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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가피·녹용서 새 성장촉진물질 추출”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한찬규 박사와 하이키한의원 공동연구팀이 오가피와 천마, 녹용 등 한약재에서 새로운 성장 촉진물질(KI-180)을 찾아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 약재는 동의보감에도 성장과 발육을 돕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연구팀은 이 추출물을 사료에 첨가해 시험용 쥐에게 3주간 먹인 뒤 일반 사료만 먹인 그룹과 비교한 결과 동물의 성장·발육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 ‘IGF-1’과 ‘IGFBP-3’의 수치가 각각 20%,1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골형성 능력과 뼈 성장지수를 나타내는 단백질(ALP) 농도는 10∼15% 가량 증가했으며, 체중과 대퇴골 무게도 일반 사료만 먹인 그룹에 비해 각각 11.4%,12%가 증가한 반면 독성시험 결과 유의한 독성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하이키한의원 측은 1년에 키가 4㎝ 미만으로 자라는 성장장애 어린이들에게 이 생약물질을 처방해 복용하도록 한 결과 사춘기 이전의 경우는 연평균 남녀 각 8㎝,7.2㎝가, 사춘기 연령의 남녀는 각 9.2㎝,8㎝가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이 물질에 대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임상실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박사는 “이 물질은 성장발육에는 일정한 효과를 냈지만 사춘기의 성호르몬 분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등 특이한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빈혈약EPO 뇌출혈에도 효과

    몸 속의 적혈구 생성 촉진인자인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이 뇌출혈에 의한 뇌손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신동인·김만호 교수팀은 뇌출혈을 일으킨 쥐를 대상으로 EPO를 투여한 결과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쥐에 비해 출혈 크기가 절반으로 줄었으며 뇌 위축도 적었다고 최근 밝혔다.EPO의 뇌출혈 치료효과가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연구팀은 최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제57회 미국신경과학회에서 이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뇌출혈은 국내 전체 뇌졸중의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 효과가 입증된 약물이 없으며 수술도 비수술적 치료에 비해 장점이 많지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최근 학계에서는 뇌졸중 때문에 손상을 받거나 받을 수 있는 세포를 보호하고, 죽는 세포의 수를 줄임으로써 환자의 기능적 회복을 촉진하는 뇌보호물질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한 EPO는 주로 신부전증과 만성 빈혈·항암치료 보조제 등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최근 연구에서는 신체의 여러 장기에서 조직보호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신경세포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EPO가 저산소증, 허혈, 외상, 염증 등에 의한 세포 손상을 줄이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뇌출혈 1주 후부터 실험을 끝낸 5주까지 실험쥐의 신경학적 증상이 빠르게 호전됐으며 세포의 죽음과 염증을 나타내는 지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신동민 연구원은 “EPO는 이미 오래 전부터 빈혈환자를 대상으로 이용되면서 안전성을 입증받은 약물”이라며 “이 약물이 뇌 세포를 보호하고 기능적 회복을 돕는 새로운 치료약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한국에서 일어나는 생명공학혁명

    서울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핵을 제거한 난자에 환자의 체세포를 옮겨 난치병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실로 한국 생명공학 기술이 세계 정상급임을 거듭 입증한 것이다. 국제 과학계와 외국 언론들은 이를 18∼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한 21세기 생명공학의 혁명으로 평가할 정도다. 장기이식 등 임상치료에 활용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줄기세포 연구를 20년 가까이 앞당김으로써 척수마비·당뇨병·백혈병 등 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인류사에 길이 남을 대업적이다. 선진국의 연구경쟁이 치열하나 일각에서는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생명의 존엄성을 간과한 것이며, 인간 배아복제 연구에 따른 윤리적 부작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번 연구도 많은 국가에서 법으로 금지하는 분야이며,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의 승인을 받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원자력이 인류의 이기(利器)가 아닌 가공할 핵무기로 사용될 줄 아무도 몰랐듯, 과학발명이나 발전은 양면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연구 결과물을 악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미리 잘못된 용도를 상정해서 과학자의 연구를 봉쇄하는 것도 인류 발전에는 도움되지 않는 일이다. 생명윤리의 첨예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의 연구결과를 폄훼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그런 점 때문이다. 연구를 지속하고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말되, 윤리 측면의 제도적 장치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더욱 빛날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줄기세포 분야는 향후 5∼10년 안에 300조원에 이르는 세계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돼 경제 측면도 중요하다. 생명공학 분야의 기술 선점을 발판으로 21세기 변혁의 주도권을 한국이 쥐어야 할 것이다.
  • [내 인생의 등대] 현동훈 서대문구청장

    [내 인생의 등대] 현동훈 서대문구청장

    현동훈(47) 서대문구청장은 아버지 현광조(72)씨의 ‘눈망울’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산다.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잠자는 시간보다 만화책 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동네 형들과 어울리면서 나쁜 짓도 해봤다. 급기야는 학교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만화방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런 생활을 보내길 6개월.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아버지가 만화가게에 들이닥친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을 집에 끌고가 회초리로 삼을 사과 궤짝의 판때기를 뜯어 옆에 두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아들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기만 했다.‘왜 안때리실까.’하는 조마조마하는 마음에 10여분이 흐른 뒤 아버지는 조용히 나갔다.“아마 때렸으면 만화책을 더 열심히 봤을걸요. 하지만 아버지의 그때 눈망울이 아직도 선해요. 학창시절에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나오는 영화 ‘부메랑’을 보니까 아버지 눈망울의 의미를 알겠더군요.” 영화 ‘부메랑’에서 알랭 들롱은 왕년에 잘나갔던 폭력배였다. 아들 역시 폭력배로 경찰을 죽인 대가로 감옥에 간다. 아들은 면회온 알랭 들롱에게 ‘감옥에서 아버지 부하를 통해 아버지의 무용담을 들었다.’면서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알랭 들롱은 면회소에서 아무 말 없이 아들을 물끄러미 쳐다 봅니다. 이 장면이 화면에 꽉 차게 오랫동안 나올 때 울컥 하더군요. 마치 초등학교 때 봤던 우리 아버지의 눈과도 같았죠.‘아들이 잘 되길 바라는데 왜 그럴까.’하는 안타까움과 속상함이 섞인 눈빛이죠.” 현 구청장은 이후 아버지의 눈망울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많이 다스렸다. 방황을 일찍(?) 겪은 탓인지 현 구청장은 줄곧 모범생으로 지냈다. 술·담배도 대학교에 와서야 아버지에게 직접 배웠다. 아버지는 현 구청장이 대학 졸업 후 사법고시에 미끄러졌을 때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집안이 기울어진 상황에서 3남3녀의 장남인 현 구청장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런데도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아들의 눈을 바라보며 용돈을 꼭 쥐어주곤 했다. 현 구청장의 아버지는 현재 제주도에서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고희(古稀)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렌터카를 닦고 직원들을 맞이한다. 현 구청장은 “나이가 들어도 아버지의 눈망울만큼은 인생의 어려운 순간마다 사과 궤짝의 판때기보다도 더 따끔한 회초리가 된다.”면서 “앞으로의 공직 생활에서도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찬호! ‘마그누스 효과’ 알면 백전백승

