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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겨울 평단 윤후명씨 작품 주목

    ◎「작가세계」·「문학동네」 등 문예지서 특집 마련/외국여행 다룬 「하얀배」·「돈황의 사랑」 대표작/문학배경 해외로 확대… 자아발견 과정 조명 작가 윤후명씨(49)가 요즘 화제다.지난 67년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한뒤 시와 소설을 오가며 어느덧 중진대열에 들어선 그가 새삼 비평가들의 「주 공략대상」으로 떠올랐다.도마위에 오른 그에겐 싫은 소리도 들리지만 작품의 의미를 다시 캐묻는 진지한 관심이 높다. 그는 자기가 엿본 삶의 쓸쓸함으로 누구보다 독특한 사설을 풀어온 작가로 꼽힌다.아지랑이같이 나른한 글월의 행간엔 서정적 울림이 깊이 감춰져 있었다.하지만 그뿐,사실주의가 휩쓸던 풍토에서 그같은 작품이 주류는 아니었다. 그러던 그가 90년대 들어 뜻밖에 주목받고 있다.글쓰기의 환경이 크게 바뀐 가운데 내밀히 중얼거리는 그의 문체,일상에서 훌쩍 벗어나려는 이국취향 등이 새시대의 징후로 읽히기 때문.특히 우리 문학 배경의 해외확대에 발맞춰 외국기행을 다룬 그의 작품들이 부쩍 눈길을 끌고 있다. 계간 「작가세계」 겨울호는 윤후명 특집을 마련,작품세계의 전모를 조감한다.평론가 양진오씨는 여기서 「여행하는 영혼과 여행의 소설」이라는 글을 통해 그의 기행소설이 어떻게 변모해왔는지를 살핀다.또 「문학동네」겨울호에 실린 이광호씨의 비평 「돌아오지 않는 항해­우리 시대 여행소설에 대한 단상」은 윤씨의 작품을 김인숙·윤대녕 등 최근의 여행소설과 나란히 놓고 시대적 공통의미를 밝히려 하고 있다. 양씨에 따르면 작가의 여행은 「나」의 재발견 과정이다.과거 「돈황의 사랑」「누란의 사랑」 등에서 관념만으로 여행해온 작가는 최근의 「여우사냥」「북회귀선을 넘어서」,특히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 「하얀배」 등으로 오면서 실제여행에 나서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이때 「나」의 사고가 탈바꿈한다는 것.앞선 소설에서 「나」가 존재의 어쩔 수 없는 소멸로 기울었다면 근작들에선 단절을 넘어선 우주적 통합까지 내닫게 됐다는 진단이다. 변화의 양태야 어떻든 「나­중심주의」에 기울어있는 그의 소설이 새롭게 각광받는 까닭은 뭘까?그것은 윤후명 소설이 지워져가던 「자아」를 복권했기 때문이라고 양씨는 말한다.즉 계층·계급·민족 등에 밀려 푸대접받던 자아에 계속 매달려온 그의 「단심」이 달라진 사회 분위기에서 평가되고 있다는 것. 양씨가 작가의 근작에서 연대감과 생존을 회복하는 계기를 보는데 견줘 이씨는 그의 소설을 모든것이 하나의 환상과 이미지로 떨어지는 현대의 운명으로 읽는다.이씨에 의하면 현대의 여행소설은 각고의 고난을 뚫고 성장해서 돌아오는 「오디세이아」에서와는 달리 귀환을 기약할 수 없는 「위험한」 표랑이다.중앙아시아 여행에서 우연히 마주친 조선족과 모국어를 주고받는 풍광을 신비적으로 그린 단편 「하얀배」는 얼핏 민족정체성의 회복을 말하는것 같지만 퇴색해가는 모국어와 조선족의 위상에서 차라리 위기감의 표출로 읽힌다.이씨는 윤후명소설이 이같이 흔들림과 생채기투성이인 현대인의 운명에 기꺼이 몸을 맡기는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과 의미가 크다고 분석한다.
  • 아파트형 공장 공급 확대/중기 진흥공단

    ◎서울·일산에 3만9천평 건설 중소기업 진흥공단은 15일 영세중소기업의 입지난을 덜기위해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지역에 아파트형 공장의 공급을 확대키로 했다. 중진공은 이를 위해 서울 중계지역에 오는 97년 준공을 목표로 연면적 9천평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12월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진공은 또 수도권 이외의 지방에는 광주시 하남공단과 부산시 사상구 모라동에 각각 3천평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을 완공,현재 분양중이며 천안시 차암동과 대구 범물동의 아파트형 공장은 올해말 분양을 목표로 공사중이다. 중진공은 이와함께 전주시 덕진지역에도 5천평 규모의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며 대전 판암동의 영구임대 주택단지에도 3천평 규모의 공장건설을 위해 설계에 들어갔다. 중진공은 이밖에 신도시지역인 일산 백석동에 6천평의 부지를 마련,연면적 3만평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을 세워,1백50여개 업체를 입주시킬 계획이다.특히 이곳에는 생산시설과 함께 탁아소,금융기관,의료기관 등 복지시설과 입주업체 생산품 판로를 위해공동전시 판매장도 마련된다.
  • 사간동 「현대미술거리」로 부상/갤러리현대 증축…대형전시공간 확보

    ◎학고재도 「아트 스페이스 서울」 문열어/금호그룹 내년 개관 목표로 새화랑 신축 경복궁 맞은편 종로구 사간동에 두개의 큰 화랑이 새 단장을 하고 재개관하면서 이 거리가 「현대미술의 본거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대화랑이 분관으로 활용하던 갤러리현대 건물을 최근 지하1층·지상4층 규모의 대형 전시공간으로 증·개축했다.또 학고재가 사간동 중심부에 있던 시공화랑을 인수하고 현대미술 전문의 아트 스페이스 서울을 지점으로 개관했다.게다가 금호그룹이 갤러리현대 바로 옆 자리에 이미 미술관 부지를 확보하고 내년 6월 개관을 목표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화랑과 함께 국제화랑,그로리치화랑등 국내 화랑계의 중량급 화랑들이 이미 터를 굳히고 있는 사간동 일대가 더욱 무게있는 미술의 거리로 변모하게 된다. 이곳이 「현대미술의 본거지」로 부상할 것이란 예상은 화랑의 명성이나 규모만에 따른 것이 아니다. 국내 미술계의 내로라하는 원로·중진과 거래해 온 현대화랑이 갤러리현대 신관에서는 젊은 작가 양성을 위한 전시회를 주로 열 계획이다.국내 최초로 쇼윈도를 전시공간화한 「윈도갤러리」를 설치하고 매달 젊은 작가 한명의 작품을 소개할 뿐더러 유망한 신예작가 발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윈도갤러리」의 첫 주자는 작가 박관욱씨다. 새로운 현대미술 공간으로 탄생한 스페이스 아트 서울은 또 고미술로 입지를 다진 학고재 대표 우찬규씨가 현대미술에 도전하기 위해 30대 미술평론가 이주헌씨를 관장으로 영입하고 15일부터 의욕찬 프리오픈전을 열기로 했다. 내년 3월 정식 개관에 앞서 「참신한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 마련한 이 전시는 「스푸마토의 경계위에서」란 이색적인 주제를 내걸고 한달간 고명근·김춘수·최진욱등 국내 젊은 작가 16명의 작품향연으로 꾸민다. 이 전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창안한 회화기법인 분명한 경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스푸마토화법」의 의미를 따서 기왕의 경계를 허물고 새 조형적 비전과 인식지평을 열어가는 이 시대의 젊은 작가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 강택민 주석 시찰­현대·삼성 희색

