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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만에 연극무대 서는 탤런트 하희라

    탤런트 하희라(35)가 연극 무대에 선다.15일부터 서울 정동 제일화재세실극장에서 공연하는 ‘우리가 애인을 꿈꾸는 이유’(하상길 작·연출).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이끌어가는 1인극인 데다 무려 두달이나 되는 장기공연이어서 뮤지컬 ‘넌센스’이후 6년 만의 무대 나들이치고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수명이 한 10년은 깎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그래도 지금 안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탤런트 김혜자,고두심,김미숙 등 대선배들이 1인극을 하는 걸 보면서 ‘아휴,나는 저거 못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대본을 손에 쥐고 보니 욕심이 절로 생겼다고.그래서 “공부하는 심정”으로 또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악착같이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애인을 꿈꾸는 이유’는 겉으론 남부러울 것 없지만 남편과의 성적 불화로 갈등을 겪는 30대 후반 지윤의 이야기다. 어릴 때는 남아선호사상에 상처받고,커서는 남자들의 성적 횡포에 데이면서 불감증을 얻게 된 지윤은 무심한 남편대신 진정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애인을 꿈꾼다.민감한 소재인 만큼 대사도 적나라한 대목이 적지 않다.남편(최수종)에겐 대본은 보여주지 않고 “조금 야하다.”라고만 운을 뗐더니 “혼자 하는데 야하면 얼마나 야하겠느냐.”며 웃어넘기더란다. 연기경력이 20년을 헤아리는 그이지만 대사 암기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크다.두달 동안은 대본을 품에 안고 잠자리에 들 정도였다고.하지만 지금은 대사보다는 어떻게 1시간30분동안 극의 흐름을 제대로 잡아나가느냐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대사 한두 마디를 실수하더라도 관객들이 “저 배우가 저렇게 열심히 하고 있구나.”하는 걸 느낀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이다. “1인극은 관객이 상대배우잖아요.두달 공연에서 단 한번이라도 완벽하게 관객과 교류하는 순간을 맛본다면 전 그걸로 충분히 만족할 거예요.” 아들 민서(6),딸 윤서(5)를 둔 소문난 잉꼬부부인 하희라가 극중에서나마 펼쳐보일 외도가 사뭇 궁금하다.3만원. 9월26일까지(02)736-7600.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박성일기자 sungil@sportsseoul.com˝
  • 금융 점포장들 ‘상실의 시대’

    금융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은행·증권사·보험사 지점장 등 금융회사의 야전사령관들이 시련을 겪고 있다. 예전 같으면 꽤 출세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법하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신세다.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사라지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겠다는 사람들이 증발하면서 영업기능이 마비된 탓이다. ●연봉도 절반이상 줄어 H증권 지점장은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도입이 확산되면서 수당을 포함한 지점장과 직원간 급여 차이가 예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2000년 전후로 장이 좋을 때 지점장급이면 연봉이 못해도 1억,잘하면 3억원 정도는 벌었지만 지금은 상당수가 5000만∼6000만원 수준”이라고 전했다.그는 “때문에 요즘은 고객과의 골프는 생각도 못하고,휴일이면 혼자 산에 올라 머리를 식힌다.”고 말했다. D증권 지점장은 “예전처럼 고객이 고객을 소개시켜 주는 시대는 지났다.”며 “고객 확보를 위해 서울 강남 부자 아파트촌을 들락거리다 보면 경비원에게 잡상인 취급받은 적도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메리츠증권 김진성 영업부장은 “최근 1년간 증시에서 일반자금이 13조원가량 이탈했다.”면서 “이를 전체 증권사 지점 수(1600개)로 나누면 한곳당 산술 평균으로만 80억원씩 빠져나갔다는 뜻이니 일선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C은행 지점장은 “대출은 늘려야 하는데 빌려준 돈이 부실화되면 모든 책임을 지점장이 뒤집어써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적극적인 영업(대출확대)을 하자니 위험부담이 걱정이고,안전하게 가자니(대출자제) 실적이 부진해지는 ‘양날의 칼’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기업 사장 재무관리까지 K은행 지점장은 “2000년쯤까지만 해도 기업체 사장들이 은행 지점장 만나려고 줄을 섰지만 요즘은 지점장들이 대출을 일으키기 위해 거래기업 사장의 개인 재무관리까지 맡아해 주는 등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라면서 “핵심고객의 재테크와 세금관리를 위해 특별히 사내교육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의 보험상품 판매) 독려에 이어 지점별 모바일뱅킹(휴대전화를 이용한 은행거래) 전용 휴대전화 판매 의무할당 등 실적압박 요인이 이래저래 산적해 있다. 경기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금융산업간 영역파괴 등 금융환경의 변화가 갈수록 심해질 게 분명해 일선 금융기관 점포장들의 고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 박지윤기자 windsea@seoul.co.kr˝
  • [깔깔깔]

    ●무릎 꿇은 마누라 세 친구가 술집에서 자신들의 아내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로 어떻게 하면 마누라를 순종하게 하는지 자랑을 했고,마누라가 자신에게 쥐여 산다고 떠들어댔다. 그러나 한 친구가 계속 침묵을 지키자 다른 두 친구가 물었다. “자넨 어때? 얘기 좀 해봐.” 그 친구는 한참 생각하다 말했다. “우리 마누라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내 앞으로 다가오지.” “와,그래? 그래서 어떻게 되나?” “그리고 마누라는 내게 조용히 말하지.좋은 말로 할 때 침대 밑에서 얼른 나와라∼잉.” ●황당한 상담 문:저는 17세의 소녀입니다. 사춘기를 맞았는지 요즘들어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고민은 자꾸 ‘나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사로잡힌다는 점입니다.그 생각 때문에 공부도 안됩니다.도대체 나는 무엇일까요? 답:인칭대명사입니다.˝
  • [4일 TV하이라이트]

