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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적자금 8兆 주가폭락에 증발

    공적자금 8兆 주가폭락에 증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주가 폭락사태로 정부와 공기업들이 부실기업에 투입했다가 회수하지 못한 공적자금 중 8조원가량이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시중에 매물로 나와 있는 공적자금 투입 기업의 보유 지분을 적기에 처분했을 때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최대 23조 4000억원인데, 주가폭락으로 15조 4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는 얘기다. 이는 코스피 주가지수가 2000선을 넘어선 지난해 11월1일(지수 2063.14)과 지난 4일(지수 1690.13)의 두 시점 사이의 주가등락을 분석한 수치다. 이는 300조원대로 추정되는 국가 채무를 최대한 축소하고, 신용불량자들을 지원하는 등 공적 기능을 강화할 정부의 자금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려는 재벌기업들은 인수 부담이 줄어들겠지만, 공적자금의 주인인 국민들로서는 ‘손실’인 셈이다. 때문에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경기 둔화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다시 회복하기까지 1∼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공기업인 예금보험공사(예보)나 자산관리공사(캠코),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증권, 대우인터내셔널, 하이닉스,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쌍용양회, 쌍용건설, 대한통운, 우리금융지주 등 10곳이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2060을 돌파할 무렵에 이 기업들의 시장가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영향으로 증시가 1600선까지 폭락하자 이 기업들의 주가는 4일 현재 최고 49.00%에서 최저 22%까지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최고점 대비 17.1% 하락했는데, 이는 거의 폭락 수준이다. 특히 현대상사가 49.0%, 대우조선해양도 46.15% 하락했다. 대우건설과 하이닉스, 우리금융지주, 쌍용건설 등은 각각 36.26%,35%,33.96%,39.20% 떨어졌다. 지난해 이 기업들의 매각을 결정했다면 정부는 우리금융 15조 5860억원을 포함해 대우증권 2조 8201억원, 현대건설 1조 6498억원, 하이닉스 1조 4750억원 등 모두 23조 4030억원을 회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4일 현재 가격으로는 15조 4259억원에 불과하다.7조 9771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다. 최대 이익치의 34%가 줄어든 셈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상무는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려고 한다면 주가가 내릴 때마다 ‘시기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면서 “공적자금을 투여해 부실기업들의 경영 정상화에 만족하고 빨리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국가채무가 300조원으로 추정되고, 이에 대한 연간 이자비용도 12조∼15조원에 이른다고 분석되는 만큼 공적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 전체 채무 수준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그러나 주식시장이 강세일 때 주식을 처분하는 것과 약세일 때 주식을 처분하는 것 사이에는 보유주식에 대한 평가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새 정부가 관련 기업들의 민영화를 서두를 경우, 신용불량자 지원과 중소기업 정책자금 마련 등 정책 재원 마련에 차질도 우려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강도가「님」되니 “더 놀다 가시라”

    강도가「님」되니 “더 놀다 가시라”

    <제1화> 탐라「비바리」울린 얘기 F=파렴치 백수건달 얘기를 하나 할까? 있지도 않은 매부를 팔아서 순진한 「탐라 아가씨」를 울린 친구가 있어. D=재주 좋은 아저씨군. F=충남 대전에 산다는 정재성(鄭在誠·27)이 그 주인공인데, 직업도 없이 빌빌 떠돌이 생활을 하는 친구야. 며칠전 서울역에 나갔다가 예의 탐라 아가씨 송(宋)모양(18)과 인연을 맺은 거지. 올봄에 제주에서 여고를 나오고 취직차 상경했던 아가씬데 취직에 실패, 실의를 안고 귀향하던 길이었어. 정에게 『목포가는 완행열차를 어디서 타느냐?』고 물어본게 탈이었어. G=눈물의 목포행 완행열찬가?(웃음) F=같이 기차를 타고 대전까지 동행하면서 각본을 짠거지. 자기 매부가 한국은행 계장인데 까짓 취직쯤이야 하고 큰소리 친거야. 집에 가있으면 자기가 전보로 부를테니 그때 사진·이력서 지참코 급히 상경하라고 「고마운 분」행세를 그럴 듯하게 했어. E=물론 매부 비슷한 사람도 한국은행엔 없었겠지. F=2일 후에 「취직 결정 급상경」전보를 받고 단숨에 온 그 아가씨를, 서울역 앞 무허가 하숙에 잡아두고는…. D=그 다음엔 얘기 안해도 알겠다. F=이 친구 그 아가씨 손가락에 낀 금반지까지 빼먹었는데 19일 동안 꿩도 먹고 알도 먹다가 쇠고랑찼지. 그런데 이친구 하는 얘기가 『그 아가씨가 삼삼해서 그랬다. 출옥한 뒤에 정식으로 구혼하겠다』야. A=의리는 있다 이거지?(웃음) <제2화> 밤에 쌓아올린 만리장성 E=하수구로 사라진 신출귀몰 강도 얘기를 할까? 얼마전 성동서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강도 피해 신고가 들어왔어. 출동을 해보니 20만원을 갖고 집앞 하수구로 강도가 튀었다는 거야. 독안에 든 쥐지. 그 하수구는 어찌나 「메탄·개스」가 많은지 「개스·마스크」를 해야 들어갈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분명히 강도는 20만원을 품에 안은채 기절해 있으리라고 믿었지. 그런데 웬걸? 하수구를 아무리 샅샅이 뒤져봐도 간곳이 없어. H=「메탄·개스」와 함께 사라지다군. E=결국 수사를 단념하고 말았는데, 그로부터 얼마뒤 이 녀석이 용산서에 걸렸어요. 역시 강도짓을 하다 잡혔는데 전과를 캐다보니까 예의 하수구 증발 사건을 불더래. 그런데 전혀 엉뚱한 비밀이 숨어 있었지 뭐야? I=말 못할 사연인가? E=그렇지. 그친구가 고백한 「그날밤에 있었던 일」을 들어보면-먼저 도심(盜心)을 품고 담을 넘어가 지하실로 스며들었어. 사람들이 잠들기를 기다리다 보니 아차! 깜박 잠이 들고 말았어. 그때 공교롭게도 주인여자가 물건을 가지러 지하실에 내려왔는데 문소리에 그 친구가 깨어나고 말았어. 얼결에 옆에 있던 몽둥이를 들고 위협, 안방까지 끌고 갔지. 때마침 남편은 출장 중이고 그집엔 부인과 식모 단 두사람뿐이었어. 별수 없이 요구하는 대로 돈(20만원)을 내주었지. 그런데 그때 시간이 너무 일렀어요. 통금 해제가 되려면 아직 멀었고. 한밤중 한 방에 「여와 남」이 같이 있으니…. D=막간 이용한 「게임」을? E=결국 일이 벌어졌는데 그게 참 묘하지. 모두 세차례의 관계를 했다는데, 그중 첫번째는 이 친구가 강제로 덮친 것이지만 나머지 두번은 여자 쪽의 간청(?)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나. E=그래 강도로 들어갔다 「님」이되어 나오게 된건데, 통금 해제가 되고 막 방문을 나서는데 식모에게 들키고 말았지 뭐야. 다급한 김에 마나님이 외치는 소리가 『강도야!』 A=『강도님을 고이 보내드리오리다』가 망했군.(웃음) <제3화> 3살박이 소녀심청 A=지난 주의 「빅·이벤트」는 역시 청평호 「버스」추락사고였지. B=80여명이 떼죽음을 당했다는 「버스」사고 신기록을 수립한 사건이었어. A=처음 그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갈 때는 피투성이가 된 시체가 뒹구는 아비규환을 연상하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더군. E=이윽고 와글와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 특히 물속에 잠긴 「버스」를 끌어 올릴때는 유가족, 인근 주민, 기자… 천여명이 모여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A=물결이 일면 「버스」를 끌어올리는데 지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시체를 흘릴 염려가 있어서 조심 조심 작업을 하고 있는 판인데, 「모터·보트」한대가 윙윙거리면서 마구 헤집고 다니는 거야. 청평유원지에 놀러온 족속이었지. E=잠수부들이 몽둥이를 들고 올라가서 죽인다고, 한동안 소동이 벌어졌었지. B=이번 사고 중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아이 얘기를 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 아이가 살았다는게 불가사의야. 어머니가 창 밖으로 던져서 살아 났다고 짐작되는데, 「버스」가 낭떠러지에서 물에까지 떨어지는 시간이 2초 정도였어. 그 짧은 순간에 어떻게 아이를 밖으로 던질 수 있었겠느냐는 거지. A=「올림픽」 선수라도 그렇게는 못할거야. C=그런데 어쨌든 아이는 살아났고, 그 아이 때문에 감옥에 있던 아버지도 풀려나오게 됐고. B=아버지가 석방된 건 순전히 기자들의 덕이라 할 수 있지. 기자들이 담당 판사에게 석방시키도록 간청했으니까…. A=그래서 명숙(明淑·아이이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효녀심청이」가 된 셈이지. [선데이서울 71년 5월 23일호 제4권 20호 통권 제 137호]
  • 금리인하 약발 역부족 … 불안한 美

