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증권사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정책 역량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중앙회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테니스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학생회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721
  • 은행→ 신협→ 보험→대부업체→ ?

    은행→ 신협→ 보험→대부업체→ ?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카드사, 대부업체 등으로 넘어가는 연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9월 말까지 가계대출은 882조 4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2조 1000억원 늘어났다. 이 중 은행은 1조 4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조 2000억원 늘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운데 하나인 저축은행은 아예 1조 1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보험·카드·증권사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기관은 9조 4000억원이나 늘었다. 이 중에서도 증권사, 대부사업자 등이 포함된 기타금융중개회사가 6조 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주택금융공사가 예금은행 등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저당증권(MBS)으로 유동화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나 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판매신용)까지 합한 가계신용은 9월 말 현재 937조 5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3조 6000억원 늘어났다. 사상 최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6% 늘었다. 이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1.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물가상승률(7월 1.5%, 8월 1.2%, 9월 2.0%)을 고려해도 여전히 부채 증가세가 더 빠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금융공사가 유동화한) MBS도 결국 투자수익과 손실이 나는 상품으로 금융시스템 차원에서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대출자들이 점점 위험이 더 큰 대출기관으로 옮겨 가는 풍선효과가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드사나 할부금융사의 판매신용도 여름 휴가철과 추석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9월 말 잔액은 55조 1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조 5000억원 늘어났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개화의 짜장면이 조자룡이 휘두르는 군더더기 없이 모범적인 청홍검의 칼날이라면 신승관의 짜장면은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관운장의 청룡도와 같달까.’  짜장면 맛이 이렇게 비유된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점심에 두 곳을 다녀왔다. 개화는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 쪽에, 신승관은 북창동 깊은 골목에 있다. 직선 거리로 400m쯤 떨어진 두 집의 짜장 맛이란, 당대를 호령한 두 호걸의 범상치 않은 기상을 빼닮았다. 신승관이 조금 깔끔했고 개화가 여러 맛이 반짝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문과 방송을 타거나 대형 문고의 베스트셀러 추천 없이도 일주일 만에 재판에 들어간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출판사 올)을 쓴 이영승(38)씨를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로비에서 만났다. 책에 쓴 대로 약간 무서움이 느껴지는 첫 인상.  지면에 실릴 사진부터 급하게 찍은 뒤 한 식당으로 옮겨 보리굴비로 점심을 들었다. 한창 때 친구와 10시간 동안 소주 스무 병을 비웠다고 책에서 털어 놓았던 술꾼과 2시간 동안 꾸덕한 굴비를 뜯어 안주삼아 술잔을 털었다.    Q. (기자보다 열한 살 아래라 별로 그렇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실례지만 정말 나이들어 보이네요. 좋아하는 음식으로나 그걸 표현하는 문체로 보나 마흔쯤은 됐을 것이라 짐작했는데요.  A. 네. (남들이) 애늙은이라고들 합니다.  Q. 그런데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사신 분이 어떻게 꾸덕하다는 표현도 알고 그래요.  A. 2006년 무렵 식도락동호회 다인포유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처음엔 낯도 가리고 해서 피하기도 했는데 술은 워낙 좋아했으니까 술자리 있다고 하면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하나둘 블로그를 시작하길래 구경하곤 했죠. 마침(? 6년동안 사랑했던 여인도 떠나고 해서) 나도 한번 해보자 시작하게 된 거죠.  연배가 한참 위인 사부들이나 형님, 누님들과 어울려 음식먹는 법을 배우게 됐지요. 그때야 술먹는 재미가 거진 다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어지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해서 ‘사진 참 못 찍네’ 이렇게 구박맞기도 하면서 열심히 블로그 질 했어요. 이게 뭐가 맛있어요, 제가 그러면 그분들은 씩 웃으면서 너도 나중에 알게 돼, 이러시더라고요. 정말 그대로 됐고요. 그런 분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말과 표현도 배우고,  Q. 주식9단이란 블로그 명(名)은 어떻게.  A. 당시 모임의 한 누님이 제 이력을 보고 술 주에 음식 식, 주식 9단이라 하지 그러냐고 하세요. 음 괜찮네, 하고 쓰게 됐죠.  Q. 책 제목을 검색해보니 신문 등에선 전혀 소개되지 않았는데도 인터넷에선 상당히 많이 소개됐더군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맛이라고.  A. 그런 건 아니고. 정반대로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려 하는 것뿐이지요. 이제 블로그는 그만 둘 생각인데 그동안 제가 7년 동안 발품팔아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정리했다는 생각에 고맙고 그렇더라고요.  Q. 블로그는 왜 정리하는데요.  A. 처음엔 많은 이들이 몰려와 글 읽고 댓글 달고 그러면 신나서 또 카메라 챙겨 떠나곤 했지요. 뭣도 모르고 그랬어요. 한없이 교만해지고. 입맛도 간사해지고.  다른 블로거들이 공짜로 밥 먹거나 터무니없는 대가를 원하는 경우도 봤어요. 저도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게 싫어 손사래를 치곤 했어요.  그런데 하루 오천명씩 들어와 제 글 읽고 그러니 제가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도 싫고. 제가 자꾸 그런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이제 그만 두려고 하지요.  