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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직원 손실보전 각서는 무효”

    펀드의 원금보장 및 손실을 보전해 주겠다는 증권사 직원의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11단독 김성우 판사는 심모(58) 씨가 증권사 직원 여모(35) 씨를 상대로 낸 6000만원 상당의 약정금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9일 일 밝혔다. 재판부는 “증권거래법은 증권사 임·직원이 고객에게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손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해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확인서는 무효”라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심씨는 2005년 3월 S증권 부산 해운대지점에서 여씨의 소개로 S투자신탁펀드에 2억원을 가입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해당 펀드 수익률이 0.4%에도 못 미치자 심씨는 중도환매가능 여부를 문의했고, 여씨는 기간 연장을 권유했다. 결국 여씨의 권유로 중도 환매를 하지 않은 심씨는 지난해 1월 중순쯤 40%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하자 여씨에게 원금보장을 요구했고, 여씨는 “2008년 3월 말까지 원금 이하로 상환되는 경우 원금 2억원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 줬다. 하지만 펀드 만기 상환일인 지난 4월1일까지 30%가 넘는 원금 손실이 발생했으며, 심씨는 결국 1억 3900여만원만 상환받았다. 이에 심씨는 약정서를 써준 여씨를 상대로 약속한 원금이 보장되도록 6000여만원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증시폭락 여파… 증권사 채용 한파

    증권사들이 증시 폭락 여파로 수입이 급감하자 채용 계획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공채했던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단 한명의 신입사원도 채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작년 하반기에만 250명을 신규 채용했던 미래에셋은 올 하반기에는 절반 이하인 100명으로 줄였다. 지난해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로 160명을 뽑았던 동양종금증권도 올해는 100명으로 숫자를 줄였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공채 인원을 지난해 230명에서 올해는 200명으로 축소했다. 현대증권은 올 상반기에 한 명도 뽑지 않은 데 이어 하반기 채용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더 강력한 관치가 필요하다?

    더 강력한 관치가 필요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연일 증시 부양과 중소기업 대출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은행과 투신권은 예전같지 않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정부는 연일 압박하고 있지만 슬금슬금 눈치만 보다 시장에 나가서는 제각각 살 길 찾아 움직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로니컬하게도 차라리 더 강력한 관치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7일 투신권은 코스피 시장에서 또다시 1661억원을 순매도했다. 그 전 며칠 동안 1000억원대의 순매수를 하다 태도를 바꿨다.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서 손절매하는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구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 노후를 책임진다는 국민연금이 대규모 자금을 증시에 투입하고 있지만 투신권은 자신의 계산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펀드 수익률 악화 때문에 현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동정론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타이밍이다. 지난 6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예탁결제원,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등은 5150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더니 하루만에 투신권은 순매도를 했다. 이런 현상은 한두번이 아니다. 코스피 1000선이 무너지던 지난달 24일, 자산운용협회 주최로 열린 운용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투신권은 과도한 매도를 자제해 증시 버팀목이 되자고 결의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투신권은 바로 1024억원을 순매도했다. 실제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주식을 사들이던 투신권은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금융 위기가 실체로 드러나자 한달 동안 무려 2조 4855억원을 팔았다.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에도 6548억원을 순매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989년 정부의 무리한 증시 부양으로 골병들었던 한투·대투가 외환위기 전 정부가 억지로 유지시켰던 대우채펀드 부실 문제가 터지면서 결국 망했다.”면서 “그때 정부가 시키는 대로 했다가 무너진 경험이 생생한데 누가 움직이겠느냐. ”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불신의 시대기 때문에 정부가 그냥 어디를 도와주라고 하면 ‘그곳에 뭔가 문제가 있구나.’라면서 더 안 움직이게 된다.”고 말했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2조 6000억원에 그쳤다.6,7월만 해도 5조~6조원 수준을 유지했으나 8월 1조 8000억원으로 급감하더니 9월에도 1조 9000억원에 그쳤다. 각 시중은행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봐도 8·9·10월 석달 동안 기업은행만 2조원가량 늘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거의 변화가 없다. 은행장 간담회 등으로 아무리 압박해도 안 움직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글로벌 신용경색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유동성은 물론, 건전성 확보에도 당장 불똥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본점에서 대출 확대를 지시해도 일선 영업점에서는 부실 우려 때문에 대출이 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어설픈 친(親)시장보다 과감한 관치가 훨씬 낫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친시장’을 내걸면서 한편으로는 불안 심리를 안정시킨답시고 금융권을 압박만 하면 위기를 더 키운다는 주장이다. 특히 문제의 핵심은 유동성 위기인 만큼 은행권에 선제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 중기 대출을 늘려 돈을 돌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승일 국민대 교수는 “예를 들어 국민연금을 동원해 삼성전자 주식을 사도록 해서 외국인 투자자만 빠져나갈 길을 열어줄 게 아니라 그 돈을 차라리 은행의 유상 증자에 넣어야 한다.”면서 “유상 증자로 은행을 압박하고 있는 자기자본 문제를 해결해주면 자연스럽게 중기 대출 문제가 해결되고 그러면 증시도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이두걸기자 cho1904@seoul.co.kr
  • 건설사 연쇄부도 ‘경고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달러와 원화의 자금경색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지만 부동산발 위기는 아직도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자산가치 하락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이 빠지면서 건설사의 연쇄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C&그룹에서 워크아웃설이 나돌고 한 중견건설업체가 1차 부도 위기를 넘기는 등 경고음은 계속 울리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은행들의 건설업체 대출 잔액은 47조 5000억원이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들은 모두 25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6%나 증가했다.100대 건설업체 가운데 부도난 곳은 없지만 중소 건설업체의 은행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46%에서 지난 6월 말 2.26%로 올랐다. 여기에다 최근 몇년간 금융사들이 잇따라 뛰어들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의 부실 위험도 있다. 금융권의 PF 금융 규모는 6월 말 기준으로 97조 1000억원이며 대출이 78조 9000억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15조 3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의 PF 대출 연체율은 0.64%로 그나마 낫지만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4.3%에 이른다. 증권사·여신전문금융회사의 연체율도 6.57%· 4.2%지만 은행보다는 높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금융권의 잠재위험자산 추정규모에 따르면 미분양 아파트가 63조원, 미시행 PF가 30조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90조원,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60조원 정도에 이른다. 물론 위험으로 추정된다고 해서 이 모든 금액이 부실화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부동산 관련 위험자산 규모 243조원대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액수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감당못할 정도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일거에 무너질 위험도 배제하긴 힘들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대출 연체가 늘면서 신용위험이 상승할 조짐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건설·부동산업을 가장 우려스러운 업종으로 꼽았다. 건설·부동산업 대출의 평균 만기는 20개월 내외로 기타 중기대출(13개월 내외)보다 장기인 반면 지난해 취급된 대출액의 상당액이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신한은행의 경우 건설업의 연체율이 2.64%로 위험수준에 육박했다.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노출되면 당국이 어느 정도 개입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이는 반드시 모럴해저드 논란을 낳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지원을 안해도 문제, 해도 문제가 될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실 지방의 소규모 건설사나 저축은행 같은 경우 정상적인 시장상황 아래서도 10~20% 정도는 자동적으로 퇴출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금융위기로 불안심리가 극대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충격이 필요 이상으로 과대포장될 위험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국가 부도위기 공포’ 벗나… 금융시장 함박웃음

