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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경유착에 발목 잡힌 한국 경제… AI·AR 쇼크 국내 강타

    정경유착에 발목 잡힌 한국 경제… AI·AR 쇼크 국내 강타

    올 한 해 산업 분야에서는 전진도 있었지만 오래된 악습이 발목을 잡았다. 여전한 정경유착이 드러났고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은 곳곳에서 부작용을 낳았다.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세계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일으켰다. 조선업의 구조조정으로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부산, 울산, 경남의 지역 경제는 백척간두에 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은 사상 최초로 단종사태를 맞았다. 그나마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 강원 속초에서 가능했던 증강현실(AR) ‘포켓몬고’가 흥겨운 소식이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 주요 그룹이 연관돼 있고 경기침체 또한 나아질 기미가 없어 내년 상황은 암울하다. 올 한 해 산업계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① 최순실 게이트 여파 재계 총수 9명 28년 만의 청문회… 전경련은 존폐 기로 최순실 국정 농단 조사를 위해 지난 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9명이 출석했다. 1988년 12월 ‘제5공화국(전두환 정권)의 비리조사 특별위원회’에 재벌 총수가 대거 출석한 이후 28년 만이다. 이번에 출석한 대기업 총수 9명 중 6명은 1998년 출석했던 대기업 총수들의 아들이다. 2세대에 걸친 정경유착의 모습이다. 9명의 총수는 모두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돈의 대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신동빈 회장등을 출국금지 대상에 올려놓고 본격적인 수사를 예고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총수들이 줄줄이 청문회 증인으로 나선 데 이어 특검 수사 대상이 되면서 해외에서의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고 투자 위축 등 경영 공백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대기업으로부터 두 재단에 774억원을 모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기업의 ‘수금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 속에 해체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를 밝히는 등 창립 55년 만에 해체 기로에 섰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② 인공지능 돌풍… 가상·증강현실 게임 본격화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을 계기로 국내 산업계는 ‘인공지능(AI) 쇼크’에 휩싸였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 비해 인공지능 연구와 상용화가 다소 더딘 것으로 평가받았던 국내 산업계는 알파고를 계기로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구글 사내벤처로 시작한 게임개발사 나이언틱랩스의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는 국내 산업계에 AR 기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7월 출시돼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포켓몬고는 비록 국내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강원도 속초 일대에서 게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030세대들이 속초로 몰려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포켓몬고 열풍 이후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가상현실(VR)과 AR 기술을 접목한 게임 개발이 본격화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③ ‘이재용의 삼성’ 개막…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삼성 3세 시대’ 개막을 알렸다. 지난 10월 삼성전자 임시주총에서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자 시장은 호의적인 기대를 표명했다. 이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자동차 전장기업인 하만을 비롯해 해외 기술기업 7곳을 인수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시키는 내용의 ‘스타트업 문화 혁신’을 선언하는 등 체질변화를 시도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 방식은 ‘실용주의’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방산·화학 등 비주력 계열사를 과감하게 매각하고, 전용기를 없애고, 수행원 없이 해외 출장에 나서는 모습 등이 실용주의 행보의 사례로 꼽힌다. 2017년은 삼성의 파괴적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해가 될 전망이다. 당장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선 이 부회장 앞에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의 후속조치,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특검 수사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④ ‘갤노트7’ 출시 2개월 만에 단종… 손실 7조원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야심 차게 내놓은 갤럭시노트7이 출시 2개월 만에 사상 처음 단종됐다. 홍채인식, 고속 무선충전, 방수·방진 등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하면서 노트5에서 ‘6’을 건너뛰고 노트7으로 세상에 등장했지만 잇따른 발화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9월 2일 10개국에 판매된 노트7 250만대를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SDI가 공급한 일부 배터리가 발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빠른 수습으로 찬사를 받으면서 위기가 일단락되는 것 같았지만 노트7 교환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13일 만인 10월 1일 새로운 노트7이 발화했다는 소비자 신고가 들어왔다. 이후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각국 정부와 항공사는 기내에 노트7을 갖고 탑승하지 못하도록 했다. 결국 10월 11일 삼성전자는 노트7 생산을 중단했다. 아직 발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단종에 따른 손실은 무려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⑤ 롯데그룹 수사… 정책본부 등 17곳 압수수색 지난 6월 10일 검찰이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와 신동빈 회장·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등 17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롯데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그룹 전체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1967년 롯데 창립 이후 처음이다. 검찰 수사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4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구속됐고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등 신 회장의 최측근들이 연이어 검찰 소환을 당했다. 지난 8월 26일엔 롯데그룹의 2인자로 꼽히던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수사가 주춤했다. 지난 9월 26일 검찰은 신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29일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100일 넘게 이어진 검찰수사가 마무리됐다. 롯데그룹은 향후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재판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⑥ 한진해운 사태 초유의 물류대란… 청산 눈앞 국내 1위 선사 한진해운이 청산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월 1일 한진해운 법정관리 돌입 이후 실사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보고서를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제출했다. 한진해운은 채권단이 내건 용선료 조정, 사채권자 채무 조정, 선박금융 유예 등의 조건을 100%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채권단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선박이 가압류됐고, 밀린 대금을 요구하는 하역업체의 작업 거부로 입출항에 차질이 빚어지며 사상 초유의 물류대란이 발생했다. 물류대란은 법정관리 개시 3개월 만인 11월에야 끝났다. 때문에 정부가 금융 논리로 해운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물류대란의 화를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⑦ 현대·기아차 사상 첫 2년 연속 판매 목표 미달 현대·기아차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년보다 연간 판매 목표치를 낮춰 잡아놓고도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7만대 적은 813만대로 설정했으나 이마저도 달성이 어렵다. 현대· 기아차는 올 들어 11월까지 총 706만 8013대를 판매했다. 목표를 채우려면 남은 한 달간 100만대 이상을 팔아야 하지만 역대 판매 추이를 감안할 때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폭스바겐은 지난 8월 국내에서 인증서류 조작 사실이 적발돼 32개 주요 차종에 대한 판매가 중단되면서 사실상 영업 중지 상태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판매하는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는 올 들어 11월까지 전년 대비 60%가 급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⑧ 가습기 살균제 피해 눈덩이… 사망자 1088명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이들의 폐에서 섬유화 증세가 일어나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화학참사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의 집계에 따르면 2002년 이후 12월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자 수는 사망 1088명을 포함해 5240명에 이른다. 2011년 8월 질병관리본부가 그때까지 원인 미상 폐 손상으로 알려졌던 질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했지만, 검찰은 올해 1월에야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려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주요 책임자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이어 7월엔 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가 이뤄졌다. 사건 이후 화학제품을 기피하는 ‘케미포비아’가 만연할 정도로 사회적 트라우마를 남겼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⑨ 아파트값 폭등… 3.3㎡ 분양가 4457만원 최고 저금리 기조 속에 시중 유동자금이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과 신규 분양시장에 몰리면서 강남 아파트 값이 폭등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아파트값은 사상 처음으로 3.3㎡당 4000만원을 돌파했다.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10월 3.3㎡당 4012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06년 3635만원에 비해 377만원이 더 높은 것이다. 분양시장에서는 1월에 분양한 신반포자이 분양가는 3.3㎡당 4457만원에 책정돼 일반 아파트 가운데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웠다.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수억원씩 집값이 오르는 아파트도 나왔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와 구현대 1·2차로 최고 7억원이 상승했다. 신현대 전용면적 169㎡는 지난해 말 기준 평균 시세가 24억원이었으나 12월 현재 31억원으로 급등했다. 구현대 1·2차 196㎡도 평균 32억 5000만원으로 역시 7억원이 뛰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⑩ 서울 대기업 면세점 3곳 추가… 총 13개로 늘어 지난 17일 서울 시내에 대기업 3곳과 중소기업 1곳의 추가 면세점 사업자가 선정됐다. 추가로 선정된 대기업 3곳은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 신세계디에프였다. 올해 면세점 사업자 추가 선정은 2000년 이후 15년 만인 지난해 7월 이뤄진 1차 ‘면세점 대전(大戰)’과 11월 ‘2차전’ 이후 1년 만에 실시됐다. ‘1차전’에서는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가 사업권을 가져갔고,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와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이 사업권을 빼앗긴 2차전에서는 신세계디에프와 두산이 이들 대신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됐다. 중국인 관광객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국내 면세사업 시장도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 신세계디에프, 두산 등 새로운 사업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면세사업 거품 논란도 일었다. 이번 추가 사업자 선정으로 내년 서울시내 면세점은 총 13개로 늘어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우병우, 최순실 모를 수 없다” 이유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우병우, 최순실 모를 수 없다” 이유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우병우 처가와 긴밀한 관계에 있던 증언자 A씨를 만났다. 제작진은 A씨로 부터 “최태민과 이상달(우병우 장인)이 사무실에서 1주일에 2~3차례 만나는 가까운 사이였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A씨는 “최태민과 우병우 처가와 오랜 시간 너무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우 전 수석이 개인적으로 최순실을 모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병우 결혼할 즈음 최태민이 사무실 자주 방문” 우 전 수석은 지난 22일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최순실을 아느냐”는 질의에 대해 “모른다”고 수 차례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은 이미 여러 차례 “최순실을 알지 못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조계 일각에선 “국정농단 혐의를 피하기 위한 우 전 수석의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제작진이 만난 A 씨는 우 전 수석의 답변을 뒤집을 여러 정황을 폭로했다. A씨는 “이 전 회장과 최태민은 사무실에서 자주 고스톱을 치고 식사했다. 둘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며 “우 전 수석이 결혼할 즈음에도 최 씨가 자주 사무실에 왔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이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우 전 수석에 대해 자주 말했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최태민과 우 전 수석은 서로 알았던 가능성이 크다는 게 A씨 주장이다. 이 외에도 A씨는 “당시 최태민이 젊은 여자를 데리고 왔는데, 지금 TV에 나오는 사진을 보니 그 사람이 최순실 언니인 최순득이었고, 최태민을 ‘영남대 재단 이사장’으로 소개받았으며, 이 전 회장 기사가 자주 최 씨를 데리러 오갔다” 등 두 사람의 친분 관계를 입증하는 다양한 기억을 밝혔다. 그는 “이상달과 최태민의 수십 년 친분 관계를 고려할 때, 우 전 수석이 최순실을 모르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병우 인사성 없고 말 수 적다” A 씨는 이 전 회장과 우 전 수석에 대한 다양한 일화도 소개했다. A 씨에 따르면 이 씨는 평소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돈만 있으면 안 된다. 권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또 “돈 많은 사위보다 권력 있는 사위를 얻고 싶다” “권력 있는 사위만 얻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는 이 전 회장이 김영삼 정권 초에 기흥CC 관련 비리로 수사를 받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또한 A씨는 “결혼식 피로연에서 우 전 수석을 소개받았는데, 인사성이 없고 말이 없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우 전 수석이 결혼한 뒤 밀양지청에 근무했는데, 이 전 회장이 주말마다 운전기사를 밀양에 보내 서울로 데리고 올 정도로 우 전 수석을 애지중지했다”고 기억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탄핵 정국] 특검, 정유라 ‘지명수배’… 최순실 우회 압박 작전

