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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쇄신론’의 실체

    검찰 수뇌부 탄핵안 파동을 계기로 여권이 흐트러진 당정체제를 바로 잡고 집권 후반기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당정 운영시스템과 인적 개편을 단행해야 한다는 ‘당정 개편론’은 힘이 실린 것인가. 개편론의 요체는 “정기국회 후 종합사령탑기능을 구축하는 등 대대적으로 당정을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당장 개편하자는 격렬한 의견도 있다. 개편론은 J·K·C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반(半)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일부 중진 의원과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등은 원칙론 차원에서 개편론을 언급했다.현재 개편론은 소수의견으로 비쳐지지만,“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기류도 녹록치 않다.그러나 “현 지도부가 일부 문제는 있지만,‘사람이 무능해서’라기보다는 소수여당에다,투쟁 일변도의 야당 때문”이라며 개편론은 여권핵심의 판단에 일임하고,당 목소리를 자제해야 할 때라는 의원들도많다. 실제로 21일 민주당 각종 회의는 개편론을 일축하는 분위기였다.최고위원들은 간담회에서 “최고위원과 소속 의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개편론 확산에 쐐기를 박았다.적전(敵前) 분열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서다.그러면서 합심단결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데 공감했다.고문단회의에서도 단합의 중요성이 강조됐다고 한다. 청와대도 당정 개편론을 일축한다.한 핵심관계자는 “정기국회 중요한 일정들이 진행중인 지금,당정 개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전략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개편론에 우려를 표시했다. 급격하게 불거진 당정 개편론은 “여권 내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당정 개편을 앞두고,분위기를 잡기 위한 명분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여권 핵심부의 힘이 실린게 아니라,개편 필요성을 청와대에 전달하려는 몸짓의 일환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춘규기자 taein@
  • [대한포럼] ‘소용돌이 정치’ 벗어나자

    민주당이 검찰 수뇌부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실력으로 저지한데 대해 한나라당이 강력히 반발하며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나와 국회가 또다시 공전하고 있다.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볼 때 여야 어느쪽도 쉽사리 후퇴를 할 수 없게 돼 있어 극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한 여야 극한 대치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 같다.한달 넘게 공전을 거듭하던 끝에 가까스로 정상화된 정기국회가 다시 여야 격돌 속에 의안 심의를 외면하면 국정은 어떻게 되는가.엄동설한은 다가오고 실업자는 쏟아져 나오는 판에 산적한 민생현안은 어떻게 하고 공적자금은 어떻게 하며 나라 살림의 기본이 되는 예산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여야는 정치싸움을 하더라도 정치현안과 경제분야를 분리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최소한의 요구다. 쇠 귀에라도 경(經)은 읽어야 해방직후 좌우익 싸움을 지켜 본 그레고리 헨더슨은 한국의 정치를‘소용돌이 정치’라고 규정한 바 있다.시대적 상황과 문제의 성격만 다를 뿐,40년전 헨더슨의 규정은 아직도 유효하다.여야가 죽기 아니면까무러치기로 격돌하고 정쟁거리가 돌출할 때마다 정치판 전체가소용돌이 치기 때문이다.정치가 소용돌이 치는 마당에 경제나 민생이 온전할 턱이 없다. 국가가 제대로 발전하자면,우리 정치가 비록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중진국 수준에는 가야 한다.우리 정치가 ‘소용돌이정치’를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그러자면 무엇보다 정치인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우리 ‘현존’정치풍토에서 정치를 배운 현역 정치인들이 하루 아침에 의식을 바꿀 턱은 없다.그러나 나라의 앞날을걱정하는 국민이라면 현존 정치권에 대해 권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비록 ‘쇠 귀에 경읽기’라 하더라도. 우리 정치가 ‘소용돌이 정치’를 벗어나자면,무엇보다 여야 지도부가 서로 상대방을 ‘타도 대상’으로 보지 않고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여야가 사사건건 자신의 사활을 걸고 초강경,총공세에 나서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정치가 오히려 그 갈등을 확대재생산할 뿐이다.그러나 상대방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의식의 전환은 말로만 해서 되는 게 아니다.자기최면을 통해서라도 확신의 차원에 이르러야 한다.국민의 선택에 따라 결과적으로 위임되는 ‘정권’은 빼앗고 빼앗기는 어떤 물질적 대상이 아니라는 근본적인 인식이 그 전제가 된다. 다음으로 지적할 것은 정치인(국회의원)개개인의 자질 문제다.정치는 말로써 이뤄지는 지적활동이다.따라서 정치인의 발언은 신중하고품위가 있어야 한다.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반대다.면책특권에 기댄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폭로성 발언이 판을 치고 있다.오죽했으면 국회의장이 저질 의원들의 명단을 발표해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공언했겠는가. 자신의‘손가락’을 원망해야 하나 우리 정치가 구태(舊態)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중요하다.언론은 무책임한 폭로성 발언을 하거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저질 정치인들을 철저히 규탄해서 정치권으로부터 퇴출시켜야 한다.그럼에도 우리 언론이 이같은 본연의 사명을 외면하고 저질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발언을 확대·증폭시킨 것은 아닌지 스스로돌아볼필요가 있다.지나치게 진부한 말이긴 하지만,한나라의 정치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과 정비례한다고 한다.오늘날 정치판을 만들고 있는정치인들을 뽑은 것은 국민들이다.국민들이 현실 정치에 절망한 나머지 그들을 찍은 자신의 손가락을 원망만 하고 있어야 하는가.결코 그럴 수는 없다.정치권과 언론에 대해 국민의 이름으로 매섭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장윤환 논설고문]yhc@
  • 여야 모두 대화복원 시사

