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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이후] ‘살아있는 권력’ 수사 중대기로… 檢 또 궁지에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이후] ‘살아있는 권력’ 수사 중대기로… 檢 또 궁지에

    ‘살아 있는 권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범죄 혐의에 대한 입증 부족을 이유로 기각됨에 따라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또다시 중대 위기를 맞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천 회장을 양대 축으로 균형 맞춘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 뿌리째 흔들리게 된 것이다. 2일 천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영장전담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혐의 사실별로 조목조목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의 반발을 의식한 듯 분량으로는 A4용지 2장에 이를 정도로 세세하게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008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돈 15만위안(약 2500만원)을 천 회장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은 레슬링협회 부회장이었던 박 전 회장과 회장이었던 천 회장이 막역한 사이로 이전에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이 있을 때 격려금을 줬던 점 등을 들어 범죄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천 회장에게 구명로비를 부탁하는 대신 정산개발이 ㈜세중게임박스에 투자했던 돈 가운데 돌려받을 정산금 6억 2300만원을 면제해줘 천 회장이 그만큼 이득을 취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미 태광실업이 유상증자를 통해 ㈜세중게임박스의 주주가 된 상황인데, 주식 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대표이사가 주주에게 투자 정산금을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지 자체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여세 포탈 혐의에 대해 법원은 “천 회장의 행위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고의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차명주식 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는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이 역시 범죄에 대한 소명이 충분치는 않은 데다 이미 천 회장이 미납 양도세를 완납해 정상을 참작했다고 전했다. 유일하게 인정된 혐의가 주가조작 부분이지만, 재판부는 범행의 정도나 동기 등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고 보고 구속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또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고, 고령인 데다 반성하고 있는 점 등도 참작 사유에 포함됐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혐의 입증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무리한 수사를 강행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검찰은 천 회장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이 역시 부실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사용한 비장의 카드였다. 하지만 ‘찬스’를 놓치면서 검찰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특히 법원의 기각 사유는 곧 범죄에 대한 소명 자체가 부족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향후 검찰이 천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더라도 유죄 판단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량한 들판에 홀로 서게 된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거듭되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오이석 유지혜기자 hot@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이후] 친이계 “끝장 보려는 정치문화가 문제”

    무엇이 전직 대통령을 극단의 선택으로 몰았을까. 대통령직을 넘기고 물러나 ‘과거 권력’이 되어버린 전직 대통령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걸까. “우리 정치의 ‘악다구니’ 문화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게 아니겠느냐.” 한나라당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의원은 31일 이같이 진단했다.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 결심’을 하게 된 것도 결국 기를 쓰며 끝장을 보겠다는 우리 정치와 사회의 잘못된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국세청이 충성 경쟁 하듯이 세무조사한 것도, 검찰이 확실한 물증도 없으면서 망신을 줘야겠다고 한 것도 모두 악다구니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토, 인정할 수 없는 상대는 반드시 손을 봐야 한다는 정치 문화가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런 정치풍토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복의 악순환을 끊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그는 이런 진단을 현 정권의 반대 진영에도 그대로 적용했다.이 의원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불거진 ‘촛불 정국’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2개월 만에 ‘물러나라.’고 한 것을 보고 충격 받았다. 이것 역시 대선에서 진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억지를 부린 것 아니었느냐.”고 주장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우리집 레시피] 곤약 국수

    [우리집 레시피] 곤약 국수

    나이 50을 넘기고서부터는 갱년기가 온 건지, 의욕도 없고 자꾸만 기분이 울적해져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허리며 팔뚝에 불어나는 살들이 야속하게만 느껴지더군요. 나름대로 열심히 산에도 다니고 유산소 운동도 해가며, 관리를 한다고는 하는데 어쩌자고 이놈의 살은 빠지기는커녕 마냥 늘어만 갑니다. 착잡한 마음에 소파에 가만히 앉아 생각해 보니, 운동으로 안 되면 식이요법을 같이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다이어트 한 번 안해봤었는데, 예쁜 아줌마가 되려면 다이어트도 선택일 수밖에 없더군요. 젊은이들처럼 굶으면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곤약으로 저녁을 먹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한 번 만들어 봤습니다. 오늘로 4일째! 곤약 국수로 저녁을 먹고 있습니다. 기분 탓인지 모르지만 조금씩 허리둘레가 줄어드는 것도 같고, 몸도 가벼워지니 갱년기 우울증 또한 멀리 도망가고 있는 것 같네요. ●재료 곤약, 우유, 닭 가슴살, 황기, 매실 엑기스, 오이, 당근, 풋고추 ●만드는 법 1) 물 적당량에 닭가슴살과 황기를 넣고 삶아 준다. 2) 다 삶아갈 무렵에 곤약 국수도 함께 넣고 삶는다. 3) 곤약국수를 찬물에 헹궈 주고, 닭 가슴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 준다. 4) 우유에 매실 엑기스를 넣어 상큼한 맛을 살려 주고, 곤약 국수를 담는다. 5) 고명으로 닭 가슴살과 오이, 당근, 풋고추를 채 썰어 올려 준다. ●식사 후 반응 처음에는 우유에 곤약 국수를 넣어 먹는 모습을 본 남편과 가족들이 “식성도 요란하다.”면서 아예 시리얼을 먹으라며 웃더라고요. 먹어 보지 않은 사람들의 반응이죠. 무엇보다 건강을 생각해 소금간 대신에 매실 엑기스를 넣고 먹으니 우유의 약간 비린 맛을 잡아 주면서 한층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살이 좀 빠진 것 같다며, 매실 엑기스 대신 올리고당이나 꿀을 첨가해도 맛있을 것 같다고 주변에서 한 술 더 떠서 레시피를 만들어 주네요. 아무 것도 안 넣고 먹으면 더 좋겠지만 먹는 재미도 느껴야 하잖아요. 앞으로도 꾸준히 해 보려고요. 제가 목표하는 체중이 될 때까지 예쁜 아줌마 되기 프로젝트는 계속될 것입니다. 김정옥(53·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정원 자신만의 요리 레시피에 사연을 담아 사진과 함께 청정원 홈페이지(www.chungjungwon.co.kr) 가입→ 숟가락 라이프 →식탁이 있는 풍경에 올려주신 뒤 채택되신 분께는 10만원 상당의 청정원 선물세트 및 종가집 상품권을 증정합니다
  • 지자체 재원 벌써 고갈 ?

