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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이여, 글쓰는 ‘인생2막’ 어떤가

    인생을 사계절로 구분 짓는다면 중년이 속한 계절은 가을쯤 되겠다. 낙관적으로 보면 뒤에 겨울이 남아 있는 계절이지만, 비관적으로 보면 다시 올 봄은 없는 계절이다. 이쯤 되면 자신이 살아 온 세상에 손톱만한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어질 터. 한데, ‘꽃중년’이 못되는 처지에 남길 가죽은 없고, 더더욱 남길 이름 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중년에 쓰는 한 권의 책’(와시다 고야타 지음, 김욱 옮김, 21세기북스 펴냄)은 그런 당신에게 책을 남겨 보라 권한다. 수명이 60세 전후이던 과거에는 은퇴 이후의 삶이 말 그대로 ‘여생’(餘生)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수명이 점점 늘면서 은퇴 이후의 삶이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시대가 됐다. 책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40~50대들에게 ‘찬란한 인생 2막’에 대한 대비책으로 글쓰기를 제안하고 있다. 글쓰기는 특별한 재주나 자본이 없어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중년에 시작하기 가장 간편하고 즐거운 도전이기 때문이다. 또 글을 쓰다 보면 은퇴 이후 불안했던 내면이 차분해지고, 자신의 삶과 다시 마주하는 성찰의 시간도 갖게 된다. 이러한 경험들이 모이다 보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회로 연결되기도 한다. 저자는 글을 쓰려면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누구나 함부로 모방할 수 없는, 개성적인 문장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둘째는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이 ‘나도 이 정도의 글은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생각을 쉽고 편한 문체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먼저 훌륭한 문장들을 모방해 보라고 충고한다. “문장의 기초 기술은 베끼는 데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작가, 어떤 종류의 글을 ‘모델’로 선정하는 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책은 글쓰기 입문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되는 책을 손에 쥐는 짜릿한 순간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그 시작은 아침이든 저녁이든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 반드시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일종의 ‘직무’처럼 대하라는 얘기다. 어떤 이야기든 상관없다. 글을 쓰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쓰다 보면 쓰고 싶은 소재가 늘고, 글쓰기 실력도 향상된다. 저자는 이 밖에 글을 활자화시키는 방법, 자신의 글에 대한 비판에 대처하는 방법 등 글을 쓰면서 접하게 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조언하고 있다. 1만 2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프로야구] ‘작은 거인’ 벽을 넘기다

    [프로야구] ‘작은 거인’ 벽을 넘기다

    KIA 김선빈은 ‘최단신’이란 수식어를 극도로 싫어한다. 프로야구 공식 프로필에 나온 김선빈의 키는 165㎝. 리그 모든 선수 가운데 가장 작다. 실제 키는 더 작을지 모른다. 대개 선수들의 키는 공식프로필보다 조금씩 작게 마련이다. 운동화를 신고 재거나 약간씩 올려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큰 키가 경쟁력이라 믿는 건 일반인들이나 프로야구판이나 비슷하다. 사실 당해 보지 않으면 짐작이 잘 안 갈 테다. 야구를 잘하든 못하든 혹은 적당히 하든, 항상 먼저 따라붙는 건 키 얘기다. 스트레스를 받을 만하다. 김선빈은 “제일 먼저 키로만 나를 보려고 하는 게 기분 나쁘다. 키보다 야구에 대한 얘기를 해 달라.”고 했다. ‘작은’ 선수가 아닌 ‘야구 잘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는 김선빈의 바람은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타고난 키는 불변요소지만 김선빈은 노력으로 그걸 하나하나 이겨가고 있다. 키가 작으면 자연히 팔도 짧다. 바깥쪽 공에 약점이 생긴다. 그래서 김선빈은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선다. 이러면 오히려 몸쪽 공 대처가 힘들어진다. 김선빈은 특유의 커트 기술과 밀어치는 타법으로 몸쪽 바깥쪽 공에 다 대응한다. 작은 손발도 문제다. 손이 작으면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 던지기까지 미세한 시간차가 생긴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잡아 빨리 그립을 쥐어야 한다. 김선빈은 그 모든 걸 다 해내고 있다. 끝까지 극복이 힘든 건 장타 생산이다. 몸이 작으니 힘도 달린다. 그런데 이런 김선빈이 2일 잠실 LG전에서 결승 3점 홈런을 때려냈다. 통산 3호째. 올 시즌에만 2개째 홈런이다. 조금씩 장타에도 눈을 떠간다. 이날 3회초 1사 2·3루에서 상대 선발 김광삼의 3구째 직구를 받아쳤다. 어느 정도 노린 타구였다. 선두타자 이현곤이 진루한 뒤, 다음 타자 이용규의 평범한 타구가 실책으로 처리됐다. 김광삼이 흔들리는 게 눈에 띄었다. 빠른 승부를 예상한 김선빈은 크게 방망이를 돌렸다. 예상은 적중했다. 결국 KIA가 LG에 8-0으로 승리했다. 문학에서도 체구 작은 콘택트히터가 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SK 김연훈이 9회말 2점 끝내기 홈런을 때렸다. 6-5로 두산에 승리했다. 대전에선 한화가 삼성을 4-3으로 눌렀다. 한화 구원투수 신주영은 지난 2006년 4월 22일 뒤 1867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사직에선 넥센이 롯데와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11-10으로 재역전승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하프타임]

    4선 블라터 회장 “투명한 FIFA로” 4선 성공 블라터 회장 “투명한 FIFA 만들겠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4선에 성공한 제프 블라터(75·스위스) 회장은 한층 투명한 FIFA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블라터 회장은 2일 스위스 취리히의 할렌스타디온에서 열린 FIFA 정기총회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91.6%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했다. 블라터는 최근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회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뇌물 의혹에 대해 “부정행위에는 관용 없이 대응하겠다.”며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이 참여하는 새 자문위원회가 의혹들을 조사해 FIFA의 신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추신수 7경기 연속 안타 추신수(29·클리블랜드)가 7경기 연속 안타를 작성했다. 추신수는 2일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토론토와의 원정경기에서 6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9회 1사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때렸다. 타율은 .246으로 약간 떨어졌다. 클리블랜드가 13-9로 대승했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최현(23·미국명 행크 콩거)은 2경기 연속 안타를 뽑아내면서 타격 감각을 끌어올렸다. 최현은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전에서 4타수 1안타를 때려 타율을 .234로 조금 끌어올렸다. 에인절스는 0-2로 졌다. 나달 프랑스오픈 테니스 4강 진출 라파엘 나달(세계 1위·스페인)이 2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8강에서 로빈 소더링(5위·스웨덴)을 3-0(6-4 6-1 7-6<3>)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5번 롤랑가로 챔피언에 오른 나달은 비에른 보리(스웨덴)의 통산 6회 우승 기록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4위)도 후안 이그나시오 첼라(34위·아르헨티나)를 3-0(7-6<2> 7-5 6-2)으로 물리치고 4강행 티켓을 쥐었다. 머레이가 롤랑가로에서 4강에 오른 건 처음이다.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2) 이집트의 마피아 ‘낙타상인’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2) 이집트의 마피아 ‘낙타상인’

