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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 새 ‘뇌관’ 급부상 … 野 ‘권력형 게이트’ 총공세 예고

    국감 새 ‘뇌관’ 급부상 … 野 ‘권력형 게이트’ 총공세 예고

    이번 주 중반으로 접어드는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맹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수사가 새로운 ‘뇌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검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여권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면서 정치권이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여야는 12일 금융위원회, 13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감사에서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옵티머스 사태 피해자모임 비상대책위원회의 권혁관 대표와 라임펀드 피해자인 곽성은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사태에 대해 당 차원에서 대응할 이유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문재인 정부를 흔들 대형 악재로 커질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야당의 주장대로 권력형 게이트까지 된다면 2년도 남지 않은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개별 인사의 문제로 정리하려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법대로 철저히 수사되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당 관계자는 11일 “이번 사태에 대해 대응을 준비한 적도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원내 관계자는 “개별 의원의 문제”라며 “법대로 나가서 조사받고 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이번 사태를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검찰개혁을 앞세워 사건을 덮으려 한다며 검찰이 수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라임·옵티머스엔 대통령 측근 그리고 정권 실세들이 권력을 사유화해 잇속을 챙기는 권력형 게이트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정부·여당은) 검찰개혁이란 미명하에 진군하듯 네 차례 검찰인사를 단행하고,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없앴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장악은 권력형 비리를 막기 위함이 아닌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막겠다는 꼼수였나”라며 “검찰은 지금부터라도 모든 사안을 낱낱이 파헤쳐 범죄가 난무하는 국가를 제자리에 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대주주 3억 기준’ 정치권이 놓치는 4가지

    ‘대주주 3억 기준’ 정치권이 놓치는 4가지

    주식 양도세 관련 ‘대주주 기준’을 예정대로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것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가족 합산 대신 인별 과세로 완화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주식시장의 악영향을 이유로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한술 더 떠 ‘10억원 유지’뿐 아니라 인별 과세도 동시에 요구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 신뢰 ▲좁은 과세 대상 ▲조세 형평성 ▲과대 포장된 시장충격 등의 이유로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학개미 반발로 후퇴하는 게 시장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로드맵 수정 땐 경제정책 신뢰도 흔들 정부의 대주주 기준 조정은 갑자기 추진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확대돼 왔다. 2017년 국회에서 세법 개정을 통해 협의한 결과물로 2018년 종목당 15억원, 올해 10억원, 내년 3억원으로 기준이 낮아지는 것은 예고된 사안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11일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에게 혜택을 줬다가 뺏은 부동산 정책에서도 신뢰를 잃었는데, 자칫 모든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도 “투자자들이 세금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인지하고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주요 선진국 중 주식 보유금액 기준으로 대주주를 설정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은 한국뿐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국가들은 이미 주식 양도세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갑작스런 전면 부과에 대한 반발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종목별 보유액 3억 이상 주주 1% 미만 과세 대상이 많지도 않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투자자 주식보유 현황(지난해 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종목별 보유금액 3억원 이상인 주주는 9만 3500명으로 전체 개인투자자 2580만 8345명의 0.36%에 불과하다. 현행 기준인 10억원 이상 주식 보유 주주도 0.05%인 1만 2639명이다. 여러 종목을 보유한 주주의 중복 집계 가능성을 감안해도 1% 미만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기획재정부는 지분 합산의 경우 가족 합산 대신 인별로 적용하겠다고 수정 가능성을 밝힌 상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한 종목에 3억원이나 투자하는 사람을 동학개미라고 불러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불로소득 성격 주식양도세 세율 낮아 조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양도세를 내는 투자자의 주식 투자 수익률은 155.9%, 부동산의 양도차익률은 58.1%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1% 구간에선 종합소득(근로·이자 소득 등) 실효세율이 31.9%인데, 불로소득 성격이 강한 주식 양도소득 실효세율은 21.3%로 낮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말 매도 물량 늘어도 경제 영향 미미 대주주 요건이 예정대로 낮아지면 과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에 매도 물량이 급증해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2012년 이후 매년 말이면 평균 2조 5000억원씩 순매도를 해 왔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1993년 금융실명제를 실시할 때도 우려가 많았지만 실시 이후 10일이 지나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면서 “주식이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데 증권계는 국가 경제를 주식에 종속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도 “과세에 따른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주가 폭락은 코로나19와 같은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을 더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서울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단독] 명절마다 상품권 펑펑·퇴직 후 자회사 재취업…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코이카 ‘제멋대로’

    [단독] 명절마다 상품권 펑펑·퇴직 후 자회사 재취업…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코이카 ‘제멋대로’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이 명절 때마다 직원들에게 규정에도 없는 현금성 상품권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은 용역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만든 자회사를 재취업 창구로 활용하는 등 외교부 산하기관의 주먹구구식 경영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재외동포재단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검토한 결과 2018년부터 최근까지 명절, 체육대회 때마다 직원들에게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하는 데 433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적으로 지급되는 명절 휴가비와는 별도로 업무추진용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해 직원들에게 지급한 것이다. 법인카드로는 상품권 등 유가증권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감시 사각지대에서 관행처럼 해온 것이다. 지난 10년간 이렇게 나간 세금은 1억 3400여만원에 달했다. 또 다른 정부출연기관인 코이카는 자회사 코웍스에 퇴직 임직원들이 재취업하면서 회전문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코웍스는 2018년 말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차원에서 코이카의 시설관리와 미화, 경비 근로자들을 고용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2018년 6월 코이카에서 퇴직한 부장 A씨는 지난해 2월 코웍스 본부장으로 취업했으며, 다른 퇴직 직원 3명도 부장과 비상임감사 등의 직책으로 재취업했다. 김 의원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산하기관들이 감시 사각지대에서 특혜를 누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주무 부처와 기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대주주 3억 기준’ 정치권이 놓치는 4가지

