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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행구조 무엇이 문제인가(지방행정 체계:1)

    ◎지역행정 3단계 중층… “효율성 저해”/생활권­민원행정구역 달라 주민 불편/지자체 56% 재정 빈약… 자생력 큰 타격 「지방행정체계 공론화」가 설득력있게 확산되고 있다.지방행정체계 개편의 「공론화」문제는 세계화와 지방화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선상에서 비롯된다.민선단체장이 선출된 이후에는 외국의 예에서 보듯 지금의 행정체계는 굳혀지게 되며 지금의 행정체계로는 국가적 과제인 세계화를 실현할 수 없게 된다.세계화를 위해 이같이 행정체계 전면개편은 불가피하지만 행정체계를 전면개편하기에는 6월27일에 실시될 지방선거의 촉박한 일정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중론이다.이같은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묶여 팽팽히 맞서고 있는 지방행정체계문제를 종합점검,진단해 본다. 경기도 안양권의 안양시,군포시,의왕시 3개 시지역 주민들은 지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민선 단체장이 선출되고 독자적인 지방자치가 실시될 경우 생활권이 민원행정 지역과 분리돼 「이중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안양권지역은 지난 73년 이전에만 해도 같은 시흥군지역으로 이웃해 있었다.이후 73년 안양읍이 안양시로 따로 떨어져 승격되고 89년에는 시흥군 남면지역이 군포시로,시흥군 의왕면은 의왕시로 각각 딴살림을 차렸다. 그러나 완벽한 지방자치가 실시되지 않는 상황에서 안양시는 공업지역으로,군포시는 상업지역,의왕시는 주거지역으로 각기 제역할을 담당하며 하나의 도시권을 형성해 왔다.이들 세도시는 안양도시설계구역에 포함돼 도시계획도 함께 했고 의왕시 백운저수지의 상수도도 공동사용해 왔다.의왕시 청계산의 공동묘지도 함께 쓰면서 의왕시는 시로 승격된 뒤에도 독자적인 경찰서·교육청·소방서 등 행정기관을 갖추지 않은채 군포시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끝나는 7월부터는 형편은 달라진다.「한지붕 세가정」구조가 산산조각이 나게 되기 때문이다.수돗물은 이제 서로 돈을 주고 사다 마셔야 한다.특히 의왕시는 최악의 경우 불이 나도 즉각적인 소방활동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도둑이 들어도 호소할 곳이 없어지게 됐다. 지난 13일 경실련이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의 「지방행정체계 공론화」문제를 촉발한 것도 바로 이같은 연유에서다. 이같이 주민복지 극대화를 위한 지방자치가 오히려 주민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곳은 20여곳에 이른다. 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 지방세수입으로 행정공무원들의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곳이 전체의 56%인 1백35곳에 이르고 보면 지금의 행정구역으로 세계화는 커녕 자생력마저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은 결코 오진이 아니다. 지방행정체계의 더욱 심각한 문제로는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시·도→시·군·구→읍·면·동으로 돼 있는 지방행정단계를 꼽을 수 있다. 오는 6월의 지방선거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이같은 행정단계는 행정규제를 강화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결박시켜 세계화를 정면으로 봉쇄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산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해 3월22일 경남도에 있는 논 2천4백70㎡에 목재도구 및 가구제조공장을 세우기 위해 해당 읍에다 농지전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서류는읍사무소에 접수돼 ▲전용목적 적합성 여부 ▲농지보전가치 유무 ▲피해방지계획 타당성을 조사하는데 7일이 걸렸다.김모씨의 농지전용허가는 또 상급기관인 군으로 이첩돼 심사와 검토라는 비슷한 절차를 밟는데 15일이 또 소요됐다.농지전용허가 신청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후 경남도에 넘어가 이른바 「검토」라는 군청과 읍사무소에서 거쳤던 과정을 반복하느라 무려 10일이 추가로 걸려 무려 32일만에 농지전용허가를 받아 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김모씨가 읍사무소로,군청으로,그리고 도청으로 확인과 심사,검토과정에서 해당 공무원들에게 의문점을 풀어주기 위해 다니는데 들었던 시간과 돈은 결코 적지 않았다.전용허가가 나오기까지 내막을 들여다보면 3단계 기관의 절차가 하나같이 거의 똑같다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다. 3단계의 행정단계가운데 읍·면·동사무소가 없었다면 이 허가건은 우선 7일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도가 없었다면 10일을 벌 수 있었다.이같은 비슷한 행정절차가 3번씩 반복되는 우리의 행정구조는 특별시나 광역시지역에서 더욱 심한 것은 물론이다.대도시지역에서 자치구를 준자치구로 개편,행정구화하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오는 6월 역사적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지방화를 먼저 이룩했던 선진국 거의 모두가 2단계의 행정단계를 갖고 있고 이같은 지방행정체계를 지방화이전에 마련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다.
  • 도쿄지진 엄습땐/일 방재국 가상시나리오/사망자8만∼13만명 달할듯

    ◎건물 34만채 대파… 전력 33% 공급중단 일본 간사이지역을 강타한 지진은 일본이 지진의 나라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지난해 동북부지역과 홋카이도를 두들기더니 이번에는 간사이지역을 휩쓸었다.「일본열도 전체가 지진활동기에 들어갔다」는 도쿄대 아베교수의 진단이 아니더라도 도쿄는 마치 포위된 듯한 양상이다.14만여명이 사망한 관동대지진의 기억도 있다. 「도쿄에 17일 발생한 것과 같은 규모의 지진이 일어난다면」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더이상 기나라 사람의 걱정이 아니다.과학기술청 방재과학기술연구소 지진예지연구센터 오카다소장은 「오늘의 지진은 내일의 도쿄의 모습을 말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도쿄에 진도7.2의 직하형 지진이 나면 인근 지바현·가나가와현 전역과 사이타마·야마나시·시즈오카현 일부분에 걸쳐 큰 타격이 가해지게 된다.도쿄에는 1천1백87만명,지바 5백67만명,가나가와 8백10만명,사이타마 6백56만명,야마나시 86만명,시즈오카 3백7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일본 국토청 방재국이 88년 조사한 바에따르면 사망자는 8만∼13만명,목조건물은 34만여채가 대파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도쿄지역만 9천4백명이상의 사망자가 예상되고 중층이하의 건축물은 3만3천채가 대파되고 10만5천채가 반파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지난 81년 법개정으로 철근사용 등 내진설계를 강화했지만 법개정이전에 지어진 낡은 건물들은 위험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진동에 따라 지반이 액상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아다치,에도가와,오타구 등은 커다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1차 건물 등의 붕괴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다음에는 수도·전기·가스등 「라이프라인」의 붕괴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게 된다. 도쿄지역의 강진은 상수도 8%,도시가스 87%,전력 33%의 공급을 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진에서 제일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교량.도쿄도는 도내 1천2백여개에 이르는 교량의 안전성에 대해 재검토를 시작할 계획이다.그밖에 고속도로와 신칸센의 내진대책의 전반적인 재검토도 시급히 요청되고 있는 실정이다.또 화재도 5백건이상이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불안감을 씻을 수 없게 하고 있다.
  • 송어낚시/인조미끼로 손맛 즐긴다

