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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1 공천장사’ 뇌관 터지나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과 박성범 서울시당 위원장의 공천 금품수수 의혹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폭탄급 이슈로 확산될 조짐이다. 한나라당은 12일 그동안 끊이지 않던 공천 잡음이 결국 곪아터지자 당혹감에 휩싸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즉각 정치공세에 나서면서 지방선거 정국에 변수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수차례 ‘투명 공천’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박희태 국회부의장이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토로하고, 김재원 전략기획위원장이 “정치하기 싫어졌다.”고 털어놓은 것도 이같은 위기감을 반영한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4시께 클린공천감찰단의 보고를 받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제주지사 경선에 참가했던 허태열 사무총장이 급하게 귀경했고 박희태 부의장, 이상득·김무성 전 사무총장 등 중진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분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갔다. 김재원 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한 사람이 대부분 ‘수사 의뢰’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앙당이 아닌 16개 시·도당에 처음으로 공천심사 권한을 준 한나라당의 ‘공천개혁실험’은 결국 ‘생선 앞의 고양이’를 더 만든 형국이 됐다. 당 지도부는 우려해 오던 일이 결국 현실로 드러나자 이날 윤리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초강수를 던졌다.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한 ‘두마리 토끼잡기’를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클린 선거를 치르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김덕룡 의원측에서 하루 이틀 말미를 달라고 했으나 박 대표 등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 총장은 “문제를 제기한 사람과 당사자 간에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우리 감찰 기능으로서는 한계가 있어서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제보자가 녹취록도 갖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감찰단 조사에 따르면 박 의원의 경우 돈이 든 것을 확인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부인에게 ‘다음 날 돌려주라.’고 말했고 이후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보자는 돈을 돌려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의 경우도 공천이 확정된 4월5일 이후 부인이 돈을 받은 사실을 알고 돌려주라고 했는데 제보자가 가져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짧지 않은 기간 부인이 돈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로 타격이 예상된다. 한편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중진의원들까지 공천 헌금을 받았을 정도면 얼마나 광범위하게 공천장사를 한 것이냐.”고 압박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인 채 5·31지방선거에서 악영향을 끼칠 메가톤급 악재라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공천심사위원장인 허태열 사무총장은 “당혹스럽기 짝이 없고 밥맛도 없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한 핵심 당직자도 “우리 당에 잠재하던 게 터져 나오는 현실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다만 이런 일이 불거질 때마다 즉각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이번 사태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했다. 맹형규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악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박 대표의 용단으로 모든 부분이 깨끗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측은 “서울시장 선거에 영향이 막연히 있을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홍 의원에게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세훈 의원측은 “한나라당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뿐 아니라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김덕룡·박성범의원 공천수뢰 수사의뢰

    김덕룡·박성범의원 공천수뢰 수사의뢰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중진인 김덕룡 의원과 박성범 서울시당위원장이 억대의 공천 헌금을 수수한 혐의로 한나라당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해 파문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허태열 사무총장은 1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 의원과 박 의원이 서울 서초구 및 중구 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 총장은 공천헌금 규모에 대해 “김 의원의 경우, 부인이 4억 4000만원을 받은 것을 모르고 있다가 4월 5일 이후에 알게 돼 돌려주라고 했는데 찾아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허 총장은 또 “박 의원의 경우에는 부인이 케이크 상자인 줄 알고 받았으나 뜯어봤더니 돈이었다는 것이고, 박 의원은 돌려주라고 말했고 그 이후에도 돌려준 줄 알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품을 제공한 사람은 모두 공천에서 탈락한 측”이라며 “(두 사건에 대해)내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내부 감찰 결과 시의원 한모씨의 부인 전모씨는 김 의원의 부인에게 지난 2월과 3월 수 차례에 걸쳐 모두 4억 4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중구청장 공천 신청 뒤 순직한 성낙합 전 중구청장 부인의 인척 장모(여)씨는 지난 1월 박 의원 부부와 식사를 함께 한 뒤 케이크 상자에 미화 21만 달러를 넣어 박 의원의 부인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지난 1월초 같은 인물로부터 1병에 시가 200만원을 호가한다는 최고급 양주 루이13세와 최고급 넥타이·모피코트·핸드백 등 1500만∼2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13일 오전 긴급 의총을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며 향후 검찰 조사 추이에 따라 출당, 제명 등의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중진공 이사장 허범도씨

    정부는 10일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허범도(56) 전 산업자원부 차관보를 임명(서울신문 3월29일자 6면 참조)했다.
  • 소월시문학상 대상에 문태준씨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제21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시인 문태준(36)씨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그맘때에는’외 15편. 우수상 수상자로는 송찬호 김완하 김신용 나희덕 이정록 시인이 선정됐다. 중진·원로 시인들에게 시상해온 소월시문학상 특별상 수상자는 올해 내지 못했다. 상금은 대상 1300만원, 우수상 각 100만원이며, 시상식은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이상문학상 등과 함께 11월에 열린다.
  • 與 ‘한·미FTA 신중론’ 부상

    열린우리당 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협상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최근 청와대를 향해 독설을 퍼붓던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내건 ‘협상 반대론’과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미·대북정책에 노골적인 반기를 드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맞물려 파장이 예상된다. 송영길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9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정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의 논리 비약과 독선이 엿보인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해 협상을 해보고 도저히 우리 사회가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일 경우에는 억지로 협상을 체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협상 반대론’에 일부 동조하는 의견을 내놨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사견을 전제로 “정부가 미국측이 원하는 시한에 쫓기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신중히 협상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한·미 FTA와 함께 한·중 FTA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한 중진의원도 “여건이 덜 성숙하거나 양국민이 동의할 수 없는 수준의 타협점이 나온다면 시한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개그중의 개그 보여드립니다”

