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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조직 개편을 말한다] (끝) 전문가 100인 설문조사

    [정부조직 개편을 말한다] (끝) 전문가 100인 설문조사

    이명박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큰 틀에서는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혔다. 하지만, 국가 전략기획 기능을 담당할 조직의 형태 등 세부 부문에서는 몇가지 쟁점이 남아 있다. 정부조직이 잘못 짜여지면 효과적으로 역할을 하기 어렵다. 그 후유증이나 부작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정부조직 개편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서울신문은 한국조직학회와 공동으로 조직학 분야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한국행정DB센터에 의뢰,5∼8일 나흘 동안 전임 이상 교수, 상임 연구원급 이상 전문가로 한정해 이뤄졌다. 한국조직학회의 자문을 받아 부문별 쟁점에 대한 해법과 의미를 짚어 봤다. 1.경제부처 어떻게 현재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 관련 주요 4개 부처는 2∼3개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복수의 안이 경합을 벌이면서, 관련부처들은 ‘동상이몽(同床異夢)’식 희망을 품고 있다. 각각 자신의 부처를 중심으로 기능을 확대 개편하는 것이 경제원리에 맞다는 주장이다. 우선 재경부는 기존 재정·세제 등의 업무에 예산·기획·조정 기능을 덧붙여 옛 재정경제원(1994∼1998년)의 부활을 고대한다. 이는 외형상으로 기획예산처를 흡수하는 형태가 된다. 반면 기획처는 재경부의 경제정책 기능을 떼어와 옛 경제기획원과 같은 부처로 재편되기를 원한다. 또 금감위는 재경부의 금융정책 기능을 흡수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으며, 공정위는 최소한 현 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이에 대해 조직 분야 전문가 100인 가운데 57명은 재경부 금융정책국과 금감위·금감원 등 금융 관련 조직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경부의 경제정책 기능은 기획예산처에 넘겨 정책 수립과 예산 편성 등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 이 경우 1부·1처·2위원회는 1부·1위원회 정도로 슬림화할 수 있다. 또 기획처는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재경부의 경제정책 기능과 산자부의 산업지원 기능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34명으로 적지 않았다. 이는 경제부처들을 재정(예산), 정책(세제), 금융 등 3단 정책기능을 중심으로 전문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밖에 현 조직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6명에 그쳤다. 2.시기와 청와대·총리실 역할 조직 분야 전문가들은 이명박정부가 추구할 핵심가치로 경제문제(49명)를 꼽았다.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등에 압도적인 비중이 놓여 있다. 다만 규제완화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단들이 양극화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에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조직 개편작업은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완료돼야 한다는 응답이 67명에 이를 만큼 압도적이다. 이는 4월 총선 이후 등으로 개편작업이 늦춰질 경우 새 정부 초기의 정책들이 표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섞여 있다. 또 정부조직 개편이 일괄적으로 이뤄져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 등도 고려됐다. 아울러 개편작업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각 부처들의 자구논리와 뒤엉키면서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개편작업을 총선 이후 본격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5명에 그쳤다. 한편, 청와대와 총리실의 역할과 관련, 전문가 51명이 대통령비서실은 주요 어젠다 위주로, 총리실은 일반 국정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명박 당선인의 행보와 인수위원회의 움직임을 살펴 보면, 대통령비서실에 권한과 기능이 지나치게 집중돼 사실상 총리실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총리실의 주요 정책조정 기능을 청와대로 옮기고,3개 ‘실’ 가운데 정책실·안보실을 폐지한 뒤 비서실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34명이나 됐다. 또 대통령 비서실과 각종 자문위원회는 물론, 국무조정실까지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13명)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두 의견은 비서실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핵심부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최근 인수위가 검토에 착수한 청와대 조직개편의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경우 국무조정실은 다른 부처로부터 기능을 넘겨 받지 않는 이상, 적어도 장관급 직위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인수위는 또 경제정책 등에 대한 조정·기획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미국의 국가경제회의(NEC)와 유사한 기구를 설치하거나, 현행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가 전략기획 기능을 수행할 바람직한 조직 형태로 52명이 ‘반민·반관’을 꼽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NEC나 국민경제자문회의와 유사 형태의 기구가 전략기획 기능을 수행하면, 민간 전문가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 3.산업 부문 조직 개편 산업 관련 기능은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통·폐합해야 한다는 게 중론(88명)이다. 이 경우 정보통신부의 정보기술(IT)산업 관련 기능을 넘겨 받는 게 필수적이다. 이 기능은 두 기관간 업무 중복이라는 안팎의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정통부는 정보통신 관련 규제 기능은 방송위원회에 넘기고, 우정사업 부문을 민영화하면 더이상 독립 부처로서 존재 가치가 없어 자연스럽게 해체 수순을 밟아 나갈 수 있다. 또 효율적인 중소기업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산자부와 중소기업청, 중소기업특별위원회 등으로 분산된 기능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평가다. 이 때 새 정부가 ‘대기업은 자율, 중소기업은 지원 강화’라는 원칙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청이 독립 부로 확대 개편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산업정책 기구가 중복된다는 점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 때문에 산자부 내 독립 부서로 두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 다만 산자부가 정통부와 중기청 등의 기능을 흡수할 경우 비대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산업화시대에 걸맞은 기존 조직의 구조조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차산업 부문과 관련해서는 농림부·해양부·복지부 등의 식품 관련 기능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48명으로, 가장 많았다. 참여정부에서는 ‘식품안전처’ 신설로 가닥을 잡았었지만, 새 정부에서는 식품의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관리하기 위해서는 농림부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경우 기능의 절반 가량을 떼어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복지부로 흡수되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4.외교·총괄조정 부문 개편 외교통상부와 통일부 등 외교·안보 부문에서는 현 체제를 소폭 수정하는 선에서 재편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45명)이 가장 많았다. 즉 정책 총괄은 국가안전보장자문회의(NSC)에서, 남북 문제는 통일부에서, 외교·통상 기능은 외교부에서 각각 주도해야 한다는 것. 이는 인수위원회가 최근 통일부에 대한 폐지에서 존치 쪽으로 방향 선회가 감지되는 만큼, 외교부가 통일부 기능 흡수보다는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확산에 따른 통상업무 강화가 더욱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가경쟁력 강화 및 일자리 창출 부문과 관련해서는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의 연구개발 지원기능을 통합하고, 교육부의 평생학습·직업교육 기능과 노동부의 직업훈련·고용 기능을 합치는 방안이 대안(61명)으로 꼽혔다. 현재 교육부와 과기부의 연구개발 지원기능은 중첩돼 있어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 교육부의 평생학습 기능 역시 노동부와 겹치는 영역이 상당수다. 때문에 연구개발은 과기부로, 평생학습은 노동부로 일원화해야 누수 요인을 없애고 역할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입 단계적 자율화 방침 등으로 권한이 대폭 위축될 가능성이 큰 교육부가 독립 부처로 존속하게 되면 연구개발·평생학습 기능 확장을 통해 관련부처간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차단할 필요가 있다. 총괄조정 부문의 핵심부처인 행정자치부에 대해서는 축소가 대세(54명)로 나타났다. 지방분권이 강화되면서 행자부의 기존 역할과 기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행자부의 공백은 일반행정 기능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재난·안전관리는 안전관리 주무부처 신설을 통해, 인사행정 기능은 중앙인사위원회와의 통합 등 기능별 ‘헤쳐모여’가 바람직하다는 것. 이밖에 건설교통부와 환경부의 역할 재정립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 조직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8명에 불과했다. 환경부의 경우 에너지 분야에서 산업자원부·과학기술부 등 관련부처와 업무 연계성을 강화해야 하고, 해양부의 물류 기능 역시 건교부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설문조사 참여 100인 명단 유종해(연세대, 전 행정학회장) 문명재·이양수·한상일(연세대) 김호섭(아주대, 전 조직학회장) 유홍림(단국대, 전 조직학회장) 강창현·오열근(단국대) 민진(국방대, 전 조직학연구회장) 이창원(한성대, 조직학회장) 김인철·장지호(한국외대) 김관보·박광국·박석희(가톨릭대) 박상인(서울대) 최창수(고려대) 박통희(이화여대) 이석환·조경호(국민대) 하미승·강황선(건국대) 강제상(경희대) 심익섭(동국대) 오성호·이명재(상명대) 김상묵(서울산업대) 황기연(홍익대) 김주찬(광운대) 이창길·이덕로(세종대) 주재현(명지대) 김완식·배귀희(숭실대) 최창현(관동대) 권기창(한양사이버대) 문병기(한국방송대) 고숙희(세명대) 박종득·전주상(배재대) 박상규(나사렛대) 남상화(호서대) 박기관(상지대) 김광주(경일대) 윤기찬·정병걸(동양대) 옥동석·김동원·진종순(인천대) 김천권(인하대) 오영균(수원대) 홍성만(안양대) 장인봉(신흥대) 박영기(한남대) 김대건·정정화·홍형득(강원대) 조주복·신승춘(강릉대) 최영출·이재은(충북대) 진재구·하민철(청주대) 윤경준(충주대) 곽현근(대전대) 권선필·신열(목원대) 김왕식(공주대) 이하형(대덕대) 배점모(호원대) 정재화(대진대) 이상엽(한서대) 우영제(혜천대) 이석호(신성대) 임재강·정우열(경운대) 정진우(인제대) 주효진(꽃동네대) 안국찬(전북대) 오재록(전주대) 박종주(원광대) 황영호(군산대) 오필환(백석대) 김성기·김호균·최성욱(전남대) 이계만(조선대) 손귀원(목포대) 박영미(초당대) 조선일(순천대) 박성원(서남대) 이시철(경북대) 김용태(대구과학대) 김정기(국제대) 이상철(부산대) 한세억(동아대) 이상진(경상대) 이원일(영산대) 정재욱(창원대) 오승은(제주대)
  • [수도권 규제 이대로 좋은가] (중) 상수원 보호 멍에