    ◎흐린날엔 밝은색 좋아… 지류 공략을/경기일대 저수지 낚시감 방류 많아 가볼만 민물 대낚시 하기가 점점 까다로워지는 요즈음 송어 루어낚시로 「손맛」을 즐겨보자. 최근 포천의 금주지,광주의 추곡지와 유정지 등 경기도 일원의 유료저수지낚시터에서 겨울낚시 시즌을 위해 송어를 대량 방류함으로써 본격 송어낚시 시즌이 시작됐다.송어는 낚시를 물었을때 반발력이 가장 센 민물고기로 당기는 맛이 좋으며 특히 수면을 힘차게 뛰어오르는 바늘털이가 일품이다. 냉수성 어종으로 추울수록 활발히 활동 하는 송어의 낚시방법은 공략범위가 좁은 대낚시 보다는 미끼를 멀리 던질수 있는 루어낚시가 훨씬 유리하다.루어낚시란 인조가짜미끼(루어)를 멀리 던져 릴로 감아들이는 낚시로 야구경기를 연상하면 쉽게 이해된다.야구투수가 투구하듯 릴과 릴대를 이용해 미끼를 자주 던지고 포수처럼 감아들인다.루어낚시인이 하루에 미끼를 던지는 횟수는 수백회로 운동량도 결코 적지 않다.또 물고기가 미끼를 물면 「히트됐다」고 말하고 야구의 주자가 베이스를 돌듯 낚시장소(포인트)를 자주 이동한다.이밖에 9회말 역전의 쓰라림이 있는 것도 야구와 비슷한 점이다.힘들게 다 끌어내던 물고기를 물가에서 떨어뜨리는 경우가 그것이다. 송어 루어낚시 장비로는 가볍고 탄력이 좋은 릴대에 1·5∼2호 줄을 감은 소형 스피닝릴,스피너·스푼루어 등 인조미끼 수십개만 간단히 갖추면 된다.송어용 루어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피너는 날개(블레이드)가 잘 도는 것이어야 한다.최근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소형 플러그의 사용도 증가하고 있다. 낚시요령은 루어를 던져 다양한 속도로 감아들이기만 하면 된다.물의 상층 중층 하층을 고루 공략하며 흐린날씨에는 밝은색 계통의 루어를,맑은날에는 어두운색 계통의 루어를 사용한다.송어는 회유성 어종이므로 캐스팅장소를 계속 바꾸되 새 물이 유입되는 지류권을 집중공략하면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크다.세계낚시센터 임호기실장은 『송어가 그날그날 잘 무는 루어의 유형을 빨리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송어는 입부분에 각질이 많아 바늘에 잘 안꿰이므로 바늘을 날카롭게 해서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잡은 고기는 놓아주는게 최근 루어낚시인들의 경향이지만 송어는 맛이 좋은 고급어종으로 즉석 회나 구이로 안성맞춤이다. 송어낚시에 좋은 수온은 16℃이하이며 낚시를 하고자 할때는 송어를 방류한 유료저수지라 하더라도 루어낚시가 가능한지 확인해보아야 한다.입어료는 대략 1만5천∼2만원 정도.이밖에 송어가두리양식장이 있는 소양호·충주호 등 대단위 댐저수지와 송어양식장이 위치한 영동·영서지방의 하천에서도 결빙이 되기전까지 화끈한 송어낚시를 즐길 수 있다.
  • “부식방지” 새 배관시스템 개발

    ◎「하이드로트리터」… 이온발생기술을 상품화/정비 설치하면 파이프의 수명 3∼7배 연장” 파이프에 녹슬음을 방지할수는 없을까. 파이프의 문제를 해결하고 아파트나 공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배관시스템이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최근 한국건설방식기술연구원 주최로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국내기업이 개발한 북식방지 배관시스템 「하이드로트리터」가 소개됐다. 하이드로트리터는 10여년전 미 항공우주국에서 개발된 이온발생기술인 「공기·수증기 및 물의 대전중화기술」을 기초로 제품화 된 것이다.이 기술은 전자장처리법이라고도 불리며 각종 공조기기(열교환기·냉동기콘덴서·발전기)의 녹방지 및 배관등의 부식방지를 목적으로 보일러의 온수처리,공조설비의 냉각수처리,냉온수 급탕배관의 보호,음료수 적수대책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아파트·빌딩·공장 등의 파이프는 인체의 동맥과 같은 것으로 급수·온수·냉각수를 공급하고 있다.이 파이프에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벽면에 불순물결정체가 생겨 심한 경우는 배관자체를 모두 뜯어고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보통 「스케일」이라고 불리는 이 딱딱한 결정체는 보일러 및 냉각장치의 효율을 떨어뜨려 연료와 에너지의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보일러의 경우는 1㎜의 스케일이 형성될 경우 8%의 열이 손실된다. 스케일은 특히 철분이 그안에 포함되어 있어 이를 통과한 물을 마시면 설사와 복통이 일어나 인체에도 매우 유해하다.가정에서 온수를 틀었을 때 쇠냄새가 나는 것은 스케일과 녹때문이다. 미국·일본·태국 등에서는 이 시스템이 벌써 널리 사용되고 있다.특히 일본에서는 빌딩자동화의 세계적인 전문회사인 야마다케 하니웰에서 수처리기기로는 유일하게 사업부를 두고 국철 및 지하철공사에 응용하고 있다. 하이드로트리터에서 쓰이는 전자처리법이란 두개의 전극간을 통과하는 물에 대해 지극히 미약한 전류를 어떤 특정의 파형을 걸어 통전시키는 방법.가장 큰 특징은 처리된 물이 흐르는 배관·기기의 전체의 금속계면에 발생하는 전기이중층을 전기적으로 중화해서 계면의 정전인력을 해소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드로트리터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성창엔지니어링 김경환사장은 『기존의 마그네틱처리나 화학처리와는 달라 약품처리를 안하고 장비만 설치하면 되며 장비수명도 3∼7배가량 연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창경궁/사도세자가 뒤주서 숨진곳/궁궐:5(서울 6백년만상:42)

    ◎성종조에 창건… 일제가 창경원으로 격하/이괄의 난때 불타 명정전·홍화문만 남아 창경궁은 궁궐보다는 공원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만큼 친근감을 주는 서울의 대표적인 쉼터다.하지만 창경궁 취선당에서 숙종의 총애를 받던 장희빈이 경종을 낳았고,보경당에서 무수리가 영조를 생산했으며 영조의 노여움을 산 사도세자가 통명전 앞뜰에서 뒤주속에 들어가 생을 마감한 「비극의 무대」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듯 싶다.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정책으로 한때 창경원으로 불렸던 창경궁은 고려때 남경(고려때 서울을 남경이라 불렀음)의 궁궐인 수강궁이 있던 곳이다. 태종 18년(1418) 왕위를 물려받은 세종이 수강궁을 보수,상왕 태종을 잠시 모셨으나 창경궁이 창건된 것은 성종때의 일이다.성종 10년 (1479) 대왕대비인 세조비(정희왕후)가 창덕궁의 내전을 성종과 중전에게 내주고 자신을 포함,3명의 대비가 수강궁으로 옮겼으면 하는 의사를 내비치자 성종이 궁 건설에 착공할 뜻을 밝혔다.그러나 왕비 윤씨폐출사건등으로 공역을 벌이지 못하다 성종 14년 2월에 공사에 들어가 1년만에 완공,이름을 창경궁이라하고 정문을 홍화문이라고 했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창경궁을 중창한 임금은 광해군이다. 노산군(단종)과 연산군의 폐출사건을 두려워 한 나머지 창덕궁에 드는 것을 죽는 것보다 싫어했던 광해군은 『임금이 의지할 데가 어찌 한 곳이어야만 하겠는가.창경궁의 공역을 서둘러 마치도록 하라』고 창경궁 중창을 명했다.이렇게 해서 광해군 8년(1616)에 완공된 창경궁은 7년도 못된 인조반정때 일부가 불타고 인조 2년(1624) 이괄의 난으로 명정전과 홍화문만을 남기고 소실됐다.이때 화마를 면한 명정전은 조선조 궁궐 가운데 가장 오래된 정전으로 남아있다. 창경궁 명정전은 경복궁 근정전이나 창덕궁 인정전처럼 중층이 아닌 단층이어서 더 친밀감을 느끼게한다. 명정전에서 인조가 즉위식을 올렸지만 창경궁이 정치의 주요무대가 된 것은 영조 27년(1750)에 이르러 서다.왕세자(사도세자)에게 대리를 명한 영조는 창경궁 환경전에,왕세자는 시민당에서 정사를 보았다. 그러나 영조는 세자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고 세자는 부왕을 두려워하여 부자간의 정이 멀어지면서 조선조 또하나의 비극은 싹텄다. 큰 화재가 나고 세자가 평안도 관찰사 정휘량등의 계교에 빠져 평양에 놀러갔다 오는등 기행을 일삼아 영조가 크게 노했으나 영의정 이천보,좌의정 이후,우의정 민백상등이 임금에게 사실을 고할수도 고하지 않을 수도 없어 차례로 자결하니 왕은 신하의 충성심에 감격,세자의 비행을 불문에 부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일이 있은지 얼마되지 않아 영조는 기우제를 올리면서 세자의 참석을 명했으나 세자가 몸이 불편하다는 핑계로 참여하지 않자 왕은 세자를 폐위시키고 자결할 것을 명했다. 뒤주에 들어간 세자는 이레째 되는 날까지 뒤주를 흔들면 『어지러우니 흔들지 말라』고 했으나 여드레째 되는날 숨을 거뒀다.이를 「선인문의 변」이라 한다. 조선시대 이 땅을 살아간 여인들의 한 만큼이나 수많은 궁중비사를 간직한 창경궁은 또다시 일제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히는 운명을 맞는다.
  •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징게맹개 너른들」을 보고

