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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프로농구] 박정은 ‘명품 3점포’

    “제가 맏언니인데 그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감독님과 동료들이 끝까지 믿어줘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신한은행의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4차전. 경기 종료 15초를 남기고 삼성생명의 ‘명품 포워드’ 박정은(30)의 손에서 공이 떠났다. 무지개를 그리며 날아간 공은 그대로 림을 갈랐다.69-68로 승부를 뒤집는 극적인 역전 3점포. 신한은행은 태즈 맥윌리엄스의 마지막 골밑슛이 불발돼 땅을 쳤다. 그동안 부진했던 박정은(8점 5리바운드)이 회심의 한 방으로 최강 신한은행을 꺾은 것. 이미선도 10득점,6리바운드,5어시스트,5가로채기로 역전 드라마의 디딤돌을 놓았다.2승2패가 된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은 5일 같은 장소에서 최종 5차전을 치른다.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삼성생명은 2쿼터 한때 14점차까지 앞섰으나 3쿼터 막판 진미정(16점), 최윤아(8점)의 파상공세에 밀려 신한은행에 역전당했다. 또 맥윌리엄스(17점 17리바운드 9어시스트)와 하은주(20점)에게 골밑을 내줘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55-63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하지만 신한은행은 4쿼터 중반 ‘야전사령관’ 전주원(5점 5어시스트)이 5반칙으로 물러나는 바람에 흔들렸고, 삼성생명은 로렌 잭슨(27점 12리바운드)의 미들슛과 이미선의 3점포 등으로 2점차까지 쫓아가 상대를 압박했다.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던 순간,3차전까지 경기당 평균 3점(2차전 무득점)에 그쳐 정덕화 감독의 애간장을 태운 박정은의 3점포가 폭발, 삼성생명이 기사회생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쇼킹 행운(幸運) 복권 7장이 한꺼번에

    쇼킹 행운(幸運) 복권 7장이 한꺼번에

    하룻저녁에 일금 5백만원을 꿈속에서 횡재하고 어리둥절한 청년. 50여만장을 발행한 주택복권중 꼭 14장을 샀는데 자그마치 7장이 당첨. 억세게 재수좋은 서진기(徐鎭基)씨(35)는 『이거 가슴이 떨려 통 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어제 하루동안에도 축하전화가 1백여통이나 날아 들어서 이거 어떡하믄 좋십니꺼?』 “마음이 들떠 일손 안잡혀 어디가서 좀 쉬고 싶어요” 큰 돈이라고는 10만원 뭉치만 싸들어도 가슴이 뛰는 사람이었다. 그런 청년에게 5백만원 현금이 한목에, 그것도 거짓말처럼 하룻밤 사이에 날아들었다. 『주택은행 인천(仁川)지점에 가서 내 이름으로 예금통장을 만들었습니다. 절대로 소문 안나게 비밀을 지키기로 한 것인데「신문기자 선생」들 때문에 다 드러나버렸읍니다. 이거 어쩌면 좋십니꺼?』 인천시 숭의동「로터리」에서「경신소리사」란 조그만「라디오」가게를 경영하고 있는 한국 최대로 재수좋은 사나이 서진기씨는 몹시 수줍고 소심한 성격. 소식을 들은 친구들이,『한잔 먹자!』『술 한턱 쓰라!』고 농담을 빗발같이 쏟아도 손톱끝만한 10원짜리 한장 쓴 일이 없다고-. 그러나 마음이 들떠 통 일이 손에 잡히질 않으니 어디 가서 좀 쉬었다가 나와야겠다고「드라이버」를 들고「라디오」를 고치다가 하소연을 한다. -고향은? 『경북 의성(義城)군입니다. 그 이하는 밝히지 않는게 좋겠읍니다.』 -고향에는 이 행운을 알렸는가? 『전보로 알릴까 하다가 집안이 느닷없이 놀라고 남들이 알까봐서 어제(7월 29일) 편지로 보냈읍니다. 깜짝 놀라겠죠.』 서씨는 자기 식구가 4명, 고향집에 있는 식구가 10명해서 14가족이며, 그 14가족 하나 하나를 생각하면서 복권도 14장을 샀었다는 이야기. 『3년전만 해도 고향집의 10식구에겐 논 한마지기 없었읍니다. 한 3년전부터 내가 조금 마련해주어 이젠 부모님과 동생들이 농사를 짓습니다. 물론 형편없이 가난하죠.』 장남인 서씨는 집안이 기울자 고등학교 2년을 중퇴, 20세때 군에 입대했다. 통신학교에서 무전기 수리기술을 익혀 59년에 제대. 이듬해 육군소속의 모 기지「레이더」정비기사 모집에 22대1의 경쟁률을 뚫고 취직을 했다. 라디오 가게 경영하면서 매회 14장씩 가족수대로 그러나 월급이 적고 부양가족은 많아 4년만에 퇴직. 그 월급과 퇴직금을 모아 인천에다 2평짜리 구멍가게를 얻어「라디오」가게를 차렸다. 군대에서 배운 기술로 지독하게 노력한 결과 이제는 월수입이 3만원 정도로 밥이나 먹고 산다는 것. 『그러나 인천은 완전히 객지였읍니다. 맨주먹으로 장사를 시작하니 겁이 더럭 나지 않습니까? 그 날 못 벌면 그 날 굶어버리는 군대정신으로 노력했읍니다.』 그래서 거의 7년동안 매일같이 국수(식성도 좋아했지만)로만 점심을 먹어온 셈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천은 인심이 좋더라고 한다. 여러 친구의 도움으로 이젠 8평짜리 가게도 얻어들었고 그럭저럭 고향에는 매년 2, 3만원씩 보낼 수 있는 형편이 되어가는 참이라고. -그날(복권을 사던 날) 무슨 돼지꿈이라도 꾸었읍니까. 『아무 꿈도 안 꾸었습니다.』 -복권은 처음으로 샀나요? 『아닙니다. 거의 매해 심심풀이로 샀지요. 그래서 그날도 습관에 따라 14장을 샀읍니다.』 -그날 손님이 무슨 재수있는 일이나 소식을 가져온 일은? 『없읍니다.』 -나쁜 일은? 『그런 일도 없었지요.』 그런데 7월엔 웬일인지 괜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말한다. 아무런 이유없이 마음이 편해 잠도 잘 잤다고. 그날도 낮12시까지 가게에서 손님을 맞다가 1시에 국수로 점심을 때우고 동인천쪽으로 외출을 하는 참이었다. 역전 광장 근처 창구에서 복권 14장을 1천4백원을 주고 샀다. -호주머니에 돈은 얼마나 있었습니까? 『가게를 보니까 몇천원쯤…』 -사면서 복권을 골랐나요? 『아닙니다. 내주는대로 받았어요.』 -복권을 산 뒤의 기분은? 『복권 사는 일이 처음이 아니어서 평소나 다름없었지요.』 이렇게 되면 서씨에게 찾아온 행운은 너무도 예고없이 소리없이 찾아와 버릴만큼「큰 꿈은 싱거운 법?」 “14장 가운데 7장이 맞자 진정제 먹고 누워버렸죠” 「라디오」가게를 하기 때문에 TV에서 추첨하는「드릴」을 서씨는 매회 보아왔었다. 7월 25일 밤 7시 50분에도 서씨의 온가족과 점원까지 한자리에 둘러 앉아 5백만원 행운 추첨「쇼」(?)를 보았다 그런데 서씨가 수첩에 적어 놓은 번호 14개 가운데 7개가 뽑혀 나왔고, 6장이 1백원짜리 6등에 뽑혔다. 그런데 5등, 4등, 3등, 2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목에 들어 갈수록 남은 한장의 번호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번호들이 뽑혀나와 꿈같지만「드릴」있는 기대를 포기했는데 마지막 1등이 「1조 129217」이 툭 튀어 나왔다. 자기 수첩을 펴 확인해봤더니 틀림없이 자기 번호! 몇번 다시 보아도 틀림없었지만 어쩐지 뜬 구름을 쥔 것처럼 의아심이 났다. 그래서 옆에 앉은 부인 徐善玉씨(30)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은채 시치미를 뗐다. 『그런데 5분쯤 지나니까 가슴이 후들거리기 시작하더군요. 한 30분동안 가슴이 심하게 울렁거려 안방으로 들어가서 진정제 한알을 먹고 누워버렸읍니다. 그제야 사실을 안 아내는 눈물을 막 쏟아요!』 그러나 서씨는 잠이 깬뒤에도「사실」이 아닌것 같았다. 자꾸 의심이 났는데 이튿날 조간신문을 보고『참말로 내가 당첨자구나!』하고 자신도 그제야 실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서씨는 고향에 산을 사서 개간하는데 일부를 쓰고 일부는 점포를 확장해서 TV장사를 계속할 뜻을 비치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은? 『없읍니다.』 -마지막 추첨은 누구 손으로 했었는가? 『「펄·시스터즈.」날 살렸죠. 주소를 알면 당장 편지를 하겠읍니다.』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4) 서예가 마성린의 일생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14) 서예가 마성린의 일생

