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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박 유승민 “윤창중 너무 극우… 자진 사퇴해야”

    친박 유승민 “윤창중 너무 극우… 자진 사퇴해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막말 논란’으로 자격 시비가 불거진 윤창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에 대해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내에서 국회의원이 ‘윤창중 퇴진’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변인의 인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의 원조이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 인사가 사퇴를 요구한 만큼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영남일보에 따르면 유 의원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변인에 대해 “너무 극우다. 당장 자진 사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또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인선한 것과 관련, “무색무취하다”며 “인수위를 너무 친정 체제로 끌고 가면 잘못된 방향으로 가더라도 충언할 참모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3선 친박 중진인 유 의원은 박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았던 2004년부터 2007년 대선 후보 경선까지 비서실장과 정책메시지총괄단장 등을 맡으며 최측근으로 분류됐지만 이후 관계가 소원해졌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내가 쓴소리를 잘해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부분으로 인사와 정책, 소통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인사에 대해 “유능한 사람을, 흙 속의 진주를 발굴해서 써야 한다. 친한 사람, 가까운 사람 위주로 하지 말아야 한다”며 “혼자서 인사를 하면 절대 안 된다. 인사는 검증도 해야 하지만 검증 이전에 훌륭한 재목을 찾는 게 중요한데 그걸 혼자서 어떻게 하느냐. 초반의 실수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정책은 인사와도 연결되는데 콘텐츠가 풍부한 최고의 전문가를 찾아서 지지하지 않은 ‘48%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 너무 보수 일변도의 정책은 안 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2013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하트/김보름

