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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피격 공무원 고2 아들 “아빠 구하기 위해 국가는 뭘 했나요”

    北피격 공무원 고2 아들 “아빠 구하기 위해 국가는 뭘 했나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필 편지를 보내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유족은 이씨 피격 당시 국방부가 확보한 북한 측 감청기록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씨의 형 이래진(55)씨는 5일 이씨의 고등학교 2학년생 아들이 쓴 A4용지 2장 분량의 글을 공개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 아들은 “(아빠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면서 “갑자기 실종되고 매스컴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연일 화젯거리로 나와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교 1학년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빠는 학교에 와서 직업 소개를 할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다”고 썼다. 앞서 국방부는 첩보자료를 바탕으로 숨진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아들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180㎝, 68㎏의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게 말이 되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북한군이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누구나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사람이 아빠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는데 나라에서는 설득력 없는 이유만을 증거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면서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생은 아빠가 해외 출장 간 줄 알고 매일 밤 아빠 사진을 손에 꼭 쥐고 잠든다. 이런 동생을 바라보는 저와 엄마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진다”며 “아빠는 나라의 잘못으로 오랜 시간 차디찬 바다에서 고통받다 사살당해 불에 태워져 버려졌다.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 달라”며 “하루빨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에 사건 당시 감청기록 등의 정보를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정보공개 청구 대상은 지난달 22일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10시 51분까지 국방부가 소지하고 있는 감청녹음파일(오디오자료), 같은 날 오후 10시 11분부터 오후 10시 51분까지 피격 공무원의 시신을 훼손하는 장면을 녹화한 파일(비디오자료) 등 2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역시 이날 형 이씨를 만나 위로를 전하고 “유엔 차원의 조사가 쉽지는 않겠지만 피해 당사자가 직접 요청해 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북 피살 공무원 아들 “아빠 생명 구하기 위해 국가는 뭘했나”

    북 피살 공무원 아들 “아빠 생명 구하기 위해 국가는 뭘했나”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47)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친필 편지를 보내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유족은 A씨 피격 당시 국방부가 확보한 북한 측 감청기록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도 나설 예정이다. A씨의 형 이래진(55)씨는 5일 A씨의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이 쓴 A4용지 2장 분량의 글을 공개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 아들은 “(아빠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갑자기 실종되고 매스컴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며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빠는 학교에 와서 직업소개를 할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고 서해어업관리단 표창장,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 인명구조에 도움을 주셔서 받았던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표창장까지 제 눈으로 직접 봤다”며 “직업 특성상 집에는 한 달밖에 두 번 밖에 못 오셨지만 늦게 생긴 동생을 너무나 예뻐하셨고 저희에게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아빠였다”고 썼다. 앞서 국방부는 첩보자료를 바탕으로 숨진 A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아들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 없고 180㎝, 68㎏밖에 안 되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게 말이 되는지 묻고 싶다”며 “북한군이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누구나 살기 위한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또한 나라에서 하는 말일뿐 저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사람이 아빠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는데 나라에서는 설득력 없는 이유만을 증거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며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생은 아빠가 해외 출장가신 줄 알고 매일 밤 아빠 사진을 손에 꼭 쥐고 잠든다. 이런 동생을 바라보는 저와 엄마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진다”면서 “아빠는 나라의 잘못으로 오랜 시간 차디찬 바다에서 고통받다 사살당해 불에 태워져버려졌다.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며 “하루빨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에 사건 당시 감청 기록 등의 정보를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정보공개 청구 대상은 지난달 22일 오후 3시 30분부터 같은 날 오후 10시 51분까지 국방부에서 소지하고 있는 감청녹음파일(오디오자료), 지난달 22일 오후 10시 11분부터 같은 날 오후 10시 51분까지 피격 공무원의 시신을 훼손시키는 장면을 녹화한 파일(비디오자료) 등 2개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역시 이날 형 이씨를 만나 위로를 전하고 “유엔 차원의 조사가 쉽지는 않겠지만, 피해 당사자가 직접 요청해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바이오·제약 단신]

    [바이오·제약 단신]

    삼성바이오에피스 안과질환 치료제 유럽 판매 허가 착수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번째 안과질환 치료제인 ‘SB11’이 글로벌 시장 진출 단계에 본격 돌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이 SB11(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라니비주맙)의 품목허가신청서 심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유럽의약품청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달 제출한 품목허가신청서의 사전 검토를 완료하고 정식으로 판매 허가 심사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판매 허가 절차를 밟게 됐다. 루센티스는 스위스 로슈와 노바티스가 판매하고 있는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의 안과질환 치료제로 2019년 기준 연간 글로벌 매출이 4조 6000여억원에 이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SB11의 유럽 판매허가 심사 과정에서 연구개발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해 환자들에게 당사의 첫 안과질환 치료제를 성공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케미칼, 파킨슨병 치료제 ‘온젠티스캡슐’ 시판SK케미칼이 포르투갈 제약사 ‘비알’이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제 ‘온젠티스캡슐’을 판매한다고 4일 밝혔다. 파킨슨병 치료제로 오피카폰 성분의 제3세대 콤트 저해제가 국내에서 발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젠티스는 1일 1회 요법으로 충분한 약효를 나타내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2세대 콤트 저해제의 주요 부작용인 심각한 설사나 소변 변색과의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1년 이상 장기 투여에도 특별한 안전성 이슈가 없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1일 1회 요법으로 투약 비용도 기존 약물보다 53%나 줄였다. 온젠티스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출시된다. 김정훈 SK케미칼 마케팅 기획실장은 “온젠티스는 기존 파킨슨 치료제의 문제점인 복용 불편과 경제성을 동시에 해결한 신약”이라고 소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약 11만명으로 매년 5% 내외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웅제약 “개발 중인 코로나치료제, 동물 사망률 감소 효과”대웅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의 동물 효력 시험에서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률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동물시험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쥐에 니클로사마이드 또는 위약을 단회 투여하고 2주간 임상 증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은 40%가 사망한 반면 니클로사마이드를 투여한 경우 사망률이 0%로 나타났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현재 코로나19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전 세계적인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니클로사마이드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에 모두 효과를 나타내는 전임상 결과를 얻었다”며 “DWRX2003은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활성뿐 아니라 간단한 투여 방법으로 감염내과 의료진에서의 수요가 높다는 점에서 빠른 시일 내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단독요법,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2, 3상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 고운 한복 입고 경북궁 나들이

    고운 한복 입고 경북궁 나들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어린이가 한복 치마 자락을 쥐고 계단을 오르고 있다. 경복궁은 한복을 입은 관람객에게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연합뉴스
  • 쯔위 효과? 대만 뒤흔든 친중 연예인 ‘격퇴’ 열풍