    ●사랑을 할거야(MBC 오후 7시55분) 아빠 영환이 성훈에게 날린 주먹을 대신 맞은 보라는 성훈의 편이 되고,아들이 있다는 말에 오빠가 생겨 좋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세미는 성훈의 집을 찾아가 이여사에게 옥순에 대해 좋지 않은 얘기를 늘어놓는다.이여사는 성훈에게 옥순과의 재혼을 다시 생각해 보라 권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쥐가 없었던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셜’에 쥐가 들어와 토종 새와 거북이들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스코틀랜드에서는 민달팽이 때문에 키우기 시작한 고슴도치 때문에 도요새가 멸종위기다.외래종의 침입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토착종들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알아본다. ●책,내게로 오다(EBS 오후 9시20분) ‘옛 다리,내 마음속의 풍경’의 저자 최진연씨를 만나 44개의 아름다운 옛 다리와 그에 얽힌 재미난 사연,그리고 사라져가고 있는 옛 다리에 대해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는다.‘소년에게 길을 묻다’ 코너에서는 김종표의 ‘성자가 된 똥지게꾼’을 살펴본다. ●게릴라 리포트(iTV 오후 8시20분) 태극선을 만드는 부채장인 조충익씨를 만나보는 시간을 갖는다.또한 문화예술인 노조 이야기를 들어본다.실제로 국립합창단에서 15년 넘게 노래하다가 해고된 두 여성을 만나서 문화 예술인들의 노동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본다. ●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6시) 강호동,이휘재,이용,금보라,고영욱,안선영,소이,올리버가 출연한다.새집으로 이사한 뒤 눈이 따가우면서 기침을 자주하는 증상을 감기인 줄 안다.하지만 아이가 심한 발작까지 일으키는 새집증후군에 대해서 알아본다.영화배우 김윤진이 9개월 된 아기 형섭이와 행복한 시간을 꾸민다. ●알게 될 거야(KBS2 오전 9시50분) 첫월급만 믿고 카드를 그어 명품구두를 산 나경은 친구들에게 핀잔을 듣는다.구두를 환불하러 간 나경은 구두매장에서 우연히 옛애인 상두와 마주친다.다음날 혜란의 구두를 몰래 신고 회사에 나간 나경은 넘어져 발목을 삐고,그 모습을 본 인우는 나경을 데려다 주겠다고 나선다. ●무인시대(KBS1 오후 10시10분) 습격사건 이후 최충헌은 노석숭의 건의를 받아들여 도방을 둔다.김취려는 박진재에게 황궁을 경비하는 견룡을 사병으로 쓰는 것은 불충이라며,최충헌에게 말해 달라고 한다.신종이 죽자,희종은 최충헌에게 흥녕부라는 관부를 내리고,이러한 봉후입부 절차를 통해 최충헌의 권위는 욱일승천한다. ˝
  • 김천호사장 “파병확정후 김씨 구출 어려워졌다”

    감사원은 1일 김선일씨 납치·피살사건의 진실을 밝힐 열쇠를 쥐고 있는 가나무역 김천호(42) 사장과 여비서 전효선씨를 삼청동 청사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청사 별관 2층 특별조사실에서 김선일씨 실종이후 대처과정 등 핵심 의혹들을 5시간30분가량 집중 조사했다. 감사원 김종신 사무총장은 “오늘은 첫 조사여서 주로 김 사장의 진술을 들었다.”면서 “김 사장은 협조적으로 조사에 임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사실규명을 위해 앞으로 3∼4차례 추가조사를 벌일 계획이지만 김 사장의 심신이 극도로 피로해 있어 2차 조사는 주말쯤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필요하다면 김 사장의 형 비호씨도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피랍사실 인지 시기 ▲대사관측에 알리지 않은 이유 ▲무장단체를 상대로 단독협상을 벌인 이유 ▲피랍시점 등 그간 진술을 번복한 이유 ▲미군측에 피랍사실을 알렸을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계획이다. 아울러 감사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외교부에 대한 조사와 이라크 현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김 사장의 진술을 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이에 앞서 김 사장은 납치단체와 살해단체가 다르다는 설과 관련,“접촉과정에서 어떠한 언질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협상 경로와 관련,“팔루자에 있는 여러 무장단체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고 우리를 도와주려 하는 단체를 통했다.”고만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감사원으로 가기 직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경호·경비업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정황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김 사장은 “20일 오전 협상을 맡은 현지인 변호사로부터 ‘갑자기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보고를 받은데 이어 22일 오전 ‘상황이 좋지 않고,파병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매우 당황했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그 전에도,뒤에도 무장단체가 몸값 등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대사관에 수차례 드나들면서도 피랍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를 묻자 “처음에는 무장단체측이 ‘코리아는 우리의 적이 아니니 곧 풀어줄 것’이라고 안심을 시켰다고 들었고,대사관에 부담을 주고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미군에 피랍사실을 알렸느냐는 질문에 “알린 것이 아니라 평소 안면이 있는 부대내 민간인 군속에게 이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자 ‘도와주기 힘들 것 같으니 자체적으로 협상을 진행해봐라.’고 간단히만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링거를 맞으며 안정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선병주 변호사와 오무전기 황장수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 사장은 전날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직후 부산 범일동 고 김선일씨 본가로 직행했으나 유족들의 거부로 만나지 못한 채 영락공원 묘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강혜승 유지혜기자 1fineday@seoul.co.kr˝
  • [우리署 명물] 양영용 강력3반장

    [우리署 명물] 양영용 강력3반장

    “가정과 자녀,남편 밖에 모르던 한 주부가 무참히 살해당했습니다.반드시 억울한 원혼을 풀어줄 겁니다.” 서울 성북경찰서 강력3반 양영용(41) 반장은 관내 30대 주부살인사건 수사에 한창이다.지난달 말 성북구 정릉2동 한 가정집에서 주부 이모(37)씨가 날카로운 흉기에 목을 찔려 숨졌다.이후 한달간 밤샘과 잠복,탐문 수사가 계속됐다.새우잠을 자기 일쑤다.그는 “미궁에 빠질 듯했던 사건 수사는 최근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면서 막바지에 치닫고 있다.”고 귀띔했다. 12년차인 양 반장은 대부분을 기피부서인 강력반 형사로 지냈다.동료들 사이에서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송강호’로 통한다.영화 속 시골형사처럼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수사 스타일이지만,“미치도록 잡고 싶다.”는 ‘송강호’의 열정을 그대로 닮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양 반장은 스스로를 ‘전라도 촌놈’이라고 소개했다.전남 광양 출신인 그는 “기울어진 집안을 살려보겠다.”며 지난 1986년 무작정 상경했다.“서울 가서 성공하겠다.”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읍내 농약가게에 3돈짜리 금반지를 맡기고 빌린 10만원을 쥐어주었다.“10만원이 든 누런 봉투를 부여안고 서울행 비둘기 열차 안에서 내내 울었다.”고 양 반장은 말했다. 생전 처음인 서울에서 노량진 수산시장 막일부터 학원청소,보일러공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지만 혼자 힘으로 공부를 하기도,돈을 벌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그러던 중 1989년 우연히 형사기동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시험에 응시,그해 8월 경찰관이 됐다.처음 배치된 곳은 시위진압부대인 이른바 ‘백골단’. 그는 “시위대의 화염병 보다 시민의 경멸과 원망스런 눈빛이 더 무서웠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아내가 출산할 때도 진압봉으로 땅바닥에 딸 아이의 이름을 지어야 할 정도로 정국은 긴박했다. 그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사표를 쓰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았지만,언젠가는 경찰도 존경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비하면 지금의 경찰은 시민의 사랑을 받는 조직”이라면서 “시민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고 있는지 항상 미안한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이제와서 보니 경찰이 된 건 ‘운명’인 듯하다고 했다. 양 반장은 “주부살인범의 윤곽이 잡히던 날,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면서 “마치 죽은 여인이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우리署 명물] 양영용 강력3반장