Q. 책은 잘 나가나요.  A 전 관심없어요. 2년 전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내 주제에, 하는 생각에 몇 차례 고사하다 지난해 초 시작해 올해 초 책을 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어요. 그런데 출판사 쪽에서 다른 책 일정도 있고 맛집 얘기를 다뤘으니 봄과 여름보다는 가을에 내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번에 나오게 된 겁니다.  Q. 그런데 관심없다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A. 제가 7년 가까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고 그 성과를 한 데 모아 정리했으니 그걸로 된 겁니다. 출판사가 제 책 때문에 돈 많이 벌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얼마 전 재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증권사 펀드매니저, 투자자문사 대표를 거친 그는 지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일을 하고 있다. 승부근성이 있어 보였다. 주위에선 한번 빠져든 일에는 무섭게 빠져드는 그의 성격대로 책이 나왔다는 평을 한다고 했다. 서른다섯 가지 음식의 역사나 식재료의 유래로 글머리를 열고 서울의 맛집 다섯 곳을 꼽은 뒤 음식에 얽힌 개인사를 풀어냈다. 어릴 적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가 중학교 2학년 가을, 청계천 들러 ‘빽판’ 사들고 간절히 구하던 Keith Jarret의 앨범이 폐점하는 음악카페 가면 있을 것이라는 말 듣고 난생 처음 찾아간 명동에서 난생 처음 명동칼국수를 먹고 행복했던 추억 등이 동시대를 산 이들에게 즐거운 삽화로 다가온다. 술친구와 해장술 푼 사연, ‘빠돌이’로 한창 놀 때 순대해장국 먹은 사연 등 쿡쿡 거리고 읽을 객담도 빠뜨릴 수 없다. 혼자 지내는 이들을 위한 레시피를 곁들인 것도 눈에 띈다.    Q. 어느 정도로 열심이었나요.  A. 블로그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서울 안의 화상(華商)이 하는 중국집 서른다섯 곳을 모두 돌아보겠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석달을 중국 음식만 먹으니 입에서 느끼한 맛이 떠나질 않았던 적도 있지요. 동호회에서나 누군가 어디가 맛있더라, 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달은 신용카드 청구서가 천만원을 넘은 적도 있었고요.  Q. 출간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든지, 재개발로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든지 해서 다시 점검했을 것 같은데요.  A. 음식별로 다섯 집씩 골랐으니 모두 175곳이 소개됐는데 맨 앞의 TOP PICK은 한 번씩 다 돌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집들의 절반 정도도 다시 확인했어요. 값뿐만아니라 내가 표현한 내용이 진짜로 맞나 의심스러워 다시 찾기도 했고요. 사진을 다시 찍은 곳도 여러 곳인데 음식 사진이란 게 차라리 옛것이 좋은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Q. 그렇게 다섯 곳씩 고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느 메뉴를 가장 고민했나요.  A. 짜장이었습니다. 이품(서대문구 연희동)이냐 개화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어요.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메뉴이고 모두들 ‘거기에서 거기 아냐’ 생각하기 쉬워서요. 골라놓고 보니까 동전던지기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멏 갈피만 들춰보면 그의 몸피에 어울리지 않게 참 꼼꼼한 성품을 알 수 있다. 6000원 남짓으로 포만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김치찌개집부터 정말 소중한 이에게 대접하고 싶은 값비싼 코스 요리까지 망라했다. 기자도 가끔 찾는 하동관 주인의 면면이 바뀐 사연, 을지면옥과 필동면옥 주인 가계도 등등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두루 꾸며 놓았다.    Q. 결국 책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뭘까요.  A. 사람이 음식 맛의 절반을 넘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라도 구례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더니 갓김치 등 여염집에서 먹는 반찬을 내주시더라고요.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탕수육을 시켜 소줏잔을 부딪히고 있자니까 이번엔 홍어회를 내오시더라고요. 중국집에서 홍어회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푸하하.  그런데 몇 년 뒤 그 집을 찾았더니 없어졌더라고요.  요 뒤 배춧국을 잘 끓이던 ‘내강’도 주인 부부가 나이 들어 도저히 못하겠다고 두손 들어 버렸어요. 저도 책에 담지 못했는데 얼마 전 들렀더니 주인도 바뀌고 메뉴도 여러 가지로 늘었는데 너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Q. 그런 집 중에 인사동 ‘할머니 칼국수’와 ‘유진식당’도 있어요. 책에 써놓은 것을 보니 반갑더라고요.  A. 유진식당 어르신은 저희들 가면 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했어요. 가끔 큰아들이 말 안 듣는다고 푸념도 늘어놓으셨지요.  Q. 그래도 요즘은 마음잡고 가게를 보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얼마나 드나들면 그렇게 주인과 대화가 통하게 돼요.  A. 아, 저희가 워낙 시끄러워서요. 그냥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보면 그런 얘기도 주고받게 돼요. 그건 그렇고 하여간 그런 식당들이 개발 논리에 떠밀려 사라진다는 게 안타깝죠. 인사동 칼국수집만 해도 체인점을 낸다 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것 같고요.  Q. 에필로그로 왕십리 해장국집 ‘대중옥’에서 느낀 소회를 풀어냈어요. 그런데 왜 날짜가 그렇게 한참 전인 거지요.  A. 2010년 12월 31일이라고 돼 있죠.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느낌이 좋아 그대로 책에 옮겼어요. 대중옥은 강남으로 옮겼는데 그 집도 한 번 가봤어요. 아무래도 그 때 맛이 살아나지 않더라고요. 깔끔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맛집을 좋아하는 세상의 흐름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 한번, 이런저런 이유로 고급스럽게 접대할 일이 있을 때 찾아갈 만한 집을 소개하긴 했지만 그보다 사람 냄새 나는 맛집, 노포(老鋪·대를 이어 내려온 가게)를 좋아하는 거지요.    그는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긴 세월 국밥을 끓여내 묵은 때가 진하게 묻은 타일, 하루에 수십 수백 그릇의 국밥을 잉태하던 듬직한 무쇠솥, 요새 웰빙족들이 알면 난리가 날 귀여운 퍼런색 플라스틱 국장, 이젠 어떤 것 위에 올려져도 진이 다 빠져 초연할 것만 같은 나무 솥뚜껑, 오로지 국물맛과 토렴에만 집중하시는 아주머니까지 모든 게 사라져간다.’  좋은 요리란 뭘까.  그런 맛을 부르는 서늘하고도 알싸한 가을바람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석동 뚝심 ‘빈 메아리’ 증권사들은 ‘망연자실’

