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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꽃 사세요, 꽃요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꽃 사세요, 꽃요

    그이도 이제 나이를 먹었는가. 서울 후암동과 우리 해방촌 경계에 있는 버스 종점의 작은 컨테이너 점포를 겨울이면 닫아 둔 지 두어 해 된다. 하긴 구두를 수선하거나 열쇠 맞추는 사람이 몇 안 될 테다. 그이도 그 일에 솜씨가 있어 보이지 않고 재미도 별로 느끼지 않는 듯싶다. 그이가 재미를 느끼는 건 장사, 그중에서도 화초를 파는 일이다. 지난 4월 초 거기 중학교 담벼락 아래 상추니 고추 모종과 화초가 옹기종기 내놓인 걸 보고 그이가 돌아온 걸 알았다. 그이의 무사 귀환이 반가웠는데, 낮에는 스티로폼 박스 뚜껑을 깔고 둘러앉아 군것질도 하고 수다를 즐기시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그이는 어딜 갔는지 통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한 밤 10시가 넘었는데 길바닥에 화분들이 그대로 있기에 컨테이너를 들여다봤더니 그이가 뭔가를 정리하다가 수줍게 웃으며 반겨 주었다. “아직 퇴근 안 하셨네요?” 종종 취기를 보이던 그이여서 술을 드셨나 했는데 말짱한 눈빛이었다. “응. 언니, 이것 좀 먹어 봐.” 그이는 대답과 동시에 신문지에 싼 뭔가를 꺼내 주섬주섬 펼쳤다. “아, 아니에요.” “쑥버무리야. 맛있어. 동네 언니가 나 먹으라고 해준 거야.” “아니에요. 괜찮아요.” 사양해도 아랑곳없이 그이는 쑥버무리를 한 조각 떼어 입에 넣어 주려 했다. “아, 지금은 못 먹어요. 그럼 나중에 먹을게요.” 그이는 좀 아쉬운 얼굴로 크게 한 덩이 떼어 내밀었다. 그리고 발치의 보따리에서 오이 한 개를 꺼내 주면서 목마를 텐데 베어 먹으라고 했다.파는 물건까지 거저 받기가 미안해서 사겠다고 했다. 오이 다섯 개를 담아 딸랑 2000원 받으면서 그이는 그이대로 주려다가 장사를 하게 된 게 민망한 듯 상추 두 줌을 덤으로 넣어 주었다. 골목에 들어서면서 나도 모르게 꾸러미에 손을 넣어 쑥버무리를 뜯어서 입에 넣었다. 와! 쑥 범벅이 씹히는 순간 쑥 향기가 달큼하게 진동하면서 입맛을 확 당겼다. 쑥버무리라는 것이 이렇게 맛있는 거였구나. 그 뒤 유명한 떡집 체인점에서 쑥버무리를 사 먹어 봤는데, 쑥 범벅이기는커녕 약간의 쑥이 섞인, 달기만 단 여느 떡이어서 실망스러웠다. 5월이 되자 그이의 길거리 꽃가게가 사뭇 화사하게 눈을 끌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을 겨냥한 꽃바구니들이 등장한 것이다. 해마다 그이의 꽃바구니 만드는 솜씨가 늘었는데, 올해는 색깔도 조화롭고 세련된 게 나도 하나쯤 가져다 식탁에 놓고 싶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맘때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그저 그런 꽃다발과 꽃바구니였는데 말이다. 그 성의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만든 카네이션 묶음을 떠올리면, 왜 어버이를 비롯한 어르신들이 5월에 가장 받기 싫은 선물로 꽃을 꼽는다는 건지 이해가 된다. 그이의 꽃꽂이 솜씨가 일취월장했다는 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이웃 동네에 사는 후배가 오가다 보았다며 말했다. “그 할머니, 꽃바구니 정말 예쁘게 만들던데요.” “어, 할머니? 그 사람 할머니 아닌데…. 내 또래야. 그 사람은 동안인데.” “어…, 멀리서 봐서 그런가? 할머니던데. 선생님한테는 할머니라는 느낌 한 번도 안 받았는데.” 쩝, 이러나저러나. 돈벌이가 될 듯해서 5월에 꽃을 엮어 팔기 시작했던 그이의 소양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꽃바구니가 잘 팔리는 게 눈에 띄었다. 어쩌면 그이가 겨울에는 졸업식이나 입학식에 어느 학교 앞에서인가 꽃을 팔았을지 모르겠다. 아니었다면 앞으로 그러시라고 권해 봐야지. 화초에 둘러싸여 있고 꽃을 만지는 게 그이의 행복인 듯하다. ‘내가 방귀를 뀔 때/ 내 고양이는/ 관심도 없지.’ 찰스 부코스키의 시 ‘분별 있는 친구’ 전문이다. 그이에게 화초는 분별 있는 친구일 테다. 나는 물론 꽃을 싫어하지 않지만, 잘 알지 못한다. 이제하 선생님을 뵈러 제주도에 갔다가 만춘서점에서 ‘나무수업’을 샀다. 굉장히 잘 고른 책이다. 알지 못하고 무관심했던 나무의 사생활과 사회생활에 대해서 흥미진진하게 배웠다. ‘목걸이의 강도는 제일 약한 고리의 튼튼함에 달려 있다.’ 유럽의 옛 수공업자 사이에 떠돌던 말이란다. 겉보기에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나무가 숲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과 숲 전체 건강에 대한 비유다.
  • [기고] 창업·문화·포용 국가와 신흥 학교/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

