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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조국 부인 “딸 생일에 아들 소환…피눈물 난다”

    [속보] 조국 부인 “딸 생일에 아들 소환…피눈물 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두 자녀가 입시 관련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데 대해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25일 “어제(24일)가 딸아이 생일이었는데 소환됐다”면서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정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전날 소환 조사를 받은 아들(23)이 “오늘 처음 느낀 게 제가 참 ‘나쁜’ 놈으로 살았다는 거예요. 조서를 읽어 보면 저는 그런 놈이 되어 있네요”라고 했다면서 “아이의 자존감이 여지없이 무너졌나보다.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적었다. 두 차례 검찰에 소환된 딸(28)에 대해서도 “어제가 딸아이의 생일이었는데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전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끼를 못 먹었다”면서 “조사받으며 부산대 성적, 유급 운운하는 부분에서 모욕감과 서글픔에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매일 카메라의 눈에, 기자의 눈에 둘러싸여 살게 된 지 50일이 되어간다. 내 사진은 특종 중의 특종이라고 한다”면서 “8월말 학교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나는 덫에 걸린 쥐새끼 같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의 추한 면모...특검 회유, 측근 압박 드러나

    트럼프의 추한 면모...특검 회유, 측근 압박 드러나

    미국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한 22개월간의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 수사결과 보고서를 1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핵심 의혹인 사법방해 및 러시아 공모와 관련, 사법방해 시도가 있었지만 형사적으로 처벌할 만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저지를 위해 특검 해임을 추진하고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갈아치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함과 추한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특검은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의도에 대해 우리가 확보한 증거는 아무런 범죄 행위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결론 내리지 못하게 하는 어려운 이슈”라면서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리지도 않지만, 또한 그를 무죄로 하는(exonerate)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러시아와의 공모 및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해 법정에 세울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 편집본에 들어있지 않았으나 448쪽 분량의 보고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수사방해 시도가 대거 포함된 셈이라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사법방해죄 결론 못냈다면서도 10개 사례 검토내역 보고서에 대거 포함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이날 의회에 제출한 특검보고서 편집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해 특검이 검토한 10개 사례가 나열됐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대표적 사례는 자신에게 칼끝을 겨눈 뮬러 특검의 해임을 추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5월 17일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뮬러가 특검으로 임명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뒤 “오마이갓, 끔찍하다. 이걸로 내 대통령직도 끝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X 됐다”, “망했다”는 뜻을 지난 비속어(f****d)도 내뱉었다. 관련 내용은 세션스 전 장관의 비서실장인 조디 헌트의 증언을 토대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세션스 전 장관에게 “모든 사람이 내게 ‘독립적 특검이 생기면 당신의 대통령직을 망칠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이는 내게 일어났던 일 중 역대 최악”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14일 자신의 사법방해 의혹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사흘 뒤 집에 있는 도널드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맥갠 고문에게 ‘법무장관 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뮬러 특검이 이해 충돌을 이유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히게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맥갠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대신 사임을 택했다. 1973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수사를 맡은 특검을 해임했다가 결국 하야하게 된 사례를 참조했기 때문이다. 몇달이 지나 2018년 1월 뉴욕타임스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뮬러 특검 해임 지시 의혹을 보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맥갠 고문에게 ‘허위 보도’라고 반박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맥갠 고문은 끝내 거부했고 백악관이 나서 ‘가짜뉴스’라고 수습했다. ●트럼프, 코미 FBI국장 해임 통해 수사 막아보려고 끈질기게 노력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의 전격 해임을 통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막아보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끈질긴 노력도 이날 편집본에 상세하게 담겼다. 2017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인 마이클 플린이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고도 허위보고한 사실이 드러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당시 FBI 국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충성맹세’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을 경질한 뒤 코미를 또다시 집무실로 불러 ‘플린을 잘랐으니 이제 좀 놔두라’는 식으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코미에게 계속 직접 연락해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싸고 있는 구름을 걷어내라’는 식으로 자신의 무혐의를 공표하라고 압박했으나 2017년 5월 코미가 의회 청문회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냐’라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자 해임하기로 결심했다. 백악관 참모진은 코미의 해임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아니라 법무부의 독립적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의 의견서를 받기도 전에 ‘전격 해임’을 결정했다. ●세션스 前법무장관 사임 요구 등 상세히 담겨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을 압박해 수사를 막으려던 정황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세션스 전 장관이 2017년 2월 트럼프 대선캠프에 몸담았던 점을 들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 기피를 고민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맥갠 고문에게 세션스를 저지하라고 지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션스 장관이 ‘셀프 제척’을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했다. 같은 해 5월 뮬러 특검이 임명되자 세션스는 사임서를 제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받아주지 않았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세션스에게 제척 철회와 2016년 대선 당시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세션스 장관은 끝내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가 끝나자 세션스를 내치고 충성파인 윌리엄 바를 법무장관에 기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를 받게 된 측근들을 집요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그의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루를 최소화한다는 내부적 기본방침이 있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그는 이에 따라 2015년 9월부터 2016년 6월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차례 모스크바 트럼프 타워 건설 추진 상황을 보고했으나 의회에서는 세 차례만 보고했다고 허위 증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이 압수수색을 당하자 ‘힘을 내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간접적으로 압박했고 코언이 결국 등을 돌리자 ‘쥐새끼’라고 비난했다.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쪽에는 자신의 연루 의혹 관련 정보를 알고 있다면 언질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2016년 대선 과정에서 위키리크스가 러시아측 해킹으로 확보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측 이메일을 대거 공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해킹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으나 위키리크스 쪽에 추가 공개 계획이 있는지 알아봤다는 내용도 편집본에 담겼다. 2016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그 해 6월까지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건설이 추진됐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부인해왔다는 내용 역시 포함됐다. 2016년 6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국적 변호사 등이 참석한 회의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이메일을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결국 이메일이 공개된 이후 아들 명의로 내는 해명 성명을 직접 수정하기도 했다. ●美민주당 트럼프 탄핵 가능성 배제 안해 미국 민주당의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보고서가 불완전한 형태(편집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와 다른 위법행위에 관여했다는 충격적인 증거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며 “진상을 파헤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의회의 책임이라고 했는데, 탄핵을 의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하나의 가능성이다. 다른 것들도 있다”면서 “우리는 확실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상을 파헤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원 법사위는 내달 2일 바 장관을 불러 증언을 들을 예정이다. 내들러 위원장은 뮬러 특검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빨리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 상원 법사위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민주)은 보고서 원본 공개를 촉구하며 바 장관이 진행 중인 여타 수사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포스터 이미지를 올려 “게임 끝”(GAME OVER)이라며 ‘완전 무죄’를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아이템’ 주지훈, 역대급 액션씬이 온다..제작진 “영화 방불케 할 것”

    ‘아이템’ 주지훈, 역대급 액션씬이 온다..제작진 “영화 방불케 할 것”

    오늘(25일) 밤, ‘아이템’ 주지훈의 천만 액션이 폭발한다. 조카 신린아를 식물인간으로 만든 범인을 찾기 위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MBC 월화미니시리즈 ‘아이템’(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욱)의 지난 방송에서 검사 강곤(주지훈)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불안한 일들이 벌어지고 조카 다인(신린아)까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자, 절망에 휩싸였다. 그러나 다인이 아끼던 멜로디언에서 숨겨져 있던 아이템 팔찌를 발견하고는 거울을 박살낼 정도로 분노를 터뜨렸다.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 ‘겨우’ 팔찌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개된 강곤의 역대급 액션 씬.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았던 대규모 열차씬 액션에 이어, 다인의 영혼을 앨범 속에 가둔 범인을 찾아 나선 강곤이 본격적으로 미스터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세황(김강우)이 절대 만만치 않은 상대인 만큼, 그의 예상을 뒤엎는 또 다른 아이템이 등장하면서 예측불가의 액션 씬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한쪽 손엔 붕대를 감은 것으로 보아 치열한 격투가 예측된다. 또한 앞서 공개된 예고 영상(https://tv.naver.com/v/5437017)에는 “당장 나와! 쥐새끼처럼 숨어있지 말고”라고 소리치는 강곤과 “이 게임은 내가 컨트롤합니다. 알겠어요?”라며 여유롭게 차 안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여유를 부리는 조세황의 상반된 모습이 담겨, 이 혈투의 승자는 누가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제작진은 “어쩌면 다인과 고대수(이정현)를 식물인간으로 만들고 연쇄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동일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추론을 시작한 강곤이 적극적으로 범인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펼쳐질 혈투 끝에는 예측불가의 결과가 찾아온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천만배우 주지훈이 직접 수십 명의 상대와 격투를 펼치는 등 힘을 쏟은 화려한 액션 씬은 영화를 방불케 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기대를 높였다. 주지훈의 화려한 액션씬이 펼쳐질 ‘아이템’, 오늘(25일) 밤 10시 M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남미] ‘나는 쥐새끼’…주민들에게 낙인찍힌 도둑 논란

    [여기는 남미] ‘나는 쥐새끼’…주민들에게 낙인찍힌 도둑 논란

    주민들에게 붙잡힌 도둑이 끔찍한 체형을 당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주 엔세나다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영상을 보면 주민들에게 붙잡힌 도둑은 눈이 가려진 채 바닥에 엎드려 있다. 두 손은 뒤로 묶여 있고, 옷이 찢겨져 등이 노출된 상태다. 주민 여럿이 도둑을 꼼짝 못하도록 꽉 붙잡고 있는 가운데 누군가 불에 달군 인두를 들고 나타난다. 인두를 등에 갖다 대고 눌러 찍자 도둑은 비명을 지른다. 주민들은 그런 그에게 "XXX를 닥치라"라고 소리친다. 잠시 후 인두를 떼어내자 검게 살이 탄 부분엔 'POR RATA'라는 낙인이 드러난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쥐를 위하여'라는 뜻이다. 멕시코에선 '쥐(RATA)'는 도둑을 가리키는 은어다. 치안이 불안한 우범지대를 멕시코에선 흔히 '쥐가 있는 곳'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멕시코의 헌법은 이런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사법정의를 스스로 구현해선 안 되며 자신의 권리를 이유로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헌법은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영상을 본 현지 누리꾼 대부분은 "잘했다"며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얼굴에 낙인을 찍었으면 더욱 좋았겠다"면서 "그래야 누구를 경계해야 할지 모든 주민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마에 낙인을 찍는 게 좋겠다"면서 "이게 완벽한 처벌이다.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환호했다. 체형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저런다고 도둑이 새 사람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계속 도둑질을 하면서 언젠가는 낙인을 트로피처럼 자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글자를 지지는 인두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낙인 체형이 처음은 아닌 듯하다"면서 "이런 체형까지 등장하고 있는 건 경찰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을 반영한다"고 꼬집었다. 사진=영상 캡처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러시아, 美대선 때 SNS 여론조작…트럼프 “수사 협조 코언은 쥐새끼”

    英옥스퍼드대, 게시글 분석해 상원 보고 WP “러, 트럼프 도우려 가짜뉴스 유포” 코너 몰린 트럼프, 특검 향해 “마녀사냥”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도왔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스캔들 수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된 조사 보고서를 인용,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해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총동원해 가짜 뉴스를 퍼트렸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옥스퍼드대의 ‘컴퓨터를 이용한 선전 프로젝트’ 팀과 네트워크 분석회사 ‘그래피카’가 공동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등의 게시물 수백만 건을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여론 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인터넷리서치에이전시(IRA)는 미국인들을 세부 계층으로 나눠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맞춤형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페이스북은 보수적인 미국인들을 겨냥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텍사스의 심장’, ‘흑인운동가’ 등 IRA가 관리하는 20개 페이스북 페이지는 ‘좋아요’ 3900만회, 공유 3100만회, 댓글 340만개 등이 달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는 페이스북으로 1억 2600여만명, 인스타그램으로 2000여만명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들의 모든 메시지가 공화당,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보수주의자들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라는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그룹에는 혼란을 주고 투표 의지를 꺾는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뮬러 특검의 수사를 ‘마녀 사냥’이라고 비판했고, 한때 자신의 충복이었다가 특검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마이클 코언 변호사를 ‘쥐새끼’라며 원색적인 비난에 나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대면조사 가능성에 대해 “내 생전에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그(코언)는 판사 앞에 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했다’고 말했다. 말도 안 된다. 그는 (대통령과 대화를) 녹취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7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7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노골적 친일 행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합니다. 최근에야 국내외에 알려진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도 담겨 있어 학계에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 원제 : The cat and the king, 부제 : Billy and Bethell)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7회>사실 황제에게 있어 그녀의 요청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자신의 모습을 서양식 캔버스에 담을 경우 아프거나 죽는 것 아닌가 걱정이 컸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녀에게 초상화를 그릴 기회를 주려는 것은 그만큼 소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왕은 점쟁이에게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할 지 조언도 구했다. 결국 그녀가 중국 황후(서태후)의 초상화를 그렸음에도 별다른 변고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이 아름다운 미국 여성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서도 황제는 소녀에게 “내일 결정 내용을 알려주겠다”고 전했다. 그는 즉석에서 답을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소녀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어린 아이처럼 뭔가 그럴듯한 구실을 찾은 것이다. 나는 황제가 이 곰팡이내 가득한 음모가 판치는 경운궁(덕수궁)에서 소녀가 가져온 햇살을 조금이라도 오래 간직하려는 것에 대해 비난하고 싶지는 않았다. 소녀는 미인계를 쓰는 첩보원답게 자신에게 빠져든 남성을 어떻게 다루는 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제가 어찌 감히 천손의 자손이신 황제폐하에게 고민거리를 안겨드릴 수 있겠습니까. 아직 초상화를 그리실 확신이 없으시다면 그만 떠나고자 합니다”라며 우아하게 서운함을 밝혔다. 왕이 깜짝 놀랐는지 신하들에게 “저 미국인 화가에게 내 사슴 공원과 여름 휴양지를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그녀의 상한 마음을 달래주려는 의도였다. 그러고는 그녀에게 다음날 궁궐에 들어올 수 있도록 채비를 갖추라고 명했다. 소녀는 조선 황제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우리는 궁에서 나와 뒤쪽에 잘 가꿔진 숲으로 향했다. 뭔가 의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신하들은 우리에게 양쪽으로 멋드러지게 경사진 박공 지붕이나 해태의 기이한 아름다움 등에 대해 설명해줄 마음이 없었다. 그저 왕이 시켜서 따라 나왔을 뿐...그러자 하기와라(훗날 2대 조선총독이 되는 하기와라 슈이치)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이 작고 왜소한 일본인은 곧바로 소녀 옆으로 다가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나란히 걸어갔다. 나는 신하들 뒤에서 멀찌감치 거리를 유지하며 동태를 살폈다. 하기와라는 중간음을 생략한 채 세련되지 못한 영어로 그녀와 대화를 나눴다. 소녀의 거침없는 웃음 소리가 그의 조악한 영어 발음을 덮어버려 그나마 좀 나았다. 하기와라는 이 소녀에게 완전히 빠져 있었다. 숲 속에서 사슴을 본 뒤 소녀가 마차에 타고 호텔로 돌아가려 할 때였다. 하기와라가 붉어진 얼굴로 “다음주에 일본 공사관에서 열리는 정원 파티에 꼭 와달라”고 청했다. 일본 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단다. 일왕 생일은 핑계일 뿐 실은 소녀가 보고 싶어서겠지...”하기와라, 요 작고 비열한 쥐새끼 같은 놈“ 그녀가 남대문을 지나 애스터하우스 호텔(현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터)으로 나오며 비웃듯 내뱉었다. ”맞아. 이 교활한 쥐 한마리가 이 나라 전체를 갉아먹고 있어” 나도 맞장구를 쳤다. “그놈은 우리에게 스파이를 보내고도 전혀 용서를 구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나중에 분명 내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무릎을 꿇게 될 겁니다. 내가 그를 가만 두지 않을 테니까...” 호텔에 도착하자 미국 공사 부인이 그녀와 점심식사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부인은 그녀를 미국 대사관저로 데려갔다. 시간이 남자 나는 광화문 가구거리(지금의 태평로) 뒤편에 있는 베델의 낡고 작은 인쇄소(대한매일신보사)로 갔다. 그녀가 없는 시간동안 그와 머리를 맞대고 고종 망명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베델은 외부에서 경운궁에 몰래 들어갈 수 있는 비밀 통로를 알고 있었다. 조선인과 은밀하게 접촉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도 갖고 있었다. 베델은 곧바로 왕을 호위하는 시종무관장인 민영환에게 전갈을 보냈다. 모든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오늘 밤 그의 집에서 꼭 만나 나눌 얘기가 있다고.(편집자주:덕수궁과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지는 비밀통로가 2003년에 발견됐습니다. 고종이 유사시 일본군을 피해 궁 바깥으로 나가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고종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조만간 일반에 개방될 예정입니다. 이 소설에서 언급한 비밀통로는 이 길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작가가 최근에야 알려진 이 길의 실체를 알고서 쓴 것인지 매우 흥미롭습니다.) 어둠이 깔리자 우리는 각자 다른 길로 민영환의 집(현 견지동 조계사 터)에 찾아갔다. 그가 충신이라는 것은 조선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든 일본의 음모를 저지하려 한다는 것 역시 새로울 게 없었다. 이 때문에 하기와라는 늘 그의 집 주변에 첩자를 심어두고 24시간 감시하게 했다. 결국 우리는 낮지 않은 그의 집 뒷담을 몰래 타고 넘어 가야만 했다. 8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지현 검사 “자살까지 생각…여자·아내·엄마로서 8년간 극심한 고통”

