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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116)-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116)-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노랑나비였다. 이른 봄에 노랑나비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데,노랑나비를 한 마리 잡기까지 했으니,이것은 길조인가.나는 소리를 내어 춘향전의 판소리 한 구절을 흥얼거려 보았다. “그러면 너 죽어 될 것이 있다/너는 죽어 명사십리 해당화 되고/나는 죽어 나비 되어/나는 네 꽃송이 물고/너는 내 수염물고/춘풍 선듯 불거든/너울너울 춤을 추며 놀아보자.” 나는 손가락을 펼쳤다.그러자 잠시 멈칫거리던 나비는 너울너울 날갯짓하며 춤을 추며 사라졌다. 그래 조광조는 이곳에 묻혀 있다. 공자의 유교사상으로 정치개혁을 꿈꾸다가 실패하고 죽임을 당해 이곳에 묻혀 있는 것이다. 순간 내 머릿속으로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양팽손에게 했던 조광조의 유언이 떠올랐다. 조광조는 양팽손의 손을 잡고 ‘양공,안녕히 계십시오.신이 먼저 갑니다.’라고 위로한 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야사는 전하고 있지 아니한가. “부탁이 있소이다.양공,나 죽은 후에 반드시 걸망 속에 들어 있는 태사혜를 신겨 주시오.내 두 발에 신발을 신긴 채 매장시켜 주시오.” 조광조가 남긴 수수께끼의 유언은 그대로 지켜졌을 것이다.양팽손은 손수레에 조광조의 시신을 실어 자신의 고향인 쌍봉계곡에 가매장하였으며,이때 가죽으로 만든 태사혜를 조광조의 두 발에 신겨 주었을 것이다.이듬해 봄 조광조의 시신이 이곳으로 반장될 때에도 조광조의 시신은 아직 썩지 아니하고 그대로 남아 있었을 것이고,또한 그 짝짝이 가죽신도 남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500년이 흐르는 동안 무덤 속 조광조의 백골도 진토되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니,하물며 그 가죽신이야 일러 무엇하겠는가.그러나 조광조의 육신이 썩어 진토가 되었을지언정 갖바치가 남기고 간 참위만큼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으니. “천년 세월도 검은 신을 희게 하지는 못하는구나.” 수수께끼의 갖바치가 직접 만든 가죽신과 더불어 바쳐 올린 조광조의 운명을 암시하는 수수께끼의 참언.이 참언의 비밀은 50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5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한 짝은 검고,한 짝은 흰 짝짝이 가죽신을 족쇄처럼 신고 있는 조광조. 그때였다. 문득 내 머릿속으로 등소평의 목소리가 천둥소리가 되어 들려왔다.죽의 장막 중국이 개방정책을 실시하려 하였을 때 위대한 개혁가 등소평은 이렇게 말하였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어느 고양이든 상관없다.쥐를 잘 잡는 고양이야말로 좋은 고양이인 것이다.” 중국이 정부 주도 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바뀔 무렵 등소평은 ‘부유할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부유해져라.’라는 선부론(先富論)을 주창한 후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간에 돈을 잘 벌 수 있는 체제가 좋은 체제인 것이다.’라는 뜻으로 그 유명한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등소평의 개혁정신에 의해서 중국의 개방은 급속도로 진전된다.그 어떤 이념이나 그 어떤 이데올로기에 구애되는 것은 마치 고양이의 색깔을 구분 짓는 무의미한 일이다.오직 필요한 것은 고양이의 빛깔이 아니라 쥐를 잘 잡느냐 못 잡느냐의 실용주의인 것이다. 그렇다면 조광조는 어떠한가. 개혁가 조광조는 여전히 죽은 지 50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한 짝은 검은 신을,한 짝은 흰 신을 신고 있지 아니한가.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자신의 이념에 의해 조광조가 검은 신을 신은 검은 사람이라고 단정짓는가 하면 조광조가 흰 신을 신은 흰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있지 않은가. 분명히 말해서 흰 빛깔과 검은 빛깔은 쥐를 잘 잡는 고양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고,흰 가죽신과 검은 가죽신은 조광조와 전혀 상관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조광조의 짝짝이 신발,그 빛깔만을 문제 삼고 있지 않은가.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클럽보다는 그립

    덥다.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6월 중순인데도 이처럼 더우니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7·8월의 불볕 더위는 어떻게 견뎌야 할지 벌써부터 겁이 난다.이 무더위 속에서도 마니아들은 필드 나들이를 감행하고 있다.자신의 베스트 스코어를 기대하면서. ‘멀리,똑바로’는 모든 골퍼의 소망.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 골프가 가진 마력이기 때문에 가고 또 가도 가고 싶은 것이 필드 나들이요,자신보다 더 멀리,더 정확히 공을 보내는 사람의 스윙이 부럽고,사용하는 클럽을 탐내는 것이 골퍼다. 클럽을 수도 없이 바꾸는 사람이 적지 않다.잘 맞으면 열심히 연습한 덕이지만 안 되면 클럽을 탓한 결과다.클럽을 바꾸기 전에 그립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살펴보자.손에 익은 클럽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지출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립이 손에 맞지 않으면 좋은 샷을 기대할 수 없다.먼저 사용하는 클럽의 그립을 살펴보자.그립이 굵으면 임팩트 직전에 손목을 릴리즈하기 어려워 페이스가 열린 상태로 임팩트를 맞게 돼 슬라이스나 밀어 치기 쉽다.반대로 가늘면 손목이 쉽게 돌아간다.이 결과 페이스가 닫혀 공을 당겨 치게 된다.이런 실수를 방지하려면 왼손으로 그립을 잡았을 때 중지와 약지가 그립을 감싼 후 그 끝이 손바닥에 닿을 듯 말 듯한 정도가 좋다. 다음은 그립 관리.평소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제작 당시의 장점은 없어지고 단점만 남는다.특히 지난달처럼 비가 잦은 때 라운드를 마친 뒤 그립을 말리지 않고 방치하면 안 된다.무더위 속에서 라운드한 뒤도 마찬가지다.땀이 많이 나기 때문.당연히 그립에 소금기가 남게 된다.소금기가 그립에 베면 그립했을 때의 감각이 둔해지고 임팩트 때 탄력을 느끼지 못하는 한편 손바닥에 물집이 잡힌다. 차 트렁크에 골프백을 싣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이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트렁크 안의 고온으로 그립이 변형되고 딱딱해진다.이 경우 임팩트 감각이 나빠지고 스윙할 때 손목을 사용하게 만든다.또 그립의 표면이 닳으면 그립을 세게 쥐려고 손에 힘을 넣게 돼 미스 샷을 낳는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라운드를 강행했을 때는 그립의 물기를 제거한 후 신문지로 말아 서늘한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그리고 무더위 속에서 라운드했을 때는 반드시 그립을 물로 닦고 부드러운 브러시로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그립을 교체할 시기는 프로는 약 3∼6개월,아마추어는 1년 정도.교체할 때는 모든 클럽의 그립을 바꾸는 것이 좋다.그래야 모든 클럽의 스윙 감각이 일치된다. 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메트로 라운지]성공시대-지하철역 꽃가게