    임준원과 홍세태, 유찬홍 등의 낙사(洛社) 동인들 이후에도 인왕산과 필운대는 여전히 중인문화의 중심지였다. 위항시인들이 대개 한양성의 서쪽 인왕산에 많이 모여 서사(西社)라는 이름을 썼지만, 고유명사라기보다는 막연한 지칭이다. 최윤창이 ‘이른 봄 서사에서 두보 시에 차운하여(早春西社次杜詩韻)’라는 시에서 “백사에 한가한 사람들이 있어/술을 가지고 와서 안부를 묻네.”라고 한 것처럼 백사(白社)라는 이름을 즐겨 썼다. 최윤창이 지은 시 ‘서사에서 주인 엄숙일에게 지어주다(西社贈主人嚴叔一)’라는 시를 보면, 명필 엄한붕의 아들인 엄계흥의 집에서 한동안 서사가 모였음을 알 수 있다. 지금 그 집터는 없어지고, 필운대 옆의 누상동 활터에 엄한붕이 ‘백호정(白虎亭)´이라고 쓴 글씨만 바위에 새겨져 있다. ●중인의 일대기 평생우락총록(平生憂樂總錄) 백사의 동인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자 모임의 장소가 자연히 김성달의 함취원(涵翠園)으로 바뀌면서 구로회(九老會)로 발전하였다. 마성린(馬聖麟·1727∼1798)과 최윤창·김순간을 중심으로 한 이 모임도 주로 인왕산에서 모였다. 마성린은 대대로 호조와 내수사의 아전을 해오던 집안에 태어나, 넉넉한 살림으로 위항시인들의 후원자가 되었다. 그의 문집인 ‘안화당사집(安和堂私集)’ 뒷부분에는 그 자신이 엮은 연보 ‘평생우락총록(平生憂樂總錄)’이 실려 있어 보기 드물게 위항시인의 생장지와 교육, 교유관계, 모임터를 찾아볼 수 있다. 마성린은 1727년 3월28일 서울 황화방 대정동(大貞洞·지금의 중구 정동) 외가에서 태어나, 외가와 두석동 본가 및 다방동 외종가를 다니면서 자랐다.11세에 동네 친구인 김순간·정택주 등과 함께 인왕산 누각동 김첨지 집에서 글을 배웠다.12세에는 김팽령·원덕홍과 함께 두석동 고동지 집에서 글을 읽었다. 이즈음 문덕겸·최윤벽·최윤창·김순간·김봉현 등의 중인 자제들과 더불어 글을 지으며 놀았다. 이들은 평생 글친구가 되었으며, 나중에 백사와 구로회의 동인이 되었다. 15세에는 첨지 한성만의 여섯째 딸과 혼인한 뒤에 육조동 어귀에 있는 친구 김봉현의 집에서 함께 글을 읽었다.16세에는 유세통 형제와 더불어 유괴정사(柳槐精舍)에서 글씨 공부를 했다. 유괴정사는 필운대 아래 적취대(積翠臺) 동쪽, 첨지 박영이 살던 곳이다. 위항의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활동을 하던 곳으로 마성린은 어린 나이에 선배들과 함께 어울리던 기억을 이렇게 기록했다. 매번 꽃이 피고 꾀꼴새가 우는 날이거나 국화가 피는 중양절이면 이 일대의 시인·묵객·금우(琴友)·가옹(歌翁)들이 이곳에 모여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거나, 시를 짓고 글씨를 썼다. 그중에서도 여러 노장들 즉 동지 엄한붕, 사알 나석중, 선생 임성원, 별장 이성봉, 동지 문기중, 동지 송규징, 첨정 김성진, 동지 홍우택, 첨지 김우규, 주부 문한규, 첨지 이덕만, 동지 고시걸·홍우필·오만진·김효갑 등이 매번 시회(詩會) 때마다 나에게 시초(詩草)를 쓰게 하였다. ●겸재 정선에 산수화 배워 선배들이 흥겹게 시를 읊으면, 나이 어린 마성린은 옆에서 받아 썼다. 십여년 글씨공부 끝에 마성린은 명필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중인 예술가들은 꽃이 피거나 꾀꼴새가 울거나 국화가 피면 그 핑계로 모여 시를 지었다. 수십명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제목으로 시를 짓다 보니 아름다운 자연과 즐거운 인생을 노래하는 시들이 수백편씩 쏟아지게 되었다. 필운대풍월이라는 말이 천편일률적인 유흥시라는 뜻으로 전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직을 통해 안정된 수입을 얻은 데다 더 이상 승진할 수 없는 신분적 제한 때문에 유흥에 빠지기 쉬웠던 것이다. 그는 18세에는 필운동으로 이사했으며, 인왕산 언저리에 살던 겸재 정선의 문하에 드나들며 산수화를 배웠다.19세에는 한의학 서적을 보면서 몸조리를 하는 틈틈이 필운동 어귀에 있는 처갓집 노조헌(老棗軒)에서 글과 글씨로 나날을 보냈다. 이때 유세통 형제와 김순간·최윤창·최윤벽 등 여러 친구들이 날마다 이 집에 모여서 시를 지으며 노닐었는데 이 모임이 7∼8년 계속되었다. 24세에는 봄과 여름 동안 여러 친구들과 더불어 인왕산의 명승지인 곡성(曲城)·갓바위·필운대·적취대 등을 찾아다니며 시를 짓고 노래를 불렀다.43세에는 필운대 아래 북동으로 이사하였다. 집안에 정원이 있었으며, 정원 아래에는 초가 삼간이 있었다. 안화당(安和堂)이라고 이름 지은 이 초당에는 시인·가객(歌客)·화사(畵師)·서동(書童)들이 날마다 모여들었다. 48세에는 인왕산의 청풍계·도화동·무계동에서 노닐었으며,49세에는 누각동에 있는 직장 권군겸의 집인 만향각이나 옥류동에서 모였다. 51세에는 신윤복의 아버지인 신한평이나 김홍도 같은 화가들과 함께 중부동에 살던 강희언의 집에 모여 그림을 그리거나 화제(畵題)를 써주었다. ●시·노래·글씨·그림의 유산 ‘청유첩’ 그는 52세 되는 1778년 9월14일에 이효원·최윤창과 함께 김순간의 집인 시한재(是閑齋)에 모여 국화꽃을 구경하며 시를 지으려고 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거문고를 타는 이휘선과 가객 김시경, 화원 윤도행이 약속도 없이 찾아오자 밤새도록 촛불을 밝혀 놓고 시와 노래, 글씨와 그림을 즐겼다. 이날의 모임을 기록한 시첩이 바로 ‘청유첩(淸遊帖)’이다. 마성린은 그 모임을 이렇게 그렸다. 주인옹(김순간)은 왼쪽에 그림, 오른쪽에 글씨를 걸고 중당에 앉았는데, 맛있는 안주와 술을 차리고 손님들에게 권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마루에 올라 안부 인사를 마친 뒤에 술잔을 잡고 좌우를 살펴보니, 대나무 침상 부들자리 위에 두 사람이 앉아서 바둑을 두는데, 바둑돌을 놓는 소리가 똑똑 들렸다. 왼쪽에 용모가 단정한 사람은 이효원이고, 오른쪽에 점잖게 차려입은 사람은 최윤창이다. 술동이 앞에 한 사람이 있는데, 떠돌아 다니는 분위기로 걱정스럽게 앉아서 춤추는 듯한 손으로 거문고를 탔다. 거문고 소리가 고요하고도 맑았는데, 은연 중에 높은 하늘 신선들의 패옥소리가 들렸다. 이 사람이 바로 세상에 이름난 금객(琴客) 이휘선이다. 그 곁에 한 소년이 또한 거문고를 껴안고 마주 앉아, 그 곡조와 어울리게 함께 연주하였다. 소리소리 가락가락이 손 가는 대로 서로 어울렸다. 길고 짧고 높고 낮은 가락이 마치 둘로 쪼갠 대쪽이 하나로 합치듯 하였으니, 묘한 솜씨가 아니라면 어찌 이같이 할 수 있으랴. 이 사람이 바로 전 사알(司謁) 지대원이다. ●늘그막에 소장품 팔아 위항시인 후원 두 거문고 사이에 한 사람이 의젓하게 앉아서 신나게 무릎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 노랫소리가 어울려서 그 소리가 구름 끝까지 꿰뚫었으니,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손발이 춤추게 하였다. 노래를 부르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당시에 노래를 가장 잘 부르던 김시경이다. 창가에서는 한 사람이 호탕하고 노숙한 자세로 술에 몹시 취해 상에 기대어 앉았는데, 거문고 가락과 가곡을 평론하던 이 사람은 전회(典會) 유천수였다. 책상 위에 붓과 벼루를 마련하고 그 곁에다 한 폭의 커다란 종이를 펼친 채, 하얀 얼굴의 소년이 베옷에 가죽띠 차림으로 붓을 쥐었다. 이 자리의 모습을 그리는 이 사람은 윤숙관이다. 사알은 액정서의 정6품 잡직인데, 왕의 명령을 전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회는 내수사의 종7품 관직으로 수입이 많은 경아전이다. 중인 신분의 시인·음악가·미술가·서예가들의 이 모임은 그뒤에도 봄가을마다 시한재에서 자주 모였다. 이듬해인 1779년 3월에는 필운대 아래에 있는 오씨의 화원에서 모였다. 이날의 모임도 역시 청유첩으로 엮어졌다.(필운대 화원 이야기는 9회에 소개) 마성린은 58세에 다시 승문원 서리로 들어갔다. 늘그막에는 집안 살림이 어려워져서 집안에 전해 내려오던 명필들의 작품을 재상 집안에 팔아넘겼다. 가난한 위항시인들의 후원자 노릇을 하기가 그만큼 어려웠던 것이다. 옥류동에 사는 천수경이 1791년에 위항시인 70∼80명을 불러 왕희지의 난정고사(蘭亭故事)를 본받아 풍류 모임을 열자, 마성린도 초청을 받고 나아가 시축에 시를 써주었다. 이때부터 최윤창·김순간 등 서사(백사) 동인들도 자주 옥류동 송석원으로 찾아가 후배들과 어울리면서 위항시사의 주축이 서사에서 옥계사 쪽으로 넘어갔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다음 주에는 대원군시대 가객으로 필운대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던 박효관 이야기를 소개한다.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2국)] 류시훈과 이창호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2국)] 류시훈과 이창호

    제8보(113∼119) 일본에서 활동중인 류시훈 9단(35)의 결혼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류시훈 9단은 지난 2월말 괌에서 일본인 피아니스트 다카하시 사유리(30)씨와 화촉을 밝혔다. 류시훈 9단은 어린 시절 이창호 9단이 잘 따르던 형이었고 두 사람은 선의의 라이벌 관계이기도 했다. 류시훈 9단은 이창호 9단이 조훈현 9단의 내제자로 들어가자 일본행을 결심했고, 이창호 9단은 그런 류시훈 9단을 한국에 붙잡아 두고 싶어했다. 그래서인지 류시훈 9단의 결혼소식을 접한 팬들은 제일 먼저 이창호 9단을 떠올리게 된다. 113은 패를 이긴 흑이 누릴 수 있는 기분 좋은 단수한방이다. 그러나 백도 114로 자리를 잡아 사활이 크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윤준상 4단이 전보에서 패를 결행한 것도 이처럼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115는 귀 쪽에서 파고들 수도 있지만 좌변 흑 한점의 연결을 도모하면서 중앙일대에 큰 모양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117로 봉쇄를 당한 이상 백이 118로 가일수한 것은 불가피하다. 이 수를 생략해도 백이 죽는 일은 없겠지만 <참고도1> 흑1을 당하는 순간에 온갖 괴로움을 감내해야 한다. 궁색하게 두 집을 내고 살아야 하는 점도 그렇지만 백2,4 등의 악수를 교환해야 한다는 것이 더욱 가슴 아프다. 또한 이 장면에서 흑이 좀더 욕심을 내서 <참고도2> 흑1을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백2로 끊는 맥점을 당해 오히려 후수를 잡게 된다. 흑은 좌변 백을 괴롭히며 공격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119로 중앙을 넓혀 안영길 5단이 주도권을 쥐는 듯 보였는데….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혼자라고 느껴질 때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혼자라고 느껴질 때

