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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차 극적 타결] 쌍용차 운명 ‘회생안’ 법원 판단에 달렸다

    [쌍용차 극적 타결] 쌍용차 운명 ‘회생안’ 법원 판단에 달렸다

    ■ 정상화까지 험로 예고쌍용자동차 노사가 장기 파업을 풀면서 회생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파업의 후유증이 워낙 커 독자 생존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다음달 제출될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쌍용차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쌍용차는 6일 평택공장 파업이 종료된 만큼 독자 회생을 위한 구조조정과 회생계획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조속한 생산 재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사가 합의한 대로 정리해고를 무리 없이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7∼10일간 훼손된 시설 복구 및 점검을 거쳐 공장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달 말까지 3000∼4000대 이상 생산하고 생산원가도 최대한 30% 이상 낮춰 회생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쌍용차는 자금 수혈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에 편중된 제품 구조로는 소형차·저연비 모델 위주로 재편된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생산을 통한 수익을 남기기 힘든 게 현실이다. 쌍용차는 “곧바로 운영 자금을 확보하고 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산업은행 등 금융권과 자금차입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향후 ‘제3자 매각’ 등을 고려해 채권단과 투자자 물색에 힘을 보탠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뚜렷한 매수 희망 기업이 나선다면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쌍용차 안팎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생산 정상화까지는 예상한 것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파업 이전 수준인 월 4000∼5000대 생산 규모에 도달하려면 적어도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수혈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쌍용차는 당장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을 위해 1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회생의 발판인 신차 ‘C200(프로젝트명)’ 개발에는 1500억원이 들어간다. 쌍용차는 산업은행에 자금 요청을 해놓았지만 산은은 “법원 결정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게다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협력업체들 상당수가 도산해 부품 공급도 여의치 않다. 국내외 영업망이 망가졌고 영업 인력도 대거 이탈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사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국민기업’의 명분을 조성한 뒤 정부와 금융권, 기업 등으로부터 자금 지원 및 투자를 이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쌍용차 운명의 ‘칼자루’는 법원이 쥐고 있다. 쌍용차는 다음달 15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 다음에 채권단의 동의까지 받아내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관건은 쌍용차가 법원과 채권단에 존속가치가 높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만 1만 5000여대, 손실액은 3200억원을 넘겨 파업전 법원이 평가한 존속가치(3890억원)를 대부분 까먹은 상태다. 때문에 추가적인 법원의 실사가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채권 상환 및 부채 탕감, 대주주 감자 비율 조정, 생산 능력 제고 방안, 5년간 신차 출시 및 기술개발 계획 등 회생 전략을 담은 초안을 이미 짜놓은 상황”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만일 법원과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쌍용차의 기업회생절차는 종료되고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온실가스 감축시대] ③ 각국 탄소전쟁 전략

    [온실가스 감축시대] ③ 각국 탄소전쟁 전략

    정부가 지난 4일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를 발표한 것은 오는 12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의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2013년 이후(교토의정서 체제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정해진다. 이번 협상은 지구 온난화 방지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국가 간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회의는 단순한 협상을 넘어 국가 간의 ‘탄소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협상도 이 같은 구조 속에 적절한 국가이익을 확보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美, 中·印에 의무감축 촉구 현재 국제사회의 탄소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세력은 유럽연합(EU)이다. 2005~2012년의 감축량을 규정했던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 왔기 때문이다. EU는 코펜하겐 기후변화 협상을 통해 국제 정치 및 통상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교토의정서를 외면했던 미국은 물론 의무감축국에서 제외됐던 중국, 인도, 한국 등 신흥 개발국들에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라는 ‘족쇄’를 채워 견제하겠다는 의중을 갖고 있다. 런던의 한 기후변화 협상 전문가는 “중국과 인도를 잡기 위해서는 한국을 먼저 잡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EU 내부에 있다.”고 전했다. EU는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갖가지 통상 보복 방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미국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기후변화의 ‘과학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지구온난화에 대해 ‘무책임한’ 국가라는 낙인이 찍혀 버렸다. 그러나 올해 버락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고 의회도 환경을 중요시하는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기후변화 정책도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은 중국과 인도의 입장에 따라 변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중국, 지난달 인도와의 각료 회담에서 온실가스 의무 감축의 수용을 요구했다. 중국, 인도 모두 이를 거부했지만 미국과 EU 등 선진국의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과 인도는 ‘역사적 책임론’으로 맞서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난 200년간 산업활동을 주도한 서구 선진국들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야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기 시작한 두 나라에도 선진국과 같은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中, 선진국에 기술이전 요구 이와 함께 중국과 인도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미국 등 선진국의 ‘클린 테크놀로지’ 이전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지적재산권 문제”라면서 반대하는 등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 인도 모두 국내의 에너지 안보, 환경 보전 등의 문제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분야에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모든 국가가 감축에 참여하는 새로운 의정서의 체결을 주장하면서 “미국, 중국, 인도 등 온실가스 다량배출국이 논의에서 빠지게 된다면 더 이상 감축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SSM 조정권 이관 기대반 우려반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기업형 슈퍼(SSM)에 대한 사업조정 권한이 중소기업청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됐지만 지역에 따라 셈법이 다르다. 상당수 지역 중소상인은 6일 민선 단체장이 SSM 진출시 사업조정 신청 및 접수, 조정권고, 이행명령 등의 권한을 갖게 된 것을 환영하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려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단체장이 SSM 저지의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이 중소 유통업 보호에 긍적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천의 경우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지역 상인들과 시민단체는 일단 일반적인 관점대로 시가 SSM 진출에 엄격한 잣대를 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가 개발과 수익논리에 치중해온 점으로 미뤄 역작용을 빚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는 눈치다.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전국에서 개발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면서 개발에 우선가치를 두어온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온 시가 과연 대기업 유통업체 진출에 메스를 가할 수 있을지 의문시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더구나 안상수 인천시장 자신이 자유시장경제 원칙주의자다. SSM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타 지역에서는 단체장이 대형 유통업체에 SSM 출점 자제를 요청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인천은 소극적이었다. 정재식 ‘대형마트 규제와 소상공인 살리기 대책위’ 사무국장은 “지역의 정서나 현황을 잘 모르는 중앙정부보다 지자체가 조정 권한을 갖게 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인천은 개발과 수익사업에 치중하고 있어 중소상인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기술자립 중요성 일깨운 나로호 발사 연기

    11일로 예정된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발사가 또 늦춰졌다. 나로호 1단 추진체를 공동개발하고 있는 러시아 측이 기술적 문제를 내세우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통보해 온 탓이다. 나로호 발사는 2002년 8월 개발사업에 착수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여섯 차례나 연기됐다. 나로호 발사가 이처럼 러시아 측의 ‘횡포’에 가까운 일방 통보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것은 우주발사체 핵심 기술의 주도권을 러시아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한·러시아 우주기술협력협정에 따라 위성발사체 공동 개발이 본격화됐지만 러시아 측은 1단 로켓 기술은 미사일 발사 기술과 동일하다는 이유로 일체의 기술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 기술 약소국의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는 셈이다.나로호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개발비만 5025억원이 들어간 초대형 연구개발사업이다.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사업이 이번에 또 러시아 측의 “기다리라.”는 한마디 팩스 한 통에 지연되고 말았다. 그동안 나로호 발사 연기는 모두 러시아 측이 기술 이전을 거부하거나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겨 빚어진 것이다.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개발한 나로호 1단 로켓에는 액체연료가 주입된다. 로켓이 추력을 얻으려면 액체를 초고압으로 집어넣어 주는 기술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위성발사체 분야의 액체 엔진 기술은 선진국의 60∼70% 수준으로 본다. 우리의 첫 우주발사체 사업 성공의 열쇠가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주강국 진입은 기술자립에 달렸다.
  • 日 쥐이빨 재생성공