    ‘꽃을 든 남자’는 부끄럽다.그래서 사랑하고 싶은 남자들은 꽃을 쥐고 다니는 거리를 최소화한다.이들의 쑥스러운 고충을 다소나마 덜어주는 사람은 꽃 배달과 컨설팅을 해주는 가게 주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입구에 위치한 꽃가게 ‘해피 꽃 예술’의 김순희(46)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꽃에 관심이 많아 20여년 전부터 취미로 하던 꽃꽂이가 직업이 됐어요.10년 전 3년쯤 삼성동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다 지난 2001년부터 이곳에 가게를 새로 열었죠.” 2평 남짓한 꽃가게의 하루 매출은 25만원 정도.순이익만 한 달에 300만∼400만원가량 낸다.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니다.꽃 가게의 최대 대목인 5월에는 순이익만 2000만∼3000만원에 이른다.5월에는 8일 어버이날을 시작으로 14일 로즈데이,15일 스승의 날,20일 성년의 날 등 굵직한 행사가 자리잡고 있다.크리스마스가 낀 12월의 순이익은 600만원을 웃돌며 졸업식과 밸런타인데이가 떠오르는 2월에도 이문을 제법 많이 남긴다.꽃은 원가의 3배를 가격으로 책정하는데 최고 10배까지도 남길 수 있다.김씨가 도시철도공사에 내는 5년치 임대료는 1억 2000만원. 하지만 이에 따르는 대가도 만만찮다.김씨는 아침 5시에 일어나 도매시장에서 꽃을 사온다.하루 종일 꽃에 물을 주고 잎과 화분을 쉴 새 없이 닦는다.또 김씨의 가게는 지하철역에 위치한 좁은 공간이어서 날마다 점포 안에 꽃을 넣고 빼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아이들의 저녁식사를 챙기러 집에 가는 오후 3∼5시를 제외하면 쉬는 시간도 없다.잠시 한가한 틈을 내면 부지런히 꽃 관련 책자를 읽는다.가게 안에는 무료함을 달랠 TV조차 없다. “하루 가운데 꽃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간대는 낮 12∼1시,저녁 6∼8시죠.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 매상이 가장 많은 셈이죠.” 가장 잘 팔리는 꽃은 장미와 선인장.사무실 책상위에 놓을 작은 꽃의 수요도 많다.주요 고객은 사랑에 빠진 일반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축하 화환을 보내는 일반 기업체도 많다.하지만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광화문 지하도의 리모델링 탓에 매상이 크게 줄었다.2명이던 직원도 1명으로 줄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은 신선도가 생명이라고 판단해 매일 새벽시장에서 꽃을 사들인다. 꽃다발과 화분이 팔리는 비율은 대략 6대4 정도.김씨의 가게에서 장미 한송이는 2000원이며 100송이는 포장을 포함해 8만∼10만원선이다.화환은 15만원선에서 팔린다.정서상 가격의 10%는 깎아 주기도 한다. “작년 2월쯤에 32세쯤 돼 보이는 한 남자가 아침에 꽃 100송이를 주문했습니다.오후 2시에 배달해 드렸죠.그랬더니 그날 퇴근길에 찾아와 꽃이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군요.” 그는 이후에도 매일 장미 한 송이씩을 1년 넘게 사가더니 결국 꽃을 받은 여성과 결혼했다고 한다.김씨는 꽃이 사랑의 성공담에서 조력자가 됐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中企 ‘골리앗 횡포’ 눌러

    교육행정정보화시스템(NEIS)구축 전산장비 납품업체로 중소기업이 선정됐지만,납품업체로 지정되지 않은 대기업 계열사들이 중간 공급업체로 ‘끼어들어’ 매출을 부풀리고 일부는 마진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조달청 입찰을 통해 일부시교육청에 22억원어치의 라우터와 스위치 등 NEIS용 전산장비를 대기로 한 A사는 같은해 7∼8월 중소기업인 I사와 물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동종 업체인 SK C&C가 매출실적을 올리기 위해 A사와 I사 사이에 끼어들었다.실제 물품 공급은 A사와 I사 사이에서 이뤄졌지만,계약서에는 SK C&C를 거친 것처럼 꾸민 것이다.현대정보기술과 삼성네트웍스,엘지히다찌,㈜KT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동참했다.결국 A사와 I사 사이에서만 이뤄진 22억여원의 물품 공급계약이 모두 9개 업체를 거치는 ‘중층계약’으로 변했다.이에 대기업 계열사 등은 장부상 10억∼20억원 상당의 매출을 늘렸고 SK C&C는 2000만∼3000만원,엘지히다찌는 1300여만원,㈜케이티는 1000만원의 이익을 남겼다.I사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번거롭고 마진도 빼앗기지만 대기업 계열사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업계 분위기상 이를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간에 끼어들었던 J사가 부도를 내 하위 도급사에 물품대금을 주지 못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삼성·현대 등 대기업 계열사들은 채권 떠넘기기로 채권·채무 관계에서 빠져 나왔고 I사가 SK C&C에 대해 20억여원의 채권을 갚는 것으로 사태가 마무리됐다.결국 I사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황한식)는 “당시 계약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면서 “SK C&C는 물품대금 20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J사에서 대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I사에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SK C&C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회사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이 매출실적을 올리다 발생한 일”이라면서 “이같은 편법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깔깔깔]

    ●공처가 한 공처가가 동창회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마누라에게 쥐어서 산다면 친구로 여기지 않겠다는 모욕을 당했다. 충격을 받은 공처가는 그의 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곧장 집으로 가서는 현관문을 ‘쾅’ 열고 외쳤다. “이봐, 마누라! 내가 누군지 알아? 난 당신의 하늘 같은 남편이야. 이제 난 다른 삶을 살기로 결심했어. 지금 당장 저녁을 차려서 내 앞으로 가져와! 그리고 얼른 안방으로 가서 이불을 깔고.알았어? 이만큼 얘기했으면 내일 내 넥타이는 누가 맬지 알고 있겠지? ” 그러자 공처가의 아내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물론이죠.아마,장의사가 잘 매주겠죠.” ●믿어서는 안 될 말 소개팅시켜 준다고 할 때 절대 이 말은 믿어서는 안 된다. “그 여자 탤런트 김××닮았어.” 막상 만나 보면 김××와 닮은 점은 눈 두 개 달렸다는 것.˝
  • [최저임금 현실화 논란] “먹고살기 빠듯한데… 저축이요?”

