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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기중앙회 “중기협동조합 협의요청권 도입해야”

    중기중앙회 “중기협동조합 협의요청권 도입해야”

    중소기업중앙회가 11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중소기업협동조합 협의요청권을 도입하고 주52시간제와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등 노동 규제를 해소할 것을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및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협동조합 협의요청권 도입이 22대 국회에서 꼭 통과되기를 기대한다”며 “중소기업 현장에서 가장 많이 애로를 겪고 있는 주52시간제와 중처법 문제는 심도 있게 검토해 개선방안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 협의요청권은 대기업 등 거래 상대측이 단가 인하 통보 등의 이른바 ‘갑질’을 하지 못하도록 중소기업협동조합에 협의요청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산자중기위 간사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김 회장은 현안 과제로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도입과 소기업·소상공인 특화 T커머스 채널 신설, 중소기업 기업승계특별법 제정,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대상 주요경비까지 확대 등도 제시했다. 박홍근 의원은 “민주당은 경제 현안을 챙기기 위해 310개에 달하는 직능단체를 의원별로 전담하기로 했다”면서 “중기중앙회 전담 의원으로 지정된 만큼 앞으로 민주당과 중소기업 현장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교흥 의원은 “기업환경이 IMF 때보다 더 힘들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을 살리고 키우는 것이 막혀있는 한국경제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라면서 “오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해 주시면 국회로 돌아가서 근로자들의 안전과 기업들의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 비하人드 AI·딥시크 심층 기획 돋보여… 더 파고드는 질문을

    비하人드 AI·딥시크 심층 기획 돋보여… 더 파고드는 질문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83차 회의를 열고 2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회는 ‘비하人드 AI’, ‘딥시크 충격 AI전쟁 어디로 가나’ 등 인공지능(AI) 관련 심층 기획의 차별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신년 기획으로 선보인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에 대해선 개헌 의미를 전문적으로 파고들어 생산적 대안이 제시됐다고 평가하며 뒷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시의 청년들’, ‘문해력 실종 시대’ 등의 기사에는 트렌디하다는 호평을 내놨고, ‘눈길을 끄는 판결’은 편집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다만 기자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질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른 만큼 그 결과와 관계없이 절차적 정당성에 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변호사‘비하人드 AI’ 르포 완성도 높아눈길 끄는 판결만 모아 돋보여4~6일자 딥시크 기획을 비롯한 AI 관련 기사들은 자칫 뻔한 기사가 될 수 있었는데 차별성이 돋보였다. ‘비하人드 AI’ 기획의 경우 서울신문 기자 3명이 직접 데이터 라벨링 프로젝트에 참여해 노동과정을 르포로 녹여 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노동권에 미치는 영향을 짜임새 있게 연결 지어 완성도를 높였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는 뒷심을 잃지 않고 현 시국에서 개헌의 의미를 전문적이고 심도 있게 파고든 시리즈다. 정치구조를 다룬 기사를 보면 독자들의 정치에 대한 피로도가 굉장히 높아지는데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대안과 혜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사들이 다뤄졌다. 다만 시즌1 정치 분야를 마무리하고 시즌3·4 분야인 사회, 문화·체육을 다루게 되면 87년 체제와 어떻게 연관시켜 이어 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14~15일자 ‘눈길 끄는 판결’은 자칫 그냥 넘길 수 있는 중요한 판결들을 한눈에 들어오게 했다는 점에서 편집이 돋보였다. 일자를 달리해 단신으로 처리하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코너를 만들어 판결들을 지면에 담는다면 독자들이 보기 편할 것 같다. 최승필 교수AI 보도 일관된 스토리 없어 산만국민 의견 없는 개헌 논의 잘 짚어이달에는 AI 관련 기사가 두드러졌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6일자 ‘한국 AI 기본법 내년 시행…딥시크 충격에 한발 늦은 총력전’ 기사를 보면 AI 기본법이 어떤 내용인지 정의가 없었다. 또 19일자 ‘당정, 내년 상반기까지 GPU 2만장 확보’, 21~22일자 ‘정부, AI 국가대표 정예팀 선발’ 등 AI 관련 보도들이 나오는데 전반적으로 일관된 스토리가 없어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87년 체제 대한민국 빼고 다 뜯어고치자’ 기획은 좋았다. 특히 3일자에 실렸던 ‘권력구조만 따지는 개헌…“최소 1년, 국민 의견수렴 거쳐야” 기사는 개헌 논의에 ‘국민’이 없다는 포인트를 잘 짚었다. 또 20일자 금값 관련 기사에서는 르포가 돋보였다. 다만 중앙은행, 국제시장 등 추가적인 분석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다. 13일자 ‘성과급·중처법 줄줄이 결론…역대급 노무폭탄 온다’ 기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기다리는 사건을 다룬 보도인데 추후 실무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구체화한 데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서도 잘 풀어 썼다는 측면에서 많은 공부가 됐다. 특히 같은 날 씨줄날줄 ‘LTV와 담합 사이’는 연구가 많이 된 글이다. 2000년 초반의 과거 사건까지 모두 조사하고 결과 및 쟁점을 잘 정리했다. ‘LTV 담합 공정위 칼끝에 오른 은행들…짜맞추기 조사 불만’ 기사와도 잘 연결된다. 허진재 이사‘일베보다 독한 디시’ 분석력 탁월 ‘황금 티켓 증후군’ 이달 좋은 기사21일자 ‘“DJ의 길” “70년史 부정”…이재명의 중도보수 뿌리논쟁 비화’ 기사는 그래픽을 잘 섞어 한국 정당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는 이념적 위치까지 살펴보며 이 논쟁을 이해하는 데 굉장한 도움을 줬다. 여기서 그쳤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24일자 ‘경제는 右로 노동은 左로…집토끼·산토끼 다 잡겠다는 이재명’ 기사에서 나오는 정책들에 대해 보수나 진보로 평가하며 기사 흐름이 잘 이어졌다. 19일자 ‘일베보다 독해진 디시의 청년들’ 기사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20대 남성들이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수, 내용을 들며 분석력 있는 기사를 만들었다. 다만 전체적인 기사의 톤이 ‘청년들이 과격해졌다’는 데만 맞춰져 균형을 잡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일자 ‘집·직장·학벌 먼저 황금 티켓 증후군’ 기사는 단편적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내용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낸 리포트 내용까지 다 연결시켜 기사화했다. 데이터를 섞어 더 가치 있는 기사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이달의 좋은 기사로 평가된다. 이재현 대학원생‘텍스트힙’ 젊은층 문화 잘 포착해교사 살인 우울증 부각돼 아쉬워14일자 ‘문해력 실종 시대…다시 몸으로 읽다’ 기사를 보고 소셜미디어(SNS)와 쇼츠(짧은 동영상)로 대표되는 디지털 콘텐츠 시대 속에서 종이책을 읽고 필사하는 행위가 새로운 감성적 경험이자 자기표현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단순한 독서 문화에 대한 분석을 넘어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상세히 조명하는 방식이 돋보였다. MZ세대이지만 ‘텍스트힙’(독서 행위가 멋지고 세련된 활동으로 인식되는 현상)이라는 개념을 서울신문을 통해 접하게 됐다. 서울신문이 젊은층의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강점을 지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전 초등학생 살인 사건’ 보도에서 가해자의 우울증 병력이 헤드라인이나 부제에 지나치게 강조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8일자 ‘잠재적 범죄자 낙인 걱정에 더 수렁으로…우울증은 죄가 없다’ 기사를 보면 급하게 우울증이 원인이라고 한 것은 아니라며 뒷수습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4일자 ‘청소년에 빗장 건 인스타 계정 가짜 생년월일 쓰면 못 잡아요’ 기사는 단순한 규제만으로 청소년들의 SNS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지적했지만 부작용 문제로 논의를 더 확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24일자 ‘적자 가계부에 미래 빼앗긴 청년들’ 기사의 경우 대학생 사례가 적어 구체적인 수치나 통계가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봤다. 윤광일 교수오세훈·카플란 대담은 원론 그쳐이미 답 정해둔 듯한 기사 피해야기자는 날카롭게 질문을 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통화하기보다는 직접 찾아가 1~2시간 동안 붙잡고 물어야 한다. 받을 수 있는 자료는 미리 받아 확인한 뒤 허점을 짚어야 한다. 12일자 ‘오세훈 “연 1만명 AI인재 양성·테크시티…서울, AI 혁신도시로”’ 기사에 AI 대가인 제리 카플란 미 스탠퍼드대 교수의 대담이 나오는데 원론적인 멘트에 그쳐 아쉽다. 그런 측면에서 ‘비하人드 AI’ 기획은 심층 인터뷰를 포함해 정책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동 실태 그다음에 유연근로제의 문제까지 다뤘다. 특히 세라 로버츠 UCLA 교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부분은 취재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독자를 위해 궁금한 점을 물어본 것으로 느껴졌다. 10일자 ‘거대 양당 힘에 짓눌린 풀뿌리 민주주의…지역정당 싹을 틔워라’ 기사에서는 이미 답을 정해 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역정당을 다루려면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에 국민적 합의가 있는지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13일자 1면 ‘월급루팡 잡아라’에서는 주 4일제 화두를 다루기도 했는데 주 5일제 도입 당시 언론에서 반발했던 것처럼 노동생산성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대세를 거스르는 것은 아닌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김영석 위원장비상계엄 잘 마무리해야 할 순간우리 사회 내부 문제점 등 고민을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몇 달간 어떻게 지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어수선한 상태에서 지내 왔는데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기사나 칼럼을 쓸 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내부 문제점, 외부 시각에서 볼 때의 마음이나 자세 등이 반영됐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헌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그 이후에 어떻게 우리 사회가 진행될 것인지 하는 예측을 다루기보다는 진행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있는지에 언론은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 사회는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기업 10곳 중 8곳 “중처법 개정해야”… 63% 안전 인력 늘려도 실효성 낮아