    문득 외로움이 밀려 올 때가 있다. 세상에 혼자인 것 같고 아무에게도 말 못할 먹먹한 가슴으로 잦은 한숨을 쉬고 기운을 놓을 때가 있다. 얼마 전 이른 새벽. 담배만 푹푹 피워 물다 잠도 들지 못하고 뒤척이며 일어나 TV를 틀었는데, 부지불식간에 이런 제목의 단막극이 시작되고 있었다.‘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 그 순간 가까스로 참고 있던 외로움이 봇물 터지 듯 순식간에 밀려들어 왔다. 쪽팔린 얘기로 차마 ‘울음이 터졌드랬어요.’라고는 못하겠고, 왜 그럴 때 있지 않나. 세상의 모든 슬픈 노래가 내 얘기 같고, 나만 뚝 떨어져 이렇게 아파하고 슬퍼하고 있다는 느낌말이다. 갑자기 우울증의 심각함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슬픔과 외로움을 홀로 견디고 있을 당신에게 이 영화를 선물한다. ‘타인의 삶(The Lives Of Others/Das Leben der Anderen,2006년)’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의 동독에서 시작한다. 나라와 자신의 신념을 맹목적으로 고수하던 차가운 인격의 소유자인 비밀경찰 비즐러는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그의 애인이자 여배우 크리스타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드라이만을 체포할 만한 단서는 찾을 수 없고 오히려 그와 크리스타로 인해 감동받고 사랑을 느끼며 인간적으로 끌리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비즐러의 삶에 조용하지만 치명적인 파문이 일어나고 통일된 독일에서의 비즐러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한 남자가 감시하던 두 남녀를 통해 역으로 사랑과 인간애를 배우게 되면서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유럽 대륙을 넘어 세계적으로 그 감동을 나누고 뒤늦게 우리 곁에 찾아 왔다. 언제나 삶과 죽음, 꿈과 현실의 경계선이 주는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매력을 포착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영화 ‘씨 인사이드(The Sea Inside/ar Adentro,2004년)’ 역시 독특한 색깔을 불어넣어 감성을 뒤흔든다. 전신마비자의 억눌린 욕망을 마치 새가 훨훨 날아가는 것 같은 시점으로 보여주는 영화 도입부와 후반부, 꿈 장면과 함께 어우러지는 음악은 딱딱해 보일 것만 같았던 안락사를 소재로 한 영화에 신비감과 독창성을 부여한다. 그저 논란이 되었던 실화를 재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화로서 어둡고 고난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주위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던 라몬 삼페드로의 밝고 쾌활한 성격, 그가 던지는 유쾌한 유머들로 보는 이들의 마음에 다시는 맛볼 수 없는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삶은 자주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곳으로 흐른다. 속도 또한 발맞추기 힘든 지경으로 쏜살같다. 좌절과 수시로 맞닥뜨리고, 불행은 결코 나만을 비켜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기도는 더 간절해지고, 노력은 불가피하다. 세상의 모든 이치를 알고 있는 현자를 아니꼽게 본 장사치가 곤란에 빠뜨리기 위해 새 한 마리를 손에 쥐고 찾아갔다. 그리고 물었다.“이 새가 살겠습니까, 죽겠습니까.” 살겠다 하면 힘을 주어 죽일 참이었고, 죽겠다 하면 날려 보낼 참이었다. 현자는 이렇게 말했다.“그 새는 네 손에 달렸다.” 삶은 ‘내’손에 달려 있다. 시나리오 작가
  • 美 “쇠고기 관세·검역 해제하라”

    쌀과 쇠고기·오렌지 등 민감 농산물을 다루기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농업 고위급(차관보) 회담이 두 나라 입장이 평팽히 맞서 최대 난관을 맞고 있다. 2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회담은 미국이 쇠고기에 대한 관세와 검역을 모두 풀 것을 강하게 요구하며 회의 시작 1시간40여분 만에 끝났다가 오후 늦게 속개됐다.우리측 협상단 고위 관계자는 “농업 고위급 협상이 결렬된 것이 아니며 이견이 커 일시 중단했다가 다시 열렸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의제가 산적해 있고, 전체 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농업 고위급 회담이 첫날부터 진통을 겪으면서 농업 협상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협상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농업 고위급 회담에서는 쌀 문제가 공식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간 통상장관 회담에서 쌀 문제가 거론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양국은 협상시한인 오는 31일 오전 7시를 사흘여 남겨 놓고 농업과 섬유, 금융 등 고위급 협상을 동시에 가동하며 총력 체제에 돌입했다. 자동차와 서비스, 투자 등의 실무급 수석대표급 회의도 함께 열렸다.김성진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과 클레이 로워리 미 재무부 차관보는 이날 지난 8차 협상에 이어 두번째 금융분야 고위급 회의를 열고 금융 단기 세이프가드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김 정책관은 “단기 세이프가드에 대해 논의했으나 아직까지 의견 차가 상당히 크다.”면서 “미국 측이 단기 세이프가드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면서도 허용 범위를 놓고는 견해 차가 크다.”고 말했다.쇠고기 검역문제는 고위급 회담에서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함에 따라 곧바로 장관급 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섬유 고위급 회담도 이날 오전부터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과 스캇 퀴젠베리 USTR 수석협상관간에 열렸다.이재훈 차관은 “우리 기업들의 대미 섬유 수출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우회수출 방지 등) 미측의 관심사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김균미 이영표기자 kmkim@seoul.co.kr
  • 광진구 ‘어린이 교통안전교실’ 큰 인기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취학전 어린이 안전체험 프로그램이 호평을 받고 있다.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어린이들이 유치원을 벗어나 체험하는 실습에 흥미를 보여 사고예방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주민자치센터로는 처음으로 2003년 6월부터 교통안전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광진구 군자동 동사무소의 교육현장을 찾았다. ●인기 높은 체험프로그램 27일 군자 주민자치센터에 따르면 겨우내 쉬던 안전체험교육을 지난 14일 다시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교육을 한다. 유치원 등 268곳에 안내문을 보내 무료 체험교육 신청을 받았다. 이미 33곳,1335명의 신청을 받아 상반기 일정을 마감했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1000여명이 교육을 받았는데 해마다 신청 인원이 늘고 있다. 지난해 3월에 프로그램을 시작한 자양2동에서도 상반기 17곳에 대한 신청이 모두 마감됐다. 이에 따라 곧 하반기 교육을 신청받기로 했다. 아직 체험 프로그램이 없는 서대문구와 중랑구 등에서도 참여신청이 들어왔다. 신청자가 쏟아지면서 광진구는 교통안전체험 교재를 들고 능동어린이집을 방문해 130여명의 어린이들을 교육할 계획이다. 성과가 좋으면 방문교육도 병행할 방침이다. 광진구 외에 노원구와 서초구, 강서구에서도 비슷한 교육을 할 수 있는 교통공원을 운영한다. ●눈은 말똥말똥, 귀는 쫑긋 지난 21일 군자동 주민자치센터. 군자어린이집과 세종어린이집에 다니는 어린이 60여명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그림자료를 보고 있다. 교육 진행은 안전실천시민연합의 자원봉사 교사 4명이 맡았다. 아이들은 왁자지껄 떠들면서 장난을 치다가 눈을 말똥말똥거리며 그림을 보았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오른손을 번쩍 들고 있는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만화영화 자료가 나오자 아이들은 활짝 웃다가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만화 주인공 ‘댕기동자’가 하늘나라에서 질서를 지키지 않아 혼이 나고 땅으로 내려와 질서의 파수꾼 노릇을 한다는 내용이다.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고 큰 소리로 질문했다.4살 때 아파트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얘기를 꺼내며 “나는 가만히 있는데 차가 막 와서 나를 꽈당 밀었어요.”라며 실감난 표정으로 말을 했다. 아이들이 “아∼”라고 작은 탄식을 내며 귀를 기울였다. 이어 아이들은 차도와 횡단보도가 인쇄된 고무판 앞에 줄을 맞춰 섰다. 일부 아이들은 미니 자동차 2대에 서로 먼저 타겠다고 우겼다. 모형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오자 차례로 길을 건너며 배운 대로 손을 번쩍 들었다. 자동차에 탄 아이들은 얌전히 앉아서 기다렸다.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넌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박수를 쳤다. 한 교사가 오른손에 물건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물건 때문에 오른손을 들지 못하고 끙끙대는 모습을 과장된 몸짓으로 표현했다. 아이들 웃음이 터졌다. 교사는 “이럴 때에는 물건을 내려놓지 말고 눈을 운전자의 눈과 맞추고 건너세요.”라고 가르쳤다. 인도를 걷는 법, 버스에 오르는 법, 주차장에서 지킬 일 등 실내 교육을 마치고 동사무소 앞에 있는 실제 차도에서 실습을 했다. 교사들은 교육을 모두 끝내고 아이들 손에 막대사탕을 쥐어주며 “선생님과 약속해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교통질서를 잘 지키겠습니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체험교육 진행교사 김종순(48)씨는 “학부모나 유치원 교사로부터 참여한 어린이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서 “안전체험 시설이나 교재가 더 다양하게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여자프로농구]캐칭-잭슨 27일 결승 티켓 놓고 최후의 전쟁

