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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 ‘최고의 해’…올 9승·상금 첫 9백만달러

    ‘생애 최고의 해’-. 13일 막을 내린 PGA 투어 아멕스챔피언십에서 공동 5위에 그쳐 50년만의 한시즌 두자리 승수 및 상금 1,000만달러 돌파에 실패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타이거 우즈에게 올시즌은 어느 해보다 풍성한 수확을 안겨준 최고의 해였다. 한시즌 메이저 3관왕을 포함한 9승 달성,출전 6개 대회 연속 우승,사상 첫 한시즌 상금 900만달러 돌파,한 시즌 최소타 기록(67.79).모두 우즈가 올시즌 거둬들인 수확이다. 올시즌 마스터스를 제외한 US오픈,PGA선수권,브리티시오픈 등 메이저 3관왕 달성만으로도 우즈는 최연소 그랜드슬래머로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얻었다.72년 리 트레비노 이후 28년 만의 위업이었다. 한시즌 9승 또한 50년 샘스니드(11승) 이후 최다인 대기록.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우승으로 시작된 우즈의 우승 행진은 5월에 들어서며 절정으로 치달아 메모리얼토너먼트,US오픈,브리티시오픈,월드골프챔피언십,벨캐나디언오픈 등 9월까지 6연승행진으로 이어졌다. 한시즌 최다 상금 돌파 신기록은 막판 1,000만달러 고지 정복 실패로 빛을 다소 잃었지만 900만달러 돌파만으로도 이미 자신이 지난해이룬 최다상금기록(661만달러)을 무려 300만달러 가까이 뛰어넘는 대기록이다. 다른 기록에 가려져 있긴 했지만 67.79타의 한시즌 최소타 기록 또한 당분간 깨지지 않을 불멸의 기록이 될 전망.지금까지 최소타 기록은 지난 45년 바이런 넬슨이 세운 68.33타로 55년 동안 아무도 넘지못한 기록을 우즈가 0.54타나 낮췄다. 한편 우즈는 올시즌 뷰익,아메리칸 익스프레스,롤렉스,골프다이제스트 등을 비롯한 11개 회사로부터 무려 1억 5,000만달러가 넘는 광고수입을 올려 현역시절 4억달러를 번 미 프로농구(NBA)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을 뛰어넘어 10억달러를 손에 쥐는 첫 스포츠맨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첫 단추 잘못 꿴 ‘동방수사’

    동방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아직까지도정·관계 로비의혹 등이 규명되지 않아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이 처음부터 실체 규명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아니었느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초동수사 미숙 첫번째 ‘단추’부터 잘못 꿰어지기 시작했다.유조웅(柳照雄) 동방금고 사장과 오기준(吳基俊) 신양팩토링 대표 등 이경자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규명할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인물이 모두 해외로 도피한 것. 이에 따라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李德善)는 12일 유씨와 오씨를 송환하기 위해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인도요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도피를 방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지만 이들의 ‘역할’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초동수사의 잘못을인정한 셈이 됐다. 지난달 21일 미국으로 도피한 유씨는 대신금고 불법대출과 유일반도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에 따른 금감원 검사를 무마,또는경징계 조치해 주는 대가로 11일 구속된 김영재(金暎宰) 부원장보와장래찬(張來燦·사망) 비은행검사1국장에게 수억원의 주식과 현금을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경자(李京子·구속) 동방금고 부회장의 측근인 오씨도 김부원장보에게 현금 5억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으나 지난달 26일 괌으로 출국했다. ■실체 규명에 소극적 검찰은 “금감원 고발 내용에 대한 수사가 우선”이라며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않았다.정씨의 사설펀드 가입자 부분도 마찬가지.검찰은 “펀드에 가입했다는 것만으로 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법논리를 앞세웠다. ‘청와대 과장’을 사칭한 전 청와대 8급 위생직원 이윤규씨(36·구속)가 2억8,000여만원의 주식 투자 손실 보전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마저도 청와대로부터 통보받아 알게 됐다. 정현준한국디지탈라인 대표가 언급한 검찰 간부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손도 대지 못했다.검찰은 그 이유를 “이경자씨가 부인한다”고 설명했지만 ‘자기식구 감추기’라는 비난이 적지 않다. ■김영재 영장 소명 부족 서울지법 한주한(韓周翰) 영장전담 판사는“김영재부원장보가 옛 아세아종금의 증권사 전환문제 등과 관련해이 회사 신인철(구속) 상임감사로부터 현금 4,950만원을 받은 혐의가인정된다”고 밝혔다.그러나 유씨와 오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에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정현준·이경자씨의 돈을건넸다는 주장만 있을 뿐 중간 전달자인 유씨·오씨의 진술과 물증이없다는 설명이었다. 검찰은 구속만료일인 14일 정현준·이경자씨를 기소하면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성과물을 내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정규리그 MVP 5명 각축

    ‘정규리그 MVP는 누구’-. 신문·방송사와 한국야구위원회(KBO)로 구성된 후보자 선정위원회는9일 2000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현대의 임선동(투수)·박경완(포수)·박재홍(외야수)과 두산의 진필중(투수)·김동주(내야수) 등 5명을 확정,발표했다. 타격왕 박종호(현대)와 최다안타 공동1위 이병규(LG)·장원진(두산)등은 개인 타이틀 만들어주기 의혹이 제기돼 후보에서 제외됐다. 공교롭게도 이번 MVP 후보자 모두는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연출한 현대와 두산의 선수들이어서 두 팀의 장외경쟁도 뜨겁다. MVP는이승호(SK)·조규수(한화)·이용훈(삼성) 등 3명의 신인왕 후보와 함께오는 15일 프로야구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지난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임선동은 올시즌 18승(4패)으로 다승 공동 1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재기했다.또 탈삼진 1위(174개),승률2위(.818),방어율 4위(3.36) 등 투수 부문에서 고루 상위권에 올라기대를 모으고 있다.특급마무리 진필중은 47세이브포인트(5승42세이브,방어율 2.34)로 2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했다. 국내 최고의 ‘안방마님’ 박경완은 무려 40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85년 ‘헐크’ 이만수(전 삼성)이후 15년만에 포수로서 홈런왕 타이틀을 쥐어 주목받고 있다.호타준족의 대명사 박재홍은 타율 .309와 홈런 32개,도루 30개 등으로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고 특히 타점115개로 96년에 이어 두번째 타점왕에 등극했다. ‘코뿔소’ 김동주는 타격 2위(.338),타점 4위(106개),최다안타 3위(159개),홈런 8위(31개) 등 공격 전부문에서 두드러진 활약으로 간판타자 몫을 톡톡히 해냈다. 김민수기자
  • [외언내언] 플로리다와 미국