    “추가 금리인하가 곧 이어질까, 아니면 보다 종합적인 금융대책이 나올까.” 22일 조지 부시 행정부가 단행한 비교적 큰 폭(0.75% 포인트)의 금리 인하도 약발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내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후속 조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하락세를 이어온 미 증시를 상승세로 끌어올리지 못한 데다 장기적으로 금리 인하만으로는 신용 경색 극복이 어렵다는 분석이 이어진 탓이다. 당장 다음주 중앙은행 정례회의(29∼30일)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 “7년 만의 첫 긴급 금리인하 조치에도 이튿날 미 금융계와 정계는 자조 섞인 한숨을 내뱉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는 “신음하는 환자에게 아드레날린 주사를 놓은 것”이라면서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 필사적인 처방을 요구했다.”고 평가했다.이어 미국의 이번 조치에도 불구, 경제학자들 가운데는 올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미국 경제가 곪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을 비롯한 민주·공화 양당 지도자들이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또 다른 경기부양책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는 등 금리인하 단행 후에도 긴장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백악관도 “(지난 19일 발표한) 경기부양책을 뛰어넘는 후속정책이 나올 수도 있다.”며 불안한 경제상황을 시인했다.백악관은 지난주 1450억달러를 풀겠다며 단기대책이란 점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추가 경기부양책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도 이날 뉴욕 증시에서 낙폭을 좁히는 역할만 했을 뿐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분석가인 앨리스 영은 “악순환을 막으려면 반년∼1년 안으로 경제를 촉진시킬 금리인하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경제가 안정될 것이라는 점을 알려 주는 현재의 근거들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미국의 신용경색 등 세계경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교도통신 등 언론들이 전했다.일본은행 관계자는 “일본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당분간 현행 금융정책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미 FRB의 금리인하 발표에 대해 “일본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의 영향도 미국·유럽에 비해 적기 때문에 냉정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신중론을 폈다. 중국 증시는 완전한 회복세는 아니더라도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상하이·선전 양대 증시에서 이전 이틀간의 폭락으로 시가총액이 4조위안(약 520조원) 증발했다고 23일 전했다. 어떤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기후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고, 신용경색 불안도 장기화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받으면서 불안정 자산에 대한 처분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기고] ‘태안 기름유출’ 전화위복 계기로/류청로 부경대 해양공학과 교수

    지난해 말 태안반도를 오염시킨 유출 기름은 ‘타르 볼’(고형화된 기름덩어리)로 변형돼 남쪽의 안면도, 군산, 어청도를 거쳐 전남 무안과 신안까지 남하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7일부터 11일까지, 사고 유조선에서 유출된 11만여t의 원유는 태안지역의 양식장과 갯벌을 순식간에 황폐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양이었다. 유출된 기름은 원유여서, 휘발성이 강한 경유 성분에서 중유 성분까지를 모두 가졌다. 한달 가까이 바다를 떠다닌 원유는 많은 양이 증발돼 없어지고, 총질량의 60% 정도가 해수 유동과 바람에 의해 풍화·변질하면서 이류·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수거하지 못한 30%의 기름은 연안·갯벌·양식장 등 환경 민감 지역에 유착되었다. 하지만 상당한 기름제거에도 불구하고 남은 기름은 10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 피해는 계산 방식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수천억원대가 되리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특히 갯벌에 있어 기름오염은 치명적이다. 서해안은 동해안과 달리 광대한 갯벌·습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더욱 치명적인 것이고, 방제·수거 과정의 어려움이다. 경찰의 사고원인 결과가 발표됐지만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는가. 이번 재앙은 유조선통항 관련 법과 선박운항 관련 법적·기술적 대응 기회 등을 모두 외면하면서 일어난 창피한 오염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불가항력의 급박성도, 해상상태의 위험도도, 유조선 통항로의 관리상태도 최악의 조건은 아니었다. 해양유류 오염사에 길이 남을 대표적 사례로 치부될 것이 분명하다. 사고 이후의 대응도 마찬가지였다. 유출구를 막는 데 걸린 시간이며, 기름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일, 기름 회수 장비와 인원의 동원 시스템, 갯벌·해안·양식시설 등에 표착한 원유의 수거처리 시스템, 오일 볼·타르 볼의 영향, 무엇하나 간단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왜 해상방제의 주요 작업 풍경이 수거가 아니고, 유화제를 뿌리는 것이며, 고속정이 기름오염 현장을 헤집고 다니는 것이어야 하는가다. 작업이 가능한 대형 유회수선이 없거나, 거의 가동되지 못했다는 것도 시스템의 근원적 허점이다. 그러니 작업 풍경이 그렇게밖에는 그려지지 않을 것이다. 또 오일 볼, 타르 볼도 더 빨리, 더 많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1997년 1월 일본 연안의 대형 중유 오염사고(나홋카호 사고)를 생각하게 한다. 이 사고때 한 공무원은 유화제나 환경회복을 위한 미생물 제제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고, 물리적 수거와 자연회복의 원칙을 고집했다. 그는 뒷날 환경론자들의 영웅이 되었다. 일부 특징적 오염 해안은 차후 환경영향, 회복 과정에 관한 추적연구 조사를 위한 현장으로 보존하는 치밀함도 있었다. 다른 환경에서의 사고 대처 사례이지만 참고할 부분이 많다. 사고는 사고일 뿐이다. 지금은 가장 멋진, 그리고 세련된 해결의 길을 생각해야 할 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답답함과 경험적 지혜를 새로운 시스템에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서해안의 갯벌 생태, 유착 기름의 수거 및 유출구의 초기 차단책, 유류의 이동 특성, 해상 유류 회수 시스템, 자원과 인력 동원 시스템 등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 인식의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사고의 발생 시점부터 20·30년 후의 회복 과정을 철저히 기록하고 정리하자. 백서라도 좋다. 실패는 실패대로, 성공은 성공대로 부끄러움 없이,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록이 살아나길 기대한다. 고형화된 기름 조각은 지금도 서서히 가라앉으며, 남은 것은 남쪽으로 퍼져가고 있다. 해안과 갯벌을 거쳐 돌덩이가 된 뒤 다시 부서져 가루가 돼 언젠가 없어진다. 류청로 부경대 해양공학과 교수
  • 최요삼 6일째 의식 불명…31일 뇌사판정 시기 결정