    [2013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하트/김보름

    “그럼 내일 감정 실기시험 잘 보세요.” 거실 벽 스크린 속에서 감정 과외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나도 선생님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내 왼쪽 가슴에 달린 ‘하트’ 배지엔 초록색 불이 들어와 있다. ‘적정 감정 수준’ 차분하고 안정된 감정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20년에 나온 감정 조절기 ‘하트’는 이제 초등학생들에겐 제2의 심장이나 다름없다. 중학생이 되기 전에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며칠 동안 내 하트는 계속 초록빛이다. 후훗, 나도 이제 감정 조절의 대가가 된 건가. 1학년 때부터 5년째 하트를 사용한 보람이 나타나는가 보다. 앗, 괜히 기분이 좋아 하트를 만지작대다 뒷면의 단추를 눌러 버렸다. 음성 녹음된 하트 사용 설명서가 흘러나온다. 하트는 가슴에서 나오는 감정의 파장을 실시간 감지해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깔 중 하나로 나타냅니다. 빨강은 가장 흥분된 감정, 보라색은 가장 침체된 감정입니다. 초록은 기준이 되는 색으로서 편안하고 쾌적한 기분을 나타냅니다. 화가 나거나 마음이 들뜨면 그 정도에 따라 노랑, 주황, 빨강 순으로 색깔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기분이 가라앉으면 파랑, 남색, 보라색 순으로 내려갑니다. 가장 위험한 상태인 빨강 단계에 이르면 경보음과 함께…. 나는 다시 단추를 눌러 음성 설명을 껐다. 엄마가 거실로 나왔다. “은찬아, 내일 하트 정기 점검하는 날인 거 알지? 이번엔 꼭 점검 받아. 벌써 두 달이나 미뤘잖니.” “알았어요, 엄마.” 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정기 점검은 딱 질색이다. 가슴에 달린 하트에 푸른 광선을 쬐는 것인데, 아무리 정신 건강에 좋은 알파파가 나온대도 난 속이 메스껍다. “은찬이 너 대답만 하지 말고…. 하트가 개발된 시대에 사는 걸 복인 줄 알아. 엄마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하트 같은 건 상상도 못했어. 애들이 욱하는 성질을 못 참아서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 알아? 만날 학교 폭력이 일어나고, 전쟁 게임을 실제로 따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초등학생들이 노인을 폭행하기도 했어. 정말 무서운 시절이었지. 하트가 나오고 나서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엄마의 잔소리는 언제나 하트 예찬으로 시작된다. 엄마는 얼마 전 하트사랑학부모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요즘 애들은 얼마나 침착하고 세련됐니? 그게 다 하트 덕이야. 마음이 차분한 아이들이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잖아. 이번에 전교 1등한 규빈이는 벌써 명상전문가 자격증도 땄다더라. 마음공부가 자기 계발의 기본이 된 이 시대엔, 감정 통제력이 성공의 밑바탕이라는 거 항상 명심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다. 엄마는 벽에 설치된 가훈 액정 화면을 눈으로 가리켰다. 거기엔 엄마가 존경하는 세계적인 리더, 수잔나 윌파워의 명언이 적혀 있다. 세상을 다스리려면 먼저 자신을 다스려라. 자신을 다스리려면 먼저 감정을 다스려라. 엄마는 자동명상소파에 앉아 스크린을 텔레비전 모드로 바꿨다. 뉴스가 나왔다. 허름한 옷을 입은 할아버지가 경찰서에 들어가고 있었다. “오늘 오후 서울 ○○동에 사는 일흔두 살 한모씨가 소주를 마시고 시위를 하다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한씨는 인근 초등학교를 돌며 하트를 부수라고 고함을 질러….” “어머, 우리 동네잖아!” 엄마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세상에, 정말 정신없는 양반이네. 소주까지 마셨다니….” 알코올 도수가 1도 이상인 술은 금지돼 있다. 1도가 어느 정도인지 난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허가를 받아야 구할 수 있는 소주라는 술은 알코올이 20도나 된다고 한다. 엄마는 소주를 마시면 미치광이가 된다고 했다. “은찬아, 너 저 할아버지 보면 얼른 피해. 저런 사람은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야.” “네, 엄마.” 하지만 나는 그 할아버지가 나쁜 사람 같지 않았다. 얼마 전에 길에서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해 주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어렸을 땐, 재미있는 놀이 기구가 많았어. 너희들은 그네, 시소, 미끄럼틀을 책에서만 봤지? 할아버지는 그런 것들을 다 타 봤단다. 가장 재미있는 건 퐁퐁이었어.” “퐁퐁이요? 그게 뭐예요?” “넓고 쿨렁쿨렁한 매트에 올라가 퐁퐁 뛰는 거야. 정식 이름은 트램펄린인데, 한때는 올림픽 경기 종목이기도 했지. 퐁퐁이 불법이 되기 전까지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퐁퐁을 태워 주는 일을 했단다.” “와, 그런 직업도 있었어요?” “그럼. 퐁퐁은 마법의 기구란다. 퐁퐁을 타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하늘로 날아오를 듯 행복해지지.” 할아버지는 퐁퐁을 타던 옛날 어린이들 얘기를 해 주었고,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나는 ‘사라진 놀이 기구들’이라는 책에서 그 기구를 본 적이 있다. 거기서 트램펄린은 위험한 놀이 기구로 소개되어 있었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이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아버지 말을 듣고 보니 퐁퐁이 그렇게 나쁜 기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차, 뉴스를 보다 딴 생각에 빠졌구나.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내일 보는 감정 실기시험을 준비해야 하는데. 나는 방에 들어가 매직북을 켜고 ‘감정의 스펙트럼’을 클릭했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단계로 배열된 감정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실기시험에선 ‘빨강’에 해당하는 감정들을 평가한다고 했다. 선생님이 어떤 상황을 이야기해 주면, 그때 일어나는 기분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연기해 보이는 것이다. 나는 빨강에 속하는 감정들을 읽어 보았다. “도취, 광란, 분개, 분노, 북받침, 극도의 흥분, 가슴이 터질 듯함….” 가슴이 터질 듯함? 이건 못 보던 거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감정인가 보다. 그런데 가슴이 터질 듯한 게 뭐지? 심장병이라도 일으키는 기분인가? 다음 날, 나는 가슴이 터질 듯한 감정이 어떤 건지 짝 미루에게 물어보았다. “나도 몰라서 엄마한테 물어봤는데, 그건 아주 많이 기쁘고 행복한 기분이래.” 미루가 말했다. 나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쁘고 행복한 기분이 왜 빨강이야? 빨강에 속한 건 위험한 감정들이잖아. 조절이 어려울 정도로.” “나도 그게 이상해서 엄마한테 다시 물어봤더니,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큰 기쁨은 좋지 않대. 그렇게 마음이 들뜨면 평소에 안 하던 행동도 하게 된다고.” “그렇구나. 기쁨도 나쁜 감정이 될 수 있구나….” 나는 조금 의아했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감정의 스펙트럼’을 열어 보았다. 다른 행복한 감정들은 초록이나 노란색에 들어 있었다. 만족감, 뿌듯함, 유쾌함, 즐거움, 쾌적함, 편안함, 흐뭇함…. 그런데 빨강에 속한, 가슴이 터질 듯한 기분은 얼마큼 큰 기쁨일까? 이것들을 전부 합친 것보다 강렬한 걸까? “야, 우리 감정 실기 연습해 보자.” 생각에 잠겨 있던 나를 미루가 툭 쳤다. “그래. 네가 먼저 상황을 말해.” “음, 오늘은 너의 결혼식 날이야. 네가 예복을 잘 차려입고 집을 나섰는데, 갑자기 위층에서 물 폭탄이 떨어졌어. 너는 쫄딱 젖어 버렸지. 그럼 기분이 어떨까?” “화가 욱 치밀겠지. 하지만 그 순간 하트가 찌릿찌릿 신호를 보내주니까,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뭐야, 이건 네가 어른이 됐을 때 얘기잖아. 넌 결혼할 때까지 하트 달고 다닐래?” “아차! 그렇지, 참.” 나는 멋쩍어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때 휘성이가 실실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얘들아, 나 어제 재밌는 일 있었다.” “무슨 일?” “내가 얼마 전에 최신형 하트로 바꿨잖아. 근데 그걸 달고 나서 어제 처음으로 빨간불이 들어왔거든.” “왜? 어쩌다가?” “우리 형이랑 해적판 만화영화를 보는데 너무 웃겨서 배를 쥐고 웃다가.” “어, 정말? 너무 웃어도 빨간불이 돼?” 나는 조금 놀랐다. 지금껏 웃다가 빨간불이 들어온 일이 내 기억엔 없다. “그것도 몰랐어? 넌 실컷 웃어 본 적도 없냐, 이 감정 샌님아!” 휘성이가 약을 올렸다. “하트는 감정의 파장만 읽어 내니까, 웃는 것도 심하면 빨간불이 되지. 그건 아마 ‘극도의 흥분’에 포함될걸.” 앞자리에 있던 솔비가 돌아앉으며 말했다.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갑자기 머릿속이 뒤죽박죽된 기분이었다. 심하게 웃어도 빨간불이라니? 웃는 것도 잘못인가? “야야,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휘성이가 말을 이었다. “하트가 빨갛게 삐삐거리는데, 내가 웃느라고 하트를 끄지도 못하고 한참 데굴데굴 굴렀더니….” “어떻게 됐어?” “병원에 가라고, 이 똑똑한 신형 하트가 정신과 전화번호를 불러주는 거야.” “하하하하.” 아이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하트들이 줄줄이 노랑, 주황으로 물들었다. 그런데 나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야, 강은찬! 넌 왜 그래? 재미없어?” 내 굳은 얼굴을 본 휘성이가 물었다. “아, 아냐. 재밌어.” 나는 억지로 웃어 보였다. 하지만 하트를 속일 수는 없었다. 나는 파랗게 질린 내 왼쪽 가슴을 손으로 감싸고 복도로 나왔다. 하트를 점검 받을 때처럼 속이 메슥거렸다. 뭔가가 잘못된 것 같았다. 며칠 뒤였다. 수업이 끝나고 미루, 솔비, 휘성이와 함께 우주 체험관에 가는 길이었다. 저만치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퐁퐁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나는 얼른 인사를 드렸다. 할아버지 얼굴이 전보다 많이 수척해 있었다. “은찬아, 너 저 할아버지 알아?” “우리 엄마가 저 할아버지한테 가까이 가지 말랬는데….” 미루와 솔비가 속닥거리며 물러섰다. 휘성이도 놀란 눈치였다.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어서 가라고 손짓을 했다. 나는 다시 꾸벅 절하고 돌아섰다. 그런데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이 자꾸 할아버지 쪽으로 향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야윈 등이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 나는 몸을 홱 돌려 할아버지한테 뛰어갔다. 뒤에서 아이들이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오냐. 무슨 일이냐?” 할아버지가 푸근하게 웃으며 물었다. “할아버지, 아직도 퐁퐁 가지고 계세요?” “으응? 아, 아니….” 할아버지는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 “퐁퐁 있는 거 맞죠? 저 퐁퐁 한 번만 태워 주세요.” 나는 할아버지 팔을 붙잡고 매달렸다. “할아버지, 제발요. 정말 꼭 타 보고 싶어요.” “흠….” 잠시 뭔가를 생각하던 할아버지는 말없이 앞장서 걸어갔다. 할아버지의 왜소한 등이 장군처럼 당당해 보였다. 나는 할아버지를 뒤따랐다. 아이들도 멀찍이서 주춤주춤 따라왔다. 할아버지의 집은 낡은 주택이었다. 대문을 열고 뒷마당으로 들어갔다. 거기에 크고 둥근 퐁퐁이 있었다. 가슴이 콩콩거렸다. “얼마 전에 수리하고 용수철도 다 고쳤다. 허름해 보이지만 타 보면 괜찮을 게야.” 나는 신발을 벗고 조심스레 매트에 발을 디뎠다. 올라서자마자 몸이 저절로 출렁거렸다. 퐁퐁이 마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너희도 올라와!” 나는 아이들에게 손짓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던 미루, 솔비, 휘성이도 머뭇머뭇 퐁퐁에 올라왔다. 우리는 힘차게 발을 굴렸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방방 뛰기만 했다. 몸은 점점 더 높이 튀어 올랐다. “와우!” “와하!” 우리는 신이 나서 맘껏 소리쳤다. 말할 수 없이 커다란 기쁨이 온몸을 감쌌다. 하늘까지 날아오를 듯 짜릿한 기분이었다. “삐삐삐삐….” 빨갛게 흥분한 네 개의 하트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그러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우리는 가슴에서 하트를 떼어 던져 버렸다. 검게 죽은 하트들이 땅바닥에 뒹굴었다. 맨가슴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가슴이 터질 듯했다. ■당선소감 세상에 따뜻한 빛 전하고 싶어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치유하고 인간을 내면의 고향으로 안내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한낱 ‘동화’에 불과한 것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마법과 환상이 자재로이 활개 치고 영혼이 굴레 없는 자유를 누리는 이상향은 우리가 잊거나 잃어버린, 그러나 결코 쇠하거나 사라지지 않는 무엇이어서, 인간은 삶과 노동을 통해 자기 안의 낙토를 조금씩 넓혀 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짧지 않은 시간을 홀로 방황하였다. 그리고 그 길에서 동화를 만났다. 동화는 어둠 속의 불빛이었다. 어둠은 크고 짙었지만 끝내 작은 빛을 이기지는 못하였다. 어둠은 빛에 의해 흐려졌고 빛은 어둠에 아랑곳없었다. 그렇게 우주의 밤하늘에 촛불 한 자루 세우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그러나 처음에는 문학이 아니었다. 고민과 잡념을 내리 쓴 일기였다. 내부에서 들끓는 무언가를 꺼내 놓지 않을 수 없어 하릴없이 적어 온 일기들이 창작의 밑거름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동화를 습작하면서, 흔히 비현실적이라고 여기는 완전하고 이상적인 진리들이, 어떤 면에서는 눈에 보이는 현실보다 더 생생한 리얼리티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맑고 밝은 기운이 나 자신과 이 세계를 조용히 감싸고 있음을 느끼면서, 주변을 좀 더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비전이 담긴 아름다운 작품으로 세상에 따뜻한 빛을 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더 많이 사랑하고 부딪치고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 졸고를 너그러이 거두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서울신문사, 그리고 힘이 되어 주신 분들께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 부단한 정진으로 모든 분들의 후의에 보답하고 싶다. ●약력 ▲1981년 경기 부천 출생 ▲한양대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심사평 시의성 띠고 상상력 출중해 요즘 같은 팍팍한 시기에 과연 좋은 동화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신춘문예에 응모한 수많은 동화작가 지망생은 물론이고, 당선작을 고르는 심사위원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232편의 응모작 모두가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들이다. 아직도 그렇게 많은 동화를 이 땅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가 썼다는 사실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공모이기에 몇 가지 기준을 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고의 회장’과 ‘춤추는 수건’은 둘 다 휴대전화와 수건이라는 사물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끌어간 공통점을 가진 수작이었다. 하지만 전자는 동화에 담기에는 부적절한 몇몇 표현 때문에 탈락했다. 후자는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기 힘들게 감동적이고 뛰어났다. 결정적으로 어린이들이 읽고 자신의 이야기로 느낄 수 있는 동일화의 덕목을 놓쳐 어른들의 동화가 되어버린 것이 치명적 결함이었다. 결국 우리는 다른 작품 ‘하트’를 골랐다. 후반부에 급박하게 대화 위주로 사건을 전개해 서술이나 묘사가 좀 부족하다는 흠은 있었다. 하지만 시의성을 잘 띠고 있으며, 동화적 상상력이 출중하고, 동일화의 덕목도 지켜냈다. 재치 있는 이야기 구사 능력에서 보여주는 대성할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며 축하해마지 않는다. 사족으로 ‘속담왕’ ‘엄마의 별’ ‘짜잔 정훈이’ ‘꿀벌이 되면’ ‘길잃은 아이’ ‘까마귀와 배시시’ ‘자귀나무 이야기’ 등도 아까운 작품들이었음을 밝히고 싶다. 더욱 분발하여 ‘낭중지추’(囊中之錐)의 미덕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 [농어촌청소년대상] 본상

