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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마이스터高 안착, 우리 사회의 책무다

    고졸인재시대라고 한다. 신(新)고졸시대라고도 한다. 과연 우리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사회적으로 당당하게 활동하고 번듯한 대접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는가. 어제 첫 졸업생을 배출한 마이스터고가 하나의 시금석이 될 만하다. 산업 수요에 맞춤한 전문 직업교육을 지향하는 학교인 만큼 관심은 단연 취업률이다. 올해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 취업률은 92%(1월1일 기준)로, 종합고 전문반 취업률 28.8%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이 같은 취업률이 의미가 있으려면 물론 취업의 질이 담보돼야 한다. 웬만한 대학졸업자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 직장에 들어가고, 학력 편견을 넘어 자동차 손해사정사 같은 몇몇 전문직에 진출하기도 했다지만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통해 우수 기술인재 양성’이라는 교육 목표에 얼마나 근접한 것인지는 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이제 첫 졸업생이 배출된 초기단계인 만큼 취약점을 보완해 명실상부한 전문 직업교육의 장으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스터고는 개교 첫해인 2010년도 21개교 입학 평균 경쟁률이 3.55대1이었다. 중3 최상위권 학생이 특목고를 마다하고 지원했다고 해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채용약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직업친화적’인 마이스터고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의 인사제도는 여전히 대졸자 중심이다. 마이스터고 출신은 취업 후에도 ‘학벌 콤플렉스’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게 현실이다. 취업 후 학력차별 없이 진급하고 ‘후(後)진학’ 형식의 계속교육을 통해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줘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군 복무로 인한 경력 단절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마이스터고가 취업난에 따른 ‘반짝 붐’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부터 해소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先)취업 후(後)진학 생태계 조성을 통해 고졸채용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조업 외에 특수분야 마이스터고 지정을 다양화하겠다고도 했다. 최소한 고졸인재 육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셈이다. 마이스터고의 안착을 위해 정부와 기업은 공히 정책적 지속성을 갖고 중장기 계획을 세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력보다 능력이 우대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사회적 노력도 절실하다. 진정한 의미의 마이스터 인재화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 개발 피해자 증언대회 키워드

    개발 피해자 증언대회 키워드

    “우리를 꽁꽁 묶은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나가서도 살 수가 없다.” 철거로 생활 터전이 파괴되고 멈춰진 개발로 오갈 데가 없어진 철거민들은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막무가내 철거로 터전을 잃은 이들이 개발 중단과 조합 해체 등으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는 하소연이다. 용산참사 4주기를 앞두고 17일 국회에서 열린 ‘개발지역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여한 철거민들은 ‘제2의 용산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윤’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둔 개발정책으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촉구했다. 철거 이후 시공사의 부도로 개발이 중단된 경기 김포 ‘신곡마을’ 철거민 조규승씨는 재개발과 관련된 꿈만 꾼다고 했다. 이곳은 80여 가구와 다양한 공장이 자리 잡았던 곳이지만 철거로 밤이 되면 가로등 빛 하나 변변치 않은 어둡고 황량한 곳이 됐다. 쓰레기를 버리러 오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있지만 이주 대책이 없어 아직도 이곳에 살고 있다. 그는 “시행사는 부도나고 조합은 해체되고, 누굴 상대로 싸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과 경기 부천 중3동 철거민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헌인마을에는 고급 주택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시행대행사의 자금난으로 개발이 진행되지 않고 있고, 부천 중3동도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헌인마을 철거민 김상철씨는 “안 팔린 건물을 재임대해서 조금씩 영업을 하고 있지만, 예전과 지금의 영업은 천지차이”라며 “우리 일이 해결되기 전까진 지역을 떠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철거민 강모씨는 현재 자신의 상황에 대해 “인생의 공백기가 생긴 것 같다”고 표현했다. 철거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뽑혔다고도 했다. 김명희씨는 부천 중3동에서 15년을 세입자로 살았다. 집주인하고도 ‘언니, 동생’하며 잘 지냈는데 조합에서 떠나라며 집주인을 압박하고, 집주인은 김씨를 종용하면서 하루아침에 ‘원수’가 됐다. 김씨는 “철거를 해 공터로 남길 것이었으면 왜 이런 개발을 할까 답답하다”며 “(개발자들도) 이익이 극대화될 시기를 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면 우리를 그렇게 무참하게 쫓아내진 않아도 됐던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곳에서 중국 음식점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다시 가게를 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용기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급하게 철거를 진행했지만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공터가 된 곳에 남은 이들은 “어느 하나 신경 써주는 사람은 없고 관청은 책임 회피만 한다”고 울분을 삼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DB를 열다] 고교 평준화 첫해 학교 배정 발표

    [DB를 열다] 고교 평준화 첫해 학교 배정 발표

    1974년 1월 26일 서울 배재중학교에서 3학년 졸업반 학생들이 게시판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그해에 처음 실시된 고교 평준화 제도에 따라 희망하는 고등학교에 배정받은 것을 확인하고는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평준화라고 해서 완전 무시험은 아니고 고입 연합고사를 봐야 했다. 추첨 결과를 발표하는 날 학생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일류고니 삼류고니 하는 구분이 한동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고교 평준화는 1974년 서울과 부산에서 최초로 시행되었다. 평준화의 취지는 과열된 입시 열풍을 식히려는 데 있었다. 당시 서울시내 중3 학생의 60%가 진학을 위한 과외공부를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보다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의 고교 입학에 맞추어 평준화를 시행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평준화 조치로 서울 지역은 세칭 일류고가 모여 있는 공동학군을 포함해 5개 학군으로 나뉘었다. 서울과 부산의 9개 부실 고교는 문을 닫았다. 공부를 아주 잘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비평준화 지역으로 역이동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평준화는 이듬해 대구·인천·광주, 1979년에는 대전·전주·마산·청주·수원·춘천·제주, 1980년에는 창원·성남·원주·천안·군산·이리·목포·안동·진주로 확대됐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IOC 선수위원 도전”… ‘로즈란’ 새 출발

