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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버섯처럼 번지는 ‘SNS 마약 구매’ 직접 시도해 보니

    독버섯처럼 번지는 ‘SNS 마약 구매’ 직접 시도해 보니

    “저기요. 얼마면 살 수 있죠?” 지난달 30일 인터넷에 마약을 판다는 글을 게시한 한 마약상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문자를 보냈다. 전송 버튼을 누른 지 10여초 만에 “짝에 90(만원)”이라는 답이 왔다. 짝이란 ‘작대기’의 줄임말이다. 한 작대기란 필로폰 0.8g을 의미한다. 20차례 정도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어떻게 받나요”라고 묻자 마약상은 “구입량과 구입 시기, 받을 지역을 이야기하세요”라고 했다. 기자는 일주일 뒤쯤 서울에서 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마약상은 “살 때 연락하세요. 지금 (당장 받을)물건 나가기도 바빠요”라며 대화를 중단하려 했다. 워낙 잘 팔리고 있으니 아쉬울 게 없다는 투다. 기자가 다시 “오늘 저녁에도 받을 수 있는 거냐. 밤 11시 이후가 좋겠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자 “지금 (돈을)입금하면 그때 받도록 해놓지요”라고 답했다. 기자가 받는 방법 등을 캐묻자 그는 “짭새(경찰을 뜻하는 은어)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직접 만나서 물건을 받는 게 부담스럽다는 뜻을 전하자 “얼굴을 봐서 뭐하겠나. 돈 주고 술(필로폰)을 받으면 되지요”라고 했다. 기자가 “선입금하라는 것을 솔직히 못 믿겠다”며 계속해서 뜸을 들이자 그 역시 “나도 (당신이) 손님이 되기 전에 못 믿어요. 어제도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고 응수했다. 그는 “약쟁이들을 믿은 내가 바보였다”고 했다. 얼마 전 같은 고향 출신인 손님이 며칠 내에 입금하겠다고 해서 그 말을 믿고 물건을 먼저 보냈는데 결국 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구매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마약상과 접촉하는 것은 쉬웠다. 인터넷에 필로폰을 뜻하는 작대기나 ‘아이스’, ‘얼음’ 등만 검색해도 판매자의 연락처나 모바일 메신저 아이디가 줄줄이 뜬다. 한 판매상은 “구매를 원하시는 사장님들은 가격과 순도, 양 등을 최대한 맞춰 드린다”면서 “사진 인증도 어렵지 않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판매상은 “샘플 확인 후 거래하셔도 된다”면서 “최신상으로 드리고 단골고객이 되면 더욱 싸게 드리겠다”고 했다. 특별취재팀
  • 국회 충무공像 ‘조선 명장’ 모습 되찾다

    국회 충무공像 ‘조선 명장’ 모습 되찾다

    중국이나 일본의 장수 같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국회의사당 현관의 이순신 장군 석상이 한국식으로 새롭게 교체됐다. 국회사무처는 2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정현관 2층 현관에서 새 충무공상 제막식을 했다. 기존 석상은 고 김경승 작가의 작품으로 당초 1973년 중앙청에 설치됐다가 중앙청이 헐리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바뀌면서 1990년 국회로 옮겨 온 것이다. 이 석상은 장검이 조선시대 것보다 길어 일본 무사의 검에 더 가깝고, 갑옷도 중국 장수의 것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용모나 투구에 대한 고증도 불충분했다. 게다가 김 작가의 과거 친일 행적도 논란이 되면서 결국 교체가 결정됐다. 국회사무처는 2013년 5월부터 역사·조각·복식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고증을 거쳐 새 석상을 제작했다. 석상의 얼굴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영정을 기준으로 했고, 복식과 장검도 고증을 통해 임진왜란 당시 조선 장수의 모습을 재현했다. 다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석상 설치대 아래에 써 놓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이라는 글귀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 박 사무총장은 “새 충무공상은 조선시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한 석상”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당뇨에 특히 취약한 눈… ‘망막병증’ 조기 치료하려면

    당뇨에 특히 취약한 눈… ‘망막병증’ 조기 치료하려면

    10여년 전부터 당뇨를 앓아온 주부 A씨는 며칠 전 시커먼 구름이 낀 것처럼 시야가 흐려져 병원을 찾았다. 안과에서 눈 검사를 받은 결과 신경이 심하게 손상됐고, 한쪽 눈의 혈관이 터진 상태였다. 한두 달 전부터 조금씩 흐리게 보이긴 했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병이 빠르게 진행됐다.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이 앓는 당뇨병은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환이다. 우리 몸의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데, 눈이 특히 취약하다. 당뇨병을 조절하지 못하면 고혈당으로 망막의 미세 혈관이 손상돼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고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실명할 수 있다. 이 병은 녹내장, 황반변성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질환으로 꼽힌다. 당뇨를 잘 조절하더라도 30세 당뇨 환자를 기준으로 10년 후 환자의 50%에서, 30년 후 9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한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오는 11일 ‘눈의 날’과 14일 ‘당뇨의 날’을 맞아 최근 5년간 병원에 다녀간 환자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만 70대 이상 노인 10만 8000명이 진료를 받았다. 전체 환자의 32.1%다. 70대 이상은 진료 인원이 가장 많기도 하지만 증가율도 높아 5년간 환자가 82.1%나 늘었다. 노년층에 당뇨병 환자가 많은 데다 성인 질환이 급증하다 보니 노인 당뇨망막병증 환자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당뇨망막병증이 심해지면 눈 속에 ‘신생혈관’이라고 불리는 나쁜 혈관이 자라게 된다. 당뇨병으로 혈액순환이 안 되다 보니 눈이 이를 극복하려고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혈관은 주변의 신경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터지면서 심한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많은 질병이 그렇듯 당뇨망막병증도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다. 병이 점점 진행되면 시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시야에 까만 점이나 실 같은 것들이 떠다니는 ‘비문증’이 나타난다. 사물의 중심부가 어둡거나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신생혈관 옆에 섬유성 조직이 증식하면 나중에 이 조직이 수축하면서 평편해야 할 망막이 구겨진다. 이 정도가 되면 실명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 검진이다. 이동원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당뇨병을 진단받은 초기에는 1년에 한 번씩만 검사해도 충분하지만, 일단 당뇨망막병증이 생겼다면 상태에 따라 1년에 2~3회 이상은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이 있는 여성이 임신하면 3개월마다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하며, 아이를 낳고서 3~6개월 후 검사를 다시 받는 게 좋다. 초기에는 대개 약물치료를 하며 경과를 관찰하고, 망막이 붓거나 출혈이 심해지면 항체 주사치료나 레이저 치료를 하지만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실명을 방지하고자 유리체 절제술을 한다. 고형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유리체 절제술이 필요한 정도라면 당뇨망막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 시력이 정상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수술 후 70%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고, 30%는 운전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당뇨망막병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 관리다. 혈당은 음식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백미보다는 현미밥, 육식보다는 채식을 권장한다. 가끔 과도하게 당뇨를 조절해 저혈당이 생기는 일도 있는데, 저혈당은 병을 더 악화시키므로 조심해야 한다. 김중곤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너무 무거운 역기를 들거나 변비로 지나치게 힘을 주거나 물구나무서기와 같이 머리를 아래로 내리는 동작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最古활자 ‘증도가자’ 진위 논란 재연

    最古활자 ‘증도가자’ 진위 논란 재연

    ‘증도가자’(證道歌字) 진위 논란이 5년 만에 재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증도가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던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금속활자 7점에 대해 위조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다보성고미술, 고인쇄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세 곳이 소장 중인 ‘증도가자 주장’ 금속활자 109점 중 7점이 위조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머지 102점의 진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과수는 지난 4월부터 고인쇄박물관 소장 금속활자 7점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속활자 1점을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고인쇄박물관 소장 7점 모두에서 인위적 조작 흔적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국과수 측은 “CT를 통해 고인쇄박물관 금속활자의 안쪽과 바깥쪽을 조사했더니 다른 수치가 나왔다”면서 “외부가 녹이 슬거나 부식됐을 수도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X선 형광분석기(XRF) 조사에서도 활자 내부와 외부의 금속 성분비에 차이가 있고, 일부 활자의 뒷면에선 금속을 덧바른 흔적도 나왔다. 국과수 측은 중앙박물관 소장 금속활자에선 위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과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정리해 오는 31일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에 발표할 예정이다. 증도가자는 2010년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 교수가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서 제작된 금속활자라고 주장하면서 진위 논란이 촉발됐다. ‘증도가자 주장’ 금속활자는 다보성고미술이 101점, 고인쇄박물관이 7점, 중앙박물관이 1점을 소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6월 연대측정, 서체비교, 제작기법 등 3개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이뤄진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구성해 2010년 7월과 2011년 10월에 각각 문화재 지정을 신청한 중앙박물관 금속활자 1점과 다보성고미술 금속활자 101점에 대해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 국과수가 위조품으로 판명한 고인쇄박물관 금속활자 7점은 문화재 지정 신청을 하지 않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화재청은 “국과수 조사 결과를 나머지 모든 금속활자로 확대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지난 2월 남권희 교수의 용역 의뢰 보고서와 국과수 연구 결과 등을 참고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위 여부를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증도가자는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758호)를 찍을 때 사용한 금속활자를 말한다.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확인되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보다 최소 138년 앞선 금속활자가 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법원 “의부증도 이혼 사유…위자료 1000만원 줘라”

