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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기 자주 해야 노약자 면역·호흡기 지켜요

    환기 자주 해야 노약자 면역·호흡기 지켜요

    추워진 날씨 탓에 창문을 꽁꽁 닫고 실내에서만 지내는 ‘실내족’이 늘고 있다. 창문만 열면 실내 기온이 급속히 떨어져 환기하기가 쉽지 않다. 창문을 오래 닫아 놓다 보면 오염된 먼지가 쌓이면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과 노인, 어린아이 등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일쑤다. 사무실 복사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은 기침이나 두통, 천식,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키고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은 기관지염을 유발하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런 물질은 환기해도 잘 빠져나가지 않고, 공기보다 무거워 누워 있는 아기에게 더 위험하다. 그래서 음식을 할 때는 물론 조리를 마치고 나서도 바로 환기팬을 끄지 말고 5분 정도 가동시켜 유해물질이 실내에 머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LNG 또는 LPG 등 가스를 난방 및 취사 연료로 사용하는 국내 일부 주택의 실내 이산화질소 농도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취사기구가 놓인 부엌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거실보다 1.5배쯤 높다. 새 가구를 들였다면 환기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새 가구에서는 폼알데하이드가 방출될 수 있는데, 아주 적은 양이라도 이 물질이 공기에 섞이면 의욕저하, 불면증, 천식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가습기도 실내 공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습기를 틀어 적정 습도를 유지하면 코, 목,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나 실내 습도가 너무 높으면 곰팡이나 집먼지진드기가 증식하고 이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초음파 가습기나 임펠러형 가습기는 물 저장 용기의 세균이나 곰팡이 등 각종 미생물과 수돗물에 포함된 각종 무기물질을 확산시킨다고 한다. 가습기를 잘 청소하지 않고 사용하면 가습기 표면에 하얀 먼지가 쌓이는데, 이것이 수돗물 속 무기물질이다. 이 가루와 실내 오염물질을 머금은 습기를 오래 흡입하면 폐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기화식과 스팀 증발식 가습기는 무기물질을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시키지만, 미생물로부터는 안전하지 않다. 때문에 하얀 먼지를 최소화하려면 수돗물 대신 정수기 물을 가습하는 데 사용하거나 무기물질 제거용 카트리지나 필터를 쓰는 게 좋다. 가습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적어도 사흘에 한 번씩 청소하고, 매일 물탱크를 완전히 비우고선 건조해 미생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겨울철 자주 찾는 찜질방도 잘못 이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찜질방에서 제공하는 베개나 매트 등은 여러 사람의 땀이 묻어 있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병원균에 감염될 수 있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 피부 방어 능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찜질방 공기에는 미세먼지와 부유세균이 많다.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2013년 4~12월 영업장 규모 2000㎡ 이상인 찜질방 11곳을 대상으로 비수기(5∼6월)와 성수기(11∼12월)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찜질방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세균은 ㎥당 비성수기 때 117∼497CFU(세균 개체수), 성수기 때 227∼1038CFU로 나타났다. 일부 성수기 때는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등에 적용되는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기준(800 CFU/㎥)보다 높은 수준이다. 찜질방(목욕탕)의 샤워기, 수도꼭지 등에선 감기와 유사한 질환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기도 한다. 찜질방 대여 의류를 입을 때는 피부가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속옷을 착용하고, 양말도 신는 것이 좋다. 날이 춥다 보니 휴일에 집에서 온종일 TV를 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TV의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머리가 아프고 짜증도 쉽게 난다. 전자파는 거리가 멀수록 약해지기 때문에 2m 이상 떨어져 보는 게 좋다. 더 길어진 겨울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취침 전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숙면을 돕고 우리 몸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멜라토닌은 잠을 자는 동안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전기회로에서 나오는 전자기장은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행성이야기] 루비, 사파이어가 비처럼 내리는 외계 행성

    [행성이야기] 루비, 사파이어가 비처럼 내리는 외계 행성

    태양계 밖에 존재하는 목성같은 가스행성의 기후 패턴이 처음으로 관측됐다. 최근 영국 워릭대학 연구팀은 거대한 외계행성 HAT-P-7b의 구름 형성과 바람 등 날씨를 관측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구에서 약 1040광년 떨어진 HAT-P-7b는 '태양계 큰형님' 목성보다 40% 더 큰 가스행성으로 지구와 비교하면 질량이 500배는 크다. 흥미로운 점은 HAT-P-7b가 태양보다 2배는 더 큰 항성을 불과 2.2일 만에 공전할 만큼 바짝 붙어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이유로 HAT-P-7b의 평균온도는 무려 2586℃ 수준으로 한마디로 지옥같은 곳이다. 특히 HAT-P-7b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극과 극의 온도패턴을 보인다. 밤이 되면 행성에 구름이 형성되고, 낮이 되면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며 강한 바람이 행성을 휘감는다. 놀라운 것은 이 과정에서 소중한 보석이 생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같은 극단적인 온도 패턴은 구름 속에 루비와 사파이어같은 보석을 생성시키는 조건이 된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암스트롱 박사는 "행성의 구름은 강옥(鋼玉)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람도 세차게 불어 순식간에 구름을 이동시키고 반대로 사라지게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는 외계행성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을 만큼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구팀이 지구의 날씨도 예측하기 힘든데 한가하게 멀고 먼 외계행성 날씨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있다. 바로 지구형 행성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 현재 외계행성의 기후 연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해 이루어진다. 연구팀은 외계행성들의 대기 변화를 연구해 차후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알로에스테, 스타브랜드 화장품 부문 대상 선정…3년 연속 수상

    알로에스테, 스타브랜드 화장품 부문 대상 선정…3년 연속 수상

    그린알로에는 자사 코스메틱 전문브랜드 알로에스테가 2016 소비자선정 스타브랜드 대상에서 3년 연속 화장품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스타브랜드 대상은 매일경제, 매경닷컴, MBN에서 주최하는 것으로 이 업체는 소비자 중심의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인 것을 인정받아 3년 연속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알로에스테는 좋은 원료 선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알로에를 주원료로 중국산 원료는 단 1%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피부 보습 작용에 도움이 되는 알로에는 미국산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고 주름개선의 기능성분과 다양한 식물성 부원료를 배합해 화장품의 기능성을 높였다. 또 피부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천연물을 바탕으로 한 방부시스템을 적용했다. 특히 모든 원료의 배합 과정에 꼭 함유되는 정제수 대신 라벤더수를 적용한 것도 경쟁력으로 작용해 소비자에게 브랜드 대비 가성비 높은 기업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제품인 ‘네추럴스킨케어100’은 알로에추출물이 100% 함유된 제품이다.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진정시켜주고 수분을 충전하고 저장해서 증발을 막을 수 있도록 촉촉한 피부관리에 많은 도움을 준다. 또 올리고히아루론산과 콜라겐까지 함유해 탄력과 영양까지 챙겼다. 지속적인 제품 업그레이드도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자연을 그대로 담은 천연유래 계면활성제와 다양한 식물성 추출물로 세정과 보습력이 뛰어난 저자극성 아토피용 비누 ‘그린내추럴아토솝’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의약외품으로 아토피성 피부, 가려움, 건선 등 트러블 완화에 도움을 준다. 미백기능과 주름개선을 동시에 인증 받은 고품격 라인인 ‘수프리마앰플세럼&수프리마링클크림’은 현대 여성의 피부 고민인 피부 탄력과 주름, 미백, 피부결, 모공, 피부보습을 한꺼번에 케어받을 수 있는 토탈 솔루션 제품이다. 여기에는 20종의 식물성추출물과 4종의 발효여과물, 3종의 식물성 줄기세포 추출물과 EGF, 콜라겐, 엘라스틴, 금 등 피부 친화적인 성분이 함유돼 피부 광채와 탄력 강화에 복합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주차미 그린알로에 연구소장은 “알로에스테는 소비자를 위하고 감동시키는 자연친화적인 화장품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유해성분이 배제된 자연성분의 코스메틱 브랜드를 구축해 국내 화장품 사장의 대중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손석희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가는, 그 수반은 부끄럽지 않은가”