    참 공교롭다. 우리은행-삼성생명의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가 그렇다.1차전에선 ‘우승청부사’ 타미카 캐칭(사진 오른쪽·28·우리은행)이 날았다. 팀 득점의 절반이 넘는 36점(12리바운드 4어시스트)을 올렸다. 두 팀 통틀어 최다였고, 한국 여자농구연맹(WKBL)의 통계 프로그램이 공헌도로 뽑은 경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졌다. 2차전에서는 반대 상황이 연출됐다.‘슈퍼용병’ 로렌 잭슨(26·삼성생명)이 33점(14리바운드)으로 캐칭(29점)을 앞섰다. 잭슨은 MVP로 선정됐으나 이번엔 삼성생명이 졌다. 그것도 39분을 이기다 마지막 1분에서 경기를 놓친 쓰라린 역전패. 잭슨은 특히 1분을 남겨놓고 캐칭의 노련한 수비에 말려 공격자 파울을 저지르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캐칭과 잭슨이 27일 오후 5시 장충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분위기는 2차전서 기사회생한 우리은행이 잡았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라 일단 탄력을 받으면 질주가 무섭다.2차전 역전승은 우리은행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전력은 변연하-박정은-이종애 등 국내 라인이 탄탄한 삼성생명이 앞선다. 승부의 키는 결국 캐칭과 잭슨이 쥐고 있다. 둘 모두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빼어나다. 하지만 이들에게 공격이 집중되면 승리의 밀알이 되는 토종의 활약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덕화 삼성생명 감독이 2차전을 두고 “영웅 심리 때문에 경기를 그르쳤다.”고 평가했던 것처럼 용병의 개인플레이와 팀플레이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3차전의 관건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놀랄 놋자(字) 투성이 비밀(秘密) 요정 실태

    놀랄 놋자(字) 투성이 비밀(秘密) 요정 실태

    「스캔들」의 진원으로 화제에 오르고하던 비밀요정이 또 한번 화제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7월 23일밤 서울시경(市警)의 일제단속에 걸려든 비밀요정의 모습은 문자 그대로 주지육림(酒池肉林). 실내「풀」까지 갖추고 속옷바람으로 술을 마시는가 하면 도색영화와 즉석「스트립티즈」가 술맛을 돋우기도. 이렇게 서울의 비밀요정은 밤의 아방궁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 일류면 화대(花代) 3만원내외…특별서비스는 따로 계산 한마디로 비밀요정 하지만 그 영업형태나 풍속도는 천차만별이다. 이번 일제단속에서 걸려 들었다는 몇군데는 고작해야 3류·4류급 비밀요정들. 대어(大魚)급은 다 빠져 나가고 송사리만 걸려든 셈이다. 콩나물값 10원에 떨어야 하는 가정주부나「택시」값이 올랐다고 좌석「버스」통근을 해야하는「샐러리맨」들에겐 반나체의「호스테스」를 끼고 실내「풀」에서 술마시는 사진은 그대로 경이의 대상. 그러나 진짜「놀랄 놋자」판 비밀요정의 생태는 일반의 상상을 넘어선다. 「문화영화」(도색영화)를 돌리고「스트립티즈」를 벌이던건 구식. 이젠「인스턴트·러브」의 광경을 8mm「무비·카메라」에 담아 다시 감상(?)하는 자기도취적 유흥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비밀요정이란 한마디로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요정. 그러나 그중엔 정식 영업허가를 받아 놓고도「무드」를 살리기 위해 간판이나 옥호를 내걸지 않고 영업하는 곳도 있다. (D 발전소 근처) 비밀요정이란 밤의 아방궁을 드나들며 진시황 같은 영화를 누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장족이 아니면 그들과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 중요한 영업상 거래나 이권운동 같은 것은 이곳에서 일단 내약을 성립시킨 다음 공식화하는게 정해진「코스」로 되어 있다는 말들이다. 「두당(頭當) 3~4만원 整」의 3류급엔 자본금 기천만원대의 소사장족이,「두당 5~6만원整」의 2류급엔 자본금 억대의 사장족이, 그리고「두당 10만원 整 」의 1급지엔 재벌급이 거래에 필요한 손님을 초대하는 것이 보통. 비밀요정의 이런 등급에 따라「호스테스」에도 등급이 지어지게 마련. 3류 비밀요정엔「호스테스·차지」5천원이 고작인데 특별「서비스」(인스턴트·러브)가 있으면 1만원짜리「쿠폰」이 오가기도 한다. 2류급이면 공식「차지」만 1만원. 1급의 경우엔 2~3만원을 쥐어주는게 공식이다. 특별「서비스」료는 물론 별도 계산. 여배우와 탤런트, 모델 등 알려진 얼굴 불려오기도 이런 어마어마한 화대 때문에 비밀요정의「호스테스」란 직업은 무척 매력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급「나이트·클럽」의 인기「호스테스」가 3류 비밀요정의「호스테스」로 변신하는가 하면 3류 여배우, TV「탤런트」,「패션·모델」등 일부 저명한(?) 얼굴들이 나타나기도. 이들 저명「호스테스」들은 수입이 신통치 않은 낮활동보다는 수입이 좋은 비밀요정이 오히려 본업.「낮 저명」은「밤 수입」을 올리기 위한 촉매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이들 저명「호스테스」들에겐 제각기 정가가 붙어 있어 정가만 보장되면 어느 집에서 불러도 OK. 처음엔 얼굴만 내보이고 화대를 받으려 들지만 손님쪽도 그 정도론 물러나지 않아 이제는 불려왔다하면 으례 특별「서비스」가 뒤따르게 마련. 이렇게 몇군데 불려다니다 보면 자리를 같이 했던 손님들 사이에선「걸레」로 소문이 나기 마련이고 이 소문의 보급도에 따라 정가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H동「버스」종점근처의 비밀요정엔 주로 3류 TV「탤런트」들이, 제X한강교입구 U마을 쪽과 S동 쪽엔 3류 여배우들이, H동쪽은「패션·모델」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저명「호스테스」들이「걸레」화 해감에 따라 찾는 손님이 적어지자 비밀요정쪽은 새 얼굴을 내놓아야만 하게 된다. 이래서 어엿이 대학「배지」를 단 여대생들이 등장하게 되는 것. 이들의 밑천은 신선미. 비밀요정의 근거지는 두달이 멀다 하고 바뀌는 것이 보통. 당국의 단속의 손길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들은 그렇듯 한 장소를 찾아 두석달 전세계약을 하곤 단골 손님들에게 안내전화를 건다. 새로 확보한「호스테스」의 신분, 이름을 밝히는 것은 미끼역을 한다. 한동안 호텔산장(山莊) 빌기도…알아도 단속하기 어려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독창적인 업태를 창안해 낸 것이 비밀요정계에선 제1인자로 알려진 S「마담」이다. 주로 3류 여배우들을「걸레」화 하는데「공로」가 큰 것으로 줏가를 얻은 S「마담」은 아예 거추장스러운 고정거점 확보방식을 버렸다. S「마담」은 지난 2월중순 W「호텔」의「빌라」하나를 보름남짓 계약했다. 물론 방을 빈 사람의 이름은 가공인물. 그런 다음 단골손님들에게 전화를 걸어「빌라」에 끌어 들였다. 「호스테스」도 시내에서 불러들이고 음식도 시내에서 장만해 자가용차에 실어 운반하면 되었다. 저녁 7시~8시께 몇대의 자가용「세단」이「빌라」앞에 와 머무르면 영업개시. 그러나「호텔」쪽은 투숙자가 친구들을 불러다「파티」를 열겠거니 정도로만 알고 그저 두둑한「팁」만 바랄 뿐이다. W「호텔」의「빌라」는 2채가 붙어 있는 형태니까 한채는 연회장으로 쓰고 한채는 특별「서비스」장소로 쓰면 안성마춤. 이런 곳에 까지 단속의 손길이 미칠리도 없지만 설사 눈치챘다 하더라도 개인적인「파티」라고 우기면 더 할말이 없다. 비밀요정 경영사상 최고의 걸작이었다는게 사계의 중론. 이와는 반대로 손님들의 주문에 따라 출장「서비스」를 하는 방법도 있다. 거물급 인사들에게 안면이 넓은 H「마담」의 경우가 바로 출장주문 배수「스타일」-. 지난번 재계의 모씨가 시내 T「호텔」「스위트·룸」에 투숙, H「마담」을 불렀다. 방을 빌어 놓았으니 먹고마실 것과 즐길 것 (「호스테스」, 도색영화 등) 만 갖고 오라는 것. 이런 출장 봉사「케이스」엔 손님쪽이 방값을 부담,「마담」쪽은 주(酒)·식(食)값과「호스테스·차지」만 받는게 공식이다. 이같은 경우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할 것은 뻔한 일. 이렇게 신안특허품이 계속 창출(創出)되는 가운데 밤의 아방궁 비밀요정은 계속 성업중이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2일호 제3권 31호 통권 제 96호]
  • 고속버스 안내양은 구애편지 풍년

