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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환 “증세는 마지막 수단… 국회서 복지수준·재원 논의해 달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증세 없는 복지’ 논쟁에 대해 “복지에 대한 컨센서스(합의)가 이뤄진 이후에 재원 조달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며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적정 복지 수준, 증세를 포함한 재원 마련 수단을 공론화해 주기 바란다”고 공식 요청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최근 여권 지도부에서 불거진 증세론에 대해 “고복지-고부담, 중복지-중부담, 저복지-저부담 등 복지에 대한 생각이 여야, 국민 모두 다르다”며 “(적정 복지 수준과 증세 여부에 대한) 국민적 논의를 (국회에서) 시작해 주시면 정부도 그 과정에 참여하고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의 발언은 현재로선 증세를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국회에 증세 논의의 공을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과세 형평성 맞게 대기업·고소득층 세금부터 올려야”

    [불붙은 증세논쟁] “과세 형평성 맞게 대기업·고소득층 세금부터 올려야”

    증세를 찬성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부자 증세가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이 더 많이 부담하고 그 이후 중산층도 세 부담에 동참하는 것이 순서라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낮은 조세부담률도 재원 부족에 따른 복지 축소보다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20.2%, OECD 평균이 25.0% 수준이다. 증세를 위한 세목으로는 법인세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이어 소득세(25%)와 부가가치세(25%)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부자 증세의 이유로는 소득 재분배와 과세 공평성 등을 들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소득 재분배 차원에서도 맞다”면서 “법인세와 고소득층 소득세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은 빈부 격차인 만큼 소득 재분배를 위한 증세가 필요하다”면서 “증세 대상을 기업과 고소득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지낸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세금 문제는 경제 논리에 따라야 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도 그렇고, 큰 틀에서 보자면 법인세-소득세-부가세 순으로 올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법인세 인상을 찬성하는 전문가 가운데 일부는 이명박 정부 때 3% 포인트 인하한 법인세 최고세율을 다시 25%로 되돌리는 것보다 대기업 중심으로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도 이익이 많이 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해서 올려야지, 경쟁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올려서는 안 된다”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법인세를 많이 내린 반면 대기업들의 내부 유보금은 천문학적으로 늘었다”면서 “가장 여유 있는 곳이 대기업인 만큼 세 부담을 대기업 중심으로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말정산 파문에서 나타났듯이 증세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수그러지게 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산층 세금이 과하기 때문에 소득세나 부가세 인상은 후순위로 미루고, 그동안 정책적 수혜가 컸던 기업들이 법인세를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세는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최고세율(38%) 구간인 소득 1억 5000만원 초과를 좀 더 세분화하고 이 구간에서 최고세율을 더 올리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세 부담의 기본 원칙은 누진세율을 의미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소득세를 모든 사람이 더 내는 것이 아니라 부자들이 더 많이 내는 방향으로 소득세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현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북유럽 국가의 복지 수준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기본적으로 이 국가들은 세금 자체가 많다”면서 “우리도 그런 꿈을 꾸려면 직접세를 올려야 하는데 고소득층의 소득세를 먼저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설명했다. 고소득층의 세 부담을 늘리는 차원에서 상속·증여세도 거론됐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자 증세를 위해서는 상속세 비율을 되레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가세 인상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복지 수요를 감안하면 소득세와 법인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지속 가능한 복지를 하려면 부가세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부가세는 1%만 올려도 세수가 한 해에 7조~8조원가량 늘어난다. 특히 유럽 국가의 부가세는 20% 안팎이어서 우리나라(10%)보다 2배 정도 높아 장기적으로는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조세 저항이 만만치 않고, 소득 재분배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많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경영학부 교수(한국재정학회장)는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으로는 세수 부족과 복지 재정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부가세를 올려야 하는데 현행 10%에서 점진적으로 12%까지 인상하면 어느 정도 재정 숨통을 틀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도 “부가세를 2% 포인트 올리면 세수 15조원이 확보된다”면서 “부가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아 예전에는 금기시하고 그랬지만 지금은 디플레(물가 하락)를 걱정하는 상황이어서 어떻게 보면 부작용이 제일 적다”고 말했다. 서희열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무상 복지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부가세를 인상하는 것”이라면서 “여당이 손을 안 대려고 하는데 부가세를 올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증세 없이 135조 복지재원 마련 ‘빨간불’

    [불붙은 증세논쟁] 증세 없이 135조 복지재원 마련 ‘빨간불’

    ‘공약 가계부’가 곳곳에서 구멍이 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당초 임기 5년 동안 증세 없이 총 135조원의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공약 가계부를 공언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조세 저항 등에 떠밀려 공약가계부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2013년 5월 발표한 공약가계부에는 비과세·감면을 정비해 5년 동안 18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돼 있다. 하지만 ‘꼼수 증세’와 ‘연말정산 파동’ 저항에 부딪쳐 지지부진한 상태다. 기재부는 2013년과 2014년 세법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근로소득자 중 연봉이 일정 수준 이상 되는 사람들의 세금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말정산 공제제도를 개편했다. 그런데 의도와 달리 다자녀가구 및 노년층의 세 부담이 높아진 것으로 드러나 조세 저항을 초래했다. 결국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수정한 뒤 이를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27조 2000억원을 마련하겠다던 계획도 ‘쥐 잡듯 (세무조사를) 몰아친다’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에 직면해 한발 물러섰다. 이에 “세입 확충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고 혼란만 키웠다”는 자책이 정부 안에서조차 나오는 실정이다. 5년간 세출을 84조 1000억원 줄이겠다는 방안도 당초 계획에선 한참 엇나갔다.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 산업, 농업분야 예산을 5년간 21조 1000억원 절감을 목표로 세웠다. 또 일부 사업을 이차보전(이자차익을 메워주는 것)으로 돌려 지출을 줄이려고 했다. 하지만 올해 2조 7000억원 줄이겠다던 SOC 예산은 되레 1조 1000억원 늘었다. 각각 1조 3000억원을 줄이려던 산업과 농업분야 예산도 되레 늘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는 4일 “증세 없는 공약가계부 실천은 뜬구름 잡는 얘기와 마찬가지”라며 “증세 없이 지금과 같은 복지 수준을 유지한다면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그리스와 같은 국가 부도 사태가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내년 4월 총선 때 개헌 국민투표 하자”

