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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한방’ 이상민, 남성 호르몬약 복용 고백 “성욕 없다”

    ‘최고의 한방’ 이상민, 남성 호르몬약 복용 고백 “성욕 없다”

    ‘최고의 한방’ 이상민이 남성 호르몬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6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살벌한 인생수업-최고의 한방’에서는 엄마 김수미와 함께 비뇨기과를 방문하는 세 아들 탁재훈, 이상민, 장동민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비뇨기과에서 문진을 받던 이상민은 “저는 문제가 많다. 검진표에 다 0점이 나왔다. 알려지면 대외적으로 안 좋으니까”라며 결과가 좋게 나오지 나올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이상민은 “성적인 생각이 너무 안 들어서 호르몬 약을 먹고 있다”고 털어놨고, 의사는 “호르몬 약을 복용하면 오히려 정자 생산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민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정자가 없을까 봐 걱정된다. 아이는 꼭 낳고 싶다”고 2세 욕심을 드러냈다. 김수미가 “너 전에 결혼했을 때도 한번도 임신 안 됐냐”고 돌직구를 던지자 이상민은 일부러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때 아이를 낳았으면 중학생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형에 대해 묻자 이상민은 “제가 어두운 편이라 태생이 밝은 사람이 좋다”라며 “사람만 좋다면 외적인 것은 OK”라고 밝혔다. 정자 체취 검사 결과 이상민은 정자 활동성과 정상 정자 수치가 모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연 임신은 힘들것 같다는 얘기에 충격을 받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홍석천, 아들 딸 공개 “어차피 난 결혼을 할 수 없는데..”

    홍석천, 아들 딸 공개 “어차피 난 결혼을 할 수 없는데..”

    홍석천이 입양한 아들과 딸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31일에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홍석천이 입양한 아들, 딸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홍석천은 입양한 딸과 아들을 공개했다. 홍석천은 “아들은 이번에 대학교에 들어간다. 미국에 있는 6개 대학에 합격했다.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데 가기 싫다고 다른 학교를 간다고 한다”고 자랑했다. 홍석천은 입양을 했던 이유에 대해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누나가 새로운 인생을 계획할 때 아이들이 짐이 될까봐 걱정이었다”며 “어차피 나는 결혼을 할 수 없는데 자식처럼 생각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홍석천은 “처음엔 아이들이 싫어했다. 성이 바뀌는 일이었다. 성이 바뀌면 주변에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고 가족의 비밀을 들키는 게 민감한 부분일 수 있다”면서 “더 일찍 하고 싶었는데 기다렸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바뀔 때 했다”고 밝혔다. 홍석천의 누나 홍은실은 “어깨가 무거울거다. 유학비도 만만치 않고 지금까지 쉬지도 못하고 여행도 못 가고 아이들을 키웠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아들 홍영천은 “고마운 것보다 미안한 게 더 많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딸 홍주은은 “어렸을 땐 몰랐는데 요즘은 서운한 게 생긴다”며 “이태원에서 1년 동안 가게를 했는데 삼촌이 자주 와줄 줄 알았는데 1년에 두 번 밖에 안 왔다. 섭섭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석천은 “서류는 아빠지만 아빠 노릇을 못했다”며 “일부러 아이들 주변 친구들에게서 숨어 있었다. 혹시나 나 때문에 손가락질 받거나 그것 때문에 힘들어할까봐 졸업식이나 입학식도 못 가봤다”고 고백했다. 그는 “닥쳐올 빅 이벤트 중에 가장 큰 일이 딸의 결혼이다. 딸 보낼 때 내가 손을 잡고 걸어 들어가야하는데 벌써 걱정이 된다”며 “그래도 그 누구에게 양보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꼭 손을 잡고 들어갈 것”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마루 밑에서 몇 달간 숨어 지내…남하 과정서 얼어 죽은 인천학생도”

    “마루 밑에서 몇 달간 숨어 지내…남하 과정서 얼어 죽은 인천학생도”