    76만 6140원,노동계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안이다.현행 최저임금 56만 7260원보다 20만원 많다.정부의 올 최저생계비 기준이 105만 5090원(4인가족)임을 감안할 때 가장의 최저임금에 의존하는 가구라면 생존이 불가능한 수준이다.그나마 재계에서는 최저임금의 동결을 바라고 있어 이달 말 끝나는 심의에서 격돌이 예상된다.서울신문은 월 70만원 정도의 월급으로 어렵게 생활해 가는 세 가족을 중심으로 ‘최저임금으로 살아가기’ 실태를 짚어봤다. ●한달 적자 5만4220원 서울도시철도공사의 S차량기지 청소용역업체에서 일하는 서모(63)씨의 월 기본급은 56만 7260원이다.격일제로 근무날이면 오전 8시30분부터 15시간을 꼬박 일한다.연장수당과 야간수당 등을 합하면 77만원,건강보험 등을 공제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73만 3280원이 전부다. 방 둘에 부엌이 딸린 10평 남짓한 집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원이다.20년 전부터 당뇨를 앓던 아내는 3년 전부터 합병증으로 증세가 악화돼 1주일에 3차례 혈액 투석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다.한번에 3만원 하는 투석 비용을 포함해 병원비가 한달에 50여만원.지난해 12월부터 구청 보건복지과로부터 투석 비용을 보조받고 있지만,약값이나 이런저런 검사비는 고스란히 서씨의 부담이다. 수중에 남는 돈은 40만원 남짓.쌀값 5만원에 김치만 먹다시피 해도 부식비는 10만원 정도 든다.수도세·전기세·전화비로 5만원,아내와 병원에 다니는 교통비로 월 2만∼3만원을 쓰고 나면 서씨의 유일한 낙인 담배 사 태울 돈도 손에 남지 않는다. 장성한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도 받을 수 없다.아들 서모(29)씨는 상고를 졸업했으나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 못해 아직 고정 수입이 없다.혼기가 된 아들의 장가 보내기에 생각이 미치면 막막함에 한숨이 앞선다.“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사람이 죽어가게 놔둘 수는 없지 않느냐.”는 서씨의 눈이 젖어든다. ●“아르바이트도 아니고…” 경기도 H시청 민원실에서 서류발급 보조 업무를 하는 박모(49·여)씨가 하루 8시간 일을 하고 받는 월급은 수당까지 합해 74만 5400원.공제액을 빼면 68만 840원이다.9년째 일했지만 비정규직이라 임금은 제자리다.40∼50대가 대부분인 동료들 가운데 젊은 사람들은 아르바이트 삼아 일하다가 이내 월급이 너무 작다며 그만두곤 한다. 대학생인 아들 임모(26)씨가 몇 군데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학비 대기도 빠듯하다.생활비는 전적으로 박씨의 몫이다.종종 친정에서 반찬을 얻어와도 한달 식비로만 20만원이 깨진다.방 2개짜리 연립주택은 관리비만 15만원이다.휴대전화에 가입하고 대신 집 전화는 끊었다.그나마 거는 전화는 가급적 줄이고 있지만 한달 요금만 아들과 합해 5만원 정도 나온다. 한달 4만 4000원씩 나오는 간식비로 점심을 때우고,교통비는 청주로 통학하는 아들 것을 합해 15만원가량 들어간다.아들에게 들어가는 용돈도 한달에 10만원 정도 된다.이쯤 되면 박씨 손에 남는 돈은 한푼도 없다.조금 여유가 생기면 시장에서 옷을 장만도 해보지만,멋부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박씨는 “한창 나이의 아들에게 먹을 것이며 입을 것을 맘껏 챙겨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직장 휴게실에서 밥도 해먹어 지하철 청소용역일을 하는 김모(62·여)씨가 매달 받아드는 돈은 70만 4760원이다. 회사에서 절반을 보조해 주는 1500원짜리 밥값도 아까워 김씨는 휴게실 한 쪽에서 밥을 직접 해 먹는다.반찬은 집에서 가져온 볶은김치 한 가지.연장근무까지 하고 새벽 1시30분쯤 대중교통이 끊기면 1시간20분 정도 걸리는 석관동 집까지 걸어서 갈 때가 많다.무섭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4800원 정도 나오는 택시비가 아까워서다. 동료 김모(59·여)씨가 “빨래도 직장에서 다 해 입으니 수도세는 얼마 안 나올 것”이라며 놀리듯 말하자 김씨는 화난 표정을 짓는다.꼭 물값이 아까워서라기보다는 비누값이며 소소하게 들어가는 생활비가 워낙 많고 시간도 절약하려 그런다고 애써 둘러댄다.딸기 같은 제철 과일은 사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 속에 까마득하다. ●월평균 생계비의 26.8% 올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제출한 29세 이하 단신근로자의 실태생계비는 월 109만 1111원이다.여기에 올 경제성장률과 물가인상률 전망치를 반영해 양대 노총이 내놓은 실태생계비는 117만 9491원이다.노동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 76만 6140원은 이의 65% 수준이다.통계청이 조사한 지난해 3인가구 월평균 가계지출액 211만 3500원에 견주면 현행 최저임금은 26.8%로 뚝 떨어진다.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이들은 “하루하루 버텨나갈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하나같이 “자녀들 결혼은 시킬 수 있을지” 부담스러워했다.‘김치만 먹다시피’ 하는 식생활로는 건강도 지켜낼 수 없다.“당장 큰 병이라도 걸리면 어떻게 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는 그들.노후도 속수무책이다.이 땅에서 최저임금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고달프기 짝이 없다. ●최저생계비 건강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최소한의 비용. 보건복지부장관이 매년 공표한다. ●실태생계비 통계청이 분기별로 전국 7500가구의 평균 지출을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정확한 용어는 ‘월평균 가계지출액’. ●29세 이하 단신근로자의 실태생계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해 심의위원회가 근로자 1인의 월평균 지출을 조사해 매년 제출하는 금액이다. 유영규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당뇨치료 ‘알파 리포산’ 비만에도 특효

    비만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후보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발견됐다.이 물질은 이미 다른 질환의 치료제로 쓰이고 있어 이르면 2년 후쯤 조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기초의학 전문지 ‘네이처 메디신’(네이처 자매지)은 이같은 성과를 인정해 14일 새벽(한국시간) 공개한 7월호 인터넷판에 연구결과를 상세히 소개했다.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울산대 의대 이기업(49·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교수팀은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알파 리포산’이 비만 치료에도 탁월한 성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원리를 규명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가장 이상적인 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함과 동시에 에너지 소비를 자극하는 것인데 알파 리포산은 동물실험 과정에서 이 두가지 효과를 동시에 나타냈다.”고 설명했다.후보물질이 통상 신약으로 개발되려면 10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알파 리포산은 이미 30년 전부터 당뇨병 합병증 치료제로 쓰이고 있어 2년간의 별도 임상실험만 거치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비용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그렇다면 알파 리포산을 투여한 당뇨병 환자들에게서는 왜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을까.이 교수는 “당뇨병 치료에 투입되는 알파 리포산의 양은 하루 600㎎에 불과하다.”면서 “동물실험에서 비만치료 효과가 나타난 것은 이 양을 세 배로 늘렸을 때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알파 리포산의 비만치료 효과를 맨처음 발견한 것은 5년 전.그것도 아주 ‘우연히’였다.쥐를 대상으로 알파 리포산 투입량을 달리하며 당뇨병 연구를 하던 중,많이 투입한 쥐가 눈에 띄게 홀쭉해진 사실을 알아챘다.이 교수를 포함해 연구원들은 극도로 흥분했다.그러나 길고 지루한 작업이 이들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이 교수는 “어떤 원리로 이같은 체중감량 효과가 일어나는지 규명하는 데 5년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알파 리포산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에너지 부족을 감지하는 센서효소(AMPK)의 발현을 억제한다.이 효소가 잠잠하다보니 인체는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식욕을 억제시키는 것이다.이와 동시에 알파 리포산은 근육에서 에너지 소모를 자극하는 물질(언커플링 단백질-1)을 활성화시킨다.적게 먹으면서(식욕 억제) 많이 움직이다 보니(에너지 소모) 살이 빠지는 것이다. ‘네이처 메디신’지가 연구성과를 인정한 것도 이같은 작동원리를 규명해냈기 때문이다.이 교수는 “3개월째 접어든 임상실험 결과,쥐보다는 약하지만 사람에게서도 체중감량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삼성생명 3조원 계약자 몫 전환

    3개월동안 금융감독당국과 생명보험업계 사이에 첨예한 마찰을 불러왔던 생명보험사들의 유가증권(주식·채권 등) 투자 평가이익 배분문제가 양쪽 주장을 절충하는 선에서 11일 일단락됐다.감독당국은 평가이익의 상당부분을 주주(생보사) 몫에서 떼어 계약자(고객)에게 돌려주는 데 성공했고,생보사들은 예상했던 것보다는 타격을 덜 받게 됐다.하지만 실제 계약자의 손에 쥐어지는 액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란 점에서 시끌벅적했던 것만큼의 고객 실익은 없다는 평가다. ●금융당국 “생보사,부당하게 주주몫 더 챙겼다.” 생보사 투자유가증권 평가익의 회계처리 문제는 이동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3월 “삼성생명이 계약자 몫으로 배정돼야 할 2조원 규모의 평가익을 자본계정에 부당하게 편입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보험은 배당여부를 기준으로 유배당과 무배당 상품으로 나뉜다.유배당 상품은 보험료가 다소 높은 대신 보험료를 운용해서 얻는 이익을 일정비율에 따라 보험사로부터 분배받을 수 있다. 반면 무배당 상품은 보험료가 다소 싼 대신 투자이익을 배당받지 못한다.즉 유배당 보험료에서 생기는 투자이익은 일정부분 계약자 몫이 되지만 무배당 보험료로 인한 이익은 주주 몫이 된다. 2001년 저금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유배당상품이 주종을 이뤘기 때문에 주주와 계약자간 배분 문제가 크지 않았다.그러나 저금리로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된 생보사들이 무배당 상품에만 주력하면서 배당의 태반을 주주가 챙기는 구조로 변했다.이를 바로잡아 실제 돈을 낸 계약자들의 몫을 확대해 주자는 게 애초 금융당국,특히 이 부위원장의 방안이었다. ●당초 안에서 후퇴한 금감위 금감위는 이에 따라 평가 및 처분이익의 배분기준을 자산운용에 따른 총손익이 아닌,책임준비금 비율로 일원화하는 안을 냈다.또 책임준비금 비율 산정은 ‘당해 평가연도’ (당기)가 아닌 ‘보유기간 평균’ (누적)에 바탕해서 산출토록 했다.그러나 업계는 “유가증권 평가이익은 실제로 주주와 계약자에게 배분해 주는 게 아니라 장부상의 이익인 만큼 굳이 나누지 말고 일괄적으로 주주몫(자본계정)에 넣어야 한다.”며 반발했다.삼성생명은 “실제 처분하는 것도 아니면서 정서상 배당에 대한 기대감만 불어넣어 불필요한 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주몫은 자본계정에,계약자몫은 부채계정에 포함되기 때문에 기업 재무구조가 나빠진다는 것도 주된 반발 이유였다.감정적인 대목도 작용했다.삼성생명 고위관계자는 이 부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우리가 도둑질한 것처럼 매도당하고 있는데 가만히 앉아있다가는 우리가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이번에 금감위는 평가익 배분기준을 책임준비금 비율로 하는 방안은 예정대로 강행했으나 책임준비금 누적 산정은 업계요구를 수용해 일단 보류하고 ‘구분계리’(무배당·유배당 별도 회계처리)를 추진하기로 했다.업계는 금감위의 안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업계 관계자는 “우리 의견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위헌시비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당초 안을 강행하기보다는 업계와 협조해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보험계약자 몫 더 늘어나긴 했는데… 삼성생명의 경우,계약자 몫이 3조 2000억원가량 늘어나게 됐다.기존 규정으로는 유가증권 투자 평가익 7조 7000억원 중 주주몫으로 6조 7000억원,계약자몫으로 1조원이 배정됐으나 새 규정이 적용되면 주주 3조 5000억원,계약자 4조 2000억원으로 역전된다.대한생명,교보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도 규모가 삼성생명만큼 크지는 않지만 일정액을 계약자몫으로 돌려야 한다. 그러나 이 돈은 장부상 평가일 뿐 실제 계약자 손에 들어가지는 않는다.금감위 관계자도 “평가이익은 미실현 이익이고 장기간 지속되는 보험계약의 배당원천이기 때문에 현재의 계약자가 직접적으로 배당을 요구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삼성생명은 그룹 지배구조 차원에서도 단순 차익실현을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실제로 계약자들에게 크게 도움되는 것도 아닌데 금융감독 당국이 변죽만 크게 울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23)