    북미 대륙에서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무리는 철새떼만이 아니다.은퇴한 미국의 최상류층도 철따라 미 대륙을 종단한다.이들은 봄부터가을까지 주로 미 북동부 로드아일랜드 주 뉴포트에 거주한다.그러다가 늦가을이면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옮겨 겨울을 난다.‘뉴포트에서팜 비치까지’(from Newport to Palm Beach)라는 말은 미국 서민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인구학 같은 학술서적에도 나오는 부유층의 대표적인 계절별 주거이동 경로이기도 하다.특히 팜비치는 돈많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거주하는 베벌리힐스와는 격이 다른 상류층의별장촌이다. 그러나 플로리다에는 부자들만이 사는 게 아니다.아름다운 해안으로이름난 마이애미는 흑인과 히스패닉이 ‘점령’하면서부터 슬럼화한지 오래다.미국에서도 범죄율이 가장 높은 축인 도시다. 그런가 하면 플로리다의 올랜도는 가장 미국적인 도시랄 수 있다.세계 최대의 테마공원인 디즈니월드를 끼고 있다는 점에서다.여기서는전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주술처럼 ‘아메리칸 드림’을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플로리다는 미국적 다양성이 농축된 주다.바로 그같은 플로리다가 미국의 21세기 초반을 좌우하는 열쇠를 쥐게 됐다.사상 최대의 격전이었던 이번 미 대선에서 민주당 고어 후보와 공화당 부시 후보간 최종 승자를 결정할 승부처인 점에서다. 그동안 공화당은 다수파인 백인사회의 지지를 업고 역대 선거에서플로리다에 철옹성을 구축했다.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흑인과 유대인 등 소수민족 표에다 적극적 의료보장 공약으로 백인 노년층을 파고들었다.반면 공화당은 부시 후보의 조카 조지 P 부시가 멕시코 혈통이 섞인 점까지 활용해 민주당이 강세인 히스패닉과 쿠바난민층을 공략했다.이같은 대접전으로 이 주는 ‘재검표’라는 미국정치사상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두 후보간 지지율이 미 언론의 표현대로 그야말로 박빙(razor-thin)으로 압축되면서 초래된 결과다.플로리다가 갖고 있는 인종과 계층의 중층구조가 빚어낸 산물인 셈이다. 플로리다의 재검표는 고어,부시 두 진영 인사들에겐 피말리는 과정이다.그러나 제3자에게는 흥미진진한볼거리를,대미 관계가 중요한우리에게는 미국사회를 들여다볼 있는 소중한 기회의 창을 제공하고있다. 특히 이곳에서 녹색당 네이더 후보의 선전은 고어에게 불리했지만양당 체제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다.플로리다는 이래저래 미국의 내일을 읽을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다. △구본영 논설위원kby7@
  • 美 대통령 선거/ 이모저모

    미 대선 사상 가장 치열한 격전으로 기록될 이번 대선은 시종일관 엎치락뒤치락한 접전으로 개표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그러나 최종승부처인 플로리다주의 재검표에 따라 당선자 발표 유보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타났다. 미 대선에서 개표 당일결과가 나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밤을 꼬박 새우며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미 국민들은 어처구니없는결과에 섣불리 부시 당선을 선언한 주요 방송들에 전화를 걸어 거세게 항의했다.또 많은 외국 정상들이 미 방송들의 보도에 따라 부시텍사스 주지사의 당선이 확정된 것으로 알고 부시에게 축전을 보내오기도 했다. ●부시가 당선된 쪽으로 신문을 제작하던 미 주요 신문과 방송들은플로리다주의 재검표가 불가피해지고 재검표 결과가 언제 공표될지알 수 없게 되자 윤전기를 멈추고 제목과 기사내용을 수정한 것으로알려졌다. ●플로리다주 법무당국은 신속하고 공정한 재검표를 다짐했다.봅 버터워스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몇년 전 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가 실시됐을 때는 자동개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이제 자동개표 시스템이 완비된 이상 빠른 재검표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8일중으로 재검표가 끝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플로리다주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기 때문에 플로리다주는 미국의 다른 주들,그리고 다른 나라들에 미국의 선거가 얼마나 정확하고 정직한 것인지 보여줄 의무가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투표의 정확성과 정직성을 언급한 이같은 발언은 두차례나 오보 소동을 벌이며 요동친 개표 과정에 비춰볼 때 얼마나 동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심된다. ●플로리다주의 재검표에서 부시가 고어를 이긴 처음 결과대로 나타난다면 미국에는 112년만에 전체 득표에서는 뒤지고도 선거인단 획득에서 앞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소수파 대통령’이 탄생된다. 부시는 98%의 개표가 완료된 8일 밤 9시 현재 4,797만4,397표(48%)를 얻어 4,818만8,824표(48%)를 얻은 고어에게 총득표에서 뒤졌으나 플로리다에서 이길 경우 대통령에 당선되기 때문이다. 선거 전부터 소수파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 것은 사실이지만 투표 전에는 고어 부통령이 소수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점쳐졌던 것에 반해 거꾸로 부시가 소수파 대통령으로 탄생하게 됐다는점이 이채롭다. ●미 대통령 선거 플로리다주 개표 결과 민주당 고어 후보와 공화당부시 후보간 표 차이가 1,700여표이기 때문에 플로리다주 법에 의거자동적으로 재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외교통상부는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8일 하루종일 CNN뉴스를 보면서 미 대통령 선거 결과에 귀 기울여오던 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지로 알려진 플로리다주에서 두 후보간 표차가 1,700표로 8일 오후(현지시간)에 재검표에 들어간다는 뉴스를 접하고 공식성명 발표를 미뤘다. 외교통상부는 “선거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될 때까지 공식논평을안 할 계획이다”면서 현지 소식을 계속 확인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보였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재개표 결과도 두고봐야 하겠지만 지금 현재 플로리다주 부재자 5,000여 표가 개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투표 결과를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3)나그네살이