    “뇌사 판정을 앞두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중환자실에서 6일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최요삼(34·숭민체육관)의 동생 최경호 HO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는 30일 “형의 뇌압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동공이 열려 있어 병원측으로부터 전날에 이어 오늘도 8시간 동안 특별치료를 받았다.”면서 “뇌사 가능성이 90%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10% 남아 있는 만큼 특별 치료가 끝나더라도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살려내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순천향병원 측은 31일 내부 회의를 소집해 최요삼의 뇌사 판정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오래 전 형이 10라운드에서 턱이 으스러진 적이 있었지만 12라운드까지 버티며 의료진을 경악시킨 적이 있었다.”면서 “그만큼 승부욕뿐만 아니라 의지력도 강하기 때문에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많은 분들이 한방치료와 기 치료를 해주겠다고 병원을 찾고 있는 만큼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2∼3일만 더 지켜보자고 병원측에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수환씨를 비롯해 유명우, 장정구, 백인철, 변정일씨 등 역대 챔피언들은 전날 “사고 뒤 한국권투위원회의 후속 조치 미비로 사태가 악화됐다.”면서 “더욱이 건강보험금 3억여원이 1000만원만 남긴 채 모두 증발한 만큼 집행부는 책임을 지고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의식 불명 최요삼, 뇌사판정 미뤄질듯

    “뇌사 판정을 앞두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중환자실에서 6일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최요삼(34·숭민체육관)의 동생 최경호 HO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는 30일 “형의 뇌압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동공이 열려 있어 병원측으로부터 전날에 이어 오늘도 8시간 동안 특별치료를 받았다.”면서 “뇌사 가능성이 90%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10% 남아 있는 만큼 특별 치료가 끝나더라도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살려내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순천향병원 측은 31일 내부 회의를 소집해 최요삼의 뇌사 판정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오래 전 형이 10라운드에서 턱이 으스러진 적이 있었지만 12라운드까지 버티며 의료진을 경악시킨 적이 있었다.”면서 “그만큼 승부욕뿐만 아니라 의지력도 강하기 때문에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많은 분들이 한방치료와 기 치료를 해주겠다고 병원을 찾고 있는 만큼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2∼3일만 더 지켜보자고 병원측에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수환씨를 비롯해 유명우, 장정구, 백인철, 변정일씨 등 역대 챔피언들은 전날 “사고 뒤 한국권투위원회의 후속 조치 미비로 사태가 악화됐다.”면서 “더욱이 건강보험금 3억여원이 1000만원만 남긴 채 모두 증발한 만큼 집행부는 책임을 지고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글 /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영상 /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복싱 앞날 캄캄

    서울 성내동 한 허름한 상가 건물에 세들어 있는 ‘문성길 복싱클럽’의 벽 한편엔 ‘추억이 아름다운 건 그것이 다시 재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라는 글귀가 까만 매직으로 갈겨져 있다. 이 클럽의 회원 수는 70명 남짓. 그러나 정작 링에 오르기 위해 찾는 이들은 없다. 살을 빼는 등 몸관리를 위해 링 밖에서 줄넘기와 섀도복싱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한국 복싱은 아마추어와 프로를 막론하고 70∼80년대 한창 인기를 누린 스포츠였다. 그러나 지금은 먼 옛날의 ‘추억’만 더듬을 뿐이다.‘최요삼 사태’로 짚어본 한국 프로복싱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 복싱이 침체되어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마땅한 묘책을 내는 사람도 없다. 흔히 “3D 스포츠이기 때문”이라고, 또 “젊은 세대의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이유를 들이대지만 진짜 원인은 ‘돈’이 없기 때문이다. 프로는 돈을 먹고 산다. 시장이 없으면 돈도 없다. 돈 될 일이 없으니 권투 글러브를 끼는 선수도 없다. 스타가 없으면 시장도 죽기 마련이다. 먹이사슬 같은 일련의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한국 복싱은 지금 고사 직전이다. ‘3D 스포츠’니,‘새로운 트렌드’니 운운하는 것도 현재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시장을 보면 딱히 전폭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들에겐 돈이 있고, 쟁쟁한 프로모터들이 줄지어 있다. 그나마 ‘제법 하는’ 선수들이 K-1 등 격투기로 빠져나간 것도 더 이상 복싱판에선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세계복싱평의회(WBC) 세계타이틀을 보유했을 당시에도 최요삼은 “타이틀 스폰서가 없어 방어전을 치르기도 힘든데 챔피언 벨트가 무슨 소용이냐.”고 한탄했었다. 먼 옛날 일이긴 하지만 지난 1968년 김기수가 WBA 3차 방어전 당시 받은 파이트머니는 5만 5000달러(당시 환율로 약 1500만원)였다. 당시 서울의 집 한 채 값은 100만원 정도.25일 최요삼이 벌인 타이틀전의 대전료는 당시보다 물가가 수십배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30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몸값’이 쥐꼬리인 마당에 스타 탄생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프로의 산실인 아마추어판도 갈수록 선수 기근에 시달린다. 김기수를 비롯해 박찬희 문성길 변정일 김광선 등 우리가 기억하는 ‘스타 복서’들은 죄다 아마추어 링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의 고령화도 당연시된다. 최근 신인왕전에서 30대 이상의 선수를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 프로복싱을 관장하는 한국권투위원회(KBC)의 체질개선은 가장 시급한 문제다. 선수들이 건강보호를 위해 파이트머니의 1%를 적립하고 있는 건보 재원은 지난 7월 감쪽같이 증발해 버렸다. 한편 최요삼은 뇌수술 이틀째인 26일에도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다.“심각한 뇌 손상으로 회복 가능성은 10% 미만”이라는 병원 측의 비관적인 전망도 전해졌다. 다만 그의 미니홈페이지에 쇄도하고 있는 누리꾼들의 격려 문구, 그리고 생사의 기로에 선 한국복싱과 최요삼의 부활을 바라는 팬들의 염원만이 유일한 희망으로 작용하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단독] “태안 앞바다 기름 초기 방제인력 유독성 물질에 노출 가능성 자원봉사자 등 건강검진 시급”