    ◎내일부터 삼성반도체·현대자·현중 들러/“대중진출 홍보에 만점” 대기업 치열한 경쟁/“회장이 중국통인데…” 대우 빠지자 갸우뚱 중국 국가원수로서는 처음 한국을 방문한 강택민 국가주석은 14일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4단체장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국기업의 대중국 진출 유치활동에 나선다.이어 15·16일 삼성반도체와 현대자동차 및 현대중공업 등 3개기업을 방문,한국의 산업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이붕 총리의 방한 때와는 달리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하지는 않았다.그러나 강주석이 정상회담및 국회연설등 주요일정을 하루에 소화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산업시찰에 나서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한데서도 그가 경제외교에 어느정도 비중을 두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강주석은 지난 10일 북경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 중국의 9차 5개년계획과 관련,『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각 분야 경제건설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해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 의지를 밝힌 바 있다.강주석 방한은 역사적 의미 만큼이나 경제계에도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국가주석이 자신들의 현장을 방문한 사진 한장만으로도 중국진출의 주요한 무기하나를 얻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기업들은 강주석 일행을 자사 산업현장에 초청하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고,결국 현대와 삼성이 이들을 초청하는데 성공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대와 삼성의 경우 중국투자가 활발하고 국내 재계의 양대 축을 이루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강주석의 방문에 이의를 달지 않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대우그룹이 빠진 점을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중국 투자규모면에서 대우는 국내의 어떤 기업보다 앞서 있다.김우중회장은 중국의 정치수뇌들과 빈번하게 교류하고 있고 북경의 영빈관인 조어대의 「멤버십」을 보유한 몇 안되는 기업인이다.이같은 김회장의 위상을 감안할 때 대우가 이번 강주석의 방한때 각별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따라서 대우가 빠진 점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대우는 이에대해 일단은 『현장방문을 처음부터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강주석은 울산으로 향하는 15일 밤 대우의 경주 힐튼호텔에 여장을 풀게돼 있다.이때 김회장이 호스트 자격으로 강주석과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대우측은 조찬형식으로 김회장과 강주석의 면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조찬이 오히려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없지 않지만 검찰조사와 강주석의 방한을 동시에 소화해야하는 대우의 입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 노태우씨 비리 수사­관련업체 이모저모

    ◎“올것 왔다” 긴장속 대책마련 분주­재계/“이건희 회장 이미지에 흠집 날라” 촉각­삼성/“특혜 안받아 별문제 없을 것” 애써 느긋­LG·현대/“50대 그룹 관계자 소환 일환” 의미 축소­동아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파문과 관련,재계는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면서 크게 술렁이고 있다.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장진호 진로그룹 회장이 7일 검찰에 소환된 데 이어,8일에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도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계는 소환순서에 무슨 배경이 있는지 각종의 정보망을 동원하고 있으며,자신들의 그룹 총수는 언제 소환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감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검찰에 소환되는 것과 관련,7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F­16 전투기 출고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6일 밤까지만 해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소환사실을 통보받고 마음을 바꿨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구색 맞추기 차원에서 이회장이 소환되는 것으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삼성은 상용차 진출과 증권사 진출 등에 일부 의혹도 받고 있다.삼성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지만,혹시 그룹과 이회장의 이미지에 흠집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삼성그룹의 지난 해 매출액은 51조8천3백억원으로 1위. ○…현대그룹은 『정기적으로 청와대에 헌금을 해 왔다』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지난 92년 발언이나 그룹 규모를 감안할 때 소환을 피할 수 없었다고 판단하고 그룹 종합기획실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 그룹측은 그러나 정세영 현회장은 6공 당시 정치자금 제공 문제에 관한 한 거의 관여하지 않았으며 정명예회장의 경우 지난 대선을 전후해 「검찰의 검증작업」을 거친 처지여서 크게 문제될 게 있겠느냐는 표정. ○…폴란드에 체류중인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당초 조기 귀국방침을 변경,빨라도 오는 14일 이후에나 귀국할 듯. 그룹 관계자는 『5일 폴란드 대통령선거 결과를 보고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19일 2차 투표까지 갈 정도로 정국이 혼미한 상태로 변해 현지에서 추진중인 11억달러 규모의 자동차 투자사업을 김회장이 지휘하고 있다』며 『그러나 14일 예정된 FSO 자동차 회사의 인수 서명식을 마치고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으면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8일 검찰에 소환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는 분위기다.한 관계자는 『6공 때 특별히 이권과 관련돼 혜택을 입은 일이 없다』며 『다른 그룹 총수들과 함께 가는 것이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든 그룹이 같이 주는 떡값 명목으로는 돈을 줬지만,특혜를 바라고 주지는 않았다는 얘기다.구명예회장도 지난주 전경련의 재계 중진회의에서 『과거 정권때까지는 그룹들이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알아서 정치자금을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LG의 지난해 매출액은 29조5천7백억원으로 3위였다. ○…롯데그룹은 노씨의 재임기간에 기업을 인수하거나 대형 신규프로젝트를 추진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의례적인 떡값을 줬을 것』이라며 담담한 모습. 롯데는 검찰이 노씨에게 돈을 건네준 기업들을 특별한 기준없이 소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면서도 비서실을 통해 현재 일본 롯데의 도쿄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신격호회장에게 국내상황을 보고. ○…동아그룹은 최원석 회장이 2차 소환 대상으로 발표됐으나 노씨의 비자금 파문이 대두되기 시작한 때부터 울진 3·4호기 공사와 관련,검찰 소환 대상으로 거론됐기 때문인지 크게 놀라지 않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50대그룹 관계자들이 전부 소환되고 있는 가운데 최회장이 포함된 것 이상의 어떤 의미도 담겨있지 않은 것으로 봐달라』며 소환 의미를 애써 축소.
  • 비자금 파문 재계,언론보도에 적극 대응

    ◎거평그룹,K신문 명예훼손혐의 고소/의혹 떠넘기기 심각… 업계 분열조짐도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으로 재계가 사분오열되는 조짐이다.비자금과 관련된 것으로 언론에 오르내린 몇몇 기업은 언론사를 고소하는 등 정면대응하고 있다.비자금사건이 정치권과 재계관계는 물론 재계내부와 대언론관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전경련이 지난 3일 긴급재계중진회의를 가진 자리에서는 회원사계열 언론사의 비자금 보도태도에 관해 일부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후문.효성그룹의 조석래 회장은 회원사인 모그룹 관련언론사가 비자금파문을 놓고 뚜렷한 증거도 없이 보도하는 경향이 심하다고 지적했다고 한다.재계에서는 비자금사건이 발생한 이후 거대그룹 관련언론사가 다른 기업의 비방에 더 앞장선다는 비판이 제기돼온 바 있었다.조회장이 이런 문제를 공식적인 모임에서 들고나온 것은 재계의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와 연결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기업간의 떠넘기기현상도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는 평이다.증권가나 재계·검찰쪽에는 비자금과 관련된 그룹의명단이 나돌고 있다.S·D·H 등 관련기업의 이니셜(첫자)로 된 명단이 돌아다니기도 한다.이를 두고 서로 자신들은 관련 없고 다른 기업이 관련됐다며 떠넘기는 현상이다.최종현 전경련회장이 사퇴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다른 재벌사에서 먼저 제기된 바 있다.선경측이 발끈했음은 물론이다. 전경련의 긴급재계회의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이 많이 나왔다.최의종 전경련회장 보좌역은 『비자금파문과 관련해 기업이 서로 다른 기업에 의혹을 떠넘기는 요즘의 재계분위기에 대해 우려가 많았다』고 확인했다. 소문에 시달리던 기업들의 대응전략도 적극적이다.거평그룹은 지난 4일 K신문을 허위기사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하는 한편 언론중재위원회에도 기사정정에 관해 제소했다.민사상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낼 방침이다.나산그룹도 이날 K신문과 H신문을 서울지검에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나산은 『6공 때 특혜를 받은 적도 없고 오히려 세무조사를 두번이나 받았다』며 『안병균 그룹회장은 노전대통령과 만났거나 전화한 적도 한번 없다』고 강조했다.나산은 악성루머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대책반도 구성했다.중견그룹을 중심으로 한 이같은 대언론 적극공세는 비자금과 관련된 보도로 피해가 그만큼 심하다고 보는 탓이다. 이런 현상이 재계의 허물감추기를 위한 방어전략일 수도 있다.그럼에도 비자금파문은 재계의 대외관계와 내부결속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 전후복구와 외원(새로쓰는 한국 현대사:43)