    [탄핵 정국] 특검, 정유라 ‘지명수배’… 최순실 우회 압박 작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해외에 체류 중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한 압박 수위를 연일 높여 가고 있다. 전날 최씨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밝힌 특검팀은 22일 정씨를 기소중지 및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검 수사의 성패가 비선 실세 최씨의 ‘입’에 달린 만큼 딸 정씨를 통해 최씨를 최대한 압박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22일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정씨에 대해 지난 21일 기소 중지 조치와 동시에 지명수배하는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따라서 정씨에 대해 국내외에서 도피 편의를 제공하거나 증거 인멸을 시도하면 형법상 범인 도피, 범인 은닉 또는 증거 은닉 등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밠혔다. 최씨 일가의 ‘독일 집사’ 데이비드 윤(48·한국명 윤영식)씨, 승마 코치인 크리스티앙 캄플라데(52) 비덱스포츠 대표 등 조력자나 현지 교민들로부터 정씨를 격리시켜 자진 입국 시기를 앞당기려는 조치로 보인다. 특검은 정씨가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구체적인 소재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국정 농단 실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최씨다. 그가 어떤 진술을 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검찰 조사가 이미 이뤄진 만큼 최씨를 좀더 내실 있게 조사하려고 정씨 소환 등 가능한 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삼성 등 기업 관계자 소환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전날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삼성의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63)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장충기(62)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특검에 소환될 경우 이들 신분은 더이상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구속영장청구 등 사법처리 절차가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소환 전 그간 확보한 압수물 분석 및 법리 검토를 통해 혐의 입증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한편 이날 특검은 또 주요 수사 대상 가운데 하나인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날 국회 청문회 전반을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수사 계획 수립에 참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은 최씨의 국정 농단 사실을 알고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으로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올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쫓아다닌 관광객에게 ‘손가락 욕’ 야생 침팬지

    야생 침팬지의 우연한 행동일까? 아니면 뜻(?)을 담은 진지한 행동일까?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 우간다 중서부에 위치한 키발레 숲에서 촬영된 흥미로운 침팬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침팬지는 관광객을 쳐다보며 중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만약 낯선 사람이 이렇게 했다면 싸움이 날 법한 상황. 사진을 촬영한 이스라엘 출신의 길 고퍼는 "야생 침팬지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3시간 가량을 쫓아다녔다"면서 "그 와중에 갑자기 우리를 쳐다보며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며 웃었다. 이어 "욕(?) 먹어도 기분좋은 나의 인생샷"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침팬지가 상대방에게 욕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현지 공원 관리자는 "숲 속 침팬지들이 이처럼 손가락을 이상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면서 "상대에게 모욕을 주거나 해야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쫓아다닌 관광객에게 ‘손가락 욕’ 야생 침팬지

    야생 침팬지의 우연한 행동일까? 아니면 뜻(?)을 담은 진지한 행동일까?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 우간다 중서부에 위치한 키발레 숲에서 촬영된 흥미로운 침팬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침팬지는 관광객을 쳐다보며 중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만약 낯선 사람이 이렇게 했다면 싸움이 날 법한 상황. 사진을 촬영한 이스라엘 출신의 길 고퍼는 "야생 침팬지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3시간 가량을 쫓아다녔다"면서 "그 와중에 갑자기 우리를 쳐다보며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며 웃었다. 이어 "욕(?) 먹어도 기분좋은 나의 인생샷"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침팬지가 상대방에게 욕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현지 공원 관리자는 "숲 속 침팬지들이 이처럼 손가락을 이상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면서 "상대에게 모욕을 주거나 해야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특검, ‘최순실 딸’ 정유라 기소중지·지명수배…강제소환 작업 서둘러