    쯔위 효과? 대만 뒤흔든 친중 연예인 ‘격퇴’ 열풍

    대만의 ‘국민 여동생’ 어우양나나(20)와 워너원 전 멤버 라이관린(19)이 중국 국경절(10월 1일) 기념 행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중화권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만 연예인이 국경절 텔레비전 공연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 자체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인정했다고 해석되서다. 대만에서 친중파 연예인에 대한 반감이 유독 커진 데는 이른바 ‘쯔위 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 11인조 보이그룹 ‘워너원’ 출신 라이관린은 국경절 전날인 지난달 30일 중국중앙(CC)TV가 방영한 특집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른 가수들과 인기 가요 ’룽더촨런‘(용의 후예)을 불렀다. 국경절은 마오쩌둥(1893∼1976)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이 장제스(1887∼1975)의 국민당을 본토에서 몰아내고 194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언한 것을 기리는 날이다. 거꾸로 대만 입장에서 국경절은 중국 대륙을 빼앗기고 패주한 뼈아픈 역사를 상기시킨다. 당연히 라이관린이 국경절 축하 무대에 서는 것을 달가와할 리 없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관린은 대만인들의 여론에 기름을 붓는 발언까지 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저는 라이관린입니다. ‘중국 대만’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대만이 중국의 일부임을 뜻하는 ’대만성‘이라는 단어도 썼다. 중국에서는 대만에 ‘중국 대만’이라는 명칭을 쓰라고 요구한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임을 밝히라는 의도다. 대만에서는 이를 거부한다. 그럼에도 라이관린은 ‘중국 대만’, ‘대만성’ 등을 언급한 것이다. 타이베이 등에서 비난 여론이 터져 나왔다. 한 대만 누리꾼은 “대륙에서 일하는 많은 대만 연예인들이 ‘중국 대만에서 왔다’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자기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면 그냥 조용히 대륙으로 가라”면서 “팬들도 그가 나이가 어려서 그랬다고 감싸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중국 누리꾼은 “라이관린은 정치적 견해가 확고한 애국자이자 (시진핑) 신시대의 청년”이라고 치켜 세웠다.라이관린에 앞서 대만의 첼리스트 겸 배우 어우양나나도 지난달 30일 CCTV에서 방송된 신중국 건국 71주년 행사 프로그램 ‘중국몽·조국송’에서 홍콩 배우 런다화 등과 함께 ‘워더주궈’(나의 조국)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는 ‘항미원조전쟁’(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운 전쟁) 영화인 1956년작 ‘상감령’에 삽입된 노래다. 한국에서 ‘저격능선전투’로 부르는 상감령 전투는 우리에게는 잊혀졌지만 중국과 북한에서는 신성시된다. 중국은 강원 철원 오성산 능선에서 1952년 10월 4일부터 43일간 벌어진 이 전투에서 한미 연합군에 대승했다고 선전한다. 어우양나나는 국경절 행사에 참가한 것 뿐 아니라 중국국민당을 본토에서 몰아낸 공산당이 사회주의 중국을 찬양하고자 만든 노래까지 불렀다는 점에서 논란이 더 컸다. 어우양나나는 2019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간 대만에서는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기에 분노가 상당했다. 대만 누리꾼들은 어우양나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만 국적과 건강보험을 포기하라”고 항의했다. 대만 연예인들이 잇따라 중국 국경절 행사에 출연하자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는 “대만인은 중국식 통일 전선 선전을 지지하거나 협조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또 “중공이 군사력을 동원해 대만에 위협을 가해 대만인의 반감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대만 연예인들이 국경절 축하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대만 사회의 사랑과 지지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만 문화부도 “대만 연예인의 관련 행동이 양안 조례 규정을 위반했다고 인정되면 최고 50만 대만달러(약 2000만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대만에서 연예인들에게 확고한 반중 노선을 요구하게 된 것은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21)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 격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흔들어 논란이 된 뒤부터다. 당시 쯔위의 행동이 대만인들의 정체성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쯔위는 2015년 11월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생중계 방송에 같은 그룹 멤버 모모, 미나, 사나와 함께 출연했다. 이들은 제작진이 준 출신국 국기를 흔들었다. 일본 출신인 모모와 미나, 사나는 일장기를, 대만인인 쯔위는 청천백일기를 들었다. 외교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한국에서 쯔위에게 굳이 국기를 쥐어 주고자 했다면 오성홍기를 제공했어야 맞다. 방송 진행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도 아니었기에 출연자에게 국기를 흔들게 한 것은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였다. 다만 이 모습은 생중계 때 잠깐 스치듯 지나갔고 이후 편집돼 TV 본방송에는 실리지 않았다. 조용히 지나가는 듯 했던 이 사건은 뜻밖에도 두 달 뒤인 2016년 1월 8일 대만 가수 황안(58)이 이 장면을 입수해 중국에 알리며 일이 커졌다. 그는 당시 15살이던 쯔위를 ‘대만 독립을 원하는 분리주의자’로 몰아 세웠다. 중국 내 정서가 금세 나빠졌고 트와이스의 중국 스케줄도 전면 취소됐다. 트와이스가 속한 JYP 엔터테인먼트의 다른 가수들도 보이콧을 당했다. 결국 쯔위는 15일 유튜브에 직접 출연해 중국인에게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존재할 뿐이다. 양안(중국과 대만)은 한 나라”라면서 “전 늘 저 자신을 중국인으로서 생각했다. 제가 중국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위기에 빠진 트와이스와 JYP를 구하려는 의도였다. 곧바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쯔위의 사과 영상을 전하며 “오늘로 우리는 전도 양양한 중국 미소녀를 얻었다. 쯔위에게 악플이나 악행을 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매체는 쯔위에게도 “이제 악플러는 무시하고 ‘중국의 빛’이 돼라”라고 전하며 청천백일기 논란을 마무리했다. 10대 소녀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가혹한 사건이었다. 쯔위 사태는 대만의 14대 총통(대통령) 선거(2016년 1월 16일)에도 영향을 줬다. 쯔위가 중국에 사과하자 대만 내 반중 여론이 비등했고 이는 당시 야당이던 민주진보당(민진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대해 대만 독립을 추구해 왔다. 당시 민진당 후보였던 차이잉원은 반중 정서에 힘입어 총통에 당선됐고 4년 뒤인 올해 1월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손’ 없는 토트넘, 첼시 잡고 카라바오컵 8강

    ‘손’ 없는 토트넘, 첼시 잡고 카라바오컵 8강

    토트넘이 난적 첼시를 승부차기 끝에 잡고 카라바오컵 8강에 진출했다. 살인 일정 속에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뒤 카리바오컵을 후순위로 뒀던 토트넘으로서는 망외의 소득을 얻은 셈이다. 토트넘은 30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카라바오컵 첼시와의 16강전에서 전후반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다. 토트넘은 이날 최전방에 에릭 라멜라와 스테번 베르흐바인을 내세우는 등 그동안 체력 소모가 심했던 주전들을 대거 벤치에 앉혔다. 개막 이후 3주 동안 최대 9경기를 치러야 했던 일정 속에 손흥민이 부상 이탈하자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와 정규리그에 우선 순위를 두며 선택과 집중을 했기 때문이다. 첼시는 올리비에 지루를 최전방에 세우고 수문장에 새로 영입한 에두아르 멘디를 배치한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정예 멤버를 내세웠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이 첼시 사령탑 시절 제자였던 프랭크 램파드 첼시 감독을 맞아 힘을 뺀 모양새였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레스 베일과 함께 영입한 풀백 세르히오 레길론이 이날 토트넘 데뷔전을 치렀다. 레길론은 전반 19분 공을 상대에게 빼앗겨 티모 베르너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레길론은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상대 문전에서 날카로운 슈팅과 크로스 등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토트넘은 선제골을 얻어맞기는 했으나 흐름을 쥐고 공세를 퍼부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첼시가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자 토트넘은 후반 중반 이후 해리 케인과 루카스 모라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결국 후반 38분 상대 왼쪽 박스로 침투한 레길론이 반대편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라멜라가 잡고 왼발로 마무리 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레길론은 토트넘 데뷔전에서 소중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연장전 없이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토트넘은 에릭 다이어-라멜라,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모라-케인이 골을 성공했으나 첼시는 5번째 키커 메이슨 마운트가 실축하며 땅을 쳤다. 카라바오컵 8강전은 연말 성탄절을 앞두고 열린다. 한편, 손흥민 없는 토트넘은 이날 킥오프 시간을 기준으로 약 48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마카비 하이파(이스라엘)를 맞아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유로파리그 본선 조별리그에 진출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코로나 이후는 ‘언택트’ 산업… 뉴 노멀 시대 생존전략 찾아야