    “가정과 자녀,남편 밖에 모르던 한 주부가 무참히 살해당했습니다.반드시 억울한 원혼을 풀어줄 겁니다.” 서울 성북경찰서 강력3반 양영용(41) 반장은 관내 30대 주부살인사건 수사에 한창이다.지난달 말 성북구 정릉2동 한 가정집에서 주부 이모(37)씨가 날카로운 흉기에 목을 찔려 숨졌다.이후 한달간 밤샘과 잠복,탐문 수사가 계속됐다.새우잠을 자기 일쑤다.그는 “미궁에 빠질 듯했던 사건 수사는 최근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면서 막바지에 치닫고 있다.”고 귀띔했다. 12년차인 양 반장은 대부분을 기피부서인 강력반 형사로 지냈다.동료들 사이에서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송강호’로 통한다.영화 속 시골형사처럼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수사 스타일이지만,“미치도록 잡고 싶다.”는 ‘송강호’의 열정을 그대로 닮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양 반장은 스스로를 ‘전라도 촌놈’이라고 소개했다.전남 광양 출신인 그는 “기울어진 집안을 살려보겠다.”며 지난 1986년 무작정 상경했다.“서울 가서 성공하겠다.”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읍내 농약가게에 3돈짜리 금반지를 맡기고 빌린 10만원을 쥐어주었다.“10만원이 든 누런 봉투를 부여안고 서울행 비둘기 열차 안에서 내내 울었다.”고 양 반장은 말했다. 생전 처음인 서울에서 노량진 수산시장 막일부터 학원청소,보일러공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지만 혼자 힘으로 공부를 하기도,돈을 벌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그러던 중 1989년 우연히 형사기동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시험에 응시,그해 8월 경찰관이 됐다.처음 배치된 곳은 시위진압부대인 이른바 ‘백골단’. 그는 “시위대의 화염병 보다 시민의 경멸과 원망스런 눈빛이 더 무서웠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아내가 출산할 때도 진압봉으로 땅바닥에 딸 아이의 이름을 지어야 할 정도로 정국은 긴박했다. 그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사표를 쓰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았지만,언젠가는 경찰도 존경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비하면 지금의 경찰은 시민의 사랑을 받는 조직”이라면서 “시민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고 있는지 항상 미안한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이제와서 보니 경찰이 된 건 ‘운명’인 듯하다고 했다. 양 반장은 “주부살인범의 윤곽이 잡히던 날,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면서 “마치 죽은 여인이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여자프로테니스] ‘17세 요정’ 샤라포바 윔블던 사로잡다

    ‘17세 요정’의 요술은 계속될 것인가. 여자프로테니스(WTA)의 ‘영원한 디바’로 통하는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가 윔블던테니스 여자 단식 4강에 나란히 오른 것은 지난 1997년.당시 둘은 똑같이 16세로 최연소 출전자였지만 힝기스는 첫 윔블던 타이틀을 품었고,미색을 한껏 뽐낸 쿠르니코바는 우승컵 대신 팬들의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이후 쿠르니코바는 코트보다는 모델 무대 등에서 더 뛰어난 재능을 나타냈고,단 한개의 투어 타이틀 없이도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을 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키고 있다. 그로부터 7년 뒤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 또 다른 ‘디바’의 돌풍이 불어닥쳤다.183㎝의 헌칠한 몸매에다 휘날리는 금발.‘제2의 쿠르니코바’로 불릴 만큼 출중한 미모를 갖춘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세계 15위)가 97년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대회 준결승에 오른 것. 윔블던에만 12번째 출전한 ‘백전노장’ 스기야마 아이(일본·12위)와의 8강전에서 2-1로 역전극을 이끌어내며 윔블던은 물론 4대 메이저대회 첫 4강에 이름을 올렸다. 샤라포바는 같은 국적과 ‘미모’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곧잘 쿠르니코바와 비교돼 왔다.그러나 다른 점은 무관의 쿠르니코바와는 달리 이미 세차례 투어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는 것.지난해 윔블던 사상 와일드카드 출전 선수로는 네번째로 16강에 오르는 등 꾸준히 성적을 끌어올린 데 이어 웜업대회인 지난달 DFS클래식에서 우승,윔블던 잔디코트에서의 반란을 예고했다.‘외도’에 바빠 툭하면 대회에 불참하는 쿠르니코바에 빗대 ‘게임을 하는 쿠르니코바’로 불리는 이유다. 샤라포바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서라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굳은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길은 험난하다.앞서 카롤리나 스프렘(크로아티아·30위)의 ‘돌풍’을 잠재우고 1999년 이후 정상을 벼르고 있는 린제이 대븐포트(미국·5위)와의 준결승전이 가장 큰 고비가 될 전망.더구나 대븐포트는 “올해까지만 뛴 뒤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마지막 불꽃을 사를 각오를 분명히 하고 있다. 무서운 상승세로 윔블던 여자코트 정복을 넘보는 샤라포바와 5년만의 정상 복귀를 꿈꾸는 대븐포트와의 빅게임은 1일 밤(한국시간) 펼쳐진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외무공무원 채용방식 ‘대수술’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계기로 외무직 공무원 선발방식에 변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동안은 외무고시와 7급 공채를 통해 선발했으나,다변화된 외교 수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특히 이해찬 국무총리가 최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현재의 채용시스템으론 현지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채용하는 데 한계가 있어 전문가 채용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어떤 방식으로든 채용방식이 개선될 전망이다. ●“외무고시로는 수요 감당못해” 현재의 채용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중앙인사위원회와 외교통상부 모두 인정한다.현재 외국어의 경우,영어 위주의 시험을 치러 선발하는 것이 핵심인데,중국·중동·러시아 등 세계 곳곳의 늘어나는 외교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채용방식의 변화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개편방안에 대해 인사위는 “외무직의 경우 특수성을 감안해 외교부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외교부는 “채용제도 개편은 인사위의 몫”이라며 상대방에 책임을 미루고 있어 당장 개편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또 올해부터 1차 시험에 PSAT(공직적성평가)를 도입했고 2차 과목도 부분 조정했는데,다시 개편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부가 인사제도 개선과 조직혁신 등을 골자로 한 외교부 혁신프로젝트에 대한 용역을 조만간 발주할 예정이고,정부혁신지방분권위도 개편방안을 찾고 있어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2외국어 ‘찬밥’ 현재 외교부의 인적구성과 채용과정을 보면,비(非)영어권에 대한 ‘홀대’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다.외무직의 채용방식은 외무고시와 7급 공채로 이뤄진다.외교업무를 직접 맡는 외교통상직은 외무고시(5급)로 선발하는데,외교부의 현재 인원 1428명(기능직 제외) 가운데 62.6%인 894명이 외시 출신이다.나머지는 외무행정직과 외무정보관리직으로 행정 및 전산업무를 주로 맡는다. 20명 선발 인원 가운데 2명은 영어능통자를 뽑는다.배점도 2차시험의 5과목 가운데 국제정치·국제법·경제학·영어는 100점 만점인데,제2외국어만 50점이다.제2외국어 영역도 독일어·불어·러시아어·중국어·일어·스페인어 등 6개뿐이다.최근 중동과 동남아지역 수요가 크게 늘어났지만 아랍어와 동남아권 언어는 빠져 있다. 뿐만 아니라 1995∼2003년에 시행된 외무고시 2차시험에서 제2외국어는 선택과목 가운데 하나로 전락하기도 했다.일반선택과목과 함께 포함시켜 제2외국어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고,특히 제2외국어를 2과목 이상 선택하지 못하도록 했다.제2외국어 선택 응시자들이 크게 줄자 올해부터 다시 제2외국어 가운데 한 과목을 필수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98년 이후 지역전문가 한 명도 안 뽑아 외무고시에서 제2외국어가 홀대받으면 대신 특채로 제2외국어 능통자를 선발해야 하는데,확인결과 1998년 이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현재 외교통상부에는 아랍어 5명,러시아어 6명,스페인어 4명,중국어 5명,불어 3명 등 모두 28명의 비(非)영어권 언어 능통자가 있지만 모두 1998년 이전에 선발됐다.수요는 많지만 정원에 묶여 충원을 못한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라크 사태 등 세계 각지에서 업무가 늘어나 제2외국어 능통자 채용이 절박하지만,정원에 걸려 어쩔 수 없다.”면서 “인사주관부처에서는 시험문제 출제·관리 등의 어려움을 들어 아랍어 등을 2차 과목에 포함시키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이사람] 국내 최초 여성이발사 이덕훈씨

