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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교육청 ‘공부하는 학생선수’ 만든다 ··· 하루 4.5시간 이상 훈련 금지

    서울교육청 ‘공부하는 학생선수’ 만든다 ··· 하루 4.5시간 이상 훈련 금지

    서울의 고등학교 운동부 학생들이 하루 4.5시간 이상 훈련할 수 없게 된다.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다음 학기 대회에 참가할 수 없으며 체육특기생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도 없는 등 과도한 훈련에서 벗어나 양성하는 대책이 추진된다. 서울교육청은 학교 운동부 학생들의 훈련 시간을 줄이고 학업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학교 운동부 미래 혁신 방안’을 14일 발표했다. ‘체육계 미투(Me too)’ 운동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지난해 6월 내놓은 학교 운동부 개선 권고안에 따른 조치다. 당시 스포츠혁신위는 학생선수의 ‘운동 과잉’을 지적하며 학습권 보장과 학교 성적을 반영한 상급학교 진학, 운동부 지도자 처우 개선 등을 권고했다. 서울교육청은 “학생선수에 대한 어떠한 폭력도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피해학생 보호 ▲가해 지도자에 대한 즉시 직무정지 ▲학교 징계규정에 따른 처리 등을 강조했다. 또 단순 폭언도 중징계가 가능하도록 학교 운동부 지도자 징계양정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교육청의 혁신방안에 따르면 학생 선수들은 훈련 시간을 줄이고 학업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해야 한다. 현재 하루 훈련시간에 대한 제한이 없으나, 이를 초등학교 2.5시간, 중학교 3.5시간, 고등학교 4.5시간 이내로 권장하고 2022년부터 모든 학교급에서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학교 운동부는 주1회를 ‘훈련 없는 날’로 지정해 운영해야 한다. 학생선수의 ‘인권 사각지대’로 지적되는 운동부 기숙사도 점진적으로 줄여나간다. 운동부 기숙사는 서울에서 중학교 30개교, 고등학교 31개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를 중학교에서는 학생의 거주지 내 학교로 배정하도록 해 올해부터 운영을 금지하고, 고등학교에서는 원거리에 거주하는 학생들만 이용하도록 제한한다. 또 연간 수업일수의 3분의 1(63~64일)까지 허용되던 출석인정결석을 학교급별로 20~40일 이내로 감축하고, 훈련은 정규수업 이후에, 대회 참가는 주말에 하도록 권장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한다. 학생선수들은 훈련을 줄이는 대신 학업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 중학생 선수들은 내년부터 학기마다 최저학력 기준에 도달하는지 여부를 확인받고,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다음 학기 대회 참가가 제한된다. 또 최저학력 기준에 도달해야 체육특기자 자격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으며, 이때도 교과 성적과 출결 등 내신 성적이 학교 배정에 반영된다. 학교 운동부 지도자에게는 ‘행동 강령’을 제정하고 폭력 등 비위가 발생하면 경중에 따라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한다. 한편에서는 학교 운동부가 성적에 목매는 이유 중 하나로 운동부 지도자의 불안정한 지위와 그로 인한 성적 압박이 지적되는 만큼 운동부 전임 코치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지위 안정을 도모한다. 그밖에 학교 운동부의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 ▲학생선수 자치회 운영 ▲후원회 경비 학교회계 편입·집행내역 공개 ▲불법 찬조금 모집 금지 등도 추진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AI·빅데이터·코딩까지… 4차산업 인재 키우는 ‘서대문구형 뉴딜’

    서울 서대문구는 과거의 국가 주도형 발전과는 달리 지역 주도의 상향식 뉴딜모델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 평생학습관·융복합인재교육센터를 미래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서대문구는 이에 발맞춰 지난달 26일 연희동에 평생학습관·융복합인재교육센터를 개소했다. 이 센터는 지역 초·중·고교생, 지역 주민 대상 4차 산업 전문교육기관이다. 2개 층 585㎡ 면적에 스마트스페이스, 빅데이터실, 3D메이킹실, 디지털드로잉실, 코딩카페, 딥러닝실, 인공지능(AI)실, 드론 및 자율주행실, 미디어제작실 등을 갖췄다. 교육 콘텐츠는 가상현실,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드론, 사물인터넷, 로봇, 3D 제작, 디지털 경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시민성 함양 등을 망라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청소년 및 성인 학습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자원봉사활동 연계,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작 지원, 교사연수 등의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학교연계 과정’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생, ‘일반 과정’은 성인 구민과 지역 직장인, 교사, 강사 등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수강 정원을 50%로 축소해 이달부터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학생의 경우 연말까지 8개 초등학교와 10개 중학교에서 38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서대문구는 평생학습 분야에서 최근 10년간 다양한 평생학습 사업을 발굴해 운영하면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전 세계 52개국 224개 학습도시 가운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도시에 수여되는 유네스코 학습도시상을 받기도 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큰 기대 한순간에 무너져 황망하고 서운’, 고 박원순 시장 고향 분위기

    ‘큰 기대 한순간에 무너져 황망하고 서운’, 고 박원순 시장 고향 분위기

    고 박원순 서울시장 고향인 경남 창녕군 장마면 장가1구 마을은 박 시장의 갑작스런 사망을 애도하며 박 시장 장지 예정지인 선영에서 13일 진행될 유해 안치를 돕기 위한 준비를 차분히 진행하고 있다. 박 시장이 유언에서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한 부모 산소는 고향 마을 뒷산에 위치해 있다. 마을에서 걸어서 20여분 거리다. 장가1구 마을에는 박 시장이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기와집이 마을 회관 옆에 위치해 있다. 밀양 박씨 집성촌인 장가1구 마을에는 50여 가구에 주민 80여명이 살고 있으며 70~90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많다. 장가1구 마을 이장 이주태(61)씨는 “마을 주민들은 박원순 시장에 대해 ‘큰 일을 할 인물’이라며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한 순간에 기대가 무너지는 황망한 일이 벌어져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 옆에 임시로 설치한 천막에 삼삼오오 모여 박 시장의 갑작스런 변고 소식에 애도를 나타내며 마을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을 수시로 논의하고 진행하고 있다. 이장 이씨는 “13일 박 시장 장지에서 진행될 유해 안치 절차 등에 대비해 주민들이 토요일에는 박 시장 장지로 가는 길을 정리한데 이어 오늘 아침에는 새벽일찍 고 박 시장 집을 비롯해 마을 전체 청소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지에서 유해 안치가 진행되는 12일에는 마을 주민들이 교통정리를 하며 장지를 찾는 조문객에게 마스크도 나눠주고 40~50대 마을주민 10여명은 장지 일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을 주민들은 “박 시장이 일년에 1~2번은 고향을 방문해 부모 산소에 들러 인사를 하고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집과 마을을 둘러보고 갔다”고 회고 했다. 박 시장은 올들어 지난 3~4월에 고향 마을을 방문해 부모 묘소와 고향 집을 둘러볼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돼 장기화 되는 바람에 결국 방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고 박 시장은 지난해 창녕을 방문했을때 고향 마을 집에 보관돼 있던 초·중학교 시절 공부할 때 사용한 앉아서 공부하는 낡은 책상을 서울로 가지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 고향마을 옆집에 살며 의형제로 지냈다는 최윤열(63)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안타까운 심정이다”고 슬퍼했다. 고 박 시장 고향 창녕지역 ‘창녕박원순 팬클럽’은 지역 주민들이 조문을 할 수 있도록 창녕읍에 있는 팬글럽 사무실에 지난 11일 오전 분향소를 설치했다. 고인의 영정과 국화꽃, 박 시장이 2017년 쓴 ‘비화가야의 꿈. 내 고향 창녕을 응원합니다.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이라는 메시지 등이 놓여 있던 분향소는 이날 자정까지 운영됐다. 김정선 창녕 팬클럽 사무국장은 “회원들이 ‘박 시장을 아끼는 지역 분들이 조문을 할 수 있게 분향소라도 마련하자’고 해서 준비하게 됐다”며 회원들이 박 시장의 비보에 애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녕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여기는 중국] “석박사 논문 대필 해줄게”…수억 가로챈 중졸 일당 검거