    *러시안 '보르시치 수프' 서양 해장국으로 으뜸. 로마에 내린 것은 초저녁이었는데 나는 유럽에서 어느결에 서울역에내린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그것도 십여년 전의 잡다한 활기가 느껴지던 서울역이나 영등포 역 말이다. 우선 출찰구를 나오자마자 인파를 거슬러 올라오는 청소년과 아주머니의 한 무리들과 어깨를 부딪치게 된다.그들은 맞춤한 상대와 눈을맞추며 말을 걸어온다.판지오네,즉 여관 가자는 얘기고 체인지 달러는 달러 바꾸자는 소리다.구내의 이곳 저곳에서는 한 젊은이가 길을떠나고 온 가족이 배웅을 나와서 떠들썩하다.양친 부모는 물론이고조부모에 어린 아기들까지 총동원 되어 있다. 로마는 도시 전체가 관광지인 셈이고 헐리우드 영화의 세트 장으로활용된 적이 많아서 낯익은 곳이기도 하다.미국과 일본 관광객이 일년 내내 들끓는다.그래서 미국인과 아시아인들을 노리는 치기배나 사기꾼들이 많기로도 유명해서 누가 이태리 여행을 간다면 너 나 없이조심하라고 충고를 하면서 이태리 도둑들의 갖가지 수법을 전수해주기도 한다.내가 콜로세움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만난 소매치기들은한국에서도 흔히 보던 식구파 형식의 치기배들이었다.우리말로는 ‘회사’라고도 하는데 사장이 있고 일꾼이 있으며 망보기와 바람잡이등이 모두 한 팀이다.내가 내릴 정류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버스 손잡이를 붙들고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거리를 살피면서 가는데 무심코옆을 넘겨다 보니 일꾼이 한창 앞 사람의 가방 지퍼를 열고 뒤지는참이다.옆에 섰던 다른 사내가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애교있게 눈을끔쩍 해보이고는 신문지로 슬그머니 내 얼굴을 가린다.그들이 노리는것은 어린 남매를 데리고 나선 미국인 관광객 부부였다. 나는 그들이 회사원들이라는 걸 대번에 눈치챘다.바람잡이가 내게 영어로 물었다.너 어디 가니? 콜로세움에 간다.아 그래? 바로 다음 정거장이 그곳이야.나는 그에게 고맙다고 대꾸하고 얼른 내렸는데 살펴보니 두 정거장쯤 먼저 내린 셈이었다. 워낙에 내 행색이 초라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인상이 자신들과 다름없어서 그랬던지 나는 이태리에서 한번도 치기배나 도둑이 찍자를 붙는일을 당한 적이 없다.친구들은 그래서 내가 그 고장에 맞는 모양이라고 농담을 했다.자기네 친구들은 건드리지 않으니 그 녀석들 의리 있다고도 우스개 소리를 한다. 언론학자 이영희 교수 부부를 파리에서 만났는데 그분들도 이태리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하도 주의를 많이 들어서 잔뜩 긴장을 했더란다.몇번이나 자질구레한 고비를 넘으면서 그래도 크게 당하지는 않고서 무사히 이태리를 떠나는 기차를 탔다.귀중품이 들어있던 손가방은 이선생이 몸소 지니기로 했다.먼저 가죽 줄을 목에 걸고 그 줄을 양 손으로 꼭 쥐고는 가방을 무릎에 올려 놓은 채로 안쪽 자리에 앉았다. 두 양주가 이렇게 긴장을 늦추지 않고 국경을 넘을 때까지 기차여행을 했는데 드디어 국경을 넘어서자 아,이젠 살았다 하고는 그만 잠이설핏 들어버렸다.얼마나 잤을까,눈을 떠보니 기차는 여전히 남프랑스해변을 달리고 있는데 가방이 간 데가 없었다. 두 손에는 가죽 줄만꼭 쥐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감쪽같이 줄을 끊고 가방만 가져간 모양이다.이 교수의 말씀이 걸작이었다.국경을 넘었어도그 기차가 여전히 이태리 기차라는사실을 잊었지 뭔가. 로마의 식당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 보다는 현지 사람들이 외식을 나오는 곳을 찾아 가는 게 훨씬 싸고 맛있는 로마식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먼저 전채로 파스타 한 접시를 먹는다.로마의 명물이 카르보나라 파스타니까 그걸 시킨다. 카르보나라 스파게티는 돼지 목살 고기와 달걀로 조리한다.돼지 기름에 목살을 마늘과 더불어 볶고 잘 저은 달걀을 섞어서 검은 후추와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려 넣으면 소스가 준비된 것이다.삶은 스파게티를 이들과 버무리면 되는 것이다.입가심으로 앤쵸비 샐러드를 먹어본다. 양파를 얇게 초생달 모양으로 썰어서 우리네 멸치젓 같은 앤쵸비를 다져 넣어서 소금 후추 식초를 넣고 버무려 고소한 올리브유로마감한다.주요리로는 양고기를 먹어 보자.양고기를 마늘과 함께 소금후추를 쳐서 볶는다. 로즈마리 잎과,앤쵸비 두어 마리, 마늘을 함께찧어서 레몬즙을 짜서 적당히 뿌리고 준비된 양고기 위에 소스를 뿌린다. 여기에다 해산물이 풍부한 나폴리와 시실리 요리얘기까지 가면 이건숫제 유럽에는 이태리 요리밖에 없는 것 같이 될지도 모르겠다. 파리에서 먹은 거위 간이나 생굴 캐비어 등속의 전채는 독특하고 돼지가 찾아낸다는 송로 버섯이나 달팽이 요리도 그 소스가 섬세하다. 양파 수프와 콘소메 그리고 어패류를 끓인 부이야베스도 맛이 좋다. 양고기 필레나 와인으로 양념한 오리와 거위,그리고 후식의 각종 과일 셔벳이 또한 인상적이다.앞에서도 나왔지만 어느 나라나 대도시에는 국제적인 여러 나라의 음식들이 모여있기 마련인데 파리의 아랍과북아프리카 음식이며 베트남을 중심으로한 동남아 요리도 맛있는 것이 많다. 특히 생각나는 것이 북아프리카의 쿠수쿠스라는 음식이다.쿠수쿠스를먹으면서 나는 그게 좁쌀밥인 줄 알고 있었는데 덜 갈린 통밀의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다.양파 버섯 옥수수 완두콩 등을 볶아서 닭국물 육수에 찐 쿠수쿠스를 소금 후추 마늘로 양념하여 버무린 음식인데 꼬치 구이 양고기와 곁들여 먹는다.아랍 아프리카권 뿐만 아니라 케밥처럼 터키를 비롯한 회교권 사람들이 모두 즐겨 먹는다. 파리 외곽으로 나가면 몇 군데의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는데 여기서 베트남 쌀국수와 양념한 돼지갈비를 먹을 수가 있다.나는 이제껏그렇게 맛있는 돼지갈비를 먹어보지 못했다. 그뿐이랴.체코가 변하고나서 어두운 프라하 역에 내려 요기할 곳을찾다가 우연히 작은 술집에서 빵과 먹던 뜨거운 수프 생각이 난다.더구나 밖에는 겨울비가 축축히 내리고 카프카의 음울하게 큰 눈이 생각나는 그런 밤이었다.굴라시 수프가 그것이다.원래는 헝가리 음식이지만 겨울철에는 서구의 모든 도시에서 러시안 수프와 함께 인기가있다.소의 뼈를 오래 우려내어 양파,월계수 잎,마늘로 맛을 내고 고기 감자 당근 샐러리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넣어 걸죽하고 뭉근하게끓인 국이다. 그러니까 다시 베를린의 장벽 넘어 동독쪽 알렉산더 광장 건너편에있던 오래된 러시안 레스토랑이 생각난다.보르시치 수프는 뉴욕에서도 싸고 맛있는 유명한 집이 있었지만 속풀이 서양 해장국으로는 으뜸이다.따뜻한 수프 위에 스메타나라는 샤워 크림을 살짝 얹어 주는게 특징이다. 그리스 식당 파르테논의 양고기 생선 양파 등 야채의 꼬치구이인 스브라키,또는 감자와 돼지고기와 가지를 구운 무사카,고기와 야채로터키 식의 얇게 구운 빵 속을 채운 기로스가 생각난다.뉴욕에서 기로스를 주문했더니 웨이터가 구태여 자이로스라고 고쳐 말하던 것도 생각이 나고.우리네 소주 같은 우조를 마시다가 고기는 싫고 속이 굴풋하면 입가심을 위해서 딥을 바른 마른 빵을 먹는다. 나는 요즈음도 손쉽게 만들어 먹곤 하는데 요플레를 사다가 오이를거칠게 갈아 넣고 다진 마늘,파슬리,올리브 기름을 섞어서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서는 맨 프라이팬에 잠깐 구워낸 바게트 빵에다 발라 먹는다. 황석영
  • 배아幹세포서 심근세포 배양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냉동된 수정란에서 제작해낸 배아간(幹)세포로 심근세포를 배양해내는데 성공했다. 의료법인 마리아병원 기초의학연구소 박세필(朴世必·40) 소장팀은 6일 “배양접시안에서 배아간세포에 특수 성장인자를 주입,배아간세포를 심근세포로 분화,유도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실험쥐에 배아간세포를 주입해 신경세포나 근육,연골 세포등으로 분화하는 것을 간접확인한 적은 있으나 특수 배양조건을 갖춘 배양접시안에서 인체 장기의 근육세포를 배양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아간세포는 인체의 각 장기로 분화하는 능력을 갖춘 원시세포로 배양조건만 연구되면 원하는 특정 세포와 장기를 얻을 수 있어 세포이식을 통한 부분치료는 물론 장기복제까지 기대할 수 있다. 박소장팀은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국내 특허출원을 신청했으며 세계15개국에 특허출원중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原電 안전불감증 심각하다