    [수도권 규제 이대로 좋은가] (중) 상수원 보호 멍에

    최근 경기도의원이 ‘탈 수도권’을 선언해 큰 파장이 일었다. 여주 출신 김기수 도의원은 도의회 임시회에서 “각종 규제로 지역경제는 희망이 없다. 규제가 덜한 강원도로 편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중복되는 각종 규제를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남한강을 끼고 있는 여주군은 전지역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돼 있고 이 가운데 41%인 249㎞는 팔당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으로 묶여 있다. 또 10개 읍·면 가운데 9개 읍·면이 한강수변·상수원보호·군사시설보호 구역 등으로 토지이용에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여주군과 이웃한 강원도 원주시는 같은 수계지만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1485만㎡ 규모의 한솔오크밸리 관광단지가 조성됐고,347만㎡의 혁신도시와 330만㎡의 기업도시가 각각 건설되고 있다. 강원도 편입을 요구하는 여주 주민들의 심정이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여주뿐 아니라 북한강 수계인 가평·양평·남양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수원보호와 관련한 규제 외에도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규제를 받지만 같은 수계인 강원도 춘천, 화천 등은 규제가 없다. 남한강 수계인 광주·양평·이천 등도 엮시 중복 규제를 받지만 충북 음성·충주·제천·단양, 강원도 원주 등에는 이런 규제가 없다. 행정구역에 의한 획일적 규제가 빚어낸 모순이다. 특히 자연보전권역에 속한 지역의 재정자립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인구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자연보전권역 1㎢당 인구밀도는 가평 66명, 양평 97명, 여주 173명 등으로 전국 평균(491명)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재정자립도 역시 양평 17.4%, 가평 21.9%, 여주 38.1% 등 전국 평균(56.2%)에도 못미친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지역경제 회생과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의 폐지나 합리적 개정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최근에는 수정법 적용 대상지역 중 일부를 ‘정비발전지구’로 지정,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수정법 개정안이 수도권 의원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지구 지정 범위를 둘러싼 지자체간 이견과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로 개정안은 처리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경기 동북부 자연보전권역은 수정법에서 제외시켜 중첩규제를 풀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정비발전지구에 접경지역과 자연보전권역의 낙후지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개발연구원 황금회 박사는 “수정법의 가장 큰 문제는 권역 지정 자체가 너무 획일적으로 짜여 있다는 것”이라며 “과밀억제권역이라도 자연을 보전해야 할 지역이 있고 자연보전권역도 개발이 가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건없는 규제 대신 합리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정비발전지구 정비발전지구는 수도권 관련 규제를 예외적으로 완화해주는 지역으로, 광역단체장이 대상지역을 신청하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위치·규모·지정기간·규제 특례의 허용범위를 정해 건교부장관이 지정하게 된다. 현재 수정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 [시론] 실사구시의 인수위가 되어야 한다/이종원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실사구시의 인수위가 되어야 한다/이종원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이명박 차기 정부 인수위원회의 가닥이 잡혔다. 대학 총장 출신의 최초 여성 위원장에 정치인 출신의 부위원장, 그리고 40대 핵심 측근들을 대거 중요 포스트에 임명했다. 당·정·청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정계·학계·관계의 전문성을 국정에 반영하기 위한 실무형 위원회라는 평가다. 이는 김대중 정부의 정치인 중심도 아니고, 노무현 정부의 학자 출신 중심의 구성도 아니다.‘말’보다 ‘실천’을 중시하는 이 당선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수위원회는 크게 보면 좌우파간 집권세력의 교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과거와 달리 대통령이 지명하는 장관들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국무위원 후보들을 선정하고 검증하는 역할까지 맡을 가능성이 있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인수위원회가 이처럼 주목을 받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의 방향과 기본틀을 짜기 때문이다. 인수위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중요한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조직 분과간 협의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 구조와 기능이 따로 놀 수 없듯이 인수위도 오케스트라처럼 운영되어야 한다. 일부 구성원들의 과욕과 충돌을 적절히 통제해내면서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정책 기조 수립에 있어서 ‘정권과 정책의 시간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먼저 공약 사항을 검토하면서 새 정부의 정책목표를 재점검해주기 바란다. 정책이 공약에 너무 함몰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정책 목표와 수단, 그 연계 관계와 목표들간 우선 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장·단기 정책은 구분되어야 하고, 청와대의 국정과제 수는 가급적 축소해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호 충돌하거나 중첩적인 정책을 찾아내 조정하거나 폐기해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셋째, 이명박 당선자는 국민들의 경제살리기 열망에 의거하여 선택되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경제를 살려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정책적 밑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현 정권의 ‘균형 발전’ 정책에 의해 오히려 더 심화된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공공 부문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공약처럼 7% 성장은 아니더라도 만족할 만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경제 정책의 총괄적 그림을 치밀하게 설계해 내야 한다. 넷째, 이 당선자의 공약대로 ‘선진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국내외적으로 새 정부의 사명과 역할을 재검토하고, 실용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몇 가지 제언을 하자면, 정부 기구의 ‘기발한 작명’을 하는 것에 치중하지 말고 정책을 가장 잘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조직 설계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아울러 부분보다는 전체적 발전과 조정을 고려한 개편이어야 한다. 인수위원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제기되는 요구에 둔감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흔들려서도 안 된다. 또한 관료들의 직역 및 정책적인 이해가 걸려있는 조직개편에 너무 함몰되어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정부는 매번 새로 구성되지만, 국가는 영속적이기 때문에 국정의 흐름이 지나치게 단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과거 정부의 인수위원회의 운영 상황들을 잘 검토해서 전수받을 것은 받고 버릴 것은 버려 실사구시(實事求是)하는 ‘실용적’ 인수위원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종원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49)햇골산 마애불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49)햇골산 마애불

    중원문화권은 충주를 중심으로 한 충청북도 일대를 가리키지요. 한반도 중심부의 내륙인 이 지역은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고구려·신라·백제가 각축을 벌인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중원문화권에는 당연히 삼국의 문화유산과 통일신라 이후의 문화유산이 두루 남아있는데, 그 ‘출신 국가’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충주시 가금면 봉황리에 있는 햇골산 마애불상군(群)이 대표적입니다. 햇골산이라는 이름은 동쪽에서 해가 환하게 비춘다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하지요. 햇골산은 해발 80m의 야트막한 동산이지만 마애불은 가파른 절벽에 새겨져 있어 답사객을 위해 설치해놓은 철제사다리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오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마애불은 산 중턱의 동남향 바위에 새겨져 있지요. 불상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있는데, 오른쪽 사유상은 좌우에 협시보살을 두어 삼존상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왼쪽에는 세 보살이 나란히 서 있는데, 삼존불과 중첩되도록 새겨놓아 제법 원근감까지 살아나고 있지요. 이 불상군의 왼쪽에는 다시 큼직한 여래좌상과 이 여래에게 고개숙인 공양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술사학자들은 이 마애불이 고구려 양식으로 600년을 전후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면 크게 무리는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몇몇 학자들은 6세기 중엽 고구려 제작설에서 7세기 중엽 신라제작설까지 다양한 학설을 제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6세기 중반설을 내놓은 쪽에서는 이 마애불이 북위(386∼534)의 전통을 이어받은 고구려 초기양식을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사유상을 보면, 백제의 서산 마애삼존불이나 신라의 경주 단석산 마애불군의 사유상에서 느껴지는 아이 같은 모습이나 둥근맛이 없는 만큼 마애사유상으로는 삼국을 통틀어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졌다는 것이지요. 반면 7세기 중엽설을 주장하는 쪽은 백제에는 태안과 서산에 마애삼존불이 있으나 고구려 것으로 확정된 마애불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고구려에는 마애불 전통이 없었다는 논리를 폅니다. 따라서 햇골산 마애불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앞두고 중원지역을 포섭하는 차원에서 조성했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600년 안팎을 주장하는 쪽입니다. 고구려는 장수왕(재위 413∼491) 시절 이 지역을 세력권에 두었습니다. 햇골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중원고구려비의 존재도 이런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지요. 광개토대왕비와 닮은 중원비에는 고구려왕이 남하하여 신라왕과 그 신하들에게 의복을 하사했다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절치부심하던 신라는 거칠부가 551년 이 지역을 다시 빼앗으면서 556년에는 국원소경(國原小京)을 설치했습니다. 햇골산 마애불을 6세기 후반 이후 것으로 본다면 조성 주체가 고구려라고 주장하기는 어려운 일이지요. ‘고구려 사람이 신라 땅에 와서 조각한 것’이라는 연구가 나온 것은 이런 고심의 결과였을 것입니다. 이 연구는 고구려의 혜량법사가 551년 신라에 망명할 때 따랐던 무리의 누군가가 마애불을 새겼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추정까지 이어졌지요. 혜량법사는 신라의 국통(國統)이 되어 황룡사 주지에 오른 인물입니다. 보물 제1401호로 지정된 햇골산 마애불은 우리 고대사에 있어 미술뿐만 아니라 사상·문화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햇골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삼국의 각축이 치열했던 중원지역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훌륭한 역사 선생님의 구실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빠알간 해야, 온갖시름 안고가거라

