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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재보선/ 북제주 ‘심야의 역전극’

    8일 치러진 재·보선 개표 과정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지역은 단연 북제주 선거구였다. 개표가 시작된 이날 저녁 7시30분쯤부터 2시간여 동안은 민주당 홍성제(洪性齊) 후보가 한나라당 양정규(梁正圭) 후보를 큰 표차로 앞서나갔다. 밤 9시쯤엔 두 후보간의 표차가 3000여표까지 벌어지는 등 줄곧 더블 스코어 차를 유지,홍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밤 9시30분쯤부터 양 후보가 맹추격전을 전개,두 후보의 표차는 갈수록 줄어들어 밤 10시를 전후해서는 90여표까지 좁혀졌고 결국 10시를 넘어서면서 믿기지 않는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이처럼 손에 땀을 쥐는 막판 접전이 펼쳐진 것은 북제주 지역의 독특한 ‘동서 대결’ 구도에서 비롯됐다. 홍 후보의 지지층은 서쪽인 애월읍에 주로 몰려 있고,양 후보의 지지층은 동쪽인 조천면 지역에 몰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따라서 개표가 애월읍부터 시작되면서 홍 후보가 앞서나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 후보 지지자들은 3시간 가까운 개표 과정을 극도의 초조감 속에 대역전의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반면,홍 후보 지지자들은 막판에 결과가 뒤집히자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망연자실해했다. 한편 이날 출구조사를 실시한 KBS,MBC,SBS 등 방송3사들은 11대 2나 10대 2(북제주 혼전)로 한나라당 압승을 예상,지난 6·13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송사들은 이날 투표율이 너무 낮자 오류 발생 가능성도 있다며 출구조사의 신뢰도를 놓고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조승진기자
  • [사설] 지자체 공공요금 봇물인상

    국민 생활의 가계부에 빨간불이 들어 왔다.상·하수도 요금에 시내버스와 택시 요금,지하철 요금에 쓰레기 봉투 값까지 갖가지 공공 요금들이 봇물이 터지기라도 한듯 한꺼번에 치솟게 되었다.전국의 자치단체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공공 요금의 고삐를 풀어 주고 있다.일부 자치단체는 이미 올렸고 또적지 않은 자치단체들이 인상 폭과 시행 시기를 확정해 놓고 있다.나머지 자치단체도 인상 계획이나 방침을 확정했다고 한다.공공 요금을 올리고 올려주는 데는 광역 단체나 기초 단체 구분이 없다. 지자체는 원가 상승 요인이나 적자 누적 해소를 위해서는 공공 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그러나 8월 전후로 거의 때를 같이해 그 많은 공공 요금을 마구 올리는 것은 문제다.국민 생활에 미치는 파장은 물론 물가불안으로 이어져 국가 경제의 흐름마저 흔들 우려가 있다.연초부터 사항별로 조정해야 할 공공 요금을 지난 6·13지방선거를 의식해 뒤로 미뤄 놨다가 일시에 인상해 주면서 빚어진 사태다.과도한 인상 폭도 문제다.웬만하면 30,40%대에 이른다.어느 자치단체는 상수도 요금을 무려 52.6%나 올렸다.정부의 물가 인상률은 3%다.지자체의 직영 사업일수록 오름 폭은 더 가파르다. 인상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각급 단체장들은 주민의 편에서 지역 살림을 꾸리겠다던 6월의 지방 선거 약속을 상기해야 한다.경기도의 일부 시·군이 상수도 요금을 이미 인상했고 14개 시·군도 올해 안에 18%까지 올린다고 한다.그러나 같은 원수를 쓰는 서울시는 전면 동결하기로 했다.지자체는 갖가지 공공 요금 인상의 적정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인상이 불가피하다면 항목별로 시행 시기라도 조정해 그 파장을 극소화시켜야 할 것이다.주민의,주민을 위한 지방 자치제의 참뜻이 외면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 식욕억제 호르몬 발견

    (런던 AP 연합)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 포만감을 느끼도록 해 식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 발견됐다고 영국의 한 대학 연구진이 7일 밝혔다. 런던 임페리얼대학 스티븐 블룸 교수팀은 내장(內腸) 연결 세포에서 분비되는 ‘PPY3-36’이라는 호르몬을 12명의 실험 대상자에게 주사한 뒤 뷔페 음식을 먹도록 한 결과 이들이 식사량을 평소에 비해 3분의 1 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험 대상자들은 호르몬 주사 이후 12시간 동안에는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덜 들었다고 말했다.이들은 또 없어진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 간식을 먹지도 않았다. 연구진은 이에 앞서 실험용 쥐에게 이 호르몬을 투입한 결과,식욕 또는 체중조절과 관련된 뇌의 특정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블룸 박사는 “식사나 간식 후에 혈액내 이 호르몬의 수치가 올라갔다.”며 “따라서 일종의 가짜 음식과 같은 이 호르몬을 투여하면 뇌에서는 뭔가 이미 먹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만 치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이 호르몬이 당장약으로 나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 15일 개봉 윈.드.토.커/ 지옥의 전장… 찡한 전우애