    “개그중의 개그 보여드립니다”

    ‘당신의 THE 웃긴 밤을 위해.’ 케이블ㆍ위성TV 오락채널인 코미디TV가 야심차게 준비한 스탠드업 코미디 ‘THE 웃긴밤’이 7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2시에 방송된다. 요즘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들이 총출동, 새로운 개그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이들 대부분은 KBS ‘개그콘서트’와 ‘폭소클럽’ 출신. 특히 늦은 밤에 방송되는 만큼 지상파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소재들을 바탕으로, 다소 위험한 수위까지 넘나드는 코미디를 선보인다. 출연진은 ‘고음불가’의 이수근,‘화니지니’의 최현진과 오승환,‘김샘’의 김홍식을 비롯, 장동민·김준호·심현섭·장동혁·박성호·김병만·권진영·홍인규·김진철 등 웃기는 데 도가 튼 인기 개그맨들로 탄탄하게 짜였다. 특히 심현섭과 권진영, 김진철 등은 오랜만에 얼굴을 보이게 됐다. 연출진과 작가진도 출연진 못지 않다.‘폭소클럽’과 ‘개그콘서트’의 작가로 지난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최우수 방송작가상을 수상한 김은미 작가와 코미디TV의 시트콤 ‘란제리’ 등을 연출한 박병준 PD, 박승호 PD 등이 뭉쳤다. 주요 코너는 개그계의 최단신 남자 콤비 이수근과 김병만이 샐러리맨들의 취중진담을 개그로 풀어내는 ‘술 한잔 했습니다’, 장동민의 ‘천기누설’, 동물을 소재로 한 김진철의 ‘내셔널 주(Zoo)그래픽’, 홈쇼핑 쇼호스트로 변신한 김준호의 ‘별난 3종 세트’, 심현섭의 코미디 완전 정복 ‘코미디 코치’, 화니지니의 ‘∼歌’ 등이다. 특히 ‘애니멀맨’으로 변신한 김진철의 동물개그와 화니지니가 밤에만 들을 수 있는 갖가지 소리를 찾아서 떠나는 ‘∼歌’ 등에서는 성(性)에 대한 솔직한 토크가 이뤄진다. 첫 녹화현장에서 출연진들은 “그동안 지루하고 마지 못해 웃었던 개그가 아닌, 솔직하면서도 수준을 한층 높인 개그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집요한 질의… 서울시의회 진풍경

    지난 3일 열린 서울시의회 161회 임시회에서는 그 어느때 보다 시의원들의 집요한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최근 공천심사에 반발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시의원들의 곤혹스러운 시정 질문들이 이어진 탓이다. 사실상 시의원의 80% 이상이 한나라당 출신인 시의회에서는 그동안 좀처럼 보기 드문 풍경을 연출했다. 포문을 연 것은 한나라당 출신으로 서울시 부대변인을 맡았던 전대수(51·성동2·무소속) 의원. 전 의원은 이날 시정질문에서 이명박 시장을 30분 넘게 몰아세웠다. 전 의원은 “여론 조사결과 ‘황제테니스’에 대한 추가 해명과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데 입장을 밝히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창동실내체육관과 한강시민공원 테니스장 민간위탁과 잠원동 실내테니스장 건립문제 등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 특혜의혹에 대한 자체감사를 요구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질문공세가 ‘공천 탈락에 대한 분풀이’라는 눈총을 사기도 했지만 동료 의원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질문시간을 초과해 마이크가 꺼지자 “3분만 더 달라.”고 요구해 동료 의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달 24일 “한나라당 서울시당 공천은 공천(公薦)이 아닌 사천(私薦)”이라고 비판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전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의 보좌관이나 중진 의원의 딸을 공천한 것을 인맥공천의 사례로 들며 비판했다. 한편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공천에는 의정 경험이 풍부한 일부 상임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까지 대거 포함되는 이변이 발생했고, 이들의 탈당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이색 포럼 ‘코리아 CQ 한국통’ 인기

    이색 포럼 ‘코리아 CQ 한국통’ 인기

    “‘취중진담’‘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를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할까요?” 지난 4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합동에 위치한 주한프랑스대사관저에서는 때아닌 ‘한국어 표현 퀴즈’시간이 열렸다.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 겸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최정화(51) 이사장의 설명에, 특히 부부관계를 간접 표현한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실내가 웃음바다로 변했다. 대사관저에 모인 30여명의 외국인과 한국인 남녀는 신임 필립 티에보 주한프랑스대사의 ‘한국과 유럽 관계’에 관한 강의를 들은 뒤 ‘토론’을 벌였다. 티에보 대사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들도 아랑곳하지 않고 던진다. 참석자들간 공통점은 뭘까. 이들은 CICI가 지난 3월 개설한 16주짜리 한국알리기 프로그램인 ‘KOREA CQ-한국통’ 참석자들이다. 국내의 외국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한국기업 CEO, 정·관계, 학계 인사들이다. 한국과 국가이미지 제고에 관심이 많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잠재적 ‘한국통’인 셈이다. ‘CQ’가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최 이사장은 “문화지수, 커뮤니케이션지수, 협력지수를 의미한다.”면서 “내·외국인이 함께 일하기 위해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한국문화 코드’를 매개로 ‘한국통’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1년에 2차례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알리기 프로그램 개설 과정에 참여한 인터컨티넨탈호텔 심재혁 사장은 “국내에 최고경영자과정만 200여개나 된다.”면서 “하지만 외국인 CEO들이 참여해 정보와 문화를 교류하는 과정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화요일 저녁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의와 함께 공연관람, 윤보선 전 대통령 고택 답사 등 체험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특히 오는 18일에는 심 사장이 직접 한국의 폭탄주 문화에 대한 강의와 제조 시범을 보인다. 앞서 11일에는 한나라 박진, 남경필,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이 참석해 한국사회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NGO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모임 특성상 동시통역 서비스가 제공된다.10년만에 한국 근무를 다시 하게 된 장 오디베르 신한비엔피파리바투자신탁운용 사장은 “그땐 외국인이자 낯선 이방인이었는데 지금은 외국인일 뿐”이라며 한국사회의 변화를 설명했다. 최한영 현대자동차 사장도 회원으로 등록돼있지만 때가 때인지라 이날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명문여고 옛언니·동생 관계