    지자체 재원 벌써 고갈 ?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시행 중인 ‘지방재정조기집행’ 실적이 이달 들어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지방자치단체가 지난달 행정안전부의 실적평가를 의식해 과도하게 예산을 집행한 탓에 재원이 고갈되는 등 후유증도 겪고 있다. 2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5월25일 전국 16개 시·도가 집행한 예산은 81조 864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 6월까지 조기 집행키로 한 목표치 110조원의 74.4% 수준이다. 각 지자체의 재정조기집행 목표 달성률은 지난 3월 말 44.7%에서 4월 말 66.8%로 22.1%나 상승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달성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당초 목표치 110조원을 상반기에 모두 집행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한 달 동안 6052억원을 집행했던 광주의 경우 이번 달에는 1471억원에 그쳐 4분의 3 가까이 감소했다. 충북도 1조 3031억원에서 3492억원으로, 강원은 1조 2643억원에서 3162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일선 시·도의 재정집행 실적이 갑자기 저조해진 것은 지난달 지자체들이 행안부의 재정조기집행 실적평가를 앞두고 특별교부세를 타내기 위해 과다하게 예산을 지출, 재원이 고갈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행안부는 지난달 말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실적을 평가해 최우수 기관인 광주와 경북에 각각 1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배정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5월에는 축제가 많이 개최돼 지자체의 행정력이 분산됐고, 공사발주도 하절기에 접어들면서 감소해 재정집행 실적이 부진한 것 같다.”며 “특별점검을 실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신안 갯벌·철새 구경으로 뜬다

    1004개 섬으로 이뤄진 전남 신안군이 섬과 해안선, 갯벌, 염전 등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생태체험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27일 “신안 다도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어촌체험관광을 포함해 갯벌탐사와 탐조 등 생태체험관광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신안군은 국제 생물권 보전계획에 동참하고 보전지역 내에서 친환경 세제 쓰기 등 환경보전 실천 계획을 발표했다. 군은 압해도 수락마을 개메기 체험 등 어촌체험마을을 늘린다. 연말까지 증도와 안좌도에 조성 중인 갯벌체험마을을 마무리한다. 이곳에선 갯벌 위 나무다리에서 갯벌생물 관찰은 물론 갯벌에서 해조류인 감태 뜯기, 낚시로 짱뚱어 잡기 등이 가능하다. 또 신안군은 유네스코 지정마크를 특산물인 천일염과 김, 시금치 등에 부착해 상표 가치를 높인다. 현재 압해도는 목포 북항쪽에서 다리로 연결됐고 압해도에서 암태도를 잇는 새천년대교가 올 안에 설계 공모가 끝난다. 이 다리가 놓이면 목포에서 자동차를 타고 압해도와 암태도를 거쳐 이미 연도교로 이어진 안좌도~팔금도까지 섬들을 손쉽게 오갈 수 있다. 26일 제주도에서 열린 유네스코 회의에서 신안 흑산도, 홍도 등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장도(흑산도 부속섬) 람사르 습지, 증도 갯벌도립공원, 태평염전 등 573㎢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아니 벌써~ 전남 해수욕장 오늘 개장

    이른 무더위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전남 서남해안 해수욕장이 잇따라 문을 연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22일 신안 증도 우전해수욕장을 시작으로 29일 완도 신지 명사십리 등 도내 63개 해수욕장이 손님을 맞는다. 우전 해수욕장은 사랑의 텐트 등 개장 준비를 마쳤고 축포 발사와 춤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남해안 여름휴양지의 대표격인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 탈의실과 물품보관소, 화장실, 샤워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랑의 텐트도 20여동 추가해 160동으로 늘렸다. 완도군은 카드사와 제휴한 관광카드제를 도입해 음식점, 숙박업소, 특산품판매점, 입장료, 선박 승선료 등에서 관광객들에게 할인혜택을 준다. 전남에는 여수 14개, 신안 13개, 완도 10개, 고흥 8개 등 모두 63개 해수욕장이 있고 일부는 9월10일까지도 피서객을 받는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박연차 게이트] 권여사 재소환 왜 늦추나

    [박연차 게이트] 권여사 재소환 왜 늦추나

    검찰이 권양숙 여사의 재소환을 자꾸 늦추고 있다. 이유는 딸 정연씨가 미국 뉴저지에서 계약한 160만달러짜리 고급주택 ‘허드슨 클럽’의 실소유주를 둘러싼 의혹을 먼저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주택을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검찰이 의심하는 것이다. 차명 보유로 확인된다면 노 전 대통령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하는 것은 물론 포괄적 뇌물 수수 혐의 입증도 수월해진다. 160만달러 주택이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차명보유 확인 땐 도덕성에 치명타 검찰 등에 따르면 허드슨 클럽 400호는 2006년 7월 ‘윙 웡’이라는 사람이 150만달러에 구입했다. 9개월 뒤인 2007년 4월 가족으로 보이는 임 윙이라는 한국계 여성이 윙 웡에게 명목상 1달러를 주고 이 주택을 공동 소유했다. 정연씨는 한달 뒤인 2007년 5월 선(先)계약금 5만달러를 냈고, 넉달 뒤 40만달러를 집주인 임씨에게 송금했다. 잔금을 치르지 않았지만 매매계약은 유지되고 있다고 정연씨는 검찰 조사에서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계약은 통상적인 방식과 크게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미국 부동산 중개인 김모씨는 “보통 계약금은 총액의 10%인데 45만달러는 계약금으로 액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부동산 중개인 정모씨는 “계약을 하고 잔금을 치르는 데 보통 2~3개월 걸린다.”면서 “2년이나 매매가 중지된 거래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檢, 주택계약서 사본 확보 나서 객관적인 사실 이외에 권 여사의 해명도 석연치 않다. 권 여사는 아들 건호씨가 LG전자의 미국 본사에 있는 뉴저지주에 근무할 것을 예상해 계약했다가 샌디에이고로 발령나 아파트가 필요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계약금만 걸어 놓은 상태를 계속 유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검찰 수사망이 좁혀지자 정연씨가 계약서 원본을 훼손한 것도 의문점이다. 계약금을 반환할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데도 계약서를 파기한 것은 그 안에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추론이다. 아파트 계약이 이뤄질 때 권 여사를 거쳐간 달러가 주택 구입가인 160만달러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도 검찰은 주목한다. 권 여사는 2007년 5월 20만달러를 정연씨에게 송금했고, 한달 뒤인 6월에 박 전 회장에게서 100만달러를 받았다. 때문에 검찰은 정연씨 주장과 달리 100만달러는 중도금, 40만달러는 잔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주택의 서류상 집주인인 임씨로부터 주택 계약서 사본과 통장 사본을 확보할 계획이다. 제출이 늦어질 경우 형사사법 공조도 검토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우리 동네 이야기] 다 같이 돌자 차 동네 한 바퀴!

    [우리 동네 이야기] 다 같이 돌자 차 동네 한 바퀴!