    ◎휴전 4년만에 산업생산 전전수준 웃돌아/소비재지원 80%… 제분·제당·방직공업 발전 한국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갔다.그래서 전쟁이후의 경제재건은 폐허위에서 시작되었다.그 재건기를 휴전이 성립된 1953∼61년까지로 잡는 것이 보통이다.이를 또 전반기(1953년8월∼56년말)와 후반기(1956∼61년)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전재복구는 국내 자원이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에 외국원조에 기댈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원조는 19 53년 7월 다스카 사절단에 의한 3개년 원조계획 발표로 가시화되었다.그해 4월 전쟁이 막바지일 때 한국을 방문하고 나서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입안한 이 계획은 8억3천만 달러를 군사,재건,구호분야로 나누어 원조한다는 것이었다.그리고 나서 12월에는 「경제재건과 재정안정 계획에 관한 합동경제위원회 협약」을 한·미간에 체결했다. ○「자유경제」 헌법 반영 이 협약은 전후 한국의 기본적인 경제재건 방향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했다.한국정부의 건전재정 확립,통화및 신용의 안정,단일 외환율,자유기업 원칙,자유가격제등을 합의한 것이었다.재건투자가 재정안정에 기여토록 한다는 원칙을 물론 함축하고 있다.그러나 이 협약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자유경제 원칙이다.이는 헌법개정을 통해 그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자유경제 원칙을 반영한 헌법의 경제조항 개정안은 53년 10월 국회를 거쳐 11월27일 공포되었다.이에따라 제헌헌법(1948년)이 국영이나 공영기업으로 규정한 주요산업의 민영화 길이 어느정도 열렸다.그리고 사유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바꾸고 그 경영을 통제관리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수정자본주의에서 탈피했다.지난날 관리경제 체제를 기본으로 한 경제질서가 자유경제체제로 전환되었던 것이다. 한국전쟁은 남북한으로 하여금 이질적 경제체제를 더욱 부추겼다.그것은 전쟁이 깊은 골을 파놓은 이데올로기적 대립 못지않은 것이었다.북한은 전후 경제를 전쟁전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주력하면서 사회주의 공업화의 틀을 본격적으로 갖추었다.특히 후반에는 농업의 집단화와 상공업 부문의 국유화를 완료했다.한국이 전후 경제재건 과정에헌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자유경제체제로 전환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전후 복구 과정에 나타난 남북한의 공통점은 외국원조에 의존한 사실이다.미국은 전쟁이 일어난 19 50년부터 57년까지 국제연합한국부흥단(UNKRA)을 통해 9천2백90만 달러를 한국에 제공했다.미 국회는 국제협력관리기구(ICA)를 설치하고 1954년부터 4년을 운영하는 동안 10억8천4백18만2천 달러를 내놓았다.미 육군 민사처(CAC)도 전쟁기간을 포함한 5년동안 4억2천7백만 달러를 썼고 미국 무상원조기관들은 5천2백51만9천 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외국원조는 공식추정한 전쟁피해액 3백억 달러에는 훨씬 못미치는 것이었다.받는 쪽에서는 늘 부족했지만 주는 쪽 미국의 납세자들은 외국원조에서 비롯된 조세부담에 저항했다.미국의 한국에 대한 원조가 문제가 된 배경에는 막대한 원조를 이미 유럽에 제공하고 나서 곧바로 겹쳤다는 부담감이 깔려 있었다.그리고 한국전쟁에 환멸을 느낀 미국민들의 정서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원조가 성공했는가에 대해서는 그 평가가 여러가지로엇갈리고 있다.미국은 다스카 사절단의 원조계획에 의해 원조를 제공하면서 자금사용 원칙을 놓고 한국정부와 의견차이를 보였다.두 나라는 전재 복구와 경제안정책을 함께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그러나 한국은 전쟁복구를 위한 시설투자를 우선 순위로 내세웠다.반면 미국은 악성 인플레이션을 극복하지 않은 상태의 산업자금은 투기 이외의 별다른 효율성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미 「일 배려」 정책 추진 미국은 투자재 30%,소비재 70%를 고집하고 이를 관철시켰다.이에따라 원조물자의 내용,원조 제공방식등은 미국에 의해 거의 일방적으로 결정되었다.미국은 한국원조 계획을 통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어 낸다는 전략을 썼다.다시 말하면 1달러를 써서 2달러의 효과를 얻으려는 미국의 전략은 일본으로부터 한국원조 물자를 사들이는 것이었다. 한국원조 자금을 되도록 일본에서 물자를 구매하는 형식으로 썼기 때문에 일본의 전후 부흥은 빨랐다.그래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일본이 주도권을 잡도록 배려한 미국의 정책에곧잘 불평을 터뜨렸다.또 악성 인플레를 막기로한 협약도 사실상 실효를 못 거두었다.1955년 회계연도에 매월 2천4백만 달러어치의 물자를 보내기로 한 원조계획은 이를 입증했다.실제 원조물자가 도착하면 값이 올라 액수의 절반도 못되는 물자를 인수할 수 밖에 없었다. 정부의 예산구조도 엉망이었다.1955년도에 5백99억환의 예산을 책정하고 이를 세금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는데 실제 거두어들인 세금은 2백29억환에 불과했다.또 7백93억환 규모의 특별전시계정예산을 모두 지출했으나 세수는 겨우 2백61억환선에서 끝나버렸다.두 항목의 정부예산 부족은 모두 화폐를 더 찍어 보충했다. ○총원조금 31억여원 전쟁 후유증을 치유하기 까지는 실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1957년 회계년도 예산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드디어 기쁜 소식을 전했다.거기에는 물가와 통화공급 수준이 1945년 이래 최초로 안정되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이와 더불어 산업생산도 1950년 전쟁이전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정부 발표는 가뭄의 단비같은 소식이었다.어둡고 긴 역경의 늪을전쟁 발발 8년만에 빠져나온 것이다. 한국의 산업은 농업생산을 제외한 광·공업 생산에서 괄목할 만큼 일어섰다.전재 복구기간 동안 광·공업과 사회간접자본 부분은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전력의 경우 마산(5만㎾),삼척(2만5천개),당인리(〃)등 10만㎾ 규모의 화력발전소가 완전 가동되었다.총 발전량은 전쟁 전 수준의 2배에 달했다.석탄 생산도 채탄시설의 개선으로 64%나 늘어났다.동력의 호전으로 공업생산은 전쟁 전의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의 전후 경제재건은 물론 외국원조가 한 몫을 했다.그 원조금은 통틀어 31억3천9백만원이었다.이가운데 19.4%가 계획사업 원조에 쓰이고 나머지 80.6%는 주로 구호사업을 위한 소비재 분야로 지출되었다.이 점은 바로 1950년대 한국공업화의 대표적 산업으로 꼽히는 제분·제당·면방직 공업등의 이른바 삼백산업을 발전시켰다.원조에 기반을 둔 이들 소비재산업 중심의 공업화는 독점자본이기도 한 특정 대기업그룹의 탄생을 예고했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오늘날 경제적 중진국으로 발돋움했다.이는 전후 자유경제체제가 이룩해낸 금자탑이다.반면 북한은 남한에 앞섰던 경제우위를 추월당한채 지금 후진국 경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 공문서보존국 소장 문서/한·미,전후복구 지원방식 마찰/이 대통령 “일 물자조달” 경제종속” 반발/워싱턴,한때 외교압력·원조중단 검토 한국전쟁이 휴전에 들어간 이후 경제복구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은 크게 대립했다는 사실이 당시 문서를 통해 밝혀졌다.이는 서울신문 특별취재팀이 워싱턴 미국립공문서보존관리국(NARA)에서 찾아낸 국무성 문서에서 확인되었다. 이 문서는 이승만 대통령이 1954년 7월 미국을 방문하고 나서 국무성관리가 8월16일 작성한 것으로 되어있다.비망록 형식을 빌어 국무장관에게 제출한 문서의 표제는 「이승만의 방미가 한국정책에 끼칠 영향」.이승만의 정치노선과 맞물려 한·미간의 경제문제가 원만히 타결되지 않을 전망을 보이자 한국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정치세력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있다. 미 아이젠하워 정부는 무력통일 반대를 명확히 하고 휴전협정 준수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끌어들였다.여러차례 거듭된 회담에서도 결론을 못내렸다.그리고 이승만은 일본을 주축으로 한 아시아지역 경제통합 의도가 들어있는 미국의 정책에도 반발했다.특히 이승만은 한국의 전재 복구를 위한 원조물자를 일본으로부터 조달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곧 경제종속이라는 주장을 강력히 폈다. 그러니까 이 문서는 이승만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전후 경제복구에 따른 한·미간의 쟁점이 하나 더 불거졌음을 보여준다.다시 말하면 아이젠하워 정부의 새로운 전략개념인 경제를 핵으로한 「뉴룩」에 전면 도전한 것이다.이에따라 미국은 외교적 압력은 물론 원조중단을 거론하고 있다.그 수단의 하나로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한도에서 자신들과 협력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한국에서 은밀히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이 문서는 결론을 내렸다.
  • “음성 정치자금 제공 않겠다”/전경련,대국민 사과 발표