    특검, ‘최순실 딸’ 정유라 기소중지·지명수배…강제소환 작업 서둘러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를 지명수배하는 등 강제 송환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규철 특검보는 22일 브리핑을 통해 “정씨에 대해 어제부로 기소 중지와 동시에 지명수배하는 등 후속 절차를 취했다”고 밝혔다. 기소중지란 피의자 소재 불명 등으로 수사를 일시 중지하는 것이다. 사유가 없어지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는데, 기소중지 기간은 공소시효에서 제외된다. 특검은 지난 20일 법원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정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신병 확보를 위해 독일 사법당국과의 공조 절차에 들어갔다. 이 특검보는 또 국내외에서 정씨의 도피를 돕거나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법에 따라 처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특검은 이날 외교부에 정씨에 대한 여권 반납 명령 및 여권 무효화 조치를 공식 요청했다. 외교부 측은 “여권법에 따라 신속히 여권 반납을 명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씨의 자진 입국을 위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정씨가 독일에 계속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구체적인 소재지나 행적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외국과의 사법공조나 여권 무효화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정씨가 자진 입국해 조사받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도 최근 언론을 통해 “정씨가 특검 수사에 협조하도록 계속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검은 헌법재판소의 수사 기록 요구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헌재가 이날 박 대통령 변호인단이 제기한 수사 기록 송부 요청에 대한 이의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특검으로서도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검은 이날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발언들을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수사 방향과 계획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최씨의 국정농단 사실을 알고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으로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 우 전 수석의 증언은 향후 소환조사에 대비한 중요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게 특검 판단이다. 특검은 일단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혐의를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관련 검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불거져 수사 확대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특검보는 “추가로 수사 단서가 잡히면 그때가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빗물박사 물맹탈출 프로젝트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빗물박사 물맹탈출 프로젝트

