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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펀드 악몽… “10월이 두렵다”

    中펀드 악몽… “10월이 두렵다”

    직장인 이정현(가명)씨는 얼마 전 남편과 크게 다퉜다. 이씨의 펀드 투자가 화근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회사를 옮길 때 받았던 퇴직금 등 종자돈 3000만원을 거치식 중국 펀드 여러 곳에 가입했지만 수익률은 -50% 선에 턱걸이하고 있다. 이씨는 “펀드 분석 자료를 거들떠보지 않은 지 오래”라면서 “‘언젠가는 본전을 찾겠지’라는 기대를 접고 되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 펀드 수익률이 거의 1년만에 반토막나며 16조원이라는 거액이 허공에 사라졌다. 중국 펀드 붐이 일어난 지 1년 되는 오는 10월 이후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펀드런)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도 크게 줄고 있다. ●중국펀드 반토막…펀드런 우려 2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중국증시가 고점을 형성했던 작년 11월1일 대비 18일 기준 공·사모 중국펀드 148개의 평가손실이 15조 6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손실액은 지난 6월 중순 이후 3개월 사이 5조 6000억원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4.48%. 국내에서 중국펀드 붐이 일었던 게 지난해 10월부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에 원금의 절반이 사라진 셈이다. 또한 중국에 주로 투자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도 -40.24%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펀드가 대량 손실을 빚고 있는 것은 중국 증시의 몰락 때문. 최근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10월 중순에 기록한 최고점(6124.04)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홍콩 H증시도 작년 11월 2만선에서 최근 8000선까지 주저앉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H증시는 올림픽 후유증, 단기투기자금 유출입 등으로 타국 증시보다 낙폭이 컸다.”면서 “중국 펀드로의 쏠림 현상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해 10월 이후 만 1년이 되는 다음달에 투자자의 환매가 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락장에 증시 떠나는 개미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상품운용부문에서 큰 손실을 기록하고 수탁 수수료 수익도 줄면서 8월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9개 증권사들의 8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0억원,153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보다 94.29%,91.89%씩 줄었다. 대우와 현대, 동양종금, 한화증권 등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서 적자 전환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영업이익이 60% 이상 급감했다. 개미 투자자들의 거래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올 초부터 이달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개인들의 거래대금 비중은 46.28%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평균 53.15%보다 6.87%포인트나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6.62% 폭락한 점을 감안한다면 막대한 투자손실을 입은 개인들이 주식에서 아예 손을 떼거나 장기투자에 들어간 결과로 분석된다. 개인 매매비중은 2001년 이후 매년 대체로 감소했으나 작년에는 증시 활황에 힘입어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8월 이후에는 4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매비중이 4년 만에 90%를 밑돌고 있다. 대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거래비중은 27.9%로 작년 24.46%보다 늘었고, 기관 매매비중 역시 예년 10%대에서 크게 확대된 22.13%에 이르고 있다. 삼성증권 이나라 연구원은 “펀드투자가 보편화한 데다 올해 들어 증시가 부진하면서 개인들의 직접투자 비중이 준 반면 기관의 영향력은 커졌다.”면서 “앞으로 자산 재배분과 겹쳐 이런 추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증시 ‘현기증’

    리먼브러더스 파산처리에 폭락,AIG구제금융 소식에 급반전, 실물위기 경고음 나오면서 다시 급락, 보다 못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개입하자 다시 급반등…. 완전 갈지자 행보다. 미국발 뉴스 한꼭지마다 웃고 울고를 반복한다. 일희일비라는 표현이 딱이다. 전날 32포인트나 빠져 1392.42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19일에에는 장중 한때 1460선을 뚫고 올라가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1455.78로 마감했다. 워낙 급격하게 올라서 오전 한때 코스피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어제까지 암울한 분위기가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5%에 육박한 급격한 상승폭이었다. 호재는 물론 있었다. 미국 등 서구 선진국들 중앙은행이 1800억달러라는 거금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한국 펀드가 집중되어 있는 중국 정부 역시 매수 때 거래세 면제, 국영기업·국부펀드를 동원한 주식매집 등 증시부양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런 호재와 급등세도 그다지 반갑지 않다. 각국 정부들이 나섰다는 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지만 아직 바닥이라는 확신은 없어 악재 하나에 금방 무너지게 마련이다.최영진 한화증권 상하이사무소장은 “중국의 경우 직접적으로 증시를 겨냥한 정책이라 중국 증시가 10%대의 반등까지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체질 개선이라기보다는 지지선을 만드는 과정으로 보이기 때문에 추세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과도한 기대를 품지는 말라는 얘기다. 한국 증시도 다를 바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앞으로 부실 금융사들의 정체가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이들에 대한 대안이 나올 때쯤 가야 시장이 이성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아찔한 현기증을 느낄 만큼 급등락을 반복할 것이란 얘기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한국판 서브프라임 가능성은?

