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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기업 성장·수익성 모두 ‘후퇴’

    작년 기업 성장·수익성 모두 ‘후퇴’

    국내 기업의 성장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번 돈으로 이자를 낼 능력은 다소 개선됐으나 여윳돈이 늘어서라기보다는 저금리에 기댄 측면이 크다.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부실기업 연명이 늘고 있어 금리 정상화의 필요성이 커 보인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2013년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의 동반 하락이 두드러진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 4.9%에서 지난해 0.7%로 수직 낙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1%) 이후 가장 낮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생산자 물가와 수출 물가 등이 떨어진 것이 큰 폭의 매출액 둔화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기업은 상장사 1541곳과 주요 비상장사 169곳 등 총 1710개사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4.8%에서 4.6%로 낮아졌다. 전년에 이어 ‘역대 최저’ 기록을 또 한번 바꿔썼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4.6%라는 것은 1000원어치를 팔아 46원 벌었다는 뜻이다. 그나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뺄 경우 34원으로 더 쪼그라든다. 이렇게 번 돈으로 이자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은 2012년 379.6%에서 지난해 399.1%로 올라갔다. 번 돈은 줄었는데도 이자 지급 능력은 왜 나아진 것일까. 답은 금융 비용에 있다. 매출액에서 대출이자 등 금융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인 금융 비용 부담률이 같은 기간 1.3%에서 1.2%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가 길어지면서 이자 부담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부채비율(97.9%→95.1%)과 차입금 의존도(25.5%→25.2%)가 낮아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당장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현금흐름보상비율 100% 미만) 비중은 29.5%에서 30.6%로 늘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책 소비 11년 만에 최저

    지난해 국민들이 책을 사는 데 쓴 돈이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2년부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게 되자 책 소비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27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가 쓴 도서구입비는 월평균 1만 8690원으로 1년 새 1.8%나 줄었다. 이는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도서구입비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가계의 월평균 도서구입비는 2003년 2만 6346원에서 2005년 2만 1087원까지 떨어진 뒤 2만~2만 2000원 사이를 맴돌다가 2012년 1만 9026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원대로 떨어졌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책 1권의 평균 가격이 1만 4678원으로 가구당 한 달에 책을 2권도 사지 않은 셈이다. 도서구입비가 줄어든 이유는 가구 소득이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6만 2000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2%)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월평균 소비액은 248만 1000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0.9%에 머물면서 2004년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적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총리 사퇴로 정부 경제정책 추진 ‘빨간불’

    정부가 올해 경제 정책의 방향타를 기존의 수출 확대에서 내수 활성화로 바꿨지만, 세월호 침몰 참사에 대한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외식, 관광 등 민간 소비가 크게 움츠러들고 있어 상반기 경기 회복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7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부의 경제 정책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 총리의 사퇴에 이어 그동안 끊임없이 경질론이 제기됐던 현오석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까지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제팀 교체설까지 나오고 있고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가 둔화돼 경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민들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경기를 살리는 정책을 시행하기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가 눈에 띄게 줄어 상반기 경기 회복은 다소 더뎌질 전망이다. 카드사 집계에 따르면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 동안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4% 이상 줄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4~6월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48%)에 그쳤고, 여행, 숙박, 항공 업계는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도 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경제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장관회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등 각종 경제 정책 관련 일정을 취소, 연기했다. 연초부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규제개혁, 공공기관 정상화 등 경제 정책의 추진력도 크게 떨어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다만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한 달 이상 지속되겠지만 과거 국가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의 경제지표를 보면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규모가 예전보다 커졌기 때문에 이번 참사가 경제 전체를 출렁이게 할 수는 없다”면서 “정부도 사태를 수습한 다음에 5월 중으로는 경제 활성화 대책을 다시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가 발생한 직후 그해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1.2%로 1분기(4.3%), 2분기(2.0%)보다는 낮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11.1%나 증가했다.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1분기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뉴스 분석] 소비 꽁꽁… 1분기 성장률 0.9% 증가 그쳐