    70이라는 나이는 더 고희(古稀·예로부터 드물다)가 아니다.하지만 그 나이에 이르렀을 때 이전과 다름없이,아니 오히려 더 왕성하게 일하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종종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50년 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이발사의 길을 걷고 있는 이덕훈(69)씨.70세를 눈앞에 두면 손에서 일을 놓고 편안함을 찾기 마련이지만 그는 다르다.그를 보고 있으면 젊음이라는 단어가 나이들어도 빛바래지 않을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국내 ‘최초’의 여성 이발사라는 타이틀보다는 늘 ‘최선’을 다하는 이발사이기를 원하는 그다. ●젊음의 비결은 50년 동안 멈추지 않은 가위질 아침 9시 성북동 ‘새이용원’.이발소의 상징인 빙글빙글 돌아가는 간판에 전원을 넣으면서 이덕훈씨의 하루가 시작된다.정기 휴일인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저녁 9시30분까지 꼬박 12시간을 일한다. “힘들지 않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요.그래도 일을 하고 있으면 즐겁고 걱정이 없어요.제가 아들만 넷인데 그 애들을 임신했을 때도 가위를 놓은 적이 없습니다.돈 욕심이 없어 이러고 살지만 일 욕심은 많거든요.일 하는 게 체질인가 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아무리 50년 베테랑이라고는 하지만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머리를 자르고 면도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속도는 빠르지만 꼼꼼한 솜씨에 어느 손님 하나 불만스런 표정으로 일어나는 법이 없다. “머리 한번 망치면 한달 동안 속상하지요? 그걸 알기 때문에 매번 긴장하면서 일을 할 수밖에 없어요.그래도 그 덕에 이 나이껏 크게 아파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70세를 바라보는 나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피부가 곱다.어떤 화장품을 쓰냐고 묻자 아무것도 안 바를 때가 많고 손님들 쓰는 남자 화장품도 쓴단다.게다가 기억력도 비상하다.수십년 전의 일들을 연도는 물론 날짜까지 정확히 떠올릴 정도다. “흔히 좋아하는 일을 하면 늙지 않는다고 하죠.저도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 70을 바라보게 되면서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적어도 10년은 더 일할 생각입니다.물론 건강이 허락한다면 그 이상도 하고 싶습니다.” ●굴곡 많은 세월 속 ‘명랑 이발사’ 이덕훈씨가 처음 가위를 잡은 것은 1953년.이발일을 하면서 11명의 식구를 먹여 살리던 아버지의 생색 아닌 생색을 참기 어려워서였다. “저녁마다 집에 돌아오시면 7남매를 죽 앉혀놓고 ‘너희들은 누구 덕에 먹고 사냐.’는 질문을 하셨고 ‘아버지 덕에 먹고 삽니다.’라는 대답을 들으며 흐뭇해하셨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매번 ‘제 복에 먹고 산다.’고 대답했고 스무살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이발을 배우기 시작했다.이발소에 여자가 등장하자 모두 신기해했다.일을 배운 지 3년 되던 해 남들은 대여섯번씩 도전해서야 따는 자격증을 단번에 손에 쥐면서 그는 국내 최초의 여자 이발사가 됐다.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을 ‘괴물’처럼 봤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여자라고 제가 못할 것도 없다 싶었죠.주위 시선도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고요.일을 해보니 적성에도 맞고 그래서 지금껏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경우가 많지만 당시엔 결혼을 하면 여자들은 으레 일을 그만뒀다.하지만 그에겐 불행인지 다행인지 생계 문제가 급했다.사람 좋고 인물까지 출중했던 남편이 집에 돈 한푼 가져다 주는 법이 없었다.지금 이씨 소유의 이발소를 차리기까지 남의 이발소를 스무 곳 넘게 전전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월에 세상을 뜬 남편을 단 한번도 원망한 적이 없다.아니 오히려 남편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한다. “고생은 했지만 결국 제가 뭔가 계속 할 수 있도록 한 게 남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전 생계가 아니었더라도 일을 계속했을 겁니다.여자라고 반드시 집안일에만 묶여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결코 쉽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그의 별명은 ‘명랑 이발사’다.매일 일하는 즐거움,매번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에 빠져 살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에 똑같은 머리,똑같은 얼굴을 한 손님이 단 한명도 없다.”며 “단조롭지 않아서 참 즐거운 일”이라고 웃는다.“일도 일이지만 이 나이에 남자 얼굴 만지면서 일하는 여자가 저 말고 또 있겠습니까.”라며 농담까지 덧붙인다. ●“머리는 이발소에서 하는 게 진짜” 이발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예전에는 여자들도 이발소에서 머리를 잘랐다고 하지만 지금은 남자들도 미용실을 찾는다. 이덕훈씨는 이렇게 이발소가 사양길을 걷게 된 책임은 어디까지나 이발소에 있다고 말한다. “박정희 대통령때 유흥업 단속이 심해지자 이발소에서 그곳의 아가씨들을 고용하기 시작했죠.결국 이발소는 ‘퇴폐적’이라는 이미지를 쓰게 됐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씨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머리 자르는 데 있어서는 이발소가 ‘정통’이라고 자신한다.“이발소 다니다가 미용실에 가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머리가 유난히 빨리 지저분해지지요.그건 원래 머리가 난대로 자르지 않고 생머리를 잘라내기 때문입니다.한마디로 장삿속에 머리를 함부로 자르는 거죠.이발소에서는 그런 짓 안합니다.”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발사가 남들이 특별히 알아주는 직업은 아니다.하지만 이덕훈씨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세상에 사람보다 높은 게 어디 있습니까.저는 그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일을 하니 저보다 대단하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또 어디있습니까.” ●머리 아닌 일상을 다듬는 이발사 쉬는 날이면 그는 노인정에 나가 머리를 자른다.자원봉사이긴 하지만 완전 공짜는 아니다.일이천원 정도라도 받는다.그가 돈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돈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그렇게 마음 편한 일은 아닙니다.어르신들도 조금이라도 돈을 내셔야 미안한 마음없이 머리를 맡기실 수 있을 것 같아 돈을 받습니다.” 이발소에 앉아 손님들이 내는 돈을 보니 가지각색이다.잘못 본 게 아닌가 싶어 물으니 손님 형편에 따라 다르게 받는다고 설명한다. “다른 건 몰라도 먹는 데는 돈 아끼지 마세요.” 머리를 자르면서 그는 손님들 챙기기에 여념없다.건강은 물론 집안 소사까지 챙긴다.자신의 이발소를 찾는 사람들을 ‘두당 얼마’ 식으로 계산하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몇십 년째 그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는 손님들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랐고 청년에서 중년을 넘어서고 있다. ‘명랑 이발사’ 이덕훈씨.그는 오늘도 가위를 들고 손님들의 머리와 함께 일상을 다듬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경쟁력 잃은 農協 ‘갈아엎기’