    코로나 이후는 ‘언택트’ 산업… 뉴 노멀 시대 생존전략 찾아야

    사회적 규범 바뀌고 사업 재편 등 대전환플랫폼 영향력·서비스 혁신 경쟁은 확대소비 변화에 전통 유통기업 몰락 가속화제조·보안·물류 등 디지털 전환 촉진시켜“코로나19는 디지털 세상에 닥친 첫 번째 팬데믹입니다. 위기에도 원격 근무, 온라인 쇼핑, 배송, 홈 엔터테인먼트 등의 발전으로 경제의 여러 부문은 정상을 유지할 수 있었죠. 비상 상황이 지나면 세상은 전과 같지 않습니다. 사회적 규범은 바뀌고 기업은 사업을 처음부터 재편해야 합니다.”(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극명히 가르는 화두는 ‘언택트’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가 근무·교육 방식, 소비 패턴 등에서 비대면 활동을 순식간에 확산시키면서 전 세계 산업 지형을 급속도로 재편하고 있다.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미국 5대 ‘테크 공룡’들의 시장 지배력은 더 막대해졌다. 소비 무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옮겨 오면서 전통 유통기업의 몰락이 가속화하는 한편으로 온라인 플랫폼들의 영향력과 서비스 혁신 경쟁은 더 확대되고 있다. 전통 제조업처럼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산업과 수혜 산업 간의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위기 이후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사투도 가열되고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 선도 기업들은 인수합병(M&A) 등 합종연횡으로 신성장동력 찾기에 속도를 내며 위기 이후 지위 강화를 노리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금은 기업들이 브레이크를 밟기보다 새로운 요구에 부응해 계속해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도권을 쥐기 위한 첨단 기술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보기술(IT) 인프라가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존 빅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클라우드 사업 확장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는 언택트 시대 환경 변화에 따른 산업계의 지각 변동과 이에 직면한 기업들의 대응과 생존 전략에 관한 혜안이 공유된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 석학교수는 디지털 대전환,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 글로벌 가치사슬의 대격변 등 넥스트 노멀 시대에 기업들이 맞닥뜨릴 환경의 주요 변화들을 짚는다. 송 교수는 “중국으로 생산거점을 단일화하는 전략의 위험성을 기업들이 깨달았기 때문에 ‘차이나+1´의 형태로 오프쇼어링(제조 공장을 해외로 이전) 거점을 이원화하거나 지역별로 생산거점을 두는 다원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미래 모빌리티의 획기적 변화를 압축해 보여 준다. 고 본부장은 “하루가 달리 진화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자동차 산업이 변화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압박하고 있다. 퀄컴, 소니 등 이종산업의 새로운 플레이어까지 가세하며 미래차를 위한 생존경쟁은 더 심화될 것이라 기존 업체는 멸종을 앞둔 동물, 새로운 경쟁자들은 운석, 포유류로 비유되기도 한다”며 미래차가 모든 산업 변화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이성환 KT 5G·GIGA 사업본부장은 5세대(5G) 통신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와의 결합, 제조·보안·교통·물류·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키며 기존 산업에 가져다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조망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코로나 이후는 ‘언택트’ 산업… 뉴 노멀 시대 생존전략 찾아야

    코로나 이후는 ‘언택트’ 산업… 뉴 노멀 시대 생존전략 찾아야

    사회적 규범 바뀌고 사업 재편 등 대전환플랫폼 영향력·서비스 혁신 경쟁은 확대소비 변화에 전통 유통기업 몰락 가속화제조·보안·물류 등 디지털 전환 촉진시켜“코로나19는 디지털 세상에 닥친 첫 번째 팬데믹입니다. 위기에도 원격 근무, 온라인 쇼핑, 배송, 홈 엔터테인먼트 등의 발전으로 경제의 여러 부문은 정상을 유지할 수 있었죠. 비상 상황이 지나면 세상은 전과 같지 않습니다. 사회적 규범은 바뀌고 기업은 사업을 처음부터 재편해야 합니다.”(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극명히 가르는 화두는 ‘언택트’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가 근무·교육 방식, 소비 패턴 등에서 비대면 활동을 순식간에 확산시키면서 전 세계 산업 지형을 급속도로 재편하고 있다.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미국 5대 ‘테크 공룡’들의 시장 지배력은 더 막대해졌다. 소비 무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옮겨 오면서 전통 유통기업의 몰락이 가속화하는 한편으로 온라인 플랫폼들의 영향력과 서비스 혁신 경쟁은 더 확대되고 있다. 전통 제조업처럼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산업과 수혜 산업 간의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위기 이후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사투도 가열되고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 선도 기업들은 인수합병(M&A) 등 합종연횡으로 신성장동력 찾기에 속도를 내며 위기 이후 지위 강화를 노리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금은 기업들이 브레이크를 밟기보다 새로운 요구에 부응해 계속해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도권을 쥐기 위한 첨단 기술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보기술(IT) 인프라가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존 빅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클라우드 사업 확장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는 언택트 시대 환경 변화에 따른 산업계의 지각 변동과 이에 직면한 기업들의 대응과 생존 전략에 관한 혜안이 공유된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 석학교수는 디지털 대전환,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 글로벌 가치사슬의 대격변 등 넥스트 노멀 시대에 기업들이 맞닥뜨릴 환경의 주요 변화들을 짚는다. 송 교수는 “중국으로 생산거점을 단일화하는 전략의 위험성을 기업들이 깨달았기 때문에 ‘차이나+1´의 형태로 오프쇼어링(제조 공장을 해외로 이전) 거점을 이원화하거나 지역별로 생산거점을 두는 다원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미래 모빌리티의 획기적 변화를 압축해 보여 준다. 고 본부장은 “하루가 달리 진화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자동차 산업이 변화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압박하고 있다. 퀄컴, 소니 등 이종산업의 새로운 플레이어까지 가세하며 미래차를 위한 생존경쟁은 더 심화될 것이라 기존 업체는 멸종을 앞둔 동물, 새로운 경쟁자들은 운석, 포유류로 비유되기도 한다”며 미래차가 모든 산업 변화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이성환 KT 5G·GIGA 사업본부장은 5세대(5G) 통신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와의 결합, 제조·보안·교통·물류·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키며 기존 산업에 가져다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조망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민주당 “사필귀정… 국민의힘 사죄해야”, 野 “北 만행 틈타 발표… 檢 인사 때 예견”

    민주당 “사필귀정… 국민의힘 사죄해야”, 野 “北 만행 틈타 발표… 檢 인사 때 예견”

    검찰이 2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추 장관 가족과 보좌관에게 전원 불기소 처분을 내린 데 대해 여야는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불기소 결정은 사필귀정”이라며 “국민의힘이 지난 시간 동안 막무가내식 의혹 제기만 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로 정쟁에만 몰두하며 민생은 뒷전이었던 행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및 권력기관 개혁에 동참하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지난 1월 고발된 사건에 대해 늑장 수사로 일관할 때부터, 정권 입맛에 맞는 검사들이 줄줄이 서울동부지검으로 발령 날 때부터, 추 장관도 알고 국민도 알고 있던 결과”라며 “북한의 만행으로 시끄러운 틈을 타 추석 전 불기소 발표를 한 것 역시 검찰의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도 국민의힘은 추 장관 아들 관련 공세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8개월을 쥐고 있던 수사 결과를 추석 연휴 직전 발표했는데, 검찰이 이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특임검사부터 특검까지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다가올 국정감사에서도 의혹 제기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 일동은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추 장관 아들 의혹을 풀어 줄 핵심 증인 한 사람 없이 다음달 국감을 ‘맹탕 국감’으로 끝낸다면 특검, 국정조사는 더욱더 불가피해질 뿐”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응을 자제해 온 민주당은 ‘추미애 정국’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검찰개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검찰에서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를 두고 또다시 (야당에서) 특검을 주장하면 그야말로 ‘국민의 짐’이 될 것”이라며 “아픈 아들의 신상을 야당이 정쟁의 도구로 삼은 것은 정말로 무리한 공세였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속수무책 軍, 국민이 믿고 의지하겠나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 A씨 사건과 관련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우리 군(軍) 당국의 오불관언 같은 초기 대응이다. 국민의 생명을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지켜내야 할 군이 자체 첩보 내용대로라면 북한 군이 A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장면까지 포착하고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봤다는 것은 어떤 항변을 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A씨가 북측 등산곶 인근에서 북한군에 최초로 발견된 시점부터 사살당하기까지 6시간 동안 군은 뒷짐만 쥐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 영토나 영해가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즉시 대응하지 않았고, 북측 해역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직접적인 대응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특히나 기존의 핫라인이 모두 폐쇄돼 직접적인 대응 수단조차 없었고, 당시에는 첩보 소스의 보호를 위해 습득 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주저됐다고 한다. 시긴트(감청 등 신호정보) 첩보를 바로 활용할 경우 정보자산 노출의 부담이 크다는 점 등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다. 국민 생명보다 정보자산이 중요할 수는 없다. 대응 수단의 부재 항변도 2차적인 대응 수단, 최후의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긍하기 힘들다. 핫라인이 폐쇄됐다면 국제상선통신망을 이용하든가, 그래도 안 되면 서해상 군사분계선에서 앰프를 이용해 소리를 질러서라도 북한군에 자제 및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6시간이면 그런 수단을 강구하고도 남을 충분한 시간이다. 국민이 믿고 생명을 의탁하는 우리 군의 대응은 이랬어야 했다. 군이 서둘러 A씨를 월북 기도자로 규정한 것도 미심쩍은 대목이다. 물론 첩보 등을 바탕으로 그리 발표했겠지만 북측의 발표나 유가족의 입장 등과는 확연히 다르다. 방관 책임을 모면하려 월북 기도자라는 오명을 덧씌운 것이 아니길 바란다. 차제에 진상규명 차원에서 A씨의 월북 시도 논란 또한 명확히 규명돼야 할 것이다. 유가족은 A씨가 월북할 이유가 없다면서 “월북하겠다며 심야에 40㎞ 가까운 바다를 헤엄쳐 건너려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는가.
  • 부인 눈 감자마자 여친에게 편지 쓴 美대통령, 들킬까봐 버저 달기도