    빠알간 해야, 온갖시름 안고가거라

    어느덧 2007년의 끝자락. 각 종 일정들로 빼곡했던 달력도 이제 한 장 남았다. 지난 시간을 반추하며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야 할 때다. 올 1월 1일 오전 7시 26분 경상북도 독도에서 떠오른 2007년의 해는 31일 오후 5시37분 전라남도 흑산도의 바다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1년동안 동고동락했던 정해년의 붉은 해가 펼치는 마지막 빛의 축제에 아쉬움만 있는 것은 아닐 게다. 빈 자리에 새로운 것을 채우는 가슴 벅찬 환희와 감동도 함께 한다. 송구영신의 의식을 치르기 적합한 장소들을 모았다. ●수도권 해넘이 명소 ▲유명산 설매재휴양림 해넘이의 붉은 기운이 스며든 억새꽃 너머로 유장하게 흘러가는 남한강의 자태가 퍽 인상적인 곳이다. 영화 ‘왕의 남자´를 본 사람이라면 중첩된 산봉우리들을 배경 삼아 너른 억새밭에 고고하게 서 있던 소나무를 기억할 듯. 산자락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 위로 지는 해가 일품이다. 영화에서야 멀리 도시 풍경까지 담을 수 없었겠지만, 실제로 보면 양평 등 도시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흘러가는 남한강 물줄기와 주변 산자락들이 감동적이라 할 만큼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트레킹삼아 천천히 걸어가면 입구부터 정상까지 1시간 남짓 걸린다. 사유지여서 출입에 제한이 따른다는 것이 흠. 설매재자연휴양림(031-774-6959)에 사전양해를 얻어 오를 수 있다. ▲수종사 경기 남양주시 운길산 수종사는 서울 근교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절집으로 꼽힌다. 뜰 아래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 풍광이 빼어나 조선의 문장가 서거정이 ‘해동 제일의 전망´이라고 상찬하기도 했다. 예로부터 약수가 맛있기로도 소문난 곳. 초의선사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도 자주 찾아 차를 마셨다고 전해진다. 무료 다실인 삼정헌(三鼎軒)에서 향긋한 차를 즐기며 두물머리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운길산 아래서 수종사 주차장까지는 2㎞ 거리. 길이 좁고 가팔라 차를 두고 걸어 올라가는 사람도 많다.(031)576-8411. ▲강화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여름철과 달리 한적하고 조용한 해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서해안 3대 낙조로 꼽히는 ‘장화리 낙조´가 유명하다. 동막리에서 장화리로 이어지는 강화도 남단의 해안도로는 드라이브를 즐기며 낙조를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화도면 적석사는 개펄위로 떨어지는 붉은 노을이 인상적이다. 마니산 남쪽의 동막해변, 석모도의 보문사, 민머루 해수욕장 해넘이도 놓치기 아깝다. 강화군청 (032)932-5464. ▲기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인천시 용유도 을왕리해수욕장도 유명 낙조 포인트. 연말연시 일출, 일몰여행을 떠났다가 자칫 길거리에서 보낼 낭패를 당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경기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해안은 해질녘 항구로 들어오는 고깃배사이로 떨어지는 해넘이가 장관을 이룬다. 충북 충주시 동쪽 계명산 자락은 충주호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충주호를 끼고 달리는 도로변이나 고갯마루 등에서도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tour.cj100.net, (043)850-5344. ●낙조감상 1번지 서해안 일몰은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지만, 그럴싸한 배경과 어우러지며 운치있게 넘어가는 해넘이를 보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 서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인 데다 섬이 많아 일몰명소가 흔하다. 특히 천혜의 절경을 곳곳에 품고 있는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와 고창 등에는 낙조감상 포인트가 산재해 있다. ▲부안 변산반도의 절경은 30번 국도변에 모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100㎞에 달하는 해안도로는 동해안 7번 국도에 뒤지지 않는 드라이브 코스.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가다 차를 세우면 그곳이 일몰명소다. 서해 3대 낙조명소 중 하나인 채석강은 그중 첫손꼽히는 곳. 수만 권의 고서적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한 절벽 너머로 지는 해가 일품이다. 변산반도와 서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낙조대 일몰도 빼놓을 수 없는 장관. 붉은 기운이 추운 겨울 바다를 녹여버릴 듯하다. 내변산 자락의 월명암 뒤편으로 오른다. 상록해수욕장 앞 솔섬도 여행자의 눈길을 붙잡는 곳이다. 몸을 외로 꼰 솔섬의 소나무들과 먼바다로 가라앉는 해가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만든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208. ▲고창 호사가들은 전북의 명찰 선운사 낙조대의 일몰을 ‘장엄한 붉은 융단´이라 표현하곤 한다.‘선운사 골짜기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지만, 동백꽃보다 붉은 꽃이 바다속으로 떨어지는 장엄한 광경이 아쉬움을 녹이고도 남을 듯하다. 황금빛 햇살이 아쉬움으로 속살거리며 붉게 물드는 구시포해수욕장과 수백년된 노송과 어우러진 동호해수욕장의 일몰도 숨막히게 아름답다. ▲기타 전남 진도군 세방리는 ‘세방낙조´로 불리며 오래전부터 이름을 떨치던 곳. 다도해 섬들이 점점이 이어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넘이가 한 폭의 그림이다. 나리-전두-인지-세방리-운림산방-고군회동까지 이어지는 1시간30분짜리 드라이브코스 곳곳에서 낙조를 볼 수 있다. 해남군 땅끝마을, 순천만 등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 충남권에서는 서천군 서면 마량리와 서산시 부석면 간월암, 꽃지해수욕장 등을 품고 있는 안면도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해돋이와 해넘이 동시에 ▲왜목마을(충남 당진) 서해의 대표적 일출과 일몰 감상지다. 지형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과 일몰, 월출까지도 볼 수 있다. 석문산 정상에 오르면 장고항 용무치와 화성시 국화도 사이에서 아침해가 떠오른다. 묵은 해는 당진군 석문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로 사라진다. ▲마량포구(충남 서천) 천연기념물 마량동백나무숲이 유명한 곳. 낙화하는 동백꽃을 보듯, 수평선 아래로 떨어지는 붉은 해가 일품이다. ▲해제반도 도리포(전남 무안) 고려말 청자를 빚던 도공들의 혼과 더불어 은빛 숭어가 노니는 도리포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해넘이와 해돋이 장소. 동쪽에 넓은 함평만을 끼고 있어 해돋이와 해넘이를 함께 볼 수 있다. ▲금산 보리암(경남 남해) 활짝 갠 날씨보다는 연무와 구름이 살짝 드리워진 하늘에 황금빛 태양이 물드는 모습이 아름답다. 금산 정상 부근의 보리암에서 바라보는 일출광경은 해와 바다 그리고 기암괴석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kao.re.kr)에 가고자 하는 지역의 일출 일몰 시간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글 사진 양평·부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조경란 장편소설 ‘혀’