    이집트 관광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어디일까. 십중팔구 피라미드일 것이다. 카이로 서쪽 기자지구에 나란히 자리한 피라미드 3기는 그 웅장한 위용만으로도 보는 사람들을 압도한다. 그렇다면 관광객들에게 이집트에 대한 이미지를 망쳐 놓는 것으로 악명 높은 곳은 또 어디일까. 정답은 이 또한 피라미드다. 비밀은 피라미드 주변 상권과 부동산, 심지어 구걸행위까지 틀어쥔 ‘낙타주인’들에 숨어 있다. 피라미드는 카이로 시내 가운데를 관통하는 나일강 서편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입장권을 받아들고 피라미드 구역으로 들어선 관광객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건 낙타나 말이 끄는 마차를 한 번 타라고 권하는 이들이다. 분위기에 취한 관광객들이 한번에 10달러나 되는 돈이 아깝지 않아 낙타나 마차에 몸을 싣는다. 그들은 사막으로 한번 나가보지 않겠느냐며 관광객을 유도한다. 사막의 모래바람을 꿈꾸며 “OK”라고 하는 순간 악몽은 시작된다. 외딴곳으로 가서는 갑자기 50달러나 되는 바가지 요금을 내지 않으면 사막 한가운데에 버리고 가겠다는 식으로 표정이 돌변한다. 사막으로 향하는 낙타 행렬을 보면서 현지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불쌍한 외국인들. 또 걸려들었군.” 피라미드 주변에선 조악하게 생긴 기념품을 파는 어린이나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집요하게 물건을 들이민다. 관광객들이 싫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곳곳에서 관광객들은 짜증을 낸다. 그래도 물건 사라는 목소리는 개의치 않는다. 주차장 쪽으로 가면 이번엔 남루한 행색을 한 꼬마들이 맨발로 관광객을 졸졸 따라오며 애절한 눈빛으로 구걸을 한다. ‘낙타주인’과 기념품 상인, 어린 거지는 사실 한 가족이거나 친척관계다. 그들은 모두 한패다. 어릴 때부터 학교가 아니라 구걸과 기념품판매로 시작해 가업을 물려받는 이들을 카이로 시민들은 무식하고 돈만 많은 족속들로 치부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피라미드 주변에 형성된 고급주택과 숙박시설 가게 등이 대부분 이들 소유라는 점이다. 맨발이나 남루한 행색은 모두 영업을 위한 소품에 불과하다. 사실 그들은 엄청난 부자다. 하루에 20명 정도만 낙타에 손님을 태워도 웬만한 공무원 한 달 월급에 맞먹는다. 오후 4시부터는 피라미드 관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낙타주인’들은 공무원 한 달 월급을 손에 쥐고 칼퇴근해서는 시내에 있는 고급 술집으로 향한다. 이들이 술집에 들어서는 순간 돈냄새를 맡은 여성 종업원들은 ‘낙타주인’을 차지하려고 한바탕 전쟁을 벌이기 일쑤다. ‘낙타주인’들은 일종의 마피아다. 수십년 넘게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피라미드 주변 상권을 독점하고 있는 이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당시에도 정권과 결탁한 행태로 악명을 떨쳤다. 지난 1월 25일 민주화시위가 일어난 뒤 낙타를 탄 무리들이 시위대를 공격해 충격을 준 적이 있다. 바로 친절하게 웃으며 관광객들에게 낙타를 타라고 권했던 바로 그들이었다. 당시 ‘낙타주인’들은 시위대 때문에 관광수입이 줄어든다며 불만스러워했는데 당시 집권당 사무총장 사프와트 엘셰리프가 그런 심리를 이용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려고 ‘낙타주인’들을 동원했다. 엘셰리프는 최근 구속됐고 현재 수사당국은 폭행 가담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낙타주인’들은 중동에 만연해 있는 부패와 탈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민주혁명으로 세상이 바뀌었다. 앞으로도 좋은 시절을 누릴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당장 관광객이 줄어 벌이가 신통찮아졌다. 피라미드 앞 공터는 지난해만 해도 관광버스로 가득 찼지만 올해 들어선 파리만 날리고 있다. 피라미드 주변에서 만난 한 늙은 낙타주인은 시위대를 ‘25’(시위가 일어난 25일을 가리킴)라고 부르면서 “타흐리르 때문에 먹고살기 너무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카이로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WHO&WHAT] 미켈란젤로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미켈란젤로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고교생 야가미 라이토는 어느 날 한 권의 노트를 집어든다. 라이토는 이 노트에 이름과 방법을 적으면 그 사람이 그대로의 운명을 맞게 되고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사신 류크가 인간계로 떨어뜨린 ‘데스노트’였던 것이다. 다양한 규칙을 숙지한 라이토는 노트를 활용해 범죄자가 없는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다. 라이토가 활동하기 시작한 뒤 전 세계의 범죄율은 70% 이상 줄고, 인터넷과 사회 구성원들은 그를 ‘키라’라 부르며 신(神)으로 추앙하기 시작한다. 2003년 일본의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되기 시작한 오바타 다케시와 오바 쓰구미의 만화 ‘데스노트’는 인간의 본성에 도전한 공전의 히트작이다.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된 이 작품의 독자들은 막강한 힘을 가진 데스노트를 한 번쯤 소지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마련이다. 악행을 한 사람이 응징을 당하도록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 토머스 앨바 에디슨(1847~1931), 로버트 스콧(1868~1912).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의 이번 주 주인공들은 능력과 업적 면에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천재들이다. 타고난 재능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기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들은 ‘라이벌’로 인해 마음껏 행복을 누리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본인의 노력이 또 다른 사람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지는 고통, 패배자라는 주변의 시선,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갈등과 콤플렉스. 이들에게 가상의 데스노트를 쥐어주면 어떤 내용을 적을까. 위대한 천재들을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한 라이벌들을 살펴봤다. “흉내쟁이에 촌뜨기 라파엘로” - 미켈란젤로 “라파엘로(1483~1520)가 미술에서 이룬 모든 것은 바로 나한테서 얻은 것이다.”(미켈란젤로의 회고문 중에서) ●주요 내용 정말 괘씸하기 짝이 없다. 라파엘로가 바티칸 교황 집무실 벽에 그린 ‘아테네 학당’에 날 그려 넣었단다. 그것도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같이 더럽게 못생긴 인물로 말이다. 겉만 번드르르하게 아테네 학당이라는 이름을 붙였지, 가죽장화나 옷이나 전부 지금 시대 복장인데 눈 가리고 아웅도 유분수지. 얼굴까지 똑같이 그려 놨으니 아예 대놓고 욕 먹이는 짓이 아닌가. 내가 얼마나 자기를 싫어하는 줄 뻔히 알고 있을 텐데 옆에서 내가 시스티나 천장화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이런 일을 벌이다니. 무엇보다 기분 나쁜 건 벽화의 주인공인 플라톤으로 내 필생의 라이벌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그려 놓았다는 거다. 우르비노(이탈리아의 시골) 출신의 촌뜨기가 처음 볼 때부터 기본이 안 됐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예술가라면 무릇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파엘로 저놈은 어릴 때부터 나랑 다빈치 작품 중에서 좋은 것들을 골라 베끼는 데만 혈안이 돼 있더니 이젠 그걸 조금씩 바꿔서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건 그냥 모방이자 습작 화가지. 후세 사람들이 저놈 그림이랑 내 그림을 같은 높이에 걸어 놓으면 어떡하나 심히 걱정된다. 라파엘로는 분명히 자기 고향 선배이자 후견인인 브라만테(1444~1514·성베드로 성당 설계자)와 짜고 날 파멸시키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시스티나 예배당 프로젝트만 해도 그렇다. 나보고는 20m나 되는 높이의 천장에 그림을 그려 넣으라고 하고, 라파엘로한테는 편하게 집무실 벽화를 맡기다니. 