    국회 정상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여야의 물밑 접촉이 활발한 것으로20일 알려져 경색으로 치닫던 정국이 복원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권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23일 이전 국회 정상화 방침을 세우고 야권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은 총무단·최고위원·중진 및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이 대야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며,한나라당도 여권과의 접촉 사실을부인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 4역·상설특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위해 야당과 성의 있는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고박병석(朴炳錫)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도 이날 오전 비공식 기자간담회에서당내 강경론자들을 겨냥,“뭐도 모르고 무조건 유리할 때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제대로 모르는 소리”라고 말해 정국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與 당풍쇄신으로 활로 모색

    20일 ‘반쪽 국회’에 나와 앉은 민주당 의원들의 얼굴엔 ‘착잡함’이 배어 나왔다.‘탄핵안 처리를 무산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불가피론과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나’ 하는 소수의 자성론이 뒤섞인모습이다. 비단 탄핵안 처리뿐 아니라 정국 전반에 대한 안타까움과자기 반성이다.이런 가운데 이날 잇따라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는 ‘합심 단결론’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자민련과의 공조 복원, 전면적인 당·정 개편 등의 주장이 제기돼 향배가 주목된다. ■당풍 쇄신론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당 저변에 폭넓게 자리잡아 가는 양상이다. 한 중진 의원은 “현 지도부는 전략과 머리가 전혀 없다. 여야가 협상 중이라지만 협상이 전혀 안되는 지금의 지도부로는 안된다”며 즉각적인 지도부 교체를 주장했다. 이같은 기류는 당 수뇌부인 최고위원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최고 위원은 “대야전략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당풍 쇄신을 위해 당·정 개편을 해야 하며,대다수 당직자들도 이를 원한다”고 전했다.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움직임이 감지된다. 김성호(金成鎬) 정범구(鄭範九) 임종석(任鍾晳) 김태홍(金泰弘) 장성민(張誠珉) 최용규(崔龍圭) 이종걸(李鍾杰)의원 등 7명은 탄핵안처리를 무산시킨 지난 17일 밤 모임을 갖고 “이대로는 안된다” 는데 뜻을 같이하고 조만간 의견을 정리,발표하기로 했다. 한 참석자는“지도부 문책론 등 모든 방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물론 일치 단결론이 대세다. 한나라당과 첨예하게 대치한 상황에서자칫 내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저마다 공론화를 삼가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이번 일만은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한 참석자는 “다른 얘기를 꺼낼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민련 공조 강화론 탄핵안 파동을 거치면서 민주당은 자민련의‘위력’을 절감하는 분위기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자민련과의 공조 복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자민련과의 공조는 기본원칙”이라며 자민련과의 틈새를 좁히려는 노력을 당부했다.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도 자민련과의 공조 강화를 주장한 것으로전해졌다. 한 당직자는 “자민련과 거리를 두자는 의견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나 소수 여당으로서 자민련의 협력 없이는 국정을 원만히 이끌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일로 분명해지지 않았느냐”며 공조 복원 필요성을강조했다. 진경호기자 jade@
  • 野 내부갈등 뇌관에 불붙인 ‘金容甲발언’

    ◆한나라당 자중지란 안팎.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이 당내이념적·지역적 충돌로 급속히 비화하고 있다.그동안 단편적으로 표출되던 내부 갈등이 거센 소용돌이를 타고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일으키는 양상이다. 개혁성향의 소장파·중진 의원 10여명이 15일 비밀 모임을 갖고 김의원 징계와 통일 정책에 대한 당론 재정립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등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여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이들의 요구는 이번 사태가 이회창(李會昌)총재의이념적 불투명성과 정체성 결여에 근본원인이 있다는 인식을 깔고 있는 데다 당내 상당수 의원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어 향후 당내 파괴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오전 의원회관에서 비밀 회동한 인사는 이부영(李富榮)·김원웅(金元雄)·서상섭(徐相燮)·심규철(沈揆喆)·손태인(孫泰仁)·정병국(鄭柄國)·임태희(任太熙)·손학규(孫鶴圭)·김부겸(金富謙)·김홍신(金洪信)의원 등이다.수도권 등 중부지역 의원이 다수이며,당 홍보위원장을 맡고있는 김홍신 의원도 끼였다. 이들은 김원웅 의원의 제의로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20분 남짓 토론을 벌이며 김의원의 발언과 당 지도부의 행태를 비난했다. 참석자들은 “이회창 총재 등 당 지도부가 너무 수구 색깔에 치우쳐있으며,김의원의 부적절한 발언도 이런 연장선 상에서 나온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의원의 소영웅주의적 행동으로 한나라당이 수세에 몰렸다”고개탄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또 “당내 일부 의원이 김의원의 수구적 견해를 부추기고 심지어 격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당에서 선정한 대정부 질문자 대다수가 “냉전논리에 찌든 사람들이며보수색깔 일변도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원웅 의원은 이같은 뜻을 정창화(鄭昌和)총무에게 건의했으나 정총무는 “협상과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국회가 정상화된 뒤 연말 연찬회때 본격적으로 얘기하자”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연기자 carlos@. ◆국회 움직임. 전격적인 국회 정상화 합의,김용갑(金容甲)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징계요구안 제출,한나라당의 본회의 거부,민주당의 단독국회 진행 불사,본회의 재개….15일 국회는 하루종일 반전을 거듭하며 이렇게 ‘널뛰는’ 모습을 보였다. ◆정상화 합의와 징계요구안 제출 아침에 열린 민주당과 한나라당의의원총회가 강경 일변도로 진행된 탓에 이날 파행을 끝낼 수 있으리라는 예상은 적었다.하지만 양당 총무는 오후 전격 합의를 발표했다. 속기록 삭제와 언론을 통한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의 유감표명이 합의내용이었다.