    김석동 뚝심 ‘빈 메아리’ 증권사들은 ‘망연자실’

    “금융 부문의 개혁을 이뤄 내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미래 보장이 안 된다. 대형 투자은행(IB)은 대한민국 미래의 꿈이다. ‘되겠나’ 하는 생각도 있겠지만 두고 보라.”(2011년 7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세미나’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 취임하자마자 IB와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코넥스·KONEX), 대체거래소(ATS)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야심차게 추진하며 대한민국의 ‘미래’까지 연결지었던 김 위원장의 계획은 법 개정 무산으로 결국 공허한 메아리로 남게 됐다. 정부를 믿고 신규사업을 준비해 온 증권사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대체거래소 등 차기 정부로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금융회사에 프라임 브로커(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증권대여·자금지원·자산의 보관 및 관리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 서비스,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등 종합금융투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핵심이었다. 한국거래소가 독점해 온 증권거래 시스템을 보완하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허용, 코넥스 설립 등도 들어 있었다. 하지만 IB 업무는 일부 대형 증권사에 혜택이 돌아가 ‘경제민주화’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대체거래소와 코넥스 등은 대선을 앞두고 시급한 민생법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각 차기 정부로 공이 넘어갔다. 장외거래 중앙청산소(CCP) 도입 등 일부가 살아남아 23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지만 ‘핵심’은 모두 빠졌다. 특히 총 3조원 이상을 증자한 삼성·우리투자·대우·한국투자·현대증권 등 5개 증권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늘린 자본금 굴릴 곳 마땅치 않아” A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위 등 정부가 판을 깔아 놓고 돈을 늘려야 자격이 된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증자에 참여한 것 아니냐.”면서 “자기자본 대비 실질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당분간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여 주주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0월 1조 1200억원을 증자한 KDB대우증권의 올해 1분기 ROE는 2.2%로 지난해(4.2%)의 반 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B증권사 관계자도 “거래대금이 줄고 과당경쟁에 의한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가중되는 마당에 주주들이 ROE 저조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물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IB업무 등에 대비해 자본금을 늘려 놓았는데 법 개정 불발로 신규사업이 막히자 증권사들은 이 돈을 굴릴 곳을 찾느라 바빠졌다. 단기 차입금을 장기로 전환하거나 부채를 갚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생각이지만 돈을 불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C증권사 관계자는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투자 등 돈으로 돈을 불리는 비즈니스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내년 법 개정 재시도” 한국거래소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대체거래소 설립도 요원해졌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투자자들은 거래비용이 덜 드는 거래소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 또한 국회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금융위는 내년에 법 개정을 재시도하겠다며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교보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 야당 의원들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겠다는 게 김석동 위원장의 생각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한 주범이 바로 대형 금융자본”이라면서 “소수의 돈 많은 금융자본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어 새 정부에서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증권특집] 안정성 +고수익 투자 혜택 듬뿍, 맞춤형 재테크 황금 노후 활짝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가 2%대로 내려앉았다. 1000만원을 은행에 맡기면 한달에 2만원 남짓한 이자를 받는다는 얘기다. 예전에는 은퇴해도 퇴직금 등 목돈을 넣어놓고 이자로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은행·보험·증권사들의 금리를 결정짓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2.75%까지 떨어진 까닭이다.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는 돈 불리기가 쉽지 않다. 안전성만 따지면 연 2~3%대 예·적금에 투자해야 하지만 고령화로 오래 살게 된 점을 고려하면 수익도 포기할 수 없다. 주식이나 채권 등에도 안전하게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저금리 고령화 시대를 겨냥한 맞춤형 전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증권사들의 히트상품을 소개한다.
  • [시론] 저금리시대에 살아남는 법/정병욱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

    [시론] 저금리시대에 살아남는 법/정병욱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

    현재 저금리·저성장 기조는 경기순환적 요인이라기보다는 경제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따라서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등의 경제위기는 단기간에 회복된 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저성장 기조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문제는 잠재성장률 및 실질금리를 하락시켜 저금리·저성장 기조를 고착화시킬 수 있는 근본 요인이기도 하다. 저금리·저성장은 은행, 비은행, 보험, 금융투자 등 금융산업 각 업권의 건전성에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은행 부문은 저금리로 인해 수익성이 줄고, 저성장으로 인한 부실자산이 늘 수 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장기불황에 민감한 가계대출과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부실 증가가 우려된다. 보험 부문은 자산운용 수익률이 악화되는 한편 역마진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 부문은 저금리 기조 하에서 발생하는 안전자산의 낮은 수익성이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저성장 기조로 투자자의 위험회피 성향이 늘고 투자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투자자금이 자본시장을 이탈하는 비정상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및 운용사의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는 기존의 자산운용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장기불황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보수적 자산운용을 원한다. 그러나 저금리로 인해 국공채, 예금 등에 대한 투자는 물가상승률에 준하는 수익률조차 얻기가 어렵다. 또 위험에 대한 보상이 반영돼 높은 수익을 주던 주식, 채권 등도 과거 성장경제에서 보여주었던 수익성을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폐해로 인식되어 왔던 단기투자, 몰빵투자, 쏠림투자를 지양하고 시장상황에 따른 합리적 수준의 기대수익과 위험을 목표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저금리·저성장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고채, 예금 등의 안전자산 및 채권,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 대상에다 대체투자상품, 실물자산 등 투자대상을 다양화해 자산운용의 절대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과도한 부채는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것이라 이를 해소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레버리지(차입)에 의존한 투기적 자산의 운용 및 형성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 앞으로 각 경제주체의 자산운용 관련 의사결정은 저금리·저성장이라는 새 패러다임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 금융업권별 건전성을 유지하고 금융소비자의 새 수요를 반영시킬 수 있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 이들 상품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맞춰 각 업권의 리스크를 계속 감시하고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시장환경 변화에 맞는 투자상품 및 영업모델 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 체계 보완 및 관련 법 개정 등 제도적 지원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보험 부문은 자산운용상 비율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대상 확대 및 환헤지 규정 완화를 통한 신흥시장국가로의 투자 확대 등이 규제 완화를 통해 확보되면 업계의 먹거리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금융투자 부문에서 사모펀드의 설정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 진입요건 완화 등의 규제 완화는 투자 선택의 폭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주요 고려 사항이 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소비자, 기업, 금융업계가 장외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수단을 활용해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기존 성장경제 틀의 관성들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저금리·저성장 기조라는 새 패러다임에 적합한 금융당국, 각 금융업권, 금융소비자들의 적응과 협력이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변화에 상응하는 금융업권의 상품 및 영업모델 개발, 투자자의 변화된 자산운용 방식, 금융당국의 앞서가는 금융정책 및 건전성 감독이 선순환될 수 있는 장이 빨리 마련될 때 우리 경제는 재도약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대선에 밀려… 경제·민생법안 ‘찬밥 신세’