    ◎정경관계 잘못돼 오늘의 사태 야기 반성 재계는 3일 정치자금 문제로 야기된 최근의 사태로 심려와 충격을 끼친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앞으로는 어떤 경우에도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절대로 제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재계는 이날 상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최종현 전경련회장 주재로 비자금 파문과 관련한 긴급 재계중진회의를 열고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사과의 말씀」을 발표,이같이 밝혔다. 재계는 사과문에서 『일천한 근대화의 과정속에서 정치문화가 올바르게 정립되지 못해 선진국의 경우와는 달리 음성적인 정치자금의 조성과 제공이 관행화되어온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이런 연유로 정·경관계가 올바르게 뿌리 내리지못해 오늘의 이런 사태를 배태하는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재계는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현 정부는 「재임중 한푼의 돈도 기업으로부터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이를 적극 실천해 오고 있다』고 전제,『기업인은 이에 힘입어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정치자금에 대한 부담없이 지난 2년 8개월 동안 기업경영에만 전념해왔다』고 밝혔다. 사과문은 『경제계는 이에 힘입어 대·중기업간 협력증진,국제경쟁력제고 등 기업활동에 전념해 오고 있으나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야기된데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말해 이번 사태가 과거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으로 규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상하 대한상의 회장,구평회 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과 재계 중진 23명이 참석했다.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을 비롯,최원석 동아그룹 회장,박성용 금호그룹 회장 등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비자금 관리 의혹을 받고 있는 동방유량 신명수 회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 유착청산 실천의지 밝혀라(사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비롯한 재계인사들은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과 관련,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앞으로는 음성적인 정치자금은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재계인사들은 이 사과문에서 『과거에는 음성적인 정치자금의 조성과 제공이 관행화되어온 것이 사실』이나 『김영삼대통령취임 이후에는 정치자금에 대한 부담 없이 지난 2년8개월동안 기업경영에만 전념해왔다』고 밝혔다. 재계중진들이 밝힌대로 김대통령취임 이후 정치자금의 부담 없이 기업경영에 전념에 왔다는 재계의 발표는 문민정부 들어 정경유착고리가 단절되었음을 밝힌 것으로 매우 주목된다.그러나 재계의 사과문내용을 보면 과거의 정경유착에 대한 자성이 미흡하고 향후 기업정신에 대한 방향정립이 되어 있지 않다.재계는 이날 막연하게 올바른 정경관계정립,대·중기업간 협력증진,기업간 공정경쟁의 풍토조성,국제경쟁력제고 등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재계가 진정으로 국민의 신뢰받는 기업으로 변신하려 한다면 사과와 함께 구체적인 기업윤리강령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하고 곧바로 강령제정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재계는 과거에도 정경유착에 의한 각종 특혜사건과 비리사실이 드러나면 자성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한 것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성명이나 대국민사과가 제대로 지켜진 일이 없다.그래서 우리는 재계가 과거와 달리 기업윤리강령을 제정하고 그 실천요령까지 구체적으로 다듬어 실천해나갈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재계는 대통령과의 유착관계는 청산했으나 반사회적인 행위는 여전히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 국민의 시각이다.각종 건설공사에서 담합입찰을 하고 있고,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행하고 있으며,하도급비리를 저지르고 있는 것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이런 비리를 스스로 근절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뜻을 담은 기업강령을 제정해야 한다.또 매년 기업강령의 실천여부를 평가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기 위한 사회공헌백서도 작성해 발표하기를 제의한다.
  • 노태우씨 비리 수사­재계 자정 의지

    ◎경제계 중진회의 “사과하려면 깨끗이 하자”/“오해소지 있다” 「조기수습」 문구 삭제/“정치자금은 관행” 일부선 사과 반대 3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긴급 경제계 중진회의는 전례 없이 강한 톤으로 음성적인 정치자금의 단절을 선언하고 국민 앞에 지난 과오를 사과했다.이번 비자금 사건의 한 당사자인 재계가 이처럼 깊은 사과를 한 것은 앞으로 잘할 것을 다짐하는 만큼 이번 사건을 조속하게 수습해달라는 대정부,대청와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물론 이러한 메시지가 직접 사과문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이날 회의의 분위기나 사과수위에서 이같은 희망이 읽혀진다. ○…최종현 전경련회장은 회의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갑작스럽게 회의를 소집한 것은 지금 처한 국가적인 특별한 문제에 정치권뿐 아니라 재계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며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앞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경제인이 되도록 좋은 의견을 모으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최회장은 또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최회장의 인사말이 끝난직후 참석자들은 돌아가며 얘기했으며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을 대리해 참석한 이경훈 (주)대우 회장은 발언하지 않았다.심각한 분위기속에서 참석자들은 낮12시50분쯤 자장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들면서 회의는 계속해 이번 사태를 보는 재계의 우려를 반영. 참석자들은 하오1시20분부터 전경련 사무국이 선경그룹 비서실쪽과 협의해 만든 사과문 초안을 30분간 검토한뒤 「조기수습」부분을 삭제. 당초 전경련 사무국에서 만든 초안에는 이번 사태가 빨리 수습되기를 바라는 내용이 포함됐었지만,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사과하려면 깨끗하게 해야된다』며 『괜히 조기수습 문구가 들어가면 국민들에게 봐달라는 의혹을 불필요하게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해 빠지게 됐다는 후문.또 그동안 정치자금이 관행처럼 돼왔고 정치권도 책임이 있기때문에 사과에 대해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다고. ○…전경련은 지난 90년 5·8비업무용 부동산조치이후 그룹총수들이 「부동산매각 결의대회」를 갖는등 그동안 창립이후6번의 결의대회를 했으나,「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일부 참석자들은 『잘못 발표하면 국민들에게 쇼로 비춰질 수 있으니 긴급회의를 하지않은 것만도 못하다』며 『사과 발표문을 작성하기 위해 소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전대주 전경련전무는 『현정부 들어서는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문구를 넣은 것은 일반 국민들이 아직도 음성거래가 있는 것처럼 믿고 있기 때문에 이를 명쾌하게 밝히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황 전경련 부회장 문답/“기업인 소환 검찰서 할 일” 황정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음성적인 정치자금은 절대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은 정치자금은 제공하겠다는 뜻인가. ▲앞으로 기업인들이 정치자금을 제공하게 된다면 절대로 과거처럼 음성적으로 제공하지 않고 정치자금법 등 실정법에 따라 적법하게 할 것이라는 얘기다. ­사과문 대로 김영삼대통령 집권 이후로는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았나. ▲시대상황 설명으로 이해할 수있지 않은가. ­검찰의 비자금관련 기업인 소환에 대한 대응책은. ▲기업인 수사는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다.재계가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다. ­회의시간이 예상보다 상당히 길어졌는데… ▲단순한 생색내기보다는 재계의 진심이 담긴 사과문을 발표하려다 보니 참석자들 간의 많은 의견교환이 필요했다. ­재계가 노태우 전대통령에게 제공한 비자금을 스스로 밝힐 용의는 없는가. ▲언급할 내용이 없다. ◎전경련 대국민 사과문 요지 우리 기업인은 떳떳치 못한 정치자금 문제로 야기된 최근의 사태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와 충격을 끼쳐드린데 대해 참담한 심정을 가눌길 없으며,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특히 이 사태에 우리 기업인들이 직·간접적으로 관계되어 있는데 대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일천한 근대화의 과정속에서 정치문화가 올바르게 정립되지 못해 선진국의 경우와는 달리 음성적인 정치자금의 조성과 제공이 관행화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이러한 연유로 인해 정·경 관계가 올바르게 뿌리 내리지 못해 오늘의 이런 사태를 배태하는 원인이 되었음을 인정치 않을 수 없습니다. 김영삼대통령이 취임한 이후,현 정부는 『재임중 한푼의 돈도 기업으로부터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이를 적극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인은 이에 힘입어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정치자금에 대한 일체의 부담없이 지난 2년8개월동안 오로지 기업경영에만 전념하여 왔으며,올바른 정·경 관계를 정립해오고 있습니다.이에따라 우리 경제계는 대·중소기업간 협력증진,기업간 공정경쟁의 풍토조성,국제경쟁력의 제고 등 새로운 기업상 구축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안타깝게도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야기된 데 대해 깊이 자성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기업인은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보다 공정하고 깨끗한 기업경영을 통하여 국민의 신뢰속에 국민과 함께 하는 기업인상을 이루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기업인은 어떠한 경우이든,어떠한 명분이든,음성적인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일이 결코 없을 것임을 재삼 다짐하고자 합니다. 우리 기업인은 선진경제에로의 도약을 위한 맡은 바 책무를 다할 것을 약속 드림은 물론,앞으로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는 심려를 끼쳐드리는 일이 없도록 다짐하며 이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다시한번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말씀을 드립니다. 1995년 11월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일동
  • “문민정부 정경유착 없었다/비자금 파동을 정치·사회발전 계기로”

