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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새달10일 개봉

    챔피언의 영광을 그린 권투영화도, 트레이너와 권투선수 사이의 우정을 그린 휴먼드라마도 아니다.‘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새달 10일 개봉)는 그 둘을 포함하면서도 지금까지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아왔던 전형적인 패턴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만만치 않은 세상의 거친 결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청회색 화면과 절제된 감정표현으로, 영화는 삶의 빛과 그늘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그리고 그 안에 가족보다 더 진실한 인간관계의 스토리를 한 올 한 올 새겨놓는다. 숨가쁘게 몰아치는 드라마는 없지만, 여운은 길다. 영화의 전반부는 다소 빠른 호흡으로 전개된다. 한때는 잘나가던 트레이너였지만 딸과 멀어진 뒤 스스로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프랭키. 은퇴복서인 친구 스크랩(모건 프리먼)과 허름한 체육관을 운영하며 근근이 살아가지만 여전히 실력만큼은 최고다. 어느날 여성 복서 지망생인 매기가 찾아오고, 프랭키는 여성은 키우지 않는다며 냉대한다. 그럼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체육관에 나와 연습에 매진하는 매기를 보면서 프랭키는 마음을 돌린다. 권투영화와 차별점을 찍는 지점은 여기부터다.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승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권투장면엔 애시당초 관심이 없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내레이션이 흘러 관객들은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데다, 거의 대부분의 시합은 매기의 싱거운 승리로 끝을 맺는다. 승승장구하며 순식간에 정상까지 치닫는 모습 속에는, 승리의 희열보다는 삶의 정상을 동시에 일궈낸 두 사람의 깊은 교감이 뜨겁게 박동친다.“아무도 볼 수 없는 자신만의 꿈 때문에 어떤 고통이 와도 참고 견디는 복싱의 신비함”을 함께 느끼면서 가족보다 진한 인간관계로 발전해 나간다. 하지만 거침없이 삶의 정점에 오른 순간, 이들은 믿기 힘든 수준으로 추락한다. 권투영화라면 마땅히 역경을 극복한 뒤의 승리로 매듭을 지어야 하겠지만, 영화의 후반부는 이미 꿈을 이룬 자의 추락을 긴 호흡으로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순식간에 신기루처럼 모든 꿈이 흩어져버린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연민이 아니다. 슬픔은 꿈을 일궈낸 자들의 환희를 뚫지 못한다. 끝까지 진실된 관계를 유지하며 삶의 존엄성을 유지하려는 이들의 선택 앞에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숭고한 깨달음이 저절로 가슴 속을 파고든다. 혈연적인 가족관계만을 부각시키는 휴먼드라마에서는 얻을 수 없는, 인간과 삶에 관한 깊은 통찰력과 감동이 빛나는 영화. 올해로 일흔다섯이 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과 프랭키 역을 맡았다.‘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힐러리 스웽크는, 결코 굽히지 않는 의지를 지닌 여성 복서를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영화는 올해 전미 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 작품상 등을 휩쓸었고, 아카데미상에도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12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유엔 “NPT체제 전면개혁” 촉구

    북한과 이란 핵 문제가 국제적인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전면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NPT가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다며 각국의 비밀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핵연료 제조를 개별 국가가 아닌 다국적 그룹에 맡길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자체적인 핵확산 방지대책을 발표했던 미국이 유엔 주도의 NPT 체제 개편안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며, 수용하지 않을 경우 실효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5월 NPT 재검토회의를 앞두고 NPT체제의 개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2002년 북한의 일방적인 탈퇴 선언에 이은 이란의 핵 개발 시도,9·11테러 이후 불거진 테러단체들과 일부 국가들의 핵무기 및 핵물질 거래 움직임, 미국의 소형 핵무기 개발계획 등 급변한 국제안보 환경에 35년 전 마련된 NPT 체제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난 총장은 23일(현지시간) 연설에서 NPT가 신뢰성을 잃고 있으며 가입국들은 이 조약이 새로운 집단안보체제 안에서 기능할 수 있도록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확산 방지 노력은 핵무기 해체 노력과 병행돼야 한다.”며 핵 보유국들의 기득권 포기를 함께 촉구했다. 아난 총장은 5월 뉴욕 NPT 재검토회의 때 핵보유국이 비핵보유국에 대해 핵 공격을 할 경우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는 방안 등 광범위한 국제안보 개혁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NPT 체제 개편은 지지하지만 핵 보유국들의 기득권에 영향을 미치거나 유엔이 주도권을 쥐는 개편안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미국은 유엔이 추진하고 있는 비핵보유국에 대한 핵보유국의 핵무기 공격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제협약에 반대하기로 내부 결정했다. 이 협약이 체결되면 미국의 선제공격권 행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공직자 재산공개] 불성실 신고자 처벌 ‘솜방망이’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제도가 1993년부터 시행됐지만 불성실 신고자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우선 독립적 생계를 유지하는 가족에 대해 본인이 고지거부를 하면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20명이 고지거부를 했으며 올해에도 18명이 거부했다. 정부는 이번에 신고된 공개대상자들의 재산변동 사항을 5월 말까지 심사해 재산 누락 등 불성실 신고자를 공직자 윤리법의 ‘처벌 및 징계’ 규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지만 처벌 수위 역시 솜방망이란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심사한 공개 및 등록대상자 7만 9164명 가운데 3942명이 불성실 신고자로 적발됐지만, 징계의결을 요구한 것은 고작 2명에 불과했다.3870명에게는 보완명령이 내려졌고, 경고 및 시정조치는 69명이었다. 과태료 부과는 1명밖에 없었다. 정부는 지난해 개발한 재산등록심사 자동검색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 올해 부정한 재산증식을 방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재산공개를 사법부와 입법부·지자체 등이 별도로 하고 있어 해당 기관에서 얼마나 철저한 검증을 하는지도 의문이다. 특히 자치단체는 자치단체장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의 재산변동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쓰레기와의 동침

    |상파울루 연합|한 노인이 엄청난 양의 쓰레기더미 속에서 ‘엽기적인 친구들’과 살아온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고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상파울루시 인근 히베이랑프레토시 보건관리국은 빌라 치베리오 구역에서 홀로 사는 올해 74세의 할머니 집에서 지난 17일 13t에 달하는 쓰레기와 250마리의 전갈,8마리의 뱀,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쥐와 바퀴벌레를 발견했다. 히베이랑프레토시 당국은 할머니의 집에서 쓰레기 냄새가 진동한다는 주민들의 진정서를 접수하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이날 가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 당국은 “그동안 뎅기 예방을 위해 여러차례 이 집을 찾아갔으나 할머니가 완강하게 거부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할머니가 없는 사이 강제로 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집 안에 있던 쓰레기가 모두 없어지자 충격(?)을 받고 쓰러졌으며 병원으로 옮겨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 [나눔세상] 독거노인에 ‘사랑’ 날라요

