옮겨야 하고 치료비는 가족이 부담해야 한다. 가족들은 결국 군이 책임도 병원비도 피하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 상병의 누나는 “3개월간 30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 부담 때문에 못 미더워도 군 병원으로 옮겼던 것”이라면서 “군이 갑자기 전역 이야기를 꺼내며 손을 떼려고 하니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의무사령부 관계자는 “전역 후에도 6개월간은 군 병원에 입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가족 측은 “6개월 내에 나을 병이 아닌 데다 군의 부실한 대처로 병세가 깊어진 것 아니냐”면서 반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역을 강제하는 게 아닌데 가족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中 신종AI 10개省 확산…푸젠·후난성서도 발생

    중국의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AI) 환자 발생 지역이 두 달 만에 전국 10개 성·시로 확산됐다.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3분의1이 신종 AI 위험 지역에 포함된 것이다. 남부 푸젠(福建)성과 후난(湖南)성에서 처음으로 H7N9형 AI 환자가 발생했다고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가 28일 보도했다. 이로써 신종 AI 발생 지역은 상하이, 장쑤(江蘇)성, 저장(浙江)성, 안후이(安徽)성, 허난(河南)성, 베이징, 산둥(山東)성, 장시(江西)성 등 모두 10개 성으로 늘어났다. 당초 상하이 등 장강(長江) 삼각주 지역에서 시작된 신종 AI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바다 건너 타이완에서도 상하이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주민이 환자로 판명된 바 있다. 푸젠성 룽옌(龍巖)시와 후난성 샤오양(邵陽)시에서 발생한 신종 AI 환자는 각각 65세와 64세로 모두 노인이다. 이들과 접촉했던 사람들 가운데 감염 증세를 보인 사람은 없었다. 앞서 전날에도 장쑤성에서 3명, 저장성과 장시성에서 각각 1명이 신종 AI 환자로 판명돼 이날 현재 중국 전역의 감염 환자는 118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24명으로 집계됐다. 사람 간 전염 가능성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저장(浙江)대, 칭화(淸華)대, 홍콩대와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공동 연구진은 지난 25일 의학전문지 랜싯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신종 AI 바이러스 유전자들이 동시에 변이를 일으키면 사람 간에도 감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종 AI가 가금류 등의 배설물을 통해 공기 중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1일)가 새로운 고비가 될 전망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강도 잡은 집배원, 포상금 다친 강도에게

    강도 잡은 집배원, 포상금 다친 강도에게

    편의점 강도를 추격 끝에 붙잡은 ‘용감한 집배원’이 검거 포상금을 자신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다친 강도를 위해 내놨다. 주인공은 광화문 우정사업본부 직원 윤봉규(35)씨. 윤씨는 지난 25일 새벽 일행 3명과 함께 편의점에 들렀다가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위협, 12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정모(22·지적장애 2급)씨를 붙잡았다. 당시 강도는 붙잡히지 않으려고 윤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격투가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정씨는 부상을 입었다. 병원 검사 결과 약간의 뇌출혈 증세가 확인돼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정신 장애를 앓는 정씨는 공장에 다니는 홀어머니 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적장애 2급은 훈련에 의해 일상생활은 스스로 할 수 있지만 판단 능력 등은 일반 성인에 크게 못 미친다. 이날도 정씨는 어머니에게 “짜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했다가 어머니가 “나중에 사주겠다”고 하자 밖으로 나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는 뒤늦게 딱한 사연을 접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윤씨는 “검거할 때만 해도 장애인인 줄 몰랐다”며 “나쁜 짓을 한 건 맞으니 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사정이 너무 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장 병원비가 없어 홀어머니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들었다”며 “포상금을 얼마나 받을지 모르지만 꼭 치료비에 보태 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씨는 지난 25일 경찰에서 검거 주공로자 면담을 했고 곧 포상금을 받을 예정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마음의 감기’로 여기고 적극적 자세면 극복할 수 있다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마음의 감기’로 여기고 적극적 자세면 극복할 수 있다