    유림 103에 多辯이 나온다.‘많다’는 뜻의 多는 제사지낼 때 고기(月:肉고기 육)를 몇겹 포개놓은 것에서,또는 저녁(夕)이 매일 오듯 시간이 무궁하게 온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두 說(말씀 설)이 있다.후자와 관련하여 夙(일찍 숙),夜(밤 야),夢(꿈 몽)같은 한자가 만들어졌는데,夕자가 들어간 한자는 시간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辯은 두 죄인(辛辛:죄인서로송사할 변)을 말(言)로 다스린다는 뜻인데 辯論(변론),辯護(변호)처럼 眞僞(진위:진실과 거짓)를 판단,설명한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辨別(변별)이라 할 때의 辨(판단 또는 분별하다 변)자와 혼동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言자가 들어간 한자는 訂(바로잡을 정),記(기록할 기),詠(읊을 영),誤(잘못 오),讓(겸손할 양)처럼 대부분 뜻은 言에 있고 음은 言자를 제외한 부분이 된다. 이상으로 볼 때 多辯은 多言과 같이 ‘말이 많다.’는 뜻으로 쓰인다. 간혹 말을 많이 하거나 靑山流水(청산유수:푸른 산에서 거침없이 흐르는 물이라는 뜻인데,말을 거침없이 잘하는 것의 비유)처럼 말하는 것을 마치 말 잘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老子가 ‘말을 교묘히 잘하는 것은 졸렬한 것과 같고,말을 매우 잘하는 자는 말을 더듬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 것과,莊子(장자)가 ‘개는 매우 잘 짓는 개,즉 대상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짓는 개를 좋은 개라고 여기지 않으며,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한 것처럼 能辯(능변:말 잘함)보다는 오히려 不言(불언)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 하겠다. 明나라 때 呂新五(여신오)는 인물 됨됨이의 순서를 첫 번째는 침착하고 묵직하며 깊이있는 인물,두 번째는 적극적이고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는 인물,세 번째는 聰明(총명)하고 辯才(변재:말을 잘함)한 사람이라 해서,말 잘함을 우선으로 여기지는 않았다.多辯은 다음 일화에서처럼 실속이 없는 경우도 많다. 禦岷楯(어민순)에 보면 옛날 한 곳에 쥐들이 모였다.그 때 쥐 한 마리가 ‘庫間(곳간,庫곳집 고)을 뚫고 들어가 살면 생활이 윤택해질 텐데,다만 두려운 것은 고양이 뿐이야.’라고 했다.그러자 다른 쥐가 ‘그 고양이 목에 방울만 달면 고양이가 움직일 때마다 방울소리가 나게 되어,방울 소리만 들으면 모두 달아나 죽음을 피할 수 있지.’라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달 것을 제안했다.많은 쥐들이 좋아 펄펄 뛰며 그 말이 옳다고 환호하자 큰 쥐가 ‘대체 누가 그 방울을 고양이 목에 달아주나?’라고 反問(반문:반대로 물어봄)했다.이 말에 모든 쥐들은 啞然失色(아연실색)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방법은 좋아도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뜻의 猫項懸鈴(猫고양이 묘,項목 항,懸매달 현,鈴방울 령)이다. 명심보감에 ‘一言不中(일언부중)이면 千語無用(천어무용)이라’ 즉,한 마디 말이라도 (이치에)맞지 아니하면 천 마디 말이 쓸데 없다고 했으니 말 많은 多辯보다는 한마디 말을 하더라도 이치에 맞도록 하는 신중함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 용산기지 공원화 무산 위기

    서울시가 최도심인 용산 미군기지 터에 민족공원을 만들려던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국방부는 용산기지를 포함,미군으로부터 돌려받는 부지에 대해 장관이 사실상 용도변경 권한을 갖는 내용을 골자로 한 특별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국방부는 현재 행정자치부와 협의를 마쳤으며 곧 공청회를 거쳐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특히 국방부는 자연녹지인 용산기지 터를 상업지역 등으로 용도변경한 뒤 매각,기지이전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추진 중인 ‘주한미군 기지이전에 따른 특별법’은 주한미군에 공여된 구역 및 공여해제 반환 토지에 대해 건설교통부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도시계획을 재검토해 수립할 때 국방장관과 반드시 협의토록 했다.나아가 국방장관이 이들 구역에 대한 용도지역 변경이나 도시계획시설 해제 등을 요청하면 건교장관이나 해당 단체장은 바로 이행토록 했다. 미군기지 터 활용에 대해 국방부가 ‘칼자루’를 쥐게 돼 서울시의 민족공원 건립 계획은 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녹색연합 고지선 간사는 “서울 도심에 남아 있는 마지막 땅을 민간에 매각한다는 것은 난개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도심 교통체증과 환경악화 등 각종 문제점을 유발하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위협받는 식탁] ‘쓰레기만두’ 시민 반응