    바람이었다. 빽빽한, 틈 없는, 짙은 안개 같은, 인간 내면을 가만가만한 언어로 헤집어온 글에선 늘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 글이 지나가며 만들어낸 여백으로 바람은 불어들었고, 마음 흔들려 생긴 여백 안에 독자들은 ‘조·경·란’(38)이란 소설가를 새겨 기억했다. 다시 바람이다. 여자와 남자, 그리고 남자의 새 애인. 사랑과 미움, 그리고 복수. 진부한 구도다. 진부한 구도로 설계한 장편소설에서 또 바람이 끓는다. 제목이 ‘혀’(문학동네 펴냄)다.12일 책 출간기념 낭독회(서울 홍대입구 ‘이리카페’)에 모인 독자들 앞에서 조경란은 거듭 물었다.“‘혀’란 제목이 엽기적인가요?” 소설 ‘혀’가 엽기적이진 않다. 지나간 사랑으로 처절했던 이들에게, 소설은 애써 봉합한 생채기를 지독하게 후벼댈 뿐이다. 그 가만가만한 언어가 이번엔 무척 따갑다. 가슴 속 엉킨 실타래를 차분히 풀어내는 ‘조경란 표’ 글, 그 잠잠함을 기대한 독자들은 ‘혀’를 통해 ‘새로운 조경란’을 만나고, 충격 받고, 가슴 먹먹해하며,‘혀’ 이후의 ‘또 다른 조경란’을 기다리게 됐다.‘사랑 후’를 집요하게 포착한 ‘혀’에선 이전보다 더 메마른 바람이 분다. 사용한 도화지는 진부하지만, 조경란이 그려낸 풍경화는 생경하다.‘음식=식욕=성욕=사랑’이란 등식의 물감을 칠한 까닭이다. 먼저 음식. 소설 ‘혀’는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2001, 문학과지성사) 이후 6년 만의 장편이다. 단편집 ‘국자 이야기’(2004, 문학동네)가 나온 지도 3년이 지났다. 그는 “글이 써지지 않는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고 했다. 슬럼프를 극복하려 가장 쓰고 싶은 글감을 생각했고, 목구멍까지 차오른 아우성들을 누르고 음식 이야기가 솟아났다. 주인공은 요리사 지원이다. 지원의 입에서 언급되는 음식과 식재료는 웬만한 요리전문가 아니면 듣도 보도 못한 이름들이다. 티라미수, 래디시, 카망베르, 살라미, 카프레세, 락사, 타르트, 브레첼…. 지원은 감정도 음식으로 표현(“고독은 눈을 침침하게 하고 정신을 흐리는 바질” “슬픔은 먼 데까지 향이 퍼지는 까슬까슬한 오이”)한다. 어쩌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은 음식일 듯싶다. 다음 식욕과 성욕.“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지원이 자신을 떠나는 남자 석주에게 한 말이다. 지원에게 사랑은 따뜻한 음식 한 끼 해먹이는 것과 같다.“위로받고 치유받고 쾌락을 얻기 위한 행위란 점에서 음식을 먹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같다.”고 작가는 말한다. 음식을 감각하는 기관인 혀는 연인의 몸을 감각하는 성기다. 혀는 두 개의 욕망을 잇는 통로다.“내 혀의 돌기들”은 곧 “수천 개의 미각유두들”이다. 작가는 소설 내내 식욕과 성욕의 이미지를 중첩시킨다.“그의 잘 말린 자두처럼 쭈글쭈글한 음낭” “포도주에 절인 복숭아같이 둥글고 붉은 빛이 도는 그녀 엉덩이”…. 석주와 그의 새 애인 세연의 섹스 장면은 마치 질긴 고기를 잘근잘근 씹어 먹는 고단한 저녁식사 같다. 마지막으로 사랑.“한 사람은 변하고 한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면 그 사랑은 비참하고 항구적이며 잔인해진다.”고 조경란은 썼다. 석주에게 만들어주는 지원의 마지막 요리는 ‘송로버섯 곁들인 혀 요리’다. 지원은 요리재료 ‘싱싱한 암홍색 혀 150그램’을 세연의 입안에서 구했다. 오래 앓는 사랑은 독이다. 조경란이 요리한 ‘글의 성찬’에선 이빨을 쪼개는 굵은 모래 알갱이가 씹힌다. 사랑이 끝나고 또 바람이다. 몹시 분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이회창식 정치도박의 운명/동아대 교수·정치학

    [김형준 정치비평] 이회창식 정치도박의 운명/동아대 교수·정치학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정계은퇴 약속을 번복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신당과 민주당은 합당과 후보 단일화를 전격 합의했다. 그동안 침묵했던 박근혜 전 대표는 이회창 출마에 대해 “정도가 아니다.”면서 사실상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렇다면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정당정치를 훼손시키며 정권교체를 위해 분열해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면서 출마한 이회창 후보의 정치 도박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첫째, 단기간에 자력으로 외연 확대를 이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패배한 것은 중도를 포용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2002년 대선직후 실시한 한국선거학회 조사에 따르면, 노무현 후보는 중도층에서 54.3%의 지지를 받아 41.5%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이회창 후보를 압도함으로써 승리했다. 이번 대선 환경에서 주목할 만한 특성 중의 하나는 유권자 이념 지형의 변화이다. 진보(30%)와 보수(30%)보다는 중도(40%)가 강화되는 이른바 ‘이념적 중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중도를 포용하지 못하는 후보는 승리를 기대하기 더욱 어렵게 되었다. 문제는 이회창 후보의 이념적 성향이 지나치게 보수 편향적이라는 점이다. 코리아리서치 조사(11월3일)에 따르면, 이회창 후보가 ‘보수에 가깝다.’는 응답은 무려 57.6%인 반면,‘중도에 가깝다.’는 응답은 7.1%에 불과했다.‘좌파정권 종식’과 같은 색깔론적 이념 구호를 내세운 이회창후보가 어떻게 중도를 포용할 수 있을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둘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후보간의 협력체제 복원이 가져올 공세를 어떻게 대처하느냐도 관건이다. 박 전 대표와 이회창 후보는 서로 지지계층이 중첩되면서 한쪽이 지지를 얻으면 다른 쪽은 기반을 잃어버리는 ‘제로 섬’(zero-sum) 게임의 당사자들이다. 고연령층, 영남, 보수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회창 후보는 박 전 대표가 이명박후보 지지를 선언할 경우 지지율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회창 후보 지지자 중 박 전 대표의 선택에 따라 지지를 바꿀 수 있다는 사람이 3분의 1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TNS 코리아 조사)가 이를 입증해준다. 셋째, 무소속의 태생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난제이다. 한국 선거에서는 후보 등록이 가까워질수록 유권자의 ‘거대 정당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당연히 ‘제3후보 또는 무소속 후보 퇴조 현상’이 가시화된다.1997년 대선 당시 한국 갤럽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을 탈당한 직후 이인제 후보의 지지도는 25.3%로 김대중 후보(34.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후보 등록이 임박해서는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박찬종 후보가 선거가 임박하면서 지지도가 급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1단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고, 문국현 후보와 2단계 단일화가 성사되어 전통적인 친여 지지층이 결집되면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입지는 그만큼 축소될 개연성이 크다. 물론, 선거는 예상치 않은 돌발 변수에 의해 막판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BBK 핵심 인물인 김경준의 귀국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회창식 정치실험의 성공 여부를 떠나 이번 대선은 역사 발전은커녕 질적으로 퇴보한 최악의 선거로 평가 받을 만하다. 탈당과 이합집산이 난무하고, 지역주의와 색깔논쟁의 망령이 부활되고, 정책과 비전은 실종된 채 오직 네거티브와 한탕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유권자가 만만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유권자가 가야 할 길이 분명해졌다. 지금이라도 유권자의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주저없이 걸어가야 한다. 국민 무서운지를 제대로 보여줘야 할 때가 온 것이다.
  • 4륜 오토바이 ATV 인기

