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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행복연금 내년 도입… 북핵대응 국방예산 증액

    국민행복연금 내년 도입… 북핵대응 국방예산 증액

    새 정부는 내년 7월부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통합한 ‘국민행복연금’을 도입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달 4만~20만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임플란트(인공치아) 건강보험은 내년 75세 이상 노인부터 적용된다. 맞춤형 복지 지원을 위해 차상위계층의 기준을 현행 ‘최저생계비 이하’에서 ‘중위소득 50% 이하’로 상향 조정해 수혜 범위를 늘리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가계부채 대책인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은 새 정부 출범 즉시 조성된다. 대검찰청 중수부는 연내 폐지가 확정됐고, 일선 지검에 특수 수사를 총괄할 부서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새 정부는 북핵 사태를 계기로 국가재정 증가율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국방 예산을 증액하기로 했다. 다만 복지 공약은 대선 공약과 비교해 지원 규모가 줄고 시행 시기도 늦춰져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할 5개 국정목표와 21개 국정전략, 140개 국정 과제를 확정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는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이 선순환하고 모든 사회공동체 구성원이 화합해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시대적 소명을 담아 새 정부가 추구해야 할 국정 비전을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신뢰받는 정부’를 지향하는 5대 국정 목표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 경제(경제·과학) ▲맞춤형 고용·복지(고용·복지) ▲창의 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교육·문화) ▲안전과 통합의 사회(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외교·통일·국방)으로 정해졌다. 박 당선인의 공약 중 논란이 됐던 ‘군복무(현행 21개월) 3개월 단축’ 공약은 중·장기 과제로 넘어갔다. 또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에 대한 법정 본인부담금은 유지된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국방예산 증액과 관련, “중기 국가예산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리뷰가 될 걸로 안다”면서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라 ‘킬체인’(미사일 타격체계) 구축 등의 말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걸 충족시킬 예산은 시기를 당겨서라도 추가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임시조직 인수위, 길게 봐야 한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임시조직 인수위, 길게 봐야 한다/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정부의 100대 국정목표와 과제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을 실행할 구체적인 계획도 함께 나올 것 같다. 그간 인수위가 작업한 결과물이 나오는 셈인데, 당초 공약에서 많은 수정과 조정, 후퇴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핵심 복지 공약인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보장이 대폭 후퇴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 당선인은 기초연금 공약과 관련해 “어르신에 대한 국가의 도리와 책임”이라며 강한 실행 의지를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을 지적하며 “최소한의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그 필요성도 설명했다. 기초연금제도는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한 개념으로 박 당선인의 대표적 복지 공약이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월 기초노령연금의 2배인 20만원씩을 지급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인수위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박 당선인은 “국민연금에 가입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문제인데, 이분들에게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깔아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당초의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이 ‘국민연금 미가입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분’으로 바뀌었다는 견해가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기초연금의 취지에 맞지만 재정 형편 때문에 소득과 국민연금 수령 여부를 따져 4개 그룹으로 나눠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할 방침”이라고 했다. 정책의 형평성 훼손과 약속의 후퇴로 인식한 노인 및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도 있다고 한다. 공약집에서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건강보험이 100% 책임’이라고 명시한 내용이 투표 하루 전 선택진료, 상급 병실료, 간병비는 진료비에서 제외되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향후) 재원 마련 과정을 보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이게 후퇴인지 아닌지 애매하다는 반응이다. 사실 기초노령연금의 확대 인상은 박 당선인이 처음으로 내건 공약은 아니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도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바꿔 국민연금과 통합, 2009년부터 소득 하위 90%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 인수위는 이 공약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보건복지부에 국민연금개혁위원회, 국회에 연금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임기 말인 지금,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자 월평균 소득액의 5%를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제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 후퇴냐 수정이냐의 논란은 이미 2년 전부터 촉발된 복지 논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 말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재원 마련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인수위는 공약의 이행 방안만을 확정하는 기구가 아니다. 