    [기고] 창업·문화·포용 국가와 신흥 학교/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창업 국가, 문화 국가, 포용 국가 등 마치 나라를 새롭게 세울 듯한 뉴스를 많이 접한다. 신흥 국가에 필요한 기초는 신흥 학교다. 여기서 신흥이란 ‘신나고 흥겹다’는 뜻이다. 소비하며 놀기 때문에 즐거운 게 아니라 창조적으로 기여하는 기쁨을 누리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새 국가의 주인이 돼야 해서다. 다행히 학교들은 교육 목표를 ‘행복’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는 죽도록 공부해야 먹고사는 시대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못 하면 죽는 시대가 됐음을 인정해서다. 어린 시절 배고팠던 기억에 사로잡힌 어른들의 타성 때문에 속도가 더디지만 굵직굵직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학교 자유학년제와 고교학점제는 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교육을 받던 ‘3S’(Same people, Same time, Same place)식에서 벗어난 ‘3A’(Anyone, Anytime, Anywhere)식 교육이다. 아무나, 언제나, 어디서나 온·오프라인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는 ‘3W’(Whomever, Whenever, Wherever)식 교육으로 발전돼야 한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누구든, 가능할 때, 가능한 곳에서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일터에 나가도 학사 학위를 받기가 수월해져야 한다. ‘선 교육, 후 직업’이라는 케케묵은 공식이 깨져야 한다. ‘선 직업, 후 교육’이 존중되면 학생 진로에 다양성과 유연성이 확보돼 입시라는 고질적 병목 현상이 완화될 것이다. 3W식 교육은 교육 유통 시스템을 혁신해 학위 독점 체제를 깨서 학생과 학부모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일이다. 3W식 교육의 훌륭한 예가 특허청이 10년 전부터 시작한 ‘지식재산(IP) 기반 차세대 영재기업인 사업’이다. 매년 카이스트와 포스텍이 각각 중학생 80명을 맡아 우리 사회에 창조적으로 기여하는 방법을 2년간 지도한다. 결과는 놀랍다. 총 907명의 학생이 2981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했고 36개 사업을 시도했다. 고교도 졸업하지 않은 아이들이 창업해 사회에 기여하는 꿈에 신나고 흥겨운 학창 시절을 보낸다. 의미가 있으니 자발적으로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한다. 이 사업이 확산돼 더 많은 대학과 기업이 참여해 더 많은 중학생들이 신나고 흥겨우면 좋겠다. 3W식 교육이 초중고 교육의 기본이 돼서 모든 학교가 신흥 학교가 되는 날 4차 산업혁명이 완성되고, 우리가 소원하는 창업·문화·포용 국가가 탄생할 것이다.
  •   대구시교육청 EBS와 손잡고 한국어 보급을 위한 교재 보내기 추진 -

    대구시교육청은 한국어 세계화를 위해 외국학생에게 한국 교재 보내기 사업을 벌인다. 관내 초·중학교에 남아있는 교과서와 학생 기증교과서, 한국교육방송공사(EBS)로부터 EBS교재를 기증받아 사업을 진행한다. EBS는 이달 초에 초·중 국어, 역사 관련 10개 종류 교재 1000권을 기증하였고, 관내 초·중학교와 학생들은 5월말까지 교과서를 기증 할 예정이다. 이렇게 모아진 교과서는 6월 중에 해외 한국어 관련 교육기관에 전달될 계획이다. 시교육청이 올해 초 41개 재외한국교육원을 통해 사전 조사한 한국어학과 해외대학은 7개국 65개 대학으로, 이중 최종 수요조사에서 교재 요청한 국가인 파라과이, 러시아, 일본, 우크라이나 4개국을 우선으로 교재를 송부하고 외국학생들의 체험후기를 받을 예정이다. 한국교육원을 통해 전달된 교재는 외국대학생들의 한국어 강의 부교재로 활용되고, 기타 재외한국교육원에서 운영하는 한국어 교실의 교재로 쓰여 질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은 한국 교재를 기증 받은 외국 학생들이 전해오는 후기를 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기증학생들과의 작은 소통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BTS와 더불어 한류 바람으로 한국에 대한 인식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는 이때에 우리교육청과 EBS, 대구의 학교와 학생이 합심하여 한국어와 한국관련 교재를 외국학생에게 보냄으로써 한국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되었다”며 “한국에 관심은 많지만 한국어를 접하기 어려운 곳에 먼저 교재를 보급함으로써, 우리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어 넣을 수 있고 다양한 문화적 소통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마포, 노후 가로등 LED 조명으로 교체

    서울 마포구는 총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는 10월까지 노후 가로등 409등과 학교 주변 보안등 565등을 친환경·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한다고 19일 밝혔다. 대상 구간은 신촌로, 독막로, 성산로 및 대흥로 총 4개 노선 약 4㎞ 구간이다. 보안등 교체 지점은 초등학교 9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3곳, 대학교 1곳이다. LED 조명은 기존 방전등보다 밝아 어두운 밤거리를 더욱 환하게 비춘다. 이번 교체에 따라 도로 밝기가 개선돼 교통사고 예방은 물론 도시미관 향상과 함께 전기요금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는 매년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확보해 노후 조명 교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마포 지역에 설치된 18만여개의 도로조명 중 약 33%에 해당하는 5만 9000여개가 교체됐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이번 조명 교체로 야간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안전함과 편리함을 느끼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경기도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내 유휴공간 활용 93% 찬성

    학생 수 감소로 늘어나는 학교 내 유휴공간을 학생과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욕구를 수용하기 위해 유휴공간에 대한 체계적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연구원은 19일 학교 내 유휴시설 이용 활성화 방안을 제안한 보고서 ‘늘어가는 유휴교실-학생과 주민의 공간으로’를 발표했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와 유휴공간 활용 실태를 분석하고, 폐교 및 학교 내 유휴공간에 대한 도민의 인식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도 학령인구가 2015년 163만여명에서 2045년 131여명으로 19.3%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들어 이에 따른 유휴시설을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해부터 학교 내 유휴시설을 학생과 교사. 지역주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는 예술공간터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남시 미사중학교의 ‘미사 아티움’, 의정부시 부용고교 ‘우리누리’가 그 사례다. 문화예술체험활동, 학생 자율동아리 활동. 공연, 지역주민 열린 공간 등 복합문화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폐교 및 학교 내 유휴시설에 대한 지역사회 개방에 찬성하는 응답이 93.2%로 매우 높았다. 결정 주체로는 지역주민(49.8%)이 가장 높았다. 유휴시설을 활용하면 66.9%가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거주 지역 유휴시설에 대해 8.5%만 알고 있다고 답해 정보는 극히 제안적이었다.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폐교재산 활용현황은 도 교육청에서 매월 발표하고 있지만 학교 내 유휴시설은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지지안아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유휴공간 이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활용방향으로 ‘학생·교사·지역주민 모두가 공간 이용 주체로서 역할 수행’, ‘공간 이용 주체 간 협의체, 대표모임 등을 통한 자치운영’, ‘이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 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글로벌 프랜드 베트남 봉사 13년째, 올해는 엔바이성