    日 쥐이빨 재생성공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도쿄이과대·도쿄의과치과대·도호쿠대 등의 공동 연구팀이 쥐를 이용, 이빨을 재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 논문은 4일 미국 과학아카데미 요약 전자판에 게재됐다. 이에 따라 사고 등으로 치아를 잃은 환자가 임플란트와 같은 인공 방법의 의존에서 벗어나 본인의 치아를 다시 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학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쥐의 태아에서 이빨의 기본이 되는 상피세포와 분화하지 않은 간엽(間葉)세포를 각각 4만∼5만개 추출, 콜라겐 배양을 통해 이빨의 싹에 해당하는 직경 0.5㎜의 ‘재생치배(齒胚)’를 만들었다. 이어 성장한 실험용 쥐의 어금니를 뽑은 자리에 재생치배를 이식한 결과, 37일쯤 지나 이빨이 나기 시작해 50일 뒤 옆의 이빨과 같은 크기로 자라 씹을 수 있게 됐다. 쥐의 50일은 사람에게는 5년 정도에 해당한다. 새로 생긴 이빨의 중심부에는 혈관과 신경도 생겨 외부에서 자극을 주면 반응하는 물질도 뇌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등 기존 이빨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완전한 이빨이 재생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쥐는 계통이 같으면 다른 개체끼리도 조직이나 기관의 이식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사람은 장기이식 때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만큼 거부반응이 없도록 본인의 치아나 세포를 이용, 치배를 만드는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모발의 재생 연구도 착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hkpark@seoul.co.kr
  • ‘로드킬’ 동물로 음식 만드는 엽기 남성

    ‘로드킬’ 동물로 음식 만드는 엽기 남성

    생쥐 스프, 여우고기 조림, 고슴도치 볶음밥… 현실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이 음식들은 한 영국 남성의 저녁 식단이다. 조너선 맥고완(41)은 잉글랜드 도싯카운티 본머스 타운의 산길 옆에 살면서 로드킬(Road kill, 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차에 치어 죽는 것) 당한 신선한(?) 야생동물들로 요리를 한다. 여우, 오소리 등 포유류 뿐 아니라 올빼미나 왜가리 같은 조류들도 그의 음식 재료다. 영국 대중지 ‘메트로’는 “이 외에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재료들”을 요리에 많이 사용한다고 전했다. 조너선은 “지인들과 저녁을 먹다보면 음식 재료를 물을 때가 있는데, 난 모두 말해준다.”면서 “몇몇 사람들은 얼굴이 빨개지기도 하지만 그 후에는 (야생동물 고기들이) 이렇게 맛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또 “로드킬 동물 고기가 흔히 먹는 쇠고기나 양고기, 돼지고기보다 돈도 안 들고 건강에도 좋다.”고 주장했다. 어린 시절을 농장에서 보내며 야생 생활에 관심을 가져온 맥고완은 열네 살 때부터 박제를 해오면서 야생동물에 익숙해졌다. 현재 그는 하루 로드킬 동물 수집에 나서면 약 40마리 사체를 구하는 데, 이중 절반 정도가 음식 재료로 쓰인다. 조나단은 “쥐 고기 맛은 햄과 비슷하고, 고슴도치는 지방이 많으며 여우는 부드럽지만 조금 짠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사진=wordpress.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늘의 눈] 인권위의 원동력/박건형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인권위의 원동력/박건형 사회부 기자

    학자들은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을 인권이 자연성, 평등성, 보편성이라는 기본요건을 갖추기 시작한 계기로 평가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역사학 교수인 린 헌트는 저서 ‘인권의 발명’에서 “미국의 독립선언 이후 긴 공백기를 거친 인권은 1948년 유엔의 ‘세계인권선언’이 발표된 이후 진정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당연히 가진다고 생각하는 인권이 실제 보편화된 것은 갓 반세기를 넘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의 인권역사는 더 일천하다. 지난 세월 경제개발 논리 속에서 노동자들의 권리가 철저히 무시됐고 군부독재 시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국가권력 앞에서 무참히 억압받고 쓰러졌다. 지금은 활동이 종료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각종 의문사 실상이나 현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지난 4년간 조사해 발표한 민간인 학살, 인권침해, 간첩단 사건 등 과거사 관련사건을 보면 지난 세월 한국에서 인권의 존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2001년 국가기관으로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의 등장은 그만큼 각별한 의미를 던져 줬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연령제한철폐법, 성차별 금지법 등 인권관련 법제화를 비롯,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수많은 사건의 권고를 통해 인권문제를 환기시켰다. 최근 조직축소, 위원장 중도사퇴, 신임 위원장 자격시비, ICC 의장국 포기, 국제인권단체의 등급 하향조정 권고 등 연일 이어지는 인권위의 수난은 그래서 더 슬프다. 국민의 권리를 찾아주기 앞서 지금 인권위는 스스로를 추스르기도 힘들어 보인다. 인권위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면 쥐고 흔드는 것도 국가가 선택할 몫이다. 독립성이 없는 인권위가 과연 존재가치가 있는지는 먼저 곱씹어 봐야 한다.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동정하고 학술적으로 인권의 의미를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맡기기에 인권위는 너무나 무거운 자리다. 인권위의 힘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박건형 사회부 기자 kitsch@seoul.co.kr
  • 희한한 택시 “내고 싶은 만큼 내세요”

    ’내고 싶은 만큼 내세요.’  미국 버몬트주 에섹스에서 ‘침체를 타는 택시(Recession Ride Taxi)’란 묘한 이름의 회사를 운영하는 에릭 하겐(46)이 주위의 우려와 달리 수지맞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일간 ‘벌링턴 프리 프레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누구나 하겐이 운전하는 SUV 차량의 뒤쪽 유리창에 붙은 광고 문구 ‘내고 싶은 만큼 내세요(Pay What You Want)’를 보는 순간,살짝 미소를 짓는다.그리고 “정말이냐?”고 묻는다.  그런데 웃을 일이 아니다.1990년대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하겐의 이 말도 안 되는 사업은 이익을 남기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그가 주차장에 택시를 세워두고 사업 개요를 담은 명함을 뿌리자 많은 이들이 전화를 걸어와 “장난이 아니냐?”고 되물었다.그리고 지난달 중순부터 2주 동안 목요일 밤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택시를 운행한 결과,비용을 제하고 600달러를 손에 쥐었다.미국 적십자의 벌링턴 지부에서 풀타임 정규직으로 일하는 그로선 이렇게 짬짬이 택시를 몰 수밖에 없는데 꽤 짭짤한 부수입인 셈.  ”승객들이 저를 밑지지는 않게 하더군요.고객들을 북돋아주기로 했지요.그랬더니 고객들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매우 좋아하더군요.”  요금은 주로 현금으로 받지만 하겐은 생수나 게토레이드,소다수 등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여섯 차례 요금을 내면 한 번은 공짜로 태워준다.단,벌링턴이 속해 있는 치덴덴 카운티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한 음악가에게선 CD를 요금으로 받은 적도 있으며 10달러짜리 슈퍼마켓 카드를 받은 적도 있다.  하겐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 사업이 먹힐 것이라 생각했어요.사람들이 내가 일하는 값어치를 매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너그러울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난 그들이 결정하도록 너그러워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5080] 딸과 이메일·친구에 영상詩… 웹버족 온라인으로 通하다