    [단독] “태안 앞바다 기름 초기 방제인력 유독성 물질에 노출 가능성 자원봉사자 등 건강검진 시급”

    “사고 발생 후 5일간 40∼50%의 기름이 증발했다면 초기 방제 투입자들은 고농도의 유독성 물질에 노출된 것입니다. 주민과 군인, 자원봉사자들의 건강 영향조사에 즉각 나서야 합니다.”(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 “현재 확보하고 있는 흡착포의 총량이 얼마인지, 제대로 배급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서울대 공대 박준범 교수)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방제 작업을 하는 주민과 자원봉사자, 군인들에 대한 건강 영향조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비롯해 의대·자연대·공대·농생대 교수 등 14명은 본지 기자와 함께 지난 19일 태안을 둘러본 뒤 보다 체계적인 방제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공동으로 생태계 복원·사고 재발 방지 등의 종합적인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서울대 교수팀은 자원봉사자 건강영향 조사, 방제도구 보급시스템 점검 등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기름이 거의 제거되지 않은 구릉포에서 홍 교수는 “남아 있는 타르 등은 피부에서 차단되지만 휘발성 기름은 호흡기 등을 통해 몸으로 직접 들어와 매우 유해하다.”면서 “초기 방제작업에 투입된 사람들은 공장 근로자들보다 더 많은 양의 유독성 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 팀에 합류한 이화여대 하은희(환경의학전공) 교수도 “(건강에 미치는)급성 영향과 만성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면서 “빨리 조사하고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대 교수들은 원시적인 오염물질 제거법을 안타까워했다. 박준범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헌옷 보내기 운동’의 효과에 의문을 던지며 “면의 기름 흡수량은 면 자체 무게의 2.5배이지만 흡착포는 60배에 이른다.”면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남아 있는 미세 기름 제거가 더 중요한데 ‘스팀 인젝션’과 같은 도구 활용과 소각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대의 한 교수는 “손으로 닦는 것은 감동적이지만 감동으로만 그칠 문제는 아니다.”면서 “앞으로는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춰 효율적인 제거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름 유출에 의한 직접피해와 방제작업에 따른 2차 피해는 물론 제3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윤순진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기름 유출이 국립공원 훼손이라는 또 다른 피해도 낳은 것”이라면서 “기름 제거 작업이 비교적 잘 되고 있지만 이러한 부분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호 환경대학원장은 “현재 생태복원의 핵심은 어민, 시민단체, 정부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현실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정화시킬 것인지 먼저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면서 “사고는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지만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팀은 공동조사를 바탕으로 ‘태안 사고 백서’를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고, 내년에 문을 여는 ‘아시아 지속가능연구센터’에서 태안 사고를 첫 프로젝트로 삼아 연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태안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태안 앞바다 검은 재앙] “자원봉사자 교육 절실”

    [태안 앞바다 검은 재앙] “자원봉사자 교육 절실”

    “한국의 자원봉사 열기는 정말 감동적입니다. 그러나 의욕만으로는 안 됩니다. 체계적이지 못한 자원봉사는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 방제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방한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립대학 환경연구소 소속 전문가들이 태안 현장 조사를 17일 마쳤다.2002년 스페인 프레스티지호 기름유출 사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던 이 전문가들은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 3일간의 실태 분석 결과와 대안을 제시했다. 안토니 로셀 교수는 보다 체계적인 자원봉사로 2차 오염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셀 교수는 “자원봉사자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모래가 뒤섞이는 등 환경이 변해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면서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7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버린 고무장갑, 방제복 등으로 태안은 또 다른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로셀 교수는 “자원봉사자들과 생태학자를 함께 배치해 ‘과학적인’ 방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르지오 로시 박사는 태안의 기름유출이 스페인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회복 기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로셀 교수는 “스페인에서 유출됐던 기름은 점성이 강해 걷어 내기 편했다.”면서 “그러나 태안의 기름은 점성이 약해 걷어 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태안의 기름은 휘발성이 강해 40∼50%의 기름이 공기 중으로 증발될 가능성이 높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로시 박사는 또 양식장의 피해에 각별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태안 사태가 잘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한국의 민·관 협동이 놀라우리만큼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셀 교수는 “스페인은 기름 유출 당시 자원봉사자들과 환경단체가 먼저 손을 썼으나 한국은 정부가 체계적인 계획으로 잘 대처했다.”면서 “이런 협조체계가 ‘태안의 기적’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단독]위조수사 의뢰 10억엔 수표 증발…경찰 꿀꺽?

    [단독]위조수사 의뢰 10억엔 수표 증발…경찰 꿀꺽?

    경찰 간부가 위조 여부를 의뢰받은 10억엔(약 83억원)짜리 수표 1장을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아 검찰에 고소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이 수표는 지난 3월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대대적으로 발표했던 2조엔대 위조수표 사건에 연루된 것이어서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증거품이다. ●2조엔대 위조수표 사건 주요 증거물 16일 수표 주인 K(53)씨와 K씨의 변호사 등에 따르면 경찰청 외사과에 근무했던 A경감(현재는 강원지역 경찰서 근무)은 지난해 12월 일본 다이이치칸교은행(현 미즈호은행)이 발행한 10억엔 짜리 수표 1장을 K씨의 친구 G씨로부터 진위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건네받았다. 그러나 A경감은 지난 1년 동안 K씨와 G씨의 수표 반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A경감은 “진위 확인을 위해 일본 경시청에 보냈으나 회수 과정에서 분실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K씨는 17일 서울중앙지검에 A경감을 횡령 혐의로 고소키로 했다. K씨의 수표를 A경감에 건낸 G씨에 따르면 G씨는 지난 1월 말 A경감을 만나 “수표가 가짜라면 수표에 ‘위조 확인’ 도장을 찍어서라도 먼저 돌려주고, 나중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하면 그 때 다시 경찰에 제출하겠다.”며 반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A경감은 “진위를 확인하게 위해 일본 경시청에 보냈다.”며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G씨는 “경시청이 수표를 인계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자료라도 보여 달라.”고 재차 요구했지만 A경감은 “그럴 이유가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개월 뒤인 지난 3월 K씨와 그의 동료들은 G씨에게 찾아가 수표를 책임지고 돌려받게 해준다는 각서를 받으려다가 현장에 들이닥친 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들에게 위조유가증권 행사, 공동협박, 공동폭행 등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또다른 10억엔 짜리 수표 1장을 압수했다. 당시 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2조엔대 수표위조단을 검거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K씨는 공갈혐의만 인정돼 275만원의 벌금형만 받았다. 당시 A경감은 수사라인과는 전혀 무관했다. A경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경시청에 수표를 보냈다가 분실된 상태다. 하지만 이미 위조된 수표임을 확인했다. 위조여부를 단순히 부탁받은 입장이었기 때문에 정식으로 수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K씨의 입장은 다르다.K씨는 “지난 3월 직접 미즈호은행 일본 본점을 찾아가 수표의 진위여부를 확인했는데, 은행은 위조 여부를 문서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면서 “설사 위조된 수표라고 해도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주고 정식으로 제출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증거품으로 수사기관에서 보관한다면 승복하지만 개인적으로 전달받아 돌려주지 않는 것은 절대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檢 “수사하다 분실해도 형사 책임” 위조수표 사건 전반을 수사해온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일부 피의자만 검찰에 송치했고, 아직 수사 중이라 A경감 문제 등 세세한 사항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은 “수사중에 수표를 분실했으면 A경감에게 형사상 책임이 있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잃어버렸으면 민사상 책임이 있을 것”이라면서 “경찰에서 추가적인 수사 결과가 넘어오면 수표 행방에 대해서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北海 유전서 원유 3200t 유출