    서지현 검사 “자살까지 생각…여자·아내·엄마로서 8년간 극심한 고통”

    처음엔 귀를 의심했습니다. 손석희 앵커는 29일 JTBC 뉴스룸에서 검찰 내부 통신망에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여 검사를 언급했습니다. 뭐 여기까지는 전날 하루종일 인터넷에서 보도된 내용이어서 별로 귀담아 듣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손 앵커는 “잠시 뒤 글을 올린 당사자를 스튜디오로 직접 모시겠다”고 했습니다. 이어진 뉴스 클립에서 기자는 여 검사의 실명을 밝혔습니다.짧은 보도 후 정말 뉴스룸에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등장했습니다. 두 눈을 믿기 어려웠습니다.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는 익명으로 보도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성씨를 밝히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A씨, B씨 등 영문 이니셜로 처리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엘리트 조직인 검찰사회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 그 피해 당사자가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드러내고 생방송 카메라 앞에 서다니요. 놀라움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서 검사의 폭로는 한 줄 한 줄이 충격적이었고, 머릿기사 감이었습니다. 여자 친구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카카오톡 메신저)에서 따르릉 따르릉 계속 알람이 울려댔습니다. “서 검사 봤냐. 충격적이다. 용감하다. 대단하다”는 반응, 가해자인 검찰 간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욕이 잇따랐습니다. 차분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이면서도 하고자 하는 말을 또박또박 전달하는 서 검사의 모습에 가슴 한켠이 뻐근해졌습니다. 누가 봐도 그는 어디 나서길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분명했습니다. 그런 그가 시청률 높은 저녁 뉴스 프로그램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갈등했을까요. 서 검사가 지난 26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렸다는 글을 두 번 정독했습니다. ‘나는 소망합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입니다. 앞부분은 이미 많은 언론에서 보도되었으니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전하고자 하는 부분은 ‘첨부 3’에 있던 글입니다. 5챕터로 나뉜 글은 서 검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 소설입니다. 화자는 ‘나’가 아니라 3인칭인 ‘여자’입니다. 객관적으로 쓰려 노력한 티가 역력했지만 억울하고 분통하고 절절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 너무 속상했습니다.여자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지난 8년을 버틴 그의 괴로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여자이자 누군가의 아내이자 누군가의 엄마로 10년간 사회생활을 한 저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그에게 격한 공감을 느끼며 머리 속으로 수도 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글을 읽었습니다. 서 검사가 쓴 글은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으로 시작합니다. 1972년생인 서 검사는 책을 덮은 뒤 “나보다 10년이나 어려도 여전히 비슷비슷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끔찍한 출산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이런 고통을 대물림할 딸을 낳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야”라고 안도했다고 적었습니다. “10년이 지나도 또 10년이 지나도 이 세상이 변하기는 글렀다”고도요. “개새끼.” 익숙해진 욕이 그의 입에서 자연스레 튀어나왔습니다. 욕을 해봤자 ‘거지같은 놈’이 전부였던 그가 욕이라도 하지 않으면 모든 일을 참아내기 어려웠던 겁니다. “이 모든 게 다 그 개새끼 때문”이라고 여자는 되뇌었습니다. “일주일 이상 그 놈 얼굴이 계속 뉴스를 도배했다. 쥐새끼 같은 놈, 언젠간 터질 줄 알았어.”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직속라인으로 승승장구하던 안태근 전 검사(전 법무부 검찰국장)를 두고 한 말입니다. 서 검사는 머리를 가눌 수 없을 만큼 뱅글뱅글 도는 어지러움을 느껴 일주일간 병가를 내고 입원했다고 적었습니다. 안 전 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서 검사는 8년간 극심한 신체적 심적 고통을 느꼈다고 고백했습니다. 불면증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아무리 밀어내도 떠오르는 그 놈의 그 눈빛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수시로 가슴이 조여오고 누웠다가 발딱발딱 일어나고 피가 발바닥에서부터 거꾸로 솟구쳐 올랐다.”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심한 스트레스에 둘째 아이까지 유산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장자연, 성완종, 그런 이름들이 떠올랐다. ‘죽어봤자 밝혀지는 것도 없는데’라고 너무 가볍게 그들을 입에 올렸던 탓일까. 그 놈은 너무 강하고 여자는 아무런 힘이 없는 것이 내내 너무 분했다. 진실을 밝히 위해서는 목숨을 던지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일까. 수도 없이 그녀의 머리를 뒤흔든 생각이었다.”‘그 일’이 있었던 2010년 10월 30일 토요일의 구체적인 상황도 적혀 있습니다. 서 검사에게 악몽과 같았던, 그러나 또렷한 현실이었던 그 날의 기억을 읽어 내려가자니 분통이 치밀었습니다. 서 검사는 왜 그날 자신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적었습니다. 그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데 8년이 걸렸다고도 했죠. 미혼인 여자 동기의 부친상 장례식장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콘서트에 갈 작정이었지만 약속이 어긋났고 서 검사는 장례식장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때마침 검은 옷을 입은 터였습니다. 잠시 앉았다 일어날 요량이었으나 갑자기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수행 검사를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술에 취한 ‘그 놈’이 자꾸 어깨를 기대어 왔습니다. 서 검사는 저항 없이 누군가가 팔꿈치를 찔러서, 그 자리에 앉은 자신을 깊이 책망했습니다. “허리에 스멀스멀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 놈의 손이었다. 땅을 짚다 잘못 닿았겠지.” 서 검사는 처음에는 부인하려 애썼습니다. 그 놈과 간격을 넓히려 했지만 그 놈 손이 따라와 어느새 엉덩이를 더듬고 있었습니다. 서 검사는 환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 게다가 바로 옆에 장관이 있는데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웃고 떠드는 사람들 속에 이건 환상 아니면 환각이었다.” 너무 큰 충격에 현실이 아닐거라고 부인하던 서 검사는 화장실에서 정신을 차리려 애썼습니다. 그리고 아이 생각에 눈을 번쩍 떴습니다. 제가 울컥 터진 부분이 바로 이 대목입니다. “부모님 두분이 모두 떠산 뒤 여자가 살아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아이였다.” 아이를 돌봐 줄 일가 친척이 없어 보모, 이른바 ‘이모님’에 의지할 수밖에 없던 자신의 처지가 떠올랐습니다. “어떤 이모님은 애를 데리고 담배 연기 자욱한 불법 도박장에 다녔고, 누구는 석달간 아이에게 맨밥만 먹였다. 알러지가 있는 약을 정량의 5배 이상 들이부어 쇼크로 아이를 잃을 뻔 했다.” 그러면서 서 검사는 “친정 엄마 없이 애 키우면서 회사 다니는 여자는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여자다. 나는 최소 3개는 팔아먹었나보다”라고 자조했습니다. 성추행 사건 이후 자신을 향한 책망은 남편과 돌아가신 부모님께 옮겨갔습니다. 아내 이야기를 들은 서 검사의 남편은 감정의 동요 없이 고소 같은 것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감당하지 못 하겠다고 한 쪽은 서 검사였습니다. 이런 일의 피해자는 결국 피해자였기 때문입니다. ‘검찰 고위 간부 A에게 성추행당한 여 검사 B’라는 이야기가 퍼지면 B가 누구인지가 가장 첨예한 관심사가 될 게 뻔하고 결국 같이 일하기 꺼려지는 존재가 되는 게 예상 가능한 결말이니까요. 서 검사는 “이 땅에 살아남으려면 어떠한 불의도 참지 말라고, 세상과 타협하지 말라고 가르쳐 주지 않은 아빠, 엄마가 원망스러웠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책망의 화살은 다시 그 자신에게 돌아왔습니다. 밝은 색의 옷과 치마를 좋아했던 서 검사는 어느 샌가 검은색 바지만 입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치마가 조금만 짧아도, 옷의 색상이 조금만 밝아도 ‘네가 이러니 그런 꼴을 당했지’ 어디선가 수근대며 여자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파마도 언제 했는 지 모르겠다.” 실제 29일 뉴스룸에 출연한 서 검사는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서 검사가 겪은 성폭력은 2010년의 그날 단 하루가 아니었습니다. 성추행과 성희롱은 일상다반사였습니다. 여성이라서 겪는 모든 차별을 견뎌야 했습니다. 여 검사에게 검찰사회는 전쟁터였습니다. 분통하지만 대부분 여성들이 일자리에서 겪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상명하복의 구질구질한 문화가 뿌리 깊은 언론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서 검사는 임관 이틀 전 회식자리에서 난데 없는 공격을 받았습니다. “해병대 출신인 부장은 술 안 먹는 검사는 검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대생(이화여대 졸업생)을 싫어한다. 나는 여검사를 싫어한다. 너는 내가 싫어하는 것을 다 갖췄으니 완전 악연 중에 악연이다. 너 같이 생긴 애치고 검사 오래 하는 애 못 봤다.” “올해부턴 여검사가 백명이 넘었다. 우리 회사 앞날이 큰일이다.” “검사는 너처럼 공주 같으면 안 된다” “여성은 남성의 50프로다. 인정 받으려면 2배 이상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야, 너는 여자 애가 무슨 발목이 그렇게 굵으냐. 여자는 자고로 발목이 가늘어야 한다.” 화딱지 나는 이런 말들이 모두 공부 깨나 해서 어려운 사법고시를 치르고 높은 자리에 오른 분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 믿겨 지시나요? 수시로 음담패설을 늘어놓고, 노래방에서 부르스를 추자며 손을 내밀고, 회식자리에서 손을 주물러 대고,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 줄테니 나랑 자자고 추파를 던지는 역겨운 일들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검찰사회가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서 검사의 글은 ‘딸을 낳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이야’라는 씁쓸한 말로 끝을 맺습니다. 조금 전 카톡방 알람이 하나 울렸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관련 검색어 1위다. 과연 뭐가 바뀔까” 17년 지기 친구의 말입니다. 엘리트 여 검사가 모자이크 없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변조하지 않은 목소리로 당당히 성추행을 고백했습니다. 무엇이라도 바뀌지 않으면 안 됩니다. 청와대 국민 청원에 서명을 하든, 촛불을 들고 ‘미투 집회’에 나가든 행동해야 합니다. “딸을 낳아서 얼마나 다행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가난 포르노 (최고나)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가난 포르노 (최고나)