    [나눔세상] 독거노인에 ‘사랑’ 날라요

    할머니가 뚜껑을 열자 작은 조기 지짐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 올랐다. 할머니는 차가운 손을 따뜻한 도시락에 문지르며 “몸도 불편한 사람이 매번 여기까지 오느라 욕보지요.”라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자 정운홍(55)씨는 “그러니 할머니가 더 건강해지셔야죠.”라며 어깨를 주물렀다. ●독거노인과 노숙자의 시름 나누기 거리에 내몰린 처지이면서도 이웃의 독거노인들을 남몰래 돕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 성북구 보문동의 ‘아침을 여는 집’에 머물고 있는 노숙자 12명이 주인공.‘아침을 여는 집’은 불교신도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아 만든 노숙자 생활시설. 문을 열고 2년이 지난 2000년부터 독거노인들과 인연을 맺어왔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을 갖다 주고 집안일을 돕는다. 도시락은 매년 서울시에서 받는 노숙자 자활프로그램 지원금 400만원을 아껴 정성껏 마련한 것이다. 22일 점심시간에 맞춰 보문동 권소출(83) 할머니의 지하 단칸방을 찾은 정씨는 5살 때 척추후만증을 앓아 등이 굽었다. 하지만 할머니 앞에선 힘들거나 어두운 내색을 하지 않는다. 그는 “어려운 사람끼리 서로 도우면 마음이 통한다.”며 쑥스러워했다. 정씨는 2003년 3월 ‘아침을 여는 집’에 들어간 직후 할머니를 알게 됐다. 할머니는 10m만 걸어도 잠깐씩 쉬어야 할 정도로 몸이 편치 않다. 하지만 신장염으로 10년째 거동이 어려운 딸(44)을 돌보랴 폐휴지를 모아 고물상에 내다 팔랴 쉴틈이 없다. 권 할머니는 “딸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대상자도 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이렇게 찾아주는 이웃이 있어 마음이 훈훈하다.”고 고마워했다. ●반찬나누기로 사랑과 재활의지 키워 비슷한 시각, 외환위기의 후유증으로 노숙자가 된 이강원(45)씨도 하일선(74) 할머니의 지하 단칸방에 쌀과 반찬을 내려놓았다. 혼자 살고 있는 하 할머니는 “쌀이 떨어져 걱정했는데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느냐.”며 이씨의 두손을 꼭 쥐었다. 근처 김분기(64) 할머니의 단칸방에는 지난해 10월 ‘아침을 여는 집’에 입소한 3급 지체장애인 김영진(32)씨가 쇠고기를 들고 찾아갔다. 그는 “장애인이라고 좋은 일을 마다할 수 있느냐.”며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김 할머니를 수시로 찾고 있다. 김영진씨는 “할머니와 나누는 정이 기운을 나게 한다.”면서 “그냥 반찬이 아니라 사랑을 전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침을 여는 집’의 최윤순(34) 상담실장은 “남을 도울 처지가 못된다며 자괴감에 빠진 노숙자가 많아 처음엔 참여가 적었는데 갈수록 희망자가 늘어난다.”면서 “반찬나누기는 노숙자가 자활의지를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주원(35) 소장은 “처음 문을 열 때는 노숙자 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의 반대가 워낙 심했다.”고 돌아보고 “노숙자들의 정성이 주민들의 마음까지 녹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월드골프챔피언십] 우즈 “싱 넘는다”

    ‘그린의 스타워스’,‘강심장들의 맞대결’,‘골프 최대의 돈잔치’…. 대회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만큼이나 화려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이 24일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라코스타리조트골프장(파72)에서 막을 올린다. 세계랭킹 64위 이내의 선수들이 출전해 ‘진검승부’를 겨루는 이 대회는 WGC시리즈 4개 대회 중 첫번째로 총상금이 무려 750만달러에 이르는 메가톤급 이벤트. 세계 3위 어니 엘스(남아공)가 빠져 65위 가타야마 신고(일본)가 출전 행운을 얻은 올해는 4일 동안 토너먼트로 결승전 진출자를 결정한 뒤 마지막날 36홀 매치플레이로 승자를 가린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타이거 우즈(미국)의 대회 3연패 여부. 미프로골프(PGA) 투어 닛산오픈이 ‘반토막 대회’로 끝나는 바람에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미룬 우즈는 이번에 ‘황제’로서의 위용을 되찾겠다는 각오.6개월 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1번 시드 비제이 싱(피지)과 2번 시드 우즈의 맞대결은 두 선수가 결승에 진출할 경우에 성사된다. 싱이 한 번도 3회전(8강)에 진출한 적이 없는 반면 우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우즈는 이 대회를 비롯해 NEC인비테이셔널,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EMG월드컵 등 WGC시리즈에 15차례 출전해 무려 9승을 거뒀다. 슬럼프에 빠졌던 지난해에도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즈의 3연패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선수는 필 미켈슨(미국). 최근 2주 연속 우승으로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켈슨과 우즈가 4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세계 26위 ‘탱크’ 최경주(35·나이키골프)도 3년 연속 출전한다.2003년은 우즈, 지난해에는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1회전에서 맞붙어 모두 패한 최경주는 41위 톰 레이먼(미국)과 2회전 진출을 다툰다. 한편 잇따른 폭우로 36홀짜리 대회로 축소되는 파행을 겪으며 22일 겨우 끝난 닛산오픈에서는 애덤 스콧(호주)이 연장전 끝에 채드 캠벨(미국)을 따돌리고 우승상금 86만달러를 손에 쥐었다. 우즈는 5언더파 137타로 공동 13위, 최경주는 3언더파 139타로 공동 29위를 차지했다.36홀로 우승자를 가린 것은 1996년 뷰익챌린지 이후 9년 만이며, 규정상 우승 등 각종 기록은 공인되지 않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이연택·김정길후보 23일 대한체육회장 선거 정책토론회

    제35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연택 현 회장과 김정길 대한태권도협회장이 21일 올림픽파크텔에서 가맹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1개 체육단체 주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열띤 득표전을 벌여 관심을 끌었다. 2시간 동안 계속된 이날 토론회에서 이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국가대표 복지향상과 선수촌 이전, 체육회관 건립 추진 등을 성사시켰다.”면서 “향후 체육회의 자립기반 마련에 주력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김 회장은 “최근 검찰의 이연택 회장 소환으로 내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체육청 신설과 체육예산을 국가예산 중 1%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 회장의 ‘부동산 매입 의혹’과 관련해 이연택 회장은 “인·허가 과정에서 어떤 청탁도 없었던 명명백백한 사안”이라고 강조했고 김 회장은 “이 사안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체육계에서는 두 후보의 판세를 예측불허의 백중세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착실히 다져온 친분에, 김 회장은 김한길(핸드볼) 이종걸(농구) 등 동료 정치인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등록된 대의원 45명 가운데는 기업인 회장단인 삼성과 현대가 6표와 4표를 쥐어 영향을 미칠 전망이지만, 무엇보다도 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대의원들이 어떤 시각에서 보는지가 대세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23일 오전 11시 올림픽파크텔에서 45개 가맹단체의 무기명 투표로 실시되며,1차에서 과반수인 23표만 획득하면 체육계 수장에 오르게 된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국민銀 “안방서 남의 잔치 못봐줘”

