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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진단·치료용 나노물질 개발

    국내 연구진이 암 진단과 치료에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100나노미터(㎚=10억분의1m) 이하의 균일한 크기를 가진 다공성 나노입자 제조기술을 새로 개발했다. 이 나노입자에 암 진단제나 치료제를 넣어 전달하면 기존 방법에 견줘 월등히 높은 수준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는 30일 자성 나노입자를 일정한 크기의 구멍들이 있는 다공성 실리카(이산화규소)가 둘러싸고 있는 다공성 나노입자를 50~100㎚의 균일한 크기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다공성 나노입자를 효과적으로 제조하고, 실제 효과를 생체 내에서 입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독일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최신호에 게재됐다. 실리카는 3㎚ 크기의 수많은 구멍을 갖고 있어 지난 20여년간 암진단이나 약물전달에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나노입자를 의료용으로 쓸 수 있는 만큼 작은 크기로 균일하게 만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다공성 나노입자에 형광염료를 넣어 암에 걸린 쥐의 혈관에 투여해 2시간후 자기공명영상( MRI)을 통해 나노입자들이 암 조직에 축적된 것을 확인했으며, 나노입자들은 주사 24시간 후에도 종양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 교수는 “나노입자를 암 진단을 위한 MRI 조영제와 형광 표지 물질로 이용하는 동시에 항암제를 암조직에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이번에 개발된 나노입자 제조법은 입자 크기를 50nm부터 100nm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실제 생체실험에 더 적합한 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길섶에서] 아버지와 구두/안동환기자

    을씨년스러운 가을이다. 마포의 한 호프집에서 친구들이 오랜만에 모였다. 금융위기에 이런저런 한탄이 터져 나온다. 반토막난 펀드며 아내 험담도 오가다 한 친구가 황망하게 가신 아버지를 떠올렸다. 친구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구두가 떠오른다고 한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반신마비가 된 친구 아버지는 소일거리로 아들의 구두를 닦았단다. 아침마다 반질반질 광을 낸 구두를 신고 출근하는 아들을 보며 뿌듯해하셨다. 그런 아버지는 이태전 이맘때 산책길에 홀로 임종하셨다. 이제 친구는 수건으로 구두를 대충 훔치고 출근길에 나선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10년전 첫 출근길이 떠오른다. 잔정이 없는 아버지가 이른 아침 골목길까지 따라나와 손수건을 쥐어주셨다. 유난히 땀이 많은 아들이 맘에 걸리셨나 보다.‘아버지의 눈에는/눈물이 보이지 않으나/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김현승 시인이 남긴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 한 구절이 먹먹하게 와닿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주말탐방] ATP투어 이형택이 사는 법