    ’주부 우울증’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만 곁들인다면 빠른 시일 안에 완치가 가능하다. 우울증에 대한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우울증 환자를 특별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도 사라져야 한다. 주부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마음의 감기’ 정도로 여기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응한다면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시·군·구 등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정신건강센터는 주부 우울증 환자의 상담과 치료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광주 서구에 사는 30대 주부 김모씨는 2009년 첫째 아이를 낳은 이후 산후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최근 둘째 아이를 임신하면서 우울증은 더욱 깊어졌다. 김씨는 “배 속의 둘째 아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첫째 아이를 안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자신의 이 같은 생각이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김씨는 서구보건소가 운영하는 상무금호 보건지소에 전화를 걸었다. 보건지소 정신보건팀은 곧바로 김씨를 만나 상담을 했다. 호르몬 변화, 외로움, 육아 부담 등에 따른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원인으로 꼽혔다. 전문 상담 요원들은 김씨가 현재 임신한 상태라서 약물치료 대신 적극적인 상담 서비스를 펴고 있다. 박상하 팀장은 “상담을 거듭할수록 김씨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건지소는 또 최근 남편의 사망 이후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으로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한 서모(51)씨를 상담과 병원 입원치료를 통해 거의 회복 단계로 끌어올렸다. 박현희 소장은 “서씨를 상담한 결과 그가 두 자녀와 물에 빠져 죽으려고 맘먹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약물치료와 가정 방문, 전화 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건지소는 이들처럼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 300여명을 등록해 지속적인 상담과 보호 관찰 활동을 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전업주부이거나 이혼해 자녀들과 살림을 꾸려 가는 여성들이다. 주부들은 특히 출산과 육아·경제적 궁핍·가정불화·외로움 등으로 우울증에 자주 노출된다. 주부 우울증은 자칫 자녀와 동반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는 만큼 예방대책 마련도 절실한 실정이다. 선제적 예방책이 없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사례도 수두룩하다.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A(41)씨는 지난해 11월 둘째 아이를 출산한 이후 육아와 가사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겪었다. A씨는 육아 스트레스가 산후 우울증으로 이어져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 했을 뿐 아니라 시도까지 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 2월 초 남구보건소 모자보건실에서 산모를 대상으로 한 산후 우울증 선별검사에서 수치가 높게 나와 같은 달 13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남구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았다. 치료 당시 A씨는 남편과 함께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신건강증진센터는 A씨에게 스트레스 및 우울증 관리 방법을 상담·치료했고, 남편에게는 산후 우울증의 심각성을 알리고 육아·가사를 함께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이 센터 이경진 정신보건임상심리사는 “육아와 가사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산후 우울증으로 이어져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면서 “반면 남편 등 가족은 여성의 산후 우울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본인 치료와 주변 가족의 도움을 병행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50대 주부 김모씨도 구가 운영하는 정신보건센터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김씨는 어릴 적부터 부모의 무관심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 결혼을 했지만 남편의 경제적 무능, 폭언, 술 주정, 또 시댁과의 갈등으로 우울증을 앓게 됐다. 이후 약물 치료를 받으며 증세가 약간 호전됐으나 남편의 알코올 중독 문제가 재발하고 생활고까지 겹치면서 우울증도 재발했다. 자살까지 시도했던 김씨는 자살 사고 이후 동 주민센터를 통해 사례 관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동 주민센터와 정신보건센터, 이웃 등의 폭넓은 관리를 받고 있다. 김씨는 정신병 증상에 대한 주기적 모니터링을 받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 향상 교육, 분노 조절 프로그램, 자조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또 김씨 우울증의 원인 중 하나인 남편은 같은 센터 알코올 사례 관리팀에서 치료와 관리를 받고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에 사는 김모(35)씨 역시 3살과 5살짜리 사내아이를 두고 있는 전업주부다. 청소와 빨래 등 집안 살림을 하면서 개구쟁이 아이를 돌보다 보니 저녁에는 파김치 되기 일쑤였다. 남편도 업무상 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은 데다 주변에 터놓고 대화할 친구도 없어 하루 종일 혼자 지낼 때가 많았다. 