    논문 대필 사기로 수억 원을 가로 챈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 일당은 지난 2년 동안 총 600만 위안(약 10억 4000만 원) 상당의 돈을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했다. 중국 윈난성(雲南) 쿤밍(昆明) 공안국은 최근 논문 대필 사기 업체 대표 황 모 씨와 주로 피해자들을 모집, 연락을 담당했던 직원 투 씨 등 일당 12명을 붙잡았다고 11일 밝혔다. 온라인 광고를 통해 피해자들을 모색한 사기 일당들은 석·박사 학위 논문 대필 1건 당 최소 5000위안(약 87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하지만 이들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은 뒤 휴대폰 번호를 변경하고 잠적하거나 ‘짜집기’한 형태의 조잡한 논문을 제공했다. 더욱이 공안 조사 결과 이들 황 씨 일당 12명의 최종 학력은 중학교 중퇴 또는 중학교 졸업의 학력자들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이 계약을 맺고 대필한 피해자들의 논문은 석·박사 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한 것들이었다는 점에 이목이 집중됐다. 황 씨 일당으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은 이들 중에는 중국 모 대학에 재직 중인 현직 교수의 연구 논문을 위한 계약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 씨 등 일당은 피해자들에게는 자신들이 대필한 논문의 경우 중국 정부가 매년 발행하는 국가급 간행물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홍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논문 대필 가격은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논문 1건 대필 당 최고 10만 위안(약 1720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약 2년에 걸친 사기 행각은 피해자 왕 모 씨(42)의 신고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피해자 왕 씨는 온라인 사이트 광고를 통해 알게 된 황 씨 일당에게 논문 대필 계약을 맺고 착수금 3000위안을 우선 송금, 이후 추가로 5500위안을 전송했다. 하지만 돈을 받아 챙긴 일당은 휴대폰 번호와 SNS 계정을 변경한 뒤 잠적했다. 황 씨 일당과 연락이 닿지 않자 사기를 당했다고 직감한 피해자 왕 씨는 이 사건을 관할 공안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사건 조사에 나선 공안국은 황 씨를 포함한 일당 12명이 거주하던 은신처를 급습, 용의자 12명의 휴대폰과 컴퓨터, 대필용으로 사용한 논문 100건 등을 발견했다. 공안 수사 결과 이들 일당은 왕 씨를 비롯해 총 1000명의 피해자로부터 2년 동안 600만 위안을 받아 챙겼다. 황 씨 등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계약 후 3개월 이내에 완성된 논문을 제공키로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석·박사 학위 논문은 전공 과목과 논문 분량, 논문 완성 시기 등에 따라 최소 5000위안에서 최고 9000위안에 거래됐다. 특히 이들 일당은 논문 대필을 요구한 계약자들이 대필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계약금을 받고 도주한 이후에도 상당수 피해자들이 공안에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것. 한편, 관할 공안국은 이들 일당 12명에 대해 형사 구류 조치하고 여죄가 있는지 여부를 추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관할 공안국 관계자는 “최근 들어와 이와 유사한 사건이 빈번하게 신고, 접수되고 있다”면서 “인터넷 광고에 게재된 논문 대필 사기범들의 범행 수범이 거의 비슷하다. 온라인 광고를 함부로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 “성과 낸 지도자라서”… 하키 채로 수차례 때려도 관대한 법원

    “성과 낸 지도자라서”… 하키 채로 수차례 때려도 관대한 법원

    업적따라 양형 바뀌면 은폐 등 2차 피해피해자의 ‘처벌 원치 않는다’ 의사표시도위계적 관계 등 종합적 고려·판단 필요해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였던 A씨는 2018년 학생들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2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훈련 중에 13~15세의 학생 7명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다음 허벅지를 하키 채와 걸레 자루로 마구 때렸기 때문이다. 법원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했다. “오랜 기간 태권도 교육자로 아이들을 성실하게 지도해 왔다고 보이는 점” 등이 양형에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고 최숙현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사망 사건으로 우리나라 체육계의 폭력적 환경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선수들을 향한 폭력과 성폭력, 폭언, 욕설, 괴롭힘 등의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했지만 이런 행위는 ‘훈련’과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됐다. 엄정해야 할 법원마저 체육계 지도자들의 폭행을 ‘훈육’으로 판단하거나 가해자의 공로를 인정하며 형량을 줄여준다. 전문가들은 “피고인의 평소 직무 태도가 훌륭하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법원을 비판했다. 지난해 스포츠 분야 성폭력·폭력 사건 판례 분석 연구를 진행한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도자로서 책임감 있게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면서 “체육계에 만연한 성폭력·폭력 문제가 성과주의, 메달 지상주의 아래 은폐되는 현실에서 가해자의 오랜 지도 경력을 양형 사유로 고려하는 것은 ‘성과가 있으면 폭력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심석희 등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재범 전 코치에게 2018년 9월 징역 10개월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도 “폭력 행사를 제외한 피고인의 지도 노력 등에 따라 피해자들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도 한 점”을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아직도 피고인처럼 폭력을 선수 지도의 한 방식으로 삼는 체육계 지도자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이를 통해 선수 인권을 보호하고 향후 폭력 사태의 재발을 근원적으로 방지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면서 지난해 1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 판례 분석 연구에 참여한 김현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가해자가 체육계에서 이룩한 기존 업적에 따라 처벌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을 피해자는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체육계 폭력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양형 사유는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피고인이 체육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사건 은폐, 피고인에게 유리한 진술과 증언 등으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의 의사 표시 역시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체육계 폭력이 위계적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점, 피해자가 체육계를 떠나기 어려운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조사관의 양형 조사를 통해 피해자 상황과 진심이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선수 폭행했는데 “성실한 교육자”라며 정상 참작하는 법원