난 조각가이지 화가가 아닌데도 말이다. ●해설 괴팍하고 추남이었던 미켈란젤로는 잘생기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진 라파엘로를 평생의 원수로 생각했다. 특히 라파엘로와 브라만테가 서로 짜고 자신을 고난에 빠뜨린다고 믿었다. 자기보다 8세 어렸던 라파엘로가 37세에 요절한 후에도 각종 기록에서 증오심을 나타냈다. “가증스런 교류전기 찾은 테슬라” -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1856~1943)가 만든 가증스러운 교류(交流)의 위험을 알려 주려면 사람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1885년 에디슨이 직원들에게) ●주요 내용 큰일났다. 결국엔 교류가 이기고 마는 것인가. 세르비아 출신 과학자 한 명을 단지 똑똑하다는 소문만 듣고 고용했다가 내 평생의 성과가 날아가게 생겼구나. 난 전기를 싼값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해 주겠다는 테슬라의 말에 잠깐 마음이 흔들렸을 뿐이다. 테슬라가 내 발명인 직류(直流)와는 전혀 다른 교류를 발견한 걸 인정할 수 없어서 돈을 주지 않은 것인데, 그놈이 웨스팅하우스와 손을 잡았다. 난 한 방향으로 흐르는 직류가 무엇보다 안전하다고 믿었다. 그렇지 않은가.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니. JP 모건이 자신의 대저택에 내 설비를 깔았을 때만 해도 영광은 내 것이라 믿었는데 일개 직원 나부랭이가 이 모든 걸 망쳐 버렸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지난 수십 년간 벌어진 세 차례의 싸움에서 난 모두 졌다. 솔직히 잔머리를 좀 굴렸다는 점은 인정해야겠지. 교류를 이용해 개와 고양이를 죽이는 공개실험도 해 봤고, 사형을 집행하는 전기의자도 만들었다. 제길. 도끼 살인마 케믈러가 즉사하지 않고 구워지는 바람에 언론의 뭇매를 맞았고, 내 업적의 집대성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만국박람회장의 조명설비 입찰에서 테슬라와 웨스팅하우스에 패하기도 했지. 마지막 승부처로 삼았던 나이아가라폭포 조명 설비에서도 웨스팅하우스가 GE를 눌렀고, 모든 이들은 교류를 전기로 인식하게 되겠지. 남은 건 하나뿐이다. 머리는 좋지만 사회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테슬라가 더 이상 인구에 회자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뭐 큰 노력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날씨를 변화시키는 장비, 순간이동 장치 등이나 만들겠다고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으니. 1700만 달러나 되는 교류 로열티를 포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이미 테슬라를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곧 잊혀지고 난 영원한 발명왕으로 남을테니까. ●해설 1915년 테슬라와 에디슨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테슬라는 이를 거부했고 시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테슬라는 무선통신, 유도전동기, 교류발전기, 변압기, 전동기 등을 개발했고 미국 전기전자학회는 테슬라에 대해 “그의 작업 결과를 없앤다면 자동차들이 멈출 것이며, 도시들이 깜깜해지고 공장들이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라고 칭송했다. “소문만 무성한 탕아 모차르트” - 살리에리 “당신도 알고 있죠. 모차르트(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를 내가 독살했다는 얘기.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임종 직전의 살리에리가 피아니스트인 이그나츠 모셰레스에게) ●주요 내용 내가 풋내기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모차르트를 죽여서 내가 그 영광을 가로채기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미 나는 황제의 음악가이자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있는데, 자기 능력을 주체조차 못하는 애송이를 죽여 무슨 이득이 있다는 건가. 이게 다 모차르트가 천재라고 떠드는 소문이 과장돼 벌어진 일이란 말이다. 솔직히 모차르트가 훌륭한 음악가인 건 맞다. 나처럼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하나 밟아 가는 성장 과정을 순식간에 뛰어넘었으니까. 5세에 작곡을 하고 10세도 안 돼 연주회를 다녔다는 얘기 때문에 내가 직접 연주회장에 찾아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신은 그에게 능력에 걸맞은 인품을 주지는 않았다. 작곡을 아무리 잘하면 뭘 하나. 궁정생활을 영위할 최소한의 자제심도 없는데. 그 낭비벽과 문란한 사생활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의 아름다운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음악가로서 나 역시 그의 재능이 부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 역시 하이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라토리오를 지휘했고, ‘악성’으로 불리는 베토벤이 나를 위해 세 곡의 소나타를 바칠 정도로 인정받은 사람이란 말이다. 천재와 노력파 같은 과장된 소문으로, 내 영광스러운 일생을 모욕해서는 안 된다. ●해설 영화 ‘아마데우스’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러시아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희극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당시 유럽 전역에 이 같은 소문이 퍼졌지만, 역사적으로 독살설은 근거 없는 소문이었고 모차르트는 그 스스로 신장병과 요독증을 앓고 있었다. 소문에 상처받은 살리에리는 죽는 날까지 이를 괴로워했다. “날 속이고 남극점 먼저 간 아문센” - 스콧 “영국인으로 최선을 다했으나 불운은 이기지 못했다.” (스콧이 자국민에게 보낸 편지) ●주요 내용 로알 아문센(1872~1928·노르웨이), 나쁜 거짓말쟁이 같으니라고. 북극을 탐험한다고 나를 속이더니 결국 상대를 안심시켜 놓고 남극점에 먼저 도착하기 위해 헛소문을 낸 것이었나. 북극 탐험과 관련된 자료를 넘겨주겠다는 내 호의를 거절하고, 전화도 안 받을 때 이미 알아챘어야 하는 건데. 어쩐지 로버트 피어리가 이미 북극점을 정복한 상태인데 왜 또 거길 가겠다고 한 건지 이상하긴 했다. 남극점을 정복하겠다는 내 기자회견과 신문기사를 보며 아문센은 얼마나 코웃음을 쳤을까. 이런 곳에서라도 대영제국을 이겨보겠다는 그 얄팍한 수를 읽지 못하고 신사답게 정정당당히 승부하려던 내가 멍청했지.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불과 35일이다. 난 아무도 정복하지 못한 그곳에 영국 국기를 꽂는 것을 평생 꿈꿔 왔는데, 그곳에는 노르웨이 국기가 나부끼고 있었다. 인류가 남극점을 정복하는 데 수천 년이 걸렸는데 그 최초의 영광은 고작 한 달 남짓에 영원히 북유럽의 바이킹에게 넘어가는구나.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내 실수였다. 말을 끌고 남극에 오다니. 사람의 동반자인 개한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내 발상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동료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와중에 나 역시 마지막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인류 최초’라는 이름이 결코 신사다운 행동으로만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죽기 전에야 깨달았다는 것이 아쉽다. ●해설 군인이었던 스콧은 1904년 남극에서 660㎞ 지점까지 접근한 기록을 세우며 국가적 영웅이 됐다. 그러나 7년 뒤 첫 남극 도달의 영예를 아문센에게 빼앗기고 죽음을 맞았다. 현재 남극점에는 연인원 1000명 이상이 상주하는 ‘아문센·스콧 기지’가 자리잡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서적] ▲서양미술의 걸작(양정무/네이버 오늘의 미술) ▲미술시간에 가르쳐주지 않는 예술가들의 사생활(엘리자베스 런데이·최재경/에버리치홀딩스) ▲빛의 제국(질 존스·이충환/양문) ▲모차르트 컨스피러시(스코트 마리아니·이정임/노블마인) ▲발트슈타인 소나타(이재규/21세기북스) ▲정재승의 도전 무한지식(정재승/달) ▲아문센과 스콧(피에르 마르크·배정희/비룡소) ▲남극의 대결 아문센과 스콧(라이너 K 랑너·배진아/생각의 나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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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도호쿠는 지금] “올해 굴 생산량 0… ‘방사성 수산물’ 불신 벽 더 막막합니다”