    [기로에 선 금융위기] ‘국가 부도위기 공포’ 벗나… 금융시장 함박웃음

    한국과 미국의 통화 스와프 협정이 발표된 30일 국내 금융시장은 오랜만에 함박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점심시간조차 자리를 못 비우며 가슴을 태우던 외환딜러들도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했고, 증권사 직원들도 미간에 잡힌 깊은 주름을 털어 냈다. 이날 특히 외환시장과 증권시장의 움직임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177원 폭락한 1250원으로 거래를 마쳐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을 사인한 직후인 1997년 12월26일 338원이 하락한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이 10월 내내 국가부도의 가능성이란 과장된 불안 속에서 과대 폭등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폭락이었다. 이날 외환시장에는 호재가 가득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뿐만 아니라,10월 경상수지가 10억달러 이상 흑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소식, 여기에 국회에서 정부의 은행 외채에 대한 지급보증 관련 법이 통과됐다는 것까지 온통 좋은 소식뿐이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환시장과 관련한 정부와 한국은행이 준비한 정책들이 많이 나왔고, 외환시장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계절적으로 11월과 12월 중순까지 달러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 하락은 큰 폭으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11월과 12월 중순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 만기연장 여부, 외국계 은행의 본점과 지점간의 결산을 통해 내년도 차입규모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산이 끼어 있기 때문에 달러공급이 빡빡하고, 환율이 올랐다는 의미다. 따라서 30일에는 환율이 177원이 하락했지만, 월말로 갈수록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그렇다고 해도 1490원대까지 가파르게 올라갔던 환율은 다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며 단기 고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이번에 한국이 통화스와프로 국가부도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외국계 은행이나 외국인 채권 투자의 비중이 크게 축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좋은 뉴스라는 평가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으면 환율안정은 쉽지 않다는 측면이 있다. 국가부도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매도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은 나오고 있다. ●회사채 금리도 하락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덕분에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금리도 하락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회사채 금리는 전날 0.07%포인트 상승했으나 이날은 0.02%포인트 하락했다. 대출금리를 좌우하는 양도성 예금증서(CD)금리도 6.06%에서 상승을 멈춘 상태다. 다만 거의 거래가 되지 않고 있는 기업어음(CP)은 이날도 0.01%포인트 상승한 7.37%를 기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여의도 증권가 다이어트중?

    여의도 증권가에 금융위기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연봉 삭감 등 내핍 경영에 나서는 증권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자금난 등 경영 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위기가 지속될 경우 감원으로까지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대투증권은 30일 조직개편과 임원 연봉 삭감을 포함한 경영 자구책을 발표하면서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지완 사장의 연봉을 25% 삭감하는 것을 비롯해 전 임원의 연봉을 15~20% 줄이는 한편 지역본부와 본점 부서를 통폐합하고 임원 수를 줄이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것이 자구책의 주요 내용이다. 앞서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지주 결의에 따라 임원 연봉을 10% 수준 삭감키로 했으며, 굿모닝신한증권도 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을 20% 깎고 임원과 본부장은 10%를 삭감키로 했다. NH투자증권은 농협중앙회에서 계열사 임원 급여를 10% 삭감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태여서 이를 쫓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A증권사는 연말께 조직개편과 함께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의 증권 유관기관들 중에선 이미 감원을 포함한 고강도의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곳도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은 종전 24부서 53팀이었던 조직구조를 26팀으로 슬림화하고 연말까지 500명의 임직원 중 20명을 감축키로 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등기임원의 연봉을 20% 삭감하는 등의 경영혁신 방안을 발표한 상태다. 아직 증권사들 중 감원을 결정한 곳은 없지만, 금융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구조조정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작년 증시 호황기 채용했던 비정규직 직원들과의 고용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한국 신용점수 80.2점 ‘양호’

    [기로에 선 금융위기] 한국 신용점수 80.2점 ‘양호’