    기업 10곳 중 8곳 “중처법 개정해야”… 63% 안전 인력 늘려도 실효성 낮아

    “경영책임자 의무 더 구체화” 47%“사업주 형사처벌 완화해야” 41%“과도한 서류에 행정력 낭비” 62% 국내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봤다. 2022년 1월 27일 중처법 시행 이후 기업의 63%가 안전 업무 수행 인력을 늘렸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국내 기업 202곳을 대상으로 ‘기업 안전투자 현황 및 중대재해 예방정책 개선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우선 중처법 개정이 필요한지에 대해 81%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시급히 개선할 사항(복수 응답 허용)으로는 47%가 ‘안전·보건 관계법령 등 경영책임자 의무를 좀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중처법 제정 당시 끊임없이 제기됐던 경영책임자 의무 사항의 불명확성과 과도한 처벌 기준이 현재까지도 개선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의 형사처벌(1년 이상 징역)을 완화해야 한다’는 답변은 41%로 두 번째로 높았다. 중처법 위반으로 대표이사에게 무거운 형벌이 선고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중처법 시행 이후 안전 업무 수행 인력이 증가한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 중 63%, 예산 증가 기업은 72%로 나타났다. 경총은 “조사에 응답한 대기업, 중견기업은 대부분 인력과 예산이 늘었지만 50인 미만 기업은 절반 정도만 증가라고 답했다”면서 “소규모 기업은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인해 비용 투자에 한계가 있어 정부 컨설팅과 재정 지원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복수 응답)에 대해 조사기업의 62%가 ‘과도한 서류 작성에 따른 행정력 낭비’라고 답했다. 중처법 규정의 불명확성이 해소되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 안전관리에 집중해야 할 전문 인력들이 절차서, 매뉴얼, 반기 1회 점검 등의 이행 증빙 서류 준비에 투입돼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인식이 드러난 것이다. 정부의 산업안전 정책이 사망 재해 감소에 효과적인지에 대해선 58%가 긍정적, 42%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 기업 10곳 중 8곳 “중처법 개정해야”… 63% 안전 인력 늘려도 실효성 낮아

    기업 10곳 중 8곳 “중처법 개정해야”… 63% 안전 인력 늘려도 실효성 낮아

    국내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봤다. 2022년 1월 27일 중처법 시행 이후 기업의 63%가 안전 업무 수행 인력을 늘렸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국내 기업 202곳을 대상으로 ‘기업 안전투자 현황 및 중대재해 예방정책 개선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우선 중처법 개정이 필요한지에 대해 81%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시급히 개선할 사항(복수 응답 허용)으로는 47%가 ‘안전·보건 관계법령 등 경영책임자 의무를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중처법 제정 당시 끊임없이 제기됐던 경영책임자 의무 사항의 불명확성과 과도한 처벌 기준이 현재까지도 개선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의 형사처벌(1년 이상 징역)을 완화해야 한다’는 답변은 41%로 두 번째로 높았다. 중처법 위반으로 대표이사에게 무거운 형벌이 선고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중처법 시행 이후 안전 업무 수행 인력이 증가한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 중 63%, 예산 증가 기업은 72%로 나타났다. 경총은 “조사에 응답한 대기업, 중견기업은 대부분 인력과 예산이 늘었지만 50인 미만 기업은 절반 정도만 증가라고 답했다”면서 “소규모 기업은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인해 비용 투자에 한계가 있어 정부 컨설팅과 재정 지원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복수 응답)에 대해 조사기업의 62%가 ‘과도한 서류 작성에 따른 행정력 낭비’라고 답했다. 중처법 규정의 불명확성이 해소되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 안전관리에 집중해야 할 전문 인력들이 절차서, 매뉴얼, 반기 1회 점검 등의 이행 증빙 서류 준비에 투입돼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인식이 드러난 것이다. 정부의 산업안전 정책이 사망 재해 감소에 효과적인지에 대해선 58%가 긍정적, 42%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 성과급·중처법 줄줄이 결론… 역대급 ‘노무 폭탄’ 온다