    대선에 밀려… 경제·민생법안 ‘찬밥 신세’

    요즘은 5년마다 찾아오는 ‘정치의 계절’이다. 대선 캠프는 물론 여야 정치권 모두 정권 창출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바람에 내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등은 물론 서민생활 안정과 내수 활성화 등 경제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이 민생은 외면한 채 선거만 의식한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19대 국회 들어 정부가 제출한 법안 236건 가운데 처리된 법안은 20건에 불과하다. 특히 경제정책 관련 법안 26건 가운데 심의가 끝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새로운 경제 발전 동력을 서비스업에서 찾은 정부는 지난 국회에서 폐기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지난 7월 재상정했다. 이 법은 경쟁력 있는 서비스 기업의 창업 및 국외진출 지원과 필요한 자금·인력 지원, 조세 감면 등의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야당과 의료계는 ‘의료기관 민영화 의도가 숨겨 있다.’면서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다. 재정 당국 고위 관계자는 “녹색기후기금(GCF) 유치로 국내에 들어올 외국인에 대한 고급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받기 위해 외국에 나가는 내국인을 줄이기 위해 교육·의료 등에서 고급 서비스 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대선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일부 집단의 목소리에 과도하게 휘둘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국회에서 폐기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다시 상정했지만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연내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춘 대형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 신규 업무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야권은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새 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경제민주화에 어긋난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을 탄력 운영하는 ‘주택법 개정안’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안’ 등도 야권이 ‘부자 감세’, ‘강남 특혜’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통해 내놓은 양도세 중과 폐지가 무산되면 다주택자의 퇴로가 좁아져 부동산 경기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 예산안은 예산을 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위가 계수조정소위원회 인원 배분을 놓고 공방을 거듭하고 있어 논의조차 시작되지 못했다. 계수조정소위는 상임위에서 제출한 예산안을 증액·삭감한다. 새누리당은 선진통일당과 합당하면서 인원이 늘어났으니 계수소위에서도 새누리당이 과반을 얻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여야 동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내년 예산 중 일부를 신임 대통령 몫으로 남겨야 한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여당의 반발도 심하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여야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자고 합의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대선 이후로 일정을 늦춰야 할 판국”이라고 귀띔했다. 세법개정안 통과도 쉽지 않다. 정부는 현행 소득세 과표체계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여야 모두 ‘부자 증세’를 위해 과표를 조정하고 최고구간 세율을 높이자는 입장이다. 특히 야당은 법인세와 관련, 최고 세율을 높이는 수정안을 내놨다.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세입 추정이 어려워 예산안 처리도 힘들어진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비번’이 보였다가 사라지네

    ‘비번’이 보였다가 사라지네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손으로 문지르거나 라벨을 떼면 은행 로고와 카드 번호가 뜨는 보안카드가 나왔다. ㈜와이비엘은 15일 특수 기능의 필름 등을 이용해 ‘매직보안카드’와 ‘특수라벨보안카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매직보안카드는 특수필름이 붙어 있어 카드번호 부분을 손으로 문지르면 일시적으로 카드번호가 보였다가 사라진다. 특수라벨 카드는 라벨을 떼고나면 발급은행 로고가 표면에 나타난다. 정보 유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한 셈이다. 현재 나와 있는 보안카드는 사용이 쉽고 편리하지만 분실 때 타인에게 번호가 쉽게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용배 와이비엘 대표는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보안카드 번호 누출방지 카드 개발을 요청받아 안전성을 강화했다.”면서 “향후 해외시장 수요 발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현금만이 살 길” 기업들 유동성확보 총력

    “현금만이 살 길” 기업들 유동성확보 총력

    기업들이 내년 경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자 ‘돈맥경화’에 대비해 너도나도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져 기업공개(IPO)도 쉽지 않다 보니 기업들은 유상증자와 채권 발행 말고는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정유사, 돈 가뭄 대비 유동성 확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14일 인천공장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인천공장이 정유공장으로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보고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PX)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게 됐다는 게 SK에너지의 설명이다. 정유공장인 이곳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 지역에 위치해 대규모 유조선 정박이 불가능하다. 충분한 분량의 원유를 공급받지 못하다 보니 그간 가동률이 50%를 밑돌았다. GS칼텍스도 이달 말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이미 올 들어서만 1조 1500억원어치를 찍어내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올 들어 75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최근 3년(2009~2011년)간 연평균 발행액(2500억원 안팎)의 3배에 달한다. 정유업계는 최근 정제 마진(원유로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 팔아 남는 이익) 변동이 심해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한 데다 경기침체로 당분간 괄목할 만한 수요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상당한 현금을 쌓아 둔 기업들도 저금리 기조를 활용해 추가 자금을 조달하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78%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금리 낮을 때 자금 확보” 발 빠른 행보도 현대기아차가 6000억원(현대차 3000억원, 기아차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다음 달 각각 3000억원 안팎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은 만기가 없는 채권인 영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상선은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동시에 3억~5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도 준비 중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특별히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계는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아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지난달 각각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공모에 나섰지만 흥행에 실패해 주관 증권사가 물량을 매입했다. 대림산업도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진행하고 있지만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회사채 흥행에 실패하자 금융사들이 중견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을 맡지 않으려 한다.”면서 “중소형 건설사들은 유동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산업부 종합 superryu@seoul.co.kr
  • 내년 ‘나이키형 성장’ 가능할까