    찬호! ‘마그누스 효과’ 알면 백전백승

    운동경기에 활용되는 공의 특색있는 모습 속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다. 만약 야구공의 표면이 매끄럽다면 160㎞대의 강속구와 춤을 추는 듯한 변화구도 없었을 것이고, 배드민턴에서 셔틀콕의 모양이 다르다면 순간 최고 시속 260㎞에 달하는 셔틀콕을 주고받기 위해 축구장 넓이만한 경기장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각종 공의 신비를 벗겨본다. ●빠른 직구 투수들 “공기야 저항해다오” 야구공은 코르크나 고무로 된 작은 심에 약 280m에 달하는 실을 감은 뒤 8자 모양의 말가죽 또는 쇠가죽 두 장을 굵은 실로 108번 꿰매 만든다. 야구공은 원 모양의 가죽 두 장을 서로 꿰매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럴 경우 꿰맨 부분이 만두처럼 주름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공 표면에 실을 꿰맨 자국인 실밥(솔기)은 투수가 빠른 공이나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게 한다. 공기의 저항이 클수록 공의 속도나 움직임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밥은 이와 정반대의 현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야구공이 공기를 통과하면 공 앞쪽은 압력이 커지는 반면 뒤쪽은 작아진다. 이같은 압력차에 의해 공 주변에는 공의 진행을 방해하는 얇은 공기막이 형성된다. 그러나 공의 실밥이 회전하면서 공기막을 깨뜨리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공은 오히려 더욱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 따라서 빠른 직구를 던지는 투수들은 공기의 저항을 더 많이 받고 공의 회전력을 높이려고 실밥과 손가락의 방향이 직각이 되도록 공을 잡는다. 공의 회전이 거의 없는 너클볼이 직구에 비해 느린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변화구 역시도 마찬가지다. 투수가 공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력을 줄 경우 공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진다. 이는 공의 회전 방향과 공기가 흐르는 방향이 반대인 공의 오른쪽은 마찰이 생겨 압력이 증가하며, 공의 회전과 공기의 흐름이 일치하는 공의 왼쪽은 공기 흐름이 빨라져 압력이 감소한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이순호 박사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체를 밀어내는 힘을 발휘하는 ‘마그누스 효과’ 때문에 야구공의 진행 방향이 바뀌게 된다.”면서 “공기의 흐름이 없다면 160㎞대의 강속구도, 춤을 추는 듯한 변화구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프공 작은 홈들이 비거리 높여 이같은 마그누스 효과는 골프에서도 일어나며, 골프공 표면에 있는 작은 홈인 딤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골퍼는 공의 밑부분을 때리기 때문에 공은 역회전하며 날아간다. 이에 따라 역회전하는 골프공의 아래쪽 공기는 마찰 때문에 압력이 증가하고 위쪽 공기는 상대적으로 압력이 작아져 공은 위로 밀어올려진다. 딤플은 야구공의 실밥처럼 마찰과 압력을 증가시켜 공의 비거리 및 체공시간을 늘어나게 한다. 이 때문에 골프공에 딤플이 없다면 비거리는 20% 가량 감소하게 된다. 이 박사는 “마그누스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공의 회전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이는 스윙 속도가 빠른 프로골퍼보다 아마추어골퍼에게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타이거 우즈 같은 프로골퍼의 경우 처음에는 공의 속도가 빨라 마그누스 효과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일직선으로 날아간다. 그러나 공의 속도가 떨어지는 순간 이 효과가 나타나 공이 높게 떠오르는 ‘2단 도약’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축구에서도 마그누스 효과를 이용, 공격수들은 수비수와 골키퍼를 속이기 위해 공을 휘어차는 이른바 ‘바나나킥’을 할 수 있다. 특히 공을 강하게 차면 찰수록 공 주변에 형성되는 공기막은 얇아지고 마찰력이 줄어들어 ‘난류 상태’가 되기 때문에 직선으로 날아가던 공이 갑자기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브라질 출신 축구선수 로베르토 카를로스가 엉뚱한 방향으로 찬 시속 150㎞의 공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나 영국의 데이비드 베컴이 ‘프리킥의 마술사’라 불리는 이유도 과학의 원리를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구,‘새 공 줄게, 헌 공 다오’ 농구공 표면에 울퉁불퉁한 돌기는 선수들이 드리블할 때 손바닥과 공이 닿는 면적을 줄여 미끄러지는 현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새 공은 유분이 남아 있어 손에 땀이 날 경우 더욱 미끄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농구는 구기종목에서 거의 유일하게 새 공이 아닌 헌 공을 사용한다. KBL(한국농구연맹) 관계자는 “공식경기에서 어떤 공을 사용해야 한다는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면서 “다만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프로농구의 경우 연고팀이 제공하는 연습용 공 16개 가운데 원정팀이 2개를 고르며 선택권은 보통 원정팀 가드나 슈터가 갖는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와 ‘전주 KCC 이지스’가 경기를 치를 경우 인천이 원정팀이면 이 팀의 슈터인 문경은 선수가, 전주가 원정팀이면 조성원 선수가 경기에 사용할 공의 선택권을 쥐고 있다. 또 셔틀콕은 주로 거위와 오리, 닭 등 조류의 깃털을 이용한다. 특히 고급 셔틀콕은 거위의 오른쪽 또는 왼쪽 날개 등 한방향으로 된 깃털만을 엮어 만든다. 이 때문에 셔틀콕에 적당한 회전력이 주어지면 멀리 날아가지만, 강한 회전이 걸리면 오히려 가까운 곳에 떨어진다. 이 박사는 “셔틀콕은 구조상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으며 강한 회전력은 저항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서 “따라서 깃털 방향과 회전 방향이 일치하면 빠르게 날아가다, 역방향이면 천천히 날아가다 각각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셔틀콕에 사용되는 거위 깃털 수는 모두 16개. 그러나 거위의 양날개 깃털은 모두 합해봐야 14개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셔틀콕 하나를 만드는데 거위 3마리가, 보통 40개의 셔틀콕을 사용하는 한 경기를 마치기 위해서는 60마리 정도의 거위가 필요한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홀로 色氣’ 없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독신은 아직도 이 사회에서는 마이너리그에 속한다. 물론 요즘은 독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통기간 지난 빵이나 떨이로도 안 팔린 고등어 취급을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신에 대한 편견과 억압은 건재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 중 하나가 독신의 성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울 것이라는 인식이다. 내 주변의 많은 독신들은 끊임없이 사랑과 섹스를 갈구하지만 파트너를 만나 즐거운 성생활을 구가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30대의 커리어우먼들은 대개 자아의식이 발달하여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보니 수컷(?)을 찾는데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사랑과 섹스를 분리하지 않고 사랑의 조건이 충분해야(결혼 가능성을 포함하여) ‘섹스’라는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발급대상자가 웬만해서 나타나지 않는다는 현실에 있다. 한편 30대 독신남성의 경우는 결혼보다는 사랑과 섹스가 우선이고 사랑이 안 되면 섹스라도 해결하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한 듯 보인다. 그런데 ‘필’이 꽂히는 상대를 만나 작업(?)을 하다가 저쪽에서 결혼운운하면 머리에 ‘쥐’가 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내가 아는 여자가 큐피드 화살을 맞은 듯 목소리와 얼굴에 윤기가 돌기 시작했다.‘방년’ 45세의 ‘첫솔’(결혼 경력이 없는 솔로)로 외모는 평범하고 여성적이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그녀의 숨막히게 하는 사랑 때문에 남자들이 도망을 간다는 것이다. 먹이를 들고 유인하는 ‘그레코로만형’ 타입이라고 보여진다. 실제로 그녀는 남자에 대한 관심도 많고 맘에 드는 상대에게는 은근히 사인을 보내놓고도 막상 상대가 ‘한번 하자!’고 하면 “어머머! 사람 어떻게 보시는 거예요? 무슨 매너가 그래요!”라고 펄펄 뛴다고 한다. 남자들 표현으로 ‘꼭지 돌게 만드는 여자’인 셈이다. 그녀가 입버릇처럼 하는 멘트가 “정신적 사랑이 없는 섹스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신적 사랑만 있으면 그것이 전부일까? 아니 우리가 무슨 귀신도 아닌데…. 물론 육체적 쾌락에 빠지는 것도 ‘푸줏간 사랑’(중세 서양에서는 홍등가를 고깃집으로 묘사하였다.)일 뿐이다. 나는 그녀가 늘 정서적 불안과 상실감을 껴안고 흔들리며 사는 것이 사랑보다도 섹스의 결핍 때문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한편 나의 오랜 친구 중 40대 독신남자들은 ‘첫솔’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이들은 풍상의 세월 속에서 ‘독신’(獨神)의 경지에 올랐는지 중성적으로 변해 버린 듯하다. 정말로 늑대도 이빨 빠지면 애완동물 된다더니…. 우정의 차원에서 요즘 성생활 잘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씰데없는 소리말고 술이나 먹자!’고 해서 위로주 마셔주다 속 아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그 중에는 왕성한 성생활을 자랑하는 친구도 있지만 그의 얼굴을 보면 별로 신빙성이 없는 것 같다. 얼굴색은 거무튀튀하고 윤기와 물기가 없으며 피부가 우둘투둘한 것이 한 3년된 약용 귤껍질과 같기 때문이다. 여자와 남자가 눈을 맞추는 일도 시력이 좋은 시절에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독신의 성(性)은 그 삶만큼이나 외롭고 폐쇄적이며 자유롭지 않은 것이 다수의 현실이다.
  • 주행사고·리콜사태…도요타 ‘불패신화’ 흔들