    사라진 ‘13월의 효과’가 민간소비를 끌어내렸다. 이상고온도 소비 발목을 잡았다. 살아나는 듯하던 설비투자는 다시 고꾸라졌다. 이 탓에 올 1분기(1~3월)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래도 아직은 “성장경로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세월호 참사로 소비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전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와 같은 0.9%다. 지난해 2분기(1.0%)에 9분기 연속(원래 8분기 연속이었으나 새 통계기준 적용으로 변동) 0%대 성장에서 간신히 벗어났으나 다시 0%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연구개발비를 투자로 인정해주는 등 통계기준 변경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가 있는 데도 GDP 증가율이 0.9%에 그쳤다는 것은 실제로는 성장세가 더 낮았다는 의미여서 우려를 키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3.9%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11년 1분기(4.9%) 이후 3년 만에 최고 수준이지만 기저효과가 큰 데다 ‘경기 흐름’은 전기 대비 성장률에 투영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성장 발목을 잡은 것은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와 따뜻한 날씨였다. 한은은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면서 가계소득이 5800억원가량 감소했고, 이것이 민간소비 증가율을 0.2% 포인트 갉아먹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1~3월 기온이 평년보다 1.6도 높았던 것도 의류·난방용품 등의 수요 감소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전기 대비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0.6%에서 올 1분기 0.3%로 둔화했다. 지난해 4분기 5.6%의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는 1.3% 감소로 돌아섰다. 그나마 건설투자가 증가세(-5.2%→4.8%)로 반전한 점은 위안거리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내수가 다소 주춤했으나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건설투자도 회복 기미를 보여 성장세가 (한은의) 예상경로 안에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2분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가 급감하고 행사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양상이 지속되면 경제에도 악영향이 올 수밖에 없다. ‘입은 닫고 지갑은 열자(개갑폐구)’는 말이 항간에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은 이런 우려의 산물이다. 다만,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6월), 대구지하철 화재(2003년 2월) 등 과거 대형 참사 때 소비 위축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격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민간소비가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받겠지만 미래로 이월된 측면이 강하다”면서 “그렇더라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나쁘고 앞으로도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잘나가는 美 중산층? “더이상 소득1위 아냐”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계층의 수입을 평균 냈을 때만 맞는 말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미국 중산층이 세계 각국 중산층 가운데 가장 풍요로운 삶을 누린다는 오랜 통념이 깨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최상위 부유층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소득이 월등히 높지만 중·하위층의 소득은 훨씬 적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은 NYT가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소’(LIS)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NYT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미국의 1인당 중위 소득은 1만 8700달러(약 1943만원)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소득이 20% 상승했지만, 2000~2010년엔 고작 0.3% 늘었다.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최근 10년간 소득은 변화가 없는 셈이다. 캐나다는 같은 기간 무려 20%나 올라 2010년 중위소득이 미국과 동일하다. 특히 2010년 이후 임금 상승률이 높아 지금은 미국을 역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2000년부터 10년간 영국(19.7%)을 비롯해 아일랜드(16.2%), 네덜란드(13.9%) 등 대부분의 서유럽 선진국에서 소득증가율이 가파르다. 미국 하위층은 더 어렵다. NYT는 미국 내 소득분포 하위 20% 계층 가구의 소득이 캐나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에 비해 훨씬 적다면서 35년 전에는 반대였다고 지적했다. NYT는 미국 중·하위층 소득이 줄어든 요인으로 기업 내 연봉 격차가 크다는 점을 꼽았다. 최고경영자(CEO)와 일반 사원의 임금 차이가 지난해 331배로 조사되는 등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또 교육 수준 향상과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고 있는 점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대한민국 ‘임금 없는 성장’

    기업의 소득증가율이 가계의 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다 보니 가계는 경기 회복세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법인)의 가처분소득은 최근 5년간 80.4% 증가했다. 해마다 16.1%씩 소득이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26.5% 늘었다. 연평균 5.3% 증가에 그친 것이다. 기업의 3분의1 수준이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형편이 아무리 좋아져도 가계로 돈이 흘러들지 않는 ‘임금 없는 성장’이 계속됐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2만 6000달러를 기록한 1인당 국민소득(GNI)이 올해 3만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공허하게’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1인당 GNI를 2만 9250달러(원·달러환율 1030원, 성장률 3.9% 추정), 현대경제연구원은 최대 3만 535달러(환율 950원, 성장률 4.0% 전제)로 각각 내다봤다. 이는 소득 증가보다는 원화 강세에 따른 달러화 환산액 증가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실제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에서 기업과 정부 몫을 제외한 가계의 실질소득(PGDI)은 56.1%(1만 5000달러)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통계 비교가 가능한 21개국 중 16위다. 18~21위는 세금이나 사회보험료를 많이 걷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복지국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17위인 에스토니아를 빼고서는 우리나라가 사실상 꼴찌인 셈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명품브랜드는 불황도 비켜 간다?

    백화점 명품 매장은 경기 불황을 잊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백화점 명품브랜드 매출은 12∼3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기간 백화점 전체 매출은 4.2~19.3% 성장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명품관인 본점 에비뉴엘의 올해 1~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났다. 까르띠에와 불가리 등 명품시계 매출이 32% 늘어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해외패션(22.5%), 해외의류(18%), 패션잡화(18%) 등 품목별로 골고루 수요가 몰렸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4.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강남 핵심상권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1분기 명품브랜드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했다. 반면 전체 매출은 8.3% 신장하는 데 머물렀다. 무역센터점 명품 매출은 38.1% 신장했지만 전체 매출 증가율은 19.3%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대부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았다가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구매력이 높은 부유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면서 “혼수 트렌드로 ‘남자는 시계 하나, 여자는 가방 하나’가 유행하면서 명품예물 수요가 계속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명품매출 역시 지난해 동기보다 12% 늘었다. 전체 매출은 5%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전용관인 갤러리아웨스트가 리뉴얼 공사 때문에 올해 1월부터 3월 12일까지 휴관한 점을 고려하면 명품매출 증가율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oeul.co.kr
  • 노조 없는 기업들 임금인상률 더 높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임금인상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무노조 사업장의 임금인상률이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인상률을 능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가 정규직 중심 노조원들의 임금 인상에 집중할 뿐 고용 체질 개선에 무심했던 결과 노조가 임금 인상에 미치는 영향력인 임금 프리미엄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노용진 서울과기대 교수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임금·근로시간 제도 변화와 고용, 생산성, 노사 관계 과제 토론회’에서 노동연구원의 사업체 패널 조사 등을 분석해 이같이 발표했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와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하고 고용노동부와 노사정위원회가 후원한 토론회다. 노 교수는 “1990년대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였던 노조 있는 기업의 협약 임금인상률이 조금씩 낮아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는 4%대로 감소했다”면서 “임금인상률은 2000년대 초까지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대체로 높았지만 2006~2007년부터 역전됐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있는 기업의 임금인상률은 무노조 기업의 인상률보다 더 낮았다”면서 “고졸 초임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노조 설치 여부에 따른 인상률을 파악해 보니 노조의 임금 프리미엄은 2005년 10.6%에서 2011년 7.2%로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단, 임금 자체는 여전히 노조 있는 기업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노 교수는 “결국 노동생산성 제고를 통한 파이(몫)의 확대 없이 노조의 제도적인 힘만으로 올릴 수 있는 임금인상률이 제한적인 상황에 이르게 됐다”면서 “노사가 노동생산성 친화 관계를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정규직 고용,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낮은 고용률, 인구 고령화 등의 위기 요인이 겹친 상황에서 임금 인상 논의에 집중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노 교수는 “노조가 노동생산성 제고에 참여할 때는 노조의 참여 보장, 생산성 증가로 인한 인원 감축 금지, 노동생산성 증가분의 공유 등 3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작년 개인 이자소득 8조 6000억 줄어

