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4월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953
  • “원점 재협상” 현산 승부수에…금호그룹 ‘비상등’

    “원점 재협상” 현산 승부수에…금호그룹 ‘비상등’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협상을 원점으로 돌리자”며 승부수를 던지자 매각 자금으로 경영 정상화를 꾀하려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구주) 30.77%를 매각하면서 받을 자금 3228억원으로 그룹의 재무상황을 정상궤도에 올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HDC현산이 자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정상화는커녕 금호고속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1300억원을 만기가 지난 지금껏 갚지 못하고 있다. 3228억원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을 주당 가격 4700원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요동쳤고 한때 3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서야 4000원대를 회복했다. 인수 조건을 원점으로 돌리자는 HDC현산이 당장 꺼내들 카드로 구주가격 인하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금호로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이지만, 이미 칼자루는 HDC현산이 쥐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HDC현산으로서는 당장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해도 잃을 게 별로 없다. 이행보증금으로 2500억원을 냈지만, 소송을 통해서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던 한화가 이행보증금 3150억원 중 1951억원을 돌려받은 사례가 있다. HDC현산이 전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추가자금이나 부실계열사 지원 등을 사전동의 없이 통보했다”,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의심스럽다”는 등의 내용을 적시한 것도 추후 소송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이 한참 진행되는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보였던 태도 논란도 HDC현산의 발표를 계기로 수면 위에 올랐다. 지난 4월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그룹의 상징인 ‘윙 마크’를 사용하는 대가로 120억원을 받기로 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매각을 앞두고 끝까지 뽑아먹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금호그룹 관계자는 “받지 않으면 배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HDC현산의 ‘원점 재협상’ 요구에 채권단은 “먼저 구체적 요구사항을 제시하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날 채권단을 대신해 보도자료를 내고 “현산 측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고 하는 건 자칫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향후 공문 발송이나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협상 테이블로 직접 나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꺼져라! 불평등… 만들라! 시스템… 나서라! 시민들

    꺼져라! 불평등… 만들라! 시스템… 나서라! 시민들

    “지금처럼 불안정한 시기에 선동적이고 비합리적인 지도자는 사람들을 더 큰 불안에 빠지게 합니다. 트럼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권력을 잃을 가능성이 큽니다.” ●“기본소득보다 ‘최저소득’ 어휘 써야” 세계적인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최근 한국어판으로 출간한 저서 ‘자본과 이데올로기’(문학동네) 기자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간담회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매체와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피케티는 이 자리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에서 잇달아 이어지는 격렬 시위에 관해 “코로나19 같은 대규모 위기가 경제 문제에 대한 지배 이데올로기를 변화시킨다”면서 “코로나19가 촉발한 위기감에 가장 취약한 계층들이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운동으로 나아가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 이후 “많은 나라에서 공중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하고 기본소득이나 최저소득 같은 복지체계 신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기본소득이라는 어휘가 마치 모든 복지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은 뉘앙스를 지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생존을 지탱할 수 있게 하는 기초생활비를 의미하는 것일 뿐”이라며 ‘기본소득’이라는 어휘보다 ‘최저소득’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소득 확대 이후 해결할 문제로 교육의 평등을 들었다. 그의 저서는 브라만 좌파와 상인 우파가 권력을 쥐고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브라만 좌파들이 주장하는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대학 교육부터 교육의 질적 차이가 엄청나게 달라진다”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상인 우파들에 맞서 임금 체계 조정을 통한 노동자의 권리 강화를 해결할 문제로 꼽았다. 이와 관련 “노동자들이 이사회에 참여해 기업 결정구조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유의 집중 막고 사회적 자본주의 지향 1300여쪽에 이르는 그의 저서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소유세, 상속세, 소득세를 국민소득 50%까지 받아내 소유의 집중을 막고 저소득·청년층에 이를 돌려주는 ‘사회적 자본주의’를 지향한다. 특히, 성인 평균 자산의 60%에 해당하는 12만 유로(약 1억 6000만원)를 25세 청년들에게 제공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담았다. 그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변화의 시발점을 이데올로기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시민은 불평등을 해소할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정부는 불평등을 감소할 경제시스템을 만들도록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플로이드의 마지막길 ‘치유 물결’… 트럼프만 화해 없는 편가르기

    플로이드의 마지막길 ‘치유 물결’… 트럼프만 화해 없는 편가르기

    바이든, 유족들 만나 1시간 동안 위로 민주 펠로시 등 국회서 ‘무릎꿇기’ 추모 트럼프, 경찰예산 삭감 등 정치이슈화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규탄 시위를 촉발한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이 8일(현지시간) 그가 생애 대부분을 보낸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렸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의사당 바닥에 무릎을 꿇는 이례적인 행위로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했으며, 로스앤젤레스·뉴욕·애틀랜타 등지에 14일째 운집한 시위대는 평화롭고 조용한 집회로 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폭동 양상을 띠었던 인종차별 철폐 요구는 경찰개혁 등 제도 개선에 대한 촉구로 이어지는 등 한층 진보하고 있다. 진정한 치유와 평화가 도모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추모 분위기를 극단주의로 매도하는 등 여전한 분열의 리더십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날 낮 12시 휴스턴 ‘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열린 추도식은 6시간가량 이어졌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수천명의 시민이 엄숙한 행렬을 이뤘고,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에 꽃다발을 바치며 눈물로 작별 인사를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추모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한 번에 10여명씩 입장했다. 일부는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동안 각종 경찰 폭력에 희생된 에릭 가너, 마이클 브라운, 아머드 아버리 등의 유족도 슬픔을 함께 나눴다. 망자의 동생 필로니즈 플로이드는 흑인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우리는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플로이드 유족을 1시간 동안 만나 위로했다. 유족 변호사인 벤저민 크럼프는 트윗에 “그(바이든)는 경청했고, 그들(유족)의 고통을 들었고, 비애를 나눴다”고 공개하며 “서로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음으로써 미국의 치유가 시작될 것”이라고 썼다. 바이든은 9일 열리는 비공개 장례식에는 불참하고 대신 영상을 통해 추모의 메시지를 보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의사당에서 장엄한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낸시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20여명은 아프리카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를 어깨에 걸친 채 플로이드가 경찰에 짓눌렸던 8분 46초간 한쪽 무릎을 꿇었다. 슈머 원내대표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었다”며 “플로이드와 많은 흑인이 그렇게 오랫동안 고통받았다는 것을 어렴풋이라도 알게 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법 집행관들과 회동을 하는 등 철저한 무관심으로 응대했다. 지난달 29일 플로이드 유족과 의례적이고 짧은 통화만 했던 트럼프는 위로 메시지는커녕 최근 ‘경찰 예산 삭감’ 운동을 극좌파와 연결시키는 등 정치 이슈화하는 데 몰두했다. 백악관 앞 시위대를 최루탄으로 해산한 것과 관련해서도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CNN은 이에 대해 통합과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했던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며 “취임 이후 그는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국민과 거의 만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왜 잠 못자면 죽을까?…수면부족이 죽음 일으키는 이유 밝혀졌다