    [주말탐방] ATP투어 이형택이 사는 법

    벼룩시장배 국제남자챌린저대회가 한창 열리고 있는 30일. 부산 금정테니스코트에서 국내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대를 누비고 있는 이형택(32·삼성증권)을 만났다.12월 한 달을 빼면 좀처럼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인물이다.1월 ATP 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전후를 시작으로 1년 가운데 11개월을 전세계 테니스코트를 쫓아다니며 집 밖에서 살아야 하는 그다. 라켓을 쥐고 살아온 24년 동안 그는 테니스팬들을 웃기고, 또 울렸다. 한국 남자테니스의 ‘간판’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지도 제법 오래 됐다.‘한국 테니스의 미래를 건다.’는 말은 그에게 축복이기도 했지만 족쇄가 되기도 했다. 그에게 테니스 투어란 무엇일까. 치열한 생존의 격전장에서 그가 살아가는 방법은 또 뭘까.15가지 문답을 통해 알아봤다. ●8년째 투어 생활… 한해평균 20만달러 벌어 ▶한 시즌도 거의 끝나간다. 한국땅이 오랜만인 것 같은데. -이젠 별 느낌이 없다. 본격적으로 ATP 투어 생활을 한 지 벌써 8년째다. 아참, 그 이전 챌린저대회부터 따지면 꼭 10년이다. 하도 들락거려서 나도, 집에서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비행기 마일리지가 상당하지 않나. -헤아려 보진 않았다. 얼추 우리 네 식구가 두어 번 세계일주할 정도는 될까.1년에 비행기로 지구 한 두 바퀴 정도 도는 것 같다. ▶테니스투어란 게 도대체 어떤 건가. -테니스 라켓 하나 들고 돈 벌러 다니는 거다. 골프도 마찬가지 아닌가. 대회마다 걸려 있는 상금 따먹기인데, 말이 좀 그런가? 하여간 프로니까 돈이 제일 먼저다. ▶내내 쏘다니니 체질도 맞아야 할 것 같은데. -직업이긴 하지만 여행을 즐기는 성격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니라면 정말 하기 힘든 노릇이다. ▶테니스 투어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누가 그러던데 ‘일주일살이’다. 거의 일주일 단위로 대회가 있는데, 우승을 하건 꼴찌를 하건 일주일이면 다 끝난다. 다른 종목 같으면 대회 느낌이 끝난 뒤에도 주욱 이어지지만 이건 그럴 수가 없다. 무조건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제법 깔끔하지 않은가. ▶투어 선수의 덕목이란 게 있나. 꼭 갖춰야 할 것 말이다. -즐길 수 있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요즘 흔히 쓰는 말인데, 즐긴다는 건 설렁설렁한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핑계대지 않는 자세, 긍정적인 사고, 네모난 코트 안에선 나만이 책임진다는 생각, 요 세 가지만 제대로 갖추면 되지 않을까. ▶대회 시작 때 무슨 생각을 하나. -우승이 아니라 1회전을 어떻게 통과하느냐다. 우습지 않은가. 근데 생각해 보시라. 전세계에서 날고 긴다는 애들이 나오는 데가 투어 무대다. 랭킹이 높으면 시드를 받게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1회전에서 로저 페더러를 만날 수도 있고, 라파엘 나달을 만날 수도 있다. 마음가짐을 그렇게 가진다는 얘기다. 내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 아니라 1회전 통과였다. ▶그렇게 죽도록 다니면서 도대체 얼마나 벌었나. -내가 관리를 안 하니까 잘 모르겠는데 ATP 홈페이지 들어가니까 230여만달러로 적혀 있었다. 올해만 26만달러 정도인 것 같고. 굳이 요즘 환율로 따지면 글쎄, 얼마나 되나. 어쨌든 한 해 평균 20만달러 조금 넘게 번 것 같다. ▶아이 분유값 벌려고 더 열심히 뛰겠다고 웃긴 적이 있다. -농담삼아 얘기했는데 그 말이 장안에 쫙 퍼졌더라. 결혼도 하고 애기도 낳았으니까 더 심기일전하겠다는 뜻이었다. 사실 지금도 그 각오로 뛰고 있다. ●어머니가 보면 지는 징크스 이젠 깨고싶다 ▶징크스는 없는가. -징크스가 있다면 꼭 그렇게 해 본다. 새 양말 신으면 진다고 해서 새 양말 신고 이겼고, 경기 도중에 옷을 갈아입으면 진다고 해서 매번 갈아입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기더라. 근데 한 가지가 문제였다. 초등학교 대회 때 4강까지 잘 올라가다 어머니가 오셨는데 졌다. 중학교 때도 그랬다. 한번은 퓨처스 대회 결승에 올랐는데 이기다가 역전패한 적도 있다. 이후부터는 어머니가 잘 안 오신다. 결국 24년 동안 어머니 앞에서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좌우명은 있는가. -준비한 자만이 기회를 얻는다는 거다. 흔하지만 나에겐 대단히 중요한 말이다. 경기란 게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마음의 준비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코트에서 금세 드러난다. 지금 내 세계랭킹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난 여전히 준비하고 있다. 내 몸과 마음이 100%가 될 때까지 말이다. ▶투어 다니면서 짬이 나면 뭘 하나. -짬 별로 없다. 여행이란 걸 즐기는 편도 아니고. 그래도 시간 나면 가끔씩 채 빌려서 골프친다. 같은 스윙 운동이니까 도움도 되고. ▶술·담배는. -담배는 원래부터 안 피웠다. 술은 전에 약간씩 했는데 지금은 거의 안 한다. 행사 있을 때 맥주 1잔 정도. ▶한때 많이 하지 않았나. -흠~. 솔직히 말하면 10년도 넘은 퓨처스투어 시절땐 꽤 먹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때였는데, 그땐 시합 나가기 전에 먹고 끝나서 먹고 그랬다. 약한 시합이니까 그랬었나보다. 자제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지금은 그렇게 못한다. 언젠가 모임에서 맥주 2병 먹고 업혀간 적이 있다. ▶고마운 사람은 역시 부인인가. -생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굳건하게 만든 사람이다. 내가 B형인 데다 짠돌이란 말을 많이 듣는데, 그 사람은 활달한 데다 붙임성도 있다. 손도 나보다 제법 크다. 만난 지 10년 만에 결혼했는데 세어 봤더니 시합다니느라 1년에 만난 게 35번밖에 안 되더라. 지금도 비슷하지만. 결혼 잘 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힘들 때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 건, 글쎄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네.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1991065@seoul.co.kr ■ 목숨보다 귀중한 랭킹 포인트 - 매주월요일 52주전까지 합산해 발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은 선수의 몸값을 결정하는 저울대다. 물론,‘랭킹=상금’이라는 공식이 언제나 들어맞는 건 아니다.4개 시리즈대회를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메이저대회 상금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 우승을 했더라도 랭킹이 급상승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다면 랭킹은 어떻게 매겨질까. 매주 월요일 발표되는 ATP 엔트리 랭킹은 출전 대회 바로 이전부터 시작, 지난 52주 동안의 각 출전 대회 랭킹포인트를 합산해 많고 적음에 따라 정해진다. 예를 들어 10월1일 발표되는 랭킹은 9월30일부터 52주 전까지의 랭킹포인트를 합산한 것이므로 10월8일 정해지는 랭킹은 10월1일부터 52주 전까지로 산정 기준이 달라진다. 물론 대회 등급에 따라, 그리고 각 대회에서 몇 강에 들었느냐에 따라 부여받을 수 있는 포인트도 달라진다. 무릎 부상으로 약 6개월 동안 투어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던 이형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주 삼성증권배 국제남자챌린저대회에서 우승, 랭킹을 다소 끌어올렸지만 예전의 랭킹을 되찾기 위해선 꾸준하게 성적을 내는 건 물론, 부진했던 지난 6개월의 기간이 소멸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최근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2개 챌린저대회에서 이형택이 그 어느 때보다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도 인터내셔널시리즈에서 따지 못한 랭킹포인트를 다소나마 벌기 위해서다. 이형택의 입을 빌리면 랭킹포인트는 투어 선수에게 ‘목숨’과 다름없다. 10월27일 현재 기준으로 이형택이 올 시즌 출전한 대회 수는 18개. 벌어들인 돈은 24만 9153달러이고, 랭킹포인트는 353점이다. 대회별 평균 상금은 1만 3841달러.1포인트당 705.82달러다. 이형택은 “항공료 등 투어 1개 대회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1포인트를 벌기 위해선 약 1000달러를 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형택에 견줘 세계 2위의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올 시즌 19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487만 4354달러를 벌어들였고, 획득한 랭킹포인트는 5805점이었다.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수치지만 이형택 자신과 다시 ‘아시아의 프라이드’로 복귀하기를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점수일 수밖에 없다. 최병규기자 cbk1991065@seoul.co.kr ■ ATP 투어는 - 4대 메이저 포함 대회 年70개 안팎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는 지난 1972년 출범했다. 본부는 영국 런던에 있지만 미국 플로리다, 모나코, 호주 시드니 등에 각 대륙별 지부가 있다. 시드니지부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까지 총괄한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대회를 여는 반면,ATP는 주로 프로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연간 70개 안팎의 대회를 개최한다.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윔블던,US오픈 등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4대 메이저대회에는 아마추어들도 참가할 수 있다.ATP투어는 등급에 따라 그랜드슬램과 마스터스, 인터내셔널대회 골드, 인터내셔널, 챌린저시리즈와 퓨처스대회 등으로 나뉘어진다. 물론, 세계 랭킹에 따라 출전할 수 있는 자격도 달라진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각 대회 비중에 따라 마스터스는 ‘1000시리즈’로, 나머지 시리즈 대회는 ‘500시리즈’ ‘250시리즈’ 등으로 통합 개편된다. ATP 투어는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움켜쥘 수 있는 꿈의 무대다. 지난해 열린 대회는 4개 시리즈를 통틀어 모두 177개.4개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약 2640만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다. 이 큼지막한 ‘파이’를 얼마만큼 떼어먹을 수 있느냐가 세계 랭킹은 물론, 선수의 위상과 상품성을 가늠하는 잣대다. 역대 최다 단식 타이틀 보유자는 미국의 지미 코너스(56). 그는 무려 160주 동안이나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면서 8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포함, 모두 147개의 우승컵을 수집했다. 최병규기자 cbk1991065@seoul.co.kr
  • 두산 vs SK, 열쇠는 톱타자에 달렸다

    두산 vs SK, 열쇠는 톱타자에 달렸다

    SK와 두산. 어느 팀이 대망을 이룰 수 있을까. 열쇠는 톱타자가 쥐고 있다. 양 팀은 한국시리즈 두 경기에서 각각 한 번 씩의 승리를 나눠가졌다. 이 1승 씩이 각 팀의 톱타자인 두산 이종욱과 SK 정근우의 활약에 따라 결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두산 이종욱은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포스트시즌 매 경기 멀티안타를 기록해왔다. 33타수 17안타 타율 0.515에 이르는 고공행진이었다.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서 7경기 동안 매번 두 개 이상의 안타를 기록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두산은 그 덕에 손쉽게 득점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두산이 삼성과 매 경기 어렵게 게임을 풀어가면서도 결국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톱타자 이종욱의 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멀티 히트 기록이 중단됐다.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앞에서 막히자 활로를 모색하지 못한 두산은 득점의 기회를 통 잡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SK 톱타자 정근우는 1차전부터 슬슬 바이오리듬을 끌어올리고 있다. 1차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발동을 건 그는 2차전에서 안타 한 개 만을 쳤지만 두 개의 실책과 볼넷 한 개를 보태 네 번이나 출루했다. 5회 실책으로 출루한 뒤 도루로 2루를 빼앗은 뒤 박재상의 결승 2루타 때 홈까지 들어온 것은 SK 승리의 발판이 됐다. 아직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태지만. 두 사람의 활약이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사실은 자명한 만큼 양팀 감독은 이 두 타자가 마음놓고 치고 뛸 수 있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이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놀 수 있어야 팀에 더 많은 찬스가 오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각 팀의 톱타자이자 득점 찬스의 원천인데다 빠른 발을 가졌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다른 듯 닮은 두 타자의 대결은 두산과 SK의 야구를 대표하는 축소판이 될 듯 하다. 기사제휴/ 스포츠서울 김정란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다자외교/오풍연 논설위원