    지난해 개인들의 이자 소득이 저금리 영향 등으로 8조 6000억원가량 줄었다. 이는 더딘 민간소비 회복세로 이어졌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민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 포함)의 재산소득은 129조 9164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 3773억원(4.0%) 감소했다. 이자 소득이 2012년 48조 8947억원에서 지난해 40조 2514억원으로 17.7%(8조 6433억원) 급감한 탓이 컸다. 주식 배당금 등도 지난해 13조 9930억원으로 전년보다 9879억원(6.6%) 감소했다. 임금 상승 폭이 미미한 상황에서 이자·배당 소득까지 줄면서 개인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것이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2.0%에 그친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항공사 올해는 제대로 날개 펴나

    항공사 올해는 제대로 날개 펴나

    항공사들이 긴 잠을 깨고 제대로 날개를 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선 화물 수요의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지난달 국제선 화물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증가했다.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늘었다. 여객 수송은 저조한 수준이지만 화물 운송은 호조세를 이어 가고 있다. 3월 일평균 화물운송량은 전월 대비 16.2% 증가한 7549t으로 최고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항공사별 화물운송 증가율을 보면 대한항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8%, 아시아나항공은 3.1%씩 각각 증가하며 무난한 성적을 보였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객 수송은 부진한 상황이지만 2분기부터는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항공 화물 증가세와 비용 절감으로 항공업계 1분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항공업계가 대규모 적자를 낸 바 있어 이번 1분기 실적이 올해 항공업계의 실적 전망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2012년 2564억원 순이익을 냈지만 2013년 3836억원의 적자를 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2년 625억원 흑자를 봤지만 2013년 114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오는 일본 골든위크(4월 25일~5월 6일)와 중국 노동절(4월 30일~5월 4일) 연휴에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62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관광객이 늘면서 항공권 수요도 높아져 수익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최대 관광객 중 하나인 일본인 관광객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엔저와 한·일 관계 냉각 등으로 일본인 관광객 수는 2012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인 관광객 하락, 유가 상승과 경기침체, 저가 항공사들과의 경쟁 등으로 수익에 타격을 입었다”면서 “올해 상황은 지난해보다 좋아 보이지만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10대 재벌, 남자 직원 선호 “女직원이 男직원보다 많은 유일한 곳은?”

    10대 재벌, 남자 직원 선호 “女직원이 男직원보다 많은 유일한 곳은?”

    10대 재벌, 남자 직원 선호 “女직원이 男직원보다 많은 유일한 곳은?” 지난해 10대 재벌그룹의 남자 직원 고용 증가율이 여직원의 배에 육박하면서 여직원 비중이 1년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그룹은 10대 재벌 중 유일하게 여직원 고용 비중이 절반을 넘지만, 전체 직원에서 비정규직의 비중도 20%에 가까워 10대 재벌그룹 중에서 가장 높았다. 9일 연합뉴스와 재벌닷컴이 자산 기준 10대 재벌그룹 소속 93개 상장사의 사업보고서 상 직원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직원 수는 모두 62만 5144명으로 1년 전보다 3.1%(1만 8992명) 늘어났다. 성별로 보면 남자 직원 증가율이 여직원 증가율의 배에 육박했다. 남자 직원 수는 49만 4214명으로 3.5%(1만 6527명) 증가했으나 여직원 수는 13만 930명으로 1.9%(2465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직원에서 여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말 21.2%에서 지난해 말 20.9%로 0.3%포인트 낮아졌다. 여직원 비중은 롯데·현대중공업·GS·한화·포스코 등은 1년 전보다 높아졌으나 삼성·현대차·SK·LG·한진그룹 등은 낮아졌다. 10대 그룹 중 여직원이 남자 직원보다 많은 곳은 롯데그룹뿐이다. 롯데그룹(8개사)은 여직원이 2만3천922명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4%로 1년 전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의 여직원 증가율은 10.3%로, 남자 직원 증가율의 6%보다 높았다. GS그룹(7개사)과 한화그룹(6개사) 여직원 고용 증가율도 각각 3.1%, 2.7%로 남자 직원을 웃돌아 여직원 비중도 각각 11.3%와 33%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씩 올랐다. 현대중공업그룹(3개사)도 남자 직원은 3.3% 증가한 데 그쳤으나 여직원은 12.6% 늘어났다. 포스코그룹(7개사)은 전체 직원 수는 2만5천732명으로 1년 전보다 0.1% 감소했으나 여직원은 1532명으로 0.2% 증가했다. 여직원 비중은 현대중공업그룹과 포스코그룹이 각각 5.9%와 6.0%로 1년 전보다 각각 0.5%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작년에 SK그룹(17개사)의 여직원 수는 1만 4642명으로 3.1%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SK그룹의 여직원 비중은 34%에서 33.2%로 0.8%포인트 하락했다. LG그룹(11개사)은 전체 직원은 10만 9426명으로 전년보다 3% 늘어났으나 여직원은 2만 3528명으로 0.5% 감소해 여직원 비중이 22.3%에서 21.5%로 역시 0.8%포인트 낮아졌다. 한진그룹(6개사)의 경우 전체 직원은 전년보다 0.1% 증가한 2만 5458명을 기록했지만, 여직원은 전년보다 2.2% 줄어든 7907명에 그쳤다. 이 그룹의 여직원 비중은 31.1%로 0.7%포인트 떨어졌다. 삼성그룹(17개사)의 고용 인원도 전체 직원은 18만 3013명으로 3.1% 증가했으나 여직원은 4만5천147명으로 0.8% 늘어나는 데 불과해 여직원 비중이 25.3%에서 24.7%로 0.6%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그룹(11개사)의 여직원 비중도 4.8%에서 4.7%로 0.1%포인트 떨어졌다. 작년에 남자직원은 12만 5398명으로 4.4% 증가했으나 여직원 수는 6214명으로 증가율이 3.8%에 그쳤기 때문이다. 또 10대 그룹 상장사의 비정규직 직원은 3만8천81명으로 전체의 6.1%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그룹별 비정규직 직원 비율은 롯데그룹이 19.3%로 가장 높고 한화그룹(10.5%), GS그룹(9.6%), 한진그룹(8.3%), 현대차그룹(6%) 등 순이다. LG그룹의 비정규직 비율은 2.5%(2758명)로 10대 그룹 중에서 가장 낮고 삼성그룹에선 전체 직원의 5.0%인 9108명이 비정규직 직원으로 집계됐다. 네티즌들은 “10대 재벌 남자 직원 선호, 당연한 현상 아닌가?”, “10대 재벌 남자 직원 선호, 여전하군”, “10대 재벌 남자 직원 선호, 언제 이게 바뀔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방 싫어! 서울로…나이팅게일 후예들