    산 사이 작은 들과 작은 강과 마을이 겨울 달빛 속에 그만그만하게 가만히 있는 곳 사람들이 그렇게 거기 오래오래 논과 밭과 함께 가난하게 삽니다. 김용택, <섬진강> 중에서 지리산 뭉툭한 산허리를 휘감고 도는 섬진강, 씽씽 달리는 승용차보다 털털거리는 경운기 소리가 더 어울리는 고샅길, 숨 한 번 고르고 잠시 쉬었다 가는 깔끄막, 그 언저리에 차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을이 있다. 문득 흘러들어온 이방인에게도 따뜻한 차 한 잔 우려 건네는 마음 좋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집집마다 건네는 흔한 차 대접의 호사를 모두 누리려면 미리 배를 든든히 채워 두고 갈 일이다. 하동군 화개면 용강리, 화개장터에서 마을버스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신작로를 기준으로 차 시배지와 쌍계사, 용강마을이 서로 마주하고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신라 흥덕왕 3년, 당시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차를 심은 차 시배지로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시작된 자생차밭은 화개 지역에만 350ha에 이르니 면적만으로 따지면 전남 보성보다 넓다. 지천이 차밭이고, 차밭이 지천인 이곳은 명실상부 차 동네이다. 용강리를 가득 메운 다향삼매에 빠져 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하루해가 뉘엿뉘엿 저문다. 지리산이 품은 사람들 용강에서의 아침은 등산으로 시작됐다. 아침 산행에 동행한 이는 남난희(52) 씨다. 한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산악인으로 명성을 날리며 산을 오르던 그녀는, 지금은 아들과 함께 지리산 화개골에서 차와 된장을 만들며 소박하고 여유롭게 살고 있다. 알피니스트로서의 산이 도전의 대상이었다면, 지금의 산은 자신의 품 안에 생활의 터전을 내준 삶의 공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산을 버리니 산을 얻었다”는 그녀의 말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산행은 불일평전을 거쳐 불일암과 불일폭포로 이어졌다. 자생차의 고장답게 등산로 주위로 키 작은 차들이 자라고 있다.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지 않은 말 그대로 자생차는 가지를 치지 않아 새순은 얼마 되지 않고 묵은 잎만 커다랗게 잘 자란다고 한다. 불일암에서 108배를 마친 우리는 내려오는 길에 불일산장에 들러 잠시 몸을 쉬었다. 가파른 산비탈에 자리 잡은 불일평전(平田; 높은 곳에 있는 평평한 땅)에는 작은 산장과 함께 돌탑 무더기와 차밭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의 차밭은 30여 년 전 산장을 지은 故 변규하 선생이 조성한 것이다. 지리산의 정기를 머금은 차나무는 군침이 돌기에 충분했다. 남난희 씨는 이곳 차밭에 새순이 올라오면 산을 오르내리는 것도 잊고 하루 종일 찻잎을 따기도 한다. “산의 정기를 받아 자라서인지, 이곳의 차는 서툰 제 솜씨에도 특별한 향과 맛이 다관 안에서 피어납니다.” 남난희 씨의 말이다. 좋은 차밭이 있는 곳에 향기로운 차 한 잔이 빠질 수 있을까. 산장 안에 마련된 작은 다실 겸 서재는 이곳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쉼의 공간이다. 맑은 공기와 함께 향긋한 차 한 잔이라니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차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 좁은 계단식 차밭과 차밭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앉아 있는 집이 사람 사는 동네임을 짐작케 할 뿐, 움직임도 소리도 없다. 산행으로 노곤해진 몸을 잠시 쉴 겸 남난희 씨의 집에서 자연 밥상으로 요기를 하고 그녀가 덖은 차를 맛볼 수 있었다. “처음 차를 덖을 때는 만드는 방법을 몰라 맨땅에 가마솥을 걸고 차를 덖기 시작했어요. 땅에 걸어두었으니 엉거주춤한 자세로 차를 덖었죠. 이마며 등이며 온통 땀이 범벅이고, 뿌연 먼지는 올라오고, 솥은 얇아서 차는 타고 딱 죽을 맛이더라고요. 이놈의 차는 누가 이렇게 만들기 시작했는지 부아가 나기도 했어요. 그래서 솥 밑에 진흙을 덧대기도 하고…, 정말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갖은 고생 끝에 만들어진 차는 제대로 덖이지 않아도 뿌듯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처음 성취했을 때의 뿌듯함, 그것은 차의 질과는 상관없었다. ‘부르릉’ 정적을 깨고 빨간 헬멧을 쓴 우체부 아저씨가 들어온다. 자연스레 찻자리는 세 명이 함께한다. 화개면 토박이인 장영철(44) 씨는 생업인 우편집배원 일 말고 차도 만들고 있다. 자신이 마실거리를 자급자족하는 정도라지만 어릴 적부터 차와 함께 살아온 그에게는 차사랑이 자연스레 묻어난다. 장영철 씨로부터 어릴 적부터 보아온, 지금 그가 만들고 있는 발효차 제다법을 듣는다. “발효차는 세작이 아닌 중작을 이용, 솥에 덖지 않고 찻잎을 햇볕에 말리는 시들리기를 먼저 합니다. 햇볕이 많이 드는 오전 11시경부터 오후 1시경에 말리는데 이때 제대로 시들리지 않으면 찻잎이 청동구리빛(붉은색)이 아닌 뿌옇게 변합니다. 시들리기가 끝나면 바로 멍석에 놓고 비비는데 이때 덖음차보다 더 많이 비비고 털고 말리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이때도 시간에 따라 찻잎의 색이 변하는데 차를 우릴 때 맑은 탕색을 얻기 위해서는 손을 바지런히 움직이고, 차를 털어 말릴 때 찻잎이 포개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자루에 넣어 흙방에 2~3년 동안 숙성시킵니다.” 계곡 바닥 돌 위에 쌓인 가랑잎을 건져 물에 달여 마시기도 했다는 그의 차사랑은 참말 유별나다. 하지만 장영철 씨와 남난희 씨는 자신이 만드는 차의 제다법을 이야기하면서도 조심스럽다. 자칫 자신이 만드는 차가 최고의 차라고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차 동네 사람답게 서로가 서로의 차를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투기식으로 이루어지는 차 농사에는 걱정의 말을 더한다. “사람들의 차 관심이 높아지고, 곳곳의 논밭이 차밭으로 바뀌고 있어요. 이곳뿐 아니라 지역 특산물이 성행하고 있는 곳은 모두 마찬가지일 겁니다. 돈이 되는 농사만 선택하게 되니 걱정이에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남난희 씨의 말이다. 장영철 씨는 제대로 된 발효차가 아닌 편법을 이용, 발효차를 만드는 일부 사람들에게 쓴 소리도 한다. “발효차를 만드는 사람들 중 일부는 비닐에 넣어 차를 발효시킨다고 합니다. 그건 발효가 아닌 띄우는 겁니다. 이런 차는 먹었을 때 매스꺼움을 느낍니다. 일부 비양심적인 사람들의 행동이 대다수의 차농들과 우리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남난희 씨의 집을 나와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조용한 마을 분위기와는 달리 회관 안에는 삼삼오오 모인 노인들로 북적인다. 점에 10원 하는 화투놀이가 한창이다. 마을회관은 심심풀이 화투놀이와 함께 주전부리와 담소가 있는 곳이다. 문득 들이닥친 기자는 어느새 점 10원 화투판을 벌이는 마을 어른들을 잡으러 온 경찰이 되었다. 모두 징역 갈지 모른다는 농으로 화답하자 이내 데면데면함은 어데 가고 찐 밤과 떡이 상에 오른다. 노인들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이곳에 지금처럼 차 농사가 시작된 것은 20~30여 년 전이라고 한다. 그 전에는 모두 야생의 차나무에서 아무렇게나 훑은 찻잎을 고뿔에 걸렸을 때 마시거나 피부병이 났을 때 몸에 바르는 약으로 여겼다. “그 전에는 이만큼 잭살나무(차나무)가 번성할 줄 몰랐제. 산에 드문드문 있는 게 전부였당게. 어릴 적부터 잭살나무 가지를 손가락 사이에 넣고 쭉쭉 훑어다 똘배(돌배)랑 같이 가마솥에 푹푹 끓여서 마시곤 했제. 시한(겨울)에 고뿔에 걸려도 그것만 마시면 뚝 떨어졌당게.” 이동문 할아버지의 말이다. 박상감 할머니는 “잭살나무 열매를 따 돌절구에 찧고, 그것을 가마솥에 쪄서 기름을 짜 머릿기름이나 지짐이를 부치는 데도 사용했지. 그뿐인감. 옛날에 약이 어딨당가, 헌데나 몸이 간지러울 때도 잭살나무 잎을 삶아서 그 물을 바르면 간지럼증도 낳고 피부병도 낳았지”라고 떠올린다. 주전부리를 먹으며 마을 어른들과 즐거운 대화가 오가던 중 따뜻한 차가 나온다. 발효차다. 생각해 보니 이곳에 와서 마신 차가 모두 발효차이다. 겨울에는 발효차가 제일이라고들 말하지만 그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 난 잎하고 세작, 중작 대부분 죄다 내다 팔아. 그러다 보니 내가 먹을 건 태반 뻣센 잎이라 발효차를 많이 만들어. 뻣센 잎은 발효차가 더 맛나당게. 뭐 나 먹을 거로 녹차도 조금 만드는디, 그래도 아무 때나 먹을라면 발효차가 제일이지. 세작·중작은 비싼게 팔아야 하고. 근디 요새는 하도 차농사를 많이 하다 보니께 값이 많이 떨어졌당게. 우전의 경우 온종일 두 명이 따야 1kg을 따는디, 그전에는 그것이 6~7만 원이었는디, 지금은 5만 원 조금 더 돼. 그러니 어디 품삯 무서워서 놉(인부)을 부리것능가. 그나마 돈을 조금 만지는 것이 세작·중작인디, 그것도 힘들어. 놉이 있어야 말이제. 다 같은 시기에 차를 따니 서울에서도 불러오고 진주에서도 불러오고. 그래서 차 딸 때는 송장도 일어나서 차를 따야 한다는 말도 있당게.” 이귀례 할머니의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는 공간, 자신의 품을 기꺼이 내준 자연. 자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자연의 것을 얻어 살고, 또 그곳에서 아픔을 다독이고, 잠시 빌린 것이기에 다시 돌려주는 것이 당연한 삶이라고 받아들인다. 그 동네에 차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 글 임종관 ·사진 월간 《다도》 찾아가는 방법 승용차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 ⇒ 88고속도로 ⇒ 지리산 나들목 ⇒ 구례 ⇒ 화개 ⇒ 용강리(쌍계사)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 나들목 ⇒ 88고속도로 ⇒ 지리산 나들목 ⇒ 구례 ⇒ 화개 ⇒ 용강리(쌍계사) 대중교통 서울 남부터미널,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 광주 유스퀘어(구 광천터미널), 서울 용산역 관광안내 전화 055-880-2114
  • [내 책을 말한다] 관찰자의 눈으로 본 한국