    “안방에서 남의 잔치판 열리게 놔둘 순 없죠.” 이문규 감독이 경기 전 다짐한 대로 국민은행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려던 ‘업계 라이벌’ 우리은행의 발목을 붙잡았다. 국민은행이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정선민(23점 8리바운드)의 투혼에 힘입어 우리은행을 연장 혈투 끝에 74-71로 힘겹게 따돌렸다. 국민은행은 팀 시즌 최다인 4연승으로 9승8패를 기록, 공동3위 그룹과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올시즌 우리은행과의 상대전적에서도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반면 우리은행은 연승행진을 ‘7’에서 멈추면서 우승 샴페인을 23일 신한은행과의 경기로 미뤘다.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답게 두 팀의 대결은 4쿼터 종료 직전까지 물고 물리는 혈투로 이어졌다. 4쿼터 1분20초를 남기고 63-66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국민은행은 수비리바운드에 이은 니키 티즐리의 깨끗한 3점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에 들어서자 이날의 히로인 정선민이 막강 뒷심을 발휘했다. 쿼터가 시작되자마자 오른쪽 3점라인 바로 앞에서 미들슛을 터뜨린 데 이어 또 한번 깨끗한 점프슛을 성공시킨 것. 정선민은 오른손을 불끈 쥐었고, 승부의 추는 국민은행으로 기울었다. 우리은행도 이종애의 미들슛에 이어 김영옥이 3점포를 터뜨려 71-72, 턱밑까지 쫓아갔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정선민이 3.1초를 남기고 조혜진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침착하게 림에 담아 45분간의 혈투를 마무리지었다. 천안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신영수, 프로배구 남자신인드래프트

    국가대표 라이트 거포 신영수(23·한양대)가 대한항공 날개를 달았다. 신영수는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05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2m의 장신에다 오픈 공격과 백어택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멀티플레이어여서 일찌감치 1순위감으로 꼽혔었다. 지난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우승의 주역.3살 위의 이경수(LG화재)와 함께 유성초교-대전 중앙중·고-한양대를 나란히 졸업,‘제2의 이경수’로 불린다. 2년전 ‘이경수 파동’에 대한 반대급부로 1순위 지명권을 쥐었던 대한항공은 지난해 V-투어 성적에 따른 2순위에서도 세터 김형우(성균관대)를 뽑아 가장 알찬 수확을 거뒀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현대삼호중공업 코끼리씨름단 이연재 단주

    [스포츠 라운지] 현대삼호중공업 코끼리씨름단 이연재 단주

    LG씨름단 해체 등으로 최대의 시련을 맞고 있는 민속씨름에 또 한 명의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그는 지난 9일 설날장사대회가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을 찾아 장사들의 격돌을 손에 땀을 쥐며 지켜봤다. 평생을 ‘중공업 맨’으로 살아온 그에게 ‘씨름단 단주’라는 직함이 새로 생긴 것은 올해 초.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코끼리씨름단을 넘겨 받아 새출발 시킨 현대삼호중공업의 이연재(63)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 사장은 “씨름처럼 생동감 있는 스포츠도 없다.”면서 “한민족 고유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데 한몫하겠다.”고 다짐한다. ●전라도 지역스포츠 활성화 위해 씨름단 이전 중학교 때 태권도를 잠시 배우기도 했지만 운동과는 인연이 멀었던 편이다. 요즘 들어서는 등산 등으로 건강을 다지는 정도. 그러나 많은 스포츠 종목 가운데 민속씨름대회를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지켜봤을 정도로 숨은 열성 팬이다. 코끼리씨름단이 울산을 떠나 전라도 영암에 위치한 현대삼호중공업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잠시 마음고생을 했다. 그동안 민속씨름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던 현대가 LG씨름단 해체에 영향을 받아 모래판에서 떠나려는 신호가 아니냐는 오해를 부른 것. 이 사장은 “전라도 지역 스포츠 활성화와 기업 홍보를 위해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에 강력히 요청했던 일”이라면서 “씨름 중흥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면 붙였지, 이를 외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10억달러 매출을 달성, 세계 조선 부문 5위에 오를 정도의 건실한 기업. 하지만 국내 인지도는 떨어져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씨름을 선택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명가 재건을 위해 연습장 헬스장 물리치료실 등을 완비한 240평 규모의 국내 최고 ‘씨름센터’를 갖춘 것은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프로씨름단 4~5개는 돼야 인기회복” 설날대회 마지막날 현대 소속 선수로서는 박영배가 16개월 만에 백두장사에 오르는 기쁨도 맛봤다. 선수들이 바깥 나들이를 할 때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환대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암군에만 초·중·고·대학 등 아마추어 씨름단이 25개나 있지만 씨름의 인기가 높은 경상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기는 미지근하다. 현대삼호중공업 선수들의 활약은 전라도 지역 씨름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에 충분하다. 반면 프로씨름단이 2개밖에 남지 않은 민속씨름 상황은 더 없이 안타깝다. 적어도 4∼5개 팀은 유지돼야 옛 인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민속씨름 세계적 브랜드로 키워야” 그는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신생팀 창단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뜻있는 기업이 나서야겠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스모처럼 씨름이 한국을 대표하는 고유 브랜드로 세계 속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연재 사장은 “씨름은 반드시 지켜야 할 전통인 만큼 이해타산을 떠나 모든 씨름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현대삼호중공업 코끼리씨름단은… ▲1983년 4월 현대중공업 실업팀으로 민속씨름 참가 ▲1985년 12월10일 현대중공업을 모기업으로 프로팀 창단 ▲2005년 1월1일 모기업을 현대삼호중공업으로 바꾸며 재창단 ▲역대 씨름단 최다 193회 우승(천하장사 10회, 백두장사 50회, 한라 장사 37회, 금강장사 23회 등) ▲현대씨름단 소속 역대 천하장사-이만기(5회) 김칠규(1회) 신봉 민 이태현(이상 2회) ▲역대 감독-권석조(83∼84년) 황경수(85∼95년) 박진태(96∼2001 년) 김칠규(2002년∼현재) ▲현 소속 선수 신봉민 이태현 하상록 박영배 권오식 이경환(이상 백두급)김용대 김종진 천홍준 문찬식 장윤호 채희관(이상 한라 급)장정일 김유황 김형규 허상훈 하성우(이상 금강급)
  • 예순 넘어 고교 졸업…눈물의 졸업식