    지방 싫어! 서울로…나이팅게일 후예들

    “야간 근무 때는 2~3명의 간호사가 60병상을 모두 담당해요. 인력이 태부족이다 보니 링거(수액)가 다 들어간 줄도 모르고 방치하거나 환자들의 상태 변화를 확인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한모(59)씨의 얘기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대다수 병원, 특히 지방 병원들은 간호 인력이 부족해 문을 닫을 지경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2011년 한국의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4.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OECD 평균은 9.3명이다. 정부는 의료진이 환자를 전문적으로 간호하는 ‘보호자 없는 병동’을 확대하고 간호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2015학년도 간호대 정원을 900명 더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간호사들은 입학정원만 늘려서 될 일이 아니라며 반대하고 있다. 인력 부족에 아우성이면서도 이들은 왜 증원에 반대하는 것일까. 7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전국에 간호학과가 설치된 대학은 모두 200곳으로, 입학정원은 1만 6843명에 달한다. 여기에 매년 편입학 정원 3000~4000명까지 포함하면 2만여명을 훌쩍 넘는다. 반면 2013년 간호대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67.9%에 불과하다. 간호대 졸업생이 적어 간호 인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간호사가 크게 부족한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지방을 중심으로 최근 5년간 간호대학 수를 50% 이상 늘렸지만 간호사 증가율은 평균 7% 수준에 그쳤다. 지방대에서 육성한 간호사들이 수도권 병원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신규 간호사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에는 24시간 3교대 근무를 하는 열악한 근로 환경, 낮은 임금과 복지 수준이 자리하고 있다. 간호사 1명이 담당해야 할 환자도 대형병원은 13명 내외인 반면 중소병원은 20여명에 달한다. 간호사의 98%는 여성이지만 병원에는 보육시설이 없어 육아 문제에 부딪힌 간호사 대부분이 일을 그만둔다. 현재 간호사 면허자 수는 30만 7700여명이지만, 실제 병·의원에 종사하는 간호사 수는 13만 4700명에 불과하다. 17만명의 간호사 면허는 사실상 ‘장롱면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중소병원의 임금은 대형병원의 절반 수준인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지방의 중소병원에 가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꺾이지 않는 전셋값… 불어나는 서민 전세빚

    꺾이지 않는 전셋값… 불어나는 서민 전세빚

    정부의 전·월세 대책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세입자들은 오른 전셋값을 대느라 은행에 손을 벌리고 있다. 전셋값 상승과 전세 빚 증가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이 6일 내놓은 ‘3월 주택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은 평균 68.1%다. 전국의 전세가율이 68%를 넘은 것은 2002년 6월(68.2%)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그만큼 적다는 의미다. 전국의 전세가격은 지난달에 전월 대비 평균 0.53% 올랐다. 전월(0.4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는 0.85%나 올랐다. 반면, 매매가격은 3월에 전국 기준 0.28% 오르는 데 그쳤다. 매매가도 올랐지만 전셋값 오름세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더 좁아진 것이다. 이는 전세대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농협 등 주요 7개 은행과 국민주택기금이 취급한 전세대출 잔액은 올 3월 말 현재 28조 7000억원이다. 지난 연말에 비해 석 달 새 1조 5000억원(5.7%) 늘었다. 이들 은행의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0.7%)의 8배다. 전세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4.8%에서 2분기 3.6%, 3분기 3.4%로 둔화세를 보였으나 4분기(4.7%)부터 다시 커지기 시작해 점차 그 폭을 더욱 키워가는 양상이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계속 빚을 내다 보니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전세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0.56%에서 3분기 0.7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63%에서 0.56%로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깡통전세’의 위험도 여전하다. 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은 지난해 아파트 경매 중 낙찰가가 청구액보다 낮아 전세보증금을 다 주지 못할 수 있는 물건이 매월 207건(약 21%)씩 나왔다고 밝혔다. 깡통전세가 늘게 되면 세입자나 집주인 모두 신용불량자 전락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셋값 오름세가 갑자기 꺾이게 되면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역(逆) 전세난’도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종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지표의 비판적 해석과 주택시장에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집값 수준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잔여소득, 인구 집중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서울 집값은 홍콩, 런던, 샌프란시스코, 도쿄 등 주요 국제도시보다 비싼 편”이라면서 “국민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려면 민간 및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더 늘리고 가계소득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적 고민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스마트폰 스펙경쟁 스톱… 손목으로 옮겨간 기술戰