    명문여고 옛언니·동생 관계

    자가용 한대를 은퇴한 옛 교장에게 선사했다. 불난 모교 교사(校舍)신축기금을 수십만원씩 기부했다. 모교의 생활관 건립기금으로 4백만원짜리 적금을 붓고 있다. 어느 남자동창회들 얘기가 아니다. 근래에 여고(女高)동창생들이 끼리끼리 모여 만든 화제들. 다음은 그래서 수소문해 본 명문여고출신(名門女高出身) 아무개와 아무개 부인들. 꾸준하게 모이기는 배화(培花) 육(陸)여사는 언니와도 동기(同期) 여자들의 경우 출신(出身)과 동창(同窓)을 대학에서보다 여고(女高)에서 꼽는 것이 상례(常例). 「언니」,「그애」의 친밀한 대명사를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서로 못버리는 사이가 여고(女高)동창들이다. 「뭔지 모르게 서로 통하는게 있어서」통성명하고 출신을 캐 보니까 동창이더라고 여자들은 곧잘 무릎을 치면서 감탄한다. 아무리 그처럼「얘,쟤」하면서 모이는 사이라도『여자 셋만 모이면 시끄럽다』는 심술궂은 익살은 저리 가라고 엄청난 일을 척척 해 내고 있다면 통 큰 신사들도 조금은 놀랄 것이다. 은퇴한 교장 이세정 (李世禎)씨에게 진명여고(進明女高)동창생들이 자가용「코로나」1대를 선사한 것이 금년봄, 몇해전 경기여고(京畿女高) 구교사가 불탄뒤 경운회(慶雲會)(동창회)가 동창모금을 해서 교사신축을 도운 것이 2백여만원. 역시 금년봄 숙명여고(淑明女高) 동창회인 숙녀회(淑女會)의「올드·타이머」들이 돈을 모아 해방전의 친한국(親韓國) 일인(日人) 교장 야촌성지조(野村盛之助)씨를 초빙했었는가 하면 배화여고(培花女高) 동창회는 모교돕기 4백만원 적금을 붓고 있다는 소문. 여자들의 눈칫돈으로는 꽤 큰 액수. 모두 명문이니까 시집들을 잘 가서 그렇지 뭐냐고 한다. 배화동창(培花同窓)=우선 팔자지수(指數) 최고로는 작년 10월 70년 창립기념을 가진 배화(培花)를 들 수 있다. 해방전후만 하더라도 김윤경(金允經)씨를 비롯한 애국자들이 은둔생활 겸 교편을 잡던 여학교였기 때문에「미션·스쿨」다운「프라이드」가 있었다. 게다가 아내 최고의 좌(座)인「퍼스트·레이디」육영수(陸英修)여사를 배출한 학교. 육영수여사의 언니 혜수(蕙修)여사도 한살 차이의 동기동창생. 명부에도 나란히 적힌 자매(姉妹)였기 때문에도 유명하다. 1942년 16회인 이 동기들은 전부터도 꽤 열심히 모이는 열성동창들이었다. 알뜰히 기금(基金)을 마련해서 벽촌에 책보내기 운동도 22세부터 25년간 체신부에서 일하면서 공무국장(工務局長), 전기통신시험(電氣通信試驗)소장을 지낸 안동렬(安東烈)씨(며칠전 퇴임)의 부인 김영연(金英蓮), 보광(保光)「알미·사슈」사장 서정호씨 부인 남정길씨. 변호사 고병국(高炳國)씨 부인 김함득(金咸得)씨. 이들을 중심으로 한달에 한번씩 모이는 16회 동창들은 조그만 기금을 마련해서『어깨동무』등 아동잡지를 벽촌국민학교에 보내는 등 복지사업을 소규모 해 왔다. 『공직생활이 시작된 뒤로는 오히려 만날 틈이 없는「퍼스트·레이디」지만 동기생(同期生)의「프라이드」가 그런 보람 있는 일을 찾게 한다』는 한 동창의 얘기. 「올드·타이머」로서 15년전 동창(同窓)교장추대의 움직임까지 있었던 장화순(張和順)씨는 쌍용양회회장(雙龍洋灰會長) 조병준(趙炳俊)씨 부인. 김성곤(金成坤)씨 장녀(長女)와 임송본(林松本)씨 3녀(女)를 며느리로 맞는 다복한 노부부(老夫婦)로 알려져 있다. 김상돈(金相敦)씨 부인 김자혜씨가 장화순씨와는 비슷한 또래의 노장파「엘리트」들. 이호(李澔)법무장관 부인 성낙은(成樂恩)씨 외국어대학(外國語大學)이사장 김여배(金與培)씨 부인 이옥경(李玉慶)씨. 작곡가(作曲家) 김순애(金順愛)씨. 정경화등 음악자녀를 키운 어머니 이원숙(李元淑)씨. 한국민예사(韓國民藝社)여주인 견덕균씨. 의학박사 장재섬(張在暹)씨. 황진주씨. 동창회장 박종옥(朴鐘玉)씨는 낙사회(樂師會)부녀부장. 중앙여중교장 김두원(金斗媛)씨 이들 모두가 쟁쟁한 배화50대(代)다. 