    예순 넘어 고교 졸업…눈물의 졸업식

    ■ 대학 합격 기쁨 두배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강서구민회관에서 열린 대안학교 성지중·고교 졸업식에서 고등부 이태인(사진 가운데·65) 할머니가 아들과 딸, 며느리 등 가족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이 할머니는 명지전문대 사회복지학과 합격증까지 받아 기쁨이 두배가 됐다. 하지만 치매로 입원한 95세 시아버지의 수발 때문에 1년 휴학계를 냈다. 이 할머니는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으나 1999년 성지중에 들어가 단 한 차례의 결석도 하지 않고, 우등상을 받아 학생들의 모범이 됐다. 그동안 딸과 함께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학비와 생활비 등을 대온 이 할머니는 “어린이나 노인 등 약자들을 위한 일을 보다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 사회복지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 대안학교 성지중·고 눈물의 졸업식 “어머니 생각에 학교 수업만큼은 빠지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무사히 졸업하게 돼 무엇보다 기뻐요.” 겨울 찬비가 메마른 대지를 적신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강서구민회관에 마련된 성지중·고교 졸업식장. 꿈에 그리던 중학교 졸업장을 손에 쥔 방상훈(18·서울 양천구 신월5동)·유리(16·여) 남매는 끝내 말꼬리를 흐렸다. 남들에겐 새로울 게 없는 중학교 졸업장이지만 이들 오누이에게는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숨은 사연이 들어 있다. 정규학교가 아니라 평생교육시설인 대안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평생교육시설이란 퇴학 등에 의한 정규 중·고교 중도탈락자, 결손가정 자녀, 소년·소녀가장, 소년원 출소자,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버린 장·노년층 등을 위한 교육기관을 말한다. ●막노동 아버지 둔 남매 고교 진학 오빠인 상훈군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가 이혼, 초등학교를 11곳, 중학교를 4곳이나 옮겨다니는 등 학업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했다.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전국 방방곡곡으로 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마음 붙일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여동생도 오빠와 다를 게 없었다. 2003년 오누이는 충남 천안에 살다 어머니를 찾아 무작정 상경했다. 하늘도 무심치 않았는지 이들은 상경후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우연히 어머니와 상봉하는 기적을 맛보았다. 이어 어머니의 수소문으로 나란히 성지학교에 입학했다. 이 때 학교측이 백방으로 학력을 조회해준 덕택에 중 2학년 학력을 인정받아 1년여 만에 졸업장을 쥐게 됐다. 뿐만 아니라 성지학교측은 생계지원금 2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상훈군은 틈틈이 당구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보탰다. 남매는 이번에 성지고에 나란히 진학한다. 이들과는 사정이 다르지만 성지고 졸업생 중에는 모녀가 함께 대학진학의 영광을 안아 눈길을 끌었다. 유명선(가명·47·서울 강서구 화곡동)씨와 이영아(가명·24)양이 그 주인공. 유씨는 강원도 태백시에서 광부로 일하는 남편과 남매를 두고 살았으나 딸 민영양이 1997년 교통사고로 중환자가 되면서 강원도에서는 중학교 입학의 길이 막혀 이 곳으로 옮겨왔다. 역시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유씨는 민영양이 중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아예 고등학교 과정, 그것도 같은 반에 급우로 들어가 공부를 함께 했다. 교사로 있는 아들이 모녀의 학업지도를 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딸과 같은 반서 만학… 모녀 함께 국립대 합격 모녀가 애쓴 결과는 보람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립인 강원도 삼척대 영문학과에 나란히 합격했다. 이들을 위해 학교 선생님들은 100만원을 모아 등록금을 보탰다. 유씨는 “지독한 불운 속에서도 착실하게 살아온 가족들 덕분”이라면서 “오는 19일 학교쪽으로 집을 옮겨 못다한 학업을 잇게 돼 다행”이라면서 딸을 가리키며 “인생과 학업의 동지”라고 환하게 웃었다. 성지중·고교 김한태(70) 교장은 “진폐증을 앓던 유씨의 남편도 모녀의 노력에 힙입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른 일자리를 얻어 힘을 보태고 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대안학교는 어렵게 살거나, 뜻밖의 불운으로 절망의 수렁에 빠지기 쉬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 파래무침·파래전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 파래무침·파래전

    저는 철들 무렵인 중학교 때부터 외국에서 생활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면서 한국에 돌아온 주부예요. 그래서 한식이 많이 서툴러요. 남편과 4살짜리 아이에게 다양한 우리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요. 요즘 마트에 파래가 많이 나오던데 조금 사봤어요. 파래는 건강에 좋다고 하던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여지거든요. 파래로 할 수 있는 음식, 도와주세요. -서울 성동구 응봉동 대림강변아파트에 사는 지숙영- 부엌에서 지숙영씨가 산 파래를 본 우영희씨,“정말 좋은 파래를 사셨네요. 신선한 바다 냄새가 느껴지지요. 색이 선명하고 바다 향이 깊게 나는 파래가 좋아요. 파래는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대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인데, 요즘이 바로 제철이거든요.” 우씨의 파래 예찬이다. “파래는 가늘어서 씻기가 힘들어 보이는데요, 무슨 비법이 있어요?” “넓은 그릇에 물을 담아 파래를 넣고 손가락을 넓게 펴서 파래를 두세번 흔들어 보세요. 그러면 이렇게 이물질이 나오죠. 이걸 건져내면 돼요. 그런 다음 파래를 한 주먹씩 쥐어 찬물에 씻고 체에 두면 물기가 빠지지요. 그렇다고 깨끗하게 씻느라 너무 오래 씻으면 바다 향이 다 날아가 파래 고유의 맛이 없어져요.” “선생님, 파래는 어떻게 무쳐요?” 숙영씨가 파래 한 뭉치를 들고 물었다. “음, 무 있어요? 파래는 무와 궁합이 잘 맞아요. 파래의 부드러운 맛과 무의 아삭거리는 맛이 잘 어울리거든요.” 우씨의 설명에 숙영씨가 냉장고에서 깨끗하게 다듬은 무 하나를 꺼냈다. “이런, 무 껍질을 다 벗겨내셨내요. 곡식이나 채소·생선·과일에는 껍질에 영양이 많은데…. 다음엔 껍질 벗기지 마세요.” 무를 채 썬 다음 소금을 약간 넣고 조물거리다가 그대로 뒀다. 그리고 무침 소스 즉 양념을 만들었다. “파래를 무치려면 파래 뭉치를 3등분으로 썰어요. 그런 다음 채 썬 무와 소스·고추를 넣고 무쳐주세요. 단맛과 신맛은 기호에 맛게 식초로 조절하면 되고요, 냉장 보관했다가 차게 먹으면 그만이랍니다.” 우씨가 완성한 파래무침을 숙영씨에게 내밀었다. “이젠, 파래전 만들 차례예요. 통밀가루 있어요?” 우씨의 요구에 숙영씨는 “통밀가루와 일반 밀가루, 뭐가 달라요?”라고 물었다. “통밀가루는 밀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빻은 것으로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하지요.” 성장기 어린이나 어른에게 좋다는 게 우씨의 설명이다. 이들은 밀가루에 물·소금을 뿌려 반죽을 만들었다.“소금을 정말 살짝만 뿌려주세요. 소금을 많이 뿌리면 파래전을 초간장에 찍어 먹을 때 짜게 되거든요.” 이들은 반죽에 파래를 잘게 잘라 넣고 섞었다. “팬이 달궈졌어요? 그러면 오일을 두르고 파래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서 부치도록 해요.” 우씨의 설명에 따라 전을 부치던 숙영씨,“고소한 냄새, 우리 아이가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라고 기뻐했다. “그냥 먹어도 좋지만 초간장에 찍어 먹으면 그만이에요. 초간장은 간장과 식초를 1대1의 비율로 넣으면 돼요. 생양파가 있으면 조금 갈아 넣으면 더 맛있어요.” 우씨의 마지막 강의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가족 입맛을 사로잡을 자신이 생겼어요.” 숙영씨의 얼굴에 파래처럼 싱그러운 미소가 번졌다. ●파래무침 재료 파래 200g, 무 100g, 홍고추 1개, 소금 약간,소스(다진마늘 1큰술, 생수·식초·설탕 3큰술씩, 소금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통깨 1/2작은술) 1. 파래는 물에 흔들어 잘 씻어 물기가 없게 준비한다. 2. 무는 채 썰어 소금을 약간만 뿌려 절인 후 꼭 짠다. 3. 홍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물에 담가 씨를 제거한 후 마른 접시에 준비한다. 4. 다진마늘·생수·식초·설탕·소금·참기름·통깨를 차례로 넣고 저어 소스를 준비한다. 5. 준비한 무와 파래를 넣고 섞은 후, 소스를 뿌려주고 어슷썬 홍고추를 뿌린다. ●파래전 재료 파래 200g, 통밀가루 2컵, 물 1컵, 소금 약간, 올리브 오일 적당량 1. 손질한 파래는 뭉치째 잘라 3㎝ 길이로 준비한다. 2. 통밀가루와 물, 그리고 소금을 넣고 반죽하다가 썰어놓은 파래를 넣고 좀더 반죽한다. 3. 팬에 오일을 두르고 큰 숟가락으로 떠서 반죽을 지름 7㎝ 크기로 부쳐 낸다. ●이번주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의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에 글을 남기신 분 가운데 2명이 뽑혔습니다.‘간장게장 어떻게 하면 맛나게 할 수 있나’란 글을 올려주신 이연희님과 ‘하기 쉽고, 맛 있고, 영양가 높은 전 만들기∼’를 올려주신 진소영님입니다. 진소영님은 이메일이나 연락처를 알려 주시면 그릇세트를 보내 드리겠습니다. 다음주부터 매주 화요일 1명씩 뽑아 소정의 상품을 보내 드립니다. 글을 쓰시는 분은 이메일을 꼭 남겨 주십시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 [성공시대]슈퍼마켓 특화…나명환 사장