이웃과 단절된 공간 속에서 스트레스가 쌓여 가면서 잠을 못 잘 정도로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파트 20층에 살고 있는 김씨는 어느 날 “한 마리 새가 되어 아래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이래선 안 되겠다고 판단한 김씨는 병원을 찾았는데 주부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3개월에 걸친 약물치료와 함께 남편의 도움으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남편은 가급적 저녁 약속을 잡지 않고 일찍 귀가해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단지 내 공원을 함께 산책하고 주말에는 골프 등 스포츠를 즐기도록 아이 돌보는 일을 도맡았다. 집안 청소도 남편 몫이었다.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말도 많아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처럼 우울증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사례로 점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질병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는 주부 우울증 관련 자살이나 각종 범죄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우울증을 고쳐야 하고, 고칠 수 있는 ‘질병’으로 보기보다는 개인의 ‘성격’ 문제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우울증 환자 역시 전문가의 상담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큰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조사 결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일반인의 67%가 스스로 우울증을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민보건증진 차원에서 일부 지자체와 광역정신보건센터를 시범사업으로 운영하며 우울증 환자 등의 자살 예방과 상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홍보 부족 등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아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 김명권 광주서구보건소장은 “정신건강센터로 연락만 하면 전화·방문 상담 등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울증 등으로 판단되면 관내 정신의료기관과 협진 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우울증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5월 직장 정기 건강검진 항목에 우울증 등 정신질환 검사를 포함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노동안전위생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이 같은 종합대책을 마련한 것은 일본 자살자 수가 연간 3만명을 넘기는 등 자살 및 우울증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1998년 청소년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의 자살방지 프로그램을 제정·선포한 이후 우울증 등을 국민건강 우선과제로 삼고 자살과 우울증에 대처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오고 있다. 유성은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울증 환자를 특별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 탓에 많은 환자가 병원에 잘 가지 않는데 가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병원 말고도 우울증을 상담하는 정신보건센터 등이 속속 문을 열고 있는데도 이런 정보를 알리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산후 우울증은 남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가사와 육아를 돕고 아내와 함께 동반 대처하려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파주서 …청주서… 그녀들의 극단선택 아픈 사연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파주서 …청주서… 그녀들의 극단선택 아픈 사연

    파주 지난 21일 오후 7시 45분. 경기 파주 119센터에 다급한 목소리의 30대 후반 남성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아파트 출입문 번호키를 누르고 현관에 들어서자 아내(32)가 목에 피를 흘리며 왼손에 흉기를 들고 자신과 마주 서 있다”는 신고였다. 아내는 남편에게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애기들 보러 가자”고 말했으나 남편은 두려운 생각에 꼼짝을 할 수 없어 119에 전화를 걸었다. 흉기를 들었다는 말에 전화는 112로 넘어갔고, 5분 만에 강력계 형사들이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아내는 안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서 왼손에 든 흉기를 목에 대고 있었다. 형사들은 즉시 흉기를 빼앗아 아내를 제압했다. 그러나 만 1살을 겨우 넘긴 큰아들은 이미 침대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지난 5일 태어난 작은 아들은 방바닥에 누워 있었으나 한눈에 봐도 위급해 보였다. 두 아들 모두 목 부위에 치명상을 입은 뒤였다. 남편이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 가게를 다녀오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은 겨우 15분이었다. 그 짧은 틈에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119구급대가 즉시 큰아들 손목을 잡고 가슴에 귀를 댔으나 맥박이 잡히지 않았다. 가쁜 숨을 쉬는 작은아들은 급히 일산백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같은 날 밤 10시 15분 끝내 숨졌다. 아내는 지난해 1월 큰아들을 임신 중일 때부터 성격이 급변했다. 이름을 불러도 잘 듣지 못하고 웃지도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임신 우울증’이라고 했다. 약을 먹고 치료를 받자 금세 좋아졌다. 그러나 이달 초 둘째를 낳은 뒤 재발했다. 친정아버지가 찾아와 딸의 이름을 불러도 다른 곳을 쳐다보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남편은 경찰에서 “심각하다. 