    부인 눈 감자마자 여친에게 편지 쓴 美대통령, 들킬까봐 버저 달기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재선을 노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따금 터져나오는 성추문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취임 전의 얘기이고, 백악관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샐리 헤밍스,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 등이 대통령이 아니었던 트럼프와 밀회를 즐겼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들, 현직에 있을 때도 추잡하고 난잡한 성생활을 즐긴 이들이 적지 않았다. 3대 대통령이며 독립선언서를 기초했고 공화당의 창당 주역인 토머스 제퍼슨부터 노예 소유주로서 초야권을 이용해 흑인 노예들을 겁탈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도 죽을 때 318명의 노예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2005년 ‘왕들과의 섹스(Sex With Kings)’란 책을 써 유럽 왕가의 침실 얘기를 적나라하게 펼쳐 보였던 뉴욕 타임스(NYT) 베스트셀러 작가 앨리노어 허먼이 속편 격인 ‘대통령들과의 섹스(Sex With Presidents)’를 내놔 백악관의 침실을 들여다봤다. 그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피플 인터뷰를 통해 “이 나라를 이끌게 된 대부분의 남성들은 수많은 자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들은 나르시스트”라며 “갑자기 많은 권력을 쥐게 된 남자가 에고에 가득찬 나르시스트가 되면 차츰 미쳐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몰래 즐기는 정사는 “권력을 추구하는 과정의 짜릿한 스릴과 별반 차이가 없어지며, 자신에게 열광하며 황홀해 하는 팬들의 함성과 뒤섞이게 된다. 백악관을 향해 몸을 던지는 저돌성과 압박은 여성들과 밀회를 대놓고 즐기는 무모함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책에 썼다. 가장 먼저 우드로 윌슨 28대 대통령. 첫 부인 엘렌이 1914년 희귀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금세 쓸쓸함을 느낀 대통령은 몰래 사귀는 중이었던 여자친구 매리 펙에게 “이렇게 외롭고 가슴이 허물어지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소” 어쩌구하는 편지를 썼다. 엘렌이 눈을 감은 지 몇 시간 되지 않아서였다. 일년 뒤 재혼했는데 펙이 아니라 버뮤다 여행 갔을 때 만난 젊은 이혼녀 에디스 볼링 갤트였는데 조카 헬렌 본스의 친구였다. 물론 둘은 결혼 전에 열정적인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다. 윌슨은 에디스가 “연인에게 몸을 돌려 문을 활짝 열어, 아니 아직 충분히 문을 연 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사랑이 깃든 달콤하고 신성한 곳들을 보여줬다”고 남사스럽게 썼다. 그는 그녀가 “완벽한 애인”이라며 모든 편지에 스스로 붙인 별명 “호랑이(Tiger)”라고 서명했다.윌슨 대통령의 후임이며 얼마 전에도 혼외 딸의 아들이 관 뚜껑을 열어서라도 자신이 할아버지의 손자임을 증명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해 화제가 됐던 워런 하딩 29대 대통령은 자신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을 데리고 백악관 밖으로 나가 정부와의 밀회를 즐겼다. 오하이오주의 신문사를 경영하는 잘생긴 남자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예전으로 돌아가자(return to normalcy)”며 압도적으로 당선돼 1921년 취임했다. 그의 사생활만 예전으로 돌아갔다. 두 여인과 동시에 사귀기도 했는가를 둘러싸고 오래 논쟁이 이어졌다. 오하이오주 백화점 주인의 아내 캐리 풀턴 필립스와 엘리자베스란 혼외 딸을 낳은 비서 낸 브리튼이다. 나중에 엘리자베스는 ‘대통령의 딸’이란 책을 써 자신의 어머니 얘기를 만천하에 알렸다. 금주령 속에서도 하딩 대통령은 창녀들과 놀면서 술에 취하곤 했다. 충직한(?) SS 요원들만 데리고 밤에 몰래 백악관을 빠져나갔다. 하루는 백악관 근처 K 스트리트에 있던 윤락업소에서 한 창녀가 샴페인병으로 머리를 얻어맞는 사고가 있었는데 “그녀 친구들은 살려내려 애쓰는데 하딩이 몸을 가누지도 못해 벽에 기댄 채로 있다가 SS 요원들이 그를 간신히 건물 밖으로 피신시켰다”고 허먼은 적었다. 워싱턴 DC의 부자들은 여름에 부인과 자녀들을 시원한 별장에 보내고, “여름 아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으레 있는 일이었는데 전무후무할 4선 연임 기록을 세운 프랭클린 D 루즈벨트 32대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인 앨리노어의 비서였던 루시 페이지 머서 러더퍼드란 여성과 바람을 피웠는데 부인과 자녀가 여름 별처로 떠난 1917년 함께 드라이브를 하거나 요트를 탔다. 허먼에 따르면 테디 루즈벨트의 딸인 앨리스 루즈벨트 롱워스는 둘이 마음놓고 만나라고 자신의 별장을 빌려줬다. 왜 그런냐고 묻는 식구들에게 롱워스는 “프랭클린은 좋은 시간을 보낼 자격이 있어요. 앨리노어와 결혼했으니 까요”라고 답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앨리노어는 둘의 편지들을 발견하고 “내세상의 한 부분이 바닥까지 떨어진 기분이다. 솔직히 난생 처음 스스로와 내 주변, 내 세계를 마주한 느낌”이라고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적었다. 루시와의 관계가 끝나자 새 여성이 FDR의 인생에 들어왔다. 마거리트 앨리스 “미시” 르핸드였는데 개인 비서로 들어온 아주 젊은 여성이었다. 1920년부터 사귀기 시작해 임기 내내 이어졌다. 아들 엘리엇은 1973년 펴낸 책에다 둘의 밀회를 알고 있었다고 썼다. “아버지는 미시에 대한 감정을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허먼은 미시가 대통령 무릎에 앉는 일도 여러 번 있었으며 “FD”라고 애칭을 부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부인 앨리노어 역시 여기자 로레나 힉콕과 비밀스러운 관계를 즐겼다. 둘이 주고 받은 편지에는 동성애 표현이 넘쳐났다. 1933년 힉콕에게 보낸 편지에다 “당신에게 키스할 수 없어 사진에다 잘 자라고, 좋은 아침이라며 키스를 한답니다. 당신이 몹시 그립고 많이 사랑해요”라고 적었다. 36대 대통령 린든 존슨은 영부인 버드 몰래 여인들을 오벌 오피스에 숨겨들게 했다. 심지어 어느날 은 비서 중 한 명과 관계를 갖는데 버드 여사가 오벌 오피스로 접근하자 SS 요원들이 버저를 눌러 알리게 했다. 그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난봉꾼이었다. 흉악한 속마음으로 여인들을 고용한 뒤 즐기다 싫증나면 해고하는 식이었다고 허먼은 적었다. 라이프 잡지 기자 할 윙고는 존슨 대통령이 “당신은 내가 백악관에 있는 동안 몇몇 여성의 침실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기억해라. 그건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했다. 왜 대선을 눈앞에 두고 이런 책을 내느냐, 이런 시선이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투표하기 전 후보의 성적 경력을 확인하고 지지할지 결정해야 하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허먼은 그렇지는 않고 다만 재미있게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후보들의 정책, 일자리나 세금, 누가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냐는 등 정책을 갖고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심판할 자격이 있느냐? 대부분의 미국인이 그렇고, 하지 말아야 할 불륜을 저지르곤 한다. 어쨌든 그건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했다고 피플은 전했다. 역시 독자가 다르니, 책을 쓴 저자도 이런 말을 서슴치 않고 내뱉고 잡지도 스스럼 없이 전하는 것 같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CNN “트럼프 새 대법관에 배럿 판사 지명할 듯” 일곱 자녀의 엄마