    스마트폰 스펙경쟁 스톱… 손목으로 옮겨간 기술戰

    2012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삼성전자는 관심이 집중돼 온 갤럭시S3 대신 갤럭시 노트 10.1만 공개했다. 당시 최지성 부회장은 “갤럭시S3를 MWC에서 공개하면 딴 데서 다 베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제품 혁신 경쟁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일화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하이엔드 제품에도 소비자들은 24~36개월 약정으로 쉽게 지갑을 열었던 때였다. ●스마트워치 4년간 55배 성장 전망 이런 스마트폰 황금시대가 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올 MWC에서 주인공 자리는 스마트폰 대신 웨어러블 기기가 꿰찼다. 국내외 언론들은 각사 스마트폰 혁신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대신 웨어러블 등 차세대 기기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시장전망을 봐도 스마트폰의 미래는 밝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08~2013년 5년간 556.5%에 달했던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율은 향후 5년간은 75.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4년간 55배(2013년 100만대→5510만대)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펄펄 끓고 있는 스마트워치의 시장전망과 대조적이다. 이른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기술혁신이 정점에 이른 만큼 저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DC에 따르면 올해 308달러 정도인 스마트폰 대당 평균가격은 2018년 260달러까지 연 5.0%씩 내려갈 전망이다. 최근 저가 제품으로 주목을 끈 대표 업체는 중국의 샤오미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이 업체가 지난달 말 내놓은 신제품 ‘레드미 노트’는 34분 만에 10만대가 매진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129달러(약 13만 6000원). 하지만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쓰고 5.5인치 화면에 1300만 화소 카메라를 갖추고 있다. 8개의 코어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옥타코어는 듀얼코어(2개)와 쿼드코어(4개)보다 높은 사양이다. 높은 사양의 모바일 게임 등을 할 때 좋다. CPU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4(출고가 89만 9800원)와 같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성능은 하이엔드인데 가격은 알뜰폰인 셈이다. 다른 글로벌 업체들도 이런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 기세다. 올 2월 파이어폭스 OS(운영체계)를 제공하는 모질라재단 역시 25달러(약 2만 6000원)짜리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같은 달 노키아도 기존 심비안 OS 대신 저렴한 안드로이드OS를 적용한 신흥국 전용 노키아X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애플’ 샤오미 초스펙폰 13만원에 내놔 스마트폰 시장이 더 이상 초(超)하이엔드 제품에 좌우되지 않을 것을 예상한 선두업체들의 선제대응도 이미 시작됐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5를 놓고 서로 다른 반응이 쏟아졌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갤럭시S5에 대해 “최신 기능과 최고 수준으로 포장됐지만 직전 제품(갤럭시S4)처럼 반복적 업그레이드를 한 제품일 뿐”이라면서 “약간 커졌을 뿐 전반적인 디자인과 느낌이 새롭지 않다. 지문 스캔 기능은 이미 다섯 달 전에 아이폰5S가 내놓은 기능”이라고 악평했다. 하지만 갤럭시S5가 삼성전자의 새로운 전략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하이엔드 보급률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디스플레이, 메모리, CPU를 그 이상으로 끌어올려 봐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고 오히려 이익률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닐슨이나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 등 미국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은 15% 정도다. 하지만 한국 68%, 미국 65% 등 하이엔드 제품이 많이 팔리는 선진국 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70% 안팎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은 시장은 저가폰 위주의 신흥국뿐이다. 노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방수, 지문인식, 1600만 화소의 고성능 카메라 등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하드웨어 차별화에 집중한 것은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5의 출고가를 갤럭시 S4(89만 9000원)나 갤럭시 S3(96만 1400원)보다 낮은 86만 6800원으로 책정했다. 가격이 가장 중요한 스마트폰 구입 요건이라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도 일단은 삼성전자의 전략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갤럭시S5 조기 출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11.9%(12만 4700원→13만 9500원) 껑충 뛰었다. LG전자가 올 2월 출시한 G프로2도 사용자경험(UX)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자주 고장이 나는 홈버튼을 없애고 노크코드 기능으로 채웠고, 야간에 플래시로 사진을 찍었을 때 발생하는 색 표현 왜곡을 바로잡는 기능도 추가했다. 모두 그동안 소비자들이 필요했던 기능들이다. LG전자 관계자는 “G프로2에 단순히 기술적 진보만이 아니라 사용할수록 소비자들이 감성적 만족을 느낄 수 있는 UX들을 담았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웨어’ 이번엔 ‘아이워치’ 앞서 대신 업체들의 하이엔드 대결은 주변기기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 2월 MWC에서 삼성전자는 타이젠 OS를 탑재한 첫 스마트워치인 ‘기어2’와 처음으로 곡면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웨어러블 기기인 ‘기어핏’을 공개했다. 일본의 소니도 수면 리듬 상태와 깨어 있는 동안 생체 리듬을 분석해 주는 피트니스 밴드 ‘코어’를 선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스마트폰 시장의 활력이 웨어러블 기기 개발로 옮겨간 것 같다”면서 “올 스마트폰 신제품에서 볼 수 없었던 긴장감까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엔 구글이 웨어러블 기기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발표하기도 했다. 타이젠 등 종전 OS에 비해 스마트폰에 보다 더 가까운 사용자 환경을 구현한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화면을 이리저리 흔들거나 두드리는 방식을 통해 원하는 메뉴로 이동하고, 음성명령을 통한 컨트롤도 가능하며 구글나우, 행아웃 등 기존의 구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혜용 연구원은 “안드로이드 웨어는 웨어러블 시장 개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구글 발표 직후 LG전자와 모토로라가 안드로이드 웨어를 채택한 G워치와 모토360을 각각 공개했다. G워치는 늦어도 올 2분기, 모토360은 3분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HTC 등도 이 OS를 채택한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할 것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애플의 가칭 ‘아이워치’도 연말쯤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웨어러블 기술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폰, 앱전쟁 가속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또 다른 흐름의 변화로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경쟁의 가속화를 꼽을 수 있다. ‘어떤 스마트폰을 가질 것이냐’ 하는 가치의 축이 ‘그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페이스북이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왓츠앱’을 삼성전자의 2~3분기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190억 달러(약 20조 8000억원)를 들여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엔 가상현실(VR) 기기 업체인 ‘오큘러스 VR’을 23억 달러(약 2조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 이런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커버그는 “오큘러스를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위한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며 스포츠 중계, 원격 학습, 원격 대면 진료 등을 그 예로 들었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IT회사 시가총액 상위 50위 중 30개가 소프트웨어 회사다. 나머지 하드웨어 회사도 소프트웨어의 역량을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드웨어의 차별성은 계속 떨어지고 가격도 하락하는 반면 소프트웨어는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도 소프트웨어 파워를 실감하게 하는 대표적인 예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다. 이 회사 주식은 현재 장외에서 주당 12만 5500원(3일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액면가(500원)의 251배에 달한다. 지난 1월엔 말레이시아의 버자야 그룹이 카카오 지분 0.4%를 110억원(주당 9만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급증하는 ‘남성불임’ 엽산, 아연 섭취가 해답