    왜 잠 못자면 죽을까?…수면부족이 죽음 일으키는 이유 밝혀졌다

    수면 부족은 졸음과 피로 그리고 집중력 저하 등을 일으키는데 이런 상태가 장기화하면 결국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최근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은 수면 부족이 이처럼 지속하면 죽음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기전)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수면은 살아있는 동물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동물은 왜 잠을 자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1989년 미국 시카고 기반 연구자들이 발표한 한 연구에서는 강제로 불면 상태를 유지하던 쥐들이 모두 죽음에 이르렀기에 동물은 잠들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죽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하버드의대 연구진은 이처럼 수면과 죽음 사이의 관계를 풀어내기 위해 뇌 신경세포인 뉴런을 열에 민감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과일 초파리들을 따뜻한 방에서 사육함으로써 이들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불면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노랑초파리들의 불면 상태가 열흘 이상 지속하면 폐사율이 급격히 상승해 보통 40일의 수명을 지닌 이들 초파리는 20일 만에 100% 죽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이들 초피리에게서도 잠이 들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면 죽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들 연구자는 불면 상태가 지속된 초파리들의 체내를 샅샅이 살폈다. 그 결과, 장내에서 활성산소종(ROS)으로 불리는 산소분자에 대한 반응성이 높은 분자군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이 함께 공개한 사진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불면 1일차, 7일차, 10일차의 장내 모습을 보여주는 데 활성산소종이 축적돼 있는 부분은 색이 칠해져 있다. 불면 상태가 계속되면 활성산소종의 농도가 장내에서 높아진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번 실험에서는 불면 상태에서 활성산소종이 축적되는 부위가 장에 한정된다는 것도 확인됐다.공개된 또 다른 사진은 초파리의 뇌와 근육, 지방체 그리고 정소에서 평소 상태(이미지 상단)와 불면 상태(이미지 하단)에 변화가 없고 불면 상태가 지속해도 활성산소종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이런 현상이 초파리 이외의 동물에서도 발생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쥐를 이용한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5일 동안 불면 상태가 지속된 쥐들의 소장과 대장에서는 활성산소종이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들 연구자는 다른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도 수면 부족으로 인해 활성산소종이 장에 축적되는 현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불면 상태에 따라 생성되는 장내 활성산소종이 죽음의 원인임을 입증하기 위해 초파리에게 항산화물질을 함유한 음식을 먹여 장내 활성산소종을 중화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여기서도 항산화물질이 투여된 초파리는 불면증이 이어져도 평소 상태와 같은 활동을 계속하고 통제군과 같은 수명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장내에서 항산화 효소를 과잉 생성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초파리는 불면증이 지속해도 일반적인 초파리와 같은 수명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이들 연구자는 장내 활성산소종이 수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세계적 의학지 셀(Cell) 최신호(6월4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원희룡 지사 “진보의 아류, 영원히 2등”…김종인 겨냥했나

    원희룡 지사 “진보의 아류, 영원히 2등”…김종인 겨냥했나

    국회 특강에서 미래통합당 근황 비판대권 선언 후 당내 입지 확보 노린 듯미래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한 특강에서 “진보의 아류가 돼선 영원히 2등”이라며 “대한민국 보수의 이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유전자”라고 강조했다. 보수가 나아갈 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지만 최근 당 개혁 차원에서 진보적 의제를 내놓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성토’로 풀이된다. 원 지사는 ‘소심’, ‘쪼잔’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원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행사 특강에서 “대한민국 보수의 이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유전자”라며 “진보의 아류가 돼선 영원히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에 빗대 “실력을 인정할 수 없는 상대한테 3연속 참패를 당하고, 변화를 주도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잃어버리고, 외부의 히딩크 감독에 의해 변화를 강요받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을 냉정히 인식하고, 뛰어난 선수와 스태프를 짜서 후반전에 세 골 넣으면 되지 않겠나”라며 “용병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우리에 의한 승리”, “보수의 유니폼을 입고 승리”를 강조했다. ‘진보의 아류’, ‘히딩크 감독’, ‘용병’ 등은 김 위원장을 겨냥한 표현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주도권을 쥐고 기본소득 등 진보적 의제를 내놓으며 통합당의 ‘보수색’을 희석시키고 있는 최근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원 지사는 “(해방 이후 분단까지) 1945∼48년 보수의 선택은 대한민국 100년 현대사에서 우리 운명을 가른 결정적 선택이었고, 위대한 선조의 선택이었다”며 “담대한 변화를 주도했던 보수의 역동성, 그것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핵심 동력이고 바로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왜 이렇게 소심해졌고, 쪼잔해졌나. 담대한 변화의 유전자를 회복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지금 역사적 사명”이라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원 지사가 이미 대권 도전을 선언한만큼 김 위원장과 날을 세우면서 당 내외 존재감을 키우려는 시도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원 지사는 과거 남경필 전 경기지사, 정병국 전 의원과 함께 ‘남·원·정’으로 불리며 당내 개혁 보수를 대표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와우! 과학] ‘제3의 팔’로 사용? 벽 뚫는 파괴력 지닌 로봇 팔 나온다

    [와우! 과학] ‘제3의 팔’로 사용? 벽 뚫는 파괴력 지닌 로봇 팔 나온다

    지금까지 나온 ‘로봇 팔’은 대개 움직임이 느리고 제한적이어서 간단한 작업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은 그보다 높은 실제 사람 팔에 가까운 것이다. 그런데 최근 캐나다 셔브룩대 연구진이 이런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사람 팔에 가까운 로봇 팔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운영 웹진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이 로봇 팔은 관절이 비교적 자유롭고 팔 끝부분에 손 역할을 하는 집게가 있어 착용자의 다양한 작업을 도울 수 있다.특히 로봇 팔은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해 착용자와 함께 과일을 수확하는 작업을 하거나 사다리에 올라간 상황에서 손이 부족한 착용자 대신 페인트칠을 하는 등 작업을 대신할 수도 있다. 따라서 건물 외벽이나 창문을 청소하는 작업도 지원할 수 있다.또 로봇 팔은 최대 5㎏까지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어 전동드릴과 같이 무거운 공구도 착용자에게 쉽게 건넬 수 있다. 따라서 작업 동료에게 부탁할 필요도 없다.로봇 팔은 이런 섬세한 작업뿐만 아니라 힘이 필요한 작업도 도울 수 있다. 집게 부분을 철구로 교체하기만 하면 공개 영상에서처럼 벽을 때려 부술 수도 있다.게다가 이 로봇 팔은 라켓을 쥐고 배드민턴을 할 수도 있다. 날아오는 셔틀을 치려면 타이밍을 가늠해 빠르게 팔을 움직여야 하는데 로봇 팔은 움직이는 속도가 최고 3.4m/s에 달해 베드민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다만 이 모든 기능을 수행하려면 현재 기술로는 로봇 팔을 조작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들 연구자의 과제는 인공지능(AI)을 사용해 로봇 팔을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카트린 베로노 박사는 “지금도 문을 여는 것과 같이 간단한 작업은 자율화할 수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수준은 그보다 높은 것”이라면서 “만일 사람의 의도를 읽는 AI 기능이 도입된다면 로봇 팔은 사람에게 ‘제3의 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현재 온라인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2020년 국제 로봇·자동화 콘퍼런스’(ICRA 2020·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 2020)에서 지난 2일 발표됐다. 사진=셔브룩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토] 북한, 탈북자 대북전단 규탄 군중집회