    선수 폭행했는데 “성실한 교육자”라며 정상 참작하는 법원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를 지낸 A씨는 2012년 2월~2016년 12월 훈련 중에 13~15세의 태권도부 학생 7명이 힘없이 밀려나자 학생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다음 학생들의 허벅지를 하키채와 걸레자루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법원은 2018년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했다. A씨가 “오랜 기간 태권도 교육자로 아이들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지도해 왔다고 보이는 점” 등이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이 사건 판결문에는 A씨에게 유리한 사정만 적혀 있었다. 고 최숙현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사망 사건으로 우리나라 체육계의 폭력적 환경·구조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체육계는 ‘무한 경쟁’과 ‘승리 지상주의’라는 가치만을 강조했고, 그 과정에서 폭력과 성폭력, 폭언, 욕설, 괴롭힘 등의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해 왔다. 하지만 이런 인권침해는 지도자들의 훈육 차원의 행동으로 합리화됐고, 성공과 국위선양을 위해 선수들이 치러야 할 대가로 여겨졌다. 그런데 법원마저 체육계 지도자들의 폭행을 ‘훈육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보거나 가해자가 ‘범행 전까지 성실한 지도자였다’는 식으로 판단해 형을 정할 때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피고인의 평소 직무 태도가 훌륭하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법원이 양형 사유 참작에 신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스포츠 분야 성폭력·폭력 사건 판례 분석 연구를 진행한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도자로서 책임감 있게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책무”라면서 “체육계에 만연한 성폭력·폭력 문제가 성과주의, 메달 지상주의 아래 은폐되는 현실에서 가해자의 오랜 지도 경력을 양형 사유로 고려하는 것은 ‘성과가 있으면 폭력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이러면 체육계 폭력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오랜 경력’, ‘뛰어난 성과’가 감형 사유라니 다른 사례를 보면, 경남 밀양의 한 고교 체육교사 B씨는 이 학교 배드민턴부 감독으로 근무하던 중 2018년 2월 피해 학생이 훈련을 성실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줄이 없는 배드민턴 채를 피해 학생 목에 걸어 잡아당기고, 배드민턴 공 보관상자로 피해 학생의 허리와 허벅지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11월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이전에는 아무런 처벌 전력 없이 30년 간 성실히 교직에 종사해 온 점”을 양형 사유로 참작해 지난해 6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심석희 등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재범 전 코치에게 2018년 9월 징역 10개월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도 “폭력 행사를 제외한 피고인의 지도 노력 등에 따라 피해자들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도 한 점”을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아직도 피고인처럼 폭력을 선수 지도의 한 방식으로 삼고 있는 체육계의 지도자들이 있다면 그런 지도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이를 통해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향후 폭력 사태의 재발을 근원적으로 방지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면서 지난해 1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 판례 분석 연구에 참여한 김현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폭력 가해자가 그 체육 분야에서 이룩한 기존 업적에 따라 처벌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고, 체육계 폭력을 억제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이런 양형 사유를 고려하는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피고인이 체육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 의한 사건 은폐, 피고인에게 유리한 진술과 증언 등으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도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도 종목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C씨는 2017년 10월~2018년 5월 자세를 교정해준다는 명목 등으로 피해 선수 10명을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지난해 6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8개월로 형을 감형했다. C씨는 2017년부터 대한체육회 소속 대한검도회 경기력강화위원장을 지내면서 국가대표 선수를 추천하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 김 인권이사는 “체육 분야에서 피해자가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 또는 함께 운동하던 동료들이 운동을 계속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는 주위 상황 때문에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결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조사관의 양형조사를 통해 진실한 피해자의 피해 상황과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처벌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진실일까 고교 야구부 감독이었던 D씨는 2016년 9월 야구부원 학생 3명이 식사를 하면서 큰소리로 떠들었다는 이유로 피해 학생들을 운동장에 집합시켜 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고, 부러진 야구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 피해 학생들의 머리를 때린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7년 12월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피해 학생 3명 중 2명과 그 부모는 사건 발생 직후인 2016년 11월 ‘시간이 흘러 지금 생각을 돌이켜 보건대 감독님의 훈계를 폭행이라고 했다’면서 ‘본의 아니게 일이 커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감독님은 아무 잘못이 없다. 아울러 사법부의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해 2018년 8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면서도 항소심 재판부는 “위 각 사실확인서는 그 제목이나 본문 어디에도 피해자들이 피고인과 합의를 했다거나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언이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면서 “사실확인서가 제출된 것만으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체육계 폭력이 엄격한 위계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점, 피해자가 체육계를 떠나기 어려운 현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범행을 저지른 체육 지도자의 선처를 탄원하는 것은 스포츠계 생태계에서는 자연스러울 수 있다. 팀에 균열이 생기면 ‘우리 아이의 장래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질 수밖에 없고, 주위의 압력도 크게 작용할 것”이라면서 “스포츠 폭력·성폭력 사건에서 탄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하기 위해서는 스포츠계 생태계에 대한 지식에 기초해서 탄원의 진실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진일 경기도의원, 하남상담소에서 신평중학교 운영위원장과 소통 정담회 가져

    김진일 경기도의원, 하남상담소에서 신평중학교 운영위원장과 소통 정담회 가져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김진일 의원(더불어민주당·하남1)은 9일 경기도의회 하남상담소에서 신평중학교 운영위원장과 학부모회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시설 환경개선을 위한 정담회 자리를 가졌다. 이날 신동아 신평중운영위원장은 학교가 지난 2005년 설립돼 워낙 낡은 상태라며 특히, ‘학교 체육관 바닥자재 노후 공사 필요성’을 언급하며, 현재 시행 중인 재택수업과 관련해 온라인 학습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리 어려움, 자녀들의 집안 거주 기간의 장기화에 따른 자녀 관리의 고충 등에 대하여 함께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로 이어졌다. 김진일 도의원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으로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 모두 힘든 상황”이라며 “한참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와 상호작용을 이루어지는 시기인데 집에 갇혀 있는 것 또한 너무 안쓰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험은 우리아이들에게 힘든 시기를 보내게 하고 있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하게 하고 미래 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것이며, 언택트 포스트코로나 시대 미래교육의 새로운 청사진을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 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관내 학생들이 보다 나은 교육환경에서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노후시설 개선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원활한 활동과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고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경기도와 교육청에 구체적인 의견 전달을 통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선생들이 학교 여자화장실에 ‘몰카’를…설치 위치는(종합)

    선생들이 학교 여자화장실에 ‘몰카’를…설치 위치는(종합)

    휴대전화서 또 다른 불법 촬영 영상도 발견 현직 교사들이 잇따라 학교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경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남 김해와 창녕의 학교에서 여자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현직 교사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우선 지난달 24일 김해의 한 고등학교 1층 여자 화장실 재래식 변기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 이는 당시 화장실을 청소하던 직원에 의해 설치된 지 약 2분 만에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학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뒤 특정한 용의자는 이 학교 현직 교사인 40대 A씨였다. A씨는 몰래카메라 설치를 부인하다가 CCTV 확인 후 혐의를 인정했다. 특히 A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등에서 또 다른 불법 촬영 영상도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교사가 화장실에 설치한 카메라는 고화질의 방수 기능이 있는 고프로(액션캠) 종류인 것으로 전해졌다.2곳 모두 변기 앞부분 안쪽에 몰카 설치 또 같은 달 26일 창녕의 한 중학교 2층 여자 화장실 재래식 변기에 설치된 몰래카메라가 교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이는 설치된 지 약 3시간 만에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해당 학교를 찾아 CCTV 분석과 동선을 파악하는 등 수사에 나서자 이 학교 30대 교사 B씨가 자수했다. B씨는 경찰에서 “호기심에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위치는 2곳 모두 변기의 앞부분 안쪽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교사가 근무했던 전 학교에 대해서도 피해 사례가 없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성폭력범죄처벌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했다. A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날 창원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다. 도교육청은 두 교사를 직위 해제하고 대체 강사를 투입했다. 또 이달 말까지 도내 모든 학교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 전수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두 교사 모두 성 비위 관련 징계를 받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자화장실 몰카’ 설치한 남자 교사 휴대전화에 또?