    손석희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가는, 그 수반은 부끄럽지 않은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100퍼센트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통령 선거 기간 내건 슬로건이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검찰 독립’ 등의 약속을 국민들에게 제시했다. 하지만 집권 기간에 박 대통령은 위 약속들을 모두 지키지 않았다. JTBC ‘뉴스룸’의 앵커를 맡고 있는 손석희 사장도 “필경 ‘약속’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공약 파기를 비롯한 박 대통령의 위선과 기만 행위를 비판했다. 손 앵커는 지난 28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공언한 약속들을 하나씩 짚었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박 대통령의 구호에 대해서는 “그 꿈의 주어는 ‘시민’이 아닌 ‘장막 뒤의 사람들’ 이었지요”라면서 “약속은 마치 꿈인 양 어디론가 흩어졌습니다”라고 꼬집었다. 사회통합을 강조했던 박 대통령의 ‘100퍼센트 대한민국’ 슬로건을 향해서는 “그러나 우리는 국민과 비국민으로 갈라 세워져야 했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치킨과 피자로 조롱을 당해야 했습니다”라면서 “눈물을 보였던 세월호의 약속 역시 대통령의 마음속에선 어느새 증발되어 간 것 같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라는 거창한 구호는 재벌과의 뒷거래로 묻혀갔고, 공염불이 된 검찰 독립의 약속. 또 기초연금, 누리예산. 가장 기초적인 복지공약은 파기됐습니다”라면서 “‘늘.지.오.’ 늘리고 지키고 올린다던 노동공약은 역주행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약속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고 손 앵커는 “모든 국민 앞에서 공언했던 그 말조차 이제는 지킬 수 없다고 합니다”라면서 ”급박한 시국에 대한 수습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라고 하니,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손 앵커는 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과 달리 시민들은 국가, 공동체와의 약속을 지킨 점을 강조했다. “필경 ‘약속’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유리지갑’이라고 불릴지언정 세금을 꼬박꼬박 납부했고, 듣도 보도 못한 질환으로 병역을 피하지도 않았고, 코너링이 아무리 탁월하더라도 특혜를 받지도 않았습니다. 말을 못타는 대신 성실하게 공부해 성적을 얻었고 자신의 일터에서 묵묵히 일했습니다. 이것은 민주국가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약속들.” 손 앵커는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는 말들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는 말로 운을 뗀 뒤 “마지막까지 물속의 아이들을 구해내고자 했던 민간잠수사는 약속을 지키지 못함이 못내 마음에 걸려 뒷일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습니다”라고 말했다. 손 앵커는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을 방임하거나 그의 농단에 일조한 혐의를 받게 된 박 대통령을 향한 퇴진 여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다섯 번의 토요일 동안 평화의 기적을 만들어낸 시민들은 다시금 그 약속들을 떠올렸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엔 청와대의 면전에서 평화롭게 물러나던 시민들… 그들은 평화집회의 약속을 그렇게 지켜냈습니다”라고 밝혔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가는, 그 수반은 부끄럽지 않은가. 시민들이 거리에서 외치고 있는 그 선언은 약속이 버려지는 그 불통의 시대를 뒤로 함이며 일방통행으로 일관하는 오만의 시대를 뒤로 함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약속을 방기했던 국가가 약속을 지킨 시민사회에 경의를 표할 시간이 아닌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新국토기행] 바다처럼 드넓은 인심 노을처럼 빛나는 영광