    미국에서 만든 전쟁영화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미국식 휴머니즘·영웅주의를 부추기거나,아니면 망가져가는 인간의 광기에 초점을 맞추거나.‘라이언일병 구하기’‘진주만’등은 전자에,‘지옥의 묵시록’‘씬 레드 라인’등은 후자에 속한다.그런데 영화 ‘윈드토커’(Windtalkers·15일 개봉)는사뭇 질감이 다르다.영웅도 없고 철저히 망가지는 사람도 없다.‘우위썬(吳宇森)표 전쟁영화’라고 할 만하다.주인공은 전쟁의 충격 속에서 우왕좌왕하면서,그래도 순수함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한다.그리고 가슴 찡할 정도로 전우를 돕는다. 배경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사이판전투.일본군의 암호교란 작전에 고전하던 미군은 나바호 인디언의 복잡한 언어체계를 이용한 암호 ‘윈드토커’를 만든다.그리고 인디언 출신 암호병 벤 야흐지(애덤 비치)와,유사시 암호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죽일 목적으로 조 앤더스(니컬러스 케이지)중사를 전장에 투입한다.결정적인 순간,조는 과연 벤에게 총구를 겨눌 수 있을까. 영화는 이둘이 서서히 가까워져 가는 과정을 그린다.인간성의 극한을 실험하는 전쟁터의 한가운데에서 인디언 전통의식으로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스스로를 정화하는 벤의 모습은 감동적이다.전쟁의 상처로 비뚤어진 조도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이제 조에게는 개인적인 의리와 군의 명령 사이에 선택만이 남는다. 우위썬 영화를 본 적이 있다면 결과를 예측하기란 쉽다.조는 총알을 한발두발 맞아 다리가 꺾이고 쓰러지면서도,위기에 빠진 벤을 안고 탈출한다.적들은 한발만 맞으면 다 죽는데 총알세례 속에서 벤을 구해내는 이 말도 안되는 설정이 그래도 먹히는 까닭은,사나이들의 의리를 비장미에 버무리는 우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빛나기 때문이다. 주제와 분위기는 분명 우감독의 것이지만 연출 기법은 달라졌다.춤추듯 아름답게 묘사한 액션이나 슬로 모션이 사라진 것.들고찍기,줌인,줌아웃 등을 통해 살점이 튀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투의 실상을 정직하게 담아냈다.그러나 새롭지는 않다.‘라이언…’이후 전쟁영화는 모두 전쟁다큐보다 더 사실적으로 살육의 현장을 눈앞에 펼쳐보였다.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은 최근 나온 다른 전쟁영화와 비슷해도,주먹을 불끈쥐게 하는 ‘영웅본색’류의 의리와 우정이라는 내용은 분명 차별성을 가진다. 특히 육체와 영혼이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 속에서도 정신의 고결함을 간직한 인디언 벤 야흐지는,동양출신 감독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국내보다 두달 앞서 개봉한 미국에서는 별 재미를 못 봤다.2차대전으로 미국의 우월성을 증명하거나,전쟁의 참혹함으로 파괴되는 인간성에 관해 진지하게 사색하고 싶은 관객 모두를 충족시키지 못한 듯.주말 박스오피스 최고 성적 3위에 그쳤다.한국에서는? 김소연기자 purple@
  • 재보선 판세.양당 전략/ 수도권 혼전 한나라 ‘다급’ 민주당 ‘희망’

    8·8 재보선이 혼미 양상을 보이고 있다.당초 한나라당이 압승할 것이란 예상이 흔들리고 있어서다.선거운동 초반만 해도 짙은 패배감에 젖어 있던 민주당은 선거운동 막판에 수도권 경합지역서 분위기가 급반전될 가능성이 보이자 새로운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이회창(李會昌) 후보 장남의 병역 의혹을 꼽고 있다.한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병역 의혹으로 지역에 따라 지지도가 5∼10%포인트까지 빠졌다.”고 전했다.이 관계자는 “접전지역에서의 5%포인트는 충분히 당락을 뒤집을 수 있는 수치”라며 다급해 했다.6일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기자회견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 영등포을,경기 하남과 안성,북제주 등 4곳은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이란 진단이다.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텃밭인 부산진갑,전북 군산도 무소속의 강세로 초경합 지역으로 분류된다.까닭에 최소한 9곳에서 승리,국회 절대 과반수인 137석을 확보해 향후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에도 비상이 걸렸다.서울 종로와 금천,부산 해운대·기장갑,인천서·강화을,경기 광명,경남 마산합포 6곳은 안정권인 만큼 추가적으로 3곳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이회창 후보는 김진재(金鎭載) 최고위원,김무성(金武星) 전 비서실장 등 부산지역 의원들에게 “승리하지 못하면 서울에 올라올 생각을 하지 말라.”고 다그쳤다는 후문이다. 승부의 관건은 역시 ‘병역 의혹’에 달려있다는 게 중론이다.중앙당의 ‘고공 작전’이 승패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민주당- 최대한 병역의혹 확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병역 의혹을 놓고 양당이 펼치는 ‘창과 방패의 싸움’은 연말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광주 북갑과 전북 군산 등 호남지역 2곳에만 기대감을 표시했다.그러나 최근들어 중앙당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 병역비리의혹을 사회적인 쟁점으로 부각시키는데 성공하고,비호남의 상당수 지역에서 후보들이 선거바람을 타면서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분위기가 살아오르고 있다. 선거일을 이틀 앞둔 6일 민주당은 경기 하남과 안성,북제주,서울 영등포을등지에서 당 후보들의 지지도가 급상승하면서 한나라당 후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며 고무돼 있다. 당의 고위관계자는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은폐 공방을 통해 당 대당 대결에서 열세를 만회한 중앙당의 공중전과 양당 후보들의 맞대결 구도로 유권자들의 견제심리가 발동,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장상(張裳) 전 총리서리 인준부결 파동과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은폐 의혹이 사회적인 관심으로 부각되면서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부패정권 심판론’의 위력이 현저하게 약화됐다고 분석한다.거기다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해 달라는 ‘견제와 균형론’이 먹혀들고 있다고 주장한다.이에따라 민주당은 남은 기간에 병역비리 의혹 등 이른바 ‘5대 의혹’을 집중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춘규 이지운기자 taein@
  • [2002 대선 대해부] 97년 선거분석과 전망