    일시 1998년 7월 6일 장소 인천학생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규원 치과 3층) 대담 이종창(인천학도의용대 북구지대 대원) 이경종(인천학생 6·25 참전관 설립자) 이규원(치과원장 / 이경종 큰아들)해망제와 6·25 사변 6·25전쟁이 났을 때 나는 6년제 인천공업중학교 5학년생이었으며 살던 곳은 개근너 가좌울(현재 가좌동) 해망제(海望堤:바다를 바라보는 언덕) 산이 있었던 동네에서 살고 있었다. 6·25 전쟁이 막 일어나고 우리 인천이 북한 공산괴뢰군에 점령당했을 때 학생들을 인민의용군으로 많이 잡아갔는데 대부분은 집으로 못 돌아오고 실종되었다. 나는 인민의용군으로 잡혀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우리 집 마루를 뜯어 그 마루 밑에 흙을 파내고 형과 나는 그 마루 밑에서 몇 달간 숨어 지내게 되었다. 9·15 인천상륙작전 그해 여름을 우리 집 마루 밑에서 숨어 지내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미국 군함이 인천 앞바다에 꽉 차 있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이때 나는 밤중에 숨어 지내던 마루 밑에서 나와 해망제 산에 올라가 인천 앞바다를 바라보니까 정말로 군함이 가득 차 있었다. 그날부터 인천 시가를 향하여 함포사격을 하는 것이었다. 인천학도의용대의 창설과 활동 그 함포사격은 유엔군의 9·15 인천 상륙작전 서막이었으며 곧이어서 국군과 UN군의 상륙작전이 성공함에 따라서 인천이 수복되었다. 9·15 상륙작전의 성공 이후 인천은 우익 인천 학생들로 조직된 인천학도의용대(대장 이계송)가 조직되었고 지역별로도 인천학도의용대 지대가 만들어져 활동하였다. 중공군의 참전으로 1950년 12월 중순에 인천학도의용대가 남하한다는 연락을 받았으며 집결지는 인천축현국민학교이고 날짜는 1950년 12월 18일이었다.1950년 12월 18일 인천학도의용대 남하 1950년 12월 18일 새벽 일찍 우리 가좌울 동네 친구들은 그대로 개근너(현재 인천 시립 병원이 있는 매립지 인근)로 배를 타고 넘어가서 송림동으로 해서 인천축현국민학교로 직행하였다. 이날은 눈이 아주 많이 내렸으며 우리 동네에서 일찍 떠났는데도 길이 미끄럽고 너무 멀어서 그랬는지 인천축현국민학교에는 오후에야 도착하였다. 이날 인천축현국민학교에서 오후 늦게 인천을 떠난 우리들은 수원에 도착하여 5명씩 조를 짜서 민박하였지만 우리들 6명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민박하였으며 그때 처음으로 주먹밥을 먹었다. 수원에서부터는 후퇴하는 군용차나 기차화차 지붕 위에 올라타고 내려갔으며 그해는 몹시 추워서 추풍령 고개에서는 이름은 잊었지만 같이 내려가던 인천학생이 얼어 죽은 일도 있었다. 인천 해망제에서 출발한 6명의 6·25 참전 학생 ① 이종창 (인천공업중학교 5학년생) ② 이종우 (인천해성중학교 4학년생) ③ 문병학 (인천공업중학교 3학년생) ④ 이상신 (인천상업중학교 4학년생) ⑤ 박원양 (인천공업중학교 4학년생) ⑥ 한동원 (영등포공업중학교 4학년생 ) 해망제에서 출발한 우리들은 대전, 대구, 경산, 청도, 밀양, 삼랑진을 지나 마산에 도착하여 1951년 1월 8일 날 무궁화 사진관에서 5명이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이 사진 속에는 한동원이 빠져있다. 그 이유는 한동원은 1951년 1월 4일 해병 6기로 입대했기 때문이다. 1951년 1월 10일 부산 제2 훈련소 입소 마산 무궁화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은 그 이틀 후 1951년 1월 10일에 마산에서 배를 타고 부산 부두에 도착해서 부산진국민학교에 있는 제2 훈련소에 입소하였다. 나는 1951년 1월 10일 입소하여 훈련받고 맨 마지막 날 사격장에서 M1 소총 여덟 발을 쏜 것이 마지막 날이었으며 이날이 1951년 1월 31일이었다. 1951년 1월 31일 육군통신학교 입소 1951년 1월 31일, 나는 육군통신학교로 차출되었는데 나와 같이 통신학교로 차출된 인천학도의용대원들은 동대신동에 있는 육군통신학교까지 구보로 갔다. 그 당시 인천학생들의 육군통신학교 입교는 학교 측으로서는 아주 반가운 손님이나 다름없었다. 그것은 우리가 입교하기 전까지만 해도 통신학교 입교생들은 그리 많이 배우지 못한 농촌 출신들이 많아 교육 시키는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던 차에 공부를 제대로 한 학생들이 들어 왔으니까 통신학교에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1951년 2월 25일에 영문교환반 30명을 따로 차출하여 교육을 시킨다는 소문이 들리는 것이었다. 1951년 2월 28일에는 영어 잘하는 사람은 나오라 하는 것이었다. 내가 교육받은 영문교환병과는 다른 통신중대 수송부로 나를 보내는 것이었다. 그 후 나는 중대장 지프를 운전하게 되었으며 미군 부대에 다니며 미군과 중대장이 통화할 때에는 내가 통역을 하기도 하였다.해병 6기로 자원입대한 한동원의 전사 한동원(군번 9210440)은 마산에서 1951년 1월 24일 해병대 6기에 자원입대하여 1951년 7월 9일 도솔산 전투에서 전사하였다. 한동원은 부모님과 누님 그리고 동생들이 같이 살고 있었으며 영등포공업중학교 4학년을 다녔다. 우리 6명 중에서 유일하게 한동원만 해병대로 갔다가 전사한 것이었다. 1956년 6월 30일 나는 5년 6개월 만에 명예 만기 제대하여 집에 와 보니까 한동원이 전사했다는 것이다. 이때 제대한 나를 알아보신 한동원 부모님께서는 “우리 아들! 한동원은 왜 못 돌아오냐?” 하시며 나를 붙잡고 통곡하시던 모습을 지금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글 사진 제공 :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관 ▶다음호에 26회 계속 참전기 25회를 마치며 69년 전, 인천 서구 가좌동 해망제에는 6명의 중학생이 살았었습니다. 광복이 된 지 5년 만에, 정부 수립 3년 만에 국가 멸망의 위기가 닥쳐서 6명의 친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하였습니다. 1명의 친구는 전사하였습니다. 68년 만에 4명의 친구들이 인천학생 6·25 참전관을 방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이규원 인천학생 6·25 참전관 관장
  • “팔당수계 자연보전권역 ‘중첩 규제’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팔당수계 자연보전권역 ‘중첩 규제’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이천 등 상수원 수질보호 명목 개발 제한 향토기업들 규제 묶여 他지역으로 떠나 규제완화·철폐 힘들면 재정적 보상 필요 지자체도 용수권 공유하게 제도 바꿔야 고용창출 힘써 전국 지자체 ‘일자리 大賞’ ‘파라솔 톡’ 통해 시민들과 격의 없는 소통 음악·동화 구연 등 ‘감성 시정’에 큰 도움“중앙정부는 2600만 수도권 주민의 생명수를 만드는 자연보전권역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을 외면하면 안 됩니다. 규제 완화와 철폐가 어려우면 역차별에 상응하는 충분한 재정적 보상을 해야 합니다.” 변호사 출신인 엄태준(55) 경기 이천시장은 11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팔당수계 시군들이 자연보전권역에 묶여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가 없어 기업이 떠나고 있다며 중첩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게 이천시의 최대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 시장으로부터 시정 현안을 들었다.●주민들 상수원 보호 노력·희생에 보상해야 -팔당수계 자연보전권역에 묶여 어려움이 많은데. “이천 등 팔당수계 시군은 모두 자연보전권역에 묶여 있고 특별대책지역으로 중첩규제를 받고 있다. 팔당상수원 수질 보호를 위해 개발을 제한하고 있다. 자연보전권역 도시들은 집을 짓거나 기업이 들어올 때 규제가 많다. 일정 규모가 넘는 공장은 지을 수 없고 입주가 막혀 있다. 팔당상수원이 2600만명 수도권 주민들이 먹는 식수원이기에 규제 철폐·개선이 어렵다면 생명수를 만들어 내는 자연보전권역 주민들의 노력과 희생에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하다. 중앙정부가 예산을 확보해서 적극적으로 수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억지로 규제만 한다면 탈법을 하고 난개발을 하게 된다. 그 규제가 합리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질 개선을 위한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 현행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규제는 36년 된 낡은 규제로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이미 수도권 규제의 방향을 바꿔 완화와 철폐로 가고 있다.” -블루골드(맑은 물) 시대 강변 지자체의 용수권을 주장했다. “지금은 블랙골드(석유) 시대를 넘어 블루골드 시대다. 이제는 ‘맑은 물’을 의미하는 블루골드가 가장 값비싼 재화로 대접받고 있다. 팔당상수원 물이 양질의 수질을 유지해야 먹는 물이 되는데, 맑은 물을 위해 7개 시군이 희생하지만, 댐 만드는 비용을 부담했다는 이유로 용수권은 수자원공사가 가지고 있다. 그 비용을 회수할 때까지 용수권을 가진다. 이제는 맑은 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강변 지자체들이 수자원공사와 용수권을 공유할 수 있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 상수원 용수권을 함께 행사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면 강변 지자체는 수질관리에 더 적극적일 것이다. 중앙정부가 수질 관리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수도권 주민들이 맑은 물을 마실 수 있게 된다. 상수원 용수권을 통해 재정 자립도를 높이고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면 강변의 다른 지자체들도 다투어 상수원을 유치하려고 나설 것이다. 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제 중 하나인 상수원 다변화 정책을 실천할 수 있다.”●기업들 성장해도 36년 낡은 규제에 확장 못 해 -수도권 상수원 규제에 막혀 기업이 떠나는데. “기업인은 회사가 성장하고 커지길 바란다. 34년 전 이천에 터를 잡았던 현대엘리베이터가 수도권 규제에 막혀 충주시로 떠난다. SK하이닉스(옛 현대전자)와 현대엘리베이터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천에 자리잡아 기득권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회사가 성장해도 규제에 묶여 확장과 증설을 할 수가 없다. 자연정화능력이 충분한 지역은 용인처럼 성장관리권역으로 만들어주면 공장을 옮길 수 있는데, 현대엘리베이터는 여의치 않자 SK하이닉스에 부지를 팔고 충주로 간다. 새로운 기업을 유치는 못 하더라도 기존에 있는 공장만은 다른 데로 떠나지 않도록 풀어줘야 한다. 이천시로서는 숨통이 막힌다. 이천에는 OB맥주와 진로소주 공장이 있다. 그러나 주세는 국세라서 이천시에 들어오는 게 없다. 주세 중에 단 몇 퍼센트라도 공장이 있는 지역에 지방세로 쓸 수 있도록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을 차지했다.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관련해서 이천시는 지금 재난상황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달 고용노동부 주최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에서 전국 기초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경기도 고용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과 시민들은 구인·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시에서 많은 지원을 한 결과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4월엔 이천시 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일자리위원회는 올해 신규 일자리 1만 1669개 창출을 목표로 한다.”●올해 신규 일자리 1만 1669개 창출 목표 -반도체가 이천 특산물로 뜨고 있다. “이천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쌀, 도자기, 복숭아만 나와서 서운했다. 우리 이천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품 반도체가 있다. 중학생인 막내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보내온 SK하이닉스 홍보영상을 보고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상을 제작했다. 반도체를 이천 특산품으로 지정해 달라고 재치 있게 풀어낸 SK하이닉스 기업광고에 이천시가 화답한 것이다. 이 SK하이닉스 기업광고 동영상은 지난 4월 유튜브에 공개된 이후 석 달 새 조회 수가 3000만회를 돌파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천시에 크게 기여하는 향토기업이다. 세계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기업이 힘들 때 이천시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면 다시 이천시를 위해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지자체와 기업이 상생한다면 기업은 떠나지 않을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우리 이천시만이 풀어줄 수 있는 숙제를 준다면 주저하지 않고 풀어 줄 것이다.” -주민과 소통하는 ‘파라솔 톡’은 잘되고 있나. “끊임없이 소통해야 시민이 원하는 정책을 펼 수 있다. 시장들이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통하지만 파라솔 톡이 가장 효율적이다. 거리에서 시민과 대화하는 파라솔 톡을 통해 격의 없는 대화를 하고 있다. 파라솔 톡은 어떤 소통 채널보다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최적화된 소통 방식이다. 시민들의 간절하고 절절한 얘기 중에서 공적인 요청일 경우 우선순위가 명확해진다. 민원 하나하나를 가슴으로 듣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기타 치고 노래하고 동화 구연하는 감성시정을 펼치고 있다. “어려서부터 기타를 배웠다. 흥이 많은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무대에 올라서 자기 실력을 발휘하는 끼가 있는 것 같다.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시민 곁으로 다가가기 위해 직원 힐링콘서트 무대에서 시청 음악동호회 ‘G-하모니’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말이나 글은 허구일 수 있으나 마음과 감정은 느끼는 것이다. 천 마디 말보다 더 시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을 만나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기타 치며 함께 동요를 부르고 동화책을 읽어주니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했다. 나 스스로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좋은 기회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단아한 삶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단아한 삶

    마쓰이에 마사시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었다. 그 책을 추천한 친구는 나처럼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종종 재밌게 읽은 책을 소개해 주는데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건축과 건축가들을 소재로 펼치는 수려하고 단아한 소설. 책을 읽으면서 친구의 취향이나 삶을 더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가 건축과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는 생각을 새삼 떠올리기도 하고. 누군가 소개하거나 선물한 책을 읽을 때면 그 사람이 그 책의 어느 부분에 반했는지, 나 역시 혹할 거라고 왜 생각했는지 더듬어 보는 맛이 있다. 취향이 겹칠 때의 즐거운 연대감과 엇갈릴 때의 살짝 실망스러움. 그가 권한 책은 거의 내게 재밌었는데, 내가 권한 책은 그에게 이따금 ‘노잼’인 듯. 추리소설의 경우 피차 적중률이 높다. 하지만 그가 퍽 좋아하는 레이먼드 챈들러가 나는 그저 그렇다.미국 사는 언니가 서울에 다녀간 게 지난달 일이다. 남자친구가 동행했고, 내 조카인 작은아들이 뒤에 합류했다. 혼자 왔더라면 언니는 내 집에 묵고 싶어 했을 테다. 모골이 송연하다. 전에는 내 거처의 남루함에 대한 자의식이 전혀 없어서 되는 대로 집에 사람을 들였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 들어와서 경악을 금치 못하는 무례(?)한 표정을 두어 번 본 뒤로 나도 태연하지 못하게 됐다. 남이 그럴진대 언니한테는 상처가 되리라. 뭐, 집 자체는 내게 과분하게 훌륭하다. 살뜰한 손질을 받는다면 멋진 루프톱 공간으로 빠지지 않을 테다. 십오 년 만의 체류인 데다 기간이 짧기도 해서 언니가 우리 집에 들를 시간을 피차 만들지 않은 게 부자연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 고양이들을 찍은 사진들을 보여 줄 때 언니가 유심히 본 건 고양이가 아니라 그 배경이었을 테다. 항상 나 때문에 가슴 아파하고 마음 졸이는 언니. 내가 너무 살이 찌고 늙어서 충격받았지. 10년쯤 전 내가 언니네 갔을 때는 함께 다니다 언니 지인을 우연히 만나기라도 하면 내 꼴이 부끄러운 듯 쓸데없는 말을 붙였다. “오, 마이 갓! 내 동생인데 이렇게 늙고 못생겨졌네.” 듣고 있자니 어색해서 한번은 나도 한마디 했다. “그만해! 내가 클레오파트라였는 줄 알겠네.” 이번에는 서글픈 얼굴로 차마 입을 못 열더라. 직관이 뛰어난 언니니까 내 사는 정황을 꿰뚫어 봤을 테다. 정신이고 육체고 추스를 힘이 남아 있지 않은 삶. 가진 에너지를 다소 남기고 살아야 하는데, 바닥에 바닥까지 싹싹 태우게 되는 나날. 미국에 돌아간 뒤 첫 전화 통화에서 언니가 말했다. “너 그동안 미국 다녀가라 해도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안 온 게 고양이들 때문이지?” “꼭 그렇지는 않아.” “너를 말릴 수 없다는 건 알겠어. 그러니까 반으로 줄여. 응? 제발 부탁이야.” 기가 팔팔한 언니가 슬픈 목소리로 애원하니 “어, 응, 그래” 말고 무슨 대답을 하나. 고양이들 욕 먹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가 정신 바짝 차리고 잘 살아야지. 요즘 내 모토는 ‘단아하게 살자’다. 그러기 위해 우선 밤새 자다 깨다 하면서 책 읽고 군것질하는 짓을 끊으려고 한다. 오늘까지 실행 나흘째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으면서 내가 이 소설처럼 살면 언니가 얼마나 행복해할까 서글픈 망상을 했다. 조카한테 선물하려고 아끼던 오르골을 서랍에서 꺼냈다. 손가락만 한 수동식인데, 앙증맞은 손잡이를 돌리면 멜로디가 가냘픈 소리로 흘러나온다. 플라스틱 CD 케이스 위에 놓고 돌리면 낭랑하고 크게 소리가 울린다. 그래서 이 또한 내가 아끼는 코니 프랜시스 더블재킷을 같이 줬는데 언니가 핀잔했다. “얘는 무슨 그런 옛날 가수를 애를 주니? 얘는 코니 프랜시스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해.” 마치 내가 가요 ‘두만강’으로 유명했던 김정구 선생 노래를 중학생한테 권하기라도 한 듯했다. 제 엄마 말에 겸연쩍게 고개를 끄덕이던 조카가 나를 위해서 옛날 가수를 떠올려 낸 듯 “이모, 비틀스 좋아해요?” 물었다. “아, 비틀스! 좋아하고말고. 너도 비틀스 좋아하니?” 내 반색에 조카는 애매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조카가 언급한 가수는 비틀스가 아니었다. 비티에스(BTS), 방탄소년단이었는데 내 귀에 비틀스로 들렸던 것이다. 아는 만큼 들린다.
  • 재판 넘겨진 고유정, 형량 얼마나 받을까…사형 어려운 이유