    [新국토기행] 바다처럼 드넓은 인심 노을처럼 빛나는 영광

    전남 영광군은 동쪽은 장성군, 남쪽은 함평·무안군, 북쪽은 전북 고창군과 접하고 서쪽으로 황해와 연결된다. 국토의 서남해안에 있는 영광은 광활한 평야와 황금어장이 있어 자원이 풍부해 인심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와 조선 때 지금의 법성포를 거쳐 중국을 오가는 국내외 사신들의 왕래가 빈번했고, 남녘에서 거둔 조세를 모아 보관하고 실어 나르는 등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예악문물’이 찬연한 이 고장에서 임기를 마친 원님은 당상관(堂上官)으로 영전했기에 ‘옥당(玉堂)고을’이라고도 했다. 사람 많고, 물산도 풍부해 흥선대원군이 “호수(戶數)는 영광만 한 데가 없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볼거리 영광은 한자로 ‘신령스러운 빛’의 의미처럼 지명에서부터 신비로움을 준다. 그래서인지 정신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종교사적으로 의미가 큰 우리나라의 4대 종교 유적지가 모두 있다. 1894년 동학운동의 중심지였고, 인도승 마라난타가 백제 침류왕(384년) 때 중국을 거쳐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탄생한 지역이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의 교회탄압에 항거해 신앙을 지키려다 194명의 신자들이 순교하는 등 세계교회 역사에 기록될 정도인 세계적인 순교지로, 조선 신유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영광성당도 있다. 해상교량 길이 590m, 폭 16.8m 규모로 지난 3월 개통한 영광대교는 백수해안도로에서 백제불교최초도래지와 바로 연결돼 관광객이 찾기 편리해졌고 서해 낙조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한다. 4년 뒤 영광군 염산면과 무안군 해제면을 연결하는 칠산대교가 준공되면 영광 해안선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품 관광지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수도권 지역에서 290㎞여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면 2시간대에 도달한다. ●천연기념물 품은 백제 최초의 절 ‘불갑사’ 불갑산(해발 516m) 기슭에 자리잡은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384년) 때 법성포를 통해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인도승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로 알려졌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만큼 많은 전설과 얘기가 전해진다. 보물 제830호 대웅전, 보물 제1377호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보물 제1470호 불복장전적 등을 비롯해 팔상전, 칠성각, 만세루, 범종루, 천왕문 등 귀중한 문화재들을 품고 있다. 템플스테이가 가능해 외국인들을 포함한 체험객들이 많이 찾는다. 절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제112호 참식나무 자생 북한대가 있다. 봄이면 벚꽃, 8월이면 백일홍, 9월에는 전국 최대 군락을 이루는 상사화가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바로 인근에는 있는 불갑저수지수변공원도 발길을 잡는다. 광주·전남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불갑저수지 주변을 관광지로 조성한 수변공원이다. 철 따라 잘 가꿔진 화단과 시원한 물줄기가 일품인 인공폭포 등이 있다. 연인들에겐 드라이브 코스로, 가족들에겐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상스키장이 마련돼 색다른 느낌도 받는다. 또한 저수지 상류에서 불갑사 가는 길 입구에 조성된 불갑농촌테마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천년방아(16m)와 형형색색의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돼 새로운 관광지로 부각하고 있다. 법성포 좌우두는 인도승 마라난타가 AD 384년에 중국 동진을 거쳐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우리나라에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법성포의 ‘법’은 불교를, ‘성’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뜻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부용루, 탑원, 간다라 유물전시관 등이 건립됐다. 특히 아미타불을 주존불로 관음세지보살을 좌우 보처로 모시고, 마라난타존자가 부처님을 받드는 모습을 다른 한 면에 배치한 사면불로 약식 석굴사원형식을 띤 독특한 형태의 높이 23.7m의 간다라 양식 사면대불이 세워져 있다. 부용루의 벽면에 석가모니의 출생에서 고행까지의 전 과정을 23개의 원석에 간다라 조각기법으로 음각돼 있는 등 관광명소로 각광받는다. ●16.8㎞ 백수해안도로, 자연경관 대상 받은 비경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에 달하는 해안도로다. 기암괴석·광활한 갯벌·불타는 석양이 만나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산과 절벽에서 바로 해안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지형은 수많은 기암괴석을 만들었다. 거북이가 산으로 올라가는 형상의 거북바위, 어머니가 아이를 품은 모자바위, 우암 송시열의 이야기가 담긴 응암바위 등이 있다. 특히 해안도로 아래 목재 데크 산책로로 조성된 2.3㎞의 해안 노을길은 바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걸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길을 가다 아무 곳이나 멈춰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그곳이 바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2006년 국토해양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2011년 국토해양부의 제1회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국내 유일의 노을전시관을 비롯해 해수온천랜드, 다양한 펜션과 음식점 등이 있다. 노을전시관에서 노을이 생기는 원리와 현상을 배우고 난 후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를 감상하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전남 최고 높이’ 칠산타워 전망대, 노을도 최고 서해 앞바다의 비경과 낙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남 최고높이 111m 바다전망대다. 지난달 수산물 소비 확대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건립됐다. 111m는 영광군의 11개 읍·면이 하나로 화합하자는 의미다. 영광칠산타워는 부지 4432㎡, 연면적 2196㎡, 높이 111m,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다. 1~2층에는 활어·선어 등 특산물 판매장과 향토음식점이 있다. 3층에 마련된 전망대에서는 영광 칠산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과 일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백수해안도로와 함께 영광 관광의 백미로 자리잡았다. 인근의 설도젓갈타운에서는 다양한 젓갈을 만날 수 있다. 영광의 맛과 멋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해양관광복합공간이다. ●사진가들 몰리는 천일염전… 체험도 가능 영광의 천일염은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로 미네랄 성분이 많은 서해안 갯벌, 풍부한 일조량과 하늬바람이 만들어낸다. 천일염은 보통 4월부터 10월까지 만들어지는데 품질의 우수성만큼이나 염전 풍경도 아름답다. 붉은 석양과 함께 작업하는 염부의 모습은 마치 밀레의 만종을 연상케 해 전국의 많은 사진가들이 찾기도 한다. 염전은 염산면 송암리, 야월리, 두우리와 백수읍 하사리에 주로 분포돼 있다. 염산면에서는 소금모으기, 운반하기, 수차돌리기 등 염전체험도 가능하다. 영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법성포 굴비 왕처럼 먹어볼까 ●영광굴비 영광굴비의 유래는 고려 16대 예종 때 이자겸이 난을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1126년 영광 법성포에 유배돼 귀양살이한 것에서 시작된다. 이자겸이 당시 소금에 절여 바위에 말린 조기를 먹어본 결과 그 맛이 너무 좋아 임금님께 진상하게 됐는데 ‘결코 자신의 죄를 면하기 위한 아부가 아니고 임금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과 함께 그의 옳은 뜻을 비굴하게 굴지 않겠다’는 뜻으로 ‘굴비’라고 이름을 지어 올렸다. 영광굴비를 먹어보고 맛이 너무 좋아 매년 진상토록 해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게 되면서 영광굴비가 유명해졌다. 영광굴비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잡히는 참조기를 원료로 만든다. 영광굴비 원산지인 법성포는 기후 조건이 좋아 남다른 맛을 자랑한다. 이곳의 갯바람은 돔배섬에서 S자형으로 굽이돌아 불어오는 지리적 기상요인으로 낮에는 습도가 45% 이하, 밤에는 96% 이상에서 5~6시간 지속된다. 일조량도 조기가 급하게 마르거나 마르던 조기의 부패를 방지하는 데 적합한 기후 조건을 가졌다. 영광굴비는 465개 업체에서 연간 1만 9520t을 생산해 30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다. 우리나라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대표 특산품이다. ●영광모싯잎송편 연매출 300억원을 자랑하는 지역 농특산물의 대표 상품이다. 영광모싯잎송편은 모싯잎 송편의 원료 중 쌀이 55% 이상 차지해 식생활 변화로 감소하는 쌀 소비량을 연간 1910t으로 늘리는 역할도 한다. 관광지 및 식당에서 송편을 간식으로 판매·제공함으로써 관광객의 먹거리 해결뿐만 아니라 유휴 노령인구 일자리로 연인원 19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둔다. 또 생산량의 95%가 택배 등으로 판매 유통돼 택배종사자 및 포장재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효자상품이다. 모시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의 연동운동을 돕고, 변비 예방과 여성의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다. 또 항산화 성분은 쑥의 6배 정도 많이 들어 있다. 칼슘, 칼륨, 철,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을 많이 함유해 골다공증, 관절염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로부터 토사, 신경통, 감기, 식욕부진, 간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군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영광모싯잎송편 지리적 표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영광찰보리 정부의 보리 수매 폐지로 재배면적이 급감한 보리가 영광의 역발상 정책으로 새롭게 블루오션으로 재탄생했다. 정부가 2012년 수매를 전면 중단함에 따라 대부분 지자체가 보리 재배를 포기했다. 반면 영광군은 보리 재배를 장려하고 보리를 웰빙산업 대표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육성해 부가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지역산업특구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전국 166곳과 겨뤄 당당히 대상을 받으며 보리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게 됐다. 찰보리빵, 보리초코파이 등은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납품, 판매되며 보리로 제조한 ‘대마할머니막걸리’는 전국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청보리 발효사료를 이용한 청보리 한우 브랜드 육성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매년 5월 열리는 찰보리문화축제에는 4만여명이 찾아 흥겨움을 나눈다. ●영광 천일염 영광군은 백수읍과 염산면에 위치한 570㏊ 염전에서 매년 4만 5000t의 천일염을 생산한다. 국내 유일의 소금지명을 가진 염산에서 알 수 있듯이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생산량을 자랑한다. 천일염은 바다에서 저수지, 증발지, 결정지로 차례차례 옮겨가며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에 증발시켜 만든다. 영광 갯벌 천일염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서해 청정해역 칠산바다 바닷물과 오뉴월의 따듯한 햇볕과 4월부터 불어오는 북서풍 하늬바람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명품 소금이다. 본초강목에서는 천일염을 달고 짜며, 찬 것으로 독이 없으며, 위와 명치 아픈데 좋고, 담과 위장의 열을 내리며, 체한 것을 토하게 하고 해독, 살균 지혈효과가 있어 민간요법으로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영광 칠산 갯벌 천일염은 다른 곳에 비해 미네랄 함량은 높고,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은 알칼리성 소금으로 맛있고 건강에도 좋다. 영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생명체 존재의 열쇠…화성 빙하 아래 물이 있을까?

    생명체 존재의 열쇠…화성 빙하 아래 물이 있을까?