    CNN “트럼프 새 대법관에 배럿 판사 지명할 듯” 일곱 자녀의 엄마

    예상했던 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26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에이미 코니 배럿(48)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 방송이 전날 보도했다. CNN은 백악관이 의회의 공화당 일부 고위 인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판사를 지명할 의향을 드러냈다고 복수의 공화당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발표하는 마지막 순간에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여전히 있지만 배럿이 선택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그동안 5명의 여성 후보를 압축했다고 밝힌 가운데 배럿 판사와 함께 바버라 라고아 제11연방고법 판사, 앨리슨 존스 러싱 제4연방고법 판사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배럿 판사는 그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면담한 유일한 후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2년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난 배럿 판사는 2016년 세상을 떠난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서기 출신이다. 모교인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에서 15년 동안 교수를 역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 판사는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 “인생은 잉태에서 시작한다”는 지금도 입에 오르내린다. 남편 역시 인디애나주 연방 검사 출신이며 일곱 자녀를 두고 있는데 둘은 아이티에서 입양했다. 막내 친아들이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 때도 후임 지명을 고민했고, 이듬해 브랫 캐버노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때에도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배럿 판사를 긴즈버그 후임 자리를 위해 아껴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지난해 3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펼쳐온 이민 반대 정책, 총기 옹호 등에 대해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2017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 제7 순회항소법원에 추천했을 때 상원 인준을 55-43으로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 절차를 마치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현직 대통령이 지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의 반란표를 모으는 데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의 상원 인준은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공화당이 53, 민주(민주 성향 무소속 포함) 47이다. 찬반이 같으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기 때문에 부결을 위해서는 공화당의 이탈표 네 장이 필요하다. 대선 전 표결 반대 의사를 공식화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리사 머코스키, 수전 콜린스 등 둘 뿐이다. 밋 롬니 의원은 얼마 전에 대선 전 지명에 동의한다면서도 지명된 이를 무조건 찬성할지는 면면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혀다. 웨스트버지니아의 셸리 무어 캐피토 상원의원도 대선 전 인준 표결에 찬성한다고 밝혀 사실상 공화당이 반란을 일으킬 여지는 없어졌다. 여론 악화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밀어붙이는 상황이어서 민주당도 달리 손 쓸 방도가 없어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10월 중에는 표결에 부친다는 방침을 사실상 정했다. 상원 법사위원장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다음달 사흘 간 대법관 청문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다만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정확한 청문회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용감한 동물 금상 “캄보디아 지뢰 찾아내 많은 목숨 구해”

    용감한 동물 금상 “캄보디아 지뢰 찾아내 많은 목숨 구해”

    안녕하세요. 전 일곱 살 된 마가와라고 해요. 아프리카 도깨비쥐(pouched rat) 중에도 제 몸집은 큰 편이랍니다. 저 상 받았어요. 영국 수의사들의 자선재단 PDSA(People‘s Dispensary for Sick Animal)가 시상하는 용감한 동물상 금상을 받았답니다. 제 업적은 캄보디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지뢰가 매설된 39곳과 28곳의 불발탄이 묻혀 있는 장소를 감지해낸 것입니다. 금메달 표면에는 “용감하고 헌신적으로 의무를 수행한 동물”이라고 새겨져 있어요. 재단은 금상 선정 이유로 “캄보디아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지뢰 위치를 감지해 제거하는 일을 도와 많은 목숨을 살린 헌신”이라고 설명했어요. 동남아 곳곳에 매설된 지뢰는 대략 600만개 정도로 알려져 있어요. 서른 마리의 수상 동물 가운데 물론 전 설치류 중에서 일등이고요. 제가 훈련받은 곳은 벨기에에 등록된 자선재단 아포포(Apopo)가 1990년대 이후 탄자니아에 세운 훈련기관 히어로랫츠(HeroRATs)였어요. 지뢰와 진동 탐지 기술을 익혔어요. 지뢰의 화학 성분을 감지해내고 금속 성분은 무시하도록 훈련을 받아 지뢰의 윗부분을 긁어주면 사람들이 제거하게 됩니다. 일년 정도 교육을 받으면 자격증을 준답니다. 전 테니스 코트만한 면적을 20분 안에 샅샅이 뒤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한 사람이 금속탐지기를 갖고 작업하면 하루에서 나흘까지 걸리는 일을 아주 빨리 해내는 편이지요. 탄자니아에서 태어나 자란 제 몸무게는 1.2㎏에 키는 70㎝이니 세상의 여느 설치류, 한국 쥐님들보다 무척 큰 편이지요. 하지만 조그만 틈이라도 비집고 들락거릴 만큼 작고 가볍답니다. 크리스토프 콕스 아포포 사무총장님이 절 대신해 영국 PA 통신 인터뷰를 하셨어요. 그는 “이 메달을 받은 것은 우리에게 진짜 영광”이라며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도 큰 영예다. 아울러 지뢰 때문에 고통을 겪는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하셨답니다. 이제 저도 은퇴할 나이가 가까워져 아침에 30분 정도만 일하고 쉬어야 합니다. 잰 맥러플린 PDSA 사무총장님은 저에 대해 “정말로 독보적이며 빼어나다”고 칭찬해주셨어요. 제가 지뢰에 영향을 받는 수많은 남녀, 어린이들의 목숨을 구하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게 만들며 지뢰를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그만큼 지역 주민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을 줄여준다고 하셨어요.지뢰를 제거하는 일을 하는 비정부기구(NGO) 할로(HALO) 트러스트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는 1970~80년대 크메르 루주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 때 매설된 지뢰 때문에 1979년 이후 6만 4000명 이상이 희생되고 2만 5000명 정도가 불구가 됐어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이 지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조치를 지난 1월 철회했어요. 미군이 지뢰를 묻어도 되게 만든 것이지요. 제가 은퇴하더라도 히어로랫츠에서 훈련 받은 저희 동료들이 더욱 바빠지겠네요. PDSA는 25일 홈페이지에 제가 메달을 거는 시상 장면을 중계할 예정이랍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지켜보고 손뼉을 마주쳐 주세요. 이상 영국 BBC를 통해 말씀드렸어요. 감사합니다. 안녕!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와우! 과학] 거미 타란툴라 독에서 대장 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찾았다