    ●농업 강봉석씨 고품질 제주감귤 수출로 연매출 4억 달성 제주도에 살면서 지역 환경에 맞는 작물재배 연구와 신품종 도입, 재배 보급 등에 힘썼다. 대규모 고품질 브랜드 감귤 생산 및 수출로 연매출 4억원을 달성했다. 지역사회 및 미래 후계 농업인 역량 함양에도 앞장섰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등 지역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적십자사 헌혈 유공장 은장을 받기도 했다. ●농업 강현오씨 농업 기업화 추진…한우·쌀판로개척 한국농수산대학 축산학과를 졸업해 농업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 농업인이다. 규모화, 기계화, 자동화를 통해 농업의 기업화를 추진했다. 자체조사료 생산 및 곡물사료 절감으로 한우 등급을 상향시켰다. 한우와 쌀을 온라인 판매, 직거래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했다. 1년에 20회 이상 마을환경정화 활동에도 참여했다. ●농업 김동률씨 체리 생산 시범단지 추진·신소득 작물 보급 신소득 작물 보급에 힘썼다. 1.3㏊의 체리 시범 재배 및 수출용 체리 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고성군 신소득 작물 개발을 위해 스테비아 시험 재배를 했다. 고성군 4H연합회장과 강원도 4H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4H 활성화에 나섰다. 정기적으로 지역 내 양로원과 고아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에도 앞장섰다. ●농업 김성제씨 한우 초음파 진단으로 생산능력 최대화 121마리의 한우를 키우며 한우 고급육 생산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 앞장섰다. 한우에 초음파 진단기를 이용해 정기적인 진단을 하거나 털솔로 피부관리를 시켜 혈액순환 등 신진대사 촉진으로 생산능력을 최대화했다. 왕겨를 이용한 축산분뇨 처리로 환경오염 방지 및 친환경 농업을 실천했다. 독거노인 김장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힘썼다. ●농업 김종환씨 머물고 싶은 농촌 만들기·인재 육성에 앞장 영농 신기술 및 신품종 보급에 앞장서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농촌 정착 의지를 고취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학생들과 과제활동을 함께하는 등 40여명의 잠재적 농업 인재 육성에도 기여했다. 2000㎡의 감자를 재배하는 ‘공동학습포’도 운영하면서 학교 4H회원 및 영농회원 20여명과 함께 공동 경작을 했다. ●수산 남관우씨 ‘육지서 캐는 김’ 등 지역 김 양식 발전 기여 전남대학교 이학박사를 수료하는 등 양식분야 전문지식을 겸비했다. 2005년 어업인 후계자로 선정된 뒤 2011년엔 신안군 임자면 진리어촌계장직을 수행하며 김 육상 채묘 등 지역 김 양식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현장에서 적극적인 봉사에 나서고 있다. 지역 축제 지원 등 폭넓은 대외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농업 박종진씨 단호박등에메시지·문양 새기기 특허 내 한우 20마리와 블루베리 5000㎡, 시설 단호박 등을 재배하고 있다. 특히 박과채소용 메시지 문양 새기기 스탬프 특허출원을 하기도 했다. 2011년 충남도내 최연소 이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14년까지다. 최연소 이장으로서 지역 내 소외계층과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이웃 결연 등을 실시하는 등 지역 내 봉사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농업 박한철씨 가축 자가수정 등 과학영농…수태율 향상 축사 3960㎡를 운영하면서 자가수정과 진단으로 수태율을 향상시키는 등 과학 영농의 선도적 실천 및 적극적인 새 기술 습득에 힘썼다. 고구마 39 60㎡, 인삼화분 재배 400분, 도라지 1000본 등 공동과제포도 운영했다. 충북 증평군 친환경 급식 주민운동본부 일원이자 도안면 구제역 방제단장으로 활동하는 등 마을 돌보기에도 앞장섰다. ●수산 손영민씨 덴마크식 여과시설 도입, 고품질 장어 생산 뱀장어 양식장인 한덴아쿠아에서 근무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0년에는 강화군 수산업경영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식장 근무를 하며 얻은 실전 경험을 토대로 덴마크식 고밀도 순환여과 시스템을 도입, 고품질 장어 생산에 기여했다. 특수사료 개발 등으로 품질 향상을 꾀하기도 했다. 강화군 내 뱀장어 양식장 4곳에 기술을 전수, 소득 증대를 도왔다. ●수산 송윤일씨 전복 저밀도 양식 기술 시도로 폐사율 낮춰 2007년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고향으로 내려가 가업인 전복 가두리 양식업에 뛰어들었다. 해양수산과학원 고흥지소 등을 찾아 지식과 정보를 얻었으며 올 수산업 경영인으로 선정됐다. 기존 가두리 양식에서 탈피해 저 밀도 양식으로 폐사율을 줄이는 등 새로운 기술을 시도했다. 인터넷과 전화 판매 등 판로 다양화에도 힘썼다. ●농업 임순영씨 버섯 배지 생산 자동화로 연 30% 비용절감 버섯 배지 생산 자동화 정착(지난해 3월 기준 1일 1만병)으로 배지 구입비를 연 30% 절감했다. 자가생산 시스템 정착 및 2008년 직영점 개설 등 출하 방법 개선을 통해 연 3000만원의 추가 소득도 얻었다. 지난해 8월 친환경 농산물 인증도 취득했다. 1년에 100회 정도 재배지를 전국 버섯농가의 견학장소로 개방하면서 버섯 재배 기술도 적극 보급했다. ●수산 정준씨 차별화된어업경영시도, 지식 나눔에 앞장 자동차 정비업계에 12년간 종사하다 수산업에 뛰어든 이색 경력을 지니고 있다. 2007년 태안연안 유류 유출 사고를 계기로 가족을 돕기 위해 어촌에 정착했다. 차별화된 어업 경영을 위해 수산관계 기관 및 선진어장을 견학하고 한국 수산벤처 대학 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다양한 지식을 다른 어업인에게 전수하며 어업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농업 주덕용씨 친환경쌀 생산·스마트 영농으로 고소득 올려 참예우 브랜드 한우 122마리를 사육하고 벼농사 26만 4000㎡, 찰보리 198㎡ 등을 재배하면서 친환경쌀을 생산하는 등 스마트 영농으로 고소득 창출에 나섰다. 전문 농업인이 되기 위해 농업교육을 7회 수상하고 선진농업 벤치마킹을 위해 5개국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미래 농업인 육성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농업 교육을 25회 이상 실시했다.
  • 13년째…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벨이 울렸다

    13년째…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벨이 울렸다

    27일 오후 1시 53분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50대로 짐작되는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이 남성은 강재원 행정민원담당에게 “얼굴 없는 천사 비석 옆을 봐 주세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통화 내용을 옆에서 지켜보던 장덕현 시민생활지원담당 등 주민센터 직원들은 ‘얼굴 없는 천사’가 다녀간 것을 알아차리고 즉시 밖으로 달려나갔다. 비석 옆에는 100장씩 묶은 5만원권 10묶음과 노란색 돼지 저금통이 들어있는 A4용지 종이박스 하나가 놓여 있었다. 노송동주민센터는 성금을 전달한 시점과 방식, 전화 목소리 등으로 미뤄볼 때 지난 12년간 찾아왔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잊지 않고 선행을 베푼 것으로 보고 있다. 강재원 담당은 “매년 이맘 때쯤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나기 때문에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전 직원들이 긴장한다.”면서 “목소리로 볼 때 약간 마른 듯한 체구를 가진 50대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노송동주민센터에 나타나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올해로 벌써 13년째고 횟수로는 14번째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해 비슷한 방식으로 성금을 전달했다. 올해 놓고 간 5030만 4600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기부한 성금이 2억 9775만 720원에 이른다. 2000년 4월 58만 4000원을 기부했던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갈수록 금액이 늘어났다. 지금까지 최고액은 2009년 8265만원이었다. 2002년에는 5월 4일과 12월 24일 등 두 차례에 걸쳐 적지 않은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0일에도 5만원권 1000장과 돼지저금통에 들어 있는 24만 2100원 등 모두 5024만 2100원을 동사무소 옆 화단에 놓고 갔다. 전주시는 이 선행이 끊이지 않자 이를 기리기 위해 2010년 1월 노송동주민센터 앞에 비석을 세우고 도로를 ‘천사의 거리’로 명명했다. 아울러 선행의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시중에는 얼굴 없는 천사가 시내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라는 설과 ‘공무원을 지낸 B씨’라는 설 등 온갖 소문이 나돌고 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언론사들이 잠복근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50대 남성일 것이란 추측만 있다. 시민들은 “선행을 베푼 사람이 신분을 드러내기 원하지 않는 만큼 얼굴 없는 천사는 시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묻어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부정맥 관리·예방법

    교직에서 정년 퇴직한 김주원(74)씨는 50대부터 고혈압 약을 복용해 왔다. 평소 술을 즐기던 김씨는 수년 전부터 과음한 다음 날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났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쉬어도 증상이 가시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심방세동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후에도 간혹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났지만 그냥 참고 지냈다. 그러던 중 최근 아침 산책에 나서려다 이상 증상을 느꼈다. 의식은 또렷한데 발음이 분명하지 않고 오른 팔다리에 힘이 실리지 않은 것. 황급히 119에 연락해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검사를 한 결과 뇌경색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씨는 항부정맥 제제와 혈전 예방약을 같이 복용하고 있다. 이 사례에서 보듯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질환이나 악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는 “부정맥 중에서도 서맥에는 박동기를 심는 치료가 일반적이며 빈맥은 항부정맥제 또는 수술이나 약물로 자율신경을 조절하거나 전기적 심박동전환·인공 심박동기 부착 등의 전기적 방법으로 치료하기도 한다.”면서 “부정맥이 나타나면 스스로 이상 여부나 중증도를 판단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부정맥을 예방하려면 금연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이념·지역 갈등 치유… 경제·민생회복에 머리 맞대야