     남편이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의심하던 아내가 이혼을 당하고 위자료까지 물어주게 됐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이은해)는 남편 A씨가 아내를 상대로 낸 이혼과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두 사람이 이혼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아내는 몇 년 전부터 남편이 다른 여자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게 아니냐고 계속 의심하며 남편을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해 경찰이 여러 차례 출동하기도 했다.  아내는 또 남편의 친척 아이를 두고 ‘남편이 부정행위를 해서 낳은 아이’라고 의심하기까지 했다.  A씨는 결국 이혼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남편의 친척 아이에 대해 유전자 감정까지 한 결과 친자 관계도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1심 재판부는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데에는 피고가 원고를 근거 없이 의심한 데에 원인이 있다”며 위자료를 1000만원으로 정했다.  아내는 항소하면서 “남편이 부정행위를 하고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면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 역시 “피고는 원고를 의심하면서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고, 원고를 집에 들어오게 한 이후에도 욕설과 폭행을 한 점 등을 보면 주된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결론지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왕초보 명기자의 우왕좌왕 운전기] 중고차로 뚜벅이족 탈출

    [왕초보 명기자의 우왕좌왕 운전기] 중고차로 뚜벅이족 탈출

    나는 오수생(五修生)이다. 면허 시험에서 네 번이나 떨어졌단 얘기다. 도로 연수만 30시간을 넘게 받았다. 학원은 물론 아빠 도움, 친구 도움도 받았다. 어쨌든 그렇게 나는 도로 위로 나왔다. 이젠 깜빡이 신호 없이 내 앞에 끼어들려는 덩치 큰 차에도 그리 호락호락 당하지 않을 정도는 됐다. 그래도 아직 주차는 어렵다. 가끔은 누구 말마따나 나도 내가 무섭다. 어렵사리 면허를 따고 보니 5년차 월급쟁이의 초라한 통장만 눈앞에 놓여 있다. 차는 사고 싶은 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자의 좌충우돌 자동차 일기를 공개한다. 초보 운전자의 눈으로 초보 운전자가 참고할 만한 정보를 꼼꼼히 캐물었던 기록이다. “중고차 매매 단지 잘못 찾아가면 끌려가서 맞는대! 여자 혼자 가면 위험해.” 과장하지 않고 대화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 중고차를 알아보겠다고 하니 과거 중고차 매매 시장에 몸담았던 친구는 남자 둘이 가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며 잔뜩 겁을 줬다. 그만큼 속기도 쉽고 좋은 딜러도 드물다는 얘기다. ● 흰색·은색·검은색 차종이 인기 지난해 중고차 거래 건수는 모두 346만건으로 신차 판매량(167만대)의 두 배를 넘어섰다. 적잖은 시장인데 어쩌다 이 같은 불명예를 뒤집어썼을까. 오해일까 진실일까. 어쨌든 그들의 화려한 화술에 홀라당 속아 넘어가지 않으려면 단호한 태도와 기초 지식은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차는 일찍이 보류했다. 세상의 모든 차는 한 바퀴 구르면 중고차가 아니었던가. 물론 ‘돈’이 제일 큰 이유였다. 중고차는 신차보다 확실히 저렴하다. 새 차에 비해 세금도 비교적 적고 계약 이후 출고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SK엔카 영등포직영점에서 만난 정현우 SK엔카 차량평가사는 초보 운전자에게 가장 좋은 차는 출고 만 2년인 차라고 귀띔했다. 2년이면 엔진 미션 등 본체 부품 동력 보증기간이 3년 남는다. 센서류, 냉각장치, 스위치류 등 일반 보증도 1년여가 남는다. 보증 기간 기준은 각각 5년에 10만㎞, 3년에 6만㎞다. 타이어와 같은 소모품은 아예 보증이 제외돼 잘 살펴야 한다. 싸고 좋은 차를 사고 싶다고 물었다. 정 평가사는 단호했다. 싸고 좋은 차는 없다는 게 중고차 시장의 진리란다. 정 평가사는 “중고차를 살 때는 예산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중고차 금액이 시세보다 싸다고 느껴지면 일단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중고차여도 주행거리가 길거나 사고가 났거나 쌀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단 얘기다. ● 12월~2월이 중고차 매입 적기 그래도 싸고 좋은 차를 놓칠 순 없다. 차는 부동산과 같은 개념이다. 차로 돈을 빌릴 수 있고 되팔 수도 있다. 내 ‘재산’이 되는데 꼼꼼히 고를 수밖에 없지 않나! 연식이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12월에서 2월이 구입 적기다. 12월에는 이미 감가 분위기가 반영돼 연초와 가격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 엔진·동력 계통 수리 이력 꼼꼼히 살펴야 흰색, 은색, 검은색 차종이 인기 차종이다. 튀는 색보다 얌전한 색이라야 되팔 때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정비 이력을 꼼꼼히 살펴 엔진이나 동력 계통의 수리 이력이 있다면 구입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삼박자’가 찜찜하다면 더욱 그렇다. 삼박자는 보닛과 좌우 펜더, 앞 지지패널을 교환한 차를 일컫는 업계 은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침수·누수 가정 아이들 아토피 많고 증상도 심해”

     침수나 누수 등 물에 의한 피해가 있었거나 현재 피해가 있는 가정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보다 아토피 피부염이 훨씬 많으며, 증상도 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는 물 자체에 의한 피해라기보다 침수나 누수 등으로 발생하기 쉬운 곰팡이류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물 피해가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아토피 피부염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 안강모·김지현(소아청소년과) 교수와 한영신 박사, 고려대병원 정지태(소아청소년과) 교수, 천식환경보건센터 서성철 박사, 중앙대병원(피부과) 김범준 교수 등이 참여한 다기관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2년 2월부터 7월까지 연구팀이 아토피 진단을 받은 아이 52명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조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조사에서는 설문조사나 육안 관찰 등의 방식 대신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가정내 부분별 온도를 측정, 당장 눈에 띄는 징후가 없는 곳이라도 곰팡이류가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곳을 확인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조사에 참여한 아이들의 평균 연령은 4세였으며, 이들 중 96.2%인 50명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 거주 형태는 아파트가 84.6%로 가장 많았고(44명), 연립주택(5명) 9.6%, 단독주택(2명) 3.8% 등이었으며, 평균 건축연한은 11.4년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이 이들 가정 52곳을 찾아 적외선 카메라로 측정한 결과, 31곳(59.6%)이 현재 물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피해 가구 중 19곳에서만 물 얼룩이나 곰팡이 등이 확인돼 침수나 누수가 없더라도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의 연구 결과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물 피해가 확인된 31가구 중 21가구는 아이들 방에서만, 5가구는 아이들 방과 거실에서 침수나 누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 피해가 확인된 가구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곰팡이균이 그렇지 않은 집보다 최대 5배나 많게 검출됐다. 실내 공기 속을 떠다니는 곰팡이균의 수를 측정한 결과, 물 피해 가정은 324.8 CFU/㎥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렇지 않은 가정의 68.5 CFU/㎥보다 5배 가량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아토피 피부염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차도가 없는 경우라면 이러한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지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연구팀이 아토피 피부염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래드(SCORAD)’ 점수를 산출해 비교한 결과에서도 물 피해 가정 아이들의 평균값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물 피해가 확인된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SCORD 점수는 26.4점으로,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19.8점을 크게 상회했다. 연구팀은 “음식 알레르기 등 다른 요인들로 인해 아토피 피부염 중증도의 통계적 차이가 없었던 만큼 물 피해 여부가 두 그룹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점을 확인시키는 결과”라면서 “실제로 물 피해 가정 아이들에게서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15배나 높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안강모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중요 위험요소인 곰팡이류가 보이지 않더라도 물 피해가 없는지를 꼼꼼히 확인해 수리 및 보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김장철 앞두고 재연된 천일염 안전성 논란… 국내 최대 신안군 태평염전 가 보니