    |도쿄 이춘규특파원|‘잘 나가던’ 도요타 자동차에 제동이 걸렸다. 도요타 자동차 신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가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문제로 주행중 돌연정지하는 사례가 늘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도요타 미국법인이 픽업 트럭과 유틸리티차량(SUV) 79만여대를 리콜한다고도 발표, 잇따른 악재가 과연 도요타 신화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미국에서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잇달아 주행중 돌연정지하는 사태가 발생, 회사측이 원인규명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도요타측은 “리콜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환경문제를 최소화한 하이브리드차의 주력 차종인 프리우스가 세계전략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향후 도요타의 판매에 영향을 줄지 염려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 결함을 보이는 모델은 2004년과 2005년 출시된 차량이다. 도요타측도 “지난해 출시된 프리우스 2만 3900대에서 컴퓨터 시스템의 프로그래밍 에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돌연정지와 관련해 모두 13건이 보고됐지만 인명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프리우스는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들어서만 3만 4200대가 팔렸고, 구매자들은 대기자 명단에 올라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정도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개발한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성과 안전성을 강점으로 한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차의 이 ‘안전’ 이미지가 손상당할 경우 가솔린차에 비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아울러 도요타의 미국법인은 17일(현지시간) 전륜 서스펜션(완충장치) 결함으로 79만여대의 픽업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리콜한다고 밝혔다. 미국법인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리콜이다. 리콜 대상에는 2001∼2004년식 타코마 30만대,2001∼2002년식 4러너 10만대,2002∼2004년식 툰드라와 세쿼이어 등이 포함돼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도요타는 제조 과정에서 전륜 서스펜션 부품 가운데 일부에 문제가 생겨 마모되거나 분리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품이 과도하게 마모되거나 느슨해지면 핸들 조작이 힘들어진다. 첸 밍주 도요타 대변인은 지금까지 이번 서스펜션 결함과 관련해 6건의 사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문제로 인한 사고나 부상자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캐나다·일본·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이번에 결함이 확인된 모델에 대한 리콜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은행들 ‘위안貨 골머리’

    은행들 ‘위안貨 골머리’

    시중은행들이 평가절상이 임박한 위안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화 암거래시장에서 위안화 품귀현상이 빚어진다는 소식에 일부 은행고객들도 “위안화를 대량 매입할 수 없느냐.”고 문의해 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22만여명에 이르는 조선족동포 등 화교권 외국인 노동자들은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의 돈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 이들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위안화 투자 위험해요” 개인환전상이 밀집한 서울 남대문시장 주변에는 요즘 위안화를 찾아 볼 수 없다. 위안화 보유자들이 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환전상 이모(50)씨는 “올초까지만 해도 하루에 50만∼100만위안씩 거래했는데 요즘에는 팔겠다는 사람은 없고, 사겠다는 사람만 많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은행고객들도 덩달아 시중은행을 찾아 위안화 매입을 문의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바꾸겠다는 고객도 있다.”면서 “이들을 설득하느라 외환담당 직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투자는 전혀 매력이 없을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라고 충고하고 있다. 평가절상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달러나 엔화처럼 은행간 거래를 통한 외환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너무나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아직 투자가치가 있는 화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유통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환전수수료가 비싸 자칫 손해볼 수도 있다. 실제로 17일 1위안을 살 때는 127.57원을 내야 하고,1위안을 팔면 110.57원만 받을 수 있어 차액(스프레드)이 17원이나 된다. 외환은행 환율연구소 관계자는 “비록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국내의 위안화 보유자는 절상 효과를 거의 볼 수 없다.”면서 “환전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송금 안심하세요” 중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밀집한 서울 구로동이나 영등포구 대림동, 경기도 안산 파주 문산 등의 시중은행 지점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위안화 절상 불안감을 해소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국에서 받은 월급의 90% 이상을 달러로 바꿔 중국에 송금해온 이들은 위안화가 절상되면 결국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이전보다 훨씬 적은 액수의 돈을 쥐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로부터 환전수수료를 받아 짭짤한 재미를 봐온 지역 은행지점들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상담을 부쩍 강화했다. 외환은행은 대림동 지점에 중국교포 출신 은행원을 배치해 상담하고 있다.25개의 외국인 노동자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본점에서 고용한 중국인 은행원들을 가동해 노동자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은행들은 주로 위안화의 평가절상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데다 이미 상당부분 절상 효과가 시장에 반영됐고, 중국 현지의 달러화 선호 현상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도 불안하면 일단 송금을 서두를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노동자들이 느끼는 불안은 지극히 막연한 것”이라면서 “고객보호 차원에서 이들에게 다양한 환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프로야구 2005] 김명제, 3만 부산갈매기 잠재우다