    세계는 이제 하나가 됐다.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국가간 정보는 물론 기업간의 정보 전쟁도 숨가쁘다. 그것에 앞서가는 자만이 정글의 법칙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를 보자. 전 세계가 구제금융을 쏟아붓는 등 몸부림치고 있다. 역내 국가간 회의도 빈번하다.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부치기에 서로 손을 잡는 것이다. 계산이 깔려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 첫째는 ‘국익’이다.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다자간회의도 무수히 많다. 최근 끝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비롯,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 아세안+3(한·중·일)회의는 연례행사로 치러진다. 올해는 더욱 중요한 회의가 잡혀 있다. 다음 달 15일 미국서 열리는 G20 회의에 이어 12월에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우리 경제의 활로를 찾을 수 있는 중요한 회의여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다자간회의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뭘까. 바로 ‘국력’이다. 이니셔티브는 미국 등 강대국이 쥐게 마련이다. 2002년 말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APEC회의가 열렸다. 이 도시는 멕시코가 휴양지로 널리 알리기 위해 개최지로 정했던 것. 개발 중이었지만 호텔 등 인프라 시설이 빈약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도 회의에 참석했다. 몇 안 되는 유명 호텔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멕시코 등이 독차지했다. 멕시코만 개최국으로서 체면을 세웠다. 김 전 대통령도 우리 대표단과 함께 콘도에 묵었다. 국력이 커질 때까지는 이같은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신제윤 기획재정차관보가 “어서 국력을 키워야지, 요즘 정말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고 토로했단다. 국제정세를 정확히 읽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미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 대통령이 대단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며 치켜세운 바 있다. 여기에 고무돼서는 안 된다. 미국 식의 ‘립 서비스’로 보는 게 타당하다. 막상 다자간 회의가 열리면 미국 대통령이 거의 좌지우지한다. 세계의 대통령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다른 나라들은 참석하는 데 의미를 두기도 한다. 이 대통령이 이번 G20 회의에서 어떤 성적표를 작성할지 궁금하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경매에 나온 中국보급 동상 반환 논란

    중국이 반환을 요구하는 국보급 동상이 경매에 나온다. 영국 BBC는 “중국에서 유출된 국보급 동상이 내년 2월 파리에서 열리는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다.”고 25일 보도했다. 경매에 나올 동상은 중국 청나라 황제의 별궁인 위안밍위안(원명원ㆍ圓明園)에서 유출된 십이지(十二支)상 2점. 이 동상은 원래 원명원 해안당 앞 십이지 분수의 일부였지만 1860년 중영전쟁(제2차 아편전쟁) 당시 약탈 당해 유출됐다. 이번에 경매에 나올 동상은 지난 6월 사망한 유명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소장하고 있던 쥐와 토끼 동상이다. 남은 10개 중 소, 원숭이, 호랑이, 돼지, 말 5점은 중국에 보관 중이지만 남은 5개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정부 및 민간단체인 중화해외유출문물대책전문기금은 소장자에게 반환을 요청했지만 개당 180억 원을 요구해 교섭을 중단했다. 중국정부는 이 동상들이 원명원에서 약탈당했다며 무상으로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유전자 변형 ‘보라색 토마토’ 항암효과 ‘굿’

    유전자 변형 ‘보라색 토마토’ 항암효과 ‘굿’

    “유전자 변형 토마토, 생명연장에 도움준다.” 유전자 조합에 의해 만들어진 보라색 토마토가 암을 예방하는데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어초에서 추출한 델리라(Delila)·로젤(Roseal)이라는 두 유전자를 합성해 만들어진 이 토마토에는 안토시아닌(anthocyan)성분이 다량 함유돼 항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시아닌은 산화방지제의 일종으로 토마토를 보랏빛으로 보이게 하는 핵심 성분이다. 특히 암이나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인스센터(John Innes Centre)연구팀이 암 세포를 가진 쥐 20마리에게 일반 토마토와 보라색 토마토를 섭취하게 한 결과 보라색 토마토를 먹은 쥐의 생존기간이 30%가량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케시 마틴(Cathie Martin)박사는 “일반적으로 블랙베리, 블루베리, 블랙커런트 등의 과일에 많이 함유된 안토시아닌 성분은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 접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토마토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 접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실험단계에 있는 이 토마토는 임상실험을 거쳐 3년 내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며 연구팀은 “보라색 토마토가 시중에서 판매될 경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지난 26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생명공학’(Nature Biotechnology)에 실렸다. 사진=데일리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MB ‘내우외환’