    4륜 오토바이 ATV 인기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4륜 오토바이 ATV(all-terrain vehicle) 마니아들에겐 천만의 말씀이다. 산과 강, 계곡 등 길이 아니어도 바퀴가 닿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거뜬히 헤쳐 나간다. 지프나 일반 산악오토바이가 가지 못하는 험한 곳도 거침없이 오르내린다. 오프로드(off-road)의 새로운 강자,ATV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이유다. 자연과 맞선다는 짜릿함에 점점 많은 마니아들이 빠져들고 있는 것. 경기도 양평의 ‘X-Life 유명산 ATV체험장’을 찾았다. 영화와 드라마, 뮤직 비디오 등의 단골 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최근 억새꽃이 만개하면서 여느 억새 명산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억새 무성한 길을 따라 원동기의 ‘마력(魔力)’에 푹 빠져 보자. ●오프로드의 새 강자 ‘어떤 곳이든 가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전지형(全地形)만능차’ ATV는 1975년 미국에서 농업용으로 개발됐다. 탱크의 조작방법과 비슷한 초창기 모델이 운전하기 어려워 외면받다가 일본의 한 오토바이 제조업체에서 현재와 같은 보급형 모델을 개발하면서 광범위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탈것’이라기보단 험로를 주파하기 위한 ‘장비’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원동기다. 오프로드를 헤치며 나가는 재미가 쏠쏠해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익스트림 레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속도가 느려 도로에서 탈 수는 없지만, 산길 등에서는 속도감과 엔진의 진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보기보다 운동량도 많다.20분만 타고 나면 등줄기에 땀이 맺힐 정도. 10여년 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후 3∼4년 전부터 동호인 숫자가 점차 늘고 있다. 주로 체험장에서 대여하는 ATV를 이용하지만 개인적으로 구입하는 동호인들도 많다. ●“전쟁에 나가는 것 같아요!” 유명산 설매재 정상에 있는 X-Life ATV 체험장에서 한 광고회사 동호회원 10여명과 함께 ATV 체험에 나섰다. 참가자들이 일제히 ATV의 시동을 걸자 우르릉∼하며 웅장한 기계음이 산자락을 타고 퍼져 나갔다. 장난감처럼 보였던 ATV에서 의외로 커다란 굉음이 터져 나오자 회원들 얼굴에 ‘오호, 제법인걸’하는 듯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것 같아요!” 장갑차 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는 두진욱(28)씨는 아주 ‘제대로’ 신났다. 연습삼아 체험장 앞 공터를 세 바퀴쯤 돈 회원들이 모래 먼지를 날리며 유명산을 향해 박차고 나갔다. 20분 남짓 구불구불한 나무터널이 이어졌다. 초보자 코스답게 그리 험하지는 않은 편. 간혹 돌무더기 등을 만나기도 했지만,ATV는 의외로 부드럽고 안정되게 헤쳐나갔다. 나무터널을 지나면 억새가 만발한 평원길.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억새 너머로 유장하게 흘러가는 북한강의 자태가 퍽 인상적이다. 한 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뒤로하고 ‘Z’자 모양으로 꺾인 급경사와 마주했다.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가속기 레버를 당기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ATV는 힘차게 언덕길을 솟구쳐 올랐다. 짜릿하고 통쾌하다. 이것이 원동기의 마력이 아닐지. 험한 급경사를 오르고 나면 영화 ‘왕의 남자’촬영지. 여기가 초보자 코스의 반환점이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중첩된 산봉우리들을 배경 삼아 너른 억새밭에 고고하게 서 있던 소나무를 기억할 게다. 영화 초반 두 주인공이 장님 흉내를 내며 얼싸안던 그 소나무다. 영화에서야 멀리 도시 풍경까지 담을 수 없었겠지만, 실제로 보면 양평 등 도시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흘러가는 남한강 물줄기와 주변 산자락들이 감동적이라 할 만큼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자, 이쯤에서 환호일발 장전! ●모험심만 있다면 OK ATV를 즐기는 데 별도의 자격증은 필요없다. 조작방법이 간단해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사람이라면 금방 익숙해진다. 뭔가 특별한 놀이를 즐기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충분하다. 단, 안전만은 예외. 가이드의 주의사항을 ‘금과옥조’처럼 받들고 따라야 한다. X-Life의 박성진 팀장(36)은 “10분 정도 주행하면 자신감이 생겨 뒷사람을 쳐다보거나, 여성 참가자가 탄 ATV를 추월하려 들고, 심지어 범퍼카처럼 들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험한 행동이죠. 돌부리 등을 만나 핸들이 꺾여도 항상 ‘一´자를 유지하고, 언덕길을 오를 때는 상체를 앞으로, 내려갈 때는 엉덩이를 뒤로 빼는 등 기본적인 자세를 잘 지켜야 안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주문했다. 글 사진 양평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양평 유명산 ATV 체험장 # 가는 길 팔당대교→양평방향→아세아 연합 신학 대학교→아신역 좌회전→설매재 자연휴양림→유명산 ATV 체험장.www.x-life.co.kr,011)336-6571,011)796-9901. # 요금 A코스(1시간10분) 3만∼4만원,B코스(30∼40분) 2만∼3만원,C코스(A+B코스,1시간30분) 4만∼5만원,D코스(상급자용. 1시간50분) 6만∼7만원, 영화 촬영지를 도는 왕남코스(1시간40분) 5만∼6만원. # 준비물 장갑이나 헬멧 등 기본적인 안전장구는 모두 체험장에서 제공한다. 흙탕물이 튈 수 있어 여벌 옷을 가져가면 좋다. 맑은 날엔 먼지가 많아 마스크나 고글 등을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 두번의 실수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 두번의 실수

    손학규는 결국 불쏘시개였다. 예상한 대로다.‘그래도 혹시나’하는 기대감을 냉엄한 정치현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구나 경선 흥행에도 참패했으니 제대로 된 불쏘시개도 아닌 꼴이다. 대선 고지 등정을 위해 한나라당 탈당까지 감행한 그로선 참담한 결과다. 손학규의 좌절은 전적으로 그의 잘못이다. 크게 두가지다. 지나친 낙관주의로 너무 빨리 신당에 합류한 게 첫번째요,14년간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탈당한 게 두번째다. 경선 기간 중 칩거파동과 같은 실수도 많았지만 큰 줄기는 앞서 두가지다. 사실 손학규는 한나라당 탈당 뒤 문국현 예비후보와 같은 길을 가려 했었다. 그를 끝까지 지킨 측근들도 대부분 이 길을 조언했다. 정치결사체인 ‘선진평화연대’를 만든 것도 연장선이었다. 손학규가 지금까지 ‘장외 우량주’로 남아 있었으면, 적어도 범여권의 대선 구도는 바뀌었을 것이다. 문 후보가 누리고 있는 제3 후보로서의 위상을 손학규가 차지할 공산이 컸고, 범여권의 후보단일화에서도 중심축이 되었을 것이다. 한데 손학규는 측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당 합류를 결정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범여권 후보 지지율 부동의 1위에다 동교동계의 지원까지 보장되면 신당의 대선후보, 나아가 범여권의 단일후보가 될 것으로 확신했던 것 같다. 이런 것이 그를 낙관주의에 빠져들게 했다. 이른바 대세론에 도취, 조직 다지기를 등한시했고, 경선 룰이 자신에게 크게 불리했음에도 덜컥 받아들이는 패착을 범했다. 시·도별 인구비례가 반영되지 않은 선거인단 모집이나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축소 등이 그 예다. 국민경선의 투표율이 한나라당처럼 70%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한 것도 잘못된 판단이다. 핵심 측근은 “조직 다지기를 하지 않고 동교동쪽의 손짓만 확대 해석, 덜컹 신당에 합류한 것이 잘못”이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당 역시 그 과정과 명분이 취약했다.14년간 자신을 키워준 당을 한껏 욕하며 떠난 것은 국민들 눈에는 배신자로 비쳐졌다. 여론조사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가 초래된 것도 여기서 찾아야 할 듯 싶다. 통합과 개혁·참신성으로 통칭되는 그의 이미지는 많이 훼손됐고, 그의 향후 행보에도 짐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만약’이란 가정 아래, 그가 한나라당에 잔류했다면 당권은 그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정치학)는 “손학규 전 지사가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했다면 이명박과 손학규의 중첩된 이미지로 경선 결과가 바뀌었을 공산이 컸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승자가 되었다면 개혁 중도 이미지의 그에게 당권이 주어졌을 것이고, 자연스레 차차기 유력주자의 위상도 더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는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당장은 정동영 후보를 돕는 것이 그가 사는 길이리라. 뜨뜻미지근한 게 아니라 확실하게 지원하는 것이 낫다.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 넘어, 마치 자기 선거를 치르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여 줘야만 그에게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이번 대선의 주요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손학규는 수도권에서 강세다. 정 후보가 이기면 2인자로서 당권을 거머쥘 수 있고, 그가 지면 1월 전대에서 당권 도전에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1970년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김대중 후보에게 석패하고도 묵묵히 그의 선거운동을 도운 김영삼 후보를 벤치마킹해야 하지 않을까. jthan@seoul.co.kr
  • 하남시장 등 4명 주민소환 재청구

    하남시 주민들이 두 번째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했다. 법원에 의해 중지된 소환투표와는 별개의 청구로, 동일한 대상자를 상대로 한 중첩된 주민소환이라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하남시 주민소환추진위원회(소환청구인 대표 유병준·한정길)는 10일 김황식 하남시장과 3명의 하남시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 4명에 대해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했다. 소환추진위는 지난달 20일 중앙선관위가 소환투표 중지관련 항소심 진행 중에도 소환투표 재청구가 가능하다고 결정함에 따라 다음날부터 서명에 들어가 이날 법적요건(투표권자의 15%인 1만 5700여명)이 넘는 2만 7158명의 서명을 받아 하남시선관위에 제출했다. 소환청구 사유는 ‘광역 화장장 유치과정에서 보여준 독선과 졸속 행정, 시민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등 시장으로서의 자질 부족’으로 지난 7월 1차 소환청구와 동일하다. 선관위는 제출된 서명부에 대해 열람 및 심사·확인작업, 이의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달 6일쯤 투표안을 공고하고 투표운동기간을 거쳐 이르면 11월 말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하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차기정부 개혁과제] (1)조직개편 토론회