    [포토] 북한, 탈북자 대북전단 규탄 군중집회

    북한 청년들이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하는 군중집회를 열었다고 노동신문이 7일 보도했다.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에 모인 북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주먹을 불끈 쥐고 군중집회를 하고 있다. ‘민족반역자이며 인간 쓰레기인 탈북자들을 찢어죽이라’라고 쓰인 대형 선전물도 걸려 있다. 2020.6.7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 디지털 시대에도 착취당하는 노동자들

    디지털 시대에도 착취당하는 노동자들

    실험실의 쥐/댄 라이언스 지음/이윤진 옮김/프런티어/342쪽/1만 6800원 인터넷이 등장한 지 20여년이 흘렀다. 그사이 세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기술의 진보 덕에 세상은 비약적으로 편리해지고 100년 전 선조들보다 60%가량 더 오래 살게 됐다. 그렇다면 삶의 질도 나아졌을까. 노동자의 직업만족도는 해마다 급락하고, 항우울증약을 입에 털어 넣으며 버티는 이들과 자살률 등은 치솟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걸까. ‘실험실의 쥐’는 50대 전직 기자가 기술 스타트업에서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하며 변신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한 이야기를 담은 사회 비평서다. 저자의 견해를 요약하면, 현대의 직장은 그가 겪어 왔던 지난 시대의 회사들보다 훨씬 더 열악하다. 그는 디지털 시대 노동력 착취의 현장을 경험한 뒤 “100년 전 존재했던 잔혹하기 그지없는 방직공장, 봉제공장과 다를 바 없다”고 일갈했다. 2017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 세대가 같은 연령대에 벌었던 것보다 20% 적게 번다. 그 탓에 세대갈등이 생긴다. ‘똥차’가 사라져야 제 몫을 정당하게 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인은 거기에 있지 않다. 소득을 싹쓸이하는 특정 계층이 문제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성장의 열매는 고스란히 고소득층에게 돌아갔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1400억 달러(약 170조 4000억원)의 재산을 불릴 동안 스스로를 ‘아마봇’(아마존의 로봇)이라 부르는 물류창고 노동자들은 다른 창고 노동자보다 평균 15% 적은 임금에 혹사당하고 있다. 매력적인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 우버 택시 등도 직원들을 형편없이 대하는 건 마찬가지다. 저자는 우리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기로에 섰다고 했다. 기술 중심 세상과 인간 중심 세상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테크 브로(기술 산업에 종사하는 부유한 젊은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맡겨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21대 ‘일하는 국회’ 되려면 [     ] 법안들만은 꼭 처리하라

    21대 ‘일하는 국회’ 되려면 [     ] 법안들만은 꼭 처리하라

    21대 국회의 막이 오른 가운데 우리 사회 각 분야에 의미 있는 변화를 불러올 법안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4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이번 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할 주요 법안을 추렸다. [비례위성정당 금지법] 다당제를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살리고 비례위성정당은 만들지 못하게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지난 총선에서 여야 거대 정당들은 ‘꼼수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의석을 독식했다. 사표(死票)를 줄이고 국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리는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 [의회윤리법] 국회의원 윤리와 징계 방안을 규정한 제정법안이다. 의원들은 막말 등 윤리적 문제를 일으켜도 동료 의원의 징계 청구가 없으면 윤리위원회에 회부조차 되지 않고, 설령 회부되더라도 실제 징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 동의하면 윤리위에 자동 회부하고 징계를 가하는 입법이 절실하다. [지방분권강화법] 8대2로 묶인 중앙 대 지방 정부 재정비율을 6대4로 바꾸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다. 지방자치제가 꽃피려면 단계적으로 재정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는 지속돼 왔다. 현 정부도 집권 초기 ‘자치분권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법안 개정 등 실질적인 변화가 뒤따르지 못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위험방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영책임자는 물론 인허가 공무원에게도 무거운 형사책임을 지우는 특별법이다. 지난 4월 노동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위험방지 의무를 강하게 규정하는 법안이 필요하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성적지향·성별정체성·학력 등을 이유로 고용·거래·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보수 기독교 등의 반대로 국회에서 논의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소수자 인권 보호를 위해서는 본격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 [전관예우 금지법] 최고위직 법관·검사 등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법원조직법·검찰청법·변호사법 개정안이다. 사법 신뢰와 공정성을 달성한다는 입법 목적을 고려하면 헌법상 평등권에 위배되지 않는 합리적 차별이라 볼 수 있다. [경찰개혁법] 자치경찰제 도입, 정보경찰 폐지 등 내용을 담은 경찰법 및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이다. 검찰개혁 후속 조치로 경찰의 권한을 조정하는 경찰개혁 작업도 이어질 필요가 있다. [법원조직법 개정안] 폐쇄적인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법원행정처가 인사권과 예산권을 쥐고 법관들 줄을 세워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계약 갱신 요구권,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을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다. 임차 가구의 주거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법이다. 계약기간 내에만 적용되는 5%의 임대료 증액청구 상한을 계약 갱신 시까지 확대해 전월세 폭등을 막자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착오 송금 구제법] 돈을 잘못 보냈을 때 예금보험공사가 수취인 연락처를 확보해 자진 반환을 안내·유도하도록 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다. 모바일 뱅킹·간편결제 등 서비스 이용이 확대되면서 착오 송금 사례가 늘고 있지만 법으로 마련된 구제책이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착오 송금 반환 비율은 지난해 51.9%에 그쳤다. [삼성보호법 폐지] 반도체 공장 등 유해 작업장 정보 공개를 봉쇄한 산업기술보호법 폐지안이다. ‘국가핵심기술에 관한 정보는 공개돼선 안 된다’는 법조항이 노동자 안전이나 국민 건강 보장보다는 기업 이익 보호에 악용된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종교인 과세법] 종교인들도 일반 납세자와 같이 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다. 종교인의 소득에 대한 과세는 2018년부터 시행됐지만 여전히 일반 납세자와 비교할 때 형평성이 떨어진다. 현재 종교인 소득은 종교단체의 원천징수방법에 따라 기타소득 또는 근로소득 두 세목 중 유리한 세목을 선택해 신고할 수 있어 과다한 공제를 받는 문제가 있다. [재벌 편법승계 방지법] 재벌기업의 편법상속 및 경영권 승계를 막기 위한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계열사에 총수일가 2·3세 지분을 몰아주고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기업 규모를 키운 뒤 합병 등을 통해 규제를 회피하는 방식 등이 편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상장계열사에 한해 특수관계인 지분 합산 15% 한도 내까지만 의결권을 허용하고, 회사 분할 시 분할신설회사 보유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등 법 개정으로 편법상속을 제한하는 취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잠들기 전 스마트폰 보면… 불면·우울에 뒤척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잠들기 전 스마트폰 보면… 불면·우울에 뒤척