    무대 쪽방촌 느낌의 골방. 원근감을 주기 위해 사선으로 놓인 방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관객석에서 앞쪽 방은 들어찰 곳 없이 빽빽한 쓰레기(보기에 따라서 생활용품으로 보일 수도 있다)가 들어차 있으며 몸 하나 간신히 뉘일 정도로 좁은 공간이 쌓아 놓은 물건들을 중심으로 둥그렇다. 그 옆방은 그에 비해 제법 집의 형태를 갖추었다. 티브이도 있고 버너도 있고 조그만 냉장고와 작은 침대도 있다. 앞쪽 방 위쪽으로 CCTV가 연결되어 있다. 그 화면은 뒷방 티브이를 통해 볼 수 있다.남자, 휴대폰을 귀에 대고 옆집을 살피는 듯 창밖을 힐끔 본다. 남 (통화 중) 모르긴 해도 강남에 빌딩 두어 채는 가지고 있을 거라니까. 구라 아니야. 몇 달간 이 몸이 뭐빠지게 고생해서 알아낸 거지. 원래 있는 사람들이 지 꺼 꽉 쥐고 안 쓰잖아. 그 할매 골골거리는 꼴이 길어봐야 두 달이야, 두 달. 두 달 후면 여기 청산하고 우리 가족 넷이서 알콩달콩…. 만삭의 여, 양손 가득 짐을 가지고 들어선다. 손이 모자라 휴대폰은 어깨로 귀에 댄 채다. 여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남 얘기 다 끝났잖아. 나도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거든? 그냥 우리 지금은(여자의 배 내려다 보며) 알콩이랑 달콩이만 생각하자. 여 알콩하고 달콩한 그 기간이 두 달 남았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구? 남 그럼! 당연하지! 여 (짐 내려놓고) 당연은 무슨! 지금 상황만 봐도 그래. 너랑 나랑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어라 살펴봐도 삼시세끼 꼬박 챙겨 드셔, 새벽기도 빠짐없이 참석하셔, 아침마다 정정하게 일 나가셔,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너랑 알콩달콩인데? 남 너 오빠, 못 믿어? 여 응. (사이) 그러다 천수해로 하면 어쩌려고? 남 확실하다니까. 걷는 폼이 골골한 게 먹는 약도 확연히 늘어났고, 새벽에 잔기침도 엄청나게 심해졌어. 길어봐야 올해 설까지야. 여 그래도…. 남 (여자의 말 막으며) 어쩔 수 없잖아. 여 (흘겨보며 짐 내민다) 이거나 받아. 남 (물건 받아들며) 이게 뭐야? 생활비도 없다면서. 여 복지관에서. 겨울이라고 이것저것 챙겨주네. 확실히 강남이 좋긴 좋아. 나눠주는 것부터가 격이 달라. 쌀 하나를 줘도 꼭 이천 쌀만 준다니까. 남, 문 옆으로 쌀가마니랑 받아 온 물건들을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 여, 봉투 안을 뒤적거리다 과자 봉지를 꺼내든다. 여 (과자를 우적거리며 바닥 짚는다) 아직 한 겨울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바닥이 냉골이네. 남 수도관 동파가 올해는 좀 빨리 됐어. 그래도 나는 여기 몇 년 살았다고 금방 적응되는 거 있지. (걱정스러운) 자기, 많이 불편해? 여 아냐. 나도 전에 살던 고시원보단 백밴 나은데 뭐. 거긴 주방을 공동으로 썼는데, 꼭 내가 사놓은 김치만 훔쳐가던 놈이 있었어. 의심 가는 놈이 있긴 한데 확실하게 단정은 못 짓겠구. 그렇다구 무턱대고 범인으로 몰수도 없고. 그래서 나중엔 김치를 아예 안 샀었지. 자기, 김치 없는 라면 먹어 봤어? 진짜 (고개를 저으며) 사람이 할 짓이 못 돼. 남 그 자식은? 가만 뒀어? 여 가만 두긴. 나중에 여자 속옷 훔치다가 덜미 잡혀서 개망신 당하고 쫓겨났어.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남 미친놈이네. (침대 가리키며) 자기야, 여기 앉아. 여긴 좀 나을 거야. 여 (침대 위로 올라간다.) 할머닌 괜찮을까?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입 안에서 김이 나와. (호호 불며) 자기야, 이거 보여? 남 (옷장을 뒤적거려 커다란 점퍼를 뺀다. 이때 짐이 쏟아져 문 앞에 약간의 옷들이 쌓이게 된다. 자신도 입고 여자에게도 두꺼운 점퍼 하나를 건넨다) 이거 입어. 괜히 감기 걸리지 말구. 여 (점퍼를 입으며 침대 위 이불 안으로 들어간다.) 내가 워낙 건강 체질이라 웬만한 추위에는 꿈쩍도 안 하는데 자기랑 살림 합치고부터 몸이 약해졌어. 임신 때문인가 아침부터 삭신도 쑤시고 목도 아프고 머리도 지끈거리는 게 조만간 감기가 올 것 같아. 남 (버럭) 감기? 그러게 독감예방접종 하랬잖아! 여 삼만 팔천 원이야. 그걸 어떻게 맞아? 남 그러다 약값이 더 나는 거 몰라? 그깟 돈 몇 푼 아끼려다가 병원비, 약값 더 나가는 거라고! 진짜 짜증 나게! (바닥에 쌓인 비닐봉지를 걷어찬다) 여 야! 남 뭐! 여 너 지금 뭐 하는 짓거리냐? 남 짓거리? 짓거리? 다시 한번 말해 봐. 남편한테 짓거리? 여 그래. 짓거리라 했다. 남 말하는 본새하곤. 그러니까 네가 어디 가서 고등학교 중퇴자란 소릴 듣는 거야. 여 고졸인 넌 뭐 얼마나 그렇게 대단한데? 남 이거 왜 이래? 나 전문대까지 휴학했어. 너하곤 완전 급이 달라. 이번에 네가 임신만 안 했어도 나 학교 복학했다. 여 얼씨구? 등록금은 있냐? 남 …. 까짓것 벌면 되지. 여 (코웃음 친다) 퍽이나 벌겠다? 지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 게. 남 으이구! (자신의 머리 때리며) 그날 밤 내가 왜 술을 마셨는지 그날 밤이 내 인생 천추의 한이다, 한! 이래서 몸 굴리는 애들하곤 함부로 노는 게 아닌데. 여 (벌떡 일어나 노려본다) 그 몸은 나 혼자 굴렀냐? 애는 나 혼자 만들었고? 한 번만 자달라고 졸라 될 땐 언제고. (배 만지며) 알콩아, 달콩아, 봤지? 네 아빠가 저렇게 병신 같은 놈이란다. 남 (애써 누르며) 됐다, 됐어. 말을 말자, 말을 말아. 내가 저 고등학교도 못 나온 년이랑 무슨 얘길 하냐? 남, 옷을 추려 입고 밖을 나가려는데, 기계음이 들린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기계음은 내내 남과 여의 집에서만 들린다) 여, 재빠르게 리모컨 집어 티브이를 켠다. 남, 언제 그랬냐는 듯 잽싸게 달려와 티브이 앞에 선다. 티브이 화면 가득 노파의 집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언제 싸웠냐는 듯) 다리를 절고 있네. 남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언제 싸웠냐는 듯) 빙판길에 넘어졌나? 노파, 문을 열고 들어선다. 머리 위에 짐을 얹고 양손에도 한 가득 짐을 들고 있다. 다리를 절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여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양 손에 짐이 한 가득이야. 남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어디 폐지 같은 거나 주워 오는 거지. 남, 눈치 보며 슬금슬금 여의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여, 기다렸다는 듯 남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과자를 우적거리며 영화 감상하듯 나란히 모니터에 집중하는 두 사람 여 저런 건 도대체 어디에서 줍는 거야? 남 아파트 쓰레기통, 상가 앞, 식당 뒤, 구석구석 뒤지겠지. 여 저게 진짜 돈이 될까? 남 진종일 쌔빠지게 고생하면 끽해야 하루 5천 원 정도? 여 그렇게나 적어? 남 몸만 죽어나는 거지. 노파, 가져온 물건들을 겹겹이 쌓아 올린다. 금방이라도 쌓인 물건들이 넘어질 듯 위태하다. (혹은 넘어져도 무방하다) 여 저러다 정말 큰일 나시겠다. 쓰러지면 어쩌려고. 남 저런 게 바로 궁상이야. 사는 거 자체가 민폐 인생. 여 너무 그러지 마. 찾아오는 가족도 없다는데 안 됐잖아. 남 아들이 하나 있긴 한데 연 끊은 지 꽤나 된 거 같아. 여 하나밖에 없는 자식새끼, 금이야 옥이야 길렀는데 머리 커서 귀찮다고 외면하고? 남 뻔한 스토리지. 여 사람들은 왜 늘 뻔한 것에 속는 걸까? 남 견디려고 그러는 거지. 그래야 견딜 수 있거든. 여 그래서 수집하나? 헛헛한 마음을 물건으로. 남 마음이 물건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그 생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거야? 여 오빠. 남 응? 여 난 저렇게 살기 싫어. 남 (여자의 배 쓰다듬으며) 내 자식도 저렇게는 살면 안 돼. 천장에서 쿵쿵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여 (하늘 올려보며 남자의 곁으로 바짝 붙는다) 뭐지? 남 저놈의 쥐새끼들. 여 쥐야? 남 사람 없을 땐 내내 조용하다가 꼭 들어오면 저 난리지. (둘러보다 빗자루를 집어 천장을 하늘로 쿵쿵 찌르면 이내 조용해진다) 조용히 해, 새끼들아! 여 (번뜩 뭔가 생각난 듯 남자의 빗자루를 빼앗는다) 오빠, 줘 봐. (천장 환기구를 열어 그 안을 기웃거린다.) 남 뭐해? 여 (이내 뭔가를 손에 쥐고 내려온다) 잡았다! 남 (여자에게 멀찍이 떨어지며) 잡았다구? 쥐를? 여 (의기양양) 응. 남 뭐하려고? 여 할머니 갖다 주게. 남할머닐? 여 적을 알고 나를 알면 그때부터 백전백승! 게임 끝이야. 여, 남자가 말릴 새도 없이 후다닥 밖으로 나간다. 남 야! 자기야! 여, 어느새 옆집으로 넘어갔다. 노파 집 대문을 두드린다. 남, 티브이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본다. 여 할머니! 노파 목소리 뉘슈? 여 저어, 옆집인데요. 잠깐 문 좀 열어주실래요? 노파, 절룩거리며 느리게 현관 앞을 걸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문 살짝 열고 고개만 삐죽 내민다. 경계하는 느낌이다.) 뭔디 그랴? 여 수도관이 동파 돼서 걱정 돼서 한 번 와봤어요. 많이 추우시죠? 노파 겨울인디 추운 건 당연하지. 여 그래서! (쥐 내밀며) 이거라도 가지고 계시라고요. 만져보세요. 노파 (떠밀리듯 받아들며) 이게 뭔디? 여 쥐요. 노파 쥐? 여 살아있어요, 아직 따뜻하구요. 노파 (의심스러운) 애기 엄만 안 춥가니? 똑같이 사람으로 태어난 몸땡아리, 애기 엄마도 솔찬히 추울 텐디. 여 전 괜찮아요. 옆에 남자친구도 있구, (배를 내려다보며) 뱃속에 아기도 있잖아요. (돌아가려면) 노파 (문을 처음보다 조금 활짝 연다) 저기, 색시! 여 (돌아보면) 네? 노파 나 그런 사람 아녀! 여 뭐가요? 노파 선물을 받았으면 은혜를 갚아야지. 쪼매만 기다려. 뭐라도 줄 거 없나 찾아 볼랑게. 난 천성이 신세 지곤 못 사는 성격이여. 노파, 집 안으로 들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노파, 물건들 사이를 뒤지기 시작한다. 둘러보다 한 묶음의 짐 보따리를 내밀며,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이불 있어? 여 네? 노파 새댁 집에 이불 있느냐고? 여 (생각하다) 하나 있긴 한데 그게 사계절용이라 그렇게 따뜻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쓸 만해요.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잖아요. 추우면 우리 자기랑 꼬옥 껴안고 있기도 하고…. 노파 (자랑스럽게) 날도 추운디 한 사람당 두 개 정돈 덮어야지. 우리 집엔 이불 엄청 많아. 이것 말고도 여덟 개나 더 있는디? 여 (받아들며 감동이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머닌 정말 마음이 따뜻하시네요. 노파 세상 혼자 살간? 서로 돕고 사는 기 세상이지. 추워. 얼른 가. 노파, 먼저 들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여, 자신만한 커다란 이불을 가지고 들어온다. 여 (한숨 길게 내쉰다) 아후, 안 되겠어. 도저히 못하겠어. 남 (이불을 받아들며) 왜 또 그래? 여 백퍼센트 코튼 마크잖아. 오리털도 아닌 거위털이야. 이게 얼마나 비싼 건지 오빠가 알기나 해? 남 할머니가 주신 거야? 여 그래. 저쪽 집에 엄청 많대. 남 자기야,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강하게 다져야 해. 생각해 봐, 저 할머니 돌아가시면 그게 전부 우리 거야. 이불 깔고 덮고 지지고 볶고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니까. 여 몰라. 암튼 기분이 안 좋아.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서 도저히 그 일은 못하겠어. 이건 옳은 짓이 아냐. 우리도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취직 같은 거 해 보는 거 어때? 남 아니. 구직은 더이상 희망이 없어. 여 오빠, 그러지 말고 일용직이라도 구해 보자. 남 (여자의 배를 내려다보며) 이 몸을 해 가지고? 여 우리 사정 얘기하면 받아주는 데가 있을 거야. (남자의 손 잡으며) 오빠…. 남 …. 여 제발…. 남 …. 넌 그럼 빠져. 이번 일은 나 혼자서 할 테니까. 여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우린 한 몸이야. 이 아이들 낳기로 결정한 날 잊었어? 뭐든 함께하기로 약속했었잖아. 남 그랬었지. 여 우린 그때 너무 힘들었어. 남 알아. 여 집도 없고. 돈도 없고. 부모도 없고. 빽도 없고. 남 아무것도 없었지, 우린. 여 그래도 행복했었잖아. 남 사랑만이 전부였던 시기였지. 여 극복하자. 할 수 있어. 노력하면 어떤 일도 다 이뤄낼 수 있다니까. 남 개소리야. 여 오빤 옆집 할머니 보면 친할머니 생각 안 나? 오빠도 할머니가 키워 주셨다며? 남 그때 생각 따윈 하고 싶지 않아. 여 난 가끔 그 시절이 그립던데….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가 나았던 거 같아. 너무 많이 아는 지금은…. 남 할머닌 나를 학대했어. 여 학대? 남 어린 꼬마였지. 아빠 손에 이끌려 왔던 날, 아빠 등 뒤로 숨었던 날, 할머니의 우악스런 손아귀가 나를 질질 끌고 갔어. 그리곤 내가 아빠 인생을 망쳤다며 끝없는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지. 여 오빠, 옆집 할머닌 오빠네 할머니와는 달라. 이렇게 이불도 주고 정말 좋으신 분이라고. 남 아무리 그래도 나쁜 점은 분명 있을 거야. 옆집 할머니의 나쁜 점을 한 번 생각해 봐. 여 할머니의 나쁜 점? (생각하다가) 예를 들면…? 남 예를 들면…. (생각났다) 저장강박! 저렇게 쓰지도 못할 거 쟁여만 놔서 이웃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잖아. 저것도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티비에서 본 거 같아. 기억 안 나? 전에 복지관에서 도배 새로 해준다고 했을 때…. 여 (조금 솔깃하다) 아, 그때! 난리부르스도 아니었지. 문 앞에 대자로 쫙 드러누워가지고. 남 그래! (좀 장황하게) 물건들 좀 치우려고 그러면, “차라리 날 밟고 가라! 이것들아! 내 두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저 물건들 못 뺏는다!” 아니, 지가 무슨 이순신이야? 잔다르크야? 저 중에 쓸 만한 물건이 어디 있다고 저 난린지. 저런 건 욕심이 많다는 반증이야. 여 욕심? 남 그래. 스크루지보다 더 지독한 짠순이. 집에 물건들은 숨기면서 정작 중요할 땐 나 몰라라 외면하지. 저러다 결국 저 쓰레기 더미에 깔려 돌아가실 거야. 자기 꺼 꽉 움켜쥐고 남의 거 야금야금 훔치면서. 여 (놀라) 저 물건들이 훔친 거야? 남 훔친 거지. 박스 뒤지고, 남의 물건 뒤지고, 더 가난한 사람들 기회 뺏으면서. 여 (동조됐다) 몰랐어. 할머니가 그런 사람인 줄. 남 (여자의 손 잡으며) 자기야, 그러니까 마음 약해지면 안 돼. 우리도 남들처럼 살아야지. 혼인신고도 제대로 하고, 애들 호적도 제대로 올리고. 남들 사는 만큼 딱 그만큼만 살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만.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노크 소리) 색시, 안에 있어? 여 누구지? 남 할머니다! 노 파색시! 여 왜 온 거지? 혹시 우리의 계획을 눈치채신 건가? (남자를 쿡 찌르며) 오빠! 오빠가 나가봐. 얼른. 남 (경계하며 문 쪽으로 다가선다.) 누구시죠? 노파 옆집이외다. 색시 있슈? 여, 겁에 질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남 잠깐 이 앞에 나갔는데요. 왜 그러시는지…? 노파 구청에서 라면 한 박스를 선물로다 줬는디. 내가 밀가리를 먹으면 위가 쓰려. 남 (여전히 경계하며) 그래서요? 노파 색시 먹을랑가 물어볼라고 그러지. 남 무슨 라면인데요? 노파 진라면이랑 너구리랑 짜파게티랑 뭐 이것저것 섞였는디? 남, 여자를 바라보면 여,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남 (찜찜하지만 문을 살짝 연다) 뭘 이런 걸 다 주시고…. 노파 (고개 들이밀며) 애기 엄만 어디 멀리 갔수? 여 (잽싸게 이불로 머리를 덮는다) 남 슈퍼 갔어요. 라면 사러. 노파 아이고, 잘 됐고만. 내가 그 시간에 딱 맞춰 왔네. 얼른 전화혀서 라면 사지 말고 오라 그랴. 신혼부부들이 무신 돈이 얼마나 있다고. 얼른 전화혀. 남 네에. 그럴게요. 노파 (가려다가 돌아본다) 임신했을 땐 특히 남자가 잘해야 혀. 먹고 싶다는 거 있담 다 멕이구, 짜증내도 것도 일절 받아주고. 남편이 잘해야 그 기운에 평생 살아. 