    성과급·중처법 줄줄이 결론… 역대급 ‘노무 폭탄’ 온다

    재계에선 올해 주목해야 할 노동 판결로 ▲경영성과급 평균임금 포함 여부 ▲중대재해처벌 위반 판결 영향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용자 책임 확대 여부를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판결에 따라 “역대급 ‘노무 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며 예상되는 사법적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12일 법무법인 세종과 공동으로 ‘2025년 주목해야 할 노동 판결과 정책 및 기업 인사노무 전략 웨비나’를 개최하고 이러한 내용을 설명했다. 우선 경영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소송이 현재 대법원에서 10여건 진행 중이다. 연내에 대부분 결론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은 경영성과급까지 평균임금에 포함하는 판단이 나올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일부 기업은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세리 세종 파트너변호사는 “민간 기업의 경영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으로 인정하면 퇴직금과 미사용 연차휴가 수당에 대한 기업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면서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경영 인센티브 기준 및 지급 조건을 강화하는 임금체계 개편과 노조와의 임금교섭 전략 수립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법 시행 3년이 지난 중대재해처벌법에도 관심이 쏠렸다. 2022년 1월 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나면서 최근 잇따라 법원의 판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판결이 선고된 사건은 31건으로, 그중 무죄는 2건에 그쳤다. 대표이사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4건 있었다. 유죄 판결의 경우 대부분 대표이사에게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법인엔 1억원 안팎의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최근 처벌이 엄해지고 있어 기업들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도 강화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5월 골프장 캐디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서도 사업주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한 바 있다. 이 밖에 ‘당직 시간에 대한 시간 외 근로수당 지급 여부’, ‘불법파견이 인정된 경우 근로조건 결정’,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자성’, ‘대기발령 정당성 요건’ 등도 주목해야 할 노동 판결로 꼽혔다.
  • 오송참사 이범석 청주시장 기소..중처법 시행 후 단체장 첫 사례

    오송참사 이범석 청주시장 기소..중처법 시행 후 단체장 첫 사례

    14명이 숨진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이범석 청주시장이 기소됐다. 청주지검은 이 시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시민재해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9일 밝혔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지방자치단체장이 기소된 첫 사례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불기소 처분됐다. 사건 발생 1년 5개월여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두 사람의 운명은 안전 관리체계 구축 여부로 엇갈렸다. 검찰에 따르면 이 시장은 오송지하차도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미호천 제방의 유지보수 주체임에도 안전 점검 예산과 인력 현황을 점검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담당 부서가 자격을 갖춘 기술자 없이 하천을 점검하거나 제방 점검을 생략했고, 중대재해 태스크포스팀은 안전지식 없는 행정직렬 1명만을 형식적으로 지정해 대응했다. 검찰 관계자는 “위법하고 부실하게 제방 점검업무가 수행되고 있음에도 이 시장이 업무실태, 인력 및 예산 상황을 점검·개선하지 않았다”며 “이를 종합할 때 이 시장의 안전확보 의무 미이행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참사가 발생한 오송궁평2지하차도의 관리책임자인 김 지사는 혐의없음 처분됐다. 검찰은 지하차도 점검이 규정에 맞게 실시된 점, 설계상 지하차도에 결함이 없는 점, 침수에 대비해 안전관리 인력을 확보한 점, 지하차도 사전 통제기준 등 업무처리 절차를 제대로 마련한 점 등을 종합해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이상래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과 제방 공사를 맡았던 시공자 전 대표이사 A씨도 이 시장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청장은 미호천교 도로 확장공사의 시행 주체로서 제방을 포함한 공사 안전관리 부서의 업무실태를 점검 및 개선하지 않은 혐의다. 이로 인해 담당 공무원들이 시공사의 제방 훼손을 알고도 방치했다. A씨는 공사 시공 주체로서 안전 점검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아 현장 직원들의 제방 불법 훼손을 가능하게 한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경영 책임자로서 공동이용시설에 대한 안전확보 장치를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구축했느냐를 중요하게 봤다”며 “관련법 입법 취지에 따라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고 철저한 법리 검토를 시행하느라 수사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제방 공사 현장 소장과 감리단장, 관련 공무원 등 4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현장소장 B씨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7년 6개월의 원심을 깨고,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감리단장 C씨는 징역 6년에서 4년으로 감형됐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2023년 7월 15일 오전 8시 40분쯤 미호천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발생했다.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물에 잠기고 14명이 숨졌다. 한편 오송참사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김 지사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오송참사 유가족·생존자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청주지검 수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참사 당시 감리단장과 지역주민은 신고를 통해 지하차도 침수의 위험성을 전달했지만 도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청주시는 이 시장 기소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국가하천 유지보수 업무는 시장이 도지사로부터 위임받은 것이 맞지만, 하천공사가 진행되는 경우 하천법 규정에 따라 준공 고시 다음 날부터 유지보수 업무가 시작된다는 주장이다. 하천공사에 포함된 임시제방 구간은 당시 청주시의 유지보수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 1호 중대재해 구속수사 이끈 ‘산재 명판관’

    1호 중대재해 구속수사 이끈 ‘산재 명판관’

    “납기일 맞추려고 비숙련 근로자를 교육도 없이 위험한 업무에 투입하는 등 사업주 과실이 명백했습니다.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너무 컸습니다.” 김기영(41) 경기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은 화재로 근로자 23명이 사망한 경기 화성 아리셀 참사와 관련해 지난해 8월 박순관 아리셀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사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2022년 중처법 시행 이후 수사 단계에서 업체 대표가 구속된 건 처음이다. 김 감독관은 8일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고용부가 선정한 ‘올해의 산업안전감독관’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관은 현장 감식과 압수수색 등으로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데 힘썼다.
  • 국토부, 美와 사고 기종 전수조사… 항공기 최초 ‘중처법’ 적용되나