    [5080] 딸과 이메일·친구에 영상詩… 웹버족 온라인으로 通하다

    오팔(OPAL)족, 웹버(Webver)족, 통크(TONK)족? 힌트를 준다면 세 단어 모두 노인과 관련된 신조어다. 오팔족은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자로 활동적인 취미생활을 하며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노인들을 뜻한다. 웹버족은 인터넷(Web)과 실버세대(Silver)의 합성어다. 인터넷 등 디지털문화를 즐기는 이른바 ‘정보화’ 노인들을 지칭한다. 통크족은 원래 ‘Two Only No Kids’의 약자로 자녀를 낳지 않고 사는 젊은 직장인 부부라는 의미 이외에 ‘전통적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역할을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인생을 추구하는 노인 부부’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노인을 뜻하는 신조어들이 매년 하나씩 생길 만큼 노인들에게 부는 ‘젊은 바람’이 거세다. ‘뒷방 늙은이’로 통하는 노인보다 최신 유행과 문화의 변화에 부응해 젊게 살고 싶어하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신(新)노년시대’다. 서울신문은 5회 시리즈로 젊은이보다 더 젊게 사는 노인들을 만나 고령화 사회의 희망을 찾아본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사는 정태석(62)씨는 세무 공무원으로 일하다 58세에 퇴임한 후 컴퓨터 디자인 회사에서 관리직으로 일했다. 정씨는 그때부터 컴퓨터를 정식으로 접하기 시작했다. “공무원으로 일할 때는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컴퓨터였는데 갑자기 정신이 들어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했죠.” ●58세에 배우기 시작 포토샵도 마스터 정씨는 독학으로 컴퓨터를 공부해 2년여만에 한글, 파워포인트, 엑셀, 포토샵 등 기본적인 프로그램들의 운영법을 모두 마스터했다. 그 후 정씨는 3년전부터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을 찾는 또래 노인들에게 자원봉사로 인터넷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금도 정씨는 복지관에서 인기 인터넷 강사로 한창 이름을 떨치고 있다. 정씨는 노인들에게 신상이나 건강과 관련된 생활 속 정보를 검색하는 법을 주로 가르친다. 내 성(姓)의 본(本)은 어디인지, 내 고향은 어떤 곳인지, 노인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컴퓨터로 손쉽게 찾아주어 호응도가 매우 높다. 정씨는 영상시(詩)를 만드는 법도 가르친다. 수강생들은 각자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다운로드받은 음악, 그리고 직접 지은 시를 한 곳에 모아 한 편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정씨는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영상시를 저한테 보내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정씨에겐 아쉬운 점도 있다. 인터넷을 가르치는 데 영어로 된 용어를 노인들에게 교육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그는 “꼭 컴퓨터를 배우지 않더라도 컴퓨터를 매개로 또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로 삼아도 충분하다.”면서 “노년기의 절망감과 소외감에서 벗어나려면 배울 만한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인 홈페이지 경연대회 금상 수상 29일 만난 박정희(68·여)씨는 컴퓨터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유리드비디오스튜디오(Ulead Video Studio)’를 배우러 나가는 길이었다. 박씨는 포토샵, 나모(Namo Web editor) 등 웬만한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이미 마스터했는데도 좀 더 섬세한 작업을 하고 싶어서 끊임없이 컴퓨터를 배우는 중이다. 박씨는 60세에 컴퓨터를 처음 접했다. 딸에게 ‘이메일(E-mail)’부터 배웠다. 처음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딸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고 한다. 컴퓨터가 점점 익숙해지자 윷놀이, 고스톱 같은 게임도 즐겼다. 그것만으로는 만족을 못했던 박씨는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버드내복지관을 무작정 찾아가 컴퓨터를 배웠다. 박씨는 초·중급반을 마치고 특수반에 들어가 포토샵, 나모 웹 에디터 등과 같은 고난이도 프로그램까지 마스터했다. 현재 박씨는 800여명의 회원이 가입된 온라인 카페 ‘영랑호반’을 운영하는 ‘주인장’이다. 박씨의 고향인 속초의 영랑호반을 따서 만들었다. 아이디도 ‘고향의 잔디’다. 박씨는 “미국에 사는 회원이 카페에 가입하는 것을 보면 놀랍다.”면서 “집에만 박혀있던 내가 전세계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분, 느껴본 사람만 안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7년과 지난해 노인 홈페이지 경연대회에 출전해 각각 동상과 금상을 수상한 기록도 갖고 있다. ‘대상’ 한 번 받아보는 게 소원이라는 박씨는 “올해는 카페 운영에 더 많은 컴퓨터 기술을 배우느라 바빠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내년에는 좀 더 연마해 꼭 대상을 받을 것”이라며 두 주먹을 쥐어 보였다. ●포기 안 하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인천 부평구 부평동에 사는 황인조(76)씨는 인터넷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인터넷 마니아’지만 정년퇴직했을 때만 해도 지금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교사로 활동했을 때부터 컴퓨터를 배울 기회는 많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는 “그때는 전문적인 컴퓨터 언어를 배워야 하는 체계여서 마냥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정식으로 컴퓨터 교육 한 번 받아 본 적 없는 황씨지만 지금은 또래 친구들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가르치는 정식 강사다. 교사로 정년퇴임한 후, 적적하던 차에 스스로 책을 사서 컴퓨터를 독학했다. 도스에서 윈도체계로 바뀌어서 훨씬 쉽게 느껴졌다. 워드, 이메일쓰기, 인터넷검색과 같이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습득해 마침내 파워포인트까지 만질 수 있게 됐다. 황씨는 노인대학에서 컴퓨터 입문반을 가르친다. 올해초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르는 것부터 시작한 입문반은 이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황씨의 강의를 듣는 노인들도 천천히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같은 또래 황 선생님을 좋아한다. 인터뷰 말미에 또래 친구들에게 꼭 할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무조건 부딪치면 된다. 포기 않고 도전하면 나처럼 누구나 컴퓨터와 친해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부심이 대단해 “젊은 사람도 이길 자신이 있다.”는 그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인터넷과 함께한다는 황씨는 이제 컴퓨터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 그는 “인터넷으로 신문 보는 일과 뉴스 동영상 보는 일은 하루일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참재미”라며 활짝 웃었다. 이영준 이민영기자 apple@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9호선 타고 강남고교 갈까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분수 이름 잘못됐다? ”날씬하려면 뚱뚱한 친구 멀리” 금과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럭셔리 아이폰’
  • “노숙자들이여, 차표줄게 떠나다오”