    [와우! 과학] 거미 타란툴라 독에서 대장 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찾았다

    거미류 가운데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타란툴라는 독거미다. 하지만 일반적인 선입견과는 달리 강한 독을 지닌 종은 일부에 불과하다. 애완용으로 키우는 타란툴라는 대부분 말벌보다 약한 독을 지니고 있다. 거대한 몸과 이빨로 먹이를 제압하는 만큼 반드시 독이 강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사람과 자주 접촉하지도 않고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 역시 드물어 타란툴라의 독은 인간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이 거미 독 속에 신약 후보 물질이 숨어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 과학자들은 거미 독에 포함된 신경독을 이용해 내장 통증(visceral pain)을 조절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내장 통증은 피부나 근육에 있는 통증 신경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진통제로 잘 조절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주기적인 복부 불편감과 복통을 일으키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IBS)의 경우 진통제를 포함한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거미 독에서 내장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찾기로 하고 28종의 거미 독에서 후보를 물색했다. 일차 목표는 내장 통증 신경 세포에 있는 소듐 이온 채널(sodium ion channels)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물질을 찾는 것이다. 신경독은 기본적으로 신경을 마비시키는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통증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의 수용체를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 결과 28종의 거미 독에서 가장 효과가 큰 물질은 핑크풋 골리앗 타란툴라(Pinkfoot Goliath tarantula)의 독에서 나왔다. 이 거미는 다리 폭이 최대 30㎝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거미 주 하나로 독 자체는 강하지 않으나 이전 연구에서 여러 가지 유용한 생물학적 물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거미다. 연구팀은 핑크풋 골리앗 타란툴라의 독에서 추출한 Tap1a와 Tap2a라는 두 개의 펩타이드가 쥐를 이용한 과민성 대장 증후군 동물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신경을 차단하고 통증을 줄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저널 '통증' (Pain)에 발표됐다. 물론 신물질을 발견했다고 해서 바로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부작용은 없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약 후보가 늘어날수록 실제 개발 가능성도 커지는 만큼 이런 기초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거미는 지금까지 보고된 종만 4만8200종에 이르고 이들 중 상당수가 독을 지니고 있어 생물 자원으로써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거미 독에서 유용한 물질을 찾으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서울광장] 문 대통령의 ‘위인전을 쓰는 나라’/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문 대통령의 ‘위인전을 쓰는 나라’/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은 2016년 11월 입대했다.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때다. 한겨울 광화문광장에는 갓 입대한 내 아들도 있었다. 풋내기 의경 아들은 새벽까지 경찰차벽 뒤에서 식은밥을 먹었고, 공권력에 화풀이하는 시민들의 욕설과 가래침 세례를 받았다. 그래도 촛불 시민에게 화내는 의경은 없다던 아들 말이 생각난다. 휴가에서 귀대하던 날 사고가 난 도로에서 새파랗게 질렸던 아들 얼굴도 생각난다. 늦으면 영창 갈까봐 얼치기 엄마도 새파랗게 질렸더랬다. 귀대 시간에 1분 늦었는데 거수경례로 출입문을 열어 주던 위병이 어찌나 고맙던지. 나는 큰절을 할 뻔했다. 아, ‘카톡 휴가 연장’이 되는 줄 그때 알았더라면! 추 장관은 아들의 특혜 의혹에 “엄마가 당 대표여서 미안하다”고 했다. 대국민 ‘아들에게 사과’하는 ‘장관 엄마’를 보면서 ‘그냥 엄마’들은 본전 생각이 난다. 누구 주자고 추운 광장에서 그 뜨거운 밥상을 차렸었나.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의날 기념사에서 “공정은 촛불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라고 했다. ‘공정’을 37번 말했다. 장관 아들의 전화 휴가는 불법 여부를 떠나 변명 자체가 부끄러운 불공정 반칙이다. 공정을 37번이나 언급한 이틀 뒤 대통령은 웃고 있는 추 장관을 보란 듯 대동하고 권력기관 개혁을 주문했다. 상식의 눈높이로 지켜보던 국민은 어리둥절했다. 상식 전복의 메시지가 권력 주변부로 또 발신됐다. 조국 사태 때의 유시민 이후 탈상식의 궤변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고 세 번은 더 쉽다. ‘원팀’의 집단최면이 걸린 조직이라면 내부 학습효과는 더 세다. 시민들은 ‘설마’라는 물음표를 연발한다. 아무리 그래도 진보 정부 사람들이, 그래도 그렇지 입헌 민주국에서, 설마? 내 상식이 틀린 거였냐고 서로 묻고 확인할 정도다. “정치 혼란은 언어의 부패와 관계 있다”던 조지 오웰의 말은 우리 현실을 미리 본 듯하다. 명저 ‘미국의 반지성주의’에서 “정치의 타락은 지성이 타락한 결과”라던 역사학자 리처드 호프스태터의 일갈도 정확히 우리 모습을 지적한다. 궤변들을 감당하느라 국민 에너지가 거덜나기 직전이다. 독재자들의 전술 교과서가 된 ‘나의 투쟁’에서 히틀러는 프로파간다의 요령을 갈파한다. 상대를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대중 본능을 자극할 문구를 동원하고, 사태가 불리해지면 지성이 아닌 감정에 호소할 것. 장관 아들 한 사람을 위해 이런 매뉴얼이 일사불란하게 전개된 모양새다. 청년 공익제보자의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공개하고, 쿠데타 세력의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아픈데도 군대 갔다고 호소했다. 레닌은 자신의 선동적인 언어는 증오와 혐오, 경멸을 불러일으키려고 의도했던 거라고 고백한 적 있다. 조지프 매카시가 국무부에 침투한 공산주의자 250명의 명단을 갖고 있다며 구체적인 ‘뻥’을 치고, 정적을 향한 거침없는 인신공격을 특화하지 않았더라면. 아무도 몰라 주는 변두리 상원의원으로 끝났을 것이다. 대중의 주목만이 프로파간다의 목표였던 70년 전 매카시 방식이 지금 우리 곁에서 재현되고 있다. “장관 아들의 휴가 연장 전화는 외압이 아니라 민원”이라거나, 공익제보자의 실명을 밝히고도 “국회의원이 그 정도 얘기도 못 하느냐”고 역공한다. 이게 궤변인 줄 이들이 모를 리 없다. 자신을 속여서라도 콘크리트 지지층의 환심을 사겠다고 계산을 끝낸 결과다. 집값이 더 오를 수 없이 올라 거래 실종됐을 뿐인데, 국토부 장관은 “집값이 안정됐다”고 되풀이한다. 진실 아닌 말을 반복하는 프로파간다의 효과는 분명히 있다. 거짓말에 냉소하다 지친 대중은 진실에 무감각해지고 어느 순간 거짓에도 무기력해진다. 보통 엄마들은 추 장관을 이해하기 어렵다. 안 그래도 ‘서 일병’ 꼬리표를 달게 된 아들에게 왜 안중근이라는 조롱까지 덧씌울까. 아들이 안중근에 비유된 다음날 그는 “안중근 위국헌신 군인 본분 따라 충실하게 군복무했다”며 스스로 아들을 또 안중근으로 만들었다. 선전 정치의 정점에 위인을 불러오는 방식은 물리치기 어려운 유혹인 모양이다. 문 대통령은 태종, 조국은 조광조와 이순신에 비유됐다. 그러니 시중에서는 윤미향이 유관순이다. 상식이 궤도이탈한 이 반지성의 폐허를 벗어날 수 있을까. 추미애 사태를 견디고 나면 상식은 조금이라도 복원될까. 대통령이 되고 싶은 집권당 대표가 상식 사회를 쥐었다 폈다 하는 강성 ‘문파’를 “상식적인 분들이며, 당의 에너지”라며 공개 구애를 했다. 앞이 캄캄해진다. sjh@seoul.co.kr
  • 소병철 국회의원, 의회 앞세운 민원 해결 요구 ‘논란’

    소병철 국회의원, 의회 앞세운 민원 해결 요구 ‘논란’