    “내년 4월 총선 때 개헌 국민투표 하자”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서둘러 내년 총선에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촉구했다.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를 본격 논의할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국회에 설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금이 개헌의 골든타임”이라며 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불신받는 우리 정치의 근본적인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모두 올인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수결에 의한 승자 독식 구조인 ‘87년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이른바 ‘초이노믹스’를 규탄했다. 우 원내대표는 “성장의 활력은 멈췄고 양극화는 극심해진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총체적 위기이고 초이노믹스는 총체적 실패”라고 단정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새누리 “증세만이 정답 아니다” 새정치연 “복지 위해 증세 필요”

    [불붙은 증세논쟁] 새누리 “증세만이 정답 아니다” 새정치연 “복지 위해 증세 필요”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증세 논란에 있어서 여야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3인(김현미, 최재성, 윤호중 의원)은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 3인(이한구, 강석훈, 류성걸 의원)은 ‘무응답’하거나 ‘증세 만이 정답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한구 의원은 “복지 비용 부담을 위해 다른 세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회 부담금을 어떻게 할 것인지 먼저 논의를 해본 뒤 그래도 답이 없을 때 증세 단계로 가야 한다”며 “증세는 최후의 보루”라고 말했다. 류성걸 의원도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등을 통해 세출 구조조정을 우선 실시한 뒤 그래도 돈이 부족하다면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증세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석훈 의원 역시 “무상복지 축소는 최후의 선택이 돼야 한다”며 두 사람과 똑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증세 필요성에 ‘예’라고 답한 야당 의원을 상대로 증세 세목 우선순위를 물었다. 김현미 의원은 ‘법인세→보유세→소득세→부가가치세→상속·증여세’ 순으로 답했다. 최재성 의원은 ‘법인세→소득세→보유세→상속·증여세’ 순으로 꼽았으며 “부가가치세는 인상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호중 의원은 ‘상속·증여세→보유세→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순으로 증세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현미 의원은 법인세를 첫 번째로 꼽은 이유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실효세율이 너무 작기 때문에 급선무로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세 시기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올해’라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은 모두 ‘무응답’했다. “우리나라가 증세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은 “적정부담, 적정복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면서 “돈이 없어서 세금을 못 낸다거나, 해외에 비해 조세부담이 크다는 말은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윤호중 의원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반면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기업 수익성이 굉장히 악화돼 있기 때문에 증세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야당과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3월까지 세부담 증감 분석후 보완… 골프 세율인하 검토 안 해”

    [불붙은 증세논쟁] “3월까지 세부담 증감 분석후 보완… 골프 세율인하 검토 안 해”

    ‘13월의 세금 폭탄’ 논란을 다룬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현안보고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로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야당은 ‘서민 증세’ 논리 아래 “세율·세목을 건드리지 않은 소득세 개편을 증세로 볼 수 없다는 정부 논리는 궤변”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또 복지 수준 유지를 위해 법인세율 정상화 등 본격적 증세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란에 가까운 조세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적정 복지 수준에 대한 여야·국민적 합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체감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 데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연말정산이 완료되면 오는 3월까지 근로소득자 1600만명의 모든 경우에 대해 과세 구간별·가구 형태별로 세 부담 증감을 면밀히 분석해 공제항목 및 공제수준을 조정하는 등 구체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는 담뱃세 증세도 증세가 아니라고 하고 근로세제 개편도 증세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국민 여론은 80%가 증세라고 얘기한다.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김관영 의원도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을 ‘감세 패키지’로 표현한 정부자료에 대해 “세율·세목을 건드리지 않은 이번 세제 개편의 효과를 감세라고 표현하면서, 거꾸로 세율을 올리거나 세목을 늘리지 않으면 증세가 아니라는 주장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오제세 의원은 “법인세율 인상을 포함한 증세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복지 재원 논의를 요구했다. 여당에서도 이번 연말정산 소득세제 개편이 사실상 증세라는 점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구간은 당초에 (세 부담이) 안 늘어날 거라고 했는데 늘어난 것은 잘못”이라면서 “비과세·감면 등 구조를 바꿔 세수가 늘어나면 넓은 의미로 증세”라고 지적했다. 나성린 의원도 “박근혜식 증세는 한계에 도달했다”며 “비과세·감면 축소는 굉장히 어렵고 탈세 척결도 저항이 있다. 이제 국민 대타협을 통해 증세를 논의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제안했다. 최 부총리는 “증세가 없는 복지가 아직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 스스로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입에 올린 적이 없다”고 피해 갔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나왔던 공약 가계부에 따라 현재 복지 공약을 실천 중이고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골프 관련 세율 인하는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고, 연말정산 보완책의 소급적용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지만 국회에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주시면 소급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친박 서청원·이정현 회의 보이콧 ‘시위’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 등장을 계기로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주류 핵심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일 유 원내대표 당선 이후 처음 열린 당 공식 행사다. 대신 이날 회의에는 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과 김태호 최고위원, 이군현 사무총장,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 김영우 대변인, 이재오·이병석·정병국·심재철·정미경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출신들이 자리를 채웠다. 친이 핵심이었던 이재오 의원이 “앞으로 중진회의에서 내가 할 말은 별로 없을 듯하다. 참석을 안 해도 될 듯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당내 분위기 반전과 맥이 닿아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에 친이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재선인 조해진 의원을 내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정무비서관을 지낸 조 의원은 현 정부 출범 이후 4대강과 회고록 출간 등 주요 현안마다 이 전 대통령 입장을 대변해 왔다. 계파 반목의 기저에는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문제와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 꽉 막힌 당·청 관계 등에 대한 변화와 쇄신 압박을 잇따라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친박 중진은 “원내대표가 대통령 위에 있나”라고, 또 다른 친박 의원은 “여당이 정부 정책을 쥐고 흔들려 하는 게 말이 되는 상황이냐”면서 당 지도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다만 당장 계파 갈등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양측 모두 ‘각자도생’의 길을 걷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서·이 최고위원이 ‘공개 반박’ 대신 ‘회의 보이콧’을 선택한 이유다. 친박 주류의 경우 당의 정책적 뒷받침 부족, 비박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각각 깔려 있다. 양측의 ‘확전 자제’ 입장에도 불구하고 긴장 관계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증세 국면 밀린 새정치연 ‘법인세+α’ 있나