    글로벌 금융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도를 상당히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 등을 중심으로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강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국제 금융시장의 주요 참가자들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을 그다지 나쁘게 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2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제금융 전문지인 ‘기관투자가(Institutional Investors)’지가 최근 실시한 국가별 신용등급 조사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 중 80.2점을 받아 사상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한국의 국가신용 점수는 외환위기로 지난 97년 71.4점에서 98년 64.4점,99년 52.7점 등으로 급락했다. 이후 2000년 60점대,2005년 70점대로 올라섰고 올해 처음으로 80점을 넘어선 것이다. 이 조사는 글로벌 은행과 펀드, 증권사 등의 이코노미스트와 국가신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국가별 금융시스템 안정성, 채무 상환력, 수출, 성장률, 재정, 부패, 투명성 등 13개 분야를 설문조사한 것이다. 한국은 평가 대상 177개 국가 중 27위였다.S&P,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가 평가한 신용등급이 우리나라보다 높으면서도 이번 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그리스와 중국, 아이슬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11개국이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이 싱가포르 91.9점, 일본 90.6점, 홍콩 84.3점, 타이완 83.6점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세계적 금융전문지인 ‘유로머니’의 최근 조사에서도 우리나라의 국가신용 점수는 100점 만점에 70.9점으로 외환위기 이후로 최고치를 보였다. 유로머니가 집계한 한국의 점수는 97년 87.0점에서 99년 61.6점으로 급락한 뒤 지난해까지 60점대에 머물렀다. 이 조사에서도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89.6점으로 가장 높았고 일본(87.9점)과 홍콩(86.7점), 타이완(76.6점)이 우리보다 앞섰다. 유로머니는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감독당국, 펀드와 연기금 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정치위험, 경제실적, 대내외 채무, 채무재조정, 신용도, 은행의 차입시장 접근성, 단기차입능력 등 9개 분야를 평가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원화 유동성 기준 완화…은행 ‘실탄’ 40조∼50조 확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은행에 대한 감독기준이 완화되고 원화 유동성 위기의 핵심인 은행채 매입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연금 은행채 1조 4000억 긴급 매입 2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들의 원화유동성비율 규정을 완화하기로 결정했고, 국민연금은 발행시장에서 은행채 매입을 시작했으며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조만간 은행채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28일 채권 발행시장에서 1조 4000억원어치의 은행채를 매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이달 말부터 3개월 기준 100% 이상인 원화유동성 감독기준을 1개월 기준 100%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원화유동성비율 13.5%P 상승 효과 금융위는 7개 시중은행의 자체 추산결과 원화유동성 감독기준 완화로 올해 8월 말 기준 원화유동성비율이 13.5% 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며 은행권의 유동성 여력이 40조~50조원 정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또 내년으로 예정된 새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협약인 바젤Ⅱ 의무화 시기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시중의 금리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고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시장상황에 따라 자금경색을 풀기 위해 조만간 은행채와 특수채(산업은행발행채권 등)를 환매조건부(RP) 방식으로 사들일 계획이다. ●기준금리 인하→시중금리 인하 유도 한은 관계자는 “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는 13조원가량이어서 RP 방식으로 매입해 소화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면서 “한은이 은행채를 매입하고 금감원이 원화유동성비율 관련 규정을 완화하면 은행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의 유동성을 지원 받은 증권금융은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보유한 국채 및 통안채 말고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기업어음(CP), 주식 등도 매입할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연기금 파워로 주가 반등했는데…

    주가하락과 환율 급등으로 금융시장이 연일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흉흉한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8·15’ 얘기다. 주가가 800선까지 떨어지고 환율은 1500선을 넘어갈 것이라는 우울한 얘기다. 증시 폭락에 사람들은 당황하고 있지만 이는 오래 전부터 예상됐다는 주장이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약세장을 경고하는 목소리들이 나오면서 몇몇 증권사들은 몸단속에 들어갔다.”면서 “아마 내년까지 약세장이 이어지면 그나마 체질 개선을 한 증권사와 그러지 못한 증권사 간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하락 폭은 28일 국민연금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면서 그나마 1000선 가까이 밀어올려둔 상태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일각에서는 아주 극단적으로는 500선 얘기까지 나온다. 1500원대 환율도 마찬가지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1200원대를 오르내리던 9월쯤 이미 환율 폭등을 상정하고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 개입을 자제한 것도 환율 급등 때 우리 경제에 대한 신용평가를 지탱할 수 있는 건 외환보유액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의 천장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는 비관론도 만만찮다. 잿빛 전망의 원천은 엔캐리트레이드(1% 미만의 저금리 일본 엔화 자금으로 호주 등 고금리 국가 상품에 투자하는 것) 청산이다. 엔캐리트레이드는 투자대상 국가 통화가 강세를 보이거나 일본보다 금리가 높아야 하는데 원화 약세는 여전한데 금리는 내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불안하다. 미국의 구제금융 조치가 본격화되고 재정적자 압력도 높아지면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는 상황도 걸림돌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문제점은 뻔히 보이는데 지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조태성 이두걸기자 cho1904@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한국투자증권 ‘ MMW형 CMA’ 주로 우량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이라 평가받는 증권형 종합자산관리계좌(RP형 CMA)와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머니마켓펀드형 종합자산관리계좌(MMF형 CMA)의 장점을 합쳤다. 머니마켓랩(MMW·Money Market Wrap)형 CMA는 일임투자 형식으로 한국증권금융의 예수금과 콜 등에 주로 투자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의 한국은행격이어서 별도 기업의 RP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데다 거의 고정금리형 상품이나 다를바 없다.22일 기준으로 금리는 연5%인데, 원리금이 영업일마다 정산되기 때문에 복리효과를 내서 실제로는 5.36%의 수익률을 낸다.●미래에셋 ‘솔로몬 아시아 퍼시픽 컨슈머펀드’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시장의 축인 인도·중국·한국 등 13개국 소비재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산업발전과 인구증가에 따라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소비재에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이들 나라의 통화에도 분산투자해 따로 환헤지할 필요 없이 환율 변동의 위험을 줄인다. 운용은 미래에셋 홍콩자산운용에서 한다. 선취형인 CLASS-A는 총보수가 선취수수료까지 포함해 연 2.58%, 기간보수형인 CLASS-B는 연 2.55%다.2006년 설정 이래 누적 수익률은 Class-A 가 17.04%,Class-B가 15.10%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생명 ‘V-dex변액연금보험’ 주식투자로 보험금이 변하는 변액보험의 불안을 보완한 상품이다. 일단 변액보험으로 운용,10여개 펀드에 투자해 30% 이상 수익률을 달성했다면 그 다음부터 납입원금은 공시이율에 따라, 초과 수익분은 코스피200 지수에 따르는 자산연계형 보험으로 바꿔 운용한다. 자산연계형 보험은 원리금이 보장되고 자산운용의 책임은 보험사가 진다. 연금은 종신·확정·상속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받을 수 있다. 연금수령 이전에 해약환급금 50%정도를 중도인출할 수 있다. 최저보험료는 10만원으로 15~62세까지 가입가능하다.●국민은행 허브정기예금 고객의 자금운영 목적 및 성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맞춤형 상품이다. 이 상품은 목돈 예치 후 매월 고객이 선택한 일정비율의 원금과 이자를 수령하여 생활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적립식 펀드 등에 재투자할 수 있어 추가 수익의 기회를 부여한다. 적용이율은 1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최고 금리가 1년제 연6.3%,2년제 연6.4%,3년제 연6.5%이고 연0.8%포인트의 사은이율을 제공하여 최대 연7.3%의 이율을 받을 수 있다.
  • 구원 투수? 패전처리 투수? 국민연금, 사흘동안 증시에 1조 246억 쏟아부어