    이명박 대통령이 세계 금융질서 개편을 둘러싼 열강의 거센 각축과 패닉 상태에 빠진 국내 금융시장의 동요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어떻게든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새로운 세계 금융질서의 주도세력에 한국을 편입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국내외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근거없는 보도에 약소국 설움” 이 대통령은 지난 24~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신흥경제국의 세계 금융체제 참여 필요성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중국과 일본에는 이른바 ‘아시아펀드’, 즉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을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한국은 이미 10년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나라’라는 ‘코리아 마케팅’도 적극 펼쳤다. 중국 1조 8000억달러, 일본 1조달러, 한국 2400억달러 등 쌓아둔 외화가 비교적 넉넉한 아시아가 지금의 세계 금융혼란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금융질서 재편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세계 금융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국과, 이번 기회에 새로이 주도권을 쥐어보겠다는 유럽의 힘겨루기 속에서 이런 노력은 일정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다.ASEM 정상회의에서도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정상들이 이 대통령의 주장에 공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이 1차 본회의 선도발언을 하고, 이튿날 업무오찬에서도 의장국인 중국 다음으로 발언 기회를 얻은 것도 일정부분 그의 리더십을 회원국들이 인정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새로운 외환위기 가능성을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서방 언론에 흘리는 등 견제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이 대통령을 수행했던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서방 언론의 근거없는 보도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나 쉽지가 않다. 지금처럼 약소국의 설움을 톡톡히 겪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CMI 조성 비율을 놓고 중국이 외환 보유고를, 일본이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하자며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것도 한국의 입지를 좁히는 요인이다. ●경제팀 경질 목소리 높아 국내 상황은 이 대통령을 더욱 한숨짓게 한다. 주가 폭락 속에 ‘검은 금요일’로 불린 지난 24일 이 대통령은 ASEM정상회의 테이블에 앉아서도 시시각각 널뛰는 국내 금융동향을 보고받으며 적지 않게 근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을 수행했던 한 장관은 저녁식사 도중 이 대통령의 호출에 숟가락을 놓고 불려가기도 했다. 무엇보다 다각도의 금융안정 대책을 내놓았으나 시장에서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데 고민이 크다. 이 대통령이 ASEM 정상회의에서 돌아오자마자 26일 아침 긴급경제장관회의를 소집, 실물경기 침체를 억제할 대체적 방안을 내놓으며 ‘선제 대응’에 나선 것도 이런 시장의 불신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행보다. 하지만 시장이 얼마나 신뢰 회복의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강만수 경제팀’을 경질하라는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간다. 반면 전쟁 중에 말을 갈아탈 수 없다는 이 대통령의 뜻도 완고하다.‘강만수 정책’에 대한 이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와 시장의 전면적 불신이 빚어내는 부조화가 금융혼란과 실물경기 침체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시론] 남북관계 추동력 발휘할 때다/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시론] 남북관계 추동력 발휘할 때다/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결국 미국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했다. 주춤거렸던 비핵화 프로세스도 재개됐다. 이제 문제는 남북관계다. 남북관계는 북핵문제의 추이에 따라 어떻게든 영향을 받게 되어 있고 또 받아 왔다. 북핵이 악화되면 당연히 남북관계에 부정적 환경이 조성되기 마련이었고, 북핵이 진전되면 이에 힘입어 남북관계가 활기를 띠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북핵 국면의 변동과 상관없이 남북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한반도 정세 관리의 토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즉 남북관계의 유지는 북핵으로 인해 초래되는 극단적인 긴장 고조를 막아내고 북·미간 과도한 대결국면과 지루한 교착상황을 타개하는 일정한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2002년 북핵위기가 재발했을 때도 한국 정부는 북핵과 남북관계 병행론에 따라 북한과의 관계를 중단하지 않았다. 북·미간 대결의 긴장 상황을 그나마 완충해 내는 역할을 한 셈이다.2003년 이후 6자회담에서 북·미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때도 한국이 그나마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남북관계라는 독자적 지렛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6자회담이 무산되고 남북 당국간 대화마저 중단된 2005년에 한국은 오히려 남북관계라는 카드를 활용해 경색국면의 돌파를 시도했다. 이른바 6·17 면담으로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남북 당국간 대화도 복원시켰다. 한국이 주도한 남북관계를 통해 6자회담이 정상화되었고 결국 북한과 미국은 극적인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합의를 축하하며 한국 대표가 양 옆으로 북한 대표와 미국 대표의 손을 쥐고 있는 사진은 6자회담에서 한국의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9·19이후 BDA 문제로 접점을 찾지 못한 북·미 대결은 결국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이어졌고 남북관계 역시 북핵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당국간 대화가 결렬되고 만다. 급기야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대북 제재가 가시화되는 최고조의 긴장이 조성되었지만 남북관계는 전면 중단되지 않았다.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지속되었고 한국 정부는 끝까지 PSI에 참여를 보류했다.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북관계는 신뢰의 끈을 이어놓음으로써 회생의 길을 모색한 것이다. 결국 2007년 북·미 양자협상에 의해 2·13 합의가 도출되고 비핵화 첫 단계 조치에 진입하면서 남북관계는 본격적인 탄력을 받았고 남북은 2007년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 정세를 한걸음 진전시켰다. 그런데 2·13 이후 북핵문제가 일정하게 진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그간의 북핵과 남북관계의 연관성을 생각하면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테러지원국 해제로 불능화가 재개되는 상황이라면 지금 남북관계는 움츠렸던 개구리가 도약하듯이 탄력을 받고 뛰어야 할 때다. 이명박 정부가 밝힌 비핵화 진전에 맞춘 남북관계 원칙에 따르더라도 지금은 남북관계에 추동력을 발휘할 때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 남북관계의 동력을 복원해야 한다. 남북관계야말로 한반도 긴장고조를 막는 안전판이면서 6자회담에서 우리의 역할을 찾고 나아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리의 개입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토대이자 전제이기 때문이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 [사설] 군법무관 ‘불온서적 憲訴’ 향배 주목한다

    군 법무관들이 그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국방부가 최근 서적 23권을 ‘불온도서’로 지정한 데 대해 법률적 심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군인의 행복추구권, 학문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는 게 이유다. 상명하복을 존중하는 군도 초유의 일이어서 당혹스럽겠지만, 국민들도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때문인지 이번 사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열쇠는 헌법재판소가 쥐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헌재의 결정을 따를 것을 먼저 주문한다. 헌재 또한 독립된 기관인 만큼 헌법과 양심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도 헌재에 외압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이상희 국방장관이 어제 국정감사에서 밝힌 문제의 접근법은 맞다고 본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제한했는지와 법무관들이 군인으로서 적절한 행동을 했는지가 핵심이다. 첫 번째는 헌재가 주도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두 번째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두 사안이 충돌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군 법무관들의 행동을 ‘항명’으로 단순화하는 데 무리는 있다고 본다. 사법시험과 군 법무관 시험에 합격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그들이다. 영웅심보다는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불온서적’ 논란이 정리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우리나라도 헌법재판소 발족과 함께 헌법소원제도가 생겼다.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 남용을 취소하거나 위헌확인을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구제해 주는 것이다. 일반 국민이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보더라도 법무관의 헌법소원은 법리상 문제될 것이 없다. 군 수뇌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현명한 대응을 하기를 바란다.
  • 드라마 ‘신의 저울’ 스타배우 없어도 빛났다

    드라마 ‘신의 저울’ 스타배우 없어도 빛났다

    법 앞에 상처가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획된 SBS 금요 드라마 ‘신의 저울’이 오는 24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지난 8월 29일 방송을 시작으로 줄곧 10%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한 ‘신의 저울’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기존의 많은 드라마들이 선정적인 소재를 가지고 시청률을 노리던 것과 달리 ‘신의 저울’은 마지막까지 당초의 기획의도를 살리며 새로운 드라마의 길을 열었다. 종영을 앞둔 ‘신의 저울’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 스타급 배우 없어도 참신한 기획에 스토리가 좋으면 돼 ‘신의 저울’은 첫 방송 되기 전까지만 해도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했던 것도 아니고 법과 정의, 그리고 진실의 본질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다소 무거운 소재의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배우인 송창의, 이상윤, 김유미, 전혜빈과 중견 배우인 문성근, 김서라, 장현성 등 세대별로 능력 있는 연기자들의 조화는 드라마를 빛나게 만들었다. 매회 배우들의 열연에 시청자들은 게시판에 호평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법정드라마로서 가장 중요한 밀도 높은 긴장감으로 채워진 스토리와 참신한 기획은 시청자들의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 법 앞에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읽었다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가던 한 가족이 우발적인 살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최소한의 법률적 서비스도 받지 못한 채 극적인 상황에 내몰린다는 설정에서 출발한 ‘신의 저울’은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법조드라마다. 두 주인공 장준화(송창의 분)와 김우빈(이상윤 분)의 대립구조 속에 다양한 법률 상황들은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 법과 진실의 상관성을 암시하면서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렇듯 법 앞에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렸던 ‘신의 저울’은 지나친 우연의 반복,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인물들의 구성력 등 작위적인 상황 설정에도 불구하고 법정 드라마의 지평을 넓힌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 작품은 좋지만 시청률은 안타깝다 많은 시청자들이 안타까워 했던 점이 바로 ‘신의 저울’의 시청률이다. 참신한 기획, 빠른 전개 등 드라마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낮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생각. 심지어 금요 드라마가 아니라 미니시리즈였다면 더 많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를 시청률로만 평가할 수 없듯이 법정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연 ‘신의 저울’은 시청자들의 금요일 밤을 책임진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SBS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기철의 플레이볼] 짠물 구단과 야구성적의 관계?