    김장철 앞두고 재연된 천일염 안전성 논란… 국내 최대 신안군 태평염전 가 보니

    ‘섬들의 고향’이란 전남 신안군에서는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인 천일염이 난다. 국내 최대 소금 생산지다. 바닷물 말려서 내는 소금이 다른가 싶지만 햇빛과 바람, 갯벌과 바닷물의 상황에 따라 미네랄이 포함된 정도가 다르단다. 소금은 천일염과 정제염으로 분류되는데, 바닷물을 끌어와 만든 소금이 천일염이고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불순물과 중금속 등을 제거하고 얻어낸 염화나트륨 결정체가 정제염이다. 요리사에 따라 천일염을 쓰기도 하고 정제염을 쓰기도 한다. 수년 동안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이 건강에 좋다고 해 신안 천일염이 많이 소비됐는데, 최근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우리나라 천일염은 ‘장판염’으로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칼럼을 써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서울신문은 소금 사용이 급증하는 김장철을 앞두고 논란이 되는 신안 천일염 생산지를 둘러봤다. 신안군의 소금 생산자는 855명으로 염전 2600㏊에서 소금을 생산한다. 전국적으로 매년 천일염이 27만~35만t, 정제염이 19만t 생산된다. ●신안 염전 지난달 ‘올해의 친환경대상’ 받아 지난 7일 오전 10시쯤 도착한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 이곳은 495만 8700㎡(약 150만평) 부지로 천일염 단일 염전으론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근대문화유산 제360호로 지정된 곳이다. 지난달 대한민국친환경대상위원회 등이 주최한 2015 친환경대상에서 제품 부문 ‘대상’을 받았다. 바다를 가로질러 만든 태평염전은 바닷물이 배수로를 통해 염전으로 들어오고 염전에서 사용한 물이 관을 통해 그대로 배출되고 있었다. 태평염전 입구인 소금 박물관은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관광객이 몰려와 있었다. 초기 천일염을 만들 때부터 현재까지 기록들이 상세히 기록돼 있고 소금 정제 과정, 각종 도구, 각종 천일염을 쉽게 확인하는 장소다. 1박 2일 일정으로 경남 통영시에서 선진지 견학을 온 공무원 박정수씨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염전은 경이로움 그 자체”라며 “자연 그대로를 이처럼 광활하게 조성한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천일염은 일조량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소금을 채취하는 시기는 3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다. 여름에는 하루 2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일하지만 이날은 막바지에 접어들다 보니 30여명이 소금 채취에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천일염 생산자들은 황씨와 한 공중파 방송이 지적한 천일염의 문제점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황씨는 한 칼럼에서 “신안 일대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오염된 서해안 바닷물로 만들어졌으며 장판에서 소금을 말리기 때문에 고열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과 대장균 등 세균이 포화해 있다”고 밝혔다. 이에 1967년 결성된 천일염 생산자 조합인 대한염전조합은 “황씨가 왜곡·날조로 특정 회사의 정제염을 대안이라고 주장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한 상황이다. 목포대 천일염 연구센터·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등의 각종 연구기관에서 인정한 우수성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방송 보도에 대해서도 “소금을 채취하는 증발지도 아닌 관광객을 위한 체험장을 찍어 오염이 됐다며 방송을 내보냈다”고 격분했다. 천일염 생산자들은 장판에서 말려서 채취한 소위 ‘장판염’에 대한 비판에 반박했다. 박형기(58) 신안천일염 생산자협회 회장은 “국산 천일염은 2008년 광물에서 식품으로 전환되면서 낙후된 염전시설을 위생적이고 안전한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염전 바닥재는 기존 PVC 장판에서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친환경 PE 재질로 교체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이 0.1% 이하인 장판으로 교체된 비율이 66%다. 박상명 신안군 천일염산업과 기획계장은 “나머지는 올해 말까지 옛날 장판을 걷어 내는 교체 작업을 끝내고 내년 6월까지 모든 염전이 친환경으로 마무리된다”며 “일부는 세라믹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전 토질에 따라 갯벌이 무른 곳은 장판을 깔고 사질토 등 모래가 섞여 흙이 단단한 곳은 세라믹으로 교체한다. 기존 장판은 길이 35m·폭 1.3m에 16만원이다. 하지만 친환경 장판은 길이 35m·폭 1.8m에 37만원, 세라믹은 ㎡당 2만원으로 친환경 장판이나 세라믹으로 교체하는 비용은 상당한 부담이다. 교체 비용의 60%는 보조금이며 자부담은 40%다. ‘장판염’에 대한 논란 탓에 신안군 신의면 상태동리 ‘일선염전’ 홍철기(53)씨는 염전 일부를 사기 재질의 세라믹으로 교체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공사해 12월 마무리가 된단다. 홍씨는 “장판염도 목포대와 수산물해양센터 등에서 2년에 한 번씩 소금 성분 분석을 해 해가 없어야 소금을 출하하는 만큼 시중의 천일염은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염전에서 나온 배수로에는 짱뚱어, 농게, 방게, 칠게, 삐뚤이고둥, 왜가리 등을 쉽게 볼 수 있는데 “1급수에서만 산다는 생물이 이처럼 팔딱거리면서 생존한다는 것은 생태적으로 살아 있는 갯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가격 비싼 토판염은 소수 천일염 중 프랑스 게랑드 소금과 비교되는 ‘토판염’ 생산자는 많지 않다. 토판염이 훨씬 좋은 소금으로 불리지만 가격이 비싸다. 가격 탓에 소비자가 외면하자 염전에서는 차츰 사라지고 있다. 신안에서는 ‘태평염전’, 조상필의 ‘하늘소금’, ‘박성춘 토판천일염’ 등 3곳이 7만 9400㎡에서 토판염을 채염하는 게 전부다. 정제염에 익숙하고 장판염이 대세인 까닭에 소금이 눈처럼 하얗다고 생각하지만 토판염은 색깔이 순수 흰색이 아니라 살짝 불순물이 들어 있는 색깔이다. 해남에서는 ‘김막동 토판염’이 유명하다. 천일염은 입자 각이 뚜렷한 육각형으로 수분이 느껴지면서 부드럽고 잘 깨져 모래알처럼 딱딱한 수입산과 차이가 난다. 소금을 비벼서 힘없이 잘 부서지는 게 좋은 상품이다. 알갱이가 굵고 잘 깨지면 최고 상급으로 친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수입산을 20%만 섞어도 구분을 못한단다. 박 회장은 “농부·어부·광부와 더불어 소금을 생산하는 염부는 눈물의 4부”라며 “정부가 쌀을 수매해 등급을 매기는 것처럼 소금도 우리는 생산만 하고 국가가 관리해 판매하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 염부는 전국에서 고작 2500여명에 지나지 않아 눈길조차 주지 않을 만큼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100만t의 소금이 필요한데 부족한 형편이라 해마다 46만~54만t을 베트남·호주·중국 등지에서 수입한다. 국내 천일염과 수입산이 혼합돼 판매되는 때도 있다. ●세계적 명성 프랑스 염전 정부 지원금·마케팅 덕 그는 정부 지원을 강조했다. “프랑스 염전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게 된 것도 정부의 지원금과 마케팅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쌀처럼 전매사업식으로 등급을 매기면 지금보다 더 좋은 제품이 나올 텐데 도매상이 갑질을 하니 양질의 소금 생산이 어렵다는 것이다. 신안 천일염은 복합 미네랄 덩어리로 칼륨·마그네슘 함량이 높아 혈압을 낮추고 당뇨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금속 함유량도 국제식품규격에 맞추고 있고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프랑스 게랑드산보다 미네랄이 월등하게 많이 함유됐다는 것도 연구 결과 밝혀졌다. 신안군 신의면 조도에서 한창 채염을 하고 있던 염전 주인 홍성신씨는 “황씨가 서해안은 바다가 오염됐다고 했으면 수산물도 다 오염됐다는 말”이라며 “㎏당 200원으로 담배 한 갑보다 못한 가격 때문에 사업을 포기한 사람도 많다”고 답답해했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것들, 외국에 사는 다른 엄마들은 어떨까. 우리나라만 이렇게 혼자 아기 키우기 힘든 환경인 걸까, 아니면 우리나라 엄마들만 유독 힘들어하는 것일까. 마침 사촌들이 해외에서 국제 결혼을 한 뒤 아이를 키우고 있다. 큰이모의 딸, 작은 아버지의 딸, 고모의 딸이 그렇다. 이런 조합을 찾는 것도 흔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궁금한 내용들을 물었다.모두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된 뒤 해외로 떠났다. 미국과 일본, 호주. 살고 있는 나라도, 형부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이들의 경험과 사연을 통해 ‘독박육아일기 해외편’을 적어보기로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는 사촌언니 허지혜(34)는 지난해 7월 딸을 낳았다. 남편은 대만계 미국인이다. 고모의 딸인 홍서영(32)은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호주인 남편과 가정을 이뤘다. 지난 3월 아들을 낳았다. 두 명 모두 아기를 낳은 뒤 우울감이 심해 심리치료나 상담을 받기도 했다. 미국과 호주의 육아 경험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본다. (편의상 나라 이름으로 표시한다)     -그곳에선 아이 키우는 환경이 어떤지, 경험을 중심으로 알고 있는 보육정책에 대해 알려달라.  →호주: 나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서 출산휴가를 따로 받지는 못했다. 그래서 지금은 일을 쉬고 있다. 각 가정의 수입에 따라 정부 지원금(family benefit)이 나온다. 2주마다 300~400 달러를 받고 있다.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출산비용과 예방접종 비용도 모두 정부에서 부담한다. 나는 출산하고 1인실에 입원했는데도 내 돈은 단돈 100원도 들지 않았다.  →미국: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은 꽤 있는 걸로 아는데 나처럼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겐 혜택이 적다. 지난해 아기를 낳고 세금에서 2500달러 정도를 줄여 받았지만, 내가 받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단기장애보험(Short-term Disability Insurance·SDI)이라고 하는 갑자기 건강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한 보험 프로그램이 있다. 매달 급여에서 1~2% 정도를 보험료로 냈다. 임신과 출산 관련 비용도 이 보험을 통해 처리했다. 이 보험을 통해 출산 전 4주 동안과 출산 후 6주 동안 월급의 55%를 받는다. 금액이 적다 보니 그냥 아기를 낳기 바로 직전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들은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해준다는데 여기는 아기들도 개인 보험을 들어야 한다. 가장 저렴한 것을 찾아서 매달 300달러의 보험료를 낸다.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정기 진료를 받을 때마다 또 20달러를 내야 한다. 약이나 영양제도 모두 따로 사서 먹여야 한다. 아기가 생후 4일 만에 황달로 병원에 하루 입원했는데 병원비가 1400달러나 나왔다. 아기가 돌이 지난 뒤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사흘 보내는데 한 달에 1700달러를 낸다. 4일 이상 보낼 경우에는 2200달러였다.     -출산 이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엔 어땠나.→미국: 12주 동안 육아휴직을 하며 월급의 55%만 받아 빠듯했다. 이후 복직을 해야했는데 모유수유를 하던 아기가 젖병을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풀타임 근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행히 재택근무를 허락한다는 직전 회사의 제안을 받았고, 현재 회사와도 협상이 가능해서 두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기를 데리고 재택근무을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힘들었다. 시어머니가 평일에 와서 아기를 봐주셨지만,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 것과 집안일까지 해야했다. 일할 틈이 없었다. 아기가 밤 10시쯤 잠들면 그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밤중수유도 해야했고 거의 매일 밤을 꼴딱 새다시피 했다. 결국 아기가 11개월 됐을 때 한 회사의 일을 그만뒀다. 수입은 줄었지만 나부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임신부가 예정일까지 꽉 채워서 일을 했다거나 출산 직후 바로 복직을 했다는 얘기가 많고, 그렇게 하는 걸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호주: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를 보니 회사에서 출산 3개월 전부터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었고, 휴직 기간을 포함해 18주 동안 정부지원금을 2주마다 90만원씩 받았다고 한다. 월급 만큼은 아니어도 많은 부담을 덜었다고 한다. 단 한화로 연봉 1억 3000만원 이상은 이 수당을 받을 수 없다. 직장맘은 어린이집 비용도 절반 지원을 받는다. 다만 어린이집 비용 자체가 비싸다. 하루에 70~80달러, 어떤 곳은 100달러가 넘을 정도다.  특히 일하는 여성에게 좋다고 여긴 것이 유연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 4세와 1세의 두 자녀를 둔 친구는 주 1일 오전 9시~오후 2시 파트타임으로 회사 일을 하고 있다. 그 사이 큰 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작은 아이는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이 봐준다. 업무 분야에 따라 재택근무와 유연근무가 가능한 회사에는 직장맘을 배려해주는 편이다.    -출산 및 육아에 있어서 남편들을 위한 정책은 뭐가 있나.→호주: 남편이 아내 출산시 주어지는 2주의 출산휴가를 받았고 그 기간 동안 급여도 모두 받았다. 그래서 산후조리 기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미국: 단기보험(SDI) 프로그램에 따른 6주의 휴가와 이후 6주의 육아휴직을 엄마와 아빠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아기가 돌이 될 때까지 아무 때나 쓰면 된다. 남편은 출산 직후 3주 동안 집에서 나를 도왔다. 이후엔 7주 동안 일주일에 2~3일만 일을 하며 육아를 함께했다.    -외국인 아빠들의 육아에 대한 생각과 실제 참여도는 어떤가.→호주: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집안일은 요리는 주로 내가 하고 남편은 빨래와 청소를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분담이 돼있다.→미국: 남편은 정신적으로는 70%, 실제로는 30% 정도 육아에 참여하는 듯 하다. 회사가 집에서 멀다 보니 처음에는 깨어있는 아기를 마주칠 시간조차 없었다. 서서히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우리는 아기 이유식 재료 같은 시시콜콜한 것까지 서로 의논하고 대화를 나눈다.  그래서 크게 부딪힌 일도 있다. 미국에서는 영아 돌연사 때문에 부모와 아기가 함께 자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자랐고 한국 친구들이 아기와 같이 자는 걸 봤기 때문에 아기를 데리고 자고 싶었다. 남편은 왜 아기를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하냐며 극구 반대했다. 결국 따로 재우는데, 아기는 혼자서 절대로 자려고 하지 않았고 내내 울어대기만 했다. 한 사흘 정도 남편이 잠든 사이 눈치를 봐가며 내 옆에서 데리고 잤더니 아침까지 푹 잘 잤다. 그런데 남편이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거듭 지적하더라. 간만에 나도 잠을 잘 수 있어서 힘이 났는데 그 말이 너무 서럽고 화가 났다.     -가장 절실하게 필요했던 건 뭔가.→호주: 산후조리 기간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다. 