    한무영(60) 교수를 만난 것은 이번 겨울 최강의 한파가 몰아친 지난 16일 아침이었다. 그는 건설환경공학부가 자리한 서울대 관악캠퍼스 35동 옥상 위의 정원과 농장으로 안내했다. “겨울이어서 다들 얼어붙고 분위기도 좀 살풍경인데, 내년 봄이나 여름에 꼭 한번 다시 오세요. 빗물로 움직이는 자연 생태계를 눈으로 바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너를 보면 늘 안타까워. 그만 한 능력이면 SCI급 논문(다른 학자들에게 많이 인용되는 수준 높은 연구성과)을 얼마든지 쓸 텐데, 왜 빗물에 꽂혀서 그러는지 난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원래 가던 길로 돌아갈 순 없겠니?” 오랜만에 본 친구가 소주 몇 잔에 속엣말을 풀어놓는다.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친구다. 나는 그저 웃기만 할 뿐이다. 어차피 한두 번 들어온 얘기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 나는 학계나 교수사회에서 ‘괴짜’로 통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주류를 스스로 박차고 나온 별종이다. 나를 아끼는 친구들과 달리 등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험담을 하는 사람도 있다. “서울대 교수씩이나 돼 가지고 고작 빗물 전도사냐.” “수준 높은 사람들을 만나야지 왜 저런 사람들과 교류하나.”, “교수가 SCI급 논문은 내팽개치고 변기 따위나 만드나.” 대략 이런 것들이다. 화를 내지도, 그들을 비난하지도 않지만 가끔 이런 말을 할 때는 있다. “나는 이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당신은 그게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족한 겁니다. 그렇게 각자의 길을 걸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나와 빗물의 인연은 2000년에 시작됐다. 그해 봄 우리나라는 가뭄이 심했다. 서울대에 부임하고 2년째였던 나는 국제적으로 꽤 이름난 ‘수(水) 처리’ 분야 전문가였다. ‘더러운 물을 먹는물로 바꾸는 것’이 전공이었다. 물속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침전시켜 정화하는 나의 ‘응집(凝集) 이론’은 세계환경공학과학교수협의회로부터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을 만큼 학문적 성취를 인정받고 있었다. 나의 박사학위 논문을 그대로 전재한 미국 대학 교과서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이론은 똥물이 됐든 빗물이 됐든, 물이 있을 때의 얘기였다. “아무리 수 처리 기술이 탁월하다 한들, 전국의 산과 들이 메말라 있으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럴 때 나를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일본에서 나온 ‘빗물과 당신’이라는 책이었다. 30여년간 빗물 활용을 연구한 무라세 마코토 박사가 지은 것이었는데, 당시 그는 대학교수도 아닌 도쿄 스미다구청의 계장이었다. 스미다구는 도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스미다강으로 인해 만성적인 홍수에 시달리고 있었다. 무라세 박사는 새로 짓는 스모 경기장에 대형 ‘빗물 탱크’를 설치하고 건물 홈통마다 ‘빗물 저금통’을 만들었다. 스모 경기장은 물 자원을 확충하고 홍수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나는 여기에서 착안해 우리나라 빗물을 받아 성분 분석을 했다. 빗물은 예상했던 것보다 아주 깨끗했다.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분석을 해 보니 특별히 나쁜 물질이 없었다. 고민이 시작됐다. 기존에 해 왔던 ‘수 처리 연구’와 새롭게 만난 ‘빗물 연구’ 중 어떤 게 더 값어치 있는 것일까. 나는 20대부터 청춘을 고스란히 바쳤던 이전의 수 처리 연구와 이별을 했다. 이듬해인 2001년 나는 서울대 안에 빗물연구센터를 설립했다. -1961년 만 5세에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생업에 바쁘셨던 부모님은 육아에 어려움이 커지자 나를 제 나이보다 2년이나 일찍 학교에 보내셨다. 학창 시절 난 존재감이란 게 없었다. 나이도 어리고 몸집도 작고 해서 또래들에 잘 녹아들지를 못했다. 탈출구는 공부였다. 나중에 커서 뭘 할지에 대한 구상도 없이 그냥 수학문제를 풀고 영어단어를 외웠다. 또래들이 고2가 되던 1973년, 나는 대학생이 되었다. 성적에 맞춰 선택한 서울대 토목공학과. 실은 뭐하는 학과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입학을 했다. 졸업하면 건설회사 같은 데 취직이 잘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뿐. 그런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자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는 도시를 멋지게 꾸미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도전의식 같은 게 자라났다. 1979년 3월 대학원을 마치고 광화문에 있는 현대건설 본사(지금의 현대화재해상 사옥)로 출근을 했다. 내 안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어이, 한무영, 이거 복사 좀 해 와라.” “이것들 전부 다 그려 놔.” 실망은 기대에 비례한다고 했나. 나같은 서울대 석사 출신에게 복사나 단순 제도 작업을 시키다니. 중요한 일이 주어지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은 지각이나 조퇴 같은 근태 불량으로 이어졌다. “한무영, 오후 내내 어디에 있었지?” “오늘 중으로 마치라고 하신 일이 일찍 끝나서 밖에 좀 다녀왔습니다.” 차차 상급자들 눈 밖에 나기 시작했고, 결국 대리 진급에서 물을 먹고 말았다. 난생처음 맛본 실패였다. -얼마 후인 1981년 3월, 나는 중동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라크 항구도시 바스라의 하수도 건설현장 설계 책임자로 발령났다. 내가 원한 것이었다. 대리 승진 탈락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물리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현장수당, 위험수당 등 이라크에서 받는 월급이 한국의 5배나 되는 것도 이유였다. 문제는 당시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란 거였는데, 둘째를 임신 중인 아내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전쟁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바스라는 이란과 이라크의 최전방 전선에 있었다. 바스라에 도착한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앞이 캄캄해졌다. 유서 깊은 도시이긴 했지만 하수도 시설이 없다 보니 사방이 생활폐수로 인한 물웅덩이였다. 거기에서 나오는 악취는 코를 찔렀다. 1년을 전쟁과 함께 살았다. 매일 아침 이란군은 우리 쪽을 향해 포격을 해댔다. 재미있는 것은 ‘10’의 규칙성이었다. 아침에 열 발을 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포격을 중지했다가 다음날 아침 그 시간에 정확히 열 발을 다시 쐈다. 1부터 10까지 숫자를 세고 나면 아무런 걱정 없이 공사현장으로 나가 작업을 했다. 하지만 매번 그런 것은 아니어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시신이나 잘려 나간 신체 부위들을 눈으로 봐야 했다. -“벽돌 하나의 옆면 길이가 20㎝인데 굳이 벽을 50㎝ 두께로 쌓으라는 이유가 뭡니까. 그냥 60㎝로 하면 간단한 것을 왜 이렇게 일을 번거롭게 만드시나요.” 현장에서 나온 불만의 목소리를 듣고보니 정말 그 말이 맞았다. 나는 무심결에 50㎝로 설계도를 만들었지만, 현장에서는 그것 때문에 벽돌 하나를 일일이 반으로 잘라야 했다. ‘20㎝+20㎝+10㎝=50㎝’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내가 60㎝로 설계했으면 벽돌을 쪼개지 않고 그냥 3개를 나란히 붙여 해결됐을 텐데, 명색이 엔지니어라면서 내가 얼마나 현장을 모르고 있었던 것인가. 나 하나 때문에 저 많은 사람이 쓸데없는 고생을 해 왔구나.’ 서울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에 그동안 낮춰 봤던 현장 작업자들과 동고동락을 하면서 이 세상에는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됐다. -중동에서 돌아오니 1년 동안 번 돈으로 집을 하나 장만할 수 있었다. 이 집은 내가 보장된 길을 버리고 미국 유학을 결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84년 8월 나는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미국 텍사스로 유학길에 올랐고, 1989년 돌아올 때까지 줄곧 수 처리 연구에 전념했다. -나의 빗물 연구가 집약된 건물은 2006년 완공된 서울 광진구의 ‘스타시티’다. 2003년 건물 설계 때부터 참여했는데 원래는 지하 3층으로 돼 있던 것을 1개 층을 더해 지하 4층으로 만들었다. 지하 4층에 칸막이를 하고 ‘홍수방지용’, ‘물 절약용’, ‘비상용’의 3개 빗물 탱크를 설치했다. 빗물탱크에 저장된 물로 스프링클러, 실개천 분수, 공용화장실 등을 운용했다. 빗물탱크 제작 등에 4억 5000만원이 들었는데, 3년 만에 그만큼을 뽑아낼 수 있었다. 스타시티 입주자들은 공용 수도요금을 월 200원밖에 내지 않는다. 이곳은 2008년 국제물학회지 커버스토리에 ‘세계적인 미래형 물 관리 모델’로 소개됐다. -빗물은 맛이 좋다. 지금까지 30회 정도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 매번 실험 참가자의 60% 이상이 수돗물, 생수가 아닌 빗물이 가장 맛있다고 응답했다. 빗물에서는 약간 단맛이 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빗물은 깨끗하다. 유통 과정을 생각해 보면 빗물이 최고일 수밖에 없다. 물의 원산지는 모두 바다나 강이다. 지하수는 그게 땅속 어느 곳으로 흘렀는지 알 수 없다. 수돗물도 더러워진 물을 화학적으로 정화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반면에 빗물은 유통 경로가 단순하다. 정화된 수증기들이 모인 구름에서 땅으로 바로 내려온 것이다. 온갖 물질에 오염됐던 강물을 정화한 것은 그냥 먹으면서 하늘에서 떨어진 비는 산성이니, 미세먼지니 하며 먹지 않으려 한다. 머리 빠진다며 맞으려 하지도 않는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물맹(盲)’이라고 생각한다. 물이 많은 나라라면 모르겠는데 물이 부족한 나라에서 물맹이라는 건 슬픈 일이다. 통장 잔고도 모르면서 흥청망청 쓰는 가난뱅이 같은 게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물맹에서 탈출시키고 싶다. 나는 공식행사에서 두 가지 메시지를 구호로 만들어 함께 외치자고 한다. 하나는 ‘2020, 200’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이 280ℓ인데 이걸 2020년까지 200ℓ로 줄이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비돈비돈, 비돈돈’이다. 빗물은 정말로 돈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원하는 만큼 물을 쓸 수 있는데, 왜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부르느냐고. 하지만 이건 사람만을 기준으로 생각하니까 그런 것이다. 가뭄이 들면 사람들은 식수를 나르고 물병을 주지만, 산과 들에 있는 동식물들은 어떡할 건가. 그 대책은 없다. 지하수도 마구잡이로 퍼 쓰면 미래 세대는 어떡할 것인가.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의 물자원의 미래를 밝지 않다. 현 세대에 국가재정을 펑펑 쓰면 후대에 빚만 물려줄 것이라고들 걱정하는데 물도 마찬가지다. 우리 자손들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처럼 마구 퍼 쓰는 건 다 같이 죽자는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수 처리 전문가에서 빗물, 즉 환경 전문가로 변신한 이유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물자원이나 물관리 등의 문제를 빗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자칭 타칭 ‘빗물박사’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로 교내 빗물연구센터 소장을 겸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이라크 현장을 포함해 건설회사에서 6년을 근무하고 거기서 번 돈으로 가족과 함께 미국 유학을 떠났다. 그의 빗물 활용 연구는 2006년 완공된 서울 광진구의 주상복합건물 ‘스타시티’에 가장 잘 구현돼 있다. ▲1956년 충남 아산(온양) 출생 ▲서울대 토목공학과 학사·석사,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환경공학 박사 ▲ 현대건설 직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경희대 토목공학과 교수,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국제물협회 빗물분과위원장, 한국빗물모으기운동본부 공동의장, 빗물모아지구사랑 공동대표 ▲ 저서 ‘한무영 교수가 들려주는 빗물의 비밀’, ‘빗물 탐구생활’, ‘빗물과 당신’, ‘환경 프로젝트 우리들의 빗물 이야기’, ‘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 ‘빗물 이용기술 핸드북’ ▲수상 ‘대한민국 국가녹색기술대상’, ‘국제물학회 창의프로젝트상’, ‘세계환경공학과학교수협의회 최우수 논문상’, ‘대한상하수도학회 공로상’
  • 계란 수입 ‘자중지란’