    재판 넘겨진 고유정, 형량 얼마나 받을까…사형 어려운 이유

    “계획 범행 인정시 가중처벌…징역 25년 이상 예상”“시신 없을 경우 사체훼손 확인 안돼 고유정에 유리”“1심 사형돼도 항소심서 무기징역 감형 가능성”제주에 아들을 보러 온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여러 군데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이 1일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적 공분을 사기는 했지만 법적으로 고씨가 받게 될 형량은 계획 범행을 검찰이 입증할 수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씨의 행동들이 모두 우발적이었다고 판단되면 집행유예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검찰은 2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날 고씨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고씨의 계획적 범행 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고씨에 대한 사형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적 법 감정이나 국민 정서에 부합한 형벌이 내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은 전 남편을 살해한 고씨의 범행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이었는지 여부다. 고씨는 경찰 수사에서부터 줄곧 “전 남편인 강씨가 성폭행하려고 해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살해하게 된 것”이라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고씨 측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범행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보이는 오른손에 대해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했다.전 남편이 성폭행하려 하자 대항하는 과정에서 오른손이 다쳤다는 것을 재판 과정에서 입증하기 위한 취지다. 일단 자신의 살인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인 전 남편에게 귀책 사유가 있는 등 범행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주장하며 최대한 양형을 줄여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수사당국이 사건 발생 한 달이 넘도록 피해자의 시신을 찾지 못하면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 됐다는 점도 고씨 측에는 유리한 정황이다. 부검을 통해 구체적인 범행 수법과 사인을 밝히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상준 변호사는 “시신이 없을 경우 사체를 훼손한 것들이 가중처벌이 가능한 요소인데도 확인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존속 살인이나 잔혹한 범행 수법, 사체를 훼손했을 경우에는 양형기준상 가중처벌이 가능하다. 반면 검찰은 고유정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의 DNA가 발견된 흉기 등 증거물이 총 89점에 달하고, 계획적 범행임을 증명할 여러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수사당국은 고씨가 전 남편과 자녀의 첫 면접교섭일이 지정된 면접교섭 재판 다음 날인 5월 10일부터 보름간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밝혔다.고씨가 제주에 오기 전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받아 구매하고 제주에 온 뒤 마트에서 범행도구를 사들인 점, 범행 전 범행 관련 단어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차량을 제주까지 가져와 시신을 싣고 돌아간 점 등을 계획적 범죄의 근거로 설명했다. 4년 전 경기도 화성시에서 발생한 일명 ‘육절기 살인사건’ 등 이전에도 시신을 찾지 못한 살인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범행동기와 계획범행임이 명백할 경우 법원은 범인에게 무기징역과 같은 중형을 선고했다. 이상준 변호사는 “고유정 사건의 가장 중요한 것은 검찰의 계획범행 입증 여부”라면서 “고씨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살인미수와 달리 살인사건의 경우 집행유예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고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계획적 살인 범행은 가중요소이기 때문에 중대범죄의 경우 기본 20년에 가중요소가 인정될 경우 5년이 더해져 25년 이상이 될 수 있다”면서 “고유정의 경우 1심에서 사형 선고까지도 갈 수 있지만 피해자가 범행을 유발했다거나 항소심에서 정신적 사유 등이 감형 사유로 인정돼 받아들여진다면 20년 이상 무기징역으로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럴 경우 징역 17~22년 사이에서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씨 측이 우울증 등 정신적 사유와 관련해서 법원에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정신감정을 해달라고 변호인 측이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 권범 변호사는 “범행 동기와 수법이 법원에서 입증된다면, 전 남편을 살해한 범행 외에도 사체 유기와 손괴 등 범행 후 정황이 매우 잔혹하고 계획적이어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씨가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을 경우 최고 사형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그러면서 “고유정이 주장하는 우발적 범행이 모두 받아들여 진다고 할 때 집행유예 처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살인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기준은 범행동기에 따라 참작동기 살인 4∼6년(가중될 경우 5∼8년), 보통동기 살인 10∼16년(〃 15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비난동기 살인 15∼20년(〃 18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중대범죄 결합 살인 20년 이상 또는 무기(〃 25년 이상 또는 무기 이상),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 23년 이상 또는 무기(〃 무기 이상) 등으로 나뉜다. 고유정에 대한 실제 사형선고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고유정을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해 달라며 피해자 유족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달 23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지난달 7일 ‘불쌍한 우리 형님을 찾아주시고, 살인범 ***의 사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된 지 17일 만이었다.잔혹한 고씨의 범행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여론이 형성되더니 인터넷상에선 댓글 등을 통해 갑론을박 사형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현재 사형 판결을 확정받고 국내 교정시설에 수용된 미집행 사형수는 61명(군인 4명 포함)이다. 가장 최근 판결이 확정된 사형수는 2014년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27)씨다. 대법원은 2016년 2월 임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민간인 중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선고를 확정받은 이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한 20대 대학생 장모(29)씨였다. 대법원은 2015년 8월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강호순도 2005년과 2009년 각각 사형을 확정받고 수용돼 있다.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더라도 상급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경우도 있다.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7)은 지난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감형돼 3심에서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다. 2012년 발생한 수원 토막 살인사건의 오원춘(48)도 마찬가지였다. 사형을 선고한 1심과 달리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은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을 집행한 뒤 이후 20년 넘게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실질적인 사형제 폐지 국가다.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 국제사면위원회 기준에 따라 ‘실질적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국민 법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사형제 폐지에 반대했으며, 34.2%가 찬성했다. 국가인권위가 지난해 사형제 폐지를 약속하는 내용의 국제규약에 가입하라고 권고했지만, 정부는 올해 국민 여론과 법 감정 등을 고려해 불수용 의사를 밝혔다.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사형집행을 재개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법원 안팎에선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현재 무기징역 피고인은 감형과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어 ‘사회로부터의 완벽한 격리’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어린 시절 함께 자원입대한 고향 후배… 48년 만에 비석으로 만나”

    “어린 시절 함께 자원입대한 고향 후배… 48년 만에 비석으로 만나”