    “IOC 선수위원 도전”… ‘로즈란’ 새 출발

    “다른 선수들 은퇴하는 걸 보면 울지 말고 쿨하게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이 자리에 앉게 되니까 눈물이 난다.” ‘역도 여제’ 장미란(30)이 10일 경기 고양시청 체육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진행하다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복받친 눈물은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15년 동안 들어올린 바벨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겨우 감정을 추스른 뒤 “3개월 정도 고민을 했다. 서운함과 아쉬움이 있었고 조금 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미련이 남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마음도 몸도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용인대 박사과정과 장미란재단 일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힌 그는 “이제 끝인가 하는 괴로움도 있었지만 바꿔 생각해 보니 인생의 2막을 열 수 있겠다는 희망도 품었다. 앞으로의 시간이 내게는 큰 기대로 가득하다”며 은퇴를 결심한 뒤의 홀가분함도 함께 전했다. 그러면서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문대성 위원의 모습을 보면서 꿈을 갖게 됐다. 의지가 있었던 만큼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것이다. 마음먹는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선수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자신을 응원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아무 꿈도 없었던 중3 소녀가 지금은 국민의 사랑을 넘치게 받는 체육인이 됐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힘이 되어 준 가족들과 태릉선수촌 식구들, 응원해 준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늘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 15년 선수생활이 그리울 만큼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런던올림픽 후에 보내준 응원과 격려를 잊지 못한다. 역도 선수로서 누린 사랑을 재단을 통해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 한국형 슈퍼히어로 통해 우리 아이들 동심 지킬래

    한국형 슈퍼히어로 통해 우리 아이들 동심 지킬래

    “1+1의 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가 커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조금 서툴러도 (부모가) 여유를 갖고 기다린다면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겠죠.” 오정석(왼쪽·46) EBS PD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교육철학이다. 대학에서 교육공학을 공부한 뒤 1990년 EBS에 입사, 20여년간 ‘만들어 볼까요’ ‘딩동댕 유치원’ ‘요리조리팡팡’ ‘생방송 선생님 질문있어요’ 등 유아·어린이 프로그램만 고집해 왔다. 중1, 중3인 두 아들의 어머니로서 이 같은 경험은 육아에 큰 도움이 됐다. “아역 연기자가 갑자기 ‘펑크’를 냈을 때 숱하게 두 아이를 대역으로 투입했어요(웃음). 입을 삐죽 내밀면서도 잘 참아줬죠.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육전문가들의 조언은 아이들을 키우는 데 살과 피가 됐습니다.” 이때 생긴 철학이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이다. 오 PD는 “대한민국 어머니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면서 “한글이나 영어도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때 시작하는 게 가장 좋다고 들었다. 되도록 오감을 활용한 체험을 많이 시켜 인지발달을 자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오 PD는 요즘 ‘번개맨’(오른쪽)에 푹 빠져 산다. 베트맨과 슈퍼맨 등 물 건너 온 슈퍼히어로가 동심을 지배하던 시절, 그는 한국형 히어로인 번개맨을 키웠다. 번개맨은 2000년부터 EBS ‘모여라 딩동댕’의 한 코너에 등장해온 그저그런 캐릭터에 불과했다. 우뢰맨, 번쩍맨과 함께 이야기의 감초 역할에 그쳤으나 지난해 3월 오 PD가 ‘모여라 딩동댕’에 다시 합류하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됐다. 장난감 나라인 ‘조이랜드’를 지키는 번개맨은 마리오, 깜찍땡이, 꽃남별이, 콩콩조이 등 다른 캐릭터와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컴퓨터 게임에 푹 빠진 아이들을 위해 ‘번개맨 체조’도 가르친다. 오 PD는 “공개방송 현장에 온 아이들이 번개맨을 따라 리듬에 맞춰 체조를 하면 어머니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전했다. 가정에서 시청하는 아이들도 TV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오감체험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번개맨에는 무시무시한 악당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아이들에게 지나친 선악 구도는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악당도 말썽쟁이 꾸러기를 떠올리는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오 PD는 지난해 여름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번개맨을 뮤지컬 무대에 올린 ‘번개맨의 비밀’을 기획·연출해 유료 객석점유율 90%에 이르는 히트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방송과 뮤지컬 연출을 동시에 성공한 첫 사례로 꼽힌다. 오 PD는 “그간 ‘뽀로로’ 등 수많은 EBS의 캐릭터들이 연극, 뮤지컬, 인형극으로 재탄생했지만 EBS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그쳐 캐릭터나 내용이 왜곡되기도 했다”면서 “뮤지컬 번개맨의 비밀은 EBS가 자체 제작한 첫 공연물”이라고 밝혔다. 오 PD는 지난해 말 ‘올해의 EBS인상’을 받았다. 그는 “EBS에서도 어린이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에 밀려 늘 주변부에 자리한다”면서 “그간 동료 제작진이 쌓아온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겸손해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박해진, 아직은 연하남 이미지…이제는 냉철한 사나이