    올시즌 프로야구 흥행의 키를 쥐고 있는 ‘돌풍의 팀’ 두산-롯데의 격돌에서 ‘슈퍼루키’ 김명제가 최고의 피칭을 뽐낸 두산이 웃었다. 삼성은 시즌 첫 선발타자 전원타점·득점(통산 4번째)의 대기록을 작성하며 현대를 제치고 선두를 고수했다. 두산은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5프로야구 원정경기에서 고졸신인 김명제의 혼신의 역투에 힘입어 롯데를 8-2로 꺾었다. 이로써 두산은 초반 최대 난관으로 여겨졌던 삼성과의 주중 3연전에 이은 ‘경부선 원정시리즈’를 3승3패로 선방, 선두권 돌풍이 일회성이 아님을 입증했다. 선발 김명제는 148㎞의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7이닝 동안 5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3승째를 거뒀다. 특히 볼넷을 단 1개도 내주지 않을 만큼 완벽한 제구력을 뽐내 올들어 4번째로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부산갈매기’들의 함성을 잠재워 버렸다. 두산 타선이 먼저 폭발했다.2회초 안경현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를 훔쳐 최근 제구력 난조를 겪고 있는 롯데 염종석을 흔들었다. 홍성흔이 내야땅볼로 아웃되면서 그대로 끝나는 듯했지만, 김창희가 몸에 맞는 볼로 불씨를 살린 뒤 연속3안타로 4점을 뽑아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한 기아는 잠실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스리런홈런 두 방을 포함,7타점을 몰아친 손지환과 리오스의 호투로 6연승을 달리던 LG를 9-2로 눌렀다. 기아는 3회 1,3루에서 장성호의 타구를 현대 수비진이 더듬는 사이 ‘어부지리’ 선취점을 올렸다. 계속되는 2사 1,2루에서 ‘히어로’ 손지환이 진필중의 3구를 끌어당겨 스리런 홈런을 뿜어냈다.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던 손지환에게 또 한번 찬스가 왔다.7회 마해영과 이재주의 안타로 만든 1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손지환은 바뀐 투수 류택현의 2구째를 놓치지 않았고, 공은 좌측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120m짜리 쐐기 3점포가 됐다. 삼성은 수원구장에서 현대 투수 5명을 상대로 장단 15안타와 6개의 사사구를 숨쉴틈 없이 몰아쳐 13-5로 대승을 거뒀다. 삼성 선발 바르가스(6승2패)는 5이닝 5실점을 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손민한과 함께 다승 공동1위에 올라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개성·뉴욕 채널 가동] 남북·북미 핵위기 해소 대화 ‘물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는 어떤 상관 관계를 갖는 것일까? 남북이 16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차관급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데 이어 북·미 간에도 ‘뉴욕 채널’을 통한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는 등 북한 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간 상승효과 기대”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나쁘지 않은 흐름”이라면서 “플러스 효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의 동시 진행이 “서로 상충되거나 깎아먹는 식의 효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긍정적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지나친 과잉 해석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남북대화는 비료지원 ▲북·미대화는 6자회담 재개라는 두가지의 성격이 다른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특히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비료만 받고 핵 문제는 논의하지 않는 ‘먹고 튀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제로섬? 반면 워싱턴의 다른 소식통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신호가 아닐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남북한과 미국은 전형적인 ‘3각 관계’로 ▲김대중 정부 시절처럼 남북관계가 좋으면 북·미관계(한·미관계)가 나빴고 ▲북·미관계가 상대적으로 괜찮았을 때는 남북관계(한·미관계)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초기에 일부에서는 “북·미간에 직접 대화가 이뤄진다면, 한국 정부가 거기서 소외돼도 좋다.”는 식의 주장까지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90년대 초 1차 북한 핵 위기 당시 제네바 합의 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경수로 건설비만 떠안았던 한국 정부가 또다시 그같은 치욕을 되풀이한다면 여론의 분노를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남북관계는 북한이, 북·미관계는 미국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말해 한국 정부의 입지가 매우 취약함을 시사했다. 16일부터 열리는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비료 제공 등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약속할 경우 한·미관계가 악화될 수 있고, 그것이 다시 북·미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유연한 입장은 우리측 요청 따른 것” 미 국무부의 동아태국 당국자와 북한 유엔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가 전화로 대화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14일자 보도에 대해 국무부측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접촉 사실을 한국 정부 당국자가 확인했고, 국무부측도 앞서 ‘뉴욕 채널’을 이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북·미간 접촉은 앞으로도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난해말 이후 중단했던 북한과의 뉴욕채널을 통한 접촉을 재개하는 등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북한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을 바꾸기는 어렵더라도 긍정적 조짐이 보이면 긍정적으로 화답해 달라.”는 우리측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청바지를 걸친 중세 / 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사이보그가 인간·동물·기계 사이의 크로스오버와 경계 해체에 관한 은유라고 한다면,‘서유기’에는 온갖 사이보그들이 넘쳐난다. 손오공은 돌에서 태어난 원숭이다. 저팔계는 돼지의 태를 빌려 태어난 존재다. 사오정은 물고기의 변형태다. 이제 ‘서유기’의 허구는 현대의 유전공학으로 현실이 되고 있다. 중세의 연금술처럼, 현대의 유전공학은 낯선 혼종(混種)을 발명한다. 생쥐와 돼지와 원숭이와 물고기가 인간과 합체 변신한다. 실험실의 온코마우스는 암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한다. 무균 복제돼지의 췌장은 당뇨병을 해결해 줌으로써 인간수명을 연장시킨다. 가자미 유전자를 이식받은 토마토가 부패의 시간을 늦춘 지는 오래다. 어떤 토마토는 썩지 않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로장생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금 현재로서는 교황처럼 특정한 사람만이 여든을 넘겨도 세계의 영적 지도자가 될 수 있지만, 미래에는 여든을 넘긴 보통사람들도 치매 걱정은커녕 젊음과 건강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부심은 한민족 혈통 순결주의, 혹은 혈통 근본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호주제 폐지가 그처럼 힘들었던 것도 ‘근본’을 알아야 한다는 윤리적 강박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상징적으로 해석하자면 쥐와 돼지와 원숭이의 유전자와 뒤섞인 ‘쥐인간’‘돼지인간’‘원숭이인간’은 인간혈통 순결주의를 조롱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호주제 폐지 때와는 달리 유전과학의 상징적인 조롱에는 유림도 그다지 분개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서유기’의 세계가 우리 상상 속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여자들 탓으로 돌릴 수 없었기 때문일까? 유전공학은 21세기 최대 유망 산업이 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 프로젝트는 향후 10∼15년 이내에 IT 산업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이 돼 전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들을 한다. 그렇다면 누군들 사이버 세계의 도래를 환영하지 않겠는가. 생명윤리 분야에서 저항이 있다고 한들, 국가가 적극적으로 합법화하면 그만이다. 자본의 윤리는 이윤추구이고 국가의 윤리는 그것에 봉사함으로써 국민을 먹여 살리는 데 있다고들 하지 않는가.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필수적인 난자의 문제는 어디로 갔을까. 여성이 자신의 난자를 개인적으로 사고파는 행위는 의료법상 불법이다. 동일한 행위를 했음에도 난자를 기증하는 것은 합법이자 선행이다. 그것은 성매매도 마찬가지다. 돈으로 거래되지 않는 사랑의 행위는 숭고하지만, 돈이 오가면 범죄 행위가 된다. 여기서 판단 기준은 돈의 교환 유무와 국가의 인정이다. 국가가 ‘인정’하면 합법이고,‘인정’하지 않으면 불법이다. 여성의 난자가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실험실에 이용되는 것을 국가는 적극적으로 인정한다. 그렇다면 여성의 몸은 자기만의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 국가권력이 관장하는 정치적인 공간이다. 배아를 만드는 과정은 여성이 헤아릴 수도 없이 여러 번 난자를 제공해야만 가능해진다. 질병치료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2003년 10월7일)되었다지만 이 법안이 말하는 생명존엄은 잠재적 생명체로서 배아의 인권을 뜻하는 것이지 도구화되는 여성의 건강과 인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민주적’이라는 것은 돈이라는 물신에 기대어 모든 가치를 ‘평등하게’ 환산하기 때문이다. 그런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정한 것’은 돈으로 환산되는 것이 불법이자 악이고,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것이 윤리적이고 선이라고 한다면, 자본주의 자체가 범죄적 구성물이 된다. 자본주의 사회가 자신의 아이로니컬한 미덕을 위해 돈으로 환산되지 않도록 묶어놓은 윤리적이자 ‘중세적인’ 영역은 흔히 여성적인 것으로 상징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리 현란한 사이버 세상을 살아가더라도 중세적인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한다. 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 이남순 노총前위원장 소환 검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오세인)는 12일 오전 자진 출석한 최양규(56) 택시노련 사무처장에 대해 밤샘조사를 벌였다. 최씨는 택시노련에서 관리 중이던 회관 건립기금 40억원을 서울 대치동의 한 상가 리모델링에 투자해 주는 대가로 시행사인 T개발 김모(58·구속) 대표로부터 1억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씨의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2003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중앙근로자복지센터 건립 때 이남순 전 위원장 등 한국노총 전 고위간부 3명이 정부 지원금 334억원 중 일부를 개인용도 등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권오만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 노총 관계자 2명에 대한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권씨에 대해서는 드러난 혐의 외에도 택시노련 기금 운용과정에서의 다른 비리들에 대한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김준석기자 sunstory@seoul.co.kr
  • [시론] 더불어 사는 역사/허동현 경희대 사학 교수