    글로벌 프랜드 베트남 봉사 13년째, 올해는 엔바이성

    “장학금은 적지만 희망은 크게 갖자.” 2006년부터 베트남전 희생자들을 돕는 의료활동, 컴퓨터와 장학금 전달, 새끼돼지 기증 등 봉사활동을 펴온 글로벌 프랜드가 베트남 봉사 13년째를 맞아 지난 16일과 17일 북부 엔바이성 반 찬 지역의 툴루와 남무이의 초등학교 두 곳을 찾아 학생들에게 뜻깊은 장학금을 비롯해 여러 물품을 전달했다. 최규택(57) 글로벌 프랜드 대표는 “두 학교를 찾아가는 길에 개울을 건넜는데 두 곳 모두 홍수 탓에 다리가 무너져 새로 놓거나 놓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최 대표는 이어 “남무이 초등학교의 소수민족 학부모들은 추수 중이라 대표로 다섯 명만 참석해 조촐했다. 특히 이곳 초등학교 교사를 신축 중이었는데 정부에서 70%를 대고, 학부모들이 나머지를 댄다고 했다. 이 학교 졸업생 가운데 90%는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부모의 농사를 돕거나 동생들을 돌보는 형편이라고 하더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봉사 과정을 통역으로 도운 응우엔 티 레(여)씨는 “이번 엔바이성 봉사의 슬로건이‘장학금은 적지만 희망은 크게 갖자’인 것처럼 비록 작은 액수이지만 학생들이 큰 꿈을 이루는 작은 씨앗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글로벌 프랜드는 두 곳 초등학생 60명에게 일인당 50달러씩 3000달러를 장학금으로 전하고, 티셔츠 500장과 가방 500개를 나눠주고, 소수민족 주민들에게 국내 라면업체 오뚜기 현지법인이 제공한 라면 300상자를 전달했다. 엔바이성은 우리에게 사파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라오카이성으로 이동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교통 요충이며 하노이에서 400㎞ 정도 떨어진 곳이다. 농민이 주민의 80%를 차지해 베트남에서도 가장 낙후된 곳 가운데 하나다. 계피 열매 주산지로 세계에서 가장 품질의 계피로 알려진 YB-1 브랜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베트남 중부와 북부를 위주로 활동해온 글로벌 프랜드는 오는 11월에도 베트남을 다시 찾아 수도 호치민 부근의 남부 지역에서도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송기영 충주밝은안과 원장은 엔바이성을 찾아 노인성 안과 질환 시술을 하고 안경과 안약 등을 기증할 예정이기도 하다. 아울러 베트남 방문 앞뒤로 처음 미얀마를 찾아 활동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최규택 대표는 소개했다. 2017년과 지난해 IBK기업은행 하노이 지점과 하노이한인회가 도와 점퍼 850벌과 라면 300상자를 전달했고 베트남한인회가 펴내는 월간지 ‘좋은 베트남’에도 소개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청년들, 실업에 힘들다고?… 아프리카 지원자 단 1명도 없어, 아프리카 미래 몰라 답답”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청년들, 실업에 힘들다고?… 아프리카 지원자 단 1명도 없어, 아프리카 미래 몰라 답답”