    박해진, 아직은 연하남 이미지…이제는 냉철한 사나이

    2013년이 기대되는 배우가 있다. 바로 KBS 주말연속극 ‘내 딸 서영이’에서 이상우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박해진(30)이다. 3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내 딸 서영이’는 시청률 4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서영(이보영)의 이란성 쌍둥이 동생으로 한층 탄탄해진 연기력을 선보인 그에게는 한국과 중국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해진은 훨씬 차분하고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2006년 데뷔작 주말 연속극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 역으로 다소 유약하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며 연하남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남성적 매력을 풍기고 있다. “처음엔 서영과 연인처럼 보이도록 의도한 측면도 있었죠. 이제 삼십대에 접어들었고 쌍둥이 동생인데 너무 어리기보다는 때론 오빠 같은 느낌이 들었으면 했거든요. 실제로 쌍둥이는 아파도 같이 아프고 교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호정(최윤영)이와 결혼했으니까 그런 얘기는 그만 들어야죠(웃음).” 최근 ‘내 딸 서영이’는 아버지와 동생을 배신하고 결혼한 서영이의 이혼 위기와 그런 누나를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미경(박정아)을 포기하고 결국 다른 여자와의 결혼을 택한 상우의 이야기가 전파를 타면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가족과 연인 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겪은 상우를 연기한 박해진은 그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상우 대사 중에 누나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누나 가족, 아버지,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위해서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 부분에 공감해요. 상우는 누나한테 상처를 줘가면서 행복할 수 없는 놈인 거죠. 다만 제가 상우라면 시간을 끌면서 진을 빼기보다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미경이가 알아채기 전에 털어놓고 서로 상처받는 시간을 줄였을 것 같아요.” 물론 도망치듯 한 결혼이지만 상우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호정과의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보여주고 싶다는 박해진. 그는 “상우가 호정에게 상처를 줬을 수도 있지만 결국 그녀를 선택하는 과정이 좀더 자세히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면서 “순서가 뒤바뀌긴 했지만 앞으로 상우가 호정이를 사랑하는 모습이 본격적으로 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해진은 이 드라마와 닮은 점이 많다. 한 살 터울의 누나와 쌍둥이처럼 자랐고, 동생을 뒷바라지하느라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학 진학까지 미룬 서영이처럼 누나는 어려서부터 생계를 책임졌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온 가족이 떨어져 살아야 했던 박해진은 어머니·누나와 함께 한 집에서 생활한 지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부모님이 어렸을 때 별거하셨고 저 역시 따뜻하고 넉넉한 가정에서 자란 것이 아니어서 이 드라마가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아요. 중3 때까지 할머니댁을 전전하면서 방황했고 결손 가정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상처도 많이 받았죠. 누나가 저를 위해 희생을 많이 했어요.” 극중 상우와 달리 어려서부터 떨어져 지낸 아버지에게는 서영이 같은 아들에 가깝다는 그는 “내가 서영이 같은 행동을 해놓고 상우를 잘 연기할 수 있을까 걱정도 컸지만 이제 아버지께 연락도 드리면서 지내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사실 박해진은 처음에 서영의 남편 역인 우재와 상우 역할 중 선택할 기회가 있었지만 상우 역을 선택했다. 남자 주인공 역할을 포기한 이유는 뭘까.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우재 역할이 멋있기는 했지만 조금 더 복합적인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상우가 매력적이었어요. 아버지와 쌍둥이 누나,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놓이잖아요. 우재는 좀더 마초적인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여리여리한 연하남의 이미지를 벗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마초적인 부분은 덜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이)상윤이 형이 잘해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이 드라마는 우재가 아버지의 존재를 숨기고 결혼한 서영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겪는 이혼 위기를 다루고 있다. 박해진은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 처음부터 거짓이라는 배신감을 겪는 우재의 심정이 이해도 가지만 저라면 상대가 상처받지 않게 비밀을 안 사실을 밝히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것 같다. 따뜻한 가정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에 이혼은 절대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06년 ‘소문난 칠공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2007년 KBS 일일극 ‘하늘만큼 땅만큼’의 남자 주인공, 2009년 KBS 주말 드라마 ‘열혈 장사꾼’의 남자 주인공 자리를 꿰차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0년 정신과 치료 병력 등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병역 기피 의혹을 받았다. “어린 시절의 영향도 있고 한동안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심하게 앓았어요. 저도 심한 줄 몰랐는데 누나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병인 줄 알았죠. 치료 기간만 2년 5개월이고 연예인 데뷔 전 일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은 제가 평생 안고 가야할 짐이죠.” 그는 마음의 짐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도우면서 조금씩 갚아가고 있다. 3년째 성폭행당한 아동들을 보호하는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마음의 상처가 큰 친구들이어서 어른들이 다가서면 움츠러들고 겁을 많이 먹어요. 그래서 계속 옆에서 쳐다 보다가 원래 있는 사람처럼 다가서면 그렇게 천사 같은 아이들이 없죠.” 2011년 중국 드라마 ‘첸더더의 결혼이야기’가 큰 성공을 거둔 뒤 ‘또 다른 찬란한 인생’, ‘사자자리를 사랑한다’ 등 중국 드라마에 연이어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신 한류스타’로 떠오르는 그는 앞으로 중국과 한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첸더더의 결혼이야기’가 중국에서 소설, 뮤지컬로 워낙 유명해 운이 좋았죠. 상반기에 중국 드라마를 한 편 더 촬영하고 국내 작품도 힘이 닿는 대로 출연할 계획입니다. 이제 ‘연하남’의 이미지는 벗고 보다 남성적이고 냉철한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스타보다는 편안하고 친근한 배우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학생 점수 아닌 교습효과 측정

    학생 점수 아닌 교습효과 측정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부터 공개하고 있는 향상도는 학생들의 절대적인 성적이 아닌, 상승폭을 나타내는 지표다. ‘우수한 학생을 뽑은 학교’(선발 효과)가 아니라 ‘잘 가르치는 학교’(학교 효과)를 보여 준다. 향상도가 높다는 것이 ‘공부 잘하는 학교’나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상위권 학생들을 뽑는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는 향상도에서는 일반고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원래 성적이 높으면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향상도는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본 고2 학생의 성적을 이들이 중3 때(2010년) 본 시험 성적과 비교한다. 중3 학생은 초 6(2009년) 때의 성적이 기준이다. 이들의 당시 성적에서 기대되는 성취도 평가점수를 추정한 뒤 실제 점수와의 차이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 향상도다. 향상도가 높으면 학교가 잘 가르쳐 학생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EBS 프로그램 이용률이 높고, 방과후학교 운영이 잘되는 학교일수록 향상도가 높았다. 교과부 측은 “모든 학생을 위한 수준별 맞춤형 지도, 다양한 체험활동, 정서적 측면 지원 강화 등이 향상도가 높은 고교들의 공통분모였다.”면서 “중학교는 교사와의 관계가 친밀할수록, 학교를 안전하다고 인식할수록 향상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기초학력 미달’ 5년새 3분의1 수준으로… 지역 격차도 줄어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의 비율이 100명당 2명꼴로 줄어들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대도시와 읍면, 서울 강남과 강북 간의 학력 격차도 지속적으로 좁혀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6월 26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2012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 초·중·고 평균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0.3% 포인트 낮아진 2.3%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72만명 모두를 대상으로 매년 시행된다. 표집조사 방식에서 2008년 전수조사로 바뀌면서 ‘일제고사’로 불린다. 초6과 고2는 국어·수학·영어 등 3과목을, 중3은 사회와 과학까지 5과목을 평가한다. 직업 기초능력평가를 치르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재학생들은 올해부터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학교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시자료는 학교 알리미(www.schoolinfo.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초학력 미달학생의 비율은 전수조사 첫해인 2008년 7.2%를 기록한 뒤 2009년 4.8%, 2010년 3.7%, 2011년 2.6%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교과부는 올해 1%대 진입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달성에는 실패했다.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3단계 성취 수준 가운데 최하위인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초6이 0.7%, 중3이 3.3%, 고2가 3.0%였다. 보통학력 이상 학생은 79.3%로 2008년 65.0%보다 크게 증가했다. 초6 85.0%, 중3 70.1%, 고2 82.9%였다. 교육여건별 성적 격차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 차이는 2008년 3.3% 포인트에서 올해 0.2% 포인트로 줄면서 미미해졌다. 서울 강남·북 간 기초학력 미달 비율 격차도 2008년 5.5% 포인트에서 올해 2.1% 포인트(강남 4.5%·강북 2.4%)까지 좁혀졌다. 충북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0.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울산이 1.0%로 뒤를 이었다.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서울과 경기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각각 3.3%와 3.2%로 높았다. 농촌지역이 많은 강원·전남도 2.7%였다. 교과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생들을 잘 가르쳐 성적을 높인 ‘학교 향상도 우수 100대 고교’를 3개 과목별로 발표했다. 올해 학교 향상도가 뛰어난 중학교 50곳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100대 고교 중에는 사립이 69.7%로 공립(30.3%)보다 훨씬 많아 학교 차원의 개별적인 지원이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 유형별로는 전체 자율형 사립고 가운데 9.8%, 일반고의 6.8%, 특목고 4.2%, 자율형 공립고의 1.7%가 포함됐다. 국·영·수 모든 과목에서 3년 연속으로 전교생이 보통학력 이상의 성적을 낸 고교(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없는 학교)는 충북 청원 교원대부설고와 충남 공주 한일고 등 2곳이었다. 현재 중3 학생들이 2009년 초6 때 본 시험 성적과 비교한 중학교 학교 향상도의 경우 국어는 인천·울산·제주, 수학은 대구·경북·인천, 영어는 대구·경북·제주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충북 충주 미덕중은 국·영·수 모두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향상도를 나타냈다. 미덕중과 인천 영흥중은 전교생이 5과목에서 모두 보통학력 이상의 성적을 기록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없었다. 교과부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은 학교를 대상으로 학습부진 학생 예방·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현재 대구지역에 설치돼 있는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서비스를 모든 시도 교육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도 바꿀 계획이다. 황성환 교과부 교육정보기획과장은 “내년부터 학업성취도 평가 명칭을 기초학력평가로 바꾸고, 초등학교는 기초학력 수준 도달 여부만 측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중3 시내버스 훔쳐 한밤의 질주