    [日 도호쿠는 지금] “올해 굴 생산량 0… ‘방사성 수산물’ 불신 벽 더 막막합니다”

    “저 바다를 바라보면 눈물밖에 나오지 않아요. 그래도 어떻게 하겠어요. 먹고살아 가야 하는데. 쓰나미에 용케 살아난 우리라도 다시 힘을 내는 게 먼저 가신 분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고….” ●굴양식의 명소 마쓰시마, 희망을 심는다 미야기현 히가시 마쓰시마시에서 양식업을 하고 있는 와타나베 시게루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가 휩쓸어 버린 잔해가 아직도 여기저기 떠다니는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8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느라 자위대 헬기가 바다 위에서 저공 비행하며 요란한 프로펠러의 굉음을 내고 있었다. 이곳은 굴 양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일본 최대의 굴 생산지인 히로시마에 이어 가족 단위의 양식업이 성행한다. 1년에 약 5000t을 생산해 일본 굴 생산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쓰나미로 인해 모든 게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와타나베가 생산자부 회장으로 있는 미야기현 어업협동조합 나르세지부는 양식작업을 하기 위한 배의 절반인 20여척이 파손됐고, 인근 바다에 설치된 250개의 굴 양식 시설은 모두 부서졌다. 하지만 지난 25일 기자가 찾아간 미야기현어협 나르세지부의 회원들은 바다에 다시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이 지부의 회원 27명 중 3명이 이번 쓰나미로 사망해 24명만 남았지만 여성 근로자 11명을 새로 고용해 굴 양식 시설 설치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와타나베 회장은 “올해에 굴 양식 설치물을 기존의 10%인 25개 정도밖에 설치하지 못한다. 내년이 돼야 수확이 가능해 당연히 올해에는 생산량이 제로가 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내년 이후에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태로 인해 생긴 미야기현의 수산물에 대한 불신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돼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실제로 쓰나미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어부들은 평생 삶의 터전이었던 어업을 떠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야기현 어협이 최근 조합원 9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8.5%에 이르는 2706명이 폐업을 결정했고, 884명(9.3%)이 폐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야기·이와테현 실업자 7만명 육박 이와테현의 산리쿠 철도 회사도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와테현의 태평양 연안 철도 108㎞의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산리쿠 철도회사는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철도역과 철도 고가 대부분이 파손돼 아직도 71㎞ 정도를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수입이 격감하면서 파트타임(계약직) 종업원 14명을 해고했고, 남아 있는 종업원 80여명도 업무가 없어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잖아도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대지진으로 317곳이 피해를 봐 약 180억엔(약 2400억원)의 복구비가 필요하다. 일부 직원들은 이곳을 방문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일반 단체 관계자들을 피해지 곳곳으로 안내하며 1인당 2만 2000엔에서 2만 7000엔의 비용을 받는 식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피해지역에는 대지진 이후 직업을 잃어 살길이 막막한 실업자들도 크게 늘었다. 후생노동성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13일 현재 피해지역의 실업자수가 미야기현 4만 6194명, 이와테현 2만 285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농업이나 어업 등의 개인 사업자들은 포함하지 않아 실업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관광업계도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다. 미야기현 센다이시 근해 260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마쓰시마는 경관이 빼어나 ‘일본 3경’으로 불리는 관광명소다. 하지만 대지진 이후 관광객이 급감했다. 매년 골든위크가 지속되는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10여일간 2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지만 올해는 5000명으로 줄었다. 마쓰시마 관광선기업조합 이토 아키라 이사장은 “마쓰시마는 만과 만 사이에 움푹 들어간 지형적 특성 때문에 이번 쓰나미 피해를 거의 보지 않았다.”며 “후쿠시마 원전과도 거리가 멀어 방사선량도 극히 미량이어서 한국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와 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기자의 손을 꽉 쥐었다. 마쓰시마·히라주미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일본통신] ‘영원한 우승후보’ 요미우리의 추락

    [일본통신] ‘영원한 우승후보’ 요미우리의 추락

    센트럴리그의 ‘영원한 우승후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올 시즌이 심상치 않다. 요미우리는 교류전이 한참인 지금 현재 15승 1무 16패(승률 .484)로 리그 4위에 머물러 있다. 3년연속 리그우승 후 지난해 3위로 추락했던 요미우리의 부진은 지난 2006년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축선수들의 잇달은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2006년 요미우리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힘들어 했다. 주포 코쿠보 히로키(현 소프트뱅크)와 타카하시 요시노부, 그리고 아베 신노스케의 부상 이탈은 팀의 득점력 빈곤을 일으키며 팀 타율 .251 기록하게 했다. 당시 요미우리의 팀 타율은 2000년대 들어서 가장 낮은 수치로 주전과 백업 간의 기량차이가 크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줬다. 전년도 리그 5위 성적을 남기며 퇴장한 호리우치 쓰네오 감독 대신 다시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은 하라 타츠노리의 입지는 시작부터 불안했던건 당연한 사실. 이해 요미우리의 시즌 최종 성적은 4위였다. 요미우리는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많은 일본프로야구 전문가들로부터 우승권 전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A클래스(포스트시즌 진출) 한자리르 놓고 야쿠르트와 경쟁할것이란 전망은 곳곳에서 불안한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불안정한 선발 로테이션, 전문 마무리투수의 부재,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 투수, 그리고 무엇보다 주전야수들의 노쇠화에 대한 걱정이 컸다. 요미우리의 추락의 시발점은 주포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부진에서 출발했다. 오가사와라는 개막후 계속해서 1할대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록 개인 통산 2,000안타를 쳐내기는 했지만 24경기에서 홈런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정교함은 물론 장타력까지 동반 하락했다. 5월 13일 히로시마전에서 부상을 당한 오가사와라의 타율은 .195, 타점은 겨우 하나에 불과하다. 지난해 40홈런 타자인 포수 아베의 부상공백도 팀 전력을 갉아먹은 원인중 하나다. 아베는 개막을 보름여 앞두고 열린 한신과의 연습경기에서 장딴지 부상을 입은 후 지난 17일 라쿠텐과의 교류전에서야 첫선을 보였다. 그동안 허리부상으로 고생했던 타카하시 요시노부는 또다시 부상으로 결장중이다. 올해 타카하시가 뛴 경기는 고작 9경기며 언제 그라운드에 복귀할지 예상할수 없다. 현재 요미우리 타자들중 3할 타율을 기록중인 선수는 2년차 쵸노 히사요시(.313) 한명뿐이다. 활화산과도 같았던 요미우리의 공격력은 팀 타율 .232가 말해주듯 처참한 상황이다. 물론 알렉스 라미레즈(타율 .277 홈런8개)와 사카모토 하야토(타율 .267 홈런5개)와 같은 선수들의 장타력은 변함이 없지만, 원래 1번타순에 배치돼 있어야 할 사카모토가 오가사와라를 대신해 3번타순에 들어서고 있다는 자체가 요미우리의 타선의 현실을 대변해 주고 있다. 다승 1위에 올라 있는 우츠미 테츠야(5승 1패, 평균자책점 1.72), 그리고 최고 157km의 강속구를 뿌리는 루키 사와무라 히로카즈(1승 3패, 평균자책점 2.47), 그리고 지난해 에이스로 발돋움한 토노 순(1승 4패, 평균자책점 4.62)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 일본야구는 2점대 중후반의 평균자책점을 가지고는 명암도 못내밀 정도로 극심한 투고타저다. 센트럴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선수는 모두 6명, 퍼시픽리그는 7명이나 된다. 이것은 요미우리라고 예외가 아니다. 3.22의 팀 평균자책점은 매우 준수하지만 결국 팀 성적은 타선이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주축타자들의 부상과 부진이 지금 팀 성적의 바로미터라는 뜻이다. 요미우리는 리그 우승이 아닌 시즌을 실패한 시즌으로 취급한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다 리그우승(42회, 일본시리즈 우승 21회)에 대한 자부심을 감안하면 지난해 3위의 성적은 결코 받아들일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절치부심했던 요미우리는 지금 부진에 빠져있다. 주전들의 초반 이탈이 낳은 결과가 시즌이 끝날때까지 이어질지 지켜보자.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25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매년 봄이 오는 4, 5월이면 서해 갯벌은 멀리서 들려오는 도요새의 울음소리로 요란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2004년 세계 최대의 도요새 서식지였던 전라도 군산의 옥구염전을 잃고 말았다. 그곳을 찾던 붉은어깨도요들은 더 이상 한국에서, 그리고 그 어느 나라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붉은어깨도요는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로맨스타운(KBS2 밤 9시 55분) 식모들이 복권 4등 당첨금을 어떻게 쓸지 궁리하는 사이 순금은 1등 당첨금으로 집을 사기 위해 공인중개소를 찾는다. 영희는 순금이 15억원짜리 집을 현금으로 사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유춘작 할머니를 봤다는 오 기사의 전화에 백화점으로 달려온 건우 앞에 1800만원짜리 명품 옷을 입은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난다. ●최고의 사랑(MBC 밤 9시 55분) 애정과 필주의 다정한 장면을 목격한 독고는 한 손에 감자를 터질 듯이 쥐고 자존심을 꼿꼿이 세우며 돌아선다. 그리고 쓸쓸하게 애정이 사온 재료로 카레를 만들어 먹는 독고와 거짓말 탐지기를 보며 속상해하는 애정. 한편 애정 주변의 지인들은 독고라인을 탈 것인지 필주라인을 탈 것인지 설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애플 캔디걸(KBS2 오후 3시 35분) 피피는 게으른 애플을 기다리다 결국 직접 롤리팝 전등을 갈게 된다. 하지만 애플의 실수로 그만 전기에 감전되고 만다. 그리고 사고 이후 피피는 애플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애플은 피피의 기억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그때마다 벌어지는 사건, 사고 때문에 피피는 점점 애플을 무서워하게 되는데…. ●극한직업(EBS 밤 10시 40분) 따스한 봄의 계절 5월, 전국적으로 각종 행사와 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 화려하고 즐거운 장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대형 천막이다. 이 천막은 과연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그들은 바로 천막 설치 기사들이다. 짧게는 단 몇 시간 길게는 십여일간 진행될 행사를 위해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는 천막 설치현장을 따라가 본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최양락·이봉원의 ‘나는 전설이다’에서는 1980년대 모래판의 인기스타 3인이 출연한다. ‘천하장사의 전설’ 편에서는 ‘씨름판의 황제’ 이만기 인제대 교수와 ‘인간기중기’ 이봉걸 전 에너라이프 감독, 그리고 털보장사 이승삼 창원시청 감독이 최초로 예능토크쇼에 동반 출연하여 어디서도 밝히지 않았던 내용을 전격 공개한다.
  • “엄한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간섭이 사랑이었음을 15년 만에 깨달았죠”