    계란 수입 ‘자중지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국내에서 키우는 산란계의 5분의1이 도살처분되면서 자고 일어나면 계란값이 치솟고 있다. 제빵업계가 비축해 둔 계란은 한 달 뒤면 바닥을 드러낼 조짐이어서 새해부터 빵·과자 대란이 닥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1일까지 살처분된 산란계는 1451만 3000마리로 전체 사육 규모의 20.8%에 이른다. 대략 하루에 필요한 계란의 80% 정도만 공급되고 있다는 뜻이다. 계란값은 전체 가금류 살처분 규모가 1500만 마리를 넘어선 지난 14일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특란 30개 한 판의 소비자가격은 6866원이었다. AI가 발생한 지난달 16일(5678원)보다 20.9% 올랐다. 당초 정부는 연말까지 계란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 겨울방학이 있어 계란 수요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계란값이 오르기 전 사두려는 소비자 불안 심리와 일부 중간 상인들의 매점매석 행위 등 때문에 계란값이 크게 상승했다. 이날 이마트는 롯데마트에 이어 1인당 계란 구매량을 30입 1판으로 제한했다. 계란 판매가도 22일부터 6980원으로 400원(6%) 올린다. 농협 하나로마트도 1인 1판 구매 제한을 도입했다. 이원일 농협유통 실장은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평상시의 3분의1인 300판을 매일 진열하고 있는데 오후 3시쯤이면 80%가량이 팔려나간다”고 전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동네빵집이나 식당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식재료인 계란을 확보하려고 사재기하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계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판매 제한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계란 대란이 우려되자 정부는 지난 19일 항공편을 통한 계란 수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7%인 계란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고 계란을 수입하는 유통업체에 항공 운송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고 일축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선도 유지와 수입 가능 지역의 거리 때문에 항공운송을 해야 하는데 배송 도중 깨지는 상품이 다수 발생하고 운송 단가가 비싸 수입 계란 한 판에 1만원 이상은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의 반발도 부담이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2010년 배춧값 파동 때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비싸도 국산 배추를 사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민단체로부터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민간 업체가 수입을 안 하겠다는데 억지로 밀어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AI 확산세가 잦아들면 계란 수급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빵계는 이번 달이 지나면 ‘계란 절벽’이 올 것을 걱정하고 있다. 빵 만드는 데 필요한 필수 재료인 계란 유통기한이 통상 한 달인 점을 고려하면 비축분이 다음달에 모두 소진되기 때문이다.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SPC와 CJ푸드빌이 하루 쓰는 계란은 약 300만개다. 이는 국내 전체 계란 소비량(약 4000만개)의 7.5%다. SPC 관계자는 “구매팀 모두가 비상 상황으로, 기존 계란 농가 외에 추가로 계란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전국을 돌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는 계란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PC는 계란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일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1인당 1판(30구)을 사서 출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쿠바에서 만나는 흘러간 시간

    [이호준 시간여행] 쿠바에서 만나는 흘러간 시간

    쿠바에 가면 흘러가 버린 시간을 만날 수 있다. 수도 아바나의 낡은 건물과 1970년대쯤의 문명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서구보다 두 배쯤 느리게 흐르는 시간이 거기 있다. 그런 풍경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올드카다, 아바나 시내를 걷다 보면 1950~60년대에 생산된 올드카, 즉 클래식카들이 마치 엊그제 출고된 자동차처럼 화려한 외양을 자랑하며 거리를 누비는 것을 볼 수 있다. 엄청난 크기의 캐딜락도 있고 오래전 단종된 모델의 뷰익, 벤츠 등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가난한 나라, 가난한 도시에 번쩍거리는 고급차의 행렬이라니. 어느 땐 그런 클래식카들이 마차와 나란히 달리기도 한다. 사연을 모르거나 처음 간 사람은 그런 이질적 풍경에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쿠바가 클래식카의 전시장이 된 데에는 아픈 배경이 있다. 지리적으로 미국의 마이애미와 바로 이웃인 쿠바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등이 혁명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미국인들의 놀이터였다. 탐욕스러웠던 바티스타 정권은 미국이 손을 내미는 거라면 망설이지 않고 팔아치웠다. 그러다 보니 아바나는 라스베이거스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두는 최고의 환락도시가 됐다. 마피아들이 속속 진출하고 미국의 부호들이 안방 드나들 듯하면서 돈을 뿌렸다. 호텔과 카지노와 나이트클럽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1958년 아바나를 찾은 미국인만 30만명에 이르렀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꽃도 영원히 필 수는 없는 법. 피델 카스트로는 1959년 1월 혁명에 성공하면서 경제 개혁에 착수했다. 미국의 이권을 폐기하고 미국 자본의 착취를 제한했으며, 1960년에는 미국계 기업의 자산을 국유화했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미국이 아니다. 미국은 여러 차례 카스트로 정권의 전복을 시도했다. 쿠바 출신의 망명자들을 중심으로 무장 세력을 만들어 직접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쿠바는 1961년 1월 미국과 국교를 단절했고, 미국은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로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봉쇄 조치 이후 새 자동차를 구할 수 없었던 쿠바 사람들은 과거 미국에서 들어온 차나 소련에서 만든 차를 계속 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장이 나도 부품이 없으니 고쳐 쓸 방법이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다른 차에서 비슷한 부품을 찾아서 고치거나 직접 깎아서 쓰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거듭 거친 차들은 결국 껍데기만 뷰익이고 캐딜락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라도 수십 년 동안 굴러다닌 것을 보면 쿠바 사람들이 자동차를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클래식카와 관련된 아이러니한 일들도 많다. 예를 들면 오래된 차일수록 값이 비싸다는 것. 이제는 거꾸로 미국으로 팔려나간다고 한다. 단종된 지 오래인 전설의 차가 번쩍거리며 거리를 누비니, 미국인으로서는 신기할 수밖에. 쿠바에 가면 올드카를 꼭 타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가용으로 구시가지를 한 바퀴 도는 상품도 있고 올드카로 영업하는 택시도 있다. 안락하지는 않지만, 묵직한 소리를 내며 말레콘을 따라 달리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얼떨결에 흘려보냈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문명의 혜택과 안락에 젖어, 정말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덤으로 온다. 내가 쿠바를 찾아가는 또 하나의 이유다.
  • 초중고 독감환자 역대 최고치…조기방학 검토