    [위협받는 식탁] ‘쓰레기만두’ 시민 반응

    서민들이 즐기는 만두에 이어 라면마저 불량식품 파동에 휩싸이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다 못해 허탈감에 빠졌다.“항상 소비자만 봉이냐.”,“도대체 뭘 먹으라는 거냐.”며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시민단체들은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며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맘놓고 먹지도 못하는 사회” 평소 김치라면과 만두를 즐겨먹던 신동석(26·회사원)씨는 “정말 이럴 수는 없다.가끔 속이 안 좋았는데 이게 다 불량 음식들 때문이라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처벌 기준도 너무 약하다.다른 건 몰라도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은 정말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격분했다.이정운(27·회사원)씨도 “여태까지 만든 불량 만두를 해당 회사 자녀들에게 대물림하면서 먹으라고 하고 싶다.”면서 “먹을 것 하나 맘놓고 못 먹는 웃기는 세상”이라고 한탄했다. 일부 분식점에서 만들어 파는 만두에도 이번에 적발된 회사의 중국산 무말랭이가 사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시민들은 더욱 분개했다.한 분식점 주인은 익명을 전제로 “솔직히 남는 장사를 하기 위해 값싼 중국산 무말랭이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많은 분식점에서 문제의 회사에서 음식점용으로 파는 무말랭이를 고정 구입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홍원기(29·회사원)씨는 “아예 집에서 안전한 재료로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불량 재료를 만드는 사람은 모두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항의전화·서버 공격” 온라인에서도 네티즌의 분노가 들끓었다.불량 만두를 만든 회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폭주했다.인터넷 테러에 나서자는 주장도 줄을 이었다.포털사이트 다음 게시판에는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청 발표 직후 수백건의 글이 올랐다.아이디 ‘sharpguy’라는 네티즌은 “쓰레기를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있다.”면서 “유통기한과 상관없이 아예 안 먹을 테니 모조리 해당 회사 직원들에게 한 박스씩 선물로 쥐어 줘라.”고 적었다.‘쏘렝이’라는 네티즌은 “대기업도 만두 재료를 몰랐다고 하는데 냄새라도 한 번 맡아보면 다 아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네이버 게시판에서 ‘vicheo’라는 네티즌은 “일본이 한국 만두의 수입을 금지했다는데 정말 창피하다.”고 적었다. CJ㈜의 계열회사인 제일냉동식품을 비롯한 일부 업체의 게시판에는 항의전화와 서브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네티즌의 글이 속속 올랐다. ●시민단체,“정부 안이한 대처” 시민단체들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안이한 정부 대처를 비판했다.서울환경연합 오유신 간사 등 회원 10여명은 이날 식약청 앞에서 ‘대기업의 무책임과 식약청의 솜방망이 처벌’에 항의하는 집회를 갖고 “불량 식품을 만든 회사는 최소 3년간 식품제조나 유통을 못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오 간사는 “이번에 적발된 한 업체는 과거 3차례에 걸쳐 64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얼마나 타격을 입겠느냐.”고 반문했다.이들은 오는 23일 은평구의 한 대형 할인매장 앞에서 불량 만두와 불량 라면첨가물을 성토하는 소비자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또 대형 매장이나 백화점 등에서 불매운동도 벌이기로 했다.서울 YMCA시민중계실의 김희경 간사는 “회사 명단만 발표할 게 아니라 어떤 제품에 어떤 원료가 사용됐고,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불량식품으로 챙긴 기업의 부당 이익을 회수하고 집단소송제를 조속히 도입,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보다 유통업체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녹색소비자연대의 조윤미 사무처장은 “제조업체는 영세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는 물건을 살 때 유통업체의 이름을 본다.”면서 “유통업체가 회사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하는 식품인 만큼 안전성을 지도관리하고 문제발생 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위협받는 식탁] ‘쓰레기만두’ 시민 반응

    서민들이 즐기는 만두에 이어 라면마저 불량식품 파동에 휩싸이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다 못해 허탈감에 빠졌다.“항상 소비자만 봉이냐.”,“도대체 뭘 먹으라는 거냐.”며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시민단체들은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며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맘놓고 먹지도 못하는 사회” 평소 김치라면과 만두를 즐겨먹던 신동석(26·회사원)씨는 “정말 이럴 수는 없다.가끔 속이 안 좋았는데 이게 다 불량 음식들 때문이라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처벌 기준도 너무 약하다.다른 건 몰라도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은 정말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격분했다.이정운(27·회사원)씨도 “여태까지 만든 불량 만두를 해당 회사 자녀들에게 대물림하면서 먹으라고 하고 싶다.”면서 “먹을 것 하나 맘놓고 못 먹는 웃기는 세상”이라고 한탄했다. 일부 분식점에서 만들어 파는 만두에도 이번에 적발된 회사의 중국산 무말랭이가 사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시민들은 더욱 분개했다.한 분식점 주인은 익명을 전제로 “솔직히 남는 장사를 하기 위해 값싼 중국산 무말랭이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많은 분식점에서 문제의 회사에서 음식점용으로 파는 무말랭이를 고정 구입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홍원기(29·회사원)씨는 “아예 집에서 안전한 재료로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불량 재료를 만드는 사람은 모두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항의전화·서버 공격” 온라인에서도 네티즌의 분노가 들끓었다.불량 만두를 만든 회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폭주했다.인터넷 테러에 나서자는 주장도 줄을 이었다.포털사이트 다음 게시판에는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청 발표 직후 수백건의 글이 올랐다.아이디 ‘sharpguy’라는 네티즌은 “쓰레기를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있다.”면서 “유통기한과 상관없이 아예 안 먹을 테니 모조리 해당 회사 직원들에게 한 박스씩 선물로 쥐어 줘라.”고 적었다.‘쏘렝이’라는 네티즌은 “대기업도 만두 재료를 몰랐다고 하는데 냄새라도 한 번 맡아보면 다 아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네이버 게시판에서 ‘vicheo’라는 네티즌은 “일본이 한국 만두의 수입을 금지했다는데 정말 창피하다.”고 적었다. CJ㈜의 계열회사인 제일냉동식품을 비롯한 일부 업체의 게시판에는 항의전화와 서브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네티즌의 글이 속속 올랐다. ●시민단체,“정부 안이한 대처” 시민단체들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안이한 정부 대처를 비판했다.서울환경연합 오유신 간사 등 회원 10여명은 이날 식약청 앞에서 ‘대기업의 무책임과 식약청의 솜방망이 처벌’에 항의하는 집회를 갖고 “불량 식품을 만든 회사는 최소 3년간 식품제조나 유통을 못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오 간사는 “이번에 적발된 한 업체는 과거 3차례에 걸쳐 64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얼마나 타격을 입겠느냐.”고 반문했다.이들은 오는 23일 은평구의 한 대형 할인매장 앞에서 불량 만두와 불량 라면첨가물을 성토하는 소비자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또 대형 매장이나 백화점 등에서 불매운동도 벌이기로 했다.서울 YMCA시민중계실의 김희경 간사는 “회사 명단만 발표할 게 아니라 어떤 제품에 어떤 원료가 사용됐고,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불량식품으로 챙긴 기업의 부당 이익을 회수하고 집단소송제를 조속히 도입,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보다 유통업체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녹색소비자연대의 조윤미 사무처장은 “제조업체는 영세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는 물건을 살 때 유통업체의 이름을 본다.”면서 “유통업체가 회사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하는 식품인 만큼 안전성을 지도관리하고 문제발생 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中 “美, 증거없이 北核 비난말라”

    북한 핵 문제와 관련,그간 북한과 미국 양자 사이에서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는 중립 입장을 고수해온 중국이 ‘근거 없이 북한을 비난하지 말고 협상에 적극 임하라.’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이달 하순 제3차 북핵 6자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태도 변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뉴욕 타임스(NYT)에 “보다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전까지 미국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무기를 만들려 한다고 비난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는 저우원충(周文重)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발언이 보도됐다. 그는 6자회담과 관련,“미국과 북한 모두가 협상할 준비를 갖추고 회담에 나와야 하지만 지금 더 큰 부담은 미국측에 있다.”며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쪽은 미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 에너지 공급 등을 위해 평화적인 핵 개발은 지속하고 싶다는 북한측의 바람에 동감한다는 뜻도 넌지시 내비쳤다. NYT는 이같은 발언은 북핵 회담에 임하는 베이징의 입장이 그간의 중립적인 자세에서 탈피했음을 나타낸다며,입장 변화의 이유로 미국측 주장에 대한 회의론을 들었다. 미국이 이라크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찾아내지 못한 대량살상무기(WMD)의 사례에서 보듯 미국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남규철의 DVD폐인]수사반장이 DVD로 돌아왔네