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회담 직후 의원총회를 갖고 “국회 파행을 막기 위해 부득이한 합의였음을 이해해달라”면서 “한나라당 김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는 진행시키겠다”고 보고했다.이어 열린 수뇌부 회의에서 민주당은 징계요구안을 작성,오후6시50분쯤 국회에 제출했다.한나라당은 이에 반발, 즉시 의총을 갖고7시30분 예정된 본회의 출석을 거부했다. ◆정·정 공방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문제가 터진 날부터 민주당정총무가 제명동의,징계안제출을 거론했으나 이는 합의할사안이 아니니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과정을 소개했다.이어 “그러나 오늘합의가 됐고,합의 순간 지난 얘기는 끝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민주당이 배신했다고 분개했다.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세부 사항을논의하러 한나라당 정총무와 함께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을 만난자리에서 분명 징계안 제출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본회의 재개 과정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이 합의를 해놓고도 징계안 제출에 대해 시비를 걸며 국회를 파행으로 이끌려 하고 있다”고비난하며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를 속개하려 했다.이때 이만섭 의장 등 의장단이 나서 중재안을 냈다.“징계안은 국회 제출 후 3일 이내에 본회의에 보고해야 하지만 의장 직권으로 이 기간징계안을 회부하지 않을 테니 본회의를 열자”는 것이었다.양당 총무는 각각 수뇌부와의 릴레이협의를 통해 중재안에 동의,밤 늦게 대정부 질문을 속개할 수 있었다. 이지운기자 jj@
  • 중견작가 박범신·최일남 새 소설 펴내

    한 세대,그리고 반 세기 가까이 소설을 써온 두 중진작가의 최신 소설집이 눈길을 끈다.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창작과비평사)는 데뷔 28년째인 작가 박범신이 최근 2년 동안 써온 8편의 중단편을 모았다.작가는 지난 97년 3년여의 절필을 끝내고 소설집 ‘흰소가 끄는 수레’로 복귀했었다. 창작의 보이지 않는 동인인 독자를 넘어 창작의 태양에너지 자체인작가 자신에 대한 피맺힌 ‘의절’인 절필을 감행했던 작가의 복귀후 두번 째 창작집은 무엇을 지향하고 있을까.“내면화를 통한 자기성찰의 기록인 ‘흰소가 끄는 수레’에 비해 여기 실린 소설들은 그성찰로부터 내가 어디를 향해 걸어나오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줄것이라 믿는다”고 박범신은 소설집 앞글에서 밝힌다.즉 지향점은 ‘서사의 회복’이라는 것이다.그러면서 작가는 “여기엔 90년대 문학의 한 특성으로 지목되는 내면화 경향이 소설문학으로부터 작가와 독자를 함께 소외시켜온 것은 아닐까 하는 내 의구심이 깔려 있다”고덧붙이고 있다. 표제작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는 평화롭던시골마을에 골프장 건설이 시작되면서 불어닥친 개발 바람과 돈에 맛들인 주민들간의 갈등을 간통 혐의로 재판정에 선 여성의 목소리로 고발한다. 단편 ‘세상의 바깥’은 남의 육체로 환생한 영혼을 화자로 해서 인기있고 잘나가는 사람들의 추하고 ‘불쌍한’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 또 ‘그해 가장 길었던 하루’와 ‘손님’은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집필 중인 연작소설 ‘들길’의 1,2편으로 일제말엽 빈곤한 농촌을배경으로 피폐한 가운데서도 인간미와 희망을 잃지 않는 여성 2대를그리고 있다.작가가 지향하는 서사의 회복이 흔히 ‘너무 소설 냄새가 난다’는 비판을 받는 통속적이고 작위적인 스토리텔링에 머물곤한다. 그러나 “문학이 독백으로 간다면 소외는 필연이다”고 확신하는 작가의 손길이 어디를 집중적으로 매만지고 있는지는 확실해 보인다. 지난 53년에 등단해 반세기 넘게 글을 써온 68세의 노익장 소설가최일남은 열두번 째 소설집 ‘아주 느린 시간’(문학동네)을 내놨다. 지난 4년간 쓴 작품 가운데 소재가 비슷한 8편을 골라모았는데 한국문학에서는 드문 ‘노년의 시간’을 소설적 주제와 소재로 삼고 있는노년 연작들이다.작가는 이제 죽음이 현실적으로 인생 최대의 문제인노년의 시간을 ‘노을지경’으로 부르면서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작가의 시선은 현대 문학의 거대한 이슈인 노년과 죽음을 필살의 창같은 예리함으로 천착하는 데까지는 분명 못미친다.그러나 죽음을 ‘끼고 도는’ 노년의 여러 모습을 정력적으로 주시하는 작가는 분명노년에 관한 한국문학의 수위를 한단계 높였음이 분명하다.판소리 가락처럼 구성진 특유의 문체는 작가의 본질적 시력의 한계를 노정시키는 한편 그 약점을 덮어주는 인간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김재영기자 kjykjy@
  • 한나라 무차별 폭로공세 속셈

    한나라당이 주요 당직자의 발언이나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비롯,일부 벤처기업의 자금조성 과정에 ‘여권실세’가 개입했다는 설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나라당은 지난 24일 열린 국회 정무위에서 이부영(李富榮)부총재와 정형근(鄭亨根)·엄호성(嚴虎聲)의원 등이 “여권의 K실세가 이회사의 뒤를 봐주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뒤 더 나가지 못한 채의혹을 부풀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양상이다.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는 6일 금융감독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자체 수집한 일부 벤처기업의 ‘권력형 비리’ 연루 자료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나 현재 메가톤급 ‘뇌관’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와 관련,이부영부총재는 30일 “당 소속 정무위원들이 평창정보통신 등 여러 벤처기업의 주가 조작과 관련,많은 가·차명계좌를 찾아냈다”면서 “이들의 자금이 정치권 인사들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이를 제대로 확인하려면 국정조사나 특검제를 실시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총재가 공격수위를 올린 반면 정형근의원은 며칠째 말을 아끼고 있는 눈치다.엄호성 의원도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확한자료에 근거해 어느 정도까지 치고 나갈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정치공세를 펴는 목적은 분명하다. 당초 기대와달리 국정감사가 시들해지는 마당에 ‘동방사건’을 집중 거론함으로써 야당의 페이스대로 정국을 끌어왔다는 게 자체평가다.검찰수사가진행중이지만 지금까지 의혹을 제기한 것만으로도 이미 정권의 도덕성에 상당한 정도의 상처를 입혔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아울러 검찰수사를 압박하는 ‘이중(二重)’의 효과를 노린 것 같다.검찰총장과 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기해놓고 있는 만큼 검찰을몰아붙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대어(大魚)’를 걷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이다.그러나 한나라당이 계속 ‘근거’를 대지 못하고 ‘설’만 흘릴 때 국민들로부터 어느 정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풍연기자 poongynn@. *‘폭로정치' 가세 李富榮부총재.