    ‘여자화장실 몰카’ 설치한 남자 교사 휴대전화에 또?

    경남 김해시와 창녕군에 있는 학교 2곳 여자 화장실에 남자 교사가 몰래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잇따라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경남도교육청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김해 한 고등학교 1층 여자 화장실 재래식 변기에 불법 촬영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을 화장실 청소를 하던 청소 노동자가 발견했다. 이틀 뒤인 26일에는 창녕에 있는 한 중학교 2층 여자화장실에서도 재래식 변기에 불법 촬영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을 교직원이 발견했다.김해지역 고등학교 여자 화장실 카메라는 당시 설치된지 2분여만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학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뒤 이 학교 현직교사인 40대 A씨를 특정해 성폭력범죄처벌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처음에는 불법 카메라 설치를 부인하다가 CCTV에서 확인되자 관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교사로 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등에서 다른 불법 촬영 영상을 일부 발견하고 A씨가 직접 촬영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이날 창원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렸다. 창녕지역 중학교 2층 여자 화장실에서 발견된 불법 촬영 카메라는 설치된 지 3시간 만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달 29일 이 중학교 30대 남자교사 B씨가 자신이 설치했다고 자수했다. 경찰은 B씨를 성폭력범죄처벌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도교육청은 이 중학교는 불법 카메라가 설치된 당시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 학생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교육청은 교사 A·B씨를 직위 해제하고 해당 학교에 대체 강사를 투입했다. 도교육청은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 장비를 이용해 이달 말까지 도내 모든 학교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전수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디지털 성폭력 긴급대책반을 운영해 피해자 상담과 교직원 성인지 교육 강화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과 경찰은 2차피해 예방 등을 위해 해당 학교와 혐의를 받는 교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안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발생해 송구스럽다”며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달라”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구선례 여사, 학교법인 영광학원에 발전기금 2억 원 기탁

    구선례 여사, 학교법인 영광학원에 발전기금 2억 원 기탁

    대구대학교 김수정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의 어머니인 구선례 여사가 학교법인 영광학원에 발전기금 2억 원을 기탁했다. 학교법인 영광학원은 7월 8일 대구대학교 경산캠퍼스 성산홀 16층 회의실에서 박윤흔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장, 김상호 대구대학교 총장, 이근용 대구사이버대학교 총장, 김수정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전달식에는 구선례 여사를 대신해 딸인 김수정 교수가 자리해 학교에 발전기금을 전달하기로 한 어머니의 뜻을 전했다. 김 교수는 “어머니는 중학교 때 공부를 잘하셔서 전국에서 상을 받으실 정도였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계속 이어가실 수 없었다”면서 “그 때의 좌절 때문에 항상 경제적으로 어려워 공부를 계속하기 힘든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80세가 되시는 어머니께서는 지난 세월 허투루 돈을 쓰시는 법 없이 어렵게 돈을 모으셨는데, 이렇게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선뜻 돈을 쓰시겠다고 하니 딸로서 새삼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박윤흔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장은 “기업인도 아니고 가정주부로서 어렵게 절약하시면서 마련한 거액의 돈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내시겠다는 구선례 여사님의 큰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그 소중한 뜻에 걸맞게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박정희 前대통령 ‘숨겨진 장녀’ 박재옥씨 별세…박근혜 조문 안 가

    박정희 前대통령 ‘숨겨진 장녀’ 박재옥씨 별세…박근혜 조문 안 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15살 터울 이복언니고교시절 육영수 여사 일가와도 잠시 생활2004년 이복동생 박지만씨 결혼식 참석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복언니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장녀’로 알려진 박재옥씨가 8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첫째 부인 김호남 여사 슬하의 독녀로, 박근혜(68) 전 대통령과는 15살 터울 언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별세한 이복언니 박재옥씨의 장례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오전에 별세 소식 접했지만조문 참석 위한 귀휴 등 신청 안해 교정당국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서 이복언니 박씨의 별세 소식을 접했으나 귀휴 여부와 관련해 특별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귀휴는 복역하고 있는 수감자가 일정 기간 휴가를 얻어 외출한 뒤 수형시설로 복귀하는 제도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현재까지 형집행정지를 신청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구속돼 3년 3개월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옛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됐고,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은 파기환송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두 사건을 합쳐 징역 35년을 구형했고 오는 10일 선고 공판이 열린다. 박 전 대통령의 이복언니인 고인은 고향 경북 구미에서 초·중학교를 마치고 상경해 동덕여고, 동덕여대 가정학과를 졸업했다. 고인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잠시 박정희 전 대통령·육영수 여사 일가와 함께 생활한 시간이 있었지만, 이후 가까이 교류해온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결혼 후 분가, 청와대 생활을 한 적이 없으며 부친의 서거 후에도 서너번의 추모식 등을 제외하면 일가 관련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다. 2004년 이복동생인 박지만 씨의 결혼식에는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숨겨진 장녀’ 비교적 순탄한 생애‘박정희 전속부관’ 한병기 前의원과 결혼 박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장녀’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동시에 형제자매 중에는 비교적 순탄한 생애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고인은 1958년 박정희 당시 육군 사단장의 전속부관이었던 고 한병기 전 의원과 결혼했다. 한 전 의원은 장인인 박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뉴욕 영사, 유엔대표부 대사, 캐나다 대사 등 외교관으로 주로 활동했다. 1971년 제8대 민주공화당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2017년 작고 전까지 설악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설악관광 회장을 지냈다. 고인은 박 전 대통령의 생애를 조명한 드라마 ‘제3공화국’(1993)에 직접 증인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부모의 혼인과 관련, “중매로 하신 거죠. 부모님 강요에 신혼, 결혼 생활은 없었다고 봐야죠”라고 말했다. 유족은 장남 한태준 전 중앙대 교수, 장녀 한유진 대유몽베르CC 고문, 차남 한태현 설악케이블카 회장, 사위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등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복 조카사위가 되는 박영우 회장 소유 계열사인 대유신소재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테마주’로 조명을 받았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8시. 02-2227-7500.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학교 보냈더니 확진…전국 480개 학교 등교 중단, 광주만 379곳(종합)