    여당이 ‘증세’ 화두를 먼저 꺼내지 못할 것이라고, ‘증세 논의’를 선점했다고 자부하던 새정치민주연합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선제적으로 비판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에서 자칫 2012년 무상복지 기조를 새누리당에 선점당했던 신세가 증세 국면에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4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 나선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증세와 관련해 세 가지를 언급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기업 위주의 법인세 감면을 정비하고,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4자방(4대강·자원개발·방위사업)과 같은 불필요한 국책사업을 정리하고, 담뱃세 인상과 같은 편법이 아닌 형평성을 살리는 조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새정치연합이 최우선적 증세 과제로 꼽는 ‘법인세 정상화’를 빼면, 증세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셈이다. 다만 부분적으로 복지 부담과 증세 폭을 동시에 줄이는 이른바 ‘중부담·중복지’ 논의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복지 축소를 논의할 만큼 과잉복지 상태가 아니다”라는 반론이, 증세 논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방법론적 원칙이 서 있는 정도다. 새정치연합 정책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이전 상태로 법인세 최고세유을 정상화시켰을 때 연중 추가 확보되는 세수는 4조 5000억~5조원”이라면서 “일단 불공평한 조세 정책을 개선해 신뢰를 얻은 뒤 정치권이 본격적인 증세 논의를 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법인세 정상화를 해도 수십조원에 이르는 ‘무상복지 재정’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법인세도 못 건드린 채 증세 주장을 펴기엔 반발 여론이 부담스럽단 설명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경제 전문가 60% “복지 늘리려면 증세해야”

    경제 전문가 60% “복지 늘리려면 증세해야”

    정치권에서 ‘증세 논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전문가 20명 중 12명은 복지 확대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세 논의 시기로는 올해를 꼽는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증세 세목으로는 법인세와 고소득층 소득세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서울신문이 4일 조세·재정 전문가와 전직 경제관료 2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2명은 “증세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2년 대선 때부터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했지만 포퓰리즘에 빠진 여야 모두 듣지 않았다”면서 “이제라도 증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 세제실장을 지낸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복지는 달콤하지만 미래 세대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긴다”며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증세에 찬성한 12명 중 5명은 먼저 올려야 할 세금으로 법인세를 꼽았다. 이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뒤를 이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대기업들이 법인세 인상으로 투자가 위축되기보다는 사내유보금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세에 반대한 전문가 8명은 증세의 대안으로 지출 구조조정(4명)과 무상복지 축소(3명) 등을 제시했다. 지출 구조조정에는 정부의 재원이 투입되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복지 축소에 방점이 찍혔다.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증세보다 선별적 복지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증세 반대론자들도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비과세·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재원 조달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복지는 물론 국방과 연구·개발(R&D), 지방재정에서도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선거 때 인기 영합주의로 나온 복지정책을 이번 기회에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경기 더 악화… 무차별 무상복지·새는 지출부터 줄여라”

    증세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증세가 경기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본다. 증세보다 지출 구조조정과 ‘무차별적’ 복지 축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세율 인상이 꼭 세수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증세를 논의하는 시점은 경제가 탄력을 받고 회복하는 시점이어야 한다”며 증세에 반대했다. 현 시점에서는 증세 논의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 전 장관은 “복지 혜택이 필요한 계층에게 가지 않고 새는 부분을 줄여야 한다”며 “증세하지 않고 동원 가능한 재원 내에서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식(한국경제학회장) 연대 경제학과 교수는 “증세를 하면 소비나 투자가 더 감소할 것”이라며 증세에 반대했다. 김 교수는 “세계 경제가 불확실해 위기가 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세계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는 시기에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또한 “가난한 사람을 타깃으로 삼는 선별적 복지”를 주문, 무상복지 축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선제적 차원에서라도 복지 축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복지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지출 규모가 급속히 늘어날 수 있다”며 “우리 수준에 적합한 복지 수준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보편적 복지가 아닌 ‘쪽집게’ 복지”를 주문했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선거 때 인기 영합주의로 나온 복지정책을 이번에 조정해야 한다”며 “무상 정책들을 재점검하고 효율성을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증세는 경제를 더 위축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홍기용(한국세무학회장)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 동안 과세 대상 소득 자체가 11조원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에 세율 인상은 경기를 더 침체시켜 과세소득을 줄이고 결국 세수를 더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사업자의 세원 투명성이 매우 낮다”며 숨은 세원의 발굴과 선별적 복지를 통한 세수 낭비 차단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권태신(전 재정경제부 차관)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정부가 말한 지출 구조조정이 하나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권 원장은 “기업도 경기가 안 좋으면 원가를 낮추고 인력을 구조조정하는데 국가 재정도 마찬가지”라며 “법인세 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진권 자유경제연구원장은 “세계 어떤 국가도 법인세 올려서 복지 하자는 그런 국가는 없다”며 “무차별적인 복지를 선별적으로 바꾸고 그래도 재원이 더 필요하면 증세를 논의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호랑이 기운 되찾을까