    ◎재계,오늘 대국민성명 발표 재계는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긴급 재계 중진회의를 갖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파동에 따른 대책을 마련,발표한다. 재계는 중진회의를 통해 대국민 성명을 발표,지난 정부까지는 깨끗하지 못했던 고리가 있었던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현 문민정부 출범 후는 특혜고리가 없어졌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앞으로 재계는 경영에 전념할 것이며 비자금 파문을 앞으로 모든 사회가 투명해지는 긍정적 정치 및 사회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이번 회의에는 최종현 전경련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건희 삼성그룹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과 고문단,구평회 무협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 총수들 속속 귀국… 숨가쁜 재계

    ◎전경련 회의 참석 목적… 정부서도 입국 종용한듯/최종현·이건희씨 전경련회장 사퇴·증뢰설 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관련,검찰의 1차 소환대상 기업이 어디가 될까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최종현 전경련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3일 열릴 전경련 중진회의에 참석키 위해 서둘러 2일 귀국하는 등 재계가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회장은 중진회의 주재를 위해 이날 하오 9시50분 뉴욕발 KAL 023편으로 귀국했다.최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경련 회장 사퇴설은 처음 듣는 말』이라며 『6공시절 태평앙증권(현 선경증권) 인수를 비롯한 선경그룹에 대한 특혜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이회장도 중진회의에 참석키 위해 이날 하오 4시 20분 도쿄발 KAL 703편으로 앞당겨 귀국했다.이회장은 빠르면 이번 주말께 귀국할 계획이었다.이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내가 돈을 준 것 같으냐』는 말로 뇌물제공설을 부인했다. 반면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2일 중국에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폴란드 정부와 국영자동차회사인 FSO 인수문제를 최종 협의하기 위해 이날 상오 폴란드로 떠났다.다음 주초에나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대우 관계자는 『김회장의 귀국이 늦어져 비자금 파문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겠지만 폴란드 자동차회사 인수문제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오해」를 무씁쓰고 귀국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은 이날 하오 충남 당진의 철강공장으로 떠났다.한보측 인사는 『정총회장이 당진공장에 내려가면 보통 하루나 이틀정도 머무는 편』이라고 했다. 정총회장의 지방출장에 따라 재계는 검찰의 기업인 소환조사가 예상보다 늦춰진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총회장이 이미 검찰에 극비리에 출두했거나 외부에서 조사를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비자금 관련설이 나오지 않는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은 한·일 프로야구 슈퍼게임의 구단주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했다.LG그룹에서는재계 중진회의에 구자경 명예회장이 참석한다. 반면 신명수 동방유량 회장은 이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지난 달 20일 리비아로 출국,대수로 건설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은 합작회사인 DAM 이사회에 참석한 뒤 10일 쯤에야 귀국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 쪽에서는 『재벌회장들이 지금 외국에 나가 있는 게 모양이 좋지 않으니 서둘러 귀국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재계 「비자금 파문」 해법 가닥/전경련 오늘 긴급 중진회의

    ◎대국민 사과→회장단 퇴진→자정 수순 예상/경제미칠 영향 고려 “조기매듭” 건의할듯 재계가 마침내 난마처럼 얽힌 「노태우 파문」의 해법찾기에 들어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이 시작된뒤 열흘이상 재계는 줄곧 숨죽이고 있었다.재계의 총본산인 전경련도 침묵으로 일관했다.그러나 재계는 2일 검찰의 1차 노씨 소환조사가 끝나고 관련기업과 재벌총수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서서히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종현 전경련회장의 소집으로 3일 열리는 긴급 경제계 중진회의를 계기로 재계는 비자금파문의 극복을 위한 수순을 차례로 밟아나갈 전망이다. 현재 예상되는 수습절차는 「전경련의 대국민 사과→최회장의 용퇴→새회장 취임후 전경련의 분위기쇄신조치」 등이 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3일 회의는 전경련 회장단과 김상하 상의,구평회 무협회장,30대 그룹총수들이 참석한다.규모면에서 이례적이다.이날 회의에서 재계는 비자금을 제공해온데 대한 나름의 반성과 앞으로의 자기혁신 및 도덕경영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대국민사과 및 자정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또 비자금수사가 재계총수들의 소환조사로 확대될 경우 경제전반과 기업경영에 커다란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국가이미지 손상에 따른 해외영업의 타격,내년도 노사협상의 악영향 등을 우려해 정부에 가능한한 비자금사건을 빨리 마무리지어줄 것을 건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회장의 전경련회장직 사퇴문제는 「뜨거운 감자」의 성격이다.당장 쉽게 사퇴를 표명하기는 어려우나 시간이 흐를수록 결국 사퇴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재계는 내다본다.재계중진들 사이에서 『심기일전을 위해서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고 청와대에서도 이를 수긍하는 분위기이다. 최회장의 사퇴를 기업인 소환조사와 연결시켜 보는 견해도 있다.검찰은 현재 노씨의 비자금조성경위를 파악,계좌추적결과 드러나는 기업인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명목,시기,액수,특혜여부 등을 조사하지 않을 수 없다.뇌물성이 인정될 경우에는 뇌물공여혐의로 사법처리까지 뒤따르게 된다. 검찰은 기업가의 명예나 기업의신용을 위해서는 조사사실을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재계로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위험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따라서 노씨의 인척기업으로 의혹을 받아온 선경그룹의 회장이자 재계의 간판인 전경련회장을 바꿔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가급적 기업들의 검찰소환 폭을 줄이는 지혜를 찾자는 주장이 나온다.그리고 나서 전경련이 새로운 면모로 새출발하는 해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업인들의 소환조사가 장기화하는 경우이다.현재까지 노씨의 구체적인 답변거부로 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미 지난해 2월부터 3개월동안 6공 비자금내사작업을 벌여왔으나 심증만으로 계좌추적을 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또 이번 사건에서 거명되는 기업인들이 모두 손꼽히는 재벌총수들이고 대외적 이미지 면에서도 큰 손상이 우려된다.이미 신규투자계획발표를 보류하는가 하면 자급차입에 애로를 호소하는 기업이 많은 현실에서 경제에 몰아칠 비자금파장을 축소해야한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적인 요망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문민정부 들어서는 김영삼 대통령의 『땡전 한푼도 받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정경유착이 사라진 점이다.3일 전경련회의에서도 재계지도자들은 이를 상기시키고 앞으로 정부와 재계의 발전적인 협력방안을 다각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한 재계관계자는 『재벌총수들의 검찰소환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를 감안하면 무더기 소환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제라도 기업인이 특혜를 받기 위해 뭔가 헌납을 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풍토를 불식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노태우씨 비리 수사­여권의 수습책