    ■올 대선 어떻게 되나/ 호남 盧지지율 97년 DJ의 절반수준 1997년 대통령 선거와 비교해 볼 때 다가오는 12월 대선에서도 영호남이 중심이 되는 지역주의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회창,노무현,정몽준 후보가 출마하는 가상 3자 구도에서 영남지역 무응답층에 대한 단순 평균 방식을 적용하여 후보별 득표율을 계산해 보면 이 후보61.1%,노 후보 15.8%,정 의원은 23.1%를 각각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97년 대선 3자구도에서 영남지역의 경우 이회창 후보 59.1%,김대중 후보 13.5%,이인제 후보 25.1%의 실질 득표율과 거의 비슷하다. 즉 영남지역에서 97년과 같은 특정 지역후보 편중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지난달 대한매일과 KSDC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의 경우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은 45.2%로 97년 김대중후보가 얻은 94.4%의 절반 이하의 지지를 받고있는 반면 제3후보인 정몽준 의원은 23.5%로 97년 이인제 후보가 얻은 1.5%의 득표율을 압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호남지역에서 제3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8·8 재보선 이후 대선구도가 새롭게 정립되고 과거 DJ가 이끌었던 민주당의 지역 대표성을 갖는 후보가 부상할 경우 그 후보에 대한 표 쏠림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충청지역의 경우 97년과 비교해 볼 때 독특한 양상이 발견된다.97년대선 당시 이 지역에서 충청출신인 이회창 후보에 대한 선호율은 16.5%에 불과하고 반감률은 51.2%에 이르러 이 후보를 싫어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보다 3배 이상 많았다.하지만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충청지역의 이 후보 지지도는 38.9%로 노무현(12.7%)후보,정몽준(31.4%) 의원 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충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인식되었던 JP와 이인제의 부침으로 이후보가 충청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다시 말해,이번 대선에서는 충청지역에서의 지역주의 투표행태 여부가 대선 전체의 지역주의 판도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97년에는 DJ,JP와 같은 정치인에 의한 호남·충청의 지역연대가 이루어졌지만 이번대선에서는 유권자에 의한 영남·충청의 지역연대가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민주화 이후 지역주의 흐름/ DJ 94.4% 기록적 지지율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선거는 지역주의를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서 지역주의란 지역별로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지지가 집중되는 현상을 의미한다.지난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당시 신한국당(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38.8%,새정치국민회의(현 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40.3%,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19.2%의 지지를 얻었다. 이를 지역별로 살펴볼 경우 영남지역에서 이회창 후보는 전국 득표율보다 20.3% 포인트 높은 59.1%를 득표한 반면,김대중 후보는 13.5%라는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편 이인제 후보의 경우 전국적 지지율보다 다소 높은 25.1%를 득표했다.결국 영남지역 유권자의 절대 다수가 영남지역을 대표한다고 여겨지는 이회창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호남지역의 경우 지지편중 현상은 더욱 극심했다.호남지역에서 이회창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각각 3.3%와 1.5%라는 미미한 지지를 얻은 반면,김대중 후보는 무려 94.4%라는 기록적인 지지를 얻은 것이다.지역을 대표하는 자민련이 독자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충청지역의 경우 지역출신인 이인제 후보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26.6%)를 얻었고,이회창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27.4%)에 그쳤다.그러나 충청지역의 경우 특정 후보의 지역 지배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감정문제점/ 후보경선제도 脫지역화에 도움 올해 12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이다. 국민들이 큰 박수를 보낸 유권자가 직접 참여하는 경선으로 선출된 양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상대적으로 지역주의로부터 자유로운 배경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1987년 대선 이후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지역주의의 완화와 이에따른 3김(金)식 정치의 종식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양당의 대통령후보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여전히 지역연합의 선거전략을 통한 대선 승리라는 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있다. ■정책경쟁 방해/ 지역갈등이 건전한 정책대결 막아 정책대결을 기반으로 견고한 양당제를 유지하고 있는 영·미의 경우에도 완전한 정책정당화는 쉽지 않다.영·미와는 달리 지역갈등이 정책대결을 막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정치선진국조차도 정책정당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교훈 삼아지역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우리 사회에 적합한 정책경쟁구도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1987년 이전의 민주 대 반민주의 논쟁은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확대·발전된 시민사회의 성장과 더불어 다차원적인 균열구조가 형성된 우리 사회에서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쟁점으로서 한계를 지닌다.진보와 보수를 둘러싼 이념 논쟁 또한 우리 유권자들의 의식구조를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다. 따라서 정당들이 유권자들의 특정 쟁점에 대한 관심과 그 선호의 강도를 기초로 하여 보다 다양한 정책적·이념적 경쟁을 집약·표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다차원적인 균열구조를 제대로 반영하고 궁극적으로 지역준거적정치행태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상향식 공천 부재/ 중앙당 밀실공천이 지역주의 고착 지역주의는 우리의 정치제도적 특성들과 구조적으로 결합되어 정책정당화를 저해하고 있다.미국의 예비선거와 같은 상향식 공천제도의 부재는 국회의원과 국회의 자율성을 손상시키고 지역주의를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즉 선거구민이 아닌 중앙당의 밀실공천에 의해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1인 보스중심의 중앙당이 지역주의 선거전략을 펴더라도 재공천과 재선을 위해 저항하기 힘들다. 미국에서도 지역의 정당조직을 장악한 보스가 주지사와 상원의원보다 강력한 권력을 가지게 되자 정당개혁의 일환으로 예비선거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우리도 권력을 독점한 중앙당이 지역주의에 편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상향식 공천제의 도입과 이를 통한 정책갈등 해소의 장으로서 국회의 기능회복이 절실하다. ■영국과 미국의 지역주의/ 정책구도 양당제 확고 지역주의는 정치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는 일반적인 정치현상이다.영국의 경우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는 세계골프대회와 월드컵 축구대회에 개별 팀으로 참여할 만큼 지역성이 역사적인 뿌리를 지니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스코티시 민족당은 스코틀랜드에서,플레이드 웨일스인당은 웨일스에서 안정된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건국 초기에는 버지니아를 중심으로 한 큰 주와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작은 주들간의 갈등,20세기 초반 제조·금융업의 동북부와 농업의 남부지역 사이의 갈등,최근에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남부·북동부지역,공화당을 지지하는 중서부·서부지역이 이해관계를 달리하고 있다. 지역주의의 존재 자체는 반드시 한 사회의 문제가 될 수 없다. 영국과 미국의 경우 지역성을 토대로 한 균열구조가 존재하지만 정책대결의 견고한 양당제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동질적인 문화와 사회구성을 형성하고 있는데도 지역을 준거로 하는 정치행태가 정당들이 정책이나 이념을 중심으로 조직화되는 것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즉 정치인들이지속적으로 지역주의를 득표의 전략으로 활용하고,유권자들은 이념적·정책적 쟁점이 빈약한 상황 속에서 지역주의를 투표의 준거로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역주의 투표는 지난 4·13총선에서 극에 달하여 영남의 경우 한나라당이 65석 중 64석,호남에서는 입당을 공약한 4명의 무소속 후보를 제외한 모든의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1인2표제 도입 바람직 지역주의는 또한 단순 다수 소선거구제와 결합되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소선거구제는 인물 중심의 투표를 유도하고 많은 사표를 발생시켜 지역주의 투표성향을 유지·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1997년 총선에서 영국의 보수당은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에서 20% 가량의 득표를 하고도 한 개의 의석도 확보하지 못하였다. 우리의 경우 비례제 의석의 비율을 현행보다 대폭 높이고 1인2표제를 도입한다면 정당들이 이념적·정책적 경쟁구도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6·13지방선거의 광역의회 비례대표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총 73석 가운데 8.1%인 9석을 차지한 것은 1인2표제를 기반으로 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유권자의 합리성을 자극하여 정책정당의 출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준 사례이다. 이와 더불어 명부의 작성에 유권자의 의사가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는 개방형 비례제는 중앙당이 공천권을 쥐고 권력을 집중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감정 선호·반대 혼합/ 호남 70% 反李 영남 33% 反DJ 1997년 대선에서 나타난 지역주의 선거구도는 흔히 호남에서의 김대중 선호와 영남에서의 ‘반(反)DJ’ 정서가 결합하여 나타난 결과로 평가된다.즉 호남지역의 높은 김대중 후보 지지는 김 후보에 대한 선호의 표현인 반면,상대적으로 높은 영남에서의 이회창 후보 지지는 김대중 후보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97년 대선 직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서 실시한 면접조사는 이와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조사결과에 따르면 지역에 관계없이 한국 유권자의 대다수는 선호하는 후보뿐만 아니라 명확히 싫어하는 후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보다 구체적으로 “선생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후보는 누구였습니까?”라는 질문과 “선생님께서 가장 싫어하는 후보는 누구였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1207명) 가운데 75.3%에 해당하는 909명이 두 가지질문 모두에 특정 후보를 언급해 혼합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좋아하는 후보만을 언급한 선호성향의 응답자는 12.6%,가장 싫어하는 후보만을 언급한 반대성향의 응답자는 2.2%인 것으로 조사됐다.물론 지역별로 본다면 호남·충청지역의 경우 반대성향의 응답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지역적으로 혼합성향의 비율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으며,영남지역 반대성향 응답자가 모두 김대중 후보를 싫어한다고 응답한 것도 아니다. 또한 이 조사결과에 기초해 볼 때 호남지역에서 김대중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호남 유권자들의 압도적 다수가 김대중 후보를 좋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이회창 후보를 싫어했기 때문이기도 하다.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후보가 김대중 후보라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36.2%인 437명이었다.반면 141명의 호남지역 응답자의경우 95.7%인 135명이 김대중 후보를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다.전국적인 선호에 비해 무려 59.2% 포인트나 높았다.이와 달리 호남지역 응답자 가운데 이회창 후보를 선호하는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한편 호남지역 응답자의 대다수에 해당하는 70.9%(100명)의 응답자가 가장 싫어하는 후보로 이회창 후보를 언급했다.이는 전국 평균보다 무려 36.6% 포인트나 높은 수치이며,당시 이회창 후보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팽배해 있었음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97년 대선조사에 기초해 볼 때 영남지역의 이회창 후보에 대한높은 지지는 ‘반DJ’ 정서에만 의존했다기보다,오히려 호남지역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이회창 후보에 대한 선호가 상당 정도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조사결과에 따르면 이회창 후보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응답자의 29.7%인 359명이었다.반면 영남지역 응답자(총 349명)의 경우 이보다 16.7% 포인트 높은 46.4%가 이회창 후보를 가장 좋아한다고 응답했다.김대중 후보를 선호한다는 영남지역 응답자는 9.2%에 불과하다. 한편영남지역 응답자 가운데 33.5%(117명)는 가장 싫어하는 후보로 김대중후보를 꼽았다.이는 김대중 후보를 가장 싫어하는 후보라고 밝힌 전국 응답자의 비율 22.0%에 비해 11.5% 포인트 높은 비율이지만 절대적으로 높은 비율은 아니다.
  • 이세돌 후지쓰배 우승… 첫 세계 제패