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부총재도 ‘폭로 정치’ 대열에 가세했다. 30일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여당실세의 개입의혹’을 제기하며 불을 댕겼다.지난 24일 정무위 국감장에선 “코스닥 시장에서Y·T·N·H기업 등이 작전대상이 되었고 최소한 10명 이상의 여권 실세가 개입된 ‘근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이 부총재의발언은 ‘개연성’을 바탕으로 의혹을 증폭시키기 위한 계산된 발언으로 여겨지고 있다.한 측근은 “여러 경로에서 제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물증이 확보된 것은 아니다.그렇다고 우리가 계좌 추적권이있는 것도 아니고…”라며 다소 후퇴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발언 역시 “동방금고의 자금 조성과정에서 여권실세 관련설이나돌아 엄정한 국정조사를 하자는 취지가 다소 와전됐다”며 은근히‘언론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 부총재는 지난 14대 총선에서 재야그룹을 이끌고 원내에 진입한3선 중진이다.15대 들어 이회창(李會昌)총재 밑에서 야당파괴저지투쟁위원장,원내총무를 거쳐부총재에 오르는 등 야권의 차세대 리더로부상 중이다. 자신의 정치적 비중을 감안,잇따른 폭로에 대해서도 ‘퇴로’를 열어놓고 접근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 인터넷 중소기업관 해외시장 개척 한몫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중소기업관(www.sme.or.kr)이 중소기업의 수출시장 개척에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진공은 인터넷 중소기업관에 수록된 5,000개 업체의 운영실태를조사한 결과 해외로부터 신규 거래제안서를 받았다는 업체가 전체 77.7%였고 이 중 수출에 성공한 업체는 25.6%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수출에 성공한 기업의 경우 인터넷 중소기업관을 통한 수출액 비중이 전체의 20.1%에 달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사설] 내실 있는 國監을

    국회는 오늘부터 다음달 7일까지 20일 동안 국정감사를 실시한다.16개 상임위별로 모두 357개 기관을 감사한다.국감의 취지에 맞게 정부의 잘못을 파헤치고 국정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정책 대안을 마련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기대다.여야 의원 모두는 이번 국감이 계속된 정쟁으로 실추된 정치권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국감과 관련한 구태정치의 관행이되살아날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일부 의원들이 인기 영합적 ‘한건주의’에 매달려 사실을 ‘과대 포장’하거나 왜곡한 폭로성 자료를 남발하는 데 따른 문제점은 이미 지적한 바 있다.여기에다 재벌에는 약한 행태도 재연되고 있다.국회 재경위는 지난 16일 현대그룹의 지배구조 및 대북사업 등과 관련해 증인 대상으로 검토해온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회장 등 13명의 증인 채택안을 부결시켰다. 이를 주장하던 한나라당 의원 2명이 회의에 불참해 표 대결에서 졌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부결 자체가 여야의 ‘합작품’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정무위도 여야 간사 합의로 정 회장을 증인에서 배제시켰다.재경위와 정무위는 당초 재벌 상속과 내부거래,기업 구조조정 등과 관련해 굴지의 재벌 총수들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재벌사들은 이를 막기 위한 총력 로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국민들로서는 못마땅하고,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의혹을 감안해서라도 여야 의원들은 국정에 대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견제와 감시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국감을 정치공방의 무대로 착각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야당은 이번 국감에서 의약분업의 난맥상,대북사업의 투명성 시비,금융 구조조정과 공적자금,검찰의 선거사범 편파수사 및 한빛은행 외압대출 의혹 등을 집중추궁한다는 방침이다.당연히 짚고,따져야 할 중요한 사안들이다.하지만 믿을 만한 근거도 없이 단순히 의혹 제기 수준에서 정략적 정치공세에 치중한다면 국감장은 싸움판이 될 수밖에 없다. 여당이 방어 논리에만 집착하는 것도 볼썽사나운 모습이다.준비 부족에 따른 억지 질의나 ‘재탕 삼탕’ 질의도 지양해야 한다.논리도 없이 피감기관을 고압적으로 윽박지르는 행태도 사라져야 한다.피감기관 역시 알맹이 없는 답변으로 일관하거나 정치 공방의 뒷전에서 적당히 넘어가려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특히 최근의 경제 불안과 그에 따른 민생의 어려움을 헤아려주기 바란다.어느 정치 중진의 말처럼 ‘대포’만 쏜다고 될일이 아니다.국민과 함께 고통을 함께한다는 진지한 자세로 ‘희망’을 찾는 일에도 열과 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 中企정책자금 신청 서류 1장으로 “OK”

    앞으로 중소기업의 정책자금 신청이 서류 1장으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구조개선자금과 경영안정자금 등 정책자금 신청시 20쪽 분량의 신청서와 금융거래확인서 등 3종류의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했던 것을 신청서 1장과 3년간 재무제표를 내는 것으로 신청방법을 간소화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와 함께 지원절차 간편화를 위해 우편으로 관련 서류를 낼 수 있도록 했으며,대출금리도 지난 5일부터 종전 8.0%에서 7.5%로 내렸다. 중진공 관계자는 “신청절차 간소화로 서류작성 및 구비에 소요되던중소기업의 업무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02)769-6873김미경기자 chaplin7@
  • 與野중진 對北정책 시각차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김근태(金槿泰),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이부영(李富榮)의원 등 여야의 ‘실세 중진’들이 10일 최대 현안인 ‘남북관계’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하는 이들은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의원연구단체 21세기동북아시아포럼(회장 張永達 민주당의원)에서 남북관계를 둘러싼 해석에서 시각차를 보였다. ■대북지원 논란 김덕룡 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성공적 결과를이룩 하고도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북에 대응하는태도 때문”이라고 꼬집었다.그는 “북한은 변한 게 없는데도 주는데 서두르는 정부의 태도는 ‘과공비례’(過恭非禮)의 단계를 넘어‘비굴성’까지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화갑 의원은 “남북문제는 주는 만큼 받는 게 없다고 조급해하면 안된다”고 받았다.그는 “현정부의 일관된 햇볕정책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완화와 평화교류시대가 열렸다”면서 “대북지원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도 하는 것인데다 현 정부의 대북지원은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 시절보다 훨씬 더 적게 이뤄지고 있다”고 응수했다.이어 “중국과 대만의 전례에서 보듯 북에 투자해 그들에게 돈버는 법을 가르쳐줘야 그것을 지키려 전쟁도 안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속도조절론 논란 이부영 의원은 “구조조정,의약분업 등 국민의 부담이 큰 때인 만큼 우리의 능력과 상황에 맞춰 대북정책의 수위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김근태 의원은 “속도조절론은 국민들 사이에 엄격한 남북 상호주의를 뿌리내리도록 할 것인 만큼 남북간 냉전주의를 다시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주현진기자 jhj@