    고대 화성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만큼 따뜻한 기후였다. 표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지형이 그 당시 화성에 바다와 호수, 강이 존재했다는 것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화성의 약한 중력과 자기장으로 인해 대기를 잃어버렸고 그 이후 화성은 춥고 건조하고 매우 대기가 희박한 사막 행성이 되어버렸다. 고대 화성에 존재했던 물의 상당 부분은 우주로 달아났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많은 양의 물이 얼음의 형태로 화성 땅속에 잠자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일부 과학자들은 현재도 간간이 액체 상태의 물이 화성 표면을 흐르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화성의 희박한 대기 압력과 낮은 기온으로 인해 바로 증발하거나 얼어버려서 흔적 이외에 실제 물을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다.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면 어쩌면 여기에 생명체의 흔적이나 혹은 생명체 자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만약 화성에서 물을 찾는다면 어디서 찾아야 할까? 텍사스 대학의 과학자들은 현재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지 모르는 새로운 장소를 찾아냈다. 화성 표면에는 수많은 크레이터가 있다. 그런데 이 크레이터 가운데는 평범한 지층이 아니라 화성의 바람에 날려온 먼지에 덮여 있는 빙하 지형에 충돌한 것들이 존재한다. 과학자들은 얼음 지형 주변의 균열과 독특한 크레이터의 모양을 통해서 그 정체를 알아낼 수 있다. 그런데 텍사스 대학의 조셉 레비와 그의 동료들은 일부 크레이터의 모양이 다른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크레이터 가운데 일부가 운석 충돌이 아닌 화산 활동이나 열수 활동에 의해서 생성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린란드나 아이슬란드의 빙하 지형에는 화산 활동에 의한 열에 의해 빙하가 녹아 움푹 팬 지형이 존재한다. 화성의 일부 크레이터가 이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연구팀은 나사의 탐사선이 보내온 지형 자료를 바탕으로 3D 입체지도를 제작해 그 생성 원인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일부 크레이터는 운석 충돌 시 볼 수 있는 주변의 균열이나 파편의 흔적이 없어 화산 활동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화성에는 활화산이 없지만, 화산 활동의 증거는 다수 존재한다. 만약 연구팀의 추정이 옳다면 이 크레이터에 바닥이나 그 밑에는 지열에 의해 녹은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래 화성 탐사에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여기서 외계 생명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대통령 ‘잠행’·땜질 정책·국회 치킨게임… 국정 공백 장기화되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대통령 ‘잠행’·땜질 정책·국회 치킨게임… 국정 공백 장기화되나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의 ‘국정 개입’ 파문으로 촉발된 국정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뾰족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16일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이후 한 달 넘게 모습을 감췄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신 회의를 이끌고 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한 것도 지난달 20일이 마지막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주 들어 단 한 건의 공식 일정도 소화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잠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 총리와 김병준 총리 후보자,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금융위원장)의 ‘어정쩡한 동거’가 지난 2일 이후 2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가 이뤄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도 아니다. 박 대통령이 지난 8일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회동에서 제안한 ‘국회 추천 총리’ 문제 역시 겉돌고 있다. 정부 정책 조율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은 지난달 30일 안종범 전 수석이 물러난 뒤 제구실을 못하는 실정이다. 강석훈 경제수석이 정책조정수석 대행을 맡기로 가닥이 잡혔지만 ‘땜질 처방’에 가깝다. 의사 결정 체계 전체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정부 기능 역시 ‘올스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국정 과제를 뒷받침할 동력은 증발됐다. 실제 수출과 투자 부진에 내수 침체까지 이른바 ‘트리플 악재’가 만성화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을 선언했던 대부분의 경제 정책이 표류 중이다.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이 대표적이다. 경제부처 한 국장급 관계자는 “의료 등 민감한 부분은 협의해서 수정하면 통과될 가능성도 있는데 아무도 적극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부는 또 심각해지는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달 말 청년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소리 소문 없이 미뤄졌다. 여기에 1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 미국의 금리인상 예고 속에 최근 3주 사이에 증권시장에서만 1조 7000억원대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는데 경제 컨트롤타워의 부재 속에 뾰족한 대책을 못 내놓고 있다. 공직사회는 눈치보기를 넘어 복지부동(伏地不動) 경향까지 팽배해지는 실정이다. 한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은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승진은 물론 주요 보직을 맡는 것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통령과 더불어 ‘양대 선출 권력’인 국회도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치 부재, 국정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젤 전해질’로 배터리 폭발 막는다

    삼성의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로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는 스마트기기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폭발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춘 기술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연구단과 경희대 화학과, 미국 에너지부 산하 퍼시픽노스웨스트 국립연구소 공동연구진은 리튬이차전지에 사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대신할 수 있는 고체와 액체 상태의 중간 형태인 ‘젤’ 상태 전해질을 만들고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9일자 표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휴대전화나 노트북, 태블릿PC 같은 스마트기기에 많이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두 개의 전극 사이에 전자의 이동을 돕는 전해질로 채워져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건 카보네이트계 액체전해질인데, 이것이 새거나 증발하면서 폭발이나 발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고체 형태의 전해질은 액체에 비해 전자의 이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온성 액체와 리튬염을 섞어 ‘스멕틱 액정’ 구조를 가진 젤 형태의 전해질을 만들었다. 스멕틱 액정구조는 분자들이 층층이 쌓인 형태를 말한다. 구종민 KIST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젤 전해질은 기존 액체전해질의 문제점인 누액, 휘발, 발화, 폭발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채권 시장 ‘트럼패닉’… 1조 5000억弗 증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4일(현지시간) 2.30%를 찍어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장중 최고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었다. 15일 오후에는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2개월 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의 국채 금리는 올여름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이후 역대 최저로 추락했었다. 하지만 글로벌 제조업과 물가 지표의 호조로 국채 금리가 다시 반등세를 타다 트럼프 당선 이후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미국 대선 이후 잃은 돈이 1조 5000억 달러(약 1755조원)에 이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회사채와 국채를 포함한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멀티버스 지수 안에 있는 채권의 가치가 그만큼 감소했다. 트럼프는 인프라 지출과 세금 감면, 은행 규제 완화를 옹호하며 일자리 늘리기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재정 지출을 확대해 경제를 떠받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대신 주식과 원자재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국채 시장의 주도로 선진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긍정적 신호라고 보고 있다.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으로 오랜 저성장과 저물가시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2066억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3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과학자의 다이어트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과학자의 다이어트