    “엄한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간섭이 사랑이었음을 15년 만에 깨달았죠”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시어머니가 저를 싫어해서 일부러 괴롭힌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15년이나 걸렸네요.” 행정안전부가 23일 ‘결혼이민자 생활 체험 수기 공모전’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최우수상을 받은 왕숙혜(43)씨는 “엄하지만 정이 많은 시어머니 덕분에 모든 것이 낯선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중국 쓰촨성 출신인 왕씨는 1995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친정 가족들을 중국에 두고 홀로 한국 땅을 찾았고, 지금은 한국으로 귀화해 어엿한 ‘한국 아줌마’로 살아가고 있다. 외동딸로 태어나 집안일 한번 해 보지 않고 귀하게 자랐다는 왕씨는 생활 수기 ‘나의 한국 시어머니’를 통해 좌충우돌 한국 적응기와 시어머니를 통해 느낀 가족애 등을 소개했다. 왕씨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언어가 아닌 생활 문화였다.”면서 “중국에서는 집안일도 모두 남자들 몫인데 한국에 오니 시어머니께서 하루 세끼 식사며 빨래, 청소 등 모든 집안일을 나에게 시켜 정말 괴로웠다.”고 말했다. 왕씨는 시어머니가 자신을 미워해서 괴롭히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시어머니에 대한 미움도 커져 갔다. “한국이 싫다. 중국으로 돌아가겠다.”며 크게 대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왕씨는 “한국 생활 10년 차에 접어들기 시작할 무렵부터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간섭이 사랑의 표현이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엄한 시어머니가 계셨기에 한국말과 한국 문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면서 “고향의 부모님이 너무 그리웠지만 말도 못 하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께서 중국행 배표와 용돈 100만원을 쥐여 주시며 ‘중국에 가서 재미있게 놀고 친정댁에 안부 전해 드려라’라고 했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시어머니 덕분에 완전한 한국 사람이 돼 지금은 지역 다문화센터에서 중국어 통·번역 업무와 중국어 과외 활동까지 하고 있는 왕씨는 “15년 전 처음으로 잡았던 시어머니의 쪼글쪼글했지만 따뜻했던 손길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최우수상에 선정된 왕씨에게 장관 상장과 상금을 수여하고, 13편의 수상작으로 엮은 ‘전국 다문화 생활 체험 수기집’을 지방자치단체와 다문화 유관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고엽제 매립 파장] “그날 이후 건강 악화… 유독물질 여전할 것”

    [고엽제 매립 파장] “그날 이후 건강 악화… 유독물질 여전할 것”

    “1978년 어느 날 도시 한 블록 규모의 땅을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들은(군대 상관들) 그냥 처리할 게 있다면서 도랑을 파라고 했다. 파묻은 것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기억이 여전히 나를 괴롭힌다. ” 그 물건은 고엽제였다.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 일대에 위치한 캠프 캐럴에서 중장비 기사로 근무했던 스티브 하우스의 증언이다. ●암 유발 다이옥신 포함된 듯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 방송인 KPHO-TV는 주한미군 3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주한미군이 캠프 캐럴 인근에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를 묻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하우스는 뭔가 처분할 용도로 쓸 배수로를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하우스가 묻은 것은 55갤런(약 208ℓ) 크기의 밝은 노란색 드럼통이었다. 드럼통엔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혀 있었다. 컴파운드 오렌지 혹은 에이전트 오렌지로 불리는 이 물질은 미군이 베트남 전쟁 동안 울창한 정글을 없애기 위해 사용했던 유독성 제초제 고엽제다. 유독물질인 다이옥신이 포함돼 있으며 각종 암과 신경장애, 기형아 출산 등을 일으킨다. 하우스는 당뇨와 신경장애로 고통받고 있다. 미군 당국은 베트남 전쟁 종전 뒤 남은 에이전트 오렌지를 198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쓰고 나머지는 바다에 소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병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美교수 “독극물 제거 50년 걸려” 다른 병사들도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 하우스와 같이 복무했던 로버트 트라비스는 “창고에 드럼통이 약 250개 있었다. 우리가 하나하나 창고 밖으로 날랐다.”고 증언했다. 그는 새어나온 물질에 잠깐 노출됐는데 이후 온몸에 붉은 발진이 생겼고 관절염이 생기는 등 건강이 점차 악화됐다.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에 사는 리처드 크래머의 증언도 두 사람과 일치한다. 그는 화학물질을 묻던 당시 갑자기 발이 마비돼 걸을 수 없게 됐다. 그는 두 달 동안 군 병원에서 치료받고 괜찮아졌지만 10년 뒤 여러 질병이 다시 발생했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발목과 발가락이 붓고 만성적인 관절염이 생겼다. 또 눈과 귀에도 이상이 생겼다. 방송은 에이전트 오렌지 노출이 이 군인들을 병들게 했다면 버린 지점 근처에 사는 한국인들 또한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라비스는 “우리는 실험용 쥐로 쓰였다. 유독물질은 여전히 거기에 있고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 교수 피터 폭스는 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오염된 지하수가 관개 등에 쓰였다면 오염물질이 음식물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지역을 정화할 유일한 방법은 모든 물을 뽑아내는 것”이라며 “이런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데 5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1) “럭비공, 튕기지 말고 내 마음을 받아줘”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1) “럭비공, 튕기지 말고 내 마음을 받아줘”