    [성공시대]슈퍼마켓 특화…나명환 사장

    “동네 슈퍼마켓으로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쌀이나 아이스크림 등 입지 조건과 주변 환경에 맞는 아이템으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동네 슈퍼마켓은 지역의 사랑방이자 만물점 역할을 했다. 지척에 있는 데다 구멍가게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제집처럼 드나들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10년은 슈퍼마켓에 ‘수난의 시절’이었다. 대형할인점과 편의점의 ‘융단 폭격’이 시작된 탓이다. 이러한 가운데 특화 전략으로 자신의 매장 매출을 4배 가까이 올리고,200여곳의 슈퍼마켓 컨설팅을 도맡아 주가를 올리는 사람이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오마트 사장 나명환(46)씨가 그 주인공이다. ●쌀, 소비자 입맛 맞게 재도정… 작년 2억여원어치 팔아 나씨가 슈퍼마켓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 당시에는 말 그대로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월 매출은 950만원에 불과했다. 부인 김영순(45)씨와 365일 매달려도 한달에 순이익 200만원을 손에 쥐기 어려웠다. 반경 100m 안에 열 개가 넘는 점포가 오밀조밀 몰려 있던 탓에 매출 신장은 불가능했다. 나씨가 빼든 카드는 즉석 쌀. 주변 대단위 아파트단지의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는 건강식품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다. 지난 2002년부터 도정 기계를 갖추고 가게에서 현미와 일반미를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분도수로 방아를 찧어 팔았다. 경기도 평택 등 산지에서 구매한 1등급 쌀을 1년 단위로 계약해 언제나 질 좋은 쌀을 매장에 내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나씨의 쌀은 웰빙 바람을 타고 ‘건강미’로 입소문이 퍼졌다. 일반 소비자보다 고급 식당에서 주문이 쇄도했다. 지난해에만 5만 5000원 받는 20㎏들이 쌀을 4500부대나 팔았다. 쌀로만 무려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속옷 등 갖춘 편의점 변신… 1억 가까운 순익 시설도 대폭 개선했다.11평 남짓한 가게를 밝고 깨끗한 미니편의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속옷, 일회용카메라 등 구멍가게에서 볼 수 없었던 물건들을 완비했다. 또 전화 등을 통한 외부 영업망도 확대했다. 결국 나씨의 가게는 지난해 매출 4억 5000여만원에 순이익만 1억원 가까이 올린 ‘빅 마트’로 변모했다. 나씨는 “처음에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시설의 현대화와 함께 주변의 실정에 맞는 전략과 규모로 승부를 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나씨의 인생은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다.1982년 제대한 뒤 고향 전북 김제에서 서울로 올라왔지만 쉽게 직장을 얻을 수 없었다.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는 ‘벽’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나씨는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슈퍼마켓, 쌀가게, 음료수 도매상 등 안 해본 게 없었다. 그러나 항상 맨몸으로 문제와 부딪혀야 했다. 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마비로 두 번씩이나 쓰러졌을 정도였다. 인생의 쓴 맛을 본 사람이 다른 이의 어려움도 보듬을 수 있다. 그가 다른 이들의 창업을 돕고 있는 까닭이다. 나씨는 지난 2001년 정보가족 공모행사에서 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한 실력파 네티즌이다. 인터넷 홈페이지(ohmart.net)를 통해 10년째 성공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슈퍼마켓 창업 ‘전국구 컨설턴트’로도 활동 2년 전부터는 직접 매장까지 찾아가 무료로 컨설팅까지 해 주고 있다. 지난해 그의 도움을 받은 가게만 100여곳이나 된다. 수도권은 물론 부산 대구까지 한 걸음에 달려간다. “고급 아이스크림이나 김밥, 반찬, 웰빙식단 등 주변 환경에 맞는 업종을 접목하면 매출이 100% 이상 올라갑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시작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해요.” 나씨는 양천구의 어린이보호시설에 10년째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따로 결손가정도 챙긴다. 올 상반기 안으로 ‘성공하는 슈퍼마켓과 편의점 창업’이라는 제목으로 책까지 낼 예정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서울시내 슈퍼마켓을 네트워크로 묶어 나씨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적용하면서 물건을 싸게 공급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씨는 “몸은 힘들지만 나의 ‘달란트’로 다른 이를 도울 수 있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양화동

    [우리동네 이야기] 양화동

    “버들꽃 눈은 가득차려고 하고(楊花雪欲漫)/복사꽃 붉어 타는 듯하네(桃花紅欲燒)/저녁강 그림 수를 놓았어라(繡作暮江圖)/서쪽하늘에는 지는 해가 남았네(天西餘落照)” 조선시대 선조때 문과에 급제한 차운로(車雲輅)가 읊은 ‘양화석조(楊花夕照)’라는 한시다. 행정구역상으로 옛 양천현 남산면 양화리였던 양화나루 주변의 석양풍경을 노래한 시다. 주변에 버드나무가 많아 양화나루로 불린 것이 오늘날 영등포구 양화동(楊花洞)의 어원이 됐다. 양화동은 행정동인 양평2동에 속해 있는 법정동이다. 양화동은 ‘신선이 노닐던 섬’이라는 뜻을 담은 선유도(仙遊島)로 유명하다. 선유도는 양화대교 중간에 있는 하중도(강위에 있는 섬)로 조선시대 화가인 겸재 정선이 세 편의 진경산수화를 남긴 곳이기도 하다.1978년 정수장이 들어서면서 옛모습이 파괴됐으나 2002년 정수장 구조물을 재활용한 공원으로 꾸미면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선유도공원은 양화대교뿐만 아니라 양평동에서 길이 469m의 무지개모양 다리인 ‘선유교’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시내에서 영등포방향 양화대교를 타면 승용차로 진입할 수 있으나 주차장이 10여면에 불과해 도보로 가는 것이 낫다. 전망대, 선유정, 시간의 정원, 선유나루, 열린마당, 만남의 숲 등 여러 가지 테마공원이 있다. 공원에는 색색 조명이 설치되어 환상적인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영등포구에 유일하게 현존하는 산인 ‘쥐산’도 양화동에 있다. 먹이를 앞에 두고 있는 쥐가 금방이라도 도망갈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쥐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발 50.5m의 야산으로 정상에서 한강, 남산, 북한산, 인왕산, 상암 월드컵축구장 등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지만, 입산금지 상태다. 쥐산 아래에는 높이 18m, 폭 98m의 ‘양화인공폭포’가 설치되어 있어 여름철에 시원한 눈요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폭포연못에는 180개의 수중등·투광등을 설치해 황홀한 야경을 이루고 있으며, 폭포 주변에는 300여평의 녹지대가 있다. 한강시민공원의 양화지구(당산철교∼경기 김포시 전호리,11.7㎞)에서는 여름철에 요트, 고무보트, 윈드서핑 등 수상스포츠 활동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어린이놀이터, 운동장, 유람선선착장, 양화꽃동산 등이 설치되어 있어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Doctor & Disease] ‘혈관전문의’ 강남연세흉부외과원장 김해균 박사