    국내의 원전이 사용기한이 지난 부품에 대해 기존 부품을 재사용하거나 방사능 오염 장비 및 동위원소를 불법적으로 판매·관리해 안전상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6일 과학기술부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영환(金榮煥)의원은 “영광원전 3호기의 경우 7일 재가동을 앞두고 1,401개의 부품에 대해 구매 계약을 했으나 지난 10월25일 현재 598개의 부품을 납품받지 못해 결국 기존 부품을 수리,재사용하거나 교체 계획을 이행하지 않는 등 원전 안전성이 우려된다”고말했다.김 의원은 이어 “방사성 동위원소에 오염된 실험용 쥐를 위탁 폐기하지 않고 9개 기관의 냉동고에 보관하는 등 관리가 부실하고,방사능 오염 장비 및 동위원소도 규정을 위반한 채 불법적으로 판매·운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공사는 “원전 안전성과 발전 정지에 관련된 주요 정비용 부품은 항상 예비품을 확보하고 있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의원은 “50개 방사선 치료기관 중 19개 기관에 의학물리학자가 배치되지 않아 부적절한 방사선 치료로 인해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면서 의학물리학자의 의무고용을 주장했다. 민주당 허운나(許雲那)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국내 방사선 피폭선량의 기준이 국제 기준의 2배를 초과했다고 지적했지만 과기부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면서 “방사선 주무 부처가 국제 기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안전 불감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인간 배아 간세포서 심근세포 배양 의미

    마리아기초의학연구소 박세필 소장팀이 개발에 성공한 심근세포 배양기술은 사람의 장기 어느 것에든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가 특정 배양조건하에서 발견된 것인 만큼 다른 장기로 확대하기에는 더욱더 연구가 필요하며 임상적용을 거쳐야한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배양조건에 대한 연구가 진척될 경우인체 210개 장기에 대한 세포배양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당뇨병이나 알츠하이머병,파킨슨씨병 등 난치병 환자에게 이식할 세포나 장기를 원하는 대로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의료계는 일단 이번 연구결과가 앞으로 심근경색과 울혈성 심장질환 등 유사질환의 난치병 치료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소장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해외 관련연구보다 훨씬 진전된 것이다.지난 98년 미국 위스콘신대 제임스 토머슨 교수와 올해 호주 모나시대학의 트런슨,싱가포르대학의 아리프 봉조 박사팀은 면역결핍된쥐에 배아간세포를 주입한 뒤 외·중·내배엽으로 분화를 유도해 내는 데 성공했다.그러나 이들의 연구는 모두 수정후 4∼5일된 생배아를 이용한 것에 차이점이 있다. 이와는 달리 박 소장팀은 5년이상 동결보관된 냉동 수정란으로부터 배아간세포를 얻는 데 성공,이 세포의 영양배엽세포에서 분리된 세포 덩어리를 배양접시로 옮겨 배양한 끝에 심근세포를 얻어낸 것이다. 사람의 배아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인간복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천주교와 인권단체의 항의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성호기자
  • 張來燦 前국장 자살…검찰 수사 전망

    동방금고 불법 대출 및 금감원에 대한 로비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금융감독원 장래찬(張來燦) 전 비은행검사1국장이 31일 자살한 변사체로 발견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어려움에 부딪혔다. 장씨는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에 투자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입자 이경자(李京子·구속) 동방금고부회장을 통해 정현준(鄭炫준·구속) 한국디지탈라인사장으로부터 3억4,900만원의 손실보전금을 받는한편 정씨의 사설펀드에도 1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아울러 지난 3월14일 분쟁조정국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금고검사와관리를 담당한 주무 국장이었다는 점에서 동방금고 불법대출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줄 핵심인물로 꼽혀왔다. 더욱이 장씨와 이경자씨를 연결해준 것으로 알려진 유조웅 동방금고사장이 지난 21일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도피해 이씨 등의 로비를입증해줄 증인은 아무도 없는 셈이 됐다. 이씨는 구속된 뒤 처음에는 “금감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한 적이없다”고 주장했으나 최근에는 “나는 모르는 일이다.(로비를) 했다면 유사장이 했을 것”이라고 떠넘기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장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린 뒤 유사장소환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아울러 S팩토링 등에서 이씨의 로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측근들의 ‘증언’을 기대할 것으로보인다. 동방금고 등의 불법대출 묵인 및 축소 은폐 의혹 수사도 문제다.현재 관련자 대부분이 장씨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어 장씨 ‘ 윗선’수사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동아건설 사실상 퇴출 배경·전망