    “럭비공이 참 럭비공처럼 튀죠?” 여자럭비대표팀 한동호 감독의 목소리는 인자했다. 럭비공을 제압한 자의 여유일까. 나는 절대 여유로울 수 없었다. 공이 바닥에 바운드될 때면 여기저기를 쫓아다녔다. 바운드가 어찌나 불규칙한지, 때론 굴욕적(!)이었다. 럭비공을 땅바닥에 패대기치고 싶었다. 내 맘 같지 않았다. 왜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통통 튀는 사람을 ‘럭비공 같다’고 하는지 몸으로 배웠다. 17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여자럭비대표팀 첫 훈련. 한 배를 탄 동료들과 서먹한 얼굴로 인사를 나눴다. 지난 1일 대표선발전(연세대 종합운동장)과 12일 대표선수 오리엔테이션(올림픽파크텔) 이후 세 번째 만남이다. 벌써 살가울 리는 없지만 함께 역사를 써갈 생각을 하니 절로 정이 샘솟는다. 첫날은 엔트리 절반인 12명이 모였다. 개인사정과 부상 등으로 몇몇이 함께하지 못했다고. 오후 2시 태릉선수촌 정문 앞에서 만났다. 부산, 인천 등에서 온 선수들은 큰 트렁크를 들고 왔다. 훈련장소는 태릉선수촌 오륜관. 오륜관의 반은 핸드볼장, 반은 배드민턴 코트였다. 핸드볼팀이 잠시 해산한 틈을 이용해 21일까지 여자럭비팀이 이용할 예정이다. 20대 처녀들은 배드민턴장으로 고개를 쭉 빼고 기웃거리며 “이용대는 어딨어? 저기저기! 정말 잘생겼다.”하면서 군침을 흘렸다. 아직 국가대표가 신기한 ‘국가대표’였다. 스트레칭과 러닝으로 간단히 몸을 풀고 바로 럭비공을 잡았다. 강동호 코치와 지난해 광저우대표팀 채성은이 시범을 보였다. 손목 스냅만 이용한 간단한 패스였는데도 폼이 났다. 우리들은 의욕적으로 2명씩 패스연습을 시작했다. 공을 쥐는 것부터 긁는 것, 손을 벌려 받는 것까지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애간장을 녹였다. 감독은 “처음에 잘 배워야 쑥쑥 는다.”고 세심하게 자세를 고쳐줬다. 오후 3시가 넘어 시작된 훈련은 6시가 다 돼서 끝났다. 고되거나 격하진 않았다. 재밌었고 흥미로웠고 신났다. 훈련 후 한 감독은 “모든 나라 럭비대표팀은 그 나라 국화(國花)를 달아요. 왼쪽 가슴에 달린 무궁화가 태극마크입니다. 자긍심을 갖고 차근차근 열심히 하면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갑자기 가슴이 찡해졌다. 처음 잡아 본 럭비공은 나의 애정을 외면했다. 특이한 생김새처럼 개성도 강하고 마음을 얻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열렬한 구애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럭비공, 내 마음을 받아줄래? 싫다고? 언젠가는 받게 될 거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마포구 장애인들의 ‘희망’ 전시회

    마포구 장애인들의 ‘희망’ 전시회

    뇌병변장애 1급 오성학(25)씨가 발가락 사이에 붓을 쥐고 ‘푸른 자전거’를 써내려 나간다. 팔이 불편해도 발이 있어 다행이다. 이를 지켜보던 강병인(49)씨가 말문을 연다. “자전거가 굴러가는 느낌을 살려보는 거야. ‘전’의 ‘ㄴ’을 둥글게 굴리니 바퀴 느낌이 나지? 또 ‘ㅓ’를 더 길게 빼면 자전거 모양을 글씨에 담을 수 있어.”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성산동 마포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된 ‘장애인을 위한 마포 캘리그래피 교실’의 모습이다. 캘리그래피는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을 뜻한다. 이 수업을 이끈 사람은 바로 캘리그래퍼인 강씨. 지난해 뉴욕에서 개인전을 연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서울 개인전에서 ‘흥행 신화’를 이끌어 냈던, 캘리그래퍼계의 유명 인사다. 개인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기 위해 직접 자원봉사에 나선 것이다. ●캘리그래퍼 강병인씨 1년여간 무료 지도 홍익대 부근에 연고를 둔 강씨는 미술과 서예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장애인을 선발해 캘리그래피의 이론과 실기를 무료로 가르쳤다. 매주 목요일, 3시간씩 교육을 하면서 6명의 장애인을 제자로 키워 냈다. 강씨는 17일 “장애를 극복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냥 예술을 즐기라고, 단점이 곧 장점이라고 줄곧 강조했다.”면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한 학생도 있었다. 무엇보다 열심히 따라와 준 수강생들에게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작품을 직접 감상할 기회도 마련됐다.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구청 로비에서 열리는 전시회 ‘희망’에서다. 강병인 캘리그래피연구소가 주관한다. 일종의 ‘졸업 전시회’인 셈이다. 19일 개막 행사에서는 테이프 커팅과 함께 박홍섭 구청장의 격려사, 수료생들이 직접 손글씨를 시연하는 행사도 준비돼 있다. ●20일부터 구청 로비에서 전시 전시회를 앞둔 강양욱(39·지적장애 2급)씨는 “아직 실력이 못 미쳐 부끄럽다.”면서도 “처음엔 글씨를 쓸 때 구도가 맞지 않아 종이를 접은 선에 맞춰 썼지만 지금은 종이를 접지 않아도 돼 기쁘다. 선생님한테 꾸중도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칭찬도 종종 듣는다.”며 웃었다. 강씨는 올 한 해도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계속한 뒤 새해에는 지역 디자인 기업과 연계해 캘리그래피 사회적 기업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강씨는 “이들에겐 지금이 시작이다. 끝까지 애정을 가지고 돕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 사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백로는 예로부터 길조로 여겨져 선조들에게 사랑받아 온 새다. 이들은 주로 인가 부근에서 집단 번식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에 둥지를 튼 백로는 예전처럼 어디서나 환영받는 새가 아니다. ‘환경스페셜’에서는 생태계의 건강 지표로 인식되는 백로의 생태와 백로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아본다. ●로맨스타운(KBS2 밤 9시 55분) 순금(성유리)은 아버지 상훈이 큰 싸움에 휘말리게 되자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1번가 식모들을 찾아간다. 순금은 그곳에서 자신을 쫓아낸 건우와 마주치고, 손에 쥐고 있던 복권을 그만 건우에게 빼앗기고 만다. 한편, 순금의 아버지 상훈은 수술비를 구해 온 딸이 혹시 복권에라도 당첨된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되는데…. ●최고의 사랑(MBC 밤 9시 55분) 눈을 뜬 애정은 자신이 나이트클럽이 아닌 낯선 장소에서 독고진과 함께 있는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독고진은 자신이 애정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지만 애정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한다. 독고진은 이에 전의를 불태우며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녀를 떨리게 해 주겠다고 선전 포고 한다. ●49일(SBS 밤 9시 55분) 기적적으로 지현이 깨어났다는 연락을 받은 강은 한걸음에 지현에게로 찾아간다. 하지만 지현은 한강을 보자 예전 어투로 오랜만이라고 말한다. 강은 지현이 그동안 있었던 49일의 기억을 다 잊었다는 사실에 섭섭하기만 하다. 한편, 스케줄러 임기 마감일이 다가오자 이수는 이경을 만나기로 결정하고, 이경에게 봉투를 날려 보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0분) 150데시벨(dB)에 가까운 시추기의 소음을 견뎌내고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의 흙먼지 속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들이 있다. 그들은 오지의 장병들을 위해 관정을 파는 심정중대 대원들이다. 극한 작업 환경과 끊임없는 이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도 국내 유일의 시추부대라는 자부심을 안고 작전을 수행하는 그들을 만나본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최양락·이봉원의 ‘나는 전설이다’에 엄마 전문 배우 전원주, 선우용여, 김형자가 출연한다. 최고의 짠순이 엄마 전원주, 대한민국 대표 현모양처 선우용여, 원조 S라인 젊은 엄마 김형자. 이들이 밝히는 애틋한 첫사랑과의 연애 스토리와 인기 절정이었던 학창시절 일화 등 그동안 꽁꽁 숨겨 왔던 비화들을 전격 공개한다.
  • 강한 여인 기퍼즈의 ‘아름다운 이별’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개브리엘 기퍼즈 미국 연방 하원의원, 그리고 그의 남편인 마크 켈리 인데버호 선장. 이들 부부가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기적 같은 이별의 시간을 나눴다. 부부는 이별하기 직전 서로의 결혼 반지를 교환했다. 기퍼즈 의원은 손이 큰 남편의 반지를 목걸이에 끼워 목에 걸었다. 퇴역을 앞둔 미국의 우주왕복선 인데버호가 16일 오전(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켈리 선장을 비롯해 6명을 태운 인데버호는 16일 동안 우주에 머무르며 반물질 추적장치인 알파 자기분광계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어나르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날 발사장에는 기퍼즈 의원을 포함해 4만 5000명이 초청됐으며, 발사장 바깥에도 수만명이 몰려 인데버호의 발사 순간을 지켜봤다. 지난 1월 8일 애리조나주 투손에서의 총기난사로 중상을 입었을 당시만 해도 기퍼즈 의원이 우주로 떠나는 남편을 배웅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켈리 선장이 지휘하는 ‘노장’ 우주선 인데버호도 당초 지난달 29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전력 장치 가열회로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 이달 초로 발사가 연기된 뒤, 점검 작업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또다시 미뤄졌다. 때문에 마지막 임무에 무사히 나설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기퍼즈 의원과 켈리 선장은 우주센터 현장에서 누구도 쉽사리 자신할 수 없었던, 길고도 짧은 이별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켈리 선장은 비행을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이제 발사의 날이 왔다. 우리는 수시간 안에 지구를 벗어나야 한다.”며 인데버호의 마지막 임무 수행을 책임진 데 대한 각오를 담담하게 밝혔다. 하지만 그는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인데버호에 오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기퍼즈 의원이 사경을 헤맬 때 인데버호의 역사적인 비행에 대비한 훈련에 불참한 채 병실을 떠나지 않았다. 부인의 병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비행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는 기퍼즈 의원이 지난 2월 21일 보좌진의 도움으로 자신과 쌍둥이 형 스콧 켈리에게 “생일 축하해요.”라는 글과 생일 케이크 사진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보고 나서야 우주비행 훈련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4개월 남짓 긴 터널을 빠져나와 현장에서 남편을 배웅한 기퍼즈 의원은 인데버호의 발사 순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기퍼즈 의원은 지난달로 예정됐던 인데버호 발사식에 참석해도 된다는 재활치료 담당 의료진의 말을 전해 듣고 “굉장한 일”이라며 주먹을 쥐어 보일 정도로 남편의 임무를 자랑스러워했다. 겨우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남편 켈리의 스마트폰 사진을 스크롤한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켈리 선장은 인데버호의 출발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도 “아내의 회복 징후에 희망을 갖고 있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어쩌면 그에게 부인의 회복과 인데버호의 무사 비행은 같은 끈으로 묶인 기적과 희망의 징표였을지 모른다. 마침내 기퍼즈와 켈리 부부의 꿈은 이날 오전 인데버호의 우레 같은 발사 굉음 속에서 믿기지 않는 현실로 피어났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공정사회 고삐 죈다] 국세청 “금감원 꼴 날라” 퇴직공무원 고문계약 알선 금지