    호랑이 기운 되찾을까

    토리파인스에서 ‘칩샷 입스’의 진실이 밝혀질까. 지난주 역대 최악의 스코어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데뷔전에서 컷 탈락한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신의 텃밭인 캘리포니아주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5일 밤(한국시간) 개막하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은 ‘칩샷 입스’(칩샷 불안 증세) 루머에 시달리는 우즈에게 진실을 밝힐 매우 중요한 대회다. 지난주 피닉스오픈 2라운드에서 주말골퍼와 다름없는 최악의 타수인 11오버파 82타로 컷 탈락, 자존심을 구겼던 우즈는 극심한 긴장감 때문에 미스샷을 연발하는 ‘입스’가 왔다는 소문에 휘말렸다. 한번 오면 좀체로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은 입스 여부를 놓고 우즈의 전 스윙코치였던 행크 헤이니는 “일시적인 현상일뿐 우즈가 곧 제 실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토리파인스는 사실 우즈에게 안방이나 다름없다. 1999년 처음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2003년과 2005~08년, 2013년에 이어 2008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 우승까지 포함해 모두 8차례나 정상에 섰던 터라 호랑이굴에서 구겨진 체면을 되살리고 입스 논란을 일축할지 주목된다. 세계랭킹 56위로 밀리는 바람에 오는 3월 5일 개막하는 특급대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 출전도 불투명해진 우즈로서는 한 주 전 혼다클래식까지 50위 이내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 첫 대회가 이번 대회다. 지난해 대회 마지막 날까지 우승 경쟁을 벌이다 스콧 스털링스(미국)에게 1타 차로 우승컵을 넘겨줬던 ‘맏형’ 최경주(45·SK텔레콤), 병역 논란으로 병무청으로부터 고발을 당한 배상문(29)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근로자 근소세 0.7%P 늘고 기업 법인세는 3.6%P 줄고

    근로자 근소세 0.7%P 늘고 기업 법인세는 3.6%P 줄고

    ‘13월의 세금’으로 변한 연말정산에 대해 직장인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4년간 유리지갑 근로자들이 납부한 소득세는 늘어난 반면 재벌 대기업이 실제로 낸 법인세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가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법인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향후 법인세를 중심으로 한 증세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법인세 중심 증세 논의 가능성 3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은 2009년 10.6%에서 2013년 11.3%로 0.7% 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법인세 실효세율은 3.6% 포인트 떨어졌다. 실효세율이란 납세자가 소득공제 등 각종 비과세, 감면을 받고 실제로 낸 세금을 과세 기준이 되는 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즉 실제로 근로자가 부담한 세금은 늘어난 반면 기업의 세금은 깎였다는 의미다.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은 2010년 10.8%, 2011년 11.0%, 2012년 11.1% 등으로 해마다 올랐다. 자영업자 등 개인이 내는 종합소득세 실효세율도 2011년 18.19%, 2012년 18.20%, 2013년 18.28%로 오름세가 계속됐다. 정부는 근로자 연봉이 매년 오른 이유도 있지만 2012년부터 소득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38%로 인상한 영향이 크다는 주장이다. 법인세 실효세율은 2009년 19.6%에서 2010~2011년 16.6%로 급락했다. 2012년 16.8%로 다소 올랐지만 2013년 16.0%로 다시 떨어졌다. 정부는 대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국내에 납부하는 세금이 줄어 실효세율이 떨어졌다고 해명했다. ●대기업, 中企보다 실효세율 0.9%P 더 줄어 기업 중에서도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중소기업보다 더 많이 줄었다. 대기업 실효세율은 2009년 21.0%에서 2013년 17.1%로 3.9% 포인트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5.3%에서 12.3%로 3% 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의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증가하는 복지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대기업 등 부담 능력이 있는 곳에 증세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불붙는 증세 논란] 친정집 ‘증세 카드’에 곤혹스러운 최경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연말정산 파문에도 불구하고 증세론 차단에 앞장섰지만 ‘우군’으로 여겼던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증세론 카드를 공개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해서다. 새누리당 ‘정책통’인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와 최 부총리는 증세와 관련해 상당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 동문이라는 점이 전혀 ‘작동’하지 않을 정도다. 최 부총리는 최근 “연말정산 환급과 관련한 과도한 걱정 때문에 증세 논의가 불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법인세 인상 주장과 관련해서도 “야권에서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법인세를 세계적으로 낮춰 가는 상황인데, 나 홀로 인상했을 경우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법인세를 포함해 모든 증세 논의를 원점에서 시작하겠다”며 최 부총리와 행보를 달리했다. 정책의 컨트롤타워 강화로 당·정·청 정책협의회가 상시적으로 열리는 만큼 두 사람의 어색한 조우가 예상된다. 친정인 여당이 간섭과 훈수에 나서면서 이른바 ‘초이노믹스’를 내걸고 화려하게 등장한 최 부총리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여기에 최 부총리가 잡겠다고 공언한 ‘두 마리 사자’ 가운데 하나인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있고, 4대 구조조정(노동, 공공, 금융, 교육)도 연말정산 파문 탓에 제대로 시작도 해 보기 전에 꼬였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는 여당의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최 부총리도 여당 지도부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증세와 관련된 정부 정책도 절충점을 찾아 일부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단독] “증세 없이 복지 어렵다… 단기 부양책 재정만 악화”

    [단독] “증세 없이 복지 어렵다… 단기 부양책 재정만 악화”

    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3일 “세금을 늘리지 않으면 복지가 어렵고 성장이 안 되면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으로 더 이상 재정 적자를 감수할 수 없다”며 “정부가 ‘언 발에 오줌 누듯’ 돈을 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초이노믹스’로 지칭되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 집권 여당 차원에서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원내대표가 여야 간 증세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현 경제정책의 전환을 복안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추경은 일절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지금 경제활성화나 성장을 명분으로 한 추경 편성을 할 상황도 아니고 납득하기도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남은 집권 3년 동안은 양극화 해소와 분배, 복지 등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재벌 위주의 경제에 불만을 가진 서민과 중산층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유 원내대표는 증세에 대해서는 “올해 내내 여야가 논의하고 합의가 이뤄지면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결코 (증세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증세와 복지 문제를 위한 별도의 논의 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전날 여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유 원내대표와 김 대표 모두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서면서 당·청 간 방향 전환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는 “복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전면 점검하고 증세는 이 결과를 토대로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을 때 국민의 뜻을 물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증세를 ‘최후의 정책 수단’으로 규정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내각은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부처 간 정책 조율과 협의를 더욱 강화하고 신설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통해 청와대와 내각 간 사전 협의와 조율도 강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단독] “인사만 계속할 순 없다, 일 해야지”… 왕 실장 조속 교체 주문