    ‘대주주 3억 기준’ 정치권이 놓치는 4가지

    주식 양도세 관련 ‘대주주 기준’을 예정대로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것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가족 합산 대신 인별 과세로 완화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주식시장의 악영향을 이유로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한술 더 떠 ‘10억원 유지’뿐 아니라 인별 과세도 동시에 요구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 신뢰 ▲좁은 과세 대상 ▲조세 형평성 ▲과대 포장된 시장충격 등의 이유로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학개미 반발로 후퇴하는 게 시장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책 신뢰…“하늘에서 뚝 떨어진 거 아니다” 정부의 대주주 기준 조정은 갑자기 추진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확대돼 왔다. 2017년 국회에서 세법 개정을 통해 협의한 결과물로 2018년 종목당 15억원, 올해 10억원, 내년 3억원으로 기준이 낮아지는 것은 예고된 사안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11일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에게 혜택을 줬다가 뺏은 부동산 정책에서도 신뢰를 잃었는데, 자칫 모든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도 “투자자들이 세금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인지하고 경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주요 선진국 중 주식 보유금액 기준으로 대주주를 설정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은 한국뿐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국가들은 이미 주식 양도세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갑작스런 전면 부과에 대한 반발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좁은 과세 대상…“3억원 투자자는 동학개미 아니다” 과세 대상이 많지도 않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투자자 주식보유 현황(지난해 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종목별 보유금액 3억원 이상인 주주는 9만 3500명으로 전체 개인투자자 2580만 8345명의 0.36%에 불과하다. 현행 기준인 10억원 이상 주식 보유 주주도 0.05%인 1만 2639명이다. 여러 종목을 보유한 주주의 중복 집계 가능성을 감안해도 1% 미만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기획재정부는 지분 합산의 경우 가족 합산 대신 인별로 적용하겠다고 수정 가능성을 밝힌 상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전체 보유 주식도 아닌 한 종목에 3억원이나 투자하는 사람을 동학개미라고 불러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세 형평성…불로소득 세율이 더 낮아도 되나 조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양도세를 내는 투자자의 주식 투자 수익률은 155.9%, 부동산의 양도차익률은 58.1%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1% 구간에선 종합소득(근로·이자 소득 등) 실효세율이 31.9%인데, 불로소득 성격이 강한 주식 양도소득 실효세율은 21.3%로 낮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대 포장된 시장 충격 대주주 요건이 예정대로 낮아지면 과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에 매도 물량이 급증해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2012년 이후 매년 말이면 평균 2조 5000억원씩 순매도를 해 왔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1993년 금융실명제를 실시할 때도 우려가 많았지만 실시 이후 10일이 지나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면서 “주식이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데 증권계는 국가 경제를 주식에 종속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도 “과세에 따른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주가 폭락은 코로나19와 같은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을 더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서울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공모주 청약 열기…수익률 성적표는?

    공모주 청약 열기…수익률 성적표는?

    지난 한 달 상장 종목 10개 중 6개 마이너스 수익률카카오게임즈, 최고가 대비 빠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익‘열풍’이라고 표현할 만큼 공모주 청약 열기가 뜨겁다. 최근 잇달아 히트를 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의 사례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모주들이 이 기업들처럼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을까. 그렇지 못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한 종목 중 스팩을 제외한 10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지난 8일 기준 19.68%로 집계됐다. 가장 고수익을 내며 평균 수익률을 끌어올린 종목은 국내 공모주 청약의 새 역사를 쓴 카카오게임즈다. 지난달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20.83%에 이른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 기록)을 친 뒤 다음 거래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공모가 2만 4000원의 약 3.7배인 8만91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주가가 크게 빠져 5만원대까지 내렸지만 여전히 공모가의 2배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다. 친환경 에너지 소재·부품 기업 비나텍(69.39%), 의료기기 업체 이오플로우(58.68%), 피부인체적용 시험 업체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30.60%) 등도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을 냈다. 반면 지난 한 달여간 증시에 입성한 종목 10개 중 6개는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9월 21일에 상장한 미세 칫솔모 업체 비비씨는 지난 8일 주가가 공모가 3만700원보다 30.46% 낮은 2만 1350원에 그쳤다. 또 항암 면역 치료제 기업 박셀바이오(-18.33%), 클린룸 설비 업체 원방테크(-12.15%), OLED 마스크 기업 핌스(-11.32%), 신약·진단제품 업체 압타머사이언스(-5.40%) 등의 주가도 공모가보다 낮았다. 지난 8일 상장한 반도체 장비 업체 넥스틴은 상장 첫날 공모가 7만 5400원을 5.04% 밑도는 7만 1600원에 마감했다. 이처럼 공모주 수익률은 희비가 엇갈려도 당분간 IPO 시장에는 활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장 관련 심사 승인 결과를 기다리는 업체가 52곳으로 연말까지 여러 업체가 공모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로나19 확산에도 신규 상장 기업 수와 청약 경쟁률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 유동성이 계속 공모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명절엔 상품권 펑펑, 퇴직 후엔 자회사로 재취업…외교부 산하기관 천태만상

    [단독]명절엔 상품권 펑펑, 퇴직 후엔 자회사로 재취업…외교부 산하기관 천태만상

    재외동포재단, 명절 상품권으로 10년간 1억 3400만원 코이카, 용역 고용 위해 만든 자회사에 퇴직 임직원 재취업 김영주 의원 “산하기관 특혜 부적절...재발방지책 마련해야”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이 명절 때마다 직원들에게 규정에도 없는 현금성 상품권을 지급해와 논란이 인다. 국민 혈세로 상품권 잔치를 벌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국제협력재단인 코이카는 용역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만든 자회사를 재취업 창구로 활용하는 등 외교부 산하기관들의 천태만상이 드러나고 있다.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재외동포재단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검토한 결과,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명절, 체육대회 때마다 직원들에게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하는 데 433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적으로 지급되는 명절 휴가비와는 별도로 업무추진용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해 직원들에게 지급한 것이다. 법인카드로는 상품권 등 유가증권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포상이 아닌 단순 격려 차원에서 상품권을 주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감시 사각지대에서 관행처럼 해온 것이다. 지난 10년간 이렇게 나간 혈세는 1억 3400여만원에 달했다. 또다른 정부출연기관인 코이카의 경우에는 자회사 코웍스에 퇴직 임직원들이 재취업하면서 회전문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코웍스는 2018년 말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차원에서 코이카의 시설관리와 미화, 경비 근로자들을 고용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인데 코이카 퇴직 후 이곳 임직원으로 자리를 꿰찬 것이다. 2018년 6월 코이카에서 퇴직한 부장 A씨는 지난해 2월 코웍스 본부장으로 왔으며 연봉도 100만원 가량 올렸다. 다른 퇴직 직원 3명도 지난해와 올해 초 부장과 비상임감사 등의 직책으로 재취업했다. 코이카 측은 소위 ‘관피아 방지법’(공직에서 퇴직 후 3년간 관련 기업이나 단체 등에 취업 제한)을 적용받는 공직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 산하의 준공공기관 임직원이 자회사에 취직한 것은 사실상 전관예우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영주 의원은 “법적으로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산하의 기관들이 감시 사각지대에서 특혜를 누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주무 부처와 기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원·달러 환율 최저, 내년까지 달러 약세 지속 전망