    다이어트는 자기 계발이라는 21세기 신흥 종교의 핵심 교리다. 이 교리의 특징은 외모라는 일상의 권력 기준에서 동력을 얻지만 건강이라는 또 다른 진리의 절대적 지지를 동시에 받는다는 점이다. 시대에 따라 선호되는 체형이 변한 것처럼 변화의 여지는 있을지라도 값싼 풍요가 만든 비만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교리의 위세는 약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어트의 가장 손쉬운 기준은 한 인간의 물적량을 숫자 하나로 환원시킨 몸무게라는 값이다. 키라는 또 다른 인간의 특징을 제곱해 몸무게를 이 결과로 나눔으로써 우리는 키에 관계없이 비만을 판단할 수 있는 체질량지수(BMI)를 얻는다. 성인의 경우 키는 크게 변하지 않으므로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체중 변화를 수시로 측정해 실천의 동기로 삼는다. 이렇게 자신의 체중을 재는 방법은 실제로 효용이 증명된 매우 드문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다. 체중의 변화를 지배하는 첫 번째 원칙은 질량 보존의 법칙이다. 질량 보존의 법칙은 간단히 말해 어떤 대상이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겪더라도 변화 전후로 그 질량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우유팩 하나를 들고 체중계 위에 올라선 당신이 우유를 다 마시는 동안 체중계의 수치는 변하지 않는다. 우유팩 하나는 200㎖이고, 액체의 비중은 1에 가까우므로 우유가 팩 안에서 당신의 위로 옮겨 오는 동안 당신의 체중은 200g이 늘게 된다. 질량 보존의 법칙은 간단한 몇 가지 사실을 알려 준다. 몸으로 들어가는 것은 체중을 증가시키고 몸에서 나오는 것은 체중을 감소시킨다. 평소 체중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몸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만큼의 무언가가 몸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밥 한 공기는 100g 정도이고 한 사람의 식사량은 수백g 안팎으로, 보통 하루에 물과 음료를 포함한 2~3㎏ 정도가 한 사람의 몸으로 들어간다. 몸에서 나오는 것은 고체와 액체의 두 가지 형태를 가진다. 고체는 크기에 따라 한 번에 100~300g 정도이며 액체는 하루에 1~2㎏에 이른다. 나머지는 피부 표면을 통해 증발하는 체액으로 매 시간 수십g이 빠져나간다. 밤사이 줄어든 체중은 이 때문이다. 어쨌든 질량 보존의 법칙은 매우 단순한 한 가지 사실을 말해 주는데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면 체중은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다음은 에너지 보존 법칙이다. 에너지는 곧 열이며, 다이어트의 세계에서는 열의 단위인 칼로리가 쓰인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이는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 보존 법칙을 질량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우리 몸에 들어온 에너지에서 우리가 사용한 에너지를 빼고 나면 남은 만큼이 우리 몸에 축적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활동은 체온 유지로 전체 소비의 절반 이상이 여기에 쓰인다. 물론 외부 기온, 활동량, 땀을 통한 체온 조절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 그리고 뇌신경의 전기적 활동, 근육의 육체적 활동, 소화를 위한 내장기관의 활동에도 에너지는 소모된다. 운동은 건강한 삶의 유지에 꼭 필요하지만, 다이어트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들이 최근 발표되고 있다. 결국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적게 먹어야 한다. 다이어트가 필요해진 이유는 현대의 인간이 먹을 것이 부족해 눈앞에 보이는 것은 모두 먹어 두는 것이 유리했던 시대에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후손인 우리는 그들이 또한 우리에게 물려준 이성을 사용해 적절한 시점에서 자신의 욕망을 제어할 수 있다. 텔레비전에서 짜장면이 나오면 아이들은 중국집에 가자고 말하고, 치킨이 나오면 치킨을 주문하자고 말한다.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얘들아, 저런 걸 간접광고(PPL)라고 한단다.” 네오펙트 최고알고리즘책임자(CAO)
  • 서울시의회 이승로의원 ‘스파이더 범죄예방사업’ 현장 점검

    서울시의회 이승로의원 ‘스파이더 범죄예방사업’ 현장 점검

    성북구 장위1동에 서울시가 지원하는 ‘스파이더 범죄예방 마을가꾸기 시범사업’이 실시됐다. 서울시의회 이승로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구4)은 종암경찰서 장위지구대장, 장위1동장, 자율방범대, 주민안전협회와 함께 장위1동 350여 가구의 담벼락과 가스관, 주변 전봇대 등에 특수형광물질을 칠하는 등 스파이더 범죄예방을 위한 현장 활동을 벌였다. ‘스파이더 범죄예방 마을가꾸기 시범사업’은 주택 담장이나 도시가스 배관 등을 타고 침입하는 범죄에 대해 무색무취의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하고 전봇대 등에 경고판을 설치하여 범죄자의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수형광물질은 투명한 색상으로 시설물을 훼손하지 않으며, 평소에는 도포한 흔적조차 보이지 않으나 전용 UV라이트(특수전등)로 비췄을 때 형광색이 보여 경찰이 순찰 시 범행 흔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 번 도포된 특수형광물질은 약 1년가량 증발하지 않고 유효하기 때문에 서울시의 ‘범죄 없는 마을가꾸기’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사업이며, 내년까지 일정 지역에 대해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내후년부터는 기초자치단체에서 지원하거나 개인별로 직접 구매해서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저층 주거지가 도시가스 배관 등을 타고 주택에 침입하는 범죄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만큼 이러한 범죄예방을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며, “이 사업을 통해 범죄예방뿐만 아니라 저충 주택에 살고 있는 시민 모두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고 언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라져 가는 가스 성운…‘파괴의 기둥’ 포착

    사라져 가는 가스 성운…‘파괴의 기둥’ 포착

    태양 같은 별은 가스 성운에서 탄생한다. 별의 재료가 되는 수소는 물론 이보다 무거운 다양한 원소들이 뭉쳐 별과 행성을 이루는 것이다. 어둡게 보이는 거대 성운은 사실은 아기별이 태어나는 창조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7,500광년 떨어진 용골 성운(Carina Nebula) 역시 아기별이 태어나는 장소로 유명한 성운이다. 그런데 이 성운에서 창조가 아닌 파괴의 모습이 포착됐다. 천문학자들이 유럽남방천문대(ESO)의 대형 망원경인 VLT (Very Large Telescope)에 설치된 MUSE 장치를 이용해서 이 성운을 관측한 결과, 주변에 존재하는 큰 별에서 나오는 강력한 항성풍과 에너지에 의해 성운 일부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은 광증발 (photoevaporation)이라고 부르는데, 크고 밝게 빛나는 별에서 나온 에너지에 의해 성운의 가스 온도가 오르고 이온화되면 쉽게 뭉치지 못하고 흩어지게 되는 현상이다. 광증발이 발생하면 본래 별이 태어날 수 있었던 성운 내부의 가스가 흩어지면서 사라지게 된다. 사진에 보이는 검은 기둥은 독수리 성운에 존재하는 별이 탄생하는 장소인 창조의 기둥과는 달리 파괴되는 중이기 때문에 파괴의 기둥 (pillars of destruction)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파괴되는 기둥의 모습은 보기에 따라서 공을 든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흡사 사라지기 전에 우리에게 뭔가를 건네려는 것처럼 보인다. 우주에서는 끊임없는 창조와 파괴가 일어난다. 지금은 파괴되는 가스 성운이라도 다시 시간이 흐른 후에는 중력에 의해 가스가 뭉쳐져 별과 행성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렇게 생성된 별 역시 다시 가스와 먼지로 돌아가게 된다. 사실 우리 인간 역시 그 순환 과정의 일부인 것이다. 사진=ESO / A. McLeod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호킹 “블랙홀은 그다지 검지 않다, 불사조도 아니다”

    호킹 “블랙홀은 그다지 검지 않다, 불사조도 아니다”