    아래의 글은 6·25 전사 인천학생 조순범의 동네 선배 형인 이경종이 전사한 고향 후배 고(故) 조순범을 추모하며 서해문화 1998년 12월호에 기고했던 글이다. 고 조순범은 전사하였기 때문에 아래의 글로 조순범 참전기를 대신한다.송림동에서 같이 자란 동네 후배 조순범과 나 조순범은 인천 동구 송림동 333번지에서 태어나서 6·25사변 때 인천해성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6·25 참전 인천학생 이경종)는 송림동 333번지에서 살았고 조순범은 송림동 334번지에서 살았다. 인민의용군에 끌려가서 실종된 청소년들 1950년 6월 25일 6·25사변이 터지고 악몽과도 같았던 인민군 치하에서 지옥보다도 더한 고통을 견디고 9·15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인민군 치하에서 벗어났다. 인민군 치하에서 많은 중학생 또래의 청소년들이 인민의용군에 강제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나는 매부가 살고 있던 용유도로 피난 가서 몰래 숨어 있었다. 그래서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가는 것을 피했지만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간 인천 지역 청소년들은 대부분 실종되었다. 인천학도의용대 해성지대 9·15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인천이 수복되었고, 차차 안정을 되찾아갈 무렵인 1950년 10월 초에 인천학도의용대가 창립되어 호국활동을 하면서 우리 송림동에는 인천학도의용대 해성지대가 생겼고, 동네 후배인 조순범과 나는 해성지대에 들어가서 호국활동을 같이 하였다. 중공군의 참전과 인천학도의용대의 남하 1950년 11월이 되자 우리 국군과 UN군은 압록강까지 북진했으나 만주 지역 중공군의 참전으로 인하여 1950년 12월에는 우리 국군과 UN군은 후퇴하였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학도의용대가 인천 병사구 사령부(현재의 병무청)에서 파견을 나온 국민방위군 소위를 따라서 경상남도 통영충렬국민학교에 있었던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를 최종 목적지로 하여 인천축현국민학교에서 떠날 때, 나와 조순범도 같이 걸어서 남하하였다. 조순범과 함께 18일간 걸어서 도착한 마산 조순범과 나는 함께 출발하여 첫날은 안양역에서 자고 그다음 날은 수원역에서 하룻밤을 자고, 대전에 도착했을 때는 1950년 12월 24일이었다. 조순범과 나는 계속 걸어서 같이 내려갔는데 대구를 지나서 경산, 청도, 밀양, 삼랑진을 지나서 마산에 도착한 것은 인천을 떠난 지 18일만인 1951년 1월 4일이었다. 조순범과 나는 추운 겨울 함께 걸어서 내려갔는데 추풍령 고개를 지나면서부터는 추운 겨울 날씨에 제대로 된 방한복 없이 남하하는 국민방위군을 행렬을 많이 봤다. 국민방위군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여서 굶거나 얼어 죽은 경우가 많았고 겨울 황량한 논밭에 제대로 묻지도 못해서 내팽개쳐 있는 국민방위군 시체를 많이 봤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 입소 조순범과 나는 국민방위군 사건을 보고 경상남도 통영의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통영충렬국민학교)로 들어가지 않고 마산에서 해병 6기 모집 광고를 보고 둘이 같이 지원했는데 둘 다 탈락하였다. 인천학도의용대 이계송 대장의 인도하에 조순범과 나는 마산항에서 함께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가서 1951년 1월 10일 부산 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자원입대하였다. 1~3학년 중학생들이 입대할 수 있었던 이유 이 당시 훈련소에 입소하는 징집군인 중에는 문맹자가 많았다. 그래서 훈련소에서 훈련하기 전에 문맹자를 위해서 기본적인 문자 교육을 해야만 했다. 미군이 주는 각종 무기가 영어로 표기되어 있고 명령서나 무기 사용 안내서 등 공문서를 읽어야 하므로 문맹자는 국군의 큰 골칫거리였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영어와 한자까지도 아는 중학교 1~3학년 중학생들을 행정 요원으로라도 쓰기 위해서 입대를 받아줬다. 1951년 1월 31일 조순범과 헤어지다 부산 육군 제2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친 조순범과 나는 1951년 1월 31일 헤어졌다. 조순범은 동대신동에 있었던 부산육군통신학교로 가게 되었고 나는 공병학교로 가서 공병이 되었다. 그 뒤로 군 복무 중에는 조순범을 만나지 못했다. 또한 나는 제대하여 집으로 돌아왔는데 조순범의 소식은 그 후 전혀 듣지도 못했고 48년간 나는 만나 본 적도 없었다. 47년 만에야 알게 된 조순범의 전사 1996년 7월 15일부터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역사 발굴을 큰아들(이규원 치과원장)의 도움으로 시작했는데, 1997년 9월 15일 6·25 참전 인천학생 변광선(인천상업중학교 4학년 재학 중 해병 6기로 입대)선배가 제공한 자료를 보고 조순범의 전사를 알게 되었다.48년 만에 비석으로 만난 고향 후배 조순범 인천상업중학교 변광선 선배님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통하여 조순범의 전사를 알게 된 나는 1998년 4월 26일 아침에 동작동 국립묘지를 큰아들 이규원(치과원장)과 함께 찾아갔다. 전사한 후배여! 참전역사 찾기를 도와다오! 나는 조순범 무덤 앞에 앉아서 “48년 전 인천에서 부산까지 20일간 걸어가서 함께 자원입대하여 참전하여 너는 전쟁터에서 죽고 나는 참전하고 살아 돌아와 여기서 만나게 되었구나! 채 피지도 못하고 전쟁터에서 죽어간 너의 기록을 남기려고 48년 만에 이렇게 찾아왔다”라고 조순범에게 말하였다. 또한 잠들어 있는 조순범에게 나는 “넋이 있다면 부디 편안한 잠들기 바라며 나와 큰아들 이규원(치과원장)이 하고 있는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 역사 찾기 사업을 도와다오!”라고 말했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다. 글 사진 인천학생 6·25참전관 제공 ■참전기 24회를 마치며 한때 인천에 중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국가의 징병모집에 대하여 한참이나 어려서 입대할 필요가 없었던 어린 중학생이었습니다. 저의 아버지 또한 중학교 3학년 16살이어서 인민군에 끌려갈 나이지, 국군에 입대할 필요가 없었던 어린 나이였습니다. 조순범은 저의 아버지보다도 2살이나 어린 14살 인천해성중학교 1학년생으로 저의 아버지께서 사시던 동구 송림동 같은 동네에 사는 동네 후배였습니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한 조순범은 부산까지 저의 아버지를 따라 함께 내려가서, 1951년 1월 10일 부산 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같이 입소하였습니다. 1951년 1월 31일 헤어졌던 운명의 날, 조순범은 육군통신학교로 갔고 저의 아버지는 공병학교로 가셨습니다. 1951년 1월 31일 조순범과 헤어져 다시는 소식을 모르고 지내시다가 48년 만에 동작동 국립묘지에 누워있는 동네 후배 조순범을 만나고서 아버지께서 비석을 어루만지시며 구슬프게 우시는 모습을 저는 지켜봤습니다. 이규원 인천학생 6·25 참전관 관장故 조순범 1936년 10월 22일 : 인천 동구 송림동 334. 출생 1950년 12월 18일 : 인천해성중학교 1학년때 인천에서 출발하여 부산까지 30일간 걸어서 남하 1950년 12월 24일 : 대전역 도착 1950년 1월 4일 : 마산역 도착 1951년 1월 10일 : 부산 육군 제2 훈련소 입소 1951년 1월 31일 : 부산육군통신학교 입교 통신병 군번 0243077 1951년 12월 1일 : 동부전선에서 전사(戰死) 묘지 위치 : 동작동 국립묘지 동-08-31891하늘땅처럼 오래갈 겨레는 끝없는 충성을 나라에 바치고, 자손만대를 이어갈 집안은 먼저 어버이께 효도를 다 하고, 여기 오가는 바람이여 이 뜻을 모두에게 전하라! -충렬사-
  •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면담·관찰·뇌 검사까지… ‘가짜’ 심신장애, 한 달이면 들통난다

    검사 병동에선 치료 아닌 감정에 초점 약물투여 최소화… 위험상황 발생 많아 ‘PC방 살인’ 김성수·이영학도 정신감정 일반병동엔 심신장애 판정 피고인 수용 확정 판결 후 치료 받아 상대적으로 안정 배구대회·제빵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도‘서OO, 5월 3일, 주치의 OOO.’ 지난달 3일 충남 공주치료감호소 검사병동. 간호사실 한쪽 벽면에 걸려 있는 흰색 칠판에는 정신감정 유치자 31명의 이름과 입소 일자, 담당 주치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공주치료감호소는 수사와 1~2심 재판 과정에 있는 피의자 및 피고인의 심신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병동과 확정 판결을 받은 심신장애 범죄자 등을 치료하고 수용하는 일반병동으로 나뉜다. 검사병동 칠판에 적힌 유치자 명단을 살펴보니 불구속 상태인 유치자 옆에는 빨간색 표시가, 뇌전증(간질)을 앓는 유치자 옆에는 ‘간질’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날 입소한 서모(58)씨의 이름도 있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서씨는 지난 4월 친누나를 살해한 혐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위층 할머니를 살해한 뒤 “내 머리에 할머니가 들어와 고통스럽다”고 횡설수설한 10대 남성도 전날 들어왔다. 2017년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지난해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범인 김성수도 이곳을 다녀갔다. 김성수가 와 있을 당시에는 심신장애 감경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절정에 달하면서 감정 인원(63명)도 크게 늘었다.이곳에서의 한 달은 유치자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정신감정 결과, 심신상실 판정이 내려지고 법관이 이를 받아들이면 무죄가 선고된다. 사물분별능력 또는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하다는 판단(심신미약)이 내려져도 형을 감경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정신감정 결과가 재판 과정에서 심신장애 여부를 다툴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감정의와 유치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의사는 속지 않으려 하고, 유치자는 가급적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려 한다. 정신감정에서는 주치의의 면담과 행동 관찰이 주를 이루지만, 다른 검사도 실시된다. 신경매독, 염색체 이상 등으로 뇌에 문제가 생겨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아닌 정확한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약물 투여는 최소한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자제를 못하고 말썽을 피우는 유치자들도 있다. 위험 상황이 발생해 비상벨이 울리는 횟수도 한 달에 6~7건에 이른다. 난동을 피우면 일단 ‘독방’으로 불리는 보호실로 격리된다. 이날 굳게 닫힌 철문 너머로 한 유치자는 복도에서 원형을 그리며 뱅뱅 돌기만 했다. 또 다른 유치자는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옆에 있던 유치자 얼굴에 주먹을 갖다 대는 시늉을 했다.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유치자들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치료감호소 관계자는 “자살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라면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은 신경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검사병동과 한 건물에 있는 일반병동에는 ‘심신장애 판정’(1호 처분)을 받은 환자들이 수용돼 있다. 확정 판결을 받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라 상대적으로 안정돼 보였다. 운동장에서는 배구 대회가 진행 중이었다. 9명씩 한 팀을 이뤘는데 부상이 염려될 정도로 치열했다. 병동마다 천막에 ‘아자아자~용기 백배’ 등 응원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도 걸어 놓았다. 우승팀에 주어질 트로피도 준비돼 있었다. 배구 대회 때문에 1호 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제과·제빵 실습실은 텅 비어 있었다. 실습실에서 만난 강사는 “해마다 20여명이 자격증을 취득한다”며 뿌듯해했다. 필기시험 합격률은 30~40%에 그치지만, 실기시험 합격률은 80%에 달한다고 한다. 외부로 나가 실기시험을 치를 수 없다 보니 이곳에서 ‘홈그라운드 이점’을 톡톡히 활용하는 셈이다. 영치금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봉투 작업이 인기다. 쇼핑백을 만드는 일인데, 1시간에 400원을 번다. 구멍을 뚫고 핀을 박는 ‘난도’가 높은 작업은 시간당 1100원. 기술이 요구돼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한다. 1호 환자를 돌보는 직원들에게도 애환은 있다. 특히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환자를 대하는 게 쉽지 않다.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약을 바꿨다고 경찰에 고소한 환자도 있다. 그래도 직원들은 퇴원한 환자로부터 “고마웠다”는 전화를 받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공주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여기는 일본] SNS로 “사귀자” 거짓 고백…잔인한 놀이 유행