    [단독] “인사만 계속할 순 없다, 일 해야지”… 왕 실장 조속 교체 주문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가 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구상 중인 개각과 청와대 인적 쇄신 등 후속 인선과 관련해 “왜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는지 직시하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사만 계속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일을 해야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는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조속한 교체가 필요하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유 원내대표와의 인터뷰가 진행된 집무실에는 박 대통령이 이날 축하의 뜻을 담아 전달한 난이 놓여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원내대표 당선 후 박 대통령과 통화했나. -어제(2일) 저녁에 전화드렸다. 축하한다고 말씀하시고,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과 여러 개혁 과제를 위한 당·정·청 조율이 잘되게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셨다. →청와대의 인적 쇄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다. -이른바 ‘비서관 3인방’은 제가 10년 전부터 같이 일해 온 친구들이라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국민들이 인사 문제로 실망을 많이 했고 연초에 단행한 이완구 총리 후보자 지명 등 1차 인사에 대해서도 실망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이 정책, 인사, 소통 문제에 상당히 실망하고 있다. 박 대통령도 이를 잘 아신다고 본다. →연말정산 파동을 거치면서 법인세는 놔두고 국민 호주머니만 턴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가 허구라고 했는데,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많은 국민이 담뱃세 인상 등을 겪으면서 증세 없는 복지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복지 혜택을 늘리려면 세금이 올라가고 세금을 올리기 싫으면 복지 혜택을 동결,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안다. 담뱃세 올리고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면서 세금이 늘어나는 것을 목격한 국민들에게 증세는 없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증세 없는 복지를 하겠다는 프레임에 박근혜 정부가 머물러 있으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세금을 올리려면 여야 간 합의가 돼야 하고 국민 동의도 구해야 한다. 이 논의를 올해 내내 해야 한다. 다만 솔직해져야 한다. 여야 양쪽 주장 모두 잘못이 있다. 야당은 복지를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여당은 증세가 없는 것처럼 얘기해서는 곤란하다.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에 대한 입장은. -적극적인 개헌론자는 아니다. 다만 개헌은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미래와 관련한 문제다. 계파 문제로 말하는 것은 부끄럽고 잘못된 일이다. 자유로운 토론은 허용해야 한다. 논의는 해 볼 수 있다. 야당에서 정치개혁특위를 2월부터 하자고 해서 노력하자고 했다. 여기에 개헌소위를 넣을지는 별개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내년 20대 총선과 맞물려 김 대표가 강조하는 상향식 공천에 대한 견해는. -공천권을 소수가 전횡, 독점하지 않고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돌려드린다는 뜻에는 공감한다. 다만 김 대표나 제가 ‘오픈프라이머리’였다면 당에 들어왔을지 모르겠다. 정치 신인을 영입하거나 여성, 장애인을 배려하는 등의 문제에서는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 변화가 필요하다. 민생 정책 준비에 바로 착수해서 잘 이끌면 총선 준비를 잘할 수 있다. 아직 희망은 있다. →주변에서는 비박이라고 부르지만 유 원내대표 스스로는 친박이라고 말하는 경계인의 모습이다. 비박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소신, 친박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이유는 의리를 중시하는 성향 때문이 아닌가. -의리는 정치적, 인간적 차원의 문제다. 소신은 정책에 관한 게 대부분이다. 저를 비박이라고 하는데 비박이 아니다. 친이, 친박 등 개인을 중심으로 한 계파는 안 맞는다. 지붕이 큰 정당이 되려면 정책 노선을 중심으로 뭉쳐서 경쟁하는 그룹이 생기는 게 바람직하다. 당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貧]한 달 80만원 벌어 결혼은 무슨… 돈 안 드는 썸이나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貧]한 달 80만원 벌어 결혼은 무슨… 돈 안 드는 썸이나