    구원 투수? 패전처리 투수? 국민연금, 사흘동안 증시에 1조 246억 쏟아부어

    “오셨다,‘그분’이.” 증권가에서 국민연금은 ‘그분’으로 통한다. 장 막판에 등장해 코스피 지수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데 대한 반가움과 씁쓸함이 뒤섞인 표현이다.2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차이가 있다면 이날은 작심한 듯 장 초반부터 등장했다는 점이다. 오전에만 1000억원을 쏟아부어 장중 1000선을 넘겼던 증시는 999.16으로 마감했다. ●증시 “무조건 환영” 최근 하락장의 가장 큰 원인은 사려는 사람이 없다는 데 있다. 한때 코스피 지수 1000선 이하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외환위기 뒤 외국인이 들어올 때 지수가 1100 안팎이었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환율 급등으로 지금 손털고 나갈 경우 손실 폭만 커질 것이라는 기대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외국인은 10월 들어 딱 하루만 빼놓고 연일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도 순매도액은 2816억원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그나마 ‘저가매수’ 명목으로 주식시장으로 모여들던 개인들마저 1000선이 깨진 24일부터 매도세로 돌아서 3거래일 동안 4339억원을 순매도했다. 투신권도 펀드 환매자금 마련에 발목이 붙잡혀 있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유일하게 주식을 사들인 것은 국민연금뿐이다.10월 한달 동안 1조 9903억원을, 코스피 1000선이 깨진 24일부터는 3거래일 동안 무려 1조 246억원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증시에서는 무조건 환영이다. 어쨌든 버팀목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매도세는 지난 2~3년 동안 계속됐지만 올해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이를 받아줄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누구라도 사준다면 시장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주식매수 여유자금 1조원대… 부메랑 우려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비판은 원칙의 문제다. 국민연금의 과도한 개입은 현 정부의 우파 정책 기조에 걸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대선 때 진보진영 후보들이 국민연금의 기업지분을 이용한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이런 우려 때문에 한나라당은 지난 정권 때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를 ‘연기금 사회주의’라고 비난했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주가방어에 정권의 명운을 걸면서 과거에 자신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잊어버린 모양”이라면서 “국민노후보장 문제도 있지만 우량주를 사들이는 바람에 결국 외국인의 한국 탈출을 돕고 이 때문에 환율 방어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탄’의 문제도 있다. 올해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안에 따르면 주식투자액은 9조 5000억원 정도 잡혀 있다. 그런데 이미 매수에 쓴 돈만도 8조 3000억원가량이다. 주식을 살 수 있는 여력이 1조원대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 정도면 최근 매수세로 봤을 때는 짧게는 3~4일 정도면 모두 소진된다. 여기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럴 경우 국민연금이 억지로 끌어올린 주가는 시장에 되레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외국인 투매의 가장 큰 특징은 2000년 이래 처음으로 금융주를 팔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28일 상승이든 앞으로 올 어떤 상승이든 대세전환이라고 단언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증권사가 추천했는데 쪽박이네”

    증권사들이 추천한 종목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도 사후 관리를 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시 폭락으로 증권사들이 추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30% 이상 떨어지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추천 종목을 바꾸지도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22일 추천한 SK에너지는 21일 종가로 7만 3400원이었던 주가가 24일 5만 200원까지 하락했다. 사흘 만에 무려 31.6%나 내렸다.20일 추천한 대한항공의 주가도 닷새 만에 25.66%나 빠졌고,22일 추천종목에 올린 삼성전자는 -21.4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증권도 14일 추천한 삼성물산의 주가가 24일까지 -35.9%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톱 10 포트폴리오’에 속하는 10개 종목 대부분이 추천일 이후 -20~-30%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대우증권 역시 21일 네패스를 유망종목으로 제시했으나 23일 -10.18%,24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증권사들은 추천종목의 수익률이 폭락했는데도 유망주식 리스트에 버젓이 올려놓아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추천주를 선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운영할 때도 애프터서비스를 해줘야 한다고 투자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매수 추천을 낸 기업의 주가가 일정 가격 이하로 빠지면 자동으로 추천 종목에서 제외하는 ‘로스 컷(Loss Cut)’ 규정을 철저하게 적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추천주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도 증권사들이 신중한 운영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추천주의 펀더멘털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로스 컷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정부·한은 내년까지 200조원 공급