늙은이 말이라고 무시허지 말구 새겨들어. 알겄지? 남 네, 그럴게요. (하다가) 근데 겨울엔 딸기를 못 구하잖아요. 노파 색시가 딸기가 먹고 싶대? 남 네에. 노파 딸인가 보네. 딸기가 땡기는 걸 보니. 남 (헤벌쭉, 딸 생각에 기분 좋다) 딸이래요, 딸. 것도 쌍으로다. 노파 둘씩이나 들어 있어? 남 (헤벌쭉) 네에. 그렇다네요. 노파 아이고, 장해라. 장해. 참말로 장하네 그려. 남 (꾸벅 인사하며) 할머니, 라면 잘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남, 라면박스를 입구 옆에 놓는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여 (뒤집어쓴 이불 밖으로 빠져나오며) 갔어? 남 (복잡하다) 응. 여 할머니 정말 나쁜 사람 맞아? 남 (찜찜하다) 그렇다니까. 여 이렇게 이불에 라면까지 주셨는데도? 남 (멈칫) 의도를 생각해야지. 왜 이런 조건 없는 나눔을 베푸는지. 여 조건 없는 나눔? 남 세상엔 공짜란 없는 법이야. 본디 그렇게 세상은 굴러가게 돼 있어. 근데 이거 봐봐. 할머니가 주신 것들. 이게 뭘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어? 여 (생각하다 머리를 쥐어 잡으며) 정말 모르겠어. 남 중졸인 네가 이해하기엔 좀 어려운 문제일 거야. 좀더 깊게 생각해 봐. 여 (생각하다) 할머니에게 실망했어. 남 (환희에 차) 생각났어? 여 임산부에게 라면을 먹으라니. 딸기는 못 줘도 라면을 먹으라고 권하는 건 아니잖아. 라면은 성인병 고혈압의 원인이야. 과다한 나트륨 함량으로 내 아이들이 아토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지. 남 그래! 바로 그거야! 여 (여자 뭔가를 깨달은 듯 놀라 입을 막는다) 설마 할머니가 이 모든 걸 꾸민 거야? 남 그, 그런 거지. 여 꼴랑 라면 하나 주면서 생색은 있는 대로 다 내면서? 남 드디어 깨달았구나. 여 오빠 말이 맞았어. 저 할머닌 나쁜 사람이야. 남 그럼. 난 언제나 네 편이야. 여 내 앞에선 위해주는 척, 순진한 척하면서 뒤로는 엄청난 계략을 꾸미고 계셨던 거야. 남 이제 말이 통하는구나. 여 할머니 재산이 얼마라고? 남 한 십억쯤 되려나? 여 확실한 거야? 남 (당황스러운) 그냥, 사람들 얘기가…. 그러지 않겠느냐. 풍문이지, 풍문. 여 강남에 빌딩이 두 개라며? 설마 그것밖에 안 되겠어? 아아, 할머니가 빨리 뒈져버렸음 좋겠어. 남 걱정 마. 조만간 그렇게 될 테니까. 그전에 우리는 먼저 선수 치고 튀자. 할머니 재산 홀라당 챙겨가지고. 여 몇 주 후에나 발견되시겠지? 이참에 단단히 한몫 챙기자고. 남 우리가 먼저 발견한 걸 고마워할지도 몰라. 여 무연고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을 테니까. 남 장례식은 고사하고, 저 많은 짐들 정리하려면 국가도 고생이지. 여 맞아. 저 중에 쓸만한 건 전부 처분하고 할머니 통장이랑 국가보조금 남은 거랑 이것저것 모아서 한몫 단단히 챙기자고. 남 그 돈으로 알콩이랑 달콩이 피아노랑 발레를 가르치는 건 어때? 여 피아노랑 발레? 남 내 오랜 로망이거든. 알콩이는 피아노를 치고 달콩이는 그 옆에서 발레를 하고. 나랑 넌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완벽하지 않니? 여 (상상하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죽이자! 남 (놀라) 뭐? 여 할머니가 죽을 때까지 도저히 못 기다리겠어. 지금 당장 죽이자! 시간이 얼마 없어. 좀 있으면 알콩이와 달콩이가 태어날 거라고! 남 그래도 지금은 너무 이르잖아. 여 이르긴 뭐가 일러? 당장에 실행에 옮겨야지. (찬장을 뒤져 식칼을 꺼낸다. 금방이라도 실행에 옮길 듯 위협적인 표정이다) 남 자, 자기야. 왜 그래? 여 시간이 얼마 없다니까. 우리 애들은 우리처럼 자라게 할 순 없잖아. 오빠. 남 그래도…. 여 일단, 최고급 산후조리원부터 예약해줘. 거기에서 인맥을 쌓아야지. 남 결심이 선거야? 여 응! 남 양심의 가책 같은 건 사라지고? 여 그딴 거 개나 주라 그래! 남 그래도 좀 그렇잖아. 살인과 고독사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여 (비장하다) 아니, 나는 해야겠어. 이제는 행동으로 옮길 때야. 여, 성큼성큼 현관을 향해 걸어가는데 남, 급하게 현관문을 막아선다. 남 자! 잠깐! 여 왜 이래? 비켜. 남 어쩌면 우리 할머니보다 옆집 할머니가 조금은 더 나은 사림일지도 몰라. 여 무슨 소리야? 언제는 나쁜 사람이라며.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 등쳐 먹는. 남 그건…. 그냥 내 생각인 거고. 여 아니. 아무리 자기가 진실을 외면해도 그건 명백한 사실이야. 남 자기야. 진정하고 조금만 기다리자. 여 뱃속의 아이가 세상 구경을 하고 싶어 한다니까. 남 알아! 그건 나도 알지. 하지만 얼마 안 남았어. 금방 돌아가실 거야. 여 알콩달콩이도 시간이 없어. 남 그래도 애들은 어리니까 아직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르잖아. 어쩌면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믿을지도 몰라. 여 위선 좀 그만 떨어. 알콩이 달콩이도 우리처럼 살게 할래? 우리처럼 거지 같은 옷 입고 거지같은 방 안에서 지내면서. 입에서 김 나와서 겨울이면 끔찍하고. 여름이면 뜨거운 선풍기 끌어안고 지내면서. 거지 같은 학교 졸업해서 쥐꼬리만 한 월급 못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외식은커녕 맨날 돈돈 거리면서 지내겠지. 남들 다 다니는 학원 한 번 못 보내고, 학교도 간신히 졸업하고, 어쩜 못할지도 몰라. 그렇게 눈치 보며 살게 할 거야? 남 돈만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잖아. 우리 둘이 사랑하는 모습 보여주고 우리가 떳떳하면 자식들도 언젠간 알 거야. 언젠간 부모의 노력과 수고를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 여 떳떳해? 우리가 뭐가 떳떳한데? 복지관에서 공짜밥 얻어오는 게 떳떳한 거야? 예방접종비용 비싸 못 맞는 게 떳떳한 거야?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떳떳한 지 알려줘 봐. 내 손에 싸구려 반지라도 하나 끼워주고 남들 하는 만큼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려면 그 망할 놈의 돈이 필요하다고 난! 네가 뭐라고 떠들던 간에 난 오늘 저 할머닐 죽여야겠어! 여, 남자를 밀어낸다. 남, 막았던 자리 무너지듯 자리를 비켜선다. 여, 밖으로 성큼성큼 걷는다. 거칠게 현관문을 두드린다. 한 손엔 칼을 숨기듯 쥐고 있다. 여 할! 머! 니! 노파, 느리게 현관으로 다가온다. 노파 옆집 색신가? 기계음 김분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문을 활짝 열며) 색시, 마침 잘 왔어. 들어와 봐, 어여. 여, 무시무시한 얼굴이다. 성큼성큼 노파 집 안으로 들어간다. 좁은 집 안, 서로를 마주 보고 간신히 선 노파와 여자 그 가운데 딸기 한 팩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여, 칼을 빼들고 찌르려다 딸기를 보고 멈칫하는데, 노파 먹고 싶었다며? 여 네? 노파 신랑한테 다 들었어. 딸기 먹고 싶다 그랬다며. 여 (냉랭한) 그런데요? 노파 요리하다 온겨? 여 뭐여? 노파 지금 칼 들고 서 있잔여. 여 (칼을 숨기며) 대파 있으세요? 노파 대파? 여 라면에 넣으려고 보니 대파가 마침 똑 떨어져서요. 노파 글씨. 대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겄네. 혼자 사는 노인네라 집 안에 마땅한 게 없어. 배고프면 먹고 안 고프면 굶고 그러니께. 노파, 쭈그려 앉아 냉장고를 연다. 이것저것 뒤적거린다. 여, 딸기 팩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노파 (냉장고 뒤지며) 찬물에다 밥이나 말아먹지. 음식이 변변찮해. 대파가 있을라나 모르겄네. (돌아보며) 대파 대신 양판 안 되야? 여 그거라도 주시면 고맙구요. 노파, 양파를 한 망 건네준다. 계란, 버섯 이것저것 한 움큼 들려 있다. 여, 얼떨결에 받아든다. 노파 딸이라매? 여 네? 노파 남편이 많이 좋아하드라고. 여 그 자식이 임신한 걸 좋아해요? 노파 가장의 위치가 원래 그런 거여. 좋으면서 티도 못 내고 맘속 복잡허고. 섭섭하고 서운한 게 있더라도 자네가 넓은 맴으로다 이해혀야지. 여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노파 한 인간을 다른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제. 용기 잃지 말구 악착같이 살어잉. 여 …. 노파, 딸기를 까 여자의 입에 넣어준다. 노파 어뗘? 맛이? 여 달아요, 아주. 노파 내가 샥시가 딸기 좋아하는 걸 우찌 알았겠어? 신랑이 챙겨주고 싶은디 맘처럼 되지 않응게 속상한 겨. 색시도 알지? 신랑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거. 여 네에. 노파 겨울엔 딸기가 없어. 비싸기도 하고. 우리 같은 사람은 먹기 쉽지 않제. 맴이야 그렇지 않겄지만 그래도 너무 서운해하덜 말어. 여 (맛있게 딸기를 먹는다) 할머닌 안 드세요? 노파 난 늙어서 식욕도 읍서. 뭐가 맛난지도 모르겄고 배만 차면 그만이여. (딸기 팩 건네며) 가져가서 신랑이랑 맛나게 나눠 먹어. 여 자꾸 이렇게 주시기만 하면 제가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잖아요. 노파 아녀, 아녀. 내가 뭐 바라고 그런 것도 아닌디. 여, 딸기 팩 챙겨들고 느리게 돌아서면, 노파 샥시. 여, 멈춰 선다. 노파 내가 쪼매난 부탁 하나만 혀도 될까? 여 (다시 경계한다) 부탁이요? 노파 뭐 거시기한 건 아니고. 내가 만약 죽거들랑 내 시신 처리 좀 해돌라고. 그냥 보다가 요 며칠 안 보이면 구청 같은데다 연락 좀 햐줘. 그 짝에서 알아서 잘 해줄 텐게. 여 할머니. 그런 말씀 마셔요. 오래오래 사셔야죠. 노파 암만 그래도 아가들도 있는디 시체 냄시 풍기며 마무릴 할 순 없지 않겄어? 죽는 날을 내가 택할 수 있으면 좋겄지만 살아보니 그것도 내 맘대로 안 되고. 시상에서 제일 나쁜 게 지 목숨 지가 끊는 거라 그럴 수도 없고. 얼마 안 되지만 이 콧구녕만한 집구석도 여기저기 뒤져보면 쓸 만한 게 있을 거여. 마지막 부탁 들어준 보답이다 생각하고 부담 갖지 말고 가져. 보니께 나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거 같더라고. 세상천지 아는 사람이라곤 자네가 준 요 쥐새끼랑 자네 집안 식구들이 전부니께. 여 할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러면 저희가 너무 죄송하잖아요. 노파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내가 오히려 미안허지. 나, 한 번만 만져 봐도 되나? 노파, 여자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여자의 배에 손을 지그시 댄다. 노파 꼼틀거리는구만. 생명이. 한 생명이 가믄 또 다른 생명이 오겄지. 그것이 자연의 섭리니께. (여자의 배에 대고) 환영하네. 이 세상에 온 걸. 여, 노파가 준 딸기 팩을 가지고 도망치듯 그 집을 빠져나온다. 여, 급하게 집 안으로 들어선다. 남 어떻게 됐어? 여, 딸기 팩을 남자에게 집어 던진다. 너부러진 딸기들 남 뭐야, 이게? 여 입양 보내. 남 뭐? 여 그렇게 해. 남 뭔 소리야? 여 막달이라 지우진 못하겠구, 그냥 입양이나 보내자구! 남 지긋지긋하다, 정말. 또 그 소리냐? 여 네가 듣고 싶어 했던 말이잖아! 남 난 어떻게든 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여 (노려보며) 미친 새끼. 할머니가…. 할머니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린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반복 재생된다) 남과 여, 동시에 옆집을 돌아본다. (암전) >>등장인물 남자 여자 노파
  • [금요 포커스] 재외동포재단을 바라보는 두 시선/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금요 포커스] 재외동포재단을 바라보는 두 시선/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우리나라 의료보험 정말 문제야. 재외동포들이 한국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누리며 각종 검사와 치료를 받기 때문에 국민들의 의료보험료 부담이 가중되거든.” “맞아. 그거 싹 없애야 돼. 왜 우리가 재외동포들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주나?” 최근 한 친구의 아들 결혼식에서 식사 테이블에 동석했던 두 친구의 대화 요지였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입장에서는 숨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암담했으나, 자칫 끼어들었다가 결혼식 피로연이 논쟁으로 얼룩질까 조심스러워 묵묵히 일어섰다. 그로부터 며칠 후 이번에는 다른 친구가 인사를 건네왔다. “이제 2개월쯤 돼 가지? 동포 출신 첫 이사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던데…, 실제로 맡아 보니 어때?” “아직 잘 모르겠어. 우리 국민(내국인)과 정부가 실제로 재외동포재단이 어떤 기능을 하길 바라는지.” 물론 필자는 1997년 발족된 재외동포재단의 설립 목적 세 가지를 명확히 알고 있다. 첫째, 재외동포들이 잘살아 거주국의 성공적 시민이 되도록 지원한다. 둘째, 이와 함께 재외동포들 각자가 한민족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셋째, 지구촌 여기저기 퍼져 있는 재외동포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한국의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흡수한다. 그럼에도 위와 같이 답했던 이유는 우리 국민이나 정부가 재외동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었다. 대화는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필자가 말할 용기(?)를 냈기 때문이었다. “국가의 의지는 예산을 통해 나타난다. 한국(남한) 인구가 5000만명인데 동포는 743만명이다. 북한을 제외할 경우, 지구촌 한민족의 13%가 해외에 살고 있다. 2018년 한국정부 예산은 413조원인데 이 가운데 재외동포재단 예산은 613억원으로 전체의 0.015%이다.” “그렇지만 재외동포는 병역 의무도 납세 의무도 없지 않나?” “완전히 그런 것은 아니나, 대체로 그렇지. 그런데 혹시 이런 것 알고 있나?” “…?” “정부는 일본에 대사관 1개와 총영사관 9개를 합해 모두 10개의 공관을 갖고 있다. 이 중 9개가 재일동포의 기부금으로 마련된 것이다. 재일동포가 지금까지 조국에 내놓은 기부금만 1조원이 넘는다. 오늘날 한국 정부가 재일동포를 위해 매년 80억원씩 지원하지만 사실 이 액수는 그동안 재일동포 기부금에 대한 이자도 안 된다. 현재 우리 헌법이 법통적 기원으로 인정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재미동포·재중동포·재러시아동포의 합작품이고 임시정부 첫해 예산의 50%가 재미동포 주머니에서 나왔다. 임정이 일본과의 독립전쟁을 위해 미국에 세웠던 비행학교, 비행대는 오늘날 공군의 역사적 법통적 기원인데 그 인적 물적 자원도 100% 재미동포 사회로부터 나왔다.” 가볍게 시작됐던 이야기는 진지하게 계속됐지만 여기서는 이 정도로 생략한다. 지난 30년 미국에 살면서 우리 국민(내국인)이 재외동포를 바라보는 시선에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한국을 대표해 일세를 풍미했던 어느 작가의 “재외동포는 난파선에서 제일 먼저 뛰어내리는 쥐새끼 같은 존재”라는 철없는 논평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10번째가 ‘해외 체류 국민 보호 강화 및 재외동포 지원 확대’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장관 등 새 정부 지도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재외동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책적 뒷받침을 천명한다. 때문에 필자는 금년에 정부가 제시했던 성장률 4.5%를 고려할 때 금년보다 사실상 줄어든 내년 재외동포재단 예산은 새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미 내년 예산안 설계가 이뤄진 이후 시점에서 갑작스러운 대선을 거쳐 출범한 새 정부로서는 일자리 창출, 국방력 강화 등 시급한 현안부터 처리해야 했으니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2019년부터는 재외동포에 대한 새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예산을 기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 [비즈 in 비즈] 본말 전도된 삼성전자 직업병 협상