    ◎비장감 넘친 역동의 무대 잘 알려져 있는 역사적 사건을 작품화하는 일은 힘들다.더욱이 무겁고 어두운 역사를 오락성 짙은 뮤지컬로 승화시키는 일은 더욱 어렵다.금년에 동학1백주년을 맞아 여기저기서 펼치고 있는 각종 전시 공연들이 단순히 행사로 그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그러나 상반기 동학축제를 마무리할만한 서울예술단의 「징게맹개 너른들」(노경식극본 김효경연출)이 오페라극장 관중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민족시인 신동화의 장시 「금강」을 제재로 해서 극작가·시인 등이 가세해 극본을 만들고 최창권의 음악과 임학선의 안무.그리고 송관우의 미술을 김효경의 연출이 조합해서 장엄하면서도 현란한 한편의 수채화를 만들어내고 있다.장기간의 동학혁명을 정사에 입각해서 무대극으로 압축한 시인의 직관이 돋보였고 황량하면서도 처절한 농민의 생존권지키기 투쟁을 예술로서 승화시키는데는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악과 율동,미술이 절대적 기여를 했다.그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최창권의 음악이 좋았다는 이야기이고임학선의 안무와 송관우의 미술이 뒷받침해주었다고 보는 것이다.특히 검은 막의 활용과 중층무대는 입체감과 함께 공간확대를 꾀함으로써 호남벌에서의 장렬한 전투장면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뮤지컬전문 작곡가 최창권음악이 연륜을 더해가면서 심금을 울릴 정도로 비장미를 더해주고 있으며 가면극의 춤사위를 변용한 군무는 매우 드라마틱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무대를 역동적으로 만든 것은 젊은 단원들의 노래와 춤의 기량에 있다고 하겠다.조직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입각한 평소의 고된 훈련이 서울예술단원들로 하여금 어떠한 작품도 소화해낼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젊은이들의 에너지가 작품속에 녹아들므로서 무대는 언제나 박진감에 넘친다.따라서 2막6장의 혁명드라마가 장엄한 심포니처럼 아름답고 경쾌하며 비장하게 관객의 가슴속에 파고든다.김효경의 새로운 연극시도가 일단 관객에게 신선감을 준 공연이라 하겠다.
  • 세계화의 의미/최혜성 통일원 상임연구위원(굄돌)

    국제화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그런데 국제화라는 말은 세계적 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이 시대의 흐름을 언표하는데 적절치 않다.세계화(Gloalization)라는 표현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국제란 문자 그대로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를 의미한다.거기에는 근대적 의미의 국가가 전제되어 있다° 오늘날 국가의 주권은 국가의 안팎에서 비국가적 행위주체들이 등장함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국가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기존의 국제질서도 달라지고 있다.세계질서는 세계전체와 지역,국가와 지방이 다양하게 연결되는 중층적 다핵구조로 변모하고 있다.국가 밖에서는 EU와 NAFTA와 같이 블록화가 진행되고 나아가서는 지구 자체를 하나의 단위로 묶는 지구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국가 안에서는 중앙의 힘이 분산되는 가운데 지방화 추세가 강화되어가고 있다. 이제 국가만이 인간의 삶을 포괄하는 유일한 단위가 되지 못한다.정보통신을 중심으로 하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지구 전체를 하나의 생활단위로 통합하고 망각되었던 지방을 인간의 삶이 뿌리내릴 터전으로 만들어가고있다. 자본과 물자,정보와 사람이 국경 너머로 흘러나가고 흘러들어오고 있다.경제는 이미 국민경제의 틀을 벗어나서 하나의 수요,하나의 공급,하나의 시장으로 이루어지는 세계경제로 통합되어가고 있다.환경오염이 국경을 넘어 확산되면서 전인류의 생존이 걸린 환경문제는 전지구적 차원의 규범을 요구하게 되었다. 세계화란 단순한 지리적 공간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상호연관성이 심화되는 것을 말한다.서로 영향주고 받으며 상호의존하고 상호침투 하는 것이 오늘의 세계다.세계의 이러한 흐름은 탈중심화 방향으로 가고 있다.그것은 중심·주변의 종속관계로 특징되었던 지금까지의 국제관계를 변화시키고 있다.NAFTA결성을 계기로 미국은 스스로 세계의 중심이기를 포기했다.더이상 어디가 중심이고 어디가 주변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지구촌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그동안 소외되었던 주변이 세계를 알고 세계가 그 지역을 알 수 있는 통로가 열리는 것이 바로 세계화다.그런 의미에서 세계화를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고 하기 보다는 글로컬라이제션(Glocalization)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지 모르겠다.
  • 21세기적 개혁/최혜성 통일원 상임연구위원(굄돌)

    21세기가 불과 7년 앞으로 바짝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지금 우리는 오늘이 과연 어떤 때인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세계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모색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20세기를 마감하면서 21세기를 맞고 있는 오늘의 세계는 어지러울 정도로 소용돌이치면서 급변하고 있다.이러한 현실 변화의 속도를 우리들의 인식은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에 얽매여 있다.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가 너무나 급격하고 복잡하고 중층적이기 때문에 다가오는 세기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에는 희망과 불안,가능성과 불확실성이 교차하고 있다. 냉전의 어두운 역사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오늘의 세계는 우리에게 새롭고 넓은 자유의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동시에 우리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불러오고 있다.이제 우리는 누군가의 힘에 의지할 수 없게 되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탈냉전의 시대이자 세계화의 시대이다.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추세이며 이 시대의 키워드(KeyWord)다.지구촌 어디에서나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가 이러한 세계화 물결에 적응하기 위해서 자기변화와 개혁을 역사로부터 강요당하고 있다.여기에 우리만이 예외일 수 없다.역사가 변화를 요구할때 자기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오랫동안 중국식 세계질서속에서 살아왔던 우리 민족은 19세기에 서구중심의 근대적 국제질서의 충격과 만나게 되었다.당시 조선은 나름대로 근대적 개혁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개혁에 성공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19세기의 실패의 역사,20세기 전반의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 할 수는 없다.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우리가 새롭게 직면하고 있는 세계화 추세의 방향과 성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창조적으로 대응해야할 것이다.우리가 21세기 문명의 새로운 기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따라잡지 못한다면 한반도는 또다시 역사의 뒤안길에서 어두운 21세기를 맞게 될지 모른다.지금이야말로 21세기적 개혁이 절실히 요청되는 때이다.
  • 시애틀선언과 한국의 역할(사설)