    급증하는 ‘남성불임’ 엽산, 아연 섭취가 해답

    갈수록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불임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최근 5년간 불임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19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불임이 큰 폭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전체 불임 환자 가운데 남성 환자가 4만 명을 넘어선 것. 환자 수만 보면 여성이 많지만, 남성 불임의 연평균 증가율은 11.8%로 2.5%인 여성 불임 증가율보다 네 배나 높다. 남성불임의 원인으로는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스키니 진처럼 꽉 끼는 옷,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인한 전자파 노출도 남성 불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불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대인의 영양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일례로 해외에서는 남성 생식기능 정상화에 효과적인 성분인 아연과 엽산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베키오바이오젠이 독일에서 수입한 남성용 건강기능식품 프로퍼틸(Profertil)이 대표적이다. 프로퍼틸은 해외임상실험 결과 남성 생식기능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해외논문 검색사이트에서 프로퍼틸을 찾아보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퍼틸은 세포와 혈액생성에 필요한 엽산 성분과 정상적인 면역기능과 세포분열에 필요한 아연 성분이 들어 있다. 이는 모두 남성의 생리기능 정상화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또한, 1회 복용량 안에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L-carnitine, L-arginine이 함유되어 있어 현대인의 영양불균형 해소에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인체 세포의 에너지 생성 단위인 미토콘드리아의 필수 성분인 Co-Q10이 들어있어 항산화 기능을 발휘하며, 비타민E, 셀레늄이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해준다. 프로퍼틸은 1개월용(60캡슐)과 3개월용(180캡슐) 두 가지 구성으로 판매 중이다. 구입 문의는 베키오바이오젠으로 전화(02-579-9136~7)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11兆 늘어난 공공 지출, 국책사업 탓에 적자

    211兆 늘어난 공공 지출, 국책사업 탓에 적자

    이명박(MB) 정부는 토목 정부로 불릴 만큼 4대강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많이 벌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를 넘기 위한 측면도 있었지만 ‘747 공약’(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강국)을 지키기 위한 불도저 사업이 많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의 부채가 급증하면서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이런 사업들이 전체 국가 재정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종합적으로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 실상을 보여주는 통계가 처음 나왔다. 한국은행이 3일 내놓은 ‘공공 부문 계정의 신규작성 결과’에 따르면 정부와 공기업을 합한 공공 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2012년 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20조 1000억원)에 비해 적자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2007년 흑자(17조 3000억원)였던 공공 부문 수지는 이듬해 MB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적자(6조원)로 돌아서 5년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4대강·혁신도시·보금자리주택 등 MB 정권의 국책사업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9년에는 적자액이 58조원까지 불어났다. 공공 부문 통계는 정부(중앙+지방) 기관 및 기금 5071곳과 한국전력·LH 등 비금융 공기업(지방 공기업 포함) 167곳, 산업은행·금융감독원 등 금융공기업 15곳 등 총 5253곳(2012년 기준)을 대상으로 했다. 국민소득 계정에 관한 국제기준이 바뀌면서 한은이 새 기준에 의거해 처음으로 별도 산출했다. 우선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치만 뽑았지만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단순한 부채 통계와는 차별화된다. 한은 관계자는 “공공 부문 수지가 계속 적자를 보이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공공 부문 총지출은 2007년 460조 1000억원에서 2012년 671조 9000억원으로 211조 8000억원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7.9%로 이 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5.7%를 웃돈다. 경제 규모보다 공공 부문 씀씀이가 더 빠르게 늘었다는 의미다. 총지출 가운데 GDP에 잡히는 소비와 투자는 305조 3000억원으로 명목 GDP의 22.2%다. 이 비중은 2007년 21.7%에서 2009년 25.3%로 높아진 뒤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한은 측은 “공공 부문 지출은 사회재분배 기능이 강하기 때문에 소비·투자 비중이 높은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4대강 사업 등이 투자로 잡히면서 2009년에 비정상적으로 높았다”고 분석했다. 국제비교가 가능한 GDP 대비 일반정부의 총지출(450조 8000억원) 비중은 2012년 3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42.4%)보다 낮았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국고보조사업 이대로 괜찮나]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다른 셈법