    [비즈 in 비즈] 본말 전도된 삼성전자 직업병 협상

    삼성전자 직업병 협상이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지난 8일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 보상 기준 등을 정하는 조정위원회 구성에 합의했고 ‘진보 성향’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극적인 협상 타결도 점쳐졌습니다. 하지만 열흘이 넘도록 조정위원 선임이 늦어지고 김 전 대법관마저 가족대책위 측에 “(위원장을 계속할지)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정위 구성에 반대했던 또 다른 협상 주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지난 10일 공개 서한을 통해 “김 전 대법관이 삼성의 도구로 쓰이는 것이 안타깝다. 조정위원회가 황상기씨, 김시녀씨를 배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걸 알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황씨와 김씨는 애초 삼성전자 직업병 협상에 참여했던 피해자 8명 중 반올림에 남은 2명입니다. 이후 각종 사회단체가 잇따라 조정위를 규탄합니다. 지난 15일 반올림이 금속노조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 신부는 “삼성이 조정위 뒤에 숨은 건 쥐새끼같이 유치하고 치졸한 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21일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가 “삼성은 조정위 구성을 제안하며 뒷전으로 빠진 채 피해자들의 고통만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국가에서 약자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연대하는 일은 분명 필요하고 용기 있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하루빨리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길 원하는 피해 가족들이 그 과정에서 희생된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 아닐까요. 한 피해 가족은 “반올림은 원래 직업병 피해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 아닌가. 이제 좀 잊고 싶다는 피해자들을 내치면서까지 어떻게 자기 주장만 하느냐”고 토로했습니다. 존중받아야 할 소신이 진영 논리에 위축되는 것도 우려됩니다. 김 전 대법관은 약자의 편에 섰던 과거 이력만으로도 존경받으며 살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에도 삼성 직업병 피해자를 도와 달라는 요청에 기꺼이 나섰습니다. 그런 그가 반올림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삼성 편”이라고 일방적으로 매도당해야 하는지 씁쓸할 뿐입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조선 지식인의 문화, 한시에 다 담겼네

    조선 지식인의 문화, 한시에 다 담겼네

    한시의 품격/김풍기 지음/창비/316쪽/1만 5000원 조선 중기의 문신 허균이 1615년 무렵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 청나라의 수도 연경에서 천문을 살피는 중국 관리를 만났는데 그가 말하길 “조선 쪽에 해당하는 하늘에서 규성(奎星·문장을 관장하는 별자리)이 빛을 잃은 걸 보니 아마도 뛰어난 문장가가 죽은 모양”이라고 했다. 순간 허균의 머릿속에는 번뜩 불길한 생각이 스쳤다. ‘현재 조선 최고의 문장가를 꼽으라면 당연히 나이리라. 그렇다면 이승에서의 내 명운이 다했다는 말이 아닌가.’ 머나먼 중국 땅에서 객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말을 달려 압록강을 건너자 시인이며 문신인 차천로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런! 당대 최고의 문장가는 내가 아니라 차천로였다는 거였군.’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일화이다. 하지만 조선의 문인들은 관직에 등용되어서도 시를 짓는 등 글쓰는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과 국가를 경영하려 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이야기다. 조선 중기의 문인 채유후와 정두경은 당대 최고의 시문가(詩文家)들이었다. 한번은 두 사람이 함께 과거를 관장하게 됐다. 당시 채유후는 정이품 대제학(大提學)으로서 한 시대의 문풍(文風)을 좌우하는 막중한 자리였고, 정두경은 정육품인 정언(正言)으로서 왕의 잘잘못을 따지고 간언하는 사간원 관원이었다. 그래서인지 정두경은 과거시험 답안지를 채점하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고 낙방으로 분류된 응시자들의 답안지를 들추어 보면서 그중 어떤 것은 잘 썼노라며 칭찬을 하곤 했다. 정두경의 행동을 참다 못한 채유후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대가 문장을 잘한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직책은 대간(臺諫)에 속하는 정언을 맡고 있으니, 직책을 넘어서는 일일랑 하지 않는 게 좋겠소.” 그러자 정두경은 버럭 화를 내면서 수염을 잡고 소리쳤다. “백창(伯昌·채유후의 자)! 네가 우연히 동책(東策·과거시험 예상 문제집)을 읽고 과거에 급제한 건 요행이다. 내가 보기에, 네가 과거시험 책임자가 된 건 썩은 쥐새끼나 같은 거다. 네가 감히 나를 꾸짖는단 말이냐?” 정두경이 심하게 비난했으나 채유후는 곧바로 웃으면서 사람을 불러 술을 가져오게 해 술잔을 권하며 시 한수를 청했다. 정두경은 붓을 들어 즉시 시를 썼다. 책은 조선시대 주류 문화인 한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조선 지식인 사회와 문화를 읽어낸다. 또한 ‘한시란 무엇이다’라고 정의하지 않고 한시를 보는 저마다의 다른 시각을 다양하게 보여 주면서 한시 입문서 역할도 하고 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김정은 우상화 열 올리고 장성택 비판 여론몰이 중

    김정은 우상화 열 올리고 장성택 비판 여론몰이 중

    북한이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우상화에 열을 올리는 한편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장성택 비판 여론몰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장성택 해임 소식을 접한 당원과 주민이 장성택의 ‘종파행위’에 격분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들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장성택 숙청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색적인 여론몰이를 하면서 혼란스러운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장성택과 그 일당의 멱살을 틀어잡고 설설 끓는 보이라(보일러)에 처넣고 싶다”, “그놈들을 저 전기로 속에 몽땅 처넣고 흔적도 없이 불태워 버려도 직성이 풀리지 않겠다” 등의 극단적인 발언이 적지 않다. 한 국가연구기관 소장은 김 제1위원장을 태양에 비유하며 “감히 장성택 따위가 하늘의 해를 헛손질하다니 될 말인가”라고 했다. 이 밖에 장성택과 측근들을 ‘미꾸라지’ ‘쥐새끼 무리’ ‘짐승’ ‘인간오작품’(불량품) ‘인간추물’에 빗댄 거친 표현들도 쏟아졌다. 북한이 ‘최고지도자만을 믿고 따른 상징인물’로 내세우는 ‘태성할머니’를 노동신문이 3개 면에 걸쳐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신문은 김일성 주석이 1956년 중국과 옛 소련을 등에 업고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연안파’와 ‘소련파’를 처단하기 직전 남포시 강서구역 태성리 일대에서 만난 이 할머니로부터 “우리가 이기지, 종파놈들이 이기겠느냐”는 말을 듣고 힘을 얻어 종파분자들을 숙청했다고 소개했다. 장성택 실각도 김 주석 때의 종파분자 숙청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에게도 ‘위대한 영도자’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등 김정은 우상화에 나선 사실도 확인됐다. 그동안 북한은 김정은을 ‘경애하는 원수님’ ‘최고 영도자’ 등으로 불렀고 ‘위대한 영도자’라는 표현은 김 위원장에게만 사용해 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장성택 끓는 보일러에 처넣고 싶다” 北, 여론몰이에 주민들 동원

    “장성택 끓는 보일러에 처넣고 싶다” 北, 여론몰이에 주민들 동원

    북한이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를 이유로 숙청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비판하는 여론몰이에 주민들을 동원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장성택의 해임을 결정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이 전체 당원과 주민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장성택을 극렬하게 성토하는 주민들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노동신문 4면을 모두 채운 글에는 기업소, 공장, 협동농장, 대학, 지방당 등에 소속된 10여 명이 나와 장성택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영도’에 도전했다며 살벌한 비난을 쏟아냈다. 조선중앙TV가 9일 박봉주 내각 총리 등의 고위간부들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을 비판하는 사진을 내보낸 데 이어 숙청 발표가 나온 다음 날부터 일반 주민으로 비판자의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에 따르면 김성윤 국가과학원 수학연구소 소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태양에 비유하며 “감히 장성택 따위가 하늘의 해를 가리워보자고 헛손질하다니 될 말인가”라고 말했다. 입에 담기 어려운 살벌한 표현도 등장했다. 평양화력발전연합기업소의 리영성 열관리공은 “당장이라도 장성택과 그 일당의 멱살을 틀어잡고 설설 끓는 보이라(보일러)에 처넣고 싶다”며 분노했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진영일 직장장도 “그놈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강선으로 보내달라, 저 전기로 속에 몽땅 처넣고 흔적도 없이 불태워버려도 직성이 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1970년대 후반 김정일의 견제로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전신인 평안남도 강선제강소에서 ‘혁명화’란 이름으로 노동을 한 적 있다. 장성택과 측근들을 비난한 표현은 ‘미꾸라지’, ‘쥐새끼 무리’, ‘짐승’, ‘인간오작품’(잘못 만든 제품), ‘인간추물’ 등으로 다양했다. 북한은 앞으로 각종 기관 및 단체에서 장성택을 비판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사상교육을 강도 높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석기 녹취록 내용은…북한과 전면전 때 후방 타격 모의 ‘충격’

    이석기 녹취록 내용은…북한과 전면전 때 후방 타격 모의 ‘충격’

    ’이석기 녹취록’ 주요 내용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이 북한과 전쟁 시 후방을 교란시켜 남한 정부를 전복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거론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국정원이 확보한 이석기 의원 녹취록에는 이 의원 등이 전쟁 발발 시 남한 정부와 미군에 타격을 주기 위한 준비를 구체적으로 모의한 사실이 드러나 있다. 이 의원을 포함 이른바 ‘경기동부연합’ 내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산악회’ 소속 진보인사들이 나눈 대화로 추정된다. 녹취록에 담긴 내용은 미국과 남한 정부를 적으로 규정하는 듯한 뉘앙스가 묻어난다. 좌장격인 이 의원은 “60여년간 형성했던 현 정세(남한정부)를 무너뜨려야 한다”며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시작된 전쟁은 (전쟁을 준비해) 끝장을 내자”고 말했다. 또 “미국×들 하고 붙는 대민족사의 결전기에서 우리 동지부대가 선두에서 저놈들의 모략책동을 분쇄하고 더 나아가…중략…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면서 선두의 역할을 한다면 명예 아닌가”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어 “북은 집권당 아니다. 거기는 모든 행위가 다 애국적이다. 다 상을 받아야 된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행위가 다 반역이다. 지배세력한테는 그렇다”고 말했다. 녹취록에는 이 의원이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 이후 참가자들과 구체적인 ‘전쟁준비’를 위해 토론한 내용이 담겨 있다. 토론과정에서 이상호(구속영장 청구)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전시에 통신과 유류고에 타격을 주자. 무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데 인터넷에서 무기를 만드는 기초는 나와 있다”고 했다. 또 사제폭탄을 만드는 법을 인터넷에서 익힐 수 있다는 발언과 함께 평택물류기지 내 유류저장시설과 통신, 철도, 가스 등 국가기간시설을 타격해 차단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평택 유조창탱크는 니켈합금에 두께만 90㎝여서 총알로 뚫을 수 없다. 우리가 조사를 해놨다. 통신, 철도, 가스, 유류 같은 시설에는 경비가 엄하진 않았다. 전시 이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통신의 경우 가장 큰 데가 서울 혜화와 성남 분당에 있는 전화국인데 거기는 쥐새끼 한마리 못 들어갈 정도”라고 덧붙였다. 김근래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전기·통신 분야에 대한 공격까지 여러 의견이 나왔는데 중요한 것은 자기의 하나뿐인 목숨도 걸어야 하고, 동지들과 함께 생사를 걸어야 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토론에서는 전시 북한을 지원하고 후방을 교란시킬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상호 고문은 “총은 준비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어떻게 총을 만들 것인가? 부산에 가면 있다. 기술이 발달되지 않은 항일 시기에도 만들어 썼는데 손재주와 결의만 있다면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은 “연락체계, 후방교란, 무장과 파괴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팀을 구성하고, 대응책을 준비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이 같은 충격적인 발언이 든 녹취 파일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확보해 사법당국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며 “발언자들은 대부분 이번 사건 수사대상자들인데 공소유지에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석기 “현 정세 무너뜨려야”…녹취록 내용 공개