    제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가 아시아·태평양지역내 무역·투자촉진을 위한 「무역및 투자의 기본틀에 관한 선언」과 「우루과이라운드 관련 선언」등 시애틀선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회원국들이 APEC가 표방해온 개방적 지역주의(Open Regionalism)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인 무역및투자위원회(TIC)를 설치키로 합의한 것은 이번 회의의 가시적인 성과라 하겠다.TIC 설치는 APEC의 궁극적인 목표인 경제공동체로의 이행을 위한 성토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이 이 역사적인 작업 추진기구인 TIC의 초대 의장국이 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한국이 APEC내 선진그룹과 개도그룹간 이해대립을 조정할 적임자라는 역내 국가들의 인식이 일치한 것이다.이는 아·태지역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역내 국가간 산업기술협력의 장이 될 「아·태 테크노마트」(기술시장)프로그램개설을 제의,각국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또 오는 12월 15일로 타결시한이 임박한 우루과이라운드(UR)의 조속 타결을 촉구하는 선언문 채택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최대현안과제인 농산물시장개방에 대한 거론을 배제하는 데 성공했다.우루과이라운드 선언 채택과정에서 발휘한 우리정부의 경제외교 능력 역시 평가받을 만하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중대한 역할과 임무를 맡게 되었다.APEC내에는 두개의 경제 블록이 있다.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국가들이 내년초 발족키로 되어 있는 아시아자유무역지역과 북미자유무역지역 등이 그것이다.TIC 의장국인 한국은 APEC가 지향하고 있는 개방적 지역주의와 소지역주의를 조정 또는 융합시키는 조정자로서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그러나 APEC내 국가들은 경제발전 과정과 문화권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양하여 공동체로서 융합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이번 회의 공동선언문 채택을 앞두고 경제공동체로의 이행을 위해 96년 중 그 목표와 일정을 마련하자는 데 대해 개도국들이 극력 반대한 것은 APEC의 전도가 결코 순탄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개도국의 반발은 경제공동체가 미국등 선진국에게 패권주의의 무대를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개도국의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려면 선진국이 기술과 자본의 대개도국 이전에 보다 전진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역내 국가간 경제발전과정에 걸맞는 분업인 중층적 분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소망스럽다.
  • 본상/13회 농어촌 청소년 대상

    ◎농업 김성규씨/우량채소종 1.8t 보급 지난 90년 3월 경기도 양주군 백석면 영농 4­H회를 조직,지금까지 3·7㏊의 휴경지를 경작하는 등 8백90만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특히 휴경지 공동학습포에 우량채소포를 설치,벼·콩·참깨등 우량종자 1천8백㎏을 보급했다. ◎농업 박춘기씨/특용작물 재배에 심혈 중학교때부터 영농에 뜻을 굳혀 현재 트랙터등 5종의 농기계로 논 3천평과 밭 7천4백평을 기계화 영농으로 경작,연간 5천7백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어민후계자. 지난 89년에는 특용작물 전업농가로 선정돼 특용작물재배에 대한 새로운 영농기술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농업 이대성씨/아파트촌과 화훼 직거래 지난해 지역특화 시범농가로 선정돼 표준하우스 8백평을 지어 화훼재배시설 현대화에 앞장서고 있는 화훼인. 지난 90년부터 관엽을 재배하면서 아파트 주부교육및 학교 4­H회 선진견학 농장으로 선정,해마다 3백여명에게 직거래를 통해 2천5백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농업 이정린씨/위탁영농 4년째 “고소득” 90년부터 기계화영농단을 조직,부족한 농촌일손을 덜어주기위해 경운·육묘·이앙·병해충방제및 수확에 이르기까지 일체 위탁해 농사를 지어주는 위탁영농인의 꿈을 키우고 있다. 90년과 91년에 이어 올해에도 4백50마지기를 위탁받아 경영비를 제외하고 2천5백만원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농업 양희렬씨/11년 4H활동의 베테랑 딸기 시설하우스,양다래,수도작 각각 9백평에 한우 12두를 사육하며 6천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복합영농인. 83년부터 4­H에 가입,4­H활동으로 농사기술과 지도력을 키우고 있고 지난해엔 전남 4­H 대상을 수상하기도. 딸기소득의 한계성을 지적하며 수출오이,화훼로 작목을 바꿀 계획. ◎농업 심차관씨/농촌환경 개선에 큰공로 지난 84년 4­H에 가입한뒤 마을에 3개소의 쓰레기 소각장을 설치하고 마을회관을 정비하는등 4­H 활성화와 쾌적한 농촌환경을 개선하는데 남다른 공을 세웠다. 기계화영농단을 조직,농가소득증대및 과학영농기술보급에 힘쓰는 한편 지난해 축산분야 농민후계자로 선정된뒤 한우사육등 농촌자립기반 구축에 애쓰고 있다. ◎농업 도정선씨/쌀 증산왕이된 통신대생 국화·안개꽃·글라디올러스등 화훼재배와 쌀재배로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어민후계자. 벼재배기술 관련 서적을 주경야독하며 실천한 결과 지난 87년에는 전국쌀증산왕으로 뽑혀 석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중학 졸업뒤 방송통신고를 거쳐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학구파. ◎농업 전성택씨/한우 고급육 생산에 앞장 91년 8월 4­H 회원 배낭여행 교육을 통해 한우사육 선진목장을 순회방문,실기실습을 할 정도로 양축농가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있는 축산인. 거세지고 있는 수입개방압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두사육으로 생산원가를 절감,고급육을 생산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조사료 위주로 사육하고 있다. ◎수산 박준식씨/어탐지기 등 장비 선진화 컬러어탐기와 중층채수 수온계등을 비치,어종 다변화로 연중 휴업없는 과학영어를 추진해 연평균 6천8백여만원의 순소득을 올리고 있는 어민후계자. 태풍발생시 어선대피,인양,앰프방송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있다.수협 주관으로 해마다 실시되는 「명태 침체어망 인양사업」에 자신의 어선을 직접 출동,참여하고 있다. ◎수산 김철호씨/어법개발로 어획고 향상 옥돔어장 개척과 어구어법 개발로 어획량을 91년 22t에서 지난해 30t으로 36.4% 증가시킨 어민후계자. 어선톤수를 91년 이전 14톤급에서 지난해 29톤으로 늘리는등 어선대형화로 사업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불법어업및 해양오염방지,유통구조개선등을 통해 어촌발전에 기여. ◎수산 김선기씨/수조이용 등 양식 다변화 가업인 미역양식을 물려받아 어촌에 정착한뒤 지난 85년 수익성이 높은 우렁쉥이 양식어업으로 전환한 어민후계자. 넙치의 육상수조식 양식과 해상가두리 양식을 연계한 복합양식 경영으로 지난해 4억2천만원이라는 고소득을 올렸다. 2년동안 4­H 회장을 역임하는등 4­H및 JC등 지역사회봉사활동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수산 최동환씨/레이더 갖춘 전업어민 벽지 어촌에서 3남매중 막내로 태어나 7살때 부친을 여의고 17세때부터 남의 어선에 고용되는등 어려움을 이겨낸 굳센 모범 어민.어민후계자로 선정된 지난 84년 2·6t 짜리 어선 한 척과 김양식 20책으로 사업을 시작,지난해 6·7t 크기의 어선을 새로 건조하는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마을 최초로 레이더·로란·어탐지기등의 장비를 갖춘 전업어가.
  • 민족,그 말의 운명/김도현·민주평통 사무차장(일요일 아침에)