    [기로에 선 금융위기] 정부·한은 내년까지 200조원 공급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과 불황 극복을 위해 투입했거나 내년까지 지원 또는 공급하기로 한 금액이 모두 2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과 정부에 따르면 지원 또는 공급되는 원화는 44조원에 이르며 해외 차입에 대한 지급보증을 포함한 달러 지원규모는 151조원에 이른다. 둘을 합하면 195조원으로 올해 정부 예산(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포함)인 220조원의 89%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시중 유동성은 더욱 불어날 예정이어서 물가 상승의 원인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24일 증시안정을 위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 2조원을 공급했다.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 방식으로 증권금융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또 지난 23일 통안증권 중도환매를 위한 입찰을 통해 7000억원을 시장에 투입했다. 한은은 중소기업에 저리로 공급하는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기존의 6조 5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2조 5000억원 증액했다.27일에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RP 방식으로 은행채와 특수채를 5조∼10조원 정도 사들이기로 했다. 정부는 자금난에 빠진 건설사들의 미분양 주택이나 보유토지를 공공기관에서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건설사들에 9조원 안팎의 유동성을 직접 지원키로 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9월 4조 500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경기의 급강하를 막고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2008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감세로 인한 효과는 올해 1조 9000억원, 내년에는 6조 2000억원에 이른다.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에 13조원 수준의 감세를 통해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감세 규모는 애초 세제개편안보다 7조원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했거나 지원할 예정인 외화는 모두 45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정부가 이달 외환 스와프 시장에 공급한 100억달러와 수출입은행을 통해 지원한 50억달러에다 지난 19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통해 추가로 풀기로 한 300억달러(정부 200억달러, 한은 100억달러)를 합한 것이다. 정부는 추가 200억달러 가운데 170억달러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30억달러는 무역금융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은은 100억달러를 외환스와프 시장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올 평균 환율인 1달러당 1041.6원으로 환산하면 약 47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가 은행의 대외 채무에 대해 지급보증을 하기로 한 1000억달러까지 포함하면 약 151조원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현재 급선무는 신용경색으로 막힌 부분을 뚫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유동성 공급 규모가 많고 적음을 따지기보다는 정책적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뉴스&분석] 불신받는 위기대응 ‘3원칙’

    [뉴스&분석] 불신받는 위기대응 ‘3원칙’

    “지금 시장에서는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을 전체 판도를 좌우할 결정인자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하나의 변수 정도로 치부하는 것이지요. 이래 갖고는 어떤 조치를 내놓더라도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습니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이 갈수록 ‘위기’다. 신뢰는커녕 불신만 가중되면서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 위기가 터졌을 때 결국 경제주체와 시장이 의지할 곳은 정부지만, 지금 시장은 정부에 기대지도 않고 정책을 존중하지도 않는다. 지난 19일 이후 정부와 한국은행은 1300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 건설경기 부양대책, 기준금리 인하 및 은행채 매입 등 굵직한 정책을 대거 쏟아냈다. 하지만 시장은 무덤덤하다.20일부터 28일까지 주가(코스피지수)는 200포인트가 넘게 빠졌고 원·달러 환율은 150원 이상 폭등했다. 정부는 10여일 전부터 ‘선제적 조치’,‘충분한 정책’,‘확실한 효과’의 3대 원칙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반대로 ‘뒷북 대응’,‘찔끔찔끔 조치’,‘역부족 약발’로 불안의 강도만 높아지고 있다. 정책대응의 가짓수가 늘어나고 강도가 높아지지만 효험은 나타나지 않으면서 향후 대응의 여지가 갈수록 오그라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미국이 7000억달러 구제금융을 발표할 때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하나 더 추가해 선제적이고 단호하면서도 충분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처음으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7일 시정연설에서 이 표현을 그대로 썼다. 그러나 이 원칙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다고 보는 시장 참여자들은 많지 않다. 지난 19일 발표된 국내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의 3년간 1000억달러 지급보증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한참 늦은 것이었다. 호주는 우리보다 1주일 앞선 12일, 유럽연합(EU)은 13일, 미국은 14일 각각 이와 비슷한 조치를 내놓았다. 한은이 물가안정을 고집하며 기준금리 인하의 때를 놓쳤다는 지적은 새삼스러울 정도다. 중소기업들의 ‘키코(KIKO·환헤지파생상품)’ 피해도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는 바람에 더욱 악화됐다. 애초 금융당국은 “은행과 기업의 사적 계약”이라며 내버려뒀다가 중소기업의 줄도산이 우려되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시장에서 정책이 충분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데도 실패했다. 정책수립이 늦어지다보니 시장이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큰 덩어리의 정책 종합판으로 나오지 않고 조금씩 발표가 이뤄져 이를 테면 미국의 ‘7000억달러(1000조원) 지원’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정부의 위기’에는 무엇보다도 정책방향이 줄곧 갈지자 걸음을 하면서 신뢰를 상실한 데 원초적인 이유가 있다. 현 정부는 출범 초 ‘747 플랜’(매년 7% 성장,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10년 내 7대 강국)으로 대표되는 성장목표를 무리하게 고수해 신뢰기반을 스스로 잠식하더니 이후 유가와 물가 급등을 무시한 고환율 정책으로 가뜩이나 하강하는 경제의 어려움을 증폭시켰다. 지난달 중순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고 난 뒤의 자세도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정부는 “외생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그 사이 우리 안에서는 주가폭락·환율폭등, 시중 자금 경색,KIKO 피해 확산 등 불길이 빠르게 번져갔다. 금융위기가 터지면 금융위기의 지속기간보다 훨씬 더 긴 실물경기 침체가 찾아 온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초인 데도 물가안정과 부양 사이에서 좌고우면(左顧右眄)을 거듭하며 오랫동안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달 중순까지도 “아직 실물경기의 침체가 오지 않은 상황이므로 특별히 정책기조의 전환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불과 10여일 만에 입장이 돌변해 재정확대와 부양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감원 태풍 부나” 구조조정의 공포