    북해에서도 3000t이 넘는 원유가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대형사고가 일어나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의 해안도시 베르겐에서 약 200㎞ 떨어진 스타트 피요르드 해양 유전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유출된 기름 양은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유출된 기름 양(1만 500t)의 3분의1 정도인 3220t이다.이날 사고는 유전의 플랫폼(석유를 뽑아내는 구조물의 일종)에서 유조선 ‘나비온 브리타니카호’에 석유를 옮겨 싣다가 연결 파이프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했다. 일단 바람의 영향으로 유출된 석유는 노르웨이 해안이 아닌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 현지 NTB통신도 전문가의 말을 인용, 유출된 기름이 노르웨이 해안으로 밀려올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유출된 기름의 상당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발하거나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사고가 나자 비행기와 헬리콥터, 선박들이 사고 현장으로 모여 기름의 확산을 막고 있다. 하지만 바람이 세고, 파도가 높아 방제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타트 피요르드 유전은 노르웨이와 영국간 해상 경계 부근에 있는 노르웨이 대형 유전 가운데 하나다. 이번 석유 유출 사고는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석유 유출 사고로는 두 번째로 큰 규모다.1977년에는 에코피스크 브라보 플랫폼에서 일어난 폭발로 1만 2000㎥의 기름이 유출됐었다. 한편 이번 북해 원유 유출사고와 미국의 재고감소, 미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유출기름 회수량 20% 안될 듯

    1만 500㎘로 추정되는 태안의 유출 기름 가운데 어느 정도까지 회수가 가능할까. 12일 해양경찰 방제대책본부에 따르면 수거된 폐유는 915㎘, 해안 폐기물은 4834t 규모다. 지난 6일간 유출된 기름의 10% 정도가 수거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개월간 방제작업을 펼쳐도 유출된 기름의 20% 이상을 수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유출된 기름의 상당수가 바다에 가라앉고, 공기 중으로 사라지거나 갯벌과 모래에 스며들 것으로 추정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원유는 경유, 휘발유와 달리 공기 중으로 증발하는 양이 많지 않아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해상의 경우 이미 방제 선박들이 대규모 유처리제를 사용해 상당 양의 기름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해양수산부는 “얼마나 (기름을)회수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을 수 없지만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만큼 씨프린스호 사고 때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 씨프린스호의 경우 해안가에 좌초됐음에도 불구하고 수거된 기름의 양은 해안 폐기물(2395t)을 고려해도 1400㎘ 수준이다. 유출된 기름(5035㎘)의 27%가 수거됐지만 이 가운데 기름과 섞인 해수가 포함돼 있어 전체 수거된 양은 2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도 이를 위해 선박 8300척, 헬기 45대, 인력 17만명이 5개월간 방제작업에 동원됐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주유소 ‘발암 유증기’에 무방비 노출

    주유소 ‘발암 유증기’에 무방비 노출

    휘발유를 넣을 때 주유소 주변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유증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유증기 성분은 대부분 각종 암과 질병을 일으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다. 기름을 넣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인체 유해물질을 마시고 있지만 이를 알고 있는 주유원과 운전자들은 많지 않다. 주유할 때 생기는 VOC는 공기 중에 쉽게 날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조사결과 오염 농도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1만 6000개 주유소 가운데 유증기 회수장치를 설치한 주유소는 20여개에 불과하다. ●주유원·운전자 고농도 VOC 마셔 환경과학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휘발유 주입구(주유건)에 ‘스테이지Ⅱ(주유소 연료 주입구 유증기 회수 장치)’를 설치한 주유소와 설치하지 않은 주유소간 총탄화수소(THC) 농도는 무려 42배나 차이 났다. 기름을 넣는 동안 주유건 30㎝거리에서 조사한 THC농도는 유증기 회수장치를 설치한 주유소에서 47∼259ppm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회수장치를 달지 않은 주유소 측정치는 4816∼5260ppm으로 높았다. 스테이지Ⅱ를 설치하지 않은 주유소 종사자들은 THC농도가 42배 이상 높은 VOC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운전자도 결코 VOC에 안전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주유건에서 1m 떨어진 곳에서 측정한 THC농도는 스테이지Ⅱ를 설치한 주유소의 경우 평균 22ppm이었지만 일반 주유소에서는 이보다 10배 이상 높은 274ppm이나 됐다. 주유할 때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있으면 높은 농도의 VOC를 마시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아도 된다. 환경과학원 이상보 연구원은 “일반 주유소에서는 심지어 기기 측정 상한 값인 1만ppm을 넘는 데이터도 나왔다.”며 “스테이지Ⅱ를 설치하면 주유소 VOC발생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VOC 암·질병 유발, 오존 증가 주범 VOC는 대기 중에서 증발하는 특성을 가진 탄화수소류이며 중추신경계, 말초신경계, 호흡기, 심장순환계 장애 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환경오염 물질이다. 태양광선에 의해 질소산화물과 광학반응을 일으켜 오존 농도를 증가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환경부는 석유화학제품·유기용제(페인트) 등에서 나오는 탄화수소류 37종을 VOC물질로 고시하고 밀폐된 공간에서는 허용 농도를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주유소는 발생량이 적어 별도의 규제가 따르지 않는다. 우리나라 연간 VOC 총배출량은 2005년 기준으로 75만 6000㎥나 된다. 이중 주유소에서 발생하는 VOC는 2만 6000㎥로 전체 배출량의 3.4%를 차지한다. 주유소에서는 배출량이 적고 외부 공간이라는 이유로 심각성이 부각되지 않아 주유원이나 승용차 운전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VOC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주유소 인근 어린이의 백혈병 위험이 보통 아이들보다 4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은희 이화여대 예방의학실 교수도 연구 논문에서 “임산부가 VOC에 많이 노출되면 체중이 낮은 아이를 낳거나 조산할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사돈기업’ 여천NCC 정면충돌