    이념·지역 갈등 치유… 경제·민생회복에 머리 맞대야

    18대 대선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이제부터는 정부와 정치권, 국민들이 힘을 모아 대선 기간 깊어진 지역, 세대, 이념에 따른 분열을 치유하고 깊이 주름진 민생을 회복시켜야 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 승부가 막판까지 치열한 선거전이 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후유증도 크고 치유해야 할 일도 많다.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분야의 과제가 첩첩산중 격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이례적으로 ‘범보수연합’과 ‘범진보연합’이 총결집해 세 대결을 펼치면서 양측은 상대를 칭찬하고 배려하기보다는 서로 흠집 내기 위한 비난전을 선거 당일까지 치열하게 벌였다. 전문가들은 19일 서둘러 냉정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 정부는 심화된 양극화를 치유하고 국회와 대화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일 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사회적 분열상을 봉합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대선 후유증을 최소화해 사회 통합을 이루려는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들만 끌어안는 좁은 의미의 통합이 아니라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통합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경제적 양극화가 최대 과제다. 당선자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20~40대와 50대 이후가 대결을 펼치며 세대 간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이러한 세대 간 대결의 상처와 문제점에 대해서도 당선자가 서둘러 치유책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대선 기간 주요 화두였던 경제민주화 해법 마련도 중요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경제민주화가 중요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경쟁 세력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정치 불신이 탄생시킨 ‘안철수 현상’에서 보듯이 정치권의 신뢰 회복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에 대한 신뢰, 정권에 대한 신뢰부터 회복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 개혁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개헌 등 정치 개혁이 임기 초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권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 사회적 과제 해결에 나서라고도 요구했다. 정치권은 새 정치 비전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대선 기간 최대 화두였던 안철수 현상은 기성 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경고였다. 제1당인 새누리당이나 2당인 민주통합당 양측 모두 국민의 압박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기득권 내려놓기 등의 개혁 조치를 서둘러 단행해야 할 때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정당은 공천 등 여러 가지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정권이 국회를 장악하려 한 것도 문제였다. 정권이 국회를 잘 설득해 국민의 실망을 줄여 가야 한다.”고 대화 정치 복원을 강조했다.세계 경제 위기에도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당면 과제는 일자리 창출과 가계 부채 해결이다. 특히 대외 경제 환경이 좋지 않다. 수출 환경 악화를 잘 관리하면서 잠재성장률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성장 담론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저출산과 고령화는 시급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다. 이대로는 노동력 공급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남북 문제 등 대외 환경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강 모두 올해 정권 교체가 있었기 때문에 새해에는 새 정부에 의해 펼쳐질 외교 전략이 충돌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목디스크

    [Weekly Health Issue] 목디스크

    많은 의사들이 목디스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컴퓨터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 되면서 목이 겪는 혹사의 강도가 적정 수준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는 위험신호다. 일찍 온 추위에 질려 몸을 잔뜩 움츠리다 보면 전신이 결리고 뻐근하기도 하다. 이런 상태에서는 당연히 목에도 상상 이상의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목 근육이 뻐근하고 어깨가 무거운 증상이 일반적인데 목디스크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런 증상을 단순히 계절 탓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목디스크(경추 수핵탈출증)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겨울철에 목디스크가 악화돼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에 대해 가천대 길병원 척추센터 김우경(신경외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목디스크란 어떤 질환인가. 목디스크란 목 부위의 척추 부위인 경추와 경추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 속의 수핵이 밀려서 빠져나와 신경근이나 척수를 압박하는 질환이다. 7개의 경추뼈 가운데 운동이 가장 활발한 5∼6번 디스크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생기고, 이어 6∼7번, 4∼5번 순으로 발생빈도가 높다. ●발생 추이는 어떤가. 근래 환자가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느라 목뼈가 소위 ‘거북목’이라는 일자목으로 변한 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폭넓게 보급되면서 발생 추이가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실제로 의료계에서는 이 때문에 향후 목디스크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겨울에 환자가 많은 이유가 있나. 최근 내원하는 환자들 상당수는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다. 운전을 하거나,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직장인들이 장시간 목을 거북이처럼 앞으로 빼고 앉아 일을 하다보면 인대나 근육이 긴장에 노출돼 점차 약해진다.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마찬가지다. 경추 주변 근육이나 인대가 약해지면 디스크가 쉽게 밀려 나오게 된다. 물론 겨울이라고 디스크 질환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겨울에 환자가 많은 이유는 추운 날씨 때문에 몸을 움츠리게 되고,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평소 좋지 않았던 부위가 과도하게 긴장해 디스크를 악화시키고,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최근에 발생하는 목디스크 특성이 과거와는 어떻게 다른가. 목디스크도 퇴행성 질환이다. 디스크는 수분과 단백질로 구성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수분이 빠져나가 탄력을 잃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쉽게 빠져나오게 된다. 고령 환자에게서 목디스크 등 척추질환이 잘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목디스크 환자가 최근 들어 30∼40대는 물론 20대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경우는 디스크 퇴행보다 잘못된 습관과 자세가 문제다. 여기에다 레저활동이나 교통사고 등 외상에 의한 환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의 경우 후방 추돌로 갑자기 충격을 받으면 목이 순간적으로 앞으로 쏠렸다 뒤로 젖혀지면서 경우에 따라 심각한 디스크를 유발하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디스크가 생긴 부위에 따라 증상이 약간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목디스크는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와 팔이 저리며, 등 뒤 날개뼈 사이에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5∼6번 디스크가 탈출한 경우 젓가락을 들지 못할 정도로 팔 근력이 약해지기도 한다. 또 디스크가 바깥쪽이 아니라 몸통 중심 부위로 밀려나 척수를 압박할 경우 배뇨 및 보행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일부 환자군에서는 목디스크임에도 목에 통증이 없는 대신 어깨나 등 부위에만 통증이 나타나 오십견이라며 방치하는 사례도 흔하다. ●검사와 진단은 어떻게 하나. 가장 기본적인 진단 요소는 환자의 증상이다. 증상에 따라 신경학적 검사와 단순 X레이검사를 통해 상태를 파악하며, 목디스크가 의심되면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검사로 충분히 진단이 되지만 그래도 미흡하면 근전도를 통해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또 디스크는 수술치료가 어렵다는데 사실인가. 치료는 비교적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증상이 초기인 경우라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증상의 완화를 관찰하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소염진통제로 통증을 유발하는 화학인자를 조절해 통증을 줄일 수는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없을 경우 인공디스크 삽입, 유합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인공디스크 삽입은 자연스러운 관절 기능을 유지할 수 있고, 주변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춰 합병증도 줄여준다. 이 방법은 퇴행이 아직 진행되지 않은 연성 디스크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디스크가 딱딱하게 굳는 석회화가 진행된 경우라면 디스크를 제거하고 뼈를 하나로 유합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디스크 상태에 따라 뼈를 이식하거나 인공디스크 등 대체물질을 넣지 않고 정상 디스크를 그대로 활용하도록 하는 ‘전방경유경추 추간공확장술’도 시행된다. 6∼7㎜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현미경을 삽입한 뒤 디스크의 병변 부위를 직접 보면서 원인 부위를 찾아내 치료한다. 수술후 보조기 착용이 필요 없어 일상 생활로의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는 수술법이다. 이 방법은 부드러운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있거나,디스크 탈출은 아니어도 신경 구멍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협착증에 효과적이다. 이런 수술적 치료는 보존적 치료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거두지 못할 때 적용하는 마지막 치료 수단이지만 알려진 것처럼 환자들이 두려워할 만큼 어려운 치료는 아니다. ●치료에 따른 후유증 등의 문제는 없나. 목부위는 근육과 혈관, 신경조직이 밀집한 곳이어서 허리 쪽보다 치료를 위한 접근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치료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어렵지는 않다. 당연한 말이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병원을 찾아야만 보존 치료가 가능해 수술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증상 악화에 따른 후유증도 줄일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국정원 여론조작” vs “민주당 선거공작”… 댓글 의혹 정면충돌

    민주통합당이 제기한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과 국가기관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의혹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 ‘진실 게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통합당은 12일 문재인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며 국정원 여직원 김모(28)씨를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했고 경찰은 이번 주내 피고발인 신분으로 김씨를 소환하기로 했다. 국정원이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의 개인 주거지 무단 침입 등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자 민주당은 추가 의혹 제기로 맞섰다. ●민주 “3개팀이 현안 댓글 임무” 민주당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제보를 바탕으로 한 정당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국정원은 지난해 11월부터 3차장 산하 심리전 담당 부서를 심리정보국으로 격상시키고, 그 안에 안보1·2·3팀 3개팀을 신설, 각 팀에 70여명의 요원을 배치했다.”면서 “이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고 매일 주요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게재할 댓글 내용을 하달해 왔다. 국정원은 인터넷주소(IP) 발각을 우려해 국정원 청사 밖에서 임무를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진 대변인은 또 “지난 3일 동안 김씨의 국정원 근무 시간은 하루 2~3시간밖에 안 된다.”며 김씨의 근무 기록 공개를 추가로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을 민주당의 ‘선거공작’으로 규정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대선이 끝난 뒤 진실을 밝혀 봤자 의미가 없다. 김씨가 컴퓨터를 임의 제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댓글 내용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의혹 제기에 대한 증거부터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영세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번 의혹을 “선거공작”이라고 규정한 뒤 “문재인 후보가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이 미행 등 불법 행위”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민간 사찰을 지적해 온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을 미행하고 사찰하는 등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있을 수 없는 국기 문란 사건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국정원은 “민주당이 개인 주거지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사실상 감금 상태에 빠뜨렸다.”면서 “민주당 관계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형사 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직원 김씨가 당초 신분을 숨겼다는 논란에 대해 “정보기관 직원은 누구나 신원을 노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씨 역시 이날 오전 3시쯤 기자들에게 전화 인터뷰를 자청해 “(문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은 물론 대선과 관련해 어떤 글도 인터넷에 남긴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적법 절차에 의한 수사가 이뤄진다면 충실히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전날 오후 김씨의 오피스텔에 출동했을 당시 부실 조사 등으로 증거 인멸을 방조했다는 민주당 주장을 반박했다. 강남구 선관위는 보도자료에서 “(민주당 측) 제보자가 보는 앞에서 김씨의 방 안을 둘러본 결과 불법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는 어떤 물증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 “컴퓨터 증거 복원 가능” 이제 관심의 초점은 김씨의 컴퓨터에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장 경찰의 압수수색영장 신청이 난관에 봉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선거운동과 관련해 댓글, 게시글 등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지 못했다.”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행위는 인멸해도 증거 복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무상급식 지원 기준 대구시·시의회 충돌

