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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민간인 철책 뚫고 남측 DMZ 14시간 헤집고 다녀… 또 경계 구멍

    北 민간인 철책 뚫고 남측 DMZ 14시간 헤집고 다녀… 또 경계 구멍

    북한 남성이 군사분계선(MDL)에 이어 남측의 일반전초(GOP) 철책까지 넘은 뒤에도 우리 군은 14시간 넘도록 이 남성을 발견하지 못해 총체적 경계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 14분쯤 강원 고성 지역 MDL 선상을 이동하는 미상의 물체를 열영상감시장비(TOD)로 약 3초간 포착했다. 이후 감시 사각지대로 사라진 뒤 10시 22분쯤 다시 30초간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군은 물체를 사람의 형태로 파악하고 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을 증강 투입하고 정보감시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또 비무장지대(DMZ)에 병력을 보내 수색했지만, TOD에 발견된 인물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군은 다음날 남성이 오후 7시 25분 MDL로부터 2㎞ 떨어진 GOP에 도달해 철책을 넘는 장면을 포착했다. 남성을 찾기 위해 DMZ에 추가로 많은 병력을 투입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GOP 이중 철책에 깔린 과학화 경계 시스템도 무용지물이었다. 과학화 경계 시스템은 철책을 건드리거나 훼손하면 상황실에 즉각 비상벨을 울리고, 인근 감시 카메라가 해당 방향을 집중 감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남성이 철책을 건드리면서 넘어왔는데도 이런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남성은 GOP에서 약 1.5㎞ 떨어진 산악 지역까지 도주하다가 4일 오전 9시 50분쯤 기동수색팀에 발견됐다. 수색이 지연되자 군은 드론 투입까지 준비했다. 관계 당국은 그의 나이를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파악했다. 사복 차림이었던 그는 기동수색팀이 신분을 확인하고 귀순 의사를 물어보자 처음에는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다가 재차 질문하자 귀순 의사를 밝혔다.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판정됐다. 귀순 과정에서 경계 실패를 보여 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고성에서 북한군이 MDL을 넘어 GOP 생활관까지 도달해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혔던 ‘노크 귀순’이 대표적이다. 2015년에는 북한군이 강원 화천 남측 GP 인근에서 하룻밤을 지낼 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숙박 귀순’으로 군 경계태세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6월에는 북한 주민들이 소형 목선을 타고 군과 해경의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채 강원 삼척항에 접안했다가 주민들에게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고지대이고 산이 중첩돼 모든 지형을 정확하게 관측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녹음이 우거져 있어 감시 사각 지점들이 다수 있다”고 말했다. 군은 해당 남성이 언제 북측 철책을 넘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군은 남성이 의도적으로 야간을 택한 점으로 미뤄 침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사망 사건의 진상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귀순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다만 북한은 주요 인물이나 집단 탈북이 아니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번 탈북이 중요한 변수가 되지는 않겠지만 북한이 필요에 따라 남측을 압박하기 위해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철책 뚫리고 과학화 감시장비 ‘먹통’…北 귀순사건의 전말

    철책 뚫리고 과학화 감시장비 ‘먹통’…北 귀순사건의 전말

    북한 남성이 군의 경계시스템을 뚫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에도 12시간가량 남측 지역을 활보하면서 총체적 경계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 14분쯤 강원 고성에서 MDL 선상을 이동하는 미상의 물체를 열영상감시카메라(TOD)로 약 3초간 포착했다. 이후 감시 사각지대로 사라진 뒤 10시 22분쯤 다시 30초간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군은 물체를 사람의 형태로 파악하고 전방 감시초소(GP)에 병력을 증강 투입하고 정보감시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또 비무장지대(DMZ)에 병력을 보내 수색했지만, TOD에 발견된 인물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군은 다음날 남성이 오후 7시 25분 MDL로부터 2㎞ 떨어진 일반전초(GOP)에 도달해 철책을 넘는 장면을 포착했다. 남성을 찾기 위해 DMZ에 많은 병력을 투입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GOP 이중 철책에 깔린 과학화경계시스템도 무용지물이었다. 과학화경계시스템은 철책을 건드리거나 훼손하면 상황실에 즉각 비상벨을 울리고, 인근 감시카메라가 해당 방향을 집중 감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남성이 철책을 건드리면서 넘어왔는데도 이런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남성은 GOP에서 약 1.5㎞ 떨어진 산악 지역까지 도주했고, 수색작전을 하고 있던 기동수색팀에게 이날 오전 9시 56분쯤 발견됐다. 기동수색팀이 신분을 확인하자 귀순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 과정에서 경계 실패를 보여 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고성에서 북한군이 MDL을 넘어 GOP 생활관까지 도달해 문을 두드려 귀순의사를 밝혔던 ‘노크 귀순’이 대표적이다. 2015년에는 북한군이 강원 화천 남측 GP 인근에서 하룻밤을 지낼 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숙박 귀순’으로 군 경계태세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6월에는 북한 주민들이 소형 목선을 타고 군과 해경의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채 강원 삼척항에 접안했다가 주민들에게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고지대이고 산이 중첩돼서 모든 지형을 정확하게 관측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녹음이 우거져 있어 감시 사각 지점들이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사망 사건의 진상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귀순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다만 북한은 주요 인물이나 집단 탈북이 아니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은 미국 대선 이후 북한의 전략적 이익을 확보할 방법과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탈북이 중요한 변수가 되지는 않겠지만 북한이 필요에 따라 남측을 압박하기 위해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위한 포럼’ 경기도와 공동 개최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위한 포럼’ 경기도와 공동 개최