    원·달러 환율 최저, 내년까지 달러 약세 지속 전망

    원·달러 환율이 약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등 대외 변수가 있긴 하지만 내년까지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58.2원)보다 4.9원 내린 1153.3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4월 24일 1150.9원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장중 기준으론 올 1월 14일 1150.6원 이후 가장 낮다. 미국 재정부양책 통과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흥국 통화 같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난 가운데 위안화 강세 흐름이 원·달러 환율 하락을 견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민주당과 신규 부양책 협상을 중단한다고 했다가 말을 바꿔 부양책 도입을 촉구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10일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 경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 간 격차가 벌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뿐 아니라 대선과 함께 실시될 상·하원 의원 선거까지 민주당이 싹쓸이할 거란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미국 대선 결과, 중국 위안화 강세 지속 여부 등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중 갈등이 완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대중 압박 전술을 펼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협상을 통해 유연하게 대중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면 원화 강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강세와 연동해 하락세를 탔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위안화가 강세면 거기 동조화돼 원화도 강세를 보인다”고 했다. 이어 “달러가 약세면 위안화는 강세를 보여야 하는데 미중 갈등 때문에 달러 약세 진입 이후에도 위안화와 원화만 유독 강세를 보이지 못했다. 달러 강세기에 절하됐던 위안화와 원화가 강세로 회복됐다. 최근 위안화 강세를 봤을 때 미중 갈등에 따른 경제 타격이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내년까지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석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연저점을 깨고 내려갔기 때문에 이런 추세라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환율은 펀더멘탈에 좌우된다”면서 “코로나19 사태에도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타격이 적고 회복력도 좋다. 내년까지 달러 약세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단기적으로 미국 대선 등 대외 변수에 의해 등락을 보일 수 있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팀장은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상품이라 달러가 약세면 금값이 상승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다만, 상승 여건이긴 하지만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양호·이헌재에 채동욱까지…‘옵티머스 고문단’ 로비 의혹

    양호·이헌재에 채동욱까지…‘옵티머스 고문단’ 로비 의혹

    검찰의 옵티머스자산운용의 1조원대 ‘펀드사기’ 수사가 정·관계 로비로 번진 가운데 옵티머스 자문단으로 활동한 인사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위 경제관료 출신과 법조인 출신들로 채워진 자문단이 옵티머스의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지난 5월 10일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회사가 고비를 넘기는 데 고문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고문단에는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포함됐다. 양호 전 행장은 옵티머스가 2017년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 시정조치 적용 유예’ 결정을 받는 과정에서 중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자본 총계가 최소 영업자본액에 미달해 적기 시정 조치를 받을 위기에 처했던 옵티머스는 급히 자본금 확충안을 마련해 유예 결정을 받았다. 문건에 따르면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딜소싱(투자처 발굴)을 도와주도록 당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상상인 증권) 유모 투자센터장과 이모 대부업체 대표를 김 대표에게 소개한 것으로 나온다. 이 전 총리는 2018년 옵티머스가 투자한 성지건설의 매출채권 일부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 서울남부지검에 수사가 의뢰되자 법무법인 서평의 채동욱 전 총장을 소개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후 법무법인 서평이 매출채권 검토를 담당하다 비용 문제로 채 전 총장이 지정한 법무법인 한송이 매출채권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고 문건에 기록돼 있다.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간 경기도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채 전 총장이 지난 5월 이재명 경기지사를 면담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또 이 전 총리가 추천한 모 발전소 프로젝트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모씨가 투자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과 이 전 총리의 제안으로 인프라 펀드를 진행한다는 내용도 기재돼 있다. 하지만 채 전 총장이 속한 법무법인 서평은 입장문을 통해 “당 법인이 매출채권 검토를 맡았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며, 한송이란 법무법인을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봉현물류단지와 관련해선 “5월경 몇몇 분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해당 단체장을 처음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물류단지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나 인허가 등에 관해서는 그 어떤 말을 꺼낸 사실조차 없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서평은 옵티머스 사건이 터진 직후인 지난 6월 자문 계약을 해지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 고문단이 옵티머스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로비 목적으로 고문 활동을 했거나 그 과정에 뒷돈이 오갔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문건을 확보한 검찰은 옵티머스 관련자들을 상대로 문건의 진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단독] 수천억 날린 옵티머스·라임, 무경력자가 돈 굴렸다