    쥐 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는 말처럼 탬파베이 레이스에 잘 어울리는 속담도 없을 것 같다. 만년 꼴찌 탬파베이가 월드시리즈에 이렇게 빨리 진출하리라곤 예상하기 힘들었다. 스포츠의 승패가 항상 실력대로 되란 법은 없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보여주었듯 성적이 연봉순은 결코 아니다. 또 플로리다 말린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보여주었듯 자유계약(FA)시장에서 선수를 잘만 사오면 역사가 짧은 팀이더라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그러나 그동안 탬파베이 구단 운영을 보면 도대체 무슨 가능성을 보고 메이저리그 팀을 유치했는지가 의아할 정도였다. 선수 연봉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항상 바닥을 다투었고 팀 성적은 한 시즌 100패를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었고 관중 동원 역시 항상 바닥권을 기었다. 오죽했으면 뉴욕 양키스 구단주 스타인브레너가 제발 자기들이 부담하는 사치세만큼은 이런 팀의 선수 연봉으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을까. 너무 실력 차가 크게 나면 흥행에 역효과를 줄까봐 나온 말이었다. 팬하고 싸우는 등 갖은 기행으로 탬파베이의 인기 하락에 일조를 한 초대 구단주 빈스 나이몰리도 본인 나름으로는 구단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변명할지 모른다. 초대 단장 겸 수석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한 인물은 포스트시즌에 말뚝처럼 진출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마이너리그 운영담당부터 시작해 부단장까지 승진했던 척 라마였다. 하버드대학 물리학과 출신으로 차세대 경영인으로 손꼽혔던 마이크 힐도 운영팀에 있었고 프로야구 마케팅의 개척자로 꼽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전 구단주 빌 벡의 아들인 마이크 벡을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끌어오기도 했다. 이들은 이제 모두 탬파베이에 남아 있지 않다. 이직률이 높은 미국이지만 야구단만큼은 평생 직장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무도 탬파베이에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은 구단주인 나이몰리 이외에는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100년 가까운 기다림 끝에 최근 4년간 두 차례나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수 있었던 이유로 ‘머니 볼(적은 투자로 최상의 팀 성적을 이끌어내는 전략) 세대‘의 단장인 테오 엡스타인과 그에게 이론적 배경을 제공했고 새로운 야구 통계를 선도한 빌 제임스의 역할을 꼽는 사람이 많다. 이번 아메리칸리그 결승전도 새로운 통계의 대결이었다. 탬파베이에선 야구선수 출신으로 머리도 워낙 좋아 월가에서 일하던 앤드루 프리드먼이 구단 운영을 맡고 같은 월가 출신으로 2004년 탬파베이를 인수한 구단주 스튜어트 스턴버그가 신개념 통계에 바탕을 둔 프리드먼을 확실하게 밀어주며 초호화 군단 양키스와 보스턴을 제치고 지구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변신을 했다. 필라델피아와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격돌은 미국 매스컴엔 최악의 카드다. 야구 통계 연구자들에겐 신나는 일이고.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사설] 정쟁 접고 직불금 탈법부터 바로잡아라

    쌀 소득보전 직불금 파문이 점입가경이다. 고위직 7명의 직불금 부당수령설에서부터 참여정부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를 덮었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자고 나면 새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야가 상대 측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탓인지 뭐 하나 제대로 규명되는 것은 없다. 정치권은 이제라도 정쟁을 접고 직불금과 관련한 위·탈법 행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쌀직불금은 쌀시장 개방에 따른 농민들의 피해를 줄이려는 게 본래 취지다. 당연히 실경작인에게 돌아가야 할 몫으로, 이를 가로챘다면 세금을 도둑질한 범죄 행위다. 더욱이 국록을 먹는 공직자가 그런 행위를 저질렀다면 도덕적 해이의 극치가 아닌가. 까닭에 그런 무자격 수령자나 이를 알고도 쉬쉬한 공직자들이 있다면 전·현 정부 인사를 막론하고 가려내 책임을 묻는 게 본질적 해법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아전인수식 논리로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 꼴이다. 한나라당은 “직불금 비리는 참여정부에서 생긴 일”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책임론 부각에 골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조사나 사찰론에 따른 국감중단론 등을 제기하며 당연히 진행해야 할 정부의 진상조사조차 백안시하고 있다. 여야는 부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삿대질만 할 게 아니라 진상을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우리는 감사원이 문제 해결의 일차적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본다. 조속히 직불금 수령자 명단이나 감사 결과를 복원해 공개하기 바란다. 이를 토대로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이든, 다른 전·현직 공직자든 위·탈법 여부 사실이 드러나면 모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참여정부가 감사결과를 고의로 덮었는지 여부도 이 과정서 규명해야 한다. 국정조사는 이런 조치가 미진할 경우에 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 [새영화]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

    [새영화]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

    ‘신데렐라는 왕자님을 만나 과연 행복했을까?’ 영화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원제:The Duchess)’은 수세기 동안 반복된 이 명제를 다시 한번 끄집어낸다. 18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베스트셀러 ‘조지아나, 데본셔 공작부인’(1997)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주인공 조지아나의 인생 역정이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연상시켜 영국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영화다. 처음 이 영화를 접하면 실제 영국내 상류층 여성들의 스캔들이라는 점에서 올 봄 개봉된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천일의 스캔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천일의 스캔들’이 헨리 8세를 사이에 둔 자매의 질투와 견제를 그렸다면, 이 영화는 신분상승을 이루고도 진실한 사랑은 얻을 수 없었던 한 여인의 숨겨진 욕망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의 줄거리는 비교적 간결하다.17세 어린 나이에 최고의 권력과 부를 가진 데본셔 공작(랄프 파인즈)과 결혼하게 된 조지아나(키이라 나이틀리)는 무미건조한 공작부인으로서의 삶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나이 차가 많고 근엄한 그녀의 남편은 오로지 대를 이을 아들을 낳으라고 요구하며 외도를 일삼는다. 불행한 결혼생활에 고립감에 휩싸인 조지아나는 사교파티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나마 삶의 위안을 얻는다.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감각과 뛰어난 미모로 당대 사교계를 사로잡은 조지아나. 이제 ‘영국사회에서 조지아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그의 남편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녀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다. 그러던 어느날 조지아나는 정치가 찰스 그레이(도미닉 쿠퍼)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빠른 전개와 매끄러운 편집이 돋보이는 이 영화가 여느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차별성을 갖는 것은 여주인공의 복잡한 심리묘사를 설득력 있게 그렸다는 데 있다. ‘창살 없는 감옥’에 살던 조지아나는 사교계에서 베스(헤일리 앳웰)라는 여인을 만나 각별한 사이가 되지만, 우정을 지키기도 쉽지 않다. 베스 역시 데본셔 공작의 유혹에 넘어가 조지아나를 배신한 것.“당신이 시키는 대로 살았지만, 나에겐 친구하나 제대로 허락되지 않았다.”는 그녀의 항변은 부와 권력을 쥐고도 유폐된 세계에 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인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온다.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휘트브래드상’을 수상하기도 한 원작 소설은 책 출간 당시에도 영화 속 조지아나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4대 선조인 데다 파란만장한 스캔들에 얽혀 있다는 유사점 때문에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우리에겐 ‘어톤먼트’ ‘오만과 편견’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왔던 톱스타 키이라 나이틀리의 농염한 변신이 더 큰 관람 포인트로 다가온다. 이 영화를 굳이 비교하자면 영국판 ‘조강지처클럽’이라고나 할까. 평가는 물론 관객의 몫이다. 15세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박지성의 아리송한 골 세레모니는 무슨뜻?