  • 대우車 매각협상 “입 따로 몸 따로”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을 둘러싼 정부의 협상이 ‘입따로,몸따로’ 움직이고 있다.매각과 관련된 모든 전권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넘어갔지만,감독당국에서 협상중인 설익은 내용을 불쑥불쑥 공개해버리기때문이다. 협상내용을 섣불리 공개하는 것은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역할과 협상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정부당국은협상의 뒷전에 물러서 말을 아끼고 협상을 측면지원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GM의 대우자동차 인수의향 공개경위 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7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GM으로부터 대우차를 일괄인수하겠다는 의향서를 받았다고 공개했다.협상내용은 산업은행과 GM이 9일 오전9시에 동시에 공개하기로 약속했던 것. 이에 따라 관련당국은 발칵 뒤집혔다.엄낙용(嚴洛鎔) 산은 총재는 8일 믿겨지지 않는듯 “(금감위원장이)그랬을 리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청와대·재경부는 “아직 수면하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사안”이라며 섣부른 공개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금감위는 “산은이 공식발표한다”며발을 뺐지만 산은이 협상 전권을 쥐고 발표도 맡는다는 정부당국의약속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이용근(李容根)전금감위원장도 지난7월포드의 입찰가격(7억7,000만달러)을 공개해 매각협상이 큰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정부의 협상력 키워야 대우차 매각과정은 대외협상의 기본조차 모르는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경제관료들의 협상을 주변에서 많이 봐왔던 한 중진외교관은 “경제관료들은 협상의 기본전략도 없고 훈련이 돼있지 않다”고 말했다.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서로 주고 받는 비공개협상을 공개해버리면 협상자체가 깨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이 외교관은 “국제 협상은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라며 “경제관료들은 협상론을 공부해야 한다”고지적했다. 연세대 하성근(河成根)교수는 “경제관료들이 실적에 급급해 초조한마음에서 협상내용을 공개하기 보다는 여유를 갖고 차분히 기다리는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강문수(姜文秀)선임연구위원은“협상을 전문가에게 맡기고 관료들은 뒷선으로 물러날 필요가 있다”며 “정부 관료들의 역할은 의견조율하는데 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현 안미현기자 jhpark@
  • [사설] 등원 미룰 시간 없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조건 없는 여야 영수회담을 다시 제안했다.이총재의 말처럼 야당 총재가 두 차례나 총재회담을 갖자고 제안한 것은 이례적이다.그만큼 정국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이총재의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이같은 해석은 이총재의 회견문으로도 뒷받침된다.그동안 여야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한빛은행 외압대출 의혹사건에대한 특별검사제 도입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는검찰수사를 지켜본 뒤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따지고,그래도 미흡하면 특검제를 도입하자는 민주당 제안을 적정수준에서수용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의 태도 변화는 지난달 29일 대구집회 이후 마땅한 투쟁수단을 찾지 못한데다 당 안팎의 등원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그렇더라도 한달 이상 공전해온 정기국회가 조만간 정상화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반가울 수밖에 없다.문제는 총재회담 의제를 미리 조율하기 위한 여야 중진회담의 성사 여부다.여야는총재회담이 처음 거론됐을 때 이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총재회담 자체를 백지화시켰다.여야 총재회담을 위해 이날 열린 총무회담에서도 상황은 되풀이됐다.민주당은 여야 총재가 쟁점을 놓고 입씨름만 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사전 조율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한나라당은 총재간 담판에 맡겨야 한다고 맞섰다.민주당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고 본다.여야 총재가 만나 아무런 합의도 보지 못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도 민망하고 정국을 더욱 악화시킬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공식 회담이 부담스럽다면 물밑 접촉으로 해결하면 될 것이다.한나라당이 특검제 문제에 대해 양보한다면 여야간에는 특별히 쟁점이랄 것도 없다.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선거비용 실사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문제만 하더라도 4·13총선사범 공소시효가 오는 13일인 점을 고려하면 의견 절충이 가능하다고 본다. 당장 국회가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관례로미루어 여야 의원들은 이달말까지는 국정조사에만 매달릴 공산이 크다.하지만 국회에는 한시가 급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태다.예산심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부실감사와 졸속처리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이런 사정을 감안한다면 총재회담에만 매달릴 일도 아니다. 굳이 따진다면 당총재에게 모든 문제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권위주의적 구태정치다.더이상 국회를 공전시킬 명분은 없다.이제는 등원해야 할 시기다.