    [단독] 수천억 날린 옵티머스·라임, 무경력자가 돈 굴렸다

    5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을 비롯한 문제의 사모펀드들이 운용 전문인력도 갖추지 않은 채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대의 투자금을 모아 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의 운용 요건에서 운용 경력이 빠지면서부터인데, 곳곳에서 제도상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3명의 운용 전문인력 가운데 운용 경력이 있는 사람은 1명뿐이었고 그나마 경력이 1년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운용 경력이 아예 없거나 퇴직해 확인할 수 없었다. 환매가 중단된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비슷했다. 1조 6000억원대 손실이 난 라임은 8명의 운용 인력 가운데 절반이 운용 경력이 없는 상태였다. 2300억원대에서 환매가 중단된 알펜루트도 운용인력 4명 중 2명은 경력이 1년 4개월, 5개월에 그쳤다. 펀드 운용사에서 운용 인력은 펀드에 어떤 상품을 편입시킬지를 심사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상품의 수익성과 위험성을 관리하는 핵심 인력이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운용 경력을 볼 때 실제 운용해 본 기간과 운용 잔고를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그런데 수천억원의 투자금을 굴리면서 이처럼 적은 인원에 경력마저 전무했다는 건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음을 보여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 규모를 다룬 옵티머스가 운용 인력이 3명밖에 없었다는 건 최소 요건만 맞춘 것으로 터무니없이 적은 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부실 펀드의 배경에는 2015년 사모펀드 설립 문턱이 낮아지면서 수백 개의 사모펀드가 우후죽순 생겨난 데 있다. 동시에 운용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운용 경력이 없는 금융사 직원도 펀드 운용 인력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최소 2년 이상의 운용 경력이 있어야 했다. 한 대형 증권사의 운용 전문가는 “사모펀드가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임을 감안하더라도 요건이 지나치게 완화됐다”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운용 인력 자격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 말만 전문 인력일 뿐 운용 경력도 없는 직원들이 운용하게 됐고, 이 같은 부실 사태는 예고됐던 것”이라며 “건강한 자본시장을 조성하려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모로 둔갑한 펀드들을 가려내고 규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빚투의 늪… 저축은행 마통 이용자 절반이 20대

    빚투의 늪… 저축은행 마통 이용자 절반이 20대

    시중은행보다 이자 부담이 큰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 고객 2명 가운데 1명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사이에서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상대적으로 대출받기 쉬운 저축은행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보이는데 자칫 ‘채무의 늪’에 빠질 우려가 있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20대는 1만 4245명으로 전체(2만 4997명)의 57%나 됐다. 또 올 상반기에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을 새로 만든 1만 1643명 중 42.8%(4978명)가 20대였다. 지난해 1년 동안 늘어난 20대 신규 이용자가 6313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 증가세다. 전체 마이너스통장 이용 액수는 299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6.5% 감소했지만 20대(612억원)만 20.0% 늘어나며 ‘역주행’했다. 20대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550만원이었다. 청년층이 돈을 빌려 투자하는 현실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대의 신용거래융자 총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3798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1624억원)보다 2174억원(133.8%) 늘어난 것이다. 30대(71.6%)와 40대(70.5%)의 신용융자 증가율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20대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계좌도 올 1~8월 246만 5649개 늘었다. 전통적으로 주식 투자를 많이 해 온 30대(244만여개)나 40대(254만여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20대의 빚투 열풍 바탕에는 월급만 모아 부를 쌓는 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주식을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활용하려는 심리가 깔려 있다. 하지만 고금리 대출을 활용해 리스크(위험도)가 큰 주식에 투자하다 보면 감당할 수 없는 빚이 쌓일 수도 있다. 장 의원은 “자산 격차 확대와 불평등 심화가 청년을 한계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삼성전자 2년만에 최대 실적...보복 소비, 화웨이 제재 효과

    삼성전자 2년만에 최대 실적...보복 소비, 화웨이 제재 효과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변수를 뚫고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다.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12조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이는 당초 10조원 초반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2억원 가량 웃도는 ‘깜짝 실적’으로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 5700억원) 이후 8분기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기보다 58.1%, 전 분기보다 50.9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66조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 매출이 65조 9800억원(2017년 2분기)이기 때문에 이달 말 확정 실적에서도 현재 수치가 유지되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45%, 전 분기보다 24.6% 올랐다. 영업이익률도 18.6%로 1분기(11.6%)나 2분기(15.4%)보다 개선됐다.  반도체가 실적을 끌어올린 상반기와 달리 이번 분기 실적 공신은 스마트폰, TV, 가전이었다.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플립2 등 주력 신제품 출시 효과, 비대면 행사 축소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로 3분기 IT·모바일(IM) 부문에서 4조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8000여만대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7년 3분기(8254만대) 이후 최고치다. 미국 제재에 따른 중국 화웨이의 출하 부진, 인도와 중국간 분쟁 이슈 등도 삼성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TV와 가전도 북미, 유럽 시장에서 상반기 억눌렸던 수요가 회복되면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원 초중반대인데 이는 역대 최고치(2016년 2분기 1조 300억원)를 뛰어넘는 수치다. 당초 부진이 예상됐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분기 말 화웨이의 긴급 주문 영향 등으로 실적 하락 폭을 방어했다.  4분기에는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전 사업 부문에서 이번 분기보다 실적이 감소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9조~11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에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고 스마트폰, 가전 등은 11월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판매는 늘겠지만 3분기보다 마케팅비를 더 쓰기 때문에 애플의 아이폰 출시 수혜를 입을 디스플레이 부문을 제외하고는 전 사업부에서 실적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실적이 3분기와 비슷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직원에 대한 특별 상여금 지급이 없으면 가전 부문과 하만의 흑자 추세가 공고해지면서 이번 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5월 중국 반도체공장 방문 이후 5개월여만에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하며 ‘초격차 전략‘ 행보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그는 1주일간의 일정으로 삼성전자, TSMC 등에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공급하는 장비업체 ASML 경영진과 회동하는 등 유럽의 기업인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년에 3분의1은 해외 출장에 나서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수주 노력 등에 공들여온 이 부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출국길이 막히며 국내 현장 경영에 주력해 왔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 베트남 등 ‘기업인 패스트트랙’(입국절차 간소화)이 적용되는 지역을 차례로 방문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단독]옵티머스·라임, 운용 경력 없는 초짜들이 수천억 주물렀다