    해마다 8월이면 우리겨레는 운명처럼 「민족」이란 말과 만난다. 올해는 민족적·민주적 정통성을 자임하는 문민정부가 출범,때맞춰 임정지도자 5위의 유해도 봉환했고 일제통치의 상징이던 총독부건물도 헐어 일제침략 이전의 옛한국 서울 광화문 모습을 찾겠다고 하니 더욱 민족이란 말이 새롭게 다가온다.이러한 통상적·연례적 의미를 넘어 민족이란 말에 담아야 할 내용을 새롭게 새기고 우리 것으로 굳게 붙잡고 알아야 할 것을 크게 깨치지 않으면 안될 까닭이 있다. ○이념 앞서는 가치 이제 통일이라는 우리의 민족문제는 통일과 화해를 위한 대화도,대결의 논쟁도 「민족」이란 말을 앞세워 해야할 때를 맞았다. 그 이유는 이렇다.김영삼대통령은 취임사와 평통 6기출범식등 통일관련연설을 통하여 「민족복리」와 민족의 가치를 유달리 강조했다.이에 영합하듯 북한당국은 지난 4월 「전민족 대단결 10대강령」을 발표하고 김일성주석이 직접 작성했다는 설명까지 달고 있다. 순수하게 민족통일을 열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크게 고무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한편에서는 우려하는 이도 있다.우리의 「민족」가치의 강조가 자유민주와 같은 보편적 가치나 이를 위한 우방국과의 동맹을 가볍게 하거나 그러한 오해를 부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또 북쪽의 「민족단결」주장은 국민과의 거리가 좁아진 문민정부의 출현으로 반파쇼통일전선전략의 바탕이 없어지자 그 중점을 반미로 이동시킨 새로운 통일전선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이 걱정은 심지어 민족이란 말을 쓰는 것을 억제하자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과거에 우리가 「인민」,「동무」라는 말을 쓰기에 주저했듯이. 우리겨레에게 민족이란 말은 우리민족의 운명만큼이나 기구한 내력과 중층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일제때 가슴깊이 사랑과 그리움으로 간직했던 민족이란 말은 해방을 맞는 순간 그 잠시의 환호작약의 시간이 흐른 뒤 좌우이념대결이 시작되자 기구한 운명은 시작된다. 갈등의 해방정국에서 좌파는 「민주진영」,우파는 「민족진영」으로 스스로를 불렀다.그래서 「민족」은 파쇼,보수,반동으로까지 매도되었다. ○한때는 용공매도 이승만정부가 수립되어 6·25를 거쳐 반공태세가 강화되면서부터 「진보」주의적 성향은 「민족」을 표방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따라서 민족이란 말이 「진보적」으로,나아가 「용공적」으로까지 비쳐지게 된다. 4·19뒤 대표적 진보언론인 「민족일보」가 진보혁신세력의 환영속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다가 5·16뒤 된서리를 맞는 것에서 제호의 「민족」이란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졌는가가 잘 드러난다.5·16뒤 군사혁명세력은 자신을 기성정치세력과 구별하기 위해 「민족적」 민주주의를 주창한다.이에 대하여 기성세력은 「가식적」 민주주의라고 비판하며 민족이란 말의 저의를 박정희씨의 용공경력과 결부시켜 집요하게 공격했다.한편 박정권 역시 곧 민족이란 말을 불순시하기 시작한다.서울대학생모임인 「민족」주의 비교연구회를 탄압한 것이 그 예의 하나이다.10·26뒤 서울의 봄을 무산시키며 등장한 신군부는 이른바 창조적 「민족」주의를 잠시 주장한다. ○남북통일의 기반 북한에서는 원래 민족주의를 「계급적 모순을 은폐하고 노동계급이 자기의 근본이익을 위하여 투쟁할 수 없게 하는 것」(철학사전·평양)이라고 보고 사회주의적 애국주의로 대신하였다.그들은 50년대 중반이후 「주체」와 주체사상을 강조하다가 80년대 말부터 「우리민족 제일주의」를 부쩍 내세우고 있다.이것은 물론 남쪽의 자유민주주의와 중소이념분쟁,최근의 동구사회주의 붕괴 등 내외조건의 변화에 따른 체제이데올로기로써의 필요에서 나온 것이다. 이제 현실로써 민족통일을 눈앞에 두고 남북한은 민족이라는 말에서 서로 만났다.이 만남은 우연이 아닌 우리 모두의 바람일 수 있다.여기서 우리는 민족이란 말을 쓰기에 물러나지 말아야 한다.뿐만아니라 우리가 바라고 세계와 역사의 방향이 나아가는 내용을 거기에 담아야 한다. 민족이란 말은 우리가 만나야 하고,지켜야 하고,사랑해야 할 운명이다.「이름은 그 운명을 가진다」라고 철학자 빈델반트는 말한다.우리에게 있어서도 민족·한민족·조선민족의 운명이 그 고난과 역경의 고비를 지나 평화와 화해와 번영의 밝은 길로 들어서도록 빌고 애써야할 것이다.
  • 이청준씨 장편「그 노래…」펴내/자유와 용서 내세워 80년 광주묘사

    「서편제」의 작가 이청준(54)이 새 장편소설 「그 노래 다시 부르지 못하네」(동화출판사간)를 펴냈다. 이 소설은 단편「병신과 머저리」「매잡이」「이어도」를 통해 「이청준소설=격자소설」이라는 등식을 도출해 낸 작가가 특유의 중층구조 기법을 사용해 아픔과 모순의 주제를 해체한 작품이다.중층구조의 가장 완성된 틀을 선보였다는 평가도 따른다. 「다시 부르지 못하는 노래」라는 히트곡을 부른 유명 여가수가 한 흉악범에 의해 2주일동안 자신의 아파트에 감금된다.그 납치범이 의문투성이의 시체로 발견되면서 이 사건을 파헤치는 검사의 가차없는 공익성의 논리앞에서 진술자이면서 작중화자인 가수가 과거형과 현재형 진술을 넘나들며 모순과 오류의 자아해체를 반복한다는 것이 이 소설의 표면적 줄거리다. 그러나 작가는 피해자인 가수의 마지막 자아해체를 통해 자유와 사랑과 용서의 의미를 전한다.특히 80년 광주의 아픔을 납치범이라는 겹겹의 구조속에서 매우 은유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노래 다시 못하네/거리엔 바람소리­/부르튼 입술로 목메어 합창하던/우리들의 꿈과 운명,그 찬란한 생명의 불꽃…」이라는 가사의 「다시 부르지 못하는 노래」를 다시 부르지 못하는 여가수의 아픔과 납치범의 사연이 소설속에 애잔하게 녹아 있다.독자들은 논리의 역설과 리얼리티의 허구성을 작가특유의 소설적 언어성찰을 통해 목격할 수 있다. 작가는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얼굴을 찾아내고 그 사람들의 가슴속에 깊이 숨어 있는 상처의 아픔과 기원의 실상을 드러내 보이는 일이 전부터의 나의 소설 작업의 한 중요한 몫으로 여겨왔다』고 말한다.
  • 「러」첨단기술 50종 국내 첫 공개

    ◎급속 냉각장치·전기차용 초강력축전기 등 눈길/「러」과학자 설명회도 곁들여 러시아의 첨단기술을 접할수 있는「러시아 첨단기술 전시회」가 2일까지 충남 대덕연구단지내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31일 시작).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 전시회에 선보이는 기술은 러시아가 세계적으로 기술우위에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신소재및 기계분야 50개품목으로 미국·일본등 기술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꺼리는 것들이다.주목을 끌고 있는 첨단기술품목을 간추려본다. ◇기계분야 ▲냉매를 사용하지 않는 보텍스가스 급속냉각장치=몬트리올협정에서 사용이 규제된 프레온·프라돈·암모니아등 기존의 냉매를 사용하지 않고 식품이나 다른 재료를 영하70℃까지 급속 냉각할수 있는 기술이다. ▲전기자동차용축전기=전기2중층을 이용한 초강력축전기로 전기자동차의 핵심기술이다.승용차·로봇·이동의자 등에 응용할수 있다.1개의 축전기로 연속작동이 가능한 것은 물론 환경오염이 없으며,작동중 정비할 필요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섬유및 철선함유 폐타이어로부터 고무조각 제조하는 기술=1천㎏의 헌타이어로부터 6백㎏의 고무조각을 얻을수 있다.1t의 폐타이어를 처리하는데 드는 전기는 5백㎾로 전력소모도 적다.이 고무조각은 고무매트·운동시설 바닥재 등으로 이용된다. ▲저온확산용접=이 용접기술은 금속분말이 분산함유된 중간매개체를 넣어 균일하지 않는 재료를 확산용접하는 기술이다.후속 기계처리없이 다양한 이종의 재료를 접합하는데 이용된다.용접온도도 재료의 성질을 변하게 하는 범위를 넘지 않을 뿐 아니라,용접부로부터 기기 전체에 주어지는 특성·내구성·안전성·내열성 등을 높여준다. ◇신소재분야 ▲소성변형파 파형의 홀로그래프 분석자=재료및 구조물의 소성변형되는 성질·파괴시점·재료강도 등의 국부적인 특성 등을 평가하는 장치이다. 이 장치는 구조물의 상태점검및 유효수명 등을 파괴하지 않는 방법으로 시험할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Z요소­최첨단 센서기술=Z요소는 자장감지및 조절,보정 등에 응용되는 기술.컴퓨터·사무용장비·프로세서·산업조절시스템·의료장비·가정설비등 이용범위가 무한하다.특히 여러가지 물리적인 값의 측정이 가능해 측정시스템에도 적합하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직접 기술개발에 참여한 러시아과학기술자 20여명이 나와 제품의 특성과 기능 등을 설명하는 세미나도 함께 마련돼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 대덕서 러시아 첨단기술전/기계공학 등 51개 실용기술 선봬