    내년 ‘나이키형 성장’ 가능할까

    최근 일부 경기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바닥 통과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우리 경제가 완만하게나마 바닥을 찍고 회복되는 ‘나이키형’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본다. 하지만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바닥 국면이 오랫동안 지루하게 이어지는 ‘L자형’ 모습을 예측한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공식적으로는 3.3%로 고수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2%대 초반으로 수정한 상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3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에 그쳐 올해 2%대 중반 성장도 어렵다는 게 내부 공감대”라면서 “최근 글로벌 위기 국면에서 우리나라만 거의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흑자가 늘어났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의 흐름을 거스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내년에 우리 경제가 회복될 것인가다. 정부 전망치는 ‘4% 안팎’이다. 다음 달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3%대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진단에는 변함이 없다. 경기가 급반등하는 ‘V자형’까지는 아니더라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올 4분기부터 ‘나이키’ 로고 형태로 완만하게 반등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4%에 가깝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등의 분석은 정부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와 연구기관 25곳의 내년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3%대 초반(3.2%)이다. 비교적 낙관적으로 본 현대경제연구원(3.5%)과 미래에셋증권(3.6%) 등도 3%대 중반이다. 삼성증권(2.6%), 금융연구원(2.8%), 일본 노무라증권(2.5%) 등은 아예 2%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10곳의 평균 전망치는 지난달 말 현재 3.1%다. 여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자리한다. GDP 대비 수출 의존도가 50%를 넘는 우리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세계 경기 회복을 통한 수출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은 ‘재정절벽’(급격한 정부 지출 감소와 감세 혜택 종료) 위험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중국도 올해에 이어 내년 7%대(7.8%) 성장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리스 등 유럽 지역의 재정위기 우려도 여전하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기 하락세는 내년 초에 멈추겠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초 제시했던 내년 성장률 전망치(3.3%)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도 “박 장관의 기대와 달리 실물경제 상황이 훨씬 좋지 않다.”면서 “최근의 저성장 추세가 최소한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금융권 ‘불황탈출 감원 공포’ 여전

    삼성생명이 올해 감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여전히 살얼음 분위기다. 걱정했던 ‘삼성발 구조조정’이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장기불황 여파로 금융권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측은 7일 “연말에 희망퇴직을 받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입사원 공채도 평년 수준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은 생명보험업계 1위이지만 최근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업계 전반이 큰 타격을 입은 데다 10년 만에 경영진단까지 실시해 ‘구조조정 임박’ 소문이 파다했다. 이를 의식해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임직원에게 “희망퇴직은 없다.”며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은 올 4~6월에 23.22%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26.85%)보다 3.63% 포인트나 줄었다. 이 기간 운용자산 이익률도 연 4.7%에 그쳤다. 삼성생명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기로 함에 따라 다른 금융 계열사인 화재·카드·증권 등도 감원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감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2년 연속 150여명씩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터다. 삼성카드도 비슷한 태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대선 정국의 경제민주화 요구 등을 의식해 감원을 자제하고 나섰지만 금융사마다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어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증권사는 이미 지점 폐쇄 등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카드사들도 일부 신규채용을 줄이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은행권도 구조조정 공포에 떨고 있다. 칼을 먼저 빼든 곳은 외국계다. 씨티은행이 연말까지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앞서 SC은행은 지난해 말 850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KB금융은 그룹 측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감원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연임 반대 시끌시끌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연임 반대 시끌시끌

    김봉수(59)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임기 1년 연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임기 연장을 반대하며 퇴진 운동에 나설 움직임이다. 거래소 노조는 “밀실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수백 건의 공시정보가 유출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음에도 김 이사장이 연임된 것은 의아하다.”며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 공공기관의 수장 자리가 퇴직 관료의 자리보전용으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와 부산금융중심지정책연구소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고 “김 이사장은 재임기간 중 거래소의 부산 본사 기능을 후퇴시켰다.”며 연임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성명서는 “파생특화 금융중심지 성공에 매우 중요한 라우터(파생상품 접속장치)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부산에는 전산센터만 두고 시세정보 분배시스템은 서울에 둠으로써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었다.”며 “금융중심지 조성에 앞장서야 할 김 이사장이 오히려 이를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조성렬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김 이사장에 대한 부산지역 정서가 좋지 않다.”면서 “이사장 직을 계속 맡는다면 연임 반대 시위 등 퇴진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매년 국감 때마다 ‘낙하산 사장’ 논란이 일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면서 “주주들은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김 이사장을 1년 연임시키기로 한 게 과연 주주들과 직원들의 뜻이었겠느냐.”고 반문한 뒤 “느닷없이 밀실에서 얘기해서 결정됐다.”고 비판했다. 임기를 두 달이나 앞두고 연임 결정이 나온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오는 12월 29일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김 이사장의 1년 연임을 거래소에 공식 통보했다. 이 때문에 경제관료 출신의 모 실세 국회의원이 강하게 밀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분분하다. 한 금융권 인사는 “김 이사장이 눈에 띄는 업적을 세운 것도 아닌데 연임 결정이 나온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안 된다.”면서 “정권 말 인사 난맥상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꼬집었다. 금융위 측은 “인사추천위원회 등 불필요한 절차를 막기 위해 서둘러 발표한 것일 뿐, 규정상 문제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김 이사장 재임 기간 중 증권시장의 부당거래는 더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올 3분기까지 불공정거래 사건을 조사해 처리한 건수는 174건으로 지난해보다 29건, 2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대한 위법사항이 발견돼 검찰에 이첩된 사건은 146건으로 지난해보다 43.1%나 늘었다. 지난 8월에는 거래소 직원이 공시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자살하는 사건이 나오기도 했다. ‘편중 인사’도 시빗거리다. 키움증권사 대표이사 및 부회장을 지낸 김 이사장은 거래소의 비상임이사 8명 중 2명을 같은 증권사 출신으로 앉혔다. 사외이사 한 자리는 2006년부터 내리 삼성선물 사장에게 맡겼다. 4명이나 사외이사를 거쳐가다 보니 아예 업계 몫의 사외이사 한 자리는 삼성선물 자리로 비워 놓기까지 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또 집중포화를 맞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김 이사장이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해 동남아 증권시장에 한국 자본시장의 유전자(DNA)를 심는 등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하지만 공과를 떠나 이사장 임기가 연장된 경우가 처음이어서 연임을 둘러싼 잡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계열사 펀드판매 50%이하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50% 이하로 제한하는 ‘50% 룰’이 도입된다. 자산 운용사의 위탁매매, 보험사 변액보험 위탁 등도 전체 물량 중 50%를 넘어선 안 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비판에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자 직접 규제에 나선 것이다. 펀드 판매사는 매 분기 계열사 펀드의 신규 판매 금액이 총 금액의 50%를 넘어선 안 된다. 단, 머니마켓펀드(MMF)는 상품 간 차별성이 크지 않고, 대규모 기관자금이 수시로 입·출금되는 측면을 고려해 제외된다. 운용사가 펀드를 운용하면서 계열 증권사에 내는 위탁매매 주문도 50% 룰이 적용된다. 위탁매매 수수료 지급기준에 대한 공시도 강화된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신한銀 5% - KB자산운용 8.87% ‘최고’