    [단독]옵티머스·라임, 운용 경력 없는 초짜들이 수천억 주물렀다

    ‘환매중단’ 사모펀드, 운용인력 절반이 무경력자 이정문 의원 “박근혜 시절 무분별 규제완화 원인” 5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을 비롯한 문제의 사모펀들들이 운용전문인력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 대의 투자금을 모아 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의 운용 요건에서 ‘운용경력 2년’이 빠지면서인데, 곳곳에서 제도상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3명의 운용전문인력 가운데 운용 경력이 있는 사람은 1년 경력의 한 사람 뿐이었다. 나머지는 운용 경력이 아예 없거나 퇴직해 확인할 수 없었다. 환매가 중단된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비슷했다. 1조 6000억원대 환매가 중단된 라임은 8명의 운용인력 가운데 절반이 운용 경력이 없는 상태였다. 2300억원대에서 환매가 중단된 알펜루트도 운용인력 4명 중 2명은 경력이 1년 4개월, 5개월에 그쳤다. 펀드 운용사에서 운용인력은 어떤 상품을 편입시킬지를 심사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상품의 수익성과 위험성을 관리하는 핵심 인력이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운용 경력을 볼 때 실제 운용해 본 기간과 운용 잔고를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그런데 수천 억원의 투자금을 굴리면서 이처럼 적은 인원에 경력마저 전무했다는 건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음을 보여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 규모를 다룬 옵티머스가 운용인력이 3명 밖에 없었다는 건 최소 요건만 맞춘 것으로 터무니 없이 적은 수”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부실 펀드의 배경에는 2015년 사모펀드 설립 문턱이 낮아지면서 수백 개의 사모펀드가 우후죽순 생겨난 데 있다. 동시에 운용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운용 경력이 없는 금융사 직원도 펀드 운용인력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최소 2년 이상의 운용경력이 있어야 했다. 한 대형 증권사의 운용 전문가는 “사모펀드가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임을 감안하더라도 요건이 지나치게 완화됐다”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운용인력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정문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 말만 전문 인력일 뿐 운용경력도 없는 직원들이 운용하게 됐고, 이같은 부실 사태는 예고됐던 것”이라며 “건강한 자본시장을 조성하려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모로 둔갑한 펀드들을 가려내고 규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2년 만에 최고 실적”...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2조 넘어(종합)

    “2년 만에 최고 실적”...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2조 넘어(종합)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원을 넘어서는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갤럭시 노트20 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TV·가전 부문의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한 데다, 우려했던 반도체 부문도 기대 이상 선전하면서 2년 만에 최고 실적을 올렸다.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1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10조원 초반으로 예상됐던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는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불리는 2018년 4분기(10조8천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면서 그 해 3분기에 기록한 17조5700억원에 이어 2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은 66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종전 분기 최고치인 2017년 65조9800억원을 넘어선 것이나 이달 말 발표되는 확정 실적에서 다소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 만약 66조원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사상 최대 실적이 된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8.6%로 1분기(11.6%)와 2분기(15.4%)보다 개선됐다. 모바일·TV·가전 등 세트 부문서 호조 삼성전자가 3분기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속에 놀라운 성적을 낸 것은 모바일(IM)과 TV·가전(CE) 등 세트 부문의 호조가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3분기에 출시된 갤럭시 노트20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2 등 스마트폰 전략 모델의 글로벌 판매 호조로 모바일 부문에서 4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비대면 판매가 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지불하는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것도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긴 장마와 덥지 않은 여름으로 에어컨 매출이 부진했지만, 국내를 비롯해 북미·유럽 등지의 펜트업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며 프리미엄급 TV와 신가전 등이 잘 팔렸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경우 2016년 2분기(1조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실적이 된다. “상반기보다 부진” 예상 뒤엎은 반도체2분기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실적 예상 반도체는 당초 서버용 메모리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상반기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분기(5조4300억원)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서버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서버용 D램 가격은 하락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로 PC 수요가 견조했고, 신규 스마트폰과 게임 콘솔 판매가 늘면서 모바일 반도체와 그래픽 D램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특히 3분기 미국 제재를 앞둔 중국의 화웨이가 반도체 선매수에 나서면서 서버 수요 감소를 일부 상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굵직한 신규 수주가 늘어난 것도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지난 2분기 약 1조원에 달하는 애플의 보상금이 포함되며 흑자를 냈던 디스플레이(DP) 부문은 3분기엔 일회성 수익(보상금) 없이도 3천억∼4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최근 디스플레이 가격 상승과 TV·스마트폰 판매 증가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4분기 실적, 3분기에 비해 둔화 예상 전문가들은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며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으로, 모바일은 애플 등 경쟁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삼성전자 코로나 떨치고 2년만에 최대 실적...영업익 12.3조

    삼성전자 코로나 떨치고 2년만에 최대 실적...영업익 12.3조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무역전쟁 여파를 뚫고 올 3분기 2년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12조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10조원 초반대인 시장의 전망 추정치를 2조원 이상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18년 3분기(17조 5700억원) 이후 8분기만의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전년 동기보다는 58.1%, 전 분기보다는 50.92%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매출액은 6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 발표될 확정 실적에서도 이 수치가 유지될 경우 기존의 분기 최고치인 2017년 4분기 65조 9800억원을 경신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영업이익률은 18.6%로 1분기(11.6%)와 2분기(15.4%)보다 개선됐다. ‘깜짝 실적’의 견인차는 스마트폰과 TV, 가전이었다.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플립2 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 비대면 행사 축소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로 IT·모바일(IM) 부문은 4조원 중반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수요 회복에 따라 이번 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8000만대 이상 이뤄진 것으로 관측한다. 이는 2017년 3분기(8254만대)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인도와 중국간 분쟁 이슈 등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보복 수요’가 북미, 유럽 시장에서 실현되며 TV와 가전 판매 호조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는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1분기(1조원)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실적일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서버업체들의 상반기 재고 축적에 따라 수요 둔화, 가격 하락으로 부진이 심화될 거란 예상이 컸으나 2분기(5조 4300억원)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른 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제재를 앞둔 화웨이의 긴급 주문이 이뤄지고 최근 엔비디아, 퀄컴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신규 수주가 이어진 것도 실적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금감원, 라임 판매 증권사 3곳 CEO ‘중징계’ 통보