    박지성의 아리송한 골 세레모니는 무슨뜻?

    ‘골을 넣고 두 팔을 벌려 그라운드를 내달리고, 감독에게 뛰어가 덥석 안기고, 주먹을 쥐어 허공을 가르는 어퍼컷을 날리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환호하고, 또 검지를 입가에 갖다 대거나 하늘을 향해 흔들고….’ 과거 박지성의 골 뒤풀이는 이랬다. 그러나 UAE전에서 보여준 골 뒤풀이는 특별했다. 아니 아리송했다. 전반 25분 골을 넣은 후 그는 오른쪽 터치라인 쪽으로 향하면서 왼손 검지와 중지를 펴 V자를 만들고 오른손 검지로 이 사이에 끼우는 손짓을 내보였다. 두 손가락을 교차해 만든 십자가 표시도 아니었고 수화에서 나올 법한 특별한 수신호와 흡사했다. 자연스레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두고는 설왕설래가 오갔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비밀스런 제스처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프타임에 대표팀 스태프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는 박지성의 말을 전했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취재진이 그 의미를 재차 묻자 박지성은 “별 의미가 없다니까요”라며 빙그레 웃었다. 대개 골 뒤풀이는 단순히 희열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선수들의 마음에 품은 메시지가 담겨있곤 한다. 평범하지 않은 제스처 속에 박지성만의 속내가 녹아있지 않느냐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UAE전 쾌승 속에 박지성이 남겨둔 손가락 뒤풀이는 계속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한편 맨유 홈페이지는 박지성의 대표팀 골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했다. 또 UAE 언론 ‘내셔널’도 박지성의 영문 성을 부각시키며 한국전 패배소식을 보도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오광춘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시각] 공기업 개혁, 내부감사 독립이 답이다/임창용 공공정책부 부장급

    [데스크시각] 공기업 개혁, 내부감사 독립이 답이다/임창용 공공정책부 부장급

    얼마 전 감사원의 한 간부에게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공공기관 비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왜 감사원이 작은 공기업의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직접 조사를 합니까. 차라리 해당 기관의 감사 책임자를 호되게 몰아치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습니까. 감사 역할을 제대로 못해 비리가 만연해 있으니 책임지고 나가 달라고 요구하면 되고요.” 그렇게 말한 데는 감사원이 피감기관의 자정능력을 키우려고 하기보다는 작은 문제까지 직접 나서 해결하려는 게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비슷한 유형의 비리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데도 도무지 개선되지 않는 걸 보면서 감사인력 낭비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사실 공공기관 비리의 레퍼토리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방만경영에 따른 예산낭비와 채용 비리, 직원들의 무분별한 외유성 출장, 금품수수, 각종 수당 부당지급 등등. 그렇다고 공기업에 대한 감사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과잉 감사란 생각까지 든다. 초대형 공기업에서부터 지자체 산하의 작은 기관까지. 대형 횡령사건부터 수십만원의 수당 편법지급까지. 적발된 사안의 규모도 천양지차다. 감사원뿐인가. 국회의 국정감사,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도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이다. 그럼에도 왜 똑같은 방만경영과 비리가 되풀이되는 걸까. 이는 자체적, 상시적 감사체제 부재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자체감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감사원이나 국회 감사는 일회성 감사다. 공기업으로선 하루이틀의 감사만 넘기면 다음 1년, 길면 몇 년동안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상시감사체제다. 공공기관이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 따라서 이들만 제대로 컨트롤한다면 공기업 비리는 상당부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앞서 감사원 간부에게 따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현실적 한계가 있음을 토로했다. “말인즉 옳지요. 공기업이든 행정기관이든 내부 감사만 제역할을 하면 사실 감사원 업무는 몇 분의 일로 줄겠지요. 하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정치권이나 공직에 몸담고 있다가 정치적 수혜로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에 대한 인사권도 대통령이나 장관이 쥐고 있어요.” 결국 문제해결의 핵심은 공공기관내 감사기구의 독립성 확보로 귀결되는 것 같다. 각 기관의 감사 책임자가 정치적 수혜를 받는 인물로 채워지는 한 소신감사를 아무리 외쳐 보았자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다. 당연히 기관의 자정능력도 기대하기 어렵다.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선 공기업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 구성원을 철저히 외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정치권 인사나 관료는 가능한 한 배제하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 또한 그들의 임기를 철저히 보장하되, 감사업무에 태만한 경우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감사원도 현실적 어려움만 탓하지 말고 공공기관의 자체감사를 강화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감사원법은 감사가 감사업무에 현저히 태만했을 때 임용권자나 임용제청권자에게 교체를 권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용권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감사원이 갖고 있는 가장 강력한 공공기관 제어수단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교체 권고권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공기업 개혁은 새정부가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 중 하나다. 그러나 자체감사 강화를 통한 자정시스템 정착 없인 공염불에 불과하다. 자체감사의 독립성 확보는 공기업 개혁의 첫걸음이다. 임창용 공공정책부 부장급 sdragon@seoul.co.kr
  • 가방훔쳐 달아나는 도둑잡은 68세 ‘슈퍼할머니’

    최근 자신의 핸드백을 훔쳐 달아나던 청소년들을 끝까지 쫒아간 ‘슈퍼할머니’가 영국서 화제로 떠올랐다. 영국 타임즈 온라인에 따르면 68세의 자넷 레인(Janet Lane) 할머니는 길을 가다 15세 정도 로 보이는 소년 세 명에게 자신의 핸드백을 도둑맞았다. 순발력과 운동신경이 뛰어났던 이들 소년들은 재빨리 핸드백을 쥐고 달아났지만 레인 할머니의 손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아이들은 운이 나쁘게도 전국체전 육상대회에서 우승한 경력까지 있는 ‘실력자’의 핸드백을 훔쳤기 때문. 소년들은 레인의 가방을 훔치자마자 죽을힘을 다해 달렸지만 레인은 샌들을 신고도 전력질주, 결국 세 소년을 한꺼번에 따라잡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레인은 “그 소년들은 나를 늙은 할머니로만 보고 매우 만만하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나는 심지어 자리에 앉아 그들이 가는 길을 지켜보다 화가 나 뒤쫓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할머니가 아이들을 쫓던 모습을 목격했다는 인근 호텔 관계자는 “한 할머니가 매우 건강해 보이는 청소년들을 따라 열심히 뛰고 있었다.”면서 “‘멈춰’(Stop)를 외치며 아이들을 따라잡는 그녀의 달리기 솜씨가 매우 대단해 보였다.”며 놀라워했다. 한편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한 경찰은 “일반적으로 안전을 위해 (소매치기를 따라가는)이 같은 행동은 권장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육상대회에서 우승까지 한 경험이 있는 레인이 아이들을 뒤쫓으려 했던 심정을 이해한다. 소매치기를 하려 했던 아이들이 운이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위창수 발레로 텍사스오픈 아쉬운 2위