공약과 국가 재정, 국민의 마음을 잘 버무려 지속 가능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국민 일각에서는 복지든 뭐든 인수위가 확실한 해결방안을 내놓아야지, 그러지 않으면 국민에 대한 약속 위반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 생각엔 오히려 확실하다는 안을 그 짧은 시간에 마련해서 내놓는 게 더 문제인 것 같다. 최근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박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더 많은 복지’보다 ‘지속 가능한 복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운사이징(소형화)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은 증세 없이 이행될 수 없으므로 ‘할 것’과 ‘안 할 것’을 나눠야 한다. 포퓰리즘적 정책은 나도, 민주통합당도, 박 당선인도 공약했다고 본다. 공약의 우선순위를 정해 못 할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사과하고 복지의 우선순위나 규모에 대해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야당과 국민의 동의를 구하면 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인수위가 내놓을 새 정부의 밑그림은 그것이 복지든 아니든 공약에 매몰된 성급한 안이 아니길 바란다. 지속가능성과 방향성을 충분히 고려한 농익은 백년대계(百年大計)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열린세상] 이탈리아와 노르웨이의 엇갈린 행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이탈리아와 노르웨이의 엇갈린 행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대표적 복지 공약인 기초연금과 중증질환 보장 범위에 대한 엇갈린 해석과 이행 여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와 관련해서 관심을 끄는 두 나라가 있다. 이탈리아와 노르웨이다. 찬란했던 로마제국의 후예인 이탈리아. 반도국가이며 오페라·칸초네로 대표되는 음악과 스파게티를 좋아하고, 감성에 민감하다는 측면에서 우리와 유사점이 많다. 노르웨이도 우리와 공통점이 여럿 있다. 오랜 기간 주변국으로부터 피해를 보며 살아왔다는 점, 산악지대가 많아 대구 무역이 번성했던 항구 도시 베르겐 지역을 제외하고는 국민의 삶이 풍족하지 않았다는 점이 비슷하다. 두 나라는 20세기 후반 이후 복지정책, 그중에서도 후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연금·재정 정책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상당수 남유럽 국가들은 방만하게 운영해 온 국가재정이 지속불가능해짐에 따라 특급 소방수를 투입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역이용하는 정치세력을 의미하는 ‘P의 공포’(Politics, 정치의 공포)가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 ‘P의 공포’의 장본인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다. 총리 재직 시절 온갖 기행을 일삼던 그가 회생을 위해 몸부림치는 마리오 몬티 정부에 비수를 들이댔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몬티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을 원위치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표심을 얻겠다고 나선 것이다. 연금제도 개혁 경험만 따지자면 이탈리아는 세계 챔피언 감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7차례나 연금제도를 손봤는데도 제대로 된 개혁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앞날이 온통 잿빛이다. ‘P의 공포’ 주도 세력이 사태를 악화시킨 전직 총리란 점은 아이러니다. 구조조정이 고통스러워 옛날이 그리운 것은 이해되나, 이탈리아의 장래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의 행보는 이탈리아와 대조적이다. 노르웨이는 과거에 풍족하게 살지는 못했으나 버려진 땅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면서 돈방석 위에 올라앉았다. 갑자기 천문학적 규모의 천연자원이 발견되면 축복보다는 저주가 되기 십상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로 자원을 차지하려고 동족 간 갈등이 심화되고 끝내는 내전으로 치달아 무수한 인명이 살상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사례는 신선하다. 매년 막대한 석유 수입이 있음에도, 정부 예산편성 시 적자 폭이 5%를 넘지 않도록 준칙화했다. 당장의 욕심을 버리고 고령화 등으로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질 것에 대비해 석유자원 대부분을 남겨두고 있다. 덧붙여 향후 도래할 고령화·저성장 사회에서도 지속가능할 수 있게 연금제도를 고쳤다. 반면에 자신들이 누리는 복지 혜택은 높은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평균 소득세율이 45% 안팎이다 보니, 높은 수준의 복지를 하고 있음에도 국가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선을 약간 웃돌 정도다.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물론 부채비율이 GDP 대비 200%가 넘는 일본의 국가부채 규모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우리와 공통점이 많은 두 나라의 대조적인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가 있다. 복지정책의 원칙과 지향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제도의 운영 원칙과 목표 지향점을 명확히 하여 사회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서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튼튼한 사회 안전망 구축, 취약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복지제도, 열심히 보험료를 낸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는 연금제도, 그리고 후손에게 큰 부담을 지우지 않는 복지제도 설계를 우리가 추구하는 복지국가의 원칙과 목표로 설정한다면 사회적 합의 도출이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 복지문제, 특히 연금과 관련한 많은 논쟁이 결국은 인구 고령화에 기인한다는 인식 하에 정쟁을 자제하며 정치권이 합심해 지속가능한 제도로 바꾼 노르웨이. 반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연상시키며 ‘P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이탈리아. 두 나라는 복지 확대를 추진 중인 우리에게 중요한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 인수위 ‘공약후퇴’ 이어 말바꾸기 논란 확산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에 대해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는 애초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혀 공약 후퇴 논란이 말바꾸기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수위는 6일 4대 중증질환의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을 본인부담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공약을 수정하고 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 공약 수정이 아니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부담 공약에는 당연히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가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필수적인 의료서비스 외에 환자의 선택에 의한 부분은 보험급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2월 박근혜 당선인 측이 후보 시절 배포한 보도자료를 근거로 들며 “박 당선인 역시 3대 비급여 항목은 공약의 급여 확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공약집과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공약에는 사실상 3대 비급여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공약집에는 “4대 중증질환에 대해 비급여 진료비를 모두 포함한 총진료비를 건강보험으로 급여 추진한다”면서 “현재 75%인 보장률을 단계적으로 높여 2016년까지 100%로 확대한다”고 돼 있다. 