    국토부, 美와 사고 기종 전수조사… 항공기 최초 ‘중처법’ 적용되나

    국토교통부가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의 사망자를 낸 제주항공 여객기 기종인 ‘보잉 737-800’(B737-800)에 대해 내년 1월 3일까지 정비 이력 등 전수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또 사고기를 운용한 제주항공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기체 제작사인 보잉사와 함께 사고 원인에 대한 합동 조사에 나선다. 국토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항공기 가동률이 높은 것은 통계로 나오는 수치”라며 “항공안전감독관을 제주항공에 급파하는 등 강도 높은 항공 안전 감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전날 사고기에서 회수한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등 블랙박스 2종을 이날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옮겼다. 조사에는 NTSB와 보잉사 관계자가 참여한다. 이날까지 희생자 146명의 신원 확인을 완료했고 33명에 대해서는 DNA 분석과 지문 채취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4차 회의를 주재하고 국내 항공기 운항체계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국토부에 지시했다. 참사와 관련, 제주항공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고 원인이 천재지변에 해당하는 ‘조류 충돌’로 결론 나면 중처법 위반 혐의 적용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랜딩기어(착륙 장비) 정비 부실 여부 등이 발견되면 적용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 현대차 연구원 3명 ‘질식사’…고용부 특별감독

    현대차 연구원 3명 ‘질식사’…고용부 특별감독

    현대차에서 발생한 근로자 질식 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이번주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다. 최태호 고용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경찰 수사와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밝혀졌다”며 “현대차 울산공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안전 보건 수칙 전반에 대한 준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차량 성능테스트 공간(체임버)에서 연구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상시 근로자가 5명 이상인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다. 고용부는 현장에 중앙·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린 뒤 사고 원인 및 산안법, 중처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최 정책관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것은 진단서 및 부검 1차 소견에도 나와 있다”며 “일산화탄소 중독 원인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임버에는 공기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환기장치와 차량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뽑아내는 배출 장치가 있는데 장치들이 적정하게 관리되고 작동했는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체임버 내·외부의 CC(폐쇄회로)TV를 확보했고, 체임버 통신을 담당하는 직원도 조사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 근로자 2명의 피폭 부상과 관련해 고용부는 지난 4~15일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감독을 진행해 현재 결과를 정리하는 중이다. 지난 5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는 직원 2명이 X선으로 반도체 웨이퍼 물질 성분을 분석하는 방사선 발생장치를 수리하던 중 방사선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폭 근로자들의 치료가 6개월이 넘어가면서 고용부는 이달 15일 중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바 있다.
  • “처벌보다 예방… 중처법으로 쓰고 ‘중대법’이라 부르자”

    “처벌보다 예방… 중처법으로 쓰고 ‘중대법’이라 부르자”

    “산재에 ‘인신 처벌’은 최소화해야”기업의 안전 관심·투자 확대 방점위험 평가 자율성 만큼 책임 져야직업성 질병 감시체계 구축 추진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라 쓰고 ‘중대법’(중대재해예방법)으로 불렀으면 합니다.” 안종주(67)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7일 서울광역본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2022년 시행된 중처법은 사고 예방을 위한 기업의 관심과 투자가 이끌려는 취지인데 처벌을 강화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됐다며 이처럼 명칭 변경을 제안했다.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처법 확대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사고가 집중되는 50인 미만, 5인 이상 사업장은 올해부터 법이 적용돼 평가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대재해 사망자는 2021년 683명에서 중처법 시행 첫해인 2022년 644명, 2023년 598명으로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까지 296명이 숨진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 대형사고가 집중된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요구된다. 안 이사장은 “중처법 시행 후 50인 이상 중견·대기업 사업장이 달라졌지만 아직은 변화가 협력 업체까지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계 등에서 제기하는 솜방망이 처벌 지적과 관련, “산재에 대한 인신 처벌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본을 지키지 않거나 여러 징후 및 경고가 있었음에도 개선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는 엄벌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면서 “기업이 안전에 대한 투자보다 경영자 처벌 회피를 위한 법률 대응에 집중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6월 경기 화성 아리셀 화재는 공단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했다. 안 이사장은 “위험성 평가를 통한 자율규제 방향은 맞다. 300만개에 이르는 전국 사업장을 규제·처벌하는 것만으로 산재를 막기는 어렵다”면서 “아리셀은 그동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전을 외면한 채 수익을 올리는데 급급했고, 관계기관은 사전에 위험성을 걸러내지 못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기업에 부여된 자율만큼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안 이사장은 외국인 근로자와 플랫폼 종사자 등 산재 사각지대 노동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실천 방법도 제시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한국어 능력을 높이고, 택배와 라이더 등은 ‘색’을 활용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복장이나 헬멧, 배달통을 형광으로 제작해 야간이나 비가 내릴 때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공장 등에서 기계 이동로와 대피로를 색으로 구분하면 누구나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산업보건 분야에 대한 투자 필요성도 역설했다. 지난해 산재 통계를 보면 질병 사망자(1204명)가 사고 사망자보다 많았다. 안 이사장은 “직업성 질병은 지금 투자하더라도 10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직업병 예방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준비 중이며 사업장 질병 감시체계 구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군산 제조 공장서 40대 근로자 끼임사…중처법 적용 여부 검토 중

    군산 제조 공장서 40대 근로자 끼임사…중처법 적용 여부 검토 중

    전북 군산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5일 군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7분쯤 군산시 소룡동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A(40대)씨가 30t 규모의 롤러에 머리가 끼여 숨졌다. A씨는 차량 주행성능평가에 쓰이는 레일을 설치 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레일 위에 대형 롤러를 고정해 놓은 벨트로 갑자기 끊어지면서 롤러에 몸이 끼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해당 공장의 하청 소속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는 한편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 [추신]중대재해법 2년 넘었는데, 산업재해는 늘었다고요?

    [추신]중대재해법 2년 넘었는데, 산업재해는 늘었다고요?