    중국에서 교직에 있다가 한국에 귀화하면서 생활하게 된 이후 한국사회의 각계각층과 다양한 사람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여기에 호기심 많은 성격까지 한몫하여 어느덧 일상의 면면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카메라로 들여다보듯, 오랜 시간의 경험과 느낌을 일기로 남기는 것이 습관이 됐다. 처음 한국을 접했을 때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유교적인 문화, 예의 바른 모습, 역동적인 삶, 그리고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존심 강한 한국인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전통적인 과거의 모습이 바뀌며 가치관 또한 혼란에 부딪치는 한국적인 변화된 문화 특성이 자연스레 속속들이 거울에 비치듯 투시됐다. 외적 풍요로움 속에서 정신세계의 공허함을 느끼며 불안, 초조, 외로움, 우울함 등이 사회 전반에 밀려들 것이라 느꼈다. 이러한 사회변화의 과정을 통해 한국 그리고 인간사회의 욕망, 집착, 번뇌, 행복의 본질을 찾아보고, 동시에 한국·중국 문화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쓰기로 했다. ‘살벌한 한국 엉뚱한 한국인’(첸란 지음, 일송북 펴냄)은 그렇게 나왔다. 남녀, 정(情), 자녀, 학(學), 민(民), 업(業), 부, 낙() 등 8개 부분으로 나누어 조명하고, 우리의 삶에 연관성 있는 재미있는 고사성어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게 하고자 했다. 한국과 중국은 유교문화 영향을 받아 비슷한 것 같지만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서로 오해가 많이 생겨 비즈니스에서도 갈등이 빗어지기도 한다. 한국인은 “남편이 집에 있던데, 잘렸어?” “노처녀가 뭘 믿고 버티냐?” 등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사례가 많다. 중국인 관료는 선물 받은 골동품의 진위여부를 여러 명의 감정사를 불러 판별하려 하지만 모두 위작인 줄 알면서도 “好?!(좋다)”를 연발하고 진실을 말하기를 꺼린다. 나중에 위작이라는 것이 판명나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않아 책임질 일은 없다고 여긴다. ‘좋다’는 모방을 잘했다거나 색깔이 좋다는 의미도 포함되기에 애매모호하게 표현하여 괜히 상대의 체면을 깎아 기분 상하게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중국인을 두고 외국인은 “속이 시꺼멓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 때문이기에 비난하고 경시하기보단 이해하려는 게 오히려 소통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원제는 ‘타인의 거울에 비친 오늘의 한국인’이었다. 중국사회의 병폐에 대해 한국인에게 소개하는 글을 쓰려는 계획이었다. 중국보다 한발 앞선 한국사회의 관찰자 입장에서 거울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의미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출판사에서 외국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대한 조언과 비판, 그리고 중국과의 다른 점도 비교해 독자들의 궁금증도 풀어주기를 원해 내용을 추가했다. 이방인이 한국인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으로 오해할까 부담이 앞섰다. 하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거울 역할은 한국인, 중국인을 떠나 모두를 더욱 아름답게 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용기를 가지고 매절 뒷부분에 글을 더 붙였다. 첸 란 전 북경연합대한국 캠퍼스 교수
  • [가족이 희망이다] 가정16% “일·학업때문 별거”