문단(文壇)주변에서 배화는 드문 명문으로 꼽히는데 여류(女流)의 중진 장덕조(張德祚)씨가 배화출신인 것을 큰 자랑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명문다운 모습은 문예(文藝)쪽에도 뚜렷하다. 7월초 주부「클럽」의 초대 신사임당상을 받은 서예가(書藝家) 이철경(李喆卿)씨와 그 동생이며 역시 서예가인 이미경씨가 배화출신이다. 한전(韓電)부사장 진의종(陳懿鍾)씨 부인 이학(李鶴)씨도 자신의 서도(書道)로 이름이 알려졌다. 여담이지만 신사임당 본상(本賞)뿐만 아니라 장기(長技)백일장의 수필 서도부문 수상자들까지 배화출신이었다. 수상식(受賞式) 다음날 청와대 초청「파티」에서 육여사는 그것을 무척 흐뭇해 했단다. 외환은행장(外換銀行長) 홍승희(洪升熹)씨 부인 서귀숙(徐貴淑)씨. 상은(商銀)이사 강정한씨 부인 이설자(李雪子)씨. 장경순(張坰淳)국회부의장인 문순자(文順子)씨. 논산훈련소장 박남표(朴南杓)소장 부인 이송자(李松子)씨도 배화출신. 경기(京畿)출신엔 학자가 많아 박사 백여명중 30여명이 경기동창(京畿同窓)=똑똑하고「프라이드」높은 것이 자타공인(自他共認) 사실도 돼 있는 경기출신.『딸은 자랑하고 싶어서 경기 보내지만 며느리는 콧대가 높아서 경기를 피한다』는 속설(俗說)이 예비 시어머니들간에 떠돌 정도다. KS라는 별명으로 서울대학과 붙어 다니는 이름이 경기니까 그런 말들은 본인들의 자존심을 충족시킬지언정 조금도 상하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짭짤한 여류학자들을 꼽아보면 거의가 우리 동창 아냐!』라고 자랑한 한 경기출신 여교수의 학계(學界)「리스트」부터 추려보면 배정현(裵廷鉉)씨의 부인이고 숙대가정대학장 농학박사 김삼순(金三淳)씨. 일본체류중인 수학박사 홍임식씨. 최근에 귀국한 농학박사 이미순(李美淳)씨. 부부박사로 3년전 재국당시「매스·콤」의「탤런트」가 되다 시피했던 정치학박사 이범준(李範俊)씨. 윤일선(尹日善)씨의 따님인 사회학박사 윤은구(尹恩球)씨. 아무튼 알려진 여자박사 1백명중 3분지 1인 30여명이 경기여고 출신이라는 숫자가 동창회 명부에 올려져 있다. 이대의 이춘란(李春蘭)씨. 이남덕(李男德)씨. 안인희(安仁姬)씨. 나영균(羅英均)씨. 김세영(金世永)씨등의 실력파교수들. 서강대(西江大)의 김인자(金仁子)씨. 서울대에서는 농대(農大)의 김번옥씨. 사대(師大)의 현기순(玄己順)씨. 중앙대(中央大)의 윤서석(尹瑞石)씨. 서울여대학장이고 대한어머니회 회장인 고황경(高凰京)씨. 성신여사대 부학장 조기흥씨. 창덕(昌德)여고교장 현병진씨. 서울여중교장 최정현씨. 동대분여중교장 김영옥씨. 서울시 장학사 김정애씨. 전 보사부 부녀국장 주정일(朱貞一)씨. 미모의 여류작가 강신재(康信哉)씨. 예능(藝能)과 미모로 이름난 오위영(吳緯泳)씨의 딸 자매들 정주(貞珠) 덕주(悳珠) 현주(賢珠) 제씨가 나란히 경기출신. 실력파「디자이너」「노라·노」씨는 경기라는 딱지가 금상첨화 격의 위광(威光)이며 그가 키워 낸 후배 「디자이너」박충정(朴充貞)씨는 여고후배이기도 하다. 방향을 남편쪽으로 돌리면 체신부장관 김태동(金泰東)씨 부인 이재원(李宰遠)씨. 재무부차관 정소영(鄭韶永)씨 부인 박재옥씨. 외무부차관보 황호을(黃鎬乙)씨 부인이며「피아니스트」인 정영자씨. 차일석(車一錫) 서울시부시장 부인 백영자(白英子)씨. 지금은「카메라」의 초점에서 빗나간 왕년의 인물중에는 송요찬(宋堯讚)씨 부인 권영각(權寧珏)씨가 있고 김유택(金裕澤)씨 부인 박흥덕(朴興德)씨. 전상공부(前商工部)장관 이병호(李丙虎)씨 부인 한경선씨. 전재무부장관 천병규(千炳圭)씨 부인 박용주씨. 前문교부장관 현 고대교수 김상래(金相淶)씨 부인 김인숙씨. 이재학(李在鶴)씨 부인 이정수씨. 장도영(張都暎)씨 부인 백정숙(白亭淑)씨가 있다. [ 선데이서울 69년 8/10 제2권 32호 통권 제46호 ]
  • 동양그룹 ‘부회장 대표이사 시대’ 개막