    블랙홀은 한마디로 우주의 괴물이다. 은하계를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면서 주위에 있는 모든 물질들을 게걸스럽게 집어삼킨다. 그들이 하는 짓을 보면 블랙홀이란 이름에 값한다. 만약 당신이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안으로 미끌어진다면, 결코 다시는 바깥으로 나올 수가 없다. 거기서는 빛조차 탈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무시무시한 블랙홀이 약점을 보이기도 한다. 은하계의 괴물 블랙홀도 취약점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1970년대에 이론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이 중력과 양자역학이 만나는 지점의 복잡한 수학 속에 숨겨진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블랙홀도 빛을 방출하며, 오랜 시간이 지나면 증발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천하무적 블랙홀도 죽을 수 있다는 말이니 말이다. 과연 블랙홀은 어떻게 죽는가? 호킹이 내놓은 해답은 이른바 '호킹 복사'라는 것이다. 호킹 복사란 대체 뭘까? 블랙홀도 이길 수 없는 막강한 상대인가? 일반 상대성 이론은 아주 복잡한 수학적 이론이다. 양자역학 역시 마찬가지다. 복잡한 수학과 호킹 복사 간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문제점이 약간 존재한다. 그에 대한 표준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가상 입자'에 대해 알아보자. 이 가상 입자는 실제도 아니고 입자도 아니다. 입자와 힘에 관한 현대적 개념인 양자장 이론에 따르면, 어떤 종류의 입자이든 시공간에 가득한 양자장의 영향 속에 있다고 한다. 아무것도 없는 진공이라 하더라도 양자장이 가득 차 있으며, 양자 요동으로 끊임없이 가상 입자들의 쌍생성과 쌍소멸이 일어나는 역동적인 공간인 것이다. 우주의 진공은 이러한 가상입자로 가득 차 있다. 양자요동으로 인해 한 쌍의 입자들이 진공에서 에너지를 얻어 태어나는가 하면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존재하다가 서로 충돌하여 쌍소멸한다. 진공은 이러한 가상 입자들의 탄생과 소멸로 들끓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입자와 반입자의 쌍생성이 일어난다. 그 때 발생한 두 입자 중 반입자가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향해 떨어지고, 입자는 외부로 방출된다. 블랙홀로 떨어진 반입자는 블랙홀 내부의 입자와 충돌하여 쌍소멸하여, 에너지를 방출하며 질량이 감소하게 된다. 이때 블랙홀 밖으로 방출된 입자는 일반물질의 입자로서 소멸을 피하게 되는데, 이 방사선이 바로 호킹 복사다. 시간 앞에 영원한 것은 없다 호킹 복사가 일어날 경우 이 과정에서 블랙홀이 질량을 잃게 되므로, 흡수하는 질량보다 잃는 질량이 많은 블랙홀은 점점 줄어들다가 결국 증발되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은 작으면 작을수록 더 많은 열복사를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랙홀도 이렇게 빛을 방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가상입자 쌍을 분리해 그중 하나를 일반입자로 변화시킴으로써 ​자신의 질량을 서서히 잃어간다. 물론 이런 복사로 블랙홀 하나가 완전히 증발하는 데는 거의 영겁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불랙홀도 불사는 아니란 사실이 중요하다. 블랙혹도 결국엔 죽는다. 그래서 호킹은 '블랙홀도 그다지 검지는 않다'고 말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블랙홀도 해체될 수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다. 그러나 해체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태양 질량만한 블랙홀이 완전히 증발하는 데는 무려 10^67(10의 67승)년이 걸린다. 우리 우주의 나이는 고작 10^10(10의 10승, 100억)년 남짓 정도임을 비추어볼 때,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 동안을 버틸 수 있는 물질이 현실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만약 에펠탑을 블랙홀 방식대로 증발시킬 수 있다면 단 하루 만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것이 인간세상과 우주의 차이라고 이해해야 할까? 어쨌든 블랙홀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시간 앞에 영원한 것은 없다. 블랙홀의 증발 정도는 그 질량이 작을수록 빨라진다. 처음에는 천천히 증발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질량이 감소하는 정도가 심해지고 증발 속도는 점차 빨라진다. 그러다가 이윽고 소멸 단계에 이르면 거의 폭발하다시피 격렬한 증발로 소멸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뉴스 분석] NLL 파문과 닮은꼴 ‘송민순 회고록’

    [뉴스 분석] NLL 파문과 닮은꼴 ‘송민순 회고록’

    현재 관련 회의록 존재 불투명 1년 이상 장기화·논점 변질 우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을 둘러싼 여야의 진실 공방은 2012년 불거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파문과 닮았다. 대선을 앞둔 시점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관련 사안의 공개, 뒤이은 진실 공방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론 등에 닮은 면이 느껴진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파문이 그랬듯, 이번 일도 시작부터 ‘진실 찾기’ 게임이다. 2012년 10월 8일 당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처음 폭로한 뒤 실제 회의록을 찾는 데 1년 남짓 걸렸다. 이번 진실 공방은 내년 대선까지 최소 1년 2개월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회의록 찾기 싸움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4년 전 정 의원은 청와대 통일비서관 재직 시 국가정보원에서 보관하던 2급 비밀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국정원은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2013년 6월 정상회담 발언록을 ‘일반문서’로 등급을 바꿔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다만 ‘송민순 회고록’은 우리 정부 측 인사들로만 구성된 청와대 안보정책조정회의 등 내부 협의 과정에서 점화된 문제다. 당시의 발언이 낱낱이 담긴 회의록이 존재한다면 법적인 절차를 거쳐 확인하면 되지만 현재로선 그러한 회의록이 존재하는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록이 있다면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상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적용을 받는다. 군사·외교·통일에 관한 비밀기록물로 공개되면 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기록물의 경우 15년 범위에서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 의결이 있거나 수사 중일 경우 관할 고등법원장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할 경우 열람이 가능하다. 새누리당은 국회 의결 절차를 시도하겠다고 했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쉽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한 고소·고발 절차가 이뤄진다면 수사 과정에서 속속 드러날 것으로 새누리당은 기대하고 있다. 17일 북한인권단체 3곳이 문 전 대표와 김만복 전 국정원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고발장을 내기도 했다. ‘논점의 변질’ 문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4년 전 7월 “국가기록원에는 회의록 원본이 없다”는 것으로 확인되자 여당이 이 사건을 일명 ‘사초 증발’로 규정,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된다. 이와 관련, 2007년 당시 청와대 백종천 안보실장과 조명균 안보정책비서관이 회의록 삭제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11월 2심까지 연달아 무죄를 선고받은 채 최종 판결이 미뤄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에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폭로의 후폭풍은 아직도 다 끝나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4년 전에 이어 지금도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나서고 있다. ‘송민순 회고록’이 제2의 ‘NLL 대화록’이 될지 주목을 받는 이유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삼성전자, 갤노트7 충격 다 털고 간다

    “단종에 따른 직접비용 전부 반영” 시장 불확실성 해소 새출발 의지 갤럭시노트7 단종(斷種)의 여파로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조 6000억원 증발했다. 매출은 잠정 실적 대비 2조원 줄었다. 한국, 미국 등 10개국에 팔린 구형·신형 갤럭시노트7에 대해 교환·환불 조치를 취하기로 함에 따라 매출로 인식했던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12일 연결기준으로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 2000억원으로 3분기 잠정 실적을 정정 발표했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는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7조 8000억원이라는 3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정정된 실적은 매출이 4%, 영업이익이 33% 줄어든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06%, 29.63%가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현 시점에서 파악되는 갤노트7 단종에 따른 직접비용을 전부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불확실성을 3분기에 모두 털고 가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014년 3분기(4조 600억원) 이후 영업이익에서 최저점을 찍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그동안 생산한 갤노트7은 430만대 정도로, 원가는 대당 500달러 선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단종을 선언하면서 이번 갤노트7 사태로 인한 영업손실이 3조원에서 최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노트7의 일부 부품 재활용을 가정해도 전량 폐기로 1조 8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면서 “기대 영업 이익 감소액과 리콜 비용 등을 고려하면 갤노트7 단종에 따른 단기 손실 규모는 총 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울릉도에 탄소 가고 친환경 에너지 온다