    초중고 독감환자 역대 최고치…조기방학 검토

    초중고 인플루엔자 환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가운데 보건 당국이 학교 조기 방학을 검토하기로 했다.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 건강보험 적용 혜택도 10∼18세 청소년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플루엔자 대국민 예방수칙 당부와 조류인플루엔자(AI) 대응상황’에 관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플루엔자 예방 조치 내용을 설명했다. 국내 계절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수는 49주(11월27일∼12월3일)에 외래환자 1000명당 13.3명으로 유행기준인 1000명당 8.9명을 초과한 후 51주(12월11일~12월17일)에는 1000명당 61.4명(잠정치)까지 증가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연령(7∼18세)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수는 49주 1000명당 40.5명에서 50주(12월4일∼12월10일)에는 1000명당 107.7명으로 급증했고 51주에는 152.2명(잠정치)까지 늘어난 상태다. 학생 인플루엔자 환자 숫자는 1997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를 도입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학교 내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유행기간 한시적으로 해당 연령 청소년에게 항바이러스제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한다. 현재 항바이러스제 건보 적용은 고위험군(만기 출산 후 2주 이상 신생아를 포함한 9세 이하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대사장애, 심장질환, 폐질환, 신장기능장애 등)에게만 가능하다. 급여기준에 따라 고위험군 환자는 타미플루 약값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아울러 교육부는 인플루엔자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시 조기 방학도 검토중이다. 또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등교 중지와 학교 내 감염예방 교육도 실시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인플루엔자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연령대별로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을 세분화하고, 이에 맞는 예비주의보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탄핵 후 새 시대를 위해 고민할 것들/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탄핵 후 새 시대를 위해 고민할 것들/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려면 외부의 적을 막고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공적인 역할 수행에 필요한 권력을 행사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왕과 같이 일반인보다 뛰어난 지식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인치(人治)라고 함에 비해 객관적 법규범에 의한 통치를 법치(法治)라고 한다. 인치가 자의적 지배로 흐를 위험 때문에 인류는 법치를 채택했다. 여기에다 국민이 의회와 대통령에게 국민을 대신해 국민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도록 위임한 것이 민주주의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인류의 오랜 고민과 투쟁의 산물이다. 그런데 작금 한국 사회에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실종되고 오히려 선출된 권력의 주관적, 자의적 지배를 넘어 소위 비선 실세라는 비공식적이고 은밀한 권력에 의해 공적 권력이 휘둘려 왔음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역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대통령 권한 행사의 중지, 탄핵 또는 사임에 의한 대통령의 궐위 가능성, 궐위 시 60일 이내의 대선 그리고 헌법 개정 이슈까지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는 데 필요한 가치와 철학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어 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 보면 시스템에 의한 제도화된 법치의 회복과 나눔과 공유를 시대정신으로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고, 구체적으로 보면 보다 권력이 다원화된 사회,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이 없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우리가 경험해 온 대통령제는 지나치게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였다. 대통령제는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분리돼 국정의 안정과 성장 연대의 국가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반대로 인치로 되는 경우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를 가져온다. 5년 단임제 역시 중장기적 안목의 정책 수립과 시행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조기 레임덕 현상을 가져오는 문제가 있다. 국무회의의 의결기관화, 감사원의 국회 이관을 통한 독립기관화 등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거나 4년 중임의 대통령제를 고려할 때가 됐다. 한편 탄핵심판 기간이 최장 180일이고 개헌은 개헌안 확정까지 110일이다. 다만, 개헌의 경우 20일 이상 공고, 60일 이내 국회의결, 30일 이내 국민투표인데,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 시기를 단축하는 경우 2개월 이내로도 가능하다. 따라서 정치권과 국민적 합의만 있다면 탄핵과 개헌 논의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내부자’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 그들을 돕는 정치깡패 그리고 뒷거래의 판을 짜는 언론사 논설주간으로 이루어진 기득권 카르텔을 보여 준다. 정관계, 재계, 학계, 언론, 법조 등 기득권 카르텔의 내부자들은 이들 간 거래로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일종의 이익 연합을 구성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해 왔던 것이다. 이에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도는 심화돼 임금소득 상위 10%가 총소득의 절반을 가져가고 있다. 2007년 이후 경제성장은 24.5% 증가한 반면 임금은 4%가량만 오르는 등 경제성장과 실질임금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확대, 비정규직 및 자영업자 확대 등으로 인해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제 낙수효과에만 기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 의미에서 분배, 양보와 공유, 동반성장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17, 18세기 철학자인 로크와 루소는 사회계약 이론을 통해 국가는 인민의 필요에 의해 형성된 것이며, 국가권력이라는 것은 인민으로부터 나온 것이며, 인민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만 그 행사가 정당화된다고 보았다. 또한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취임사에서 자유사회가 다수의 가난한 사람을 돕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소수의 부자들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혼돈의 시기에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가 다시 곱씹어 보아야 할 격언이다.
  • ‘절세’ 연금저축 깨지 말고 납입 유예제 활용하세요

    금융감독원은 연금저축 상품을 중도 해지해 손실을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부득이한 해지 시 납입유예제 등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19일 금감원이 발표한 ‘금융 꿀팁’ 자료에 따르면 연말정산 혜택이 큰 연금저축은 중도 해지하면 ‘세제 혜택을 받은 납입금액+운용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를 내야 한다. 특히 2013년 3월 이전에 가입자가 5년 이내 해지한다면 별도의 해지가산세(세제 혜택을 받은 납입 금액의 2.2%)까지 토해 내야 한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연금저축 납부가 곤란한 때는 당장 해지하기보다는 납입 중지나 납입 유예제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우선 연금저축 상품 중 신탁·펀드는 자유납이어서 언제든 납입을 중단했다가 상황이 좋아질 때 다시 부어도 된다. 단 연금저축보험은 제한적으로만 납입 유예가 가능하다. 2014년 4월 이후 체결했다면 1회당 최대 12개월, 최대 3회까지 납입 유예를 할 수 있다. 단 세법이 인정하는 사유(가입자나 그 부양가족의 3개월 이상 요양, 가입자의 파산, 해외이주 등)에 해당되면 비교적 낮은 세금(세율 3.3~5.5%)만 내고도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이슈&이슈] 김천 도심 한복판 납골당… 주민 “특혜 의심” 市 “사실무근”

    [이슈&이슈] 김천 도심 한복판 납골당… 주민 “특혜 의심” 市 “사실무근”

    경북 김천 도심에 대규모 사설 봉안당(납골당)이 건립되면서 시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김천시가 도심 환경개선사업으로 공동묘지와 화장장 이전을 추진하면서 인접 지역에 특정 법인이 신청한 대형 납골당 신축을 허가해 일관성 없는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8일 김천시 신음동 납골당반대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재단법인 K 추모공원이 김천 도심인 신음동 일원에 유골 1만 2726기(지상 4층, 연면적 1206㎡)를 안치할 수 있는 납골당 건립 허가를 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 추모공원 측은 납골당 신축 현장 인근에서 장례예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도가 K 추모공원의 법인 설립을, 김천시가 사업 신청을 허가했다. 이 납골당은 현재 도내 전체 납골당 43곳 가운데 대규모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골당 신축 지역은 이전이 추진 중인 신음동 공동묘지(면적 60만 8640㎡, 무덤 5300여기)와 시립화장장(2165㎡)으로부터 900여m 떨어진 곳이다. 시립화장장은 봉산면 일대로 옮겨가고 공동묘지는 이장된다. 이들 사업에는 모두 424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또 재개발이 예정된 한센인촌인 ‘삼애원’(131만 7000여㎡)과 인접해 있다. 삼애원은 60여 가구 주민 90여명이 살며 주로 닭, 돼지, 소를 사육하는 축산농장을 운영해 악취에 따른 집단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신음동 일대는 50여년 전 시립화장장 등이 들어설 당시만 해도 도심 외곽이었다. 22년 전 김천시 신청사가 건립된 뒤 신흥 도심지로 급부상했다. 시청과 공동묘지 등은 직선거리로 1.1㎞이고 승용차로는 5분 정도 걸린다. 시는 공동묘지 등의 이전(장)에 따라 이 일대 100만㎡ 정도를 대규모 주택단지, 상업·공업시설이 들어서는 신시가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때 대상컨설팅㈜과 이 일대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회사 장모(68) 대표가 지난 2월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로부터 범죄 수익금 수백억원을 투자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새로운 사업시행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처럼 신음동 일대에 대한 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김천시민들은 50년 숙원사업이 이뤄지게 됐다며 반기고 나섰다. 하지만 최근 신음동 주민들이 소규모 사업으로 허가된 납골당이 대규모로 변경 승인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납골당반대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저지에 나서는 등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대형 혐오시설 입주에 따른 토지 가격 하락과 개발 지연, 혐오지역 낙인 등 각종 불이익이 초래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해 2월 99.7㎡에 유골 528기를 안치할 수 있는 납골당 건립을 승인했다가 지난 6월 당초보다 유골 안치 기준으로 24배 확대된 현재 규모로 사업 변경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주민 공청회나 설명회를 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를 강제하는 법 규정은 없다. 신음동 납골당반대대책위는 “김천시가 도심 한복판의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동묘지와 시립화장장 등을 철거하면서 한편으로는 그 자리에 대형 납골당을 주민들 몰래 허가해 준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갖가지 특혜 의혹과 의문이 제기돼 이에 대한 사정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반대대책위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천시는 지난 10월 31일 뒤늦게 K 추모공원에 ‘선 민원 해소, 후 공사 진행’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K 추모공원은 하루 만에 ‘수취인 거절’로 공문을 되돌려 보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김천시가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K 추모공원은 납골당 공사를 계속해 현재 공정률이 90% 정도에 이른다고 반대대책위는 주장한다. 그동안 반대대책위의 공사중지 명령 요청을 묵살했다는 것이다. 이준기 반대대책위 위원장은 “시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K 추모공원의 납골당 건립을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사업이 철회될 때까지 강력 투쟁하겠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납골당 건립 허가에는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으며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납골당 사업 변경 신청 건이 민원사항이고 인근에 변전소, 폐차장, 고물상 등이 산재해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K 추모공원 측 관계자는 “납골당 건립과 관련해 일부 주민이 반대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주민들과 수차례 대화를 시도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일방적으로 납골당 건립을 반대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납골당은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혐오시설이 아니다. 사업이 준공 단계인 만큼 중단하거나 철회할 수 없으며 법과 규정대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천시는 이달 말까지 신음동 공동묘지 무덤 5300여기 중 4300기를 이장하기로 하고 최근 연고자 등에게 통보했다. 나머지 1000여기는 추가 계획을 세워 이장할 방침이다. 이장 예정인 4300기 중 1200기의 연고자는 확인됐으나 3100기는 지금까지 연고자가 없는 상태이다. 연고자에게는 이장비, 봉안비 등 300만원씩(국토교통부 고시가격)을 지급하고 무연고 묘의 경우 기당 50만원을 들여 이장한 뒤 납골당에 안치한다. 이미 조달청에 무연고 묘지 이장 입찰을 요청했고, 조달청은 조만간 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무연고 3100기를 이장하는 비용은 15억원에 달해 전국에 있는 이장업 면허업체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사진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영상] “계엄령을 선포하라!” 보수단체, 탄핵반대 맞불집회