    소병철(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자신의 민원 사항을 순천시의회에 공문으로 보내 독려를 지시하는 등 지방의회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순천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푸드트럭 야시장’을 현 시장 임기에 하지 말고, 다음 시장 임기에 진행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지나친 행정 간섭이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순천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이 있는 자리에 갑작스레 순천시장에게 호출을 하는 등 ‘갑질’ 행위를 한 사실도 알려져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구인 소 의원은 지난 14일 순천시의회 의장에게 ‘순천 민생 현안 관련 건의사항’을 공문으로 발송하면서 시와 시의회의 지원이 이뤄질수 있도록 모색해달라고 요구했다. 소 의원이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택시업계 관련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의 민원 사안 34가지를 정리한 문서다. 구도심 공실 증가 문제 전문가에게 위탁·시장 내 노후 셔터문 교체·택시 운전자 공적 마스크 정기적으로 무상 지원 등이 담겨있다. 소 의원이 비록 지역 민원 사안에 대해 협조식의 문서를 보냈지만 이같은 처사는 지역 시의원들의 자질을 무시하는게 아닌가라는 따가운 시선도 받고 있다. 민원 사항이 있을 경우 일반적으로 집행부에 협조식으로 내용을 전달하는데도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이 무언의 압력으로 시의회를 통해 추진하는 경우는 거의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의원들조차 “지방의회가 해결할 일을 국회의원이 시시콜콜하게 간섭하고 있어 기초의회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며 “당정 정책 간담회를 통해 공개적으로 건의해도 되는데도 공문을 보낸 일은 부적절했다”고 꼬집었다. 공무원 A씨는 “순천 시의원은 24명인데 소 의원까지 25명이다는 비아냥 소리도 들린다”고 했다. 소 의원은 또 국책사업을 시의회에서 하도록 요구해 ‘황당’하다는 기사를 쓴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한다고 통보하면서 이런 내용을 지역 모든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본인은 명예를 중시하면서 정작 기자의 실명과 언론사 매체명까지 구체적으로 거론, 명예훼손성 행태를 하는 등 언론 재갈 물리기를 한다는 우려도 받고 있다. 이모(59·연향동)씨는 “검사장 출신의 소 의원이 시의회와 시 집행부를 검찰 하부조직 대하듯 한다는 말들이 퍼지고 있다”며 “전략 공천 특혜를 받은 소 의원이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의정활동을 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소 의원은 “시의회가 협조 공문을 시에 보낼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시장을 의회에서 만나자고 한 것은 호출이 아니라 회의 장소가 협소해서 오간 얘기로 결코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 의원은 “고향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한다는 각오로 일 하고 있다”며 “시의회에 군림하는 행동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빚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는지” ‘2000만원 대출’ 첫날, 예상 밖 썰렁

    “빚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는지” ‘2000만원 대출’ 첫날, 예상 밖 썰렁

    몰라서, 금리 부담에 1차 때 20% 수준“추석 대목도 빈손… 한도 더 늘려줘야” “올 초에 소상공인 대출을 받았는데 이미 다 썼어요. 한 2000만원이라도 더 받아야 버틸 것 같아 왔어요.” 한도가 늘어난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 신청 첫날인 23일 서울 KB국민은행 청계지점에서 만난 전통시장 상인 우모(67)씨는 “너무 힘들어 나왔다”고 말했다. 건어물과 인삼, 김, 제사용 그릇 등을 파는 그는 “1년 중 추석이 대목이라 하루 매출 500만원은 찍어야 하는데 올해는 10만원쯤 파는 게 전부”라면서 “코로나19 탓에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것도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2차 지원 대출의 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지난 2월 진행한 1차 프로그램 수혜자도 추가로 빌릴 수 있게 제한을 풀었다. 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 등 12개 은행의 전국 영업점에서 금리 2~4%대에 5년 만기로 대출받을 수 있다. 이날 서울의 주요 은행 영업점들은 예상보다 한가했다. 이춘명 KB국민은행 청계지점 부지점장은 “점심 때까지 3~4명 찾아와서 대출 조건 등을 물어보고 갔다. 전화 문의도 2~3건 정도뿐”이라면서 “1차 소상공인 대출 때와 비교하면 신청자가 5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탓에 대면 접촉을 피하는 분위기인 데다 2차 대출금이 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상공인들도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은행 지점에서 만난 김모(51·박스 제조업)씨도 “대출액이 늘었다는 것도 몰랐고 돈이 급해 은행에 왔다가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급한 마음에 대출을 알아보러는 왔지만 1차 때보다 높은 금리 탓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도 많았다. 우씨는 “1차 때는 1.5% 금리로 받았는데 2차는 3%대라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가게 임대료 등을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시중은행 영업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한도를 2000만원으로 높였지만, 여전히 적다고 하는 소상공인들이 많다”고 했다. 또 실물경기가 언제쯤 나아질지 알 수 없는데 무작정 대출을 받아 버티는 게 옳은 것인지 고민하는 소상공인들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비율이 100%였던 1차 대출 때와 달리 2차 때는 95%만 보증해 줘 은행들이 손실을 피하려고 지나치게 깐깐한 심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조건이 되면 다 대출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침수 피해 구례 주민들 “추석이 코앞인데, 집에 갈 엄두도 못내요”

    침수 피해 구례 주민들 “추석이 코앞인데, 집에 갈 엄두도 못내요”

    “추석이 일주일 밖에 안남았는데 이번 명절에는 집에서 차례 상을 올릴 사람이 몇명이나 될런지 한숨만 나오네요.” 전용주(56) 구례 양정마을 이장은 “소 14마리가 죽고, 집과 공장이 침수돼 1억 5000만원 정도 피해를 입었지만 1550만원만 책정돼 있다”며 “3년전에 지은 집에 1미터 20㎝ 이상 물이 들어와 가전제품을 바꾸고 집을 다시 꾸미는데만 4000만원이 들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 씨는 “서둘러 돌아오기 위해 도배를 새로 했는데 비가 계속 와 습기가 차 다시 벽지를 뜯어냈다”면서 “다시 버티고 힘을 내자고 마음을 먹어도 쉽지가 않다”고 했다. 지난달 7일부터 9일 사이 541㎜ 폭우가 쏟아지면서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 제방이 무너져 1800억원대의 홍수피해를 입은 구례군은 50여일 지났는데도 수해 피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23일 오후 2시 구례군청 앞 4차선 도로에는 ‘정부는 섬진강 수해 참사 책임자를 처벌하라’,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구례를 살려내라’ 등의 현수막 20여장이 주민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전체 1만 3000가구 중 10%에 달하는 1188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던 구례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로 바뀌었지만 아픈 상처는 여전히 진행형이었다. 88가구와 농작물 70㏊가 침수되고 한우 540여두가 폐사 되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양정마을은 가을 햇볕이 내리쬐는 따스함과는 달리 주민들의 한숨 소리만 깊이 박혀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우가 정상 등급을 받으면 800~1000만원이지만 등외 등급이 되면서 200만원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소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201두를 긴급도축 하고 마리당 겨우 50만원에서 150만원을 손에 쥐었다. 정부의 지원책은 터무니 없이 낮아 쓴웃음만 나온다고 했다. 하우스 100만원, 침수 가구는 200만원, 반파 800만원, 완전히 파손될 경우 1600만원은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는 불만이다. 송아지 72만원, 육성우 78만원 지급도 10분의 1 수준이다. 농기계와 축산 장비는 아무런 보상도 없다. 축사 농가들은 가축 보험이 1년 소멸성이고, 비싸서 가입도 못했다. 집을 수리할 엄두를 못낸 이재민 130여명은 아직도 농협연수원과 지리산 생태탐방원, 지리산 호텔 등 임시 주거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농협연수원에서 머물고 있는 김일순(54) 씨는 “집이 없어져 그동안 체육관과 텐트, 친척집 등지를 돌아다녔다”며 “연수원에 있는 77명이 25일부터는 다른 장소로 또 옮겨야 되는데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40여일간 대피소 생활을 했던 김중호(57) 씨는 “손주, 손녀 등이 있어 빨리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밤에도 계속 집 수리를 했다”며 “모두들 금전 문제에 부딪쳐 복구가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4620㎡ 비닐하우스에서 오이 농사를 하는 강화영(64·구례읍) 씨는 “4년전에 8000만원을 투자한 하우스가 몽땅 물에 잠겨 억울해 죽을 지경이다”며 “한사람당 하루 인건비만 20만원이 들어가 통장에 있는 2000만원이 이미 다 빠져나갔는데도 철골 펜스 작업 등 할 일이 산더미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21일 부터 ‘섬진강 수해 참사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촉구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주민들은 “수자원공사에 소송을 제기해 배상금을 받는 한가닥 희망으로 버티고 있다”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군은 주택이 파손된 이재민들이 기거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임시주거용 조립주택(24㎡) 50동을 오는 28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구례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태어났을 뿐인데 부자 돼…신생아 증여액, 평균 1.6억원