    동양그룹이 ‘대표이사 부회장 시대’를 열었다. 동양은 노영인 동양메이저·동양시멘트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박중진 동양종합금융증권 부회장을 동양생명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그룹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윤여헌 동양생명보험 사장은 동양메이저 개발사업부문 사장으로, 문규련 동양메이저 상무보는 상무 승진과 함께 동양메이저 건설담당 대표로 각각 선임됐다. 동양측은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담당부문별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시인협회장에 오세영 교수

    오세영(64) 시인이 25일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총회에서 제35대 한국시인협회장에 선출됐다. 오 회장은 1968년 박목월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반란하는 빛’ ‘시간의 쪽배’ 등의 시집을 통해 인간 존재의 실존적 고뇌를 서정적으로 노래해온 중진 시인이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만해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1985년부터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전대수 서울시의원 한나라 탈당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후보 공천이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부대변인을 맡고 있는 전대수(55·성동갑) 서울시의원은 22일 한나라당을 탈당하며 발표한 ‘탈당의 변’을 통해 “한나라당 서울시당 공천은 공천(公薦)이 아닌 사천(私薦)”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의원은 “공천심사위원 15명 중 원외위원장이 8명을 차지한다.”면서 “공천신청자 정보와 심사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밀실야합공천’과 위원장 친구의 형을 공천하는 등 ‘인맥공천’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역 국회의원의 보좌관이나 중진 의원의 딸을 공천한 것을 인맥공천의 사례로 들며 비판했다. 전 의원은 “공천 과정의 불공정과 의혹에 반발해 상당수 시의원들과 당직자, 책임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낙천자들의 ‘무소속 연대’도 결성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野, 최의원 사퇴권고 합의

    한나라당의 ‘최연희 꼬리표 떼기’ 행보가 가속화됐다. 15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최 의원에게 의원직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한 뒤 최 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퇴권고결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당도 기다릴 만큼 기다렸으니 이제 모든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의원직 제명은 국회법상 실효성이 없는 방안이기 때문에 하루만 더 최 의원의 결단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동안 “본인이 결정할 일”이라며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가 고강도 압박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이는 이해찬 총리의 퇴진으로 ‘골프 게이트’ 국면이 진정되면서 ‘최연희 악재’가 재연될 것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퇴권고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최 의원이 사퇴보다는 법정에서 해명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도 동해ㆍ삼척시당을 ‘사고지구’로 처리한 뒤 조직위원장을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최 의원과의 거리두기에 나설 예정이다. 당 안팎에서는 ‘뒷북 대응’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사태에 대한 적극적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총리 사퇴 뒤 여론을 의식, 마지못해 강도높은 카드를 뽑았다는 것이다. 한편 한나라당 이재오, 민주당 이낙연, 민주노동당 천영세, 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담을 열고 최 의원이 16일까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즉각 의원직 사퇴권고결의안을 공동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야4당 원내대표는 또 ‘골프 파문’을 둘러싼 로비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요구서를 공동 발의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이미 공동 발의한 윤상림 로비의혹 사건과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도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盧心은 분권형 총리 불변… 후임도 ‘이해찬급’

    盧心은 분권형 총리 불변… 후임도 ‘이해찬급’

    이해찬 총리의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후임 총리의 인선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다만 청와대 참모들이 “후반기 국정 구상과 맞물려 있는 만큼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히고 있듯이 시기는 아직 유동적이다. 때문에 당분간 한덕수 경제부총리의 총리직무 대행 체제가 될 듯싶다. 총리의 지명은 복잡다단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 집권 후반기의 국정운영 방식 및 국정 철학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향후 2년간 국정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의 핵심이 총리 인선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 다양한 인물군에서 향후 2년을 같이 갈 ‘제2 이해찬’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얘기다. 분명한 사실은 책임 총리제로 표현되는 분권형 국정운영방식과 저출산·고령화 대책 등 주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시스템과 인사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제2의 이해찬’ 찾기에 나선 셈이다. 분권형 시스템 자체는 단순한 운영 방식이 아닌 노 대통령의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철학이자 원칙인 까닭에 흔들릴 수 없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총리처럼 국정을 분담해서 일을 할 수 있는 분이 오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분권형 시스템의 유지라는 전제를 중시할 경우 후임 총리를 청와대 참모 중에서 발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책기조에 정통하다는 강점 때문이다. 학자 출신에다 노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실무·실세형인 청와대 김병준 정책실장과 노 대통령의 오랜 동지이자 ‘왕수석’으로 불리는 문재인 민정수석이 그런 차원에서 물망에 오른다. 경제통인 박봉흠 전 정와대 정책실장도 거론된다. 여권에서는 임채정·문희상·김혁규 의원 등 중량급 중진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물론 분권형 국정운영 기조가 다소 바뀐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분권형 시스템은 이 전 총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전제했을 때다. 분권형 국정운영의 틀은 유지하되, 노 대통령이 상당부분 일상적인 국정운영에 관여하는 다소 변형된 분권형 체제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안정형’·‘실무형’ 총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권 후반기에 거세질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런 맥락에서 전윤철 감사원장과 김승규 국정원장, 박재규 전 통일부장관,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박원순 변호사, 이의근 경북지사 등의 이름이 범여권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이총리 사의 수용] 힘잃는 ‘분권형 국정’… 당·청 권력지형 변할듯