  • [오늘의 눈] 李會昌총재와 강경파 측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는 두 가지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대쪽’과 ‘정치 초년병’이 그것이다. ‘대쪽’은 판사 재직시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 그의 곧은 성품을 본받기 위해 후배 법조인들이 지어준 닉 네임이다.그가 법조계를 떠난 지금도 여전히 존경받고 있는 것은 최대 찬사랄 수 있는 ‘대쪽’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96년 정치 입문 이후 줄곧 따라다니는 ‘초년병’이라는 이미지를 아직 씻지 못하고 있다.이같은 비유에 대해 집권당의 대선후보를 거쳐 원내 제1당의 총재를 맡고 있는 그로서도 달가울 리 없을것이다. 초년병이라는 ‘딱지’를 떼지 못한 데는 그 자신의 정치력 뿐만 아니라 이른바 ‘측근’들의 보필(輔弼)도 한몫 거들고 있다는 생각이다.애당초 ‘대쪽’ 이미지의 그에게서 고단수의 ‘정치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무리인지도 모른다.오히려 수십년간 판결문을 써온 판사출신답게 ‘법’과 ‘원칙’이라는 테두리를 쳐놓고 실타래처럼 얽힌 정국을 풀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면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총재는 영영 ‘초년병’ 딱지를 뗄 수 없을까.아무래도그 해법은 측근정치에서 찾아야 될 것 같다.측근들이 당 안팎의 중지(衆智)를 모아 바른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이총재의 ‘정치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총재가 최근 한달간 국회등원을 거부한 채 대규모 장외집회를 잇따라 여는 등 정국을 경색시킨 데도 이들 초·재선 의원들의 책임이더 크다고 할 수 있다.등원을 촉구하는 당 중진들의 건의를 묵살하고 총재에게 투쟁일변도의 ‘주문’을 했기 때문이다.심지어 일부 매파는 공개회의 석상에서 “총재가 20%의 강경파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않으면 안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이총재에게 으름장을 놓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원내 133석을 가진 한나라당에는 정치력과 함께 탁견을 지닌 인재들이 많다.전직 장관·대학 총장,법조인 등 부지기수다.그럼에도 다수의 의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당내 언로가 트이지 않았다는반증이다.강경파 측근들은 이총재를 더 이상 벼랑 끝으로 내몰지 않길 바란다. [오풍 연 정치팀 차장] poongynn@
  • 李會昌총재 일문일답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일 여의도 당사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정국 정상화를 위해 여야 영수회담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면서 “여권이 진솔하게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무작정 장외집회를 강행할 수 없는 처지에서 여권이 먼저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 총재는 “강경노선이 대권가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장외투쟁을 계속하면서 개인의인기는 떨어지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자신의 ‘대쪽 이미지’에 걸맞지 않은 장외투쟁에 따른 세간의 좋지 않은 여론을 듣고있음을 솔직하게 시인했다.그러나 그는 “개인적 입지나 대권 차원을 떠나 국회 기능을 정상화,민생을 푸는 틀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조건 등원 의향은. 진정한 국민의 뜻은 제대로 기능하는 국회를바라는 것이다.먼저 제대로 된 국회를 모색해야 한다. ◇여당이 영수회담을 거부하면. 두번째 회담 제의는 유례가 없다.우리가 밸이 없고 자존심이 없어 다시 영수회담을 제의하는 것이 아니다.일단 대통령과 여당쪽의 해답을 지켜보겠다. ◇대구집회 이후에도 여당은 별로 달라진 게 없는데. 달라지지 않는다면 진정한 여당이라고 볼 수 없다.여당의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며모든 방법을 동원,투쟁할 것이다. ◇여당이 선(先)국정조사 후(後)특검제 검토 의사를 밝혔는데. 특검제를 피하려는 수식적 용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특검제의 길을 충분히 열어놓는 것이라면 검토할 수 있다. ◇여당은 중진회담을 주장하는데. 한빛은행 부정대출이나 부정선거축소 은폐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이 미리 지침과 기준을 정한 마당에중진끼리 만나 무슨 재주로 대통령 말을 뛰어넘고 협상을 하겠나. ◇총재 본인이 강력한 투쟁주의자라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 모두가등원을 희망한다.다만 문제는 어떤 시기에 어떤 틀을 만들어서 들어가느냐 하는 것이다.합리적 토론과 논의를 떠나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제1당이라도 당할 재간이 없다.학원폭력이 난무해 학교에 가지않는데 폭력문제는 해결하지 않은채 학교에 가라고 떠민다면 과연 온당한 일인가. 박찬구기자 ckpark@
  • 국회 정상화 탐색전..야 결단만 남았다.