    [시론] 더불어 사는 역사/허동현 경희대 사학 교수

    아이의 이름자에 지은이의 바람이 담겨있듯, 역사용어에도 사가(史家)들의 지향이 실려 있다. 그때 거기를 산 이들의 삶을 어떻게 기억하는가는 오늘 여기를 사는 이들이 바라는 내일이 어떠한지를 알려주는 시금석이다. 태평양전쟁과 대동아전쟁. 침략의 과거사를 성찰하는 이들과 분칠하는 이들이 기억하는 군국주의 일본의 모습은 너무도 다르다. 동아시아에 대한 침략을 백인종 제국주의에 맞서 황인종의 번영을 지키려던 방어 전쟁이었다고 기억한다면 앞으로도 그들은 과거의 잘못을 스스럼없이 되풀이할 터. 요즘 한참 일본의 역사왜곡을 둘러싸고 국제전과 내전의 포연이 가득한 이유는 침략의 과거사를 영광의 역사로 미화하는 교과서가 결과할 미래상에 대한 동아시아와 일본의 시민사회가 품는 우려 때문이다. 역사 기억을 둘러싼 전쟁은 더 이상 남의 집에 난 불이 아니다. 군국 일본의 지배하에 있던 시절에 대한 우리의 역사 기억도 합쳐지지 않는 평행선을 달린다. 한 세기 전 이 땅의 사람들은 국민국가의 시대를 맞아 국민으로 진화하지 못하고 일본 제국의 식민지 국민이자 천황의 신민(臣民)으로 전락하였다.1919년 3·1운동 이후 그들은 아직 생기지 않은 나라의 모습을 놓고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민족독립운동과 민족 해방운동. 역사가가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어느 쪽을 꿈꾸느냐에 따라 역사책에 다른 이름이 올라간다. 민족과 민중을 내세워 어느 쪽이 역사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 정당한가를 다툰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냉전시대의 이분법적 역사용어는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다. 그시대를 산 이들의 머릿속에는 제방에 난 구멍을 고사리 손으로 막아 마을을 구한 네덜란드 소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1994년 국민교육헌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전까지 이 땅의 사람들은 민족의 중흥을 위해 살아야 했다. 전체의 이름으로 낱낱의 희생을 강요하던 시절 국가가 국민을 동원하기 위해 만든 신화일 뿐 아이의 손바닥 하나로 둑에 난 구멍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나 이에 맞서 민중의 이름으로 새 세상을 꿈꾼 이들의 눈에도 개인은 비치지 않았다. 민족과 민중 같은 거대담론이 횡행할 때 개인은 없다. 그때를 산 여성들은 남성보다 큰 희생을 강요받았다. 국가권력과 가부장권 두 개의 족쇄가 여성을 속박했다. 현모양처라는 말이 웅변하듯 여성은 민족과 민중의 이름으로 남성에 봉사하는 도구일 뿐이었다.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이다. 역사가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이라면, 오늘 우리의 지향이 썩지 않게 하는 성찰의 기억으로 역사는 쉼 없이 다시 쓰여야 한다. 자본가와 노동자, 도시민과 농민, 남성과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 시민권자와 이주노동자. 생각과 지향과 이해를 달리 하는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다원화된 시민사회를 우리는 꿈꾼다. 아울러 우리에게는 남의 국민과 북의 인민으로 갈라섰던 민족이 다시 하나되는 남북통일을 위한 역사 기억의 화해도 필요하다. 남의 잘못을 나무라기 위해서는 내 결함도 살펴야 하는 법. 반면교사로서 일본의 역사 왜곡을 보면서 우리도 타자와의 공존을 위해, 저항민족주의에서 기인하는 배타성과 우월의식 같은 우리 안의 특수를 어떻게 남의 눈을 감당할 수 있는 일반적인 문제로 환원시킬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만 함도 절감한다. 오늘은 이데올로기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시대에 자신들이 상상하는 세상에 정당성을 주기 위해 연역적으로 만들어진 도식적 역사서술에서 벗어나 타자와 더불어 살기를 이야기하는 시민의 눈으로 본 역사책이 더 없이 필요한 때이다. 허동현 경희대 사학 교수
  • [스포츠 라운지] 16세 최연소 양궁국가대표 이특영

    [스포츠 라운지] 16세 최연소 양궁국가대표 이특영

    새벽 5시 50분. 자꾸만 감기는 눈을 몇번이나 비벼보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도 보지만 아직 16살 소녀에게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하지만 투정은 잠시뿐. 얼른 마음을 다잡고 이슬이 촉촉한 운동장을 향해 총총 발걸음을 옮긴다. 하체 단련을 위해 400m 트랙을 5바퀴 돌면 몽롱하던 잠 기운은 싹 가시고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오후 9시까지 식사와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이어지는 건 훈련, 또 훈련뿐이다.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그에게 힘들지 않으냐고 걱정스레 물었더니 “국가대표로 운동할 수 있는 게 흔한 기회는 아니잖아요?”라고 당차게 되묻는다.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162㎝,52㎏ 자그마한 체구의 이 소녀는 한국 양궁 사상 최연소로 세계선수권대회(6월 20일, 스페인 마드리드) 출전권을 획득한 ‘여고생 궁사’ 이특영(16·광주체고 1년)이다. ●‘특별하게 빛나는’ 양궁 새별 ‘특별하게 빛난다’는 뜻을 가진 특영(特煐)이란 이름은 어머니 김칠순(50)씨가 지어줬다. 위로 언니만 넷이라 아들인 줄 알았다며 지은 이름. 하지만 가장 존경하는 선수라는 ‘신궁’ 김수녕(34)이 88서울올림픽 2관왕에 오를 때도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던 이특영은 이제 어머니의 예측대로 한국 양궁의 ‘새별’이 됐다. 광주 두암초등학교 4학년 체육시간. 피구 경기 중 특영이가 던지는 배구 공에 맞은 아이들은 저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코트 밖으로 나가야 했다. 평소 달리기도 으뜸인 특영이의 남다른 운동신경을 유심히 살펴 보던 양궁 코치가 활쏘기를 권유했다. 특영이는 “어릴 때부터 다트 게임을 좋아해 양궁이 어떤 운동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궁금함만으로 힘든 운동을 견디기는 어려웠다. 한달 만에 그만뒀다. 미래의 새별이 빛도 발하지 못하고 사라질 뻔했지만 코치가 교실까지 찾아와 끈질기게 설득하는 바람에 다시 양궁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숨겨진 재능이 주머니 속 송곳처럼 솟아나온 건 2003년 5월 열린 32회 전국소년체전에서였다. 당시 동명중 2학년이던 특영이는 50m와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열린 같은 대회에서도 50m와 개인종합을 휩쓸었다. 군계일학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달 9일 2005 양궁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트리오’ 박성현(22), 이성진(20·이상 전북도청), 윤미진(22·경희대 4년)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특영이는 “올림픽에 나갔던 언니들을 이겼다는 게 놀랍고도 기분 좋았지만 내심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놀이공원 가고 싶은 소녀, 스페인 가다 쉴틈없이 달려와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지만 특영이는 아직 16살, 고1 소녀다. 인터넷 게임도 하고 싶고 놀이동산도 가고 싶다. 하지만 운동이 끝난 뒤 친구들과 채팅을 즐기는 것이 피곤함을 견뎌내는 소중한 힘이 된다. 게다가 투정만 부리지 않을 만큼 대견하기까지 하다. 특영이는 “김수녕 언니처럼 꾸준히 오랫동안 선수생활하면서 외국 대회도 자주 나가려면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다짐했다. 새달 2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첫 메이저대회 데뷔 무대. 또래보다 3∼4파운드 높은 44파운드짜리 활을 쓸 정도로 힘이 좋고 성격이 담대하면서 침착한데다 승부욕까지 뛰어나 김진호-서향순-김수녕-윤미진의 뒤를 이을 ‘여고생 궁사’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영이는 “물론 세계대회에서 잘하고 싶지만 열심히 노력한 뒤에 오는 어떤 결과에도 만족할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면서도 “대회 끝나면 귀국하자마자 친구들과 피자 먹으러 가고 싶다.”며 어느새 또래 소녀로 돌아와 활짝 미소 짓는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WE에서 경품을 펑펑 쏩니다~