    대구지역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등 집행부와 대구시의회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무상급식 시행 방법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집행부 측은 학교별 학생수에 따라 무상급식을 시행할 계획이나 시의회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보완할 것을 지적했다. 시와 시교육청은 10일 내년도 대구지역 초·중·고교 무상급식 예산 598억원을 책정해 시의회에 보냈다고 밝혔다. 올해 562억원보다 6.4%가 늘어났으며 무상급식 비율은 41%로 4% 포인트 높아졌다. 시와 시교육청은 이 예산으로 400명 이하 학교 41곳에 대해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달성군 지역 초·중·고 19곳도 무상급식에 포함돼 모두 60곳에 이른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집행부의 무상급식 계획이 소득과 관계없이 학생 수를 기준으로 무원칙적으로 집행하는 것이라고 질타하고 있다. 시의회는 소득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상급식 비율만 채우려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 한 의원은 “400명 이하 학교 전면 무상급식은 그동안 시와 시교육청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선별급식 확대 방침과 모순된다. 이 같은 방식은 한정된 예산으로 부유층 자녀에 대해서도 무상‘급식을 하는 것으로 저소득층 자녀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원은 “무상급식을 특정 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올려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이 오히려 현재 방식보다 저소득층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와 시교육청은 “현재 방식은 한정된 예산으로 시행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 중 하나”라면서 “앞으로 무상급식 지원 최저생계비 기준을 250~300%(올해 200%) 높이고 대상학교 학생수도 500~600명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뇌동맥류

    [Weekly Health Issue]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머릿속에 감춰진 시한폭탄이다. 의사들도 겁을 낸다. 일단 터지면 10명 중 2명은 생명을 잃고, 가까스로 생명을 건지더라도 치명적인 후유증에 시달리기 쉽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실체를 모른다. 고혈압이나 심장마비가 무서운 줄은 알지만 뇌동맥류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뇌동맥류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특히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 들어서는 더욱 경계를 해야 한다. 이런 뇌동맥류에 대해 가톨릭대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 백민우(병원장)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뇌동맥류란 어떤 질환인가. 혈관벽을 이루는 내탄력층과 중막층에 손상이나 결손이 있을 경우 혈압의 압력으로 혈관벽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뇌동맥류라고 말한다. 단순히 혈관이 부풀어 오른 상태를 비파열성 뇌동맥류라 하고, 혈압을 못 견뎌 터지면 뇌출혈인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뇌동맥류가 새삼 관심을 끄는 이유. 뇌동맥류는 일단 터지면 사망률이 20%에 이르고, 살아도 20%는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게 돼 환자는 물론 가족과 사회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최근에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로 뇌혈관을 검사하는 진단기술이 발달해 뇌동맥류의 발견 빈도가 높아진 데다 최근 들어 젊은 환자들의 출혈 빈도가 높아지면서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치료나 뇌동맥류의 파열 예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유병률과 최근의 발병 추이는. 국내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다. 외국의 경우 인종이나 나이·진단방법에 따라 1∼5%의 유병률을 보인다. 2011년 란셋 ‘신경학’지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21개국 9만 4912명을 조사한 결과,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유병률이 3.2%로 나타났다. 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은 인구 10만명당 매년 10∼20명이 발생하고 있다. ●뇌동맥류의 원인은 무엇인가. 뇌동맥류의 원인은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구분한다. 선천성은 혈관벽의 내탄력층에 선천적인 결손이 있어 생기는 게 대부분이며, 후천성은 뇌동맥류가 잘 발생하는 혈관의 분지부에 혈역학적으로 높은 압력이 가해져 혈관벽에 균열이 생기는 게 원인이다. 또 유전적으로 혈관질환을 가졌거나 뇌동·정맥 기형, 모야모야병 등 다른 뇌혈관 질환에 동맥류가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외상으로 혈관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다 가족력·흡연·고혈압·마약 등이 유병률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뇌동맥류는 대부분 파열돼 뇌출혈을 유발하지만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주변 뇌신경조직을 압박해 특정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파열의 경우 지주막하 공간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경우에 따라 뇌실질 및 뇌실 출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경우 환자는 극심한 두통과 구토 및 뒷목의 뻑뻑함 등을 호소하며, 반신마비·언어장애·의식저하 등 신경학적 결손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간혹 많은 출혈량 때문에 두개골 내의 압력이 높아져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기도 한다. 비파열성은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동맥류가 부풀면서 주변 조직을 건드려 눈꺼풀이 처지거나 동공확대·복시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검사·진단법·뇌동맥류 판정기준은. 뇌CT나 MRI로 출혈 유무를 확인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부풀었거나 튀어 나온 뇌동맥류의 위치와 모양, 크기도 확인할 수 있다. 뇌혈관조영술은 침습적 검사지만 뇌동맥류를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다. 임상 증상이나 CT 또는 MRI 검사상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이 의심되지만 혈관에서 동맥류 소견이 보이지 않으면 뇌척수액 검사나 반복적인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방법 및 최근 치료경향은. 치료는 뇌동맥류 파열 여부와 환자의 나이·건강·동맥류의 위치와 크기·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 비파열성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파열 예방에 치료 목적을 둔다. 파열된 경우에는 재출혈을 막고, 합병증인 뇌혈관연축 및 수두증 예방에 주력하게 된다. 치료는 크게 결찰술과 코일색전술로 이뤄진다. 전통적 치료법인 결찰술은 두개골을 연 뒤 뇌동맥류의 입구를 클립으로 집는 치료이며, 최근에 많이 사용하는 코일색전술은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동맥류 병변 부위에 금속성 미세코일을 삽입해 동맥류를 막는 방법이다. 최근 새로운 치료법으로 소개된 파이프라인 스텐트 시술은 기존 결찰술이나 코일색전술로 치료가 어렵거나 위험도가 높은 거대동맥류가 대상이며, 동맥류로 유입되는 혈류의 양과 방향을 바꿈으로써 동맥류 내에서 혈전 생성을 유도해 동맥류를 막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이다. ●각 치료 예후와 합병증도 짚어 달라. 뇌동맥류는 치료방법보다 동맥류의 파열 여부와 크기·위치·모양,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 등이 예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전문의와 상의해 신중하게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 결찰술은 뇌동맥류를 눈으로 보면서 클립으로 묶기 때문에 재발률은 낮지만 수술 중 뇌조직이나 혈관이 손상될 수 있다. 코일색전술은 뇌조직 손상위험은 없지만 충분히 색전이 안 되면 재발 위험이 높다. 뇌동맥류에 의한 지주막하출혈 후 우려되는 합병증으로는 뇌혈관연축과 수두증이 대표적이다. 뇌혈관연축은 뇌동맥이 수축해 뇌에 혈액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을 말하는데, 이 경우 다시 결찰술 등을 시도하더라도 예후가 별로 좋지 않다. 수두증의 경우 급성기에는 뇌실에 도관을 삽입해 두개골 외부로 뇌척수액을 빼내는 치료를 시도하며, 증상이 계속될 때는 뇌실부 등 주요 부위에 배액관을 설치하는 단락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겨울철 관절 관리는 이렇게

    겨울철 관절 관리는 이렇게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관절염 환자들에겐 고통의 계절이다. 흔히 관절염이라면 무릎을 생각하지만 무릎 말고도 손목·발목·손가락 등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는 많다. 그러나 관절염은 적절하게 관리하면 통증도 줄이고 증상도 안정시킬 수 있다. 활동 원칙은 ‘아침엔 천천히, 낮엔 활발하게’이다. ●기온·기압 낮아지면 통증 심해져 무릎뿐 아니라 어깨나 손목·손가락·발목 등에도 생겨 붓거나 쿡쿡 쑤시는 관절염은 특히 저온·저기압과 높은 습도에 민감하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찬 기운이 무릎 신경을 자극해 조직을 수축시키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관절 부위의 혈액순환이 안 돼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지고, 움직이면 뚜둑거리는 소리와 함께 통증이 나타난다. 관절염은 무릎뿐 아니라 어깨나 손목·손가락·발목 등에도 생기는데, 주로 관절이 붓거나 쿡쿡 쑤시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겨울에는 가뜩이나 활동량이 줄어드는데 추위로 관절 통증이 심해지면 활동량이 더욱 줄어 관절염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겨울에 관절 통증을 줄이려면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부터 주의해야 한다. 아침에는 기온이 가장 낮아 관절 부위의 근육과 인대의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눈이 내리면 기압도 낮아져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이런 날은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지 말고 누운 자세에서 옆으로 몸통을 돌린 뒤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면서 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천천히 일어나야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스트레칭과 일광 산책의 생활화 스트레칭은 기상 직후부터 적어도 하루 세 번 이상 수시로 해주는 것이 좋다. 무릎과 어깨·발목·손목 등 주요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면 된다. 앉아서 무릎에 힘을 주고 발끝을 무릎 쪽으로 당기는 간단한 동작도 스트레칭 효과가 있다. 스트레칭과 함께 실내자전거나 걷기 등으로 하체 근력을 키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햇볕이 내리쬘 때는 야외 산책이 좋다. 관절염 통증은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하는데, 햇볕은 이런 우울증을 완화시켜 준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D를 합성해 골다공증까지 예방할 수 있다. 산책을 할 때는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챙겨 신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아야 한다. 넘어질 때 방어동작을 취하지 못해 고관절 골절 같은 큰 부상을 입기 쉬워서다. ●겨울비만 경계해야 비만 관리도 문제다. 겨울에는 계절적인 특성상 채소와 과일 섭취가 줄고 신체 활동이 적어 체중이 쉽게 늘어난다. 체중이 늘면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증상이 악화된다. 따라서 관절염 환자는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또 외출할 때는 내복과 얇은 겉옷을 여러 벌 겹쳐 입고, 모자와 목도리, 장갑을 사용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너무 두꺼운 옷은 움직임을 둔하게 하므로 피하는 게 좋다. 외출 후에는 따뜻한 물로 관절의 피로를 풀어주거나 무릎담요로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도 관절 통증이 줄지 않으면 따뜻한 물수건이나 핫팩을 통증 부위에 10∼15분 정도 올려 온찜질을 한다.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근 채 가볍게 주먹을 쥐었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면 손가락 통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원장은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이루거나 관절이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약물 및 물리치료만으로도 얼마든지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정부 “임금 지급 점검” 가족 “후유증도 보상을”