    지난 2일 경기도청 신관 회의실에서는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와 경기도 노동국 공동주최로 ‘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위한 포럼’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여러 도의원뿐만 아니라 도 관련 부서 공무원, 정의당 경기도당 황순식위원장, 루터대 정규직 전환 당사자 등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포럼은 ‘대학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컨설팅 지원사업’을 통해 진행된 용인시 소재 루터대학교 청소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사례를 중심으로 개선 및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정규직 전환 움직임을 더욱 확산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경제노동위원회 김현삼(더불어민주당·안산7)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그간 대학에서 청소·시설·경비노동은 용역노동자이면서 기간제노동자라는 불리한 지위에 중첩돼 있었다”며 “루터대학교 정규직 전환 사례가 도내 대학 전역으로, 나아가 민간영역으로 확산되기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첫 발제를 맡은 시화노동정책연구소 남우근 연구위원은 “2019년 실시한 경기지역 4년제 대학교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정규직 컨설팅을 기획했다”며 “컨설팅을 통해 대학은 추가적인 재정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인사를 관리하는 동시에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루터대학교 이병창 총무처장은 이달 1일부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청소노동자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경기도의 대학 현장노동자 휴게실 개선사업을 계기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까지 오게 됐다”며, “경기도의 지속적인 노무 지원을 통해 정규직 전환 움직임이 다른 영역으로 더욱 확산되기 바란다”는 소회를 밝혔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경기연구원 정원호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노동자 등 간접고용뿐만 아니라 직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한 컨설팅이 추가적으로 마련되기 바란다”며 “상시업무는 정규직을 사용한다는 근본적인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토론자인 임충 대학노조 경인강원지역 부본부장은 “대학노조는 대학생 노동인권교육과 대학내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강력히 요구해왔는데, 경기도에서 작년 4년제에 이어 올해 2·3년제 대학까지 비정규직 실태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사립대학 역시 교육기관이라는 공익성과 공공성을 고려하여 노동자들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적극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세 번째 토론자인 안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의 박재철 센터장은 “지자체에 노동감독권한 이양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국은 ‘노동자 쉼터 조성사업’과 같이 사업주가 취약노동자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개선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취약노동자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동아리 또는 여가 활동 등 자조모임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참여한 김규식 경기도 노동국장은 “노동분권 미비를 탓하지 않고 31개 시·군, 도 공공기관, 경기도의회, 시군 비정규직지원센터 등 민간자원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거버넌스를 활용해서 경기도의 노동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김현삼 의원은 “경기도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도 차원에서 마련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며 “경제노동위원회와 노동국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도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 정책과 예산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주를 보다] 특이하네…화성 남반구 표면서 ‘삼중 크레이터’ 포착

    [우주를 보다] 특이하네…화성 남반구 표면서 ‘삼중 크레이터’ 포착

    우리의 이웃 행성인 화성에서 소행성 등의 천체 충돌로 생성된 특이한 모습의 크레이터(분화구) 사진이 공개됐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은 화성의 남반구에 위치한 노아키스 테라(Noachis Terra) 지역에서 촬영된 삼중 크레이터의 모습을 공개했다. 3개의 크레이터가 서로 중첩된 특이한 모습을 띤 이 크레이터는 ESA 화성탐사선 마스익스프레스가 지난 8월 6일 촬영한 것이다. 크레이터 각각의 직경은 45㎞, 34㎞, 28㎞로 크기는 모두 다르지만 마치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듯 서로 중첩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특이한 크레이터가 발견된 노아키스 테라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노아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지역으로 화성의 노아키안 시대에 수많은 천체들이 떨어졌다. 화성의 지질시대는 크게 세 시대로 구분하는데 노아키안 시대는 41억~37억 년 전의 시기를 말한다. 결과적으로 이 크레이터 또한 40억 년 전 후 격렬한 충돌과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왜 3개의 크레이터가 중첩된 모습으로 형성된 것일까? 여기서부터는 추론으로 알아 볼 수 있다. 먼저 각기 다른 시기에 날아온 3개의 소행성이 우연히 비슷한 장소에 떨어졌을 가능성으로 물론 확률적으로 매우 희박하다. 또 한가지 추론은 하나의 소행성이 떨어지면서 화성 대기의 영향으로 분열해 표면과 충돌했을 가능성이다. 특히 이 추론은 당시 화성의 대기가 지금보다 훨씬 밀도가 높아 표면에 바다가 존재할 만큼 온난했다는 다른 연구결과들에 힘을 실어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항진 여주시장, 정세균 총리 만나 ‘한국판 뉴딜 관련 사업 육성’ 지원 요청

    이항진 여주시장, 정세균 총리 만나 ‘한국판 뉴딜 관련 사업 육성’ 지원 요청

    경기 여주시는 29일 이항진 시장이 세종시 총리실을 방문해서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한국판 뉴딜 관련 사업’ 지원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 시장은 대한민국 뉴딜 성공을 위한 AI시대 기초산업으로서, 한글 관련 기업·단체·연구기관이 집결한 ‘한글 혁신 클러스터’ 조성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전략적 한글정책’ 수립을 정 총리에게 요청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물류혁신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와 부동산 정책의 획기적 해결을 위해, 지역 내 ‘스마트 물류 ·유통 거점도시’ 조성도 건의했다. 수도권 동남부에 고속도로와 철도망이 연계된 최대 물류· 유통단지 조성으로 도심 과밀지역 물류단지 이전에 의한 주거공간 확보 등 수도권 주택 문제 해결과 첨단 인프라 확충을 통한 물류비용 절감 등이 가능함을 피력하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포괄하는 핵심 사업으로 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시장은 “그간 수정법 등 중첩규제에 의해 개발 저해요인으로 취급받던 남한강을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사업과 접목할 핵심원천으로 삼아, 현행 제도와 여주시가 충돌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여주 강천면 소재 중증장애인 요양시설 ‘라파엘의 집’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서도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조를 정 총리에게 호소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디테일 살려 비웠다… 건축, 가능성으로 가득 찼다