    위창수(36·테일러메이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막바지 우승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위창수는 13일 텍사스주 라칸테라골프장(파70·6896야드)에서 벌어진 발레로 텍사스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담는 불꽃타를 날리며 선두를 추격했지만 합계 17언더파 263타로 공동 2위에 그쳤다. 그러나 위창수는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내년 PGA 투어 출전권을 사실상 손에 쥐었다.정상에는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잭 존슨(미국)이 섰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1타로 통산 네 번째 우승컵.위창수는 3라운드 선두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에 6타, 2위 존슨에 5타 뒤진 공동 13위에서 출발했지만 17번홀까지 무려 9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연장전에 합류하려면 더 많은 버디가 필요했다. 그러나 18번홀에서 굴린 6m짜리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연장전이라도 가기 위해선 챔피언조에서 출발한 존슨의 실수를 기다려야 할 상황.그러나 존슨은 14번홀에서 두 차례의 샷으로 골을 그린에 올린 뒤 홀 20m를 남기고 2퍼트로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올랐고,18번홀 1.5m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2타차 우승을 확정했다.최병규기자 cbk1991065@seoul.co.kr
  • 뒷심부족 극복 롱스드럭스챌린지 정상에

    뒷심부족 극복 롱스드럭스챌린지 정상에

    “우승 트로피는 이제 오초아가 가져갑니다. 그러나 오늘을 잊지 않겠습니다. 난 이제 19세입니다. 여기서 배운 것들을 명심하고 더 열심히 연습해서 앞으로 반드시 우승하겠습니다.” 지난해 7월 웨그먼스 LPGA에서 마지막 홀의 짧은 파퍼트를 놓쳐 연장으로 끌려 들어간 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패한 김인경은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약속했다. 그로부터 15개월 뒤. 그는 마침내 약속을 지켜냈다. 또 한 명의 ‘박세리 키드’ 김인경(20·하나금융)이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롱스드럭스챌린지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인경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댄빌의 블랙호크 골프장(파72·6185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4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마지막 2개홀 연속 버디를 일궈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의 성적표를 제출, 안젤라 스탠퍼드(미국·7언더파 281타)를 3타차로 따돌렸다. 투어 2년차 김인경은 그동안 뒷심 부족으로 우승 문턱에서 쓴잔을 들이켰지만 이번 대회 흔들림없는 플레이로 후반 선두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내 한국 자매들의 시즌 7번째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1타차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김인경은 올 시즌 7승을 거둔 ‘여제´ 오초아가 난조를 보인 데다 또 하나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 폴라 크리머(미국)가 중위권으로 처진 덕에 생각보다 쉽게 우승 행진을 펼칠 수 있었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마지막 라운드를 치른 1타차의 스탠퍼드와 ‘타이완의 별´ 청야니가 있었지만 이미 상승세를 탄 김인경을 쥐고 흔들지는 못했다. 김인경은 2번홀에서 1타를 잃었지만 스탠퍼드는 전반에 3타를 잃어버렸고,5타나 뒤졌던 청야니도 전반에 보기 2개와 버디 2개로 제자리를 걸으면서 김인경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두 번째홀 보기 이후 11개홀 연속 파행진을 이어가던 김인경은 14,16번홀에서 각각 1타씩을 잃었지만 스탠퍼드도 똑같이 같은 홀에서 보기를 해 격차는 오히려 2타차로 벌어졌다. 그러나 고비는 있게 마련. 김인경은 17번홀에서 티샷을 잘 못쳐 공이 개울에 빠지는 듯했지만 다행히 공은 개울을 비켜가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고, 김인경은 두 번째 샷을 컵 2.5m에 떨어뜨려 되레 버디를 추가했다. 스탠퍼드 역시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 역전의 희망을 되살리는 듯했지만 김인경은 18번홀마저 버디로 마무리,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때 3타차까지 따라 붙었던 청야니는 이후 13번~15번홀 3개홀 연속 보기를 저지르는 바람에 3위(6언더파 282타)에 그쳤고 , 오초아 역시 타수를 줄이지 못해 4위(4언더파 284타)에 머물렀다. 최병규기자 cbk1991065@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투전에 미친 사람들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투전에 미친 사람들