    이세돌 3단이 제15회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이 3단은 3일 일본기원에서 열린 결승에서 손에 땀을 쥐는 접전끝에 유창혁 9단에게 263수만에 백 반집승을 거뒀다.상금은 2천만엔.이 3단은 처음으로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또 92년 이창호 9단이 동양증권배 우승 당시 세웠던 최저단(5단) 세계대회 제패 기록도 경신했다. 이미 한국의 대회 5연패와 세계대회 17연속 우승이 확정된 가운데 열린 이날 대국에서 이 3단은 중반 승부수를 던진 유 9단의 패착을 틈타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올해 38승18패로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는 이 3단은 1회 KTF배 결승에서도 유 9단을 꺾고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올 들어 유 9단에게 유독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한편 이날 열린 3,4위전에서는 이창호 9단이 일본의 왕밍왕(王銘琬)9단에게 반집패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소식하면 장수”인슐린 감소등 장수 쥐 특성 오래 산 노인에게서도 나타나

    적게 먹고 장수한 동물들에게서 나타나는 매커니즘이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 나왔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조지 로스 박사 연구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의 최신호에서 장수한 쥐에게서 나타나는 생물학적 변화가 장수 노인에게서도 발견됐다고 밝혔다.로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낮은 체온,감소된 인슐린분비,스테로이드 호르몬인 DHEAS의 일정한 분비 등 칼로리를 줄여 오래 산쥐들이 보이는 생물학적 특성을 장수 노인들도 똑같이 나타냈다는 것이다. 수십년 간의 동물실험에서 칼로리를 줄인 쥐가 보통 쥐보다 40% 정도 오래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그 결과가 원숭이나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는 그동안 미지수였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글로벌 시각] 북한 개혁 얼마나 진지한가

    지난 주 북한이 죽어가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시장개혁방안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그리고 이번 주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연례적 모임으로 여름 휴양지에 모여 개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가난에 찌들고 절망적인 북한은 경제개혁 실시를 고민 중이고 중국은 이를 실행하고 있다.북한에 식량 등 상당한 원조를 제공하는 중국의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경제 중 하나다. 북한을 세운 고 김일성 주석의 아들은 중국이 강요해온 것처럼,어리석고 미친 스탈린주의를 포기하고 진정으로 현대적 시장개혁을 도입하기를 원하고있는 것인가.2200만 북한 주민 중 많은 사람이 굶거나 심각한 영양부족을 겪고 있다.이는 도덕적·정치적 위반행위이며 중단돼야 한다. 김정일은 고르바초프처럼 통제력을 잃지 않고 개혁하기를 원한다.중국 공산당은 이를 이뤘다.공산당이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고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있다.그들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고 변하는 국가 중 하나를 계속 유지해나갈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중국 공산당 지도부도 휴양지에서 이를 고민하고 있다.그래도 중국이 경제분야에서 엄청나게 많은 개혁을 이뤘음을 부인할 필요는 없다.정치적 자유는 다른 문제다. 중국의 최대 영자 신문인 차이나 데일리가 발행하는 비즈니스 위클리의 부편집장 웨이 케이는 최근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경제발전을 지속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여러 면에서 중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이며 해야 할 일이 많다.점점 더 많은 개혁이 없다면 국가의 통일성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맞다.중국인들은 그들이 경제적으로 이룬 것에 대해 뽐내지 않는다.반면 북한 정부는 개혁으로 괴롭힘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 부도덕하게 만족하고 있다.비즈니스 위클리를 보면 중국의 급박함이 더 확실해진다.단독보도한 머리기사는 정부가 곡물 분배에 있어 독점을 끝내려 한다고 보도했다.식품 소매업의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는 큰 뉴스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혁명적인 개혁이다. 미국에서 늘고 있는 회계부정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다양하다.중국인들은 미국이 회계설명 의무와 투명성에 대해 주장하는 것이 실행할 가치가 있느냐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그러나 전반적 평가는 긍정적이다.이 잡지의 사설은“우리는 미국 회계체계의 단점을 지적하고 여기서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정직과 효율성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보도했다.사설들은 일반적으로 공산당의 공식적 생각을 반영한다. 중국의 비즈니스 위클리는 미국의 비즈니스 위크다.한 기사는 ‘중국의 불안전한 주식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또 다른 기사는 중국이나 다른 지역에서의 새 선물지수 도입 계획을 환영하고 있다. ‘간장 콩 풍년’은 물론 ‘전자레인지 산업의 경쟁 격화’ 등 다른 기사들은 뉴욕 사람들의 잡지와는 경쟁이 안된다.그러나 이들은 엄격한 공산주의체제에 어울리지 않는 생각과 정서의 독립에 대한 표준을 제시한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개혁을 시작했다.이를 따라가려면 김정일과 그의 경제팀들은 엄청나고 거대한 도약이 필요하다.또 그들은 남한의 도움이 필요하다. 북한은 지난 주 6월29일의 서해교전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2200만 주민의 지도자들이 공산주의를 유지하면서 주민들의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만 한 일일까.13억 인구에 공산주의가 다스리는 이웃나라 중국이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자.북한은 중국으로부터 그 모든 것들을 배울 수 있다. 토머스 플레이트/ UCLA 교수 국제정치학
  • 목돈 굴릴땐 후순위채권 주목하라