    [여기는 일본] SNS로 “사귀자” 거짓 고백…잔인한 놀이 유행

    일본에서 10대 청소년 사이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이성 친구에게 고백하는 방법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청소년이 거짓으로 고백해 상대방이 진짜로 받아들이면 이를 캡처해서 친구들과 공유하는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포스트 세븐은 2일 요즘 10대 청소년들은 SNS로 이성 친구와 사귀거나 헤어진다면서 이 때문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남자 중학생이 동급생에게 SNS인 라인(LINE)으로 고백했는데 이를 캡처한 사진이 여학생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이 학생은 모두가 자신을 보고 웃고 있어 깨달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거짓 고백’(우소 코쿠)라는 잔인한 놀이가 유행 중이다. 벌칙 등으로 이성에게 라인으로 거짓말로 고백해 상대방이 진심으로 대하면 친구들과 그 반응을 보고 비웃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 피해 학생은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됐고, 또 다른 학생은 어떤 메시지를 받더라도 거짓말이라고 의심부터 하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메시지를 보낼 때도 캡처될 수 있다고 겁부터 먹는 학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등학생의 경우 이런 문제보다는 SNS를 통해 애인 여부를 공개하거나 모르는 이성과 만나는 데도 적극적이며 경계심이 부족한 학생이 많다면서 SNS 등으로 교류해 친해지면 만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반면 대학생들은 정반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는 SNS로 인간 관계가 드러나므로 같은 대학에서는 연애하기 어렵다고 일부 학생은 말했다. 뿐만 아니라 헤어지면 인간 관계에 영향을 주므로 가능하면 SNS 공개는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학교 전용을 따로 만들거나 복수 계정을 구분해 사용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이는 만남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매칭 앱의 유행으로도 연결된다고 이 매체는 말한다. 사귀거나 헤어져도 인간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편하다는 것. 페이스북 인증 등이 필요하므로 업체나 가짜 등록이 많은 데이트 앱보다 안전하다고 생각돼 사용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추풍령에서 얼어 죽은 친구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추풍령에서 얼어 죽은 친구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유각순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 대원 ▲인천여자중학교 3학년생 유각순은 1934년 인천 동구 화수동에서 태어나서, 인천여자중학교 3학년 때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 대원으로 호국(護國)활동을 하다가, 후발대를 따라서 1950년 12월 24일 원저호를 타고 월미부두를 출발하여 부산항에 도착하여 부산육군통신학교에서 신봉순 교육대장님의 보살핌으로 5개월 머무르다가 1951년 5월 인천으로 귀향하였다.일시 1997년 8월 6일 장소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편집실 대담 유각순(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 이경종(6·25 참전사 편찬위원), 이규원(치과원장·이경종 큰아들) 6·25사변의 발발과 지옥 같았던 인공치하 6월 25일 전쟁이 났을 때, 나는 인천여자중학교 3학년이었다. 나는 피난을 가지 않았는데, 내 또래 남학생들이 인민 의용군으로 끌려가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대부분 돌아오지 못하고 실종되어서 전쟁의 비극을 처절하게 느꼈다.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우리 인천을 점령하고 있었던 인민군은 물러났다. 9월 말에 내 친구 한영희(인천여자상업중학교 3학년)가 나를 데리고 가서 소개해 준 곳이 바로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본부였다. 중구지대장은 이용희(인천공업중학교 5학년생)였으며, 그때 대원수는 약 30여명 이었다. 인천학도의용대가(仁川學徒義勇隊歌) 1절 정열과 용맹은 학도의 보배 이 나라의 흥망은 우리의 생명 이 몸을 다 바치어 나라가 흥한다면 우리 학도의용대 죽음으로써 아~ 웃으며 꽃이 되리라 2절 임전무퇴 교우이신 화랑도 정신 거룩하신 십용사 뒤를 받들어 백두산 하늘 높이 태극기 휘날릴 때 우리 학도의용대 보람 있으리 아~ 웃으며 꽃이 되리라 그때 내가 처음 인천학도의용대 본부에 가서 학도의용대가를 익히고 중구지대에 와서 대원들한테 교습을 시켰으며 조회시간에는 내가 직접 지휘를 하면서 인천학도의용대가를 불렀다.1950년 12월 24일 윈저호를 타고 남하 압록강까지 북진했던 국군과 UN군이 갑작스런 중공군의 참전으로 인하여 후퇴를 거듭하여 1950년 12월 중순이 되었을 때 인천학도의용대가 남쪽으로 내려간다는 소문이 있었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축현국교에 가보니 인천학도의용대 대원 약 3000명이 모여서 남하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따라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난 1950년 12월 24일 인천상업중학교 밴드부와 여학생들이 지금의 인천역 근처에 있었던 월미부두에서 윈저호라는 배를 타고 부산을 향하여 후발대로 남하한다는 연락이 왔다. 그때 배를 타고 남하한 여학생들은 나를 포함해서 약 150명이었다. 서해 바다를 거쳐서 남해를 지나 부산항에 도착하였다. 인천학도의용대 밴드부는 육군종합학교 군악대원으로 모두 입대하였다. 그리고 우리들 인천학도의용대 여학생 대원들은 부산육군통신학교로 가게 되었다. 당시 부산육군통신학교에는 우리들보다 먼저 내려와 자원입대한 인천학도의용대 대원들이 육군통신학교에서 통신병 교육을 받고 있을 때였다. 사실 그때 인천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내려온 여학생들과 우리들처럼 배를 타고 내려온 여학생들 모두는 딱히 머물 곳이 없었는데, 마침 다행히도 부산육군통신학교에 신봉순 교육대장님이 계셨었다. 너무나 고마웠던 신봉순 선생님의 도움 그때 부산육군통신학교에 있었던 신봉순 대위님은 8·15 해방 후 공립인천상업중학교에서 과학 선생님을 하시다가 뜻하신 바 있어, 교직을 사직하시고 육사 8기로 임관하여, 그때 마침 부산육군통신학교에서 교육대장으로 근무 중이셨다. 그런 인연으로 오갈 데 없었던 인천학도의용대 여학생 대원들의 숙식을 해결해 주신 잊지 못할 선생님이셨다. 1951년 5월 말 때쯤, 인천이 수복이 되어서 나는 여러 여학생과 같이 고철을 실어 나르는 한양호라는 배를 부산항에서 타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자원입대하여 전사한 친구들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에서 같이 활동하였던 학생들 30여명이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 후 참전하여 몇 명이 전사했다는데, 지금도 그 인천학도의용대 전사 대원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흐른다. 오늘까지도 이름이 잊혀지지 않는 전사 학생은 중구 지대에서 같이 활동했던 박봉춘으로 나중에 전사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또한 추풍령역을 지나면서 중구 지대원 중 한 명이 얼어서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부산에서 많이 운 기억이 지금도 난다. 6·25 전사 박봉춘(군번 9210267)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 재학 중에 마산에서 해병 6기로 자원입대하여 참전하였다. 1951년 11월 1일 강원도 월산령 지구전투에서 전사하였다. 남기고 싶은 말 지나간 일들은 모두 희미해지는데, 이상하게도 인천학도의용대 중구지대에서 활동했던 일들은 세월이 흘러도 희미해지지 않고, 더욱 또렷한 기억으로 남는다. 어린 나이에 자원입대하여 나라를 구하려고 전사한 우리 인천 출신 참전 중학생들의 죽음은 잊혀져 가는 것 같아서 더욱 슬프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6·25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호에 24회 계속■참전기 23회를 마치며 중학교 때 나라를 지키려고 자원입대하여 전사한 동네 친구들을 기억해주는 살아남은 친구들이 이제는 80대 후반이 되었다. 살아계시는 6·25 참전 인천학생들이 모두 돌아가시면, 그 누가 6·25 전사 인천학생들의 나라사랑 마음을 기억해 줄까? 69년전 인천에서는 나라를 지키려고 부산까지 20일간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중학생 소년들이 2000명이 있었다. 그중에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전사한 소년들은 208명이다. 6·25 전사 인천학생 박봉춘을 기억해주는 유각순님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이규원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
  • 국가기록원, 올 국내 기록물 구입 예산 고작 400만원