    경쟁력 잃은 農協 ‘갈아엎기’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은 한마디로 여건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경쟁력을 상실한 농협의 환골탈태를 노리고 있다.농림부가 ‘농협개혁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한 자율개혁으로 포장했지만 더 이상 농협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먹구구식 경영 직접적인 요인은 지난해 경북 구미 장천농협과 경기도 파주 교하농협 조합원들이 조합 부실운영을 보다 못해 자진 해산을 선언하면서 비롯됐다.장천농협과 교하농협은 2003년도 농협중앙회 평가에서는 최우수 등급을 받아 농협의 주먹구구식 경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농협이 돈 되는 신용사업에만 치중하고 정작 조합원인 농민들에게 필요한 경제사업은 소홀히하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이 작용했다.중앙회 인력 1만 5000명중 신용사업 종사자가 74%나 되고,자본금 5조원 중 경제사업에는 5.4%만 투입되고 있다. 농협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바뀐 점도 작용했다.금융부문은 은행합병,증권·보험 겸업화와 방카슈랑스의 도입 등으로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정책금융이 개방되고 가계대출 경쟁도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에서 과거처럼 정부 의존도가 높은 금융기관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유통부문도 대형유통업체가 등장하고 직거래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규모를 키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막강한 중앙회 권한 분산 정부는 중앙회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고 지역조합에 경쟁의 틀을 도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선출직인 중앙회장과 지역 조합장의 위상과 권한을 명예직에 준한 자리로 조정한 점도 눈에 띈다.중앙회장을 비상임으로 돌리면서 사실상 일선에서 퇴진시켰다. 4년 임기의 농협 중앙회장은 전국 1335개 지역조합과 농민회원 200만명을 대표하며 자산규모 200조원의 은행,업계 4위의 보험회사,매출액 8조원의 유통회사를 이끄는 재벌 총수에 버금가는 위상을 누렸다.신용·경제·축산 등 3개 부문의 대표이사와 교육지도(조정)부문 전무를 거느리면서 인사,예산,조정 권한을 한손에 쥐고 있다. 최근 연임된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은 “정부와 다소 이견이 있었으나 협동조합과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구조적인 변화를 기대한다.”고 수용하는 입장이다.농림부 관계자는 “정 회장은 지난 5월 1300여명 조합장들의 절대 지지로 선출된 만큼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이사회 사업역량 의문 개정 농협법이 통과돼도 여전히 몇가지 문제점이 남는다.우선 신설된 중앙회 산하 3개 사업부문의 소이사회를 구성하는 30명 안팎의 이사들이 예산과 사업계획을 다룰 만한 역량이 있느냐의 문제다.소이사회는 선임된 지역조합장과 민간인 대표로 구성된다.군 단위에서 지역조합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 자칫 과열 양상을 빚을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조합이 경쟁력을 잃어 회원수가 1000명 이하가 되면 자동으로 통폐합 절차를 밟게 되는 반면 경쟁력이 있는 조합은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아울러 경쟁력 확보를 우선으로 하면서도 경제와 규모가 작은 축산 부문이 통합되지 않은 점은 과거 축협에 대한 불필요한 예우라는 지적도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김천호사장 30일 오후 귀국