    지난해 4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582일 만에 풀려난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이 4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선박 주인 “요양 원할 경우 지원” 인질들의 몸값을 두고 해적과 선사 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피랍 최장 기록을 세운 제미니호의 선장 박현열씨와 기관장 김형언(이상 57)씨, 항해사 이건일(63), 기관사 이상훈(58)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외교통상부 신속대응팀과 함께 케냐 나이로비발 대한항공 직항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들은 5일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석방된 제미니호 선원들이 귀국하는 대로 건강 확인과 임금 지급 등을 위해 국내 송출업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4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싱가포르 선박 소유자가 선원들이 요양을 원할 경우 보상할 뜻을 전해 왔다.”면서 “선원 치료가 잘 이뤄지도록 돕고 피랍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원 가족들은 “선원들이 귀국해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장기간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심했던 만큼 후유증에 대한 치료와 보상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취업 선원 재해보상 규정에 따르면 선박 소유자는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선원이 요양을 하는 기간 중 첫 4개월까지는 통상임금의 100%를, 이후에는 임금의 70%를 보상해야 한다. 국토부는 또 선원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부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고 건강검진과 치료, 임금 지급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 선원대피처 설치 의무화아울러 국토부는 국제해사기구(IMO)에 외국 국적 선박에도 ‘선원대피처’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제안하는 한편 국내 선원이 승선한 외국 국적 선박에 대해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
  • [Weekly Health Issue] 술과 간 건강

    [Weekly Health Issue] 술과 간 건강

    술자리가 이어지는 연말이다. 우리의 집단문화를 감안하면 이 무렵엔 술을 피하기 어렵다. 자주, 많이 마신다. 지나친 음주가 주는 폐해가 적지 않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건강, 그중에서도 간 건강이다. 간은 감각이 없는 조직이어서 상당 부분이 손상을 입어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간의 문제가 증상이 심각해진 뒤에야 발견되는 사례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술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간 건강 문제를 두고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간 건강에 술이 왜 문제가 되는가. 술을 마시면 장에서 흡수돼 간에서 대사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생기는 대사물질이 간 손상의 주범이다.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할 여유를 갖지 못해 결국 간질환으로 진행된다. 물론 술로 인한 간질환은 개인차가 있지만 특히 여성이나 영양 상태가 나쁜 사람,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는 소량으로도 심각한 간 손상이 올 수 있다. ●술이 유발하는 간 질환을 들어 달라. 술이 초래하는 대표적 간질환은 지방간과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 등이다. 지방간이란 간에 지방이 과잉 축적되는 질환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간에 이상을 초래하는 음주량은 성인 남자 기준으로 1일 30∼40g(여자는 20g)으로, 이는 소주 반 병 정도에 해당한다. 지방간 상태에서 계속 술을 마시면 약 20∼30%에서 알코올성 간염이 나타나고 그래도 술을 마시면 10%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실제로 만성 간질환자의 약 20%는 술이 원인이다. ●급증하는 여성 음주도 문제가 될 텐데…. 여성의 신체는 남성에 비해 수분이 적고 체지방이 많은데 이 때문에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체내 농도가 진해져 훨씬 빨리 취한다. 술에 빨리 취한다는 것은 그만큼 술로 인한 손상을 많이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은 알코올 분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술로 인한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남성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간에서 이뤄지는 알코올의 대사 과정은. 섭취한 알코올의 20∼30%는 위 점막에서 흡수돼 혈관으로 유입된 뒤 체내로 분산된다. 위에서 흡수되지 않은 알코올은 대부분 소장에서 흡수된다. 대장이 알코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렇게 소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혈액을 통해 간으로 들어가 대사되는데,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되고 다시 아세트산으로 바뀌어 간장 밖으로 배출된다. 이 아세트산은 체내의 여러 세포에 퍼져 탄산가스와 물로 변해 배설되는데 이 과정에서 알코올양이 간의 능력을 초과하면 미처 분해되지 못한 알코올이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면서 인체의 여러 장기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게 된다. ●그렇다면 숙취는 어떤 현상인가. 숙취의 원인은 아세트알데히드다. 알코올은 간에서 알코올분해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는데 유해물질인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미주신경, 교감신경 내의 구심성신경섬유를 자극해 구토, 어지럼증, 동공확대, 심장박동 및 가쁜 호흡 등 이른바 숙취를 유발하게 된다. 결국 숙취란 체내에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가 남아 지속적으로 신경을 자극하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알코올성 간 질환은 어떤 증상을 보이나. 간질환의 가장 초기 형태인 알코올성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으나 간혹 간이 비대해지면서 상복부 불편감이나 피로감을 호소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술을 끊으면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정상으로 회복된다.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반응을 동반하는 상태인 알코올성 간염은 식욕감소·구역감·구토·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하면 황달이나 복수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중증의 알코올성 간염은 폭음 후 갑자기 생길 수 있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가장 심한 형태로, 정상 간조직이 지속적인 염증으로 반흔조직에 의해 결절로 대체된 상태인 알코올성 간경변은 알코올성 간염과 비슷해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진행되면서 복수와 정맥류 출혈, 간성 뇌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간경변으로 딱딱해진 간조직은 회복이 어렵지만 금주만 철저히 하면 합병증의 진행을 늦춰 간기능 악화나 심각한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는 있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알코올성 간질환은 문진과 함께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중증도를 평가하게 된다. 이런 검사로 부족할 때는 따로 간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간질환 확인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혈액검사를 통해서는 과거 GOT, GPT로 불렸던 AST, ALT 수치를 평가한다. AST와 ALT는 간세포 속의 효소로, 간세포가 손상되면 AST와 ALT가 세포 밖으로 퍼져 혈액에 유입되는데 이 수치를 혈액검사에서 측정해 간세포의 손상 정도를 파악한다. 일반적으로 만성 B·C형 간염 등은 AST보다 ALT 수치가 올라가지만 알코올성 간질환이라면 AST가 높아져 구별이 어렵지는 않다. 또 습관성 음주자의 90% 정도에서 감마-GTP(GGT)가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초음파검사는 지방간이나 간경변증의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이며 이런 검사로 분명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에 사용하는 중요한 방법이 간조직검사다. ●간 질환별 치료법과 예후를 짚어 달라.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조치는 금주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금주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으며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증도 금주 여부에 따라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이나 간질환 관련 사망률을 절반까지 낮출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 상태로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정상으로 회복된다. 알코올성 간염은 심각한 단백질 및 열량 부족이 동반된 경우 금주와 함께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공급해야 하며 특히 엽산 보충이 중요하다. 알코올성 간경변증은 감염증이 흔한 사망 원인이 되기 때문에 세균성 복막염, 흡인성 폐렴, 하지 봉소염 등에 대한 치료와 함께 흔히 동반되는 문맥압 항진증의 합병증인 복수·정맥류 출혈·간성뇌증·간신증후군 등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병증이 심한 경우에는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특성화고 취업률 상승은 뻥튀기?

    서울시교육청이 고졸 채용 열풍의 핵심인 특성화고의 취업률 실태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일부 특성화고가 취업률을 높이려고 학생들이 원치 않는 취업을 강요하는 등 취업률 뻥튀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2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연말까지 특성화고 취업률 제고사업의 운영실태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대상은 2008년과 2009년 교육청 지원형 특성화고로 선정된 9개교다. 이들 학교에는 취업 지도와 진로 교육 등의 명목으로 3년간 2억원씩이 지원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특성화고를 취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각 기업과 고졸자 채용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졸 채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개선되면서 서울지역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지난해 22.97%에서 올해 40.65%로 크게 높아졌다. 시교육청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의뢰해 최근 발표한 ‘특성화고 진로이력 분석연구’ 보고서는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이 높아진 것은 은행권과 공기업, 대기업이 고졸자 채용을 늘렸고 학생들이 2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취업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취업률에 허수가 많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올해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취업한 곳은 육·해·공군 등의 부사관으로 120명이 취업했다. 2위는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65명)로 학교 교육과는 상관이 없는 곳이었다. 한 특성화고 관계자는 “취업률이 가장 큰 기준이 되다 보니, 취업에 뜻이 없거나 직장을 못 구한 졸업생들은 일단 취업부터 시켜 통계에 잡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2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취업한 3688명 중 9월까지 취업을 유지한 학생은 76%인 2795명에 불과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감사에서 취업률 부풀리기나 부실한 관리가 있는지를 살펴본 뒤 추후 학교현장에서의 검증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특성화고 출신들의 취업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감사를 통해 문제점이 나타나면 꼼꼼히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관절·척추질환의 ‘줄기세포 치료’