다시 병원을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사고가 난 것”이라며 좀 더 빨리 병원을 찾지 않은 자신을 원망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좀 더 지내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됐다. 병원 정신과폐쇄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내는 아직 아들 둘이 숨진 사실을 모르고 있다. 청주 지난 2월 21일 오전 8시 20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의 한 아파트. 주부 이모(42)씨는 남편이 출근한 이후 갑자기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급습했다. 안방에서 주방으로 나와 싱크대에 보관하던 식칼을 꺼냈다. 자살을 결심한 이씨는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딸(11·초등 4년)을 본 순간 딸의 걱정이 밀려왔다. 자신이 하늘나라로 가면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할 딸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딸도 함께 죽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평소 엄마를 잘 따르고 착했던 딸은 죽어도 천당에 가서 지금보다 행복할 것만 같았다. 결국 이씨는 잠자는 딸의 목을 흉기로 한 차례 찌른 뒤 자신의 목을 수차례 찔러 자해를 시도했다. 방에 있던 아들(15)이 동생의 비명소리를 듣고 나와 이 광경을 목격하고 119에 도움을 청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은 침착하게 엄마와 동생을 지혈했고, 신속하게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해 모녀의 목숨을 구했다. 끔찍한 이날 사건도 이씨의 우울증이 가져온 참극이었다. 이씨에게는 결혼 후 2007년 약간의 우울증 증세가 찾아왔다. 결혼 전 있었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남들보다 뒤떨어진다는 절망감이 누적돼 왔던 게 원인이었다. 이씨는 11차례 병원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자 치료를 끊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일 뿐,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절망감은 이씨를 계속 괴롭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청소일을 하기 위해 나가던 어린이집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빨리빨리 하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자 이씨의 절망감은 더욱 심해졌다. 이씨는 자책하면서 사고 발생 2주 전 어린이집을 그만뒀고, 이때부터 우울증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열등감이 하루종일 계속됐고, 이런 정신적 고통은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2주 동안 잠을 못 잤고, 음식도 먹지 못했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혼자 먹지 못하는 술까지 마셨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씨는 사고 당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가족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에 대한 절망감과 사회에서 이씨를 바라보는 그릇된 시선이 우울증을 키운 것 같다”면서 “이런 이씨를 돕기 위해 남편이 곁에서 애를 썼지만 참극을 막지는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씨는 처벌보다 치료가 중요하다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지난 4일 석방됐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이씨가 우울증을 장기간 치료하지 않다가 병세가 악화돼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의 딸도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길 간청했고 남편도 부인을 꼭 치료하겠다며 선처를 당부했다. 영주 지난해 8월 24일 오후 7시쯤. 주부 김모(42)씨는 4살과 2살 난 아들을 데리고 경북 영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대구 동구 신서동 한 아파트로 향했다. 이 아파트는 김씨가 결혼하기 전 살았던 곳. 아파트에 도착한 김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13층으로 올라가 아들 2명을 안고 계단을 통해 투신했다. 투신한 이들 모자가 아파트 앞 화단에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 119구조대 등에 신고했다. 하지만 발견 당시 두 아들은 숨진 상태였으며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의 투신은 우울증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 결혼한 김씨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남편(47)과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늦은 결혼이었지만 김씨 부부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잉꼬부부였다. 늘 행복할 것만 같았던 김씨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결혼 3년 만인 2009년이었다. 당시 돌을 지난 첫째 아들이 말을 못하고 이상한 행동을 했다. 처음에는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생각하다 아이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2010년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나왔다. 자폐증이라는 것이었다. 