    국회 정상화의 '가닥'이 잡힐 듯 말 듯하다.이에 따라 여야 수뇌부는 1일 정국탐색전을 펼쳤다.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1일 오전 ‘KBS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한나라당 이총재는 2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기로 하고 이날 오후 핵심 측근 및 당직자들과 정국구상을 가다듬었다. *민주당 입장. 민주당 서영훈 대표가 1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맞상대’임을 강조한 것은 개인적인 불쾌감을 피력하는 차원을 넘어 당 차원의 협상을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서대표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나는 민주당의 대표로,총재의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영수회담에 앞서 당 차원의 대화를 통해 쟁점을 해소할 것을 야당측에 촉구했다. 서대표는 “나도 50∼60년간 국가를 위해 일해왔다고 자부한다”면서 “대화에 나설 경우 당리당략을 초월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당직자들은 지난달말 영수회담 협상이 결렬된 뒤로 약간 강경한 자세로 돌아섰다.한나라당에 제의했던 절충안도 다시 거둬들일 듯한 태도다.당의 한 중진은 “한나라당이 우리의 절충안을 장외투쟁의 빌미로 악용한 이상 한빛은행 국정조사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향후 국회 안에서의 대치에 대비한 ‘샅바싸움’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여야의 긴장국면을 감안할 때 한번 제시했던 타협안을 되돌리면 야당에 또다른 투쟁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물밑으로는 여전히 영수회담 타진 등 협상을 위한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은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주초 다각도의 협상채널을 통해 이총재의 ‘복안’을 알아본다는 방침이다.정대철(鄭大哲)·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이 1일 저녁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부총재와 회동,야권의 기류를 탐색하기도 했다.김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등원한 후에도 여야의 대치가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진경호기자 jade@. *한나라 오늘 입장 표명.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국 정상화를 위한 여권의 성의있는 자세를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기자회견 방침은 2일 저녁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총재는 당초 오는 4일쯤 기자회견을 통해 등원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견시기를 이틀 앞당긴 셈이다. 회견내용도 '등원 선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측근은 이날 밤 전화통화에서 “시한부든, 무조건이든 등원을 선언하는 회견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부통재도 “여당의 무성의를 지적하고 태도변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측근 의원은 “다시 한번 특검제 도입 등 민의 수용을 촉구할 것”이라며 “아직 등원 선언은 성급하다”고 '뜸'을 들였다. 기자회견을 통해 여권의 성의를 재촉구함으로써 단계적인 등원 수순을 밟기 위한 명분을 쌓겠다”는 전략으로 읽혀진다. 이를 위해 이 총재가 영수회담 개최를 다시 한번 요구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단식이나 본회의장 농성 등 원내의 강경대응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권철현 대변인은 구체적인 대응방안과 관련, “총재가 '내일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저녁 가회동 자택으로 김기배 사무총장, 권 대변인 등 주요당직자들을 급히 불러 기자회견 방침을 전하고, 실무준비 작업을 서두르도록 지시했다. 각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기자회견 사실을 알린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이에 앞서 이총재는 이날 정재철,김한수 전 의원 등 당 고문단과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전날에는 비주류 등원론자인 손학규의원과도 오찬을 나눴다. 박찬구기자 ckpark@
  • “지금 장외투쟁은 민심 거스르는 행위”

    *金德龍의원 ‘反旗' . 29일 한나라당의 대구 집회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민생을제쳐둔 채 거리로 나서는 것은 민심에 반한다는 지적이다.한나라당김덕룡(金德龍)의원은 28일 국회정상화를 거듭 촉구했고,민주당 김중권(金重權)최고위원은 이 지역 민심을 전했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의원이 28일 여야를 싸잡아 질타하며 또 다시 국회정상화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지난 22일 기자간담회와 25일 의원총회에 이어 세 번째다. 김의원은 대구 집회를 하루 앞둔 이날 성명을 통해 “여야 협상이결렬돼 여당은 단독국회로,야당은 대구집회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여야 모두 국회를 정상화하라는 민심에 겸허하게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김 의원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러포럼 관계로 대구 집회에는 참석하지 못한다. 당내 비주류로 대표적 등원론자인 김의원은 여당도 신랄히 비판했다.그는 “국회를 파행시킨 책임은 여당에게 있고,국회정상화의 일차적 책임도 여당에게 있다”면서 “그런 여당이 어렵게 ‘등원론’을 깔아놓았으면 버선발로 달려나올 일이지,무슨 타박이 그리 많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해법을 함께 제시했다.“산적한 민생현안들을 생각할 때중진(重鎭)회담이 먼저냐,영수회담이 먼저냐 하는 문제는 중요하지않다”면서 “정치에 대한 불신을 씻기 위해서라도 여야는 획기적인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런 조건없이 영수회담을 즉각 열어 허심탄회하게 정국타개책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김의원은 지난 22일 같은 등원론자인 박근혜(朴槿惠)부총재,박관용(朴寬用)·손학규(孫鶴圭)의원과 만나 국회정상화에 뜻을같이하고 자주 모임을 갖기로 했었다. 김의원이 주장하는 등원론의 근거는 역시 민생(民生)이다.그는 “경제가 흔들리고 국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터에 계속 이런 기싸움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정치란 완승이나 완패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더 이상의 장외집회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냈다.“김대중(金大中)정권도 서울·부산대회를 통해 민심을 알았을것이며,또박지원(朴智元)장관의 사퇴는 진전”이라고 장외투쟁의 명분이 사라졌음을 지적했다.끝으로 “이제는 장외투쟁을 마감하고 대화를 해서국회정상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설파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金重權최고 野 질타. TK(대구·경북)출신의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최고위원이 28일 한나라당의 대구 장외집회를 거세게 비판했다.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자리에서였다. 김 최고위원은 “불쾌하고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뗀 뒤 “한나라당이 지역 민심을 왜곡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은 책임있는공당의 자세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대구 경제에 언급,“우방그룹 부도로 많은 근로자들이 엄청난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영남 의석을 석권했으면 이같은 고통에 동참하고 경제를 살리는 현안 해결에 누구보다 앞장서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또 “대구 민심은 (장외집회에) 상당히 회의적이며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지지하는 분위기도 아니다”면서 “대구 민심과다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잘라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대구·경북출신 의원들간에도 집회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등원은 국회의원의 당연한의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강경으로 치닫는 이유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대권전략 때문으로 분석했다.