    “노숙자 문제요? 편도티켓으로 해결했어요.” 미국 뉴욕시가 황당한 노숙자 해법을 실험 중이다. 노숙자들에게 뉴욕을 떠나는 ‘편도티켓’을 쥐어주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는 대신 노숙자 숫자를 줄이는 데만 열을 올린다는 비난이 거세다. 뉴욕시는 2007년부터 시행한 이 프로그램으로 550개 노숙자 가정이 미국내 25개주와 전세계 5개 도시로 떠났다고 밝혔다. 연간 비용은 모두 50만달러(약 6억 2000만원). 그러나 유난히 조용히 진행된 탓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휘하의 시 관계자 외에 이 정책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30일 보도했다. 노숙자 가족들은 버스나 기차, 비행기 등을 타고 이주한다. 가족당 최대 3만 6000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파리행은 6332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행은 2550달러다. 무조건 보내는 건 아니다. 쉼터에 노숙자들이 도착하면 그들을 도울 친구나 친척이 다른 나라나 미국내에 있는지 물어본다. 해당 친지에게 허락을 받으면 사회복지사가 이를 확인, 뉴욕시가 교통비를 대주는 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정책이 노숙자나 시 모두에게 ‘윈윈 게임’이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노숙자를 위한 파트너십’의 회장 아널드 코언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건 다른 도시에 문제를 떠넘기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뉴욕시의 해법은 구세군이나 비영리단체 ‘트래블러스 에이드’의 노숙자 이주 프로그램을 본떴다.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아이가 없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주말 데이트] 공연 기획사 ‘축제의 땅’ 진옥섭 대표

    [주말 데이트] 공연 기획사 ‘축제의 땅’ 진옥섭 대표

    지난 26일 오후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 공연이 시작된 지 2시간20분만에 드디어 전설의 명인이 무대에 올랐다. 여든여섯의 조갑녀 명인은 딸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느릿느릿 올라섰다. 장단이 시작되자 힘을 모아 손을 뻗는다. 3평 남짓 되는 자리 위에서 꼿꼿하게 선 품새로, 손끝으로는 고운 선을 만들고 발끝으로 사뿐사뿐 박자를 탄다. 온몸의 기를 모아 뿜어내는 듯 민살풀이춤을 춘다. 명인은 당초 예정했던 5분을 채우지 못하고 손사래를 치며 무대를 내려갔다. 어지럼증이 원인이었다 ●잊혀져가는 명인을 찾아 무대 위로 이날 공연 ‘춤! 조갑녀’는 여섯살 때부터 남원 권번을 놀이터 삼아 춤을 배운 조 명인이 80년만에 처음 자신의 이름을 내건 무대였다. 기다림에 비해 턱없이 짧은 순간이지만 객석은 이미 무대에서 그 몸짓을 만날 수 있었다는 감동이 충만했다. 못내 아쉬운 이가 딱 한 명 있다면, 무대를 준비한 진옥섭(45) 축제의땅 대표일 터. 29일 서울 대치동 한국문화의집(코우스)에서 만난 진 대표는 “다소 빨리 휘몰아친 시나위에 어르신이 쉽게 지쳐 버리셨나 봐요. 꼭 다시 어르신을 모시고 싶은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그가 “조 명인의 춤을 처음 봤을 때 서 있기만 해도 춤이 된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듯, 참으로 그럴 수 없는 춤이었다.”고 떠올렸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이해가 된다. 공연계 입문은 연극이었지만 그의 경력 대부분은 전통예술과 함께다. 서울놀이마당 상임연출, 대전 엑스포놀이마당 총연출, 국악 방송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했다. 1995년 공연기획사 축제의땅을 만들어 ‘춤의 고을 고성사람들’, ‘남무 춤추는 처용아비들’, ‘여무 허공에 그린 세월’, ‘전무후무(全舞珝舞)’ 등을 올렸다. 2006년 ‘풍물명무전’은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기획자, 무용평론가, 코우스 예술감독 등 그를 정의하는 수식어는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2006년 ‘풍물명무전’ 예술상 수상 “지나가는 개가 웃을지도 모르지만, 전 곱디고운 젊은 여인과 약속이 있어도 어르신들이 부르시면 거기로 당장 달려갈 겁니다.” 농담 먼저 털어놓은 그는 “전통예술을 잇는 젊은 사람들의 공연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의 공연은 더 중요하다. 이 땅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진지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1983년 ‘명무전’에서 명인들의 춤을 보고 충격을 받은 그는 초야에 꼭꼭 숨은 예인(藝人)들을 찾아나섰다. 무당이라 숨어 지냈고, 광대라고 웃음거리 됐고, 기생 교육 받았던 과거가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 봐 알리지 않았던 이들이었다. 한사코 세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던 그들의 무대도 만들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어 2007년 ‘노름마치’(놀음을 마치게 하는 고수 중의 고수)를 출간했다. 김수악, 공옥진, 하용부, 장금도, 문장원, 김금화, 김유감, 강준섭 등 예인 18명의 화려했던, 또는 굴곡진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장금도 등 예인 18명 이야기 ‘노름마치’ 펴내 “몇 번을 읽어 보고, 고치고 또 고쳤어요. 어르신들 이야기를 보는 사람들이 중간에 덮어버리지 않도록 하려고 손질을 거듭했죠. 조갑녀 어르신의 이야기도 담고, 해외에 계신 분들도 찾아보고 해서 ‘노름마치’ 다음편도 써야 하는데, 지금은 그때만큼 혈기왕성하질 않아서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요.(웃음)” 엄살일 것이다. 초야에 숨은 예인들을 찾아나서 그들을 기록하고, 판을 선사하는 일을 결코 놓을 수 없다. 기생이었던 장금도 명인과 그를 인정하지 않았던 아들이 공연 뒤에 수십년의 앙금을 풀고, 고 김수악 명인이 “수고했다.”면서 되레 꼬깃꼬깃 접은 용돈을 쥐어주거나, 공옥진 명인에게 ‘노름마치’ 책을 읽어주고 “글 잘 썼다.”고 칭찬받은 일 등 그 과정에서 오는 전율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계속 판을 벌여야죠. 놀음에서 모든 것을 잊게 했던 그 어르신들이 역사의 한 자리에 남을 수 있도록 꼭 해야 할 일입니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뒷좌석에 딸 두고 내린 부모들 “택시기사 잘못”