    이번 기회에 우리도 부동산 버블을 빼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인플레를 감안하더라도 1996년에서 2006년 사이에 85%나 치솟았다. 이 가격을 기초로 만들어진 각종 첨단 금융공학 상품들이 팔려나갔다. 버블이 꺼지면서 이 상품들은 부실화됐고 베어스턴스나 리먼브러더스 같은 대형 투자회사들이 무너졌다. 이런 회사들 뒤치다꺼리에 미국 정부가 들인 돈만 해도 9000억달러를 넘어선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배후세력은 부동산 버블이었다. ●한국과 미국 사정은 다르다 물론 한국이 미국과 같은 사정인 것은 아니다. 부동산을 기초로 하는 자산유동화 기법을 지나치게 첨단화한 미국을, 정부 규제 탓에 금융이 낙후한 한국이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있었다. 그래서 ‘한국판 서브프라임’이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12조원대에 이르는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생각만큼 크지는 않다는 관측이 아직은 대세다. 부동산PF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어차피 지방의 아주 약한 건설사와 저축은행 정도가 정리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좌파의 규제가 우파의 시장을 살렸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그럼에도 버블을 빼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경기부양을 이유로 이명박 정부가 버블을 떠받치려고 하고 있어서다. 종부세 폐지부터 수도권 공급확대론에 이르는 주장들이다. 정부는 또 미분양 아파트를 펀드로 만들어 여기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런 각종 정책들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방에 3억∼4억원을 들여 아파트를 사거나 몇년 동안 펀드를 부을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면서 “시장에서는 이미 정부가 수도권 부자들에게는 집값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고 지방은 죽게 내버려두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버블 떠받치면 불황 계속 이태경 토지정의연대 사무처장은 “버블이 터져야 경기가 저점을 타고 다시 살아나는 법인데 경기 활성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버블을 떠받치면 불황만 계속 이어진다.”면서 “물론 시장 자체가 망가지는 경착륙은 안 되겠지만 어느 정도 퇴출의 길을 열어 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채권시장도 ‘요동’

    채권시장도 ‘요동’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서울 송한수기자| 미국발 금융불안의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파급됐다. 세계 6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의 유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美 등 6개국 “유동성 공동대응” 18일 한국 금융시장은 채권금리가 5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0.30% 포인트 가까이 폭등하고 환율은 37원이나 올랐으며 주가는 다시 1400선을 하회하는 등 다시 혼돈 상태에 빠졌다. 이날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29% 포인트 폭등한 5.95%로 6%에 바짝 다가섰다.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역시 0.29% 포인트 급등한 5.89%을 기록했다. 이같은 폭등은 지난 2003년 3월12일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을 보인 것이다. 신동욱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자 보유해온 국고채를 대량 팔기 시작하면서 채권금리가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도 금리 폭등으로 무위험 재정거래가 어려워지자 손절매성 매물들을 내놓으면서 걷잡을 수 없이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32P 폭락… 널뛰기 장세 코스피지수는 뉴욕증시가 4% 가까이 폭락한 여파로 하루 만에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2.84포인트(2.30%) 하락한 1392.42로 장을 마쳤다. 골드먼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미국 투자은행(IB)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5064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37.30원이 폭등해 115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대체적으로 폭락을 면치 못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22% 하락하며 3년3개월 전 지수로 후퇴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72% 하락하며 여전히 2000선을 하회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7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러시아 증시도 17일 주가폭락으로 거래가 중지돼 18일까지 장이 멈췄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캐나다은행(BOC), 스위스내셔널은행 등 세계 6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의 유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kmkim@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AIG 살아났나