    동아건설에 대한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거부는 채권단이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리비아공사 중단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과 500여 협력업체의 연쇄도산 등을 우려해 ‘회생’ 쪽에 무게중심을 둬오던 채권단이 갑작스레 ‘퇴출’쪽으로 돌아선 데 대해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시장은 동아건설이 몰고올 파장에 크게 술렁이고 있다. ■희생양인가,이중플레이인가 채권단의 변화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주말부터다. 동아건설측은 그동안 동아건설 자금지원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대한통운 지급보증 문제가 ‘제3평가기관 의뢰’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상태에서 채권단이 자금지원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서울은행의 ‘이중플레이’를 의심하고 있다.처음부터 ‘퇴출’ 결론을내린 서울은행이 동아건설측의 뒤집기 로비를 막기 위해 막판까지 ‘살리려는’ 것처럼 위장전술을 폈다는 것이다.그러나 외국계 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강정원(姜正元) 행장이 9월말에 ‘(지원을)긍정 검토하겠다’는 공문을 동아건설에 보낸 것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이보다는 막판까지 동아건설 회생의지를 갖고있던 서울은행이 다른 금융기관에 대해 설득작업을 폈으나 실패,결국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자금지원 의결권의 33%를 제2금융권이 쥐고 있어서애초부터 ‘힘든 게임’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부실 ‘빅3’를 모두 살린다는 여론의 질타에 ‘동방 비리’로 인한 기업구조조정 차질 우려가 겹치자 정부가 의지천명 차원에서 동아건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해석도 들린다.“원칙대로 처리하라”는 청와대의 의지가 지난 주말 채권단에 전달됐다는것이다. ■연쇄부도 파장 동아건설측은 “내일(31일) 700억원의 월말결제대금이 돌아오지만 채권단의 자금지원 거부로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동아건설은 리비아공사 미수금 6억달러와 공사지연에 따른 위약금 10억달러 등 24억3,800만달러(2조9,000억원)의 추가손실이 발생할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이후 실시해준 채무조정을 고스란히 날리게 되며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게 돼 타격이 예상된다.특히외환은행은 채권액이 13%로서울은행 다음으로 많아 ‘독자생존’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시장의 힘’ 긍정 해석도 ‘빅3’의 진로를 놓고 갈팡질팡하던채권단과 정부가 막판에 ‘퇴출’ 결론을 내린 것은 당장은 시장에타격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논리를 따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정부의 기업구조조정 의지를 의심하며 돌아앉기 시작하던 시장과 해외투자가들을 다시 주저앉힐 단초를 마련했다는 해석이다.이에 따라 K기업 등 회생쪽에 무게가 실렸던 덩치큰 부실대기업들의 처리도 재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미현기자 hyun@
  • 독자의 소리/ 무인방범기기 취급에 주의 기울여야

    사설 경비업체가 운영하는 무인방범기기를 관공서뿐만 아니라 일반가정집에서도 많이 설치하고 있다.이 기기는 사설경비업체와 경찰서상황실에 연결돼 있어 비상시에는 관할 파출소 순찰차가 즉각 출동하게 된다.시단위에서는 무인방범기가 울려 경찰이 긴급출동하는 일이하루 평균 2∼3건에 달하고 있으나 전체 출동건수의 90%이상이 가입자들의 부주의로 인한 경우이다. 관공서와 사무실의 경우,퇴근할 때에는 출입문과 창문을 반드시 닫아야 한다.야간에 쥐나 고양이의 출입으로 인하여 센서가 작동되거나커튼이 바람에 흔들리면 센서에 감지돼 경찰 등이 출동하게 된다.또한 센서 밑에 대형 화분을 놓아두는 일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미세한식물의 성장도 센서에 감지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융기관과 가정집의 경우에는 비상벨 버튼의 취급에 주의를기울여야 한다. 무심코 버튼을 건드리거나 장난삼아 한번 누를 경우 경찰이 출동하게되고 그사이 정말 생명이 위협받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방범기기를 잘 관리함으로써 경찰력의 낭비를 줄여야 하겠다. 신성호[정부과천청사 경비대]
  • 올겨울 화려한 모피패션 바람분다