    ◎과기처 등 주관/5월31일∼6월2일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러시아 첨단기술을 소개하는 「러시아 첨단기술전시회·세미나」가 오는 5월31∼6월2일 충남 대덕연구단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과학기술처,한·러과학기술협력센터,러시아과학기술정책부,러시아하우스등 4개기관이 공동주관하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측은 선진기술을 이전받는 차원에서,러시아측은 자본및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전수받는등 상호보완 측면에서 지난 91∼92년 열린 제1·2차 한·러과학기술장관회담에서 의견일치를 보아 마련된 행사이다. 전시되는 품목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생산현장에서 당장 실용화가 가능한 것은 물론 꼭필요로 하는 기계공학·신소재·광학부문등 러시아가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51개 기술이다. 전시될 품목중 관심을 끌고 있는 기술은 ▲초용량전기 이중층축전기 생산기술 ▲판자(발판)조작이 가능한 벽면승하강용 로봇기술 ▲제트박막여과법에 의한 분산용액(음료수·유류·하수등)의 정제기술 ▲세라믹및 복합재료를 이용한 자동차엔진용소형부품 제조기술등. 초용량전기 이중층축전기 생산기술은 충·방전시간이 짧고 쉬울 뿐 아니라 반영구적이어서 축전량을 크게 늘려 전기자동차에 응용가능한 세계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은 최첨단기술이다. 판자(발판)조작이 가능한 벽면승하강용 로봇기술은 컴퓨터기술과 기계기술을 이용한 간단한 이동로봇기술. 원자력발전소등 인체에 해를 입기 쉬운 작업장및 고층건물의 유리를 닦을때,미장일 로봇 등으로 활용할수 있다. 제트박막여과법에 의한 분산용액의 정제기술은 여과매체 표면에 제트박막을 형성,불순물을 유체역학적으로 분리하는 기술로 폐수정제 등에 이용돼 환경공해를 예방할수 있다. 또 세라믹 복합재료를 이용한 자동차엔진용 소형부품 제조기술은 자동차엔진의 경량화·저공해·연비향상·소음감소 등에 획기적 효과가 기대되는 세라믹과 복합재료 요소부품의 제작기술이다. 한편 이 전시회기간중 러시아의 살티코프장관을 비롯해 기술개발에 참여한 과학기술자 50여명이 내한,제3차 한·러과학장관회담및 전시회기간중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자신의 기술내용에 대해 15분정도 설명할 예정이다.
  • 청기와에 푸른 단청… 전통의 멋 물씬

    ◎청와대 새 본관 어떻게 꾸며졌나/중앙홀 좌우에 문무조화 벽화로 장식/조선총독부 옛 건물은 52년만에 역사속에/대지 조성때 「천하복지」 암각 나온 명당 국정수행의 최고기관인 「청와대」가 신축되었다.대통령이 집무하는 청와대 본관건물이 정통한옥양식으로 새롭게 준공된 것이다.이에따라 일제 조선총독의 사택으로 출발했던 기존 청와대본관은 이제 역사의 장으로 묻혀지게 되었다. ○본채·별채 ㄷ자 배치 ○…4일 준공된 청와대 신본관은 북악산 산자락에 정남향으로 위치해 서울시가지를 한눈에 굽어볼수 있으며 서울시내 중심가 어디에서도 잘 보인다.구본관이 눈에 잘 띄지않는 후미진 곳에 있던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구본관에서 서북쪽으로 약1백50m쯤 떨어져 높은곳에 신축된 청와대본관은 경복궁 근정전지붕과 중앙박물관이 모두 발아래 높이에서 조망된다. 연건평 2천5백64평인 신본관은 중앙에 2층의 한식본채를 두고 그 좌우에 단층한식의 별채를 거느려 ㄷ자모양의 열린 쪽이 남쪽을 바라보는 형상이다.외형적으로는 본채와 별채로 나뉘어진 것같으나 내부는 모두 같은 평면으로 연결되어 있다. 본채와 별채의 지붕높이는 각각 28m와 18m로 팔작지붕 형태이며 섭씨1천1백도에서 구운 15만장의 청기와로 덮여져있다. 용마루 양끝에 세워진 취두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있는 모습인데 이는 나라의 무궁한 발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건물외벽에 쓴 석재는 경기도 포천에서 나온 화강암으로 거친 정다듬으로 해서 순박한 우리맛을 느끼게 한다.외벽의 창문은 솟을빗꽃살문양의 덧문을 대 고궁의 모양을 본떴다. 대통령이 국빈을 맞을 때 직접 영접하는 본채 현관천장은 푸른색을 주조로 한 단청이 칠해져있어 한국고유미를 느끼게 한다. 본채 정면 아래쪽엔 국빈영접때 의전행사를 할수 있는 장방형의 잔디광장(1천4백80평)이 마련돼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의전행사를 제대로 할수 없었던 옹졸함을 씻게 되었다. ○집현전 학사 그림도 ○…지난 89년7월22일 착공,약 2년여에 걸친 공사끝에 이날 준공을 본 청와대 신본관은 근정전(3백평)크기의 약4∼5배가량으로 총공사비는 1백63억원. 1층(1천2백2평)에는 중앙홀·대회의실·대식당·중식당·영부인접견실등이 있고 2층(4백58평)엔 집무실·접견실·회의실·소식당등이 있다. 이밖에 창고 음향실이 있는 중층(76평)중3층(3백32평·창고)그리고 기관실·전기실및 공조실이 있는 지하층(4백96평)등이다. 1층 현관을 들어서면 대청마루의 시원한 느낌을 주는 중앙홀이 나온다.왼쪽 벽면엔 문을 상징하는 높이 3.19m 길이 21m의 행차도 벽화가 걸려있다.오른쪽에는 무를 상징하는 고구려 수렵도가 맞은 편의 행차도와 대칭되게 걸려있다. 중앙홀에서 왼쪽 별채의 대회의실(세종실)로 이어지는 회랑식 복도벽면에는 세종대왕업적에 관한 동판부조와 집현전 학사도가 걸려있어 전체적으로 「문」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역시 중앙홀에서 오른쪽 별채의 대식당(충무실)으로 이어지는 복도벽면에는 이순신장군의 승전등에 관한 부조와 씨름도가 장식돼 「좌문우무」의 조화를 이룬다. 청와대 국무회의등이 열리게 되는 대회의실에는 군학도·흉배·일월도 그리고 훈민정음을 월인천강지곡체로 그래픽한 작품등으로 장식해 전체적으로 통치권자,국정최고 책임자가 주재하는 「어전회의장」분위기를 느끼게 하고있다. 대통령이 집무하는 2층에 오르는 계단전면에 고지도기법으로 대한민국전도를 벽화로 장식했고 천장에는 천문도를 실크프린트하여 은은하게 보이도록 함으로써 대통령이 늘 금수강산 우리 국토와 하늘을 생각하면서 개단을 오르내릴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2층 집무실벽면엔 황금색 대통령의 봉황문장이 벽에 새겨져있고 접견실은 순한식 가구와 장식으로 되어있다. ○고려땐 개경의 이궁 ○…청와대 자리는 지금부터 8백87년전인 고려 숙종9년(1104년)부터 당시 수도이던 개경의 이궁터로 쓰이다가 조선조에 들어와 태조4년(1395년)경복궁이 창건되면서 궁궐의 후원이 되었던 곳이다. 이곳은 일제가 1910년부터 조선총독부 청사부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공원화했다가 연건평 5백86평의 건물을 짓고 1939년부터 남차낭 등 3대에 걸친 총독관저로 사용했다.해방후에는 미군정이 실시된 약2년3개월동안 하지중장의 관사로 이용됐으며 48년 정부수립이후엔 이승만대통령이 경무대라 이름짓고 관저및 집무실로 사용했다.이후 윤보선대통령은 취임후 경무대라는 이름이 국민들에게 주는 인상이 좋지않다는 이유로 청와대로 개칭했으며 박정희·최규하·전두환대통령에 이어 노태우대통령도 이곳을 계속 사용해왔다. 청와대측은 노대통령의 결심을 얻어 「청와대신축 마스터플랜」을 수립,89년 5월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에 이어 7월엔 본관,8월에는 관저의 신축에 들어가 춘추관은 지난해 9월29일,관저는 지난해 10월25일에 준공됐고 집무실인 본관은 이날 완공된 것이다. 신축공사를 위해 대지를 조성하던중 관저뒤 암벽에 3백년전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천하제일복지」라는 암각이 발견(본보 90년 2월23일자 보도」되기도해 신축지가 예로부터 풍수지리상 길지임을 입증했다. 청와대신축계획과 공사를 총지휘한 임재길 청와대총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독립한지 45년이 지나도록 국가원수가 일제총독관저로 쓰였던 건물에서 집무를 한다는 것은 국민정서에도 안맞을 뿐아니라 민주자존에도 문제가 아니될 수없었다』며 신축배경을 설명했다. 임수석은 『우리 고유의 건축미에다 화려하지 않은 소박미를 최대로 살리면서도 대통령집무실답게 품위있게 건축하는데 역점을 두었다』면서 『청와대가 서울중심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위치한 것 부터가 바로 보통사람시대」에 걸맞는 민주대통령의 집무실임을 뜻한다』고 부연했다.
  • 자민·사회당,후계구도에 고심