    [미국發 금융위기] AIG 살아났나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가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결정으로 파산이라는 파국은 면했다. 그러나 이는 AIG 입장에서는 ‘특효약’이 아닌 ‘진통제’에 가깝다. 땅에 떨어진 금융사로서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데다 우량 자산과 사업부문 등 튼실한 ‘팔다리’를 잘라내 구제금융 비용을 갚아야 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AIG가 과거의 영광은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현지시간)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함으로써 AIG의 자금사정에 숨통을 트이게 만들었다.AIG는 구제금융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대출을 갚는 등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몰락땐 경제전반 엄청난 파장 미 정부가 파산에 이른 리먼과 달리 ‘AIG 구하기’에 나선 것은 증권사나 투자은행의 몰락과 달리 AIG의 몰락은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 보험사의 특성상 보험 가입자 등 소비자들의 재산이 걸려 있고 보험에서 리스크·자산 관리 사업에 이르기까지 AIG와 거래하지 않는 금융기관이 없다.AIG가 몰락하면 금융시장을 넘어 경제 전반에 감당하기 어려운 파장이 닥칠 수 있는 상황이다. 1조 1000억달러의 자산과 전 세계 130개국에 74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AIG가 몰락하면 손실 규모가 모두 18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IG는 지난 1분기 78억 1000만달러,2분기 53억 6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하면서 이미 파산의 위험에 노출됐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60달러 내외 수준이었던 주가는 이번 달 들어 20달러대로 급락한 뒤,16일 개장 직후 1.41달러까지 떨어졌지만 구제금융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3.75달러로 마감됐다. ●완전회생은 불가능할 듯 하지만 완전한 회생은 불가능할 전망이다.FRB는 이번 구제금융이 AIG가 시급한 채무를 상환할 자금을 마련하도록 도와주는 2년간의 지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연 11.31%의 고금리를 적용하고,AIG 및 계열사의 자산을 담보로 잡도록 했다.AIG가 이 조건들을 이행할 경우 우량 자산이나 사업부문, 자회사 등을 매각해야 한다. 이는 자산규모나 위상의 대폭 축소로 연결되면서 사실상 ‘정리’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부실 업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가 어렵고, 이로 인해 보험계약자들이 발길을 돌리면 자구노력을 통해 채무를 정리하더라도 향후 영업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결국 AIG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美 파산 금융기관 CEO·임원 거액 ‘보너스 잔치’ 논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의 천문학적인 보너스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된 매릴린치와 파산 신청을 한 리먼브러더스의 CEO와 임원들이 회사는 파산하거나 팔렸는데도 수백만달러에서 최고 수억달러의 보너스와 스톡옵션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 언론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존 테인 메릴린치 CEO 등 임원 3명이 BoA의 메릴린치 인수 후 회사를 떠날 경우 올해 급여로 모두 2억달러를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메릴린치 CEO로 임명된 뒤 1500만달러를 챙긴 테인 CEO는 메릴린치 매각 후 회사를 떠날 경우 보유 주식 처분으로 1100만달러를 추가적으로 받을 전망이다. 지난 8월 메릴린치에 합류한 토머스 몬탁 트레이딩 담당 대표와 피터 크라우스 수석전략가는 각각 7600만달러,9500만달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AIG의 CEO에서 물러나는 로버트 윌럼스타트 역시 고용계약에 따라 퇴직금 410만달러 이외에 8700만달러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 15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158년 역사의 미국 4위 증권사 리먼브러더스의 리처드 펄드 CEO 역시 4억 6600만달러의 가옥을 소유하고 있는 데다 2240만달러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4분기 22억 4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메릴린치에서 해임당한 스탠리 오닐 전 회장은 스톡옵션과 기타 상여금 등으로 모두 1억 6000만달러를 챙겨 주주와 정치권으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메릴린치가 다른 회사에 팔린 상황에서 테인 CEO를 비롯한 임원이 거액의 급여를 챙길 경우 투자자들의 분노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kmkim@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美 밖에선 “투명 경영” 안에선 “검은 경영”

    ■무너진 ‘아메리칸 스탠더드’ 미국의 거대 금융기업들이 맥없이 무너지고 불안의 폭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아메리칸 스탠더드(미국표준)’에 대한 신뢰도 더불어 추락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금융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누적돼 일거에 폭발한 것으로 사태의 원인과 결과 및 시스템의 유효성을 놓고 상당기간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통해 미국식 제도를 대거 받아들인 우리나라로서도 시스템 전체를 총괄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스탠더드=아메리칸 스탠더드´ 깨져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는 17일 미국 금융위기의 이유를 세 가지로 진단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이 고객 금융자문 차원을 넘어 자사 이익을 위해 고객의 돈을 투자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됐다. 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제공하는 기형적인 보상구조와 차입자금인 일명 ‘레버리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 역시 위기를 불러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의 97년 외환위기와 비슷하다. 기업들이 무리하게 남의 돈으로 사업확장이나 투자확대를 한 것,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도록 정부·당국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등이 그렇다. 최고경영자들이 리스크(위험)를 의도적으로 무시했고 기업 내부의 통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닮은꼴이다. ●모럴해저드… 미국적 자본주의 가치에 오점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도 미국적 자본주의 가치에 오점을 남겼다.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5대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 서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에 따른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금융주 폭락으로 월가의 투자자들은 74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지만 그들에게 이런 손실을 안겨준 5대 금융회사 임직원들은 380억달러(1인당 약 20만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보너스를 챙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2002년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엔론과 월드콤의 회계부정 사건은 틈만 나면 우리나라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강화를 요구했던 미국 금융기관들의 훈수를 무색하게 한 바 있다. 금융감독의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상업은행이 아닌 투자은행 등 기관들에 대해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규제 및 감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투자은행의 부도사태 예방보다는 투자자 보호에만 관심을 둬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조건적인 미국 벤치마킹은 이제 그만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미국발 금융쇼크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맹목적인 미국 따라가기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금융기관의 이윤추구를 돕기 위해 감독을 완화하는 정책이나 사전 준비 없이 외환 등 금융시장을 완전 자유화하는 정책 등을 우선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산업과 실물산업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 일본과 달리 우리는 미국 모델을 토대로 금융산업만을 강조하다 보니 미국발 금융위기가 곧바로 경제 전체의 위험으로 번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보조를 맞추는 것은 우리 여건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윤 지상주의의 기업경영 행태와 그에 따르는 높은 리스크, 정부 당국의 느슨한 관리감독 등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미국 시스템의 맹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균 이영표 이재연기자 windsea@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美금융위기, 10년전 日과 닮은꼴