김씨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둘째 아들에게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둘째도 첫째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설마 하고 병원을 찾았으나 발달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첫째 아들이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꼭 1년 뒤다. 이때부터 김씨에게 무서운 병이 찾아왔다. 두 아들이 아픈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자책이 우울증으로 이어졌다. 1년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했지만 큰 차도가 없었다. 김씨는 주변 사람에게 “나의 잘못이다. 사는 것이 힘들다. 죽겠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김씨의 남편은 김씨와 두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가 자살하던 날도 김씨의 남편은 2년과 1년여 동안 치료를 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두 아들을 위해 서울의 유명 병원을 찾았다. 아들을 입원시켜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서울 병원 일을 본 뒤 집에 전화를 한 김씨 남편은 부인이 전화를 받지 않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김씨가 평소 “죽겠다”고 한 말이 머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처가에도 김씨를 찾아보라고 전화를 했지만 이미 김씨는 두 아들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둘째 아이가 발달장애로 판명난 뒤 우울증을 앓았지만 1년 동안 약만 먹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환절기 허약한 남편 위한 남성건강보조식품 젠케어

    환절기 허약한 남편 위한 남성건강보조식품 젠케어

    최근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건강식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특히 남성기능 개선에 관련된 제품출시가 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불법성분을 함유한 제품, 과대광고로 인한 적발 또한 적지 않다. 또한 건강보조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은 차이가 있지만 동일시 여기는 경우가 많아 건강보조식품이 건강기능식품으로 둔갑하여 판매되는 경우도 많다. ‘건강기능식품’은 정부(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한 제품이고 이에 반해 보조식품은 입소문 등으로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정하는 제품이라는 게 정설이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전문제약회사인 동광제약이 오랜 연구 끝에 이런 불법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근절하고자 천연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였다. 젠케어는 국내에서 식용으로 사용 가능한 8가지 성분과 식약청에서 성분의 기능성을 인정한 옥타코사놀(지구력증진)과 아연(세포분열)을 주 성분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중년남성의 남성력증진과 남성기능강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의 건강 유지와 개선을 주목적으로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 ‘젠케어프리미엄’이다. 기존의 남성갱년기제품이나 남성력기능강화 제품들처럼 일회적 효과가 아니라 신체의 근본적인 문제를 완화시키는데 주목적을 둔 기능식품으로 남성기능 저하의 주원인인 혈액순환을 돕고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복용 할 수 있도록 출시되었다는 평가다. 젠케어의 주 성분인 옥타코사놀은 1일 7~40mg 섭취, 아연은 1일 3.6~12mg 섭취하면 정상적인 면역기능과 세포분열을 활성화시키며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동광제약 젠케어(www.gencare.co.kr) 홍보담당자는 “의약품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제약회사의 의약품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출시했다”며, “공복에도 섭취 가능하며 빠른 효과보다는 바른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이라 재구매율이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사람이 오남용하게 되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며, 불법성분 포함된 약이나 식품을 복용하면 이상증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인터넷 뉴스팀
  •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연봉보다 수입 많아”… 직접 베팅하거나 돈받고 승부조작까지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선수들에게도 사설 스포츠토토는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일반인보다 경기를 분석하는 안목이 높은 데다 선후배들을 통해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어 별다른 죄책감 없이 사설토토에 빠져든다. 고등학교 축구선수는 “언제 부상당하고 은퇴할지 불안한 데 벌 수 있을 때 왕창 벌어야 하지 않냐”면서 “친한 프로 형들한테 선발 엔트리나 전술 등 경기관련 정보를 받고 베팅한다”고 말했다. 한 구기종목 감독은 “애들이 밤새 사설토토를 하느라 잠을 안 잔다”면서 “실업팀에서 죽어라 운동하면서 받는 연봉보다 토토로 버는 돈이 더 많다는데 뭐라고 혼내기도 답답하고 서글프더라”고 하소연했다. 스포츠토토 중독 증세가 심해지면 직접 승부의 결과를 바꾸기에 이른다. 스스로 베팅한 상태에서, 혹은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특정한 경기결과를 내기 위해 뛰는 것. 