    미국 보스턴에서 39년째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조지프 코헨은 최근 황당한 일을 두 차례나 겪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코헨은 로건국제공항에서 한 가족을 태워 매타펀 지구 집까지 데려다줬다.가족들이 짐을 내리는 것까지 도와주고 요금을 받아 챙겼다.그리고 서로 고맙다고 인사한 뒤 그 집을 떠났다. 그런데 몇분 뒤 공항의 택시회사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로건국제공항을 관할하는 주경찰이 다섯살 난 소녀를 찾고 있는데 아마도 미니밴 뒷좌석에 있을지 모르니 찾아보라는 것이었다. ”뭐라고?” 깜짝 놀란 그는 룸미러로도 소녀가 보이지 않자 차를 세운 뒤 문을 열어제쳤다.그랬더니 정말,다섯살 소녀가 새근새근 잠자고 있었다.당연히 곧바로 차를 돌려 가족들의 집으로 향했다.튀어나온 아이 아빠는 엄청 좋아하면서 코헨에게 팁으로 50달러를 쥐어주었다. 택시기사 하다하다 별일 다 겪는다 생각했지만 잘 마무리됐다고 넘어갔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AP통신이 28일 전했다. 아이를 부모들에게 돌려준(?) 다음날,코헨은 자신의 운전면허가 사흘이나 정지된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차 속에 승객이 남겨져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경위를 알아보니 부모들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발끈한 그는 28일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에 나와 따졌고 경고만 받는 선에서 무마하기로 합의했다.코헨은 좌석 등받이에 가려 룸미러로도 아이가 보이지 않았고 선팅 때문에 차 밖에서도 아이가 잠들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억울함을 항변했다. 경찰 대변인은 “아이가 부모들에게 안전하게 돌아왔으니 잘 된 일이다.하지만 택시 기사는 승객이 내린 뒤 좌석에 남겨진 게 있는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이번 기회에 많은 이들이 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연히 택시기사 조합 등에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부모들이 잘못해놓고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것.이들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기를 거부한 경찰이 이들을 제대로 조사 한 번 하지 않은 사실도 분노를 키웠다. 보스턴택시기사연맹의 도나 블라이스 쇼는 “경찰이 다큰 어른들의 책임은 따지지 않다가 자기 아이를 놔두고 내린 승객들에 대한 책임까지 택시기사에 물으려고 하는 것은 서글프기 짝이 없는 노릇”이라고 혀를 끌끌 찼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국가직 7급 한국사, 수험서만 믿다간… 마돈나 팔 근육질의 진실은? 비키니입고 한강 활보? 여섯살 꼬마도 자폭 세뇌
  • 79억 복권 당첨자 “박봉 공무원생활 계속” 결심

    79억 복권 당첨자 “박봉 공무원생활 계속” 결심

    17, 13, 10, 18, 22, 29. 이 여섯 번호가 인생을 바꿔놓을 줄이야. 박봉에 시달리던 아르헨티나의 한 지방공무원이 복권 대박을 터뜨렸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됐지만 그는 공무원생활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밝혀 더 화제가 됐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로부터 100Km 떨어진 지방도시 마그달레나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는 마리오 사라비아(44)가 바로 그 주인공. 역시 지방공무원인 부인 스텔라 마리스 디아스(41)와 함께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착실하게 살아온 그에게 인생역전의 소식이 들린 건 바로 지난 일요일이다. TV를 보던 딸이 “복권 ‘키니6’ 1등 당첨자가 막그달레나에 산다고 한다.”고 한 게 행운의 첫 뉴스였다. 이어 TV앞에 앉은 그는 숫자를 볼펜으로 지워가며 추첨 결과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분명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 복권 번호가 1등에 올라 있었다. 부인은 “스물 다섯 번이나 확인한 후에야 비로서 우리가 1등에 당첨됐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부부의 월급을 합쳐 월 5000페소(약 175만원)로 살아가던 그가 받게 된 상금은 무려 2400만 페소(세금 전). 원화로 환산하면 약 79억원이다. 하지만 그는 공무원생활을 접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28일(현지시간) 언론에 모습을 보인 그는 “약간의 변화야 있겠지만 친구라든가 인생 같이 중요한 가치관이야 변할 수 있겠는가.”라며 “공무원생활을 계속한 후 기회가 된다면 전국을 여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은 벌써부터 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인사를 해도 받지 않던 이웃이 먼저 그에게 달려와 인사를 하는 등 복권 당첨 후 주변환경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사진=클라린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저염소금, 혈압에 효과 없어

    고혈압 환자 등에게 인기 있는 저염도 소금이 실제로는 혈압에 미치는 영향에서 일반 소금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대 수의대 박재학 교수팀은 27일 염화나트륨(NaCl) 함유량이 99.8%인 일반 정제염과 이보다 절반정도 낮은 저나트륨 소금 모두 혈압을 높이는 데 있어서 똑같은 결과를 보였다는 사실을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알아냈다고 밝혔다. 저염소금이 일반소금보다 건강에 더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인식과 반대되는 연구결과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의학저널 ‘Journal of Veterinary Science’ 7월호에 실렸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슈워제네거의 칼/김성호 논설위원

    자신의 집 대문을 강제로 열던 중 경찰에 체포된 흑인교수를 옹호하다 곤경에 빠진 오바마 대통령.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백악관서 내가 그랬다면 총 맞았을 것”이라며 흑인교수를 잡아간 경찰을 공개비난했단다. 경찰이 ‘과도한 흑인옹호’라며 들고일어나자 백기투항했는데. 문제의 교수와 그를 체포한 경찰을 백악관으로 불러 맥주회동을 갖는단다. 오바마가 ‘지나치다’싶게 흑인교수를 편들고 나선 건 인종차별에 대한 반발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은 아닐 터.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흑인과 히스패닉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잘 알고 있는 그다. 지지율 하락의 와중에 첨예한 ‘흑백대결’ 불씨를 대놓고 건드렸는데….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질 위기에 내놓은 ‘백악관 맥주파티’. 쇼맨십의 해법이 분란 진화에 도움이 될까…. 영화 ‘터미네이터’를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근육질 배우 출신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칼부림을 했단다. 심각한 재정적자로 파산 위기에 처한 주정부를 살리기 위해 촬영한 비디오장면이다. 한 공무원이 주정부 차량을 경매로 팔아 예산절감을 이루자고 제안한 내용을 실감나게 전하기 위해서였다는데. 자리에 앉은 채 60㎝ 크기의 칼을 쥐고 섬뜩하게 흔들며 ‘예산삭감’의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주정부 소유차량 4만대 중 15%가량을 팔아 24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공무원이 낸 아이디어. 260억달러 수준의 재정적자에 시달리던 주지사 슈워제네거에게 아이디어는 눈물겹게 고마웠나 보다. 친구 주지사가 보내온 칼까지 들고나와 절절하게 감사의 뜻을 전했으니…. 문제의 영상은 슈워제네거 트위터에 올린 지 이틀 만에 무려 12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단다. 할리우드 스타의 터미네이터식 액션이 일단 관심은 끌고 있는 셈이다. 예산절감의 직접적 피해자가 될 빈곤층과 노인들의 반발도 클 수밖에. “경솔한 행동 아니냐.”는 지적에 슈워제네거는 “어려운 때 유머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단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백악관 맥주파티와, 영화배우 출신 주지사의 칼부림 액션 유머. 이쯤 되면 불끄기 방편들도 슈퍼스타급이 아닐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찬유’ 정석원, 드라마 대박 숨은 1등 공신