가족이나 친정 엄마가 함께 있으면서 먹을 것부터 하나하나 챙겨줬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육아에 대해 모르는 시기에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애를 많이 먹었다. 남편이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육아와 살림, 정서적인 보살핌까지 모두 충족할 수 없었다.→미국: 나는 돈이 제일 필요했다. 원래 나는 돈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서 전공과 직업도 모두 돈과는 거리가 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택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보니 돈이 곧 아기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자 도와줄 사람이었다. 돈이 있어야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집에서 아기를 더 돌볼 수 있고 돈이 있어야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쉬면서 여유도 갖고, 그러면 아기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동네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 일주일에 한 두번 가사도우미를 부르고 음식도 배달시켜 먹는다. 또 보모를 고용해 일주일 내내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런 엄마들은 잠도 충분히 자고 아기들과 놀 시간도 많다. 그래서인지 그 아기들이 내 딸보다 더 건강해보이기까지 했다.    -육아에 대한 정보는 주로 어떻게 얻었나. 한국에서는 주로 산후조리원 동기모임을 하거나 동네에서 또래 아이 엄마들과 친해지며 육아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미국: 자연주의 출산을 해서 집에서 산파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낳았는데, 그 산파가 돌보는 가족들이 3주마다 모인다. 출산부터 육아 정보까지 두루 공유한다. 또 대학 어린이병원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엄마와 아기들이 모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기가 6주쯤 되었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모임을 찾아갔다. 또래 엄마들과 고충을 나누며 서로 위로가 되고 있다.→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출산 직후 ‘레드북’을 준다. 여기에는 출생 정보와 예방접종 스케줄 등 다양한 육아 정보들이 담겼다. 출산하면 병원에서도 많은 지역 정보를 제공해준다. 무엇보다도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육아 프로그램에나 공원의 유모차 모임 등 엄마들과 함께 소통했을 때가 가장 도움이 된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나 우울감은 어떻게 해소했나.→미국: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큰 도움이 됐다. 대학병원 엄마·아기 모임에 참여하면 한주 동안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을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속마음도 알게 되고 현재의 고충과 아기들의 발달상황을 공유한다. 어느 날 한 엄마가 자기는 사흘씩 샤워를 못한다고 털어놨다. 너무 피곤하고 바빠서 씻는 게 버겁다고. 모임이 있던 그날은 머리에 하도 기름이 져서 베이비파우더를 머리에 뿌리고 왔단다. 그 엄마가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처럼 머리가 하얘졌다”고 웃으면서 말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그 자리에 있던 우리도 모두 웃다가 울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요즘은 얼마나 깨끗하고 덜 피곤해졌는지 깨달으며 웃음이 난다.→호주: 산후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상담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의사들은 나의 힘들었던 점을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진지하게 귀담아 들어주었다. 산후우울증이 엄마 개인의 문제 만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여겨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잘 되어있다고 느꼈다.     -한국 엄마들과 외국 엄마들의 임신, 출산, 육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공통: 외국에서는 산후조리의 개념이 거의 없다. 한국의 산후조리원 같은 시설은커녕 출산 직후에도 평소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걸로 생각한다. 출산 후 바로 샤워를 하고 평소에 먹는 음식들을 그대로 먹는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는 생각도 없고 찬 음식도 바로 먹는다.→호주: 출산 후 일주일이든 이주일이든 몸이 회복되는 대로 움직이고 외출한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갓 태어난 신생아를 데리고 쇼핑몰에도 많이 나온다.→미국: 미국도 그렇다. 신생아들이 밖에서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카시트나 유모차를 큰 돈 들여서 좋은 것으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엄마들은 수면교육을 많이 한다. 일찌감치 아기를 따로 재운다. 그런데 신기한 건 미국 아기들도 거기에 잘 적응한다는 거다. 미국 아이들 대부분 독립심도 강하다고 느낀다. 육아 모임에 가면 우리 아이만 동양 아기인데 유독 혼자서만 나에게 매달려 울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아기 자체의 성향 때문인지 엄마의 특성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또 미국 엄마들은 자신의 커리어나 행복 추구를 당연하게 여긴다.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맥주나 와인을 마시고 모유를 짜서 버리는 일도 많이 봤다. 아기를 맡기고 엄마들끼리만 저녁에 모여 식사를 하거나 주말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나는 아직 그 정도로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나는 아기 옆에 있는 게 제일 행복하고 아기 몸에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육아가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아기와 꼭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더 강하다.     -공통점은 뭐가 있을까.→미국: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든 다 같은 것 같다. 모임을 하다보면 동질감을 더 많이 느낀다.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는 것도 비슷하다. 스탠포드 대학 어린이병원에 육아 관련 강의가 많은데 그 중에 조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도 있다. 핵심은 “요즘은 당신들이 자식을 키울 때랑 많이 다르다. 그러니 결코 당신이 알고 있는 (육아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새로 엄마가 된 사람들은 아기와 함께 붙어있어야 하니 아기를 안아주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집안일을 도와주라”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런 강의가 있을 만큼 할머니와 초보 엄마의 갈등이 흔하다는 방증이 아닐까.→호주: 고부갈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기서도 시어머니가 육아에 간섭하며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똑같다. 대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아들을 은근히 선호하기도 한다. -아이와 엄마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시선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최근 ‘노키즈존’을 내세우는 식당이나 카페도 늘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호주: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면 모두 버스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리를 내주거나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 길을 비켜준다. 여성과 아이에 대한 배려심이 아주 높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공원을 지나다가 아기 엄마가 모유수유를 하는 것을 몇 번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고, 모유수유는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위기다.  한 지인은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운전하던 중에 경찰에게 제지를 당하고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아이가 카시트에 잘 앉아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물었더나 카시트가 아이 몸에 잘 안 맞게 돼있다는 거였다. 안전벨트의 헐렁임 정도와 어깨선 높이 등을 재보고는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미국: 아기가 잘 울고 활동적이라 밖에 나가면 약간 피해를 끼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가 눈치를 주거나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가 울면 “도와줄 것은 없냐”, “얼마나 힘든지 안다”는 등의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네준다. 그리고 전업주부나 전업남편들도 많아서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들 잘 알고 있다. “차라리 회사에서 일하는 게 쉬는 것”이라는 농담도 많이 한다. 전반적으로 아이 키우는 것에 대한 많은 이해가 되어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호주: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인데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하고 산후우울증도 겪었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빨리 치료를 해서 육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생겼다.→미국: 힘들었던 경험을 주로 이야기했지만, 항상 활짝 웃고 사람들을 잘 따르는 아기를 보면 정말 행복하다. 육아하면서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나는 친정이 세 시간 거리에 있고, 시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시고 신랑도 자상하고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었어도 잘 극복하려고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23)엄마의 책임감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24)깜깜한 초보엄마를 깨워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28)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1회부터 22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보수·진보 아우르는 집필진 선정 중요… 이념 논쟁 최소화 가이드라인 마련하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보수·진보 아우르는 집필진 선정 중요… 이념 논쟁 최소화 가이드라인 마련하라”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2017학년도부터 국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진보·중도·보수 시각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집필진 선정과 소모적인 이념 논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의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사학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정교과서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집필진 선정”이라며 “역사적 팩트가 잘못돼 발생하는 오류의 경우 집필진을 잘 구성하면 줄일 수 있고 검증 강화를 통해 단순 오류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교수와 교사, 각계 전문가 등 민간으로 공개 모집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국정교과서는 국가 전체의 시각을 담고 대한민국의 기본적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는지를 1차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두형 우리역사교육연구회장(서울 양정고 한국사 교사)은 “가장 큰 문제가 앞으로 남은 집필 기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집필기준과 편수용어를 사전에 명확히 확립해야 이념 논쟁에 빠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교과서라도 옛날 교과서처럼 사진과 글(텍스트)로 채우는 방식은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요즘 교과서는 역사적 사실만 나열해서는 안 되고 왜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지를 함께 토론할 수 있고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과거를 엿보며 현재와 미래를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최신 사료가 반영된 교재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신 사료가 반영되고 근거 자료가 명확한 내용들이 서술돼야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국내 역사학계 교수들과 연구자들의 대부분이 국정화 반대 성명에 참여했던 만큼 과연 진보와 보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집필진이 구성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그런 만큼 예산을 아끼지 않고 집필자 대우를 분명하게 하고 새 교과서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충분한 집필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화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다 발표 하루 전인 지난 11일 ‘찬성’을 결정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안양옥 회장은 “무엇보다 국사 교과서 집필의 공통분모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역사 교과서에 대해 ‘반드시 포함해야 할 것’과 ‘다양한 해석과 토론이 필요한 부분’을 분리하고 있다”며 “다양한 논의를 통해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집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일 경기 평택 은혜중 역사 교사는 “국정교과서 자체로 이념 논쟁이 사라질 수는 없다. 차라리 이념 문제가 있는 역사 서술은 양쪽 입장을 모두 채택해 집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일선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취사선택할 여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필진 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칫 편향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이 인터넷 등으로 직접 교과서 심의에 참여하게 하는 등 열린 방식의 검증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10월 분양대목, ‘지방아파트’ 주목할 곳은?