    고속버스 안내양은 구애편지 풍년

    70연대를 사는 대화(對話)의 광장(廣場) 참석자 <고속(高速)「버스」안내양> 강영희(姜英姬) <유신 고속> 김희순(金熙順) <한진 관광> 문정녀(文貞女) <천일 고속> 이연희(李蓮姬) <한일 고속> 이용복(李容馥) <한남 관광> 문(文)=우리 서로 같은 일을 하면서도 여기서 처음 만나게 되네요. 김(金)=글쎄 말이에요. 서로 차로 지나치긴 많이 했지요? 그러고 보니 「미스」문 많이 본 것 같은데요…. 강(姜)=요즈음 한창 우리 고속「버스」가 인기 상승인데 그예로 우선 안내양 취직이 어마어마하게 힘들었다는걸 얘기 해야겠어요. 저는 6월12일 입사했는데 말이죠, 12명 뽑는데 3백70명이나 몰려 들더라니까요. 시험은 또 어찌나 어렵던지, 영어 회화에서부터…. 문=저는 1백대1의 경쟁에서, 이거 행운이라면 행운이지요. 이용(李容)=저희 회사도 15명 뽑는데 6백여명의 지원자가 몰렸었어요. 김=저는 69년 10월에 입사했는데 그때는 10대1 정도였어요. 이연(李蓮)=저도 40대1의 관문을 뚫고 입사 했읍니다. 이용=이거 우리끼리니까 얘기인데 월급은 얼마나들 됩니까? 저는 2만5천원 정도입니다만. 강=저도 그 정도입니다. 문=8시간 정도 우리가 「버스」안에서 있는데 공짜로 「버스」태워주고 이만한 월급이라면 한국 실정으로 볼 때 만족할 수 있죠….(웃음) 강=또 있죠…일금 1천 2백만원이나 하는 (일산(日産))비싼 차에 올라 달리는 상쾌한 맛, 이거 신나요. 이용=저희는 대전, 대구를 뛰는데 1천6백만원이나 하는 「벤츠」를 타게 됩니다. 지금 7대가 있읍니다만 곧 40대를 더 들여 온다는 얘기입니다. (차차 자기 회사 PR에 열을 올리려는 눈치다. 안내양들의 체험담으로 국한 시키자는 제안이 없었다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길어질 뻔했다) 문=2주간 교육을 마치고 처음 「버스」에 올라 복잡한 서울을 빠져나가 고속도로를 누빌때의 상쾌감, 정말 멋지더군요. 대구까지 3시간 30분, 옛날 같으면 어림도 없지요. 이용=그런데 말이죠, 요즈음 손님이 많아 즐거운 비명을 우리가 올리고 있는데 미안한게 하나 있어요. 기차예요. 달리다 보면 텅텅 빈 열차가 지나가는걸 보면 아주 미안해요. 김=정말 그래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신세를 열차에 졌어요? 열차를 보면 마음 뭉클해져요. 이연=이번에는 「버스」안 풍속도를 그려봐야 할텐데 이렇게 되면 친절을 제일로 삼고있는 우리 입에서 손님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나오게 될텐데 이거 곤란한데…. 문=그런데 우선 이번에 뚫린 고속도로에 대한 고마움의 소리가 많이 들리는데 더욱 나이 지긋한 분들이 아주 놀랍고 신기한 눈치더군요. 정말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거죠. 옛날엔 며칠씩 걸리던 부산길이 몇시간으로 줄었으니 사실 놀랄만도 하죠. 이연=「버스」에 신혼여행가는 분이 타면 인기입니다. 전승객으로부터 축하의 박수를 받게 되는데 이때 신부를 가만히 보면 거의 감격으로 해서 눈물이 글썽글썽해 져요. 참 흐뭇한 광경이죠. 강=그래요. 또 그 날 신혼이나 생일을 맞는 손님에게 축하 선물을 주면 아주 감사한 눈치예요. 김=저는 한번 산모를 태우고 대구로 가다가 딸을 순산하는 경사를 맞은 일이 있었어요. 손님으로부터 축복받은건 물론이고 모든 경비를 회사에서 부담했어요. 그래서 아기의 이름도 회사이름을따서 지었다고 하더군요. 이연=그러니까 아기출산 1분전에 고속「버스」타면 덕 본다, 이런 얘기인가?(폭소) 문=이번엔 좀 섭섭한 얘기가 되겠는데 우리도 고등교육을 받고 어려운 시험을 거쳐 승무원이 되었는데 같은말도 「안내양」이나 「승무원」하고 불러주면 좋겠는데 「어이 차장!」이렇게 경멸조로 불러 줄때는 좀 섭섭해요. 이연=그런데 한가지 이상한건 말이죠. 비행기의 「스튜어디스」는 대접을 해 주면서 똑같은 입장의 버스 안내양은 알아 주질 않는 것 같아요. 김=조금전에 「미스」문이 얘기 했지만 말이라는게 참 이상해요. 「차장」하고 불러줄때와 「안내양」이라고 불러 줄때의 차이가 우리에겐 커요.「안내양」이라고 불러주는 손님은 왠지 아주 교양이 있어 보이거든요.(웃음) 이연=사실입니다. 저희가 아무리「서비스」를 잘 해도 옆 사람이 자꾸 실례를 범하게 되면 저희야 참을수 있지만 공연히 옆사람 여행기분 잡치게 되는거 아닙니까? 공중도덕이라는거 정말 염두에 두어야 하겠어요. 이런 공중도덕에 자신 없는분은 아예 차를 전세내든가 아니면 「택시」같은걸 이용할 일입니다.(웃음) 이용=저는 직업의식 절반 취미 절반으로 승무원이 되었는데 손가락으로 까닥까닥 불러 가지곤 「물 가져와」, 물을 갖다주면 애인 입으로 갑니다. 물론 애인 사랑하는 충정은 이해 하지만 이쪽도 여성이라는 걸 계산에 넣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연=여자보다 남자가 짓궂은건 사실이지만 춤 추겠다고 「재즈」를 틀어 달라는 손님이 없나, 계속 자기하고만 얘기하며 가자는 손님이 없나 기차로 착각 하셨는지 화투 칠 장소 마련해달라는 사람없나 어쨌든 재미있어요. 김=학생때 못받아보던 연애편지 전 요즈음 많이 받는데요, 하차할 때 가만히 손에 쪽지를 쥐어 줘요. 몇시에 어디서 만나자 이거죠. 젊은이들은 이해가 가는 일입니다만 40대 아저씨가 이러실땐 약간이 아니라 많이 곤란하더군요.(폭소) 강=또 이런것도 있죠. 모처럼 여행 하는 기분 이해가 갑니다만 젊은이들 사랑이 너무 노골적인 경우가 있어요. 사랑도 좋지만 여러 사람이 있다는걸 알아 신문지로 가리고 슬쩍….(폭소) 이용=저는 한번 재미있는 편지를 받았는데 펴 보니 남자가 돌아서 소변보는 그림 밑에 「플리즈·헬프·미」라고 쓰고 「스톱」시켜 달라고 하질 않겠어요? 애교있어 좋았지만 쉬는데가 아니어서 미안 하더군요. 문=그리고 손님에게 꼭 부탁드리고 싶은건 가다가 앞지르기를 당하면 왜 늦게가느냐, 빨리 앞질러-이렇게 소리 지르시는 분이 있는데 사고는 이런데서 일어난다는 걸 아시고 좀 참아주셨으면 해요. 또 운전사에게 기분 상하는말 같은건 삼가주었으면 좋겠어요. 문=그리고 차안에서 「검」을 씹다가 마구 버리는거, 이거처럼 화날때가 없어요. 강=또 하나 곤란한건 안내양 노래 한곡조 불러라 할때입니다. 손님이 그분 혼자라면 한 곡조 뽑아 줄 용의가 있지만 말이에요, 이것도 너무 지나친…. 이용=요는 손님들이 서로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 주시면 서로 명랑한 여행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강=우리의 보람이라면 손님을 무사히 목적지까지 모시는 것과 낯익은 손님을 가시 대할 때 참 반가운 것 아니예요? 문=그렇죠, 한번은 자기 시간까지를 늦추며 내 차를 이용하시는 손님을 본 일이 있어요. 참 고맙더군요. 김=그리고 차 안에서 가끔 도난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도 주의하지만 손님 여러분도 주의하셔야 할 것 같아요. 김=이걸 인연으로 해서 우리 자주 만나요. 일동=좋습니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2일호 제3권 31호 통권 제 96호]
  • [어린이책꽂이]

    ●광개토태왕릉비(김용만 등 지음, 열린박물관 펴냄) 서기 414년, 고구려의 광개토태왕이 죽고 2년후 국내성에는 거대한 무덤 옆에 6m가 넘는 비석이 세워진다. 아들이자 태왕의 자리를 이어받은 장수태왕이 2년에 걸쳐 만든 광개토태왕릉비다.1775자가 새겨진 비문에는 고구려의 역사와 태왕의 업적, 무덤을 지키는 수묘인에 대한 법령 등이 기록돼 있다. 추모왕(주몽)이 나라를 건국한 이래 700여년 동안 동북아시아 최강의 국가로 대륙을 호령한 광개토태왕의 진면목을 보여준다.9500원. ●이가 빠지면 지붕 위로 던져요(셀비 빌러 지음, 공경희 옮김, 비비아이들 펴냄) 미국 어린이들은 빠진 이를 베개 밑에 넣어 두고 잔다. 잠든 사이 이빨 요정이 방에 들어와 이를 가져가고 그 자리에 용돈을 놓아 둔다고 믿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를 물 컵에 담가 둔다. 그러면 밤 사이 ‘엘 라톤시토’라는 작은 쥐가 와서 물을 마시고 이를 가져가고 빈 컵에는 사탕이나 동전을 넣어두고 간다는 것. 일본에서는 윗니가 빠지면 땅바닥에 던지고, 아랫니가 빠지면 지붕으로 던진다. 그래야 새 이가 빠진 이를 향해 똑바로 난다고 믿는다. 세계 60여곳의 풍습을 소개.8500원. ●유유히 흐르는 강(린 체리 지음, 우순교 옮김, 킨더랜드 펴냄) 미국 매사추세츠와 뉴햄프셔 지역은 뉴잉글랜드라고 불리는 곳이다. 새로운 영국이라는 뜻이다. 모든 자연조건이 영국과 비슷해 그렇게 불렸다. 영국과 달리 이 지역은 수천년 동안 인디언과 자연이 조화 속에 공존해온 평화로운 곳이었다. 하지만 300여년 전 이곳에 유럽의 개척자들이 들어오면서 뉴잉글랜드의 내슈아 강은 오염되고 만다.1960년대부터 이곳 사람들은 강을 살리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벌인다.1979년 마침내 새끼 창꼬치, 퍼치고기 등이 내슈아 강으로 돌아온다. 내슈아 강의 역사를 소개.8000원.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하늘매발톱 지음, 주니어랜덤 펴냄) 신라의 충신 박제상에 얽힌 전설 ‘망부석이 된 아내’에서는 아직 세력이 크지 않았던 통일 이전 신라의 역사를, 살수대첩에 얽힌 전설 ‘을지문덕을 도운 스님들’에서는 지혜로 외세를 물리친 고구려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고조선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설 27개를 모았다. 책 제목은 김수로왕이 하늘에서 내려올 때 아홉명의 족장들이 불렀다는 노래 ‘구지가’의 한 대목.8500원.
  • [시네드라이브] 어떻게 좀 안되겠니? 아동·여성 품는 배려