    “Today Apple is going to reinvent the phone.”(오늘 애플은 전화기를 재발명할 것입니다.) 2007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콘퍼런스·엑스포’ 기조연설자로 나선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검은색 터틀넥 셔츠,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잡스의 선언 뒤 등장한 스마트폰은 더이상 통화나 문자만 하는 장치가 아니게 됐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휴대전화 개념과 시장 판도를 바꿔버렸습니다. 터치스크린 기능을 탑재하고 통화뿐만 아니라 음악을 내려받아 들을 수 있고 인터넷 검색까지 할 수 있는 아이폰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놀라움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불과 13년밖에 안 됐지만 이제는 전 세계 성인 누구나 1대씩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대중화됐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의 과다 사용 때문에 나타나는 스마트폰 중독 같은 부작용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청색광) 때문에 생기는 건강 문제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뿐만 아니라 컴퓨터,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디스플레이에서 방출되는 청색광에 오래 노출되면 안구건조증이 생기고 심할 경우 망막이나 수정체가 손상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중국 중국과학기술대학 의대 뇌기능 및 질환연구소, 제1부속병원 안(眼)연구센터, 허베이대 생물·식품·환경학부, 쿤밍동물연구소 동물모델·인간질병메커니즘연구소, 안후이대 의대 기초의과학부, 상하이 고등뇌과학연구소, 줄기세포 및 재생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밤에 2시간 이상 청색광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고 3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2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사람으로 치면 성인에 해당되는 생후 2~4개월 된 생쥐 20마리를 대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깨어 있고 나머지 시간은 잠을 자도록 훈련을 시켰습니다. 연구팀은 이 중 10마리는 3주 동안 잠들기 전 두 시간 동안 450㎚ 파장의 청색광에 노출시켜 깨어 있는 시간이 14시간이 되도록 했습니다. 나머지 10마리는 청색광에 노출시키지 않고 낮과 밤이 12시간씩 균형을 이루도록 했습니다. 청색광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생쥐들은 일반 생쥐에 비해 미로나 밀폐된 공간에서 빠져나오는 탈출행동이 감소하고 설탕물이나 당분 함유 음식도 선호하지 않고 움직임이 줄어드는 등 전형적인 우울 증상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생쥐들이 청색광으로 인한 우울증에서 빠져나오는 데는 청색광에 전혀 노출되지 않는 상태가 3주 이상 이어져야 한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어두운 밤, 인공 조명은 망막의 특정 유형 광수용체와 측좌핵 같은 뇌 부위와의 연결을 차단시키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습니다. 이불 속에 들어가 잠들기 전 ‘잠깐만’이라고 스마트폰을 만지작대다 보면 1~2시간은 금세 지나가는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입니다. 잠들기 어렵다고 스마트폰을 들었다가는 불면증은 물론 우울증까지 올 수 있으니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dmondy@seoul.co.kr
  •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교회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최루탄을 쏴서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쩝) … 하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대 강경 대응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21초간 말문을 열지 못했다. 트뤼도 총리는 대체로 질문에 금방 답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 이날 회견에서 캐나다 공영방송인 CBC 기자는 “그동안 총리께서는 미국 대통령의 언행과 관련해 언급하기를 꺼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시위대를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물었다. 이런 질문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트뤼도 총리는 정면을 응시한 채 한참 뜸을 들였다. 도중에 입술을 떼면서 ‘쩝’ 하는 소리를 냈다가 다시 굳게 다물고, 작은 소리로 ‘하’ 하고 한숨을 내쉬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고심 끝에 그는 “우리 모두 공포와 실망 속에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은 함께 협력해야 할 때이며 귀담아들어야 할 때”이자 “부당함이 뭔지 깨달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의 답변에 실망한 듯 기자가 ‘왜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느냐’고 따지자 트뤼도 총리는 자신은 캐나다 총리로서 캐나다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CNN은 “트뤼도 총리가 시위에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를 거부했다”고 평가한 반면 넬슨 와이즈먼 토론토대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그의 대답은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엇갈리게 해석했다. CBC는 “트뤼도 총리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지도 않았고, 시위 상황 대처를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면서도 “캐나다 국민은 ‘공포’ 속에 미국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캐나다의 최고 우방인 만큼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삼가 왔다. 그러나 지난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정상들과 대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뒷담화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입방아에 올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교회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최루탄을 쏴서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쩝) … 하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대 강경 대응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21초간 말문을 열지 못했다. 트뤼도 총리는 대체로 질문에 금방 답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 이날 회견에서 캐나다 공영방송인 CBC 기자는 “그동안 총리께서는 미국 대통령의 언행과 관련해 언급하기를 꺼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시위대를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물었다. 이런 질문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트뤼도 총리는 정면을 응시한 채 한참 뜸을 들였다. 도중에 입술을 떼면서 ‘쩝’ 하는 소리를 냈다가 다시 굳게 다물고, 작은 소리로 ‘하’ 하고 한숨을 내쉬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고심 끝에 그는 “우리 모두 공포와 실망 속에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은 함께 협력해야 할 때이며 귀담아들어야 할 때”이자 “부당함이 뭔지 깨달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의 답변에 실망한 듯 기자가 ‘왜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느냐’고 따지자 트뤼도 총리는 자신은 캐나다 총리로서 캐나다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CNN은 “트뤼도 총리가 시위에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를 거부했다”고 평가한 반면 넬슨 와이즈먼 토론토대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그의 대답은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엇갈리게 해석했다. CBC는 “트뤼도 총리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지도 않았고, 시위 상황 대처를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면서도 “캐나다 국민은 ‘공포’ 속에 미국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캐나다의 최고 우방인 만큼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삼가 왔다. 그러나 지난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정상들과 대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뒷담화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입방아에 올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진리 깨달은 문승원 “욕심을 버리니 성적이 따라왔다”

    진리 깨달은 문승원 “욕심을 버리니 성적이 따라왔다”

    NC의 강타선을 누르고 시즌 첫 승을 올린 문승원이 ‘무심투구’를 설파했다. 문승원은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SK와 NC의 맞대결을 앞두고 그동안 자신이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문승원은 “승리에 대한 욕심을 너무 쥐고 있었다”면서 “마음을 편하게 하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11승을 거두며 커리어 첫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문승원은 이번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1승도 얻지 못했다. 전날 승리전까지 평균자책점도 6.10으로 높았다. 승리의 기회도 없진 않았지만 타선과의 궁합이 엇박자를 내며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특히 문승원은 경기 중반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잘 던지다가도 5회엔 꼭 악재가 터졌다. 이를 의식한듯 문승원은 전날 승리 후 “5회에 집중해서 던지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승원은 “상대팀 전력에 대해 신경쓰다보면 내 공을 못던지니까 NC인 걸 신경 안쓰고 5회에 어떻게 더 강하고 정교하게 던져 방망이에 안 맞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찰떡궁합을 선보인 이흥련과의 호흡도 설명했다. 문승원은 “슬라이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 다른 변화구도 섞어 던지려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흥련은 트레이드 후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의 연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SK는 시즌 초반 10연패를 당하는 등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문승원은 “10연패 기간 동안 많이 답답했는데 팀원들끼리 그때도 잘할 수 있다고 서로 얘기를 많이 놔눠서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문승원은 이날 선발로 나선 이건욱에 대해서도 “상대팀이 아직 건욱이에 대한 기록이 없으니 과감하게 승부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며 팀의 연승을 기원했다. 창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흥국생명 샐러리캡·옛 갈등… 연경씨 돌아올 수 있을까