    ‘모피는 야만스럽다’거나 ‘과분한 사치품’으로 생각해 아예 관심권 밖으로 미뤄 두었던 여성들도 올겨울엔 마음이 흔들릴 것 같다. 이제까지 코트 깃이나 소매 끝단에 부분적으로 털장식을 하는 정도였던 모피가 올 겨울에는 코트는 물론 원피스,스커트,바지,숄,망토,자켓 등 온갖 종류의 아이템에 장식용으로 대거 동원된다. 또한 블랙 밍크코트 스타일에서 탈피해 토끼,머스카렛(물쥐),피치(족제비과),누트리엘(사양쥐) 등 각종 모피가 울긋불긋 화려한 색깔로물들여져 거리를 온통 수놓을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격대와 동물 애호가들의 거센 반발에 지금까지 모피는 웬지멀게만 느껴져왔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고전적인 세련미와 귀족미를 추구하는 ‘럭셔리패션’ 바람이 분 데다,지난 10여년간 많은 디자이너들이 모피에 새로운 패션성을 부여하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듯하다. 베스띠벨리 디자인실 정소영 실장은 “가장 원시적인 의상소재였던모피가 21세기 첫 겨울을 맞이해 가장 미래지향적이고 실험적인 소재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을·겨울컬렉션에서 모피옷을 전체 아이템중 25%나 사용한 디자이너 박지원은 “이제 관건은 ‘어떤 모피를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했느냐’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의 특징은 머플러,모자 등 소품류부터 옷 전체를 모피로 가공한코트류까지 종류가 셀수 없을만큼 다양해진 것.예를 들어 상의의 여밈선이나 코트에 달려있는 모자의 테두리에 살짝 두르거나 롱코트의칼라와 소매 부분에 과장되게 붙인 것도 있다.겉감은 나일론 소재이지만 안감은 토끼털 등으로 모피 처리된 것도 눈에 띈다. 디자이너들의 이러한 새롭고,재미있고 보다 가벼운 접근법은 특히 젊은층에 자연스럽게 어필했다.모피 장식 액세서리와 의류들이 갑작스레 빠른 속도로 확산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소재역시 고가의 밍크(300∼600만원대)에서 토끼털(50∼60만원대),화려한 여우털(100만원대)외에도 외관상은 토끼털과 유사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쥐과의 머스카렛(100∼200만원대)도 각광받고 있다. 가공하지 않은 제 색깔보다는 보라,파랑,빨강,분홍 등의 컬러에 이중,삼중 염색을 통해 고급스럽고 깊이있는 색감을 주는 제품들이 많다. 여성복 업체 ‘씨’의 영업팀 대리 강승주씨는 “올 겨울모피는 고급스러움이라는 가을,겨울 트렌드에 힘입어 대인기가 예상된다.모피 의류 출고가 예년보다 보름이상 빨라졌고 물량도 지난해에 비해 20% 늘렸다”며 매출이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현재 출고된 ‘씨’의 모피의류 중 털이 길고 화려한 카멜색(진한 베이지)여우코트가가장 많이 팔렸다. 모피는 값이 비싼만큼 처음 구입할 때부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털이 촘촘하고 윤기있는지 ▲바느질이 꼼꼼한지 ▲입어서 가벼운지를 우선 살피도록 한다.보관할 때는 넓은 옷걸이에 걸어 통풍이 잘되도록 신경쓰고,눈비에 젖었을 때는 잘 털어 그늘진 곳에 걸어 말리고,직사광선이나 난로 등 발열기구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허윤주기자 rara@
  • 北·美 내주 실무회담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의 회담 후 “북한 미사일 문제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뤘으나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중대한 진전’의 연장선으로 내주 ‘북·미 미사일 전문가회담’이 열린다.양측은 회담에서 미사일 개발(시험발사 포함)과 수출,두부분으로 나누어 문제를 풀어 나갈 전망이다. ■개발과 수출로 분리협상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미국은 지금까지대륙간 탄도 미사일로 간주했던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을 ‘인공위성개발용 다단계 로켓’으로 사실상 인정했고 북한이 개발한 위성을 대신 발사해 주는 쪽으로 대략 합의를 봤다.수출 중단의 경우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출중단 댓가에 대한 북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다.외교통상부 관계자는 “3년간 10억 달러씩의 보상을 요구해 온북측의 조건 등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미측이 ‘진전이 있었다’고밝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협상이 순풍을 탈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대북 보상 미국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형식의 컨소시엄 구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반도 안보상황과 직결된 한·미·일 3국과 북한의 미사일 수출 규제 수혜국들에 대북 보상의 분담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납치사건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담요구에쉽게 응할지 의문이다.우리 정부 관계자도 “장거리 미사일은 직접적위협이 안되고 단거리 미사일은 한반도 내 군비통제 개념이라는 입장에서 지금까지 보상금 분담을 검토해 본 적도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결국 보상금을 둘러싼 미국과 주변국간 입장차,미사일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겠다는 미국과 대미협상의 마지막 카드로 손에 쥐고 있는북한의 입장을 감안하면 내주의 전문가 회담에서 완전타결까지의 큰성과를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홍원상기자 wshong@
  • [세계화의 블록화](1)지역블록화, 세계화의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국경없는 경제' 신국제질서 가속. 생산체제의 다원화와 국경없는 지구촌으로 표현되는 세계화의 진전속에서도 역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지역 블록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뒤섞여 무역전쟁이 치열히 전개되는가 하면 유럽과 아시아,아시아와 미주 등 블록간 연계를 통한 신국제질서의 주도권 싸움도 활발하다.20∼21일 열린 3차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계기로 세계화와 지역 블록화의 함수관계 및 현황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지구촌 곳곳이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여 있다.이웃간 벽은 계속 허물어지는데도 지역단위의 울타리는 건재하다. 유럽은 자기들만의 결속을 튼튼히 하며 하나의 유럽을 완성했다.미국과 캐나다는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끌어들여 배타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했고 동남아시아는 단일상권을 만들었다.일본도 ‘엔화 블록’을 쌓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남미와 아프리카가 독자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경제적 후진성 때문에 블록의 역할은 못하고 있다. 지구촌의 편가름은 확연하다.물방울이 뭉치듯 이웃끼리 연합체를 형성,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그러나 냉전체제에서처럼 동서로 나눠 총부리를 들이대지는 않는다.오히려 경제적 이윤을 위해 블록간 연대하거나 블록을 묶으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유럽과 아시아는 반상회를 열듯 2년마다 모임을 갖고 있다(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미국과 유럽도 대서양을 마주보고 ‘공동주택’의 건설을 구상한다(범대서양 경제협의체).아시아와 북미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10여년째 손을 맞잡고 있다(아·태 경제협력체-APEC).미국과 유럽연합(EU)은 남미와 동구권까지 그들의 영역을 넓히려 한다(미주자유무역지대 창설과 유럽연합의 확대). 그렇다면 지역 블록화는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디딤돌인가,아니면지구촌을 쪼개는 걸림돌인가. 지구촌 구성원 모두가 무역 자유화를 바란다는 것은 분명하다.물건을 값싸고 자유롭게 사고 팔도록 국경을 없애고 세금도 낮추자는 생각에 공감한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일반협정) 체제의 뒤를 이어 출범한 것도 이같은 세계화의 연장선상에있다. 그러나 내 물건만 더 싸게 팔아야 한다는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무역분쟁은 끊이지 않는다.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괴물을 부활시켜 역외국의 값싼 제품에 무차별적 제재를 가하려 한다.법적인 구속력을 갖춘 WTO가 규정 위반이라고 경고해도 미국은 ‘힘의 논리’로 밀어붙인다. 유럽과 아시아가 미국을 따돌리고 서울에서 3번째 ASEM을 열었다.그러나 회원국간 구속력이 없는데다 관심 분야마저 달라 일과성 ‘통합 반상회’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고급 빌라’에 사는 유럽으로선 ‘재래주택’이나 ‘신도시’에사는 아시아가 소란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마치 이웃이 자녀들을 마구 때리거나 부부싸움을 한다든가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잘사는 마을’의 교육환경이나 쾌적함이 망쳐지지 않기를 요구하는것과 같다.외교적 표현으론 인권탄압,지역분쟁,환경오염 등의 문제다. 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은 공감하지만 아시아의 일차적 관심은 경제회복이다.행상을 해서라도 유럽에 더 많은 물건을 팔고 유럽의 앞선 기술을 배우고 싶지만유럽은 인색하다. 89년 창설된 아·태경제협력체(APEC)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다양한모임이라는 측면에서 블록을 통합할 대안으로 관심을 모았다.유럽연합이나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가 역외국에 배타적인 것과 달리 APEC은 일체의 차별성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APEC이 경제협의체임에도 아시아에서 일본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중국 대 일본의 대립은 APEC을 정치적 실험장에 머물게 한다. 미국 중심의 NAFTA는 역외국에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아시아가 값싼 노동력으로 파고들지만 미국은 벽을 높이며 제재를 가하고 있다. 오히려 북·남미를 하나로 묶어 미주 전체를 배타적 블록으로 키우려 한다. 그럼에도 지역 블록화는 역내 시장을이웃간으로 넓혀 국경의 의미를 없앤다는 측면에서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블록간 통합을 위해선정치·경제·문화적으로 블록의 평준화가 이뤄져야 한다.유럽이 통합을 이룬데는 역사·문화적 배경이 같을 뿐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큰격차가 없기 때문이다.북미처럼 수직적 생산체제를 갖추거나 아프리카,중동,남아시아와 같이 민족·종교적 갈등을 겪는 지역에서의 블록화는 세계화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백문일기자 mip@. *블록화의 사각지대. 아프리카나 중동 등에도 지역 블록이 있을까.대답은 ‘예스’지만유럽이나 아시아,북미 만큼 활발하지는 못하다.회원국간 빈부 격차가 큰데다 쿠테타 등 정정불안으로 결속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쪽의 해지는 나라’란 뜻의 마그레브연맹(AMU)이 결성된 것은 89년.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북아프리카 5개 아랍국이 모여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의 협력체를 결의했다.모로코,알제리,튀니지,리비아,모리타니 등으로 회교 원리주의의 발흥에 공동대처키로 했다.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다른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공동방위조치 규정도 마련했다.그러나 경제적 불균형과 테러국으로 지정된 리바아와 다른 회원국간 알력으로 93년 이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서부 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는 75년 라고스협정에서 기인한다.나이지리아,감비아,가나,말리,세네갈 등 15개국 대표가 모여 90년지역경제통합체 창설에 합의했다. 그러나 경제력 차이로 인한 공동정책의 부재,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의 내전,역내의 또다른 블록 형성 등은 ECOWAS를 유명무실하게 했다. 80년 출범한 남부아프리카 개발공동체(SADC)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대한 경제의존도 축소를 기본목표로 삼은 점에서 특이하다.아직은 수자원 및 전력,도로망,통신시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주력하는 단계다. 81년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카타르,바레인등 걸프만 연안 6개국은 경제통합을 기치로 걸프만 협력협의회(GCC)를 결성했다. 백문일기자. *‘지역블록’ 왜 생겼나. 92년 1월 싱가포르에선 4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담이열렸다.의제는 역내 무역활성화와 관세인하를 바탕으로 한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의 창설.그동안 반공(反共)을 기치로 정치적 연대를 추구해 온 ASEAN이 경제통합 쪽으로 방향을 틀며 블록을 형성했다. 한달 뒤 네델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선 유럽공동체(EC) 12개 회원국이모였다.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추진해 온 유럽통합이 60년대 프랑스드골 대통령의 ‘국가 중심의 유럽’으로 좌초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마스트리히트조약으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조약은 경제·화폐통합을 넘어 외교·사법 분야의 협력조항까지 신설해 명실상부한 ‘하나의 유럽’을 그려냈다. 같은해 8월 미국은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시작한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에 멕시코를 포함시켰다.미국과 캐나다의 자본·기술에 멕시코의 노동력을 접목,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을 이뤘다.역내에서는 관세를 낮추면서 역외국에는 배타적 관세를 적용,보호무역주의의 성격을 띄었다. 유럽,아시아,북미가 한결같이 92년에 지역 블록화를 추진한 이유는무엇일까.89년 동구권에 불어닥친 민주화의 열풍은 90년대 국제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요구했으며 그 결과 동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자본주의와 국익을 우선으로 한 실용적 외교노선이 주류를 이뤘다.이는 문화·역사적 배경이 같은 지역에서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블록화형성의 주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당시 세계 경제는 1947년에 맺어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따라 각종 수출입 장벽을 낮추는 무역교섭이 한창이었다.이른바 ‘우루과이 라운드’로 86년 남미 우루과이에 모여 관세인하,농산물 보조금 철폐,지적 재산권 보호 등을 놓고 다자간 협상을 벌였다. 미국,유럽공동체,일본을 위시한 아시아 개도국이 주축을 이뤘으나주도권은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이 쥐고 있었고 개도국은 농업부문을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세계 자유무역의 확산을 목표로 했으나 밑바탕에는 선진국의 값싼 농산물과 경쟁력이 앞선 서비스 상품을개도국에 팔려는 일종의 무역전쟁이었다.개도국들은 자국 농민들의거센 반발에도 불구,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 모임인 ‘케언즈 그룹’의 압력에 무방비 상태였다. 그 결과 2년 뒤 협상은 케언즈 그룹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 개도국은 농업부문에서 빗장을 열었다.그러나 개도국들은 협상 과정에서 경제통합체를 창설,향후 선진국의 무역개방 압력에 대비하며 지역 블록화를 선도했다. ASEAN이 먼저 깃발을 들었고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이후미국에 대한 경제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통합의 끈을 한층 조였다.미국은 멕시코를 NAFTA에 끌어들여 유럽과 아시아의 블록화에 맞서 결국 세계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유럽연합,일본을 위시한 아시아로 삼분됐다. 백문일기자
  • 현대차, 미쓰비시 눌렀다