    ‘중졸’ 학력 김채수가 말하는 ‘청년 해외진출’“한국 청년실업률이 10%가 넘는다고요? 그래서 힘들다고요? 작년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기간 우리 회사에서 일할 청년들을 모집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명도 오지 않았습니다. 일본·중국 유럽이나 미주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 근무하겠다는 청년들은 그 창구 앞에 길게 서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처우가 나쁜 것도 아닌데, 단지 아프리카에 있다는 이유로 청년들이 외면한 겁니다. 그래서 결국 한국 청년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했습니다. 청년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사람들, 입만 열만 아프리카가 ‘블루 오션’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진출은 꺼리고 있습니다.” “보츠와나 근무 한국 청년 지원자 단 1명도 없어아프리카 입으로만 ‘블루오션’…실제로 진출 꺼려美 유학하던 조카 데려와 일 가르쳐…기회 잡아라”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보츠와나에 전자정부 시스템과 사이버 침해 대응 시스템 등의 한국 기술을 전파하는 김채수(60) 가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한국 청년의 해외진출에 묻자 이렇게 답했다. 보츠와나에서 한때 자동차 정비 공장을 운영하면서 부를 일군 그는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면서 ‘한류(韓流) 기술’를 보츠와나에 이식하고 있다. 보츠와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바로 위와 잠비아 바로 아래에 있는 남부 아프리카 내륙 국가이다. 그의 최종 학력은 고향인 전남 곡성에 있는 중학교 졸업이 전부다. 한국에서도 성공이 쉽지 않은 이런 학력의 그가 어떻게 이역만리 보츠와나에서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었는지 궁금해 지난해 가을 전화를 했더니 대뜸 보츠와나에 와서 취재해 가란다. 수소문 끝에 그가 보츠와나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몇 차례 통화 끝에 묵고 있는 호텔로 지난달 27일 아침 찾아갔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그는 일정에 쫓기듯 호텔을 체크아웃했다. - 요즘 청년들, 아프리카에 인턴으로 가던데. “네, 인턴으로 오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츠와나를 배우겠다거나 아프리카를 하나 더 알려고 온 것이 아니라 스펙용, 경력 쌓기여서 안타깝습니다. 이들이 오면서 어느 지역에 가서 우물을 파고, 어떤 곳에 가서 봉사하겠다는 프로그램을 다 짜서 옵니다. 그리고 저와 연락이 닿으면 저는 그 친구들에게 ‘너희는 왜 아프리카는 가난한 곳이고, 너희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생각을 바꿔라. 너희들이 아프리카에서 무엇을 발견할 것이며, 아프리카에서 못사는 곳과 잘 사는 부분을 보고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프로그램을 다시 짜서 잘 사는 곳과 못 사는 곳, 일할 수 있는 곳 이런 데를 많이 보여 줍니다. 아프리카 인턴 경험을 가진 이들이 한국에 돌아가서 취직해도 아프리카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합니다. 이게 무슨 인턴입니까. 취업용 이력서 한 줄 더 넣으려고 오는 것 아닙니까.” “아프리카行 인턴 늘어…‘도와야 한다’ 인식 강해인턴 후 돌아가 취직해도 전혀 관계없는 일 종사”- 어떻게 머나먼 보츠와나에서 사업할 생각을 했나. “28살이던 1987년 2월 군을 제대한 직후 도로 건설현장의 차량 정비 기술자로 왔습니다. 돈을 모아 돌아갈까 생각으로 왔지만 집안에 불행한 일이 생겨 돈을 더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대로 눌러앉았습니다. 당시 젊은이들이 가난을 벗어나고자 중동으로, 유럽으로 많이 나갔거든요. 그후 1991년 수도 가보로네에서 정비공장 ‘킴스오토’를 차려 돈을 좀 벌었습니다. 사고 난 차량을 사서 수리하고서 다시 팔기도 했습니다. 지사 4개를 두는 등 한때 종업원을 200명이나 둘 정도로 컸지요. 지사당 월 매출이 1억원이 넘었거든요. 차량 부품은 한국에서 다 수입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4개 지사가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정비 기술은 없지만, 핏줄인 한국 사람에게 지사를 맡긴 게 화근이었던거죠. 배반감에 자살할까 할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지사 2개를 매각하고 레커차량 등을 팔아 빚을 청산했습니다. 나머지 2개 지사는 현지인 기술자에게 임대주고 있습니다.” - 지금 하는 일은. “차량 정비 관련 일은 현지인에게 다 임대해고 손을 뗐습니다. 대신에 컨설팅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보츠와나 정부가 관심을 둔 전자정부 사업, 사이버 침해를 막는 사이버 시큐리티, 디지털 포렌식, 방위산업품 수출 등에 대한 업무를 컨설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형 운전면허시험장을 보츠와나에 제가 이식했습니다. 그동안 보츠와나에서는 면허시험 접수를 하면 언제 필기시험을 보게 될지 기약이 없었습니다. 이론시험을 보고 실기, 주행시험까지 보통 1년 이상이 걸려요. 접수부터, 시험, 운전면허증 발급까지 한국 스타일로 바꿨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은 한번 도입되면 시스템을 바꾸기 전까지 몇십 년 계속됩니다. 그때마다 한국의 기술과 인력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아자동차에서 생산하는 군용트럭도 수출하고 있습니다.” “요즘 컨설팅업무 종사…韓 전자정부·방산도 수출기간 긴 공공부문 업무…3년짜리 대사관 직원 한계신뢰 쌓기 자선 활동 다수…개안수술·스포츠 후원도자선 지역, 前대통령이 대추장인 곳…‘의형제’ 지내” - 이런 것은 한국 정부나 외교관이 할 일 아닌가. “이런 프로젝트를 하는 데는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립니다. 운전면허시험장의 경우 한국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 다 웃습니다만, 보츠와나 정부에 프레젠테이션을 처음 한 게 2003년입니다. 그리고 수주받은 것이 2014년, 처음 완성된 게 2016년입니다. 처음 제가 가족인베스트먼트를 창업해 이 일에 뛰어드니, 현지 교포는 말한 것도 없고 외교관과 코트라 등 모두들 저보고 ‘미친놈, 무모한 일 한다’고 수군거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공공부문에 있는 자신들이 할 일이라며 ‘김 회장이 왜 하느냐’고 했습니다. 그러나 외교관이나 코트라 주재원들, 길어야 3~4년 있다가 가버립니다. 그것으로 끝입니다. 여기 보츠와나 공무원들도 바뀝니다. 기간이 길게 걸리는 프로젝트는 그래서 이식하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의 장관 바뀌고, 차관, 국장 바뀔 때마다 다시 처음부터 설명해줘야 합니다. 3년 있다가 가는 공무원들, 가능하겠습니까.”- 일종의 공공부문인데, 대사관 도움이 컸나. “(답변에 한참 뜸을 들이더니)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대사관 직원이나 제가 서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 겁니다. 코트라 김병삼 남아공겸 아프리카 본부장님이 계시는 동안 코트라 해외 자문관 제도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서 보츠와나 전자정부와 방산 시장 진출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고맙죠.” - 방산품 수출도 한다고? 권력 실세들과 가깝나. “수년 전 장애 손녀와 같이 사는 한 노인 부부가 나무 아래 천막을 치고 사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 집을 지어줬습니다. 그리고 옷과 주방기구, 생활용품 모두를 제공했습니다. 이런 소식을 들은 당시 부통령이 저를 보고 ‘너는 몽아또(센트럴지역 사람이란 의미)’라며 너는 이제부터 ‘미스터 김’이라 하지 말고 ‘몽아또 코시 야미 이안 카마’라고 하라 했습니다. 그가 몽아또 지역의 대추장이었거든요. 그분이 나중에 2008년부터 10년간 제4대 대통령을 지냈습니다. 현지 언론에선 우리를 ‘의형제’로 보도했지요” - 이런 것만으론 신뢰가 구축되지 않을 텐데. “저의 수입 내역은 보츠와나 정부가 다 들여다보고 있을 겁니다. 세무·회계 조사를 받을 때마다 ‘나의 모든 재산은 보츠와나에 있다, 내가 보츠와나를 떠나더라도 내 재산은 그대로 보츠와나에 남아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한마디로 보츠와나에서 돈을 벌어 빼돌리지 않는다는 게 중요합니다. 