    기록원 “자료 발굴해도 돈 없어 못 사” 정부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시원(始原)을 밝힐 독립운동사 기록물 수집과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예산이 없어 기록물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국가기록원의 국내 민간 기록 구입 예산은 모두 400만원이다. 정부 기록관리 핵심기관의 한 해 사업예산으로 보기에 부끄러운 수준이다. 1950~1960년대 발간된 자료를 어렵사리 찾아내도 권당 가격이 150만~200만원에 달해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국가기록원은 토로한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얼마 전 한 중학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안중근(1879~1910) 의사의 사건공판 속기록 1부와 족자 1점, 엽서 2점을 보냈다. 이 기록물들은 학생의 아버지가 과거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수백만원을 주고 샀던 것이라고 한다. 기록물 관리 책임이 있는 국가기록원에 그 정도 돈조차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해외 기록물 구입 예산도 2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 담당자 출장 여비가 포함돼 있어 실제 구입 금액은 훨씬 적다. 다른 관계자는 “국가기록원 설립 50주년을 맞아 안 의사의 유해 매장 장소로 ‘지역 기독교 묘지’라고 적시한 러시아 언론기사 발굴 때도 (예산 부족으로) 기록물 수집 직원을 고용할 수 없어 애를 먹었다. 현지 교민에게 가까스로 ‘재능 기부’ 수준의 급료를 지급했다”고 털어놨다. 이는 그간 정부와 국가기록원 모두 기록물 구입과 보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 생겨난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국가기록원도 이런 비판을 받아들여 내년도 민간 기록물 구입 예산을 4000만원으로 늘렸지만 상급 기관인 행정안전부는 이를 절반인 2000만원으로 줄였다. 앞으로 기획재정부 예산 심사에서 또다시 감액될 수 있어 최종적으로 얼마가 반영될지 미지수다. 김주용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교수는 “국가기록원과 비슷한 사업을 하는 국사편찬위원회·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기록물 구입 예산도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간 우리 정부가 기록물 관리·보존 예산 배정에 너무 소홀했다”고 꼬집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우리둘은1학년]“특목고 준비는 6세부터?”…선행학습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지난 금요일, 아이들을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나서 시내에 나갔다. 오전 10시 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는 한산했다. 문제집을 파는 코너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40대로 보이는 여성 예닐곱이 진지한 표정으로 국어독해, 수학 문제집을 고르고 있었다. 한쪽엔 초등학교 교과서도 팔았다. 한 권에 5000원 정도였다. 지난 3월 학부모 총회 때 딸의 담임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3월 말부터 교과서 수업에 들어갑니다. 교과서는 집에 보내지 않고, 숙제도 없습니다. 수학익힘책도 학교에서 저와 같이 풉니다. 아무 신경 쓰지 마세요. 대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수학익힘책을 집에 보내드릴 테니 우리 아이들 많이 칭찬해주시고 격려해주세요.” 부모가 자녀에게 교과서를 미리 공부시키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 같았다. 그런데 서점에서 이렇게 쉽게 교과서를 구할 수 있다니…. 부지런하고 꼼꼼한 엄마들은 이미 교과서를 사서 봤을 것이다. 난 한참 멀었다.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다행스럽게도 별 탈 없이 학교에 적응했다. 혼자 학교에 가고, 끝나면 집에 오고, 친구들과도 잘 논다.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 처음에는 아주 기본적인 화장실 스스로 가기, 실내화 갈아신기 같은 것만 잘해도 감지덕지했는데, 이제 딸의 공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선행학습.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일이 돼버렸다. 처음엔 ‘초등학교 1학년이 배울 게 뭐가 있다고, 열심히 뛰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만 잘 들으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보통은 공부도 어릴 때 해야 효과가 있다는 말로 받아들인다. 반대의 뜻도 통한다. 어린 나이에 배우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부도 머리가 굵어지면 쉽게 이해한다. 중학교 1학년 때인가, 초록색 성문기초영문법을 보기 시작했다. 당최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었다. 학원 선생님은 네댓 번 보면 괜찮을 거라고 했다. 이해되지 않는 외국말을 달달 외우라는 소리가 싫어서 결국 학원을 관뒀다.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그 책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슥슥 잘 읽혔다. 이렇게 쉬운 걸 왜 4년 전에 억지로 배우려 했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불신이 큰 나지만 자식 키우는 처지가 되자 마음이 심하게 흔들린다. 이런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적어도 한글은 깨우치고 학교에 가야지. 초등학교 1~2학년이면 영어 알파벳이랑 음가(파닉스)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3학년 되면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배운다는데, 그전에 수영을 배워놓으면 더 좋겠지. 요샌 줄넘기도 필수라는데 동네 문화센터 줄넘기 강좌라도 듣게 해야 할까. 선행학습이란 무엇인가. 교육당국은 학생 스스로 또는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학교 수업 진도보다 최소 1개월 이상 미리 공부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학교 수업 준비를 위해 1~2주 먼저 공부하는 ‘예습’과는 다르다.교육과정평가원이 2013년 발간한 ‘학교교육 내 선행학습 유발 요인 분석 및 해소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교생 중 86.2%가 영어 또는 수학 선행학습을 경험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학부모) 9720명을 조사한 결과다. 학교급으로 보면 초등학생의 84.1%, 중학생의 87%, 고등학생의 89.5%가 선행학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 설문을 분석해보니 ▲학급 내 성적이 높을수록 ▲진학 희망 고등학교가 특목고 또는 자사고일 경우 ▲월평균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어머니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선행학습 시간이 길었다. 3월 초에 만난 대학선배 언니 A가 해준 기막힌 이야기가 떠올랐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A는 둘째를 올해 초등학교에 보냈다. A는 어렵사리 유명한 수학학원 강사 전화번호를 구했다. (유능한 사교육 강사 연락처를 확보하는 게 학부모의 정보력이라고 한다.) A는 강사에게 둘째 교육을 의뢰했다가 면박을 당했다. 강사가 그러더란다. “어머니, 너무 늦으셨네요. 특목고 가려면 6살 때부터 준비해야 해요.” 선행학습은 사교육을 받는 주요 목적 중 하나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사교육비 조사(복수응답)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을 받은 초등학생 가운데 39.7%가 선행학습이 목적이라고 답했다. 학교수업 보충이 86.2%로 가장 많았고 보육(17.6%), 진학준비(15.9%) 등의 순이었다.다만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는 2007년부터 시작됐는데 그해에는 초등학생의 65.6%가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았다. 반면 학교수업을 보충할 목적으로 사교육을 받는 초등학생은 2007년 49.6%에서 1.7배 이상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선행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졌기 때문은 아닐까. 사교육에서 성행한 선행학습은 공교육을 무력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사교육을 통해 미리 교과 내용을 학습한 학생에게 학교 수업이 재미있을 리 없다. 그런 학생이 많으면 교사들도 기본 개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결과적으로 선행학습을 받지 않은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당하게 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주입식 선행학습에 익숙해진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선행학습이 대학입시를 위한 속도 경쟁을 부추겨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나왔다. 오죽하면 법으로 선행학습을 금지했을까. 지난 2014년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선행학습을 전제로 한 학교 수업 ▲교육과정을 벗어난 범위와 수준의 시험 출제 ▲대입전형 논술 시험 등에서 고교 교육과정 벗어난 문제 출제 등을 금지했다.법 시행 이후 학교에서는 선행학습을 유발을 할 수 없게 됐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아침 저녁 보충수업과 방학 특강을 통해 교과과정을 미리 배울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다. 방과후 학교에서도 선행학습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다만, 지난 3월 국회에서 공교육정상화법이 개정된 덕에 초등학교 1·2학년도 방과후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됐다.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정규교과에 포함되기에 초 1·2 대상 영어 수업은 선행학습에 해당된다. 하지만 국회는 교육현장과 학부모 요구를 받아들여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했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대한 학부모 반응은 둘로 갈린다. 선행학습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반기는 쪽도 있지만, 학교에서 공부를 더 안 시키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부모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어느 쪽이든 공교육법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걸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딸은 수학 시간이 제일 싫다고 한다. 지난주에 들고 온 수학익힘책을 보니 한자리수 덧셈과 뺄셈을 배우고 있다. 예컨대 ‘5와 3의 합은 8입니다. 5와 3의 차는 2입니다’ 이런 걸 배우는 모양이다. 손가락 10개로 더하고 빼기를 해결하는 딸에게 딱 맞는 수준이다.딸은 선행학습은커녕 ‘후행학습’마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딸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어 가끔 10이 넘어가는 두자릿수 덧셈을 시켜볼 때가 있다. 그러면 딸은 빽 소리를 지른다.(손가락 10개로 셈을 할 수 없어서다. 잘 구부러지지 않는 발가락을 동원하다가 성질을 낸다.) 돈을 셀 때 1000원을 1만원이라고 하고, 100원을 10원이라고 하기에 세자릿수 읽기를 가르쳐보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딸은 어김없이 화를 낸다. “엄마, 학교에서 배울 거잖아. 왜 엄마가 가르치려고 해?” 그럼 학교에서 배운 덧셈과 뺄셈을 복습해보자고 붙잡아 앉히면 또 저항한다. “아니, 학교에서 배운 건데 왜 엄마랑 또 해? 싫어!” 속에서 천불이 난다. 공부하지 않겠다는 고집만큼은 아주 자기주도적이다. ‘됐다, 됐어.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 속으로 뇌까려봤자 아쉬운 쪽은 나다. 어느새 서점에서 사온 덧셈 연산 책을 펴놓고 어르고 달래며 3장만 풀어보자고 애원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복직’ 입니다.
  • “주도적 노동교육?… 마음은 냉면 사발인데 현실은 간장 종지”

    “주도적 노동교육?… 마음은 냉면 사발인데 현실은 간장 종지”

    교사 72% “노동인권 교육 한 적 없다” 직업에 대한 학생들 인식=돈 버는 것 알바 고교생 48% “노동인권 침해 경험” 부당 대우 받아도 그냥 넘어가기 일쑤“학생들에게 노동 인권을 가르칠 때 자신감을 그릇으로 표현해 볼까요?”(최윤정 이화여대 교수) “마음은 냉면 사발이죠. 하지만 현실은 간장 종지예요.”(서울의 한 교사) 지난 16일 서울 중구 순화동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 고교 교사 16명이 모였다. 서울교육청에서 주관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연계 노동 인권 지도자료 활용 교사 연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들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 연계 노동인권 지도자료’(지도자료)는 서울교육청이 올해 초 기존 고교 교육과정에서 교사가 노동 인권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지도 지침서다. 이날 연수는 이 지침서 개발에 참여한 이화여대 사회과교육과 최윤정 교수와 윤노아 박사가 참여해 진행됐다. 연수 시작과 함께 최 교수가 노동 인권 수업에 대한 자신감을 간장 종지와 밥그릇, 국그릇, 냉면 사발 순서로 표현해 보자고 묻자 교사들은 대부분 간장 종지와 밥그릇을 선택하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동은 곧 직업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진로 상담을 해주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선생님 그 일 하면 돈 많이 벌어요?’예요. 노동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입니다.” 장충고에서 진로를 담당하고 있는 유원식 교사는 학교에서 노동과 노동 인권을 가르쳐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생들의 노동에 대한 인식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직업에 대한 우리 학생들의 인식은 ‘돈을 버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멈춰 있는 것 같다”면서 “직업, 곧 노동에는 얼마나 다양한 일이 있으며 노동의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또 노동 인권이 왜 필요한지 등이 교육과정에 더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노동인권 실태조사(2018년 10월 8~22일, 서울 지역 교원 1673명 대상 설문)에 따르면 교사가 주도적으로 노동 인권 교육을 실시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72.4%가 ‘없다’고 답했다. 또 실시했더라도 외부 전문강사(51.9%)가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교과목 담당 교원(21.2%)이나 취업 진로 담당교원(5.7%)에 의해 주로 이뤄졌다. 장충고 영어 담당 이상민 교사는 “꼭 사회나 진로 담당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노동이나 노동 인권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는 아이들의 비율도 늘어서 좀 더 구체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연수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일반고에서 직업반을 맡은 적이 있다는 한 교사는 “졸업 후 취업을 목표로 하는 직업반 아이들조차 노동 인권 강의를 하면 아이들은 ‘필요 없어요’라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아이들에게 왜 노동 인권 수업이 필요하고 그러한 내용을 알아야 하는지 설득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수에 참여했다”고 했다.이날 연수에서는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노동과 노동인권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됐다. 윤 박사는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1849년 그린 ‘돌 깨는 사람들’과 빈센트 반 고흐가 1888년 그린 ‘씨 뿌리는 사람’ 등 명화를 통해 노동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모두 서울교육청 발간 지도자료에 포함된 내용이다. 위대한 영웅이나 낭만적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당시 그림 풍조를 깨고 노동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 이 작품들을 통해 노동의 사회적 인식과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윤 박사는 “이들 그림을 설명하며 당시 사회에서 노동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가지는 노동의 의미를 함께 고민해 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아이들은 노동이라고 하면 ‘돌 깨는 사람들’에 나오는 육체적 노동의 의미만을 생각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 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노동을 그림으로 보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직장 생활이 모두 노동이라는 점을 언급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풍속화를 통해 노동에 대한 의미를 생각 할 수 있는 사례도 제시됐다. 김홍도의 ‘담배 썰기’나 ‘대장간’, 권용정의 ‘보부상’ 등의 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노동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박사는 “이 그림들에는 모두 남성만 등장하는데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당시 사회에서 숨어 있는 여성 노동자들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사는 이와 관련해 “아이들이 단순히 노동과 노동인권에 대한 피상적 개념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 등 다양한 시선으로 노동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서울교육청의 서울학생 노동인권 실태조사(2018년 10월 8~22일, 서울지역 중고생 8654명 설문)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경험자 중 절반가량인 47.8%가 노동 인권 침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반면, 이들 대부분이 참고 계속 일하거나(35.3%), 일을 그만두는(26.4%)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노동 인권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날 연수에 참가한 서울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특성화고에서는 현장 실습 등 직접적으로 노동 현장을 겪는 아이들이 많음에도 노동 인권에 대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이런 경우를 대비해 학교에서 제대로 된 노동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 교육의 필요성은 특성화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함께 연수에 참가한 강남의 한 자사고 교사는 “강남 학생들의 경우 생계나 돈의 필요성 보다는 수능이 끝난 뒤 사회 경험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학교에서 노동 인권 수업을 제대로 받을 경우 아이들이 자신들의 권리 찾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환경이 조성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명훈 서울교육청 노동인권 전문관은 “학교 수업시간에 다양한 방법으로 노동을 접하고 노동 인권에 대한 가치를 깨우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이들이 어떠한 것이 부당한 대우인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교사 등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 노동환경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이 이달 세 차례에 걸쳐 실시한 연수에는 특목고 2명, 자사고 1명을 포함, 교사 67명이 참여했다. 서울교육청은 하반기 지도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더 심화시켜 추가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올 연말 완성을 목표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지도자료도 개발 중이다. 한편 서울교육청 외에도 노동 인권 교육을 위한 노력은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6일 청소년 노동 인권 매뉴얼 ‘알바요’(알기 쉽고, 바람직한 청소년 노동 인권 요약서)를 제작해 도내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에 배포했다. 근로기준법의 내용과 근로계약서 작성법, 임금과 근로시간·휴식의 기준, 부당한 대우 대처 사례 등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경찰, ‘늦잠’ 아들 진술 신빙성 무게…사망 가족 부검 실시