    김선일씨 피랍·피살사건의 의혹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이 요르단 암만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신봉길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 사장은 이날 오전 가나무역 직원 1명,주 이라크 대사관 관계자 1명과 바그다드를 출발했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경쟁력 잃은 農協 ‘갈아엎기’

    정부의 농협법 개정안은 한마디로 여건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경쟁력을 상실한 농협의 환골탈태를 노리고 있다.농림부가 ‘농협개혁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한 자율개혁으로 포장했지만 더 이상 농협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먹구구식 경영 직접적인 요인은 지난해 경북 구미 장천농협과 경기도 파주 교하농협 조합원들이 조합 부실운영을 보다 못해 자진 해산을 선언하면서 비롯됐다.장천농협과 교하농협은 2003년도 농협중앙회 평가에서는 최우수 등급을 받아 농협의 주먹구구식 경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농협이 돈 되는 신용사업에만 치중하고 정작 조합원인 농민들에게 필요한 경제사업은 소홀히하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이 작용했다.중앙회 인력 1만 5000명중 신용사업 종사자가 74%나 되고,자본금 5조원 중 경제사업에는 5.4%만 투입되고 있다. 농협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바뀐 점도 작용했다.금융부문은 은행합병,증권·보험 겸업화와 방카슈랑스의 도입 등으로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정책금융이 개방되고 가계대출 경쟁도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에서 과거처럼 정부 의존도가 높은 금융기관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유통부문도 대형유통업체가 등장하고 직거래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규모를 키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막강한 중앙회 권한 분산 정부는 중앙회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고 지역조합에 경쟁의 틀을 도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선출직인 중앙회장과 지역 조합장의 위상과 권한을 명예직에 준한 자리로 조정한 점도 눈에 띈다.중앙회장을 비상임으로 돌리면서 사실상 일선에서 퇴진시켰다. 4년 임기의 농협 중앙회장은 전국 1335개 지역조합과 농민회원 200만명을 대표하며 자산규모 200조원의 은행,업계 4위의 보험회사,매출액 8조원의 유통회사를 이끄는 재벌 총수에 버금가는 위상을 누렸다.신용·경제·축산 등 3개 부문의 대표이사와 교육지도(조정)부문 전무를 거느리면서 인사,예산,조정 권한을 한손에 쥐고 있다. 최근 연임된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은 “정부와 다소 이견이 있었으나 협동조합과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구조적인 변화를 기대한다.”고 수용하는 입장이다.농림부 관계자는 “정 회장은 지난 5월 1300여명 조합장들의 절대 지지로 선출된 만큼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이사회 사업역량 의문 개정 농협법이 통과돼도 여전히 몇가지 문제점이 남는다.우선 신설된 중앙회 산하 3개 사업부문의 소이사회를 구성하는 30명 안팎의 이사들이 예산과 사업계획을 다룰 만한 역량이 있느냐의 문제다.소이사회는 선임된 지역조합장과 민간인 대표로 구성된다.군 단위에서 지역조합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 자칫 과열 양상을 빚을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조합이 경쟁력을 잃어 회원수가 1000명 이하가 되면 자동으로 통폐합 절차를 밟게 되는 반면 경쟁력이 있는 조합은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아울러 경쟁력 확보를 우선으로 하면서도 경제와 규모가 작은 축산 부문이 통합되지 않은 점은 과거 축협에 대한 불필요한 예우라는 지적도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교포기업인 “은신 이라크운전사 찾았다”

    가나무역 김선일씨 피살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라크인 운전기사의 행방과 관련,서울신문사에 “6월3일쯤 풀려난 뒤 은신 중”이라고 제보한 현지 교민 기업인 A씨는 28일 “이라크인 운전기사의 이름과 행방을 찾아냈다.”고 밝혔다.이 운전기사의 이름은 W로 시작되지만,서울신문사는 이름이 완전 공개될 경우 그가 살해될 가능성이 크다는 A씨의 판단을 존중,풀네임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운전기사가 은신해 있는 장소도 마찬가지 이유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A씨는 전화통화에서 “나의 이라크인 대리인을 통해 최근 가나무역 운전기사 등을 수소문,김선일씨의 운전기사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운전기사가 ‘김씨와 함께 납치된 사람이 터키인과 파키스탄인을 포함해 8∼9명이며,이들은 엄청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듣고 있다.”고 언급,최근 무장 과격단체가 참수 위협을 가하고 있는 터키인 3명이 당시 김선일씨와 함께 억류된 사람일 개연성도 높아 보인다. A씨는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드러난 터키인의 신분증은 미국 공정건설회사 KBR(Kellog Brown Roots)와 미군 육·공군 물품 지원서비스(AAF ES)회사가 미군측과 같이 발급해주는 미군부대 출입증으로,김선일씨 등 가나무역 직원들이 갖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인 운전기사는 ‘(무장단체가) 사건을 발설하면 가족을 모두 총살시키겠다.’고 협박했다면서 겁에 질려 있었으며,나의 대리인조차 ‘다시는 그곳에 가보고 싶지 않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A씨는 “가나무역에 고용된 운전기사는 3∼4명”이라면서 “가나무역에 운전기사를 공급하는 용역업체는 지난해 11월 2명의 오무전기 직원이 피살될 당시 차량 앞좌석에서 총탄세례를 받고 사망한 운전기사가 속한 M업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A씨는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김선일씨를 찾기 위해 지난 3일부터 교통사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병원 영안실과 경찰서를 다 뒤졌다.’고 했는데,이라크인 운전사의 집을 찾아가지 않았을 리는 없다.”면서 김천호 사장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라크인 운전기사도 ‘김천호 사장이 왔다 갔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김수정 이지운기자 crystal@seoul.co.kr˝
  • 교포기업인 “은신 이라크운전사 찾았다”