작년 4월 보츠와나 방위군의 전투기가 훈련 도중 떨어져 조종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때 650km 떨어진 그 조종사의 집을 찾아가 조문하고 민간피해를 줄이려 했던 조종사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추락한 골프장에 추모비를 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시 장례위원장이었던 공군 사령관이 제게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또 한국전력이 전 세계 개도국 청소년 및 청년 1004명을 대상으로 2020년까지 개안수술 해주는 ‘천사 프로젝트’가 있잖아요. 여기 보츠와나에도 청소년 25명에게 시력을 회복시켜줬지요. 이제는 한전이 더 이상 개안수술을 지원하지 않습니다만 우리가 그 정신을 이어받아 매년 두차례에 현지 청소년 4명에게 개안수술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각종 자선행사에 기부할 뿐만 아니라 테니스 주니어 토너먼트대회를 주최하고, 유소년 축구 대표팀엔 스폰서도 했습니다. 물론 자체적으로 사회사업을 하기도 하지만, 한인회와 함께 하는 자선활동도 있습니다. 나중에 한국 기업 진출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내전 겪지 않는 나라…내전국에 평화유지군 파견”투명성기구 부패지수 34위, 51위인 한국보다 깨끗아프리카의 ‘스위스’, 아프리카의 ‘심장’ 별칭도”- 방산품, 어떤 것들 수출하나. “말씀 드리기 곤란합니다. 아무튼 보츠와나에선 한국 방산품에 대해서 관심이 아주 높습니다. 한국 정부가 조금만 더 적극적이면 좋겠습니다.” - 방산품이 필요하다는 것은, 내전이 많나. “방산품은 내전에 사용되거나 다른 나라 침략을 위한 무기가 아닙니다. 보츠와나는 1966년 영국에서 독립한 비교적 신생 국가이지만 그동안 한 번도 내전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내전 국가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들어가 질서를 확립하고 치안을 확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국경 근처에 군용 트럭이라도 배치돼 있으면 여기 사람들은 약탈을 막거나 치안 확보에 용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방 기술과 역량을 선진화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보츠와나, 어떤 나라인가.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또 깨끗하다고 해서 ‘아프리카의 스위스’라고도 불리죠. 한국의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수준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만큼 역동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정치는 한국보다 한 수 위입니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부패인식지수(CPI)가 세계 34위인 반면 한국은 51위입니다. 이런 것들이 보츠와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연간 6000명가량 방문합니다. 보츠와나에 와 본 한국 사람은 드물어도, 아마 보지 않은 한국사람은 없을 겁니다. 부시맨이 산다는 칼라하리 사막, 동물의 왕국인 오카방고와 쵸베국립공원 등은 TV를 통해 끊임없이 방송되고 있습니다.” “헐벗고 굶주린 아프리카?…전부 아냐빈곤퇴치기구·TV가 합작한 고정관념”- 그래도, 아프리카 하면 가뭄과 질병이 연상되는데. “빈곤퇴치 기관들이 더 많은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 병들고 헐벗고 굶주린 모습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여줍니다. TV가 가세하면서 이런 경향이 국민에게 하나의 인식으로 박힌 겁니다. 고정관념처럼 된 것이죠. 이런 모습의 아프리카인들이 물론 있지만 이게 아프리카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아프리카에는 54개 나라에 10억명 이상이 살고 있는데 모두가 이런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츠와나를 비롯해 몇몇 나라는 정치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나는 기자들에게 아프리카를 와보고, 보츠와나를 와서 현재와 미래를 취재해 보라고 합니다. 거대한 중국이 왜 아프리카 진출에 공을 들이겠습니까.” - 한국, 보츠와나에서 인기는.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에서 한국과 제일 교류가 많은 나라여서 정부 관계자와 일반인도 한국에 관심이 많습니다. 오래전 한국 드라마 ‘올인’부터 시작해 꾸준히 BTV를 통해 방영된 것이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히 ‘대장금’이 방송될 때 엄청나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작년에 보츠와나대에 세종학당이 생겼고, 한글을 배우려는 학생들로 꽉 찬다고 합니다. 지난번 3·1절 100주년 기념식 행사에도 보츠와나 학생들도 동참했습니다. 요즘엔 한국정부 장학금으로 한국으로 유학을 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보츠와나 정부나 회사가 직원들을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사례가 많이 늘었습니다.” - 보츠와나 한인회 활동은. “교포들이 한 130명 정도 됩니다. 국토 면적은 프랑스 크기로 넓지만 인구와 산업이 적으니 한인 교포들도 적습니다. 주남아공 대사가 보츠와나 대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보츠와나에 영사관이라도 개설되면 멀리 남아공까지 가지 않고도 여러 가지 일을 편리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안되면 수도 가보로네에 명예영사라 개설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건물 앞에 태극기를 보츠와나 국기와 함께 당당하게 내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과거에 남아공 대사가 보츠와나에서 프로젝트 2~3개를 성사시키면 제게 명예영사를 시켜주겠다고 했는데, 프로젝트를 따고 나니 사람이 바뀌어 버리고…. 여기엔 왜 명예영사를 개설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명예영사라도 있으면 국격이 좀 더 올라가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 “태극기 당당히 내걸 명예영사 개설 시급보츠와나에 세종학당 개설…韓드라마 인기”- 꿈이 뭐였나요. “원래 제 꿈은 50살에 사업에서 은퇴하고, 신학교에 들어가 목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훨씬 빨리 직업전선에 뛰어들었으니 그때 은퇴해도 다른 사람보다 더 일을 많이 한 것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런데 기도를 하던 중에 한국에서 목사가 연간 3000명가량 배출된다고 들었습니다. 경쟁이 무척 치열한데, 제가 좋은 목사가 되면 한 사람이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니…. 그래서 계속 사업을 해서 돈을 벌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좋은 일에 쓰면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자선 기부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 보츠와나에 한국 청년들이 오지 않으려 해서 실망했겠다. “보츠와나는 한창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보다는 보츠와나처럼 성장하는 이런 나라에서 기회를 잡기 좋을 겁니다. 중졸에 자동차 운전면허증과 차량정비기사 자격증이 전부인 저의 이런 스펙과 학력으로 한국에서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겠습니까. 한국 청년들 대학에서 얼마나 수준 높은 교육을 잘 받습니까. 한국에선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나 청년 실업률이 10%가 넘는다고 하지만 저는 청년들에게 도전 정신이, 개척 정신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학생들을 뽑는 대신에 미국에서 공부하던 조카들을 데려와 일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공부하고도 아프리카에 흔쾌히 왔습니다. 제 설득보다는 이들이 어떤 기회를 본 것이죠.”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은수미 성남시장 “안전은 예방이 중요”