    신한銀 5% - KB자산운용 8.87% ‘최고’

    소비자가 직접 은행(신탁), 증권사(펀드), 보험사(보험)의 연금저축상품 수익률과 수수료 등을 손쉽게 평가할 수 있는 ‘연금저축 통합 공시시스템’이 31일 문을 열었다. 노후 대비 필수품으로 거론되는 연금저축 가입을 고민했던 이들에게 참고서가 생긴 격이다. 어느 회사의 어떤 상품이 판매 후 좋은 성적을 냈는지 변동성이 낮은 채권형을 기준으로 직접 비교해 봤다.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평균 수익률이 가장 좋은 상품은 신탁의 경우 신한은행의 ‘연금신탁 채권형 제1호’였다. 수익률이 5%(2001년 2월 출시)다.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는 데다 웬만한 정기적금 금리가 연 3~4%인 점을 감안하면 우등생인 셈이다. 부산은행의 ‘연금신탁 채권형 제1호’(4.97%)와 경남은행의 ‘연금신탁 채권형 제1호’(4.88%)가 뒤를 이었다.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연금 국내외채권 증권전환형 자투자신탁’이 연평균 수익률 8.87%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 글로벌다이나믹 연금증권전환형 자투자신탁1호’( 8.36%)였다. 연금저축보험은 초기 설계사 수수료가 많아 장기 수익률로 따져봐야 하는 만큼 비교대상에서 제외했다. 은행과 증권사의 연금저축 상품 비교는 과거 수익률을 토대로 판매시점 이후의 연평균 수익률로만 따져본 것이다. 조운근 금융감독원 연금팀장은 “경기변동 상황과 금리 등에 따라 추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과거 수익률이 앞으로의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연평균 수익률은 참고잣대의 하나로 봐야 한다.”면서 “연금저축은 10년 이상 장기상품인 만큼 출시일과 수수료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은행의 ‘연금신탁’은 2.80%로 신탁 가운데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전북은행의 ‘연금신탁 채권형 제1호’ (3.67%), 국민은행의 ‘KB실버웰빙연금신탁’(4.03%)도 실적이 저조했다. 펀드의 경우 ‘IBK 연금증권 전환형 자투자신탁(국공채)’이 1.92%로 최하위였다. 출시한 지 석 달밖에 안 돼 수익률이 아직 낮다는 게 IBK자산운용사 측의 해명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행복한연금증권자투자신탁1호’(2.84%),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신연금코리아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제1호’(3.29%)도 꼴찌권을 다퉜다. 삼성자산운용사 측은 “금리 변동 리스크를 지기 싫어하는 고객들이 주로 가입하는 안정성 위주의 상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 등 자세한 정보는 통합공시시스템(www.fss.or.kr)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업계, ‘움직이는 광고판’… 야구선수 ‘몸’을 훔쳐라

    [경제 블로그] 금융업계, ‘움직이는 광고판’… 야구선수 ‘몸’을 훔쳐라

    ‘야구선수의 신체 부위에서 가장 비싼 곳은?’ 올해 프로야구 관중이 7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리면서 금융사의 야구 광고 마케팅이 치열해졌다. 야구 경기가 보통 3시간을 넘으면서 TV 중계에 선수의 유니폼과 장비 로고 광고도 그만큼 길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프로야구 8개 구단은 후원금을 받고 주로 그룹 내 계열사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업체들의 로고 광고를 집중적으로 싣고 있다. 가장 광고 단가가 비싼 부위는 선수들의 ‘어깨’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방송 중계에 가장 장시간 노출되는 부위가 가장 비싸다고 보면 된다.”면서 “선수 어깨 로고는 거의 방송 내내 보인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어깨 로고에 대한 연간 후원금은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슴 부위는 어깨와 비슷하거나 약간 적다. 그 다음은 머리 부위다. 헬멧의 로고 광고는 평균 7억~8억원, 모자는 2억~5억원이다. 최근 포수 가슴보호대에도 광고가 허용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가슴보호대 로고 광고는 2억~3억원 수준이다. TV 카메라에 자주 잡히는 포수 뒤편의 광고판도 비싸다. 삼성생명 등이 이 광고를 하고 있는데 최소 억대는 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외 광고판은 1000만원대 수준으로 보험,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살림이 열악한 증권사들이 많다. 경기 실적에 따라 금융사들의 희비도 엇갈린다. 치열한 접전 끝에 SK가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한국 시리즈에 올라가자 가장 크게 웃은 곳은 하나SK카드였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섀도 뱅킹 1268조… 금융불안 뇌관으로