    [공정사회 고삐 죈다] 국세청 “금감원 꼴 날라” 퇴직공무원 고문계약 알선 금지

    국세청이 16일 ‘전관예우 관행’을 단절하기 위해 칼을 뽑았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와 금융감독원 파문 등에서 불거진 전관예우 자체가 공직사회의 공정성을 정면으로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력기관으로 꼽히는 국세청 스스로가 전관예우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다른 부처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국세청은 이현동 청장 주재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국세청 퇴직 공무원을 위해 현직 공무원이 고문계약을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결의하는 등 공정세정 실천방안을 확정했다. 이르면 이달 내에 국세청공무원 행동강령에 관련조항을 신설하고 위반 시 처벌 조항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국세청의 직원 직무감찰 등에서는 이 부분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세무서장 등 270여명의 참석자들은 공정사회 추진을 위한 실천의지와 진정성을 대내외에 표명하기 위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국세공무원 실천 결의문’을 본청과 각 지방청 대표들이 직접 서명하고 선포했다. 이 청장은 “국세공무원의 엄격한 자기절제가 공정사회 구현의 출발점”이라며 내외부의 알선·청탁 개입 금지, 직무 관계자와의 골프모임 자제 등을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업무 분야별로 공정세정 실천과제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추진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등 공정세정의 내부 공감대 확산을 위한 토의 시간을 가졌다. 국세청이 퇴직자 고문알선 금지 등의 자정을 결의한 것은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된 전관예우 논란에 대한 정면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부적절한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국민적 공분을 산 저축은행 부실사태 뒤에 금융업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온 금융감독원의 퇴직 간부 전관예우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세무 검찰’로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국세청의 퇴직자들이 기업들의 세무 문제와 관련, ‘고문계약’을 통해 일종의 방패막이 구실을 했었다는 것이 국세청 안팎의 시각이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미국에 체류할 때 대기업 등에서 수억원의 고문료를 받은 데 현직 간부가 개입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난 것이 대표적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현직 후배가 세무사로 개업한 퇴직 선배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본인도 퇴임 후 자리를 보전받는 관행이 알게 모르게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세청이 퇴직공무원을 위한 고문계약 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국세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신설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관행에 메스를 대겠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강령만으로 전관예우 문제가 근절될 수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상당수 국세청 간부들도 공직자 윤리법의 조항을 교묘하게 피해 퇴직 후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에서 고문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 공무원이 전문성을 살려 로펌 등으로 간다면 이를 막기 힘들지만 이 과정에서 현직 공무원이 개입하는 것만은 철저히 막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극소수 공무원의 행태였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관행에 대한 불감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까지 관행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지속적인 감사·감찰과 일벌백계식 처벌로 수뇌부들의 확고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탱크, 17번홀 지옥 뚫고 19 억원 천국으로

    탱크, 17번홀 지옥 뚫고 19 억원 천국으로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파72·7215야드). 전날 폭우로 중단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라운드 나머지 8개홀을 돌려고 몸을 풀던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는 신기한 장면을 봤다. 6명의 미국인이 ‘최경주의 아이들’(Choi’s Bois)이란 문구를 쓴 티셔츠를 입고 그를 응원하고 있던 것. 최경주가 다가가 인사하자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아들과 친구들을 끌고 온 팬클럽 회장 바비 페이지는 “6년 전부터 KJ(최경주의 애칭)를 따라다녔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이들과 유쾌한 인사를 나눈 최경주는 “나를 보러 비행기까지 타고 왔다니 놀랍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팬들의 응원에 사기충천했던 걸까. 최경주가 일을 냈다. 최경주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4라운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톰스의 추격을 뿌리친 짜릿한 뒤집기였다. 2008년 1월 소니오픈 이후 3년 4개월 만에 이룬 투어 통산 8승째. 171만 달러(약 19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아 시즌 상금 랭킹도 3위(291만 5000달러)로 뛰어올랐다. 세계 랭킹도 19계단이나 상승, 15위가 됐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총상금 950만 달러로 4대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이상 총상금 750만 달러)을 능가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최경주는 우승 뒤 “내 생애 가장 값진 우승”이라면서 “16번홀까지만 해도 이 대회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하느님이 도왔다.”고 했다. 그는 아직 메이저 대회 타이틀이 없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역전 드라마였다. 공동 5위였던 최경주는 3라운드 남은 홀에서 2타를 줄여 톰스와 공동 2위가 됐다. 1타 차 선두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챔피언조로 4라운드를 맞았다. 부담에 짓눌렸을까. 맥도웰은 7타나 잃고 공동 33위(5언더파 283타)로 무너졌다. 우승 경쟁은 최경주와 톰스의 대결로 좁혀졌다. 최경주는 16번홀(파5)에서 톰스를 1타 차로 추격했다. 최경주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으로 훨씬 벗어나는 듯했다. 다행히 볼이 나무를 맞고 러프 지역에 떨어졌지만 세컨드 샷을 페어웨이에 올려야 했다. 그러나 흐름은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갔다. 톰스가 세컨드 샷을 그만 워터해저드로 보냈다. 최경주는 파에 그쳤지만 톰스는 보기를 적어내 동타가 됐다. 어렵기로 유명한 17번홀(파3)에서는 최경주의 티샷이 홀 3m 옆에 떨어졌다. 내리막이 심한 까다로운 라인이었지만 그의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행운의 버디를 잡으며 선두로 나섰다. 톰스는 18번홀(파4)에서 5m가 넘는 버디 퍼트로 응수,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최경주의 뚝심은 연장 17번홀에서 빛을 냈다. 최경주와 톰스의 티샷은 홀 12m와 5.5m 옆에서 각각 멈췄다. 그러나 톰스는 버디 찬스를 놓쳤고 1.5m짜리 파 퍼트마저 실패했다. 버디 퍼트로 홀 1m 옆에 붙였던 최경주는 가볍게 파로 막았다. 최경주는 17일 금의환향한다. 19일 제주에서 개막하는 총상금 9억원의 국내 메이저 대회인 원아시아투어 SK텔레콤 오픈에 출전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中, 군사분쟁 각개격파 나섰다