    ‘찬유’ 정석원, 드라마 대박 숨은 1등 공신

    시청률 40%로 국민드라마로 자리 잡은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최종회를 앞두고 또 한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극 중 선우환(이승기 분)의 절친으로 나오는 진영석을 연기하는 정석원이 바로 그 주인공. 은성(한효주 분)의 동생 은우(연준석 분)가 계모 백성희(김미숙 분)에 의해 실종되며 시작된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영석은 모던 바를 운영하는 젊은 사장이다. 영석은 본의 아니게 은우를 만나 보호자 역할을 하면서 은우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피아노를 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지난 25일 방영된 27회 방영분에서 은우를 찾아낸 환은 영석을 찾아와 “네가 진작 말했으면 그래서 은우가 알았으면 여기까지 안 왔자나. 왜 얘를 이용해!”말하며 주먹을 날린다. 영석은 나쁜 뜻 없이 은우를 사촌동생으로 숨겨온 사실이 거짓으로 들어나 난처한 상황이 된 것. 이에 정석원은 “내가 은우를 납치한 게 아니다. 단지 피아노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고 보살피게 된 것. 오해하지 말아 달라.”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정석원은 서울액션스쿨 출신으로 무술 합이 9단으로 영화 ‘강철중’, ‘숙명’ 과 드라마 ‘대왕세종’ ‘물병자리’ ‘그들이 사는 세상’에 출연한 바 있다. 극적으로 상봉한 은우 가족과 악행을 저질러온 백성희, 유승미 모녀의 행방에 대한 다양한 예측 속에 ‘찬란한 유산’은 26일 종영한다. 사진제공 = 포레스타엔터테인먼트(위), SBS ‘찬란한 유산’ 캡쳐(아래) 서울신문NTN 우혜영 기자 w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야생초 이야기⑦] 꿀풀

    [야생초 이야기⑦] 꿀풀

    이제 바야흐로 초여름이다. 아직은 태양이 그렇게까지 따갑지는 않지만 봄꽃들은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들꽃들이 봄처럼은 다투어 피지 않는다. 대신 짙은 녹음이 천지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다. 봄과 여름의 경계에서 꿀풀이 핀다. 나물로, 약재로 우리 생활에 널리 쓰이긴 했지만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꿀풀이라니…? 꿀이 많은 꽃인가? 그렇다. 부리모양의 꽃(화관), 저 속에는 꿀이 고여 있다. 다른 풀에 섞여 잘 보이지 않다가도 6월을 넘어서면서부터 30cm 정도의 높이로 쑥쑥 솟아올라 풀숲에 무리지어 피어난다. 요즘은 시골 어디로 가나 농사짓는 곳에서는 제초제를 안 쓰는 곳이 없어 그 흔했던 이 꿀풀도 보기 어려운 야생초가 되었다. 그러나 예전에는 어디서나 풀밭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고, 식용나물에서부터 피부염, 해열제 등 단방약재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었다.보리이삭 같기도 한 꽃이삭에 보랏빛 꽃이 송골송골 모여서 핀다. 시골에서 자란 우리들은 길가에 피어 있는 이 꽃잎을 따서 꽃부리의 뒷부분을 입술에 물고 꿀을 빨아먹었다. 샐비어 꽃을 따서 꿀을 빨아본 사람이라면 금방 짐작이 갈 것이다. 달큼한 꿀물이 제법 혀끝에 묻어난다. 얼마나 꿀이 많으면 ‘꿀방망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고 있을까. 그래서 작은 토종벌에서부터 큰 호박벌까지 꽃부리에 비집고 들어가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주 이른 봄에 싹이 나기 시작하여 어린 싹을 나물로 해먹는데 ‘가지골나물’이 그것이다. 이른 봄의 푸른 싹은 거의가 나물로 해먹었지만 특히 이 가지골나물은 약효까지 지닌다 하여 그 쌉싸래하고 개운한 맛을 즐겼다. 이른 봄 꽃대가 나오기 전에 채취해서 뜨거운 물에 약 5분 정도 데쳐서 참기름과 간장 양념을 해서 무쳐 먹기도 하며 하룻밤 물에 담가두었다가 된장국을 끓여먹기도 한다. 새순을 잘 씻은 다음 물기를 제거한 뒤 전분을 묻혀서 기름에 튀겨내어 먹기도 한다. 근래에 들어 이곳 지리산 근방에는 아예 이 꿀풀을 집단 재배하는 ‘꿀풀 마을’도 있다. 토종벌꿀 이른바 ‘꿀풀꿀’을 생산해내는 중요한 밀원으로, 그리고 한약재로써 긴요하게 쓰여 농가의 소득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요즘은 그 활용범위가 매우 넓어져 근래에는 장식용 꽃의 부재료로 염료를 입혀서 활용하기도 하고 꽃을 따서 전병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꽃모양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20~30cm 가량의 꽃대 위에 이삭 모양의 꽃차례를 가진 꽃이삭에 보랏빛 꽃들이 옹기종기 핀다. 꽃을 싸고 있는 꽃턱잎(포)에 세 개씩의 입술모양 꽃이 핀다. 이 꽃턱잎 가장자리엔 잔털이 무수히 달려 있다. 7~8mm 정도 되는 꽃받침은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는데 역시 흰 잔털이 많이 나 있다. 꽃부리는 약 2cm 되는데 아랫입술꽃잎은 세 갈래로 나뉘어져 있고 윗입술꽃잎은 곧게 서 있다. 수술이 4개인데 둘은 길고 둘은 짧다. 꽃이 지고 나면 본래의 줄기 곁으로 한 줄기가 뻗어 나와 곁에 새로운 포기가 형성된다. 그래서 대개 이 꿀풀은 무리져 있다. 볕이 잘 드는 길가나 산기슭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풀꽃이다. 온화하고 습윤한 기후를 좋아하지만 혹한에도 잘 견디는 야생초로 양지바르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 흔히 자생한다. 그러나 여름을 지나면 다 말라버리기 때문에 꽃은 물론이고 푸르게 남아 있는 꽃대를 볼 수 없다. 이렇게 한여름이면 말라버린다 하여 한약재의 이름으로는 ‘하고초(夏枯草)’라 한다. 보랏빛 꽃빛깔이 신비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꽃 자체가 그렇게 아름답거나 관상용으로 가꿀 만큼 화훼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한약재로서 뛰어난 가치를 발휘한다고 한다. 꿀풀의 약성은 차갑고 맛은 맵고 쓴 편이어서 약재로 쓰여서는 간경에 작용하고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고 눈을 밝게 한다. 꽃이 지고 난 다음 7,8월에 꽃대를 잘라 차를 달여 마시기도 하는데 여러 가지 약리실험에서 혈압을 내려주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해로운 균을 억제하는 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외용약으로 사용할 때에는 꿀풀 달인 물로 환부를 씻거나 생으로 짓찧어 환부에 붙이기도 한다. 쐐기벌레나 벌에 쏘여서 환부가 붓거나 아플 때에는 꿀풀을 생으로 으깨어 붙이거나 생즙을 소주와 함께 섞어서 바르기도 한다. 우리 몸의 여러 질병에 이 꿀풀의 약리효과가 안 미치는 곳이 없다할 만큼 다양하다고 하니 이 꿀풀이 우리 민간에서 얼마나 사랑받는 야생초였던가 짐작할 만하다. 따로 재배하지 않아도 우리 생활 주변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고 우리 생활에 긴요하게 쓰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따로 외진 시골길을 찾거나 산 가까이 가야 겨우 볼 수 있지 않은가? 약재를 구하기 위해서는 약재상에 가야 만날 수 있다. 꼭 먹을 수 있어서 귀한 식물이 아니리라. 꼭 귀한 약재여서 귀한 식물이 아니리라. 그 식물들이 온전히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라면 우리 인간이라고 온전하겠는가? 인간만큼 둔한 동물도 없을 것이다. 갖가지 이변이 나타나고 자연재해가 일어나야만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 곁이 있었던 풀 한 포기의 소중함을 뒤늦게야 알게 되는 게 우리 인간 아닌가? 꿀방망이라 하여 한 줄기 꽃이삭을 꺾어 쥐고 꿀을 빨던 궁색한 시절이 오히려 행복했지 싶다. 더러는 시골 학교 교장선생님이 붙잡고 훈화하시던 마이크를 떠올리고 꿀풀꽃대 한 줄기를 손에 들고 교장 선생님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즐거워했다. 그 꿀풀이 지천으로 피어나는 초여름의 들길이 그립다. 드물게 흰꿀풀꽃을 만나면 우쭐하며 신비로워하던 시절, 찔레 새순도 꺾어서 껍질 벗겨 먹으며 들로 산으로 온몸에 푸른 물이 들도록 뛰어다니던 건강한 어린 시절은 이제 꿈에서나 만나려나. 글 복효근 시인
  • [순간의 행복] 백건우와 세 명의 아이들