    [가족이 희망이다] 가정16% “일·학업때문 별거”

    2009년 5월 한 초등학교. 눈이 깊고 피부가 갈색인 아이들이 눈에 띈다. 선생님이 가족관계에 대해 물어보면 “아빠는 집에 있고 엄마가 돈을 번다.”고 대답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부모가 이혼을 해 한쪽 부모와 사는 아이들도 많다. 30여년 전 “아빠가 돈 벌어오고 엄마는 살림한다.”고 대답하던 초등학교 교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남성가구주10%P↓ 여성은 6%P↑ 1970년대 이후 한국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가족의 모습도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했다. 정부 주도로 국가 발전에 여념이 없던 1970년대엔 가족도 아버지를 정점으로 구성된 위계질서를 따랐다. 1980~90년대에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면서 아버지의 권위는 점차 빛이 바랬고 가족은 수평적인 공동체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2000년대 들어 ‘기러기아빠’ ‘돌싱’(돌아온 싱글) 등 가족은 점차 다양한 모습으로 해체와 재구성을 거듭하고 있다. 1960~70년대 가정에서 아버지는 하늘이었다. 1975년 당시 남성 가구주의 비율은 87.2%였다. 2008년 현재 77.9%와 비교하면 10%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아버지를 정점으로 한 가족은 위계질서가 분명했다. 어머니는 가족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아했다. 억척스럽게 일해서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는 드라마 ‘육남매’의 어머니는 전형적인 어머니상이었다. 조부모, 부모, 자녀로 이어지는 대가족은 점차 핵가족으로 변해갔다. 1962년 인구증가를 막기 위해 ‘둘만 낳아서 잘 기르자.’는 기치를 내세운 가족계획사업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이후 출산율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1975년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동안 평균 3.47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1978년에는 2.65명으로 떨어졌다. ●여성 사회참여율 40년새 28% 증가 1980~90년대는 풍요의 시대였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자 가족도 변화의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집안 살림을 돌보던 여성들이 정장을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직장으로 뛰어들었다. 1970년 39.3%에 머물렀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1980년 42.8%를 기록했고 1990년에는 47%에 이르렀다. 사회·경제적 지위를 확보한 여성들은 가부장제의 권위에 도전했다. 평균 시청률 59.6%였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1년)는 보수적인 대발이 아버지(이순재분)와 신세대 며느리(하희라분)가 겪는 세대 갈등을 보여줬다. 1997년 몰아닥친 외환위기는 가족의 지형을 크게 흔들었다. 전 사회적으로 아버지 신드롬이 불었다. 고개 숙인 중년남성을 조명하는 소설이 쏟아졌다.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가 대표적이다. 황혼이혼 급증도 두드러진 사회현상이었다. 1988년 이혼한 여성 중 40대 이상은 15%에 그쳤지만 1998년에는 28%로 크게 늘었다. ●IMF이후 황혼이혼 급증 2000년대 이후 가족의 유형은 다양하게 분화됐다.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자녀를 갖지 않는 ‘딩크족’(DINK·Double Income, No Kids)의 출현은 새로운 사회현상이었다. 교육문제로 자녀와 아내를 외국으로 떠나보낸 기러기족도 출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분산가족 가구의 36.3%가 학업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다고 답했다. 농촌지역의 노총각들이 필리핀이나 베트남에서 온 동남아시아 여성과 혼인하면서 다문화 가정도 늘고 있다. 이혼한 뒤 활발한 사회활동을 전개하는 돌싱(돌아온 싱글의 준말),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이 증가한 것도 2000년대 들어 나타난 가족의 변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교정대상 수상자-교정 공무원] 창의상-남정도 대구구치소 교사