    이해찬 총리의 사임이 결정된 14일 정치권은 하루 종일 술렁거리는 분위기였다. 열린우리당 수뇌부는 노무현 대통령과 이 총리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보고받으면서 노 대통령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측근들과 비공식 회동을 갖고 곧바로 청와대로 가 노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사퇴 불가피론’으로 집약된 당의 의견을 전달했고 노 대통령은 이를 전격 수용했다.●분권형 국정운영체제 변화 불가피 이 총리의 사의가 수용되면서 국정 운영틀의 대변화는 불가피하다. 이 총리의 사퇴는 싫건 좋건 청와대와 집권당 사이의 권력 지형의 변화를 몰고 올 공산이 크다. 노 대통령이 추진해 온 분권형 국정운영의 핵심이 무너지면서 국정운영과 권력의 무게 중심이 당으로 기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에 ‘올인’하는 당과 후반기 국정운영을 염두에 두는 청와대와의 권력 갈등이 본격화될 듯한 기류다. 이 경우 노 대통령의 권력누수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이 때문에 일각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과 거국내각 구성 등의 시나리오도 나오지만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 총리 사퇴 이후의 수순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노 대통령이 후임 총리를 곧바로 임명할 경우다. 이 때 골프 파문의 ‘블랙홀’에서 빠져 나와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 여당이 가장 선호하는 시나리오다. 반면 정치권은 당분간 ‘인사 청문회’ 정국으로 돌입하게 된다. 자칫 후임 총리의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제2의 장상 파동’이 일어날 개연성도 있다. 이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는 이 총리의 사퇴 이후 5·31 지방선거 전까지는 한덕수 부총리가 총리대행을 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시한부 총리대행’ 체제의 경우 당청간 별 마찰없이 남은 시간 동안 전열을 정비하는 장점이 있다.●정동영체제, 기회인 동시에 위기 이 총리 사퇴 이후 ‘정동영 체제’ 역시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구도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분권형 권력구도가 무너질 경우 당은 국정 운영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실세총리 등장으로 그동안 정부 쪽으로 넘어간 권력의 축은 상당 부분 당으로 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력한 여당’을 부르짖는 정 의장으로선 당 중심의 선거체제를 구축해 지방선거에 올인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 7일 청와대를 중심으로 ‘총리 유임론’이 거세지자 정 의장은 9일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주재,‘사퇴 불가피론’으로 당의 중심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총리 사퇴 외에 일파만파로 번지는 골프 파문을 잠재울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판단이다.16일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도 압박전의 일환이다. 노 대통령의 ‘결심’이 늦어지거나 자칫 유임론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경우에 대비한 당의 ‘시위’였다는 지적이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여권선 벌써 후임총리 하마평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을 수습하는 방법을 둘러싸고 여권의 기류가 복잡하다. 일단 민심의 향방에 맞춰 순리대로 가자는 의견, 즉 이 총리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같다. 그러나 국정운영과 당청관계 등을 염두에 둘 때 청와대측이 이 총리 거취 문제를 일사천리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온다. 여당은 금명간 당내 의견을 취합해 노무현 대통령이 귀국하는 대로 이 총리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정동영 의장은 14일 중진 의원들을 만나 이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노 대통령의 ‘선택’만 남은 상황이다. 큰 틀에서 이 총리 거취 문제만 보면 경우의 수는 유임과 사퇴 두 가지다. 현재로서는 ‘사퇴 불가피론’이 탄력을 받는 인상이다. 한 중진의원은 “이 총리가 견해를 말하면 노 대통령이 당 지도부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사퇴로 굳어질 경우 그 시점도 주목되는 포인트다.5·31 지방선거가 시기 선택의 기준이 될 것 같다.야당이 후임 총리 인사청문회를 놓고 지방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심 이반의 폭이 크다고 결론내리면 대통령은 곧바로 총리의 사퇴를 수용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총리의 사의만 받고 지방선거 이후 사퇴수리 용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후임 총리 문제도 관심사다. 정치인보다는 행정 능력이 뛰어난 비정치인을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그런 차원에서 전윤철 감사원장과 이의근 경북지사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의 틀을 바꾸기엔 부담스럽다는 측면에서는 ‘코드 정치인’ 중용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김혁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등이 그 연상선상에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물론 노 대통령과 이 총리의 관계를 감인하면 유임가능성도 100% 배제하긴 어렵다. 일찌감치 분권형 대통령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노 대통령 입장에서 이를 이 총리 유임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이 총리가 유임하게 되면 당청관계는 악화 국면에 접어들게 되고 이어 5·31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당청간 책임론 공방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노 대통령이 여당 탈당이나 대연정 카드 등을 다시 뽑아들 개연성도 점쳐지는 등 정국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한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탈당하면 여당의 프리미엄이 엷어져 유시민 장관이나 고건 전 총리 등도 대권 후보로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돼 범여권 내 공정경쟁의 틀을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골프파문’ 확산일로] 친노·김근태계도 “상황이 달라졌다”