승부조작 브로커는, 축구로 치면 골키퍼나 최종수비수 등 패배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들에게 전주(錢主)에게 받은 돈을 쥐어 준다. 이걸 ‘약을 친다’고 표현한다. 의도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갖은 협박과 회유로 발을 빼지 못하게 한다. ‘파리 지옥’인 셈이다. 우리나라 4대 프로스포츠가 전부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은퇴한 한 농구선수는 “선수생명이 짧고, 몇몇 스타를 빼고는 연봉도 못 받고, 은퇴 후 마땅히 할 것도 없는데 그런 유혹이 오면 당연히 끌릴 수 있다”면서 “특히 첫 파울처럼 승부에 영향도 안 주고 티도 안 나는 거라면 몇 백만원에도 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하게 약을 쳤다면, 합법 스포츠토토(베트맨)로도 충분하다. 배당률이 별로 높지 않지만, 전주나 조직폭력배 등 ‘검은손’들은 사채·대출까지 해 억대의 큰돈을 걸어 잭팟을 터뜨린다. 스스로 경기를 뛰면서 돈벌이 내기를 하는 경우도 최근 부쩍 늘었다. 대학교 구기종목 코치는 “연습경기를 하는데 선수들끼리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서 내기(베팅)를 하는 걸 봤다”면서 “최고 50만원까지 통 크게 돈을 걸고 살벌하게 경기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는 “자기팀에 걸면 그나마 다행인데 지는 쪽에 걸고 일부러 태업을 해 기합을 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돈에 눈이 멀어 장난을 치는 거라고 보는 건 단편적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지도자의 불안정한 지위·처우 ▲입시·진학·스카우트 비리 ▲학부모의 자녀 이기주의 ▲조직폭력배의 돈놀음 ▲경기단체의 무감각 ▲개개인의 도덕불감증 등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뭉쳐서 폭발한 게 승부조작, 사설 토토라고 규정했다. 선수들은 정상적인 스포츠맨십을 교육받지 못했다. 입시, 진학, 지도자 재계약 등 여러 문제에 따라 져줄 수도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은퇴한 구기종목 선수는 “경기에서 감독님이 100% 전력을 다하지 않는 걸 느낀 적이 있다”면서 “다른 팀 지도자와 친하다거나, 토너먼트 상대를 감안해서 일부러 장난을 치는 경우”라고 했다. 그는 “괜히 에이스 선수를 내보냈다가 부상당해서 결승에 못 나가면 어쩌냐고 둘러댄 뒤 약한 멤버를 투입하는 식”이라면서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어서 학부모도 선수도 발만 굴렀다”고 회상했다. 매년 성적을 내지 못하면 재계약에 실패하는 지도자들은 성적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건강한 스포츠 토양이 정착되지 않는다면 사설토토는 영원히 뿌리 뽑을 수 없고, 승부 조작도 반복될 문제라는 얘기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자금줄과 브로커를 색출하지 않고 선수·지도자 개개인 도덕불감증으로만 치부하면 이런 문제는 되풀이될 것”이라면서 “유명인이라 도마에 올랐지만 사실 불법토토의 구조에서 선수·감독은 하수인, 깃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희준 동아대 생활체육과 교수는 “입시·진학·지도자끼리의 친분 등에 따라 학생 때부터 자연스럽게 승부 조작을 해온 선수들의 인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힘들다”면서 “도덕성이 낮은 게 아니라 잘못된 줄도 모르는 상태인 건데 체육계 전반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제주 외국인 관광객 40% 늘었다

    제주 외국인 관광객 40% 늘었다

    올해 들어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6일 현재 39만 42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만 1052명에 비해 40.3%나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은 폭증세를 기록 중이다.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7만 79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 5871명에 비해 무려 78.3%나 늘어났다. 타이완 관광객은 37.8%, 홍콩은 23.7%, 말레이시아는 12.2%, 싱가포르는 4.2% 늘었다. 반면 일본인 관광객은 3만 551명으로 지난해 4만 6536명에 비해 34.3% 줄어들었다. 이처럼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직항 노선 개설 등 제주의 항공 접근성이 대폭 확대된 데다 크루즈 기항지로 인기를 끌면서 제주 크루즈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크루즈 관광객은 20회에 걸쳐 3만 71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39명에 비해 4배나 늘어났다. 중국 항공 노선은 특정 시간대에 제주 출발, 도착이 몰리면서 제주공항 입·출국 수속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가 제주∼중국 2개 도시에 주 14회의 정기편을 운항하고 임시편으로 중국 17개 도시에 주 18회, 월 47회 운항 중이다. 여기에다 중국 항공사는 제주 노선에 정기편 주 32회, 임시편 주 12회를 운항 중이다. 이들 중국 노선 중 65.5%인 19개가 제주에서 출발하는 시간이 오후 10시 이후에 집중돼 있고 제주에 도착하는 시간도 11개 노선이 오전 6시 10분 전후여서 중국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출입국 수속 지연 등의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신속한 출입국 수속 편의를 위해 한국공항공사 등 관련 기관과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품앗이 대신 삿대질만…범인 못 잡고 4명 급사

    품앗이 대신 삿대질만…범인 못 잡고 4명 급사