    [Weekly Health Issue] 관절·척추질환의 ‘줄기세포 치료’

    줄기세포 치료가 화제다. 대상 질환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줄기세포가 질병 치료의 신기원을 열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척추·관절 전문 나은병원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어려운 이웃들의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를 무료로 치료해주겠다고 나섰다. 물론 수술 대신 최신 줄기세포 치료법을 적용한다.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는 한국인과는 뗄 수 없는 질환이다. 관절에 악영향을 미치는 좌식생활이 몸에 밴 데다 운동의 일상화와 비만 인구의 증가 등으로 갈수록 환자가 늘고 있어서다. 빈곤층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꼽히는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의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나선 나은병원 남기세 대표원장을 만났다. ●줄기세포 치료란 어떤 치료 방법인가. 줄기세포는 다양한 신체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분화 상태의 세포로, 적절한 조건만 맞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하는데 이런 특성을 관절염 등 특정 질환 치료에 적용한 것을 말한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연구로 많은 불치병 및 퇴행성 질환자들이 희망을 가졌으나 이후 논문조작 문제가 불거지면서 줄기세포 연구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재생치료에 대한 연구는 계속돼 급기야 최근에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용화로 퇴행성관절염과 조혈장애 환자들에게 이 치료가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또 뇌·척수·디스크·피부·장·혈관질환자 등에도 줄기세포 치료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많은 난치병 및 퇴행성 질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약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가 기존 치료와는 어떻게 다른가. 기존 치료가 주로 증세 완화나 병의 진행을 막는 방법인데 비해 줄기세포 치료는 문제 부위를 원래의 상태에 가깝게 복원시키는 치료라고 보면 될 것이다. 기존 수술에 비해 최소한의 절개와 국소마취만으로 불과 1시간 안에 수술이 이뤄지며, 수술 후유중도 매우 적어 회복도 빠른, 효과적이고 간단한 치료법이다. ●줄기세포 치료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퇴행성 관절염을 예로 들어보자. 이 경우, 우선 약물 및 물리치료와 체중감량, 운동요법 등 보존적 치료로 증세 개선을 시도하며, 이런 방법으로 증세의 호전을 기대할 수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법으로는 미세천공술·절골술·인공관절치환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미세천공술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자가연골재생술이 더 효과적인 치료라는 임상보고도 있다. 이때 사용하는 줄기세포는 제대혈에서 채취·배양한 것으로, 지금까지 관련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안전한 치료다. 수술은 부분마취 후 관절경을 이용해 손상된 연골을 제거한 뒤 여기에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시간은 약 40분이 걸린다. 만약 퇴행성 디스크가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관절주사치료나 수핵성형술 등을 시행하고, 그래도 증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인공디스크치환술이나 관절유합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비해 줄기세포 치료는 골반에서 골수를 채취해 여기에서 추출·정제한 줄기세포를 디스크 안에 주사해 디스크를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줄기세포를 환자의 몸에서 직접 추출해 사용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거의 없다. 이런 줄기세포 치료는 2010년 일본의 전문의 요시카와가 2명의 환자에게 시술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스파인’지에 보고했으며, 이듬해에는 스페인의 전문의 오로즈코가 10명의 환자에게 시행한 결과를 저명한 장기이식 학술지(Transplantation)에 발표하기도 했다.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한 조건이 따로 있나.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최악의 상태인 4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령이나 중증도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가 있다. 단, 연골 재생효과 측면에서 일정 정도의 연골이 남아있으면 치료효과가 훨씬 좋다. ●그렇다면 줄기세포로 어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가. 근골격계에 국한해 말하자면 대표적인 질환이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연골 손상이고, 이 밖에 퇴행성 디스크와 고관절의 무혈성 괴사, 건(힘줄)및 근육 손상, 뼈 유합 등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신경 손상에도 효과적이어서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사지마비 환자에게도 시도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현재 임상적으로 확인된 줄기세포 치료의 장점과 한계는 무엇인가. 무릎관절염의 경우 치료 성과를 1년간 주시한 결과, 기존 미세천공술보다 우수하다고 확인됐지만 최근에 적용된 치료라 세부적인 성과 통계자료는 아직 없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다는 점은 확실히 입증됐다. 한계라면 적응증이 아직 제한적이고, 시술비용이 다소 비싸다는 점이다. ●치료 성과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게 아니라 시행 초기여서 관련 데이터가 부족할 뿐이다. 실제로 퇴행성관절염에 적용한 뒤 1년간 관찰한 결과 환자의 통증지수가 44에서 24로 크게 개선됐다. 퇴행성 디스크 역시 일본의 임상보고에 따르면 손상된 디스크가 재생됐음이 MRI(자기공명영상)로 확인됐다. 또 스페인 오로즈코팀 연구에서는 치료한 10명의 환자에게서 3개월 만에 85%의 통증 감소가 있었는데, 이는 기존 인공디스크치환술이나 관절유합술보다 좋은 결과다. 물론 앞으로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비교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치료 후 언제쯤 치료 성과가 나타나나. 시술 후 약 3개월 내에 통증이 감소된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새로 자라는 연골을 보호하기 위해 시술후 최소 6주 정도는 체중 부하를 줄여야 하며, 적극적인 재활운동이 필요하다. 퇴행성 디스크도 허리근육 강화를 위한 운동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 질환을 가진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 치료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기초생활 대상자 등 어려운 계층에 의외로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디스크 환자가 많지만 적절한 치료를 못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료로 줄기세포 치료를 해주기로 했다. 대상자들이 이번 무료치료 프로그램(전화 접수:02-6714-9556)에 많이 참여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날세운 朴측 “정치공학적 밀실협의 한계”… 상황 예의주시

    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협상 중단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정치공학적 밀실협의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비판을 퍼부었다. 그러면서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타진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내고 “(두 후보가) 새 정치를 하겠다더니 결국 가장 꼴불견인 구 정치 행태를 보이며 후보사퇴 협상이 중단됐다.”면서 “정치는 장난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안 대변인은 그러면서 “정책 검증도 없고 후보 검증도 없는 후보사퇴협상을 빨리 끝내고 국민 앞에 정정당당히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야권이 정치쇄신이니 가치연대니 하는 말을 내세웠지만 결국 자신들의 행위를 포장하기 위한 미사여구였다.”고 몰아세웠다. 양쪽 후보가 밀실에서 만나 국민 뜻을 내세우며 협상을 선언한 지 불과 일주일만의 결렬이라는 것이다. 박 후보 측 공보단 관계자는 “예견된 결렬이고 자기들만의 정치게임이 얼마나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드는지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알아야 한다.”면서 “더 이상 국민의 뜻, 국민공감 같은 허위단어, 허위발언을 삼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안 후보는 민주당 쪽 고도의 정치꾼들을 모르고 협상에 응한 셈이고, 문 후보 쪽도 안 후보에게 협상 테이블에 다시 나와 달라며 읍소하는 모습은 제1야당으로 보기에 안쓰럽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양쪽이 언제고 입장을 급선회해 다시 머리를 맞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선대위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여당 후보는 준비된 정책과 행보로 밀어붙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동대문 휘경1구역, 2015년 친환경 건물로 재탄생

    동대문 휘경1구역, 2015년 친환경 건물로 재탄생

    동대문구 주택 재개발 지역인 휘경1구역이 ‘친환경 녹색 건축물’로 거듭난다. 휘경동 243 일대에서 내년 12월 착공해 2015년 10월 마무리 짓는 아파트 단지는 녹색건물 인증 부문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동대문구는 건축위원회를 열어 1만 2915㎡에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의 공동주택 299가구를 신축하는 계획안에 대한 사업 시행 인가와 함께 고시를 했다고 12일 밝혔다. 친환경 건축물 인증과 에너지 효율 2등급, 범죄 예방·무장애 시스템을 적용한다. ●자전거 보관소 90대분 이상 설치 먼저 친환경 부문에서는 자전거 보관소를 90대 이상 설치한다. 유효 자원 재활용 제품 실내 9종 및 실외 9종에 적용하고 최종 마감재, 접착제, 내장재, 가구재에 환경표지 인증제품을 사용한다. 에너지 인증도 눈에 띈다. 창호 성능을 높이기 위해 이중창에 이중창을 덧댄 사중 플라스틱 창틀을 도입하기로 했다. 외벽 단열은 물론이다. 벽면율이 면별 50%를 웃돌게 설계한다. 무엇보다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에도 유해구역에 할당된 총점수의 80% 이상을 적용한다. 주출입구, 부출입구마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주출입구 차량 출입 차단기와 출입 차량 자동 인식·감시·관리 시스템을 연계해 효율을 높인다. 부출입구 부분에 주민 이용성이 높은 운동시설과 투시형 또는 조경 담장을 설치하고 경비실에 방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다. 복도 창문에 방범창과 장금장치를 설치하고 복도에 안전, 피난, 경고 안내판도 들여놓을 계획이다. 외벽 도시가스 배관은 침입자가 배관을 타고 건물로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늘형, 가시형 등의 특수 덮개를 설치한다. 장애물이 없는 생활 환경 인증도 도입했다. 일반등급 총점수의 70% 이상을 적용한다. 차도와 완전히 분리된 접근로의 전체 구간 기울기를 5도 이하로 하고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의 보행 통로를 너비 1.2m 이상으로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모든 출입문에 장애인 유효 폭 80㎝를 꼭 지키도록 명시했다. ●범죄예방 설계에도 힘써 단지에는 건폐율 25.67%, 용적률 261.52%가 적용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녹색건축물 아파트 인증을 받은 단지가 완성되면 이 일대 도시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환자 사례로 본 대처·관리법