    디테일 살려 비웠다… 건축, 가능성으로 가득 찼다

    미스 반데어로에, 모더니티의 새 방향 제시… “신은 디테일에 있다” 세부 구조 중요성 강조 장식 최대한 제거·외부의 변화 최대한 수용… 공간의 가변성 담은 ‘유니버설 스페이스’ 제안 물리적 경계 사라진 비대면 시대… ‘논현 마트료시카’ 등 기존 건축형식 탈피한 시도 이어져 건축은 곧 디테일이다. 조금은 낯선 라틴어지만 예술 분야에서는 상식이 된 ‘푼크툼’(Punctum·찌르다)이라는 용어가 있다.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1915~1980)가 사진비평 개념어로 사용한 말이다. 예술의 내재적 법칙이나 작가의 의도와 같은 모든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 관객의 마음에 ‘찌르듯이 강하게 꽂히는 인상’을 말한다. 대상이 갖는 디테일의 힘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것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매혹하고 감성을 사로잡는 기이한 힘을 가진 디테일이 존재한다. 건축 공간도 마찬가지다. 감성적 온도를 자극하고 찌르는(푼크툼) 건축 공간의 디테일이 시선의 유예, 방황, 정지, 황홀경을 불러일으키면서 그 사용자를 매료시킨다. 20세기를 이끈 근대건축의 거장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1886~1969)가 위대한 이유다. 그는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며 건축에서 디테일을 소홀히 하면 전체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독일 태생으로 현대 예술교육의 산실인 바우하우스의 교장을 지냈고, 바르셀로나 만국박람회 독일관(Barcelona Pavilion 1929)과 같은 건축을 통해 전통적인 고전주의 미학에 근대 산업혁명의 산물을 교묘하게 통합함으로써 건축적 모더니티의 방향을 제시했다. 나치를 피해 미국 시카고에 정착하면서 시그램 빌딩(Seagram Building·1958), 일리노이공과대학(IIT) 크라운 홀(IIT Crown Hall·1956), 판즈워스 주택(Farnsworth House·1951) 등을 설계했다.‘뼈대와 외피의 건축’으로 불리는 그의 건축은 산업시대에 걸맞은 철과 유리를 재료로 해 정렬된 기둥 열 속에 가변적 벽체를 활용함으로써 자유로운 흐름을 가진 다용도 전시 공간 건축들을 설계했고, 철골 기둥과 멀리언에 의해 수직성이 강조된 고층(마천루) 건축물들을 선보임으로써 근대도시의 경관을 만들었다. 아쉽게도 세세하고 완벽한 구축을 추구했던 미스는 건축물 이외에는 저서를 남기지 않았다. 다만 IIT 건축학과에서 강의한 내용을 엮은 ‘어록집’을 통해 그의 건축철학을 엿볼 수 있다. ‘레스 이즈 모어’(Less is More)는 미스 건축철학의 핵심을 잘 보여 준다. ‘보다 단순한 것이 보다 풍부하다’, 즉 건축은 ‘자신을 지우는 겸손의 자세로 단순 간결하게 표현할수록 유연한 공간 속에서 인간의 삶을 오히려 더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현대 예술운동인 미니멀리즘을 이끌었다. 우리는 흔히 그리스, 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그리고 바로크 등 서양 건축양식들을 통해 예술과 건축을 시대별로 구분 짓는다. 그리고 그 흐름은 시대의 문화적 상황과 정신을 반영한다고 믿고 있다. 건축물이 세워지려면 페디먼트(박공지붕), 엔태블러처(지붕을 받치는 수평재), 기둥, 기단 등 기초적인 건축요소가 필요한데, 이 구성물들을 연결하는 데 있어 부재들 사이에 부가되는 장식은 건축물을 조화롭게 보이기 위해 매우 중요했다. 부분적 장식들이 문화권별로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지게 되면서 시대를 구분하는 양식으로 굳어졌고, ‘단절적 건축의 역사’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건축사를 문화적 변화와 시대정신의 흐름으로 이해하기보다 시대별 장식이 곧 건축의 역사가 된 것이다. 산업화가 시작되던 시점 아르누보(Art nouveau), 유겐트슈틸(Jugendstil), 시세션(Secession) 등을 이끌었던 젊은 건축가들은 이를 인지하고 전통적 양식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여러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시대적 전환기에 나타난 첫 번째 건축적 사건은 철골과 유리로 대공간을 만들어 건축형식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 줬던 1851년 런던 만국박람회의 ‘수정궁’(Cristal Palace)이었다. 두 번째로 오스트리아 빈의 아돌프 로스(1870~1933)는 ‘장식은 범죄다’라는 과격한 선언을 하면서 합스부르크가의 궁전 앞에 장식이 배제된 ‘눈썹 없는 건물’이라 불리는 로스하우스(Looshaus·1910)를 세웠다. 이러한 혁신적 사건은 전통적 장식을 거부하면서 모더니즘 건축의 새 시대를 예견하는 단초가 됐다. 이즈음 미스는 과거 건축가들이 부재와 부재 사이에 치장으로 채워 넣었던 장식적 요소들을 과감히 소거하고, 부재와 부재 간의 관계 설정을 명확히 하는 새로운 디테일 개념을 선보인다. 이는 기본적인 건축 재료들을 분리하면서 요소들을 독립적으로 만드는 ‘드러내는 디테일’이다. 그는 두 부재 사이에 또 다른 부재를 덧붙여 몰딩 방식의 더하는 디테일이 아닌 주요 요소를 부각하고 드러내며 오히려 비우는 방식으로 ‘노출 접합’하는 디테일을 사용함으로써 치장의 속박에서 벗어난 추상적 모더니티 건축어휘를 보여 주기 시작했다. 미스는 재료와 디테일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시대의 ‘절대정신’을 새로운 재료와 구법에 따른 건축의 ‘합리적인 공간 구축’에서 찾고자 한 듯하다. 건축기술의 발달로 기둥보 구조가 개발돼 건물을 둘러싸는 벽이 더이상 하중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면서 획기적으로 변한다. 이즈음 같은 시대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자유평면’과 ‘건축의 다섯 가지 주요 사항’, ‘돔-이노 시스템’을 공표하면서 새로운 건축을 제시했다.미스는 새로운 근대적 구조 시스템을 제안한다. 자연과 인간이 유연하게 함께 변화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가변성을 담은 ‘유니버설 스페이스’(universal space·보편적 건축)’다. 건물은 중성적 프레임으로서 존재하고 그 안에서 인간과 사물들이 그 자체의 생명력을 갖도록 하는 방식이다. 장식을 최대한 제거해 하나의 프레임으로서 함축된 건축은 내외부가 상호적으로 관계를 맺음으로써 실내가 외부의 변화하는 자연을 최대한 수용하고, 사용자가 공간의 쓰임을 스스로 자유롭게 규정하면서 생기 있게 향유할 수 있는 건축 공간을 제공한다. 유니버설 스페이스 개념은 정해진 시스템에서 벗어나 유동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한 중립적인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 그는 가변적 자유평면으로 주변 상황에 따라 사용자들의 행위를 수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공간을 꿈꿨다. 다양한 쓰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넓게 비워 둔 개방 공간을 단순한 건축적 어휘를 통해 형식화하면서 복합적 기능을 담는 풍부한 공간적 가능성을 만들었다. 한편 유니버설 스페이스 개념은 현대에 와서는 땅값이 비싼 도시의 빌딩 속에 무(無) 성격의 임대공간을 양산하는 데 오용되기도 한다. 현대사회는 물리적 경계가 사라지고 비대면 소통으로 사물과 사물이 인간의 일상을 디지털로 조율하는 시대가 되면서 건축도 큰 변화를 필요로 한다. 이제 현대건축은 근대건축가들이 고민하던 가변적 기능의 수용과 평면의 자유로움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상호 교류의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촉각적인 감성이 잠재하는 다층적 소통의 장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미스가 산업화의 급진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건축을 꿈꾸고 그 대안으로 새 시대의 정신을 그의 건축으로 구현해 냈듯. ‘다중적 장소 만들기’(Multiversal Placing)는 미스의 유니버설 스페이스를 확장한 개념이다.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현대인의 다양한 삶의 흔적이 중첩되는 현장을 생생하게 구현하기 위해 동시대성을 반추하는 건축적 대안이다. 이는 다양한 개체가 능동적으로 욕망하고 상호 침투하도록 지속적인 접속을 이끌어 내는 장을 마련하고, 그 위에 인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중첩적으로 담도록 대지를 새롭게 조직하는 다층적 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선 유동적이고 다층적인 관계성을 수용하는 현대사회의 이해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이 스스로 무한한 콘텐츠를 생산 유통하며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긴밀히 접속돼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하는 영구적 미완의 장소로 작동할 수 있는 건축적 유형의 연구가 필요하다. 현대도시에 반응하며 스스로 내밀한 이야기를 품을 수 있는 ‘유연한 경계의 상자’와 같은 건축은 새로운 건축의 유형적 실험을 통해 가능하다. 이러한 ‘유연한 자율적 형식체계’(flexible auto-poiesis system)로서의 건축만이 이제 자기 생성적 관계들을 끊임없이 일으키는 현대도시의 생태계 속에서 살아남을 것이다.‘논현 마트료시카’, ‘송추 밴딩밴드’, ‘청담 바티리을’, ‘과천 커스터마이집’, ‘상도 핸드픽트호텔’, ‘연천 디아스포라’, ‘신사 아이디병원’, ‘공주 파크 애드호크라시’ 등 일련의 건축설계는 ‘앨리스의 비눗방울 놀이’라는 과정적 설계방법론을 활용해 이렇게 새로운 건축형식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시도됐다. 이들 현실 속 일상의 다양한 꿈을 투영하는 건축이 기존의 형식을 탈피하고 상황에 따라 무한히 재배치돼 도시 곳곳을 생동감 있는 장소로 바꾸면서 다양한 세계가 공존하는 자유로운 소통과 다양한 관계성을 구축하는 유연한 유기체로 작동되길 기대해 본다.건축가 김동진
  • 서정협 “서초 재산세 감경 땐 법적 대응”