    흥국생명 샐러리캡·옛 갈등… 연경씨 돌아올 수 있을까

    이재영이 리시브하고 이다영(이상 24·흥국생명)이 토스한 공을 레프트 공격수 김연경(32)이 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최근 터키리그 엑자시바와의 2년 계약을 끝내고 국내 ‘U턴’ 의사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연경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2008~09시즌을 마지막으로 해외로 진출했다. 규정상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조건인 6시즌 가운데 4시즌만 뛰었다. 그래서 김연경은 돌아오더라도 2013년 임의탈퇴를 공시한 흥국생명의 핑크색 유니폼만 입어야 한다. 칼자루를 쥐고는 있지만 흥국생명은 조심스럽다. 한 구단의 선수 14~18명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총연봉인 ‘샐러리캡’이 가장 큰 문제다. 팀 샐러리캡 23억원 중 이미 이재영·다영 쌍둥이에게 10억원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남은 13억원 중 김연경에게 7억원(선수 한 명이 받는 연봉 상한)을 주면 나머지 6억원으로 살림을 꾸려야 한다. 주전 레프트 김미연(27), 센터 김세영(39)의 연봉도 1억원 안팎이다. 이들의 연봉을 삭감하거나 트레이드하는 등 팀을 흔들어야 할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물론 김연경 입장에서도 7억원이 썩 매력적인 금액은 아니다. 세금을 구단이 대신 내주고도 터키리그 엑자시바시에서 16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연경으로서는 연봉이 절반 이상 깎이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김연경으로서는 자신의 해외 진출을 놓고 마찰을 빚었던 흥국생명과의 ‘관계 개선’을 먼저 매듭지어야 한다. 김연경은 임대 기간도 FA 기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배구연맹(KOVO) 이사회는 “김연경의 경우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다”고 결정을 내렸다. 결국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임의탈퇴 처리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김연경 돌아올까 ‥ 국내 ‘U턴’의 걸림돌 세 가지는

    김연경 돌아올까 ‥ 국내 ‘U턴’의 걸림돌 세 가지는

    이재영이 리시브하고 이다영(이상 24·흥국생명)이 토스한 공을 핑크빛 유니폼을 입은 레프트 공격수 김연경(32)이 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최근 터키리그 엑자시바와의 2년 계약을 끝내고 국내 ‘U턴’ 의사를 밝힌 김연경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김연경의 국내 복귀가 현실화된다면 흥국생명을 떠난 지 11년 만이다. 그는 2008~09시즌을 마지막으로 해외로 진출했다. 규정상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조건인 6시즌 가운데 4시즌만 뛰었다. 그래서 김연경은 돌아오더라도 2013년 임의탈퇴를 공시한 흥국생명의 핑크색 유니폼만 입어야 한다. 김연경 측은 지난해 12월 한국배구연맹(KOVO)에 이같은 복귀 조건을 확인했다. 칼자루를 쥐고는 있지만 흥국생명은 조심스럽다. 김연경을 받아들이려면 치워야 할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한 구단의 선수 14~18명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총연봉인 ‘샐러리캡’이 가장 크다. KOVO는 지난 4월 다음 시즌 여자부 샐러리캡을 종전 14억원에서 23억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그래도 고민이다. 이미 이재영·다영 쌍둥이에게 10억원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선수 한 명이 받을 수 있는 연봉은 최대 7억원이다. 7억원을 김연경에게 주면 나머지 6억원으로 살림을 꾸려야 한다. 더욱이 주전 레프트 김미연(27), 센터 김세영(39)의 연봉도 1억원 안팎이다. 아직 연봉 협상 전이지만 김연경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들의 연봉을 삭감하거나 트레이드하는 등 팀을 흔들어야 할 경우도 생길 수 있다.김연경으로서는 자신의 해외 진출을 놓고 마찰을 빚었던 흥국생명과의 ‘관계 개선’을 먼저 매듭지어야 한다. 해외 진출 당시 그의 신분은 ‘임대 선수’였다. 김연경은 임대 기간도 FA 기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재에 나선 국제배구연맹(FIVB)은 김연경의 손을 들어줬지만 한국프로배구연맹(KOVO) 이사회는 “김연경의 경우는 소급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갈등의 골이 파였다. 결국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임의탈퇴 처리했다. 세금을 구단이 대신 내주고도 터키리그 엑자시바시에서 16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연경으로서는 절반 이하로 깎일 국내 연봉을 얼마 만큼 감내하느냐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한국, 러시아 참여 G7 확대에 영국, 캐나다 반대

    한국, 러시아 참여 G7 확대에 영국, 캐나다 반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측의 요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국제유가,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크렘린궁은 보도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호주, 인도, 한국 등의 지도자들을 초청할 수도 있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개최 구상에 대해 알렸다”고 전했다. 정상회의 개최 시기는 9월 열리는 뉴욕 유엔총회 전후로 제안하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 이후에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G7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이 포함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요7개국(G7) 확대 정상회의는 중국을 압박하는 포위망 구축 시도로 분석되지만 기존 회원국에서 벌써 러시아 참여에 강한 거부감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한국의 참여도 한일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일본의 동의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앨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소통국장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래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전통적 동맹국과 코로나19로 영향받은 국가들을 데려오길 원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G8 회원국이던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다른 회원국의 반발로 G8에서 제외되고, 이후 G8은 G7이 됐다. 당장 영국과 캐나다는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G7 의장국이 게스트로 다른 나라 지도자를 초청하는 것은 관례”라면서도 “우리는 러시아가 G7 멤버로 다시 들어오는 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G7 복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올 경우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회의 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에둘러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G7은 많은 것을 공유하는 동맹, 친구들과 함께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곳이었다. 이것이 내가 계속 보길 희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7 확대에 대한 반대 의견을 돌려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데스크 시각] 마스크/홍지민 체육부 차장