    [차기정부 개혁과제] (1)조직개편 토론회

    ‘중앙부처의 인력과 조직을 대폭 감축하는 ‘대수술’이 불가피하다.’‘차기 정부에서 국정홍보처 폐지를 포함한 정부부처간 통·폐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4일 서울 중구 만해NGO교육센터에서 행정개혁시민연합 주최로 열린 ‘차기정부 정부조직개편-최고정책결정 및 총괄지원 부문’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들이 주장한 내용이다. 토론회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비대해진 중앙정부 지속적 감축 필요 우선 차기 정부에서는 비대해진 중앙부처의 기능·권한·조직·인력을 감축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현재 지방분권은 사라지고 균형발전만 부각되고 있어 오히려 지방자치의 발전을 제약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아닌 민간과 지역사회 주도로 발전구조가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도 “차기 정부의 기능과 역할은 현재보다 축소돼야 할 것”이라면서 “권한 위임과 공사 민영화 등을 통해 정부조직을 축소시켜야 하지만, 복지·치안 등의 영역에서 정부 역할은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김덕봉 전 국무총리 공보수석비서관은 “정부조직 개편과정에서 생기는 불협화음으로 국민이 피해자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국민들은 물론 공무원도 동의할 수 있는 개편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사·중복 조직 없애야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총리비서실, 국무조정실 등 최고정책결정 부문의 문제로는 업무중복 또는 업무사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컨대 대통령 자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국무조정실 산하 저출산·고령대책연석회의도 사실상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유사한 조직이 중첩돼 있어 대통령과 국무총리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고의사결정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비서실·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을 통합한 가칭 ‘국무원’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에 참여한 유희열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국무원은 권력과 영향력이 집중돼 민주적인 행정부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조직 개편에는 상당한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업무분담 방안에 따라 조직의 그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국가 중장기 전략업무를, 총리가 일반행정을 주도하면 대통령비서실은 기획업무를 확대하고, 조직도 프로젝트별로 구분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외교·국방 등 외치를,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게 되면 국무총리실 기능이 확대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총괄지원 행자부가 변화의 핵 기획예산처, 행정자치부, 중앙인사위원회, 국정홍보처 등 총괄지원 부문 정부조직은 지나치게 세분화된 조직형태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급속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조직 통·폐합은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김 교수는 “민간과 지방으로 권한과 기능을 이양하기 위해서는 총괄지원 기능을 통합, 가벼운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기획처의 모든 기능과 행자부의 인사·조직을 제외한 기능을 통합한 이른바 ‘행정예산부’를 신설하고, 인사·조직 기능은 중앙인사위원회로 일원화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행자부와 국무조정실의 기능·업무를 재조정한 ‘국무조정처’를 신설, 총리의 국정조정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토론자인 정남준 행자부 정부혁신본부장은 그러나 “‘지방’이라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방정부를 총괄조정 및 통합지원할 수 있는 중앙조직도 필요하다.”고 반론을 폈다. ●국정홍보처 존치 이유 없다 국정홍보처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50명 수준의 공보실이 1999년 국정홍보처로 부활한 데 이어, 참여정부 들어서는 총정원이 329명에 이르는 대규모 조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교수는 “국정홍보처가 언론매체에 대한 협조·관리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는 언론통제처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할 일이 없는 공무원들은 타 부처나 민간부문에는 재앙이다. 무슨 일이라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더이상 존재 이유가 없는 국정홍보처는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도 “차기 정부에서는 국정홍보처를 행정예산부 내 국정홍보실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軍 공여지 133개 개발사업 확정

    미군공여지 1단계 발전종합계획으로 모두 133개 사업이 확정됐지만 행정자치부의 검토과정에서 추가 사업 축소가 예상된다. 또 민간투자를 허용하는 ‘공여구역주변 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의 국회심의가 보류된 상태여서 차질이 예상된다. 경기도가 20일 지방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 133개 사업은 정부부처 소관 123건, 시·군 자체사업 2건과 순수 민자사업 8건 등이다. 여기엔 파주시의 캠프 에드워드에 이화여대, 캠프 자이언트에 서강대 캠퍼스를 각각 유치하는 사업과 임진각 관광지 개발 등이 포함됐다. 또 포천시 일동면에 민자 3조 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관광레저단지 조성, 동두천 보산동 관광특구와 양주시와 연천군의 4개 산업단지 조성 등이 포함됐다. 확정된 133개 사업은 당초 각 시·군이 신청한 총 333개 사업에서 현행법상 추진이 어렵거나 정부부처에서 오염치유 등을 이유로 수용불가 의견을 제시한 사업 등이 모두 배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가 캠프 스탠리에 유치하려던 광운대 캠퍼스, 캠프 카일과 시어즈의 광역행정타운 조성계획 등이 빠졌다. 또 동두천시의 광암동 짐볼스 훈련장의 한북대 캠퍼스와 파주시의 캠프 하우즈 부지 휴양관광테마파크 조성계획도 빠졌다. 이들 133개 사업의 총 사업비는 9조 589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확정된 사업은 오는 24일 중앙발전위원회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기까지 추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도는 이번에 배제된 사업들은 2단계 종합계획 수립 때 수정, 보완해 반영할 방침이다. 중앙발전위원회의 최종 확정사업은 내년 예산부터 반영돼 오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한편 경기북부 상공회의소 연합회는 이날 경기도제2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연합회는 “공여지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경기북부가 기지촌이란 오명을 벗고 첨단산업단지와 대학이 들어서 지역개발의 호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개별법에 의한 중첩규제로 내실없는 특별법이 됐다.”고 주장했다. 공여지특별법 개정안은 그린벨트 해제 등 토지이용 규제완화와 산업단지 공급물량 배정,4년제대학 신설허용 등 수도권정비법의 규제를 완화하고 민자유치를 폭넓게 허용하는 내용으로 지난 6월 임시국회에 상정됐으나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건교부 등 정부부처의 반대로 심의가 보류된 상태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 경과 ●2006년 3월 ‘주한미군반환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제정 ●2006년 12월 경기도 시·군이 신청한 미군공여지 1단계 발전종합계획안 행자부 제출 ●2007년 6월 정성호 의원 등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 임시국회에 의원입법으로 발의(법사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의 보류로 계류) ●2007년 8월 경기도 지방발전위원회 133개 1단계 사업 확정. ●8월24일 중앙발전위원회서 심의, 최종 계획 확정 예정. ●경기도 연내 2단계 발전종합계획 성안 예정.
  • 美軍 공여지 133개 개발사업 확정

    미군공여지 1단계 발전종합계획으로 모두 133개 사업이 확정됐지만 행정자치부의 검토과정에서 추가 사업 축소가 예상된다. 또 민간투자를 허용하는 ‘공여구역주변 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의 국회심의가 보류된 상태여서 차질이 예상된다. 경기도가 20일 지방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 133개 사업은 정부부처 소관 123건, 시·군 자체사업 2건과 순수 민자사업 8건 등이다. 여기엔 파주시의 캠프 에드워드에 이화여대, 캠프 자이언트에 서강대 캠퍼스를 각각 유치하는 사업과 임진각 관광지 개발 등이 포함됐다. 또 포천시 일동면에 민자 3조 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관광레저단지 조성, 동두천 보산동 관광특구와 양주시와 연천군의 4개 산업단지 조성 등이 포함됐다. 확정된 133개 사업은 당초 각 시·군이 신청한 총 333개 사업에서 현행법상 추진이 어렵거나 정부부처에서 오염치유 등을 이유로 수용불가 의견을 제시한 사업 등이 모두 배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가 캠프 스탠리에 유치하려던 광운대 캠퍼스, 캠프 카일과 시어즈의 광역행정타운 조성계획 등이 빠졌다. 또 동두천시의 광암동 짐볼스 훈련장의 한북대 캠퍼스와 파주시의 캠프 하우즈 부지 휴양관광테마파크 조성계획도 빠졌다. 이들 133개 사업의 총 사업비는 9조 589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확정된 사업은 오는 24일 중앙발전위원회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기까지 추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도는 이번에 배제된 사업들은 2단계 종합계획 수립 때 수정, 보완해 반영할 방침이다. 중앙발전위원회의 최종 확정사업은 내년 예산부터 반영돼 오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한편 경기북부 상공회의소 연합회는 이날 경기도제2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연합회는 “공여지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경기북부가 기지촌이란 오명을 벗고 첨단산업단지와 대학이 들어서 지역개발의 호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개별법에 의한 중첩규제로 내실없는 특별법이 됐다.”고 주장했다. 공여지특별법 개정안은 그린벨트 해제 등 토지이용 규제완화와 산업단지 공급물량 배정,4년제대학 신설허용 등 수도권정비법의 규제를 완화하고 민자유치를 폭넓게 허용하는 내용으로 지난 6월 임시국회에 상정됐으나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건교부 등 정부부처의 반대로 심의가 보류된 상태다. ■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 경과 ●2006년 3월 ‘주한미군반환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제정 ●2006년 12월 경기도 시·군이 신청한 미군공여지 1단계 발전종합계획안 행자부 제출 ●2007년 6월 정성호 의원 등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 임시국회에 의원입법으로 발의(법사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의 보류로 계류) ●2007년 8월 경기도 지방발전위원회 133개 1단계 사업 확정. ●8월24일 중앙발전위원회서 심의, 최종 계획 확정 예정. ●경기도 연내 2단계 발전종합계획 성안 예정.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양자역학 최대 수수께끼 풀었다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호주·프랑스 공동 연구팀이 양자역학의 최대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인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풀었다. 호주 퀸즐랜드대 양자컴퓨터기술센터 정현석(35) 박사는 과학저널 ‘네이처’(온라인 16일자)에 프랑스 남파리대학 필리프 그랑지에 교수팀과 함께 세계 최초로 진행하는 빛의 ‘슈뢰딩거 고양이 상태’를 현실에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상대성이론과 함께 현대 물리학의 한 축인 양자역학의 근본 원리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양자 암호, 양자 컴퓨터, 양자 공간이동 등 미래의 양자정보 기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물리학의 창시자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양자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사고 실험(thought experiment)에서 유래한 말이다. 일반적 상식과 경험에 비춰볼 때, 현실에 존재하는 고양이는 죽어있거나 살아있는 두 상태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밀폐된 상자 안에 고양이가 있을 경우 그 고양이는 상자를 열어 확인하기 전까지는 살아있는 것도 아니고 죽어있는 것도 아닌, 두 가지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이처럼 어떤 물질이 거시적으로 구별이 가능한 두 가지 상태의 양자적 중첩형태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상태를 현실에서 실제 구현하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정 박사팀은 먼저 광자들을 생성시킨 뒤 반거울로 생성된 광자 빔을 둘로 나누고, 나누어진 빔의 한쪽에 특별한 광학적 측정을 가해 다른 한쪽에 슈뢰딩거 고양이 상태가 만들어지도록 했다. 정 박사는 서강대 물리학과를 나와 영국 벨파스트 퀸즈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얻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 경선 승자의 과제/명지대 정치학 교수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 경선 승자의 과제/명지대 정치학 교수