    가나무역 김선일씨 피살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라크인 운전기사의 행방과 관련,서울신문사에 “6월3일쯤 풀려난 뒤 은신 중”이라고 제보한 현지 교민 기업인 A씨는 28일 “이라크인 운전기사의 이름과 행방을 찾아냈다.”고 밝혔다.이 운전기사의 이름은 W로 시작되지만,서울신문사는 이름이 완전 공개될 경우 그가 살해될 가능성이 크다는 A씨의 판단을 존중,풀네임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운전기사가 은신해 있는 장소도 마찬가지 이유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A씨는 전화통화에서 “나의 이라크인 대리인을 통해 최근 가나무역 운전기사 등을 수소문,김선일씨의 운전기사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운전기사가 ‘김씨와 함께 납치된 사람이 터키인과 파키스탄인을 포함해 8∼9명이며,이들은 엄청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듣고 있다.”고 언급,최근 무장 과격단체가 참수 위협을 가하고 있는 터키인 3명이 당시 김선일씨와 함께 억류된 사람일 개연성도 높아 보인다. A씨는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드러난 터키인의 신분증은 미국 공정건설회사 KBR(Kellog Brown Roots)와 미군 육·공군 물품 지원서비스(AAF ES)회사가 미군측과 같이 발급해주는 미군부대 출입증으로,김선일씨 등 가나무역 직원들이 갖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인 운전기사는 ‘(무장단체가) 사건을 발설하면 가족을 모두 총살시키겠다.’고 협박했다면서 겁에 질려 있었으며,나의 대리인조차 ‘다시는 그곳에 가보고 싶지 않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A씨는 “가나무역에 고용된 운전기사는 3∼4명”이라면서 “가나무역에 운전기사를 공급하는 용역업체는 지난해 11월 2명의 오무전기 직원이 피살될 당시 차량 앞좌석에서 총탄세례를 받고 사망한 운전기사가 속한 M업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A씨는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김선일씨를 찾기 위해 지난 3일부터 교통사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병원 영안실과 경찰서를 다 뒤졌다.’고 했는데,이라크인 운전사의 집을 찾아가지 않았을 리는 없다.”면서 김천호 사장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라크인 운전기사도 ‘김천호 사장이 왔다 갔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김수정 이지운기자 crystal@seoul.co.kr
  • [LPGA 투어] 미현 아쉬운 준우승… 시즌 9번째 ‘톱10’

    잡힐 듯한 우승컵이 또 눈앞에서 날아갔다.시즌 첫 승에 목마른 김미현(27·KTF)이 ‘톱10’ 입상 수를 하나 더 늘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김미현은 28일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골프장(파72·6200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웨그먼스로체스터 마지막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김미현이 그토록 바라던 트로피는 프로 입문 13년 만에 첫 우승을 일군 킴 사이키가 가져갔다.김미현과는 4타차. 김미현은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로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전날 벌어진 6타차 열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준우승은 김미현의 올 시즌 최고 성적이지만 이쉬움이 짙다.김미현은 올해 치러진 14개 투어 가운데 무려 13개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벌여 9차례 ‘톱10’에 올랐다.‘슈퍼 땅콩’이란 별명이 ‘톱10 땅콩’으로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출전 대회 대비 ‘톱10’ 입상은 9개 대회에 나서 8차례 입상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최고이지만 9회 입상은 김미현뿐이다.거액의 우승상금을 손에 쥐지는 못했지만 차곡차곡 쌓아온 입상 상금이 45만달러에 이르러 박세리에 이어 상금랭킹 6위를 달리고 있다. 김미현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대회는 지난 2002년 8월 웬디스챔피언십.이후 49개 투어에서 계속 ‘무관’의 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취약점이던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고,페어웨이 적중률과 평균 퍼팅수도 정상급에 이른 김미현은 결국 다음달 2일 열리는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다시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이라크 운전사 풀려나 숨어있다

    김선일씨 피랍경위와 납치단체,납치목적 등 사건의 주요 사실관계 파악에 열쇠를 쥐고 있는 이라크인 운전기사가 생존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라크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교민 기업인 A씨는 27일 서울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와 “김선일씨와 함께 피랍된 이라크인 운전기사가 6월3일쯤 풀려났으나 ‘입을 열면 총살하겠다.’는 무장단체 협박 때문에 은신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이 운전기사의 신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단지 생사 불투명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A씨는 그러나 “가나무역의 김천호 사장은 이 운전기사의 소재를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선일씨와 친분 두터워 내막 잘알아 A씨는 바그다드에 상주하며 한국 기업인과 현지인들로부터 신뢰받는 무역업자로 고(故) 김선일씨 등 가나무역 직원들과 친분이 두터워 김씨 피랍·피살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알고 있다.A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여러 새로운 주장들을 내놓았다.그는 사건 발생 한달 전인 4월부터 “미군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에게 금 10∼20㎏의 현상금이 걸려 있고,가나무역이 표적이 되고 있다.때문에 캠프 리브지로 가는 길에 팔루자 지역 말고 다른 루트로 우회해야 한다.”고 주 이라크 대사관과 가나무역 등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특히 이 사실을 김선일씨에게도 따로 알려줬으며,대사관도 이 말을 듣고 김천호 사장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줬으나,제대로 된 대처가 뒤따르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그는 “지난해 12월 한국 기업인 B씨가 10만∼30만달러를 주고 풀려난 일이 있을 정도로 현지에서 강도단체에 의한 피랍은 흔한 일이며,김씨 역시 ‘알리바바’라고 불리는 단순강도 집단에 납치됐으나 얼마되지 않아 과격·무장단체로 넘겨졌다.”고 말했다. A씨는 또 김천호 사장의 형 김비호씨가 알자지라 방송이 20일 밤(현지시간) 김씨의 피랍 사실을 처음 보도하기 3시간 전에 카타르 주재 한국대사관에 ‘우리 직원이 실종됐다.’고 신고했다고 전했다. ●방송 3시간전 한국대사관에 알려 이에 대해 주 카타르 대사관의 정문수 대사는 “김비호씨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알자지라 방송 20분 전 우리 직원이 한국인임을 확인하러 방송국에 가서 처음 알았고,이를 즉시 본국에 보고했다.”며 이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A씨는 “6월10일쯤 미군측이 김씨가 과격·무장단체로 넘겨졌다는 사실을 김천호 사장에게 알려줬으나,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채 독자적 구출 노력에 매달렸으며,결국 일을 그르쳤다.”고 김 사장을 비판했다.이어 “김천호 사장은 평소 미군으로부터 많은 협조를 받고 있어 현지 공습 날짜까지 알고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김천호 사장의 귀국 여부와 관련해 “김씨가 6월30일 이전에는 (국내에)들어오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수정 이지운기자 crystal@seoul.co.kr
  • 이라크 운전사 풀려나 숨어있다