    학교 보냈더니 확진…전국 480개 학교 등교 중단, 광주만 379곳(종합)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이후 학교에 간 학생들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이 잇따르면서 8일 전국 480개 학교에서 등교 수업이 중단됐다. 전날보다 6곳이 늘어난 수치다. 변종 코로나19로 인해 집단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광주에서만 학교 379곳에서 등교 수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등교 수업 시작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 수는 총 48명으로 2명이 늘었다. 수도권·광주·대전 연쇄 집단감염 확산 닷새 연속 세자릿 수 등교 수업 중단 교육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등교 수업일을 조정한 학교가 이렇게 집계됐다고 밝혔다. 등교 불발 학교는 전날(474곳)보다 6곳 늘었다. 지난 2일(522곳)과 3일(523곳)보다는 적었지만, 수업일 기준으로 닷새 연속 세자릿수를 이어갔다. 수도권·광주·대전에서 집단감염이 꼬리를 물면서 등교 수업이 불발하는 학교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에서만 379개 학교가 등교 수업을 중지했다. 광주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에서 처음으로 초등학생 확진자가 나온 영향으로 광주 관내 전체 유치원, 북구의 초·중·고교, 특수학교의 등교가 중단됐다. 그 밖에 대전(서구·동구)은 87곳, 경기(성남·의정부)는 10곳, 서울(중랑구·노원구)은 3곳, 충남(당진)은 1곳에서 등교 수업이 불발됐다.광주 379곳, 대전 87곳, 경기 10곳서울 3곳, 충남 1곳…교직원 10명 확진 등교 수업이 시작된 5월 20일부터 전날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누적 48명으로, 하루 전보다 2명 늘었다. 코로나19 양성 교직원은 총 10명으로, 하루 전과 변함없었다. 광주에서는 첫 초등학생 감염자가 나온 북구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등교 중지를 확대했다. 광주시는 확진자가 발생해 시설 폐쇄 명령이 내려진 일동초는 19일까지 2주간 원격수업하고 전체 유치원, 초·중·고교에서 12일까지 등교 중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학 입시를 앞둔 고3 학생은 제외했다. 광주 광산구 모 중학교 교직원 남편도 8일 확진자로 판명돼 해당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는 지난 5일 탄천초등교 1학년 남학생(7세)과 이 학생의 3학년 형(9세)이 차례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1학년생 동생은 4일 발열 증상을 보여 분당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이 났다. 동생과 형은 지난 2일 등교한 것으로 조사됐다. 3학년 형은 무증상이었다가 같은 날 밤 확진 판정을 받았다.방역 당국은 이에 따라 당일 학교에 나온 1·3·4학년 학생과 교직원 등 200여명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성남시는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성남 181번 환자(49세 여성·분당구 삼평동)가 송현초등학교 학생 2명의 등하원도우미로 일하는 것으로 확인돼 이날 하루 송현초등학교는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대체했다. 대전에서는 지난달 29일 천동초등학교 5학년 학생(대전 115번)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뒤 다음 날 같은 학년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관계자는 2일 “현재 역학조사 상황으로 보면 1명은 교내 감염 가능성이 높고, 1명은 학교가 아닌 교외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에는 대전 서구 관저동 느리울초에 근무하는 20대 사회복무요원(대전 124번 확진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느리울초는 학생들을 급히 귀가시키는 한편 3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전교생들을 상대로 원격 수업을 하기로 했다. 서울에서도 지난 4일 중랑구 묵현초등학교 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다음 날 2명이 추가 확진돼 총 3명으로 늘었다. 첫 확진 학생은 지난달 29일부터 기침 등 증상이 있었고 이달 3일 받은 검사 결과가 4일 양성으로 나왔다. 구는 이에 따라 묵현초등학교를 방역 소독하고 오는 17일까지는 모든 학년 온라인 수업을 하기로 교육청 등과 협의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박정희 전 대통령 ‘숨겨진 장녀’ 박재옥씨 별세… 박근혜 조문은

    박정희 전 대통령 ‘숨겨진 장녀’ 박재옥씨 별세… 박근혜 조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15살 터울 이복언니고교시절 육영수 여사 일가와도 잠시 생활2004년 이복동생 박지만씨 결혼식 참석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복언니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장녀’로 알려진 박재옥씨가 8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첫째 부인 김호남 여사 슬하의 독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15살 터울 언니다. 고향 경북 구미에서 초·중학교를 마치고 상경해 동덕여고, 동덕여대 가정학과를 졸업했다. 고인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잠시 박정희 전 대통령·육영수 여사 일가와 함께 생활한 시간이 있었지만, 이후 가까이 교류해온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결혼 후 분가, 청와대 생활을 한 적이 없으며 부친의 서거 후에도 서너번의 추모식 등을 제외하면 일가 관련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다. 2004년 이복동생인 박지만 씨의 결혼식에는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숨겨진 장녀’ 비교적 순탄한 생애‘박정희 전속부관’ 한병기 前의원과 결혼 박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장녀’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동시에 형제자매 중에는 비교적 순탄한 생애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고인은 1958년 박정희 당시 육군 사단장의 전속부관이었던 고 한병기 전 의원과 결혼했다. 한 전 의원은 장인인 박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뉴욕 영사, 유엔대표부 대사, 캐나다 대사 등 외교관으로 주로 활동했다. 1971년 제8대 민주공화당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2017년 작고 전까지 설악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설악관광 회장을 지냈다. 고인은 박 전 대통령의 생애를 조명한 드라마 ‘제3공화국’(1993)에 직접 증인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부모의 혼인과 관련, “중매로 하신 거죠. 부모님 강요에 신혼, 결혼 생활은 없었다고 봐야죠”라고 말했다. 유족은 장남 한태준 전 중앙대 교수, 장녀 한유진 대유몽베르CC 고문, 차남 한태현 설악케이블카 회장, 사위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등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복 조카사위가 되는 박영우 회장 소유 계열사인 대유신소재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테마주’로 조명을 받았었다.박근혜 전 대통령 조문 여부는 미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문 여부는 미정이다.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은 아직 소식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조문을 위한 귀휴 또는 형집행정지 가능성에 대해 “아직 연락을 받지 못해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에도 박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별도의 신청이 접수된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8시. 02-2227-7500.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다