    울릉도에 탄소 가고 친환경 에너지 온다

    울릉도가 2025년까지 세계 최초로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으로 거듭난다. 경북도는 울릉도를 완전한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으로 조성하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울릉도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 조성 사업’ 계획 일부를 변경,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업 변경 계획안에 따르면 2025년까지 10년간 총 사업비 2685억원을 들여 울릉도를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탄소 제로섬’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태양광·풍력·지열·소수력·연료전지 등 친환경에너지만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해 쓰도록 하는 게 목표다. 사업 기간은 당초보다 5년 연장된 반면 사업비는 1217억원이나 대폭 줄었다. 친환경에너지 설비 용량은 지열 12㎿를 비롯해 태양광 0.6㎿, 풍력 6㎿, 소수력 0.66㎿, 에너지저장장치(ESS) 19.5㎿ 등 총 38.76㎿이다. 이 같은 설비 용량은 1만 3000가구(인구 5만 2000여명)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사업계획 변경의 핵심 내용은 당초 주요 설비였던 연료전지(23㎿)를 완전 퇴출시키는 대신 지열을 12㎿로 3배 늘렸다. 이로써 울릉도를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 연료전지는 연소 과정 없이 액화천연가스(LNG)에서 뽑아낸 수소와 공기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지만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화력 발전 대비 60% 정도다. 연료전지는 다른 문제점도 있다. 초저온 상태의 LNG와 수소를 육지에서 지속적으로 들여와야 하는데 이에 따른 과다한 물류비 부담과 증발가스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크게 우려됐다. 게다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LNG가 유가 변동에 따른 유동성이 많아 고정적인 에너지원으로 부적합하다고 지적됐다. 현재 울릉도 전력의 90% 이상은 디젤 발전에 의존한다. 인구 1만명인 울릉군의 총 전력발전용량은 19.2㎿로, 이 중 디젤 발전설비 용량이 96%인 18.5㎿다. 나머지 700㎾는 수력 발전설비용량이다. 이처럼 울릉도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지열을 대폭 확대한 것은 국내 지열 자원 탐사 및 개발 전문업체 등이 2012년과 지난해 2차례 울릉도 지열자원을 정밀탐사 결과 땅속의 온도가 국내 평균(25도)보다 최고 4배 가까이 높아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울릉도 4곳(동·서·남·북) 땅속 1㎞에서 63.5~99.2도의 고온 지열 자원을 확인했다. 사업은 1단계로 내년까지 태양광·풍력·소수력 발전소와 ESS를 구축하고, 2·3단계(2018~2020년·2021~2025년)로 지열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고비용의 디젤발전을 제로화하고 세계 최초의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이 탄생하게 된다. 이 사업은 경북도와 울릉군, 한국전력, LG CNS·도화엔지니어링이 930억원을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인 ‘울릉도 친환경에너지자립섬㈜’이 맡는다. 박성수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천혜의 녹색관광자원인 울릉도를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세계 최초 탄소 제로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으로 만든다는 당초 목표 달성을 위해 연료전지를 제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울릉도 2025년까지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 구축

    울릉도가 2025년까지 세계 최초로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으로 거듭난다. 경북도는 울릉도를 완전한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으로 조성하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울릉도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 조성 사업’ 계획 일부를 변경,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업 변경 계획안에 따르면 2025년까지 10년간 총 사업비 2685억원을 들여 울릉도를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탄소 제로섬’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태양광·풍력·지열·소수력·연료전지 등 친환경에너지만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해 쓰도록 하는 게 목표다. 사업 기간은 당초보다 5년 연장된 반면 사업비는 1217억원이나 대폭 줄었다. 친환경에너지 설비 용량은 지열 12㎿를 비롯해 태양광 0.6㎿, 풍력 6㎿, 소수력 0.66㎿, 에너지저장장치(ESS) 19.5㎿ 등 총 38.76㎿이다. 이 같은 설비 용량은 1만 3000가구(인구 5만 2000여명)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사업계획 변경의 핵심 내용은 당초 주요 설비였던 연료전지(23㎿)를 완전 퇴출시키는 대신 지열을 12㎿로 3배 늘렸다. 이로써 울릉도를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 연료전지는 연소 과정 없이 LNG에서 뽑아낸 수소와 공기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지만,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화력 발전 대비 60% 정도다. 연료전지는 다른 문제점도 있다. 초저온 상태의 LNG와 수소를 육지에서 지속적으로 들여와야 하는데 이에 따른 과다한 물류비 부담과 증발가스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크게 우려됐다. 게다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LNG가 유가변동에 따른 유동성이 많아 고정적인 에너지원으로 부적합하다고 지적됐다. 현재 울릉도 전력의 90% 이상은 디젤 발전에 의존한다. 인구 1만명인 울릉군의 총 전력발전용량은 19.2㎿로, 이 중 디젤 발전설비 용량이 96%인 18.5㎿다. 나머지 700㎾는 수력 발전설비용량이다. 이처럼 울릉도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지열을 대폭 확대한 것은 국내 지열 자원 탐사 및 개발 전문업체 등이 2012년과 지난해 2차례 울릉도 지열자원을 정밀탐사 결과 땅속의 온도가 국내 평균(25도)보다 최고 4배 가까이 높아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울릉도 4곳(동·서·남·북) 땅속 1㎞에서 63.5~99.2도의 고온 지열 자원을 확인했다. 사업은 1단계로 내년까지 태양광·풍력·소수력 발전소와 ESS를 구축하고, 2·3단계(2018~2020년·2021~2025년)로 지열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고비용의 디젤발전을 제로화하고, 세계 최초의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이 탄생하게 된다. 이 사업은 경북도와 울릉군, 한국전력, LG CNS·도화엔지니어링이 930억원을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인 ‘울릉도 친환경에너지자립섬㈜’이 맡는다. 박성수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천혜의 녹색관광자원인 울릉도를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세계 최초 탄소 제로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으로 만든다는 당초 목표 달성을 위해 연료전지를 제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현대중공업 최신 LNG운반선 인도

    현대중공업 최신 LNG운반선 인도

      현대중공업은 최근 자체 개발한 가스처리시스템을 탑재해 선박 운항의 경제성을 높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사진?)을 노르웨이 크눗센사에 인도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인도한 LNG 운반선은 17만 6000㎥급으로, 여기에는 세계 최고 성능의 가스처리시스템이 탑재됐다고 현대중공업은 설명했다. 최근 LNG 운반선은 디젤 연료와 가스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주로 장착하고 있다. 운항 중 LNG 저장탱크에서 자연 기화되는 가스를 엔진의 연료로 얼마나 사용하고, 재액화해 다시 저장할 수 있는지가 선박의 운항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가스처리시스템은 증발가스를 100% 재액화해 저장탱크로 회수할 수 있다. 또 시스템의 핵심 장비인 ‘증발가스 고압압축기’와 ‘LNG 연료공급장치’가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지금까지 상용화된 가스처리시스템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LNG 연료공급장치에 자체 개발한 제품(Hi-GAS)을 적용하는 등 다수의 기자재를 직접 공급해 경쟁력을 높였다. 신현수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장은 “다양한 첨단 LNG 운반선 관련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고효율·친환경 기술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시론] 발달장애인도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서울시립대 교수