    이석기 “현 정세 무너뜨려야”…녹취록 내용 공개

    국가정보원이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이 의원이 모임에서 발언한 녹취록 전문이 한국일보 등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현실은 힘과 힘의 싸움이다. 지배세력에 60여년동안 형성했던 현(남한 정부) 정세를 무너뜨려야 된다”면서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모임에 참석한 이들은 발발 시 미군과 남한 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준비를 구체적으로 모의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공개된 녹취록 요약 내용이다. ■이석기 의원 모두 강연 당연히 남북의 자주역량 관점에서 미 제국주의 군사적 방향과 군사체계를 끝장내겠다는. 이러한 전체 조선민족의 입장에서 남녘의 역량을 책임지는 사람답게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이 정세를 바라보고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남녘의 혁명가는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과연 무엇을 할 것이냐. 전쟁이 구체화되고 살인과 살의 와 모략과 민족적 재난을 일으킬 수 있는 침략의 마수와 침략의 노골적인 생각이 적나라하게 논의되고 있는데, 이걸 정면으로 침략의 본질을 **하지 않고 저놈들의 군사력, 폭력적인 자행되는 범죄를 **한 채 과연 평화라는 게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총보다 꽃이라는 것을 지향하는 것은 분명하나, 때에 따라서는 꽃보다 총이라는 현실 문제 앞에 우리는 새롭게 또 새로운 관점에서 현재 조성된 한반도의 엄중한 **를 직시해야 되지 않는가? 그런 말씀을 전하면서.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할 거냐? 그 이야기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자, 무엇을 할까요? 전체의 정치적 관점에서 조선민족이라는 자주적 관점에서, 남녘의 혁명을 책임지는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 출발하되 현 정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 첫째는 필승의 신념으로 무장되야 한다. 스스로 정치사상적으로 당면 정세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사상적 무장이 설결돼야 한다. 현 정세에서 바라보는 일면적이거나 편향적이거나 때에 따라서는 분단의 사고에 쩌들어 있으면 현 정세의 역동성과 변화의 큰 흐름, 역사의 본류의 큰 흐름을 보지 못한다. 필승의 신념으로 철저히 무장하자. 첫번째는 이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죠. 필승의 신념을 발휘한다....현 정세는 새로운 단계로 가는 낡은 지배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단계로 대격변기이며 대 변환기다. 종국적으로 조선민족으로 표현되는 자주 역량이 힘에 의해서 승리로 가는 국면은 분명하다. 그렇게 정리한 바 있습니다. 기억하시죠? 그런데 남녘에 있는 우리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 고난을 각오하라.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 북은 집권당 아니야. 그렇지. 거기는 모든 행위가 다 애국적이야. 다 상을 받아야 돼. 그런데 우리는 모든 행위가 다 반역이야. 지배세력한테는 그런 거야. 전 세계에 최근에 자료를 보니까 6kg 미만의 최소 경량화해서 핵무기로 개발 할 수 있는 나라가 전세계 3~4개 밖에 안 된다고 그러네. 특히 이번에 이룬 게 엄청난 거예요 이게 나중에 과학기술의 측면만 잘 정리해서 보세요. (핵 보유 등을 설명한 후) 여기서 나온 게 이른바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 정규전의 전면전이 아닌 비정규전 이런 상태가 앞으로 전개가 될 것이다. 그 전과 다른 현재에는 정치 군사적인 대결을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 그게 심리전 사상전 선전전에서 다양한 방면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거시 그 전과 다른 새로운 전쟁의 형태다. 이해됩니까. 한국사회의 진보와 보수 진짜 가짜를 가리는 유일한 기치가 자주인 거예요. 자주야 말로 그 어느 세력도 흔들 수가 없어요. 한국사회에는 체제 반대세력이 있거든. 혁명지지자가 있어야 돼. 극소수, 뭐 실제로 1%도 안 돼. 이 세력을 가만 나두면 역사적으로 보면 해방도 그렇고, 625도 그렇고 수많은 가장 급진적인 혁명세력, 자주기치를 든 세력이 그 정도야. 그걸 보고 4대 혁명세력이… 그 정치적 상황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군사적인 것도 필요하다. 그게 지금부터 가능하다. 앞으로 군사적인 위협국면이 더 조성되면 뭐든 이를 수 있는 거야. 모든 정세는 그런 거야. 북한의 대사상전, 전쟁이라고. 그게 현대전의 또 다른 전쟁. 그래서 저들이 각종 심리부대를 점검해서 다종다양한 형태로 만들고 있다. 수혜정당이 아니라 정치권력에 대한 정부, 그런 문제가 아니고 이 권력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를 이제 바꿔 버려라. 분단의 체제 자체를 무너뜨려버려라. 어떻게? 남쪽의 자주역량에 대해서 민족사의 새로운 대전환기를 우리 힘으로 만들자고 호소를 하는 겁니다. 현실은 힘과 힘의 싸움이다 지배세력에 60여년동안 형성했던 현 정세를 무너뜨려야 되요. 60년 전행의 희생으로 드러난 게 재들은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거야. 온갖 방해 책동 물리적 탄압 공작이 들어올 거다. 당연하지. 전쟁인데.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시작된 전쟁은 끝장을 내자 어떻게? 빈손으로?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하면 물질 기술적 준비 체계를 반드시 구책해야 한다. 그런데로부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물질 기술 준비란 뭐냐. 힘과 힘이 충돌하는 시기에 저놈들이 우리를 방해시켜서 우리가 역량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그 물질, 기술적 준비를 갖춰야 하는데 왜 기술적인가? 그건 나중에 동료들과 토론에서 한 번 고민해 보세요. 이 기술 준비가 필요해요. 포괄적으로 물질적 준비를 갖추자. 그렇게 하면 좋을 텐데 조금만 더 정교하게 물질 기술적 준비라고 하는 거예요. 이게 현 정세에 우리가 저들과 싸우는 이기는 길이다. 정리하면 필승의 신념으로 무장하는 문제. 그러나 정치 군사적 준비 체계를 잘 갖추어서 물질 기술적 토대를 굳건히 하는 거예요. 수세적 방어가 아니라 공세적 공격 기회를 만드는 것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태도이고 이 입장과 태도의 준비 정도에 따라서 희생을 최소화하고 피 흘리는 동지도 적고 승리를 앞당기는 그 출발 부분에서 가장 지혜롭지 않겠는가. 그 지혜라는 것은 준비에 있는 거다. 인정하자. 현재의 우리 역량이라는 것을 다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준비하자. 물질 기술적 준비를 단단히 구축하는 거예요. 우리가 자주된 사상, 통일된 사상, 미국놈을 몰아내고 새로운 단계의 자주적 사회, 착취와 허위없는 그야 말로 조선민족의 시대의 꿈을 만들 수 있다. 그 꿈을 2013년 하나의 주장이 아니라 하나의 물리적 힘으로 한두 사람의 발언과 결의가 아니라 전국적 범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최종 결전의 결사를 하자는 겁니다. 이 또한 얼마나 영예롭지 않은가. 수 많은 곡절을 딛고 우리가 동지부대를 이루고 그야말고 미국놈들하고 붙는 대민족사의 결전기에서 우리 동지부대가 선두에서 저놈들의 모략책동을 분쇄하고 더 나아가 군사적인 파일럿이라 하는데 적들이의 그야말로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면서 선두의 역할을 한다면 이 또한 명예가 아닌가. 그런 관점에서 투쟁을 미리 승리로 준비하자. 예견된 싸움이라면 그리고 우리가 예상하던 예상치 않던 북에 대한 도발이 분명하다면 우리의 힘과 의지를 단단히 준비해서 그러면 적의 도발을 선두에 서서 승리의 국면을 만들어 가면서 이에 대한 준비하는 것이 훨씬 지혜롭지 않겠는가. 그야말로 끝장을 내보자. 그래서 이 끝장내는 역사의 진행에 새로운 전환기를 우리 손으로 만든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전투를 준비하는 그러나 지금 마치 일정시간이 지나면 이 정세 국면이 끝날 것이라고 착각하거나 그러지 마세요. 이건 이미 전쟁으로 가고 있다는 거. 새 형태의 전쟁이라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권역별 토론(남부) ▲이상호(경기진보연대 고문)=대형면허가 있는 사람들은 다 징집대상인거고요. 또 SUV차량들은 다 징집이 되고 기타의 어떤 다른 여러가지 보완을 (*)텐데 징집이 되면은 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아까 이야기 했던 것처럼 이미 우리가 누군지 다 파악이 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징집이 되겠습니까? 예비(검속?)이 되겠죠. (중략) 지역에서 간첩사건으로 연루됐다가 언론사 사업하고 있는 사람이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하더라고요. 전쟁 분위기가 고조가 됐을 때였는데 그래봐야 2개월 간다. 자기가 볼 때는 자기가 수원지역에서 예비검속에 2인자다. 국정원이 따라다니는 것 보니깐 자기가 이긴 것 같다. 구체적인 이야기 하면은 자기는 조수석에 칼 하나 갖고 다닌다. 자기는 예비검속 당하면 근데 그냥은 안나간다. 나를 잡으면 한명은 죽이려고 칼을 넣고 다닌다. 그것이 그 사람의 결의겠죠. ▲이상호=근데 우리가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내가 이 지금 격변기에 불가피한 전시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어떻게 잠재해있던 전시상황을 유리하게 국면을 전환한다라고 하는 보다 큰 차원에서 문제들이 곳곳에서 (중략) 우리한테는 잘한다고 했는데 자기 생활에도 허점이 있는 거예요 합법주의에 빠진게 아닌가? ▲이상호=필승의 신념을 갖는 것은 갖는 건데 그 신념을 어떻게 구체화 할거냐? ▲신원미상 남자=그런 것들이 있어요 전국적으로 미군 유류라인이 (…) 낡아가지고 (…) 헐어가지고 (…)나온 ▲이상호=그냥 아주 엑기스만 이야기 하셨네요. 그래서 위장을 하자. 위장을 하고 우리가 전시에 차단해야 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타격을 주자. 통신을 얘기한 거고. 그 다음에 이제 유류고. ▲이상호=그것은 지역별로 할지 전체로 할지 상황에 따라서 검토가 필요한 문제가 있을 거 같은데 중요한 것은 지침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논의가 되는 거예요. 개별적으로 할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모여야 되겠죠. 거기에 맞춰서 소조가 정해질 거고, 임무가 주어지는 상황이 되고 다른 거는 지금 다른 의문사항에 대해 이야기 해보시죠. 통신하고 그 다음에 기름, 유류에 대한 논의가 됐거나 공유할 부분이 있을 겁니다. 화성에도 다른 지침이 있거나 그러면? ▲최진선=어떤 시점에서 예비검속은 피해야 되는 상황이고 뭔가 조짐이 있으면 더욱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데. (중략) 이번에 폭력적인 대응, 기본 계획을 빨리 만들어 줘야 거기에 따라서 훈련도 되고 있는 문제이지 (중략)사실 개별적으로 저장소를 어떻게 한다 불가능한 예기고, 통신교란 불가능한 예기고, 우리지역에서 상황이 발생하면 군사쪽으로 움직여야 되는 거고. 군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위치 체계와 준비가 돼있는가? 이걸 점검하고 부족한 것은 채워 나가는 부분이라서 어떤 시설에 대한 타격이나 이런 문제도 그게 갖추어 줘야 가능한거지 그렇지 않고는 가능할 수 없다. (중략)그런 매뉴얼을 만들어 필요하면 이런 이런 지침에 의해 움직이는 게 필요하고 (중략) 비상식량, 음식 필요한 이런 것들을 집에 준비하고 당장 할 수 있는게 그거 아닌가 싶어요. (중략) 보안이 가능한 장구를 마련하는 것도 준비인 것 같아요. ▲이상호=위기상황에서 통신 같은 경우는 보안만 되면 아무 문제 없으니깐. 거점을 지역별 거점을 잡는다고 하면 2단계 3단계 방안이 필요하겠죠. (중략) 우리가 방침이나 지침에 의해서 같이 공유하면 될 것 같고 다만 무장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겠는지? 그러면 무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하는 문제는 남는 문제가 있겠죠. 예를 든다면 지금 이제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장난감총 있잖아요. 그게 80만원 짜리에서 90만원 짜리 들어가게 되면 가스쇼바가 있는데 개조가 가능하며 그것이 안에 들어가면 비비탄총을 갖다가 새를 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사람을 조준하게 만드는 일반 총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예를 들려고 한다면 아니면 지금은 인터넷에서 무기를 만드는 것들에 대한 기초는 나와 있어요. 중학생들도 인터넷에 들어가 가지고 폭탄을 만들어가지고 사람을 살상시킬만큼 위협을 만들 수 있어요. 우리가 잘 해석해서 놓고 본다고 한다면 가지고 있는 재료들이 많이 있어요. 조금만 공부하고 조금더 남들이 이해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이해할 수가 있겠죠. 항일 무장단체를 보면 (*)에 강한 사람이 있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가 지역별로 잘 파악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무엇이 있는지, 예를 들면 폭탄을 제조하는데 있어서 거기에 내가 참여하는데 있어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우리가 추천하고 참여하면 되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유류저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데가 평택에 있는 유조창. 이거 세계에서 가장 큰 저장소에요. 그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거기 뭐야 안에 있는게 니켈합금이에요. 그것은 관통하기가 어려워요. 더 중요한 문제는 뭐냐면 니켈합금을 감싸고 있는 것이 두께가 90cm에요. 벽돌로 시멘트로 그래서 그것이 총알로 뚫을 문제는 아니거든요. 우리가 차로 혼자 다이나마이트 싣고 와 가지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폭하되는 문제는 아닌 거예요. 이미 정부에서 테러범이 투입되고 소방 특공대가 들어가고 다 이미 있는거죠. 인천에 그런 시설이 있는 거죠. 우리가 조사를 해놨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될 문제는 아니고 다만 전시상황이라든지 중요한 시기에는 우리가 통신과 철도와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시켜야 되는 문제가 있는 거죠 다만 전시상황이라든지 중요한 시기에는 우리가 통신과 철도와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시켜야 되는 문제가 있는 겨죠. 그랬을 때 우리가 검토한 바에 의하면 그 시설이 실제로 경비가 엄하진 않았는데 그것이 쉽게 우리가 뭔가를 갖다가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걸로 알고, 그렇다면 안에 들어가서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고 중요시설 안에서 이것들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철도 같은 경우도 철로의 위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철도가 지나가는데 있어가지고 통제하는 곳 이거를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방법이다. 통신 같은 경우도 가장 큰 데가 혜화국이에요. 전화가 혜화동에 있어요. 그 다음에 분당에 있습니다. 수도권을 갖다 관통하는 혜화동하고 분당에 있는데 거기에는 쥐새끼 한마리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진공형태가 돼야 되기 때문에 몇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우리가 남에서 전쟁이 벌어지거나 상황이 된다고 하면은 목숨을 걸고 투쟁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이 있는거죠. 목숨을 건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 굉장히 기술적이고 과학적이고 거기에 맞는 뭔가 물질적인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가 있는 거죠. 더 나아가 결정적 시기가 되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수행해야 할 각자 임무들이 부여되면 거기에 맞는 과학적이고 물질적인 기술적인 문제들이 요구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내가 화공과를 나왔는데 (*)에 대해서 (*)를 제조하면 된다 그런식으로. 자기 목숨을 걸고 탈취를 할 것이냐? 탈취한 것을 가지고 실질적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냐? 이 문제는 다를 수 있는 문제인데 많은 동지들이 저는 그러한 위급한 상황에 조직적이고 무장된 역량으로 임할 수. 평택지역 같은 경우가 군사 조치가 굉장히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어지는 거기에 사업할 때도 나와요. 그래서 실제로 지역에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중요하게 어떤 화약, 생산하는 곳이 있어요. 거의 북부지역이고 남부지역에 2개밖에 없고. 그런데 그런 것들도 필요하면 터치해야 되겠지. 그랬을 때 굉장히 질적인 요건들이 필요한 거고. 정보도 필요한 거고. ▲이상호=터치를 하는데 있어 가지고 인터넷에 나와 있는 주소가 다 틀려요. 그래서 지금 무기고라든가 화학약품이 있는 거기에 나와 있는 주소가 다 달라요. 그것들이 우리들 모르게 위장하는 거예요. 실제로 안맞아요. 그런 부분들을 찾아낸 부분들이 있어가지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실제적으로 명단이 꽤 있는 거예요. ▲이상호=우리가 손재주가 있고 결의가 있고 거기에 재주가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우리가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라고하는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고요. 또 필요하면 우리가 타겟활동을 해야 될 것인데. (중략) 이런 집단적인 논의를 통해서 정말로 내가 탈취를 하는 과정이라던가 혹은 내가 무기를 만드는 과정이라던가 뭔가 내가 통신시설을 파괴하는 어떤 나한테 어떤 임무가 주어질 지 모르지만 이런것들이 구체적으로 자기의 목숨을 내놓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대해서 이런 모임 자체가 여러분이 (*)을 가지기 때문에 어떤 필승의 신념을 갖는다고 했는데 신념이 이렇게 구체적인 논의 속에서 확인되어서 나온다고요. 파이프라인들이 오래되거나 혼재되고 그런데 그런 라인만 우리가 잘 알아서 가지고 그리고 전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전 단계에서 우리가 주변을 갖다가 보다 더 우리편을 확대하는 과정 등을 이런것들을 진행시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거고.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물리적인 타격도 중요하겠지만 물리적인 타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반드시 포섭하는 사업도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홍순석(경기도당 부위원장)=대중정치 역량을 우리가 지금보다는 백배 천배를 쌓아야지 이 난국을 극복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권역별 토론 발표 ▲동부(김근래 경기도당 부위원장)=정세의 엄중함이나 심각함에 대해서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최급박한 전쟁의 상황까지 포함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준비하는게 필요하겠다 느꼈다. 적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전기ㆍ통신분야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까지 포함에 여러 의견이 나왔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고민했다라기보다 이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자기의 하나뿐인 목숨도 걸어야 되고, 동지들과 함께 생사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확인했다. ▲남부(이상호)=여기 모인 사람들은 다 조국의 운명과 함께 한다고 생명을 거는 사람들이다는 이야기 했다. 2~3월에 대포 한 잔 했던 사람이 국정원이 따라다니는 것 같더라고 하면서 ‘한 명을 반드시 죽이고 자기도 최후를 맞을 거다’이런 얘기를 했다. 오늘 이야기는 한 놈 처단하는 문제가 아니라 격변기에 우리가 어떻게 정세를 주도적으로 맞이하는가 하는 문제다. 정리된 지침, 매뉴얼이 필요하다. 우리가 모여야지 개인적인 싸움이 아니다. 총은 준비해야 되는게 아니냐 이런 의견 나왔다. 어떻게 총을 만들거냐? 부산에 가면 있다. 항일의 시기에도 기술이 발달되지 않은 시기에도 만들어 썼는데 손재주가 있고 결의가 있으면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문제 이야기 했다. 그런데 불행히도 화공과 나온 사람은 없어요. 이런 집단적인 논의를 통해 탈취를 하는 과정이라든가 혹은 무기를 만드는 과정이라던가 통신선을 파괴한다든가 하는 나한테 어떤 임무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신념이 이렇게 구체적인 논의 속에서 확인되어서 나온다. 물리적인 타격도 중요하겠지만 물리적인 타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반드시 포섭하는 사업도 굉장히 중요하다. ▲중서부(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안일한 사고로 전쟁인식이나 이런 것이 허술했다. 동지들 속에서 관점 견해 이런 것을 철저히 일치시키고 생활, 집단적인 기풍 이런 것을 다져야 된다는 분도 있었다. 생활규율부터 자기를 세우고 조직 속에서 임무와 규율로 무장하면서 다시 우리를 준비하는 것이 필승과 신념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한 동지는 총을 준비해야 된다고 했고, ‘뭐에 할거냐?’했더니 ‘저격하는 총이다’이러더라. 두번째 한 동지는 주요시설 마비 시킬려면 요즘에 첨단기술이니 해킹기술로 레이더기지나 이런 것들을 마비시킬 수 있다 그랬는데 이런 것도 뜬구름이었다. 세번째 동지는 좀더 구체적이었는데, 지도부 중심으로 지도부가 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오더가 딱 떨어지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돼 있느냐 문제에 공감했다. 마지막 동지는 대중 속에 들어가서 대중정치 역량을 지금보다 백배 천배를 쌓아야 난국을 극복한다는 얘기를 했다. ▲북부(이영춘 민주노총 고양 파주 지부장)=피부로 느끼는 사례가 있다. 어떤 지인인데 비상식량 준비나 생화학전 무기 때문에 비상 화생방 무기들을 구입해서 비치하고 있다. 전시상황이나 국지전이 발생할 경우에 북부지역은 다 사정권 안에 있다. 상호간에 집결지라든지 이동루트 이런 것이 필요하다. 그런 것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이쪽 지역은 대부분 미군들이 동두천에 거주하고 있고 미군 아파트도 있기 때문에 미 군속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일상생활에서 파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쪽 지역의 발전이라든지 지하철이라든지 철도 등의 국가 기간산업이 포진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런 곳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 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행정부서나 이런데서는 전산망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고 나왔다. 실제 팀을 예비역 중심으로 꾸리고 군사 매뉴얼 진행되는데 대한 우리의 매뉴얼을 준비해야 하고 각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각자 건강문제 체력문제 등도 세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 나왔다. 연락체계, 후방교란, 무장과 파괴는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해서 팀을 구성하고 대응책을 준비해 가야 한다. ▲청년(박민정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청년은 6명이다. 설마 전쟁이 일어나랴라는 안이함이 있었다. 저희끼리 6명이서 훈련을 할까? 아니면 백만조직 유인물 대회를 할까? 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했지만 저희가 주도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문제, 마음을 모으는 자리였다. 청년부문의 강화와 주체역량 강화라는 목표로 전투를 벌이고 있고 이기서 핵심은 동지를 선택하고 배후를 확대해서 실제 이 본질과 함께 해야 된다. 저희가 벌이고자 하는 백일전투 동안 우리부터 세밀하게 체력부터 시작해서 세밀한 준비를 해두자. ▲중앙파견(우위영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한 동지가 오늘 (이석기의) 강의를 들으면서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물질, 기술적 준비를어떻게 갖출 거냐? 뜨거운 반응이었다. 군대를 나온 분인데 최근 공부를 하고 있다. 정보전을 할 수 있는 최소의 인원, 적들의 통신망, 도로망 이런 것들을 가지고 논의가 되었다. 결론은 각자 소관 업무를 똑똑히 인식하고 각자의 초소에서 구체적으로 혁명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혁명이 부를 때 언제든지 모일 수 있는 태세는 일상에서 나오는 것이다. ▲기타팀(조양원) 중요한 것은 전쟁이 일어나고 직접적인 발발이 있을 때 수뇌부를 지켜야 하는 거예요. 대표님을 중심으로 해서. 두 번째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갖추고 거기에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난 번에도 이런 토의를 했는데 저희들이 느끼는 것은 사실 준비가 아직 많이 안돼 있잖아요. 준비를 갖추는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앞으로 더욱 강력한 조직생활, 팀생활을 통해서 목숨 걸고 싸우는 각오로 군중사업도 해야 되고 자기 책임도 해야 되지 않겠냐고 얘기했습니다. ■이석기 의원 마지막 발언 ▲민족사의 60년의 총결산이라는 것을 깊이 자각해서 대차게 그리고 웃으며 승리하기까지 엄청난 태세로 여기 있는 동지들이 하나가 되기 위한 **가 아니라 모두가 성공해야 하는 것. 여러분들의 한치의 타협을 ** 전선의 **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여기 동지들이 영리만 따지지 말고 즉각 전투태세로 돌아 갈 수 있을까 하는 건데 동지들은 준비가 잘 됐습니까. ▲오늘 이 시작으로 격변정세를 주동적으로 준비하는 것에 대한 하나의 결의가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으로 물질적으로 강력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당장 준비하기를 바라면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평생을 민중의 아이콘으로 살다 백기완(상)