    “그 사건 이후로 주민들이 갈가리 찢겨졌어요. 싫어하는 이웃집을 피해 먼 길로 돌아갈 정도니, 참.” 충남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이장 이재춘(48)씨는 “말실수를 할까 봐 이웃 간에도 벙어리처럼 지낸다”고 혀를 찼다. 이 마을은 지난해 4월 20일 마을 공동 식수원인 지하수 물탱크에서 독극물이 발견돼 발칵 뒤집힌 곳이다. 사건발생 1년이 됐지만 경찰 수사는 이장 자리를 놓고 벌어진 주민 간의 암투와 음해가 독극물 투입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심증만 있을 뿐 물증 하나 찾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은 패가 갈려 여전히 으르렁대고 있다. 19일 배양마을에는 따뜻한 봄 햇볕이 내리쬐는데도 냉기가 돌았다. 116가구 220여명의 주민이 살지만 논밭에 홀로 나와 일하는 모습만 간간이 보일 뿐이다. 이씨는 “예전에는 이웃 간 품앗이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웃 간 농기계를 나눠 쓰던 미덕도 많이 사라졌다. 한 마을 주민은 “일부 노인은 이웃에게 도지를 받고 빌려주던 논밭을 ‘꼴도 보기 싫다’며 거둬들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4월 20일 오전 10시 30분쯤 마을 뒷산의 30t급 상수도 집수장 물탱크를 청소하던 업체 직원이 제초제인 ‘근사미’ 300㎖짜리 플라스틱 병 세 개와 뜯겨 있는 가루 살충제 ‘파단’ 3㎏짜리 세 봉지를 발견했다. 발견 직후 “물을 마시지 말라”는 마을방송이 나갔지만 시설이 부실해 주민 4분의3이 그날 저녁 때까지 물탱크 물을 받아 마셨다. 상당수 주민이 복통, 식욕부진, 가려움증으로 병원을 들락거렸다. 이 사건이 터진 뒤 전 주민이 경찰 수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마을에 ‘불신’의 더께가 쌓여갔다. 당시 마을의 모든 남자가 경찰에 소환됐다. 150여명은 대전에 있는 충남경찰청에까지 불려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아야 했다. 주민들은 경찰서에 갈 때마다 청심환을 먹었고, 외지에 있는 자식들 집으로 피하는 주민도 있었다. 경찰은 500만원의 신고 포상금을 내걸었다. 이 과정에서 ‘누가 경찰에 범인을 제보했다’는 소문이 나면 곧바로 그 집에 쫓아가 “네가 봤냐”며 삿대질과 욕설을 퍼부었다. 말은 떠돌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확신으로 변하기도 했다. 자식까지 동원돼 집안 싸움으로 번졌다.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다. 경찰 수사가 서너 달을 넘기자 주민들은 지쳐갔다. 이들은 ‘범인이 잡히면 그 친척들까지 마을에서 몰아내겠다’고 씩씩거렸다. 한 주민은 “경찰이 이쪽에서는 이 말 하고, 저쪽에서는 저 말 하는 바람에 주민들 간에 싸움이 더 커졌다”고 비난했다. 사건 이후 주민 4명의 죽음도 잇따랐다. 지병을 않던 70대 할머니는 갑자기 증세가 악화돼 지난해 여름 숨졌고, 40대 남성은 돌연사했다. 이장 이씨는 “내 아버지(당시 75세)도 지난해 5월 갑자기 말을 못해 병원에 갔더니 폐암진단을 받았고, 5개월 만에 돌아가셨다”면서 “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주민들의 사망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청에서 치료비를 다 보상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독극물 때문이라는 증거를 가져오라’며 한푼도 주지 않았다”며 “물탱크 소유·관리자가 군수인데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하자 30여명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경찰은 당시 이장 김모씨와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김씨는 이장을 계속 유지하려 했고, 그 자리를 노리는 주민 한모씨 등 반대파가 ‘이장이 마을회관 등 사업을 독단적으로 추진했다’ ‘수도세 집행에 문제가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장 지지파와 반대파로 갈라졌고 암투와 음해가 판쳤다. 경찰은 증거를 찾지 못했다. 홍성경찰서 관계자는 “심증만 갖고 수사하려니 ‘그림자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면서 “조만간 이 사건을 미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다음 달 4일과 12일 경로잔치와 청년회 야유회를 열어 화합을 다지기로 했다. 이승영(54) 비대위원장은 “잔치 한다고 화합이 되겠나. 세월이 약이지”라며 “들이 넓어 가난한 사람이 없고 인심이 좋아 공무원이 오고 싶어 하는 1순위 금마면 배양마을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기업 “지나친 규제” 볼멘소리… 물밑으론 외부입찰 확대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기업 “지나친 규제” 볼멘소리… 물밑으론 외부입찰 확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상속·증여세법상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물류와 광고 관련 일감 6000억원어치를 중소기업 등에 나눠 주겠다고 밝히는 등 재계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주장할 것은 하면서도 고칠 것은 고쳐 여론과 정치권의 ‘몰매’를 맞지 않겠다는 것이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일감 관련 과세 설명회’에서 “편법 상속이나 골목상권 침해가 아닌 정상적인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거래는 상증세법상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규제라고 주장했다. 또 “이와 관련한 업계의 애로를 파악해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개정된 상증세법에 따라 2012년 결산분부터 특수관계법인 간 내부거래가 30%를 넘는 기업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시스템통합(SI) 업종은 내부거래 비중이 64%(2010년 기준)에 달한다. 