    중3 학생이 시내버스를 훔쳐 집까지 18㎞를 운전하고 도망간 사건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의 교통사고를 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강모(15)군을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강군은 지난 15일 오전 2시 30분쯤 새벽 어둠을 틈타 서울 은평구 수색동의 공용주차장에 몰래 들어갔다. 당시 주차장에는 관리인이 있었지만 경비는 허술했다. 출입문이 잠기지 않은 버스에 올라탄 강군은 요금함을 훔치려 했으나 통 속에 돈이 없자 버스 키가 꽂혀 있는 운전석에 앉았다. 강군은 ‘차를 몰고 서울역으로 가 정차돼 있는 기차의 식당칸에서 돈을 훔치자.’고 마음먹고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운전면허가 없는 강군은 주차장 내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고 곧바로 같은 주차장 내 다른 버스에 올라타 서울역 방향으로 몰았다. 강군의 범행은 뜻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은평구 수색동 인근에 다다르자 군경 합동 검문소가 보였고 당황한 나머지 급히 인근 골목으로 운전대를 돌렸다. 이 과정에서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았고 강군은 버스를 버려둔 채 다시 공용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세 번째 버스를 훔친 강군은 18㎞가량을 운전해 자기 집이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에 도착했고 버스를 인근 차도에 버려둔 채 도망쳤다. 버스회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거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방치된 피해 버스를 발견한 뒤 주변 탐문수사 끝에 강군을 붙잡았다. 절도 전과 3범인 강군은 지난 2월에도 절도 혐의로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소년원에 수감됐다가 출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군은 평소 상점, 빈집에서 물건을 자주 훔쳤는데 범행 이전에 ‘버스를 훔치겠다.’는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자주 하고 다녔다.”면서 “별다른 죄의식 없이 즉흥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왕따보다 무서운건 딸에 가해자 누명 씌운 학교”

    중3 딸이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해 자살 기도까지 했는데도 학교와 당국이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고 오히려 딸을 가해자로 몰았다며 어머니가 소송을 제기했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양의 어머니 B씨는 딸이 이전에 다녔던 중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민사87단독 심규찬 판사에게 배당됐다. B씨는 “집단 따돌림보다 무서운 것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우리 아이를 가해자로 둔갑시킨 학교의 행태”라면서 “학교와 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이 쉽지는 않겠지만 아이가 이중으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풀어 주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딸 A양의 학교생활이 망가진 것은 중2 때인 지난해 7월 사소한 문제로 가깝게 지내던 같은 반 친구와의 관계가 벌어진 게 발단이 됐다. 친구들 사이에 A양에 대한 나쁜 소문이 퍼지고 그것이 친구들의 폭언으로 이어지면서 A양의 학교생활이 지옥으로 변했다고 어머니는 주장했다. B씨는 “중3 반 배정 때 딸을 괴롭혔던 아이들과 같은 반이 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우리 아이는 지난 4월 칼로 손목을 그으며 자살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결국 A양의 부모는 딸을 전학시키기로 하고 지난 5월 학교에 갔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C양과 대화를 하다 화가 난 A양의 아버지가 C양에게 손찌검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A양의 같은 반 학생들은 “눈에 띄면 죽여 버린다.”, “밤길 조심해라.” 등 한층 강도 높은 위협을 했고 A양은 집 밖에 나가기조차 꺼리게 됐다고 B씨는 말했다. B씨는 “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소집돼 이 사안을 다루게 됐는데, 오히려 딸과 애 아빠가 가해자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객관적인 증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서울시교육청에 요청해 장학사 참석을 부탁했으나 학교 측에서 입회를 거부하고 우리가 가져간 증거 자료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덮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측이 딸의 친구들을 한 명씩 불러 우리 딸의 성격이 이상하다는 식의 진술서 작성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서울신문 취재에 대해 “이미 답변서와 증명자료를 다 법원에 제출했으니 법적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경기 학교 절반, 1㎞ 안에 성범죄자 산다

    서울·경기 학교 절반, 1㎞ 안에 성범죄자 산다

    서울·경기지역 초·중·고등학교 2곳 가운데 1곳 인근에 성범죄자가 살고있어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유기홍(민주통합당) 의원은 12일 “서울·경기지역 전체 3491개교 가운데 52.5%인 1834개교 반경 1㎞ 이내에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은 전체 1290개교 가운데 851곳(65.9%), 경기는 2201개교 가운데 983곳(44.6%)이다. 성범죄자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동대문구·중랑구, 경기도 수원시 순이었다. 동대문구와 중랑구 소재 학교 가운데는 95.7%가, 수원은 88.9%가 성범죄자 거주지역 인근에 위치했다. 중랑구에서는 지난 8월 성범죄자 서진환이 인근에 살던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주민들은 서진환이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 범죄를 저절렀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대상에서 제외돼 성폭력 전과자가 이웃에 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 밖에 서울 강북구(79.4%), 중구(78.1%), 은평구(77.6%), 강서구(77.4%), 경기 부천(76.9%) 지역도 인근에 성범죄자가 사는 학교 비율이 높았다.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 강남구(27%), 경기 포천(11.3%)이었다. 학교 반경 1㎞ 이내에 5명 이상의 성범죄자가 밀집해 있는 학교는 서울 208개교(16.1%), 경기 105개교(4.8%)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19살 미만 아동·청소년이 있는 세대에 인근 지역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우편으로 발송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여전하다. 중3 딸이 있는 학부모 이모(46·여)씨는 “인근에 성범죄자가 산다고 당장 이사를 할 수도 없고 어느 지역으로 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살면서 성범죄자 거주지역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주민은 우편고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정보 우편고지 대상을 주민에서 학교장 등 교육시설의 장으로 확대해 정보제공을 최근 강화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배움터지킴이의 신원조회를 강화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올 2학기부터 모든 초·중·고마다 한 학기 3시간으로 의무화하는 등 학생 성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강소라 “씩씩한 내 목소리도 공주연기 됩니다”