    김선일씨 피랍경위와 납치단체,납치목적 등 사건의 주요 사실관계 파악에 열쇠를 쥐고 있는 이라크인 운전기사가 생존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라크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교민 기업인 A씨는 27일 서울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와 “김선일씨와 함께 피랍된 이라크인 운전기사가 6월3일쯤 풀려났으나 ‘입을 열면 총살하겠다.’는 무장단체 협박 때문에 은신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이 운전기사의 신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단지 생사 불투명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A씨는 그러나 “가나무역의 김천호 사장은 이 운전기사의 소재를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선일씨와 친분 두터워 내막 잘알아 A씨는 바그다드에 상주하며 한국 기업인과 현지인들로부터 신뢰받는 무역업자로 고(故) 김선일씨 등 가나무역 직원들과 친분이 두터워 김씨 피랍·피살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알고 있다.A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여러 새로운 주장들을 내놓았다.그는 사건 발생 한달 전인 4월부터 “미군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에게 금 10∼20㎏의 현상금이 걸려 있고,가나무역이 표적이 되고 있다.때문에 캠프 리브지로 가는 길에 팔루자 지역 말고 다른 루트로 우회해야 한다.”고 주 이라크 대사관과 가나무역 등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특히 이 사실을 김선일씨에게도 따로 알려줬으며,대사관도 이 말을 듣고 김천호 사장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줬으나,제대로 된 대처가 뒤따르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그는 “지난해 12월 한국 기업인 B씨가 10만∼30만달러를 주고 풀려난 일이 있을 정도로 현지에서 강도단체에 의한 피랍은 흔한 일이며,김씨 역시 ‘알리바바’라고 불리는 단순강도 집단에 납치됐으나 얼마되지 않아 과격·무장단체로 넘겨졌다.”고 말했다. A씨는 또 김천호 사장의 형 김비호씨가 알자지라 방송이 20일 밤(현지시간) 김씨의 피랍 사실을 처음 보도하기 3시간 전에 카타르 주재 한국대사관에 ‘우리 직원이 실종됐다.’고 신고했다고 전했다. ●방송 3시간전 한국대사관에 알려 이에 대해 주 카타르 대사관의 정문수 대사는 “김비호씨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알자지라 방송 20분 전 우리 직원이 한국인임을 확인하러 방송국에 가서 처음 알았고,이를 즉시 본국에 보고했다.”며 이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A씨는 “6월10일쯤 미군측이 김씨가 과격·무장단체로 넘겨졌다는 사실을 김천호 사장에게 알려줬으나,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채 독자적 구출 노력에 매달렸으며,결국 일을 그르쳤다.”고 김 사장을 비판했다.이어 “김천호 사장은 평소 미군으로부터 많은 협조를 받고 있어 현지 공습 날짜까지 알고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김천호 사장의 귀국 여부와 관련해 “김씨가 6월30일 이전에는 (국내에)들어오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수정 이지운기자 crystal@seoul.co.kr˝
  • 피랍과정·AP문의 중점조사

    감사원은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고 김선일씨 납치·피살사건에 대한 특감에 착수했다.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혹 규명과 함께 외교통상부,국정원,국방부,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외교·안보라인의 정보체계로까지 광범위하게 조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감사원은 전산전문가·영어능통자를 포함한 16명으로 특별감사반을 구성,이날부터 조사에 들어갔다.감사원은 ▲AP통신의 피랍사실 확인 요청에 대한 외교부의 처리 ▲최초 피랍정보 취득경위와 보고체계 ▲정부의 협상과정 등 대응실태 ▲이라크 교민 안전관리실태 등을 집중 감사할 방침이다. ●“AP통신과 가나무역에도 사실 확인 요청할 것”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의 중점사항은 증폭되고 있는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데 있다.”면서 사실 확인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 피랍 후 주이라크 한국대사관의 대응과정,외교통상부와 미국 AP통신과의 진위공방 등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특별감사반을 외교부 본부팀과 이라크팀 등으로 나눠 이날 오전부터 외교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감사원은 외교부의 공식·비공식적 입장 표명자료와 그에 대한 근거자료를 대부분 확보했다. 이라크팀은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에 파견된다.김씨의 피랍부터 피살까지의 과정을 조사하는 한편 현지공관이 재외국민보호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이를 위해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AP통신과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에 대해서도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외교·안보 전방위 감사 감사원 관계자는 “외교부나 대사관에 대한 조사는 계획대로 진행되겠지만 문제는 AP통신과 김 사장에 대한 조사”라며 “AP통신 서울지국의 협조가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본부에까지 감사요원을 파견해 최대한의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감사원은 또 이번 사건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외교·안보 관련 부처의 정보체계 및 공조시스템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어서 국정원,국방부,NSC 등 관계기관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감사원 관계자는 “피랍 이후 정부의 대응실태,이라크 내 교민안전관리실태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우선 NSC에 대해서는 위기관리대책을 제대로 시행했느냐는 점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외교안보의 부처간 업무를 조정하는 기관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조치 내용과 그 근거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국정원은 해외정보 수집 및 교민동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는지,국방부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이라크 파견부대와 교민에 대한 안전관리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여부가 감사대상이다. ●전윤철 감사원장 서둘러 귀국 한편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세계감사원장회의 참석을 위해 해외 출장중인 전윤철 감사원장은 이번 감사를 지휘하기 위해 일정을 이틀 앞당겨 26일 귀국한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11救’

    “세상은 그래도 살 만한 것입니다.옥상 위 남자 분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죠.” 17일 오후 12시15분 경남 창원시 중앙동 창원호텔 1층.“옥상에서 30대 남자가 자살을 시도한다.”는 신고에 경찰과 소방차가 출동했다. 호텔주변에는 수백명의 구경꾼이 몰렸고 경찰은 자살방지를 위한 협상전문가까지 불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119구조대는 투신에 대비해 바닥에는 특수 에어매트리스를 깔고 구조대를 옥상 쪽으로 급파했다.막다른 골목에선 30대 남자를 자극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119구조대는 남자 몰래 고가사다리를 대고 옥상에 올라가느라 진땀을 뺐다. 남자의 신원은 창원시 사림동에서 사는 신모(35)씨로 밝혀졌다.손에 땀을 쥐게 하는 20분이 흐르고 구조의 손길이 가까워진 순간 신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내려와 경찰과 소방관계자들을 황당하게 했다. “술이 거하게 취한 것 같아 바람이나 쐬면서 노래를 부르려고 한 것뿐인데요.거참.이거 좀 미안한데요.”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전날 밤 이 호텔 3층에 투숙한 신씨는 이날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에 올라갔다.문까지 잠근 채 노래를 부르며 우왕좌왕하자 호텔 관계자가 112와 119에 긴급히 신고한 것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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