    1996년 교도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6년 차입 의약품을 통해 부정물품을 들여오는 것을 막기 위해 기관에서 지정하는 약국에 수용자 가족이 처방전을 제출하면 직원이 직접 약국에서 의약품을 받아 전달하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이 아이디어로 이듬해 혁신스타상을 수상했다. 2006년 보건의료과에 근무할 때는 혈액검사업체와 지속적으로 협의,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검사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 연간 1900여만원을 절감하는 데 기여했다. 자비로 간호조무사 1년 과정 수료자격증도 취득해 근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04년부터는 대한불교 조계종 왕림사에서 주지 스님들이 보살피는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매월 후원금을 내고 있다.
  • “쓰촨 대지진 1주년… 단결의 힘 입증”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죽은 자에게는 안식을, 산 자에게는 용기를.’  8만 6633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쓰촨(四川) 대지진 1주년인 12일 중국은 또다시 슬픔에 잠겼다. 오후 2시28분 운명을 가른 ‘그 시간’에 중국 전역은 모든 것을 멈추고 희생자들을 생각했다. 그리곤 주먹을 불끈 쥐고 ‘재건’(重建)과 ‘재생’(重生), ‘굴기’(堀起·우뚝 솟음)를 부르짖었다.  이날 오후 2시20분 진앙지인 쓰촨성 원촨(汶川)현 잉슈(映秀)진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부총리 등 중국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1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 중국 정부는 구조 및 복구활동에 도움을 준 20여개국 외교사절을 초청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신정승 주중대사가 참석했다. 헌화, 국기 게양, 국가 제창, 묵념 등의 순으로 진행된 추모행사에서 후 주석은 “거대한 재난 극복 과정에서 단결이 힘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우리 모두 일치단결해 앞날의 어려움과 위험에 과감히 맞서 신중국 건국 60주년을 뜻깊게 맞이하자.”고 국민들을 독려했다.  4일간 임시 개방된 몐양(綿陽)시 베이촨(北川)현 옛 읍내에서는 희생자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먼저 간 가족들을 생각하며 통곡했다. 학교 부실공사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5335명에 이르는 학생 피해자 가족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등 후유증도 아직 만만치 않게 남아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11일 후 주석이 전격 방문한 베이촨 중학교 신축 부지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옛 베이촨 중학에서는 단식농성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stinger@seoul.co.
  • [13일 TV 하이라이트]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시보기간을 마치고 대흥리 면사무소로 발령을 받게 된 종수. 열혈청년 종수는 대흥리 마을 사람들 모두가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다며 사사건건 민원인들과 부딪히고, 사과즙 제조를 하려던 순호까지 불법창고 건축으로 신고를 하면서 점점 마을사람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어 가는데…. ●소비자 고발(KBS2 오후 11시5분) 일부 판매상에 숯은 마치 신비한 효능이 있는 것처럼 과대 포장되어 소비자들에게 만병통치약처럼 팔리고 있다. 숯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이를 이용한 상술이 불러온 ‘불법 식용숯’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부르는 게 값인 다이아몬드. 예비부부들을 울리는 웨딩컨설팅 업체와 예물업체도 고발한다. ●사랑해, 울지마(MBC 오후 8시15분) 미수에게 전화를 건 서영은 앞으로 영민을 우연히 만나더라도 절대로 아는 척하지 말아달라고 한다. 한편 미수는 유실장의 부탁으로 당장 취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외출하려는 시어머니에게 상황을 얘기하고 나가려던 미수는, 일 얘기는 그만두는 것으로 끝난 거 아니냐는 시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힌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지난 2월 초 인터넷에 ‘한 지방병원의 산모사망사건’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남편은 20대의 젊은 아내가 병원의 부주의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최근 환자와 병원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주요 의료분쟁의 진실을 추적하고, 양측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의료분쟁의 해법과 대안을 모색해본다.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남도의 섬, 전남 신안군 증도. 증도의 염전은 세계 3대 천일염이 생산되는 곳이자 국내 단일 염전으로 최대 규모인 462만㎡(140만평)에서 한해 1만 5000t의 천일염을 생산해 내는 곳이다. 국내 최대 염전에서 새로 시작된 천일염전 염부들의 고된 노동 현장으로 찾아가 본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민주노총의 새로운 리더로 선출된 임성규 위원장은 “민노총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하면서 “총파업을 남발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화보다는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임성규 위원장을 만나 6월 총파업 방침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전남 서남해안 클린에너지로 뜬다

    전남 서남해안 클린에너지로 뜬다

    전남 서남해안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광에 이어 조류발전소가 14일 국내 처음으로 가동된다. 또 네덜란드처럼 바닷가와 바다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 전기는 물론 경관관광 상품으로도 선보인다.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이 125억원을 들여 진도군 군내면 울돌목 바다에 착공한 지 4년 만에 시험 조류발전소를 완공해 전기를 생산한다. 이 조류발전소는 울돌목의 빠른 물살로 수차를 돌려 500㎾급 발전기 2대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이와 달리 조력발전소는 시화호처럼 댐의 낙차로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동서발전은 1년 동안 시험운전을 거쳐 상업용 조류발전소 건설에 들어간다. 2015년까지 울돌목 50㎿, 진도 해역인 장죽수도 150㎿, 맹골수도 250㎿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전남도는 최근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풍력산업 투자유치 설명회를 갖고 2033년까지 서남해안에 5GW급 풍력발전단지를 세우기로 했다. 이 발전량은 390만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전력이다. 도는 한전과 세계 풍력발전 1위인 베스타스사 등 국내외 풍력발전사와 기자재, 부품, 건설 등 58개 기업체 대표와 관계자를 초청, 정부가 호남권 선도사업으로 지원하는 5GW 풍력산업 투자유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민간자본 17조원을 유치해 풍력발전소와 풍력설비 전용산업단지(210만㎡), 연구개발센터를 세워 육성하는 것이다. 풍력발전소의 경우 포스코건설과 한전 산하 발전회사 등 대기업들이 투자협약에 서명했거나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힘을 모아 자금지원 방안을 내놓는다. 전남은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가 아닌 바람과 물, 태양 등 청정자원으로 전기를 만드는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전국 대비 35%를 차지하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정부가 2020년까지 풍력발전 2GW 국산화를 알맹이로 하는 ‘Wind 20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풍력발전과 설비회사들이 전남에 투자토록 특단의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Healthy Life] (23) 당뇨 합병증