    ‘사돈기업’ 여천NCC 정면충돌

    사돈이자 동업자인 대림산업과 한화그룹이 정면 충돌했다. 여수의 한 공장에서 시작된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외환위기의 ‘모범 구조조정’ 사례가 극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준용(왼쪽·69)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29일 ‘여천NCC 사태’와 관련해 김승연(오른쪽·55) 한화그룹 회장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대림 “한화 땜에 시총 1조 증발” 이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주희 대림산업 석유화학부문 대표가 오늘 김승연 한화 회장과 허원준 한화유화 대표, 여천NCC 한화측 공동대표인 이신효 부사장 등 세 사람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결정적 단초는 지난 7일 한 언론 기사에서 비롯됐다. 모 경제지는 이신효 부사장이 “오랜 내분으로 합작관계 지속이 어렵다.”며 “대림이 (여천NCC)지분을 넘긴다면 한화가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명예회장은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래도 분이 안풀리는지 “허위와 무지의 극치” “미친 소리” 등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이 명예회장은 “언론 보도 뒤 5일 연속 주가가 빠져 시가총액 1조 92억원이 사라졌다.”며 “손해배상소송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이 명예회장은 양측 갈등이 심상치 않자 지난 14일 여천NCC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태생적 한계가 낳은 오랜 반목 외환위기 직후 석유화학 부문의 과잉생산이 문제됐다. 그러자 대림산업과 한화유화는 각자 운영하던 나프타분해시설(NCC)을 합치기로 했다. 지분은 50대50. 그렇게 해서 1999년 탄생한 것이 국내 최대의 나프타 분해공장인 여천NCC다. 민간기업들의 자율적 구조조정 사례로 회자됐다. 이후 양측은 대표이사를 각각 한사람씩 보내 공동경영을 해왔다. 하지만 ‘살림’을 합칠 당시부터 세간살이(공장규모)나 식구(직원수)가 대림이 월등히 많아 대림측 임직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한화측 임직원들은 “돈(지분)을 똑같이 냈는데 무슨 소리냐.”며 동수(同數) 승진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9월에는 승진인사에 불만을 품은 대림측 현장간부들이 이신효 부사장의 사무실에서 집기를 던지며 소란을 피웠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다. 2001년에도 양측은 노조 파업을 둘러싸고 충돌, 대림 이 명예회장이 일간지 1면에 ‘김승연 회장께 드리는 공개 호소문’을 싣기도 했다. 이 명예회장의 딸은 김 회장 사촌형인 김요섭씨의 아들과 2004년 결혼했다. ●한화 “응분의 책임 물을 것” 한화그룹측은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화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김승연 회장이나 한화유화 경영진은 여천NCC 문제와 관련해 (지분 매각언급 등)어떤 지시도 내린 적 없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무책임한 송사에 대해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그러나 맞고소 방침은 밝히지 않았다. 김 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다. 한화측은 “이신효 부사장 인터뷰는 해당 언론에서 사실과 다름을 인정하고 본판에서 삭제했다.”며 “그런데도 고소까지 간 것은 다분히 정략적이고 의도적”이라고 격분했다. 그러면서도 “합작정신에 따라 (대림측에서)대화를 요청해온다면 언제든 응할 의향이 있다.”며 타협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BBK 의혹] BBK수사 새로운 5대 의혹

    [BBK 의혹] BBK수사 새로운 5대 의혹

    김경준씨 측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사이에 치열한 공방 과정에서 5가지 의혹이 새로 떠오른다. 검찰이 풀어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1) 막도장 왜 김씨에게 맡겼나 이 후보 측은 김씨가 공개한 한글 이면계약서에 찍힌 도장이 EBK증권중개 설립 과정에서 업무상 편의를 위해 김씨에게 맡겨둔 막도장이라고 주장한다. 대기업 운영 경험이 있는 이 후보가 자신의 도장을 선뜻 김씨에게 맡긴 이유는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도장 위임은 모든 권한을 김씨에게 위임하는 의미란 점을 이 후보가 몰랐을 리 없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이 후보가 원래 한번 사람을 믿으면 실무에 대해서는 세세하게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 AM파파스가 지급한 100억원 출처는 서류상 회사인 AM파파스가 어떻게 LKe뱅크 주식매입금 100억원을 마련했는 지도 풀리지 않고 있다. 이 후보 등과 계약을 체결한 2001년 2월 MAF펀드에서 AM파파스로 140억여원이 흘러들어간다. 앞서 2000년 12월 다스가 BBK에 90억원을 입금했고, 같은 날 BBK 계좌에서 MAF펀드 계좌로 90억원의 돈이 입금된다.AM파파스가 서류상 회사라 해도 탈세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한 거래나 투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지만,LKe뱅크의 최대주주이자 EBK증권중개 설립자인 이 후보가 ‘돈 돌리기’를 알았는지가 확인돼야할 대목이다. (3) 증발한 1억 8094만여원 행방은 EBK증권중개 설립이 무산되면서 이 후보가 AM파파스로부터 LKe뱅크 지분을 되돌려 받는 과정에서 1억 8094만원이 증발했다. 이 후보는 2001년 2월 23일 AM파파스에게 지분 주식 33만 3333주,49억 9999만 5000원 어치를 넘긴다. 하지만 6월에 돌려받은 주식은 32만 1270주,48억 1905만원으로 1억 8094만 5000원이 빈다. 이 후보와 AM파파스 사이의 연관성에 의혹이 제기된다. (4) LKe뱅크 출자금 횡령, 이후보 몰랐나 김씨가 LKe뱅크에 투자한 초기 출자금 30억원은 금감원 조사에서 BBK의 회사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LKe에서 자신의 지분을 빼자, 그만큼의 금액이 LKe뱅크에서 BBK계좌를 거쳐 김씨에게 입금됐다. 김씨는 다른 BBK계좌를 통해 30억여원을 상환했으며 BBK는 곧바로 이 돈을 LKe뱅크에 송금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김씨와 결별했다고 밝힌 2001년 4월 이전의 일이다.LKe뱅크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던 이 후보가 이런 과정을 몰랐는 지는 의문이다. (5) 다스 투자금 80억원 입금 시기의 비밀 에리카 김씨는 다스가 투자한 80억원이 도곡동 땅 판매 대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 후보측은 다스의 투자가 이뤄지는 동안 이 돈이 5년 만기보험에 묶여 있었다고 주장하지만,80억원 입금 바로 다음날 보험만기가 끝나 곧바로 이상은·김재정씨 계좌로 돈이 입금되는 점 등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결혼생활 13년동안 가출 27번 한 아내