    은수미 성남시장 “안전은 예방이 중요”

    은수미 성남시장은 16일 야탑3동 성남시민순찰대원들을 격려하고 지역 순찰에 동행했다. 은 시장은 이날 저녁 시민순찰대원들과 야탑3동 행정복지센터를 시작으로 하탑중학교를 거쳐 야탑천 앞 삼거리까지 인적이 드문 장소를 구석구석 돌며 순찰에 나섰다.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시민순찰대의 건의사항과 운영상황을 살폈다. 이날 시민순찰대원은 얼마 전 순찰 때 응급상황을 발견해 소방서에 신속히 알려 사고를 막은 적이 있는데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안전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시민의 안전지킴이로서 책임감을 갖고 안전사고 예방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은 시장은 응급상황의 신속 전파를 위해 전자 호루라기를 지급해달라는 시민순찰대원의 건의사항에 대해서도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을 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대치동 초교 학부모들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 안돼”…강남 혁신학교 지정 갈등

    대치동 초교 학부모들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 안돼”…강남 혁신학교 지정 갈등

    대치동 대곡초 학부모들, 혁신학교 지정 반대 시위강남 지역 혁신학교 지정 두고 학교vs학부모 갈등 이어질 듯서울교육청이 이달 말 혁신학교 공개모집을 앞두고 각 학교에서 혁신학교 신청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강남 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혁신학교가 학생들의 학교 참여율을 높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학력을 떨어뜨린다는 부정적 평가가 여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지정 확대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곡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전날 학교의 혁신학교 전환 계획에 반대하며 교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당초 학교는 이날 학부모 연수와 함께 혁신학교 공모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 시위로 무산됐다. 학부모들이 들고 나온 피켓에는 “학부모가 싫다는데 혁신학교 웬말이냐” “학부모 동의 없는 혁신학교 반대한다” 등이 적혀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설명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시위로 무산돼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학교 신청은 학교 교사와 학부모,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심의에서 안건이 통과돼야 할 수 있다. 대곡초는 7일 교원 53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 투표에서 92.4%가 찬성해 안건 상정 요건(찬성 과반 이상)은 갖췄다. 그러나 학교운영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혁신학교를 신청할 수 없다. 혁신학교는 각 학교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더 부여해 주고 체험이나 토론 중심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다. 학교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해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입 준비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많아 고등학교로 갈 수록 혁신학교 기피 현상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학급·학생 수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4000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강남구에 혁신초등학교는 7곳이 있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혁신학교가 아직 없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빨리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고등학교에 비해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그러나 초등학교 때 부터 입시에 관심이 높은 강남의 경우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저항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개교한 송파구 해누리초·중도 혁신학교로 지정될 예정이었지만 예비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지정 여부를 내년에 결정하기로 미뤘다. 서울교육청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각 학교로부터 혁신학교 지정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7월 중 혁신학교를 지정할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대치동 초교 학부모들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 안돼”…강남 혁신학교 지정 갈등

    대치동 초교 학부모들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 안돼”…강남 혁신학교 지정 갈등

    대치동 대곡초 학부모들, 혁신학교 지정 반대 시위강남 지역 혁신학교 지정 두고 학교vs학부모 갈등 이어질 듯 서울교육청이 이달 말 혁신학교 공개모집을 앞두고 각 학교에서 혁신학교 신청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강남 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혁신학교가 학생들의 학교 참여율을 높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학력을 떨어뜨린다는 부정적 평가가 여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지정 확대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곡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전날 학교의 혁신학교 전환 계획에 반대하며 교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당초 학교는 이날 학부모 연수와 함께 혁신학교 공모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 시위로 무산됐다. 학부모들이 들고 나온 피켓에는 “학부모가 싫다는데 혁신학교 웬말이냐” “학부모 동의 없는 혁신학교 반대한다” 등이 적혀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설명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시위로 무산돼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학교 신청은 학교 교사와 학부모,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심의에서 안건이 통과돼야 할 수 있다. 대곡초는 7일 교원 53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 투표에서 92.4%가 찬성해 안건 상정 요건(찬성 과반 이상)은 갖췄다. 그러나 학교운영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혁신학교를 신청할 수 없다. 혁신학교는 각 학교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더 부여해 주고 체험이나 토론 중심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다. 학교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해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입 준비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많아 고등학교로 갈 수록 혁신학교 기피 현상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학급·학생 수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4000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강남구에 혁신초등학교는 7곳이 있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혁신학교가 아직 없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빨리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고등학교에 비해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그러나 초등학교 때 부터 입시에 관심이 높은 강남의 경우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저항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개교한 송파구 해누리초·중도 혁신학교로 지정될 예정이었지만 예비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지정 여부를 내년에 결정하기로 미뤘다. 서울교육청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각 학교로부터 혁신학교 지정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7월 중 혁신학교를 지정할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부고] 정희택(세계일보 대표이사 사장)씨 부친상

    △정운창 씨 별세, 정희택(세계일보 대표이사 사장)·임순(리틀엔젤스 단장)·원주(천정궁본부 총재비서실장)·유진·유경(재미)·지택(재미) 씨 부친상, 이운정(부평여자중학교 교사) 씨 시부상 = 15일 오후 6시 1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 발인 18일 오전 7시. 02-3010-2230
  • [부고]

    ●박상철(경기대 특임 부총장)씨 부친상 15일 순천의료원 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9시 30분 (061)759-9181 ●신상호(국제대 부총장) 중호(진주교대 교수) 광호(대구교육청 장학관) 빛나라(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씨 부친상 14일 대구의료원 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8시 (053)560-9580 ●한정호(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씨 모친상 14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02)2227-7580 ●박호창(BBS불교방송 전법후원국 국장)씨 부친상 15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7일 (02)927-4404 ●임승빈(인천대 기획예산과장)씨 모친상 15일 부천 휴앤유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10-6326-1942 ●최석태(전 부산 중구의회 의원)씨 별세 우용(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용(신우공업 대표)씨 부친상 이재구(신아상사 대표)씨 장인상 14일 동아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051)256-7011 ●정의현(전 현성건영 대표이사)씨 별세 용기(성균관대 의대 교수) 용준(브레드프로덕션 대표)씨 부친상 장현정(성균관대 의대 교수)씨 시부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30분 (02)3410-6907 ●육정환(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씨 기환(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씨 부친상 최윤미(서울보훈병원 본부장)씨 시부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3010-2263 ●박정규(조계종 교육원 교육팀장)씨 부친상 15일 전주 뉴타운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10시 (063)285-4447 ●정희택(세계일보 대표이사 사장) 임순(리틀엔젤스 단장) 원주(천정궁본부 총재비서실장) 유진 유경(재미) 지택(재미)씨 부친상 이운정(부평여자중학교 교사)씨 시부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02)3010-2230
  • 체육교사 고소한 중학생의 사연 “맘대로 자리 바꿨다고”

    체육교사 고소한 중학생의 사연 “맘대로 자리 바꿨다고”

    중학생이 교사에게 폭행과 위협을 당했다면서 고소해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1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서구 한 중학교에 재학중인 A(14)군이 학교 체육교사 B(35)씨를 상대로 지난 4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수업시간에 친구와 자리를 바꾸었더니 체육 담당인 B씨가 아이의 머리를 세게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끌고 나갔다거나, 강당 안쪽 물품보관 창고 같은 데로 아이를 데리고가 욕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수업이 끝난 뒤에 다시 불러 망치를 던지면서 위압감을 주었다고도 주장했다. 경찰은 아동학대 전문기관에서 A군의 피해 사실을 청취한 뒤 B씨를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A군의 부모는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내 선생의 학생 폭력 말이 됩니까’라는 내용으로 폭행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감사합니다’… 스승의 날 꽃가마 탄 선생님

    [포토] ‘감사합니다’… 스승의 날 꽃가마 탄 선생님

    15일 청주 미원중학교 학생들이 꽃마차를 만들어 등교하는 교사들을 교무실까지 태워주는 스승의 날 행사를 펼쳤다. 2019.5.15 연합뉴스·뉴스1
  • “독립투사들처럼…” 감옥 체험