    서정협 “서초 재산세 감경 땐 법적 대응”

    20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서울 서초구의 재산세 감경 정책, 경기도형 기본주택 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서초구의 재산세 감경 정책과 관련해 “서초구가 지속적으로 주장할 경우 대법원 소송 제기와 집행정지 결정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세법에 없는 과세표준 구간과 기준을 임의로 규정해 재산세율을 조정하지 못하도록 2006년 지방세법을 개정한 것으로 안다”며 “서초구의 재산세 세율인하 조례는 타 지자체에도 영향을 끼칠 것 같은데 서울시 대처 방안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지난달 25일 서초구의회는 1가구 1주택자 중 공시가격 9억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자치구 몫 재산세의 절반을 감면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7일 재의를 요구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공원화 강행에 대한 질의, 공공임대주택 부적격 입주 문제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 국감에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 경기도 분도론, 경기도형 기본주택 등 도정 현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제가 테스형이란 노래 많이 얘기했는데 우리 시대 왜 이렇게 한탄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수도권 규제에 대해 많은 부분을 없앨 수는 없지만 지방과 상생을 하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매년 선거 때가 되면 경기도를 남북으로 나누자는 ‘분도론’이 제기되는데 이는 경기 북부에 대한 중첩된 규제로 인한 불공정적인 삶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경기도의 특단 대책을 촉구했다.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경기도 기본주택이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임대 기간 30년을 조건으로 하지만 서민들은 그 비용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만큼 별도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반도 위협하는 中·日 군함…매년 출현 횟수 늘었다

    한반도 위협하는 中·日 군함…매년 출현 횟수 늘었다

    중국 전투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이 빈번한 가운데, 군함의 한반도 인근 활동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주요 외국 군함의 한반도 인근 활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ZZ) 잠정 등거리선을 넘은 주요 군함은 총 370여회로 확인됐다. 이중 중국 군함의 침범 횟수는 총 290여 회로 전체의 78%에 해당한다. 최근 5년간 중국 군함이 EEZ 잠정 등거리선을 넘어 한반도 인근에 출현한 횟수는 총 910여 회다. 특히 연도별로 EEZ 잠정 등거리선을 넘은 경우는 늘어나고 있다. 2016년 110여회, 2017년 110여회, 2018년 230여 회, 2019년 290여 회로 매년 늘어가는 추세다. 올해 8월까지는 170여 회로 나타났다. 중국 군함의 위협은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이후 2018년 2배 이상 대폭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EEZ는 모든 자원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유엔 국제해양법상의 수역으로, 자국 연안으로부터 200해리까지다.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과 일부 겹치는 구간이 있어 어업 협정을 체결해 중간수역(한일공동관리수역)을 공동관리하고 있다. 중간수역 내 경계선과 관련해 우리는 국제관례에 따라 중첩되는 수역의 한가운데 ‘중간선(등거리선)’을 설정하고 이를 군사작전 경계선으로 간주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인구, 국토 면적, 해안선 길이 등을 고려해 이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국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의 Y9 계열 전투기가 매년 KADIZ를 수차례 무단진입하면서 군함을 동원하는 모습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한편 일본 군함의 EEZ 잠정 등거리선 침범 역시 2회에 불과하던 2016년 대비 상당히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일본 군함은 2016년 2회, 2017년 10여회, 2018년 30여회, 2019년 30여회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8회 등거리선 안쪽 수역에 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중국 군함이 우리 EEZ 경계선 안쪽으로 들어오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군은 우리 영해 침범행위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조광희 경기도의원, ‘소규모 건축물 감리제도’ 개선 정담회 실시