    주식에 투자했다가 재미를 보지 못했던 손모(54)씨는 퇴직금 가운데 5000만원을 굴리려고 최근 은행을 찾았다.연 5%의 낮은 이자수입에서 세금을 빼고난 뒤 한달에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7만 3900여원.세금우대통장에 가입해도 18만 6200원 밖에 되지 않는다. 손씨는 재테크 상담원으로부터 은행에서 발행하려는 후순위채권 얘기를 듣고 귀가 솔깃했다.연 7.1%의 비교적 높은 금리로 3개월에 87만 5000원을 받는다.한달 29만 1000여원은 은행 예금보다 10여만원이나 많은 셈이다.그는 며칠 뒤 후순위 채권을 샀다. ◆후순위채 시장 후끈- 손씨처럼 퇴직자들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후순위채가 각광받고 있다.은행들이 발행하는 후순위채는 짧게는 30분에서 반나절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15일 후순위채 3000억원어치를 내놓자 오전중에다 팔렸다.”고 말했다.다른 은행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만기 5년 이상으로 발행되는 후순위채는 선순위채권 원금을 모두 갚고 나서 원금을 지급한다는 단점이 있다.하지만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는 심리때문에 변제우선 순위가 뒤진다는 점은 변수가 되지 않는다. 조흥은행 재테크팀 김은정(金恩廷)과장은 “후순위 채권에 대한 문의가 최근들어 엄청나게 늘었다.”면서 “주로 퇴직한 이자수입 생활자와 거액의 금융재산가들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이자수입으로 운영되는 장학재단들도 후순위채 시장의 주요 고객이다. ◆은행권에 후순위채는 일거양득-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 규모를 두배 이상 늘리고 있다.지난해에 3000억원어치를 발행했던 조흥은행은 올해 두차례에 걸쳐 5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은행권은 올 하반기에도 금리상황을 봐가면서 추가 발행할 움직임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콜금리가 오르더라도 9월까지는 인상 폭이 크지 않을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해 후순위채의 추가 발행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올들어 은행들은 한달에 2조∼3조원씩,상반기에 모두 12조원 가량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으로 추정된다.저금리시대로 채권을 발행하기가 적기인데다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춰야하기 때문이다.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금리가 급격히 떨어진 지난해 가을부터 후순위채에 본격적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자산이 늘어나는 만큼 BIS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후순위채가 제격이라는 판단도 깔려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가계·기업대출 증가로 은행 자산이 8조원가량 늘었다.”면서 “늘어난 자산만큼 자본을 늘려야 하는데 후순위채는 자본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주5일근무시대 / 편의점이 은행으로 - 전기·전화요금 수납·현금 입출금, 보험료 납부 서비스까지 ‘척척’

    직장인 김영철(41)씨는 지난 13일 토요일 아침 아내에게 핀잔을 주었다.토요일에는 은행 문을 닫는다는 것을 알고 전날 오후 아내에게 미리 현금을 준비해 달라고 했는데 아내가 이를 잊어버린 탓이다.토요일 오후 집안 결혼식이 있는데다 자동차보험료 납부 마감일까지 겹쳐 현금이 필요했다. 그런데도 아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남편의 손을 끌고 집 가까운 편의점으로 갔다.그리고 현금자동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남편에게 쥐어 주었다.편의점 공공요금 수납 서비스를 이용,자동차보험료까지 냈다. 주5일 근무가 확산되면서 편의점은 더이상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다.토요일이나 저녁 늦게는 동네 작은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연중 무휴 24시간 운영되는 영업 특성상 은행의 토요일 공백을 편의점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편의점에서 은행을 대신할 수 있는 서비스는 전기·전화 요금 수납,현금 입출금·계좌이체 등.보험료 납부 대행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편의점마다 서비스 범위를 넓힐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금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아침까지편의점이 작은 은행·공공기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지난해말 전기·전화요금 수납서비스를 하는 편의점은 전체의 77% 정도였으나,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지금은 거의 모든 편의점이 공공요금 수납 서비스를하고 있다.한국편의점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편의점의 생활서비스 영역은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매금융 기능,주민등록등본 발급과 같은 공공 민원 서비스도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일 / 도이체 텔레콤 론 좀머회장 사임

    지난 95년 유럽 최대 통신업체인 독일 도이체 텔레콤(DT) 회장에 취임해 민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지휘,독일의 본격적인 ‘소액 투자자 시대’를 연론 좀머(사진·53) 회장이 16일 끝내 사임했다. 좀머 회장은 이날 오후 본에서 DT 감사위원회가 자신의 퇴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감사위가 자신과 자신의 경영전략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회장 겸 최고경영자 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좀머 회장은 많은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쌓인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지 못하고 주가가 폭락함에 따라 소액투자자와 펀드매니저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왔으며,최근 들어 43%의 지분을 갖고 있는 1대 주주인 정부로부터의 사임 압력에 시달려왔다. 그는 자신의 사임 뒤에도 회사의 비용절감 조치는 계속되어야 한다며,DT가올해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함으로써 독일 전체의 경제보다 훨씬 더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고 슈피겔 온라인은 전했다. 경영진 임명권도 쥐고 있는 노·사 공동기구인 감사위는이날 DT의 감사위원장을 지냈고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헬무트질러(72)를 6개월 임기의 임시 회장으로 지명했다. 이날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선 좀머의 사임 발표 직후 DT의 주가가 요동치기시작, 전일 종가보다 11.2%나 오른 11.45유로에 거래됐다고 경제 일간지 한델스 블라트가 보도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왕자님은 적극적인 여자 좋아한다? - TV3사 드라마 남자주인공들 공통점