    [Healthy Life] (23) 당뇨 합병증

    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당뇨병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당뇨라는 병리적 현상 자체보다 그 현상이 부르는 합병증이 너무 치명적이고 돌발적이기 때문이다. 흔히 당뇨병을 ‘잘 먹고, 잘 살아서 얻는 병’이라고들 말하지만 당뇨합병증을 거론하는 마당에 원론적인 문제를 짚는 것이 오히려 생뚱맞다. 일선 의사들의 말처럼 ‘당뇨병이 열이라면 합병증이 아홉’이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 당뇨센터 박성우 센터장을 통해 이런 당뇨병의 전모를 합병증 중심으로 살펴본다. →당뇨병의 의학적 정의는 무엇인가 당뇨병은 음식물에서 얻은 포도당이 인체 각 부분(세포)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남아 만성적으로 고혈당 상태를 유발하는 병이다.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다음 3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첫째, 다음(多飮)·다뇨(多尿)·체중감소 등 전형적인 ‘3고(三高) 증상’이 있으면서 식사와 관계없이 혈당치가 200㎎/㎗ 이상인 경우 둘째, 8시간 이상 공복상태에서 혈당이 126㎎/㎗ 이상인 경우 셋째, 75g 경구 포도당부하검사에서 식후 2시간 혈당이 200㎎/㎗ 이상인 경우 등이다. →당뇨병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아직 규명 중이나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구분한다. 제2형 당뇨병의 경우 부모 모두 당뇨병이 있으면 자녀는 50∼60%,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이 있으면 20∼30% 정도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비만·연령·식생활·스트레스·운동부족·임신 및 혈당을 올리는 특정 약물 등이 있다. 유전적 요인은 조절이 어려운 만큼 일반인들은 비만·운동부족·과식 등 환경적 요인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증상은 다양하나 초기에는 진행이 느려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이 때문에 초진때 이미 합병증을 가진 경우도 많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다뇨·다음·체중감소를 들 수 있다. 다뇨·다음은 체내에서 활용되지 못한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될 때 수분을 끌고 빠져나가 생기며, 이밖에 피로감과 잦은 감염,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는 현상 등도 흔한 증상이다. →특히 합병증이 문제인데, 합병증은 어떻게 구분하나 합병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한다. 급성으로는 혈당이 급격히 올라 나타나는 케톤산혈증과 고혈당성 혼수,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이 있다. 만성은 주로 혈관을 침범하는데, 이는 다시 미세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으로 나뉜다. 미세혈관 합병증은 당뇨병성 망막증·신증·신경병증처럼 고혈당에 오래 노출된 혈관이 손상되어 생기며, 이로 인해 시력을 잃거나 만성신부전·하지절단을 초래하기도 한다. 대혈관 합병증은 고혈당과 이에 동반되는 지질이상, 인슐린 저항성 등의 대사장해로 심장이나 뇌로 가는 큰 동맥에 죽상동맥경화증이 생기는 것이다. 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말초혈관질환 등이 해당되며, 당뇨환자의 위험도가 정상인보다 최고 4배나 높다. 또 혈관합병증·신경병증·세균감염 등이 동반해 생기는 족부 괴저도 중요한 합병증이다. →특히 한국인에게 많은 합병증은 무엇인가 아쉽게도 아직 전국적인 조사가 없었으나 최근 대한당뇨병학회 역학소위원회가 전국 13개 병원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세혈관 합병증의 유병률은 신증(미세알부민뇨) 30.3%, 망막병증 38.3%, 신경병증 44.6%, 대혈관 합병증은 관상동맥질환 8.7%, 뇌혈관질환 6.7%, 말초혈관질환 3.0% 등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만큼 국가 차원의 연구·관리가 시급하다. →합병증은 어떻게 치료하는가 일반적인 당뇨관리의 원칙은 혈당을 정상으로 조절해 급·만성 합병증을 예방하고 병증의 악화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다. 치료의 목표는 고혈당·고혈압·고지혈증 등 3고를 피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적절한 운동과 식사요법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합병증은 3고 조절을 기본으로 병증에 따라 대응한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중증도에 따라 범망막 광응고술이나 유리체 절제술 등을 고려하며, 당뇨병성 신증은 약물로 치료하나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했다면 투석치료가 필요하다. 대혈관 합병증은 혈관 기능 회복을 위해 스텐트시술이나 동맥우회성형술 등 수술적 치료를 약물치료와 병행한다. 특히 만성합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어려우므로 엄격한 관리와 검사가 더욱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자가진단법이 있는가 특별한 자가진단법은 없으나 다음·다뇨·체중감소 등이 보이면 혈당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45세 이상으로 가족력이 있고, 비만하며, 임신성 당뇨병력을 가진 경우나 고혈압·이상지질혈증·내당능장애·공복혈당장애 등이 있다면 특이증상이 없더라도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완치는 가능한가 완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약 없이 식사조절과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당 조절이 잘 되는 것을 완치라고 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꾸준한 관리없이는 혈당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완치에 집착하기보다 관리를 생활화하는 게 중요하다. 췌장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 결핍이 심한 제1형의 경우 완치를 위해 췌장이식 등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 →당뇨병도 ‘조기발견 조기치료’의 준칙이 적용되는가 연구 결과, 초기 환자가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장기적으로 합병증 발생률이 줄었다. 또 당뇨병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진단때는 이미 50%의 환자가 1가지 이상의 합병증을 가진 상태이므로 조기진단·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정상 혈당보다는 높고 당뇨병보다는 낮은 경계혈당 범위, 즉 전(前)당뇨병의 경우 10년 후 50∼70%가 당뇨병으로 진행되며, 심혈관질환 등 혈관 손상의 위험은 정상인보다 1.5배 이상 높아진다. 그러나 엄격한 생활습관 조절이나 적절한 약물요법으로 전당뇨병에서 당뇨병으로의 이행을 25∼65%나 감소시켰다는 보고도 있는 만큼 조기진단·조기치료가 합병증 예방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사방이 유리벽 행정도 투명하게

    사방이 유리벽 행정도 투명하게

    6일 낮 서울 성북구 보문로 삼선동 5가. 햇빛을 반사해 번쩍이는 12층 유리 건물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직육면체를 벗어나 살짝 웨이브를 탄 건물의 외형에는 개성이 넘쳤다. 청사 뒤 개운산공원과 성신여대 캠퍼스가 늘씬한 건물에 싱그러움을 더했다. 외국계 금융회사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실내 공간은 ‘투명행정’을 강조하기 위해 유리벽과 유리문이 즐비했다. ●북카페·옥상정원 주민들의 쉼터로 올해로 개청 60주년을 맞은 성북구가 2년 6개월여의 공사를 마치고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서찬교 구청장은 7일 준공식을 앞두고 6일 청사 내부를 살짝 공개했다. 건물 밖에서 내부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단번에 오른 건물 3층. 사방이 유리로 된 승강기로 갈아타니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살펴볼 수 있다. 한 직원은 “건물 어디에서도 민원인이 직원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면서 “구청장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6층의 구청장실은 집들이 축하객들로 벌써부터 붐볐다.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한 장애인부터 스님, 환경운동단체 회원들까지 20여명이 첫 손님이다.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청장실에선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오히려 감성적인 냄새가 피어오른다. 5층 하늘마루는 평소 콘서트와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원목으로 꾸며진 공연장은 아늑함을 풍긴다. 지상12층, 지하4층 규모의 청사에는 북카페와 옥상정원, 쉼터마당 등 주민편의시설이 가득하다. 12층 북카페와 옥상정원은 전망대 역할도 겸한다. 아늑한 쇼파에 앉아 책을 읽다가 창밖을 바라보면 시원한 북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을 열면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옥외 정원이다. 청사 곳곳에는 민원인을 배려한 흔적이 스며있다. 은행과 함께 여권과, 건축과, 교통행정과, 민원정보과가 한자리에 모인 2층에선 ‘원스톱 행정’이 가능하다. 3층에는 언어·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 중계서비스센터가 자리한다. 새 청사는 정부로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1등급)’ 예비인증도 받았다. ●민원부서 한층에 주민 배려 돋보여 성북구는 7일 오후 2시 새 청사 준공식을 갖고, ‘미래도시 2020 성북비전’을 선포한다. ▲미래형 첨단도시 ▲푸른 친환경도시 ▲함께하는 문화·교육도시 등 청사진을 담았다. 구민의 날 기념식을 겸한 자리에는 구를 상징하는 주민 60명도 초청했다. 성북구가 1949년 서울의 9번째 구로 개청한 해에 태어난 ‘성북둥이’ 황근필(60·정릉3동), 구금순(60·장위2동)씨를 비롯해 구두수선공, 건설노동자, 간호사, 환경미화원, 소년소녀가장 등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초대받았다. 서 구청장은 “새 청사는 성북 사람들이 일군 결실이며 새로운 60년을 향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청사 완공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25년된 낡은 콘크리트 건물을 헐고, 토지용도변경을 한 뒤 청사를 짓는데 꼬박 2년 6개월이 걸렸다. 구청장과 직원들은 청소집하장으로 쓰이던 하천복개지에 가건물을 지어 업무를 봤다. 덕분에 서울시 구청 가운데 가장 협소한 공간(3830㎡)에 효율적으로 랜드마크를 세울 수 있었다. 사무용 집기도 예전의 것을 거의 그대로 재활용하고, 일자리창출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노무현 소환 이후] ‘퇴임후 심판’ 정치적 각오 가져야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성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그러기엔 아직 시간이 짧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퇴임 이후 본인을 비롯한 주변의 친·인척 비리가 반복되다 보니 평가 자체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전직 대통령 스스로도 여론의 포화를 피해 숨어 살아야 하는 ‘뒷방 늙은이’ 처지가 되기 십상이다. ●퇴임후 ‘뒷방 늙은이’ 처지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을 때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큰어른’ 열풍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이 사후에도 김 추기경과 같은 추모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국가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이 존경받는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선 대통령과 주변 친·인척의 의식 변화를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권력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진 대통령 리더십연구소장은 “대통령이 권력을 사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과거의 불행한 역사는 반복될 것”이라면서 “본인이 퇴임 이후에 어떻게 평가를 받을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이에 걸맞은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대통령학을 가르치는 최평길 명예교수는 대통령이 가져야 할 원칙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당면한 국정 목표를 재임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후에 역사적 심판을 받겠다는 정치적 각오다. 역사적 유산을 남기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부패와 비리에 정신이 팔릴 틈도 없다는 지적이다. ●참모 정직·투명 의지 굳어야다음으로 참모들과 대통령이 함께 공유해야 할 ‘철학적 관점’을 예로 들었다. 최 교수는 “권력 핵심부에 있는 사람들이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직과 투명성”이라면서 “대통령이든 참모든 청와대에 들어가는 순간에는 그 전에 하던 (나쁜) 짓거리를 그만두겠다는 양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식 개선 못지않게 대통령 선출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하는 점도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후보 선출과정에서 검증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후보가 ‘개천에서 용 나듯’ 탄생하다 보니 실제 권력을 갖게 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하기 힘들고 벌어진 일에 대한 정확한 평가도 힘들다는 지적이다. ●자녀·친인척 검증도 필요 수십년간 대선 후보 생활을 했던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조차 정치적 활동 이외의 사생활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점은 우리나라의 검증 시스템이 그만큼 허술하고 치밀하지 못하다는 걸 짐작케 하는 단면이다. 차재훈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선은 물론, 그 이전의 정치활동 시절부터 성장과정과 청·장년기 행적까지 철저히 검증해 공개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후보자의 청소년 시절 대마초 흡연 전력까지 파헤치고, 자녀와 친·인척까지 검증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사회적 감시 시스템이 촘촘하게 구축돼 있다고 한다. 박건형 이재연기자 kitsch@seoul.co.kr
  • [길섶에서] 코골이/김성호 논설위원