    금감원, 라임 판매 증권사 3곳 CEO ‘중징계’ 통보

    사기성 운용을 하다가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를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끼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금융감독원이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현직 CEO는 직무정지당할 수도 있다. 7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대신증권 등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 3곳에 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3개 업체 CEO에게는 연임 및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 안이 통보됐다. 다만 3개 증권사 가운데 2곳(신한금투·대신증권)은 라임 사태 이후 새 대표가 선임됐다. 이 때문에 당시 CEO인 김병철 전 신한금투 대표와 나재철(현 금융투자협회장) 전 대신증권 대표 등에게 중징계 사전 통보가 간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경영을 맡은 박정림 대표와 전임자인 윤경은 전 대표가 중징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현직이어서 만약 직무정지가 확정된다면 KB증권은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각 증권사에 대한 징계 수위도 이날 사전 통보했다. 기관 중징계에는 기관경고, 업무정지, 인허가 취소 등이 있는데 증권사들에 어떤 징계가 통보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금감원이 판매사와 CEO에게 책임을 물은 근거는 크게 2가지다. 내부 통제 기준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점과 불완전판매 등 판매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점이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라임 펀드를 팔면서 상품전략위원회 심사를 일부 생략하거나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관련 통제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증권업계에서는 CEO까지 징계할 법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고 반발한다. 또 “금감원 스스로 라임운용과 신한금투가 공모해 펀드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속인 사건으로 규정했으면서도 판매사들에 무리하게 책임을 지운다”고 주장한다. 올 초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징계와 관련해 금감원과 은행권 사이에 불거졌던 갈등 양상이 다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DLF 사태 당시 하나은행장)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금융당국의 중징계 제재에 불복해 징계 취소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다. 라임 판매 증권사의 징계 수위는 오는 29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금감원 담당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함께 출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인 대심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판매 은행들에 대한 제재도 뒤따를 전망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日 금융업계의 파격… ‘주4일 휴무제’ 도입

    日 금융업계의 파격… ‘주4일 휴무제’ 도입

    일본의 3대 메가뱅크 금융그룹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오는 12월부터 희망하는 사원에 대해 요일을 골라 일주일에 최장 4일까지 쉴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근무제도를 도입한다. 현재 주3일 휴무제(4일 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은 일부 있지만, 주4일 휴무를 도입한 사례는 거의 없다. 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즈호는 그룹 본부와 미즈호은행, 미즈호신탁은행, 미즈호증권, 미즈호정보종합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는 약 4만 5000명 직원을 대상으로 주3일 휴무제와 주4일 휴무제를 선택적으로 실시한다. 토·일요일의 기본 휴무에 더해 자신이 쉬고 싶은 요일을 2개까지 추가로 고를 수 있다. 미즈호는 대학원 공부를 하거나 부업·겸업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는 직원들, 맞벌이 육아나 고령부모 돌봄 등에 시간이 필요한 직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즈호의 이번 결정은 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 부진과 핀테크 등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 등으로 금융산업의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근로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사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이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런 안간힘은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다. 일본 내 자산규모 1위인 미쓰비시UFJ은행은 회사에 재직한 상태에서 유학이나 창업에 도전하는 ‘챌린지 리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2위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자격증 취득이나 어학연수를 위한 ‘캐리어 디자인 휴직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美 피해노인 82% ‘가족이 가해자’… 1인당 4961만원 뺏겨

    美 피해노인 82% ‘가족이 가해자’… 1인당 4961만원 뺏겨

    英 85세 이상 37% “은행 정보 공유”의사결정능력법 등 정부 차원 대응노인단체 “법적 개입 더 적극적으로”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가족이나 친척에 의한 금융 착취(경제적 착취)는 훨씬 비중이 클 것이다.” 영국 노인단체 ‘Age UK’의 정책 및 캠페인 관계자인 니키 렌녹스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5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서면 인터뷰에서 “영국은 의사결정능력법과 사기행위방지법, 돌봄법 등을 만들어 경제적 착취를 예방하고 있다”면서도 “법적 개입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선 용어인 노인에 대한 경제적 착취는 영국과 미국 등에선 금융소비자 보호 대책으로 다루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노인의 돈을 노린 착취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서다. 영국 금융감독청(FCA)과 ‘Age UK’, 미국 금융소비자보호청(CFPB), 은퇴자협회의 자료를 보면 노인 착취의 방법은 국경을 넘어 거의 비슷하다. 노인의 돈을 유용하거나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고, 노인 명의로 대출을 받는 식이다. 노인들이 가족과 지인에게 당한 경제적 착취 피해 사실을 드러내기 꺼려 하는 정서도 비슷하다. ‘Age UK’에 따르면 경제적 착취 경험이 있는 노인 중 58.3%가 가해자로 가족, 친척, 동료를 지목했다. FCA도 “85세 이상 노인의 37%가 자신의 은행 정보를 배우자, 가족 그리고 친구와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3~2017년 5년 동안 금융 착취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노인 가운데 실제로 피해를 입은 노인의 82%는 가해자가 가족이었다. 1인당 평균 착취 규모는 4만 2700달러(약 4961만원)였다. 가해자가 모르는 사람인 경우(1만 7000달러·약 1977만원)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미국은 2018년 금융규제 개혁법인 ‘소비자보호법’, 북미증권감독자협회의 ‘금융착취 보호법’ 등을 통해 금융회사가 노인에 대한 경제적 착취로 의심되는 활동을 사전 동의 없이 금융당국에 보고하더라도 민법이나 행정상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취재팀 yj2gaze@seoul.co.kr
  •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피해자와 범인은 모녀 사이로 직계혈족 관계여서 사기미수에 대해 형을 면제해야 한다.”(2014년 9월 대법원 선고) 이 판결은 67년 전 만들어진 ‘친족상도례’ 규정이 고령 사회에서 노인을 상대로 한 경제적 착취에 면죄부 수단으로 변질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정모(60)씨는 2010년 ‘보험에 가입해 주겠다’며 어머니에게 “백지 위에 서명하고 도장도 찍으라”고 했다. 정씨는 이 서명과 날인을 활용해 어머니가 자신에게 2000만원을 빌렸다는 내용의 가짜 차용증을 만들었고, “어머니가 돈을 갚지 않는다”며 소송까지 했다. 소송 과정에서 차용증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져 검찰은 정씨를 사기미수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씨는 1·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친족상도례 규정을 들며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등 친족 간 발생한 재산 범죄의 형을 면제하는 규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 들어간 이후 고쳐지지 않았다. 노인들이 돈을 빼앗아 간 가족에 법적 대응을 하려고 해도 가해자는 친족상도례라는 방패 뒤에 숨어 버린다. 법률구조공단에는 친족상도례 관련 상담이 해마다 수백건씩 접수된다. 2017년 299건, 2018년 630건, 지난해 356건이다. 공단 관계자는 7일 “노인들은 대부분 재산 범죄와 관련해 친족은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족 간 사기 사건이 집안 내부에서 정리할 가정사 정도로 치부되다 보니 수사 기관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사기 사건 24만 6160건 중 가해자가 가족(동거 친족·기타 친족)인 사건은 431건뿐이다. 경찰청은 “친족상도례를 이유로 처리하지 않은 사건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형사처벌이 어렵다면 노인은 민사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 하지만 녹록지 않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소속 이정민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도 증거를 토대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데 형사 소송과 달리 가해자 계좌내역 등 금융 조회조차 할 수 없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 변호사들은 지난 3월 친족상도례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같은 헌법소원에 대해 “가정 내부 문제는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법취지가 있다”며 합헌으로 봤다. 이번 헌법소원에 참여한 법률사무소 동행의 이현우 변호사는 “최소한 치매를 앓는 노인이나 장애인, 미성년자 등 사회 약자에 대한 친족상도례 적용만이라도 헌법불합치 판단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이 적다 보니 주머니를 뒤지는 수법은 점점 대담해진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처음엔 현금을 조금 가져가다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게 되면 부동산 명의 이전이나 거액 예금 인출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발표한 고령친화 금융지원 방안에는 의심거래 정황이 발견되면 금융사 직원이 처리를 지연하는 등 노인 금융 착취를 막기 위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 실태조사부터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또 복지·금융 등이 얽힌 종합적 사회문제로 보고 예방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봤다. 노인 자산의 소유권을 금융기관 등에 맡겨 가족이나 제3자가 함부로 처분할 수 없도록 ‘잠금 장치’를 걸어놓는 신탁 제도, 판단력이 흐려질 때를 대비해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후견계약을 체결하는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노인 문제 전담기관부터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익법인 온율의 배광열 변호사는 “노인보호전문기관, 각 지방자치단체, 치매안심센터 등 사실상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 많아 서로 사안을 떠넘기기도 한다. 통합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이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면 이를 어떻게 대리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과 노인보호전문기관 간의 협업 활성화, 의심거래 신고에 대한 확실한 면책권 보장을 통해 적발·감시 업무가 활발히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greentea@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美 피해노인 82% ‘가족이 가해자’… 1인당 4961만원 뺏겨