    ◎노씨 수사협조 촉구… “사법처리” 확고/「제2사정」 우려 일부에선 신중론/정치권 확산 대비 수위조절 모색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철야 검찰소환조사로 비자금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헌정 사상 초유인 전직대통령 소환은 김영삼대통령이 강조한대로 「법앞에는 만인이 평등하다」「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여권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 것이다. 민자당은 1차 검찰조사가 끝난 2일,손학규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노전대통령이 조사에 임하는 자세가 성실하지 못해서 조사에 큰 진척이 없었다면 유감스런 일』이라면서 검찰의 진실규명 노력과 노전대통령의 수사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이렇듯 여권의 철저한 사법처리 원칙은 확고하다. 그러나 이 사건에 부수적으로 파생되고 있는 정치적 사안들을 앞으로 어떻게 매듭짓느냐가 여권이 짊어진 숙제다.이 사건이 노씨 개인의 치부,부정축재로만 규명된다면 문제는 간단하다.사법처리후 전직대통령의 위상을 감안해 사면조치 등 거취문제만 국민여론에 따라 매듭지으면 된다.그러나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비자금의 일부가 여야 정치인과 대선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이미 국민회의의 김대중총재는 노씨에게 20억원을 받았다고 시인까지 했다.그냥 덮어두기에는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지금 정치권에서는 이권과 관련해 「여야 거물 정치인 누구는 얼마를 받았다」「모정치인의 1백억원 비자금 구좌를 확인했다」는 등 소문이 나돌고 있다.이런 분위기가 앞으로 정치권에 대한 「제2의 사정」과 대폭적인 물갈이및 정계개편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여권으로서도 마냥 이러한 정치적 부담을 외면 할 수만은 없게 됐다.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여권 안에서는 정치적인 사안들에 대한 저울질이 한창이다.물론 비자금사건 자체를 정치적 문제와 연계시키자는 의도는 아니다.다만 정치적 파장에 대한 수위조절이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비자금 정국에 대해 여권은 그동안 강경론 일색이었으나 이제 조심스럽게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강경쪽에서는 노씨의 구속등 사법처리와 여야 정치지도자를 포함,정치권 전반에 대한 비리조사 등 정치권 정화까지 겨냥했다.그러나 밝혀지기 어려운 대선자금등에까지 공방이 장기간 계속된다면 오히려 불똥이 다른데로 옮겨 붙어 비자금 사건의 본질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민자당의 한 당직자는 『정치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강경론을 주장했던 한 핵심당직자도 『국민여론은 매우 가변적』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결국 노씨에 대한 분노 여론이 여권의 대처에 따라 정치권으로 옮겨올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따라서 노씨의 비자금 사건이 대선자금의 규명과 6공 비리수사,사정정국까지로 확산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의 연장선상에서 여권 내부의 파워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 3당의 반응과 대응/“노씨 불성실한 답변” 맹비난/국민회의­“정치적 흥정 말라” 대선자금 규명 초점/민주당­노씨 공격에 비중/자민련­일단 사태 주시 검찰의 노태우 전 대통령 소환조사와 관련해 국민회의와 민주당,자민련 등야권은 2일 일제히 노전대통령의 불성실한 답변자세를 비난하고 나섰다.「합작쇼」「짜맞추기 수사」라면서 여권과 노전대통령의 정치적 절충 가능성을 경계했다.그러면서도 국민회의는 여권에,민주당은 노전대통령에 공세의 무게를 둔 반면 자민련은 원칙론을 내세우며 사태추이를 주시하는 모습을 보여 「3당3색」의 양태를 극명하게 드러냈다.이번 사건 이후의 목표와 이를 위한 대응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전대통령의 소극적인 답변에는 야권 모두가 반발하는 모습이다.3당 대변인들은 『국민들의 분노와 배신감만 증폭시켰다』(국민회의 박지원),『자기 과오를 참회하지 않고 국민의 동정을 사기 위해 보통사람 이상의 연기를 하고 있다』(민주당 이규택),『국민과 함께 실망을 금할 수 없다』(자민련 구창림)고 맹비난했다.검찰의 귀가조치에 대해서도 못마땅해 했다.짜맞추기식 수사를 의심하면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데도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누가 「정치적 흥정」을 시도하고 있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시각이 달랐다.국민회의는 이를 김영삼 대통령이라고 몰았다.박대변인은 『김대통령이 노씨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을 밝히기는 커녕 공갈과 협박,회유등으로 정치적 흥정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의 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씨가 이번 사건을 적당히 미봉해 정치적 탈출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노전대통령쪽을 겨냥했다.『검찰이 정치적 절충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노씨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는 「충고」를 곁들이기도 했다. 자민련은 구대변인을 통해 『대선자금이 밝혀지지 않는 한 비자금정국의 종결은 있을 수 없다』고 여권을 압박했지만 그다지 힘이 실린 눈치는 아니다. 이런 상이한 태도에서도 엿보이듯이 국민회의는 검찰수사를 여권과 노전대통령의 흥정으로 치부하면서 김대중총재가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20억원의 굴레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김총재가 뒷전으로 물러앉는 대신 지도위원회의나 「김대통령 자금수수진상조사위」등을 통해 당 중진들이 대선자금 공방의 최전선에 포진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비해 민주당은 노전대통령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자금에만 집착하면 국민회의를 도와주는 꼴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김대중 총재를 김대통령 이상의 공격목표로 삼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국민회의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선자금쪽보다는 일단 노전대통령에 대한 투명한 수사 촉구에 역점을 두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종필 총재의 1백억원 수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자민련은 나머지 3당을 피아로 구분짓기 어려운 상황이다.풍향과 풍속을 재가며 한발씩 내딛는 「줄타기」가 불가피하다.엄정한 검찰수사와 즉각적인 대선자금 공개를 당론으로 내세우되 절대 다른 당에 앞서가지는 않는다는 전략을 기조로 공조와 대립의 전술을 병행할 전망이다.
  • 전경련,내일 대국민사과/「비자금 파동」 관련 자정결의문 채택

    ◎상의­무협회장·30대 그룹 회장 참석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따라 비자금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경련은 3일 긴급 경제계 중진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다. 미국에 체류중인 최종현 전경련 회장이 소집한 이 회의에는 전경련 회장단과 고문단 외에 김상하 상의회장과 구평회 무협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다.3개 경제단체의 회장이 함께 참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전경련은 긴급회의를 통해 비자금 파동에 관련된 것에 대해 논의한 뒤 대국민사과를 포함한 자정 결의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또 비자금 파문의 파장이 빨리 수습되도록 정부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그동안 비자금 파문에 대해 미온적인 대책을 해왔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었다.중진회의에는 정세영 현대·구본무 LG·김우중 대우·김석준 쌍용그룹 회장 등도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등 30대그룹 총수들은 대부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 야권 「대선자금 유입설 공방」 격화

    ◎“6공 비자금 일부 DJ 유입” 선공­민주당/“명예훼손 고발” 등 정면대응 선회­국민회의 6공 비자금파문의 한켠에서 벌어지고 있는 야권의 「92년 대선자금」공방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6공 비자금중 일부가 김대중국민회의총재에게도 흘러들었을 것이라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가설을 놓고 국민회의와 민주당은 서로 헐뜯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선공을 당한 국민회의측의 처지는 더욱 절박한 모습이다.자칫 민주당의 공세에 머뭇거리다가는 대선자금 유입여부와 관계없이 정치적 구악으로 싸잡아 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민주당은 연 3일째 당직자들의 입을 통해 『비자금이 야권에도 흘러갔을 것』이라며 국민회의측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26일에는 김총재의 1천억원 대선자금과 관련한 출처불명의 괴문서가 국회주변에 나돌기도 해 국민회의측을 더욱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국민회의의 위기의식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뚜렷이 나타났다.의원들은 민주당의 공세를 수수방관할 수 없다면서 법적 대응까지 주장하고 나섰다.장석화의원은 『민주당은 민자당의 2중대가 아니라 1중대』라고 비난했다.장영달의원도 『민주당이 열세를 만회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고 응수했다.이어 의원들은 민주당이 계속 대선자금유입설을 주장할 때는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국민회의측이 이처럼 정면대응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는 당사자인 김총재의 「해명」이 주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즉 북경을 방문중인 김총재가 지난 24일 당 중진들에게 전화로 대선자금의 대강을 설명하면서 정면대응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이와 관련,김총재의 한 측근의원은 『지난 92년 대선 막판때 김총재는 선거자금이 달려 지방유세도중 부랴부랴 귀경한 적도 있다』면서 대선자금유입설을 일축했다. 어쨌든 노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은 대선자금시비에 이어 정계개편설 등으로 이어지면서 정치권 전체를 점점 혼미속으로 몰아가는 양상이다.
  • 4당 대표 국회연설로 본 향후 정국