    최근 영화 ‘그놈 목소리’를 두고 모방범죄 논란이 일었다. 유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자 했던 작품의 의도와 다르게 일어난 사건으로 제작진은 물론 일반 관객들도 적잖이 당황했다. 이렇듯 부작용은 뜻하지 않게 발생한다. 교통사고 무서워 자동차를 없앨 수 없는 것처럼 표현의 자유가 침해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표현에 있어서 금기가 사라진 시대, 영화 제작자들은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여성이나 어린이 등과 같은 ‘마이너리티’를 다룰 때는 더욱 그렇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의 몇몇 장면은 눈에 거슬린다. ●아이들 보는 데서는 찬물도 못먹는다는데… 강도 높은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 ‘수’에서 가장 무서운 대목을 꼽으라면 초등학생 정도의 남자 아이가 ‘연장’을 사용하는 장면이다. 주인공 태수가 생선회 접시를 나르는 한 아이의 뒤를 밟는다. 잠시 후 심부름을 끝내고 나오는 아이의 손에 날이 하얗게 선 칼이 쥐어져 있다. 이윽고 아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태수의 다리를 사정없이 후려친다. 잠시 후 다른 아이와 함께 얼음을 찍듯 칼로 태수의 어깨를 찍어 내린다. 태수와 대립하는 구양원의 악랄함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인지는 알겠다. 하지만 영화의 흐름상 굳이 없어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이런 장면은 당황스럽고 가슴 아프다. 물론 영화는 청소년 관람 불가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상에서 해적판이 나돌고 있는 판에 이런 짧은 장면 하나가 청소년들에게 끼칠 해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가 흘린 눈물이 용서라면 용서할 수 없다! 여성이 관객층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대다수 한국 영화는 남성중심적인 사고를 바탕에 깔고 있다. 남성들의 사랑, 우정, 효심을 위해서 여성들의 권익은 항상 침해당해왔고 그것이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면 별 문제 없이 좋은 영화로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뷰티풀 선데이’에서는 자신을 강간한 남자인 줄도 모르고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는 비극적인 여자 수연이 나온다. 남편 민우의 비밀을 알게 된 수연이 그를 향해 증오와 분노를 쏟아냈다. 당연했다. 그러면서도 순간 조마조마했다. 혹시 민우를 용서하면 어쩌나. 저렇게 불쌍한 얼굴을 하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싹싹 비는데 말이다. 결국 그 ‘지독한 사랑’에 의해 꺾이고 말지만 가차없이 돌아선 그녀가 대견했다. 하지만 혼수상태의 수연이 마지막에 떨구는 한줄기 눈물을 보자 도통 헷갈리기 시작했다. 제작진이 밝힌 ‘뷰티풀 선데이’의 의미를 보면 그런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사랑이 용서받는 날’이라니. 그렇다면 그녀의 눈물이 의미하는 것은 용서란 말인가. 사랑의 비극적 종말에 아쉬워하는 관객들에게 여운을 주기 위한 타협이 다소 실망스럽다. 어떤 식으로든 한 사람의 감정·인생을 짓밟고 선 사랑은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 아동과 여성을 좀 더 배려할 수는 없을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수’ 주연배우 지진희

    하드보일드 액션영화 ‘수’ 주연배우 지진희

    이렇게 꾸미지 않는 배우가 또 있을까.22일 개봉한 하드보일드 액션 ‘수(壽)’에서 거칠게 변신한 지진희. 강도 높은 액션 덕에 몸짱이 됐겠다고 운을 떼자 “우리 영화는 (멋진 근육을 보여주는)‘300’과 다르다.”며 뱃살을 쥐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유쾌한 남자가 냉혹한 킬러가 됐다. 해결사 ‘수’로 불리는 태수는 19년 만에 찾은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다. 그 배후에는 조폭 보스 구양원(문성근)이 있다. 영화는 태수의 처절한 복수 과정이다. 재일교포 최양일 감독의 첫번째 한국 진출작으로 주목받는 이번 영화는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폭력 미학을 선사한다. 영화를 보면 이제 그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끝까지 밀어붙인다. 스크린을 적시는 핏물의 양과 총칼의 사용 횟수는 가히 전쟁 수준이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일부러 강한 영화를 택했다는 소리가 있는데. “다들 그렇게 말하는데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 모든 일의 기준은 무조건 재미다. 이번 영화도 그런 기준에서 선택한 거다. 어쨌든 돈내고 시간 들여서 영화 보러 오는데 이왕이면 TV에서 보는 것과 달라 이면 좋지 않나.” ▶그럼 지금까지 했던 영화는 다 재미있었나. “물론! 왜 재미 없었나? 당신 빼고 20만명쯤 되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생각한다.(웃음)처음엔 두려움이 더 컸다.‘여교수의 은밀한 유혹’을 찍으면서 현장이 주는 재미를 알았다. 그래서 이 작품을 개인적으로 높이 산다.” ▶엄청난 폭력 장면 때문에 사실 이 영화를 관객들에게 ‘즐기라’고 말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고 느껴진다. “첫 대본에선 지금보다 10배는 더 잔인했다. 내 첫 반응은 ‘이거 한국에서 개봉 못해’였다. 불편한 건 당연하다. 한번도 이런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 심장을 꽉 쥐는 듯한 뻐근함이랄까. 그런 불편한 느낌을 가져보는 것도 색다르지 않을까.” ▶감상평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폭력 묘사는 친절, 스토리텔링은 불친절’이었다. “대부분 그렇게 느끼더라. 말로 할 걸 액션으로 했다고 보면 된다. 친절하게 설명하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영화도 있는 반면 이런 영화도 있다. 우리가 태어나서 쓴맛, 단맛, 짠맛 다 보듯이 우리 영화도 오감을 다양하게 길러주는 영화라고 본다.” ▶카타르시스는 있었겠다. 그런 식의 폭력을 언제 행사해 보겠나. “맞다. 초반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니까 정말 신나더라. 하지만 무지하게 힘들었다. 모든 폭력 장면은 각본 없이 찍었다. 감독님은 진짜를 원했다. 만약 짜놓고 했다면 아마 더 크게 다쳤을 거다. 그냥 하니까 정말 안맞을려고 눈 부릅뜨고 죽을 힘을 다해서 피했다. 점박이(오만석)가 목조르는 장면도 진짜다. 내가 정말 죽을 거 같을 때 신호를 할 테니 진짜 조르라고 했다. 그렇게 리허설을 했더니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그래서 두 번 죽을 뻔했다.(웃음)” ▶대역이 없었단 말인가.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어떡하나. 대체로 배우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가.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만 두번 정도 대역을 썼다. 영화 찍다가 얼굴에 상처나는 거 아무렇지도 않다. 외국 배우들 보면 그런 사람 많다. 그게 다 세월의 흔적이고 연륜 같아 좋아 보인다.”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들었겠다. “아무리 일이라지만 내 안에 잠재돼 있던 폭력성을 확인하니까 무섭더라. 지금 다시 꾹꾹 눌러 담고 있는 중이다.(웃음)외국에서는 감정적으로 강도가 센 영화의 출연자들한테 정신과 전문의를 한명씩 붙인다더라. 우리도 그런게 필요하지 않을까. 특히 어린 친구들에게는 더욱 절실하다. 나이 들어서 연기한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쪽에서 작품성을 떠나 상업적인 성과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쪽으로 포기한 지 오래다. 그건 신이 선택해 준 몇몇 분들에게만 가능한 것 같다.(웃음)다만 지금까지 여섯 편의 영화를 했는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40대 중반 넘어서 진짜 멋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되고 나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나. “정말 웃기는 코미디! ‘우리 지금까지 지진희한테 속았어.’하는 소리를 꼭 듣고 싶다.‘니들이 게맛을 알아!’ 이 한마디로 세상을 평정한 신구 선생님처럼. 마지막 반전을 기대해 달라.”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돈 손에 쥐어야”… 北 ‘몽니’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의 BDA ‘몽니’, 성공이냐 실패냐? 한·미·중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동결자금 해제를 공식적으로 약속했는데도 북측이 북한계좌로의 송금 지연을 이유로 6자회담 참여를 사실상 ‘보이콧’함에 따라 6자회담이 진전되지 못한 채 휴회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지난 15일 실무그룹 회의가 시작된 뒤 BDA문제를 둘러싸고 공전을 거듭했던 이번 6자회담은 미국 정부가 19일 BDA 북한 동결자금 해제조치를 공식 발표하고 중국과 마카오 금융당국도 조속한 송금을 약속, 진전을 이룰 것으로 관측됐다.그러나 6자회담 본회의 사흘째인 22일까지 북한계좌로의 송금이 이뤄지지 않자 북측은 “송금되기 전에는 회담에 참가할 수 없다.”며 몽니 전략을 구사했다. 이처럼 북측이 끝까지 뻗댄 이면에는 북한의 취약한 금융시스템이 반영돼 있다는 지적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신용사회가 아니라 돈을 직접 받고 확인해야만 안심하는 분위기”라며 “우리처럼 신용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송금 약속을 받았어도 직접 돈을 손에 쥐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DA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불신은 지난해 9월 미국의 BDA 금융제재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가 끊기면서 시작됐다.BDA가 50개 북한 계좌를 동결하면서 전세계 10여개국 20여개 은행과 거래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국제금융거래 재개를 위해 BDA문제를 풀어야 했지만 미국이 법적인 절차에 따라 일부 해제만 주장, 신경전이 계속됐다. 그러다가 지난달 5∼6일 북·미 뉴욕회동에서 초기조치 이행을 전제로 BDA문제 해결을 약속받았지만 미측이 중국과 마카오 당국에 송금에 대한 권한을 넘기면서 50개 계좌 예금주의 계좌이체 신고서 제출 및 중국은행의 송금 거부라는 기술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모든 예금주 공개를 꺼려하면서 대표 1명만 내세워 돈을 찾겠다고 버텼고, 북한과 거래를 끊은 중국은행은 불법으로 낙인찍힌 북한 자금을 받으면 법을 위반하는 것이어서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중·일 등은 BDA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행의 부담을 줄여 주는 방법으로 제3국 은행의 북한계좌로 송금하는 방법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한국의 한 외국환은행이 북한에 진출하기 시작한 바, 한국측에 이 문제를 고려할 수 있는지 건의했고 한국측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손학규는 길을 찾았을까/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손학규는 길을 찾았을까/진경호 논설위원