    [데스크 시각] 마스크/홍지민 체육부 차장

    그러고 보니 마스크와 삶을 공유하게 된 지 꽤 오래됐다. 설 연휴를 보내고 1월 말부터였던 것 같다. 살을 에는 바람을 맞으며 서너 시간 기다린 끝에 얼마 되지 않는 마스크를 손에 쥐던 게 엊그제인데 벌써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사람이 간사한 게 날씨가 더워지면서 조금 더 힘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살집이 풍부한 사람들은 더 그런 것 같다. 언젠가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내가 타고 갈 차량을 기다리고 있는데 땀으로 범벅이 된 한 아저씨가 버스에서 황급히 내리자마자 마스크를 벗고는 숨을 헐떡이는 모습을 보았다.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난 마스크 한 개를 평균 2주 안팎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처음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터라 자연스럽게 습관 아닌 습관으로 굳어졌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 제도를 도입하며 언제부터인가 어느 정도 줄을 서기만 하면 구할 수 있게 됐고, 또 그 줄이 점점 짧아져 이제는 기다리는 일도 없어졌지만 그래도 마스크를 사용하는 주기가 짧아지지는 않았다. 아무리 공적 마스크라고 해도 코로나19 이전의 시장 가격과 비교해 보면 두 배가량 비싸다. 쉽게 바꿔 쓰기가 아까운 이유 가운데 하나다. 온라인 몰에 풀리는 공적 마스크 외 물량은 정상 가격이지만 한 번도 구입에 성공한 적이 없다. 생각날 때마다 홈페이지를 들여다보곤 하는데 대개 품절 상태다. 간혹 재고가 있는 것을 확인해 황급히 마우스를 누르더라도 손이 느려서인지 지금까지는 실패다. 언젠가는 꼭 성공해 보고 싶다는 오기가 샘솟기도 한다. 마스크를 길게 쓰다 보면 안에서 보풀이 일어난다. 그 보풀이 코를 간지럽게 만들고 슬슬 재채기를 부르려 할 때가 나 스스로 진단하는 마스크 교체 시기다. 제 아무리 마스크를 썼다고 해도 대놓고 재채기하는 것은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에티켓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 마스크는 3주 정도 썼는데도 매끈하게 마감된 안쪽이 그대로 유지돼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오래 쓰다 보니 얼룩이 묻고 때가 타서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했다. 그 마스크 제품명을 기억해 놓지 않은 것이 두고 두고 아쉽다. 이렇게 최소 2주 쓴다고 가정할 때 1년 52주니까 1년에 마스크 26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분실 등 만일의 사태까지 대비한다면 40개 정도면 앞으로 1년은 넉넉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미 그 정도는 비축해 놨다. 그러면 이제 마스크를 그만 구입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몇 주 전부터는 나와 아내 몫의 할당량으로 소형을 꾸준히 사고 있다. 잠잠하다 싶으면 이어지는 집단감염에 몇 차례 연기되기는 했지만 아이들의 초등학교 등교, 유치원 등원을 앞두고는 줄곧 그래 왔다. 아이들 것이라 크기가 작다고 값이 싸지도 않다. 뭐, KF94가 아닌 KF80이어도 마찬가지였지만. 마침내 이번 주 아이들의 등교, 등원 순서가 다가왔다. 더이상 미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훌쩍 올라간 기온에 어른들도 마스크를 오래 쓰고 있기가 버겁다. 그래서 아이들이 안쓰럽기도 하다. 숨 쉬기 편하다고 덴털 마스크가 상한가다. 그저 입과 코를 꽁꽁 막고 있는 KF 마스크 마련에 급급했는데 숨이 숭숭 들고 나는 덴털 마스크도 괜찮다고 한다. 일찍 알았다면 덴털 마스크도 준비해 놓았을 텐데 이젠 그 값이 네다섯 배 이상 뛰었다. 후회막급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정부에서 학교를 통해 아이들에게 직접 마스크를 챙겨 주면 안 되는 것일까. 이왕이면 덴털 마스크를 공급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로서는 큰 부담을 덜게 될 게 분명하다. icarus@seoul.co.kr
  • 文대통령이 태종?… 태종은 정치 술수·살상도 주저하지 않았다