    <편집자주> ‘추가로 신문에 내주세요’를 줄인 ‘추신’은 편지의 끝에 꼭 하고 싶은 말을 쓰듯 주중 지면에 실리지 못했지만 할 말 있는 취재원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산업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중대재해를 줄이고자 마련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시행된 지 벌써 2년 8개월이 지났습니다. 경영책임자가 안전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1년 이상 징역형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법이죠. 올해 1월 27일부터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도 중처법이 적용됐습니다. 그렇다면 중처법 입법 목표인 ‘산업재해 감소’는 달성되고 있을까요. 2년 8개월이라는 기간이 길지 않아 효과가 불분명하지만, 아직은 속 시원한 결과가 나오진 않는 것 같습니다. 산업재해를 겪은 근로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둔화에 따른 건설공사 감소, 제조업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산업재해를 겪은 근로자가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중처법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점검하고 입법 보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2023년 산업재해 13만 7000명 육박올해 재해자는 6월 기준 6만 8413명사업장 규모 작을수록 산업재해 많아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재해자 수는 총 13만 679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법 시행 직전인 2021년(12만 8379명)과 비교하면 11.4% 증가했습니다. 2014~2017년 9만명 안팎을 오가던 산업재해자는 2018년 처음으로 10만명을 넘겼습니다. 최근 4년간 연도별 재해자는 2020년 10만 8379명, 2021년 12만 2713명, 2022년 13만 348명, 2023년 13만 6796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올해 산업재해자는 6월 기준 6만 8413명입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산업재해 통계를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종사자(3만 2967명)가 가장 많았습니다. 건설업(3만 2353명)과 운수·창고·통신업(1만 4937명)이 뒤를 이었습니다.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5만 6514명, 5인 미만 사업장 3만 8480명 등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산업재해자가 많았습니다. 지역별로는 인천·경기·강원을 포괄하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5만 379명으로 1위였습니다. 그 뒤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2만 3625명), 서울지방고용노동청(1만 8295명) 순이었습니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2016명으로 전년(2223명)보다 9.3% 줄었습니다. 중처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재해 점점 느는 중“실질적 예방 대책과 안전관리 방안 마련해야”“사업주들 안전 강화보단 처벌 피하기에 집중”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중처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재해자가 점점 늘고 있으니 말입니다. 처벌을 강화해 안전사고 예방 효과를 높이는 입법 목표가 달성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김소희 의원은 “중처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재해가 지속해 늘어나고 지난해 재해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면서 “매년 증가하는 산업재해를 막을 실질적인 예방 대책과 안전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처벌을 강화해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이 법의 핵심인데,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사업주들이 안전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고 비용을 들여서라도 처벌을 피해 가는 방식을 찾고 있다. 산업재해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업이 빠져나갈 수 없도록 법을 보완해 중대재해 예방 효과를 높여야 한다. 기업도 ‘어떻게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안전 체계를 촘촘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 “내년 엄마 칠순이라 가족여행 가기로 했는데…” 문화재 발굴 현장 사망 유족 끝내 눈물

    “내년 엄마 칠순이라 가족여행 가기로 했는데…” 문화재 발굴 현장 사망 유족 끝내 눈물

    무너진 흙더미에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7월 2일 제주시 구좌읍 문화재 표본조사 현장에서 작업중인 2명의 노동자가 매몰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하반신까지 매몰된 70대 남성 노동자는 생존했고 60대 여성 노동자는 심정지 상태로 구출됐지만 닷새 만인 7월 6일 끝내 사망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5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화재 발굴조사는 학술목적 뿐만 아니라 매장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절차다. 이번 사고는 제주시청이 구좌읍 상도공원을 추진하면서 문화재 조사업체와 용역계약을 맺고 진행하던 중 발생한 중대산업재해”라며 “검찰,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철저한 진상조사와 원청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엄마(69)를 잃은 딸이 회견문을 읽어내려가는 순간 모두 숨죽이고 눈시울을 붉혔다. 막내딸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엄마는 6남매의 장녀로 8살 때 외할머니를 대신해 그 어린 나이 때부터 집안 살림을 도맡아했다”며 “늘 밤잠까지 쪼개가며 쉴새 없이 ‘재봉사(미싱)’ 일을 하시며 힘든 삶을 사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7월 2일 매몰사고가 일어난 이후 시간이 멈춰버렸다는 김씨는 그 날 오전 10시에도 엄마랑 전화통화를 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그게 이 생에서 엄마와의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엄마는 이미 중환자실에 옮기신 상태였고 다음 날 저녁에야 겨우 면회를 할 수 있었다. 의식 없는 엄마가 어떤 모습이라도 좋으니 깨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지만 엄마는 뇌사 판정을 받으시고 사고 발생 후 4일이 지난 7월 6일 오후 3시 면회도 제대로 되지 않는 중환자실 차가운 침대에서 홀로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엄마가 내년 칠순이시라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여행도 가기로 했고, 평생 자기 집 한번 가져본 적 없는 엄마가 자기 명의 집도 장만하려고 했는데…”라며 눈물을 삼켰다. 그는 “ 코로나 이후 미싱 일 손님들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엄마는 노인 일자리로 문화재 발굴 일을 했다”면서 “실제로 엄마보다 나이가 많은 70, 80대도 그 일을 한다고 했고 노인일자리라 당연히 안전이 보장된 환경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엄마의 사고 현장을 가 보고 나서 한눈에 봐도 2m가 넘어 보이는 직각 구덩이, 경사면 하나 없이 수직으로 판 구덩이, 안전장치는 하나도 없고 흙이라도 무너지면 작업자들이 뛰어서 도망갈 공간조차 확보되지 않은 좁은 폭의 구덩이를 보고 정말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발굴업체는 깊이가 1.5m였고, 그 날 비가 오지 않아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했다는 말과는 달리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5m가까이 수직 굴착에 안전계획서 없이 임의로 작업을 시행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김씨는 “시청이 발주처인데 어떻게 최소한의 안전조치조차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일을 할 수가 있는 건지 모르겟다”고 호소한 뒤 “문화재발굴 조사 관련 매뉴얼에도 발굴허가 신청시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고, 그만큼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있는 사고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장임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발주처인 시청에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면 국가나 지자체에서 도급하는 공사들은 아무런 통제 없이 행해질 것이고, 우리 엄마와 같은 사고는 반드시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찰과 근로감독관은 그동안 이런 사례 없다며 아주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시청 측 대상으로 입건은 커녕 참고인 조사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그럼 중처법은 민간기업들만 이행하라고 만든 거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측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85일이 되었지만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조사는 더디기만 하다”며 “그러나 이미 사고의 원인과 책임소재는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인 안전조치만 이뤄졌더라도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며 “이 사업을 발주한 원청 제주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문화재 조사 현장에서 지난 5년간 똑같은 사고가 수차례 발생했다. 5년간 10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그런데 지난 11일 경찰은 용역업체 관계자 2명만 송치했다. 원청인 제주시 책임은 없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경찰은 문화재 조사 업체 관계자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 군산 아파트 건설 현장서 50대 추락사···‘중처법’ 적용 대상

    군산 아파트 건설 현장서 50대 추락사···‘중처법’ 적용 대상

    전북 군산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중국 국적의 50대 여성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 노동 당국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30일 오후 3시 30분께 전북 군산시 조촌동 한 아파트 건설 현장 16층에서 골조 미장공사를 하던 중국 국적 A씨(57·여)가 떨어져 숨졌다. 해당 공사 현장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사업장으로,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은 현장에 감독관 3명을 파견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 YK, 전국 29개 분사무소서 신속 대처