    현대자동차가 기술력에서 일본의 미쓰비시를 제압해 화제다. 현대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현대차-미쓰비시간에 2002년부터 공동개발키로 한 ‘월드카’의 엔진·트랜스미션 등 플랫폼을 현대차 제품으로 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월드카 공동개발은 당초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가 지난 4월공동 개발키로 합의했으나,현대차가 지난 5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소형차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으면서 ‘3자 공동개발’로 가닥을 잡았다.문제는 엔진 등 핵심부품인 플랫폼을 어느 회사의 제품으로 할 것인가가 최대 관건이었다. 월드카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최근 현대차의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현대차의 기술력을 둘러본 뒤 현대차에 마음이쏠렸다. 시큰둥한 쪽은 미쓰비시였다.지금까지 기술력에서 현대차의 ‘선배’로 자처해 왔으나 느닷없이 현대차의 기술력에 밀리게 돼 자존심이상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기술력이 자신들보다 한수 위임을 인정하고 더 이상 제동을 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미쓰비시를 제치고 현대차에 손을 들어 준 것은현대차로서는 의미가 크다.현대차는 73년 포니를 생산할 때부터 미씨비시의 기술력을 전수받았고,엑셀 생산때까지 이어졌다. 그러다 91년 국내 최초로 독자엔진(알파엔진)을 액센트에 탑재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베타엔진,입실론엔진,델타엔진 등을 잇따라개발,중·대형차에 얹어 탄탄한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 주병철기자 bcjoo@
  • 민영미디어렙 外資허용 큰 반발