    엄청난 힘과 기괴한 능력으로 우리들을 사로잡았던 ‘헐크’나 ‘원더우먼’을 기억하십니까? 또 예쁜 얼굴 뒤에 가려진 끔찍한 파충류 외계인이 등장하는 ‘브이’나 쿤타킨테의 고단한 인생역정이 담긴 ‘뿌리’도 기억 하실는 지 모르겠습니다.흑백 TV시절부터 흥미진진한 형사물로 우리를 사로잡았던 ‘수사반장’이나 아빠들을 일찍 집으로 귀가시켰던 ‘모래시계’같은 우리들의 드라마도 기억 하실는지요.어쩌면 잘 기억이 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친근한 얼굴들과 익숙한 멜로디를 들으신다면 어린 시절 그 때의 추억들을 바로 생각해 내실 수 있을 겁니다.수십년의 세월을 지나 새로이 DVD로 화려하게 부활한 예전 그 시절의 TV드라마들을 이번 주에 만나보십시오. ●수사반장 유복성씨의 인상 깊은 테마음악으로 시작되던 수사반장은 1971년 첫 전파를 탄 이래 18년간 장수할 만큼 많은 인기를 모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사극입니다.DVD로 출시된 ‘수사반장’은 880여회의 방송 분량들 중 대표적인 13편을 4장의 디스크에 수록한 것으로,이젠 백발의 노인이 되었거나 고인이 된 최불암,김상순,조경환,남성훈씨 등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여 실제 사건에 바탕을 둔 흥미진진한 형사들의 이야기를 펼쳐보입니다.이 이야기들을 통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대도 조세형’ 같은 당시의 유명 사건들이 다시 재구성되고,포니 승용차나 “3만원짜리 자기앞 수표”같은 당시의 생활상들도 함께 그려져,수십년 전 그때 그 시절을 흠뻑 추억하게 만들어 줍니다.워낙 오래된 작품인 탓에 화질이나 음질이 뛰어나지는 않지만,이러한 기술적인 가치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의 아련한 즐거움을 주는 타이틀입니다. ●뿌리 미국의 흑인작가 AP 헤일리의 원작소설을 드라마화 한 ‘뿌리’는 1767년 아프리카에서 신대륙으로 강제로 끌려온 쿤타킨테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당시 많은 화제와 인기를 모은 작품이었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TV로 방영되었던 이 작품은,얼굴이 조금이라도 검었던 친구들에겐 ‘쿤타킨테’라는 별명이 붙게 할 만큼,대단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었습니다.DVD로 출시된 ‘뿌리’는 3장의 디스크에 전편을 수록하고 있으며 작품에 대한 자세한 해설과 쿤타킨테의 가계도 등의 부가영상을 함께 수록하고 있습니다. ●브이 미모의 외계인이 살아 있는 쥐를 삼키는 장면만으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20년 전 장안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SF드라마입니다.지금 보면 특수효과 등은 조악하고 어색하지만 탄탄한 줄거리와 생생한 캐릭터들은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즐거움을 전해줍니다.국내에서 TV로 방영될 당시 삭제되었던 장면들이 온전하게 복원되어 출시된 DVD는 5부작 전편을 3장의 디스크에 수록하고 있으며,제작 다큐멘터리와 감독의 음성해설 등의 부가영상을 담고 있습니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 [글로벌 한국차 ④ 日 도요타서 배운다] ‘글로벌경영·노사신뢰’가 성공열쇠

    |도요타(일본 아이치현) 이춘규특파원|도요타자동차의 초고속 질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2003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 결산에서 1조 1000억엔(약 11조원) 이상의 순익을 거둬 제조업체로는 세계 최고를 기록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도요타가 일본을 넘어 26개국에 46개 자회사를 거느린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하는 비결은 밖으로는 ‘글로벌 경영에 따른 수익선 다변화’,안으로는 ‘노사간 상호신뢰·책임’이란 독특한 사내 문화가 비결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수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도요타 따라 배우기’ 열풍은 조금도 식지 않고 있다.4일 찾아간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도요타자동차 본사와 쓰쓰미 공장엔 세계 각지에서 견학온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다 수년간 글로벌화 경영을 이끌어온 조 후지오(67) 도요타 사장은 “글로벌 전략이 결실기에 접어들고 현지법인들의 순익이 좋아져,도요타의 성장엔진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도요타만의 성공 신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는가.도요타 사람들은 주저없이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기술’을 기초로 한 글로벌 경영과 마케팅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글로벌 경영을 통해 일본이 불경기였던 시절에 경기가 좋았던 미국에서 판매와 수익을 대폭 늘리는 등 수익선 다변화를 꾀했고,위험도 분산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엔화 가치 급등 등 환율 급변에 대한 위험분산 효과도 꼽혔다.자동차산업은 환율 영향이 엄청난 산업.1엔만 변동되어도 수백억엔의 수입이 좌우될 정도다.해외생산·판매를 늘려 지난해 엔화 환율 급등의 영향을 비켜갔다. 글로벌화 추진의 계기는 1990년 250만대를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일본 내 자동차 수요의 위기였다.해외로 눈을 돌려 본격적으로 글로벌화를 통해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글로벌화의 의미에 대해 해외홍보실 후지이 히데키 계장은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도요타자동차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10년”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산업 전망은 밝다 도요타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6% 늘어난 210만대를 팔았다.유럽에서 83만대,중국에서 10만대 등 세계시장에서 450여만대를 팔아 국내시장 170만대와 대조를 보였다.특히 북미 시장에서 약진,점유율이 10%를 넘어섰다. 도요타는 2010년대에는 시장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려 현재의 세계 2위에서,GM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2개인 미국 내 공장을 향후 5년여 동안 7개로 늘린다. 자동차산업 전망에 대해서도 오쿠다 히로시 회장은 “자동차산업이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말도 있지만 시야를 지구로 돌리면 아직도 자동차의 혜택을 못받고 있는 사람이 엄청나다.”면서 “중국은 물론 인도,중·동유럽,러시아 등이 이제야 본격적인 자동차시대를 맞고 있다.”고 낙관했다. ●글로벌화는 지금도 급속 진행 도요타자동차는 나카이 부장,하야카와 해외홍보실장,마쓰모토 그룹장 등 홍보실 직원 100여명이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세계 각국에서 사업영역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직원들은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 중임을 실감한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도요타의 글로벌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은 30여명의 해외홍보 직원 중에서 미국인,중국인,벨기에인 등 외국인들도 활동한다는 점이다. 각국의 유능한 디자이너들도 활동 중이다.후지이 계장은 “도요타를 환영하는 나라에는 도요타가 생산하고,팔고 현지에서 고용으로 보답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화의 방향과 의미에 대해 오쿠다 회장은 “치열한 자동차 시장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열쇠는 기술과 경영혁신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도요타는 차세대를 담당하는 선진생산기술,그리고 개발·조달·생산에서부터 판매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각 영역의 글로벌화를 확고히 해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아울러 ‘환경 문제에 대처할 기술력 확보’가 자동차시장의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는 관건이라고 진단한다.따라서 현재 ‘프리우스2’ 등 하이브리드차 부분에서 경쟁력이 앞서 있다고 보지만,수소차 등 미래형 자동차 경쟁은 뜨거워지고 있다고 진단해 수조엔에 이르는 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저 푸른 초원…목장으로 웰빙여행