    [Doctor & Disease] ‘혈관전문의’ 강남연세흉부외과원장 김해균 박사

    “하지정맥류가 목숨을 위협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치료를 받고 나면 왜 이 질환을 경계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치료를 받아보면 개인이 자기 몸에서 느끼는 많은 질병의 징후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정맥류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요. 정맥류는 삶의 질을 가르는 질환입니다.”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 김해균(47) 박사. 그는 2년 전만 해도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에 소속된 명망있는 교수였다. 수술은 2년, 진료 예약은 6개월씩 밀리기도 했다. 그런 그가 2년 전, 그 자리를 털고 나왔다. 의사는 의사대로 골병들고, 환자는 환자대로 불만이 쌓여가는 진료 여건만 개선되면 언제든 내 자리로 다시 오겠다며 개원의 대열에 들어선 것. 그와 만나 정맥류에 대해 얘기했다. 하지, 즉 다리 부분에 나타난다는 정맥류란 어떤 질환을 말하는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정맥 혈관이 부풀어 올라 기능을 상실한 경우를 말한다. 동맥을 통해 다리 부위로 내려간 피가 심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다리 부분에 고여 심부정맥 고혈압이나 피부궤양, 색소침착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원인과 발생 경로도 설명해 달라. -원인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다리의 혈관판막이 기능을 못해 혈액의 역류를 막지 못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혈관이 노후해 판막을 손상시키는 경우다. 발병 요인으로는 유전적 소인이 많고, 여성은 임신과 출산, 호르몬체계의 변화, 허리띠를 꽉 졸라매거나 한 동작이나 자세를 오래 반복하는 직업, 생활습관, 복부비만, 외상으로 인한 혈관 손상 등이 꼽힌다. 일단 다리로 보내진 피는 근육이 수축할 때 짜여져 올라가는데, 이때 판막이 기능을 못하면 상체 부위로 올라가야 할 피가 역류하면서 고여 혈관을 부풀리는 것이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외관상 90%는 혈관이 부풀어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다리가 무겁고 피로하며, 붓고 당기거나 쥐가 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보는데, 이게 지속적으로 되풀이되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병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박사는 정맥류를 인간만이 가진 현대병이라고 규정했다.“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의 경우 활동 패턴이 중력을 거스르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불가피하게 정맥류를 겪을 수밖에 없지요. 게다가 예전처럼 수명이 짧고 경제력이 취약했던 시절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죽거나 설령 증상이 나타나도 심각한 질환으로 여기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노령화로 환자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이 질환이 왜 문제가 되는가. -정맥류가 초래하는 건강상의 문제는 많다. 혈관이 불거져 외관상 흉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혈관염이나 심장의 과로로 인한 심장질환은 물론 일상적인 삶의 질도 크게 낮아진다. 이 질환이 있는 사람은 상대보다 더 많은 짐을 갖고 달리는 마라토너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짐의 무게를 못 느끼지만 달릴수록 짐의 무게가 심각해져 마침내 완주를 포기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성인 평균 혈액량 4000∼5000㏄의 10분의1을 항상 다리에 얹고 평생을 산다면 그게 보통 일이겠는가. 최근 정맥류 발병에 특이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가. -젊은 환자들이 많다. 예전에는 50∼60대 환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요새는 20∼30대 환자도 많다. 초기에 질환을 치료하거나 병증의 악화를 막는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고 했는데, 정맥류와 운동은 어떤 관계가 있나. -확실히 운동이 정맥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정맥류가 진행 중인 경우라면 운동이 상태를 더 악화시킨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청소년기에 체계적인 운동을 못하고 성장해 혈관이 약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런 사람이 운동을 하면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는데, 한번 나빠진 혈관은 운동으로 치료되지 않는다. 정맥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인체에 수압이 작용하고 몸통을 수평으로 하는 수영이 좋다. 정맥류의 유형은 어떻게 구분하나. -보통은 부푼 혈관의 직경이 2∼3㎜ 이하이면 1형,3∼4㎜는 2형,7∼10㎜는 3형,12㎜ 이상은 4형,1∼4형에 혈관궤양이 동반되면 5형으로 분류한다. 다른 질환과 정맥류의 상관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간이 나쁜 경우에는 식도정맥류가 오기 쉽고, 항문 부위의 정맥류는 치질로 이어진다. 치료법도 소개해 달라. -크게 봐 약물과 경화요법,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다. 약물로는 혈관 내벽 강화제와 혈액순환 개선제가 주로 쓰인다. 경화요법은 주사로 경화제를 투입해 문제가 되는 혈관을 없애는 방법이다. 또 내부의 큰 혈관이 문제가 된 경우 초음파로 혈관을 봉쇄하는 전동정맥류 적출술, 한 곳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 이를 해소하는 보행정맥류 적출술, 최근 선호되는 레이저수술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방법을 병용해 치료효과를 높인다. 치료법을 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통상 혈관초음파로 혈관의 기능을 살펴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데, 복제혈관에 손상이 온 경우라면 수술을 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면 약물이나 경화요법을 우선 적용한다. 김 박사는 특히 여성 정맥류를 경계해야 한다며 이렇게 조언했다.“여성은 임신 출산으로 남성에 비해 정맥류에 노출될 가능성이 2∼3배나 높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초기에 긴가민가하다가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증이 진행되면 당연히 치료가 어렵고 비용 부담도 커집니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막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거죠.”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김해균 박사는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마요(Mayo)클리닉 연수(폐이식 및 협심증)▲연세대의대 흉부외과 교수▲영동세브란스병원 호흡기센터 폐이식·폐암·협심증 담당 교수▲국제심폐이식학회, 대한흉부외과학회, 정맥학회 회원▲한국 최초로 폐이식수술 성공(97년)▲돼지 폐를 이용한 이종간 폐이식실험 성공(98년)▲내시경을 이용해 협심증 환자의 정맥적출 성공(99년)▲혈액형이 다른 환자의 폐이식 성공(99년)▲한국 최초로 양측 폐이식과 심장수술 동시시행 성공(20000년)
  • [장일의 바스켓 굿] 필리핀 프로농구의 인기비결