    文대통령이 태종?… 태종은 정치 술수·살상도 주저하지 않았다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후 문재인 대통령은 공연한 구설에 휘말렸다. 5월 초 이광재 당선자의 영 개운치 않은 비유 탓이었다. “노무현·문재인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태종 같다. 이제 세종의 시대가 올 때가 됐다.” 피선거권 박탈로 10여년 만에 재기해 흥분한 탓일까? 총기는 사라지고 욕심만 넘쳤다. 3년 전 문 대통령 당선 후 20년 집권 운운했던 이해찬 대표의 언급과 다르지 않았다. 좌충우돌 독설가 진중권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 나라가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 “서로 징그럽게 얽혀 백 년은 해 드실 듯”. 욕먹어도 쌌다. 어떻게 쿠데타로 아버지(태조)와 형(정종)을 몰아내고 왕좌에 오른 태종에 비유했을까. 더 고약한 것은 ‘세종의 시대’를 언급한 부분이었다. 문 대통령은 장차 도래할 ‘성군의 치세’로 건너가는 교량이라는 것일까? 칭찬인지 가르침인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세종이란 누구를 염두에 둔 것일까. 이광재 본인? 태종이라면 대역죄로 처단했다. 그는 ‘차기’와 관련한 확인되지도 않은 발언을 빌미 삼아 처가의 씨를 말렸다. 물론 전제왕조에서 최대 과제는 왕권의 안정과 안정적 승계였다. 이 점에서 조선의 국왕 28명 가운데 태종을 능가할 사람은 없었다. 세종의 치세는 태종의 칼끝에서 나왔다. 그는 왕권의 안정을 위해 정치 술수와 공작, 무고한 살상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으로선 꿈도 꾸지 못할 짓이었다. 태종은 1404년(태종4) 반정공신 이거이, 이저 부자를 숙청했고 1407년 처남 민무구, 민무질 형제를 사사했으며 이무, 윤목, 유기 등의 목을 베었다. 1416년엔 나머지 처남 민무휼, 민무회 형제를 죽였으며 같은 해 야심가 이숙번을 축출했으니 1418년 선위할 때 조정엔 왕권을 위협할 척신도 공신도 없었다. 단 하나, 세종의 장인 심온 집안이 문제였다. 심온은 신중했다. 권세를 부리거나 권력을 탐할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집안은 조선 최대의 권벌. 부친 심덕부는 태조 이성계와 함께 위화도에서 회군한 조선 창업 공신이었다. 그의 형 심인봉은 군사령관인 의흥삼군부 도총제를 지냈고 동생 심정은 의흥삼군부 동지총제로 군부의 실세였다. 동생 심종은 태조의 사위였으며 심온은 세종(이도)의 장인인 데다 태종의 처남 민무휼과 사돈 관계였다. 비록 권력욕은 없다 해도 그 주변엔 권력의 부나비들이 꼬였다. 1418년 6월 3일 태종은 세자(이제, 양녕대군)를 폐하고 이도(충녕)를 새로이 책봉했다. 6월 9일 명나라에 주문사를 보냈다. 8월 8일 명의 인가가 떨어지기도 전에 느닷없이 왕위를 선위하겠다고 선언했다. 승계를 청하는 주문사를 명에 파견하기로 하고 9월 3일 심온을 영의정에 앉혀 사은주문사로 임명했다. 심온은 졸지에 왕의 국구(장인)에 영의정 그리고 조선을 대표하는 사절이 됐다. 그러나 그것이 낚싯밥일 줄이야…. 9월 8일 심온 일행이 한양을 출발했다. ‘세종실록’은 그날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심온은 임금의 장인으로 나이 50이 못 되어 수상의 지위에 오르게 되니 영광과 세도가 혁혁하여 전송 나온 사람으로 장안이 거의 비게 되었다.” 이런 기록도 있었다. “심온 환송식에 나온 사람들의 말과 마차가 일으킨 먼지가 한양을 뒤덮었다.” 태종은 예의 주시했다. 얼마 전 병조참판 강상인 사건까지 있었다. 선위할 때 태종은 상왕으로서 군사 문제는 직접 주관하겠다고 밝혔다. 군령권을 상징하는 직인도 직접 보관했다. 그런데 참판 강상인이 병조의 일을 세종에게 직보한 것이다. 대관들이 벌떼처럼 일어났지만 태종은 일단 강상인이 원정공신이라는 이유로 낙향 조처로 일단락했다. 11월 병조좌랑 안헌오가 참소했다. 심온의 경쟁자인 박은이 태종의 심기를 헤아려 꾸민 일이었다. “강상인과 동지총제 심정(심온의 동생), 병조판서 박습이 사적인 자리에서 말하기를 ‘요사이 호령이 두 곳에서 나오는데 한 곳에서 나오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했습니다.” 역린을 건드렸다. 26일 태종은 즉각 추국을 지시했고 강상인은 고문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했다. “병조판서 박습, 이조참판 이관, 의흥삼군부 동지총제 심정과 그런 말을 했으며 심온에게도 ‘군사는 마땅히 한 곳에서 명이 나와야 한다’고 하자 ‘옳다’고 대답했다.” 태종은 곧바로 강상인, 박습, 이관, 심정을 모반대역죄로 처형했다. 심온은 의주에 도착하자마자 체포해 12월 22일 한양으로 압송했다. 심온은 고문으로 무릎이 부서졌지만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대질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수사 책임자인 유정현이 귀띔했다. ‘태종의 뜻이외다’, ‘자백해야 당신 선에서 끝날 것이오’. 심온은 불러 주는 대로 자백하고 사약을 받았다. 14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태종은 이미 자신의 처가를 숙청했다. 장인 민제는 태종의 스승이었고 처남 민무구와 민무질은 이른바 ‘혁명의 동지’였다. 게다가 세 왕자는 골육상쟁의 피바람 시절 외가에서 보호를 받으며 자랐으니 외삼촌들과 더 끈끈할 수밖에 없었다. 1404년 태종은 이제(양녕대군)를 세자에 책봉하면서부터 처가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했다. 당시 무구, 무질 두 처남은 병권을 쥐고 있었다. 마침 일부 공신이 장인 민제를 앞세워 세자와 명나라 공주의 혼사를 추진하려 했다. “나와는 상의도 없이 세자의 혼사를 논의해?” 태종은 별렀다. 이화가 나섰다. ‘(두 처남이) 어린 조카를 끼고 권세를 잡으려 한다’는 것인데, “민씨 형제가 왕자의 난을 거론하며 ‘임금에겐 아들이 하나만 있어야 한다’고 했다”더라고 탄핵했다. 태종은 두 처남을 제주도로 유배했다. 이런 상소도 올라왔다. 태종이 신하들을 떠보기 위해 선위 파동을 일으켰는데, 그때 백관 가운데 두 처남이 히죽거렸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참소였지만 처형하라는 주청이 잇따랐다. 두 처남은 유배지에서 사사됐다. 셋째, 넷째인 무휼과 무회도 형들의 결백을 토로했다는 이유로 ‘자살’ 형식으로 죽였다. 처가를 정리하기 직전 태종은 이거이와 이저 부자를 숙청했다. 이저는 태조의 사위고 그의 동생 이백강은 태종의 사위였다. 태종의 사병 혁파 명령에 반발할 정도로 말발이 셌던 이들이었다. 이때 나선 것도 이화였다. “두 사람이 말하기를 ‘아들들을 모두 제거하고 녹록한 상왕(정종)을 모시는 게 어떤가’라고 했습니다.” 태종은 두 사람을 고향으로 내쫓았다. 총애했던 이숙번도 그렇게 숙청했다. 나이도 젊고 비상한 두뇌에 결단력과 배짱까지 갖추고 있었으니 위험한 인물이었다. 1416년 서너 달 동안 궁궐에 나타나지 않자 대관들이 불충을 이유로 처벌을 주장했다. 태종은 못 이기는 척 함양으로 유배 보냈다. 이에 비해 연로한 하륜은 수많은 비위 사실과 탄핵에도 철저하게 보호했다. 그는 태종보다 20살이나 많았으니 왕권에 위협이 될 수 없었다. 태조가 조선을 건국했다면 태종은 왕조의 기틀을 다졌다. 6조 제도를 정착하고, 전국 8도 체제를 세웠으며, 사대교린 외교로 국가 안보를 다졌고, 대간 제도 확충으로 관리들의 부패와 신권의 확장을 견제했으며, 정책 결정 과정을 모두 문서로 남기도록 했다. 게다가 왕권의 승계도 안정적으로 이뤘다. 그는 성공한 군주였다. 한 정권의 성공은 후계의 완성을 통해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은 성공한 대통령이었다. 그는 노무현을 세워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고 못다 한 계획도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 반면 노무현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면서 김·노 10년간 이룬 성과도 물거품이 됐다. 이명박·박근혜는 견원지간이었다. 둘은 지금도 감옥에 있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입술이 허옇게 부르터 있었다. 대통령의 건강은 최고급 비밀인데, 본인은 그런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는 정치적이지 않다. ‘정치적’이란 말에 담긴 술수, 모의, 기획과는 담을 쌓았다. 조선 정치 최고단수 태종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노무현이 그랬듯이 문 대통령도 아끼는 이들에게는 ‘절대로 정치하지 말라’고 할 사람이다. 솔직히 그것이 그의 가장 큰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걸 이용해 먹을 자도 있겠지만…. 논설고문 kbc@seoul.co.kr
  • [아하! 우주] 국제우주정거장에 간 비밀 ‘공룡 승무원’…우주로 간 인형들