이는 그룹 차원의 핵심 정보 등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 업체에 일감을 맡기기 어렵고 통합 전산망을 구축·관리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거래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 규제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수직계열화 업종에 대한 정상거래비율 조정과 배당소득세의 이중과세 문제 해소, 해외지사와의 용역 수출 거래 제외 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처럼 경제단체가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 정치권 등의 경제민주화 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과 별개로 재계는 물밑에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이어 다른 기업들도 내부거래를 줄이고 외부 경쟁 입찰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SI와 광고, 건설, 물류 등 4개 업종에 대해 경쟁 입찰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특히 내부거래의 객관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삼성전자 등 7개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설치했다. SK그룹도 최근 그룹 이미지 광고 대행을 삼성그룹 계열인 제일기획에 맡겼다. 그동안 계열사인 SK마케팅앤컴퍼니(SK플래닛에 합병)에 맡기던 관행을 벗어난 것이다. 또 그룹 내 SI 계열사인 SK C&C와의 거래 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LG그룹도 광고와 SI, 건설의 일감 중에서 보안성과 효율성을 담보하지 않는 것은 다른 기업에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지난달 경제민주화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한진그룹도 정석기업과 SI 기업인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 3곳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해 “비중을 줄이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효성그룹은 “앞으로 정부 방침에 따라 개선할 점이 있으면 하겠다”면서도 “계열사 수와 비교하면 내부거래 비중이 작고 금액도 미미한 수준이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했다. 롯데그룹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나 “내부 매출 비율을 줄이는 쪽으로 ‘큰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CJ그룹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의 발표 등 재계의 내부거래 축소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재벌 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외형적 성장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지만 천편일률적인 규제는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킨다”면서 “재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도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추경예산안 의결] 16조1000억 나랏빚 내야… 재정 건전성 악화

    2009년 28조 4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을 때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전체 재원의 55%인 16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추경이 17조 3000억원으로 줄었지만 빚을 내야 하는 금액은 16조 1000억원으로 비슷하다. 추경 재원 중 적자국채 비율은 93.1%로 뛰었다. 세계잉여금(3000억원), 한국은행 잉여금 추가액(2000억원), 기금 여유자금 등 정부의 가용 재원이 1조 2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지난해 세수가 2조 8000억원이나 덜 걷히는 등 나라살림 사정도 크게 어렵다. 적자 국채 발행은 재정건전성의 악화를 뜻한다. 올해 일반회계 적자 국채 발행액은 8조 6000억원에서 24조 70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커진다. 재정수지 적자는 4조 7000억원에서 23조 5000억원으로, 국가채무는 464조 6000억원에서 480조 5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한다.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는 균형 수준인 -0.3%에서 -1.8%로, 국가채무는 34.3%에서 36.2%로 각각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예산안을 짜면서 올해 걷힐 세금을 과다하게 책정한 부메랑이 고스란히 나랏빚으로 되돌아왔다. 정부는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경기활성화를 통해 재정건전화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재정건전화 방안은 다음 달 재정전략회의 등을 거쳐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추경에 따른 국고채 물량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상환 등 시장조성용 국채 발행물량을 대폭 줄여 총발행 규모를 당초보다 8조 9000억원 늘어난 88조 6000억원으로 묶기로 했다. 올해 추경 편성의 부담을 앞으로 어떻게 메울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야당을 중심으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소득세·법인세 등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증세 주장에 대해 “불황기에 세금을 더 걷으면 경기 둔화가 더 심해진다”면서 선을 긋고 있다. 경제활성화와 증세 등 ‘엇박자 정책’을 함께 펼치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김승래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추경 재원의 절반은 국채로 하더라도 절반은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인상이나 대기업 위주의 비과세 감면 등을 철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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