    조광희 경기도의원, ‘소규모 건축물 감리제도’ 개선 정담회 실시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조광희 도의원(더불어민주당·안양5)은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안산건축사회 회원들을 만나 ‘허가권자 지정 소규모 건축물 감리제도’관련 정담회를 가졌다. 현행 건축법과 시행령 및 경기도 건축조례에 따르면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 건축물을 준공 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가 공사 감리자 명부에 등록된 건축사 가운데 감리자를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공사 감리자를 건축주가 직접 선정하는데 따르는 부실공사를 예방하기 위해 건축주 대신 지자체가 감리자를 지정하는 것이다. 다만, 경기도의 경우 감리자 명부등록 및 지정 등 관련 업무를 도청과 도내 각 지자체서 관리 중에 있어, 담당 주무관들이 해당 업무와 다른 업무를 모두 중첩적으로 맡다 보니 과다한 업무로 민원 해결이 지연된다는 점을 논의하고자 이날 정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도의회를 방문한 이운삼 전 안산건축사회 회장은 “지자체 주무관들의 업무과다로 감리관련 민원 발생 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공사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건축물의 품질을 저하시킴은 물론 건축주의 피해로 고스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울과 인천, 충청 등 다른 시도의 경우 대부분 건축사협회에서 공사감리자 지정 관련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며 “경기도 건축조례 개정을 통해 관련 업무를 대한건축사협회 경기도건축사회로 대행하게 하는 것이 제도운영 및 관리에 효율적임과 동시에 도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광희 의원은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도민의 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조례 개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담회에는 조광희 도의원 외에도 건설교통위원회 권재형 의원(민주당·의정부3)과 엄교섭 의원(민주당·용인2)이 함께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중일 얽힌 제주남단 항로 관제권 일원화 지지부진

    한중일 얽힌 제주남단 항로 관제권 일원화 지지부진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관제권이 얽혀 사고 우려가 큰 제주도 남단 하늘길의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남단 하늘길의 관제권을 한국이 맡기로 한 당사국 간 잠정 합의에 따라 조속히 일원화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9일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입수한 ‘제주남단 항공회랑 관제권 협상 진행 상황’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올해 4월 인천∼상하이 구간의 음성통화 시험을 완료하고, 관제 직통선을 구축했다. 항공회랑은 항공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 여건에서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지칭한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한중일 관제권이 얽혀있고 항공 교통량이 늘면서 사고 위험도 커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30일 제주를 떠나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중국 길상(吉祥)항공 비행기가 근접 비행하는 중국 동방(東方)항공 여객기를 피해 급히 고도를 낮추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제주남단의 항공회랑의 관제권 사안은 한중일 3국이 지난해 1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에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음성통화 시험이나 직통선 구축은 잠정 합의안에 따른 후속 조처다. 잠정 합의를 통해 3국은 한일 관제 중첩구간의 관제 일원화, 한중 관제 직통선 설치, 중·일 노선 항로 복선화 등 개선 방안을 도쿄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던 올해 7월까지 추진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제주남단 항공회랑 관제권을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한국으로 일원화하기로 했지만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일본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중일 3자 대면을 통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한중일 3국이 ‘제주남단 항공회랑 안전강화 방안’에 대한 잠정 타협안을 ICAO 사무총장에게 보고한 만큼 일본은 합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에 따라 한중 관제 직통선 구축도 완료된 만큼 관제권을 조속히 한국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항공 교통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지금이 관제권을 정상화할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언론자유 침해 없도록 신중해야

    법무부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 도입하는 상법 개정안을 오는 28일부터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그제 밝혔다. 개정 법안은 ‘악의적 가짜뉴스’로 막대한 손해를 끼친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 입법예고안대로 법률이 개정되면 이른바 ‘가짜뉴스’를 ‘악의적’으로 보도한 언론사에 입증된 손해액보다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등 다른 법률의 손해배상 책임 조항보다 우선 적용된다. 이런 내용으로 상법이 개정된다면 언론사는 기업의 비리나 공인의 부정부패 등에 관련한 보도에 제약을 받게 된다. 헌법 21조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며, 건전한 공론장 형성을 방해하게 될 것이다.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등을 남발하는 사례도 속출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짜뉴스’라는 개념이 모호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어떤 기사가 가짜뉴스인지, 심지어 무엇이 ‘악의적’인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현재처럼 한국 사회가 진영으로 나뉘어 극단화하며 확증편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개념이 모호하면 정권이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법을 남용할 수 있고 결국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봉쇄하는 ‘입막음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기자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8월 당 대표 취임 이후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과 관련해 “언론이 좀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됐으면 좋겠다”며 에둘러 표현하며 자신의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언론 보도 자체는 상행위라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처럼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들도 가짜뉴스 판정의 어려움, 오보와의 구분 모호성 등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언론의 위축 효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도입에 신중을 기하는 게 마땅하다. 한국에 언론 보도의 피해를 구제하는 제도적 장치는 이미 마련돼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제도인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와 반론보도를 요청할 수 있다. 허위사실이 아닌, 사실적시에 따른 명예훼손죄도 형법으로 적용되고 있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충분히 물을 수 있는데 굳이 정부가 중첩해서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과잉 입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 [금요칼럼] 당신의 하늘에는 몇 개의 달이 떠 있습니까/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금요칼럼] 당신의 하늘에는 몇 개의 달이 떠 있습니까/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1995년 3월 20일 아침 출근길, 일본 사이비종교집단 옴진리교 신도들은 정부 전복을 목표로 도쿄 지하철에서 사린가스 테러를 일으켰다. 공식적인 피해자가 3800명이나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사린 테러 가스의 피해자가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뉴스를 접한 뒤 “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까지 발생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60여명과 인터뷰를 해 ‘언더그라운드’라는 책을 남겼다. 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옴진리교로 상징되는 비정상이 절대적이지 않고 정상과 중첩되는 지점을 보여 주면서 “이 지하철 사린사건에 대해 정부는 빠른 시기에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공정한 조사위원회를 조직하고, 숨겨진 사실을 규명하고 주변 시스템을 철저히 재검토했어야 했다.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이 조직의 정상적인 대응을 방해했는가? 그런 사실을 엄하고 면밀하게 추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2010년 옴진리교 사건을 모티브로 폐쇄적 사이비종교집단 내에서 이루어진 미성년자 강간사건을 한 줄거리로 다룬 소설 ‘1Q84’는 이 문제의식의 확장이었다. 변호사로서 2010년 ‘1Q84’에서 언급된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담당하고 있었다. 한 피해자가 폐쇄적 사이비종교집단 내에서 발생했던 미성년자 시절의 강간 행위를 온라인에서 고발했고, 그 종교집단의 신도들은 이를 명예훼손이라면서 손해배상청구한 사건이다. 사이비단체의 교주는 스스로를 재림예수라 칭하며 “재림예수인 교주가 창기에 빠져 더러운 여자들과 관계를 맺고 인류를 구원한다”는 원죄론을 패러디한 ‘창기십자가론’으로 여신도들을 강간해 온 것이었다. 우연히 그즈음 ‘1Q84’와 옴진리교의 사정을 다룬 책들에서 그 폐쇄적 사이비종교집단과의 동일함과 피해자들이 겪는 2중3중의 고통, 그리고 피해자들의 호소를 진지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사회구조의 비정상에 대해서 격한 공감을 느꼈다. 피해자는 1심에서 “창기십자가 교리에 기반한 강간 행위의 사실의 입증”이 쉽지 않아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 “교주의 위 행위들을 녹화한 비디오”를 입수해 어렵게 승소했다. 피해자는 비정상적인 사이비종교단체를 빠져나왔고, 이를 바로잡고자 내부고발을 했음에도, 그 극심한 고통을 모두 치유할 수 없었다. 게다가 며칠 전 관련 피해자 중 한 분이 아직도 이 단체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며 연락을 해 왔다. 피해자가 어렵게 내부고발로 처음과 끝을 모두 드러냈지만, 현실의 시스템은 그 비정상을 치유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다르다거나 단단하지 못하다.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서 온갖 비정상적인 종교단체들이 활개 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는 비단 종교단체에만 존재하는 일은 아니다. 권력이 있는 곳에서는 항상 목격하는 일이다. 2011년 김재환 감독은 당시 10년째 외주제작사를 운영하면서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트루맛쇼’란 영화로 방송 3사의 맛집 방송들이 사실상 대부분 광고라는 것을 고발했다. 하지만 그때의 고발은 2020년 이후 돌이켜 생각하면 영화 상영으로 공분을 일으켰을 뿐 해프닝처럼 유야무야됐다. 오히려 방송에서의 광고 이슈는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당시 김 감독은 방송국으로부터 소송, 방송국 관계사로부터의 형사소송을 당하는 등 고생했지만, 지금까지 그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현실은 그렇게 정상이 아니다. 내부고발자들의 소중한 증언이 드러날 때마다 정상적으로 보였던 그 현상들을 다시 잘 살펴보고 고발자에게 피해가 가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1Q84’에서 달이 하나 있는 정상 사회에 사는 줄 알았는데 달이 두 개 뜨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 지금 우리의 세계에는 달이 몇 개 떠 있는가.
  •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김포 유치로 환경의 메카로 우뚝설 것”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김포 유치로 환경의 메카로 우뚝설 것”