    섀도 뱅킹 1268조… 금융불안 뇌관으로

    우리나라의 그림자 금융(섀도 뱅킹) 규모가 1300조원에 육박해 또 하나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진국에 비해 증가세가 가팔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섀도 뱅킹 현황과 잠재 리스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한 2007년부터 2010년까지의 우리나라 섀도 뱅킹 성장률은 연평균 11.8%다. 같은 시기 일본(-6.6%), 미국(-2.4%), 영국(-2.0%) 등의 섀도 뱅킹 규모가 축소된 것과 대조된다. 증가세를 보인 유로지역(3.9%)도 소폭에 그쳤다. 이범호 한은 자금시장팀 과장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섀도 뱅킹에서 촉발됐기 때문에 미국 등은 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반면, 우리나라는 증권사 등의 역할이 더욱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섀도 뱅킹 규모는 1268조원이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자산(2485조원) 규모의 절반이다. 2010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102.3%로 GDP보다 많다. 영국(476.8%), 유로존(175.4%), 캐나다(160.4%), 미국(160.1%)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일본(65.3%)보다는 이 비중이 높다. 이 과장은 “섀도 뱅킹이 늘어날수록 금융시장 불안도 커진다.”면서 “(섀도 뱅킹) 거래가 갈수록 복잡해져 규제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섀도 뱅킹이 경기에 민감한 것도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둔화나 하강기에는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금융권역 간 구분이 약화했고, 장기 시장금리가 낮은 수준을 지속해 금융기관의 위험추구 유인이 커진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이 과장은 지적했다. 정원경 한은 비은행연구팀 과장은 “섀도 뱅킹 부문의 건전성이 악화되면 다른 부문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면서 “섀도 뱅킹과 금융권역 간 연계거래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용어클릭] ●섀도 뱅킹(Shadow Banking)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 수준의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 및 금융상품을 말한다. 증권, 보험, 카드사를 비롯해 자산유동화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해당된다. 그림자 금융이라고도 부른다.
  • 1년이상 CP발행 신고 의무화

    앞으로 만기 1년 이상으로 다수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기업어음(CP)을 발행하려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정한 증권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호가 내역을 협회에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22일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12월 1일까지다. 개정안은 다음 달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내년 초 발효될 예정이다. 지금은 CP가 사실상 공모인 경우에도 형식상 사모로 발행됨에 따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발행 때 공시 당국의 점검을 받지 않기 때문에 최근 LIG건설 CP 사례에서 보듯 기업들이 장기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하면서도 공모 규제를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CP의 머니마켓펀드(MMF) 동일인 편입한도도 자산총액의 2~5%에서 1~3%로 축소된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75세 중학중퇴 할아버지가 공격투자형?

    75세 중학중퇴 할아버지가 공격투자형?

    #사례 1 75세의 남성 A씨는 최근 한 증권사를 찾았다가 19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직원 말만 믿고 제대로 상품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증권사는 “A씨가 ‘일임매매’(고객이 증권사 직원에게 매매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 것)에 동의했다.”면서 “본인 스스로 투자성향에 ‘공격투자형’으로 기재했다.”며 책임을 돌렸다. A씨는 속만 끓이다 금융감독원을 찾았다. 금감원은 A씨와 직원 간 녹취록을 입수해 A씨가 전체 48개 거래 종목 중 5개 종목의 매매 사실만 알고 있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 A씨가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 계좌 개설 당시 투자성향 진단결과에서 금융상품 지식수준이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았던 사실도 찾아냈다. 특히 금감원은 ‘일임투자 운용확인서’에 찍힌 A씨의 인감이 투자 시점 이후 바뀐 새 인감으로 찍혀 있는 사실을 발견, 일임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A씨는 금감원의 조정으로 손실액의 75%인 1400만원을 돌려받았다. #사례 2 B(74)씨는 지난해 8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곡선도로 3차로에 주차 중인 트럭에 부딪혀 머리를 다쳤다. 트럭 차주의 보험사는 오전 8시쯤 사고가 난 만큼 B씨가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치료비 2500만원을 지급할 수 없다고 버텼다. 금감원은 담당 경찰서의 사진자료와 보고서를 뒤졌다. 그 결과 2차로에 다른 차량들이 주행 중이었다면 B씨가 갑자기 3차로에서 2차로로 피하기 어려울 수 있었고, 음주상태도 아니었던 점으로 미뤄 치료비를 지급하도록 조정결정했다. #사례 3 외국에서 8년간 거주하다 지난해 귀국한 37세 여성 C씨는 통장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올케가 자신의 계좌에서 몰래 2억 1000만원을 빼갔기 때문이다. C씨로 가장한 올케는 주민등록증을 도용해 통장 및 현금카드를 재발급받고 비밀번호까지 바꿨다. 신용카드까지 새로 발급받아 3100만원을 썼다. 은행 측은 둘의 인상착의가 매우 흡사하고 C씨의 주민등록증 관리 소홀 잘못이 있다며 보상을 거절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거액 인출인데도 은행의 본인 확인절차가 미비한 점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 피해 금액을 보상해 주도록 조치했다. 보험사,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의 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다. 22일 금감원에 따르면 분쟁조정 민원건수는 2009년 2만 8988건에서 2010년 2만 5888건으로 줄었다가 2011년 3만 3453으로 다시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도 1만 83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4% 증가했다. 금융사기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데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삶이 팍팍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분쟁조정 사례를 서울신문에 공개한 것도 억울한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그동안 모방범죄의 우려를 들어 구체적인 조정 사례는 밝히지 않아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조계·학계·소비자단체 등 전문가로 구성된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면서 “소송을 통해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분쟁조정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당부했다. 금융회사의 얌체 같은 행동에 속앓이만 하지 말고 적극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은행 막히니 증권계좌로… 대출사기 ‘진화’

    은행 막히니 증권계좌로… 대출사기 ‘진화’