    중학교 1학년인 A(13)군은 어제 양육비를 주지 않은 아버지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A군이 아홉 살 때 이혼한 아버지는 A군과 어머니가 지난 3월 양육비를 달라며 찾아가자 오히려 주거침입이라고 신고했다. 몰염치를 떠나 인륜마저 저버린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방송인이자 숙명여대 교수인 이다도시가 이혼 후 10년간 양육비를 안 준 전 남편을 ‘배드파더스’(양육비를 주지 않는 아빠들)를 통해 신상공개했다. 배드파더스에는 이혼 뒤에 양육비를 안 준 ‘뻔뻔한 아버지’ 162명의 신상이 공개돼 있다. 양육비 지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2015년 양육비이행관리원을 만들어 한부모가족이 비양육 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소송 및 추심, 이행 점검 등을 돕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양육비 강제이행명령제를 활용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제 지급된 경우는 지난해 기준 35.6%에 불과하다. 양육비를 줘야 할 부모 3명 중 2명은 여전히 자신의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는 의미다. 프랑스에서는 양육비 연체를 신고만 하면 최소한의 양육비를 먼저 받고 연체된 양육비와 매월 지급될 양육비를 이행관리원을 통해 받는다. 프랑스, 독일, 스위스, 미국 등은 양육비 미지급 부모에게 징역형 등의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 내년 6월 10일부터는 시행될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양육비를 주지 않을 경우 지방경찰청장에게 운전면허 정지를 요구하고, 정부가 양육비를 긴급 지원하면 양육비 채무자의 신용정보와 보험정보를 관계 기관에 요청해 소득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양육비 지급을 강제하는 법안은 개선됐으나 여전히 미흡하다.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만큼 아동학대로 취급해야 한다. 국가는 양육비가 제때 제대로 지급되도록 더 강제할 제도를 완비하고 집행해야 한다.
  • 서울 초3·중1 학생 ‘기초학력 진단’ 새달 말까지 시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와 원격수업으로 학교 현장에서는 ‘기초학력 결손’이라는 고민이 커졌다. 학년 초에 하던 진단검사나 상담 등 기초학력 진단 활동이 개학 연기로 미뤄졌고, 예년과 같은 등교 수업이 불가능해지면서 기초학력 결손 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도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작한 원격수업은 가정에서 학습 도움을 받는 학생과 보호자로부터 방치된 학생 간 학습 격차를 더 벌려 놓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로 기초학력 결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교육청은 정상적인 등교 수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3월 신학기에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해 기초학력 결손 학생을 찾아낼 계획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은 각각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에 진입하는 중요한 시점으로, 이 시기에 기초학력 결손 여부를 전수검사를 통해 빠짐없이 찾아내고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들 학년이 6월에야 등교 개학을 하면서 기초학력 진단검사 역시 8월 말까지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기초학력 진단검사는 지필평가 형태의 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을 활용하거나 학교가 자체 개발한 도구 등을 활용한다. 지필평가가 아닌 교사의 관찰과 상담을 통한 진단도 가능하도록 허용했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지필평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정상적인 등교 수업이 어려워졌음을 감안해 초등학교에서는 가정에서 온라인으로도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학생에게는 전화나 온라인 등 원격으로 지도하는 방법도 열어 놓았다. 보다 심층적인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학생은 서울학습도움센터 및 지역별 학습도움센터에서 다방면의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한편 최근 서울학습도움센터에 ‘난독·경계선 지능 전담팀’이 신설돼 난독이나 경계선 지능이 의심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진단과 지원을 제공한다. 각 학교에서 지원 대상 학생을 찾아내 센터로 연계하지만, 가정에서도 자녀가 한글 읽기에 어려움을 겪거나 배움이 느린 경우 전담팀에 문의하면 상담과 진단을 받을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故송경진 교사 부인 “딸 조울증·공황장애”… 하태경 “사실상 타살”

    故송경진 교사 부인 “딸 조울증·공황장애”… 하태경 “사실상 타살”

    부인 강하정씨 “교육감 면담 7차례 거절당해”“우리 딸도 학생이었다… 모든 인권 중요해” 하태경·이준석·문성호, 유족들 찾아가 위로“한 풀어드리겠다” 전북교육청에 사과 촉구 “딸아이가 아빠가 그렇게 된 모습을 보고 조울증에다, 대인기피증에다, 공황장애에다 그렇게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때가 17살이었어요.” 고(故) 송경진 교사의 부인 강하진씨가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과 만나 3년 전 남편을 억울하게 떠나보낸 이후 고통스러운 시간을 이렇게 전했다. 7일 하 의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하태경 TV’에 올린 영상을 통해서다. 하 의원은 지난 5일 ‘요즘것들연구소’의 이준석 연구원, 문성호 당당위 대표 등과 함께 송 교사의 유골이 안치된 전북 익산시 태봉사를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강씨를 만나 아직 풀리지 억울함에 귀를 기울였다. 강씨는 송 교사의 사망 후 딸이 겪은 고통을 털어놓으며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뭐라고 했나요. 학생인권이 최고라면서요. 우리 애도 학생이었다고요”라고 울먹였다. 이어 “학생인권 중요합니다. 하지만 학생인권만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인권이 중요한 거예요”라고 호소했다. 강씨는 남편 생전에 김 교육감과 면담하려했던 일을 회고했다. 그는 “남편하고 저하고 교육감을 7차례 면담요청 했어요. 안 만나줘요. 본인이 지금 거기(전북교육청) 들어가는 걸 보고 쫓아 들어가서 면담 요청을 하잖아요. 그런데도 전화를 하면 ‘교육감님 안 계신다는데요, 출장 나가셨다는데요, 식사하러 가셨다는데요’라고 거짓말하고 안 만나줘요”라고 말했다. 이날 태봉사 방문에 함께한 한 동료 교사는 자신이 직접 지은 시를 낭송하며 송 교사의 넋을 달랬다. 문 대표는 강씨의 얘기를 듣던 중 눈물을 쏟기도 했다.하 의원은 송 교사 유족들을 만난 뒤 “이 사건은 전북교육청이 무고한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건, 사실상 타살”이라면서 “그럼에도 아직까지 송 교수의 명예는 회복되지 않고 있고, 전북교육청은 사과 한마디 없다. 제가 이 사건을 파헤치고 송 교사의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전북 부안군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던 송 교사는 2017년 4월 제자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지만, 경찰은 ‘추행 의도는 보이지 않았다’며 내사 종결했다. 그러나 학생인권교육센터는 직권조사를 벌여 ‘송 교사가 학생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며 전북교육청에 신분상 처분을 권고했다. 같은 해 8월 징계 절차가 시작되자 송 교사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가 지난달 16일 유족들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송 교사의 공무상 사망(순직)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김 교육감을 비롯한 전북교육청은 송 교사와 유가족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서울포토]‘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

    [서울포토]‘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

    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현관에서 양육비 피해 당사자인 중학교 1학년 남학생 김 군과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 고소 대리인인 이준영 변호사를 비롯한 양해모 회원들이 양육비 미지급자인 친부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7.7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황대호 의원, 수원 서호중학교 야구클럽 창단 정담회

    황대호 의원, 수원 서호중학교 야구클럽 창단 정담회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황대호(더불어민주당·수원4) 의원은 지난 6일 수원 서호중학교에서 이철승 수원시의원과 함께 선진국형 학교스포츠클럽인 ‘개방형 학교 야구클럽’(가칭 서호아카데미) 창단 추진을 위한 정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서호중학교 이종석 교장 및 교직원, 도교육청 관계자와 수원 소프트볼야구협회 회장, 코치, 학부모 회원 등이 참여해 서호중학교 ‘개방형 학교 야구클럽’ 창단에 관련된 사항들을 논의했다. ‘개방형 학교 야구클럽’은 기존 학교 운동부와는 별개인 비영리법인을 설립하여 학교와 협약을 맺고 독립적인 운영이 이루어지면서도 합동훈련과 대회출전이 가능하도록 한 학교스포츠클럽 모델이다. 활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비영리법인인 야구클럽에 소속되고 법인은 학생의 훈련 및 대회출전과 관련된 제반 사항 일체를 지원하며, 학교는 스포츠 거점학교로서 학생들의 훈련장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수원 소프트볼야구협회 회장은 “야구클럽에 소속되는 학생은 체육특기생이 아닌 일반 학생들이기에 학업과 훈련을 병행할 것이며, 수원 관내 학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면서 “다만 상위학교로 진학 시 클럽활동 실적에 따라 체육특기생으로도 진학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안 또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방기석 교감과 도교육청 학생건강과 장학관은 “스포츠클럽을 통한 생활체육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취지가 있는 사업이지만 스포츠클럽에 지원하는 학생의 전·입학 및 회계처리 관계 여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종석 교장은 “위장전입 문제와 체육특기생 회계처리 등 절차적 문제만 없다면 충분히 긍정적으로 생각된다”며 “야구클럽 창단 여부에 대해 학부모들과 많은 논의를 거쳐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승 수원시의원은 “서호중학교는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있음에도 군공항에 인접한 열악한 지역환경 탓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선호가 낮은 학교로 분류되고 있다”며, “야구클럽이 창단된다면 스포츠 거점학교로서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황대호 의원은 “서호중학교에 야구클럽이 창단되면 전국에서 처음으로 교육청 컨설팅을 통한 스포츠클럽 창단사례가 될 것”이라며 “클럽스포츠를 공교육이 소화하지 못하면 음지에서 불법적인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어 결국 교육공동체를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해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고 학교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군공항 소음피해와 관련해서는 ‘경기도교육청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주변 소음피해 학교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교직원 피해 보상 지원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학생들 보는 앞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 조사한 중학교 감독