    산과 들 어디를 둘러보아도 초록 일색이다.끝없이 펼쳐진 초지.눕고 싶다.그 옆에 황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면 더욱 좋다.‘메에메에’.양의 울음소리까지 들린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지 않겠는가.목장을 찾아나섰다.소백산관광목장과 대관령양떼목장,대관령삼양목장으로.사람은 초록의 품에 푹 안길 수 있어서,소와 양은 싱싱한 풀을 마음껏 뜯어먹을 수 있어서 행복한 곳이다. ■ 대관령 양떼 목장 목장이 양을 닮았다.부드럽게 굴곡진 구릉지에,초록물감을 칠해놓은 듯한 초지.대관령 양떼목장을 찾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목장이 참 예쁘다.’고 한다.산 위에 정원을 옮겨놓은 듯한 이곳의 주인공에 순백의 양떼보다 더 어울리는 게 있을까.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옛 대관령휴게소 뒤,비포장길을 따라 100m쯤 들어가니 목장 입구다. 목장 주인인 전영대(52)씨가 우선 목장부터 한 바퀴 돌아보라고 권한다. 멀리 구릉지를 따라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산책로는 양떼들이 산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세운 울타리를 따라 나 있다.200여마리의 양들이 20∼30마리씩 무리를 지어 초지를 옮겨다니며 풀을 뜯는다. “몹시 추운 한겨울만 빼고는 24시간 양을 풀어놓습니다.요즘엔 풀이 풍부해 건초 등 먹이도 안줍니다.” 최근 관광객들이 늘었단다.양들이 사람구경을 많이 해서인지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부모와 함께 나들이에 나선 아이가 건초를 줘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아이가 몹시 상심한 표정이다.하긴 싱싱한 풀이 널렸는데 질긴 건초가 눈에나 들어올까.전씨는 “지금 양이 뜯어먹는 풀이 새하얀 쌀밥이라면 건초는 보리밥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한다.건초는 풀이 없는 겨울이나,새끼 등을 낳기 위해 우리에 가둔 양들에게만 먹인다. 해발 900m가 넘는 양떼목장의 이국적 풍광은 목장 아래보다는 위로 올라가 내려다보아야 만끽할 수 있다.산책로를 따라 겹겹이 이어진 구릉지의 선이 몹시 곱다.쉼없이 풀을 뜯어먹는 양들,구릉지 중간중간 형성된 숲,그 뒤로 손바닥만하게 내려다보이는 횡계시내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양떼목장은 지난 88년 회사원이던 전씨가 거의 황무지였던 소목장을 인수해 조성했다.10년간 ‘죽을고생을 했다.’는 전씨의 노력이 눈물겹다.서울 아파트를 팔아 전기도 안들어오던 이곳에 얼기설기 막사를 짓고 가족들을 데려와 일만 했다고 한다. 6만 5000여평의 목장에 혼자 울타리를 치고,필요없는 나무와 풀,돌을 골라내고,산책로를 조성하는데 10년이 걸렸다.90년대 말까지는 거의 나오는 것 없는 땅에 노력과 투자만 있었다. 곱게 가꿔진 초지에 양떼들이 노는 이국적 풍광이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고,지난해 양의 해 이후 급격하게 늘었다.요즘은 평일엔 300∼400명,주말과 휴일엔 1000여명의 관광객들이 목장을 찾는다.양떼목장 입장료는 따로 없다.단 양들에게 먹이로 줄 건초를 봉지에 담아 판다.어른 2500원,아이 2000원.풀어놓은 양은 건초를 안먹기 때문에 우리에 갇힌 양에게 준다.아이들이 꽤 즐거워한다.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빠져 우회전해 옛 영동고속도로를 탄다.10분 정도 계속 직진하면 옛 대관령휴게소가 나온다.휴게소 뒤 비포장도로 입구에 ‘대관령양떼목장’이란 안내판이 있다. ●숙박 목장내에 가족단위로 묵을 수 있는 원룸 3실과 단체용 객실 1실이 있다.원룸은 8만원,40명까지 묵을 수 있는 단체용은 15만원. 양고기 요리를 하지만 10명 이상 단체만 가능하다.개별 관광객에게 상시적으로 요리를 낼 수 있을 만큼 양의 마릿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양 1마리를 숯불구이하면 48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데,가격은 120만원.(033)335-1966. ●먹을거리 횡계 일원에 황태음식점이 많다.용평스키장 가는 길목의 ‘송천회관’(033-335-5942)이 유명하다.황태찜(4인) 2만5000원,황태해장국 5000원. 횡계로터리 부근 새마을금고 옆 ‘대관령 숯불회관’(033-335-0020)에 가면 대관령 한우의 암소고기 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대관령 일대 목장에서 나오는 한우만 쓴다는 게 식당 주인의 설명.가격은 만만치 않다.생등심 1인분 3만 3000원,주물럭 1만 8000원. ●대관령 삼양목장 시간이 넉넉하다면 대관령삼양목장에 가보자.해발 800∼1400m에 자리잡은 600만평의 드넓은 초지가 입을 딱 벌리게 한다.목장을 천천히 둘러보려면 차를 타고도 2시간이나 걸린다. 광활한 초지와 함께 ‘가을동화’ 등 드라마 촬영지,야생화 군락지 등이 탐방 포인트.목장에서 가장 높은 소황병산(1430m)까지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산장과 콘도형 민박이 있어 숙박에도 불편함이 없다.입장료 5000원.(033)336-0885. ■ 소백산 소 관광목장 무한정 올라가는 듯싶다.충북 단양군 대강면 올산리 소백산 남쪽 자락 해발 850m.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꼬불꼬불 굽은 길을 한참 올라가니 오른쪽에 ‘소백산관광목장’이란 안내판이 보인다.야트막한 산 아래 초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서 만나기로 약속한 단양축협 홍진식 상무가 사무실에 없다.일부 직원들과 식사 전 짧은 산행에 나섰단다.소백산 목장은 단양 축협이 직영하는 곳이다. 혼자 목장 산책에 나섰다.축사 위로 펼쳐진 초지 넓이는 35만평.나무와 철사 등으로 얼기설기 엮은 울타리 밖으로 산책로가 거칠게 나 있다. 초지 군데군데 소들이 30여마리씩 떼지어 풀을 뜯고 있다.모두 250여마리.워낙 넓다보니 소떼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소가 있는지 없는지 티도 안난다. 다가서면 멀어지고,뛰어가면 도망가고.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소들과 빨리 친해지고 싶건만,사람 구경을 별로 못해본 소들이라 그런지 겁을 먹고 좀처럼 곁을 주지 않는다. 군데군데 야생화들이 초록풀밭을 점점히 수놓은 게 동화속 그림같다.노랑색 민들레꽃은 이미 졌다.대신 엄지 손톱만한 하얀 솜뭉치 같은 것이 하나씩 곳곳에 피어 있다.민들레 홀씨를 품은 ‘제2의 꽃’.노랑꽃,하얀꽃.민들레는 꽃을 두번씩이나 피우는 모양이다. 목장 주위를 한바퀴 돌아 사무실로 내려가니 홍상무(목장 직원들은 ‘소장님’으로 부른다.)가 내려와 있다.함께 갔던 여직원들 손에는 여러 종류의 산나물이 한움큼씩 쥐어져 있다. 앞에 올려다보이는 보이는 ‘촛대봉’에 잠시 다녀왔다고 했다.목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저수령 휴게소를 거쳐 촛대봉까지.부지런히 걸으면 1시간 남짓 걸린다고.방문객들에게 목장산책과 함께 꼭 권하는 산행코스다.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단양IC에서 빠지자마자 우회전,1㎞ 정도 가면 왼쪽으로 예천가는 길(927번)이 나온다.이 길을 타고 20분쯤 고갯길을 올라가면 저수령을 넘기전 오른쪽으로 소백산관광목장이 나타난다. ●숙박 소백산목장은 통나무 방갈로와 여관이 있어 하룻밤 묵으면서 쉬기에 좋다.5인실인 방갈로(18평)는 주방과 거실,방 2칸을 갖추고 있어 가족이 묵기에 좋다.숙박료는 8만원,단 휴가철(7·8월)은 10만원.여관(2인실)은 3만원. ●먹을거리 소백산목장에서 빠질 수 없는게 식당과 정육점.넒은 초지에 방목해 키운 순수 한우를 제천 도축장에서 도축해다가 쓴다. 이곳에선 새끼를 내 키우기 때문에 외국산 소나 잡종 소의 혈통이 섞인 쇠고기를 먹을 가능성은 없다.음식값도 고기 품질에 비하면 싸다.1인분(200g) 기준 등심은 2만 2000원,갈빗살 2만 4000원,육회 1만 5000원,불고기(300g) 1만 3000원. 부위별 고기를 골고루 맛보려면 ‘암소한마리’란 메뉴를 시키면 된다.등심·차돌박이,안심,갈빗살,안창살,다릿살,아랑사태,콩팥,염통까지 9가지가 나온다.1인분 2만원.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올 수도 있다.이곳 고기는 현장에서만 팔기 때문에 목장까지 갔다면 조금이라도 사올 것을 권하고 싶다.600g 한근 기준 꽃등심 3만 5000원,양지 2만원,정육 1만 8000원이다.(043)422-9270,www.sbsanfarm.co.kr. 글 소백산관광목장(단양)·대관령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10일 의정부장사씨름대회 개막