    우리 말루하(마누라)의 코골이는 중증이다. 당장 수술하라는 의사의 엄명에도 아랑곳없다. 덕분에 코골이를 피해 한밤중 거실이며 다른 방으로 피란하는 게 다반사다. 오죽하면 녹음기를 샀을까. 반복되는 무자비한 만행을 폭로할 요량에서다. 구석에 감췄지만 언젠가는 꼭 쓸 참이다. 잦은 술자리 탓에 우리 집의 바가지는 통과의례이다. 종류도 참 다양하다. 그날 주벽만 따지면 될 터인데 온갖 과거사가 줄줄이 딸려나온다. 대소사를 잘 잊는 건망증도 괜한 제스처인 듯싶다. 통과의례 때면 장소, 시간을 컴퓨터처럼 기억해 내니. 그런데 오늘 바가지는 쇠바가지다. 쇠 긁는 소리가 하이 소프라노다. 레퍼토리도 더 풍부하다. 일터에서 뭔 일이 있었나? 평소 전술대로 양 귀에 자물쇠를 꼭꼭 채워본다. 애써 잠을 청해 봐도 소용이 없다. 머릿속에 피신 장소를 그려보지만 마땅치가 않다. 어디로 가야 하나. 노심초사하는데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코 고는 소리가 이토록 감미로운 자장가일 줄이야. 말루하님 코 많이많이 고세요.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어린이날 나비랑 놀아요”

    “어린이날 나비랑 놀아요”

    국립과천과학관은 다음달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과학관내 곤충생태관 나비코너에서 호랑나비·배추흰나비·제비나비·암끝검은표범나비 등 600여마리를 날려보내는 ‘나비방사’ 행사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산굴뚝나비(천연기념물 제 458호) 등 104종 199개체의 나비 표본을 과천과학관에 기증한 나비박물관(www.psycheworld.net) 김용식 관장에게 감사패와 함께 특별 회원증도 증정된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환경&에너지] ‘지구 구하기’ 아이디어

    지난 21일 ‘지구의 날(Earth Day)’을 맞아 세계 각국의 언론들은 일상생활에서 ‘지구를 구하는 방법들’을 집중 보도했다. 그 가운데 우리 나라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소개한다. 우선 TV를 오랜 시간 시청하는 사람들은 전기소모가 적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단순히 시청자들의 선의에만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2011년부터 TV 전력소모량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이 정책을 기준으로 따져 보면 2008년에 생산된 플라스마 TV의 절반 정도는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될 수 없다고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및 그린 테크놀로지 전문 미디어인 CNET는 이같은 정책을 염두에 두고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TV들의 전력소모량을 분석했다. CNET는 전력소모가 가장 적은 고화질(HD) TV 4개 모델을 선정했는데, 그 가운데 3개가 LED TV를 포함한 삼성의 제품이었다. 교통수단을 선택할 때도 자신의 상황에 맞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새로운 차가 필요한데, 부자인 경우라면 ‘테슬러’와 같은 고성능 전기차를 사면 좋다. 그 정도 부자가 아니라면,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는지 검토해볼 수 있다. 새 차가 필요없는 사람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이용해 연료소모를 줄일 수 있다. 구글이나 야후 등에서 교통상황을 미리 점검해 교통정체 지역을 피해다니면 시간도, 연료도 절약할 수 있다. 교통체증은 운전자를 짜증나게 만들지만, 환경에도 최악이다. 물론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대중교통 이용도 그에 못지않게 현명한 선택이다. 물건을 살 때 현금이나 수표보다는 크레디트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환경에 도움이 된다. 꼭 필요하지 않다면, 영수증도 받지 않으면 종이가 절약된다. 각종 공과금을 인터넷으로 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앞으로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이 보편화되면 종이책을 만들기 위해 베어 내던 엄청난 양의 나무를 살릴 수 있게 된다. 그런 취지에서 신문도 종이 신문 대신 인터넷 사이트에서 보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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