    결혼생활 13년동안 가출 27번 한 아내

    한해 두차례씩 26번 집을 나간 가출「챔피언」의 아내를 13년동안 남의 힘도 빌지않고 매번 찾아낸 남편이 있다. 여기 또다시 가출광 아내는 27번째 가출을 단행(?), 남편을 애태우고 있는데 결혼 13년에 숨바꼭질 27번으로 세월을 보낸 어느 중년부부의 얘기. 뛰어난 미모 명석한 두뇌…한해 두번씩 정기적 증발(蒸發) 화제의 주인공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관북리 G여관 주인 장혜곤(張惠坤)씨(49)와 그의 아내 박유하(朴榴夏)여인(36). 이들 부부가 결혼한 것은 지금부터 13년전. 13년동안 한해에 꼭 두차례씩 그러니까 26번이나 집을 나간 가출광 아내를 책하기보다 주위의 주소까지 받아가며 가출광아내를 새 사람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집념으로 남의 힘도 빌지 않고 전국 방방 곡곡을 뒤져가며 26번을 모두 찾아낸 탐색「챔피언」남편 장혜곤씨. 이 탐색「챔피언」인 장씨도 지난 3월 15일 27번째로 집을 나간 아내의 가출에는 몸과 마음이 지쳐 그냥 쓰러져 눕고 말았다. 『아무래도 병적인 것만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좋아요. 마음만 잡고 돌아와 준다면 기꺼이 맞아들일 생각입니다』 아내를 찾기에 지쳐서 그런지 나이에 비해 이마의 주름살이 많은 남편 장씨의 하소연이다. 매사에 집념이 아주 강한 장씨는 고향이 평북 의주(義州). 해방과 더불어 홀로 남하, 자수성가 해야겠다는 굳은 신념아래 맨 주먹으로 일을 했다. 평소 익혀온 토목측량기술과 양조기술로 여러업체를 전전, 꽤 많은 돈을 모았다. 모은 돈으로는 관광객이 들끊는 백제의 고도 부여에 제일 규모가 큰 숙박시설을 갖추었다. 남부럽지 않은 가정생활을 누려오던 장씨가 박여인과 결혼한 것은 지금부터 13년전인 58년 이른봄이다. 이때 장씨의 나이 36세, 박여인은 23세였다. 이 결혼은 장씨에겐 세번째 결혼. 첫부인은 43년 이북에서 사별했고 6·25동란 이듬해 김(金)모여인과 재혼했다. 김여인의 몸에선 3남매를 얻었다. 세번째 아내인 박여인은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부산H여고를 졸업, 23세 때 부여S다방「레지」로 직업전선에 나섰던 여인. 예쁜 얼굴과 명석한 두뇌, 수완이 좋아 다방을 찾는 손님들은 모두가 박여인을 보고 호감을 가졌다. 다방에서 일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여성이라고 손님들의 칭찬을 받았다. 장씨도 이런 손님중의 한사람. 「저런 아가씨를 여관종업원으로 있게 하면 수완이 좋아 영업이 잘 될 것 아니냐?」고 마음먹은 장씨는 박여인을 설득, 여관종업원으로 데려왔다. 여기서부터 단란했던 장씨의 가정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주위의 비웃음도 “나몰라” 나가면 데려오기 26차례 부인 김여인과의 불화가 잦고 급기야는 종업원인 박여인과의 관계에 까지 색안경을 쓰고 불만을 품은 김여인은 자진해서 이혼해 버렸다. 김여인과의 이혼으로 안방주인이 된 박여인은 결혼해서 5개월이 채 못된 53년전 7월 여관에서 모은 돈을 가지고 첫번째로 자취를 감췄다. 남편 장씨는 경찰에 가출신고를 내고 신문광고,「라디오」등을 통해 박여인을 찾아나섰다. 장씨는 손수 집을 나서 박여인의 친척 혹은 각처의 직업소개소를 찾아 수소문도 했다. 이때 논산 S소개소에서 박여인이 전주(全州)시내 모 다방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말을 들은 남편 장씨는 전주시내 다방이란 곳을 전부 뒤져서 H다방에서 비로소 박여인을 찾았다. 꾸중에 앞서『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다짐한 남편 장씨는 그 길로 박여인을 집에 데려왔다.남편을 따라 집에 돌아온 박여인은 다시는 집을 나가지 않겠다고 남편에게 맹세까지했다. 이렇게해서 이들 부부는 즐거운 나날을 보내 넉달이 지났다. 59년 3월 이른 봄. 또다시 박여인은 첫번째 집을 나갈 때처럼 돈을 한뭉치 안고 자취를 감춰버렸다. 장씨는 주위사람들로부터 비웃음도 많이 샀다. 『세상에 여자가 그 여자 하나냐? 집을 나간 여편네를 무엇때문에 찾으려 하느냐?』등등 귀가 시끄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남편의 속마음을 모르는듯 박여인은 한해 두번씩 꼬박꼬박 집을 나갔고 남편 장씨 역시 꼬박꼬박 같은 방법으로 다방가에서 찾아내곤 했다. 아기를 낳으면 마음을 잡을까 하고 10번째로 찾았을 땐 유달리 박여인의 거동을 살펴 64년봄 딸(지금 8살)을 낳았다. 딸아이가 돌이 가까와오자 박여인은 또 자취를 감춰버렸다. 숨바꼭질「술레비용(費用)」자그마치 2천(千)만원 남편 장씨는 이때가 박여인과의 결혼생활중 가장 오래 있은 때였다고 말한다. 꼭 20개월을 같이 살았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이 어린아이들의 술레잡기처럼 변해 이들 부부는 몸을 감추고 다시찾고 또 감추고 또 다시 찾았다. 『지금까지 경찰에 가출신고를 낸 것은 아마 국내에서 최고기록일 겁니다. 그사람 때문에 없어진 돈을 따지면 2천만원이 넘습니다. 보통사람같으면 벌써 알거지가 되었지요. 남들은 그사람이 성적인 매력이 있어 찾는다고들 합니다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버려진 사람을 새로운 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열성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정신병원에도 보내 요양도 시켜봤읍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허사였읍니다』 26번째 집을 나간 작년 2월에는 서울에서 김모씨(40)와 간통한 사실까지 드러나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수감까지 되었었다. 물론 남편 장씨의 마지막 수단인 고발로 형무소신세까지 지게 된 것. 박여인의 수감생활을 보다 못한 장씨는 그길로 상경, 고소를 취하, 박여인을 출감시켰다. 작년2월 박여인이 출감하던날 남편 장씨는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용돈까지 주어『부디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살아다오』석별의 행복을 나누고 아주 헤어졌다. 그뒤 몇 달이 지난 작년 여름. 난데없이 박여인으로부터 엽서가 날아왔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참회하기위해 대구 C교에 입교 강습을 받고 있으니 면회를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편지를 받고 자주 면회를 갔읍니다. 이제 정말 그 사람은 새 사람이 된 것으로 알았읍니다. 딸 아이도 같이 엄마인 박여인을 자주 만났읍니다. 6개월의 강습소 생활을 끝내고 주위의 이목도 있고 해서 우선 가까운 인근 논산 H동에 전셋방을 얻어 지금까지 생활을 같이 했읍니다』 오늘이나 내일 박여인을 논산집에 데려가려고 마음먹었던 장씨의 뜻은 지난 3월 15일 27번재 가출로 산산조각이 났다. 남편 장씨에게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한 박여인은 과연 가출증 환자일까? [선데이서울 71년 3월 28일호 제4권 12호 통권 제 129호]
  • [생활의 지혜] 나무나 꽃은 하루 전의 물을