    “독립투사들처럼…” 감옥 체험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서울 역사 올레길’ 특별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언북중학교 학생들이 수감 체험 중 용수(죄수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머리에 씌우는 기구)를 쓰고 옥사로 향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서대문형무소역사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근·현대사 학교 교육과 연계된 서울 역사 올레길을 5월 말까지 공동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담임 때리고 욕하고 성희롱…무서운 초등학생 4년새 5배

    담임 때리고 욕하고 성희롱…무서운 초등학생 4년새 5배

    교권침해 건수 해마다 초등생만 늘어 지난해 성희롱 사례도 12건으로 급증 학부모 교권침해는 초·중·고 모두 증가 “폭력적 영상에 노출 빈도 높아지면서 왜곡된 인권 의식 자리잡은 탓인 듯”2017년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인 A(여)씨가 시끄럽게 떠들며 수업을 방해하는 B군에게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다. B군은 “너!”라고 소리치며 A씨의 얼굴을 2차례 가격했다. 이에 당황한 A씨가 전화기를 들자 B군은 전화기를 빼앗아 집어 던졌다. 이 사건으로 A씨와 B군 학부모는 민사소송까지 벌인 끝에 B군 학부모가 사과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최근 교권 침해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초등학교 학생들과 전체 학부모들의 교권 침해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4~2018년 교육활동(교권) 침해 총 건수는 4009건에서 2454건으로 38.7% 감소했다. 그런데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받은 교권 침해는 같은 기간 25건에서 122건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로부터 받은 교권 침해 건수는 초등학교에 비해 양적으로 10배 이상 많지만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중학교 학생들의 교권 침해는 2014년 1793건에서 2018년 1094건으로 39%,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권 침해는 같은 기간 2128건에서 1075건으로 49.4% 줄었다.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는 유형별로도 모두 증가했다. 2014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폭행이 6건에서 45건, 폭언과 욕설은 12건에서 40건, 수업 방해는 5건에서 12건으로 늘었다. 초등학생이 교사를 성희롱한 사례는 2015년까지 집계되지 않았다가 2016년 4건, 2017년 6건, 2018년에는 12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2018년에는 교사를 상대로 한 초등학생의 성폭력 범죄(1건)까지 발생했다. 학부모 등의 교권 침해는 초·중·고 모두 증가 추세다. 2014~2018년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나 동료 교사 등으로 부터 받은 교권 침해 건수는 17건에서 89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학교는 26건에서 74건, 고등학교는 20건에서 47건으로 증가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부모의 학교 운영 참여가 늘며 학교 운영이 민주화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일부 학부모는 이를 빌미로 수업 내용이나 교육 방침 등에까지 관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최근 초등학생들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폭력적인 영상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지고, 형제 없이 자라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왜곡된 인권 의식과 폭력성이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교육당국에서 교권 침해 사례들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해 원인을 찾기 위한 노력이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함께 책임지려는데 혼인신고 퇴짜… 아이는 ‘법적 아빠’가 없어요

    함께 책임지려는데 혼인신고 퇴짜… 아이는 ‘법적 아빠’가 없어요

    어린 부모와 함께 한 일주일경제력이 없거나 육아 시간이 부족해 출산을 포기하는 성인 부부가 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정부가 키워줄 테니 아이를 낳으라는 재촉이 담겼다. 하지만 연간 1만 4000여명의 아이를 낳는 청소년 부모들에겐 헛구호로 들린다. 어린 나이에 준비 없이 가정을 이룬 이들은 낡은 복지 체계 탓에 사각지대에서 생활한다.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함께 생활하며 관찰한 김지은(16·여·이하 가명)·이서준(18) 커플도 복지망 밖에 있는 어린 부모다. 지난해 딸 소연이를 낳은 뒤 함께 책임지고 싶어 정식 부부가 되길 원했지만 정부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이들의 혼인신고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성인 부부나 싱글맘 등을 중심으로 짜인 지원체계 속에서 청소년 커플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일주일간 동행하며 살펴봤다.●법적 아빠의 부재 “소연이 보호자 김민철씨 맞죠?” 지난달 30일 딸 소연이(생후 9개월)의 폐렴 치료를 위해 찾은 병원에서 지은양은 현실을 재차 절감했다. 서류를 보던 간호사가 남편 대신 아버지를 찾았기 때문이다. 소연이에게는 법적으로 아빠가 없다. 지은양과 서준씨는 소연이를 낳은 뒤 독립해 세 식구만 살고 있다. 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다. 소연이를 가졌을 때 동 주민센터에 혼인신고를 하러 갔지만 “부모 동의를 받더라도 두 사람 모두 만 18세 이상이 돼야 신고할 수 있다”며 거절당했다. 지은양은 당시 만 15세였다. 이 때문에 지은양은 딸 소연이와 함께 아직 부모 호적에 들어 있다. 시청 관계자는 “현행법이 지은양 사례까지 살피지 못하는 건 사실”이라면서 “단서조항을 넣어 다양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법률혼 상태가 아니다 보니 지원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신혼부부가 누리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저리 전세자금대출 등 주거 지원 혜택은 신청 기회조차 없다.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고민은 딸이 이 상황을 어떻게 느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은양은 “호적등본에 소연이 아빠 자리가 비어 있어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아직은 소연이가 아기여서 체감하지 못하지만 어린이집에라도 보내면 아빠의 법적 공백이 더 커질까 두렵다. 전현정 법무법인 KCL 변호사는 “혼인신고 나이 제한은 너무 일찍 혼인을 허용하는 것이 미성년자의 성장에 좋지 않다는 취지 등이 담긴 것”이라며 “법정 혼인 가능 연령을 단순히 낮추기보다는 법률혼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다른 형태의 행정적·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거 커플의 딜레마 지은양이 동거 커플로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딜레마가 있다. 남편 없이 모녀만 산다고 하면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역설적 지원체계다. 정부가 한부모가정에 대해선 3년마다 실태를 조사할 만큼 신경 쓰지만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부모(24세 이하)는 ‘복지 타깃’에서 빠져 있다.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는 아동 양육비, 자립지원촉진수당, 검정고시비 등은 모두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만 해당된다. 가정을 꾸려 책임지려 하면 오히려 지원에서 배제되는 아이러니는 지은·서준 커플을 9개월간 시험에 들게 했다. 서준씨는 “양육 지원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그냥 아내 혼자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이라고 속이고 혜택을 받으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민간 지원도 마찬가지다. 유미숙 한국미혼모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커플이 민간 복지단체 등에 지원 신청을 하면 ‘멀쩡한 젊은 아빠가 있는데 지원이 꼭 필요하겠느냐’로 결론 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기존 가족 정책은 한부모, 다문화, 조손 가정 등에 혜택을 집중했기 때문에 청소년 부부는 제도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앞으로는 가족 경로 구분 없이 모두 포용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멀기만 한 복지정책 서준씨는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하며 월 100만~200만원을 번다. 하지만 월세를 내고 분유와 기저귀, 간식 등을 사다 보면 금세 통장 잔고가 바닥난다. 지은양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하루 한 끼만 먹는다. 서준씨는 “지원제도가 있는데도 몰라서 못 받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복지 시스템은 국가가 지원 대상을 찾아나서는 게 아니라 당사자가 알아서 신청해야 하는 ‘신청주의’다. 육아 지원 정보를 일일이 찾아 신청하는 것은 성인도 버거운데, 중학교를 졸업한 뒤 아이를 낳고 학교 밖으로 나온 지은양에겐 더욱 힘든 일이다. 모든 부모가 받는 아동수당(10만원)과 양육수당(20만원)조차 아이를 낳고 3~4개월은 몰라서 못 받았다. 행정기관의 감수성 부족도 지은양을 머뭇거리게 한다. 그는 “출산 뒤 지원 정책을 알아보려고 관청을 찾아 형편을 어렵게 털어놨는데 주민센터와 시청이 서로 ‘다른 곳으로 가라’고 떠넘겨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린 부모 중에는 학력이 낮은 이들이 많아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기도 한다”면서 “정부 기관에서 이들을 찾아나서 양육자로서 권리를 누리고 적절한 양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은양은 온종일 9개월 된 딸과 붙어 있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한 엄마를 꿈꾼다. 하지만 앞으로 일자리를 구할 때 ‘중졸’ 학력이 장애물이 될까 봐 걱정이다. 청소년기에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은 여가부의 ‘꿈드림’ 사업이나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등을 통해 학업 및 취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지가 있어도 학업·취업 활동을 양육과 병행하는 것이 힘든 어린 부모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수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팀장은 “청소년기는 성인기로 가는 과정으로 달성할 과업이 많은 시기”라며 “일찍 가정을 책임져야 할 상황에 놓인 청소년 부모가 학업과 생계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기엔 버거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동성 내연녀, 모친 살해 청부 “방해물 없애야..” 충격