    YK, 전국 29개 분사무소서 신속 대처

    올해부터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적용된 가운데 업계는 초기 수사 대응이 수사 결과의 향방을 결정 짓는 핵심 요소라고 평가한다. 법무법인 YK 중대재해센터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전국에 29개의 분사무소를 설치하고 현장과 수사기관에 가장 가까운 분사무소에 중대재해 현장 대응팀을 가동 중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YK는 지난 2월부터 중대재해센터를 확대 운영 중이다. 센터는 기존 조인선 변호사 1인 센터장 체제에서 차장검사 출신의 정규영 대표변호사, 김도형 대표변호사, 부장검사 출신의 한상진 대표변호사를 공동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센터는 변호사의 적극적인 현장 참여와 신속 대응을 통한 방어권 보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및 경찰청 수사관의 재해 목격자 참고인 조사에 변호사가 적극 참여해 중처법 및 형사벌의 위법성 여부 진술에 대한 방어적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지난 2022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회사의 중처법 위반 사건 당시에도 고용노동부와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지 15분 만에 현장에 출동해 대응했다. 조인선 센터장은 “YK 중대재해센터는 변호사가 산재 현장을 찾아 신속히 초동조치를 수행하는 차별점이 있다”며 “전국 29곳의 분사무소의 전문 인재가 사고 당일부터 현장에 가서 조사에 대응하고 적극 소통한다”고 말했다. YK는 공정거래 사건 전문가들과 함께 새 분야에 발을 디딘다. 대법관, 부장판사, 검사 출신 변호사로 구성돼 지난 5월 발족한 공정거래그룹 초대 그룹장은 이인석(사법연수원 27기) 대표변호사가 맡았다. 이 그룹장은 기업 공정거래 이슈를 밀도 있게 다뤄온 전문가다.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판사를 거쳐 법원행정처 형사심의관으로 근무하다가 법관 퇴직 후에는 법무법인 광장에서 공정거래 공동그룹장으로도 활약했다. 형사 특화 로펌으로 출범한 YK는 ‘형사 부문 강자’ 굳히기에 나선다. 이달 배성범 전 고검장(사법연수원 23기)을 형사 총괄 대표변호사로 영입하고 지난 6월 형사 총괄 그룹을 새로 출범했다. 형사 총괄 그룹은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의 친동생으로도 알려진 이기석 대표변호사, 강력 분야 최초로 공인전문검사 1급을 뜻하는 ‘블랙벨트’를 획득한 천기홍 대표변호사를 포함해 차·부장검사급 출신 40여 명으로 구성됐다. YK는 지난해 매출 803억원을 거두며 10대 로펌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판검사 출신을 포함해 300여 명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다.
  • 광주경총, 중대재해 종합대응센터 본격 운영

    광주경총, 중대재해 종합대응센터 본격 운영

    광주경영자총협회가 광주·전남지역의 중대재해 예방과 대응을 위한 ‘광주·전남 중대재해 종합대응센터’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10일 광주경총에 따르면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적용으로 중소·영세기업의 안전관리 및 경영 활동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최근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첫 기소가 이뤄지는 등 소규모 기업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함에 따라 사업주와 경영진은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철저히 운영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가중됐다. 이번에 설립된 종합대응센터는 이러한 법적 요구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한국경총이 올해 3월 26일 공식 발족한 중대재해 종합대응센터의 광주·전남지역 센터이며, 중대재해로 인한 인명 피해 및 재산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광주.전남센터는 ▲영세사업장(50인 미만) 안전보건 담당자 지정 및 교육 ▲위험성 평가 자문 및 개선 지원 ▲산업안전 매뉴얼 제작 지원 ▲산업안전 매뉴.가이드 보급 ▲사업주 대상 중대재해 예방 교육과정 운영 ▲대중소 안전보건 상생협력 활동 추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진석 광주경총회장은 “이번 센터 설립을 통해 지역 내 기업들과 협력해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고, 중대재해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경총은 지역기업 내 안전한 일터 구축과 건강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경영자총협회의 이번 종합대응센터 설립과 다양한 지원 활동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이 직면하게 될 법적 요구사항과 안전보건 관리의 중요성을 강화하고, 지역 내 산업 안전 수준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 기업 64% “엄벌주의만 앞세운 중처법, 예방 위주로 풀어 달라” [규제혁신과 그 적들]

    기업 64% “엄벌주의만 앞세운 중처법, 예방 위주로 풀어 달라” [규제혁신과 그 적들]