    [생활의 지혜] 나무나 꽃은 하루 전의 물을

    나무나 꽃에 주는 물은 하루쯤 미리 받아둔 물을 사용해야 한다. 소독을 위해 넣은 클로르칼크를 증발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 경쟁사 2兆대 기술 USB로 빼돌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9일 두산중공업에서 일할 당시 갖고 있던 기술 및 영업상 비밀자료를 빼돌려 새로 취업한 회사에서 사용한 STX중공업 산업플랜트부 구모(61) 사장과 발전본부장 김모(54) 상무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신규 시장 참여자인 STX중공업이 경쟁사의 핵심 기술을 빼돌리다 임원이 구속돼 업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 사장은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4월 비상임고문으로 퇴사하면서 담수 관련 핵심 영업비밀인 다단증발법(MSF), 다중효용증발법(MED) 등의 설계 프로그램 및 절차서 등 184건의 자료를 갖고 나와 STX중공업의 업무용 컴퓨터와 USB메모리 등에 저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상무는 두산중공업 재직 시 갖고 있던 비밀파일 173개가 든 USB메모리를 반환하지 않고 이직한 뒤 업무용 컴퓨터로 옮기는가 하면 두산중공업 직원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 입찰검토서 등 262개의 핵심 영업비밀 자료가 저장된 USB메모리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 사장 등이 두산중공업에서 빼낸 자료를 갖고 2조원 상당의 대형 프로젝트인 사우디아라비아 라빅지역 담수 사업인 ‘라빅프로젝트’, 인도네시아 발전 사업인 ‘빈탄프로젝트’(1500억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담수 사업인 ‘쇼아이아 3단계 워터 트랜스미션 프로젝트’ 등 대형 사업 참여 계획을 추진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구 사장과 김 상무 외에도 두산중공업 출신 STX중공업 관계자들이 전 회사에서 자료를 갖고 나와 부당하게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태양계 생성의 비밀“혜성에게 물어봐”

    태양계 생성의 비밀“혜성에게 물어봐”

    이것에 대한 첫 번째 기록은 BC 467년 중국 주나라 문서에서 발견됐고, 사람들은 재앙의 전조로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지구의 파편’이라고 주장했고, 르네상스 시대까지 정설로 여겨졌다. 중세 이후 과학자들은 이것이 타원 또는 포물선 궤도를 가지고 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지금은 먼지와 얼음으로 구성된 당당한 태양계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까지 1600여개가 발견된 이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영국의 과학자 ‘핼리’가 1705년에 1758년의 출현을 예측해 그의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지구 충돌 가능성 배제 못해 순수 우리말로 ‘살별’이라 불리는 혜성(彗星)은 영화 속에서 지구와 충돌해 인류를 멸망시키는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실제로 혜성은 공룡 멸종의 유력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과학자들도 궤도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혜성이 언젠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4년에는 슈메이커-레비9 혜성이 목성에 충돌해 상상속의 일이 아님을 증명하기도 했다. 혜성의 핵은 얼음과 먼지로 구성돼 있으며 크기는 수㎞에서 수십㎞정도다. 대부분 태양계 외곽의 오르트 구름대에서 발생하며 평소에는 다른 행성들처럼 태양을 공전하지만, 어떤 이유로 긴 타원의 궤도를 갖게되고 태양 근처로 다가오면 표면의 얼음과 먼지가 증발하면서 꼬리가 생기게 된다. 대부분의 혜성은 한 번 태양에 접근했다가 멀리 사라지는 수천년 이상의 공전주기를 가진다. 그러나 대형 행성인 목성이나 토성 등의 인력에 잡히면 핼리 혜성(76년 주기)이나 엥케 혜성(3.3년 주기)처럼 비교적 짧은 주기를 갖기도 한다. 지구에 가깝게 접근하거나, 매우 밝은 혜성이 통과할 때는 지구상에서 육안으로 관찰할 수도 있다. 쌀쌀해진 한국의 가을 밤하늘에도 맨눈으로 보이는 혜성이 나타났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최근 ‘p17홈스(Homles)’ 혜성이 맨눈으로 관측이 가능한 2등급까지 밝아졌다며 사진을 공개했다.1892년 영국의 에드윈 홈스가 처음 발견한 홈스 혜성은 7.1년 주기로 태양을 돌며 현재 북동쪽 하늘에서 카시오페이아자리 왼쪽에서 관측되고 있다. 내년 3월까지인 이번 방문을 놓치면, 다시 보기 위해 7년을 기다려야 한다. ●영화 속 딥 임팩트 실제로 재현 혜성은 최초 발견자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관례다. 동시 발견자의 경우 3명까지 붙일 수 있다. 지난 95년 4000년만에 지구를 찾은 헤일-밥 혜성의 이름이 발견자인 미국의 앨런 헤일과 토머스 밥에서 비롯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다른 천체들보다 지구에 가깝게 접근하지만, 한번 기회를 놓치면 대부분 평생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에 혜성은 과학자들의 실험 대상으로 인기가 높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혜성실험으로는 2005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시도한 ‘딥 임팩트’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프로젝트에서 NASA는 딥 임팩트 탐사선으로부터 세탁기 크기의 금속탄환을 발사해 혜성 템펠 1호에 충돌시켰다. 시속 3만 7100㎞의 속도로 돌진하던 360㎏ 무게의 구리 통은 충돌과 동시에 파편과 가스가 섞인 수천㎞의 불기둥을 만들어냈다. 당시의 파괴력은 TNT 폭탄 4.5t을 한꺼번에 터뜨린 것과 맞먹는 위력으로 축구장 넓이,14층 빌딩 높이의 구멍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다. 딥 임펙트 프로젝트에는 250여명의 과학자와 3억 3300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됐다. 그러나 NASA가 이 실험을 시행한 이유는 흔히 생각하듯 ‘지구 멸망 대비’가 아니었다.NASA의 목적은 이 실험을 통해 지구로 접근하는 혜성에 대한 정확한 물리적인 계산 및 그 충격으로 인해 발생되는 물리적인 반응과 충돌 이후 분출되는 성분을 알아냄으로써 태양계 생성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것이었다. 딥 임팩트 탐사선은 무려 6개월 동안 4억 3100㎞를 날아가서 시속 3만㎞로 움직이는 혜성을 정확히 맞히는 장관을 만들어냈다. 과학의 발전이 홍수, 기근, 전염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혜성을 우주쇼의 주인공으로 만들어낸 셈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브리핑실 사용료 6개월치 내라” 홍보처, 기자단에 선납요구 물의

    국정홍보처가 취재선진화 방안을 만들면서 수집한 자료 가운데 프랑스의 기자증발급 사례 등을 제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국정홍보처는 합동브리핑센터 입주를 전제로 새로운 출입기자증을 발급받기 원하는 언론사에 6개월치 사용료를 선납하라고 요구, 물의를 빚고 있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1일 국정홍보처 국정감사에서 “국정홍보처가 수집한 OECD 조사자료에 프랑스의 기자증 제도와 언론의 자유가 어떻게 보장되고 있는지의 내용을 빠뜨렸다.”면서 “프랑스의 외교부만 하는 전자브리핑제도를 시험과정도 없이 전부처에 도입할 것이 아니라 기자증 같은 제도를 들여와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정홍보처는 이날 합동브리핑실 사용료와 관련,“2003년 과천 청사 브리핑룸을 처음 운영할 때 6개월치 사용료를 선납했던 관행에 따른 것”이라면서 “개월수를 조금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석의 고정좌석을 배정받은 중앙 일간지와 방송사는 90만원을 내야 한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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