    英 85세 이상 37% “은행 정보 공유”의사결정능력법 등 정부 차원 대응노인단체 “법적 개입 더 적극적으로”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가족이나 친척에 의한 금융 착취(경제적 착취)는 훨씬 비중이 클 것이다.” 영국 노인단체 ‘Age UK’의 정책 및 캠페인 관계자인 니키 렌녹스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5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서면 인터뷰에서 “영국은 의사결정능력법과 사기행위방지법, 돌봄법 등을 만들어 경제적 착취를 예방하고 있다”면서도 “법적 개입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선 용어인 노인에 대한 경제적 착취는 영국과 미국 등에선 금융소비자 보호 대책으로 다루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노인의 돈을 노린 착취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서다. 영국 금융감독청(FCA)과 ‘Age UK’, 미국 금융소비자보호청(CFPB), 은퇴자협회의 자료를 보면 노인 착취의 방법은 국경을 넘어 거의 비슷하다. 노인의 돈을 유용하거나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고, 노인 명의로 대출을 받는 식이다. 노인들이 가족과 지인에게 당한 경제적 착취 피해 사실을 드러내기 꺼려 하는 정서도 비슷하다. ‘Age UK’에 따르면 경제적 착취 경험이 있는 노인 중 58.3%가 가해자로 가족, 친척, 동료를 지목했다. FCA도 “85세 이상 노인의 37%가 자신의 은행 정보를 배우자, 가족 그리고 친구와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3~2017년 5년 동안 금융 착취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노인 가운데 실제로 피해를 입은 노인의 82%는 가해자가 가족이었다. 1인당 평균 착취 규모는 4만 2700달러(약 4961만원)였다. 가해자가 모르는 사람인 경우(1만 7000달러·약 1977만원)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미국은 2018년 금융규제 개혁법인 ‘소비자보호법’, 북미증권감독자협회의 ‘금융착취 보호법’ 등을 통해 금융회사가 노인에 대한 경제적 착취로 의심되는 활동을 사전 동의 없이 금융당국에 보고하더라도 민법이나 행정상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취재팀 yj2gaze@seoul.co.kr
  •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노인이 평생 모은 노후자금은 당장 한 푼이 급한 가족들에게는 그저 ‘눈먼 돈’이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듯 노인 통장의 돈을 빼 쓴다. 노인 피해자들은 아들과 딸, 동생, 왕래가 없던 친척이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도 모른 척하거나 따지지 않았다. 수억원을 몰래 인출해도,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도, 기초생활수급비를 가져가도, 품 안의 자식이었고 늙은이를 돌봐주는 고마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을 착취당한 노인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 한국후견협회, 신용회복위원회, 전국노인복지단체협의회, 경기도 학대피해장애인쉼터 등 관계기관의 협조와 법원 판결문을 통해 경제적 착취를 당한 노인 13명의 사연을 살펴봤다. 피해자와 관계자 요청에 따라 모두 가명 처리했다.“딸이 돈을 다 가져가 버려서 전기요금도 못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복지시설 ‘평화의집’ 대표인 안정자(61·여)씨는 7개월 전 세상을 떠난 최순영(89) 할머니의 퀭한 얼굴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의 쪽방에서 20년 넘게 혼자 살았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으로 나오는 60만원 남짓한 돈은 유일한 수입이었다. 쪽방 월세 10만원을 내고도 남는 돈이 조금 있었지만 최씨는 평화의집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연탄이나 화장지 같은 생필품도 이곳에서 받아 썼다.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이 나오는 월말이면 최씨의 딸이 어김없이 찾아와 엄마 돈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안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 돈을 딸에게 줄 수밖에 없는 할머니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갔겠어요? 그런데도 한 달에 한 번 딸 얼굴 보는 걸 좋아했어요.” 최씨는 딸 이야기를 웬만해선 입에 담지 않았다. 사정을 알게 된 안 대표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딸이랑 인연을 끊거나 여하튼 무슨 수를 내자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어떻게 자식을 신고하느냐. 덜 먹고 덜 입더라도 줘야지”라며 오히려 타박했다. 모성애를 악용한 딸의 착취는 10년 가까이 계속됐다. 최씨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쪽방 보증금 100만원도 딸이 차지했다. 최씨는 숨을 거둘 때까지 어느 곳에도 착취 사실을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노인의 주머닛돈을 탐하는 손길은 이처럼 무자비하다. 황혼의 궁색한 사정 따윈 헤아리지 않는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사들은 7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층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저소득층도 경제적 학대 피해를 겪는다”며 “재산 규모보다 노인의 인지 능력이나 사회적 고립 정도 등에 따라 학대 가능성이 커진다”고 증언했다. 노인 대상 경제 착취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로채 사용하는 유형 ▲동의를 받지 않은 예금 인출과 부동산 명의 이전·대출 등 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유형 ▲감정에 호소해 노인 스스로 경제적 지원을 유도하는 유형이다. 노인은 죽어서도 착취당한다. 자녀에게 법적 재산권을 침해당한 김미자(82·여)씨 부부가 대표 사례다. 서울 강남 노른자 땅에 건물을 두고 남 부럽지 않게 살던 김씨는 2015년 남편과 사별했다. 김씨 아들은 사망 신고를 미루고 아버지 통장의 현금 29억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했다. 자녀라도 부모가 사망한 이후 돈을 인출하려면 상속 증명 자료를 금융사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서류상 아직 살아 있었기에 은행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가로채는 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어머니 김씨의 도장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허위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부동산, 예금 등을 동생과 나눠 가지려고 했다. 