    지난 21대 국회에서 제정돼 시행 중인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은 사업장에서의 안전사고 발생 시 사업주에 대한 세계 최고 수준의 강력한 형사처벌을 명시한 대표적 기업규제 법률이다. 2021년 1월 법안이 통과됐는데, 이에 앞서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정부 관리감독 책임자까지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5개 의원실에서 발의됐다. 법률 제정 이후에도 처벌 수준을 높이고 적용 대상을 늘리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개정안이 9개 의원실에서 쏟아졌다. 반면 법정 의무를 다한 사업주의 형사처벌 면책, 확대시행 유예기간 연장, 안전시스템 구축 예산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 발의는 4건에 그쳤고, 국회를 통과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에서 안전 및 보건관리자 전담 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물리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 때도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의 개정안이 4개 의원실에서 유사 발의됐다. 사업장에 휴게실을 설치하지 않을 때 벌금을 물리는 산안법 개정 때는 5개 의원실, 사업주의 보호조치 대상을 특정 고객응대근로자에서 일반근로자로 확대하는 산안법 개정 때는 4개 의원실에서 경쟁적으로 법률안을 냈다. 반면 주거밀집지역 근처의 공장이 이전할 때 토지·금융·세제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개정 때는 유사 발의가 한 건도 없었다. 규제를 완화하고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조정하는 방향의 입법 활동에는 관심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21대 국회의 의원입법 발의 건수는 2만 3655건으로 19대 1만 5444건, 20대 2만 1594건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기업 관련 입법은 규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기업 300곳에 물어보니갈등 해소 절차 부재가규제 혁신 최대 걸림돌 서울신문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전국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동 설문조사에서는 22대 국회의 입법활동으로 기업 규제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응답이 37.0%(111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2대 국회가 이제 막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환경 개선을 기대하는 기업은 전체 10곳 중 4곳도 되지 않는 셈이다. 22대 국회에서도 규제혁신에는 관심이 없고 강화하는 데 경쟁적으로 달려들었던 모습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업들이 보고 있는 것이다. 규제 개선 기대감이 ‘매우 높다’는 응답은 3.7%(11곳)에 그쳤고, ‘높다’는 33.3%(100곳)였다. 반대로 기대감이 ‘매우 낮다’는 응답은 6.7%(20곳), ‘낮다’는 가장 많은 56.3%(169곳)였다. 앞서 2022년 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번과 마찬가지로 국내 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선 새 정부 출범으로 규제환경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는 응답이 57.3%(172곳)로 이번 조사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번 조사는 제조업체 200곳과 서비스업체 10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보기술(IT) 업종 등이 포함된 서비스업에서 기대감이 ‘낮다’는 응답이 64.0% (64곳)로 더욱 높았다. 유권자의 표가 생존 기반인 국회의원은 일반적으로 규제 완화보다는 강화로 기울어지기 쉬운 속성을 갖고 있다. 규제를 완화하려면 ‘친기업’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표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실익이 없다. 반대로 규제를 강화하는 건 대체로 기업과 정부의 부담만 늘리면 되고 민원인 외에 다른 이해관계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첨예한 대립이 있는 경우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표가 되기 쉽다. ‘親기업’ 프레임 갇힐라규제법 쏟아내는 국회기업 63% “개선 안 될 것” 기업들은 규제혁신 추진의 걸림돌로 ‘신구 사업자 간 갈등 등 이해관계 충돌 및 갈등 해소 절차 부재’(46.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기업 정서 등 규제혁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부족(25.7%), 규제만능주의(19.0%)가 뒤를 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49.2%(65곳 중 32곳), 중견기업 44.8%(60곳), 중소기업 46.5%(101곳 중 47곳)이 모두 갈등 해소 절차 부재를 1순위로 선택했다. 제조업(45.5%·91곳)에 비해 서비스업(48.0%·48곳)의 선택 비중이 약간 높았다. 이는 국회나 정부가 ‘삼쩜삼’과 세무사회, ‘로톡’과 변호사협회, ‘직방’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새로운 플랫폼 사업자와 기존 직역단체의 갈등이 벌어질 때 조정자로 나서지 않고 방관하거나, 기존 업계의 편에 서서 규제 입법을 생산하는 행태를 보여 온 것과 관련이 깊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이 22대 국회에서 조금이라도 완화해 줬으면 하는 규제는 처벌만 부각되고 있는 중처법을 ‘예방 중심으로 보완’(63.6%·191곳)하는 것이었다. 중처법은 지난 2월부터 50인 이하(공사비 50억원 미만 건설현장) 사업장까지 전면 시행됐다. 대한상의가 지난 20일 발표한 50인 이하 사업장 702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7.0%가 중처법상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히 구축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7.5%에 그쳤다. 또 중처법 적용으로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관련 예산 마련’(57.9%)이었다. 실제 응답 기업의 50.9%가 안전보건관리에 연간 1000만원 이하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예산이 거의 없다는 기업도 13.9%에 달했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50인 미만 기업 466개사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77%가 전문인력 부재와 복잡한 의무 사항으로 인해 중처법 의무 준수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기업들도 법률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조사 대상 10곳 중 6곳(59.0%)꼴로 중처법이 포함된 산업·안전 영역의 규제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대기업(50.8%), 중견기업(56.0%)보다 중소기업(68.3%)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업주를 강하게 처벌하는 법규가 부담이긴 하지만 법률 규제의 취지에는 분명히 공감하고 방향 또한 틀리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실과의 커다란 괴리는 문제라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산업현장에서 사망자 없는 사고에도 사업주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미국 등은 산업안전 관련 법률에 사망자 없는 사고에 대해선 징역형 자체가 없고, 형벌 조항이 있는 나라들도 최대 1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다룬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일본은 사망 사고 발생 시 별도의 노동 관련 법률이 아닌 형법의 업무상과실치사를 적용한다. 1분기 산재 사망 10명↑중처법, 현장선 ‘헛바퀴’“투자 인센티브 더 중요” 엄벌주의를 앞세운 중처법 시행만으로는 뚜렷한 산재 감소 효과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중처법 시행 2년간 50인 이상 적용 대상 사업장 사고 사망자는 2021년 248명에서 2023년 244명으로 4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50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된 올해 1분기 사고 사망자는 1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명 늘었다. 노사가 자율적 근로시간을 운영하기 위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56.0%)도 기업들이 중요하다고 꼽은 입법과제 중 하나다. 경영계는 기본적으로 주52시간제(법정 40시간+연장 12시간)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생산량이 많은 시기 등에는 근무시간 계산을 주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운용하는 등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계는 근로시간 유연화가 결국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져 노동자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 ‘주4일제’를 22대 국회 우선 입법과제로 꼽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국회의 갈등 조정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지원 입법과제와 관련해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 인센티브 도입’(67.6%)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가전략 기술로 지정된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투자세액공제 일몰 기한을 올해 말에서 2027년 말까지 3년 연장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가칭 ‘탄소중립 산업 전환지원법’ 제정(61.0%)도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기업들은 산단 토지이용계획 변경 기준을 완화하는 산업입지법 개정(55.7%)이나 배당금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배당소득 이중과세 개선(53.0%)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기업이 법인세를 내고 남은 이익 일부를 배당할 경우 개인 주주들이 소득세를 추가로 내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국내 배당 관련 세제가 누진적인 성격이 강하다 보니 대주주가 부담을 느껴 배당에 더욱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의료대란, 金과일값, 동해 가스전… 하반기도 ‘야근 악몽’ 예약