    |도쿄 박홍기특파원|리먼 브러더스의 몰락으로 번진 미국 금융위기는 1990년대 후반 일본이 겪었던 최악의 금융 고비와 닮은 꼴이다. 일본은 1990년 부동산 버블이 붕괴됐지만 불량 채권의 처리가 늦어졌다. 때문에 부동산 관련 회사는 무너졌고, 투자했던 증권사는 부실에 몰렸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와 같은 구조다. 그 결과 97년 11월 일본은 최대의 금융위기에 휩싸였다. 같은 해 11월3일 산요증권이 상장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파산보호에 해당하는 회사갱생법의 적용을 신청했다. 이어 17일 홋카이도 다쿠쇼쿠은행이 대장성(현 재무성)으로부터 업무정지 명령을 받았다. 또 24일 일본 4대 증권사였던 야마이치증권이 자진폐업을 신청했다. 야마이치증권의 경우,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늦어진 게 결정적이었다. 리먼 측도 공적자금을 요청했다 거부당한 뒤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결국 이들 기관은 문을 닫았다. 98년 일본장기신용은행과 일본채권은행도 잇따라 파산보호 신청서를 냈다. 도호생명 등 보험사들도 줄줄이 넘어갔다. 증권·은행·보험 등 금융시스템이 사실상 붕괴에 직면했었다. 일본은행의 한 간부는 “지난 3월 경영위기를 맞은 미국의 베어스턴스가 산요증권이라면, 리먼은 야마이치증권이다. 마치 비디오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은 98년 2월 현재의 미국처럼 ‘금융 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격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 정리에 나섰다. 당시 마련된 금융안정법을 근거로 30조엔을 쏟아부었다. 문제가 불거진 지 1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다. 앞서 96년 주택금융전문회사의 파산 절차에 공적자금을 넣었다가 여론의 강한 비판에 주춤한 적도 있었다. 98년 7월 스미토모은행은 다이와증권의 구제를 위해 공동출자로 증권회사를 설립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위기에 몰린 메릴린치증권을 인수한 것과 비슷하다. 같은 해 10월 장기신용은행(현 신세이은행),12월 채권신용은행(현 아오조라은행)에 대해서는 일시 국유화를 단행했다. 물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정부의 대응 속도는 다르다. 일본의 충격파는 국내에서 멈췄지만 미국은 글로벌 영업을 벌인 탓에 세계를 덮쳤다. 또 일본 정부는 개입을 너무 주저한 반면 미국은 신속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때늦은 대처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침체를 가져왔다. hkpark@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美투자받은 교육업체들 ‘노심초사’

    미국발 ‘금융쇼크’의 후폭풍이 국내 교육업계에 몰아치고 있다. 17일 고시·로스쿨 학원가 등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의 직접 투자상장사는 물론 미국투자기관 등의 영향을 받는 교육업체들은 하나같이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교육업계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한 ‘엘림에듀’의 경우 리먼브러더스 쇼크 이후 하루 만에 주가가 15% 정도 폭락했었다. 리먼브러더스는 엘림에듀 지분의 7.91%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엘림에듀의 자산액 200억원 중 절반은 리먼브러더스가 지난해 6월 한국 교육시장 우세를 점쳐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림에듀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논술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했으나, 현재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먼브러더스가 직접 투자한 회사 이외에 미국계 투자회사의 영향력 아래 있는 교육업체도 초긴장 상태다. 지난해 7월 미국 투자회사인 칼라일이 특목고 입시전문학원인 ‘토피아에듀케이션’에 2000만달러(약 210억원)를, 사모펀드 티스톤은 국내 유수의 학원·출판사·온라인 교육회사들을 보유한 ‘타임교육홀딩스’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AIG 글로벌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7월 특목고 입시학원 ‘아발론’에 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업계 최대 규모인 메가스터디는 한때 주당 38만원을 호가하다 현재 20만원선으로 반토막이 났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융 사태가 당장 교육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몰라도 상장된 교육주 중심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림동 3대 고시학원이자 최대 로스쿨 입시학원인 합격의법학원 역시 에듀패스라는 상장회사의 자회사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리먼 파산 국내 손실은

    파산에 들어간 미국 투자은행(IB) 리먼 브러더스가 만든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을 판매한 국내 증권사들은 수천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에 인수되는 메릴린치 투자기관들 역시 손해를 볼 수 있다.AIG 관련 투자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이들 회사 관련 상품을 산 개인 투자자들은 예금자보호법 등에 따라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먼 ELS 투자금 고스란히 떼일 듯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증권사 등이 리먼이 발행한 파생상품 등에 투자한 금액은 7억 2000만 달러. 이중 리먼의 ELS에 투자한 규모는 최대 4000억원, 주식워런트증권(ELW)의 유동성 공급(LP) 물량은 3000억원가량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리먼의 ELS를 들여와 판매한 국내 증권사들은 해당 물량을 손실 처리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발행사가 디폴트(지불 불이행)에 처하면 국내 증권사가 손실을 떠안는 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외국계 증권사가 쓰러지면 국내 증권사들은 ELS 투자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밖에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리먼 관련 ELS 노출 규모는 전체의 1.7%에 불과해 국내 증권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리먼과 ELS 거래를 하면서 스와프거래로 전환했기 때문에 손실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신용위기 사태로 많은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ELS 관련 잠재 위험이 높아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ELS 미상환 잔고는 25조 2764억원. 증권업계 전문가는 “외국계 증권사가 모두 디폴트가 난다면 국내 증권사들이 입을 손실규모는 10조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ELS를 발행한 외국계 증권사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판매한 국내 증권사가 책임을 지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메릴린치 투자자 감자 따른 손해 볼 수도 메릴린치 투자자들의 사정은 리먼보다 낫다. 국내의 메릴린치 투자 규모는 한국투자공사(KIC)의 2조원과 하나은행의 500억원 정도. 이들은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손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BoA가 메릴린치 주식 감자에 나서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반토막난 中펀드 팔까 묻어둘까