    강소라 “씩씩한 내 목소리도 공주연기 됩니다”

    강소라(22)란 배우는 지난해 5월 성큼 다가왔다. 736만 관객을 동원한 대박 영화 ‘써니’를 통해서다. 진덕여고 7공주의 모임 써니의 리더 춘화 역할은 그를 위한 맞춤옷이었다. 이후 드라마 ‘드림하이2’,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3’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답지 않았다. 물론 강소라의 참모습을 알지 못하기에 ‘그답다’는 말은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춘화의 잔상이 드리운 탓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엔 사람들이 ‘강소라답다’고 느낄 만한 역할로 돌아왔다. 디즈니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27일 개봉)에서 스코틀랜드의 독립심 강한 공주 메리다의 목소리를 연기한 것. ‘메리다’는 디즈니 픽사에서 처음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라 화제를 모았다. 북미에선 지난 6월에 개봉했다. 전 세계에서 4억 9985만 달러(약 5595억원)를 벌어들였다. 강소라의 첫 인상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스크린과 TV 속 모습이 예쁜 배우가 있는가 하면 실물이 나은 이들도 있다. 배우라면 전자가 더 좋겠지만 강소라는 후자에 속했다. “안 그래도 고민이 많아요. (같은 프레임에)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잡히면 펑퍼짐하게 나와서 스트레스도 엄청 받아요. 볼살 탓인데 빠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죠.” 더빙 제안을 받았을 때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냉큼 수락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해서 어릴 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케이블도 없던 때라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자주 봤고 열혈 팬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부터 더빙을 해보고 싶었다. 애니메이션의 여자 캐릭터 대부분은 소프라노 톤이어서 (조금 허스키하고 낮은 톤의) 내 목소리로는 악역이나 엄마 역할만 할 수 있는데 메리다는 가능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해보겠나 싶더라.”며 깔깔깔 웃었다. 실제 성격이 궁금했다. 어린 시절 ‘써니’의 춘화처럼 외향적인 리더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보통 외동딸이면 의존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편견이다. 언제 혼자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남에게 의지하기 싫어하고 책임감도 강하다. 실제 성격은 내성적인데 남과 있을 때는 지루하지 않도록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카메라만 돌아가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꾸지는 않았다. 중3 때 우연히 ‘오페라의 유령’을 본 뒤로 공연 연출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고교 연극반에서도 희곡이나 연출에 끌렸다. 연기는 배우가 모자랄 때만 했다. 동국대 영화학과가 아닌 연극학과에 입학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경험을 쌓고자 참여했던 영화 ‘4교시 추리영역’의 오디션장에서 유승호의 상대역에 덜컥 캐스팅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이후 ‘써니’ ‘드림하이2’까지 그는 늘 여고생 역을 맡았다. 성인 캐릭터로 연착륙하고 싶은 욕망이 있을 법했다. “이제 교복은 너무 작아요. 맞지도 않아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성인 역할을 맡고 싶지만 배우는 기다리는 직업이다. 볼살 때문에 어려 보여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키는 168㎝로 배우치고는 보통이지만 골격이 큰 편이라 아담하고 지켜주고 싶은 역할을 맡기가 쉽지 않다.”고도 말했다. 게다가 20대 초반의 여배우가 맡을 만한 배역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역할은 대부분 걸그룹 출신 ‘연기돌’들의 몫이다. 하지만 강소라는 초조하지 않다고 했다. “시나리오가 쏟아지길 바라지는 않아요. 다만 ‘써니’처럼 나 아닌 다른 배우가 하면 어색할 것 같은, 딱 나만 생각나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너무 건방진 걸까요. 하하하.”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정은, 새달 방중 추진설

    김정은, 새달 방중 추진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음 달 중국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은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번 방중은 김 제1위원장이 중국의 현직 최고지도자와 새 지도자를 만나기 위한 ‘얼굴 익히기’ 성격이며, 회동에선 북한이 세 번째 핵실험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대체하라는 요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20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가장 큰 목적도 김 제1위원장의 방중 협의를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오는 10월 중국이 당대회를 하니까 그 전에 가서 신·구 지도부를 만나기 위해 김 제1위원장이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보기도 하지만 장성택 부위원장이 이번에 방중했기 때문에 현재로서 김 제1위원장의 방중은 시기 상조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대북 소식통은 “중국의 지도자는 퇴임한 뒤에도 권력을 놓지 않기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이 9월에 방중할 경우 신·구 지도자를 모두 볼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7일 서해 최전방의 장재도·무도를 방문한 지 1주일 만에 부인 리설주를 대동하고 동부전선에 있는 인민군 제4302부대 산하 ‘3중3대 혁명붉은기 감나무 중대’를 시찰했다. 김 제1위원장이 해당 부대를 방문했을 때 중대장은 상급기관 모임 참석차 자리를 비웠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혀 김 제1위원장이 예고 없이 깜짝 방문함으로써 또 다른 파격 행보를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서울 하종훈기자 jhj@seoul.co.kr
  • [만화는 내 사랑] ⑧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 장범준