    한나라당 경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경선 막바지에 이명박 후보 검증의 핵심 쟁점인 ‘도곡동 땅’이 “제3자 차명 재산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는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누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든 한나라당은 엄청난 내홍을 겪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한나라당 빅2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피 터지게 싸우고 상대방을 증오하면서 줄기차게 ‘이별 연습’을 하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한나라당은 경선 후 분열할 위험 요인을 많이 갖고 있다. 첫째, 대선과 총선이 맞물려 있어서 경선에서 패배한 측이 총선에서 생존하기 위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대선이 끝나면 바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패배한 측은 경선 승리 후보가 차라리 대선에서 패배하는 것이 낫다는 불순한 의도를 실행에 옮길 개연성이 있다. 1987년 대선에서도 정권교체 세력으로 급부상한 제1야당인 통일민주당에서 선거 두달을 남겨놓고 김대중(DJ)씨가 탈당해 평민당을 만들면서 민정당·통일민주당·평민당·공화당 등 다당체제가 구축되었다.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 세력이 88년 4월 총선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면서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기 때문이다. 둘째, 범여권이 한나라당 분열을 전제로 한 선거연대를 구축할 수 있다. 한국 대선에서는 3당 합당,DJP 연대 등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정치실험을 한 세력이 승리했다. 그런데 한국 대선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정치 실험은 단연코 영·호남 연대이다. 범여권은 우여곡절 끝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 한나라당과 일대일 양자구도를 만드는 데 성공하더라도 영남에서 30%가량 표를 잠식하지 못하면 승리하기 어렵다.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이인제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영남에서 각각 127만 9449표(30.0%)와 120만 1172표(29.4%)를 획득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따라서 범여권은 대선 승리를 위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선거구도를 평화 대 냉전 구도로 전환하려 노력할 뿐만 아니라 여의치 않으면 새로운 정치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영남 표를 잠식하기 위해 한나라당 경선에서 패배한 진영과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영·호남 연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핵심 지지계층이 중첩되지 않는 것도 불길한 징조이다. 경선에서 패배한 측은 자신의 지지만을 믿고 독자적으로 행보할 위험성이 크다. 실제로 한국리서치(7월27일)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빅2 지지자의 20%가량은 상대가 경선에서 이기면 ‘본선에서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코리아리서치(8월11일)조사에서도 한나라당 대의원의 17.1%, 당원 25.3%가 ‘패배한 후보가 경선 결과에 순순히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잠재적 분열 요인들 때문에 경선 승리 후보가 진정성을 갖고 패한 후보를 끌어안지 못하면 대선 승리를 결코 장담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경선 후 분열하지 않고 화합하려면 적어도 빅2가 경선 결과에 무조건 승복하고, 승리 세력이 2008년 총선에 절대로 개입할 수 없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만약 승자가 살생부를 만들어 상대 진영 핵심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당은 분열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한나라당의 중립성향 인사들의 모임인 ‘중심모임’이 “당의 실력자로부터 공천을 독립시키고 줄서기 폐단을 근절할 수 있도록 ‘공직후보심사단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한 제안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제안이 실질적인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승자가 ‘경선에서만 이기면 다른 후보 도움 없이도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오판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불어 ‘오만과 분열은 패배를 낳고 포용과 화합은 승리를 잉태한다.’는 철칙을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대변 색깔에 숨은 ‘건강’

    대변 색깔에 숨은 ‘건강’

    음식이 위장관을 거쳐 나오는 동안 내장 기관의 온갖 정보를 담아 나오는 것이 바로 ‘똥’이다. 이 때문에 똥은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에 매우 중요한 정보원이 되기도 한다. 똥의 색깔과 굳기 등이 중요한 건강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이 ‘똥’이 말하는 구체적인 건강정보는 무엇일까? ●검은 변 자장면처럼 검고 끈적한 변을 말한다. 대부분 식도나 위, 십이지장에서 출혈이 있을 때 생기는 변으로, 피가 위장관에서 소화 과정을 거쳐 까맣게 변한 것이다. 원인 질병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상부위장관, 즉 식도나 위, 소장의 출혈이다. 따라서 검은 변이 보이면 즉시 내시경검사를 받아 출혈 원인과 부위를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변의 색이 검다고 모두 병 때문인 것은 아니다. 특히 임신 중 철분 제제를 복용할 경우 위장관 출혈이 없어도 검은 변을 볼 수 있다. ●선홍색 혈변 혈변이란 위장관 출혈에 의해 선홍색 또는 적갈색의 피가 항문을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형태도 다양하다. 붉은 피만 보이는가 하면 핏덩어리가 보일 수도 있으며, 피가 변과 섞여 나오거나, 피가 섞인 설사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이런 경우 의사에게 혈변의 양상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출혈의 원인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혈변이 있을 때 확인해야 할 사항은 ▲혈변의 색깔 ▲피가 대변의 겉에만 묻어 있는가, 안팎에 섞여 있는가 ▲변의 굳기는 어느 정도이며, 배변시 힘이 드는가 ▲변비나 설사는 없는가 ▲배변 횟수에 변화는 없는가 ▲변이 급하게 마렵거나 변을 보고 나도 시원찮은 증상이 있는가 ▲배변시 복통이나 항문 주위 통증은 없는가 등이다. 이 밖에 ▲변이 묽어졌거나 배변 횟수가 증가했거나 변이 가늘어진 경우 ▲복통, 체중감소나 열이 있는 경우에도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가장 흔한 혈변의 원인질환은 치핵(치질)이며 종종 대장종양, 대장염, 대장 게실 등도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모든 출혈이 치핵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르다. 대장 용종이나 대장암도 출혈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보이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얀 변 대부분 담도가 막혀 담즙이 장으로 흘러 들지 못할 때 생긴다. 특히 황인종은 얼굴색 때문에 경미한 황달은 잘 알지 못하다가 변의 색이 하얗게 변한 뒤에 알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담도가 막히면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해 심각한 소화장애를 일으키며, 간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줘 황달이 생기고, 간경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흰색 변은 아니지만 영·유아가 복통과 함께 변에 콧물 같은 점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는 장 중첩증이거나 맹장 주변의 병변일 가능성이 크므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시론] 공무원 증원 앞서 중첩된 행정기능 정비해야/임승빈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명지대 교수

    [시론] 공무원 증원 앞서 중첩된 행정기능 정비해야/임승빈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명지대 교수

    불교의 가르침에 ‘일월삼주(一月三舟)’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하나의 달을 북으로 가는 배에서 보면 북으로 가는 듯이 보이고, 남으로 가는 배에서 보면 남으로 가는 듯이 보이고, 가만히 서있는 배에서 보면 그 자리에 있는 듯하다는 뜻이다. 정부가 새로운 행정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공무원의 숫자를 늘린다고 한다. 치안, 세금 징수, 사회복지 업무 등에 소요되는 인력으로 정부는 민생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꼭 정부가 직접 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이미 시민사회와 기업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같은 민생 관련분야에서 공급자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지 않은가. 얼마 전 통계청의 발표도 있었지만 우리 사회는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고령 사회로 진입 중에 있다. 이는 국민 개개인의 조세부담이 증가할 것이고 세출, 특히 고용을 창출하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세출 확충이 아닌 쓰고 없어져 버리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세출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민생·치안 분야라는 것은 이미 기업이나 시민단체들이 이미 어느 정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부문이다. 세금징수 확대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YWCA나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이 ‘영수증 주고받기 운동’ ‘신용카드를 설치하지 않는 가게 이용 안하기’ 등 지속적인 캠페인활동을 펴고, 정부와 국회가 이에 호응해 연말정산에 소득공제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교통안전문제만 해도 매일 아침 학교 주변 횡단보도에서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과 같은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이 없다면 우리의 귀중한 어린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위험에 방치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시민사회단체들에는 공무원 급여 같은 것이 지급되지 않는다. 우리는 조용조(租庸調·옛 조세제도의 하나)가 문란해지고 부담이 커진다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을 역사적 사실(史實)에서 배우고 있다. 공무원의 급여는 세금에서 지출된다. 국가와 국민 모두 사회적 책임을 조세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초고령화 사회에서 경제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민간과의 파트너십을 통하여 개인의 조세부담을 줄이는 데에 정부는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문제는 정부와 시민사회, 그리고 기업과의 역할 중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기구 내에서의 중첩적인 행정서비스 전달체계와 중복적인 정책이 무척 많다는 점이다. 부처간에 중복적인 정책이 하도 많아 이를 조정하기 위해 청와대 비서실, 총리실의 국무조정실,3명의 부총리제를 두고 있지만 이 또한 중복이어서 비판이 많다. 부처 내에서도 중복된 정책이 상당수 있다.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의 행정서비스 영역을 보면 중복·유사한 정책과 서비스전달체계의 중첩이 심각할 정도이다. 중첩된 행정서비스 전달체계, 중복된 정책을 양산하기 위해 공무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들다. 정부, 특히 중앙정부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일월삼주(一月三舟)’라는 말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방안과 견해가 최선이라는 생각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같은 사물에 대해 다른 방식과 견해로 접근하는 것을 인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영역 모두를 활용할 줄 아는,3척의 배를 젓는 현명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임승빈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명지대 교수
  • 한국 경제 부활 조건 6