    경찰, ‘늦잠’ 아들 진술 신빙성 무게…사망 가족 부검 실시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일가족 3명에 대한 부검이 21일 실시된다. 경찰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어 신고했다”고 밝힌 중학생 아들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부검을 통해 사건 당일 새벽 집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통해 상처의 모양이나 혈흔 등을 분석하면 사건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숨진 3명 중 1명이 나머지 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검을 통해 주저흔 등이 발견되면 사건의 전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혈흔 분석을 통해 현장에서 저항이나 다툼이 있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며 “부검 결과를 바탕으로 한 번 더 현장 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유일한 생존자인 중학생 아들 A군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새벽까지 늦게 학교 과제를 하다가 잠들었고,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A군은 사건 전날 초저녁에는 잠을 잤고 오후 11시쯤 일어나 새벽 4시까지 학교 과제를 했으며 잠들기 전까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전날 오후 4시쯤 부모님이 집에 왔고 집안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에 대해 자신을 제외한 3명이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안 평소 분위기상 나이가 어린 A군은 심각한 대화에서 빠져 방 안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에 의문점이 아직 많은 만큼 A군에 대한 추가 조사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가족의 죽음으로 충격이 커 심리 상담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일가족 3명 흉기에 찔려 숨져… 중학생 아들이 신고

    일가족 3명 흉기에 찔려 숨져… 중학생 아들이 신고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20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의정부시 용현동 한 아파트 집 안에서 50살 A씨와 아내 46살 B씨, 고등학교 2학년 딸 C양이 숨져 있는 것을 중학생 아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숨진 3명은 방바닥과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3명 모두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방 안에서 흉기가 발견됐다. 경찰은 늦은 새벽까지 공부하다 잠든 뒤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는 중학생 아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격렬한 싸움이나 외부침입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정밀 감식을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최근 일가족이 부채 문제로 고민해 왔다는 주변인의 진술과 아파트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의정부 아파트 일가족 3명 흉기에 찔려 숨져 …침입 흔적 없어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20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의정부시 용현동 한 아파트 집 안에서 50살 A씨와 아내 46살 B씨, 고등학교 2학년 딸 C양이 숨져 있는 것을 중학생 아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숨진 3명은 방바닥과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3명 모두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방 안에서 흉기가 발견됐다. 경찰은 늦은 새벽까지 공부하다 잠든 뒤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는 중학생 아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격렬한 싸움이나 외부침입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정밀 감식을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최근 일가족이 부채 문제로 고민해왔다는 주변인의 진술과 아파트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초등생 고민 1위는 ‘친구’…딸의 사회생활을 응원합니다

    [우리둘은1학년]초등생 고민 1위는 ‘친구’…딸의 사회생활을 응원합니다

    [편집자글]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엄마, 정윤이(가명)가 날 대하는 게 예전 같지 않아. 나한테 관심이 없나 봐. 다른 친구들이랑만 놀고 내가 말 걸어도 못 들은 척해.”“내일 월요일이지? 학교 가기 싫다. 예진이랑 다른 모둠 하고 싶어. 매일 싸운단 말이야. 그리고 내가 빌려준 캐릭터 지우개를 며칠째 안 돌려줘.” 딸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시시콜콜 이야기한다. 대부분 친구 이야기다. 공부나 선생님 얘기는 거의 없다. (수학 시간이 제일 싫다는 말은 몇 번 했다.) 즐겁고 재밌는 일보다는 친구와 겪은 갈등, 그 일로 자신이 얼마나 속상했는지 털어놓을 때가 잦다. 상담 요청인 셈이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따돌림의 징후를 보이는지,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지 학부모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고, ‘글로 배운’ 나는 열심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여덟 살 딸이 주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다. 앞뒤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고, 본인 중심으로 감정만 토로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아이의 속상함에 ‘폭풍 공감’해주는 일이다. 그다음, 친구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추측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갈등 해결책을 제안한다. 이런 식이다.“제일 친한 친구가 갑자기 차갑게 대하면 정말 속상했겠다. 엄마도 학교 다닐 때 그런 일 겪은 적 있는데 진짜 슬펐거든. 혹시 말이야, 정윤이가 다른 친구랑 노는 데 집중해서 네 말을 못 들은 건 아닐까? 아니면 뭔가 서운한 게 있었을지도 몰라. 잘 생각해봐. 내일 학교 가서 정윤이한테 다시 한번 얘기해보는 게 어때? ‘혹시 내가 서운하게 한 거 있어?’ 물어보는 건 어떨까?” 친구를 사귀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딸이다.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한계가 있다. 내 추측이 다 들어맞는 것도 아니고, 해결책이 언제나 먹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딸에게, 험난한 사회화 과정을 먼저 겪은 선배로서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다. 딸이 앞으로 맞닥뜨릴 수많은 대인갈등을 건강하고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친구 관계만큼은 무던하길 바랐는데, 인간관계에 집착하고 고민 많은 엄마를 닮지 않길 바랐건만 헛된 기대였나 보다. 사실 친구 문제는 초등학생의 고민 1위다. 여성가족부가 집계한 전국 청소년 상담현황을 보면, 지난 한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상담지원센터에서 이뤄진 상담 건수는 모두 505만 678건이었다.이 가운데 대인관계, 즉 친구관계에 대한 고민이 132만 9866건(26.3%)으로 가장 많았다. 2011년(61만 2295건)과 비교하면 7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다음으로 많은 상담내용이 학업·진로(83만 9102건), 정신건강(73만 8188건) 등이다. 만 9~24세 연령대 중 상담을 가장 많이 이용한 대상은 초등학생이었다. 지난해 초등생 상담 이용자는 159만 9385명으로 전체 612만 1586명의 26.1%를 차지했다. 중학생(153만 8560명), 고등학생(144만 4156명)을 웃돌았다. 그렇다면 대인관계 문제로 상담을 요청한 초등학생은 얼마나 될까. 초등생 상담 현황을 분석해보니 전체 155만 9859건 가운데 39.0%(60만 8770건)가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두 번째로 많은 컴퓨터·인터넷 사용(18만 8539건·12.1%)의 3배가 넘는다. 초등학생을 키우는 학부모에게 뜻하는 바가 많은 통계다. 그렇다고 아이의 친구 관계를 시시콜콜 참견해야 할까?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는 속담이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에 섣불리 부모가 개입하면 일이 커진다는 뜻이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고 나니 심심치 않게 그런 상황을 목격한다.딸이 다니는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같은 반 학부모들이 아이를 동반하고 동네 키즈카페에 놀러 갔다. 잠시 뒤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때린 일이 벌어졌다. 속이 상한 남자아이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가버렸다. 반 학부모 단체대화방에서도 퇴장했다.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애들 일인데 저렇게까지 예민하게 굴 일인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오죽하면 그랬겠나. 남자애가 여자애에게 맞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는 얘기도 있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부모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을까. 아이들끼리 해결하도록 두는 것이 맞을까, 엄마들이 대화하고 사과를 주고받는 것이 나을까. 딸의 반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몸짓이 크고 장난기도 많은 준수(가명)라는 아이가 있다. 팔을 잡아당기거나 끌어안는 준수의 장난 섞인 행동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얌전하고 조용한 성향의 아이일수록 준수의 행동 때문에 괴로워한다고 반 모임 나온 엄마들 몇이 말했다. 특히 한 엄마는 준수 때문에 아이가 학교 상담선생님을 찾아간 일을 나중에 알게 돼 정말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모임에 나온 엄마들은 대체로 담임 선생님을 통하거나 직접 연락을 해서 준수 부모님께 교실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알려야 한다고 했다. 부모가 자녀의 성향을 알고 계속 주의를 시키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저학년 때는 좋게 넘어갈 수 있지만 고학년으로 가서도 준수의 행동이 교정되지 않으면 학교폭력위원회에 넘겨질 수도 있다는 말도 나왔다.내가 준수 엄마 입장이라면 어떨까. 아들이 반 친구들을 괴롭힌다는 말을 전해들으면 가슴부터 철렁 내려앉겠지. 더군다나 담임 선생님이라면 몰라도 학부모에게 듣는다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 다른 학부모들이 내 아이를 두고 수군거리고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건 더 싫을 것 같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려면 다른 학부모의 쓴소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은 낯가림이 없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성격이다. 목청이 크고 욕심 많고 지기 싫어하면서도 사람한테 상처도 쉽게 받는다. 잘 삐치기도 한다. 친구들과 대체로 잘 어울리지만 갈등도 적잖이 겪는다. 이런 성향을 알기에 혹시 딸 때문에 힘들어하는 반 친구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담임선생님이 보내주는 알림장에 “친구가 싫어하는 행동 하지 않기”, “친구 몸에 함부로 손대지 않기”라는 말이 적혀 있으면 그날 교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딸에게 자세히 물어본 뒤 잔소리를 시작한다.“네가 싫어하는 행동을 친구가 하면 네 기분이 어떻겠니? 친구도 마찬가지겠지?” 역지사지를 강조하고, “친구가 아무리 좋아도, 친구한테 어깨동무를 하고 싶어도 갑자기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친구가 놀라거나 기분 나쁠 수 있다”며 설명을 늘어놓는다. 지금은 어떤 친구가 좋은지 또는 싫은지, 그 친구가 무슨 옷을 입었는지, 어떤 재미난 얘기를 했는지 미주알고주알 떠드는 딸이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엄마에게 친구 얘기를 하는 횟수나 대화량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사춘기를 거치면 친구 문제에 대해선 아예 입을 닫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직장 일에, 집안일에 늘 바쁜 엄마는 내 말에 귀 기울여 줄 여유가 없어 보였다. 설령 고민을 털어놓는다 한들 엄마가 이해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하지” 혼나지 않으면 다행이었달까.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깨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지침을 세웠다. 딸이 주저 없이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엄마가 되자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처음 배우는 딸이 좌절하거나 슬퍼할 때 든든한 편이 되고 싶다. 딸아, 너의 사회생활을 뜨겁게 응원해.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선행학습’ 입니다.
  • 영어 동화 읽어주는 구청장… 아빠 보듯 아이들 빠져드네