    [국고보조사업 이대로 괜찮나]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다른 셈법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사이에서 쏟아지는 각종 ‘개발공약’은 십중팔구 상당액의 국비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되는 국고보조사업은 준비 부족과 도덕적 해이 등이 겹쳐 지방자치단체에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신문은 60조원에 육박하는 국고보조사업의 문제점과 대안을 고민하는 기획을 3회에 걸쳐 다룬다. 정부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노후 상수관을 개량하고 이를 통합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목적은 ‘유수율이 극히 저조함에도 지방재정이 열악해 상수관망 정비 및 유지관리 시스템이 미흡한 지자체의 수도시설 운영 효율을 증대하고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국고보조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정부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우선 문제는 사업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지방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47개 지자체를 골라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국 통합운영 양해각서(MOU)를 환경부와 교환하지도 않은 채 사업 대상이 됐던 32개 지자체는 모두 사업을 포기하거나 보류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자부담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충남 보령시 등 11개 지자체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 보류했으나, 환경부가 사업비 1260억원(국비 339억원, 지방비 921억원)을 중기사업계획에 편성해 임의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다가 감사원으로부터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국고보조율을 ‘30%±20%’로 설정한 것은 문제였다. 예산군처럼 재정자립도가 낮은 곳에 국고보조율 30%, 즉 전체 사업비의 70%를 지방에서 부담하라는 건 애초에 무리한 요구였다. 황석태 환경부 수도정책과장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국고보조율이라는 비판에는 공감한다”고 수긍했다. 그는 “우리도 기획재정부에 국고보조율을 50%로 높여 노후 상수관망 교체를 지원하자고 요구했지만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수자원공사 위탁을 사업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것은 “근본 취지가 정말로 주민들에게 좋은 물을 마시게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어느 지방공무원의 말처럼 정당성 자체를 의심받게 만들었다. 결국 수자원공사와 예산군이 개최하려던 주민설명회는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예산군농민회, 예산참여자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상수도 민영화 반대 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군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수자원공사 배나 불리는 상수도 민영화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읍내 곳곳에 내걸렸다. 예산군 사례는 조용한 농촌 지역이 자칫 국고보조사업 때문에 허리가 휘는 모순을 드러냈다. 지자체들은 29개 정부 부처가 주관하는 956개 국고보조사업(2013년 기준)을 수행한다. 예산 규모는 1991년 2조원에서 올해는 57조원을 바라본다. 지자체 전체 예산에서 국고보조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8.0%에서 지난해 36.7%까지 늘었다. 지방예산 연평균 증가율은 4.3%였고 지난 7년 동안 국고보조사업 전체 증가율은 8.7%인데, 국고보조사업을 위한 지방비 부담은 12.5%나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정부는 2004년에 대대적인 국고보조사업 구조 개편을 단행한 적이 있다. 국고보조사업 급증으로 인한 각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04년 기준 533개(총사업액 12조 6548억원)였던 국고보조사업을 2005년부터 233개(7조 9485억원)로 축소했다. 하지만 국고보조사업은 다시 늘어났고 지자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양상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거기다 ‘분권교부세’를 실제 수요보다 적게 책정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지역별 복지수준 격차가 심각해지는 부작용까지 낳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지방재정 전문가들이 내놓은 진단은 대체로 일맥상통했다.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기준보조율을 정하고, 그나마도 일부 보조사업에 대해서만 기준보조율을 정할 뿐 나머지는 예산편성 지침 등으로 임의로 결정하는 실정이라 ‘자의성 문제’가 제기될 뿐만 아니라 국회를 통한 ‘공적 통제’가 취약하게 됐다는 것이다. 유사 성격의 사업에 대해서도 기준보조율이 다양하고 정률보조와 정액보조에 대한 구분도 모호하다. 임성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부원장은 “원칙 없는 대상사업 선정, 합리성을 결여한 기준보조율, 불합리한 차등보조 방식, 중앙·지방 협의 시스템 부재”등을 지목했다. 환경부의 상수관망 최적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지난해 관련 예산이 334억원이었던 이 사업은 올해도 규모가 342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는 이 사업에 대해 ‘지자체 간 이해관계의 첨예화와 상수도 시설 개선을 위한 국고지원 비율이 낮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종료될 전망’이라면서 “정책적 실패”라고 못 박았다. 결국 2012년 정부의 지역발전위원회 평가에서 ‘우수사업’으로 호평받았던 이 사업은 지난해 감사원에서 지적한 국고보조사업 낭비 사례 대표주자라는 불명예만 남긴 채 올해를 끝으로 씁쓸하게 막을 내릴 예정이다. 글 사진 예산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도움 주신 분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김성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원 ▲김재훈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 ▲손종필 나라살림연 부소장 ▲신두섭 지방행정연 수석연구원 ▲윤영진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 ▲임성일 지방행정연 부소장 ▲조임곤 경기대 행정학과 교수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가나다순)
  • ‘과로·스트레스’ 질환에 하루 2명꼴 사망