    국내 대학농구 감독들은 지난 6일부터 1주일 동안 필리핀 마닐라를 다녀왔다. 지난해를 마무리하고, 올 한 해의 대회 일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단연 필리핀프로농구(PBA) 경기 참관이었다. 필리핀은 한국·중국과 함께 아시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농구 강국’이고, 농구가 ‘국기’나 다름없을 정도로 온 국민이 열광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마침 PBA의 플레이오프가 한창이었다. 농구 열기는 체육관으로 이동하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체육관으로 향하는 차량 때문에 도로는 마비 상태였으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려 1㎞ 정도를 걸어가야 했다. 도착해서는 관중의 열기에 압도당했다.1만 5000여명에 이르는 관중의 응원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필리핀 국민들이 우리보다 더 농구에 열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자국 선수들이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도 우리처럼 용병 제도가 있지만 용병 출전을 한 명으로 제한한다. 두 명의 용병이 팀 전력의 70%를 책임지는 우리와 달리 자국 선수들이 승패를 결정하는 데 어찌 열광하지 않을까. 대학 감독으로서 부러운 점은 또 있었다. 골밑을 책임지는 파워포워드와 센터의 역할을 모두 필리핀 선수들이 맡고 있었다. 서장훈(삼성) 김주성(TG삼보)을 제외한 한국의 ‘토종 선수’들이 모두 외곽에서만 맴도는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용병수를 최소화해 자국 리그를 보호하는 한편, 국내 선수들이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리핀 농구의 인기 비결이 있었다. 필자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해 벤치를 지키고 있는 한국의 센터들과 고등학교와 대학의 소질있는 선수들이 센터를 기피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용병이 없어도 엄청난 열기를 뿜어내던 예전의 농구대잔치 시절도 생각났다. 필리핀의 프로농구 역사는 30년을 자랑하며, 국민의 농구에 대한 사랑이 오늘날의 PBA를 완성했다. 이제 9년차인 한국 프로농구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딛고 화합과 격려 속에서 발전하길 ‘농구의 나라’ 필리핀에서 간절히 기도했다. 중앙대 감독·SBS해설위원 jangcoach2000@yahoo.co.kr
  • [사설] 2년만의 경기회복 불씨 살리자

    경기회복을 알리는 청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액, 백화점 매출, 상용차 판매 등 소비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지표들이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소비자전망 지수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상승세에 있고, 증시와 부동산에도 부동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지난 주말 ‘경기상승세 반전’을 선언한 데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긍정적인 전망 보고서를 내놓았다. 신용카드 남발과 인위적인 내수 진작의 부작용으로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된 지 2년만에 감지되는 청신호여서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하지만 경기회복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지만 중산층 이하로는 냉기가 여전하다.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으로 굳게 닫힌 지갑은 좀체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말에 풀린 3조원에 이르는 성과급 잔치의 혜택을 받은 일부 계층의 소비 증가가 착시현상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모처럼 나타난 희망의 불씨를 제대로 살리려면 안정적인 소득기반과 고용 확대라는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소비심리 회복이 기업의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소득 증가 등으로 선순환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감세를 통한 재정의 소득보전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재정의 조기집행을 통해 상시적인 일자리와 원천소득을 창출해야 한다. 특히 소비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업의 고용조정 및 고용촉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도 설연휴를 통해 민심의 향방을 확인한 이상 입법활동을 통해 경제회복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는 것도 정치권의 몫이다.
  • 지역균형선발 서울대 새내기들 “신고합니다”

    지역균형선발 서울대 새내기들 “신고합니다”

    “어디 고등학교 선배 없나요.” 올해 서울대가 첫 실시한 지역균형선발 전형에 합격한 곽한나(19·목포 혜인여고 3년)양은 지난 1주일 동안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학교측이 마련한 영어·수학 특별강좌를 듣기 위해 상경한 곽양은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밑도는 추위보다 살뜰하게 챙겨줄 고교 선배가 없다는 점이 더 견디기 어려웠다고 털어놓는다. ●기초학력 특강 들으며 서울체험 강좌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하루 최고 8시간씩 실시됐다. 학교측이 수시합격자 978명을 대상으로 치른 기초학력 평가에서 기준에 미달한 120여명이 대상이었다. 지방 출신 62명은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기숙사 신세를 졌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지역균형선발로 합격한 학생들이었다. 인문학부에 합격한 곽양은 “모교에서 36년 동안 19명이 서울대에 입학했다.”면서 “지난 3년 동안에는 한명도 없었다.”고 귀띔했다. 곽양은 “선배들의 사진이 학교에 걸려 있는데 마지막 남은 자리에 내 사진이 걸리게 됐다.”며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경하기 전 자부심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낯선 학교생활에 도움을 청할 선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곽양은 저돌적인 성격으로 ‘역경’을 헤쳐나간 사례. 동아리방을 기웃거리며 출신고교를 따지지 않고 다짜고짜 인문학부 선배를 찾아 학교생활이나 교양과목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곽양은 그렇게 만난 한 선배가 ‘후배! 겨울을 알차게 보내길’이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어색했지만 큰 관문 하나를 뛰어넘은 기분”이라고 웃음지었다. ●개교 48년…첫 서울대 입학 경남 충렬여고를 48회로 졸업하는 김혜진(19·인문학부)양은 지역균형선발로 개교 이래 첫 서울대생이 됐다. 통영시내 일대 10여곳에 축하 플래카드가 내걸릴 만큼 ‘일대 사건’이었지만, 김양은 긴장감이 앞선다. 경기 평택의 언니집에서 강의실을 오간 김양은 “3시간이 넘는 통학시간 때문이기도 하지만 같은 지역 출신이 하나도 없어 학교에 정을 잘 붙이지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김양은 “탤런트 김혜자씨가 쓴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라.’는 수필집을 본 뒤 수필가를 꿈꾸고 있다.”면서 “도움을 받을 선배는 없지만, 다른 사람을 챙겨주고 싶어 봉사활동 동아리에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은 학업과 학교생활에 뒤지지 않기 위해 이번 겨울 내내 영어와 한자 등을 공부하고 요가를 익히고 있다. ●동대문 시장 쇼핑하다 어리둥절 간호학과에 합격한 전북 김제 덕암고 출신 장은현(19)양은 지금까지 서울나들이가 다섯손가락에 꼽힌다. 장양은 “우리 학교에서 몇년 만에 서울대에 입학하게 됐는지 잘 모를 정도”라면서 “고향에서는 서울대에 붙었다고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지만, 막상 서울에 올라와 보니 낯설게 느껴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장양은 “기숙사 친구들과 밤에 동대문시장에서 쇼핑을 하는데 마치 외국인처럼 어리둥절해하는 바람에 핀잔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장양은 하루라도 빨리 적응하기 위해 지난달 10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사귄 새 친구들과 거의 매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몇몇 친구와는 봉사활동 모임을 만들자며 의기투합까지 했다. ●인터넷 카페를 탈출구 삼아 경기 남양주시 심석고에서 13년 만에 처음 서울대에 합격한 정아담(19)양은 학교생활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서울대 05학번들의 모임’이라는 다음 카페를 최대한 활용한다.‘04학번’ 학생들이 후배 신입생을 위해 마련한 이 카페는 현재 회원수만 3148명에 이른다. 지역균형선발 전형을 실시한 첫해라 아직 이들만을 위한 인터넷 공간은 없지만, 조만간 ‘맞춤형 카페’가 마련될 전망이다. 정양은 “이번 특강에서 난생 처음 외국인 교사에게 영어를 배워 처음엔 긴장했다.”면서도 “서울대에 가도 기죽지 말라는 고교 선생님들의 말에 따라 맹렬하게 대시할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길섶에서] 삶의 체감온도/김경홍 논설위원