이 총재가 영남을 대권고지의 ‘전진기지’로 생각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김 최고위원은 이 총재의 ‘잘못된 계산’이라는 말까지 했다.또 정치는 ‘트릭(사술)’으로 하면안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총재의 독선적인 행태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국민 생각은 전혀 않고 혼자 결정하고 밀어붙인다는 것이다.여야영수회담 마저대구집회를 위한 ‘명분축적’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TK원로들도 야당의 행태를 이해 못하고 있다”며부정적인 반응을 전했다.그는 최근 전두환(全斗換)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과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김윤환(金潤煥) 민국당대표 등을두루 만났고 내달 4일에는 신현확(申鉉碻)전 국무총리와오찬회동을가질 예정이다. 김 최고위원은 결론적으로 “이제는 국회를 정상화할 때가 됐다”면서 “동티모르 파병연장안은 물론 산적한 경제·민생현안 처리를 위해서라도 국회는 열어야 하고,(언론이) 이를 단독국회로 비난해서는안된다”고 강조했다. 한종태기자 jthan@
  • [외언내언] ‘평화의 섬’

    [바다에 섬이 있다/섬 안에 또 하나의 바다가 있고/그 바다에 나가면 다시 새로운 섬/…/그 중심에서 나는 잠이 들었다/꿈 속에서 다시잠이 들었다 또 꿈꾸었다] 류시화 시인의 시 ‘섬’의 일부다.섬은 시인이 아닐지라도 꿈속에서조차 찾고 싶은 유혹을 불러일으키는 동경의 땅이 아닐까 싶다. 3,300여개 우리 섬 중 면적 1,845㎢여로 가장 큰 제주도.한반도 남단의 이 섬이 남북화해를 일궈내는 텃밭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김용순(金容淳) 북한 노동당 비서가 특사회담을 위해 북측 인사로는 맨처음 여기를 찾은 이후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남북 국방장관이 25∼26일 이곳에서 만났다.27∼30일 장관급회담까지 열려 북측 회담 일꾼들이 즐겨 찾는 남쪽의 최고 명소가 된 셈이다.더욱이 앞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여기서 만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사실 제주도는 ‘평화의 섬’이 될 만한 천혜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있다.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수려한 경관에다 세계 어느 섬에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독특한 민속적 체취와 역사적 자취까지 간직하고 있다. 옛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이상향으로 꿈꾸어온 곳은 대개 섬이었다.토머스 모어가 그려낸 유토피아나중세유럽 서민들이 그리워했던 대서양의 코케인섬 등이 그러하다.조선조 허균(許筠)이 ‘홍길동전’에서 설정한 이상국인 율도국도 마찬가지다.어디 그 뿐이랴.오래 전 제주도 사람들이 동경했던 낙원 또한이어도였다. 그러나 이 섬들은 모두 상상 속에만 있는 가공의 낙원들이다.따지고보면 유토피아도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아름답지만 이 세상에는없는 곳”이라는 뜻이다.영국작가 모어가 그리스어의 ‘오우토푸스’(없는 곳)와 ‘이우토푸스’(아름다운 곳)라는 두 낱말을 합친 16세기의 신조어다. 하지만 제주도는 실재하는 섬이다.게다가 세계적으로도 ‘평화의 땅’이라는 아름다운 평판을 지속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는 중이다.남북회담 뿐만 아니라 지난 1990년대 이래 우리와 주변 강대국간 정상회담 등 국제적 평화 이벤트가 이곳에서 열렸다.이미 고르바초프 구소련 대통령,장쩌민 중국 국가주석,클린턴 미국 대통령,하시모토 류타로 전 일본 총리 등 주변 4강 정상이 모두 제주도 땅을 밟았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이 “반란사건이 일어난 곳”이라고 제주도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막말로 구설수에 올랐지만 이 섬은 이미 유배와 저항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지 오래이다.제주도가 지구촌 사람 누구나 ‘아,그 섬에 가고 싶다’고 되뇌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섬으로기억됐으면 좋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중기·벤처업계 M&A 활발

    최근 코스닥 시장의 침체와 자금난으로 중소·벤처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위기탈출 대안으로 기업간 인수·합병(M&A)이 활발히이뤄지고 있다. 26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댐공사업체인 선야수로발전㈜과 자동차용 펌프 제조업체인 영화산업㈜이 M&A를 체결하는 등 5∼6건의중소·벤처간 M&A 계약이 성사단계에 있다.선야수로발전은 최근 신규사업 아이템을 물색하던 중 중진공에 M&A를 의뢰,계약을 하게 됐다. 이달 초에는 컴퓨터 네트워크 솔루션 전문업체인 오엔씨 테크놀로지와 네트워크 컨설팅사인 한국정보컨설팅이 동종 업체간의 합병을 통해 통합 솔루션 회사인 로코즌㈜을 탄생시켰다.로코즌은 기술·마케팅의 결합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통해 시장석권의 발판을 마련한다는계획이다. 중진공이 운영 중인 ‘M&A지원센터’에는 최근 매도·매수를 원하는중소·벤처기업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중진공 관계자는 “현재 60여개 중소·벤처기업의 M&A 중개·알선이 진행중이며,특히 업체를 매수하려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중진공은 오는 10월 5일부터 대구 대전 광주 등지에서 M&A 정보가부족한 지방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M&A 지역순회세미나’를갖는 등 M&A에 대한 인식 확대와 활성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02)769-6881김미경기자 chaplin7@
  • 徐대표 목소리 커졌다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의 말수가 부쩍 늘었다.그리고 거침이 없다.26일 아침 서 대표는 당 6역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당 대표는총재의 권한과 자격을 부여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결코 예사롭지않은 말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시각이다. 서 대표의 이 말은 두 가지 포석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우선 한나라당을 겨냥한다.서 대표는 이 말에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얘기를 꺼냈다.“몇차례 공식 모임에서 만나 ‘따로 한번 만나자’고 제의했건만 그러자고 하면서도 한번도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또 하나의 표적은 당내 각 세력을 대표하는 중진들이다.전날 권노갑(權魯甲)·한화갑(韓和甲) 두 동교동계 수장에게 한 당부와 궤를같이한다.서 대표는 “당내에 계열이 있으면 전국정당을 만드는 데방해가 되니 대표와 잘 협력하자”며 계파 경쟁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었다. 김덕배(金德培)대표비서실장은 “골프도 힘을 빼야 잘 치지 않느냐”고 했다.사심이 없기 때문에 서 대표가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란얘기다. 이에 더해 당내에서는 한가지를 더 꼽는다.대통령의 재신임에 따른자신감이다. 김 실장도 “지난 전당대회 이후 서 대표의 발언과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음을 느낀다”며 “이에 따라 당 중진이나 주요 당직자들의 자세도 한층 조심스러워졌다”고 전했다. 진경호기자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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