    ◎「세대교체」·「5·18」 총선 최대이슈 될듯/화합의 정치 강조… 지역패권 타파 주력­여/3당 사안별 공조속 보수 논쟁 가속화­야 17,1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국회 본회의 여야정당대표연설은 현 정국의 진단과 처방,그리고 정치쟁점등에 관해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4당체제 출범 이후 정국기상도를 어느 정도 읽게 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주요 쟁점에 대해 차별적인 처방을 제시하며 지지기반 확산에 애쓴 흔적이 역력해 내년 총선의 전초전과도 같은 인상을 주었다.무엇보다 최대현안인 세대교체및 5·18특별법 제정 등과 관련,뚜렷한 시각차를 보인 것은 앞으로의 정국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 김영삼 대통령의 집권 2년반 평가 등 총론에서는 여야가 극명한 「대칭구조」를 나타냈다.「선진국 진입을 위한 구조적 개혁」이라고 옹호한 민자당에 맞서 야 3당이 일제히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서는 사정은 달랐다.서로의 입장차이에 따른 「선별적 동조」가 눈에 띄었다.그리고 여기에는 여야가따로 없었다. 먼저 세대교체에 대해 김윤환 민자당대표는 이를 국민여망과 시대적 요구로 규정하면서 세대교체와 지역패권주의 타파를 위해 3김중심의 「분열적 정치」에서 「통합과 화해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일 민주당대표도 보폭을 같이 했다.망국적 지역할거주의의 병폐를 극복하고 정치권 세대교체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두 당의 이런 입장은 야권의 「양김(김대중·김종필)」을 겨냥,총선정국에서 이를 핫이슈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그러나 국민회의 정대철 부총재는 세대교체 주장을 특정인에 꿰맞춘 「표적 세대교체」라고 되받아쳤고 김종필 자민련총재도 『지나친 국민농락이고 감정적 처사』라고 반발했다.김총재는 이에 덧붙여 『영남출신들이 1급이상 공무원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지역주의의 표본』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또 5·18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도 4당은 세가지 색깔을 냈다.김대표는 『초법적 소급입법은 민주사회의 근간을 해치고 심각한 정치적 법률적 혼란을 야기한다』며 법제정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이에 정부총재는 『더이상 미루면 불행한 사태를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고 박대표도 『김영삼정권이 문민정부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김총재는 검찰의 「공소권 없음」결정은 잘못된 처사라고 주장하면서도 『사법부가 재판을 통해 최종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5·18 관련자들의 기소관철은 다른 야당과 입장을 같이하되 특별법제정에는 소극적인 이른바 「절충형」으로 볼 수 있다. 보수논쟁도 관심거리였다.김대표는 『과거에만 매달리는 식의 수구적 보수는 보수가 아니다』면서 『일방적으로 과거를 부정하던 세력도 진정한 보수가 될 수 없다』고 「양김」을 한묶음으로 비난했다.민자당만이 유일한 국민정당임을 부각시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그러나 김총재는 자민련이 「진정한 유일 보수정당」이라고 맞받아쳤다.정치적 색깔에 의한 정계개편까지도 주장했다.그는 또 『재야운동권과 근접했던 정파가 온건과 중도를 내세우며 보수주의를 자처하고 있다』고 국민회의를 겨냥하기도 했다. 반면 정부총재는 『국민회의는 중산층과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중도정당』이라며 보수세력 끌어안기에 진력하고 있는 김대중총재의 논리를 대변했고 박대표는 『보수논쟁은 무의미하다』고 잘라 말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 국회연설 요지 김영삼 대통령정부는 집권후반을 맞아 변함 없는 개혁과 세계화 추진등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으나 민심은 정부여당에 등을 돌렸다.현정부가 잘되기 위해선 지도력을 확립하고 바른 국정을 펴야 한다.정부요직과 권력중추,군·경핵심등 중요한 자리는 모두 특정지역 특정학교 출신들이 독차지하고 있다.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린다.대통령은 민자당총재 차원에서 벗어나고 다음 정권에 대한 집착과 후계 걱정에서 털고 일어나 오로지 현직에 충실함으로써 국민의 존경을 받도록 해주길 바란다. 이제 정부형태를 바꿀 때가 됐다.절대권력의 독단을 막고 책임정치를 실현하며 국력낭비를 막는 한편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내각제로 바뀌어야한다.순수내각제를 실시하기 이전이라도 내각제를 수용한 국정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김대통령이 12·12사건을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으로 규정하면서도 용서해 기소할 수 없게 됐다.검찰이 5·18문제를 공소권 없다고 결정한 것도 잘못됐으며 사법부가 재판을 통해 최종 결정해야 한다. 자신의 잣대로 도덕적 기준을 정하고 개혁의 대상을 갈라선 안된다.깜짝 놀랄만한 세대교체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국민 농락이다.여권이 지역할거주의를 비판하고 있으나 1급이상 공무원의 40%를 영남출신으로 충원하는등 스스로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 자민련만이 진정한 유일 보수정당이며 한국보수주의의 중심이 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통일원칙을 담은 새로운 통일정책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부쳐 확정,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이제 질높은 성장 균형발전으로 정책목표를 바꾸어야 한다.특히 정부의 농어촌구조 10개년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고 중앙은행의 금융정책기능을 독립시켜야 한다.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상적 거래가 이뤄지도록 토지실명제를 고쳐야 한다. 정부는 입시제도를 비롯한학사행정은 모두 대학자율에 맡기고 과학기술교육에 전념해야 한다.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GNP 일정액을 기초과학과 첨단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민주 박일 공동대표 국회연설 요지 집권초기 김영삼 대통령은 표적사정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미흡하나마 금융실명제 실시,소수의 정치군인 배제,통합선거법 실시등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집권중반기를 넘어서면서 개혁정책은 현저히 약화되었고 심지어 문민독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더 늦기전에 언로를 트고 국민들의 원성과 언론의 비판을 수용,법과 제도에 의한 점진적 개혁을 실천해 주기 바란다. 신당(국민회의)은 어떠한 미사여구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도덕적 결함을 지니고 있으며 창당의 명분도 거의 없다.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뜻을 외면한채 정통야당을 분열시키고 지역할거주의를 심화시킨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민주당은 반3김세력을 총결집시키는 구심점이 되겠으며 망국적 지역할거주의의 병폐를 극복하고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실현함으로써 97년정권교체와 민족통일의 주역이 되겠다. 망국적 지역할거구도의 고착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도록 선거법을 개정하는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의한다. 추곡수매가는 반드시 12%이상 인상되어야 하며 수매량은 1천1백만섬 이상이 되어야 한다.통합의료보험제도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물가안정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적정수준으로 축소·조정하고 한국은행을 독립시켜 통화신용정책을 중립적으로 수행케 해야 한다.선진각국의 통상압력에 대비,통상대표부나 무역대표부와 같은 통상협상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하며 국회내에도 가칭 대외통상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일본 정부 중진각료들의 잇따른 망언으로 국민들의 대일감정이 날로 악화되고있는 데 이제 대일외교정책을 심도있게 재검토할 단계가 되었다. 5·18 특별법 제정은 김영삼정권이 문민정부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특별법제정을 요구하는 학생 대학교수 교사 변호사들의 서명운동 자체가 역사의 흐름이라면 김대통령은 학살주모자들을엄중히 심판하는 것이 마땅하다.
  • 기업가출신 단체장 이권개입 우려가 현실로