    #1 일산에 사는 권모(45)씨는 서울 잠실 전입 문제 때문에 계좌를 점검했다가 중국 펀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원금이 반토막나서다. 펀드 해약을 문의하니까 증권사에서는 “지금은 세월에 투자할 때”라며 말렸다. 그러나 권씨는 아들 전학 문제 때문에 반등이 조금이라도 난다면 환매할 작정이다.#2 회사원 전모(30)씨는 요즘 미래에셋의 적립식 중국 펀드에 다시 돈을 붓는다. 올해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원금 120만원이 70만원대로 뚝 떨어져 한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던 계좌다. 이 계좌를 다시 꺼낸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 들어가서 2∼3년 묻어두면 좋지 않겠느냐는 바람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펀드시장에서 10월 대량 환매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불었던 ‘묻지마 펀드 가입’의 주역들이었던 중국펀드 투자자들의 발길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가입 1년이 지난 이 시점에 계속 투자 여부를 결정하리라는 관측이 많다. 전조도 있다. 지난 6월말 22조 8641억원에 이르렀던 중국펀드 설정잔액은 22조 449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줄었다는 것 자체보다는 줄어드는 폭이 더 문제다.7월엔 656억원이 환매되더니 8월엔 2648억원이 빠져나가 환매액수가 4배 이상 늘었고,9월 들어서는 이미 845억원(8일 기준)이 환매됐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단순계산으로 9월 환매액수는 3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증권사들은 이대로 환매하지 말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라고 권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증권업계는 그래도 대량환매 사태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해외펀드 투자자들이 돈을 빼긴 하지만 국내펀드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적립식 투자인데다, 저가매수 움직임도 여전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제 금융시장 미국發 쇼크

    국제 금융시장 미국發 쇼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문소영기자|미국 월가가 요동치며 국제 금융시장이 공황(패닉)상태로 빠져들고 있다.94년 역사의 세계 ‘최강’ 증권사 메릴린치가 간판을 내리고,158년 역사의 미국 4위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결국 파산신청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우려해 금융회사에 대한 대출 프로그램을 20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금융권은 70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하는 등 유동성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FRB가 16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 기준금리를 결정하기로 돼 있어 주목된다. ●‘블랙 먼데이´ 공포 확산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 3월 베어스턴스와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 프레디맥 때와는 달리 미 정부와 FRB가 더 이상 구제금융을 실시할 생각이 없음을 밝힘으로써 문을 닫는 금융기관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월가를 덮친 메가톤급 대혼란으로 15일 뉴욕시장과 아시아시장에서는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시아 시장의 경우 타이완 -4.1%, 싱가포르 -3.27% 등 3∼4%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증시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4일(현지시간) 메릴린치와 합병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BoA의 메릴린치 인수가격은 약 500억달러, 주당 29달러로 결정됐다. 메릴린치의 지난 주말 종가 17.05달러에 70%의 프리미엄을 얹어 준 것이다. 하지만 1년 전 주가에 비하면 30%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리먼 브러더스는 15일 새벽 BoA와 영국의 바클레이즈와의 매각 협상이 결렬된 뒤 결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 파산보호(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최근 거액의 손실과 함께 주가 폭락으로 주요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에 나선 미국 최대 보험사 AIG는 연준에 400억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그린스펀 “금융위기 안끝났다” AIG 이외에 미국내 최대 저축대부조합인 워싱턴뮤추얼도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14일 ABC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지난해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붕괴로 시작된 금융 위기로 인해 다른 대형 금융사들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유탄´ 맞을 듯 미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이날 “국내 금융사가 리먼과 메릴린치에 각각 7억 2000만달러 등 14억 4000만달러(한국투자공사가 메릴린치에 투자한 20억달러는 제외)를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필요하다면 금융권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석태 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융시장은 물론 한국까지도 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9월 위기설’ 이후 하락을 시도하던 환율은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재차 폭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그나마 다행은 리먼 이후 가장 파산할 위험이 큰 것으로 추정됐던 메릴린치가 BoA에 인수됐기 때문에 서프프라임의 다음 희생자를 찾으려는 시장의 불안심리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kmkim@seoul.co.kr
  • [美 리먼 파산신청·메릴린치 합병] BoA·메릴린치·리먼 어떤곳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세계 최고 증권사’를 자임하던 메릴린치를 인수해 미국 최대 금융기업이 됐다.158년 역사의 리먼브러더스는 파산보호 신청으로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메릴린치 인수 美 최대 금융기업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최대의 상업은행이다.1904년 이탈리아계 A P 잔니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했다. 대형은행의 틈새에서 소액예금·소액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급성장했다. 캘리포니아의 군수산업 경기를 타면서 미국 제1의 은행으로 발돋움했다. 1969년 인수합병한 은행 그룹들을 총괄하고자 뱅카메리카 (BankAmerica Corp)를 설립했다.1998년에는 네이션스뱅크를 합병하고, 올 초에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으로 도산 위기에 빠진 컨트리와이드(Countrywide)를 인수했다. 메릴린치를 인수함으로써 경쟁업체인 시티코프,JP모건에 월등히 앞서는 거대 은행집단이 됐다. ‘美 최강 증권사’ 94년만에 간판 내려 ●메릴린치는 1914년 뉴욕 월스트리트의 작은 사무소에서 출발했다. 플로리다 출신 찰스 E 메릴이 설립했다. 이후 일반 투자자를 주요고객으로 끌어들이면서 ‘고객 이익 제일주의’를 표방했다. 이렇게 일반투자자로부터 받는 매매수수료를 주요 수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1959년 주식회사로 변신하며 업계 2위 베체를 크게 앞질렀고,1969년 투자신탁업에도 진출해 미국 최대의 판매업체가 됐다. 증권·보험·부동산·금융회사 등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투자 ‘발목’… 역사 뒤안길로 ●리먼브러더스는 1844년 포목점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창업자는 헨리 리먼이다. 면화 농가와 주로 거래하던 리먼은 이후 상품 브로커리지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후 철도·건설·금융업에도 뛰어 들었다. 금융사업 초기부터 정부와 기업 채권을 거래하면서 월가에서 명성을 쌓아 나갔다. 위기도 많았다. 기술주 거품 붕괴와 회사 내부 분열 등을 겪었다.2001년 9·11 테러 때는 본사가 있던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붕괴되기도 했다. 덩치가 커지면서 부동산 투자로 관심을 돌렸던 게 몰락의 원인이 됐다. 미국 주택시장 붕괴와 세계 경기 둔화로 사정이 급속히 악화됐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도토리 뉴스] 하나대투증권·하나IB증권 합병키로