    10월 분양대목, ‘지방아파트’ 주목할 곳은?

    - 올 분양시장 지방 주도현상 뚜렷… 이달 지방 아파트 대거 공급, 유망단지는? 분양 시장의 열기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 이달 지방 분양 시장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경남 거제와, 충북혁신도시, 강원도 춘천, 동해, 원주, 그리고 전주 및 경북 경산 등 지방 분양시장의 상승세를 넘겨받을 유망 단지들이 대거 공급돼 수요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0월 지방에서 분양예정인 단지는 총 2만 1,342가구(임대 제외)다. 지역별로는 충청도가 8,020가구로 가장 많고 △전라 4,911가구 △강원 4,168가구 △경상 1,755가구를 비롯해 지방 5대 광역시인 △부산 1,968가구 △울산 520가구가 예정돼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청약 쏠림 현상이 가중되며 일부 지역에서만 활기를 보이는 수도권 아파트 시장과 달리 올 분양시장은 지방이 주도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대부분의 공급 단지들이 입지와 생활환경이 뛰어난 도심권에 입지해 풍부한 대기 수요를 바탕으로 이들 지역의 분양 기운이 더욱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이 10월 경남 거제시 상동동 110번지(상동4지구 A3블록) 일원에 ‘힐스테이트 거제’ 총 1,041세대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142㎡, 총 1,041가구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로 조성된다. 단지 내 운동시설 및 휴게시설과 연결된 산책로가 조성되며 범죄예방환경설계 ‘셉테드(CPTED)’ 인증도 획득할 예정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2009년 성공적으로 분양한 ‘거제 수월 힐스테이트(715세대)’와 더불어 거제를 대표하는 대단지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전주 송천동 일대(옛 35사단 부지)에 대규모로 조성되는 에코시티에 10월 태영건설이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을 분양할 예정이다. 4블록 720가구(전용면적 59~84㎡), 5블록 662가구(전용면적 59~104㎡) 총 1382가구 규모다. 소형부터 대형 펜트하우스에 이르는 다양한 타입을 구성한 것이 특징. 단지는 에코시티 중에서도 중심에 위치한 최적의 입지를 자랑한다. 4블록과 5블록은 에코시티 내 초등학교 부지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다. 축구장 28개 규모의 에코시티 최대 규모 중앙공원인 센트럴파크(20만㎡)와 맞닿아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자랑한다. ㈜건영과 양우건설㈜이 10월 충북혁신도시 C-2블록에 공급하는 ‘건영아모리움 양우내안애’ 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2층, 13개 동으로 총 842가구에 전용 84㎡의 단일면적으로 구성된다. 단지 옆에는 수변공원과 체육공원이 위치해 그린 프리미엄을 확보했으며 주변에 유해시설이 없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다. 교육환경도 뛰어나다. 현재 가까운 거리에 옥동초등학교가 개교해 있으며, 석장중학교도 개교할 예정으로 초·중교가 모두 도보권이다. 또한 인근에 공공도서관과 국공립어린이집도 개원할 예정으로 우수한 학군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농후하다. 일성건설이 10월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67-3번지 일대의 후평동 주공2단지 재건축아파트 ‘춘천 일성트루엘 더퍼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 ~ 지상 20층, 12개 동, 전용면적 59㎡~140㎡로 총 1,123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68~140㎡, 532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중소형 평형위주로 구성되며, 틈새평면도 있어 눈길을 끈다. 춘천은 한동안 아파트 공급이 없어,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후평동은 춘천에서도 교육환경 및 생활인프라, 교통여건 등이 잘 갖춰져 주거여건이 좋기로 손 꼽힌다. 대보건설은 이달 동해시에서 아파트 ‘동해 북삼 하우스디’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약 5500가구의 주거타운이 형성돼 있는 북삼지구에 들어선다. 북삼지구는 동해시 내에서도 가장 주거선호도가 높으면서도 최근 10여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던 곳이어서 이번 ‘동해 북삼 하우스디’의 공급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단지는 동해시에서 가장 높은 최고 29층 높이로 지어져 향후 동해를 대표할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258가구가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84㎡의 중소형 타입으로만 구성된다. 한신공영(주)은 이달 원주시 단구동 1457-3번지 일대에 ‘원주 단구동 한신휴플러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 인근으로 원주중, 원주여중, 원주고 등 원주시를 대표하는 명문학군이 몰려 있으며 학원가 밀집지역이 가까워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췄다. 인근으로 종합운동장, 치악체육관 등의 체육시설과 원주천, 여성가족공원 등 녹지공간이 풍부하다. 전용면적 59~84㎡, 총 724가구 규모다. 지난 2006년 입주한 ‘개운 한신휴플러스’ 1, 2차(총 1240가구)와 함께 총 1964가구 규모의 대규모 한신타운을 조성하게 된다. 포스코건설은 10월 경북 경산시에서 ‘펜타힐즈 더샵 2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펜타힐즈 C2-1블록에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35층, 4개 동, 총 791세대(전용 77~108㎡) 규모다. 1차에 이은 2차 물량이다. 특히 전용 77㎡타입에는 3면개방형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과 통풍성을 극대화한 평면을 선보인다. 그 외에도 타입별로 이면 개방, 4Bay, 4.5Bay 등 다양한 평면을 구성했다. 또한 전 세대 알파룸 및 워크인 수납장이 제공되며 남향위주의 V자형 배치로 동간 간섭은 물론 단지 내 개방감을 극대화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만화로 물드는 올가을 스크린

    만화로 물드는 올가을 스크린

    국내외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올 하반기 극장가에 잇따라 선보인다. 원작 만화를 옮긴 실사 영화는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따지는 재미가, 애니메이션은 원작과의 차이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윤태호 작가 웹툰 원작 ‘내부자들’ 새달 개봉… 조승우·이병헌 첫 호흡에 관심 11월 개봉 예정인 영화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권력 조직에 깊숙하게 똬리를 틀고 우리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이들의 음모와 배신을 다룬다. 윤 작가 작품의 영화화는 2010년 ‘이끼’에 이어 두 번째. 최신작 ‘파인’도 이미 영화화가 결정된 상태다. 대표작 ‘미생’도 지난해 드라마로 만들어져 신드롬을 일으키며 윤 작가를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스토리텔러 반열에 올려놨다. 때문에 ‘내부자들’이 스크린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병헌과 조승우가 처음 호흡을 맞추는 터라 어떤 시너지를 낼지 영화 팬들의 관심도 크다. 조승우의 경우 3년 만에 선보이는 주연작이고, 이병헌은 ‘협녀-칼의 기억’의 참담한 실패에 이은 신작이라는 점 등 작품 외적으로도 흥미진진한 대목들이 넘쳐난다. 원작이 중간에 연재가 중단됐기 때문에 이야기의 결말이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만화 팬들의 궁금증도 자아내고 있다. ●내일 개봉하는 ‘안녕, 전우치’ 한국적 명랑만화 스크린 부활에 눈길 오는 8일 개봉하는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은 보기 드물게 우리 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원작 ‘안녕, 전우치?’는 하민석 작가가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2007년부터 2년 동안 인기리에 연재했다. 토종 애니메이션이 극장에 걸리는 일 자체가 드문 데다가 1970~80년대를 풍미한 명랑만화 장르가 스크린을 통해 부활하는 셈이라 만화 팬들은 더욱 반갑다. 배경에서부터 캐릭터, 이야기, 음악에 이르기까지, 해외 애니메이션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우리 정서가 가득하다. 요새 대세인 3D가 아니라 2D로 만들어져 다소 촌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작품 곳곳에서 매력이 넘친다. 전우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간 여행을 하고, 조선시대에 도술 로봇이 등장하는 등 상상력이 기발하다. 인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리더 나잠 수가 음악을 맡아 빼어난 사운드를 들려준다. 힙합과 판소리 사설을 혼합한 ‘힙판소리’도 인상적이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스누피’도 연말 스크린 데뷔 12월 개봉이 확정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스누피-더 피너츠 무비’도 놓치기 힘든 유혹. 국내에서는 ‘스누피’로 알려져 있는 찰스 M 슐츠의 ‘피너츠’가 원작이다. 반세기 넘도록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강아지 스누피와 그의 꼬마 동반자 찰리 브라운의 탄생 65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숱하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을 것 같지만 이번이 스누피의 스크린 데뷔다. 2000년 슐츠가 세상을 뜬 뒤 유족들이 원작이 훼손될 수 있다며 애니메이션 작업을 거절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브 마티노 감독과 애니메이션 명가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끈질긴 설득에 마음을 열었다는 후문.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에 이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박수를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2013년 일본 만화 대상을 받은 요시다 아키미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개성 넘치는 세 자매가 뜻하지 않게 이복 여동생과 함께 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아키미는 하드보일드 ‘바나나 피시’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가.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오는 12월 개봉을 저울질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윤태호 원작 영화 ‘내부자들’ 결말 뭘까?