    [순간의 행복] 백건우와 세 명의 아이들

    무릇 모든 장르의 음악이 마찬가지겠지만, 연주 예술의 궁극적 목표는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루는 것에 있다고 하겠다. 가장 높은 수준의 앙상블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결국 서로를 향한 배려심과 양보, 겸양과 예술에 대한 경외심을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상대편이 내는 소리와 영감을 느끼고, 자신의 음악적 고집과 원칙을 한 발 물러서서 함께 나누는 것은 좋은 실내악 연주를 위해서 필수적이나 그것이 말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개인 기량의 연마가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으며 자신의 음악 외적 기질과 총체적인 음악성을 모두 드러내 놓고 함께 연주하는 파트너들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비로소 앙상블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이다. 좀더 기술적인 이야기이지만 피아노끼리의 앙상블은 그 합주의 포인트와 사운드를 조절하기가 가장 까다로운 편에 속하는 편성이다. 해머가 강철 현을 때리는 순간 음이 시작되어 즉시 사라지는 특성을 지닌 피아노가 음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현악기나 관악기 등과 화합을 이룰 때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찾을 수 있으나, 같은 악기끼리의 만남이라면 전혀 다른 어려움이 다가온다. 모두 하나의 ‘점’ 안에 리듬과 템포를 맞추어 연주해야 하는 만큼 매우 예민한 감각이 살아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상대편의 리듬감이나 음향 감각에 대한 지식도 풍부해야 한다. 일반적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앙상블 외에 그 이상의 편성이 될 때 그 어려움이 몇 갑절로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피아니스트들이 이 까다로운 앙상블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여러 대의 피아노가 모인다는 자체만으로 그들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고 그 장대한 사운드를 만드는 데 만족을 찾는 친교의 목적이 크다고 하겠다. 두 번째로 고려할 것은 피아니스트의 ‘외로움’ 이다. 늘 혼자 연습하고 어려움이나 문제점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피아니스트의 일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혹여 찾아올 수 있는 음악적 아집이나 편견 등을 없애는 데도 이 거대한 악기들의 범상치 않은 만남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필자가 아는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음악에 관한 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전력투구하는 진실한 인물이다. 아무리 작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그 해석의 길을 대충 편하게 찾는 법이 없으며, 작품의 핵심을 찾기 위해 늘 고행의 길을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작품을 연주하기 위해 그 작곡가의 모든 곡을 섭렵하는 끈기와 노력이 백건우의 최대 장점이자 힘이다. 내면에 품고 있는 열정이 누구보다도 풍부할 그가 제자를 키우고 길러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할 법도 하지만, 이 역시 그의 ‘올인’ 하는 음악적 스타일에서 기인한다. 한 인터뷰에서 백건우는 “제자를 길러낸다는 것은 음악뿐 아니라 그 학생의 모든 것을 선생님이 밀어주고 책임지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의 바쁜 연주 일정으로는 그 과정들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하다” 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그가 미래가 기대되고 멋진 발전이 점쳐지는 후배 음악인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부족하지는 않은 바, 지난 5월 10일과 11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백건우와 김태형, 김준희, 김선욱’ 음악회는 그의 후배 사랑이 가장 적극성을 띤 즐겁고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보여진다. 첫 곡으로 연주된 바그너의 <탄호이져> 서곡은 19세기 출판업자로도 활동했던 카를 부르차드의 편곡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을 많이 표출한 작품이었다. 바그너 특유의 장대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함께 성과 속을 오가는 작품의 숭고함이 하이라이트인 서곡인 만큼 그 드라마가 건반을 통해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가 관건인 바, 시종 타이트한 분위기와 박진감으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 백건우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웅장한 음의 건축물을 보는 듯한 스펙터클의 연출도 훌륭했다. 이어지는 다리우스 미요의 <파리 모음곡> 은 유쾌함과 세련미, 흥겨움을 맛볼 수 있는 구성의 작품이었다. 떠들썩하고 조금은 산만한 파리지엥들의 일상의 모습을 그린 여섯 개의 소품들은 고도의 정제된 피아니즘을 요구했는데, 네 명의 연주자들은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합주를 요령 있게 정리하는 동시에 입체적인 사운드를 외향적으로 표출해 듣는 이들을 프랑스적 에스프리의 고상함으로 인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전반부 마지막 곡이었던 체르니 작곡의 <네 대의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탄테>는 제목처럼 협주곡적인 화려함이 시종 작품을 감싸고 도는 난곡이었다. 우리에게 수많은 연습곡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체르니는 스스로 연주를 즐겨하지는 않았지만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다. 그만큼 이 작품의 기교적인 난이도도 상당한데, 여기서 본격적으로 네 사람의 개인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됐다고 하겠다. 오케스트라의 투티처럼 극적인 상황을 만들다가도 어느새 흩어져 기교적 역량을 마음껏 뽐내는 네 피아니스트의 모습은 매우 자유로운 동시에 온전한 음악적 공감이 이루어진 듯 느껴졌다. 두 대의 피아노로 편곡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 작품번호 45는 후반부의 첫 순서로, 네 사람의 진지한 탐구정신이 가장 빛을 발한 하이라이트였다고 생각된다. 백건우는 세 사람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을 한 악장씩 파트너로 삼아 연주했는데, 각 악장의 성격에 따라 세심하게 연주자를 배치한 기획이 돋보였다. 1악장을 연주한 김선욱은 작품의 리듬적인 강렬함과 함께 자유로운 판타지를 그려내려는 노력이 두드러졌고, 입체적인 음향과 미세한 뉘앙스를 파트너와 공유하는 데 성공한 2악장의 김준희는 시종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또한 세 사람 중의 맏형인 김태형은 3악장에서 작품 전체를 장악한 모습을 보이며 호연을 들려주었는데, 특히 냉철한 분석과 열정이 교차하는 모습에서 앞으로의 성숙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음악회의 대미는 라벨의 명곡 <볼레로>였다. 네 사람의 일체된 앙상블은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무엇보다 마치 여러 각도에서 나오는 다양한 악기의 음을 감상하듯 다채로운 음향의 향연이 연주의 핵심이었다고 하겠다. 단순한 리듬에서 시작하여 점차 흥분을 고조시키고, 악기들의 교묘한 대화와 음의 고양이 듣는 이의 귀를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하는 라벨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여기서 완전히, 오히려 그 이상 흥미롭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발산했다. 한 치도 쉴틈을 주지 않고 몰아붙이는 타이트한 리듬의 긴장감에 손에 땀을 쥐며 감상하던 청중들은 마침내 터져 나오는 압도적인 음량에 사로잡혔다고 하겠다. 글 김주영 교수·사진 박진호
  • 마크 벌리 MLB 사상 18번째 퍼펙트 게임