    하나금융지주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계열 증권사인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을 합병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증권사는 내년 1월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법인은 자기자본 1조 3000억원대의 국내 10위권 증권사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2005년 대한투자증권(현 하나대투증권)을 인수한 뒤 리테일 영업 위주로 육성하고, 기존 계열 증권사인 하나증권(현 하나IB증권)은 투자은행(IB) 전문 증권사로 재편해 현재의 양 증권사 체제를 유지해 왔다.
  • KB지주發 ‘금융 빅뱅’ 오나

    KB지주發 ‘금융 빅뱅’ 오나

    KB금융지주 발(發)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KB금융지주 황영기 회장이 국내 대형 금융지주회사와 대등 합병을 추진, 세계적인 금융사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권은 산업은행과 기업, 우리은행 등의 민영화와 더불어 금융사들의 인수·합병 움직임에 따라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대형금융사와 대등합병 추진 9일 황 회장은 오는 29일 KB금융지주 출범을 앞두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좁은 시장에서 자체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작은 보험사나 증권사 등을 인수해 점진적으로 보강하기보다 획기적으로 대형 M&A를 추진, 금융산업의 지도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어 “(흡수통합 식의) 인수·합병이 아닌 대등합병으로 접근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매물이 아닌 것도, 합병 논의를 못할 대상도 없다.”면서 “산업은행이든 자회사를 여럿 보유하고 있는 은행이든, 금융지주회사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영화 과정에 있는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 우리금융뿐 아니라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사 역시 합병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기존 대형 금융사에 대한 흡수통합은 지분 관계가 얽혀 있어 쉽지 않은 만큼, 대등합병이라는 ‘카드’를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황 회장은 이와 관련,“‘빅3’(신한, 우리금융)간에 대등합병이 일어나면 400조∼450조원의 은행이 탄생해 세계 50위 아시아 10위권 근처에 오르고, 아니면 기업·외환 등 100조원 규모의 은행과의 합병으로 350조원으로 시작해 50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면서 “M&A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4조원 가량의 자사주 물량을 연말까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매각할 계획이고, 아시아와 중동, 유럽 등의 전략적 투자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연구원 김자봉 연구위원은 “씨티그룹,ABM암로 등 대등한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크게 창출한 사례가 외국에는 많다.”면서 “전략적인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지 않으면 대등합병이 불가능하고, 이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 있어서 황 회장의 언급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대등합병의 법적인 걸림돌도 없어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례가 없다 할지라도 대등합병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합병이 독과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어떤 금융기관과 합병하는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주도권 쥘 것인가, 대상이 될 것인가 다른 금융사들 역시 M&A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조짐이다.M&A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면 자칫 매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영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지난 달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우리투자증권이 유럽지역의 투자은행(IB) 인수를 검토하고 있고, 우리금융지주는 가치가 많이 떨어진 미국의 지방은행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도 지난 7월 말 실적설명회(IR)에서 “M&A 계획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효율성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M&A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총자산이 6월 말 기준 161조원으로 기업은행(135조 4000억원)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위기감이 더하다.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에 성공한 신한금융은 당분간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성장에 치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인수 기회가 주어진다면 추가 M&A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산업은행도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내 금융권 M&A 과열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최근 혼란스러운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에서 무리한 인수·합병은 체질을 강하게 하기보다 부실을 키우는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민연금 속타는 사정 2제