    “이번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의 김포 유치로 김포시가 환경의 메카로 우뚝 서 시민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정하영 경기 김포시장은 지난 23일 경기도로부터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입지 대상지로 김포시가 선정된 데 대해 크게 환영했다. 지난 6월부터 경기도는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위해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을 비롯해 5개 도 공공기관의 주사무소를 이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입지를 선정하기 위한 시·군 공모를 추진해 왔다. 김포시로 이전할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은 도 환경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경기도에너지센터와 경기도환경기술지원센터, 물산업지원센터, 환경교육센터, 기후변화교육센터, 업사이클플라자 등 도내 6개 환경 관련 기관을 통합해 연내 정식 출범한다. 향후 미세먼지 대응 및 기후변화와 폐기물, 생활환경 안전 등 환경정책 전 분야에 걸친 정책 집행기구 역할을 담당한다. 김포시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국 최악의 미세먼지 농도가 측정된 바 있고, 거물대리 등으로 널리 알려진 환경 악화 지역이었다. 그러나 민선7기 시작과 함께 환경개선 테스크포스팀을 설치해 대기환경 개선에 힘쓰고 환경 오염원 해소 등 환경 개선에 줄곧 노력해 왔다. 2차 PT에서 정 시장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유치를 위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왜 김포에 와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김포시는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유치를 희망하는 시·군 중 유일하게 기수역이 있는 곳으로, 한강하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특성 때문에 탁월한 생물 다양성과 풍부한 어족 자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포는 한강하구를 생태거점 지역으로 조성해 친환경 도시브랜드를 창출하고 시암습지 및 야생조류생태공원 등 주요 핵심지역과 연결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며 김포시의 생태분야 장점을 강조했다. 특히 정 시장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입지하게 될 ‘에코센터’의 공간과 입지조건·교통인프라를 소개하며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과 함께 김포와 경기도의 발전을 선도하겠다”고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했다.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들어서게 될 에코센터는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철새 등을 보전하고 자연생태교육 및 환경체험의 산실로 육성하기 위해 조성된 수도권 최대 생태공원인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내에 입지하고 있다. 에코센터는 9994㎡ 부지에 연면적 3633.67㎡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이다. 이번 시·군 공모는 경기 남부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분산 배치해 지역 간 균형발전과 중첩규제로 행정인프라가 부족한 경기 북부지역을 위한 특별한 보상차원라는 해석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경기도교통공사 등 경기도 산하 5개 공공기관 새입지 확정

    경기도교통공사 등 경기도 산하 5개 공공기관 새입지 확정

    경기도가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위해 산하 5개 공공기관 주사무소 입지 선정 공모를 추진해 23일 새로운 보금자리를 확정했다. 새 입지는 경기교통공사(신설)는 양주시, 경기도일자리재단(부천)은 동두천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수원)은 양평군,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신설)은 김포시, 경기도사회서비스원(수원)은 여주시로 각각 결정됐다. 선정된 지역은 중첩 규제로 행정 인프라가 부족한 북부지역 2곳, 한강수계 수질과 녹지 환경을 보호로 묶인 자연보전권역 2곳,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의 규제를 받는 민간인통제선 이남의 접경지역 1곳 등이다. 도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정책 기조를 반영해 남부지역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분산 배치해 지역 간 균형 발전과 북부지역에 부족한 행정 인프라 구축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선정된 5개 시군은 해당 기관과 지역을 연계한 종합균형 발전방안을 수립하고 이전해오는 기관이 사용할 건물·부지 등 정보 제공과 행정적 지원을 도와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 6월 이들 5개 공공기관에 대한 이전·신설 입지 공모계획을 발표하고 북부지역, 접경지역, 자연보전권역 등 도내 17개 시군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5개 산하기관의 임직원은 총 470여명이며, 건물 사용면적은 총 6000여㎡에 달한다. 기관 이전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인지 최근 공모를 마감한 결과 평균 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최원용 도 기획조정실장은 “이전기관이 조속히 입지하도록 시·군-공공기관간 유기적 협업관계를 구축하고 시너지 효과 창출에 노력할 것”이라며 “나아가 지역 사회의 랜드마크(Landmark)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기도 차원의 행정지원과 지도·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성폭행 무고’ 유죄 받았던 여성, 대법서 뒤집혀 ‘무죄’