    #1 춘천에 사는 김모(42·여)씨는 지난 7월 파산자를 대상으로 서민대출을 해준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급전이 필요했던 김씨는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러자 3000만원을 대출해 준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신 300만원을 H증권사에 3개월간 예치해야 한다고 했다. 석 달 뒤에 되찾을 수 있다는 설명에 김씨는 요구대로 했다. 몇 시간 뒤 같은 금액을 한 번 더 입금하면 3000만원을 추가로 빌려주겠다는 제안이 왔다. 순간, 김씨는 의심이 들었지만 때마침 H증권사 명의로 입금 확인 팩스가 날아와 돈을 더 보냈다. 다음 날 사기당한 사실을 알아챘지만 이미 상대는 사라진 뒤였다. #2 직장인 유모(29)씨도 지난달 연 12% 이율로 4000만원을 빌려줄 테니 대출 금액의 10%를 신용보증기금 차원에서 S증권사 계좌에 입금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결혼을 앞두고 목돈이 필요했던 데다 3개월 후에 꼭 돌려준다기에 400만원을 S증권사에 입금했다. 하지만 전산 오류로 대출금 지급이 늦어진다고 계속 핑계를 대더니 다음 날 아예 연락이 끊겼다. 증권 계좌를 이용한 신종 대출 사기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연 인출 제도’(통장에 300만원 이상 입금되면 10분 뒤에 돈을 찾을 수 있도록 한 제도) 도입 등으로 은행 통장을 이용한 대출 사기나 보이스피싱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관리가 허술한 증권 계좌로 범행 창구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24시간 지급 정지 신청이 가능한 은행 계좌와 달리 증권 계좌는 사기당한 사실을 알아도 곧바로 지급 정지 신청을 할 수 없어 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정이 이런데도 금융감독 당국은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1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증권 계좌를 통한 대출 사기 피해사례가 올 들어 9월까지 15건 신고됐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증권 계좌를 이용한 대출 사기 피해가 처음 접수된 이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피해 사례를 접수할 때 명확히 증권 계좌가 언급된 것만 해당 유형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실제 (증권 계좌를 이용한) 피해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전체 대출사기 신고건수(1078건)의 6%에 불과하지만 전체 사기 신고가 지난해 1~9월(1802건)보다 40%가량 감소한 와중에 유독 늘고 있는 추세여서 주목된다. 증권 계좌를 이용한 신종 대출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은행권보다 증권이 사기범죄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은행 계좌는 피해자가 사기 사실을 알아챈 뒤 경찰에 신고만 하면 곧바로 지급정지가 된다. 24시간 운영하는 각 은행의 콜센터에 전화해도 즉시 지급정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증권사나 저축은행은 이런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 24시간 콜센터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신고를 받아줄 야간 당직자도 없다. 따라서 경찰에 신고해도 업무시간이 아니라면 즉시 지급정지가 불가능하다. 대출사기의 ‘비무장 지대’인 셈이다. 또한 증권 계좌나 저축은행 계좌도 은행 계좌처럼 언제든 입출금이 자유롭다 보니 대출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출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은행권은 경찰청과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비교적 잘 대비하고 있지만 증권사나 저축은행은 규모가 작고 이용자도 많지 않아 (비용 등의 측면에서) 지급정지신고 제도를 도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국민 재산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제2금융권도 지급정지신고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 교수는 “비용 핑계를 대는 것은 개선 의지가 없다는 얘기”라면서 “각 협회 차원에서 공동으로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2012 국감] 거래소 임원 15명 중 13명이 ‘낙하산’

    한국거래소의 ‘모피아(Mofia·재무부를 뜻하는 MOF와 마피아를 합친 말) 낙하산’ 인사가 여전히 심각했다. 특정 증권사 출신들이 이사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봐주기’ 논란도 일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호준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임명된 임원 15명 중 13명이 정부 부처나 외부기관에서 임명된 ‘낙하산’이었다. 이 중 ‘모피아’ 출신이 9명이다. 현 임원 7명 중에서는 4명이 재정경제부 출신이다. 김성배 상임감사는 재정부 외환제도과장을 지냈고, 김도형 시장감시본부장은 조세정책국장, 김진규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 이호철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산업정책 과장을 지냈다. 거래소의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보수(1억 1453만원)는 지난해와 더불어 국내 268개 공공기관 중 가장 높다. 공공기관 평균 연봉(5887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2009년(1억 600만원)보다도 올랐다. 지난해 거래소 이사장 연봉은 2억 6500만원, 본부장은 2억 2100만원, 상임감사는 1억 8600만원이라 ‘낙하산 인사’로 인기가 높다는 지적이다. 특정 증권사 출신들이 임원으로 대거 포진한 것도 문제다.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김봉수 이사장은 키움증권 대표이사 출신인데 이사장과 같은 회사 출신인 권용원 현 키움증권 대표이사와 장범식 교수(전 키움증권 사외이사)가 사외이사로 있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수많은 공익대표 후보들 가운데 이사장과 같은 회사였던 사람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스타벅스도 ‘세금 꼼수’

    스타벅스도 ‘세금 꼼수’

    미국의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로고)가 영국에서 수백억원대 조세회피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 등도 영국 조세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매출액을 조세피난처로 옮기는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한 사실이 들통나면서 영국 내에서 이들 다국적기업의 도덕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로이터와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들은 15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연매출을 축소하는 회계조작 수법으로 지난 10여년간 수백억원의 세금을 회피했으며, 특히 2009년부터 3년 동안은 세무당국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보고한 뒤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1998년 영국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한 스타벅스는 14년 동안 735개의 매장을 설립한 뒤 커피와 샌드위치 등을 팔아 30억 파운드(약 5조 3390억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지금까지 낸 세금은 860만 파운드(약 15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벅스는 최근 3년간은 12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리고도 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이유로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같은 기간 11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려 3600만 파운드의 세금을 납부한 프랜차이즈업체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투자자를 위해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는 ‘영국법인의 수익률이 높다.’고 수십 차례 언급한 만큼 스타벅스가 세금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수익률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지난 10년간 상장사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한 공식회의에서 “영국법인의 수익률이 높다. 본사는 이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으며, 심지어 “미국법인도 영국법인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세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마이클 미처 영국 노동당 의원은 “스타벅스의 행동은 세무당국을 농락하고 속이는 것도 수치스러운 행위”라고 비난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