    그의 심경이었을까. 손학규를 찾아 넘던 한계령은 먹구름에 푹 잠겨 있었다.10m 앞이 보이질 않았고, 눈이 몰아쳤다. 지난 여름 수마가 할퀸 산자락은 여기저기 벌건 속살을 드러냈고, 계곡엔 무너져 내린 바윗돌들이 제멋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여의도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린 지난 주말 손학규가 숨어 들어간 양양 낙산사와 설악산 봉정암엔 이렇게 눈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다. 겨울이었다. 손학규는 아귀 힘이 센 정치인이다. 악수할 때 손을 꽉 쥐고 흔든다. 당당함과 자신감을 눌러 담아 상대 손에 건넨다. 민주화 운동도 여권 사람들 못지않게 했고,‘100일 민심 대장정’으로 땀도 흘려봤다.3선 의원에 경기지사도 했다. 언론은 ‘저평가 우량주’라 부르고, 여권은 ‘제3지대’에서 보자며 손짓한다. 그런데 정작 한나라당은 자신을 모른 체한다.127명의 소속의원 가운데 그를 지지하는 사람은 고작 세 명이다. 이념 때문일까. 그가 비교적 진보라서? 아니다. 한나라당 누구도 그가 빨갱이라 안 된다는 사람은 없다. 그럼 뭘까. 그저 지지율 3위,‘넘버3’였기 때문이다. 대통령, 아니 대통령 후보도 안 될 텐데 줄 설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 지구당위원장 말에 이런 세태가 담겨 있다.“A가 후보가 되면 당연히 좋고,B가 돼도 A를 배려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 공천은 걱정 없다.” 유력후보 A쪽에 서서 꼼짝 않는 이유다. 내가 있어야 당이 있고, 나라는 그 다음이라는 식이다. 이러니 누가 넘버3를 거들떠보겠는가. 손학규는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경기지사 시절, 의원들을 한명씩 한명씩 공관에서 만나며 꾸준히 ‘대사’를 도모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들이 온데간데없더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젊다는 ‘새정치 수요모임’ 소장파 의원들의 외면에 낙심했다고 한다. 냉정히 따져보면 그도 할 말은 없다.10년 넘게 몸 담고도 이런 당 사정을 몰랐다면 판단 부족이고, 알고도 지금껏 별무소득이라면 능력(?) 부족이다. 지사 시절 의원들을 따로 불러 줄세우기 흉내라도 낸 걸 보면 후자에 가까울 듯하다. 손학규 탈당 파동에서, 높은 지지율에 가려졌던 그와 한나라당 사람들을 새삼 보게 된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고, 줄이 아니면 서지 않는다. 참 변하지 않았다. 서청원 전 대표가 지난 두 차례 대선 때 후보만 있고 당은 없었다고 통탄했던, 그 모습 그대로다. 손 전 지사가 눈 내리는 봉정암에서 길을 찾던 시간 한나라당에선 개나리 꽃망울 운운하는 논평이 하나 나왔다. 예를 갖췄으나 손학규는 다른 마음 먹지 말고 어서 돌아와 한나라당의 꽃망울을 피우는 데 동참하라는 것이다. 여의도 봄볕에 벌써 나른해진 그들에게 낙산사의 칼바람은 그저 한가한 먼 나라 얘기였을 뿐이다. 손학규는 “깊은 산중에서 밤을 지새워 보니 어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디서 새 우는 소리가 들렸고, 동쪽 하늘이 환하게 열렸다. 버리지 않으면 새 길을 만들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불가의 가르침에 견주면, 모든 것이 막혀 생각마저 끊기는 은산철벽(銀山鐵壁)에 선 끝에 비로소 화두를 잡았다는 말이다. 그럴까. 정말 그는 새 길을 찾은 걸까. 만약 자기 주장대로 한나라당이 선거인단을 50만명으로 했어도 그 길로 나섰을까. 여든 야든, 남는 자든 떠나는 자든 모두가 새 정치를 외치는데, 몽매한 국민 눈엔 왜 그 길이 그 길인가.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유익한 정보·재미로 女心 잡는다

    30대 여성들의 힘이 커지고 있다. 정치, 사회분야 뿐 아니라 각종 드라마나 뉴스에서도 30대 여성 연기자와 앵커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안방에서도 TV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아버지의 권력이 어머니에게 넘어간지 오래다. 이런 흐름에 맞춰 30대 여성을 겨냥한 채널간 경쟁이 불붙고 있다. 온미디어 스토리온이 30대 여성을 위한 채널로 탈바꿈하자 기존 채널인 CJ미디어의 올리브네트워크가 새 단장을 하며 맞불을 놓았다. 올리브네트워크는 25∼39세 여성층의 요구에 부합한 프로그램 자체 제작편성을 35%에서 50%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19일 전면개편을 맞아 톱모델 박둘선과 개그맨 정성호가 진행하는 버라이어티쇼 ‘겟 잇 뷰티2’(매주 목요일 밤 12시), 연애심리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애불변의 법칙 플러스´(매주 금요일 밤 12시) 등을 새롭게 편성한다. 뮤지컬 배우 박해미가 진행하는 시사 리얼리티 프로그램 ‘판도라의 상자’(매주 월요일 밤 12시), 의류 리폼 방법을 알려주는 ‘디자인 잇 유어셀프2’(매주 수요일 오후 3시) 등 다양한 제작물을 선보인다. 또한 ‘레이첼 레이 쇼’ ‘타이라 쇼2’ ‘패션 불변의 법칙2’ 등 해외 최신 리얼리티 및 토크쇼 프로그램들을 편성한다. 시간대별로 나눠 오전 7시∼낮 12시 ‘굿모닝 올리브’, 밤 11시∼새벽 1시 ‘올리브 프라임’, 새벽 1∼3시 ‘올리브 시네마’로 편성을 달리한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데스크시각] 대선정국과 북한변수/구본영 정치부장

    꽃샘 추위가 한풀 꺾이나 싶더니 어느새 봄이다. 분단국의 숙명인가. 새봄이 오기도 전에 달아오른 올 대선정국에도 이른바 ‘북한 변수’가 어김없이 드리워졌다. 연초 북한이 반(反)한나라당 노선과 대선 개입의지를 구체화한 신년사설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이해찬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방북은 그러한 ‘북한 변수’의 위력을 새삼 실감케 했다. 정치권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둘러싼 설전이 촉발됐기 때문이다. 당초 한나라당은 대선 전 정상회담에 부정적 인식을 표출했다. 지지도가 바닥세인 범여권이 평화무드를 조성해 지지층의 재결집을 노리는 방편이란 ‘우려’였다. 그러자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남북전쟁까지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받아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의 유불리라는 정략만 앞세워 논쟁을 벌이는 꼴이다. 정작 정상회담이 제대로 되느냐, 아니면 잘못되느냐에 따라 남북 양쪽 구성원들이 쥐게 될 손익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말이다. 먼저 연말 대선까지 무조건 남북정상회담을 갖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베이징 2·13합의 이후 북·미 관계개선 움직임 등 동북아 탈냉전이 급류를 타는 시점이 아닌가. 그런데도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한이 손을 놓고 있으란 것은 온당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주문이다. 그런 수세적 반응은 자칫 보수적이 아니라 수구적으로 비칠 수 있어 한나라당에도 유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범여권이 정상회담 추진의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한 측면도 있다. 일부 ‘사이비 진보’ 인사들의 앞뒤가 안 맞는 ‘통일 포퓰리즘’이 문제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협상용이므로 (남한을 겨냥한)전쟁 위험은 없다.”고 싸고돌면서 인권 등 북한체제의 문제점을 거론하기라도 하면 “그럼 (북한과)전쟁하자는 것이냐.”고 눈을 부라리는 행태가 그것이다. 하지만 야권이 정상회담 그 자체를 비판해선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문제삼아야 할 것은 정상회담의 시기가 아니라 그 추진 절차의 불투명성이나, 정상 궤도를 이탈해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회담결과가 나왔을 때가 아닐까.2000년 정상회담 때처럼 남북간 뒷돈 거래나 ‘낮은 단계의 연방제’합의설 등 잡음이 새어나오면 마땅히 비판의 날을 세워야 한다. 사실 북한 변수가 범여권과 야권 어느 쪽에 유리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1997년 대선에선 구여권의 정보기관이 동원된 ‘북풍 공작’ 의혹이 있었지만,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 총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정상회담 성사라는 ‘낭보’가 전해졌지만, 당시 여당은 참패했다. 당(唐)의 문인 한유(韓愈)는 “귀신은 실제로 없다.”면서 “귀신이 무서워서 겁에 질린 사람들이 스스로 해코지를 당할 뿐”이라고 사족을 달았다. 여야는 대선의 유불리라는 ‘허상’에 매달려 입씨름을 벌일 게 아니라 정상회담의 내용으로 논점을 옮겨야 한다. 정상회담이 자칫 분단의 고착화에 기여하는 정략적 이벤트가 아니라 실제로 통일의 밑거름이 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메지에르 동독 마지막 총리의 회고는 퍽 교훈적이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사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밀어붙인 기민당의 콜 총리나, 동방정책으로 동서독 정상회담을 처음 성사시킨 사민당의 브란트 총리 등 서독 지도자들의 공적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통독의 진정한 주역은 (통독에 기꺼이 찬성표를 던진)동독주민이었다.”고 단언했다. 정상회담이 통일의 진정한 초석이 되게 하려면 남북 주민들에게 그 만남의 과정과 결과가 투명하게 전달돼야 한다. 그러기만 하면 정상회담이 어느 대선주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할 이유가 있겠나 싶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이두한 원장의 건강이야기] “항문이 빠질 것 같아”

    시골에 계신 이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사연인 즉 10여년 전부터 항문 주위가 내려앉고 빠지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었다. 농사일이라는 게 밭을 맬 때도 쪼그리고 앉아야 하고, 부엌일도 늘상 쪼그려 앉아야 하니 왜 안 그럴까. 그러던 게 요즘에는 ‘밑이 빠질 것만 같아’ 먼 길을 걷지도 못한다고 하셨다. 워낙 예민한 성격이라 가족들도 성격 탓이려니 했고, 당신도 못내 쉬쉬 하셨지만 그 새 고통은 커져 갔고, 그 때마다 혹시 암이나 다른 큰 병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걱정도 많았다고 하셨다. 고민 끝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조카를 찾아 오셨다.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었지만 항문 왼쪽의 거근을 눌러 자극을 가했더니 몹시 아파하셨다. 항문거근 증후군이었다. 항문에는 항문을 떠받치는 ‘항문거근’이라는 근육이 있는데, 여기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항문거근 증후군이다.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근육염이나 신경염이 원인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증상도 간단해 나이 많은 고령자에게 흔한 신경통이 어깨나 무릎, 허리 대신 항문 부위에 나타났다고 보면 맞을 듯하다. 이 질환이 오면 항문 안에 뭔가 꽉 차 있는 느낌과 함께 항문이 내려앉거나 빠지는 느낌이 든다. 오래 걷거나 앉아 있으면 이런 증상이 더욱 심해지지만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증상이 덜하다. 간혹 자다가 10여분간 항문에 심한 통증이 오기도 하는데, 이는 항문 주위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다리에 쥐가 나는 것과 흡사한 이유다. 이런 증상 때문에 혹시 큰 병이나 아닐까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큰 병은 아니다. 그러나 드물게는 다른 병이 작용하기도 하므로 증상이 보이면 항문과 직장, 산부인과 검사는 꼭 해볼 것을 권한다. 치료도 어렵지 않다.2주에 한번씩 2∼3회 정도 항문 거근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거나 통증 부위에 전기자극을 가하기도 하며 더러는 거근을 마사지해 근육을 이완시키면 통증이 사라진다. 대항병원장
  • [프로배구] 삼성 정규리그 첫 정상