    윤태호 원작 영화 ‘내부자들’ 결말 뭘까?

     국내외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올 하반기 극장가에 잇따라 선보인다. 원작 만화를 옮긴 실사 영화는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따지는 재미가, 애니메이션은 원작과의 차이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개봉 예정인 영화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권력 조직에 깊숙하게 똬리를 틀고 우리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이들의 음모와 배신을 다룬다. 윤 작가 작품의 영화화는 2010년 ‘이끼’에 이어 두 번째. 최신작 ‘파인’도 이미 영화화가 결정된 상태다. 대표작 ‘미생’도 지난해 드라마로 만들어져 신드롬을 일으키며 윤 작가를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스토리텔러 반열에 올려놨다. 때문에 ‘내부자들’이 스크린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병헌과 조승우가 처음 호흡을 맞추는 터라 어떤 시너지를 낼지 영화 팬들의 관심도 크다. 조승우의 경우 3년 만에 선보이는 주연작이고, 이병헌은 ‘협녀-칼의 기억’의 참담한 실패에 이은 신작이라는 점 등 작품 외적으로도 흥미진진한 대목들이 넘쳐난다. 원작이 중간에 연재가 중단됐기 때문에 이야기의 결말이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만화 팬들의 궁금증도 자아내고 있다.  오는 8일 개봉하는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은 보기 드물게 우리 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원작 ‘안녕, 전우치?’는 하민석 작가가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2007년부터 2년 동안 인기리에 연재했다. 토종 애니메이션이 극장에 걸리는 일 자체가 드문 데다가 1970~80년대를 풍미한 명랑만화 장르가 스크린을 통해 부활하는 셈이라 만화 팬들은 더욱 반갑다. 배경에서부터 캐릭터, 이야기, 음악에 이르기까지, 해외 애니메이션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우리 정서가 가득하다. 요새 대세인 3D가 아니라 2D로 만들어져 다소 촌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작품 곳곳에서 매력이 넘친다. 전우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간 여행을 하고, 조선시대에 도술 로봇이 등장하는 등 상상력이 기발하다. 인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리더 나잠 수가 음악을 맡아 빼어난 사운드를 들려준다. 힙합과 판소리 사설을 혼합한 ‘힙판소리’도 인상적이다.  12월 개봉이 확정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스누피-더 피너츠 무비’도 놓치기 힘든 유혹. 국내에서는 ‘스누피’로 알려져 있는 찰스 M 슐츠의 ‘피너츠’가 원작이다. 반세기 넘도록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강아지 스누피와 그의 꼬마 동반자 찰리 브라운의 탄생 65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숱하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을 것 같지만 이번이 스누피의 스크린 데뷔다. 2000년 슐츠가 세상을 뜬 뒤 유족들이 원작이 훼손될 수 있다며 애니메이션 작업을 거절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브 마티노 감독과 애니메이션 명가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끈질긴 설득에 마음을 열었다는 후문.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에 이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박수를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2013년 일본 만화 대상을 받은 요시다 아키미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개성 넘치는 세 자매가 뜻하지 않게 이복 여동생과 함께 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아키미는 하드보일드 ‘바나나 피시’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가.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오는 12월 개봉을 저울질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꾀병’ 오해 골반 통증, 진통제 대신 초기 진료를

    ‘꾀병’ 오해 골반 통증, 진통제 대신 초기 진료를

    이제 막 환갑을 맞은 윤모씨는 1년 전부터 골반과 아랫배 부위에 통증이 생겼다. 하복부에만 머물렀던 통증은 차츰 다리까지 내려가 심할 때는 잘 서 있지도 못하는 지경이 됐다. 신경외과, 한의원을 방문해 각종 검사를 해봤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려웠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으로 방문한 산부인과에서 윤씨는 만성골반통 진단을 받았다. 만성골반통은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아랫배와 골반 부위에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병이다.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의 10~20%를 차지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지만 증상이 모호해 진단이 쉽지 않고 원인을 찾지 못해 진통제만 복용하며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배꼽 아래 복부의 묵직한 둔통, 꼬리뼈나 양쪽 허리의 통증이지만 사람마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골반통 환자의 약 90%는 요통을, 80%는 방광 자극과 배뇨할 때 통증 등 방광증상을 호소하며 불면증, 심한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골반 통증도 한쪽 골반에서만 통증을 느끼는 사람, 양쪽 모두 통증이 있는 사람 등 제각각이며 변비, 묽은 변, 복통 등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증상만큼 원인 질환도 다양하다. 자궁내막증,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골반 내 유착증, 자궁근종, 난소 잔류증후군 등 부인과질환이 주요 원인이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허주엽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교수는 “스트레스 상황을 맞으면 자궁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자궁과 자궁 주위의 혈관을 흐르는 혈액이 정체돼 고이고, 생리혈이 역류하거나 자궁 근육으로 침투하면서 만성적인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재발성 방광요도염, 요도증후군, 간질성 방광염 등 비뇨기계 질환도 원인 중 하나다. 30~40대의 만성골반통은 출산 후 생긴 골반울혈증후군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정맥 내 혈류가 심장 방향으로 흐르려면 혈액의 역류를 막는 정맥판막이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 판막이 출산 등으로 손상되면 허리를 구부릴 때 혈액이 역류하며 정맥이 부풀어오르고, 자궁과 난소 주변에 혈액이 고이는 ‘울혈’이 생긴다. 통증의 원인을 명확히 알면 치료는 쉽다. 그러나 산부인과 질환이 대개 그렇듯 단순한 증상으로만 생각해 초기에 관리하지 않는 게 문제다. 경희의료원의 조사에 따르면 만성골반통 환자의 57.4%가 통증 발생 후 2년이 지나서야 전문의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을 찾지 못하다 보니 ‘꾀병’으로 오해받기 십상이고, 내색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다 보니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허 교수는 “오랜 세월 통증에 시달린 데다 치료법을 찾지 못해 우울증과 불안증을 동반한 경우가 많다”면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골반통은 정신과적 문제를 진단하기 위한 정신적, 심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보디빌더 된 ‘147cm 남성’ 사연

    희귀 질환으로 키가 147cm인 한 20대 남성이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운동에 매진한 끝에 멋진 근육을 가진 보디빌더로 변신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메트로 등 외신은 키도 작고 몸도 약했던 한 남성이 어떻게 보디빌더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그 사연을 2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영국에서 가장 작은 보디빌더 선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춘 탄(21)은 영국 노섬브리아대에서 기업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으로 평소 이벤트 매니저라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춘 탄은 자신이 키가 작은 이유가 어렸을 때 ‘만기발현형 척추뼈끝 형성이상’(x-linked spondyloepiphyseal dysplasia tarda)이라는 선천성 유전 질환을 앓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질환은 거의 남성에게서만 나타나는데 한 번 발현하면 척추와 같은 뼈 성장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키가 어린이 수준에서 머물게 되며 통증을 동반하는 다른 신체적 합병증도 나타난다고 한다. 춘 탄은 “지난 몇 년간은 의심할 여지 없이 내 인생 최악의 시간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놀랍게도 이 기간은 내가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게 도와줬다”고 말했다. 춘 탄은 괴롭힘과 조롱은 ‘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작아서 더 약하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면서 “나를 바꿔 가장 보기 좋은 모습이 되겠다고 결심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의 자신감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보디빌딩을 시작했다고 한다. 춘 탄은 한 주에 다섯 차례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운동에 매진했다. 또한 철저한 식이요법을 병행해 몸을 만들었다. 유전 질환으로 척추가 약한 탓에 춘 탄은 스쿼트와 같은 일부 운동은 허리 통증 때문에 하지 못했지만, 고심 끝에 대안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지역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할 만큼 완성도 높은 몸을 얻을 수 있었고 이제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라는 심리적 건강까지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춘 탄은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은 ‘거의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다잡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있다. 그는 “이제 내 주된 목표는 사람들이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사람들도 어떤 상황에서든지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음을 느끼길 원한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날 잡아가시오” 빈집털이범이 잡힌 이유는?