    왕자님은 적극적인 여자를 좋아한다? 최근 TV 3사의 드라마에서 삼각관계에 빠진 남자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잘해주는 여자를 선택해 결혼하는 흥미로운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왕자님’격의 남자 주인공이,착한 여자 주인공의 신분상승에 발판 노릇을 하는 등 권선징악의 수단으로 쓰이던 예전의 드라마 풍속도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사회적 관점에서는 사악하지만 ‘나한테 잘해주는 그 여자’를 택해 ‘착한 여자’보다 ‘적극적인 여자’의 손을 들어주는 추세로 바뀐 셈이다. SBS의 주말극 ‘그 여자 사람잡네’(토·일 오후8시45분)는,주인공 복녀(강성연)가 갖은 공을 들여 친구 상아(한고은)의 부잣집 약혼자 천수(김태우)를 빼앗는다는 게 극의 주요 구도다.복녀는 상아와 천수 사이를 이간질해 갈라놓고 천수의 기호를 파악해 결국은 그를 유혹하는 데 성공한다. 오는 주말 방송분에서 천수와 복녀는 결혼을 선언한다.상아는 뒤통수 맞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주먹을 불끈 쥐지만 게임은 사실상 끝난 상태.천수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복녀가진정한 사랑이라고 믿고 결혼을 강행한다.상아는 천수와 친구로 남고 커리어우먼으로 성공하는 것으로 그려질 예정. KBS1의 ‘당신 옆이 좋아’(월∼금 오후8시25분)에서의 재희(정혜영)도 언니 문희(하희라)와 서로 호감을 갖고 있는 동네 유지의 둘째 아들 민성(이재룡)을 가로채 신분상승을 위한 결혼에 성공하는 악녀다. 재희는 민성이 부잣집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동안 민성에게 차갑게 대하던 태도를 180도 바꾼다.언니 문희가 받을 상처에는 별 관심이 없다.예쁜 외모에 애교를 무기로 민성을 손쉽게 수중에 넣는다.무던하고 소심한 문희는 좌절하지만 더 멋진 왕자를 만나지는 못한다.자신을 뒷바라지하는 착한 남자 지원(권해효)과 결혼해 사업을 성공시킨다. MBC의 일일극 ‘인어 아가씨’(월∼금 오후8시20분)도 주인공 아리영(장서희)이 자신과 엄마를 버린 아버지에게 복수하려고 이복동생 은예영(우희진)의 약혼자 이주왕(김성택)을 빼앗는다는 설정이다. 기자의 일상을 취재한다는 핑계로 사회부 기자인 주왕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새벽 일찍 도시락을 준비하는 등 지성과 미모에 정성까지 동원해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방송사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는 요즘 시대에 맞는 적극적인 여성상을 반영한다.”면서 “동시에 드라마의 타깃층인 아줌마들에게 해 보지 못한 것을 보여줘 ‘대리만족’효과를 통한 시청률 상승을 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현진기자 jhj@
  • 고이즈미 개각발언 파문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정가에 9월 말 개각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개혁에 동참하는 사람만 입각시킬 것을 시사해 파문이 일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월간지 ‘주오코론(中央公論)’ 8월호 인터뷰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는 이달 말 새 개혁 방침을 천명하고 개혁에 찬동하는 의원들을 각료와 자민당 요직에 임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9일 보도했다.고이즈미 총리는 “경제,재정,세제,민영화노선 등의 기본방침을 내고 그 방침에 협력하는 세력을 대결집하겠다.”고 말했다.그의 이런 방침은 당·정 인사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1내각 1각료’ 원칙 아래 개각을 최대한 자제해 왔으나 최근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개각 요구에 몰려 있다. 자민당 최대파벌로 ‘개혁 저항세력’으로 불려온 하시모토(橋本)파는 “총리의 발상은 당을 ‘개혁 세력’과 ‘저항 세력’으로 나누어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는 속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고이즈미정권은 지난해 4월 발족 직후 90%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의 인기를 얻었으나 올초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의 경질과 개혁 부진 등으로 지지율이 40%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소 회복한 상태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당정 개편을 할 경우 내각에서는 후생노동상,총무상 등 일부 각료,당에서는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간사장의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 [우리고장 NGO]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광주·전남지역 본부

    ‘그대의 장기(臟器)가 다시 살게 하라.’ 92년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광주에서 ‘이웃에게 사랑을’이란 모토로 세워진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광주·전남지역본부(회장 변한규 목사)’는 이제 회원만 6500여명이고 주부 등 자원봉사자가 200여명으로 불었다. 둥지는 도청앞 동구 금남로 1가 YMCA 305호(062-223-0123).초창기 거리 홍보에서 “바둑판은 안팔고 장기판만 파느냐.”는 무안을 당했으나 이제는 “좋은 일 한다.”고 격려할 정도로 이 단체를 보는 이의 인식이 달라졌다. 광주·전남에서 장기 기증을 서약하고 서류로 낸 건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2만 6198건이다.이 가운데 안구 기증이 8562건,뇌사시 장기 기증이 6816건,시신 기증이 1715건 순이다. 이 지역에서 장기 이식과 적출 수술 건수는 744건이다.안구 수술이 380건으로 가장 많아 새로운 삶을 찾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신장(콩팥) 기증이 97건,뇌사자의 신장 기증도 101건에 달했다. 지역본부의 산파역인 이승헌(李承憲·39) 사무국장은 “장기 기증자가 해마다 꾸준히 늘었으나2000년 정부에서 장기이식 관리센터를 세우면서부터 격감했다.”고 밝혔다.수술을 전담하는 전남대 병원 의료진도 특진비를 계산치 않는 식으로 도와준다.수술비(대략 400만원)는 이식받는 환자 부담이 원칙이지만 정말 어려운 환자에게는 수술비까지 지역본부에서 알선해 주고 있다. 몇년전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영·호남 릴레이 장기 이식은 뭉클한 감동을 줬다.98년 4월,경북 경주에 사는 장봉환 목사가 광주에 있는 강모(57)씨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강씨의 남편 차모(58)씨가 서울 사는 환자에게 신장을 이식했다.이후 신장 이식은 6명까지 이어졌으며,이들 모두 건강하게 새 삶을 잇고 있다.장기를 받으려면 우선 조직형이 맞아야 하고 가족중에 기증자가 있으면 우대된다. 전남대 안과 양건진 과장은 “정부에서 장기이식을 관리하면서부터 각막이식 수술 건수가 연간 50여건에서 1∼2건으로 급감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기증자의 골수나 장기 등의 유전자가 수술을 받고자 하는 환자와 맞을 확률은 2만 6000분의 1이다.그래서 20만명 가량이 항상 기증자로 약속돼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현재 국내에는 4만∼5만명이 대기중인 반면 미국은 250만명이라고 한다. 생전에는 신장과 피를 만드는 모세포인 골수를 기증할 수 있다.백혈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골수는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엉덩이 뼈에서 주사기로 간단하게 빼낼 수 있고 1∼2주 지나면 완벽하게 회복된다고 한다. 이 국장은 “수술비 등 연간 1억원의 60%를 모금이나 성금,이사진 출연금으로 채우고 있다.”면서 “수술비가 부족하면 교회 등 사방으로 직접 뛰어 다닌다.”며 웃었다.토·일요일은 물론 틈이 날 때마다 종합병원과 시·군,대학,교회 등 발길 닿는 곳으로 찾아가 장기 기증을 알리는데 매달리고 있는 그를 주위에선 “아름답다.”고 말한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6·29’ 해군父子 대이은 무공