    [아하! 우주] 국제우주정거장에 간 비밀 ‘공룡 승무원’…우주로 간 인형들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성공적으로 도킹하며 우주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쓴 가운데 몰래(?) 탑승한 인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0일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팰컨9 로켓을 실려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진 몇 시간 후 승무원 더그 헐리(53)와 밥 벤켄(49)은 흥미로운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알렸다. 벤켄은 "오늘 발사에서 한 명의 밀항자가 기체에 탑승했다"면서 "아파토사우루스도 승선해있다"고 밝혔다. 아파토사우루스는 후기 쥐라기 북미대륙에 살았던 덩치가 크고 목이 긴 초식공룡으로 승무원이 언급한 것은 공룡 인형을 말한다. 뜬금없이 승무원들이 인형을 언급한 것은 우주 탐사에서의 전통과도 관계가 깊다. 과거에도 여러 인형들이 이번처럼 우주선을 타고 ISS에 올라 인간들도 누리지 못하는 ‘호사’를 누렸기 때문.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주 임무에 최초로 인형이 투입된 것은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처음이다. 당시 그는 작은 인형을 가지고 우주선에 탑승했으며 이후부터 전통이 됐다. 세상에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귀여운 캐릭터인 올라프가 지난 2014년 12월 돈 한 푼 안내고 ISS에 올랐다. 이는 올라프를 데려가 달라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톤 슈카플레로프 딸의 절실한 바람 때문이었다.각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우주선에 올라탔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인형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주인공인 버즈 라이트 이어다. 30㎝ 크기의 버즈 인형은 지난 2008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ISS에 탑승해 무려 15개월을 생활하고 지구로 귀환했다. 또한 지난해 3월 이번 발사에 앞서 무인으로 먼저 ISS로 간 크루 드래건에는 머리와 목, 척추 등에 센서를 장착한 리플리라는 이름의 마네킹이 탑승했다. 최종 점검 차원에서 리플리가 사람보다 먼저 탑승한 것으로 발사 후 ISS에 성공적으로 도킹해 180㎏의 보급품과 실험장비를 건넸다. 이 과정에서도 비밀(?) 승무원은 있었다. 승무원의 이름은 ‘어씨’(Earthy)로 푸른색의 지구를 닮은 20달러 짜리 인형이다. 리플리와 함께 크루 드래곤에 탑승해 기내를 둥둥 떠다니던 인형은 ISS에 남아 우주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이번 발사에는 '트레머'(tremors)라는 이름의 공룡 인형이 그 역할을 대신한 것으로 두 승무원 아들들의 강력 추천으로 우주여행을 하게됐다. 또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 인형들에게도 임무가 있다는 사실이다. 인형은 기내의 무중력 상태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행운을 상징하는 우주비행사의 '부적'으로 통한다. 인류가 우주를 탐사하는 첨단 과학 시대에도 역설적으로 미신이 한 몫하는 셈이다. 한편 31일 성공적으로 ISS와 도킹을 마친 두 승무원들은 이곳에서 짧게는 1달, 길게는 4달까지 머물며 연구 임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여전히 “애들은 저리 가라”는 사회

    [이종수의 헌법 너머] 여전히 “애들은 저리 가라”는 사회

    어린 시절엔 구경거리가 그리 흔치 않았다. 그 무렵 한강 이남에서 유일한 동물원이 있는 집 근처 공원 앞은 주말이면 떠들썩한 장터가 되곤 했다. 그곳에서 아이에게 가장 신기한 볼거리는 차력쇼와 함께 약장수가 데리고 다니는 원숭이와 큰 뱀이었다. 그런데 구경꾼들이 많이 몰리면 약장수는 미리 앞줄을 차지하고 앉아 있던 아이들더러 “애들은 저리 가라”며 큰소리를 내지른다. 한참 재밌는데 쫓겨나는 아이는 몹시 속상하다. 약장수의 입장에서는 구매력이 없는 아이들을 내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법하다. 지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거권 행사연령이 만 18세로 낮춰졌다. 선거권 행사연령이 이보다 더 낮은 나라들도 있고, 일본에서도 수년 전에 만 18세로 인하됐다. 학교의 정치화 공세 등으로 그리 반대가 심했었는데, 총선이 끝나고서 이와 관련해서는 정작 아무런 말이 없다. 그간의 반대와 우려가 그저 무색하기만 하다. 청소년의 정신적 미성숙을 지적하고 국회의 입법형성권을 존중한다며 관련 사건들에서 내내 합헌 의견으로 일관해 왔던 헌법재판소도 멋쩍기는 마찬가지다. 18세의 젊은이에게 위험한 운전대와 손에 총을 쥐는 병역의무를 맡기면서도 투표용지는 안 된다는 것이 입법에 있어서 체계정당성원리에 맞지 않는데도 말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여성 참정권 투쟁과 흑인민권운동 등을 통해 어렵사리 확보된 오늘날의 보통선거원칙에서 지금도 연령제한이 유일한 예외로 남아 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당장의 방역대책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국가부채 등의 문제에까지 맞닿아 있다. 지난해에 유럽에서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기성세대의 인식 전환과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매주 금요일 수업거부와 길거리 시위운동을 벌여 왔다. 스웨덴의 십대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가 외치는 결연한 목소리에 거친 광야에서 회개하라며 호소하는 구약의 선지자 요한의 모습이 겹치기도 한다. 이제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시대로 확연히 나뉠 거라고 진단하듯이 그간 득세해 왔던 신자유주의와 더불어 펼쳐질 미래는 더이상 장밋빛이 아니다. 기후변화, 국가부채, 연금개혁과 같이 불거져 있는 여러 현안은 미래세대와도 결코 무관하지가 않다. 설령 당면한 문제들을 어찌어찌 해결하더라도 그 부담과 빚을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떠넘기는 셈이다. 오래전에 북아메리카의 어느 인디언 부족은 무려 다가올 일곱 세대를 미리 배려하면서 자연을 아껴 두었다고 한다. 민주사회에서 공동체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선거는 시민 모두에게 중요하다. 그래서 독일의 어느 헌법학자는 선거권 연령 인하가 어렵다면, 아직 선거권이 없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아이의 몫으로 0.5표의 투표권을 추가로 인정하자고 주장한다. 아이가 살아가야 할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의 배려심이 여느 다른 이들과 결코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뮌헨에서 만난 한 독일 엄마와의 대화가 문득 떠오른다. 그녀가 한동안 지냈던 아프리카의 마을에서는 아이가 집 바깥에 오랫동안 나가 있어도 부모들이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가 어디서 뛰어놀더라도 동네 어른들 누구라도 마치 자기 아이처럼 잘 보살펴 주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가족과 함께 다시 돌아온 이곳 독일은 그렇지가 않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특히 피부색이 검은 자기 아이들에게 눈총을 주다가도 독일인인 자기가 나타나면 어색하게 표정을 바꾸곤 하는 이웃들의 모습이 몹시 실망스럽다고 했다. 아이들 역시 주권자인데도 선거권 행사를 유보하는 데에는 어른들이 알아서 잘 챙겨줄 거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돈이 안 되는 아이들은 저리 가라던 그 옛날의 약장수와 투표권이 없는 아이들을 외면해 온 정치권의 그간 행태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자신은 배곯아도 아이들의 끼니를 챙기는 부모의 마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펼쳐 갈 미래를 배려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특히 기후변화와 같이 향후에 불가역적인 현실 앞에서 아이들이 미래의 주역(主役)이라는 말은 그저 공허하고 입에 발린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의 삶이 아무리 팍팍하다 해도 아이들이 나중에 챙겨야 할 밥그릇까지 뺏어서야 되겠나 싶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