    학생들 보는 앞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 조사한 중학교 감독

    국가인권위원회가 학생들 앞에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세우고 피해사실을 조사한 중학교 야구부 감독의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등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7일 인권위에 따르면 중학교 야구부원인 피해학생은 지난해 12월 24일 교무실에서 나오면서 같은 야구부원 학생이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학생 부모는 학교장에게 이 일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고, 학교장은 야구부 감독 A씨에게 조사를 지시했다. 교육부가 만든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에는 ‘학교폭력 사안을 조사할 때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분리하여 조사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유의사항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A씨는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부원 20여명이 모여 있는 자리 앞에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세운 후 사실관계를 물었다. 피해학생은 가해학생이 고의로 부딪쳤다고 말했다. 반면 가해학생은 고의로 부딪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두 학생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A씨는 다른 야구부원들에게 사건을 목격했는지 물었다. 야구부원들은 둘이 부딪히는 장면을 보지 못했거나 가해학생이 고의로 부딪친 것 같지는 않다면서 피해학생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후 A씨는 피해학생에게 “야구부원들과 같이 운동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피해학생은 “억울해서라도 야구를 관둘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A씨는 동급생인 야구부원들에게 “너희들은 (피해학생이랑) 같이 운동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런데 야구부원들은 “같이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인권위 조사에서 A씨는 모든 학생들이 있는 상황에서 조사를 한 이유에 대해 “원래 운동을 시작할 때나 끝낼 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나눈다”면서 “인권에 대한 교육을 하기 때문에 이번 일 역시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피해자의 학교폭력 피해 호소에 대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조사하는 것은 비밀 보장의 측면이나 공정성의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면서 “학교폭력 조사에 있어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 조사하라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A씨는 피해자와 야구부원들에게 함께 야구를 할 수 있겠냐고 물은 것은 피해자와 야구부원 간의 화해를 유도하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개 조사로 인해 피해자와 학생들의 의견이 충돌하는 것을 피해자가 그대로 목격하고, 오히려 그 질문으로 인해 피해자와 다른 학생들 간의 관계가 회복되기는커녕 더 악화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같은 학년 학생들이 피해자를 거부하는 것을 여러 학생들이 함께 듣고 확인하게 된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따돌림을 재확인하는 상황이자 2차 피해까지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학교장에게 A씨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주의 조치를 할 것과 재발방지를 위해 A씨를 포함한 야구부 관리 교원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조사 방법과 아동인권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불도저에 추억마저 밀릴쏘냐…현대사 굴곡 닮은 만리동 고개여