    [영상] “계엄령을 선포하라!” 보수단체, 탄핵반대 맞불집회

    “계엄령을 선포하라! 계엄령을 선포하라!” 지난 17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50여 개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외친 구호다. 계엄령은 전시·사변, 그에 준하는 비상사태 시 질서유지를 목적으로 헌법 일부 효력을 일시 중지하고 군사권을 발동해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국가긴급권의 하나다. 이날 오전부터 보수단체 회원들은 한 손에는 태극기를, 한 손에는 ‘탄핵무효’와 ‘계엄령을 선포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앞세우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와 광화문 광장, 서울역 등을 행진하며 박 대통령의 탄핵을 기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기국 측은 이날 참석자가 100만 명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3만 명(일시점 최다인원 기준)으로 추산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부패한 사체, 앉은뱅이 닭…참담한 양계농장 고발

    부패한 사체, 앉은뱅이 닭…참담한 양계농장 고발

    국내에서 조류 독감(AI)으로 인해 양계 농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영국에서 양계 농장 두 곳의 끔찍한 위생상태가 공개되며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7일(현지시간) 동물애호단체(PETA)로부터 닭 사육장에 대한 동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곳은 캐임브리지셔와 놀포크에 위치한 영국 유통업체 마크앤스펜서의 닭 공급농장으로 알려져 있다. 영상은 참담함 그 자체다. 닭들은 날개를 펴지 못할 정도의 좁은 공간에서 길러지고 있었다. 곳곳에 부패한 채 널부러져 있는 사체들 사이로 살아있는 닭들이 뒤섞여 지내고 있었다. 충분한 물과 음식을 섭취하지 못한 상태다. 또한 닭을 빨리 자라게 하다보면 앉은뱅이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실제 스트레스를 받은 닭들은 일어서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동물애호단체의 책임자인 엘리사 앨런은 ‘마크앤스펜서에 공급되는 치킨들이 견뎌야 하는 몹시 괴롭고 악몽같은 상황은 고기의 브랜드나 라벨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기는 극도의 고통으로부터 온다‘고 말했다. 해당 농가의 닭들은 모두 시내 중심가 식료품점에 ‘오컴(Oakham)’이라는 상품으로 2.4kg이 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마크앤스펜서는 홈페이지에 오컴의 치킨들이 품질검사를 거친 농장에서 특별히 엄선돼 길러진다고 자랑해왔다. 그러나 회사측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하는 동안 즉각적인 공급 중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선도적인 동물 애호 단체로 인식돼온 마크앤스펜서는 더 높은 후생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단계들을 밟을 예정이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영주 문화재 시굴작업 매몰 사망 현장 감독관 입건

    영주 문화재 시굴작업 매몰 사망 현장 감독관 입건

    문화재 시굴을 하다가 3명이 흙더미에 묻혀 2명이 숨진 사고를 수사하는 경북 영주경찰서는 16일 시굴업체인 세종문화재연구원 소속 현장 감독관 A(44)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현장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토사가 무너지게끔 방치했고, 작업자가 안전모 등 안전장비를 갖추도록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합의 여부 등을 판단해 구속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작업한 것과 관련해 추가 조사를 벌여 책임이 있는 사람은 모두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시굴작업을 발주한 경북도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책임 있는 복수의 현장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대구고용노동청 영주지청도 이날 시굴현장에 전면 작업중지(공사중지)와 작업현장 안전진단을 명령했다. 노동청은 현장 관계자를 불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것과 함께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 전문가와 현장에 대한 정밀 검증을 하기로 했다. 최조연 영주지청장은 “이미 확인한 위법 사실 외에 원청·하청 전체의 안전보건조치 위반 여부를 조사해 사업주 등 관련자를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오후 2시 27분쯤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서 문화재 시굴작업을 하던 3명이 흙더미에 묻혀 남모(72)·강모(61)씨가 숨지고 김모(74)씨가 다쳤다. 이들은 깊이 2m, 폭 1m인 구덩이 안에서 앉아 일하다가 옆에 있는 제방에 균열이 생기면서 쏟아진 토사에 묻혔다. 영주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장흥 노력항~제주 성산포항 내년 3월 여객선 운항 재개