    이해찬 총리의 거취를 둘러싼 열린우리당의 기류가 ‘사퇴 건의’로 결론났다. 이 총리가 내기 골프와 거짓 해명에 이어 ‘황제골프’라는 특혜 골프 의혹까지 받게 되자 “더이상 총리를 보호하는 모습을 보이면 당은 물론 여권 전체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내대표단 조사에 따르면 소속 의원들은 일부만 제외하고 대부분이 ‘사퇴 불가피’ 의견을 냈다고 한다. 한 핵심 당직자는 “처음엔 관망하던 입장이 많았는데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여건이 악화되면서 의견이 한쪽으로 모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사퇴)반대 입장도 있었지만 총리의 거취가 아닌 한나라당의 ‘마녀사냥’ 공세에 휘말리는 게 아니냐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실체 없는 의혹사건으로 정권을 레임덕으로 몰고 간 ‘옷 로비’ 사건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고 한다. 당초 이 총리 유임론에 무게를 실은 김근태계나 친노 진영도 주말을 고비로 ‘사퇴 불가피’ 쪽으로 기울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12일 저녁 재야파의 이호웅 이목희 우원식 이인영 이기우 의원 등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상황이 여의치 않고 총리가 이미 사의를 굳혔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총리가 통상적이 아닌 매우 심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최고위원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 김근태 최고위원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분위기 반전’을 인정했다. 김 원내대표는 “분위기는 대충 한 방향으로 모아졌다. 당이 무력하게 보여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야파 중진 의원이 “총리가 사퇴하지 않으면 나 혼자라도 청와대에 가서 여론을 얘기하겠다.”고 언급한 대목에서도 긴박한 당내 여론을 읽을 수 있다. 한나라당은 총리가 사퇴해도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사퇴는 기본이며, 이 총리와 기업간 정경유착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고 정부기관과 공직자를 총체적으로 사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수행 중인 측근들은 대통령이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해선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박찬구 이종수기자 ckpark@seoul.co.kr
  • 美의회 16일 ‘이명박의 날’ 선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강동형기자|미국 의회가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방미(訪美)에 맞춰 오는 16일을 ‘이명박의 날’로 선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미 의회와 국내 정치에 밝은 소식통은 10일 “미 하원이 다음주 목요일(16일)을 이명박의 날로 선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 시장의 방미에 맞춰 한국과 미국에서 비공개리에 추진된 이벤트”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명박의 날 선포에는 여러가지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시장에 앞서 미국을 방문했던 한나라당의 다른 정치 지도자도 비슷한 시도를 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 시장이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이므로 미국이 예우하는 차원에서 이명박의 날을 선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연방 의회뿐만 아니라 뉴욕시 의회도 같은 날을 이명박의 날로 선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주나 시가 아닌 연방 의회가 한국 정치인을 위해 기념일을 선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내년 말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유력한 대통령후보인 이 시장을 위해 기념일을 선포하게 될 경우 미 의회가 이 시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어 국내정치와 한·미간에 미묘한 파장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11일부터 20일까지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차례로 방문한다. 이 시장은 특히 워싱턴 방문 기간 중 리처드 루거 미 상원 외교위원장(공화) 등 중진 정치인과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하는 등 사실상 이번 방문을 워싱턴 정가 ‘데뷔’ 기회로 삼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시장의 미 고위인사 면담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대사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워싱턴 체류 중 공식행사인 서울·워싱턴간 자매결연 행사만 주미대사관의 협조를 받고 그밖의 모든 행사는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dawn@seoul.co.kr
  • 새로 그린 매란국죽/문봉선 지음

    언 땅에서도 청아한 꽃을 피우는 매화, 선비처럼 고결한 난초, 서릿발 속에서도 절개를 지키는 국화, 바람에 휘어져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대나무. 매란국죽(梅蘭菊竹). 한국인에게 이 사군자만큼 친근한 화목(畵目)도 없을 듯하다. 옛 사람들은 사군자를 그리며 그 속에 담긴 뜻을 흠모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거울로 삼곤 했다. 그러나 사군자는 오늘날 동양화의 입문과정쯤으로 치부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중진 한국화가인 문봉선(46) 홍익대 교수는 최근 펴낸 ‘새로 그린 매란국죽’(도서출판 학고재)에서 사군자화의 의의를 이렇게 요약한다.“사군자에는 동양 회화의 모든 조형원리와 예술철학이 집약돼 있다.” 15년 동안 전국을 돌며 매화와 난초, 국화, 대나무의 생태를 직접 사생한 저자는 우리 산천에서 나는 매란국죽은 중국이나 일본의 그것과는 다른 만큼 우리만의 화법(畵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봄의 군자’ 매화에 대한 레슨 한 토막.“난의 곡선과 대나무의 직선, 그 중간 느낌의 선으로 줄기와 가지를 그린다. 줄기는 굵고 거칠고 딱딱하게, 가지는 가늘고 짧고 윤기있게 그려야 한다. 꽃과 꽃봉오리는 자란 가지 옆으로 난 햇가지에 활짝 핀 꽃, 반쯤 핀 꽃, 옆을 향한 꽃, 꽃봉오리를 자연스럽게 그려 넣고 꽃술과 꽃받침 그리고 태점을 줄기 중간에 몇 점 찍으면 한 폭의 묵매화가 탄생한다.” 저자는 석묵여금(惜墨如金), 즉 먹 아끼기를 황금같이 하라는 옛 선인들의 말도 들려준다. 수묵화를 그릴 때 짙은 먹은 결정적인 곳에만 쓰고, 맑고 깊은 담묵의 먹색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는 각 그림마다 사군자와 관련된 옛 시와 글들이 실려 있어 감상을 돕는다. 전 2권, 각권 2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연중재해로 변한 ‘산불’