    아직은 어린 나이라 서툰 것이었을까, 아니면 지나치게 서두른 탓이었을까.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절도현장에 남긴 빈집털이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바이아블랑카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이다. 용의자 우고 엑토르 페르난데스(20)는 주말에 가족이 전원 외출해 인기척이 없는 집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청년은 노루발장도리로 문을 부수고 집에 들어갔다. 주인이 없는 집을 샅샅이 뒤진 청년은 현찰 1만1000페소(약 130만 원)와 100달러(약 12만 원)를 발견해 챙겼다. 현찰 외에 청년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게임기였다. 청년은 가전제품 등엔 손을 대지 않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만큼은 꼼꼼하게 챙겨 현장을 빠져나갔다. 범행이 드러난 건 집을 비웠던 가족들이 귀가한 뒤였다. 엉망이 된 집안을 본 가족은 깜짝 놀라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다. 현장을 둘러보던 경찰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배낭을 발견했다. 가족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경찰이 열어본 배낭에는 노루발장도리 2개가 들어있었다. 범인이 문을 딸 때 사용한 도구가 확실해 보였다. 배낭에는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신분증도 들어있었다. 사진이 붙은 신분증엔 이름은 물론 최근에 옮긴 후 신고한 주소까지 확실하게 기재돼 있었다. 범인을 잡는 건 쉬운 죽 먹기였다. 경찰은 바로 신분증에 표시된 주소지로 출동해 용의자를 검거했다. 용의자는 경찰이 들이닥치자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했지만 권총으로 무장한 경찰에 제압됐다. 경찰은 "생각보다 큰 돈을 발견한 젊은 용의자가 급한 마음에 백팩을 잊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청년이 절도뿐 아니라 공무집행 방해 혐의까지 받게 돼 무거운 처벌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근성도 갑이다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근성도 갑이다

    우리나라에 첫 여성 경찰관이 탄생한 것은 1946년이었다. 그해 80명이었던 여성 경찰관 수는 올 4월 현재 전체 경찰의 9.4%인 1만 348명으로 늘었다. 경찰관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 그렇다면 경찰 조직 내에서 ‘금녀의 벽’은 완전히 허물어진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는 아니다”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하다. 직접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외근직 여자 형사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기 때문이다. 25일 현재 서울시내 31개 경찰서의 형사과 강력·형사계에서 근무하는 여성 경찰관은 15명밖에 안 된다. 경찰서 두 곳당 한 명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하는 2명을 포함해도 17명뿐이다. 이 중에서 강력계만 따지면 여형사의 수는 10명으로 줄어든다. 각 부서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하는 강력계 여형사 3명을 통해 ‘미세스캅’, ‘미스캅’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서울 종암경찰서 강력4팀 김선영(34·경사) 형사는 홍일점 중에서도 보기 드문 ‘미세스캅’이다. 경찰 2년차 였던 2006년 직무교육을 받으며 만난 경찰 남편(기동대)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금은 초등학생(8)과 유치원생(6)인 두 살 터울 남매의 엄마다. 지난해까지 경제팀 지능범죄 수사 분야에서 5년 동안 일했고 올 2월 형사계에 자원했다. ‘더 늦기 전에 형사 업무를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강력계 워킹맘’은 경찰 조직 전체에서도 극히 드문 존재다. ‘강력계 형사’와 ‘아이 엄마’ 두 가지의 양립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김 형사는 “울고 싶을 때가 많고 실제로 울어 버릴 때도 있기는 하지만 막상 해 보니 가능은 하더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경찰서마다 다르지만 강력팀은 통상 3~5일 간격으로 24시간 당직 근무를 선다. 오전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순찰을 돌기도 한다. 큰 사건이 터지면 퇴근 시간이 들쑥날쑥일 때가 많다. 김 형사는 “강력계 형사로서의 육체적인 부담 못지않게 아이들 때문에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정신적 고통도 많다”고 말했다. “간혹 남편과 당직 근무가 겹치는 날에는 고향에 계신 친정 엄마께 전화를 드립니다. 너무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부 경찰관이 늘면서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들이 하나둘 생겨났다는 점이다. 가령 경찰관 전체 비상소집이 있을 때 취학 전 자녀가 있으면 부부 경찰관 중 한 명은 소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리적인 힘이 남성에 비해 약한 여형사로서 겪는 고충은 없을까. “솔직히 술에 만취한 사람 등을 상대할 때는 남자 형사들이 먼저 나서게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팀에 짐이 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강박증도 많이 있지요.” 여형사이기에 가능한 일도 많았다. “올해 초 검거했던 피의자에게서 수사할 때 인간적으로 대해 줘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가 왔어요.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 피의자나 피해자의 상황에 잘 공감하거나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범인과 벌이는 추격전은 현실에서도 일어날까. “보통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인을 검거하게 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친 추격전을 펼치는 일은 드물어요. 영화에서처럼 범인을 보고 ‘누구야, 거기 서!’ 이러면 다 도망갈 거예요. 실제로는 형사 여러 명이 범인을 둘러싸고 포위망을 좁혀 놨을 때, 그러니까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에 덮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잠복근무는 일상다반사다. 보통 범행을 부인하고 발뺌하지만 형사를 때리고 도망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히로뽕 등 마약사범들은 비교적 예외지요. 약에 취해 있으면 힘도 세지고 쉽게 제압이 안 되거든요. 특히 도망가려고 8차선 도로를 그냥 휘젓고 가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도 발생하니 가장 조심스러워요.” 미혼의 여형사들은 왠지 모르게 강단 있고 남성스러워 보일 것 같다는 편견이 일반인들에게 있다. 정지윤(32·경장) 형사는 그 편견과 거리가 멀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권도 4단, 유도 2단, 합기도 1단 등 총 7단의 고단자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으로 170㎝의 큰 키를 지녔다. 2013년 경찰에 들어와 지구대·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올 7월 강력계에 지원했다. 순경 공채에서 8차례나 낙방하면서도 끝까지 경찰관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어린 시절 종암경찰서 관내에 살았어요. 당시만 해도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던 집창촌이 성업을 이루던 때라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분들이 꽤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 부모님이 다치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항상 경찰관 아저씨들이 도움을 줬어요.” 그때부터 힘든 사람들을 돕는 형사가 되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미아리 포청천’으로 불렸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에게 경찰이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기도 했다. 정 형사는 강력계로 오면서 체력 단련을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긴 생머리도 범인 검거에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 단발로 확 잘랐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상습 절도범을 추적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오토바이도 샀다. 밤낮으로 범죄가 발생했던 장소에 가 보고 범인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돌려 보고서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범인을 검거한 적도 있었다. 남자 형사들도 상대하기 버겁다는 마약범을 전담하는 마약수사대 일이 천직이라는 여형사도 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마약계 고숙형(33·경사) 형사다. 고 형사는 “끝나지 않는 잠복과 미행을 버티려면 근성이 필수”라며 “업무 강도는 일반 형사·강력계보다 더 셀 수도 있지만 적성에 맞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약범들은 흉기를 갖고 있을 때도 많고 약 기운에 취해 힘도 강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예요.” 다른 범죄와 달리 마약 투약은 범행 자체가 대부분 집이나 모텔 등 실내에서 이뤄진다. 확실한 첩보가 없으면 수사가 쉽지 않다. 첩보가 있더라도 마약 투약 장소 앞에서 길게는 15시간까지도 잠복한다. 형사의 범인 검거 과정을 다룬 영화 ‘베테랑’에서는 형사가 누군가를 보는 순간 마약범이라고 직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가능할까. 고 형사는 “가능하다. 술 냄새가 나지 않는데 술 취한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범 검거는 공범의 진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고 형사는 “마약범들은 서로가 서로를 절대 믿지 않는다. 그래서 위장 거래를 나가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이 형사 하면 대부분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경찰행정학이나 체육 관련 전공을 한 다른 경찰관들과 달리 고 형사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전공에 맞춰 은행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남을 도울 수는 있는데 이왕이면 정말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약사범 중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스로 끊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수사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 또 그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저희들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 형사는 수갑, 테이저건, 삼단봉 등 세 가지를 챙기는 이 직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은 일찍 하고 싶었는데…”라는 아쉬움은 숨기지 않았다. 글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커버스토리]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 근성도 갑이다