    국어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지만,‘돈주정’이란 말이 있다.19세기의 가사 작품 중 ‘우부가’란 작품이 있는데, 말 그대로 ‘어리석은 사내들에 대한 노래’란 뜻이다. 세 사람의 어리석은 사내가 등장하는데, 첫 번째 주인공의 이름은 개똥이다. 개똥이가 하는 일이란 것이 무엇이냐 하면, 돈주정이다. 돈을 쓸데없는 곳에 마구 써대는 것이 바로 돈주정이다. 돈주정을 하는 방법으로 가장 확실한 것은 도박에 미치는 것이다. 개똥이 역시 ‘주색잡기’로 돈주정을 하다가 패가망신한다(잡기는 원래 놀음이란 뜻이다). 도박, 곧 놀음은 돈이나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재산을 걸고 승부를 겨루는 것이다. 그런데 이 승부를 겨루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하다못해 가위바위보로도 수억 원의 재산을 걸고 도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도박에는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가 있다. 곧 ‘우연’이다. 나에게 좋은 패가 들지, 상대에게 좋은 패가 들지는 완전히 우연에 속한다. 우연이 나에게 워낙 좋은 패를 주면 승부는 거저 난 것이다. 나에게도 결정적인 패가 올 것도 같은 우연에 대한 기대감, 자기의 패를 운용하는 실력을 믿고 도박꾼은 도박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도박계의 으뜸 종목은 투전 도박의 방식은 무한하지만, 그래도 가장 스릴 넘치는 종목은 따로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역시 화투로 치는 고스톱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는?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조선후기에 가장 유행하던 도박 여섯 가지를 꼽고 있다. 바둑 장기 쌍륙 투전 골패 윷놀이가 그것이다. 이 중 골패와 투전은 도박성이 매우 강하여 사회문제가 되었다. 이 중 더 강력한 것을 가려내라면 역시 투전이다. 투전은 조선 후기 가장 널리 유행했던 도박계의 으뜸 종목이었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투전판을 그린 풍속화는 여럿 남아 있다. 여기서는 성협의 ‘투전판’(그림1)과 김득신의 ‘투전판’(그림2)을 보겠다. 그림(1)은 투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판이다. 등잔불 왼쪽에 앉은 사내는 투전 쪽을 들어 내리치고 있다. 요즘 화투판에서 화투를 세게 내려치는 것과 같은 포즈다. 이 사내 아래쪽에 있는 두 사내 중 한 사내는 등만 보이지만, 오른쪽의 사내는 투전을 부챗살처럼 펴서 족보를 따지고 있는 참이다. 표범가죽으로 배자를 해 입은 그 오른쪽의 사내는 등이라도 긁는지 오른손을 뒤집고 있고, 그 위의 사내는 패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는지, 아니면 좋은 패라서 여유를 부리는 것인지 패를 바닥에 엎어 놓고 등잔에 담뱃불을 댕기고 있다. 그림 맨 왼쪽에는 밤새도록 한 놀음에 지친 사내가 이불에 기대어 선잠을 자고 있다. 요즘의 놀음판과 다를 게 전혀 없다. 그림(2)에서도 투전이 한창이다. 망건을 쓴 점잖은 양반들이 돈주머니를 차고 투전 쪽을 부챗살처럼 펼쳐 들고 족보를 맞추는 중이다. 안경을 쓴 사내는 자신이 갖고 있던 투전 쪽 하나를 내밀고 있고, 오른쪽의 바깥의 사내는 패가 별로 좋지 않았는지 두 손으로 투전 쪽을 뭉쳐 쥐고 있다. 이 사내의 오른쪽에 놓인 요강과 타구, 그리고 위쪽의 술상은 오로지 투전에 몰입하기 위해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가져다 놓은 것이다. 18세기의 시인 강이천은 서울의 풍물을 노래한 ‘한경사(漢京詞)’에서 투전하는 장면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길게 마른 종이에 꽃 모양 흘려 그리고/ 둘러친 장막 속에서 밤도 낮도 없구나/ 판맛을 거듭 보자 어느 새 고수되어/ 한 마디 말도 없이 천금을 던지누나.”(板長裁花樣,深圍屛幕沒朝昏,賭來多局成高手,擲盡千金無一言) 어떤가. 위의 그림과 꼭 같지 않은가. 그럼, 이 투전은 언제 생긴 것인가. 투전은 숙종 연간에 역관 장현이 베이징에서 구입해 왔다고 한다. 원래 120장인데, 이것을 줄여서 80장(혹은 60장)이 된 것이다. 투전을 노는 방식은 현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투전에 대해 유추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지금 나이가 어지간히 든 사람들은 화투로 하는 ‘짓고땡’이나 ‘섰다’라는 도박을 알 것이다. 화투패 5장을 나누어 주면,10이나 20의 숫자를 먼저 짓고 나머지 두 장을 가지고 족보와 끗수를 겨루는 것이 ‘짓고땡’이고, 짓는 것이 귀찮다 하여 처음부터 두 장을 가지고 족보와 끗수를 겨루는 것이 ‘섰다’다. 투전으로 하는 놀음 중에 ‘짓고땡’과 ‘섰다’의 족보가 있었던 것이다. 예컨대 ‘갑오’니 ‘장땡’이니 하는 족보 역시 모두 투전에서 유래한 것이다. 더 간단하고 쉽게 줄이면 80장의 종이쪽으로 ‘짓고땡’과 ‘섰다’를 하는 것이 투전이라고 알면 되겠다. ●‘타짜´의 원조는 우의정 지낸 원인손 숙종 연간에 수입된 투전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조정의 높은 양반네들부터 시정의 왈자 패거리까지 모두 투전에 골몰하였다. 지금 노름판의 고수를 ‘타짜’라고 하는데, 원래 투전판의 고수를 ‘타자’라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이 타자로서 지금도 이름을 전하고 있는 양반 한 사람이 있다. 영조의 총애를 받아 우의정 벼슬까지 지낸 원인손이 바로 그 사람이다. 원인손은 젊은 날 투전에 빠져 아버지 원경하의 속을 어지간히 썩였다. 출입을 못하게 하자 집으로 친구를 몰래 불러 투전판을 벌일 정도였다. 하루는 원경하가 얼마나 잘 하는가 보려고 투전 쪽 80장을 한 번 보여준 뒤 섞어서 엎어 놓고 맞추어 보라고 하자, 원인손은 하나하나 뒤집으면서 모두 알아맞힌다. 원경하는 그 모습을 보고는 하늘이 낸 재주라면서 아들의 투전질을 금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거나 타자 원인손은 우의정까지 지냈으니 투전이 사람을 아주 망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점잖은 양반들까지 투전에 미칠 정도였으니, 투전이 어지간히 유행했던 모양이다. 투전 때문에 집안의 재산을 거덜 내는 자가 속출하였고, 투전 빚에 몰려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 관청에서 빌린 돈은 떼어먹을 수 있지만 투전 빚은 갚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박장을 열어 판돈을 뜯어 먹고 사는 축도 생겼고, 요즘처럼 사기도박을 벌이는 자들도 있었다. 조정에서는 포교를 풀어 투전판을 덮치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도박으로 재산 탕진·가정 파탄 속출 도박꾼의 공통적 특징은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투전에 미친 사람이 어떤 지경이 되는지 18세기 문인 윤기의 ‘투전꾼’이란 한시를 통해서 살펴보자. 이 시의 주인공 투전꾼은 시골 촌사람이다. 밤낮 꾼들을 불러 투전에 골몰하다가 재산을 들어먹는다. 집에 있는 물건을 잡혀 먹은 지는 오래고, 아는 사람마다 찾아다니며 돈을 꾼다. 노름꾼의 아내는 남편을 붙잡고 울부짖는다.“투전이란 게 웬 놈의 물건이라, 내 속을 이렇게 끓인단 말요. 도둑놈처럼 내 치마를 벗겨가고 솥까지 팔아먹었지. 그때부터 연사흘을 굶었는데, 한 번 가더니 다시는 안돌아왔소. 밤중에 혼자 빈 방에서 한숨만 쉬는데, 어린 것들은 울면서 잠도 못잤더랬소.” 노름에 미친 사내가 아내의 말을 들을 리 없다. 방영웅의 ‘분례기’에서 똥례의 남편인 애꾸눈 도박꾼 영철이 어디 마누라 똥례의 말을 귓등으로나 듣던가. 사내는 마누라 말을 듣더니, 도로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버럭 지른다.“만사 내가 좋은 대로 할 뿐이지, 누가 내 예전 허물을 따진단 말이야. 재물이란 건 있다가도 없는 것, 저 밝은 달도 찼다가 이지러졌다 하지 않나! 내 나이 이미 어른이니, 어찌 여편네 말을 듣고 뉘우칠 리가 있나. 내 부모도 말리지 못했고, 관청도 어쩌지 못했거늘. 여편네란 잔소리를 좋아하는 법, 내 주먹맛을 어디 한 번 볼 테냐. 살고 죽는 건 네 하기에 달렸다. 나는 놀면서 내 평생을 마칠 테야.” 아아, 노름꾼의 이 도저한 깨달음, 그래 재물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 하지만 이 깨달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니, 문제가 아닌가. 이 말을 마치고 노름꾼은 항아리를 걷어차고 의기양양 튀어나갔다. 투전은 조선후기 사회의 어두운 풍경이었다. 지금이라 해서 노름이 없을 것인가. 가끔 신문에 보도되는 사기도박이야 아예 괘념할 것도 못된다.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패가망신한 사람이 줄을 이어도 크게 걱정할 바 아니다. 그보다 더 거대한 도박판이 있지 않은가. 부동산이며 증권이며 펀드라 하는,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자, 아니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투기야말로 인간을 타락하게 하는 거대한 도박판이 아니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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