    ‘구조조정’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환율이 치솟고 주가가 폭락해도 일반인들이 ‘제2 외환위기 가능성’을 체감하지 못했던 데는 구조조정 영향이 컸다. 외환위기 때와 같은 혹독한 구조조정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최근 유급휴직·재택근무 등 조짐이 심상치 않다. 구조조정의 전초(前哨) 단계로 해석하는 시각이 고개를 든다. 대기업들은 “명예퇴직이나 인위적 감원 계획은 없다.”며 불안감을 달래려 애쓴다. ●쌍용차·현대아산 유급휴업 도입 28일 재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사내 협력업체 직원(비정규직) 350여명을 대상으로 유급휴업을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자동차업계에 유급휴직이 부활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이다. 쌍용차측은 “자동차 판매가 부진한 데다 신차 출시마저 내년 하반기로 잡혀 있어 생산라인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잉여인력 350여명에 대해 유급휴업을 도입하기로 했다는 것. 기한은 일단 내년 초까지다. 이 기간 동안 월급은 보통 때의 70%만 받는다.2000명에 이르는 사무직원에 대해서도 석 달간의 안식월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보수는 역시 월급의 70%다. 대상은 대리에서 부장급까지로 해당자의 10% 안팎이다. 유급휴업이나 안식월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관측과 관련, 쌍용차측은 “감원을 하지 않기 위해 이같은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현대아산도 ‘눈물의 구조조정’을 부활시켰다.3년 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일부 직원의 재택근무를 단행했던 현대아산은 이번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으로 관광중단 사태가 장기화되자 유급휴가제를 도입했다. 임원을 제외한 165명의 직원이 의무적으로 연말까지 20일의 휴가를 가야 하는 것이다. 휴가기간의 급여는 정상월급의 70%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미국 유진공장을 정리하면서 현지 직원 1000명을 전원 해고했다. ●금융·건설사 가장 흉흉 구조조정 불안감은 금융·실물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증권·건설업계에서 특히 강하다. 증권예탁결제원은 연말까지 20명을 감원한다. 국민세금에 기반한 ‘은행·증권사 구하기’가 계속되면서 반대급부로 구조조정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환위기 때 금융권은 공적자금을 수혈받는 대신 전체 종사자의 40%가 떠나는 구조조정 삭풍을 겪어야 했다. 아직까지는 임직원 보수 삭감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내년에 대규모 감원 태풍이 불 것”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돈다. 건설업계는 이미 감원바람이 닥쳤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사무직원을 판촉이나 안내데스크 직원으로 발령내는 방법으로 사실상의 이직(移職)을 유도하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인 A사 관계자는 “이미 자금악화설이 돌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인력이 많이 빠져 나갔다.”며 “대놓고 인력을 자르진 못해도 전공 분야가 아닌 곳에 발령을 내거나 승진에서 누락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여행·유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현대차,“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구조조정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감산(減産)이다. 자동차업계는 물론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전자 등 전방위 업종에 걸쳐 감산이 이뤄지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전자마저도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감산이 결국 감원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부인한다. 삼성전자 주우식 부사장은 지난 24일 기업설명회(IR)에서 “운영 효율을 강화하되 특단의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그룹 임원도 “해외에서든 국내에서든 인위적 구조조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미국 앨라배마공장 감산에 따른 잉여 노동력 문제는 전체 근로자의 작업시간과 급여를 줄이는 방법으로 흡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재계인사는 “당장 눈앞의 효과에 집착해 감원을 감행했다가 경기 회복기에 인력난에 시달릴 수 있다.”며 “구조조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최후의 보루”라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뉴스&분석] 시장 외면받은 한은 ‘깜짝쇼’

    [뉴스&분석] 시장 외면받은 한은 ‘깜짝쇼’

    장중 900선 재차 붕괴, 원·달러 환율 1442.50원. 한국은행이 27일 긴급히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고 문제의 은행채 등을 최대 10조원을 매입한다고 밝혔지만,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반응은 덤덤했다. 환율은 급등했고, 국민연금이 나서지 않았다면 다른 아시아국가들처럼 주가도 또 폭락했을 가능성이 농후했던 하루였다. 시장의 기준금리 예상치인 0.5%포인트보다 0.25%포인트 더 인하하는 등 ‘깜짝 쇼’를 연출했는데 시장은 왜 공포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환율 상승을 이끌면서 오히려 한국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업들의 연말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우량한 기업들의 부도 가능성 등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한은이 어떤 정책을 펴든지 여전히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으로 분류되며 10년 전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시각이 변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약 33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로 원화가치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상승했다.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0.50원 상승한 1442.50원으로 98년 5월18일 1444원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이 하향 안정돼야 수익성이 개선되는데 금리 인하로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한은이 외환자금시장에 달러를 공급하고 있지만, 외환시장은 금융감독기관의 감시체제에서 운영되고 있어 시장에서 거래대금이 20억~3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든 것도 환율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원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은과 정부의 정책을 반신반의하는 것도 문제다. 한은이 은행채와 특수채를 환매조건부채권(RP) 방식으로 매수하겠다고 하자, 채권시장의 일성은 “그럼 회사채와 기업어음(CP)만 따돌림당하는 거냐.”는 것이었다. 실제 CP금리는 한은의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하락하지 않고, 지난 금요일과 똑같은 수준이었다. 3년 만기 회사채 금리의 하락폭도 국고채 금리 하락폭보다 훨씬 적었다. 기업으로 들어가는 돈줄에 대한 경색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장 관계자는 “실물경제도 급속히 나빠지고 우량기업들도 자금경색으로 도산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RP방식 외에 채권안정기금과 같은 ‘프레시 머니(Fresh Money)’를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와 한은의 원화 유동성 공급 정책은 금융과 실물경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적절하고 꼭 필요했지만 죽어가는 시장을 바로 되살릴 수는 없다.”면서 “다만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한국 정부는 시간을 벌면서 한국 경제가 견딜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증시 금리인하 ‘60분 약발’