    서해교전에서 북한 경비정에 피격된 참수리 357호의 정장 윤영하(尹永夏·26) 소령이 전사한 지난달 29일은 윤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尹斗鎬·61·예비역 대위)씨가 해군장교 시절 해상에서 무장간첩선을 나포한 날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5일 해군과 윤 소령 가족들에 따르면 아버지 윤씨는 꼭 32년 전인 1970년 6월29일 인천 남방 해역에서 펼쳐진 무장간첩선 나포작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윤씨는 제12해상경비사령부 소속 50t급 순시선 PB-3의 정장으로서 계급은 이번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아들의 순직 당시와 같은 해군 대위. 아버지 윤 대위는,이날 새벽 오이도 남방 1.4㎞까지 접근하다 해안선을 지키던 경계병들에게 발각돼 총격을 받고 해상으로 도주하던 간첩선을 추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윤 대위가 탄 순시선은 무장간첩선과 2시간여 동안 총격전을 벌이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을 벌여 마침내 영흥도 북방 해상에서 4t급 무장간첩선을 붙잡았다.윤 대위는 공을 인정받아 그해 7월 인헌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아버지 윤 대위가 간첩선을 붙잡은 이날로부터 32년 후 아들 윤 소령은 북한 경비정의 기습적인 포격을 받고 다른 3명의 부하들과 함께 숨을 거둔 것이다.윤 소령은 어버지(해사 18기)의 권유로 해군사관학교(50기)에입학했다. 윤 소령이 소속된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는 윤 소령 부자의 운명적 군인정신을 기려 부대 안에 추념비를 세울 방침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장존=장재국 규명 총력/장재국씨 수사초점

    장재국 전 한국일보 회장이 8일 검찰에 출석하면 97년과 99년 수사 때 드러나지 않은 ‘장존’의 실체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장존’이 장 전 회장인지 여부는 이번 수사의 시작이자 끝이다. ◇수사 경과와 전망= 검찰은 두번의 수사에서 ‘장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실패했다.97년 첫 수사 때는 열쇠를 쥐고 있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미라지 카지노호텔 매니저 로라최가 ‘장존은 중국인이다.’ ‘한국계 사업가다.’라며 오락가락하는 진술을 계속하다 끝이 났다. 99년 재수사도 로라최의 ‘비협조’로 규명에 실패했다.로라최는 검찰이 ‘서면진술서’를 보내자 “장존은 장재국씨가 아니다.”고 답변했다.이에 대해 로라최는 지난해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장재국씨측의 회유와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두번의 수사에서 ‘장존’의 혐의는 확인됐다.97년 도박빚을 받아내기 위해 입국한 로라최의 수금리스트에는 장존이 96년 2월28일부터 3월2일까지 186만달러의 도박빚을 진 것으로 돼 있다.장존이 내국인이라면 당시의 외국환관리법(현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허가받지 않고 외국에서 거액을 빌린 혐의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구 외국환관리법상 이같은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더욱이 로라최의 증언에 따르면 장존은 94년부터 97년까지 900만달러의 도박빚을 졌다.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로라최의 서면진술서는 검찰에 입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로라최 변호인측이 답변서를 보내오지 않았다는 것.그렇다면 검찰이 로라최의 증언이 없는 상태에서 장 전 회장을 소환하는 것인데,‘장존=장재국’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검찰이 확보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검찰이 장 전 회장 소환을 전후해 전 비서 최모씨 등 측근들을 소환키로 한 것은 로라최 리스트에 이들이 도박빚을 기한내 갚지 않으면 장존이 대신 갚는다는 내용이 들어 있어 ‘장존=장재국’을 입증할 주요한 참고인들이라는 판단 때문이다.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장 전 회장의 해외 원정도박 및 불법외환거래 혐의를 확인한 뒤 장 전 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지도층 원정 도박 실태= 라스베이거스 원정도박단은 한국의 일부 부도덕한 재벌총수나 기업인,땅투기 졸부,전직 국회의원,연예인 등이 망라돼 있다. 로라최는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고객들 중 일부 재벌총수 등은 돈세탁이 된 자금을 홍콩이나 일본 은행에서 미라지 호텔이 운영하는 미르코(MIRCO) 은행에 입금했다.”면서 “입금된 대부분의 돈은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불법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홍환 조태성기자 stinger@
  • 새 영화 ‘아유 레디’ 참을수 없는 CG의 가벼움?