    ‘올드 보이들의 모래 바람이 거세다.’ 10일 막이 오르는 의정부장사씨름대회 백두급(105.1㎏ 이상)에서 부활을 선언한 ‘올드 보이’들의 혈전이 불꽃튀길 전망이다. 가장 먼저 재기의 신호탄을 쏜 선수는 ‘귀공자’ 황규연(29·신창).지난해 말 천하장사대회에서 허리부상으로 금강급(90㎏ 이하) 이성원(28·LG)에게 무릎을 꿇는 망신을 당하며 한물 갔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하지만 지난 4월 천안대회에서 무려 2년6개월 만에 백두장사 타이틀을 거머쥐며 재기에 성공했다. ‘소년 장사’ 백승일(28·LG)이 바통을 이어받았다.지난달 고흥대회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화려한 기술을 앞세워 이태현(28·현대) 황규연 김영현(28·신창)을 차례로 제압하며 25개월 만에 백두봉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4·LG)에게 밀려 빛을 잃은 ‘원조 골리앗’ 김영현도 비록 번외대회지만 지난달 2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총회 유치기념 부산대회에서 지난해 9월 부천 추석대회 이후 8개월 만에 꽃가마에 올랐다. 신창의 이준희 감독은 “기존 강자들이 한 명씩 부활하면서 올해 백두급 연속 우승자가 없을 정도로 혼전”이라면서 “이번 대회에도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소 잃고 외양간 고친 축구협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영입 과정을 지켜보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절로 떠오른다. 브뤼노 메추 감독의 영입이 결국 실패로 돌아가자 협회는 7일 기술위원회를 재소집,새 사령탑 물색에 나섰다.이번에는 영입 성공을 위해 ‘철저한 비공개’를 원칙으로 정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하기 위해 낙점자가 알려져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허정무 부위원장도 “비공개를 이해해 달라.”면서 “최대한 빨리 감독 선임 작업을 마치겠다.”고 말했다.불과 일주일 전 ‘철저한 공개’를 원칙으로 동네방네 소문을 내듯이 낙점자를 발표한 것과는 영 딴판이다. 그러나 늦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협회는 지난 4월19일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의 중도사퇴 이후 “한국축구 실정에 맞는 최고의 감독을 뽑겠다.”고 공언했다.그래서 2개월 가까운 시간을 투자했다.기술위원회는 광범위한 정보수집과 현지 면담까지 한 끝에 최고의 감독으로 메추를 추천했다.그렇다면 협회는 메추 영입에 성공했어야 했다. 차기 협상 대상자를 선택하는 지금의 과정은 국민들에겐 ‘꿩 대신 닭’을 고르는 것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따라서 어떤 감독이 한국에 오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것이다.선수 지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여기에다 선수들이 감독에게 보내는 신뢰감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최선’이 아니라 ‘차선’의 감독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뒤늦게나마 협회가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고육책으로 비공개 원칙을 세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무엇보다 협상 담당부서인 국제국의 자세변화가 절실하다.메추 감독 영입 실패에서도 보여줬듯이 ‘우리가 제시한 조건이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뻣뻣한 자세는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때에 따라서는 ‘당근’도 있어야 하고 ‘채찍’도 있어야 한다.마냥 거드름만 피우는 ‘폼생폼사’ 행동은 걸림돌만 될 뿐이다. 한국축구는 요즘 거듭된 졸전으로 월드컵 4강의 위용을 잃어가고 있다.정신력이 해이해졌고,목적의식도 없다고 한다.또 경기장에선 골결정력 부족으로 매번 팬들의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국가대표팀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것 같다.협회 행정력도 다를 게 없다.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다.협상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의욕도 없다.때문에 골이 터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길섶에서] 기찻길/우득정 논설위원

    어린 시절의 기억은 항상 고향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기찻길에서 시작된다.저녁 무렵 철길 위에서 기다리노라면 이웃 과수원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사과를 쥐어 주곤 했다.또 기찻길은 선로 위에 대못을 올려두면 칼날로 변하는 마법의 대장장이이기도 했다.겨울철에는 형들과 함께 철로를 따라 떨어진 조개탄을 줍는 것이 가장 큰 일과였다. 어느 가을 이웃집 아이가 기차에 치여 죽었던 날,어머니는 기찻길을 지나던 엿장수가 아니었다면 막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철로 위에 서서 기적을 울리며 달려오는 기차를 신기한 듯 바라보던 막내를 엿장수 아저씨가 온몸을 던져 구해줬단다.아이들로부터 그 얘기를 전해 듣고 고마움을 표시하려 엿장수를 찾았더니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는 얘기와 함께. 이름조차 생소한 한 기업이 보낸 사보가 책상에 놓여 있다.고속철 선로로 장식된 표지를 넘기니 하루 서너 차례 굉음을 울리며 마을 앞을 지나던 기차의 사진도 실려 있다.선로 주위를 감싼 아지랑이도 기억 속의 모습 그대로다.갑자기 기적 소리가 귓전을 울리는 듯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여기 들어오는 자‘/앤터니 비버 지음

    볼가강 하류에 위치한 스탈린그라드는 소련의 산업 중심지이자 카프카스 지방의 유전과 주요 지역을 잇는 석유공급로다.히틀러는 이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하기 위해 33만명의 나치군을 스탈린그라드로 진격시켰다.1941년 6월 첫 포성과 함께 역사상 최대의 시가전으로 기록된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이렇게 시작됐다.막강한 화력과 효율적인 부대편제를 갖춘 독일군은 개전 이틀만에 소련군 전투기 2000대를 파괴했다.한 독일 지휘관의 말처럼 전투는 한달이면 끝날 듯했다.그러나 승승장구하던 독일군의 승전가는 이내 지옥에서 울부짖는 비명으로 바뀌었다.1942년 2월까지 계속된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결국 소련군의 승리로 끝났다.스탈린체제의 비효율적인 공포정치에 빠져 있던 소련이 어떻게 강력한 독일군을 이길 수 있었을까. 영국의 역사저술가 앤터니 비버의 ‘여기 들어오는 자,모든 희망을 버려라’(안종설 옮김,서해문집 펴냄)는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실상을 한 편의 소설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제목은 단테의 ‘지옥’편에 나오는 구절로,스탈린그라드에 고립된 독일 부상병들의 수용소에 적혀 있던 말.전쟁의 참혹함을 실감나게 전해준다.저자는 소련과 독일 병사들의 전쟁일기,개인 메모와 편지,소련 비밀경찰(NKVD)의 포로 조서,인터뷰 등을 토대로 590일간의 전투를 상세히 기록했다. “병사들은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들끓는 이 때문에 미친 듯이 몸을 긁어댈 때는 그래도 추위를 잊을 수 있었다.어느 병사는 자신이 잠든 사이에 쥐가 동상에 걸린 자신의 발가락 두 개를 갉아먹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독일군이 러시아의 겨울 날씨 때문에 패했다는 속설을 반영하는 대목이다.실제로 볼가강까지 밀려난 소련군은 완강히 저항했고,10월 중순 무렵부터 시작된 추위와 보급품 부족은 병사들을 적잖이 괴롭혔다.그러나 꼭 날씨가 승패를 가른 건 아니었다.주코프와 추이코프라는 두 걸출한 장군이 지휘하는 소련군은 무엇보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했고,끝없는 노동자의 희생은 소련의 공업생산력을 독일의 그것에 앞서게 만들었다.한편 저자는 히틀러의 광기와 편집증에 가까운 독선이 독일군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한다.‘스탈린의 도시’를 반드시 점령하겠다는 히틀러의 집착이 오판에서 패전으로,마침내 독일의 몰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스탈린이나 히틀러가 아니다.이름 없이 사라진 소련의 무명용사들이 진정한 주인공이다.그들은 독일군조차 “개들이 사자처럼 싸운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로 용맹무쌍했다.러시아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자 독일군이 소련사람들을 비하해 부르던 ‘이반’,그들이 소련을 지켜냈고 세계를 구했다.이 책은 그 ‘바보 이반’들에게 바치는 만가(輓歌)다.1만 85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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