    증시 금리인하 ‘60분 약발’

    ‘0.75%’라는 큰 폭의 금리인하의 효과는 ‘1시간 천하’에 불과했다. 오전 금리 인하 소식에 잠깐 진정되는 듯하던 금융시장은 이내 약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종일 출렁인 끝에 간신히 조금 오른 선에서 장이 끝났다. 시장은 여전히 대책을 불신하고 있고 인위적인 끌어올리기에 의지하고 있다. 대폭적인 금리 인하와 국민연금의 총알받이로 견딘 하루였지만 위태위태한 상황이 지속됐다. ●장중 900선 붕괴 27일 개장 초부터 하락해 91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금리인하 소식에 단숨에 960선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1시간쯤 지나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 하락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오후 2시터는 900선이 붕괴됐고 890선까지 무너질 뻔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5000억원대의 돈을 쏟아부으면서 946.45, 전거래일보다 7.70포인트 오른 것으로 장을 마쳤다. 결국 금리 대폭 인하는 국민연금 매수세만도 못했다는 얘기다. ●환율 10년 5개월만에 최고치 원·달러 환율 역시 마찬가지였다. 금리인하 약발 덕분인지 개장 초기 1384.9원까지 떨어졌지만 계속 상승세를 유지해 한때 1444.9원까지 올라갔다. 결국 지난 거래일보다 20.50원 상승한 1442.5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1998년 5월18일 1444원 이후로 최고치, 다시 말해 10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여전한 불안심리가 개입했다는 것이 분석이다. 이날도 증시에서 외국인은 여전히 326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 역시 3544억원을 내다팔았다. 국민연금이 투입되자 지수가 4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것도 한 방증이다. 오죽 매수세가 없었으면 국민연금이 5000억원대 매수 개입을 하자마자 증시가 이렇게 큰 폭으로 급반등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이 때문에 증권계에서는 자조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앞으로 은행채나 회사채도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증시만 쳐다보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국민연금마저 증시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폭락장은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날을 잘못 잡았다?” 택일에 실패했다는 말도 나온다. 한은의 급작스러운 금리인하 자체는 시장이 예상한 범위를 넘어선 과단성 있는 조치였지만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3.59% 빠지고 이에 따라 이날 중국·일본 시장이 6%이상 빠지면서 별 힘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차피 글로벌 위기라 국내 대응책 자체보다 해외 시장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얘기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통 금리 인하로 시중에 원화가 많이 풀리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낳는데 한은의 금리인하는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급한 불부터 끄겠다고 나선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환율만 올라버려 결과론적으로 날을 잘못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블랙먼데이 피해라” 정부 정책카드 총동원

    [기로에 선 금융위기] “블랙먼데이 피해라” 정부 정책카드 총동원

    정부와 한은의 이번 추가 대책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수단을 다 동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24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다우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연이어 유럽증시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은이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월요일(27일) 한국 금융시장의 붕괴는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부와 한은이 지난 19일 내놓은 ‘10·19금융안정대책’은 은행의 외채를 지급보증하고, 은행에 직접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은 외화유동성 공급 대책이었다. 그러나 지난 23일부터 시작한 총액한도대출 2조 5000억원 추가확대나 24일 증권사·자산운용사에 2조원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과 같은 대책들은 원화 유동성 공급 확대 대책의 시작이었다. 여기에 27일 긴급하게 열리는 한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의는 원화유동성 확대를 위한 결정판으로 이해된다. 정부와 금융위, 한은이 이처럼 강도 높은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것은 최근 금융시장이 철저히 무너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달 9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오히려 회사채 금리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와 기업어음(CP) 금리 등은 7년내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신용경색으로 자금이 돌지 않고, 이에 따라 증권·자산운용사들이 펀드런(펀드대량환매사태)의 가능성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은행채, 회사채 등을 채권시장에 던졌기 때문이다. 은행채 투매가 일어나면 은행채 금리가 급등하고, 더불어 CD금리가 은행채 금리를 따라 올라가면서 가계와 중소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으로 전이된다. 이 전이는 가계·중소기업 연체율증가로 이어지고, 은행들의 건전성 악화 등으로 금융기관 부실화 등의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정부가 이를 차단하기 위한 정책 추진은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날 미국시간으로 토요일 청와대에서 열린 서별관회의에 이어 일요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금융회의에서 모든 대책들이 논의됐을 것이고, 그 결론들이 27일 임시 금통위를 통해 발표된다고 이해된다. 이같은 조치로 시장이 안정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시장에서 발생한 외화·원화유동성 경색의 주범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몰고온 전세계적 금융경색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율 급등으로 기업들의 4·4분기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향후 수출감소 가능성이 대두돼 한국기업들의 기초체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외국계 투자은행(IB)들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일단 무역수지 흑자가 10월에 나타나고, 경상수지 흑자로 전환되는 지표가 나타나면 환율상승이 멈추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융위기→실물위기 악순환] 지갑엔 꺼내 쓸돈 없다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추락하는 경제성장률만큼 충격적인 것은 무역손실 등을 감안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의 전기 대비 증가율이 -3.0%라는 것이다. 환란 당시인 1998년 1분기의 -8.7%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국민들 자산가치 하락 악순환 GDI는 국내총생산에서 무역손실 등을 감안한 것으로, 실질적인 국내소득을 나타낸다.GDI가 악화되면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소비감소로 이어져 또다시 성장에 부담을 준다. 민간소비의 전기대비 증가율은 0.1%로 전분기의 -0.2%에 비해 개선됐고 설비투자는 0.9%에서 2.3%로, 건설투자는 -1.0%에서 0.3%로 약간 호전됐다. 그러나 이는 전분기의 상황이 나빴던데 따른 반사적 효과로 보인다. 소비·투자는 여전히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투자 여전히 바닥권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전세계 주식시장 폭락, 환율 폭등, 채권 약세 등으로 이어지며 국민들의 자산이 ‘반토막’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문제다. 2~3년 전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의 열풍이 불었고, 은행의 적금에서 증권사의 자산관리계좌(CMA)와 자산운용사의 펀드로 전국민이 옮겨갔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자녀들까지 모두 펀드 투자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수익률이 좋았으나, 전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국·내외 펀드에 가입한 국민들의 주머니는 수익률 마이너스 50%를 육박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도 30~50% 가까이 수익률이 하락한 상황이다. 저축은 없고, 투자가 반토막났으니 쓸 돈은 없다. 불경기로 일자리는 불안해진 상황에서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가 치솟고 자녀들 사교육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도 심리적 불안을 낳아 씀씀이를 악화시키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이라던 부동산 가격마저 최근 흔들리며 특정 지역의 경우 15~20% 가까이 하락해 자산가치 하락에 불안해하고 있다. ●내수침체로 일자리도 급감 이렇게 주머니 사정도 나쁘고, 소비심리도 악화되다 보니 내수침체가 문제가 된다.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수출증가율이 하락할 경우, 내수에서 받쳐 줘야만 일자리가 유지되고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는데 수입이 전년 3분기에 비해 전국민이 3.2% 감소했기 때문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금융시장 불안을 안정화시킬 대책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면서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해서 소비나 투자가 급감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반토막 난 주식, 두토막 난 가정