    얼마 전, 새벽 2시가 넘어 노인(74) 환자가 응급실로 이송됐다. 우측 편마비와 언어장애를 가족들이 알아채고 즉시 119에 연락해 25분 만에 병원으로 옮겼다. 환자는 고혈압 등 지병은 없었고, 담배는 안 피우지만 최근 들어 과음이 잦았으며, 가끔 가슴이 뛴다는 말을 하곤 했다. 응급실 검진 결과 중증도를 측정하는 미국국립보건원 뇌졸중 척도가 22점에 이르는 위험한 상태였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뇌 CT(컴퓨터단층촬영)는 정상이었다. 급성뇌경색이지만 CT에 잡힐 정도의 뇌손상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즉시 경정맥 혈전용해제를 투여했고, 뇌 MRI(자기공명촬영)를 시행했더니 막힌 뇌동맥이 드러났다. 즉시 혈관중재팀을 불러 경동맥 혈전용해술을 시행했다. 발견 이후 120분, 내원 후 95분 만에 일련의 치료절차를 모두 끝냈다. 다행히 환자의 뇌졸중 척도는 11점으로 호전됐다. 이후 심전도검사에서 심방세동이 발견돼 항응고제를 투여했으며, 환자는 스스로 걸어서 퇴원할 수 있었다. [사고] 척추질환과 퇴행성 관절염 무료 치료해 드립니다 이 사례는 발병 후 빠른 내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배희준 교수는 “보통 환자 10명 중 경정맥 혈전용해술로 1.5∼2명, 경동맥 혈전용해술과 뇌졸중 전문치료실에서 각각 1명씩을 구할 수 있으며, 2∼3명은 저절로 회복되는 만큼 환자를 빨리 이송해 적절히 치료만 한다면 10명 중 6∼7명은 정상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다. 금연·절주·싱거운 섭생은 기본이며,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먹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며, 일상적으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점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배 교수는 “이와 함께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해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전조증상을 숙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지체없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미수다’ 라리사 ‘교수와 여제자’에서 알몸연극 도전하는 이유 밝혀

    ‘미수다’ 라리사 ‘교수와 여제자’에서 알몸연극 도전하는 이유 밝혀

    KBS-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라리사가 성인연극 ‘교수와 여제자3-나타샤의 귀환’에서 파격적인 알몸 연극에 도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최근 한 스포츠지와 인터뷰에서 그녀는 “내 나이 서른, 새 도전이 필요했다. 알몸 노출이 부담스러웠지만 대본이 맘에 들었다.”고 밝혔다. 라리사는 “연극 ‘교수와 여제자’ 시리즈에서의 실제정사 논란도 배우가 그만큼 연기를 잘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서 “관객들이 실제정사와 오해를 할만큼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객석이 150석인데 관객 앞에서 벗어야 한다는 것이 부답스럽지 않으냐란 질문에는 “창피하다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혹시나 배가 나올까 봐 하루 한끼만 먹고 좋아하는 소주도 끊었다.”고 강조했다. 연극에서의 나타샤의 역할에서 대해서는 “카마수트라와 소녀경을 통달한 귄위 있는 ‘성치료전문가’다. 섹스리스로 고통받는 부부들을 치유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2005년에 귀화해 주민등록증도 발급 받은 한국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원상 “용서는 구하는 것이다 하는게 아니라”

    박원상 “용서는 구하는 것이다 하는게 아니라”

    실존 인물, 특히 유명인 캐릭터는 배우에게 짐이다. 대중의 뇌리에 남은 이미지를 깨뜨리기란 쉽지 않다.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쯤 되면 부담은 상상 이상일 터. 고인이 1985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22일 동안 겪은 비인간적인 고문을 고발한 자전 수기 ‘남영동’을 정지영 감독이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고개를 내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재 탓에 투자를 받기도 힘들 뿐더러 고문 장면에 응할 배우가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부러진 화살’의 박준 변호사 역을 했던 박원상(42)이 거론됐을 때 제작진은 고문 기술자 이두한 역(이근안)을 떠올렸다. 하지만 정 감독은 처음부터 그를 민주화 운동가 김종태 역(김근태 고문)에 점찍었다. 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남영동 1985’(작은 22일 개봉)를 본 관객들은 감독의 선구안에 탄복했다. 고문에 의해 육신이 파괴되고 영혼까지 부서지는 김종태의 모습에서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린 이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박원상=김종태’일 뿐. “처음 얘기를 듣고서 ‘네!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부러진 화살’에서 인연을 맺은 것도 믿기지 않는데 또 하자고 하니까 너무 감사했다. 곧 서점에 가서 ‘남영동’을 샀다. 막막하더라. 고문 장면은 어차피 영화니까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평생 민주화의 신념을 생명보다 우선했던 고인의 삶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대학 시절 연극 한답시고 (집회에서) 돌멩이 한 번 던져 본 적 없는 나였다. 피해 보려고도 했는데 결국 정 감독과 이경영 선배를 믿고 마음을 굳혔다.” 10회차에 이르는 물고문 장면은 연기인데도 끔찍했다. 하필 첫 촬영 분량이 김종태가 이두한에게 물고문당하는 장면이었다. 박원상은 “리허설 때 느슨하게 하다가 막상 촬영에 돌입하자 칠성판(고문기구)에 손발을 꽁꽁 묶은 채 눈을 가리고 얼굴에 수건 덮고 물까지 뿌리니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 까짓것 이를 악물고 버티면 되겠지 했는데 결박당하는 순간 몸이 굳어 버렸다.”며 몸서리를 쳤다. 이어 “물고문 장면이 이어질수록 ‘내가 왜 이 작품을 한다고 했지’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동료들과 스태프도 미워지고 짜증도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박원상이 상체를 완전히 제압당한 상태로 세찬 물줄기를 견뎌 내는 장면에서 그가 연기를 하는 것인지, 정말 고통스러워하는 것인지 감독이나 동료들도 헷갈린 탓이다. “도저히 못 참겠으면 완력으로 온몸을 흔들기로 약속하고 촬영에 돌입했다.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어깨를 들썩이려던 찰나에 약속에 없던 손길이 내 어깨를 꽉 눌렀다. 고문 경찰 역을 맡은 선배 중 한명도 고문하는 연기에 몰입해 버린 거다. 정말 미안하다고 하더라.” 극 중 박 전무(명계남)가 김종태의 입에 고춧가루를 통째로 들이붓는 장면도 끔찍했다. 그는 “소품팀이 정말 힘들었다. 덜 매운 고춧가루를 구해서 오미자와 섞었다. 처음 고문 장면을 찍을 때 너무 힘들어한 게 스태프나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난 매운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고문의 공포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저런 시절이 다시 돌아오면 안 되겠구나’라고 느끼게 하려면 최선을 다해 고문을 하고 당해야 했다.”고 했다. 장관이 된 김종태가 구치소에 수감된 이두한을 만나는 마지막 장면은 생각을 곱씹게 한다. ‘용서해 달라’며 무릎을 꿇는 이두한의 어깨를 두드리려 했지만 김종태는 차마 용서하지 못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흉내만 냈지만 내 몸은 아직도 물고문의 느낌을 기억하고 있다. 실제 고문당한 분들은 어떻겠나. 피해자 분들에겐 현재진행형이다. 용서는 하는 게 아니고 구하는 것이다. 역사를 잘 모르지만 그런 상식들이 잘 지켜지지 않는 시대 같다.” 대중은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로 비로소 배우 박원상을 재발견했다. 하지만 그는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숭실대 독문학과(88학번)에 소속만 걸어놓고 연극반에서 살았다. 남들이 취업 원서를 쓸 때 그는 영화 잡지에 난 영화 ‘세 친구’의 조단역 모집 공고에 응시했다(임순례 감독과의 인연은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이어진다). 1996년에 졸업한 뒤 연극반 선배가 연출한 이창동 원작의 ‘운명에 관하여’에서 1인 7역을 한 게 운명을 바꿔놓았다. 훗날 박원상의 “영원한 연기 스승”이 된 이상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극단 차이무 대표의 눈에 띈 것이다. 이 대표의 권유로 ‘운명에 관하여’를 본 연출자 고(故) 박광정이 배우 송강호, 이대연, 오지혜 등과 더불어 박원상을 연극 ‘비언소’에 캐스팅했다. 대학로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범죄의 재구성’(2004), ‘화려한 휴가’(2007) 등 충무로 명품 조연으로 자리매김하고서도 그는 여전히 차이무 단원으로 남았다. 박원상은 “요즘 충실하지 못한 단원이지만 차이무는 내 처음이자 마지막 극단이다. 주제를 직접 전달하기보다는 관객과 질펀하게 놀고 재밌어야 한다는 게 이상우 선생님과 차이무의 연극관이다. 연극을 한답시고 쓸데없이 무거워지는 걸 버릴 수 있는 훈련이 돼 있던 셈이다. 그래서 차이무 출신이 영화나 드라마에 적응을 잘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16년차. 불혹을 넘긴 지도 오래다. 그가 그리는 미래가 궁금했다. “스타가 되고 싶지도, 인지도가 높아지길 바라지도 않는다. 누가 알아보기 시작하면 생활이 불편해진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연극할 때부터 ‘가늘고 길게 가자’가 신조였다. 진심이다. 가장으로서 가족들이 곤궁해지지 않도록 책무를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연기가 즐겁고 행복하고 설레지 않으면 다른 직업을 알아볼 때가 된 거다. 다행히 아직은 즐겁다. 하하하.”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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