    [만화는 내 사랑] ⑧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 장범준

    올 상반기 대중음악계 최대 이슈 중 하나는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다. 지난해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에서 준우승을 하더니 올 3월 자작곡 11곡을 담아 발표한 데뷔 앨범이 상한가를 쳤다. ‘벚꽃 엔딩’, ‘이상형’, ‘첫사랑’, ‘여수 밤바다’ 등 8~9곡이 동시에 음원 차트 상위권을 석권했다. 두 달도 안 돼 1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을 정도. 톱 클래스 아이돌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첫 단독 콘서트에 이어 지난달 시작한 전국투어 콘서트도 연일 매진이다. 이쯤 되면 버스커버스커가 만화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사람도 있겠다. 버스커버스커는 만화가 맺어준 밴드다. 리더이자 기타를 치는 장범준(23)과 베이스를 담당하는 김형태(20)는 상명대 천안캠퍼스 만화·디지털콘텐츠 학부 선후배 사이. 드럼을 두드리는 브래드(27)는 같은 학교 영어 강사였다. 밴드 로고나 1집 앨범에 그려진 멤버 캐릭터 이미지 모두 그림에 일가견이 있는 장범준의 손에서 빚어졌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장범준을 전화로 만나봤다. “연습도 하고 미니 앨범도 준비하고, 방송 녹화도 하고 광고도 찍고, 연예계 생활을 처음 해보고 있어요. 사실 얼떨떨하죠. 엄마도 (사람들이) 제 노래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는데요.” 좋아하는 작품을 물으니 ‘슬램덩크’, ‘ H2’, ‘격투맨 바키’, ‘킹덤’, ‘진격의 거인’ 등 일본 작품을 앞머리에 세운다. 국내 작품으로는 강풀 시리즈,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 하일권의 ‘3단합체 김창남’ 등을 꼽았다. 그림이 주는 느낌이 좋다며 의외로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를 보태기도 했다. “여러 가지로 세상을 느껴볼 수 있잖아요. 작가가 만들어가는 서정적인 분위기, 그런 게 특히 좋았죠.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감탄하기도 했어요. 사실 글자 읽는 것을 싫어하는 저로선 만화가 있어 너무 행복했어요. 딱딱한 위인전도 만화로 보면 정말 재미있었죠.” 만화와 음악 사이에서 연결 고리를 많이 느낀다고 한다. 만화를 그리는 식으로 음악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1집의 ‘여수 밤바다’ 같은 경우 인상적인 장면을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밤바다가 까만데 보이지는 않고, 모텔 불빛이나 조명이 아름답게 내려쬐는 장면들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노래를 썼죠.” 좋아하는 축구는 몸집이 작아서, 하고 싶은 노래는 가수 얼굴이 아니라서 중3 때 그림으로 진로를 잡았다는데 과연 솜씨는 어느 정도일까. 고2 때인 2006년 대구시 주최 대구만화캐릭터공모전에서 대상, 부천만화정보센터(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주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동상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조선대 주최 전국학생미술실기대회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장범준은 “특기자 전형을 위해 공모전에 자주 나갔기 때문”이라고 겸손해 하는 한편, 입시 미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입시 미술을 하다 보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학을 목표로 그리게 되죠. 그러다 보면 그림 실력은 느는데, 그리고 싶은 마음은 없어져요. 그래서 지금 음악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어요.” 표현이 더 자유롭고 다양해서 만화가 다른 어떤 순수 미술보다 진짜 그림 처럼 느껴진다는 장범준은 여전히 만화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원래 극화체로 만화를 그리는데, 패션 드로잉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죠. 언젠가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꼭 그려보고 싶어요.”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만화 캐릭터 대상 받은 신인가수 누군가 했더니…

    만화 캐릭터 대상 받은 신인가수 누군가 했더니…

    올 상반기 대중음악계 최대 이슈 중 하나는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다. 지난해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에서 준우승을 하더니 올 3월 자작곡 11곡을 담아 발표한 1집 앨범이 상한가를 쳤다. ‘벚꽃 엔딩’, ‘이상형’, ‘첫사랑’, ‘여수 밤바다’ 등 8~9곡이 동시에 음원 차트 상위권을 석권했다. 두 달도 안돼 1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을 정도. 톱 클래스 아이돌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첫 단독 콘서트에 이어 지난달 시작한 전국투어 콘서트도 연일 매진이다. 이쯤 되면 버스커버스커가 만화와 무슨 관련이 있냐는 사람도 있겠다. 버스커버스커는 만화가 맺어준 밴드다. 리더이자 기타를 치는 장범준(23)과 베이스를 담당하는 김형태(20)는 상명대 천안캠퍼스 만화·디지털콘텐츠 학부 선후배 사이다. 드럼을 두드리는 브래드(27)는 같은 학교 영어 강사였다. 밴드 로고나 1집 앨범에 그려진 멤버 캐릭터 이미지 모두 그림에 일가견이 있는 장범준의 손에서 빚어졌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장범준을 전화로 만나봤다. “연습도 하고 미니 앨범 준비도 하고, 방송 녹화도 하고 광고도 찍고, 연예계 생활을 처음 해보고 있어요. 사실 얼떨떨하죠. 엄마도 (사람들이) 제 노래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는데요뭐.” 중·고교 시절 좋아했던 작품을 물으니 ‘슬램덩크’, ‘ H2’, ‘격투맨 바키’, ‘킹덤’, ‘진격의 거인’ 등 일본 작품을 앞머리에 세운다. 국내 작품으로는 강풀 시리즈,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 하일권의 ‘삼단합체 김창남’ 등을 꼽았다. 그림이 주는 느낌이 좋다며 의외1로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를 보태기도 했다. “여러 가지로 세상을 느껴볼 수 있잖아요. 작가가 만들어가는 서정적인 분위기, 그런 게 특히 좋았죠.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감탄하기도 했지요. 사실 글자 읽는 것을 싫어하는 저로선 만화가 있어 너무 행복했어요. 딱딱한 위인전도 만화로 보면 정말 재미있었죠.” 만화와 음악 사이에서 연결 고리를 많이 느낀다고 한다. 만화를 그리는 식으로 음악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1집의 ‘여수 밤바다’ 같은 경우 인상적인 장면을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밤바다가 까만데 보이지는 않고, 모텔 불빛이나 조명이 아름답게 내려쬐는 장면들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노래를 썼죠.” 좋아하는 축구는 몸집이 작아서, 하고 싶은 노래는 가수 얼굴이 아니라서 중3 때 그림으로 진로를 잡았다는데 과연 솜씨는 어느 정도일까. 고2 때인 2006년 대구시가 주최 대구만화캐릭터공모전에서 대상, 부천만화정보센터(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주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동상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조선대 주최 전국학생미술실기대회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장범준은 “특기자 전형을 위해 공모전에 자주 나갔기 때문”이라면서 입시 미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입시 미술을 하다보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학을 목표로 그리게 되죠. 그러다 보면 그리는 실력은 느는데, 그리고 싶은 마음은 없어져요. 그래서 지금 음악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어요.” 만화가 표현이 더 자유롭고 다양해서 다른 어떤 순수 미술보다 진짜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장범준은 여전히 만화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원래 극화체로 만화를 그렸는데, 패션 드로잉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죠. 언젠가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꼭 그려보고 싶어요.”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만화는 내 사랑] (7) ‘건축가 부부’ 임형남·노은주씨