    [커버스토리]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 근성도 갑이다

    우리나라에 첫 여성 경찰관이 탄생한 것은 1946년이었다. 그해 80명이었던 여성 경찰관 수는 올 4월 현재 전체 경찰의 9.4%인 1만 348명으로 늘었다. 경찰관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 그렇다면 경찰 조직 내에서 ‘금녀의 벽’은 완전히 허물어진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는 아니다”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하다. 직접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외근직 여자 형사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기 때문이다. 25일 현재 서울시내 31개 경찰서의 형사과 강력·형사계에서 근무하는 여성 경찰관은 15명밖에 안 된다. 경찰서 두 곳당 한 명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하는 2명을 포함해도 17명뿐이다. 이 중에서 강력계만 따지면 여형사의 수는 10명으로 줄어든다. 각 부서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하는 강력계 여형사 3명을 통해 ‘미세스캅’, ‘미스캅’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서울 종암경찰서 강력4팀 김선영(34·경사) 형사는 홍일점 중에서도 보기 드문 ‘미세스캅’이다. 경찰 2년차 였던 2006년 직무교육을 받으며 만난 경찰 남편(기동대)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금은 초등학생(8)과 유치원생(6)인 두 살 터울 남매의 엄마다. 지난해까지 경제팀 지능범죄 수사 분야에서 5년 동안 일했고 올 2월 형사계에 자원했다. ‘더 늦기 전에 형사 업무를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강력계 워킹맘’은 경찰 조직 전체에서도 극히 드문 존재다. ‘강력계 형사’와 ‘아이 엄마’ 두 가지의 양립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김 형사는 “울고 싶을 때가 많고 실제로 울어 버릴 때도 있기는 하지만 막상 해 보니 가능은 하더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경찰서마다 다르지만 강력팀은 통상 3~5일 간격으로 24시간 당직 근무를 선다. 오전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순찰을 돌기도 한다. 큰 사건이 터지면 퇴근 시간이 들쑥날쑥일 때가 많다. 김 형사는 “강력계 형사로서의 육체적인 부담 못지않게 아이들 때문에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정신적 고통도 많다”고 말했다. “간혹 남편과 당직 근무가 겹치는 날에는 고향에 계신 친정 엄마께 전화를 드립니다. 너무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부 경찰관이 늘면서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들이 하나둘 생겨났다는 점이다. 가령 경찰관 전체 비상소집이 있을 때 취학 전 자녀가 있으면 부부 경찰관 중 한 명은 소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리적인 힘이 남성에 비해 약한 여형사로서 겪는 고충은 없을까. “솔직히 술에 만취한 사람 등을 상대할 때는 남자 형사들이 먼저 나서게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팀에 짐이 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강박증도 많이 있지요.” 여형사이기에 가능한 일도 많았다. “올해 초 검거했던 피의자에게서 수사할 때 인간적으로 대해 줘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가 왔어요.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 피의자나 피해자의 상황에 잘 공감하거나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범인과 벌이는 추격전은 현실에서도 일어날까. “보통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인을 검거하게 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친 추격전을 펼치는 일은 드물어요. 영화에서처럼 범인을 보고 ‘누구야, 거기 서!’ 이러면 다 도망갈 거예요. 실제로는 형사 여러 명이 범인을 둘러싸고 포위망을 좁혀 놨을 때, 그러니까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에 덮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잠복근무는 일상다반사다. 보통 범행을 부인하고 발뺌하지만 형사를 때리고 도망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히로뽕 등 마약사범들은 비교적 예외지요. 약에 취해 있으면 힘도 세지고 쉽게 제압이 안 되거든요. 특히 도망가려고 8차선 도로를 그냥 휘젓고 가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도 발생하니 가장 조심스러워요.” 미혼의 여형사들은 왠지 모르게 강단 있고 남성스러워 보일 것 같다는 편견이 일반인들에게 있다. 정지윤(32·경장) 형사는 그 편견과 거리가 멀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권도 4단, 유도 2단, 합기도 1단 등 총 7단의 고단자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으로 170㎝의 큰 키를 지녔다. 2013년 경찰에 들어와 지구대·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올 7월 강력계에 지원했다. 순경 공채에서 8차례나 낙방하면서도 끝까지 경찰관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어린 시절 종암경찰서 관내에 살았어요. 당시만 해도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던 집창촌이 성업을 이루던 때라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분들이 꽤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 부모님이 다치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항상 경찰관 아저씨들이 도움을 줬어요.” 그때부터 힘든 사람들을 돕는 형사가 되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미아리 포청천’으로 불렸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에게 경찰이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기도 했다. 정 형사는 강력계로 오면서 체력 단련을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긴 생머리도 범인 검거에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 단발로 확 잘랐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상습 절도범을 추적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오토바이도 샀다. 밤낮으로 범죄가 발생했던 장소에 가 보고 범인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돌려 보고서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범인을 검거한 적도 있었다. 남자 형사들도 상대하기 버겁다는 마약범을 전담하는 마약수사대 일이 천직이라는 여형사도 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마약계 고숙형(33·경사) 형사다. 고 형사는 “끝나지 않는 잠복과 미행을 버티려면 근성이 필수”라며 “업무 강도는 일반 형사·강력계보다 더 셀 수도 있지만 적성에 맞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약범들은 흉기를 갖고 있을 때도 많고 약 기운에 취해 힘도 강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예요.” 다른 범죄와 달리 마약 투약은 범행 자체가 대부분 집이나 모텔 등 실내에서 이뤄진다. 확실한 첩보가 없으면 수사가 쉽지 않다. 첩보가 있더라도 마약 투약 장소 앞에서 길게는 15시간까지도 잠복한다. 형사의 범인 검거 과정을 다룬 영화 ‘베테랑’에서는 형사가 누군가를 보는 순간 마약범이라고 직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가능할까. 고 형사는 “가능하다. 술 냄새가 나지 않는데 술 취한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범 검거는 공범의 진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고 형사는 “마약범들은 서로가 서로를 절대 믿지 않는다. 그래서 위장 거래를 나가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이 형사 하면 대부분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경찰행정학이나 체육 관련 전공을 한 다른 경찰관들과 달리 고 형사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전공에 맞춰 은행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남을 도울 수는 있는데 이왕이면 정말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약사범 중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스로 끊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수사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 또 그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저희들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 형사는 수갑, 테이저건, 삼단봉 등 세 가지를 챙기는 이 직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은 일찍 하고 싶었는데…”라는 아쉬움은 숨기지 않았다. 글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戰時 미군 주도였던 북핵·미사일 제거… 우리 특전사도 독자 역량 갖추게 할 것”

    육군이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시설을 비롯한 주요 전략적 핵심 표적을 파괴하는 특수부대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격 공개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핵과 장거리 미사일은 전시(戰時)는 말할 것도 없고 평시인 현시점에서도 한국은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가 민감하게 여기는 무기라는 점에서 육군이 추진하는 특수부대가 과연 전시용인지 평시용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육군은 파문이 확산되자 “전략적 핵심 표적은 적 후방 중요 지역과 지휘 통제 통신시설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다음은 군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특전사가 편성을 추진하고 있는 전략적 핵심 표적 타격용 특수부대는 평시용 아닌가. -평시가 아니라 전시에 특전사가 적 지역에 침투해 정찰·감시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전시에 대비해 특전사를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전쟁 지도부와 같은 전략적 수준의 목표를 제거할 수 있는 역량 있는 부대로 격상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시용이라면 여태까지는 그런 용도의 특수부대가 없었다는 말인가. -전시 한·미 연합군이 연합 작전을 펼칠 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임무는 미군이 주도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우리 군도 독자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에서 부대를 편성하겠다는 개념 계획이다. →특전사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뜻인가. -기존의 특전사가 단순한 전술을 연마했던 특수부대라면 이제 작전 능력을 향상시켜 북한의 장사정포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설 등을 파괴시키는 능력도 갖추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한국군 단독의 독자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한가. -한국군 작전 목표는 어디까지나 전시에 한미연합사령관의 동의하에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특전사는 평시에 대테러 활동이나 지역 방어, 후방 지역 부대에 대한 활동을 주로 맡지만 단독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는 전쟁을 우리 단독으로 수행하겠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한미연합특전사령부가 편성되고 한국군 특수전 부대는 연합사령관(미국 측)의 승인을 받아 단독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내 차선만 막히나’ 잦은 차로 변경이 정체 일으킨다

    ‘내 차선만 막히나’ 잦은 차로 변경이 정체 일으킨다

    민족의 명절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란 말이 있지만, 운전대를 잡은 많은 사람들에게 추석 고속도로 상황은 다시 경험하지 않고 싶은 악몽이 되곤 한다. 지난해 추석 당일에는 516만대의 차량이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해 역대 최대 교통량을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에도 비슷한 수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보여 명절 정체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전국 고속도로의 총길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139㎞.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추석 연휴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뻥 뚫려 있던 도로가 갑자기 꽉 막혀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 교통정체를 경험해 봤을 것이다. 또 내가 있는 차로보다 옆 차로의 차들이 잘 달리는 것 같아 차선을 바꾸면 도리어 원래 있던 차로의 차들이 더 잘 빠지는 것 같아 짜증이 났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과학이 숨어 있는 것일까. ●더 느린 것이 더 빠른 것이다 많은 교통공학자들은 “더 느린 것이 더 빠른 것”이란 농담을 하곤 한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은 도로가 막힌다고 이리저리 차로를 바꿔 가며 운전하거나 차선을 유지하며 가거나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캐나다 토론토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공동연구팀은 교통 정체가 심한 2차로 고속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영상을 찍어 분석했다. 그 결과 많은 운전자들은 자신이 차로를 바꿔 다른 차를 앞서 간 것보다 옆 차로에서 자기를 앞질러 간 차들이 더 많다고 인식했다. 즉 자신이 더 ‘손해’를 봤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운전자들이 꽉 막힌 도로에서는 소통이 원활할 때보다 옆 차로를 지나는 차들을 보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보다 밑지는 것은 절대 참을 수 없다는 ‘손실 혐오’ 심리까지 더해진다. 손실 혐오는 2002년 심리학자로는 처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프린스턴대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만들어 낸 단어다. 카너먼 교수에 따르면 이득과 손실이 동일하더라도 사람들은 손실에 대해 더 심각하게 생각한다. 도로에서는 운전자가 차선을 바꾸며 다른 차를 추월할 때는 속도를 순간적으로 높여야 하기 때문에 몇 대의 차를 추월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다른 차가 내 차를 추월할 때는 상대편의 차 속도가 더 빠르고 시야의 앞에 있기 때문에 내 차 속도는 다른 차들보다 느리고 뒤처진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 때문에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다 보면 교통체증은 심각해지고 없던 교통체증이 생기기도 한다. ‘나 하나쯤’ 하는 생각이 도로를 거대한 주차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유령정체, 폭발과 똑같은 원리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 물리학과 미카엘 슈레켄베르크 교수는 캐나다 앨버타대, 미국 MIT연구팀과 함께 운전자들의 손실 혐오 심리 때문에 이유 없이 도로가 막히는 ‘유령정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도로에서 차로를 자주 바꾸게 되면 뒤따르는 차의 속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교통정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체 없는 2차선 도로를 생각해 보자. 1차로를 달리던 차량 A가 2차로로 갑자기 차로를 바꾸면 2차로에서 달리던 차량 B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줄인다. B차 뒤에 있던 C 역시 속도를 줄이게 된다. 이때 C가 앞서가기 위해 1차선으로 갑자기 차로 변경을 하면 1차로를 달리던 다른 차량 D가 속도를 줄이게 된다. 차로 변경과 감속이 같은 도로에 있는 다른 차량들에도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말이다. 이런 유령정체는 폭탄의 연쇄 반응과 비슷하다. 일단 폭발이 시작되면 멈추기 어려운 것처럼 교통체증도 일단 시작되면 없애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령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자들은 파동방정식을 이용한 수학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체증을 없앤다기보다는 완화시키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슈레켄베르크 교수는 “고속도로는 많은 차들을 동시에 통과시키는 능력을 가진 일종의 서비스 제품으로 서비스의 질은 운전자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잦은 차로 변경은 도로라는 서비스 질을 낮추고 사고 위험성도 높이기 때문에 교통체증이 심할수록 차로 유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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