    김동성 내연녀, 모친 살해 청부 “방해물 없애야..” 충격

    “김동성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물을 없애고 싶었다” 친모를 청부 살해하려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중학교 교사 임모(31)씨가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김동성에 대한 애정 때문에 잘못된 생각을 했다고 증언해 충격을 더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3부(김범준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임씨는 “당시 김동성을 향한 사랑에 빠져 있었고,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물을 없애야겠다고 비정상적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임씨 변호인은 “임씨는 ‘내연남’으로 불리는 인물에게 푹 빠져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변호했다. 이어 “피고인의 어머니는 현재 죄책감과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피해자인 어머니를 봐서라도 하루빨리 피고인이 제대로 된 정신과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임씨는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 내내 눈물을 흘렸다. 이날 검사 측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임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6월 11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임씨는 자신의 친모를 살해해달라며 심부름센터 업자에게 총 6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말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1심에서 “어머니를 살해하려고 한 사안이 중대하고 계획적 범행으로 수법 또한 잔혹하다”며 임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청부살인 의뢰가 피고인 주장처럼 단순한 호기심 차원이라고 보기 어렵고, 의뢰가 진지하고 확고하다”며 임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임씨 사건은 그녀가 김동성과의 내연관계를 주장해 세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된 바 있다. 임씨는 김동성에게 2억5000만원 상당의 자동차, 1000만원 상당의 손목시계 4개 등 총 5억5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줬다고 알려졌다. 1심 당시 임씨는 이 사실을 시인했다. 임씨 측은 김동성과의 내연관계가 이번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으나 1심 재판부는 임씨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성장 과정의 모녀 갈등 외에도 재산을 상속받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동성은 지난해 12월 아내 오모씨와 결혼 14년 만에 이혼했다.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포토] ‘독립투사들처럼’… 서대문형무소 수감 체험하는 학생들

    [포토] ‘독립투사들처럼’… 서대문형무소 수감 체험하는 학생들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서울 역사 올레길’ 특별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언북중학교 학생들이 수감 체험을 위해 용수를 쓰고 옥사로 향하고 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올해 3월 서울시교육청·서대문형무소역사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은 근·현대사 학교 교육과 연계된 특별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서울 역사 올레길을 이번 달까지 운영한다. 2019.5.14 연합뉴스
  • 친모 청부살해 시도 교사 “김동성 사랑해서 제정신 아니었다”

    친모 청부살해 시도 교사 “김동성 사랑해서 제정신 아니었다”

    친어머니 청부 살해를 시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중학교 교사가 내연 관계에 있던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씨에 대한 애정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김범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A(31)씨는 “당시 김동성을 향한 사랑에 빠져 있었고,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물을 없애야겠다고 비정상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은 “정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머니 사망 후 2~3일 만에 상속을 마치고, 상속금으로 아파트 임대차 잔금을 지불할 생각은 하지 못한다”면서 “A씨는 ‘내연남’으로 불리는 인물에게 푹 빠져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씨는 해당 인물에게 스포츠카, 고급시계 등 거액의 선물을 사줬고, 심지어는 이혼 소송 변호사 비용까지 대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의 어머니는 현재 죄책감과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피해자인 어머니를 봐서라도 하루빨리 피고인이 제대로 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피고인석에 앉은 A씨는 재판 내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측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징역 6년을 구형했다. A씨는 자신의 친모를 살해해달라며 심부름센터 업자 B(60)씨에게 총 6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말 기소됐다. 이 사건은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지만 A씨가 김동성씨와 내연 관계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더욱 컸다. A씨는 김동성씨에게 2억 5000만원 상당의 애스턴마틴 자동차, 1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손목시계 4개 등 총 5억 5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줬다고 인정했다. A씨 측은 김동성씨와의 내연 관계가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또 단순한 호기심 차원에서 청부 살해 의뢰를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가 어머니의 집 주소, 비밀번호, 사진을 제공한 것을 봤을 때 살해 의사가 확고했고, A씨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성장 과정에서 겪은 모녀 갈등 외에도 어머니의 재산을 상속받으려는 의도도 상당했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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