    [세이프 코리아] 연중재해로 변한 ‘산불’

    “생전에 이처럼 큰불은 처음 봤어. 불길이 쏟아져 내리는데…어찌나 겁나던지 몸만 겨우 빠져나왔어.” 지난해 4월5일 이른바 속초·양양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용호리 주민들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눈 깜짝할 사이 마을의 가옥 40여채 대부분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주저앉았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에 주민들은 한동안 넋을 잃었다. 산불은 이처럼 해마다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 인명피해는 물론 문화재를 비롯한 귀중한 재산도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게 한다. 산림청이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산불을 분석한 결과 3∼4월 두 달 동안 일어나는 산불이 전체 건수의 63.5%, 피해 규모로는 전체의 9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3월 들어 벌써 경북 영천과 성주에서 산불이 일어나는 등 어김없이 ‘산불과의 전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산불 6건에 여의도 면적 34배의 산림 사라져 산림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평균 543건의 산불이 일어나 840㏊인 여의도 면적의 2.2배에 이르는 1844㏊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피해액 47억원은 단순히 나무값만 따진 것으로 산림의 공익적 가치 등을 감안하면 손실은 수십배·수백배를 넘어선다.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산불 형태도 가지와 잎을 태우는 수관화(樹冠火), 줄기를 태우는 수간화(樹幹火)로 변하고 있다. 불이 날아다니며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야간 산불과 대형산불 발생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편서풍과 푄현상으로 대형 산불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동해안 지역은 지난 10년 동안 6건의 대형 산불로 여의도 면적의 34배에 이르는 2만 8572㏊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2000년 4월 발생한 동해안 산불은 고성·강릉·동해·삼척, 경북 울진 등의 산림 2만 3448㏊를 숯더미로 만들며 사상 최대·최악의 대형산불로 기록됐다.2004년에는 산불이 잇따르면서 사상 처음 ‘산불예방특별기간’이 선포되기도 했다. 야간산불도 빈번해지고 있다. 올해 2월말까지 일어난 64건의 산불 가운데 14건이 야간산불이다.11건이 일어난 5년전보다 27%나 많아졌고, 피해면적도 17㏊로 89%나 늘어났다. 문제는 산불이 사람들의 부주의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이경일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입산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만큼 국민 모두가 조심하고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불 예방도 과학·전문화 필요 임업환경뿐 아니라 주 5일 근무제에 따라 등산인구가 증가하는 등 산불 발생 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산불 예방과 진화에도 과학·전문성 확보가 시급해진 것이다. 산림청은 기상예보를 활용한 산불예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풍속과 풍향 등으로 산불 진행방향을 파악, 대응할 수 있는 ‘산불확산 예측모델’ 개발에 나섰다. 방화를 예방하고, 일단 방화한 사람은 강력히 처벌하기 위해 경찰에서 맡고 있는 산불감식에 산림부서가 참여하고,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전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42대인 산불진화헬기를 2010년까지 60대로 늘려 전국을 20∼30분 도달권으로 커버하는 한편 2800㏊의 산림에 불에 강한 활엽수림(내화수림대)을 조성하고 지하수를 이용해 소화전을 설치하는 사업도 시도된다. 내화수림대는 지난해 낙산사 소실을 계기로 산림과 인접한 문화재·사찰·인가·시설물에 산불의 접근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산불이 일어날 때마다 지적되는 지휘체계의 혼란은 ‘산불현장 통합지휘지침’이 만들어지면, 역할분담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야간·강풍 대비 지상진화인력 늘려야 ‘공중진화는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노하우를 갖춘 만큼 이제는 지상진화력을 보강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산불 진화는 헬기에 의한 공중진화가 주력이다. 기동력을 바탕으로 단시간에, 넓은 면적을 커버할 수 있고 인력이 투입될 수 없는 곳까지 진화작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헬기는 야간과 바람이 심한 날에는 뜰 수 없는 약점이 있다. 최근 산불은 낮에 진화한 불이 밤에 다시 발화돼 피해를 확산시키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바닥에 쌓인 나뭇잎이 두꺼워져 발생하는 현상이다. 진화작업을 하면서 공중에서 뿌려진 물이 지표층까지 제대로 내려가지 않아 겉불만 사그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불의 완전 진화는 인력으로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산불 진화 인력은 공무원과 군인, 예비군 등으로 동원 가능한 숫자는 적지 않다. 하지만 산불진화헬기 조종사 A씨는 이를 ‘풍요 속의 빈곤’으로 표현했다. 헬기에서 보면 불길이 옆으로 번지고 있는데도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는 공무원을 동원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불이 재해로 인정되지 않아 위험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등 보상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알아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군별로 30명씩 산불전문예방진화대가 활동하고 있기는 하다. 전국적으로 5900여명에 이른다.2월에서 5월까지 산불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들은 산불 감시 및 초기진화, 잔불정리에 투입된다. 그러나 명실공히 전문 진화대는 산림항공관리소 소속 공무원 48명으로 구성된 공중진화대이다. 이들은 헬기와 함께 출동해 불길 속에서 나무를 제거해 산불 진로를 차단하는 등 실질적인 진화활동을 벌인다. 산림청은 공중진화대를 확대 개편해 산불 등 방재업무를 전담할 ‘특수산림방재단’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10년까지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1만명 수준으로 늘려 현장의 초기 진화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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