    # “큰 경기에서 믿을 건 노장들뿐이다. 그들에게선 묵은 된장처럼 진한 맛이 우러나온다.”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14일 대전충무체육관.프로배구 대한항공과의 정규리그 최종전 1세트가 끝날 때까지 신 감독의 표정은 모든 걸 체념하는 듯했다. 웬만하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법이 없는 신 감독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 앉지 못했다.승부는 둘째. 그보다는 고장난 몸을 아끼지 않고 코트에서 펄쩍 뛰고 나뒹구는 노장들이 너무나 고마웠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천안 유관순체육관.‘맞수’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은 “10점 이상의 큰 점수차로 상무를 제압하고 대전경기를 기다리겠다.”고 예고한 대로 가벼운 3-0 승리를 거두고 결과를 기다렸다.대한항공이 이겨주기만 하면 25승5패로 동률. 그때부터 우승컵은 현대의 몫이다. 점수득실률을 넉넉하게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명은 정해진 대로였다. 삼성이 14일 홈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대한항공에 통쾌한 3-1 역전승을 거두고 시즌 25승5패를 기록,24승6패로 마감한 현대를 승점 1점차로 제치고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삼성은 프로배구 세번째 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컵을 처음으로 가슴에 품었고, 챔피언결정전(24일부터 5전3선승제) 직행 티켓도 손에 쥐었다. 반면 최종전까지 삼성을 괴롭힌 현대는 승점 1점차로 뒤져 17일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에서 대한항공과 한 장 남은 챔프전 결정전 티켓을 다투게 됐다. 삼성의 정상 탈환은 용병 레안드로와 신치용 감독의 시즌 전략, 그리고 부상투혼을 불태운 노장 등 ‘삼박자’가 제대로 들어맞은 결과물이다. 레안드로는 올시즌 노쇠한 삼성의 파괴력을 기대 이상으로 보강시켰다. 이날도 거둬들인 점수는 무려 39점. 큰 점수차로 1세트를 내준 뒤 맞은 2세트 초반 펄펄 날며 승부의 추를 돌려놓았다. 신치용 감독의 용병술과 시즌 전략은 ‘제갈공명’다웠다. 현대가 전열을 가다듬지 못한 시즌 초반 충분히 승수를 쌓아올려 체력이 고갈될 게 뻔한 종반 이후를 충분히 대비했다. 그러나 가장 빛난 것은 ‘고장난 노장’들의 눈물겨운 투혼이었다. 지난해 챔프전 1차전에서 발목이 돌아가 1년을 벤치에도 앉지 못했던 석진욱은 최근 출장을 자원한 뒤 이날도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9점이나 벌어들였고, 신 감독과 ‘한솥밥 11년째’인 최고참 김상우 역시 끈질긴 네트플레이로 최대 고비였던 3세트를 팀에 안겼다. 체력이 바닥난 신진식은 첫 세트부터 선발 출전, 고비 때마다 알토란 같은 점수로 분위기 반전에 한몫을 톡톡히 한 신 감독의 ‘믿을맨’이었다.대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22) 소아 뇌성마비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22) 소아 뇌성마비

    간혹 뇌성마비를 이긴 ‘인간 승리’의 드라마틱한 소식을 접한다. 뇌성마비의 고통을 이겨내고 큰 성취를 이뤄냈다는 말이다. 이런 소식이 반가운 것은 그 만큼 뇌성마비가 무섭기 때문이다.“정상인에게는 쉬운 고개 가누기와 앉기, 서기, 걷기 등의 기본 동작들을 힘겹게 배워나가야 하는 뇌성마비 환아들과 그 부모들의 심적 부담과 경제적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뇌성마비 치료의 권위자로 꼽히는 연세대의대 재활의학교실 박은숙(재활병원장) 교수는 소아 뇌성마비의 고통을 이렇게 설명했다. 뇌성마비란 임신 중이나 출생 후 미성숙한 뇌의 손상으로 인해 인체의 운동 및 자세조절 장애를 통칭하는 질환이다. 뇌 손상이 있더라도 운동 및 자세조절 장애가 없으면 뇌성마비로 보지 않는다. 뇌성마비는 뇌 손상 부위와 손상 정도에 따라 정신·언어·시력장애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박 교수가 설명하는 뇌성마비의 요인은 이렇다.“뇌성마비의 고위험 요인은 출산전·주산기·출산후 요인으로 대별할 수 있는데, 출산전 요인이 전체의 70∼80%가량을 차지하며, 주산기 및 산후 요인은 20∼30% 정도입니다. 출산전 요인은 출산시 2500g 미만의 저체중아, 임신 기간 37주 미만의 미숙아, 임신 중 감염과 심신의 충격, 지나친 흡연 및 음주 등이며, 주산기 및 출산후 요인으로는 난산, 호흡곤란, 양수 및 태변 흡입, 경련, 황달, 뇌염, 뇌막염, 외상성 뇌출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데다 환자 개인별로도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뇌성마비가 오는 경우가 많아 환자 개인별 원인을 꼬집어 내기는 상당히 어렵다. 국내에서 이런 뇌성마비가 출생인구 1000명당 2∼3명 정도에 이른다. “이런 뇌성마비 환아의 신체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그런 만큼 조기진단이 중요합니다. 조산 및 저체중 등 고위험 요인을 가졌다면 당연히 정밀한 검진이 필요하지만 이런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고개를 뒤로 심하게 젖히거나 한쪽으로 기울게 고개를 들어올리며, 팔다리와 몸통이 축 늘어지는 느낌, 몸통 좌우의 움직임이 다르고, 양손의 주먹을 항상 꼭 쥐고 있다면 서둘러 전문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한 대응입니다.” “물론 운동발달 지연도 중요한 증상인 만큼 알아둘 필요가 있지요. 정상 아동의 경우 머리 가누기는 출생후 3개월, 뒤집기는 4∼6개월, 기는 것은 6∼8개월, 잡고 서기는 9∼10개월, 혼자 걷는 것은 12∼15개월 사이에 가능한데, 이보다 많이 늦어지면 뇌성마비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뇌성마비는 뇌의 손상의 정도 및 손상 부위에 따라 증세 유형과 정도가 매우 다양하다. 운동이상 유형에 따라 경직형, 이상운동형, 혼합형으로 나누는가 하면, 병증이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 사지마비, 삼지마비, 하지마비, 단마비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경직형은 움직임이 적고, 타인이 관절을 움직일 때 저항감이 느껴지며, 팔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 운동이상형은 움직일 때 안면과 사지가 불규칙하게 뒤틀리거나 자꾸 꿈틀거리는 동작을 억제하지 못하는 특성을 보이며, 혼합형은 경직형과 운동이상형이 혼재해 있는 경우이다. 이 중 경직형이 전체 뇌성마비의 70∼80%를 차지한다. 사실, 뇌 손상이 심한 중증의 뇌성마비는 조기치료를 해도 회복의 정도가 미미하지만, 대부분은 조기치료 여부에 따라 예후가 큰 차이를 보인다. 중요한 뇌 발달기에 다양한 감각 및 운동을 경험하도록 해 뇌 발달 장애요인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 곧 치료 과정이기 때문이다.“환아에게 필수적인 여러가지 감각 및 운동경험을 습득하게 해 뇌 발달을 돕는 것이 조기치료의 주된 목적이며, 여기에 더해 비정상적인 근골격계의 변형을 예방하거나 관리해 운동기능을 향상시키는 것도 치료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동원되는 치료법은 무척 다양하다. 근력강화와 운동범위를 넓히기 위한 전기치료를 비롯해 석고고정, 보조기나 보조장구 사용, 약물치료, 보톡스 및 신경차단 주사요법 등을 환아의 상태에 따라 적용한다. 여기에다 환아가 가진 동반 장애에 따라 인지교육, 언어치료, 심리치료 등을 병행한다. 수술도 중요한 치료법이다.“수술치료는 신경외과 분야의 ‘선택적 척수후근 절제술’과 정형외과 분야의 ‘근골격계 교정술’이 대표적인데, 척수후근 절제술은 경직을 유발하는 후근을 선택적으로 절제해 경직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나 수술 후 근 긴장도가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근골격계 교정술은 관절의 변형이나 탈구, 회전 변형 등을 치료하는 수술로, 수술 후 비정상적인 보행습관을 교정하는 치료를 따로 받아야 하고요.” 이렇게 다양한 치료를 하지만, 환아가 성장함에 따라 증상의 양상이 변하기 때문에 학령기 이후에는 그때까지 치료로 얻은 기능을 잘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사실, 뇌성마비는 완치를 겨냥한 치료라고는 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가능한 기능을 최대한,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주된 치료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기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며, 또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거지요.” 다행인 것은 경직 치료에 효과적인 고가의 보톡스 주사요법이 건강보험의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만2∼5살 환아에게 이 치료법을 적용할 경우 1회 시술비가 이전의 120만원선에서 14만∼38만원 수준으로 줄었다.“그렇지만 환아들 중에는 대퇴부 근육의 문제로 보톡스 주사요법이 필요한 경우도 많은데, 아직 이런 부위는 보험 적용을 못받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박 교수는 특히 뇌성마비 환아를 보는 일반인의 시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뇌성마비 환자의 75∼80%는 독립 보행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중증으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중등도의 환자 57%, 중증 환자의 35%가 직업을 갖고 있는데, 이런 점을 비춰 우리도 환자들을 위한 각급 교육기관 증설,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공동체 결성 등의 문제에 정부와 사회가 더 큰 관심을 가져 주기를 당부합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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