    [명사가 걸어온 길] 평생을 민중의 아이콘으로 살다 백기완(상)

    백기완(80)은 거리에 있었다. 1973년 유신헌법 개정 투쟁 때도,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때도 그는 늘 대오의 맨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지금도 거리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서울 중구청이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분향소를 철거할 때도 백발의 백기완은 새벽같이 나와 천막을 지켰다.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몸부림이 있는 곳이 나의 삶터”라고 말하는 백기완. 스스로 “늙었다”고 말하면서도 세상에 호통치고 노래 부르기를 멈추지 않는 그는 여전히 젊다. 백기완의 삶과 예술을 두 차례에 나눠 싣는다. 백기완을 거리로 이끈 것은 가난과 분단이었다. 1933년 황해도 은율 산자락에서 태어났다. 땅 한 뼘 갖지 못한 아버지는 돈이 없었다. 배가 고팠다. “돼지기름 덩어리 한 조박(조각의 황해도 사투리)을 날로 먹는 것이 어릴 적 꿈이었다”고 회고할 정도다. 일제의 잔학한 수탈이 계속되던 때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왜놈들이 집에 와서 놋그릇을 뺏어갔어요. 쌀도 뺏고 밥그릇도 뺏고, 나도 울고 엄마도 울고. 그런데 엄마가 그만 울래요. ‘사내 새끼가 자꾸 울면 키가 안 큰다. 어서 커서 엄마 원수를 꼭 갚아 달라’고. 그때부터 민족의식이 싹 텄던 것 같아요.” 1946년 백기완은 아버지를 따라 맨발로 서울에 왔다. 도시는 냉정했다. 설렁탕 집에서 일을 하다가 “식은 밥을 너무 많이 먹는다”는 이유로 쫓겨났다. 그에게 서울은 “주먹으로도 안 되고 참아도 안 되고 울어도 안 되는 곳”이었다. 가진 게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저항심리가 그에게 민중 의식을 심어줬다고 했다.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었다. 학교는 꿈도 못 꿨다. 충무로 책방에서 주인 몰래 영어 사전을 외우다 쫓겨나기를 거듭했다. 그의 할아버지(백태주)에게서 항일투쟁 때 도움을 받았던 백범 김구(1876~1949)와 임시정부의 외무부장을 지낸 조소앙(1887~1958) 선생이 학교에 보내겠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마다했다. 아버지는 “백범에게 밥을 얻어먹으면 백범 같은 사람밖에 안 된다. 깡패가 되든 거지가 되든 혁명가가 되든 혼자서 크라”고 했다. 1950년 전쟁으로 나라가 찢어졌다. 어머니는 여전히 은율에 있었다. 남쪽에서 참전한 작은형은 “북쪽에 계시는 어머니를 겨냥해서는 단 한 방도 쏠 수가 없다. 그래서 하늘에 대고만 빵빵 쏜다”는 편지를 남기고 전장에서 숨졌다. 형의 유해를 찾으러 강원도에 갔다가 사격을 당해 죽기 살기로 뛰었다. 뛰면서 다짐했다. 언젠가 나라의 허리를 내 손으로 잇겠다고. 전쟁이 끝났다. 국토는 폐허였다. 백기완은 ‘나라가 온통 퇴폐와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고 여겼다. “우리 생명을 심자”며 젊은 날을 나무심기와 농민운동에 바치기로 했다. 1953년부터 꼬박 7년. 그때는 불덩어리 같았다고 했다. 젊은이들의 주머니를 털어 1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다. 뜨거운 청춘이 되살아나는 듯 백기완은 인터뷰를 멈추고 거친 목소리로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불렀다. “바라보라 붉은 산 햇빛에 탄다/ 저 산을 푸르게 마음도 푸르게/ 저 산을 푸르게 조국도 푸르게/ 영치기 영치기 영차차 영치기 영차차/ 영치기 영치기 영차차 영치기 영차차 우리는 선봉이다 자진녹화대” 100만 그루의 나무는 이 땅에 생명이 되었을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이승만 독재가 강화되면서 그는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했다. 싸움은 반 세기 넘게 이어졌다. 그는 ‘가대기 형(兄)’ 이야기를 했다. “가대기 형은 서울역에서 막일하던 지게꾼이었어요.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그냥 가대기 형이라고 불렀어요. 싸움을 잘했지만 주먹쟁이는 아니었어요. 내가 가난한 친구들이랑 주먹다짐을 하고 나면 이렇게 얘기했죠. ‘싸움은 있는 놈, 나쁜 놈들이랑 하는 거야. 없는 놈들끼리 싸워봤자 서로 코만 터져’ 그 말이 내 인생의 길라잡이가 됐어요.” 이승만 전 대통령은 백기완에게 ‘나라를 반으로 가른 미국의 앞잡이’였다. 정권을 바꿔가며 30년 넘게 이어진 독재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아가고 그래도 길이 없으면 새 길을 내자”며 4·19 혁명에 참여했다. 이승만 정권은 무너졌다. 그러나 이듬해 5·16 군사 반란이 터졌다. 그가 “독재자의 야욕과 자본주의의 폭악이 결합된 극악한 체제”라고 부르는 ‘박정희 18년’의 시작이었다. 1972년 유신헌법이 나왔다. 1974년 1월에는 긴급조치 1호가 나왔다. 1973년부터 ‘유신헌법 개헌청원 백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던 백기완과 고 장준하(1918~1975) 선생은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2년 뒤 풀려났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그때를 꼽았다. 유신은 그에게 ‘반통일, 반평화, 반균등, 반자유, 반문화, 반예술, 반역사, 반진보’였다. “유신 타파 운동을 하다 집에 들어와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어요. 탕탕탕, 누가 현관문을 부수고 구둣발로 들어와 이불을 확 베끼더라고. ‘너희 집 안방에 강도가 구두를 신고 들어와서 이불을 벗기면 좋겠어. 빗자루로 쓸어 이 새끼야’ 그랬더니 나를 짓이기며 질질 끌고 가요. 기가 막혔습니다. 내 생각대로 목숨을 걸고 떳떳하게 살았는데 그렇게 끌고 가면 되겠어요. 온몸이 노여움으로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그는 끌려가면서 아내에게 “여보, 나 기다리지 마. 훗날 내 무덤에 이름 모를 꽃이 피면 그게 해방 통일의 꽃일 거야”라고 외쳤다. “지금 들으면 어쭙잖은 얘기처럼 생각되기도 하는데, 그때는 죽기 살기로 싸울 때였으니 진지했어요. 거의 반 죽어서 감옥에 있는데 아내에게 편지가 왔어요. 새벽녘 추위가 더 매서운 법이니 견디어 내시라고.” 그러나 1975년 기다리던 아침이 오는 대신 믿고 따르던 장준하가 죽었다. 장준하는 그에게 “모든 통일은 좋다. 제국주의와 독점자본주의의 틀을 뒤집는 첫 걸음이 통일이다”고 알려준 스승이었다. 그는 “야비한 학살”이라고 했다. 여섯 달을 내리 울었다. 지난달 26일 장준하 선생 사인 진상조사 공동위원회가 “머리에 둔기를 맞고 숨졌다”는 사인을 발표할 때 백기완은 다시 울었다. 1979년 유신 체제가 끝난 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또 다른 군사 정권이었다. ‘반동분자’ 백기완은 다시 끌려갔다. 모질게 맞았다. 손톱이 뽑혔다. 정신을 잃으면 물바가지가 날아왔다. 독재는 짐승만도 못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죽기 살기로 시를 쓰며 버텼다. 그때 쓴 ‘묏비나리’는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작곡돼 대표적인 민중가요가 됐다. 맨 첫발/ 딱 한발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중략)/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세월은 흘러가도 구비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산자여 따르라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백기완은 민중후보로 대통령 후보에 추대됐다. 야권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백기완이 단일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민주화는 눈앞의 신기루였다. 백기완이 선거 이틀 전 단일화를 외치며 후보를 포기했지만 ‘양김’은 끝내 각자의 길을 갔다.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다. 그는 “민중을 위해 싸운 100여년을 승리로 매듭지을 기회를 날렸다. 피눈물이 그치지 않았다”고 했다. 1992년 말 다시 민중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문민’(文民)의 간판을 내걸고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총칼을 앞세운 독재는 사라졌지만 백기완은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를 거치는 사이 독재의 폭력은 신자유주의로 횡포로 바뀌고 있었다. 노동 현장을 찾아다녔다. 자본의 낯은 겉으로만 번지르르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가장 극악하게 노동을 탄압한 정권”이라고 했다. 정도는 달랐지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상품으로 만들어 돈으로 환산하는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없애야 한다. 신자유주의에서 민중이 해방되는 것이 역사적 과제”라고 했다. “젊은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비바람과 가뭄을 견디지 못하고 여름 한때 없이 떨어지는 가랑잎을 ‘개죽’이라고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깨뜨릴 생각은 않고 그 속에서 출세, 돈벌이, 명예, 행복만 좇다가 개죽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여, 개죽이 되지는 마시오. 개죽으로 사느니 마음껏 자라다가 거름이라도 되는 게 나아요.” 그가 이번 정부에 가장 우선해 요구하는 것이 노동 문제다. “지난해 한진중공업 노조에서 최강서라는 젊은이가 서른넷에 목숨을 끊었어요. 유서에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5년을 더 기다릴 수 없다. 돈이 전부인 세상에 없어서 더 힘들다’고 적었어요. 사실상 학살이나 다름없었어요. 장례식에 갔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들이 ‘아빠 왜 안 오냐’면서 사탕을 먹고 있어요. 울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데 앞이 안 보입디다. 하지만 나는 앞이 안 보인다고 주저앉지는 않아요. 그대로 주저앉는 건 자본주의에 져서 인간성을 포기하는 겁니다.” 백기완은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유신 잔재’라는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유신에 대한 거부와 비판이 한마디도 없다”고도 했다. 그는 다시 ‘장산곶매’ 이야기를 했다. “장산곶매는 일찍이 애미 애비를 잃고 너무나 배가 고팠습니다. 올빼미와 까마귀를 찾아가 밥 한 술을 빌다가 부리와 발톱을 빼앗겼죠. 땅 속으로 가면 쥐들이 쫓아오고, 바깥으로 가면 사람들이 보약이라며 달려들고. 그렇게 벼랑까지 쫓기다 보니 앞에는 끝도 없는 바다, 뒤에는 사람과 쥐새끼예요. 장산곶매는 벼랑 끝에서 넓은 바다와 하늘을 보며 깨친 바가 있어 힘이 약한 짐승은 잡아먹지 않고 일년에 두 번 나쁜 놈 하고만 싸우기로 합니다. 장산곶매가 싸움을 떠나는 날 밤이면 숲에서 ‘딱, 딱’ 하는 소리가 나요. 부리질로 제 둥지를 ‘딱, 딱’ 까부수는 소리. 집에 집착하면 온몸으로 싸울 수가 없어요. 싸움을 할 때는 목숨을 걸어야 돼요.” 2009년 백기완은 “한평생 하는 일들이 죄다 실패였다. 다시 실패의 어두움 속으로 반딧불이를 찾아 뛰어드는 느낌”이라고 했다. 어둠 속에 뛰어드는 그는 싸움을 멈출 생각이 없다. 백기완은 둥지가 없다. 백기완은 여전히 거리에 있다(하편에 계속).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백기완은 ▲1933년 황해도 은율 출생 ▲1953년 농민운동 시작 ▲1965년 한·일협정 반대 운동 ▲1974년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15년형 ▲1979년 YMCA 위장결혼 사건으로 징역형, 1981년 3·1절 특사로 석방 ▲1987년 민중후보로 대선 출마 뒤 단일화 주장하며 사퇴 ▲1988년 통일문제연구소 개소 ▲1992년 민중후보로 다시 대선 출마, 낙선 ▲1999년 계간 ‘노나메기’ 창간 ▲2002년 대한축구협회 요청으로 월드컵대표팀에게 강연, 히딩크 감독과 인연 ■주요 저서 항일 민족론(1986) 장산곶매 이야기(1994) 백기완의 통일이야기(2003) 사랑도 이름도 명예도 남김없이(2009) 시집 이제 때는 왔다(1985), 젊은 날(1990) 극본 대륙(1998)
  • 中, 이번엔 마오쩌둥 띄워 ‘좌파 달래기’