    [만화는 내 사랑] (7) ‘건축가 부부’ 임형남·노은주씨

    ‘달토끼’라는 만화가 모임이 있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에 함께 모여 사람 사는 풍경을 크로키로 옮긴다. 박재동, 이희재, 오세영 등 대선배부터 젊은 후배까지 여러 세대가 만나 정신적 교류를 하고 봉사 활동도 하고 그림도 그린다. 임형남(51)·노은주(43) 가온건축 공동대표도 이 모임의 일원이다. 박재동 화백의 권유로 건축가의 상상력과 만화가의 상상력을 나눈 지 벌써 일년 반이 넘었다. 개근은 못 했지만 만화가를 꿈꾸는 큰딸도 열심히 데리고 다닌다. “좋은 분들을 뵙는 것 자체가 훌륭한 공부죠. 대가들이라 잘 그리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건 둘째치고 정말 열심히 그리세요. 조금이라도 쉬면 손에 녹이 슨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은 말만 앞서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노은주) 짜장면 한 그릇 값인 300원에 어린이 만화잡지를 즐겨 보던 순간, 책이 고무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만화방을 드나들던 순간, 나갔다 들어오면 돈을 다시 내야 하기 때문에 밖에 있는 화장실에 가지 않으려고 오줌을 꾹꾹 참았던 순간…. 누구나 만화에 대한 추억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부부에게 만화는 그저 추억 속에 머무는 게 아니다. 현재진행형이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활동으로 만화만 한 게 없다는 생각이다. 고2·중3 두 딸과 함께 온 가족이 서울 남산에 있는 ‘만화의 집’을 자주 찾는다. 웬만한 만화책은 소장하고 있는 만화 도서관이다. 김혜린을 좋아하는 엄마는 순정만화 중심의 잡식성, 고우영을 최고로 치는 아빠는 명랑만화파로 이상무의 독고탁 시리즈가 공통분모다. 딸들에겐 박소희의 ‘궁’을 비롯해 일본 만화 ‘원피스’나 ‘강철의 연금술사’가 인기다. 요즘 만화도 접하고 옛 만화도 들춰 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세대 차가 없어지고 동등한 입장이 된다. 서점에서 소설과 시집을 구입하고 만화를 고르는 시간도 이들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요즘 아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크게 보면 게임, 연예인, 만화예요. 우리 부부는 게임은 안 되고 요즘 노래도 따라잡기 힘드니 만화는 아이들하고 저희를 이어주는 끈이자 소통하는 통로죠. 비용도 가장 덜 들고 중독성도 적고 정서에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노은주) “숙제는 했냐, 요즘 성적은 어떠냐 정도를 빼면 공통 화제가 별로 없죠. 만화를 통해서는 시사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화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아이들에게 시 못지않게 창조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바로 만화죠.”(임형남) 만화 예찬은 계속된다.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삶을 접하기 힘든 게 분명한 사실. 만화는 영화, 연극을 보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준다는 게 부부의 지론이다. 더욱이 만화는 그림과 그림 사이, 칸과 칸 사이를 상상으로 메워 볼 수 있다. 노 대표는 학창 시절 ‘아르미안의 네 딸들’ 같은 대하 순정만화를 보다가 세계사에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사회 일각에선 만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는 것을 안다. 올 초만 해도 일부 웹툰의 폭력성이 거론되며 사전 심의 논란까지 일었다. “부모로서 그런 걱정 많이 하죠. 그런데 20~30년 전에도 칼싸움, 총싸움이 난무하던 홍콩 영화를 많이 봤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가치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있게, 걸러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노은주) 온 가족이 만화 마니아지만 역시 부모는 부모다. 아이들이 만화를 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따금 걱정도 된다며 웃었다. 그럴 때면 엄마가 아이들에게 한마디 던진다고 한다. “얘들아! 공부는 하고 만화 보는 거니?”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기본 다지며 하고 싶은 일 찾으면 꿈은 이뤄져”

    “기본 다지며 하고 싶은 일 찾으면 꿈은 이뤄져”

    미국의 유명 영화 제작사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사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로 일하는 김정현(33)씨는 자신의 사례를 들며 “꿈에는 늦었다는 말이 없다.”고 단언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야 현재의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곧 개봉될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3’의 홍보를 겸해 귀국했다. ●중2때까지 반에서 30등 안에도 못 들어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김씨는 드림웍스의 입사 과정과 영화 ‘슈렉’ ‘마다가스카3’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하며 느낀 소회 등을 풀어놓았다. 김씨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기본을 탄탄하게 다지면 꿈을 이룰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1~2학년 때 반에서 30등에도 못 들 정도였다.”고 했다. 다만 중3 때부터 갑자기 수학에 흥미를 가졌다. 서두르지 않고 기본을 다졌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고교에 진학, 2학년 때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마땅히 꿈을 찾지 못했다. 이과인 탓에 큰 뜻없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갔다. 대학 내내 목표를 찾지 못하다 2003년 졸업과 함께 무작정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의 카네기 멜론대에서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를 공부했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서다. 공학과 예술을 접목해 배우는 것이 좋았다. 그제야 김씨는 자신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2006년 노력 끝에 드림웍스에 취업했다. ●“수학 꾸준히 공부하면 반드시 큰 도움” 김씨는 “고교 때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손가락 뼈대나 나무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아주 정밀한 수학적 원리가 적용된다.”면서 “수학을 어디 써 먹을 데 없다며 내팽개치지 말고 기본기 다진다 생각하고 꾸준히 공부하면 반드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슈렉3와 마다가스카3에서 40% 정도 등장하는 군중 장면의 기술적인 부분을 도맡았다. “캐릭터 배치와 함께 색깔·피부·키·나이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계산해 수천개에 이르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일”이 자신의 직업이라고 말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견해도 내놓았다. 김씨는 “디즈니사 출신들이 드림웍스, 픽사 등 회사를 차리며 경쟁관계 속에 발전을 이뤄낸 미국 방식을 굳이 따를 필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오히려 “한국의 게임산업을 활용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 게임 업체들은 자본력·인력·기술력 모두를 갖추고 있을 뿐더러 게임도 스토리텔링이 핵심이기 때문에 애니메니션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제주에 국제적 놀이공원 세우면 좋을 듯” 김씨는“애니메이션 영화는 캐릭터산업, 놀이공원, 엔터테인먼트로 이어지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면서 “한류 열풍 속에 제주도에 국제적인 놀이공원을 세운다면 적지 않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현재 미국에는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는 젊은 사람들이 아이템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카페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2009년 영화 ‘아바타’로 전 세계 3D영화 붐을 일으켰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영화 개봉 전 20분짜리 편집본을 드림웍스로 가져와 직원들에게 보여준 뒤 의견을 듣고갔다.”는 뒷얘기를 소개했다. 글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커버스토리-놀토 잘 노는 법] “입시지옥 변화 없는데 어떻게 노나! 바뀐 건 오전부터 학원 가는 것뿐”