    ◎표류하는 일 정계 “선장이 없다”/「가이후 이후」놓고 대정·소화세대 암투/자민/당수 출마 2명,「도이왕국」 재건 기대난/사회 일본의 정치가 표류하고 있다.오는 10월 총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집권 자민당의 내부분열은 말할 것도 없고,이미 사임을 표명한 도이 다카로위원장의 후임을 뽑는 제1야당 사회당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다.「인형정권」「다케시타파의 꼭두각시 내각」 또는 「자민당의 긴급피난의 산물」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가이후(해부)내각은 오는 10월 퇴진하는 것으로 구도가 잡혀져 있다.지난 2년간 다케시타파에 의해 유지되어 온 가이후정권은 권력의 2중구조적 약점을 남김없이 노출했다.가이후 총리는 결코 실권을 잡지 못했다.그가 이끄는 정권은 정책노선을 중층적·논리적으로 생각해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결정적으로 빠뜨리고 있었다.걸프전쟁때 관방장관을 지낸 고토다 마사하루(후등전정청)의원은 이렇게까지 평했었다.『이처럼 중대한 시기에 총리관저의 존재마저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이것은 정부의 중대한 책임이며,이런 상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구나 주목할만 한 것은 미국을 방문한 가이후총리가 12일 부시대통령과 미일정상회담을 갖기는 했지만 미일관계는 걸프전이전보다 냉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15일부터 개최되는 런던 선진7개국 정상회담에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을 참석시킬 것인가의 여부에 대해 일본은 거의 사전 상담을 받지 못했다. 중대 정보가 일본외무성에도,총리공관에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런던 서미트에서의 일본의 존재가치가 엷어졌음을 뜻하는 것이며,부시정권으로부터도 경원시되고 있는 증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그 책임을 가이후정권이 져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이에 따라 각 성청에서 파견된 총리 비서관들도 시종일관 자신이 속한 본가쪽에만 얼굴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그럼에도 가이후정권은 여론조사에서는 계속 인기가 높다.지난달 실시된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내각지지율 50%,자민당지지율 64%라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 사상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했다.이것은 가이후총리 자신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열심히 일하는 내각』으로서 국민들에게 어필하고 있으며,보수자민당정권의 치부를 대체로 감춰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오는 10월의 총재선거에서는 그 역할을 다했으므로 물러날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기정사실화 한다.문제는 파벌그룹회장인 미야자와 기이치(궁탁희일),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같은 다이쇼(대정)세대로 정권이 넘어가 『시계바늘을 다시 한번 되돌려 놓을 것인가』,아니면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낭)대장상같은 쇼와(소화)세대가 계속 담당할 것인가의 여부이다. 제1야당 사회당에도 문제는 많다.지난 6월24일 도이위원장의 사의표명에 따라 현재 2명의 위원장후보가 경선을 벌이고 있다.5년만에 투표로 결정되는 새로운 위원장은 당재건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오는 21일 선거를 앞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사람은 NHK기자출신인 우에다 데쓰(상전철·63)의원과 다나베 마코토(전변성·69)현부위원장이다.교토(경도)대학 법학부출신인 우에다의원은 젊은 시절 NHK정치부기자·노조위원장을 거쳐 68년 사회당 참의원 전국구의원으로정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당내에서는 적극적인 행동파의 한사람으로 지난 86년 도이위원장과 위원장자리를 놓고 겨뤘던 일도 있다.반면 다나베부위원장은 후쿠다(복전)나카소네(중증근)전총리와 오부치(소연)자민당간사장등 거물급 정치인을 많이 배출한 군마(군마)1구에서 10선의 경력을 자랑하는 거물급으로 당내에서는 우파의 위치를 견지한다.지난해 9월 가네마루신(김환신)전부총리를 단장으로하는 자민당대표단의 북한방문을 실현시켰던 것도 다나베부위원장의 사전조정에 의한 것이었다.그는 논쟁이나 이데올로기를 주장하기 보다는 사전조정을 더 중요시할만큼 현실감각이 뛰어나며 일본정계의 최고실력자 가네마루 전부총리와도 오랜 세월의 친교를 맺고 있다.이들 2명중 누가 위원장에 선출되더라도 현재의 사회당이 쉽사리 재건되리라고는 보기 어렵다.우선 인기와 지명도에서 도이위원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참의원선거에서 여야역전을 이루고 지난해 2월 중의원선거에서도 야당가운데 사회당만이 유일하게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도이열풍」의 덕이었다.이같은 개인적인 매력을 이들 2명의 후보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다.더구나 큰 문제는 사회당노선의 한계성에 있다.지금의 사회당정책은 안보·자위대문제등 각종 정책에서 비현실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예컨대 자위대문제에 있어서 『자위대가 존재한다는 현상은 위헌이지만,이를 3단계로 감축해 위헌상태를 해소해 가는 과정은 합헌으로써 용인할 수 있다』는등 납득하기 어려운 이론을 내세운다.미일안보조약에 대해서도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존중,외교교섭으로 해소할 것을 목표로 한다』고 주장한다.이같은 현상은 비단 일본사회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주의 노선이 갖고 있는 「정견의 한계」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이렇게 볼때 지금까지의 사회당의 인기는 순전히 도이위원장의 개인 인기에 의존해 왔었음을 알 수 있다.도이위원장은 사퇴표명후 곧바로 다나베부위원장을 불러 후임을 맡아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그러던 그가 의사를 번복해 다시 위원장에 출마했다.지난4월 통일지방선거에서의 참패에 책임을 지고 전집행부가 사퇴하는 마당에 책임있는 부위원장의 출마는 또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며,사회당의 앞날을 위해서도 부담이 되는 행위라고 많은 사람들은 지적하고 있다.
  • 오징어잡이 「중층어법」 개발/수산청,유자망 수면 2m아래 설치