    WE에서 경품을 펑펑 쏩니다~

    “팝콘은 언제 먹어도 맛있어.”라며 한움큼 쥐어 입에 넣는 아이들의 표정이 알알이 튀겨진 노란 팝콘만큼이나 귀엽습니다. 고소하고 바삭한 팝콘은 간식거리의 대명사죠. 전자레인지에 3분만 돌려주면 간편하게 맛있는 팝콘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독자 여러분들께 고소한 팝콘을 마구마구 나누어 드립니다. 필요하신 분은 아래 틀린 그림을 오려 엽서에 붙여 보내주세요. 모두 10명을 뽑아 콘아그라사의 전자레인지용 팝콘인 액트투(ACT Ⅱ·5만원 상당) 36봉지 1박스씩을 드립니다. 많은 응모 바랍니다. ●경품 콘아그라사의 팝콘 액트투(ACTⅡ) 1박스 ●보내실 곳 (100-745)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25 서울신문사 편집국 We팀.(성명, 우편번호를 포함한 주소, 전화번호 반드시 기재) ●마감 5월23일 오후 6시 도착. 당첨자 발표 5월26일자 신문에. ■ 66호 당첨자는요 류후기(서울 중구), 백웅철(서울 강동구), 한의수(대구 달서), 김홍주(서울 사당), 허치만(전남 무안), 김미옥(서울 노원), 이광희(대전 서구), 조성아(서울 강서), 박경미(서울 광진), 김은숙(광주 광산), 장문기(사울 양천), 최재영(강원 강릉), 김창배(서울 서대문), 정인기(경북 포항), 박기숙(경기 포천), 윤재연(서울 종로), 권인택(부산 부산진구), 김태준(전북 군산), 나명석(경북 경산), 송원영(서울 서대문) ●66호 정답 : 1, 4
  • ‘실험실 마우스’ 의 짧고 귀한 삶

    유전자 기능분석과 신약개발 등 생명공학 분야에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수의 동물들이 인간을 대신해 실험대에 오르고 있다. 실험동물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실험동물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인간에 의해 태어나 인류를 위해 살다 생을 마감하는 실험동물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동물실험은 ‘필요악’ 실험동물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기 어려운 신약 임상실험이나 독성물질 평가, 수술적 처치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동물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실험동물은 쥐. 작은 쥐인 마우스는 백혈병과 유방·폐암 등 암 연구에, 큰 쥐인 랫은 고혈압이나 간염·간암 등의 연구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국립독성연구원 실험동물자원실 지승완 박사는 11일 “쥐는 수명이 짧고 번식력이 우수한 데다 연구결과도 축적돼 있어 가장 많이 활용된다.”면서 “최근에는 생명공학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특정 유전자를 없애거나 정상보다 늘린 ‘형질전환 동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유전자 조작 쥐인 ‘누드 마우스’는 피부에 털이 없고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암 세포를 피부에 이식하거나 면역관련 실험에 활용되고 있다. 지 박사는 “유전자 조작 쥐는 최근 지적재산권의 대상이 될 정도로 산업적 가치가 커 ‘황금 알을 낳는 쥐’로도 불린다.”면서 “이 때문에 마우스는 마리당 5000∼1만원에 불과하지만 누드 마우스 5만∼10만원을 비롯, 최고 200만원까지 나가는 유전자 조작 쥐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성연구원이 지난해 유방암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포함된 마우스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치매 마우스 등 모두 6종의 유전자 조작 쥐를 특허 출원했다. 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간암 및 스트레스 마우스 등을 개발, 활용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원 유대열 박사는 “유전자 조작 쥐를 사용하면 실험 기간과 비용은 줄어드는 반면 결과의 정확성은 높일 수 있다.”면서 “특히 ‘인간 게놈 지도’ 작성 이후 생명공학 연구의 무게중심이 유전자 기능분석과 이를 통한 신약물질 개발로 옮겨가고 있어 유전자 조작 쥐의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쥐는 유전체 염기서열이 인간과 96∼97% 정도 같아 인간 유전자의 기능을 유추하고 신약물질을 검증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못지않은 형질전환 동물 우리나라의 실험동물 연간 수요는 500만∼1000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이중 80% 이상을 쥐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전자 조작 쥐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나 자동차 못지않은 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다. 물론 쥐보다는 원숭이와 사람의 유전자가 99% 정도 일치한다. 그러나 원숭이의 경우 마리당 비용이 평균 200만∼700만원으로 비싸고 관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전자 조작도 사실상 불가능해 실험용으로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 박사는 “원숭이는 에이즈 바이러스 관련 실험이나 신약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에서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다.”면서 “원숭이보다 인간과 더 가까운 침팬지나 고릴라는 거래 자체가 금지돼 실험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돼지는 간과 위 등의 크기가 인간 장기와 비슷해 장기이식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장기이식용 돼지는 특정한 병원체에 감염되면 안 되기 때문에 어미동물로부터 제왕절개 수술에 의해 출산된 뒤 무균 상태에서 육성되는 등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 이같은 동물은 SPF동물(무균 동물·Specific Pathogen Free Animals)이라고도 불린다. 또 백신실험에는 고슴도치과의 기니피그, 화장품이나 연고제 등의 독성실험에는 피부반응이 뛰어난 토끼 등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쥐와 기니피그, 토끼를 합치면 전체 실험동물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실험동물은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1년 넘게 걸리는 각종 실험에 활용한 뒤 약물에 의한 안락사로 최후를 맞는다. 사체는 모두 소각된다. 유 박사는 “실험동물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유전적 동일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일종의 ‘족보’ 역할을 하는 일련번호를 부여, 출생 이전부터 사람보다 더 까다롭게 관리한다.”면서 “다만 실험을 빙자해 무분별하게 희생되는 동물들을 없애기 위해서는 국가 관리체계를 보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들에게 물어봐] ‘뮤직토크’ DJ맡은 전영록