    영어 동화 읽어주는 구청장… 아빠 보듯 아이들 빠져드네

    “오늘 어린이 여러분들과 읽을 동화책은 ‘웨어 이즈 스폿’(Where is SPOT)이에요. 강아지 스폿이 저녁 먹을 시간인데도 보이지 않자 엄마 개 샐리(SALLY)가 찾으러 다니는 내용이에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일일 영어 교사로 나섰다. 지난 1일 오후 3시 20분 성수글로벌체험센터 개강식에서다. 정 구청장은 동화 속 내용에 맞춰 다양한 표정을 짓고, 몸짓도 하며 영어 동화를 낭송했다. 수업에 참여한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과 학부모 40여명은 때론 웃음을 짓고, 때론 박수로 호응하며 정 구청장이 연출하는 동화 속 세상에 푹 빠졌다. 한 아이는 “아빠가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 같아 너무 좋다”고 했다. 한 학부모는 “구청장께서 직접 아이들에게 영어 동화를 읽어줄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며 “발음도 좋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잘 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정 구청장 수업을 지켜본 성수글로벌체험센터 원어민 강사 제임스 메슬러와 아만다 엠 콘키는 “상당히 전문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 구청장은 “초등학교 1·2학년들은 학습 내용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고 한다”며 “아이들이 재미난 동화책에 놀이를 곁들여 영어를 반복적으로 공부하다 보면 외국인들과도 쉽게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성동구가 공교육을 통한 글로벌 교육도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권역별 영어 체험 센터를 구축해 아이들이 ‘글로벌 리더’로 커갈 토대를 마련했다. 구에는 권역별 글로벌체험센터 3곳이 있다. 용답동 성동글로벌영어하우스(마장·사근·송정·용답권역)는 2013년 2월 개관한 전국 최초의 기숙형 원어민 홈스테이 영어교육 기관이다. 미국인 강사 부부가 초등학교 5~6학년생과 중학생들을 3주간 지도한다. 2017년 7월 문을 연 금호글로벌체험센터(금호·옥수권역)와 지난달 8일 개관한 성수글로벌체험센터(성수권역)는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영어 체험 수업을 한다. 현재 지역 21개 초등학교 중 19개교 초등학생들이 글로벌체험학습센터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교육부의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 1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 구청장은 “소득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소득층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교육특구 성동은 공교육의 질을 꾸준히 혁신해 사교육을 대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8년간 집념의 샷 훈련… 158전 159기 강성훈, PGA 정상에 서다

    8년간 집념의 샷 훈련… 158전 159기 강성훈, PGA 정상에 서다

    172㎝ ‘작은 거인’ 뒤엔 부친 뒷바라지 2부투어서 비거리 늘리며 3년 생존경쟁 “오랜시간 우즈 보면서 우승 꿈꿔”강성훈(32)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8년 만, 데뷔 159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달성하며 ‘작은 거인’으로 거듭났다. 강성훈은 13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 골프클럽(파71·7558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타를 줄인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로 정상에 섰다. 공동 2위 멧 에브리와 스콧 피어시(이상 미국)에게 2타 앞섰다. 부인 양소영씨, 아들 유진군 앞에서 보란듯이 들어 올린 생애 첫 우승 트로피다. 2011년부터 PGA 투어에서 뛴 강성훈은 부진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투어 카드를 잃고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뛰다 159번째 대회 만에 꿈을 이뤘다. 상금은 142만 2000달러(약 16억 7000만원). 강성훈은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시우(24) 이후 2년 만에 최경주(49·8승), 양용은(47·2승), 배상문(33·2승), 노승열(28·1승), 김시우(2승)에 이어 6번째 한국인 PGA ‘타이틀리스트’가 됐다. 강성훈은 “마침내 꿈이 이뤄졌다. 어릴 적부터 타이거 우즈의 우승을 보면서 PGA 우승을 꿈꿨는데 조금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꿈을 이뤄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고 벅차 했다. 자신의 집이 있는 댈러스 북서부의 코펠과 30분 거리의 대회장에서 우승한 강성훈은 또 “대회 기간 내내 집에 머물러서 좋았다. 내 침대에서 자고, 아이와 아내, 친구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우승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고향 제주 서귀포에서 최종 라운드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던 아버지 강희남씨에게 전화를 건 일이었다. 그는 “아버지, 제가 해냈어요”라고 소리쳤다. 강성훈의 첫 우승은 고향에서 횟집 겸 민박집을 운영하며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해 온 아버지의 ‘아들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버지는 맨주먹으로 33세 때 서귀포에 횟집을 열고, 양어장을 운영했다. 막내아들이 중학생이 되자 넉넉지 못한 살림에도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보냈다. 양어장을 판 돈이 유학 밑천이었다. 강성훈은 타이거 우즈를 가르친 행크 헤이니 코치 등에게 영어는 물론 공격적인 골프를 배웠다. 강성훈의 골프 재능은 아주 뛰어나지는 않다. 172㎝의 키로 PGA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는 찾기 힘들다. 더욱이 장타자도 아니고 컴퓨터 같은 쇼트게임 능력자도 아니었다. 묵묵히, 쉬지 않고 소처럼 샷 훈련만 하는 선수였다. 아버지 강씨는 “키가 작은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훈련 끝에 이뤄진 능력으로 메울 수 있다”고 늘 다독였다. 부자가 바라보는 목표는 PGA 투어 정상, 오직 하나였다. 2011년 강성훈은 PGA 무대를 밟았지만 두 시즌 뒤 카드를 잃어 2부 투어에서 삼 년을 보냈다. 1부 투어에 견줘 세련되지 못하지만 생존 경쟁이 더 극심한 그 바닥에서 강성훈은 ‘거리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진리를 깨닫고 모질게 비거리를 늘렸다. 이번 시즌 강성훈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97야드로 60위 중반 수준. 순위는 보잘것없지만 생애 첫 우승의 발판이 된 이 비거리는 자신의 핸디캡을 감안하면 ‘작은 거인’만이 낼 수 있는 수치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남관표 주일대사 부임…한일 관계 개선 기대감

    남관표 주일대사 부임…한일 관계 개선 기대감

    남관표 신임 주일대사가 9일 부임하면서 냉각된 한일 관계에 어떤 돌파구가 마련될지 일본 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와 언론 등은 남 대사가 직전에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대통령의 측근’이며, 과거 주일대사관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점 등에서 특히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후 하네다공항을 통해 일본에 도착한 남 대사는 10일 오전 도쿄 미나토구의 한국대사관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남 대사는 부임 하루 전인 8일 서울에서 일본 언론들을 상대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이 지금의 한일 관계를 걱정하고 있다”며 “책임이 무겁지만,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현상을 타개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한일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나 지향하고 있는 방향과 차이가 있다”며 “(악화의 원인을) 상대방 탓으로 하지 말고 서로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남 대사 부임에 대해 일본 측은 일정 수준 관계 호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반기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대사관과 접촉의 질적·양적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인식이 우리 쪽에 강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양측이 좀더 노력을 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남 대사에 대해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의 한일 관계 속에 부임하는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주일대사”라면서 “문 대통령의 생각을 가장 잘 아는 측근 중 한 명”이라고 한국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전했다. 아사히는 “남 대사는 1992~1995년 도쿄 주일대사관에서 처음 근무할 때 서민들의 생활을 알고 싶다며 (고급 주택지가 아닌) 나카노구에 집을 얻었으며,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갈 때 중학생이던 아들이 (일본 학교) 전교생으로부터 격려편지를 받은 것을 지금도 가족의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일 관계가 냉각 사이클을 타고 있을 때 주일대사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의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도 (정부가 아닌) 사법부 판단과 관련된 것이어서 뚜렷한 돌파구는 기대하기 어렵다”(외교가 소식통)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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