    ‘과로·스트레스’ 질환에 하루 2명꼴 사망

    지난해 하루 평균 2명이 넘는 근로자가 업무 환경과 스트레스, 과로로 인한 질환 등을 앓다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2013년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근무 중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90명으로 2012년보다 44명이 감소했지만 질병 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839명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109명이 늘었다. 이 가운데 과로, 스트레스와 연관성이 높은 뇌심질환 사망자는 348명으로 41.5%를 차지했다. 과도한 업무량이 죽음을 부른 셈이다. 진폐사망자는 379명으로 이보다 많았지만 대부분 과거 탄광에서 일하다 병을 얻은 장기요양자로 요양 과정에서 사망한 경우다. 과로를 하거나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이 높아지고 탈수 현상이 동반돼 혈액이 끈끈해진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의 기존 질환이 있거나 음주, 흡연, 고지방·고염식 등의 위험 인자를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로 인해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같은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2012년 기준 2092시간으로 OECD평균 1705시간에 비해 400시간이 많다. 질병으로 인한 전체 재해자 수는 2012년 7472명, 2013년 7627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사고로 인한 재해자 수는 8만 4197명으로 2012년보다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노량진 수몰 사고, 삼성엔지니어링 물탱크 파열, 방화동 접속 교량 상판 전도 사고의 영향으로 재해자의 상당수가 건설업에 집중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고 사망자의 47.3%(516명)가 건설업에서 발생했다”면서 “건설경기 불황으로 업체들이 근로자 안전 관련 투자를 줄이면서 중대 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장년층의 재해 증가가 눈에 띈다. 55세 이상 재해자는 전년보다 2696명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정년 퇴임 이후 노동시장에 재진입한 장년층이 새로운 일을 맡으면서 재해 발생 위험에 크게 노출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오늘의 눈] 현대·기아차, BMW에 한 수 배워라/유영규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현대·기아차, BMW에 한 수 배워라/유영규 산업부 기자

    한국 도로에서 유독 잘 달리는 수입차가 있다. BMW다. 독일차에 대한 지나친 쏠림이라는 목소리도, 소득수준에 비해 고급차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허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아무튼 경쟁사를 제치고 쌩쌩 달린다. BMW는 지난해는 수입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21.1%까지 끌어올리면서 5년 연속 1위를 지켰다. 2006년 이후 판매 대수 평균 증가율은 무려 28%에 달한다. 최근 하락 일로를 걷는 국산차의 내수 성적을 보면 그들의 약진이 위협적일 정도다. 잘나가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차량 성능이나 브랜드 이미지 등의 이야기는 접어 두더라도 BMW는 한국에서 큰 그림을 그리며 장사를 하는 모습이다. 7월 준공을 목표로 인천 영종도에 건설 중인 ‘BMW 드라이빙센터’가 대표적이다. 인천공항 화물센터 옆 축구장 약 33개를 지을 수 있는 부지(24만㎡)에 총 770억원을 쏟아부었다. 핵심시설인 드라이빙 트랙은 BMW고객은 물론 다른 브랜드 차 운전자들도 자기 차의 한계를 느껴볼 수 있도록 만든 체험 공간이다. 길이 2.6㎞의 트랙에선 마치 전문 레이서가 된 듯 마음껏 트랙을 달려볼 수 있다. 만에 하나 사고를 방지하고자 독일에서 레이싱 전문가도 초빙해 안전교육도 시행한다. 전체 트랙을 볼 수 있는 위치에는 가족을 위한 문화 놀이공간을 마련했다. 아이들이 카트를 직접 운전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트랙을 도는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연간 20만명이 방문하는 아시아 최초의 가족용 자동차 테마파크를 한국에 만들겠다는 것이 BMW의 포부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자동차 문화를 전파하는 공간을 만들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BMW가 전국에 민간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깔겠다고 나섰다는 점이다. 이마트와 포스코ICT 등과 손잡고 올해 말까지 전국에 60여 곳, 내년 100여 곳으로 전기차 충전소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곧 전국 이마트 주차장 일부가 전기차 충전 시설로 변하는 셈이다. 대형마트는 동네마다 가장 넓은 도로, 비싼 땅에 세워지기 마련이다. 접근성 면으로 보면 국내 완성차업체가 공공기관, 구청 건물, 심지어 서비스센터에 충전소를 설치하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제 차 더 팔려는 속셈”이라고만 치부할 수도 없다. BMW가 준비 중인 충전시설은 기아차는 물론 르노삼성, GM, 닛산 등 국내에서 시판 중인 모든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업체별로 충전기 표준이 다른 현실에서 다른 기업은 시도조차 안 한 방법이다. 이 대목에서 묻고 싶다. ‘왜 한국땅에서 이런 일을 수입차 회사가 먼저 해야 할까’라는 점이다. 자동차 담당기자를 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국내에 현대·기아차에 대한 안티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비난 정도의 지나침이나 사안별 시시비비를 떠나 현실이다. 안티의 배경에는 현대·기아차가 외국에 비해 한국 소비자를 홀대한다는 의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어느덧 글로벌 5위란 위치까지 성장한 현대·기아차가 국내 소비를 기반으로 한 발짝 더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98년 역사를 지닌 경쟁자의 장사법을 눈여겨봤으면 한다. whoami@seoul.co.kr
  • 몸에 좋은 당근, 남자에게 더 좋은 이유는?

    몸에 좋은 당근, 남자에게 더 좋은 이유는?

    우리 몸에 좋은 당근이 남성의 전립선암 발병률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암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아 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질환이다. 유럽영양학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최신 연구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당근을 꾸준히 섭취한 남성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전립선암 발병률이 18%나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국 저장대학 연구진이 당근의 항암 효과를 조사한 세계의 서로 다른 연구 자료 10개를 수집해 ‘메타분석’한 것. 이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주제로 실시된 연구논문을 종합해 분석하는 연구 기법이다. 연구진은 다소 엇갈리는 연구 결과를 보인 이들 연구자료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암 발병에 관한 전체적인 효과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연구는 1주에 3~5회 정도 당근을 섭취한 남성이 1주에 1회 이하를 섭취한 이들과 비교한 것이다. 연구진은 메타분석을 통해 당근이 전립선암 발병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조사대상자들이 비만일 경우 다른 요인 때문에 질병에 대한 발병률이 증가해도 이런 영향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당근이 전립선암의 발병률을 감소시키는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진 못했지만, 당근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 성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카로틴과 유사한 황색 등의 색소군으로 항암 효과가 있으며 정자의 운동성을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도 밝혀졌다. 한편 전립선암은 갑상선암과 더불어 생존율이 높아 ‘착한 암’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 증가율이 높아 국내 남성암 중에서는 현재 발병률 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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