    의료대란, 金과일값, 동해 가스전… 하반기도 ‘야근 악몽’ 예약

    “지난 2~3월엔 매일 자정 넘어 퇴근하고 주말 근무는 기본이었어요. 일하다가 실신해서 응급실을 가고, 수액을 맞으러 가는 경우도 다반사였습니다.”(보건복지부 관계자) 세종 관가에서도 유독 혹독한 상반기를 보낸 부처들이 있다. 보건복지부를 괴롭힌 ‘악몽’은 의료대란이다. 복지부는 지난 2월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한 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밀착 대응을 하고 있다. 복지부 공무원 A씨는 25일 “중수본에 파견 간 인력만 200명 가까이 된다. 그분들도 고되지만 남은 직원들의 업무 쏠림은 말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매주 월요일에 하던 중대본 회의를 화요일로 옮겼는데 원성이 자자했기 때문이란 후문이다. 월요일 회의를 하려면 직원들의 주말 출근이 불가피해서다. 전공의 복귀가 요원한 터라 의료대란의 출구가 아직 보이지 않지만 일단락이 되더라도 여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병원 손실 보전이나 전공의 대체 인력 복귀 문제 등 뒷수습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의대 증원에 초점이 맞춰진 무게 추를 ‘의료 개혁’으로 옮겨야 하는 과제도 있다. 고용노동부 공무원 B씨는 중처법이 확대 시행된 지난 1월 말을 떠올리며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고용부는 전국 50인 미만 기업(83만 7000개)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부랴부랴 산업안전 대진단을 실시해야 했다. B씨는 “80만개 넘는 기업과 800만명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하는 건 역사상 처음이었다”면서 “요즘 안 힘든 사람 없다지만 직원들은 하나같이 ‘상반기에 산업안전본부 사람들이 제일 고생했다’고 말한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상반기는 ‘금(金)과일’이란 신조어를 빚은 농산물 물가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갔다. 지난해 냉해와 폭염, 태풍 등 이상기후에 탄저병까지 겹치면서 생산량이 전년보다 31%나 줄어드는가 싶더니 여지없이 사과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 4~5월 주춤했던 농산물 물가는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면서 또 한번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넘어온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야권이 다시 추진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로 상반기 내내 진땀을 흘렸다. 올 1월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예방을 위한 ‘디지털행정서비스 국민신뢰 제고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부24 민원서류 오발급, 위택스 접속 지연 등 크고 작은 전산망 오류가 반복되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행안부는 1900억원을 들여 만든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에 대한 집중 점검을 오는 9월에 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공무원 C씨는 “지방세 납부가 거의 끝나는 9월부터 시스템을 직접 뜯어봐서 대체 뭐가 문제인지 확인하고 고칠 예정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설익은 정책 발표로 혼쭐났던 ‘해외 직구 금지’ 사건은 국무조정실을 비롯한 관료사회에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국가통합인증마크(KC)가 없는 제품의 해외 직구를 금지하는 안전 대책을 발표했으나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뭇매를 맞고 전격 철회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깜짝 발표와 함께 ‘험난한 하반기’를 예고한 부처도 있다. ‘동해 가스전 탐사’의 주무부처 산업통상자원부다. 산업부와 한국석유공사가 6개월 넘게 철통 보안을 유지해 온 탐사 결과는 대통령 발표와 함께 정치 영역으로 이동했다. 산업부는 가스전 대응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2개나 신설했다. 장관이 주재한 개발전략회의를 열고 시추 계획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산업부 직원들은 “당장 올 가을이 걱정”이라고 말한다.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의 최대 쟁점을 예약해 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 불난 공장, 소방시설 자체 점검서 3년간 ‘양호’ 평가

    불난 공장, 소방시설 자체 점검서 3년간 ‘양호’ 평가

    24일 화재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기 화성의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은 최근 소방시설에 대한 자체 점검을 한 뒤 소방당국에 “양호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자체 점검 대상 중 표본을 정한 뒤 불시 점검 방식으로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만, 이날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자체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리셀 공장은 소방시설법에 따라 1년에 1회 이상 소화기와 자동화재탐지설비 등 소방시설의 이상 여부를 확인한 뒤 소방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아리셀 공장은 2급 소방안전관리대상물로 ‘자체 점검’ 대상”이라며 “2017년 준공 이후 매년 자체 점검을 해 왔고 최근 3년간 위반 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리셀 공장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여부를 따질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화재 현장이 수습되면 ‘법 위반이 있었는지’, ‘안전관리가 소홀하진 않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볼 계획”이라며 “다만 오늘부터 바로 위반 여부를 조사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화재 진압과 원인 규명을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처법은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 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 등의 요건 중 한 가지만 충족하면 ‘중대산업재해’로 본다. 상시 근로자 50명 안팎인 아리셀 공장도 중처법 대상이다. 현장만 정리되면 고용부는 지체 없이 중처법 위반 소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산업안전보건본부와 경기고용노동지청은 이날 ‘수사 전담팀’을 구성해 사고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처법 위반 여부에 대해 엄정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정식 고용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구성했다. 중수본은 행정안전부·소방청·환경부 등 관계 기관과 협조해 근로자 수색, 현장 수습, 피해 지원 등을 총괄 지휘한다.
  • [단독] 한땐 ‘한국의 빅벤’ 꿈꿨잖아… 홍대 애경타워 벽시계 어디로

    [단독] 한땐 ‘한국의 빅벤’ 꿈꿨잖아… 홍대 애경타워 벽시계 어디로

    홍대 지역 랜드마크를 목표로 애경그룹이 본사 건물 외벽에 설치했던 대형 벽시계가 철거됐다. 한국의 ‘빅벤’을 꿈꾸며 야심 차게 만든 조형물이었으나 랜드마크로서의 존재감이 낮았던 데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 이슈 대응 차원에서 6년 만에 자취를 감추게 됐다. 1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외벽에 달려 있던 벽시계 ‘AK24’가 지난 4일 철거됐다. 애경그룹은 2018년 홍대입구역 역사(驛舍)에 그룹 통합사옥인 애경타워를 짓고 흩어져 있던 계열사를 한데 모았다. 그러면서 본사를 뉴욕 타임스퀘어나 런던의 빅벤처럼 특색 있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그해 11월 외벽에 지름 약 24m의 초대형 벽시계를 설치했다. 애경그룹은 벽시계를 안전상 문제로 철거했다는 입장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한 건 아니나 16층 높이에 설치된 만큼 돌풍이 불 경우 (추락 등) 안전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철거한 것”이라고 했다. 설치 당시 애경 측은 섬세한 시공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거센 바람이 불 때마다 주변에서 시계의 추락 위험을 우려하는 민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인명 피해가 생길 경우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사업주까지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사전적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 무게 1050kg인 AK24는 분침(11m)과 시침(9m)의 무게가 각각 350kg, 250kg에 이른다. 국내 최대 규모의 벽시계로 기록됐다. 부품 제작에만 2개월이 걸렸고 크기가 웅장해 1㎞쯤 떨어진 신촌의 연세대 캠퍼스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지난달 애경타워 외벽에 디지털 전광판이 새로 생기면서 랜드마크로서의 AK24 활용도가 떨어진 것도 철거 이유 중 하나다. AK24는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입구역과 연남동의 경의선 숲길 쪽이 아니라 동교동삼거리 동편의 주택가를 향하고 있어 실제 명물로 자리잡았다고 보기엔 부족했다. 전광판은 경의선 숲길 쪽을 마주보고 있다. AK24는 아남특수시계라는 업체에서 만들었다. 이 회사의 신인웅 대표는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끔 고정 장치가 있어 문제가 없었는데 철거를 요청받아 당황스러웠다”면서 “우리에게도 상징적인 모델이었기에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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