    불도저에 추억마저 밀릴쏘냐…현대사 굴곡 닮은 만리동 고개여

    불도저는 낡은 집과 좁은 골목만이 아니라 애틋한 정과 추억을 함께 밀어 버린다. 아파트에 집착하는 대가로 상실하는 감성의 가치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진화하는 아파트의 편리함에 매혹당한 탓이다. 성형수술로 얼굴을 다 뜯어고치듯 서울은 옛 모습을 잃고 있다. 서울역 서쪽의 만리재 언덕도 지난 10여년 동안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었다. 지도에서 서울역과 충정로역, 애오개역을 이어 줄을 그으면 거의 정삼각형이 되는 지역이다.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에 정면으로 맞선 사대주의 학자 최만리가 나고 자란 곳이다. 만리재라는 이름도 최만리에서 나온 것이다. 재개발 바람은 서민의 애환이 구석구석 녹아 진한 여운을 풍기던 동네 분위기를 바꿔 버렸다. 언제 적 만리재를 말하느냐는 듯 시가 10억원이 넘는 번듯한 아파트들이 군데군데 치솟아 있다. “만리동 고갯마루에 소의초등학교가 있었다. 교문 옆에 아이스케키 통을 놓고 그 위에 걸터앉아 ‘두 개 시-버-언!’ 하고 소리를 질렀다. … 아이스케키 통을 둘러메고는 만리동 고개를 내려와 서울역광장을 돌아 남대문을 거쳐 명동까지 갔다가 다시 발길을 돌려 만리동 고개로 되돌아오곤 했다.”빈민 활동 선구자인 김진홍 목사는 ‘황무지가 장미꽃같이’에서 이렇게 썼다. 서울로 몰려든 사람들은 도심과 가장 가까운 주거지인 이곳에 몸을 겨우 눕힐 수 있는 땅뙈기를 구해 타향살이를 시작했었다. 지게꾼과 구두닦이, 행상이라는 일자리가 있었던 서울역이 지척이었다. 걸어서 20분이면 닿는 남대문시장에서 난전을 펴고 장사를 해서 자식들을 먹여 살릴 수 있었다. 만리재는 조선시대 때부터 마포와 서소문밖을 이어 주던 소통로(疏通路)였다. 걸어 오르려면 숨이 차는 큰 고개 만리재를 넘어 내려가면 작은 고개 애오개(아현)가 나온다. 애오개에는 일제강점기에 경성감옥이 있어 자식 옥바라지를 하려고 가파른 길을 넘어 걸어가던 눈물의 모정이 배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성감옥 자리에는 서울서부지방법원과 서부지방검찰청이 들어서 법토(法土)의 맥을 잇고 있다. 양쪽 사람들은 정월 보름이면 서로 위험한 돌팔매질 놀이를 했다는데 무슨 원한 관계가 있었을까. 그렇지 않고 전해져 내려오는 세시풍속일 뿐이다. 애오개 쪽이 이기면 경기도의 농사가 잘되고 만리재 쪽이 이기면 평안도나 경상도 등 외도(外道)의 농사가 잘된다는 속설이 있었다는데, 그렇다면 만리재 쪽은 왜 피 터지게 싸우며 이기려고 했을까. 개발이 어려운 언덕바지라는 점이 땀과 눈물의 ‘트라이앵글’을 이만큼이나마 지켜 냈다. 삼각형 지역 속의 손기정기념관, 환일고등학교 십자관, 성니콜라스성당 등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몇몇은 파괴의 위기를 딛고 살아남았다. 굴곡진 현대사를 품은 건축물들은 방문객들을 잠시 감성에 젖게 한다.충정로역 근처에는 오래된 작은 아파트들이 유난히 많다. 사람 나이로 미수(米壽·88세)가 된 국내 최고령 아파트 충정아파트에 비하면 1969년생 미동아파트는 이제 51세로 젊은 축에 속한다. 충정로역 4번 출구에서 안쪽 좁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성요셉아파트가 나타난다. 1971년 완공이니 미동아파트보다 두 해 아래다. 비탈길에 절묘하게 자리잡았는데 맨 아래쪽은 6층이고 맨 위쪽은 2층이다. 방앗간, 김밥집, 미용실, 세탁소 등의 작은 1층 상가들은 변두리 동네 어귀의 가게들처럼 정겹다. 인접한 약현성당의 성도들을 위해 지었다는 이 아파트에는 지금도 수도자들이 거주한다고 한다. 중림동 일대가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이 아파트는 보존하기로 결정돼 안팎의 환경을 조금씩 개선하는 중이다. 동네를 칙칙하게 만든 주범이었던 아파트 바로 앞 무허가 창고를 ‘앵커시설’로 재개발, 지난 5월 16일 문을 열었다. 2층짜리 건물에는 ‘심야살롱’, ‘도시서점’이 입주해 도시재생사업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한다. 하지만 보존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은 탐방객들에게마저 싸늘한 반응을 보인다.성요셉아파트와 붙어 있는 남쪽 언덕에 약현성당이 있다. 약현(藥峴)은 조선시대에 약을 재배하는 밭이 있던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영향이었을까. 이 지역에는 약을 만드는 기업들이 있었거나 지금도 있다. 잊혀져 가는 종기 치료제 ‘이명래고약’ 본점도 원래 중림동에 있었다. 이명래고약의 개발자는 이명래가 아니라 충남 아산에서 활동한 에밀 피에르 드비즈라는 프랑스 신부라고 하니 뜻밖이다. 서울에 살던 천주교도인 이명래가 박해를 피해 아산으로 내려갔다가 드비즈 신부를 만나 제조법을 전수받고 민간요법을 더해 발전시킨 게 이명래고약이다. 이명래고약은 현대 의약에 밀려 2011년에 생산이 중단됐다. 충정로역 바로 옆에는 제약회사 종근당이 있다. 철공소 견습공, 쌀 배달원으로 일하다 21살 때부터 약품 외판원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약을 팔았던 고 이종근은 1941년 이곳에 궁본약방을 세웠고 1956년 종근당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자 고딕 양식 건물인 약현성당이 1998년 취객의 방화로 전소됐을 때 숭례문 화재만큼이나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당시 모습은 잃었지만 15억원을 들여 원형에 더 가깝게 복원됐다. 잘 꾸며진 정원을 갖춘 약현성당은 결혼식장으로도 사랑을 받고 드라마 촬영장으로도 애용되는 명소가 됐다. 서학(西學)을 믿었다는 혐의로 신유박해와 병인박해 당시 서소문 밖에서 처형된 98위의 순교자를 모신 성당 내 서소문순교자기념관은 방문객들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만리재는 마라토너 손기정의 기억을 되살려 주는 곳이기도 하다. 소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5000m 경기에서 어른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압록강 건너 중국 회사에 20리 길을 매일 뛰어서 다녔던 소년은 마라톤 특기생으로 양정고보에 입학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는 활짝 웃고 있었지만 금메달 손기정과 동메달 남승룡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일본 대표로 출전한 설움이 앞섰던 까닭이다. 시상식 사진을 보면 손기정은 가슴의 일장기를 나무 화분으로 가리고 있다. 시상식장에선 애국가가 아닌 일본 기미가요가 연주됐다. 손기정은 인터뷰나 축하 인사 때마다 ‘손긔정’이라는 한글 사인을 해주고 간단한 한국 지도나 ‘KOREAN’을 그리거나 써줘 한국인임을 알렸다.목동으로 옮긴 양정고등학교 교정은 공원화됐다가 마라톤의 성지, 손기정체육공원으로 재단장해 지난달 문을 부분적으로 열었다. 공원 내 손기정기념관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입구에는 ‘남승룡 러닝센터’를 지어 업적을 함께 기리고 있다. 손기정이 갖고 온 나무 화분(월계수는 독일 기후에서는 자라지 않아서 월계수가 아니라 미국 대왕참나무 화분이다)은 교정에 심어 84년 세월 동안 거목으로 자랐다. 손기정기념관의 바로 위에는 1895년에 문을 연 봉래초등학교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서울 교동초등학교보다 1년 뒤지는 유서 깊은 학교다. 만리재 고개 정상의 짙푸른 녹음은 과거에 이곳이 제법 깊은 산속이었음을 알려 준다. 잘 조성한 산책로는 여름의 열기를 이겨 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힘들여 멀리 갈 것도 없이 주민들은 시원한 자연 바람을 만끽하고 있다. 산책로들이 휘감은 고개 정상이 식수를 공급하는 저장고라는 사실은 주민들도 다 모를 것 같다. 1956년에 조성해 출입금지 지역으로 관리하던 곳을 철조망을 걷어 내고 ‘만리배수지공원’이라는 휴식과 운동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으니 행정의 힘이란 이런 것이다.배수지공원 언덕 아래에 환일고등학교가 있다. 기독교 감리교 계통의 학교로 1947년 균명중학교로 개교했다가 1957년 화재로 전소됐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이 학교 십자관은 화재 후 철근콘크리트와 석조를 섞어 지은 건물로 63년이 흐른 지금에도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찍어 낸 벽돌을 쌓아 올린 게 아니라 제각기 모양이 다른 돌을 마치 정교한 축대를 쌓듯이 짜맞춰 건축했다. 이런 방식으로 지은 건축물은 흔하지 않다. 1974년에는 학교 이름을 환일중고등학교로 바꿨다. 우리에게는 야구해설가로 유명한 고 하일성씨가 체육교사로 재직한 학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소의초등학교에서 애오개역으로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 한국정교회 서울 성니콜라스대성당이라는 숨은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 정교회는 동유럽에서 발전한 기독교의 한 교파다. 우리나라 신도는 3000여명쯤 되고 전국에 6개의 성당이 있다. 교세가 약한 것은 민족의 비극과 무관하지 않다. 1900년 최초 전래된 정교회는 러시아가 러일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신부와 신도들이 떠났고, 몇 안 되는 국내 신자들은 고아처럼 남겨졌다. 1906년 러시아 선교사가 다시 도착했지만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정교회는 심한 박해를 받게 됐다. 이후 고립무원의 상태로 일제강점기를 넘긴 정교회는 유엔군 참전국의 일원인 그리스군 종군 사제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교회를 재건했다. 아현동에 부지를 마련해 대성당을 완공한 것은 1968년이었다. 반구형 돔을 얹은 비잔틴풍 건축물은 조창한 전 경희대 교수가 설계한 것으로 국내에 두 개밖에 없다. 독특한 돔 지붕을 보고 산동네 아이들은 ‘대머리교회’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현4구역 재개발구역 안에 있는 성당은 옮겨질 뻔한 위기를 넘겼다. 만리재의 추억은 개발의 압력 속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덕분에 사람들은 편안하고 깨끗한 주거 환경을 얻었다. 그러나 그것과 맞바꾼 것은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삭막함이므로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군데군데 박힌 지난 시간의 흔적은 아련하기만 하다. 박제해 둘 수도 없었던 그때는 멀리서 무심히 흐르는 한강만이 기억할 것이다. 글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고문 sonsj@seoul.co.kr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제7회는 11일 오전 10시 남산산책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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