    [★들에게 물어봐] ‘뮤직토크’ DJ맡은 전영록

    최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7080 콘서트’ 리허설에서 그를 만났다.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를 얻었던 ‘그 때 그대로’였다. 뿔테 안경에 쉽게 차려 입은 티셔츠, 그리고 언제나 청바지. 백밴드의 연주에 맞춰 ‘불티’ ‘내 사랑 울보’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등 히트곡을 연달아 뜨겁게 토해내고 있는 무대 위 중년의 남자. 눈 비비고 들여다봐야 간신히 흰머리 한 가닥을 발견하고는 세월의 무게를 느낄 정도다. 이제는 대학생이 된 딸을 둔 아버지. 누구일까. “늘 곁에 있었기 때문에 돌아왔다는 말은 별론데요.” ‘영원한 젊은 오빠’ 전영록(51)은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한결같이 음악 활동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다만 방송을 통해서가 아니었을 뿐. 쉬지 않고 작곡을 하고 미사리 카페 등지에서 언더로도 활동하고, 콘서트도 꾸준히 열었다. “그래도 13년 만에 정식 앨범 낸다고 하고, 라디오 DJ도 맡았다는 소식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달 캐나다 공연을 갔다 오고 나면 6월에 본격적으로 녹음에 들어간다고 한다.“보다 많은 것을 들려주고 싶어서 작업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며 몸을 들썩였다. 지난 2일부터 KBS라디오 해피FM(수도권 106.1㎒)에서 ‘뮤직 토크’(오후 4∼6시)의 진행을 하고 있다. 주류에서 벗어나 있었는데 어색하지는 않았을까.“인터넷을 통해 청취자 반응이 즉각 올라와 진땀이 흐르던데요.”라고 혀를 내둘렀다. 사실 그동안 라디오 진행 요청이 많이 들어왔으나 사양했다고 한다.“70∼80년대의 낭만이 없어진다고 느꼈어요.30∼40대에게 그 시절 낭만과 문화를 되돌려주는 작은 기회라는 생각에 덜컥 DJ를 맡았습니다.” 새로 준비하는 앨범의 장르도 그래서 ‘포크 트로트’다. 지금은 명맥이 끊겼지만, 그동안 음악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찾아낸 장르. 미발표곡을 포함, 자작곡 등 7∼10곡을 담을 예정이다. 다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인기가 그리워서가 아니다.“인기라는 것은 부질없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 사람은 단 한 명이 콘서트에 찾아오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열심히 노래해야 합니다.” 영화배우로, 가수로, 방송진행자로 ‘만능 엔터테인먼트’였던 ‘젊은 시절’과는 다소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그는 “예전에 가요 1위 상을 받으면 최고라고 여겼어요. 그런데 곰곰이 돌이켜보면,34년 가수생활 동안 후배들이 손에 쥐어준 30주년 헌정 앨범이 가장 큰 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라고 전했다. 이후 그동안 모셔놨던 가수상 등 상패들을 모두 버렸다는 전영록은 “어떤 상패에는 1돈쭝 정도 나가는 금박이 붙어 있었는데, 그거 팔아가지고 듣고 싶은 앨범을 샀지요.”하고 껄껄 웃었다. 젊은 시절 흔쾌한 칭찬 한번 던져주지 않았던 아버지(황해)가 최근 곁을 떠나 쓸쓸함을 느낀다는 그는 “아버지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각오뿐입니다. 첫 데뷔하는 심정으로 말이죠.”라고 진한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서울대공원 독도사랑특별전

    20여년간 독도를 촬영해온 사진작가 김정명씨의 ‘독도사랑특별전’이 서울대공원에서 열린다.11일부터 6월 말까지 입구 앞 특별전시장에서 사진작가 김정명씨의 작품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독도 전경 사진과 구절초·쥐명아주 등 독도의 생태식물 사진 등 독도 비경 50여점이 전시된다.
  • [종전60년…731부대 현장을 가다] 발굴 유해 급증…1만 5000명 사망설도