    국민연금 속타는 사정 2제

    글로벌 투자컨설팅회사인 왓슨 와이어트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자산 규모 면에서 세계 상위 300개 연기금펀드 가운데 5위를 자랑한다. 운용 자산이 230조원에 달하는 ‘거대 공룡’인 셈이다. 그런 기관이 재원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인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소액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해 도입한 ‘연금 신용대출’ 제도도 당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 ■ 자고나면 빈자리 자산운용인력 이직률 44% 달해 전문성 떨어져 ‘헛방투자’ 우려 자산 228조원의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을 책임진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또 향응을 제공받거나 기금을 부실하게 운용하다 해임된 일부 직원들이 곧바로 민간금융회사로 이직하는 사례가 많아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책성 해임에도 이직제한 없어 이 같은 사실은 국민연금공단이 9일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과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말 기준 기금운용팀 정원은 93명이지만 69명(74.2%)만 근무하고 있었다. 지난해 10명, 올해 8명의 자산운용 전문가가 이미 공단을 떠났다.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이후 전체 이직자수는 54명으로 전체 입사자(123명)의 44%에 달했다. 이들은 대부분 민간 자산운용사로 자리를 옮겼다. 증원을 요청한 기금운용직원은 2006년 10명,2007년 29명, 올해 57명에 달했지만 각각 7명(70%),6명(21%),20명(35%)만 충원됐다. 올 7월 기준 228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적립금을 기금운용직원 1명이 3조 3100억씩 떠안고 있는 셈이다. 한국투자공사의 1인당 운용금액 2000억원, 공무원연금의 4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액수다. 아울러 퇴직 직원들의 70% 이상이 곧바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민간 금융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부실운용과 향응수수 등으로 인해 문책성 해임을 당한 직원들까지 이직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금운용직원 연봉 현실화 시급 한편 공단 안팎에선 “공단 기금운용팀이 경력 관리를 위해 잠시 거쳐 가는 곳이란 인식을 씻기 위해서는 민간 자산운용사와 경쟁할 수 있는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금운용직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6700만원(기본급 5200만원)으로 외부 민간회사 직원 연봉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최고 연봉은 1억 6000만원으로 수억원대 성과급을 챙기는 민간 금융사 직원과 큰 차이가 났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자고나도 그자리 신불자 연금담보대출 실적저조 신청만료 한달남아 무용론 대두 국민연금을 활용한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이 기대와 달리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가 없어 ‘시한폭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대상자 29만명중 5243명 신청 그쳐 9일 국민연금공단이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활용한 신용대출은 지난 6월 시작된 뒤 8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신청자가 5243명에 그쳤다. 당초 정부는 29만여명의 소액 신용불량자가 이 제도를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기대에 훨씬 못 미친 것이다. 신청기간 만료(10월)까지 한달 정도 남았지만 신청자가 갑자기 불어나진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전체 자금대여 신청건수 가운데 대출이 결정된 경우도 929건(17.7%)에 그쳤다. 정 의원실은 “신청기간이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지급기간은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로 제한됐고 대출 심사 평가기간도 1개월이 훌쩍 넘는다.”고 지적했다. ●미상환 신불자 대책도 절실 무엇보다 소액 신용불량자들 사이에 연금대출을 반드시 상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게 문제라고 정 의원실은 지적했다. 실제 이자율이 3.4%로 낮지만 ‘연금은 본인이 납부했던 돈으로 원래 본인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뉴스타트 2008 프로젝트’의 하나로 소액을 연체한 신용불량자가 자신이 납부한 국민연금 보험료의 50%를 활용해 악성 채무를 단번에 갚을 수 있는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5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제도는 대여금을 5년간 나눠 갚도록 했다. 하지만 이마저 갚지 못하면 연 12%의 연체이자가 매달 붙어 청구되고, 수십 개월 이상 갚지 못하면 결국 담보로 잡힌 국민연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주식시장 여전히 불안

    9월 위기설은 지나가도 시장의 ‘체력 약화’ 문제는 남는다. 고유가 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빠르게 번지고 있어서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의 목표주가가 하락하면서 실력에 비해 싸다는 매력이 증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펀드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7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점(1885.37)을 찍었던 5월에는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린 기업(225개)이 내린 기업(170개)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8∼9월 목표주가를 올린 기업은 85개인데 내린 기업은 527개로 6배를 넘어버렸다. 또 내린 폭도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지금이 저가분할매수 기회’라는 논리를 뒷받침해주던 “PER(주가수익비율)가 낮아 매력적”이라는 주장도 차츰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내 80여개 우량종목들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덱스(MSCI) 코리아지수의 PER는 9.528배(지난 4일 기준)였다. 전세계 25개 신흥시장으로 구성된 MSCI 이머징지수의 PER는 9.679배였다. 신흥공업국에 비해 낮긴 하지만 폭은 0.151에 불과하다. 저평가된 주식이 많다는 매력 포인트가 사그라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주식형펀드도 계좌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7월말 기준으로 주식형 펀드 계좌는 1797만 4830개로 전달에 비해 19만 5341개(1.07%)가 줄었다. 유출입액수와 달리 계좌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아예 펀드시장을 떠난다는 의미여서 앞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런 수치가 아니라 증권사들의 ‘뒷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증권사 주식투자 성적 별볼일없네