    중국 관영 언론들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지시로 이뤄진 마르크스주의 연구 성과를 찬양하고, 마오쩌둥(毛澤東)의 과감한 부패 척결 등을 집중조명했다.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대)에서 당장(黨章·당헌)을 개정,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지도이념에서 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우경화’에 대한 좌파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25일 “후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지시로 2004년부터 거국적으로 심혈을 기울여 진행 중인 마르크스주의 이론 연구 및 체계화 공정의 성과가 풍성하다.”며 1면 등에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의 혁명을 완성시킨 이론적 근거인 마르크스주의를 현 시대에 맞게 연구하고 체계화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마르크스 공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신문은 또 “2004년부터 3000여명의 마르크스주의 전공학자들이 ‘마르크스주의 원리’, ‘마오쩌둥 사상과 중국특색사회주의 이론’ 등 관련 교재 130여편을 만들어 각 대학에서 널리 가르치고 있다.”면서 “특히 후 주석의 ‘과학발전관’을 접목시킨 교재가 가장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마오 띄우기’에 나섰다. 통신은 이날 특집기사로 마오가 1955년 국가경위대 내 측근들의 비리를 발견하고 일명 ‘쥐새끼 청소’라는 이름하에 관련자들을 엄벌했다는 일화를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마오쩌둥의 혁명 정신을 강조했다. 통신은 또 6·25 전쟁 때 전사한 마오의 아들 마오안잉(毛岸英) 탄생 90주년에 맞춰 참전 장병들의 유해가 묻혀 있는 평안남도 회창군내 열사릉원이 새 단장을 마치고 전날 준공식을 가졌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중국 공산당 내에서 조심스럽게 드러나고 있는 마오 사상 등의 퇴색 등과 관련, 중국인민대 정치학과 장밍(張鳴)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중국 내 좌파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면서 “(우파들은)이번 18차 전대의 당장 수정 과정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의 색채를 다소 약화시킬 순 있겠지만 빼거나 제외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언론들은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당헌 수정 소식을 전하면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언급하지 않았고, 서방 언론들은 이를 마오쩌둥 사상 등의 삭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줄기세포로 쥐새끼 출산…불임 해결 청신호

    줄기세포로 쥐새끼 출산…불임 해결 청신호

    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쥐의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난자를 만들어 새끼 쥐 출산에 성공했다. 인간에게 적용하는 데는 기술적·윤리적 문제가 남아 있지만 불임 해결에 획기적 길이 열리게 됐다. 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교토대 사이토 미치노리 교수 연구팀은 쥐의 피부 체세포에서 추출한 iPS세포로 생식 능력이 있는 난자를 만들어 내 체외수정 등을 거쳐 암수 쥐 3마리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런 실험결과를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이번 실험으로 이론적으로는 자신의 피부세포 등으로 유전정보를 잇는 ‘2세’를 탄생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지난해 이미 iPS세포로 정자를 만들기까지 했다. 불임증 치료법 연구에 커다란 진전을 이루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난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큰 한계는 사람과 쥐의 iPS세포는 성질이 다른 데다 인간의 경우 난자나 정자의 토대가 되는 원시생식세포를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성공확률이 자연 상태의 난자를 사용했을 때의 8분의1에 불과한 데다 난자 생성 과정에서 유전자에 이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생명윤리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정자와 난자를 모두 한 사람에게서 얻게 된다면 남녀 간 구분이 사라지게 된다는 극단적 우려도 나온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사설집 ‘이순신歌 펴낸 소리꾼 김영옥

    [저자와 차 한 잔] 사설집 ‘이순신歌 펴낸 소리꾼 김영옥

    ‘그때여 이순신은 불혹의/ 나이를 훨씬 넘긴/ 세월의 흔적을 뒤돌아보니/ 인생의 그림자에/ 얼룩진 상흔들이/ 가슴을 꽂는구나.’ “충무공 이순신이 전라좌수사에 부임한 이야기는 이렇게 아니리(이야기하듯 줄거리를 말하는 것)로 시작하고요. 옥포해전에서 왜적을 소탕할 때는 휘모리장단(아주 빠른 장단)으로 흥겹게 몰아치죠.” ‘난데없이 돌격하라/ 호령하고 외쳐 댄다./ 쥐새끼 같은 왜놈들/ 허둥지둥 허겁지겁/ 우왕좌왕 좌왕우왕/ 이리 왔다 저리 갔다, 저리 갔다 이리 왔다/(중략)들쑥날쑥 지랄 염병/ 천병을 치고 자빠졌다/ 오매 오매 오매 오매.’ 지난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에서 만난 소리꾼 김영옥(65·남도전통음악연구소 이사장)은 직접 만들고 부른 ‘이순신가’의 대목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충무공의 출생부터 학문 과정, 벼슬기와 시련기, 옥포·부산·한산도·노량해전 등 임진란과 죽음까지 모두 담아 동명 사설(가사)집 ‘이순신가’(SNS 펴냄)를 냈다. 판소리 ‘이순신가’의 시작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여수시에서 시립국악단을 만들면서 초대 예술감독직을 제안했다. 서라벌예대에서 가야금을 전공한 그는 ‘서편제 심청가의 전형’이라고 불리는 한애순(88)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고, 한농선(1934∼2002) 명창에게는 동편제 ‘흥부가’를 전수받았으니 자격은 충분했다. 다만 1968년부터 순천여고, 순천대, 부산대 등에서 줄곧 가르치기만 했던 터라 행정직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한번 해보자.’며 수락했지만 쉽지 않았다. 직원은 단장과 예술감독, 딱 둘이었고, 단원은 모두 비상임이었다. 오기가 생겼다. “전남 여수의 브랜드가 될 창무극을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판소리 다섯 마당에는 우리 민족의 감성인 애정, 의리, 우애, 효심, 충심이 모두 들어 있어요. 그런데 ‘적벽가’만 중국 삼국지가 바탕이에요. 우리에게도 자랑스럽고 위대한 인물이 많은데 말이죠.” 그래서 그가 집중한 인물이 충무공이다. “여수는 충무공의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그는 “여수는 전라 좌수영의 본영이 있었고, 거북선을 만든 곳인 데다 임진란 내내 어머니를 모신 곳이기도 하다.”면서 충무공과 여수와의 관계를 술술 풀어냈다. 2004년에는 충무공의 충효·충절을 조명해 ‘성웅 그리고 어머니’를 올렸다. 30분짜리 단막극이었지만 여수시민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이 공연 후 이순신연구소의 정광수 소장이 찾아와 완창본을 제안했다. 솔깃했다. “난 소리를 하는 사람이지 국문학자도 아니고, 역사학자는 더더욱 아닌 탓에 덜컥 겁이 나긴 했다.”는 그는 “소리꾼으로서 제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난중일기’는 물론이고, 충무공 관련 문헌을 닥치는 대로 찾아 읽었다. 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글을 써내려갔고, 국문·역사 학자들에게 자문을 얻었다. 3년 만에 4만자에 육박하는 판소리 사설을 만들어 2007년에 처음 여수에서 완창을 했다. 무려 3시간 40분짜리 공연이었다. 그해 미주국악경연대회 심사위원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현지 원각사 부주지 지광스님에게 ‘이순신가’ 공연을 요청받았다. 워낙 갑자기 받은 터라 “카네기홀이라면 몰라도….”라고 농을 던졌는데, 공연이 잡혔다. 이듬해 10월, 뉴욕 카네기홀 웨일 리사이틀홀에서 4시간에 걸친 ‘이순신가’가 울려 퍼졌다. “소극장 규모였지만 내게는 그 무대가 얼마나 크게 느껴지던지 그저 빨리 끝내고 싶었어요. 마무리하자마자 분장실로 달려 들어갔는데, 관리인이 오더니 어서 무대로 나가보래요. 객석에서 박수가 끊임없이 나오더라고요.” 뉴욕에 처음 ‘이순신가’를 전한 보람과 함께 책임감이 다가왔다. 국립국악원, 전주소리축제 등에서 여러 차례 공연하면서 꾸준히 다듬어 드디어 ‘후회 없는’ 완창본을 내놨다. 이제 바람이라면 이 책이 토대가 돼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 마음에 충무공을 심는 것이다. 이 시대에 충무공은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스승이 될 만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충무공이 어릴 적 생계를 위해 남의 집 일을 도왔던 것을 예로 든 그는 “요즘으로 말하면 ‘알바생’이었다. 그래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결국 성웅이 된 충무공은 요즘 어려운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멘토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정치인들은 충무공의 강직과 청렴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임진란 420주년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욱 충무공 리더십을 되새겨야 한다.”는 그는 “올해가 가기 전에 서울 세종로 충무공 동상 앞에서 많은 이들에게 ‘이순신가’를 들려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北 “곧 혁명무력 특별행동”

    최근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북한이 23일 남한을 상대로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며 사실상 무력 도발을 예고했다. 정부는 북측의 위협에 담긴 의도를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북한군 동향 파악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아직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감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는 이날 통고를 통해 “역적패당의 분별 없는 도전을 짓부숴버리기 위한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는 것을 알린다.”면서 “우리의 특별행동은 노호한 민심과 분노의 폭발이며 우리의 최고존엄을 사수하기 위한 천만군민의 성전”이라고 밝혔다. 통고는 이어 “특별행동의 대상은 주범인 이명박 역적패당이며 공정한 여론의 대들보를 쏠고 있는 보수 언론매체들을 포함한 쥐새끼 무리들”이라며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동아일보와 KBS, MBC, YTN과 같은 언론매체들”이라고 언급했다. 통고는 또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은 일단 개시되면 3~4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지금까지 있어본 적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으로 모든 쥐새끼 무리들과 도발 근원들을 불이 번쩍나게 초토화해 버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뒤 “우리 혁명무력은 빈말을 모른다.”고 강조했다. 통고는 앞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9일 국방과학연구소 방문 발언과 20일 통일교육원 강연을 “주제넘은 도발광기”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북 외무성도 22일 대변인 성명에서 이 대통령의 16일 라디오연설 등을 비판하며 “조선반도에서 무슨 일이 터지는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이명박 역도에게 있다는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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