    마크 벌리 MLB 사상 18번째 퍼펙트 게임

    마크 벌리(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미프로야구(MLB) 사상 18번째 퍼펙트 게임을 기록 한 뒤 곧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다. 벌리는 23일(현지시간) 시카고의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를 5-0으로 승리하면서 단 하나의 안타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뒤 곧바로 팀의 오랜 팬인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믿기지 않는 성취다.모든 사람이 늘 기억할 업적”이라며 격려했다고 전했다. 그가 이날 던진 공은 116개뿐.그 가운데 76개가 스트라이크였으며 공 3개로 삼진을 뺏은 다섯 타자를 비롯해 탈삼진 6개,플라이아웃 11개,땅볼 아웃 10개로 아웃카운트 27개를 채웠다. 메이저리그에서 퍼펙트 게임은 18번째이지만 통상 근대 야구로 분류되는 1900년 이래로는 16번째가 된다.지난 2004년 5월19일 랜디 존슨(당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달성한 이후 5년2개월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그의 대기록을 도운 것은 중견수 드웨인 와이즈였다.와이즈는 5-0으로 앞선 9회초 수비때 첫 타자 게이브 카플러가 볼카운트 2-2에서 날린 좌중간 담장으로 향한 홈런성 직선 타구를 쏜살같이 쫓아가 펜스 앞에서 몸을 솟구쳐 펜스보다 1피트 높이 관중석으로 빨려들어가던 공을 거짓말처럼 잡아냈다.그는 8회까지 좌익수로 뛰다 9회 수비에 들어가면서 스콧 포드세닉과 자리를 맞바꾼 터라 벌리로선 더욱 고마웠던 순간. 공을 잡자마자 와이즈는 펜스에 부딪힌 뒤 그라운드에 나딩굴면서 글러브 밖에 공이 퉁겨 나오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지만 글러브를 잠그는 기지를 발휘했다. 벌리는 “와이즈가 빨리 달려가 그 공을 잡아냈으면 하고 바랐다.노히트노런이건 퍼펙트 게임이건 무엇이 됐든 동료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와이즈는 퍼펙트 게임과 관련해 좋지 않은 추억이 있다.2004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있을 때 랜디 존슨으로부터 퍼펙트 게임 망신을 당한 것.그는 “이제 퍼펙트 게임의 두 측면을 모두 경험했다.따라서 오늘 내가 잡아낸 공은 생애 최고의 멋진 경험이다.담장에 부딪친 순간 공이 내 글러브에 들어왔다.그라운드에 굴러 떨어질 때까지는 내가 아웃시켰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그러고 공이 글러브에서 빠져나가려 하자 손을 뻗어 쥐었다.”라고 말했다. 다음 타자 마이클 에르난데스를 삼진으로 잡은 벌리는 홈 팬들이 열광하는 가운데 제이슨 바틀렛마저 유격수 앞 땅볼로 유인,대기록을 달성한 뒤 1루 베이스 쪽으로 걸어나오다 동료들로부터 머리를 흠씬 두들겨 맞았다. 벌리 역시 지난 2007년 4월18일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6-0으로 승리하면서 새미 소사의 몸에 공을 맞혀 노히트노런에 만족해야 했는데 이번에 그 한을 씻었다. 그는 “아직도 내가 이 일을 해낸 건지 실감이 안 난다.디트로이트 원정에서 돌아온 피로감도 씻기지 않은 상태다.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작년 대기업 빚 끌어다 곳간 채웠다

    작년 대기업 빚 끌어다 곳간 채웠다

    지난해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제조 대기업들이 10년 만에 현금 부족 사태를 맞았다. 마케팅이나 투자 등에 돈을 많이 써서라기보다는 장사로 번 돈이 줄어들어서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만성 현금 부족 상태다. 부족한 현금은 빚을 내 대거 채워넣었다. 그 바람에 곳간은 겉보기에 넉넉해졌으나 대출금과 이자 등을 지불할 단기 지급능력은 현격히 떨어졌다. ●불황 대비 필요이상 실탄 확보 한국은행이 23일 낸 ‘2008년 제조업체 현금흐름’ 보고서에 따르면 종업원수 300명 이상 대기업들은 투자 등에 1040억원을 썼다. 전년(106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장사(영업활동)를 통해 벌어들인 현금은 894억원에 불과했다. 전년(1121억원)보다 20%(227억원) 줄었다. 영업활동 수입금에서 투자활동 지출금을 빼고 나니 146억원 ‘펑크’난 것이다. 대기업들이 이같은 현금 부족을 경험한 것은 1998년(143억 3000만원) 이후 처음이다. 다급해진 대기업들은 은행 대출·회사채 발행·증자 등(재무활동)을 통해 현금을 대거 확보했다. 2006년 37억원에 불과했던 대기업들의 연간 차입금은 2008년 455억원으로 무려 12배 이상 급증했다. 현금 부족분을 메우고도 남을 만큼 넉넉하게 돈을 빌리다 보니 기업들의 기말(회계연도 마지막날) 현금 보유액은 2006년 503억원에서 2008년 700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조필호 한은 기업통계팀 차장은 “중소기업과 달리 대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차입 경영에서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대거 전환해 계속 현금 과잉 상태였다.”면서 “수입이 지출에 못미치는 현금 부족 사태는 이례적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다 보니 대출 등에 의존한 현금조달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조 차장은 그러나 “통상 불황기에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현금을 쥐고 있으려는 특성이 강하게 나타난다.”면서 “지난해 가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기업들이 필요 이상으로 빚을 내 현금을 확보한 성격도 있는 만큼 차입금 증가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경기부양 정책기조 유지 필요” 대기업들까지 빚에 의존해 현금을 조달하다 보니 전체 제조업체들의 지급 능력도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단기 차입금과 이자 등을 얼마만큼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2007년 85.0%에서 2008년 51.4%로 33.6%포인트 하락했다. 2000년(49.2%) 이후 가장 낮다. 대기업이 73.3%로 전년보다 55.4%포인트나 떨어지며 100% 아래로 내려앉았다. 중소기업은 22.3%로 같은 기간 8.3%포인트 하락했다. 이 비율이 100%이면 장사해 번 돈으로 단기 차입금과 이자를 전액 갚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전체 제조업의 현금흐름보상비율은 2004년(102%) 100%를 돌파한 뒤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한은 측은 “현금흐름보상비율이 100%가 안 된다고 해서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50%대는 다소 우려스러운 수준인 만큼 정부가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하는 정책의 일관성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출구전략’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기존 주장의 재확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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