    제작비 80억원에 국내 최초의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라는 대대적인 홍보 속에 선보인 ‘아유 레디?’(12일 개봉)는 기대처럼 환상적이지 않은 어두운 영화다.포스터의 배경대로 푸른 빛 판타지를 꿈꾸는 관객이라면 발길을 돌리는 것이 낫다. 테마파크에 놀러왔다 때아닌 곰의 습격을 받는 관람객들.정신없이 도망치다 우연히 낯선 건물로 들어가게 된 6명은 먼지가 뿌옇게 쌓인 ‘R.U.Ready’라고 쓰인 간판과 ‘잃어버린 것을 찾아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발견한다.갑자기 나타난 쥐떼들의 공격에 다시 건물 밖으로 피신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출구는 보이지 않는데…. 롤러코스터처럼 몰아치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은 흥미진진할 법도 하지만,‘주만지’‘인디아나 존스’등에 익숙한 관객의 눈높이에는 한참 못 미친다.한국영화라고 백번 양보하고 보더라도,뜬금없이 등장하는 CG(컴퓨터그래픽)는 맥이 빠진다.거대한 바위산이 무너지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등 CG 전시장처럼 특수효과가 넘치지만,과거의 기억과 대면한다는 주제와 그들이 겪는 위험에는 어떠한 인과관계도 없다.끊임없이 벌어지는 각종 자연재해에 계속 도망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는 주인공들도 관객들도 모른다.CG와 질감이나 색채도 달라 인물들이 화면에서 붕 뜬 느낌을 준다. 생판 모르는 주희에게 반말을 하는 것을 “난 남자잖아.”라며 정당화시키거나,주희가 떨어지려는 차를 뒤에서 밀려고 하자 “이 여자 콤플렉스 있나.”라고 받아치는 주인공 강재는 꼬일대로 꼬인 캐릭터.물론 감추고 싶은 과거와 화해를 하면서 인간성을 회복하지만,그 전까지는 이 남자의 행동과 대사 하나하나가 짜증나게 한다.애정을 주고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다는것은 상업영화의 큰 약점이다. “끝내고 싶으면 물러서지마.도망치면 절대 끝나지 않아.” 영화의 주제는 황노인의 대사로 압축된다.벗어나고 싶지만 어떤 형태로든 현재에 새겨진 과거.벗어날 수 없다면 이제 그 안으로 들어가 화해의 악수를 나눠야 하지 않을까.의미심장한 내용이지만 거대한 스케일에 묻혀 서로 겉도는 것이 아쉽다.하지만 칠흑같은 악몽과 대면할 자신이 있다면,한국영화의 CG가 얼마만큼발전했는지 궁금하다면,이 괴기한 테마파크의 모험에 동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윤상호감독 장편 데뷔작. 김소연기자 purple@
  • 美장갑차 사망 양주군 르포/주민들 일손 놓고 규탄집회

    “생명의 존중없는 평화는 없다.살인범은 어린 영정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미국 독립기념일을 이틀 앞둔 2일 여중생 2명이 미군의 장갑차에 깔려 죽은 사고가 발생한 경기 양주군 광적면 효촌2리 마을에는 부슬부슬 내리는 비속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우리는 분노에 떨고 있다.내 딸을 살려내라.” 지난달 13일 어린 두 학생이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당한 마을 입구에는 이런 글이 적힌 플래카드가 비바람 속에 을씨년스럽게 펄럭였다. 반면 사고 장갑차가 소속된 마을 옆 미2사단 캠프 하우즈 사령부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독립기념일 축제를 준비하느라 들뜬 분위기여서 대조를 이뤘다.트럭을 타고 지나가는 미군 서너명의 웃는 얼굴이 플래카드와 묘하게 엇갈렸다. 효촌2리 마을 주민들은 생업을 뒤로 미루고 이날 저녁 미군 부대 앞에서 가진 ‘미국 규탄 집회’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피켓도 만들고 머리띠도 둘렀다. 고 신효순·심미선(14) 양이 공부하던 조양중학교 학생들과 인근 경민고 학생들까지 침묵 시위를 위해 부대로향하는 바람에 이곳 마을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길을 지나던 한 할아버지는 “우리 손녀들이 죽은 땅에서 미군들은 독립기념일 잔치를 한대요,글쎄.”라며 혀를 찼다. 조양중학교 학생부장 김홍만(45)교사는 “교사와 학생들이 사고 지점인 광적면 도로를 넓혀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두 여중생 미군 장갑차 살해사건 전국대책위’회원 20여명은 의정부역 앞마당에서 목이 터져라 반미구호를 외치며 이틀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었다.4일 미군의 독립기념일 행사에 맞서 한·미 공동조사단에 의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범국민대회도 갖는다. 막내딸 미선양을 잃고 충격을 받아 드러누운 어머니 이옥자(45)씨는 집에서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방안에는 딸이 남긴 사진첩과 책가방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이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을 죽인 미군들이 우리 땅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현실이 서글프다.”면서“‘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지만 엄연한 주권국가의 국민으로서 유린당한 인권을 되찾고 싶은 생각뿐”이라며 마른 눈물을 삼켰다. 효선양의 어머니 전명자(39)씨는 식음을 전폐하고 외부와 접촉을 꺼리고 있다.전씨는 “미군 때문에 당한 우리 세대의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으려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를 처음 목격한 홍기식(54)씨는 “마을 주민들 모두 ‘언제 내가 또다른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대책위 제종철 간사는 “미국 정부가 한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성의있는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녁 6시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플래카드를 짊어진 채 한시간 남짓 시위를 벌인 뒤 귀가하는 주민들의 어깨가 왠지 무거워 보였다. 이영표 박지연기자 tomcat@
  • 보험업계 새CEO ‘의욕 넘치네’

    방카슈랑스(은행·보험상품 교차판매) 시대를 앞두고 금융업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 새 최고경영자(CEO)들의 의욕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장형덕(張亨德) 교보생명 사장은 지난 5월 초 취임하자마자 “삼진아웃보다 포볼이 더 나쁘다.”는 말로 화제를 일으켰다.상대(투수)의 실수를 기다려 진루 기회를 얻느니 차라리 헛스윙(공격)이라도 해봐야한다는 얘기다. 공격적인 스타일답게 장 사장은 ‘청년이사회’결성,이익배분제,제도파괴위원회 신설 등 직원들이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최근에는 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객장업무 시작시간을 일반 시민들의 출근시간에 맞춰 오전 9시로 30분 앞당겼다. LG화재 구자준(具滋俊) 사장의 ‘마라톤 경영론’도 화제다.지난달 3일 취임한 그는 “보험은 오랜 시간 끈기가 필요한 데다 한번 처지면 다시 따라잡기 힘든 마라톤과 같다.”며 “이른 시일 안에 교보생명을 따라잡아 업계 2위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럭키생명 사장 시절 노조위원장과 함께 미국 로스엔젤레스(LA)마라톤을 완주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한 관계자는 “당시 구 사장이 다리에 쥐가 나 발톱이 두 개나 빠졌는데도 끝까지 완주하는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워낙 (구 사장의)체력과 정신력이 강인해 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임원회의를 오전 7시30분으로 앞당기고 ‘기초체력을 파악한다.’며 팀장급에게 보고를 직접 하도록 지시하는 등 벌써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뱅커(신한은행 부행장)에서 보험맨으로 변신한 신한생명 한동우(韓東禹) 사장도 자산운용을 강화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안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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