    ‘성폭행 무고’ 유죄 받았던 여성, 대법서 뒤집혀 ‘무죄’

    검찰이 성폭력 고소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고 해서 고소인이 무고죄를 저질렀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무고죄로 처벌하려면 고소 내용이 허위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돼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B씨가 박사논문 지도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을 14차례에 걸쳐 간음했다며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간음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A씨가 성적 길들이기 현상인 ‘그루밍 수법’에 의해 항거 불능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B씨는 “서로 합의하에 관계를 맺었는데도 허위 내용으로 고소를 했다”며 A씨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1·2심은 A씨의 무고 혐의를 인정했다. 1심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형량을 징역 1년으로 높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고소 사실이 허위라는 적극적 증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가 A씨의 지도교수이면서 상담자이자 수련지도자로 ‘3중의 중첩 관계’를 맺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A씨 입장에선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평가할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A씨가 학교 외의 장소에서 B씨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수시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표현했다고 해서 성폭력 피해자로서 전형적으로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다움’을 배척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日 새 총리, 역사인식 변화 없다면 관계개선 요원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일본 언론과의 그제자 인터뷰에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이 일한 관계의 기본”이라며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협정의 취지에 부합하는 대책을 한국 정부가 내놓으라고 주장했다. 스가 장관의 이런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말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의 ‘1+1+알파안’(한일 기업의 출연금과 모금으로 강제동원 피해자 구제)이 국회에 발의되자 “한국이 국가 간 약속을 지킴으로써 건전한 관계로 돌아간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스가 장관은 지난달 일본제철의 한국 내 자산의 현금화에 대해 “정부 책임자들이 (강제동원에) 관계된 기업을 맡고 있다”면서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아베 신조 총리는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직후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게 끝났다면서 일본 기업에 배상금을 지불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놓았다. 스가 장관은 14일로 예정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소속 국회의원과 대표 당원의 535표 중 이미 과반을 확보한 상태라서 이변이 없는 한 총재로 당선된다. 직후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스가 장관이 총리가 되면 한일 갈등이 다소 해소될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련의 발언으로 미뤄 볼 때 스가 장관은 그가 공언한 대로 아베 신조 총리의 대한국 강경 노선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승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외교도 살아 있는 생물이지만 강제동원 문제로 중첩된 한일 갈등을 해결하기엔 구원 투수로 투입되는 스가 장관의 정치력은 부족해 보인다. 일본에 새 체제가 들어서면 서로에게 양보를 요구할 게 아니라 고위급 대화부터 재개하고 볼 일이다. 현금화에 추가로 보복한다는 한일 최악의 사태는 피해야 한다. 한일 양국이 강대강으로 대결하면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들뿐이다.
  • [데스크 시각] 한반도 주변 해역 경쟁 격화 속 낮잠만 자는 정부/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반도 주변 해역 경쟁 격화 속 낮잠만 자는 정부/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서해 5도 현장 취재를 위해 대청도와 백령도를 찾은 건 개성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된 바로 다음날이었다. 일행 중 일부가 불안하다며 동행을 포기할 정도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는데 막상 황해도가 맨눈으로도 보이는 대청도와 백령도 주민들은 긴장한 빛이 보이지 않아 신기했다. 왜 그런가 들어 보니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불법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보이기 때문이란다. 반대로 중국 어선이 사라지면 그건 정말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징후라는 얘기를 들으며, 한반도 주변 바다의 움직임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안전을 보여 주는 지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면이 바다’라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영토의 4배가 넘는 주변 바다에 관심이 없다. 어쩌다 한 번씩 독도 문제로 시끄럽지만 그때뿐이다.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라고 외치지만 정작 1990년부터 2015년까지 국제학술지에 실린 동해 관련 논문 중 75%가 일본에서 나왔다. 황해 역시 15년 전쯤부터 중국에 연구 우위를 뺏겼다. 우리만 잘 모르고 있을 뿐 한반도 주변 바다는 북극해와 남중국해,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핵심 해상교통로다. 이는 곧 군사활동 요충지라는 의미인 동시에 언제라도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미중 갈등의 최전선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구나 아직 해양경계 확정이 안 돼 있어 이웃 나라들과 해양 관할권이 중첩되기 때문에 언제라도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를 잘 보여 주는 사례를 두 가지만 들어 보자. 대략 6년 전부터 중국측 조사선이 한중 간 중첩 수역에 있는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주변은 물론이고 동해에서도 공세적으로 각종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 조사선의 조사 지점을 점으로 찍어 보면 한반도 주변 바다가 온통 새까맣게 될 정도다. 며칠 전에는 일본 해상보안청이 제주 남부 우리쪽 수역에서 근접 해양조사를 무단으로 벌이기도 했다. 한일 간에는 한일대륙붕협정이 2028년 종료된다. 2025년이면 일본에서 협정 파기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응해 자료 조사와 분석, 전략적 대응 체계 마련을 위한 정책 개발까지 남은 시간은 4년 남짓이다. 하지만 막상 정책 연구자들한테서 들을 수 있는 건 깊은 한숨뿐이었다. 해양정책의 기본이 되는 해양법 분야만 해도 로스쿨마다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수업 개설조차 제대로 안 되고, 전공자들은 자리를 잡지 못하는 형편이다. 연구자 재생산이 안 되다 보니 해양정책을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우리나라를 다 뒤져도 15명밖에 안 된다. 그나마 5년쯤 뒤에는 5명 정도만 현업에 남는다고 한다. 외교부나 해양수산부, 해경, 해군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해양정책에 눈이 트일 때쯤 되면 순환근무 때문에 다른 자리로 옮겨 가야 하니 몇 년마다 원점에서 새 출발이다. 중국과 일본이 국제분쟁, 영유권, 해양법, 지역정치와 국제해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100여명씩 정부 차원에서 보유·육성하는 것과 비교하면 한숨만 나온다. 좋은 정책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정책 역량은 공공재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정책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지식생태계가 붕괴한다. 서둘러 유관 부처를 아우르는 해양정책 연구를 위한 허브를 구축하지 않으면 말 그대로 우리 바다에서 눈뜨고 코 베이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국익이 걸린 문제를 경제적 타당성을 조사한다며 허송세월하고 있는 정부를 보고 있으면 “제발 책임감을 가져 보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betulo@seoul.co.kr
  • 경기도의회 광주 지역구 의원들, 광주시 산업단지 조성 논의 및 애로 사항 청취