    증권사도 용빼는 재주는 없었다. 7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들은 올해 1·4분기(4∼6월) 동안 자기자본을 투자한 주식 거래에서 모두 47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77억원을 벌어들인 데 비하면 큰 손실이다. 대우증권은 1분기 동안 355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증권사들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29억원을 벌었던 대우증권은 대우건설 투자손실에 걸려들었다. 대우증권은 “풋백옵션이 있기 때문에 실제 손실이 아닌 장부상 손실”이라고 해명했지만 대우증권 손실액은 증권사 전체 손실액의 74.89%를 차지하는 큰 액수다.현대증권 역시 21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61억원 손실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이 뒤를 이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 동안 131억원을 벌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00억원에 비하자면 적지만 나름대로 선방을 했다는 평가다. 신영증권(91억원), 굿모닝신한증권(55억원), 한국투자증권(5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증가율로 따지면 유진투자증권(6억 8000만원)이 1343%나 늘어서 눈길을 끌었다. 또 16개 외국계증권사들은 1분기 동안 1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UBS는 113억원의 주식 매매 이익을 남겨 단연 돋보였지만 메릴린치는 -100억원, 리먼브러더스는 -3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은 거래규모도 크기 때문이 이익이나 손실 모두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몸 사리는 투신권… 순매도 빈축

    네 돈은 아깝지 않고 내 돈만 아깝다? 국민연금마저 약세장을 구하기 위해 나선 가운데 투신권은 여전히 몸을 사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국민연금은 5일만 해도 미국 증시하락으로 코스피지수 1400선이 무너지자 1222억원을 쏟아부어 1400선 위로 다시 밀어올렸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여 동안 증시에 쏟아부은 돈은 무려 8573억원. 국민연금 말고도 증권(4283억원)·보험(4055억원) 등 거의 모든 기관투자가들이 이 기간 동안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투신권만 3060억원을 내다 팔았다. 주식의 대표주자랄 수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6월2일 89.49% 수준이던 주식편입 비중을 9월1일 기준 87.20%까지 낮췄다. 자신들은 주식을 내다 팔면서 남들 보고는, 그것도 국민의 노후생활을 보장해야 하는 국민연금보고는 주식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격이다. 투신권의 고충을 이해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요즘 분위기로는 지수가 외려 어느 정도 올라섰을 때 펀드 환매가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손실이 워낙 크기에 지금은 투자자들이 가만히 있지만, 지수가 올라가 어느 정도 손실을 회복하면 개인투자자들도 대규모 손절매에 나설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데다 환매에 대비해야 하는 투신권에 무조건 사라고 요구할 수만은 없다.”면서도 “다만, 모두들 위험을 감수하고 나서는 최근 분위기에서 상당히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덕분인지 투신권은 5일 하루만은 1014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투신권은 우량주 위주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면서 “증시를 어느 정도 떠받쳐야 한다는 정부의 암묵적인 압력 때문에 어느 정도 생색을 내는 데 불과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제 전문가 8인의 긴급진단

    경제 전문가 8인의 긴급진단

    경제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로 촉발된 이번 금융시장 불안이 오는 10일을 전후로 진정되고, 다음달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안정기조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수준(5일 종가 1129.0원)에서 소폭 하락한 뒤 1050∼110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우리경제의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지속적으로 금융과 실물 부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4일 서울신문이 경제연구기관의 학자들과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우리경제에 대한 단기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한 8명 모두 조만간 금융불안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월 이후 경상수지가 흑자로 반전되면 원화 환율이 급격히 안정될 것이고 이에 따라 4·4분기 이후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과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유가하락 등으로)9월에 경상수지 적자행진이 멈추면 금융시장의 안정이 더욱 확연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패니매’·‘프레디맥’ 문제가 이달 말 해결될 것으로 보여 국내 금융시장도 그 영향으로 4분기에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주가·채권·원화 등 트리플 약세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금융불안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1050∼1100원선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1200원 이상으로 뛸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다. 그 이유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가능성을 든 사람이 많았다. 이효근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환율 급등에는 수급요인 이외에 투기자금의 문제가 컸다.”면서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1100원 내외에서 환율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 내외가 유지되겠지만 두자릿수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생각이 많았다.KIEP 윤 선임연구위원은 “유가불안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11월에는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환율급등을 불러온 미국 달러화의 글로벌 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류승선 HMC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강세는 최소한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가 지금보다 15%까지는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신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혼조세 속 완만한 강세 기조’를 예상했고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달러강세는 단기적인 추세”라면서 오래 못갈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설의 원인 중 하나인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연간 70억∼100억달러로 본 전문가들이 많았다.KIEP 윤 선임연구위원은 “유가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많아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 130억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파트 미분양 사태와 인수·합병(M&A) 관련 일부 대기업의 유동성 문제는 우려할 상황이기는 하지만 국가경제 전반을 뒤흔들 사태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 문제의 징후가 일부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힘든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국가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중소업체를 중심으로 한 건설업계의 위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태균 이영표 조태성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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