김씨는 2017년 숨질 때까지 두 아들이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머니가 떠난 뒤 유산을 정리하던 다른 자녀가 신고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자녀의 착취를 참지 못해 법정으로 가는 사례도 종종 있다. 정연득(78·여)씨는 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부동산 매매대금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며 막내아들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남편은 부동산 지분을 정씨와 막내아들에게 절반씩 남겼지만 아들이 이를 판 돈 17억원을 몽땅 챙겼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아들)가 권한 없이 늙은 어머니의 통장에서 임의로 돈을 이체해 이를 취했다”며 정씨 손을 들어줬다.경제적 착취는 보통 판단력이 흐려질 때 당하기 쉽지만 멀쩡한 부모를 치매 환자로 몰아 돈을 가로채려는 자녀도 있다. 한상영(75)씨는 재혼한 뒤 자신을 치매라고 손가락질하는 딸과 싸우고 있다. 딸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아버지가 치매 증상을 보이는데도 새 부인이 방치한다’며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한씨의 인지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수도권에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가진 한씨는 돈이 화근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의 상담에서 “딸이 재산을 노골적으로 탐내 경제 지원을 끊었더니 그때부터 치매에 걸렸다며 민원을 넣고 다닌다”고 했다. 노후자금은 아들, 딸만 탐하는 게 아니다. 성년후견 전문가인 배광열 변호사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고향 동생’이라며 치매 노인에게 접근해 집에 얹혀살면서 기초생활수급비와 각종 지원금을 조금씩 가져다 쓰는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김완기(88)씨도 명절에나 가끔 봤던 먼 친척인 김우영(45)씨를 2014년 양자로 들였다가 수억원을 빼앗겼다. 우영씨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던 완기씨를 꾀여 양자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듬해인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우영씨가 양아버지 통장에서 빼간 돈은 7억원이었다. 금융거래를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의 신고로 우영씨는 2018년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완기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후였다. 노인이 노인의 등을 치는 일도 있다. 임영춘(87)씨는 10년 넘게 왕래 없던 친구 부부에게 500만원을 빼앗겼다. 친구인 유석진(86)씨와 그의 아내(72)는 2018년 임씨가 치매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다. 임씨 집을 자주 찾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해 6월 유씨 부부는 임씨에게 “돈을 조금만 대주면 우리 가게의 빚을 청산한 뒤 당신과 함께 살며 병간호를 해주겠다”며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갔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빼갔을 뿐 이후 임씨의 삶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에게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통장의 돈을 찾아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라고 전했다. 노인들이 경제적 착취에 맞설 ‘법적 카드’가 없는 건 아니다. 타인이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져가 쓰거나 본인 동의 없이 예금을 인출하고 부동산 명의 이전, 대출 등을 했다면 노인복지법 위반이나 사기 등의 혐의로 상대방을 신고할 수 있다. 또 민사소송을 통해 부당이득금반환이나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에 호소해 노인이 스스로 돈을 꺼내 주도록 유도하는 교묘한 착취에는 손 쓸 방도가 없다. 처벌도 어렵고 노인 스스로도 굳이 피해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송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워낙 드물다 보니 가족이 아닌 사람이 경제적 착취 피해 사실을 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실제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피해 노인들은 “자녀가 착취했다”는 표현 자체를 매우 불쾌해했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을 위해 지난 2월 자신 명의로 2000만원을 대출해 준 최정규(67)씨는 “착취가 아니라 내 의지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부터 6년간 잔뜩 쌓인 빚 탓에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채무조정을 해 겨우 부채를 털었지만 아들을 위해 다시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빚에 치인 삶을 다신 살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지만 저축은행, 카드사의 추심 압박에 시달리는 아들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최씨는 “아들이 통사정해 돈을 꿔서라도 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벌이가 없던 최씨가 2000만원을 갚기는 애초 불가능했고 꼬박꼬박 불어나는 이자 탓에 빚은 계속 늘어났다. 최씨는 경비 일을 시작하며 개인워크아웃을 다시 신청했다. 자신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필요한 물품을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딸에게 지원을 해주던 박명숙(69·여)씨도 “딸이 너무 딱해서 그런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경제 지원을 하던 박씨는 1년 6개월 만에 5000만원의 빚이 생겼다. 박씨는 최근 채무조정 상담을 받고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사정이 나아지면 갚겠다”던 딸 부부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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