    전남 장흥군 노력항과 제주 성산포항을 잇는 여객선 운항이 재개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중단된 지 1년 5개월 만이다. 14일 장흥군에 따르면 최근 부산의 U사와 여객선 운항에 합의하고 이달 안에 협약서를 교환한다. U사가 운항면허를 취득하는 내년 3월부터 운항될 것으로 보인다. 장흥군은 해운사의 초기 영업 위험을 고려해 1년에 10억원을 3년 동안, 즉 30억원을 정착자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운항 여객선은 2200t급으로 승선 인원 600여명에 차량 70여대를 실을 수 있다. 노력항에서 성산포항까지 1시간 50여분 만에 도달한다. 이에 앞서 2010년 노력항과 성산포항 구간을 처음 취항한 4114t급 쾌속선 오렌지호는 승객 825명과 차량 85대를 태우고 2시간대의 운항 시간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오렌지호 선사 측이 심각한 경영난과 선박 수리를 이유로 지난해 10월 운항을 중지한 뒤 휴업신고를 내고 지난 7월 완전히 철수했다. 오렌지호가 운항을 중단하면서 군이 2010년부터 노력항의 개발계획을 수립해 신청한 국가 연안항 지정 심의도 해양수산부에서 보류됐다. 군 관계자는 “노력항과 성산포항 뱃길이 다시 정상화되면 국가 연안항 지정도 수월해질 것”이라며 “노력항이 연안항으로 지정되면 방파제와 어선들이 정박하는 물양장을 2배 이상 규모로 늘려 여객과 화물선이 원활히 드나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흥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현장 자주 찾고 정책 대상자들과 토론하며 방향 잡아야”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현장 자주 찾고 정책 대상자들과 토론하며 방향 잡아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따른 혼란으로 국정에 공백이 생기면서 공직사회가 흔들리고 있다. 자괴감과 무기력에 일부에서는 일손을 놓고 있고,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추락하고 있다. 당장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고위공무원을 지낸 공직 원로들은 이럴 때일수록 현장을 자주 찾고 정책 대상자들과 현안에 대해 토론하며 방향을 잡아 갈 것을 주문했다. 정권은 바뀌지만, 국민과 정부의 관계는 영속적이란 점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고용노동부의 전신인 노동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당장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4차 산업혁명과 급속한 고령화를 앞두고 미래 10년을 내다보며 준비하는 장기적 정책은 한시도 놓지 않고 연구하며 계획을 세워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부이사관, 이사관들이 만든 정책이 실제 국민 생활에 적용되는 만큼 투철한 책임감을 갖고 밀도 있게 일하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사회 부처 장관은 현시점에 논의해야 할 정책 현안이 있다면 정치적 환경과 상관없이 과감하게 공론화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타이밍을 놓치면 모든 정책이 늘어지고, 대선 정국까지 맞물려 정책을 준비하는 데 1년을 허송세월하면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커진다”면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국민과의 교감과 공감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해 가며 위축되지 말고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치권과 언론 등에도 “공직사회에 중심을 잡으라고만 얘기할 게 아니라 공직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국가가 해야 할 기본 책무는 리더십이 있든 없든 어느 시기나 똑같다”며 “위기의식에 너무 움츠러드는 것은 좋지 않다.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차분하게 수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문창진 전 복지부 차관은 민생과 직결된 서민 대책은 눈치 보지 말고 추진하되 민생과 직결된 정책이 아니라면 여유를 갖고 처리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문 전 차관은 “민생과 관련한 사안은 정국과 관계없이 추진해야 할 중요한 국정이기 때문에 공직자가 원칙을 갖고 밀고 나가되 공직자가 새로운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으니 다음 정권으로 넘기는 게 낫다”고 충고했다. 또 공무원이 사명감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위직이 나서 사기를 북돋고 결의를 다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라고 제언했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각 부처 장관이 리더십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관이 내가 맡은 분야에 소명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가지면, 그런 자세가 실·국장과 그 밑의 공직자에게도 전달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평상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도 “공직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너무 싸늘해 공직 후배들이 풀이 죽어 힘들어한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장·차관이 중심을 잡고 침착하게 대응하며 ‘책임지는 행정’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성 전 복지부 차관은 “후배들을 보면 원칙 없는 인사 때문에 불안해하고, 맡은 일을 완수해 성과를 내기보다 닥친 위험을 피하는 데 골똘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설령 불이익을 당해 그만두는 일이 있을지라도 소신껏 일하다 명예롭게 공직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로 구두끈을 졸라매야 한다”고 지적했다. 23년간 공직에 몸담은 사회 부처의 전 국장급 공무원은 부처별로 토론을 거쳐 빨리해야 할 일, 수정해야 할 일, 중지해야 할 일을 분류해 일단 추진해야겠다는 판단이 서면 정치권을 설득하고, 계속 추진하면 혼선이 빚어질 일은 정리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눈치 보지 않고 일하는 소신도 필요하고, 지시를 받고 진행하던 일 가운데 더는 추진하지 말아야겠다고 판단한 정책이 있다면 과감히 버리는 뚝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1450만 마리 살처분… AI 역대 최대 피해

    내년 초까지 계란 가격 오를 듯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6형 AI) 확산에 따른 가금류 살처분 마릿수가 발생 한 달도 안 돼 1450만 마리에 육박했다. 이미 역대 최대의 피해 규모를 넘어섰고 전파 속도가 강해 앞으로도 대량의 추가 살처분이 예상된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 257개 농가에서 1067만 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완료됐고, 27개 농가에서는 378만 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군과 충북 음성군 가금류 농장에서 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 28일 만이다. 이는 2014년 고병원성 AI(H5N8형) 확산으로 195일 동안 1396만 마리가 살처분됐던 피해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역대 최단 기간에 최악의 피해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발생 지역은 경기와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세종 등 7개 시·도, 25개 시·군이다. 신규 의심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어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종류별로는 닭의 피해가 가장 컸고 오리와 메추리 등이 뒤따랐다. 닭 중에서도 ‘산란계’(알 낳는 닭)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9.8% 수준인 754만 3000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수급 불안에 이은 가격 상승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지난 13일 0시부터 15일 0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의 가금류와 사람, 관련 차량, 물품 등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일시 이동중지’(스탠드 스틸) 명령을 내렸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위기의 대한민구 탈출구 찾아라] “보수의 종갓집 새누리 ‘단생산사’… 희생 없으면 희망 없다”

    [위기의 대한민구 탈출구 찾아라] “보수의 종갓집 새누리 ‘단생산사’… 희생 없으면 희망 없다”

    여권 원로들의 주문 박희태 “새누리 매우 어려운 상황” 김용갑 “分黨, 책임지는 자세 아냐” 강재섭 “서로 양보하고 화합해야” 권철현 “건전한 보수세력 영입을” 여권의 정치 원로들은 새누리당의 자중지란 상황에 대한 해법으로 ‘통합’과 ‘희생’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원로 대부분은 말을 극도로 아꼈고 표현 하나하나에 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움도 역력하게 묻어났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짧게 한마디만 하겠다”면서 ‘단생산사’(團生散死·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사자성어를 제시했다. 이어 “당은 지금 이 문장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갑 상임고문은 격정적인 어조로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비박계에 일침을 날렸다. 김 상임고문은 “지금처럼 부끄러운 적이 없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자기 생각만 고집하고 있다”면서 “친박은 대통령 모시고 정치를 했으면 당연히 그만둬야 하는데 무슨 핑계를 대고 다시 모이려 하는가. 비박도 자기들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시킨 패륜 행위를 했고 탄핵에 찬성하면 잘못이 없어지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둘(분당)로 나눈다고 하는데 그러면 달라지나. 전부 국회의원 자리만 유지하려는 것이다. 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다행히 국민들이 용서하면 그제서야 정치를 다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재섭 전 대표는 “희생하려는 정신이 없어 별로 희망이 없어 보인다”고 우려를 표한 뒤 “양보하고 화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철현 상임고문은 현 상황을 ‘새로운 질서를 찾기 위한 몸부림’으로 규정했다. 권 상임고문은 “새누리당은 보수세력의 종갓집이다. 종갓집을 버려서는 안 된다”면서 “홧김에 서방질하냐는 말이 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서방질만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분당은 안 된다. 당 화합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앞서서 설치던 사람들이 뒤로 물러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백의종군할 사람은 친박에도 있고 비박에도 있다. 묘하게도 그 명단을 서로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주류가 탈당을 요구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비주류가 탈당을 압박한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 등의 ‘2선 후퇴’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권 상임고문은 또 “새누리당 안의 공기는 계파 싸움으로 몹시 탁하다. 창문을 활짝 열어 새로운 공기로 정화해야 한다”면서 “당 밖에 있는 보수의 건전한 세력을 끌어들이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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