    서울 노원구의 매입임대주택에서 혼자 사는 남성 A(45)씨는 일찌감치 결혼을 포기했다. ‘가정을 꾸린다면 책임감을 느껴 더 열심히 일하고 돈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안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겸연쩍은 마음이 들어 고개를 흔든다. A씨는 “내일모레면 쉰인데 모아 둔 돈도 없고 여자를 사귀어 본 경험도 거의 없어 결혼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고 했다. A씨의 한 달 수입은 공사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로하며 버는 70만~80만원이 전부다. 물론 그에게도 한때 마음이 통했던 사람이 있었다. 20대 후반이었던 1990년대 말 서울의 한 봉제공장에 다닐 때 만난 여공이었다. A씨는 “당시 그 여자에게 300만원이 든 월급 통장을 믿고 맡겼는데 통장을 가지고 도망쳤다”며 “이후 여자를 사귈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결혼 생각은 없지만 남성적인 욕구가 자연스럽게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A씨는 “종로 쪽에 가면 ‘박카스 아줌마’(남성에게 음료수를 주며 접근해 성매매하자고 꾀는 여성)가 많다”면서 “예전에 2만~3만원을 주고 여인숙에서 관계를 가진 적이 있는데 성매매가 불법인 걸 알고는 참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절대빈곤층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결심하더라도 돈 때문에 제대로 된 예식을 못 한 채 가정을 꾸리는 사례가 허다하다. 경기도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B(43)씨는 아내(31)에 대한 미안함을 늘 가슴 한켠에 품고 있었다. 결혼 전 귀금속 업체에서 세공사로 일했던 그는 회사가 갑작스레 도산해 일자리를 잃었다. B씨는 “한쪽 다리가 불편한 데다 벌이마저 끊긴 상황에서 결혼은 남의 얘기로만 들렸다”고 회상했다. 이때 친구의 소개로 아내를 만났고 마음이 끌려 6개월간 교제 끝에 2012년 혼인신고를 했다. 하지만 부모를 일찍 여읜 데다 변변한 일자리가 없다는 공통점을 가진 B씨 부부는 조촐한 결혼식조차 할 수 없었다. 특히 세공사로 일하며 고급 혼수용 보석을 다듬었던 B씨로서는 정작 자신의 신부를 위한 반지 하나 맞춰 줄 수 없다는 현실이 서글펐다. 그랬던 B씨는 지난해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아파트 입주민을 위해 마련한 무료 합동 결혼식 지원 대상자로 뽑혀 아내와 전통 혼례를 올렸고 토지주택공사로부터 18K짜리 금반지를 받아 아내의 손가락에 끼워 줬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임대아파트 입주민 중에는 어려운 사정 탓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이들이 많은데 무료 혼례라도 올린 B씨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경기도에 사는 기초생활수급권자 C(35·여)씨는 TV 드라마를 보다가 결혼식 장면이 나오면 서러움을 느껴 채널을 돌린다. 남편과 혼인신고하고 산 지 10여년이 됐지만 아직 결혼식은 따로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최근 “딸이 초등학교에 갔으니 가족 사진이라도 찍자”고 제안했지만 C씨는 “결혼 사진도 못 찍었는데 무슨 가족 사진이냐”며 핀잔을 줬다고 한다. 부부 모두 몸이 불편해 직업 없이 기초생활보장 수급비에 의존해 생활하다 보니 10여년 전 살림을 합칠 때 신혼집은 따로 구하지 못했고 남편이 살던 10평 남짓한 빌라 셋방에 들어가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예물이나 예단, 혼수는 당연히 없었다. C씨가 남편에게 받은 결혼 선물이라고는 은반지가 유일했지만 이마저 피부 알레르기 탓에 끼지 못했다. 다행히 C씨 부부도 B씨 부부처럼 삼성전자 등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말 합동혼례를 무료로 올렸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 사진도 찍었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돈이 없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어떤 극빈층 부부는 초등학생인 아이가 ‘엄마, 아빠는 왜 결혼 사진이 없어요’라고 물을 때마다 먹먹함을 느낀다고 하더라”면서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런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청년들도 가난 탓에 사랑 앞에서 좌절하는 일이 많다. 돈이 없으니 연애조차 사치로 느끼는 ‘스튜던트 푸어’(학생 빈곤층)가 많고 이성 친구를 사귄다 해도 끊임없이 호주머니 사정을 걱정해야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D(26)씨는 대학 입학 뒤 지금껏 연애를 멈춰 본 적이 없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직접 벌어야 했던 그이지만 연애는 퍽퍽한 삶 속의 활력소가 됐다. 하지만 넉넉한 자금 없이 여자 친구를 만나는 건 무척 어렵다. 그는 “돈 없이 연애하다 보면 행복의 총합을 계산하려고 하는 공리(功利)주의자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성을 만날 때 들이는 식비, 선물값 등과 이성과 만나면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대조해 계산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주머니가 빈 날이 많아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데 많은 ‘머리굴림’이 필요하다”면서 “이를테면 ‘썸타는’(정식 교제에 앞서 미묘한 호감을 주고받는 행위) 여자와 데이트할 때는 대학가 맛집에 가 저렴한 와인이라도 한잔하며 분위기를 잡고 싶고 생일날에는 몇만원짜리 귀고리라도 사 주고 싶지만 머뭇거리게 된다”고 했다. 그가 지금껏 주로 연상의 여자 친구를 만난 것도 이런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는 “사회 생활하는 누나들은 내 주머니 사정을 헤아려 밥값을 자주 내고 배려한다”고 했다. 또 다른 ‘스튜던트 푸어’인 E(22)씨도 2년째 연애를 못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연애를 반쯤 포기한 상태다. 180㎝가 넘는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 서글서글한 성격까지 ‘경쟁력 있는’ 외모의 소유자이기에 “소개팅해 주겠다”는 친구는 많다. 하지만 E씨는 번번이 거절한다. 그는 “밥값 내야 하는 상황이 부담돼 주선해 준다고 해도 피한다”고 했다. 지난해 초 군에서 전역한 그는 복학을 미룬 채 헬스장 등에서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어머니가 빚보증을 잘못 서 수천만원대 부채가 쌓인 탓에 스스로 등록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 교수는 “요즘 청년의 연애 문화인 ‘썸타기’는 남성 청년층의 빈곤한 경제력과 관련 있다”면서 “연애를 시작하면 남자가 돈 내는 상황이 많아지는데 금전적 여력이 안 되니까 ‘사귀자’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불굴의 노력으로 좋은 이력을 갖춘 극빈층 자녀 중에는 사회적 시선과 자신감 부족 탓에 결혼을 미루는 사례도 있다. 중학교 교사인 F(31)씨는 같은 학교에서 만난 4살 연상의 여교사와 1년간 교제하다가 여자 친구로부터 “결혼하자”는 프러포즈를 받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서울·경기권에 100억원대 건물을 가진 땅부자다. 그녀의 부모는 애초 F씨의 집안이 성에 차지 않았지만 F씨가 서울의 명문 사립대를 나와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는 데다 딸의 혼기도 꽉 찬 까닭에 결혼을 승낙했다. 그런데 오히려 머뭇거리고 있는 쪽은 F씨다. 부모가 1억원 넘는 빚을 지고 있는데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버지가 이 돈을 모두 갚기 어려워 F씨가 월급 일부를 떼어 함께 갚고 있기 때문이다. F씨의 친구 중에는 “여자 친구가 집안도 좋고 마음도 맞는데 결혼을 미룰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채근하는 이도 있지만 또 다른 친구들은 “결혼은 형편이 비슷한 사람끼리 해야 잘 산다”고 막는다. 성인이 되기 전에 준비 없이 덜컥 가정을 꾸릴 경우 결혼생활이 그만큼 위태로울 수 있다. 서울에 사는 싱글맘 G(44)씨는 고교 졸업 직후 남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고 결혼했다. 그 뒤 딸을 한 명 더 출산했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려운 살림 탓에 잦은 부부 싸움을 벌이다 12년 전 끝내 이혼했다. 막내딸만 데리고 집을 나온 G씨는 이후 다른 남성과 교제하던 중 아들을 가져 출산했다. 하지만 이 남성과는 결혼하지 않고 헤어졌다. G씨는 “기초생활수급자라 아이 둘을 키우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아이를 지우면 살인이라는 생각에 낳았다”면서 “막내아들의 아버지는 출산 사실조차 모른다”고 했다. 아이의 아버지도 궁핍하기에 말해 봤자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아 아예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 금천구의 가정지원센터 관계자는 “극빈층 부부는 부부 관계가 틀어져도 당장 생계유지를 위해 상담할 시간이 없어 갈등이 깊어지고 결국 헤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극빈층 중에서도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게는 결혼 생활이 더 큰 도전이다. 인천에 사는 뇌병변 장애인 H(35)씨는 5년 전 친구의 소개로 대학생이던 남편을 만났다. 교제 4개월 만에 아기가 생겼고 이듬해 출산과 함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남편은 결혼 뒤 분노조절장애 증세를 드러내며 가정폭력을 일삼았다. 몸이 불편한 H씨는 가만히 맞고 있는 것 외에는 반항할 도리가 없었다. H씨는 지난해 끝내 이혼했다. 하지만 남편의 그림자는 여전히 드리워져 있다. 남편이 사채 2000만원을 부부 공동 명의로 빌려 썼던 탓에 이씨는 기초생활수급비에서 돈을 떼어 빚을 조금씩 갚고 있다.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先 세출 구조조정, 後 증세 논의가 순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어제 국회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런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신임 유승민 원내대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면서 “증세를 안 하려면 복지를 동결하든지 어려운 분들을 위해 복지를 더 하려면 결국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동조했다. 청와대나 정부는 아직도 입만 열면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비주류 투 톱’이 증세 논의를 공식화한 셈이다. 애당초 증세 없는 복지란 정치 구호에 불과했다.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약속했던 복지공약을 모두 실천하려면 증세는 불가피하다. 국민에게 사과하고 증세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세금을 더 내는 것을 좋아할 국민, 기업은 없다. 이번 연말정산 파동도 결국은 정부가 월급생활자들의 지갑을 노리고 ‘꼼수 증세’를 하다가 사달이 난 셈이다. 안 그래도 경기가 바닥인데 증세를 하면 경기 침체가 더 깊어질 우려도 크다. 여러 정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세금을 더 걷는 게 불가피하더라도 그 전에 먼저 나가는 돈부터 줄여야 한다. ‘선(先) 세출 구조조정, 후(後) 증세 논의’가 바른 방향이다. 박근혜 정부는 당초 5년간 세출을 84조 1000억원 줄여 복지 재원으로 쓰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줄인다던 약속을 지키지는 못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산업, 농림예산 등 세 곳만 봐도 지난해와 올해 2년간 8조 7000억원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4조 9000억원이 늘었다. 돈 들어갈 때는 계속 생기는데 들어오는 돈은 한계가 있다. 불요불급(不要不急)하게 나가는 돈부터 계속 줄여 나가야 한다. 기초연금이나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의 혜택을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계층에까지 계속 줄 필요가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공무원연금뿐 아니라 사학연금, 군인연금도 시급히 손을 봐야 한다. 미처 파악하지 못해 줄줄 새고 있는 세금이 있다면 그것부터 찾아내 막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등 여러 세목 중 어떤 것에 손을 대서 세금을 늘릴지 증세 논의를 시작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순서다. 소득세의 경우 현재는 1억 5000만원이면 최고 소득세율을 적용받고 있지만 그 이상의 고액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거나, 최고 소득세율(38%)을 높이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감면제도가 많은 것을 손볼 필요도 있다. 이명박 정부 때 25%에서 22%로 낮춰 준 법인세율을 어느 정도라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박 대통령과 정부는 더이상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허구로 가득찬 정책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돈이 든다. 정부가 마른 수건 짜듯 아무리 예산을 아껴 써도 무한정 복지재원을 감당하지는 못한다. 결국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복지를 줄이거나 아니면 국민들의 지갑에서 돈이 더 나오도록 해야 한다. 돈을 더 걷는다면 형편이 나은 쪽에서 더 내는 것이 조세 정의의 원칙에 맞는다.
  • “장점뿐” 깊은 신뢰… 유 대표 일방 소신 땐 허니문에 금 갈 수도