    [시론] 발달장애인도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서울시립대 교수

    팍팍한 발달장애인들과 그들 가족의 삶에 대해 가을의 문턱에서 한번 심각하게 성찰해 볼 때가 됐다. 지난 6일 부산에선 방과후 맡길 데가 없는 발달장애인 아들을 아버지가 자신의 화물트럭에 태우고 일하러 다니다가 추돌 사고로 함께 사망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또 서울에서는 지난 4일 한 발달장애 어린이가 실종됐다가 올림픽공원 안 호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공원 내 키즈카페에서 놀다가 밖으로 나가 실종된 뒤 하루 만에 변을 당한 것이다. 한동안 우리 사회는 지체장애인들이 지하철역사에서 추락사를 당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어 사회를 향해 온몸으로 절규하는 상황을 겪었다. 지금도 그 절규는 멈추지 않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물리적으로 거대한 옹벽 속에 장애인들을 가둬 놓고 있으며, 특히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눈과 귀를 모두 닫아 놓고 있는 듯하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제1호 법률로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발의, 제정된 이후 올해 전국에 발달장애인지원센터 17곳이 설치돼 개인별 지원 계획 수립 및 공공후견인 지원제도 등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던 찰나에 이런 비극들이 일어났다.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 체계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지난 6월 호주에서 만난 어느 발달장애인 부모가 생각난다.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이 받게 될 1년 동안의 모든 사회적 서비스를 전문가와 함께 계획하고 이동서비스, 돌봄서비스, 문화체육활동, 여행 및 레저활동 등에 원화 기준 약 1억 5000여만원을 국가로부터 배정받아 부모가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환하게 웃던 그들의 얼굴이 희생된 우리 발달장애 아이들과 그 가족들의 슬픔에 오버랩되면서 심경이 복잡해졌다. 중증발달장애인의 경우에는 1년에 약 5억원까지 지원 서비스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투입되는 거대한 ‘예산 폭탄’보다 이런 예산 집행을 결정한 다른 나라의 사회적인 성숙성이 못내 부럽기만 하다. 사회가 우리의 이웃인 장애인들을 배려해 의료보험료 및 세금을 올리는 데 동의하고,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정당을 선택해 주며, 이를 나라의 자존심으로 여긴다는 그 장애인 부모의 말이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를 바로 떠올릴 수 있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은 약 20만명으로 전체 등록 장애인의 8%를 웃돌고 있다. 발달장애 유형은 자동화 및 과학의 힘으로 치유하거나 지원하기가 여타 장애 유형보다 쉽지 않다.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 역시 이루 말할 수 없다. 인력 서비스 및 지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법적으로 발달장애인들의 권리 보장 및 지원에 대해 윤곽은 갖췄지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서비스 형태나 총량에 대해선 아직 정해 놓지 못하고 있다. 점차적으로 또렷한 모습이 나오겠지만 이를 앞당기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일 때다. 장기적인 비전도 중요하지만 우선 가능한 일부터 해 보자. 장애 유형과 관계없이 등급에 맞춰 배정되는 활동보조 시간을 장애 유형, 특성 및 개인 상황에 맞춰 대폭 조정해야 된다. 그리고 주간 보호에 한해 지원하고 있는 서비스를 야간까지 확대해 가족들이 휴식할 수 있는 여력을 주어야 한다. 또한 가정 내 서비스와 가정 외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지방정부 및 교육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한편으로 장애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서비스를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는 체계를 좀더 구체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앞서 예시한 호주를 비롯해 영국, 독일 등 장애인 지원 선진국들에선 이미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발달장애인들의 특성을 국민들이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인식의 틀을 강화하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춰 사회가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 주는 동시에 잠재력을 축적하는 지름길이다. 장애인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환경에서 발생한 앞에 언급한 비극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 도로 위 살인光… 맞은편 車 눈먼 채 74m 달린다

    도로 위 살인光… 맞은편 車 눈먼 채 74m 달린다

    맞은편 운전자 4.4초간 깜깜 당국 집중 단속에도 암암리 성행 “왕복 2차로 맞은편에서 차량 전조등을 고휘도방전램프(HID)로 개조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오는데 눈이 부셔서 순간적으로 안 보이더라고요. 잠시 후 시야가 돌아왔는데 운전석 창으로 중앙선에 서 있는 사람을 스치듯 지나는 게 보이는 거예요. 무단 횡단을 하던 것 같았는데 하마터면 사람을 칠 뻔한 거죠.”-직장인 이모(35)씨 자신의 야간운전 시야를 편하게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자행되는 차량 전조등 불법 개조가 단속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개조한 HID는 일반 전조등보다 28배나 밝고 불빛의 각도마저 높아 마주 보고 오는 운전자는 시야에서 사람, 자전거 등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증발 현상’을 겪게 된다. 증발 현상은 통상 약 4초간 지속되는데, 운전자들은 소위 ‘눈뽕을 맞았다’고 표현한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단속에 나서기도 하지만 암암리에 개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근절이 힘든 상황이다. 19일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HID에 노출되면 운전자는 시력 회복에 4.44초가 걸리는데, 이는 74m를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이라며 “일반 상향등에 노출된 운전자가 정상 시력을 되찾는 데 필요한 시간(평균 3.23초)보다도 37.5%나 회복 시간이 길다”고 밝혔다. 공단 측은 고속주행, 졸음운전, 집중력 저하 등으로 상대적으로 위험한 야간도로에서 HID 차량은 살인 흉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낮에는 교통사고 100건당 2명이 사망했지만 야간에는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HID 개조가 모두 불법은 아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조사각(불빛이 발사되는 각도)을 상대 운전자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조절하는 자동광축조절장치(ALD)를 부착하면 된다. 통상 성인이 전조등 앞에 섰을 때 불빛이 무릎 아랫부분을 비추면 된다. 하지만 ALD까지 장착할 경우 비용이 100만원을 넘기 때문에 대부분 전조등의 전구만 바꾸는 불법 개조를 한다. 실제 몇 군데의 튜닝업체에 전화하자 30분 만에 교체가 가능하고 비용은 20만원이라며 불법 개조를 권했다. 한 튜닝업체 대표는 “전구만 바꾸면 되는데 ALD까지 교체하느라 시간과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며 “자동차 정기검사 때도 잠시 가게에 들러 원래 전구로 교체한 후 검사를 받으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과 경찰 등은 HID 불법 개조 단속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 위의 흉기지만 대대적인 합동단속이나 자동차 정기검사를 제외하면 단속이 힘들다”며 “주간에는 눈으로 구별이 어렵고, 밤에는 단속 인력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부경찰서가 지난 6월 중국산 HID를 차량에 불법 장착하고 운행한 운전자 이모(28)씨 등 90여명, 유통업자 조모(31)씨 등 4명을 적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과태료 부과로 끝난다. 민간 교통안전교육센터 황운기 원장은 “불법 개조한 HID 차량이 맞은편에서 오는 경우 전조등이 아니라 내 주행 차선을 집중해 보면 증발 현상을 겪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후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야간 교통사고의 약 63%가 보행자 사고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HID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 운전자도 배려하는 자세가 단속만큼 중요하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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