    ◎이창승 전주시장 구속 안팎/“소유기업 확장위해 인사권도 동원”/야측 표적수사 비난속 파장 커질듯 6·27 지방선거 이후 자치단체장이 직무와 관련된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창승 시장이 처음이다. 기업가 출신 단체장들이 임기 중 개인의 사업확장을 위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이시장의 혐의는 두가지이다.선거법 위반 혐의의 경우 당시 민주당의 시장후보 경선이 실시된 지난 4∼5월 전주 완산지구당 대의원 2명에게 다른 대의원 포섭 명목으로 총 2천5백만원을 주고,자신이 소유한 코아백화점 매장도 한칸씩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이는 선거 직후부터 나돈 소문이다. 이권개입 혐의는 지난 8월2일 전북 완주군이 발주한 모악산 관광지 조성공사의 예정낙찰가를 황하련(59·구속)전 부군수로부터 빼내 자신이 소유한 우성종합건설로 하여금 낙찰받도록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시장이 황 전부군수에게 『전주시로 전입되도록 할 터이니 협조해 달라』며 「인사 제청권」까지 동원,적극 개입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선거법 위반보다는 입찰관련 비리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선거법 위반의 경우 선거 직후부터 수사했으나 뚜렷한 혐의를 밝혀내지 못해,한 때 야당으로부터 「표적수사」라는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6·27선거 당시 아태재단 김대중 이사장(새정치 국민회의 총재)은 전북지역 중진 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창승 후보를 적극 지원했으며,또 『이 후보는 재력가이므로 당선될 경우 남들로부터 돈을 받거나 이권에 개입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었다.따라서 박은태 의원 구속에 이은 이 시장에 대한 구속은 정가에도 그 파문이 크게 퍼질 전망이다. ◎이 전주시장 누구인가/사채·주택업으로 재산모아 정계진출 이창승 전주시장은 전북에서 사채업과 주택업으로 자수성가했다.지난 46년 완주군 구이면에서 태어났다.가정형편이 어려워 전주상고를 중퇴한 뒤 전주에서 쌀가게를 차려 사업 밑천을 마련했다. 지난 77년 금암새마을금고를 설립,상무를 맡은 뒤 사채시장과 부동산에 눈을 떴으며 80년대 초 부동산에서 큰 재미를 보자 86년 (유)우성종합건설을 세워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94년에는 한신공영으로부터 전주 코아백화점과 코아호텔을 인수,이 지역 경제계를 놀라게 했다. 재력이 생기자 정치에도 관심을 보여 지난 90년 무소속으로 도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6·27선거에서 당시 민주당의 전주시장 후보경선 11일 전 민주당에 전격 입당,경선에 이긴 뒤 당시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당선됐다. 등록재산은 95억원이지만 실제 재산은 수백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게 주변의 추산이다.
  • 북한역사 시대순으로 정리한 통사/김학준 저 「북한 50년사」출간

    ◎1948년 정권출범서 현재까지 다뤄/복잡한 노동당 내력도 명쾌하게 설명 분단 반세기를 맞은 올해에야 북한 역사를 총정리한 통사가 비로소 나왔다.중진 정치학자인 김학준 단국대이사장이 최근 펴낸 「북한 50년사」(동아출판사)가 그것. 그동안 북한 공산체제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거나,군사·정치·경제·사회·문화등을 분야별로 개괄한 연구서는 많이 발표됐지만 북한사를 시대순에 따라 체계화한 통사는 없었다.그만큼 시대상황이 경색됐고,전문 연구인력이 부족했기 때문.따라서 권위있는 학자가 저술한 「북한 50년사」는 북한사 최초의 개설서로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1948년 9월9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출범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를 다루었다.곁들여 북한 전사로 항일독립투쟁의 한 줄기인 공산주의 운동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지은이는 북한사의 뿌리를 1850∼60년대 함경도 농민들이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데서 찾았다.굶주림을 못견딘 농민들이 국경을 넘기 시작했고 1910년 한일합병이 있자 항일운동 세력이 이에 합세했다.1920년 무렵 이미 20만 가까운 한민족이 연해주에 모였다.1917년 러시아혁명이 성공하자 이들은 「일제 타도」의 한 방편으로서 공산주의를 받아들였다.이처럼 탄생한 한인 공산주의 운동이 러시아와 중국,한반도에서 맥을 이어 북한정권 수립의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광복후 북한사는 김일성의 권력강화,끊임없는 적화통일 기도,김정일 권력계승의 흐름을 보인다.광복과 함께 38도이북에 진주한 소련군은 극동군 산하 「88특별여단」대위 김일성을 내세워 공산정권을 세운다.김일성은 갖은 명목으로 반대파를 숙청,56년 말쯤 1인 독재체제를 확립한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경제개발에 주력한 북한은 60년대에 남쪽보다 우세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4대 군사노선 수립」「공비 남침」등 적극적인 대남 무력공세를 벌인다.그러나 70년대 초 한때 「7·4 남북공동성명」에 합의하는등 군사긴장 국면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보인다. 김정일 후계체제는 1973년 등장한다.김정일은 그해 9월 비공개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비서국 비서로 떠오른 다음 80년 조선노동당 6차 대회 때 비서국 서열 2위가 된다. 김학준 이사장은 이때부터 「김일성·김정일 공동통치」가 계속되다 84년 초 실질적인 김정일시대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앞날에 대해서는 ▲김정일이 적어도 20년 넘게 후계자 노릇을 해왔고 ▲체제의 혜택을 받는 「붉은 귀족」이 1백50만명 가량인데다 ▲김정일의 통치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따라서 경제침체·개방압력에 시달리는 김정일체제의 운명은 통치집단의 내부 응집력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다만 김정일체제가 붕괴하면 강경파가 게릴라활동에 뛰어들어 한국에 큰 손실을 입힐 수도 있다고 지은이는 우려했다. 「북한 바로 알기」에 새 지평을 연 이 책은 실타래같이 얽힌 북한 공산당의 내력을 명쾌하게 풀어헤치는등 북한사를 일반인이 읽기 쉽게 정리한 점도 큰 공로로 꼽힌다.
  • PC통신망 통해 지지 호소 늘어/“기부금지” 의원 몸사리기 백태

    ◎대부분 의정보고회·「몸으로 때우기식」 나서 14일부터 기부행위 등 사전선거운동이 일체 금지됨에 따라 내년 4월 총선을 눈앞에 둔 선량 및 후보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곧이곧대로 선거법을 따르자니 유권자를 「방치」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하다.그렇다고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다.선거법 테두리안에서 효과적인 선거운동방안을 찾느라 지금 의원들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합법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선거운동방법으로 의원들이 첫손에 꼽는 것은 지구당개편대회와 의정보고회,그리고 체육대회등 지역행사 참석등이다. 기부행위금지기간 전만해도 의원들은 당원단합대회를 집중개최해 다과와 식사등을 제공해왔다.그러나 지난 14일부터 금품제공이 금지되면서 자칫 사전선거운동시비에 휘말릴 위험부담이 높아지자 대부분의 의원이 지역구민을 초청해 갖는 의정보고회에 치중하고 있다.그나마 참석자에게 식사와 다과제공이 가능해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자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구당개편대회를 일부러 기부행위금지기간으로개최시기를 늦춰 잡았다.『어차피 한번은 치러야 할 개편대회인데 사전선거운동기간에 여는 게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초·재선의원은 주로 의정보고회를 택하고 있다.국회가 열려 있는 상황에서도 대략 20여명의 의원이 다음달까지 의정보고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야당의원도 법테두리 안에서 선거운동을 펴기 위한 묘안을 짜내느라 부산하다.다만 여당에 비해 발로 뛰는 선거운동에 익숙해 기부행위금지여부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의원이 조금 많은 편이다. 국민회의의 한 중진의원은 이달초까지 지역구 당원을 대상으로 등반대회에 주력해왔으나 기부행위가 금지된 14일부터 의정보고회를 중점계획해두고 있다.등반대회라고 해서 특별히 금품을 돌린 것은 아니지만 공연히 사전선거운동시비에 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대다수 의원에게는 지역구의 체육대회등에 참석,「몸으로 때우는」식의 선거운동이 더욱 애용되고 있다.민주당의 K·L의원등은 이미 1주일에 4∼5개씩,한달동안의 지역행사 참석스케줄이 빽빽히 잡혀 있는 실정이다. 지역주민의 경·조사에 참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다.평소 주말마다 주례를 서는 것으로 유명한 국민회의의 한 의원은 기부행위금지기간에 접어들면서 이를 하루 4∼5차례로 늘려잡고 있다. 시국강연회나 세미나등을 준비하고 있는 의원도 다수 있다.특히 본격적인 통합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민주당내 통합모임측 의원과 「개혁신당」측 인사들은 수시로 시국강연회를 개최하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밖에 민자당의 K,민주당의 L의원등은 하이텔·천리안 등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정국현안이나 자신의 의정활동등을 소개하면서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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