    태어났을 뿐인데 부자 돼…신생아 증여액, 평균 1.6억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증여 재산이 4년 만에 배로 늘어나 한 해 1조 3000억원에 이르렀다. 23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향자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미성년자 증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9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는 9708건, 증여 재산액은 1조 2577억원이다. 2019년은 통계가 산출되지 않았다. 2014년 집계된 미성년자 대상 증여 5051건, 증여 재산액 5884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건수로 92%, 재산액으로는 113% 늘어났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이뤄진 미성년자 대상 증여는 총 3만 3731건, 증여액은 총 4조 1135억원에 달했다. 5년 동안 증여된 재산 형태는 금융자산 1조 3907억원, 토지·건물 1조 3738억원, 유가증권 1조632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건물 증여액은 이 기간 636억원에서 1921억원으로 202% 급증해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는 추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5년간 연령대별 증여액은 만 0∼6세 9838억원, 만 7∼12세 1조 3288억원, 만 13∼18세 1조 8010억원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미취학 아동 연령대인 0∼6세 대상 증여가 2014년 1144억원에서 2018년 3059억원으로 무려 167%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만 7∼12세와 만 13∼18세 대상 증여액은 각각 150%와 74% 증가했는데 미성년자 중에도 미취학 아동 시기 증여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태어나기만 해도 이른바 ‘금수저’를 손에 쥐어주는 부모도 많아졌다. 출생 직후 증여가 이뤄진 만 0세 증여는 2014년 23건에서 2018년 207건으로 늘었으며 건당 평균 증여액도 5700만원에서 1억 5900만원으로 증가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개천절 차량 집회는 권리’ 주호영에 민주 “전광훈식 집단광기”(종합)

    ‘개천절 차량 집회는 권리’ 주호영에 민주 “전광훈식 집단광기”(종합)

    文 “불법집회 어떤 관용도 기대할 수 없다”노웅래 “광화문사거리 막는데 방해 안 돼?”김진태·민경욱 전 국민의힘 의원이 개천절인 10월 3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차를 가지고 참여하는 ‘드라이브 스루’ 집회로 치르자고 주장한 데 대해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느냐”며 옹호했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전광훈식 집단광기”라고 맹비난했다. 대규모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난 지난달 광복절 집회의 참석을 주도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야외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며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연설을 했다. 전 목사는 결국 확진된 이후에도 방역당국이 교회에다 병균을 뿌렸다며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함께 병원으로 이송 중에도 턱에 마스크를 건 채 방역 수칙을 위반하는 행위를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원욱 “드라이브 스루? 그냥 차량 시위”“국민 안전 위협 예측되면 금지가 당연”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집회를) 부추기더니 이번에는 주 원내대표”라면서 “이러니 ‘전광훈식 집단광기’가 여전히 유령처럼 광화문을 떠돌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드라이브 스루라는 이름으로, 시위의 목적과 그 안에 광기를 숨기지 말라”면서 “사실상 그 시위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아닌 그냥 차량 시위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량 시위 역시 폭력이 예상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게 예측된다면 금지가 당연하다”고 했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국민이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받는데, 개천절 집회 강행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역시나 김진태 또 민경욱”이라며 “극우바이러스를 자임하더니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전파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 최고위원은 “주 원내대표까지 가세했다”면서 “상식적으로 광화문네거리를 막고 집회를 하는데 어떻게 교통과 방역에 방해가 안 된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우원식 “혈세로 찬 추경, 국민에 미안하지도 않나”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천절 집회가 권리? 국민의힘은 정녕 공공의 적이 되려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주 원내대표를 규탄했다. 우 의원은 “8·15 집회를 독려하고 참석한 자당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커녕, 전 국민이 이를 갈고 있는 이번 극우 집회도 사실상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로써 국민의힘은 더는 극우세력과 결별할 마음이 없음이 확실해졌다”고 비난했다. 우 의원은 이어 “지난번에도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8·15 집회 참여는 자유’라더니, 이번에는 극우세력의 집회할 권리를 운운한다”면서 “정말 개탄스럽다. 국민에게 미안하지도 않는가”라고 질타했다. 다만 이후 김 비대위원장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천절 집회 참석을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었다. 우 의원은 “전액 나랏빚을 내서 만든 이 추가경정예산, 도대체 누구 때문에 짰는가”라면서 “이토록 국민의 눈물과 혈세를 쥐어 짜놓고 극우세력의 집회할 권리? 도대체 정치하는 사람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는 지난달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집회에 참석한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수백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시민들의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는 사태가 벌어진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주호영 “차 타고 광화문 집회? 교통·방역 방해 않으면 그 사람들 권리” 전날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비대면 화상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 보수단체가 주도하는 개천절 광화문 집회를 ‘드라이브 스루’로 하자는 두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법이 허용하고 방역에 방해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교통에 방해되지 않고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모두 차 갖고 집회 오면 어떤가”민경욱 “주차장도 9대 이상 금지하던가”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10월 3일 광화문 집회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좋겠다”면서 “정권이 방역 실패의 책임을 광화문 애국세력에게 뒤집어씌우는 마당에 종전 방식을 고집하며 먹잇감이 될 필요는 없다”고 했다.김 전 의원은 “그날은 모두 차를 가지고 나오는 게 어떻겠는가. 만약 이것도 금지한다면 코미디”라면서 “내 차 안에 나 혼자 있는데 코로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 전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찰이 차량 시위에 대해 ‘10대 이상’ 모이지 않도록 한 데 대해 “전 세계적으로 드라이브 스루를 막는 독재국가는 없다”면서 “아예 주차장도 9대 이상 주차를 금지하지 그러는가”라고 조소했다. 두 전 의원은 경찰이 집회 금지를 통보하고, 여권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방역 우려를 들어 집회 자제를 촉구하자 ‘대안’으로 들고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과 민 전 의원은 지난달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文 “불법 집회, 어떤 관용도 기대 말라” 이날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재확산의 기폭제가 됐던 서울 광화문 광복절 집회에 이어 10월 3일 개천절에도 1000명 이상이 모이는 서울 도심 집회를 광화문 광장에서 하겠다고 밝힌 ‘8·15 집회 참가자 국민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겨냥해 “우리 사회를 또다시 위험에 빠트린다면 어떤 관용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위기를 초래한 불법 집회가 또다시 계획되고 있고, 방역을 저해하는 가짜뉴스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방역에 힘을 모으고 있는 국민의 수고를 한순간에 허사로 돌리는 일체의 방역 방해 행위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공동체의 안녕을 위태롭게 하고 이웃의 삶을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를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옹호해서는 안 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8·15비대위 “집회금지 통고?헌법 배치, 위법 부당 수용 안 해” 8·15비대위는 지난 18일 방역 당국·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 대해 헌법과 배치된 위법 부당한 행위라며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문재인 정권의 방역은 정치방역”이라며 “10월 3일 집회 금지 통고는 헌법 위반이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집회 참가는 시민적 상식과 양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가 방역수칙을 지키며 진행될 수 있도록 공권력이 지원해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헌법에 보장된 모든 수단으로 문재인 정권의 코로나 독재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비대위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 앞 인도와 3개 차로에서 1000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지난 16일 신고했다. 경찰은 이튿날 금지 통고 공문을 비대위에 전달했다.경찰청장 “불법 집회 강행시 즉시 해산”정총리 “코로나 재확산되면 구상권 청구” 이에 대해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지 통고한 집회를 강행한다면 경찰을 사전에 배치하고 철제 펜스를 설치해 집결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제지할 계획”이라면서 “집회 금지 장소 이외에서 미신고 불법 집회를 강행하면 즉시 해산 절차를 진행하고, 불응하면 현장에서 체포하겠다. 체포가 어려우면 채증 등을 통해 반드시 엄중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개천절 집회 강행 움직임과 관련해 “방역을 방해하거나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결과를 초래하면 책임을 묻고 경우에 따라 구상권도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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