    한국 경제 부활 조건 6

    우리나라가 10년 뒤에도 건재하기 위해서는 물 산업 등 미래 유망산업에 적극 도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참여정부가 추진중인 국토 균형발전 전략은 지금이라도 과감히 포기하고 서울을 국토 발전을 선도하는 지주회사로 키워야 한다는 충고도 나왔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물가 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최고치)이 2016년까지 연평균 4.2%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다.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도 10년 뒤에나 가능하다는 잿빛 진단이다. 10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 르네상스를 위한 구상-미래 10년의 구상과 전략’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쏟아진 쓴소리들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창립 21주년을 맞아 개최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4∼5년 뒤 한국경제 위기론’을 설파한 뒤 나온 연구 결과물이어서 주목된다. ●“규제 빅뱅…런던을 벤치마킹하라”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용기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규제의 대부분이 과거 정부 주도 경제모델때 도입된 만큼 시장상황 변화(FTA 추진,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등)에 맞춰 통폐합의 빅뱅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의 교훈도 환기시켰다. 규제 재설계에 나선 런던은 경쟁력이 높아진 반면 뉴욕 월스트리트는 복잡하고 중첩된 규제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자본의 은행 주식 소유 및 의결권 제한, 공격자와 방어자간의 불평등한 인수·합병 규제 등이 대표적 시정 대상으로 지목됐다. 정부 조직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셌다. 지금 있는 조직 또한 겹치거나 비슷한 업무를 통합해 구조조정을 하되, 이 과정에서 생긴 잉여 인력은 복지나 분쟁 조정쪽으로 흡수하라는 조언이다. 재정 지출 상한선을 도입해 정치 논리에 의한 선심성 지출을 차단해야 한다는 방법론도 나왔다. ●이것이 미래 먹거리 시선이 가장 집중된 대목이다. 유망산업 선정에 앞서 연구소는 앞으로 세계가 주목할 5대 이슈를 도출했다.▲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 ‘건강한 상태’를 상시 유지, 관리하는 헬스 케어(Health-Care) ▲개인의 시간과 자산, 경험 등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개인 가치 극대화 ▲한정된 자원을 확보, 관리하는 희소성 관리(Scarcity Management) ▲도시·산업 인프라, 거대 플랜트 등의 복잡한 시스템을 최적 상태로 운용하는 복합 관리(Complexity Management)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고 시너지를 배가하는 효율성 제고(Efficiency & Enhancement)다. 여기에 글로벌 사업으로의 성장 가능성과 예상 시장 규모까지 감안하면 미래 유망산업은 10가지로 압축된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바이오제약, 의료서비스, 자산관리, 관광, 도시인프라 구축, 플랜트, 물 관련 산업, 신·재생에너지, 투자은행, 뉴 정보기술(IT)이다. ●국토균형발전 재검토해야 참여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우리나라는 땅값이 선진국보다 훨씬 비싼 데다 수도권 규제와 국토균형발전 정책의 효과가 불확실한 만큼 이제라도 국토균형발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충고다. 물리적인 지방 분산 정책을 포기하라는 주문이다. 대신, 서울을 국토 전체의 발전을 선도하는 ‘지주회사’로 키워 글로벌 스타 시티로 올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인 수도권 입지 규제도 완화하되, 이로 인해 발생하는 편익은 전국이 공유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의 꿈은 이뤄지나?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의 꿈은 이뤄지나?

    한나라당은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이다. 급기야 권력을 창출하지 못하는 ‘불임정당’이라는 조롱까지 받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세번째 눈물을 흘리지 않고 꿈에 그리던 정권을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그 가능성은 분명히 높다. 국민 10명중 7명 정도가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에 동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간에 사생결단식 검증 공방이 벌어지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70%를 훨씬 넘던 한나라당 빅2의 지지도가 60%대로 떨어졌다. 더구나 민심 변화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20대, 화이트칼라, 학생층에서 빅2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국민이 골육상쟁의 한나라당 경선에 역겨워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근본 이유는 경선승리가 곧 본선승리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여권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고 더구나 선거구도도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지지도는 큰 의미가 없는 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은 노무현·정몽준 간의 후보단일화 전까지는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새로운 선거구도가 만들어지자 한방에 무너졌던 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정부의 이념성향에 대해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비율이 39.8%로 ‘보수적이어야 한다’(17.3%)는 것보다 2배이상 높았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갖는 함의는 현재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는 상황 변화에 따라 모래성과도 같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선이 끝나면 바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 특성 때문에 내부 분열 요소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동한다. 경선에서 패배한 측은,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선 승리 후보가 차라리 패배하는 것이 낫다는 불순한 의도를 실행에 옮길 개연성이 있다. 벌써부터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면 분당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러한 징조가 보인다. 여하튼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풍요 속에 빈곤과도 같이 한나라당 정권교체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에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남은 경선기간 동안이라도 빅2가 오만과 착각에서 벗어나 정권창출의 목표를 진정으로 공유하면서 뜨거운 동지애를 보여준다면 가능하다. 현재 여론지지 구조상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더라도 상대방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결코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 전 시장의 핵심 지지계층은 40대·중도·화이트칼라·수도권인 반면 박 전 대표는 여성·고연령·저소득·영남·보수계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 빅2의 지지층이 중첩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나라당에 축복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두 사람이 경선 후에 감정의 골이 깊어져 도저히 함께할 수 없다는 인식이 싹트게 되면 한나라당 정권교체는 물 건너 갈 수 있다. 정권창출이라는 것은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야당의 경우 끊임없이 참회하고 개혁하며 미래 세력을 규합하더라도 힘든 게 정권창출이다. 만약에 한나라당 빅2가 이를 깊이 인식하지 못한 채 상대방 죽이기식 네거티브 검증을 계속한다면 대선 실패는 산사태처럼 올 수 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이 세번째 눈물을 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해체되는 비운을 맞이할 수 있다. 누구 말대로 침몰하는 배에서 카드놀이를 한 무책임한 정당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이두한 원장의 건강이야기] 배변장애의 고통

    시골에 사시는 친척 아주머니는 매일 화장실에서 전쟁을 치른다. 아무리 용을 써도 변이 잘 안 나오고, 그나마 변을 다 못 본 느낌 때문이다. 뭐가 문제인가 싶어 대장내시경도 여러 번 해봤지만 별 이상이 없었다. 변이 그리 단단하지도 않았다. 수 년 전부터 증상이 시작됐는데 최근 들어 더욱 심해져 마지못해 병원을 찾았단다. 배변 조영술을 해봤더니 힘줘 변을 볼 때 질과 직장 사이의 벽이 늘어져 변이 고이고, 직장 뒤쪽 일부가 겹쳐 직장을 막고 있었다. 사람은 변을 볼 때 배에 힘을 주면 변도 밀어내지만 직장과 항문도 함께 밀려나가게 되고 직장의 각도 때문에 앞쪽으로 미는 힘도 동시에 작용한다. 이런 배변 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직장이 밀려 내려오면서 중첩되고, 그 때문에 직장이 좁아져 배변을 힘들게 하며, 심하면 직장이 항문 밖으로 밀려나온다. 또 여성의 경우 직장이 질 쪽으로 늘어나 주머니 모양의 낭이 생기는데, 여기에 변이 고여 배변이 더욱 힘들어진다. 이 밖에도 항문 주위의 근육이 수축되면서 직장을 꺾어 변의 흐름을 막는 바람에 배변 장애가 오기도 한다. 또 어느 정도 배변은 되나 잦은 장운동 때문에 대장에서 직장으로 수시로 변이 내려와 잔변감이 지속되기도 하는데, 이게 바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다. 진단은 배변 조영술로 쉽게 할 수 있다. 배변 조영술은 X-레이에 잘 반응하는 인공변을 직장에 넣고 이 인공변이 움직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장의 어디에서 변이 막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질환별로 다른데, 장 중첩증과 직장류는 수술이 필요하다. 즉, 필요 이상으로 늘어난 부분을 절제해 주는 수술인데, 요새는 장을 자르고, 잇는 자동문합기가 있어 수술도 쉽다. 근육이 잘 이완되지 않는 경우라면 ‘생체 되먹이훈련’을 해야 한다. 근육을 이완시키는 방법을 터득하는 이 훈련으로 75% 가량의 환자가 효과를 본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인 경우에는 장의 운동을 안정시키는 약을 사용해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대항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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