    “그 양반 단점이 뭐고?” 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무성 대표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장점만 많을 뿐이고 아주 잘하고 있다”며 이같이 되물었다. 김 대표에 대한 깊은 신뢰와 둘 사이 우호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한 셈이다. 둘은 2002년 대선부터 10여년을 함께 일한 ‘동지’다. 박근혜 대통령을 함께 보좌했고 이후 탈박근혜계로 분류되면서 청와대에 쓴소리를 쏟아내는 등 ‘소신 행보’도 비슷했다. 이를 근거로 당 안팎에서는 이들 여당 내 ‘투톱’이 대체로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일 당선 직후 연설에서 “김 대표를 잘 모시겠다”는 각오를 전한 뒤 앞에 앉은 김 대표를 향해 한번 더 “대표님,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인사하는 등 살가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 역시 유 원내대표에 대한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 취임 직후에는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에게 사무총장직을 맡기기 위해 삼고초려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자리에는 최측근을 앉히는 게 정석이다. 추후 둘 사이 역할 분담도 이런 신뢰가 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이완구 원내대표 당시에도 원내 문제는 전적으로 원내 지도부에 일임했다. 이런 기조는 유 원내대표 체제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둘은 이미 ‘증세 없는 복지’나 당·정·청 관계 설정에 대해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로운 투톱 체제가 들어서며 정책 주도권 확보에서부터 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둘 사이가 무작정 ‘허니문’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당·청 관계 설정 등에 있어 유 원내대표의 소신 행보가 이어지면 어느 순간 김 대표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분석 등이다. 또 경제통인 유 원내대표가 지도부에 들어오면서 김 대표 입장에서는 그간 구축해 온 ‘경제 지도자’ 이미지가 자칫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유 원내대표는 인터뷰에서 “대표와 대통령 사이에도 사소한 오해가 쌓여 소통 문제가 생긴 부분이 있다”며 “제가 중간에서 많이 풀어 드리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불붙는 증세 논란] ‘복지 재조정’ 방점 찍은 金·劉… 당·청 증세 충돌 시작됐다