    [종전60년…731부대 현장을 가다] 발굴 유해 급증…1만 5000명 사망설도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60주년을 맞는 올해 일본 관동군 산하 731부대가 만주지역에서 자행한 생체실험 현장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정식 신청할 예정이다.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과는 달리 일본군의 만행은 그 실상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데다 잘못된 역사의 반복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유네스코는 유대인 120만명이 희생된 폴란드 아우슈비츠의 나치 수용소와 일본 히로시마에 있는 평화기념관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역사교과서 왜곡 등으로 중·일관계가 최악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731부대’ 현장을 찾았다. |하얼빈 오일만특파원|중국 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 시내에서 남쪽으로 20㎞쯤 떨어진 핑팡지구 신장(新疆)대로 21호. 상가와 아파트가 섞여 있는 지역에 ‘731부대 전시관’이 자리잡고 있다. 정식 이름은 ‘침화일군(侵華日軍) 731부대 죄증(罪證)전시관’으로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붉은색 벽돌 건물이다. 이 전시관에는 2차 대전 당시 일본 군국주의가 만주에서 비밀리에 자행한 ‘생체 실험’의 전모가 생생하게 보존돼 있다. ‘731 전시관’은 2차 대전 당시 부대의 본청으로 사용된 건물이다. 현재 14개 전시실로 개조해 수천점의 관련 자료와 일본군이 자행했던 주요 생체실험 과정을 모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다소 어두운 전시관 내부를 안내원과 함께 돌아보면서 억울하게 죽어간 마루타들의 비명과 신음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듯했다. 당시 상황을 기록한 사진과 실험에 쓰였던 도구, 모형을 이용한 생체실험 장면, 비디오 영상물 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일본 군국주의의 잔학성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얼빈 사회과학원 731부대 연구소 진청민(金成民) 소장은 “731부대 유적지는 일제 군국주의가 세균전으로 인류를 말살시켜려 했던 역사의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인류 말살을 기도한 역사 현장 31종의 세균 실험과 영하 60도에서의 동상 실험, 사람과 말의 ‘피교환 주사’, 공기없이 얼마나 생존 가능한지를 실험한 ‘진공 실험’ 등등. 일본군은 인간의 몸을 나무토막(마루타·丸太)으로 여겨 온갖 생체실험에 사용했다. 엄청난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죽으면 태워버리거나 구덩이에 파묻었다. 그야말로 ‘인간이 스스로 인간이길 포기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일본 병사들의 동상 치료법 개발을 위해 영하 60도까지 내려가는 실험실에서 맨발·맨손의 인간을 기둥에 묶고 강제로 동상을 입혔다. 그 상처에 끓는 물을 부어 보기도 했고, 찬 물과 미지근한 물을 번갈아 붓기도 했다. 강제로 얼린 손발을 도끼로 때려 뼈를 부러뜨리는 실험도 했다. 마취 없이 실험에 동원된 마루타들은 자신의 배가 갈라지고 뼈에 붙은 살가죽이 벗겨지는 모습을 보면서 서서히 죽어갔다. 큰 유리 상자 속에 사람을 가두고 밖에서 공기를 빼내 완전 진공 상태를 만든 뒤, 인간의 생존 시간을 체크했다. 또 페스트 등 각종 세균을 강제로 몸 속에 주입, 인간의 장기가 어떻게 변하고 투입량에 따라 어느 정도 빨리 죽는지 실험했다. 중국인·러시아인·몽골인·한국인을 동원한 인종별 실험도 자행됐다. ●한국인들도 마루타로 희생돼 왕강(王剛)이라고 소개한 중년의 관람객은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이렇게 몹쓸 짓을 할 수 있을까.”라며 치를 떨었다. 헤이룽장 대학에 재학 중이라는 한 학생은 “말로만 듣던 일본 제국주의의 실상을 오늘에서야 명확하게 알게 됐다.”며 “침략 역사를 부인하는 일본인들이 직접 이러한 만행을 목격해야 한다.”며 분개했다. 전시관 관계자는 “실험이 끝나고 더 이상 필요가 없는 마루타들은 실험실 내부에서 소각됐거나 한꺼번에 구덩이에 파묻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죽어간 마루타들의 숫자는 대략 3000여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대의 책임자는 ‘인간 백정’으로 불렸던 이시이 시로(石井四郞) 중장이다. 그는 전후 도쿄 국제군사법정에 기소돼 재판을 받을 당시 마루타(생체실험 대상)가 총 3850명이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러시아인이 562명, 한국인이 254명, 나머지는 모두 중국인이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최근 전시관 인근 지역 개발과 함께 발굴된 유해 숫자가 급증하면서 ‘1만 5000명 사망설’이 떠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당시 조선인들도 다수가 마루타로 희생됐지만 신원이 확인된 것은 심득룡(沈得龍)과 이청천(李淸泉) 두 명뿐이다. 심득룡은 당시 소련 극동 코민테른에서 파견한 공산당원으로 확인됐다. ●중국 마을에서 세균전 실험 45년 8월15일 일본 항복 직후 731부대는 인체 실험실과 각종 건물을 철거하고 증거가 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소각한 뒤 퇴각했다. 하지만 46년 페스트 실험용으로 사용됐던 쥐들이 튀어나와 당시 마을 주민 100여명을 몰살시킨 비극적 사건도 있었다고 전시관 관계자들이 전했다. 중국 대륙에 존재했던 인체실험실은 731부대 이외에 창춘(長春) 100부대, 베이징 1855부대, 난징(南京) 1644부대, 광저우(廣州) 8604부대 등 5개이며, 이들을 주축으로 중국 전역에서 인체 실험이 광범위하게 운영됐다는 게 전시관측 설명이다. 일본군이 실제로 전쟁 당시 세균전을 감행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1940년 닝보(寧波)에서 페스트균을 대량 살포하여 100명 이상을 사망케 했고,1941년 봄 후난성(湖南省)에 페스트 벼룩을 공중 살포하여 중국인 400여명을 희생시켰다는 것이 중국측의 주장이다. 최근 731부대 장교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일본의 한 대학에서 발견돼 일본군의 세균전 및 생체실험이 사실로 입증됐다. 페스트균을 배양해 지린성(吉林省) 눙안(農安)과 창춘에 고의로 퍼뜨린 뒤 주민들의 감염 경로와 증세에 대해 관찰했다는 내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oilman@seoul.co.kr ■ 731전시관 청리화 부관장 |하얼빈 오일만특파원|“일본 군국주의의 잔학상을 세계에 알리고 인류의 평화 애호사상을 함양하기 위해 731부대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게 됐습니다.” ‘731 전시관’ 청리화(程立華·여) 부관장은 “지난해 20만명이 731부대를 관람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모두 300만명이 이곳을 다녀갔다.”며 앞으로 전시관 주변에 ‘731 공원’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731 전시관’을 통해 전세계에 일본과의 반파시스트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불한 중국인들의 희생과 고난을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82년 설립된 ‘731 전시관’은 85년 8월15일 처음으로 외부에 개방됐다.95년 중국의 반파시스트(중·일전쟁) 전승 50주년을 맞아 신관을 설립하고 새로운 자료를 보강했다. 세계문화유산 신청 준비 작업은. -2000년부터 하얼빈시는 731부대 인근 120 가구와 11개 기업을 이주시키고 유적 발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2002년 5월부터 현 전시관 면적의 3배에 달하는 ‘731 공원’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예산은 모두 5억위안(약 650억원)이다. 일본이 이 부대를 설립한 이유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적을 죽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세균 부대를 창설한 것이다. 세균·화학 무기는 총과 대포와 비교해 원가가 5분의1에 불과하다. 731부대는 수천, 수만의 인민들이 참혹하게 죽어간 도살장이며 일본 군국주의가 인류를 말살하기 위해 시도했던 ‘세균전’의 현장이다. 생체 실험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됐나. -페스트,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탄저, 결핵, 매독 등 31개 종류의 세균을 이곳에서 배양시켜 마루타들에게 실험을 했다. 생체 실험 대상이었던 마루타들은 대부분 항일운동을 한 경험이 있으며 특수 감옥에 수감된 채 세균 전문가들의 치밀한 실험계획에 따라 고통 속에서 살해됐다. oilman@seoul.co.kr ■ 731 부대란 ‘731부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관동군이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에 주둔시켰던 세균전 부대이다.1932년 창설돼 1936∼1945년 여름까지 전쟁포로 및 민간인 3000여명을 대상으로 각종 세균 실험과 약물 실험 등을 자행했다. 바이러스·곤충·동상·페스트·콜레라 등 생물학 무기를 연구하는 17개 연구반이 있었고, 각각의 연구반마다 마루타라 불리는 인간을 생체 실험 대상으로 사용했다. 1940년 이후 최소한 3000여명의 한국인·중국인·러시아인·몽골인 등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1947년 미 육군 조사에 따르면 36년부터 43년까지 부대에서 만든 인체 표본만 해도 페스트 246개, 콜레라 135개, 유행성 출혈열 101개 등 수백개에 이른다. 생체실험의 내용은 세균실험 및 생체해부실험, 동상 연구를 위한 생체 냉동실험, 생체 원심분리실험 및 진공실험, 신경실험, 생체 총기관통 실험, 가스실험 등이다.
  • ‘3인의 골잡이’ 킬러전쟁

    #장면1 6월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경기장.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을 뚫고 한국은 내내 경기 주도권을 쥐면서도 좀처럼 골을 넣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전 교체해 들어간 ‘축구 천재’ 박주영은 주눅들지 않았다. 이영표의 왼발 크로스를 받고 돌아서는가 싶더니 어느새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뚫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박주영의 A매치 첫 골이자 본프레레 감독의 ‘원정경기 징크스’를 개운하게 털어낸 결승골이었다. 밤 10시부터 TV 앞에서 조바심내며 지켜보던 국민들의 함성이 밤하늘에 메아리쳤다. #장면2 6월9일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쿠웨이트시티 경기장은 40도를 넘나드는 찜통. 우즈베크에서부터 다섯시간 남짓 비행의 피로까지 겹쳐 몸 컨디션은 엉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선제골이 중요하다. 하지만 쿠웨이트의 수비는 완강했고 역습은 날카로웠다. 본프레레호 승선 이후 터뜨린 9골 중 6골을 중동팀 상대로 기록했던 ‘중동 킬러’ 이동국의 진가는 이때 나타났다. 안정환이 찔러준 스루패스를 논스톱으로 차넣으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첫 골 직후 이번에는 안정환이 직접 공을 몰고가다 반 박자 빠른 슛으로 쿠웨이트 그물을 흔들었다. 한국의 독일월드컵 진출 축포였다. 박주영(20·FC서울)과 이동국(26·포항), 안정환(29·요코하마)의 고른 활약으로 원정 2연전을 휩쓸기 바라는 기대를 섞은 가상 상황이다. 하지만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이듯 국가대표팀의 진정한 킬러 역시 하나. 박주영의 대표팀 합류가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신구 킬러 경쟁’도 한층 가열될 조짐이다. 일단 가장 앞선 쪽은 본프레레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이동국. 타고난 체력은 물론 과거 어슬렁거리던 습관도 싹 고쳐 ‘공이 있는 곳에 그가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부지런해졌다. 안정환이 본프레레호에서 2골에 그친 반면, 이동국은 9골. 그러나 한·일 월드컵과 일본 J리그를 통해 검증된 안정환의 완숙한 킬러 본능과 창조적 플레이는 ‘기록’을 무색케 한다. 큰 경기일수록 안정환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최근 J리그 소속팀에서도 5게임 연속골을 넣는 등 물오른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축구 천재’의 도전장도 만만치는 않다. 지난 8일 포항전, 본프레레가 지켜보는 앞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해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박주영은 지난 1월 국제청소년대회 4경기에서 9골을 폭발시킨 감각은 여전하다.K-리그 6골을 기록할 정도로 성인무대 적응도 완전히 마친 상태. 그간 “불면 날아갈 것 같다.”고 혹평했던 본프레레 감독조차 “박주영의 맨투맨 능력이 탁월하다.”고 극찬할 정도다. 축구협회는 10일 박주영 등을 포함한 국가대표팀 예비명단 25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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