    경기도의회 광주 지역구 의원들, 광주시 산업단지 조성 논의 및 애로 사항 청취

    경기도의회 안기권(더불어민주당·광주1), 박관열(더불어민주당·광주2), 이명동(더불어민주당·광주3), 박덕동(더불어민주당·광주4) 도의원은 지난 4일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한 중소기업의 사업장을 방문해 광주시 중소기업 산업단지 조성의 필요성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사업자 대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표현을 비유하며 타 지역 경쟁업체의 경우 산업단지 내 입주 및 기반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공장입주가 수월한 반면 광주시는 임대사업장에서 사용 중인 곳이 많고 공장입주 확보 및 공장 허가받기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에 있다”고 토로했다. 또 “광주시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했지만 ‘적극적인 참여의사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음에도 산업단지 사업추진이 유명무실화 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공장등록 및 직접절차를 맞추는 해결책 찾기가 어려워 이렇게 의견제시를 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도의원들은 “광주시는 팔당상수원중첩규제(자연보전권역, 팔당특별대책 1권역 및 팔당상수원보호구역 등)에 묶여있어 대기업 유치는 힘들지만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산업단지조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장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조건과 문제점들을 살펴 하루속히 기업하기 좋은 광주시로 만들 수 있도록 광주시에 강력히 건의하고 행정적 제도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쟁사들은 미래로 확 치고 나가는데… 초격차 전략·초대형 사업 차질 빚을라”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반격을 꾀했던 삼성이 검찰의 이재용 부회장 기소로 ‘최후의 카드’가 꺾이자 경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1일 “4년을 이어 온 국정농단 사건 재판도 아직 끝나지 않고 있는데 이번 사건은 회계, 합병 등 복잡한 이슈를 다루고 있고 검찰 수사 기록만 20만쪽이라 최소 5년에서 최장 10년은 더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게 됐다”며 “경쟁사들은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하루가 다르게 치고 나가고 있는데 이 부회장은 서초동 법정에서 과거 회계만 들여다보게 생겼다”며 침통해했다. 삼성은 이번 기소로 이 부회장과 삼성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이어 경영권 승계 의혹 재판까지 추가되면서 사법리스크가 가중됐다. 코로나19 재확산, 미국의 중국 화웨이 추가 제재,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심화 등 여러 위기가 중첩된 가운데 총수인 이 부회장이 재판 준비와 출석 등에 또다시 상당한 시간을 소요할 수밖에 없어 삼성의 ‘초격차 전략´은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2016년 9조 4000억원 규모의 하만 인수 이후 멈춘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미래 성장동력 발굴 등 중장기 투자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미 올 하반기 반도체, 스마트폰 등 삼성 주력 사업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총수의 사법리스크 지속으로 내부에서는 ‘삼성의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오너의 리더십과 결단이 필요한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계획과 같은 초대형 사업 구상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난 5월 초 대국민 사과 당시 내놓은 ‘뉴 삼성´ 구상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더뎌지게 됐다”고 말했다. 합병 비율 고의 조작, 분식회계 등은 삼성이나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사안인 만큼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 주주들의 부를 사취한 혐의인 만큼 국정농단 사건보다 삼성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더 클 수 있다”며 “특히 삼성은 해외 거대 기업들과의 협업이 많은데 이번 기소로 글로벌 기업들에 삼성의 총수는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기업의 이익을 침해할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해외의 혁신 기업 인수합병이나 인재 영입 등은 물론 수사의 직접적인 대상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은 각각 외부 자금 조달,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재계에서도 이 부회장이 다시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심화로 기업인들이 열심히 뛰어 경제 회복, 일자리 유지·확대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위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승복 불가” 강력 반발한 삼성

    “승복 불가” 강력 반발한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인단은 “검찰이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반발하며 법정에서 기소의 부당함을 가리겠다고 1일 밝혔다. 삼성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과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한) 엘리엇이 제기한 관련 사건에서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은 정부 규제 준수와 불안한 경영권 안정 등 경영상 필요로 이뤄진 합법적인 경영활동이며 합병 과정은 모두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설명한 내용과 증거들은 모두 영장실질심사나 수사심의위원회에 제시돼 철저하게 검토됐던 것”이라며 “다시 반박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국민들의 뜻에 어긋나고,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마저 무시한 기소는 법적 형평에 반할 뿐만 아니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며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사심의위 심의 당시에 거론되지 않았던 업무상 배임 혐의가 추가된 데 대해서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수사심의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합병으로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질 뿐 재산 상태에는 변동이 없어 삼성물산에 손해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점, 삼성물산이 합병으로 오히려 이익을 얻은 점 등을 근거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내세운 승계계획안 ‘프로젝트 G’와 관련해서는 이미 영장실질심사와 수사심의위에서 논의돼 큰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승계 작업 목적으로 작성된 게 아니며, 불법적인 내용도 없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지배력 강화는 불법이 아니며 시장에서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는 점도 내세웠다. 변호인단은 “합병 무효소송 등의 판결에서 법원도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합병 목적이 부당하지 않다고 했다”고 했다. 한편 수사심의위 결정이라는 ‘최후의 카드’가 꺾인 삼성에서는 경영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4년을 이어 온 국정농단 사건 재판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최장 10년은 더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게 됐다”며 “경쟁사들은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하루가 다르게 치고 나가고 있는데 이 부회장은 서초동 법정에서 과거 회계만 들여다보게 생겼다”며 침통해했다. 코로나19 재확산, 미국의 중국 화웨이 추가 제재, 반도체 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심화 등 위기가 중첩된 가운데 총수인 이 부회장이 재판에 또다시 상당한 시간을 소요할 수밖에 없어 삼성의 ‘초격차 전략’은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미 올해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총수의 사법 리스크 지속으로 내부에서는 ‘삼성의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됐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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