    문화관광부가 최근 민영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에 외국자본의참여를 배제한 당초 방침을 바꿔 최대 10%까지 출자를 허용하기로 한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언론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대기업과 신문사,통신사등 국내자본의 참여는 막으면서 외국자본의 참여를 허용한 것은 역차별”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4일 “문화부가 최근 실무자회의에서 민영미디어렙의 소유구조를 논의하면서 외국자본은 10%까지 출자할 수 있도록했다”고 밝혔다. 문화부가 지난 8월 입법예고한 방송광고판매 대행 등에 관한 법률 즉 ‘미디어렙법안’에서는 외국자본은 국내 일간지,통신사,대기업과함께 민영미디어렙의 출자 금지대상으로 묶여있었다.즉 민영미디어렙의 소유구조는 ▲방송광고공사 30% 출자(단 2년후 지분해소)▲방송사출자한도는 최대 10%로 SBS 5%,지역민방 5%로 했었다. 문화부는 또 시민단체 등 공공론자들이 ‘방송의 공익성보호’를 위해 반대하고 있는 방송사의 출자부분에 대해서도 종전과 마찬가지로지분 10%를 허용하기로 한것으로 알려졌다.공·민영 미디어렙의 역무(役務)분장문제는 1회에 한해 3년간으로 한시적 적용방침을 정한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광고공사의 출자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이밖에 광고요금의 급격한 인상을 제어할 장치인 ‘요금조정위원회’는 설치하기않기로 하고 미디어렙 초과수입금은 방송진흥자금으로 내도록 입장을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렙의 외국자본 참여와 관련,언론학계와 시민단체는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문제를 제기하며 한 목소리로 문화부를 질타하고 나섰다. 전북대 신방과 김승수 교수는 “외국자본 참여는 방송광고시장의 완전 자율경쟁체제를 의미한다”면서 “따라서 정부가 외국자본의 참여를 허용하면서 국내 기업과 신문사 등의 참여를 막는다면 그 것은 매우 불공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같은 조치는 결국 민영미디어렙의 실질적인 주도권을 쥐게 될 SBS에 대한 특혜의혹을 흐리기위한 것으로 이 법안은 결국 SBS를 위한 특별법”이라며 “늑대를 ?i으려다 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낵測? 또 SBS의 경우 민영미디어렙 주도로 주요시간대의 광고단가 요금 상승 등으로 연간 800억원에서 1,000억원까지의 ‘불로소득’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외국자본의 방송장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외국자본이 광고를 통한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간접적으로영향을 미치게 돼 결국 방송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광고시장에서의 외국자본 지배는 외국‘브랜드’ 강화로 외국제품 구매로까지 이어져 국내 기업의 생산활동 위축에 까지 이어져 국내기업의 판촉 마케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부가 당초 검토도 하지 않던 외국자본 참여를 허용쪽으로 갑자기 선회한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한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기획예산처의 권고안을 받아들였다고는 하나 외국에 무리하게 시장을 내준 ‘자진납세’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특히 방송광고 시장을 ‘완전경쟁’도 ‘제한경쟁’체제도아닌 어중간 상태의 복합체제 성격을띠게 만들어 향후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언개련 등에서는 문화부의 이같은 방침에 반발, 조만간 반대입장을밝힐 예정이다. 최광숙기자 bori@
  • 검찰, 탄핵안 발의 저지 총력

    검찰이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과 신승남(愼承男) 대검차장에 대한 한나라당의 탄핵안 발의에 대해 연일 반박자료를 내는 등 대응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검찰은 당초 한나라당의 움직임이 과거 검찰총장을 상대로 4차례 발의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제스처’로 해석하고 관망자세를 취했다.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비롯한 야권 수뇌부의 ‘전의’(戰意)가 곳곳에서 감지되자 뒤늦게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한나라당의 탄핵안 가결 움직임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했던민주당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는 사실이 자체 정보망을 통해 감지됐다.민주당에서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국회의원 본인이 기소된 10명과 가족·회계 책임자 등이 기소된 9명의 의원들도 탄핵안에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탄핵안 표결에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자민련 의원들의거취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의원 133명에다 민주당과 자민련,민국당 의원들중 4명만동조하면 검찰총장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현실로나타나게된다. 이같은 배경 때문에 대검 공안부는 서울지검이 국정감사를 받던 지난 23일 탄핵발의에 대한 반박자료를 두차례나 발표하는 등 한나라당과 정면 대결을 불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검찰이 야당과 정면 충돌해 득될 게 없다는 의견이 많지만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을 수 없지 않느냐”고 강경으로 선회한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탄핵안 정국’을 돌파하려면여론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고 보고 여론몰이에 총력전을 경주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뉴스피플 최신호 소개

    대한매일신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스피플’ 최신호(11월2일자,10월24일 발행)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서울의 첩보전’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미국 중앙정보부,러시아 연방보안국,일본 내각조사실,중국 국가안전부,EU국가의 해외첩보망 등에 의해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첩보현장을 밀착취재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발족을 계기로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의문사 문제를 추적했다.정치권 한복판에 자리잡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행보도 취재했다.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선언으로 궁지에 몰린 대우차 직원들이 임금체불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부평공장을 직접 찾아 이들의 고통을 들어봤다. 고수익을 올려 목돈을 금방 손에 쥐어줄 것처럼 유혹하던 각종 펀드의 수익률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펀드 추락의 이유와 그 파장을 세밀하게 짚어봤다. 청와대 ‘사직동팀’이 권력남용과 과잉수사로 시비를 불러일으킨끝에 종말을 맞이했다.비화를 중심으로 ‘사직동팀 28년’을 되돌아봤다. 시드니에서 장애인 올림픽대회가 열리고 있다.국가 대표로 올림픽에 참가하지만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장애인 선수들의 슬픈 현실을 짚어봤다.
  • 한국, 태국 잡고 2연속 우승…아시아네이션스컵 골프

    한국이 아시아 국가대항전인 조니워커 아시아네이션스컵 골프대회에서 태국의 끈질긴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2연패를 달성했다.한국 대표인 최광수(40·엘로드)와 박남신(41·써든데스)은 22일 제주도 핀크스골프장(파72)에서 펼쳐진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2,보기 2개로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태국을 2타차로 제치고우승했다. 전날 한국이 태국을 7타차로 제쳐 싱거울 것 같았던 이날 경기는 한국팀의 난조와 태국의 집요한 추격으로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포섬방식의 최종라운드에서 한국은 박남신이 3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핀 1.5m에 떨어뜨린 것을 최광수가 가볍게 버디로 연결,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한국은 14번홀(파3)과 15번홀(파4)에서 보기와 버디를 번갈아 기록한 뒤 16번홀(파5)에서 보기를 해 위기를 자초했다.반면 태국의 스리로 타마눈-플라폴 차왈릿조는 전반에 2개의 버디를 낚은데 이어 11번(파4),12번홀(파4)과 15번,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한타차까지 추격하는 뒷심을 보였다. 승부가 갈린 것은 파3의 17번홀(214야드).티샷은 모두 온그린에 실패했지만 한국은 세컨드샷을 홀컵 60㎝에 붙여 파퍼팅에 성공했고 태국은 1.5m 파퍼팅에 실패해 순식간에 점수차가 2타차로 벌어졌다. 곽영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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