    반토막 난 주식, 두토막 난 가정

    이모(46·서울 강북구 미아동)씨는 남편 김모(48)씨와 이혼 소송 중이다. 남편이 노후 자금을 모두 날리고도 주식에서 손을 떼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부장인 김씨는 지난해 말 5억원을 2~3개 주식에 분산 투자했다.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원금 대부분을 잃었다. 김씨는 본전 생각에 발을 빼지 못했다. 집까지 담보로 잡히고, 처가에도 손을 벌려 계속 쏟아부었다. 이씨가 말려도 소용없었다. 이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이달 초 법원에 이혼신청을 했다. 이씨는 “주변에서 주가가 떨어지면서 이혼하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우리 가정이 그렇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본전 생각에 집담보 대출받아 ‘올인’ 주가 폭락으로 가정불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000선 밑으로 무너지고, 코스닥지수도 300선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등 주식 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가정불화를 넘어 파탄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유모(56·강남구 삼성동)씨는 30년간 꼬박꼬박 모은 남편 월급 1억여원을 지난해 6월 주식과 펀드 등에 투자했다. 검사와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딸에게 넉넉한 혼수를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주가지수가 2000선을 향해 치닫던 당시에 비하면 지금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이익은커녕 원금도 못 건질 판이다. 유씨는 남편에게 들킬까봐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며칠 전 딸 혼수 문제가 불거지며 들통이 났다. 결혼 28년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심하게 싸웠다. 이후 남편은 유씨를 거들떠도 안 보고 각 방을 사용하고 있다. 유씨는 “남편이 이혼하자고 할까봐 불안하다. 딸에게 엄마로서 면목도 없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최모(29·강남구 개포동)씨는 올 1월 증권사에 다니는 지인의 권유로 대기업 주식을 8000만원어치 를 구입했다.“곧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들 교육비 마련을 위해 꼭 해야 한다.”며 말리는 부인을 설득했다. 최근 들어 주가 대폭락을 맞아 4500만원을 잃었다. 연일 부인과 다퉜다. 며칠 전 동네 주점 앞에서 부인과 또 주식 문제로 설전을 벌이다 서로 치고받는 상황으로까지 번져 경찰에 입건되기까지 했다. 직장인 장모(40·마포구 염리동)씨도 요즘 아내와 매일 다툰다. 부인이 증권사에 다니는 처형의 말만 듣고 지난해 10월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처분한 돈을 주식과 펀드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네탓” 부부싸움 속출… 이혼신청까지 장씨는 “투자금액의 절반도 남지 않았다.”면서 “몇개월만 주식과 펀드에 굴려서 수익을 붙인 뒤 큰 평수로 이사가려고 했는데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장씨는 “아내를 탓하지 말자고 하루에도 몇번씩 다짐해도 막상 퇴근 후에 아내 얼굴을 보면 짜증이 난다.”고 하소연했다. 가족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10월 현재까지 부부불화 상담 건수가 월평균 334건 정도 되는데, 이 중 주가급락 등에 따른 불화로 상담을 받은 이들이 60~70%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주식폭락으로 부부관계가 사랑의 관계가 아닌 돈을 중심으로 한 거래관계로 변질되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다.”면서 “대다수 투자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부부간에 상처를 주기보다는 서로 위로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훈 황비웅기자 hunna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어찌 사나…” 돈 걱정 가득 인터넷카페 ‘카더라’ 육아법 피해 속출 [금융위기→실물위기 악순환] 지갑엔 꺼내 쓸돈 없다 유진 “팜므파탈 연기도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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