    ◎6∼8월 북태평양서 어선 4척 시험조업/표층의 물개 등에 피해 안주면 전면 채택/미측 옵서버 동승시켜 국제적 공인 추진 북태평양에서 오징어를 잡는 새로운 유자망 어법이 시도된다. 8일 수산청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오징어가 다니는 물길에 약 40∼50㎞ 길이의 그물을 바다 표면으로부터 2m 정도의 깊이까지 수직으로 드리워놓고 그물코에 걸리는 오징어를 잡아왔으나 오는 6∼8월중 그물을 수심 2m 아래로 설치하는 새로운 어법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립수산진흥원 시험조사선과 한국어업기술훈련소 훈련선 및 한국원양어업협회와 한국원양오징어유자망어업협회가 파견하는 각각 1척씩의 어선이 북태평양에서 시험조업을 하게 된다. 바다 표면에 그물을 설치하는 표층 유자망으로는 오징어뿐 아니라 물개 돌고래 바닷새 등 해양 포유동물들이 같이 잡히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가 이들 포유동물의 보호를 위해 북태평양에서의 유자망 조업을 규제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우리 정부도 조업 수역과 시기를 현 수준으로 제한키로 동의했다.또 유엔도 오는 92년 6월 이후 공해상에서의 유자망 어업을 전면금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 종전과 같은 표층 유자망 어업은 국제적으로 더 이상 용인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원양업계는 이번 시험조업에 미국측 옵서버도 함께 태울 예정이다. 새로운 중층유자망 어업으로 포유동물의 포획이 뚜렷이 줄어들 경우 유자망 어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인 평가를 바꿔 북태평양에서의 오징어 어업을 전면 중층유자망 방식으로 바꿀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북태평양 공해에 총 1백40여 척의 어선을 출어시켜 연간 9만8천t의 빨강 오징어를 잡았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오징어 어획량의 43%에 달하는 양이다.
  • 아파트 조경면적 확대/신도시/대지면적의 30∼40% 확보 의무화

    ◎주차장 60% 이상 지하에 분당·평촌 등 신도시에는 아파트단지내 조경면적을 기존 아파트단지보다 대폭 늘리고 주차장도 60% 이상을 지하에 설치,쾌적한 주거환경이 조성된다. 또 25 이상의 초고층·고층·중층의 아파트를 적정하게 배치,도시 전체의 스카이라인이 조화를 이루고 토지의 이용도가 높여진다. 2일 건설부에 따르면 분당·평촌의 공동주택단지에 대한 설계를 이같이 확정,시행키로 했다. 이 설계는 지난 89년 11월 신도시 중 맨처음 분양된 분당 시범단지아파트 조성 때부터 같은 내용이 건설지침으로 적용돼 왔으나 국토개발연구원이 용역을 받아 정식으로 마련한 것을 관계법에 따라 공람절차를 마친 뒤 건설부가 이날 승인,확정된 것이다. 이 설계는 주차장의 경우 분당은 서울기준으로,평촌은 서울과 수도권의 중간수준으로 각각 설치하도록 하되 전체 주차장의 60% 이상을 지하에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의 가구당 전용면적이 25.7%평 수준일 경우 주차장이 분당은 0.85대,평촌은 0.77대가 주차할 수 있도록 설치된다. 수도권의 가구당 주차면적 기준은 0.74대 규모이다. 토지개발공사는 이 같은 주차장을 모두 지하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설계는 또 신도시 공원주변에는 25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를 배치,토지이용도를 높이는 한편 단지의 경계표시 기능도 하도록 했다. 아파트의 길이도 현재 규정성 1백20m까지 허용하고 있으나 아파트의 모습과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16층 이상은 40m 이하,15층 이하는 80m 이하로 제한했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아파트단지내 조경면적을 기존아파트가 대지면적의 15∼30% 수준인 데 비해 30∼40%로 늘려 확보하도록 했다. 아파트 1층에 대해서는 사생활을 보호해 주기 위해 발코니 앞에 70㎝ 이상 크기의 나무를 심고 이를 위해 용적률의 제한기준을 다소 완화해 주기로 했다. 쓰레기 수거는 이동식 컨테이너박스를 이용한 기계식 수거방식을 채택하고 아파트단지의 차량출입구는 교차로로부터 4차선 이하의 도로에서는 50m 이내,5차선 이상 도로에서는 75m 이내에는 설치하지 않도록 조용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키로했다.
  • 외언내언

    TV광고가 과소비를 부추기는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조사가 눈길을 끈다. 한국방송광고공사 부설 광고문화연구소의 소비자반응 조사결과 TV광고로 인해 고가품을 구입했거나 유명상표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59.8%와 79.6%로 나타났다. 또 과소비의 주된 원인으로는 「사회적 분위기」가 52.2%,「수입자유화」가 41.7%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TV가 과소비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통계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된다. 지금까지 TV가 과소비의 주범이라는 막연한 논의가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TV광고가 구매충동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매개체이지만 충동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원인이 더욱 흥미롭다. ◆소비자들은 과소비의 원인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지적했다. 최근 고소득층의 과소비풍조가 중산층으로 파급되어 있고 일부 저소득층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과소비는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낭비와 사치적 속성 이외에 상대적 빈곤감을 초래하게 되어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고소득층의 과소비가 저소득층에게 상대적 빈곤감을 높여주는데 있다. 빈곤감이 중층화되면 사회적 갈등과 마찰을 초래하고 심한 경우에는 가진자와 못가진자로 양분되는 이중구조를 조장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과 정신적 가치를 경시하고 물질주의나 배금주의를 확산시킨다. ◆이러한 누적적 폐해를 매일 매일 안방에서 보고 있는 TV광고가 전파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것이다. 광고는 상품의 선전을 위한 단순 작업이 아닌 국민생활의 선도적 기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광고를 하는 기업과 방영대행을 맡고 있는 방송광고공사,그리고 광고관계종사자들의 책임성이 더없이 강조되지 않을 수 없다.
  • 금융실명제 실시의 전제(사설)

    91년도 부터 실시될 금융실명제의 기본적인 윤곽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재무부는 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한 새해업무계획을 통해 금융실명제의 기본적인 틀을 제시하고 있다. 실명제의 기본골격은 실명화의 유예기간을 두고 고액금융소득자만 종합과세하고 주식양도차익도 증시상황을 보아가며 고액소득자부터 단계적으로 과세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총론적으로 금융실명제가 실시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각론적으로는 많은 이견과 논란이 예상된다. 주요 논란의 쟁점은 우선 실명제의 실시대상을 비롯하여 실명으로 바뀐 금융자산에 대한 세무조사 여부와 종합과세하는 금융자산의 기준,그리고 주식 양도차액의 과세범위 등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러한 쟁점들은 혁명적 발상에 기본을 두느냐 또는 개혁적 사고에 바탕을 두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만약에 혁명적 발상에 의존하게 될 경우는 재무부가 발표한 기본구도까지 변혁시킬 수도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먼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본래 혁명적 발상을 거부하는 속성이 있고 특히 금융시장은 외부의 충격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번 제도개편은 개혁적 발상과 사고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금융실명제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기 앞서 이 제도가 지하에 흐르고 있는 금융자산을 모두 지상으로 떠오르게 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금융자산의 종합과세를 위해 단계적 접근을 위한 세제개혁의 성격을 띠느냐에 대한 국민의 합의점을 도출해내야 한다. 특히 이 문제의 결정에 있어서는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는 세계 어느 나라도 그 제도를 통하여 지하경제를 근절시킨 사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더구나 이상론에 치우쳐 처음부터 실명제의 강도를 지나치게 높여서는 안된다는 게 우리의 소견이다. 금융실명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형평과 응능의 원칙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는 데 두어야 한다. 기본전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성립되고 나면 구체적인 실시방안의 도출은 어렵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몇가지 쟁점을 검토해 보면 실명으로 바뀐 금융자산에 대한 세무조사 여부는 일정금액 이상으로 좁혀지게 된다. 세무조사의 전면배제는 상속과 증여세의 포탈을 조장할 뿐 아니라 법의 특혜적용에 따른 논란의 소지가 많다. 반면에 전면세무조사는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여 자금의 해외유출등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이 많아 질 우려가 있다. 종합과세의 경우는 소액금융소득자에 대해서는 분리과세를 원칙으로 하되 중산층의 중층화를 위하여 상당기간 동안은 소액금융소득의 범위를 상당수준까지 높이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거액의 불로소득을 얻고 있으면서 응분의 세금을 내고 있는 않는 데 있는 것이지 근로소득자나 저소득층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식의 양도차익 과세문제 역시 재테크라는 감정적 사고보다는 증시가 국민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과 자본자유화에 대비하여 증시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거시적 차원에서 과세범위가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거듭 지적하지만 실명제의 기본구도는 뜨거운 감정보다는 냉엄한 이성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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