    며칠새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겨울다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데다 바람까지 매섭게 불어대니 체감온도는 수은주의 수치보다 더욱 낮을 수밖에 없다. 목도리에 두툼한 코트 차림에도 불구하고 어깨는 저절로 움츠러든다. 어릴 적, 연날리기나 스케이트를 타러 갈 때면 어머니는 항상 “뱃속이 든든해야 춥지 않다.”면서 먹을거리를 챙겨주시곤 했다. 좀 더 컸을 때는 “지갑이 든든해야 춥지 않고, 어딜 가도 기가 죽지 않는다.”면서 몰래 용돈을 쥐어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별로 추운 줄 모르고 자랐다. 배고프고, 지갑도 비어서 더 추운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삶이 다양하듯 사람마다 체감온도는 같을 수 없다. 세 사람이 벽돌을 쌓고 있었다고 한다. 한사람은 그냥 먹고 살기 위해 벽돌을 쌓고 있었고, 다른 사람은 그저 건물의 벽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이 성당을 짓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세 사람의 표정이 달랐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삶의 체감온도는 많은 부분 마음먹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부부 비자금 만들기·관리 요지경

    부부 비자금 만들기·관리 요지경

    대형 비리사건의 배후로 어김없이 등장하는 ‘비자금’. 거물급 인사들을 숨죽이게 만드는 비자금도 가정 경제학의 관점에서는 갑작스러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존재다. 맞벌이하는 젊은 세대일수록 비자금은 비밀 아닌 비밀. 한 지붕 아래서 ‘딴 주머니’를 찬 남과 여의 비자금에 얽힌 사랑과 갈등을 소개한다. ●아내의 비자금은 ‘행복기금’ 여성들은 비자금 만큼 심리적 안정을 주는 존재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디자인 일을 하는 2년차 주부 윤모(32)씨. 지난해 6월 남편 몰래 비밀 통장을 만들었다. 윤씨는 한달에 20만원씩 붓는 이 통장에 ‘자아 발전기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물론, 남편에게 미안함도 없지 않다. 부부의 맞벌이 수입 450만원을 관리하는 사람은 아내. 만기가 되기 전에는 깰 수 없는 적금 통장만 5개로 한달에 350만원 이상을 저축한다. 윤씨에게 비자금은 일종의 숨구멍. 그는 “남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친정에 용돈도 드리고 여행이나 자기계발비로 쓰고 싶어 모은다.”고 말했다. “당신 돈 좀 없어?”“내가 돈이 어디 있어요. 당신 월급으로는 살기에도 빠듯한데…”결혼 3년차 주부 김모(35)씨는 남편에게 “10원 한 푼 없다.”는 엄살을 부린다. 김씨는 그러나 장롱 속 깊이 숨겨둔 통장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남편 몰래 만든 비자금이 3000만원. 결혼 전부터 모은 돈을 불려 나가다보니 큰 돈이 됐다. 김씨는 요즘 남편에게 비자금을 고백하고 매달 갚는 주택 융자금을 한꺼번에 갚을지 아니면 비밀을 유지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친구들은 “손에 쥐고 있어야 진짜 돈”이라면서 “남편이 괜한 오해만 할 테니 무덤까지 비밀로 하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알뜰 주부의 건전 비자금의 이면에는 일부의 성형수술이나 쇼핑 중독증 해소를 위한 비자금도 있다. ●남편 “품위유지 이해하라” 남성들은 ‘최소한의 품위 유지’를 위해 비자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IT업체에 다니는 결혼 3년차 문모(33)씨는 2년전부터 5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아내는 아직까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초기에는 카드 현금서비스를 활용했지만 만만찮은 이자 부담에 대출 방식으로 바꿨다. 액수가 커지면 문씨는 아르바이트도 한다. 설문조사의 패널 참석부터 파워포인트 작업 등 컴퓨터를 활용한 비교적 손쉬운 일이다. 문씨의 한달 용돈은 30만원. 그는 “용돈이 모자라 10만∼20만원은 적자를 본다.”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자리 등 인간관계에 필요한 비용이지만 아내에게 말해봐야 바가지만 긁어 마련한 자구책”이라고 토로했다. 대기업 직원인 김모(35)씨는 출장비 활용형. 국내외 출장비를 아껴 쌈짓돈을 마련하고 있다. 김씨는 “직장 생활하는 유부남 중 비자금이 없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단언했다. 김씨는 “들키면 아내에게 빼앗길 게 뻔해 회사에 두고 있다.”면서 “술만 먹는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아내의 생일 선물도 비자금으로 챙긴다.”고 말했다. ●차명계좌 동원…거액 비자금은 부부 싸움 원인 공개된 돈은 더 이상 비자금이 아니다. 부부 모두 자신의 비자금을 숨기지만 내가 모르는 돈을 배우자가 갖고 있음을 아는 순간 서운함도 크다. 특히, 비자금 액수가 클수록 갈등이나 불화도 깊어진다. 이쯤되면 부부싸움은 신뢰의 문제로 확전되게 마련이다. 주부 박모(42)씨의 비자금은 1500만원. 박씨는 아예 통장도 친정 어머니의 명의로 만들어 친정에 보관하고 있다. 박씨는 “남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차명계좌라는 묘안을 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씨는 “그렇지만 나 몰래 남편이 따로 숨겨둔 돈이 있다면 섭섭할 것”이라고 이중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혼 5년차 강모(37)씨는 자신도 모르게 2000만원을 감춰놓은 아내에게 ‘독한 사람’이라며 좀처럼 서운함을 풀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여태까지 감쪽같이 속은 데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한 인터넷 게시판에 토로했다. ●소심한 남자 VS 통 큰 여자 뜻밖에 여성의 비자금 규모는 남성의 그것보다 3배 이상 크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 이후 비자금 조성 계획’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120명 가운데 37.5%는 2100만원 이상의 비자금을 만들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남성은 106명 가운데 38.7%가 각각 100만∼500만원,600만∼1000만원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성의 평균 비자금은 817만원, 여성은 2465만원이다. ‘비자금을 만드는 이유’는 남녀 모두 ‘심리적 안정감’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비자금을 만들지 않겠다고 응답한 여성은 1명도 없었고,‘불의의 사고에 대비한다’는 여성이 가장 많았다.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남성은 용돈절약, 여성은 월급이나 보너스에서 일부를 따로 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자금의 존재에 부정적이었다. 가족학 박사인 이창숙 경희가족상담연구소 상담위원은 “비자금은 갈등이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배우자에게 공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홍숙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상담위원은 “소액이라면 가정생활의 윤활유로 이용될 수 있지만 용도를 밝힐 수 없거나 큰 액수의 비자금은 아무래도 부부 사이의 신뢰를 깨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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