    [불붙는 증세 논란] ‘복지 재조정’ 방점 찍은 金·劉… 당·청 증세 충돌 시작됐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본격적으로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치권의 증세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타는 기류다. 비박(비박근혜)계인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3일 ‘증세 논의를 할 시점이 됐다’고 군불을 때며 공론화하고 나섰다. 비과세 감면 축소와 탈세 감시 등을 수단으로 한 ‘박근혜식 증세’가 한계에 다다른 만큼 실질적인 증세 여부를 고민해야 된다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를 장악한 비주류가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이자 핵심 정책인 증세 없는 복지를 비롯한 주요 정책 수정을 위한 몸풀기에 들어가면서 향후 당·청 충돌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경제 분야에서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 원내대표는 그동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주장해 왔다. 이날 서울신문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궤도 수정을 위해 본격적으로 논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거듭 시사했다. 유 원내대표는 “증세를 하지 않으려면 현재 수준으로 복지를 동결하든지, 어려운 분들을 위해 복지를 더 하려면 결국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여야가 정략적으로 싸우지 말고, 정직하게 국민 앞에 털어놓고, 동의와 선택을 구하는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김 대표 역시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세금을 덜 내고 낮은 복지 수준을 수용하는 ‘저부담-저복지’로 갈 것인지, 세금을 더 내고 복지 수준을 높이는 ‘고부담-고복지’로 갈 것인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현 수준의 예산으로 무상복지가 불가능하다면 복지를 포기할지, 증세를 해서라도 복지를 할지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대표는 선별적 복지 쪽에, 유 원내대표는 ‘중부담-중복지’를 주장하고 있어 향후 여당 내에서 세부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증세 논의에 불을 붙였던 나성린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통화에서 “증세와 선별적 복지 논의를 투트랙으로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다만 박근혜 정부 공약에 깊숙이 관여했던 강석훈 정책위 부의장은 “지금은 ‘증세냐 복지냐’의 프레임이 아니라 ‘경제활성화를 통한 복지를 할지, 증세를 통한 복지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증세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부·여당을 더욱 압박하고 나섰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여권 내부의 증세·복지 논쟁으로 인해 정부를 압박할 제1야당의 존재감이 빛바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 증세 논의는 지지층 이탈을 불러올 수 있는 휘발성 큰 이슈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새정치연합은 ‘부자 감세’를 비판하는 동시에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대란 등 여권의 잇단 정책 혼선이 결국 ‘서민 증세’로 귀결됐다”며 법인세 환원 등을 공론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김 대표의 연설과 관련해 “나라 곳간이 비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잘못된 부자 감세에 있는 만큼 이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공평과세와 재정 지출의 효율화가 논의의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유 원내대표와의 상견례에서 “땅콩 회항도 안 되지만 복지 회항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누리 원내대표 유승민] “증세 없는 복지 정직하지 못해… 법인·부가세 백지 재검토”

    [새누리 원내대표 유승민] “증세 없는 복지 정직하지 못해… 법인·부가세 백지 재검토”

    2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집권 3년차 당·정·청의 정책 운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거위털’ 증세 논란부터 시작해 연말정산 혼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선안, 무상복지·무상급식, 공무원연금 개혁 등 박근혜 정부의 굵직한 현안마다 당·청, 당·정 간 소통 부재로 인한 혼선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 신임 원내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일련의 정책 혼선 및 조율 부재를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내년 총선을 불과 1년여 앞둔 시점에 여권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폭락한 상황에서 유 신임 원내대표 체제는 무상복지·증세 논의 등 정책 공약 전면 재점검을 통해 민심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원박’(원조 친박근혜계)이면서도 박근혜 정부 정책 기조와는 거리를 유지해 온 유 원내대표는 ‘중(中)부담·중(中)복지’를 주장하는 개혁 성향의 당내 대표적 경제통이다. 이런 측면에서 유 원내대표는 전임 원내지도부들보다 당 정책위원회에 깊숙이 관여하며 당·정·청 정책 조율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선거에 앞선 합동토론회에서 “당선되면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 장관들과 매일 통화하고 매일 만날 것”이라며 “(계파별로 싸우는) 콩가루 집안이 아니라 청와대와 소통해서 찹쌀떡 집안을 확실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소통을 통한 박근혜 정부 정책 변화 촉구를 예고한 대목이다. 유 원내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성공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제정책 기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1일 청와대가 정책조정협의회 신설 방침을 밝힌 만큼 원내 지도부가 이를 강한 목소리로 주도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러닝메이트인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국방위원장 출신의 외교·안보·통일 분야 전문가임을 감안하면 경제정책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직접 실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증세 문제와 관련해 “원 정책위의장과 공통으로 인식하는 것은 현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라고 한 기조는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담뱃세가 오르고 소득·세액공제 전환 세법 개정안을 모두 증세가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답답한 상황에 빠지므로 그 기조는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헌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토론과 논의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여든 야든 정치하는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헌에 대한 자기 소신을 밝히고 활발히 토론하는 것이야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핵심 정책 라인인 위스콘신학파로 정부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더불어 당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강석훈 현 정책위 부의장까지 가세하며 정책 조율이 순항선을 탈지도 주목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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