    중국 군부 최고위급 인사들이 동시에 미국과 동남아시아로 ‘출격’했다. 중국 군 총참모장으로는 7년 만에 천빙더(陳炳德) 총참모장이 15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도 동남아시아의 싱가포르·인도네시아·필리핀 3개국 방문길에 올랐다. 서태평양에서 무력 대치 중인 미국을 압박하면서 남중국해의 분쟁 당사국들을 다독이는 양상이다. 량 부장의 동남아 순방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막기 위한 ‘각개격파’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 총참모장 수행단에는 중국의 전략 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의 정치위원인 장하이양(張海陽) 상장(대장) 등이 포함돼 있어 군사력 확장의 ‘세 과시’ 측면도 없지 않다. 천 총참모장은 미국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과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초청자이자 ‘카운터 파트’인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과도 처음으로 대면한다. 미국 측은 대표적 해군기지인 버지니아주 노퍽기지 등 민감한 지휘 기구와 각종 훈련소 등을 공개하는 등 극진하게 환대할 예정이다. 미국이 강경한 중국 군부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멍석’을 깔았지만 천 총참모장은 출발 전부터 결연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해 미국의 대(對)타이완 무기 판매의 앙금이 완전히 걷히지는 않은 양상이다. 미국의 의도대로 덕담만 오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중국 국방부는 천 총참모장의 이번 방미에서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 동중국해 등에서의 미군 함정과 항공기의 전방위 정찰 문제 등이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이(楊毅) 해군소장도 “양국 군사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한 ‘키’는 미국이 쥐고 있다.”면서 “타이완 문제에서 미국은 중국인들에게 상처를 입혀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량 부장의 동남아 순방은 남중국해 분쟁이 더욱 고조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필리핀과는 최근 남사군도 부근에서 양측이 충돌을 빚으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조정안’을 갖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펑펑’…中서 의문의 ‘수박 폭발’ 사건 발생

    중국의 한 농가에서 수박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희귀한 일이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신민망(新民網)등 현지 언론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장쑤성 전장시에서 수박을 키우는 류씨(53)의 밭에서 알 수 없는 ‘수박폭발’이 시작된 것은 지난 7일 오전. 밭에 나간 류씨는 아직 수확시기가 되지 않은 수박 80여개가 폭발하듯 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의아하게 여겼지만 원인을 채 파악하기도 전인 이날 오후 100여개가 또 다시 손상된 것을 보고 당국에 신고했다. 류씨는 “전날인 6일 산둥성의 한 농업기술자가 찾아와 수박의 당도도 높아지고 속성 재배가 가능해 빨리 수확할 수 있다는 약품을 소개했다.”면서 “큰 의심없이 이 약품을 수박밭 전체에 뿌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7일부터 수박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100개가 넘는 수박이 하루아침에 쩍쩍 벌어져 농사를 모두 망치게 됐다. 이를 조사한 왕량쥐 난징농업대학원예과 교수는 두 가지 원인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첫 번째는 갑작스런 기후변화. 전강시에는 그간 심각한 가뭄이 계속되다 7일 저녁 큰 비가 왔는데, 수박이 갑작스럽게 수분을 흡수하면서 폭발했다는 것. 두 번째 원인은 류씨가 뿌린 속성재배물질로 추측되는데, 왕 교수는 “수박 재배 초기 단계에 써야할 약품을 거의 다 자란 뒤에 써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박 폭발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두 번째 원인에 관심을 기울이며 “잘못된 약품을 쓴 농산물이 유통돼 문제를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끊이지 않는 먹거리 논란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당국은 “확실한 원인은 자세한 조사를 통해 밝혀낼 것”이라고 전했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걱정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 “돈 나와라 뚝딱” 전관예우는 도깨비 감투

    [커버스토리] “돈 나와라 뚝딱” 전관예우는 도깨비 감투

    법무장관을 지낸 K씨는 2002년 고검장을 퇴직할 때 재산이 8억 4000여만원이었다. 그러나 불과 6년 뒤 다시 공직에 입문할 때는 재산이 7배인 57억 3000여만원으로 늘었다. 이 중 집값 상승분 15억원과 부인의 상속재산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고검장 퇴직 후 변호사 개업과 함께 4개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아 벌어들인 수입이다. ●“집값 상승·상속 늘어… 변호사 개업·사외이사 수입” 그런가 하면 현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뒤 금융권에 몸담고 있는 또 다른 K씨는 과거 공직 퇴임 후 민간에서 일했던 10년 동안 6억여원의 재산을 31억여원으로 불렸다. “변호사 수입 등 순수입은 20억원에 못 미친다.”는 전 법무장관 K씨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관예우의 ‘위력’이 막대하다는 사실을 웅변해 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전관예우를 바탕으로 한 한국형 출세의 전형을 보여 주는 전·현직 고위관료의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떨까. 사실상 ‘전관예우’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법조계만 놓고 봐도 변호사로 떼돈 벌겠다며 옷을 벗는 판검사들은 찾기 힘들다. 미 연방사법센터(FJC)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방 지방법원 판사의 연봉은 평균 17만 4200달러, 연방 고법판사의 평균 연봉은 18만 4500달러, 연방 대법판사의 평균 연봉은 21만 3900달러다. 반면 로스쿨을 졸업하고 로펌에 취직한 1년차 변호사의 평균 연봉은 18만 달러로, 연방 지법판사와 고법판사의 중간 정도다. 돈을 많이 번 유능한 변호사들 중 일부가 판사가 됐다가 다시 민간으로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으나 그 판사가 전관예우 덕분에 좋은 로펌에 들어갔다는 인식은 찾기 힘들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맡아 미국 역사상 최장기 호황을 이끌어 낸 로버트 루빈은 월가에서 엄청난 돈을 벌고 골드만삭스 공동회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장관에서 물러나 씨티그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미국에선 이를 전관예우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 전관예우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은 물론 제도와 관행, 문화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젊어서 관(官)에 들어가 명예와 권력을 누리다가 퇴임 후 그 기반을 업고 기업에서 부(富)를 쌓는 것이 한국형 출세의 전형이다. 반면 미국은 젊어서 민간부문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돈을 많이 번 사람 중 일부가 명예를 추구하기 위해 관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쥐고 있는 연방준비은행(FRB)은 아예 ‘민간 금융기관 근무 경력 5년 이상’을 채용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채용된 공무원들은 몇년 근무하다가 다시 민간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이동이 잦다. 그러나 한번 퇴임한 사람이 옛 직장에 연줄을 찾아 선을 대기란 쉽지가 않다. 판사들 역시 한국처럼 사시를 패스해야 하는 게 아니라 민간 변호사 중에서 유능한 인물을 그때그때 시험 없이 채용하는 시스템이어서 한국처럼 서로 끌어주는 조직문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전관예우’라는 개념이 없는 미국의 공직사회는 또 다른 함정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마디로 미국에서는 행정부와 의회, 그리고 기업의 유착 정도가 워낙 강해 따로 전관예우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으로, 전관예우가 없다는 것만을 공정사회의 척도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韓, 젊어서 官→퇴임후 기업… 美, 거꾸로 기업→官 따라서 전관예우 문제는 당장 공정사회 실현을 저해하는 사회악으로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거대자본을 정부 등 공공부문이 제어할 수 없는 단계로까지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것을 선제적으로 제어하는 차원에서라도 강도 높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는 13일 “전관예우 관행이 고착화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미국처럼 기업이 지배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하나의 징후로 볼 수 있다.”면서 “아직 (완전한 기업사회인) 미국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도 점점 기업이 정부의 힘을 압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기업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는 입법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면서 “결국 정부나 국회의 조정기능이 약화하면서 약자들에게는 더욱 불리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유대근기자 carlos@seoul.co.kr
  • 쥐 그림 대학강사 벌금 200만원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언 부장판사는 13일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홍보 포스터에 낙서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 강사 박모(41)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모(29·여)씨도 공모한 사실이 인정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이지만 무제한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공공물인 G20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홍보물을 훼손한 것은 예술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 형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행사를 방해할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는 의도로 보이고 보는 사람에 따라 해학적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점, G20 행사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이 아닌 벌금형을 택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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