    [커버스토리-놀토 잘 노는 법] “입시지옥 변화 없는데 어떻게 노나! 바뀐 건 오전부터 학원 가는 것뿐”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된 후 두 달이 됐지만 중고생들의 생활에 큰 변화는 없었다. 학원가가 붐빌 것이라는 전망도 어긋났다. 이런 가운데 우려대로 가정교육 강화와 학습부담 경감이라는 취지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었다. 주5일제 시행 이후 교육과학기술부가 마련한 토요프로그램의 전국 참가율은 지난달 말 현재 21.1%로 올라섰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12.3%로 가장 낮았고 경기가 15.0%, 서울이 15.5%로 뒤를 이었다. 반면 경북은 37.1%로 가장 높았고 대구가 34.8%로 뒤를 이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분석 결과 서울이 낮다는 것 외에 특징적인 현상은 없다.”면서 “대체로 학원이나 다른 교육시설이 많은 대도시의 참가율이 비교적 낮았고 시골의 경우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주5일제로 인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중고생의 경우 “바뀐 것은 학원시간뿐”이라고 말한다. 서울 동대문구 K중학교 3학년 최인영(15)양은 “주5일제로 오후에 가던 학원을 오전에 간다.”면서 “그나마 나아진 것은 예전에는 오후에 학원 다녀 오면 TV보는 것 외에 다른 일을 못했는데 요즘은 가족과 1박2일 여행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의 경우 주5일제에 대한 체감도가 더 떨어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 S고등학교 2학년 강현식(16)군은 “학원을 더 다니지는 않지만 어차피 내년에 고3이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학원 시간대가 좀 바뀌었지만 가족과 시간을 더 갖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강군은 “입시제도와 문화가 그대로인데 주5일제라고 학생들이 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의 예측과 달리 학원에 대한 수요 증가는 미미했다. 한 대형 사교육업체 관계자는 “이미 입시학원이 포화상태여서 주5일제라고 학생이 더 늘거나 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수학, 국어 등 일부 전문학원의 경우 수요가 소폭 증가했지만 별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대치동에서 국어 전문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엄모(37)씨는 “토요일 강의를 하나 더 개설했는데 10명 정도밖에 학생이 늘지 않았다.”면서 “이미 중3 이상은 토요일에 학원이나 과외를 받기 때문에 주5일제라고 학원생이 더 늘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나마 초등학생들은 주5일제의 혜택을 많이 보고 있었지만 부모의 토요일 휴무 여부에 따라 표정은 엇갈렸다. 특히 부모가 토요일에 일하는 학생은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서대문구의 초등학교 4학년 김형수(10)군은 “체험학습도 가고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로구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토요일에 부모가 일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오전부터 아이들을 돌봐야 해 일이 늘었다.”면서 “가족과 함께하라는 취지는 좋지만 그러려면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한성·세종과학고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만 선발

    서울의 한성과학고·세종과학고 등 2곳이 현재 중3 학생이 치를 2013학년도 입시에서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신입생 전원을 선발하기로 했다.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는 24일 2013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 요강을 통해 각각 신입생 140명과 160명을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학교는 “불필요한 선행학습으로 사교육비를 과도하게 지출하는 것을 막고,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전형을 시행함에 따라 지원자들은 기존의 ‘학업계획서’ 대신 ‘자기개발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자기개발 계획서에는 자기주도학습을 해온 과정과 지원동기 및 진로 계획, 성장과정, 봉사·체험·탐구 활동, 독서, 배려·협력·타인존중 등 핵심인성요소와 관련된 활동을 기록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다문화 가정과 북한이탈주민 자녀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 선발인원도 신입생 정원의 20%까지 확대, 한성과학고는 28명, 세종과학고는 32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3명 이상의 다자녀 가구 자녀도 사회적배려 대상에 새로 추가했다. 원서접수 기간은 오는 7월 30일~8월 1일이며, 9월 7일 면접 대상자를 발표한 뒤 9~11월 사이 방문 면접과 소집면접을 각각 실시한다. 방문 면접은 과학고 입학담당관이 지원자의 소속 중학교를 직접 방문해 추천교사와 지원자를 면담하는 방식이다. 합격자 발표는 두 학교 모두 11월 28일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선배님 희망처럼 런던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일 겁니다”

    “선배님 희망처럼 런던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일 겁니다”

    장면 #1 1948년 7월, 스물아홉 청년 김성집은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부산항을 떠난다. 36년의 일제 강점을 벗어나 ‘KOREA’란 국호로 처음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떠나는 길. 배를 타고 스무 날이 걸려 도착한 런던에서 그는 당당히 역도 미들급 동메달을 따낸다. 대한민국이 올림픽에서 처음 따낸 메달이다. 장면 #2 그로부터 64년 뒤인 2012년 4월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스물둘의 역도선수 원정식(한국체대)은 구슬땀을 흘리며 쉼 없이 바벨을 들어올린다. 이제는 거동이 불편해진 93세의 김성집옹처럼, 런던 하늘 아래 올라갈 태극기와 울려 퍼질 애국가를 눈과 귀로 상상하면서. 제30회 런던올림픽 개회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64년 전 김옹의 동메달은 엄혹한 시절을 보내던 민족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됐지만, 이제 대한민국은 금메달 13개를 목에 걸어 3회 연속 세계 10위에 드는 것을 목표로 내걸 정도의 스포츠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옹을 비롯한 숱한 국가대표들의 땀과 열정,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2일부터 시작되는 대표선발전을 통과하면 난생 처음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원정식은 “선배님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꼭 메달을 따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김옹에게 보내는 편지로 갈음했다. 선배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체육대학교 4학년 원정식입니다. 저는 지금 런던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선발전을 통과하면 69㎏급에서 금메달(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4년 전인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선배님께서 우리나라에 첫 메달을 갖고 오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20일이나 걸려서 배를 타고 런던에 가셨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값진 메달을 따오신 선배님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선배님의 땀과 노력이 올해 런던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건강 조심하세요. 2012년 4월 12일 후배 원정식 올림 원정식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69㎏급 용상에서 182㎏을 들어 동메달을 따면서 깜짝 기대주로 등장했다. 원주 치악중 1학년때 처음 바벨을 잡은 원정식은 중3 때 전국소년체전에서 3관왕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같은 체급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배영(33·아산시청)을 따돌리고 이 체급에 걸린 금메달 3개를 휩쓸었다. 원정식은 “중고생 시절부터 코치님들이 ‘열심히 하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올림픽에 대한 동경을 품었다. 2008년 베이징에서 사재혁 선배님이 금메달을 딸 때 나도 저 자리에 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첫 올림픽을 맞는 설렘을 전했다. 원정식은 “학교 수업 시간에 김성집 선배님에 대해 배웠다. 어려운 시기에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메달을 따고 역도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사연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얼마 전 오른쪽 햄스트링과 허리 부상으로 위축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컨디션이 최상일 때의 90% 정도란다. 원정식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렌다. 64년 전에 선배님도 메달을 딴 종목이니 나도 열심히 훈련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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