비급여를 ‘모두’ 포함한 ‘전액’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3대 비급여 항목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박 당선인도 지난해 12월 16일 TV토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간병비·선택진료비를 다 보험급여로 전환하는데도 (공약대로) 1조 5000억원으로 충당이 되는가”라고 질문하자 “네”라고 대답했다. 4대 중증질환 환자는 2011년 기준으로 87만명 정도이며 전체 중증질환 환자의 약 55%다. 인수위의 계속되는 공약 후퇴와 말바꾸기 논란은 근본적으로 모호한 공약에서 시작됐다. 공약집에는 급여화 대상인 비급여 항목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 않다. 인수위가 근거로 든 박 당선인의 후보 시절 보도자료 역시 “3대 비급여는 재원이 마련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돼 있어, 관점에 따라 3대 비급여의 급여화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일 소지가 있다. 건강보험가입자포럼 등 시민단체들은 공약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4대 중증’ 공약 수정 논란, 공약 현실화 계기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4대 중증질환 무료진료 공약의 원안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일부 언론이 4대 중증질환 공약이 대폭 수정된다고 보도하자 이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통해서다. 공약 이행은 국민들로선 반길 일이지만 과연 뒷감당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어설픈 공약들은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정비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암·뇌·심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올해 85%에서 2016년까지 100%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이 공약은 국가 재정 부담이 큰 데다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4대 질환이 모두 건보 부담으로 될 경우 22조원의 막대한 재원이 더 들어간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인수위는 특진료,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과 본인부담금 등은 애초부터 지원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약 후퇴나 수정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좀 궁색해 보인다. 공약집에는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라고 기술돼 많은 사람들이 100% 무상진료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서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에 135조원에 이르는 대선 공약 이행비용(새누리당 추산)까지 얹어지면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인수위와 정부가 비과세 혜택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수 확대에 부심하고 있는 이유다.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선거 공약은 기본적으로 지키는 게 옳다. 물론 신뢰를 중시하는 박 당선인도 여러 차례 공약 이행을 다짐했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실현 가능성을 제대로 짚지 않은 공약까지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 공약이 정책으로 집행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수정될 수밖에 없다. 공약 이행으로 국가와 국민들의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고 재정의 왜곡을 가져오는 등 문제가 생긴다면 그 공약은 실정에 맞게 정비하는 게 순리다. 일례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준다는 공약만 해도 적지 않은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당장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연금을 해약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로 인해 새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국민과 야당의 공격을 받는 등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박 당선인은 공약 수정에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252개의 공약을 점검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은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과감하게 궤도 수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외려 국민들에게 더 신뢰를 받는 길이다. 차제에 여야 등 정치권도 복지공약은 신중하게 내놓기를 바란다.
  • 4대 중증질환 비급여 본인부담 유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암·뇌혈관·심혈관·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강화하되 선택진료비 등에 대한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기초연금에 이어 4대 중증질환 100% 공약도 전면 수정되는 셈이다. 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에 대해 새 정부는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은 환자 본인부담금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향후 5년간의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 로드맵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본인부담금의 경우 상한액이 소득수준에 따라 200만원, 300만원, 400만원으로 정해져 있는 것을 최소 5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총 10개 구간으로 세분화해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는 암·뇌질환·심혈관 질환은 5%를, 희귀난치성질환은 10%를 환자 본인이 부담하고 있다. 박 당선인의 공약은 비급여 항목까지 포함한 모든 진료비를 보장하겠다는 것이었으나 공약을 이행하는 데에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다는 우려와 함께 상급병실과 선택진료의 과도한 이용과 같은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수위가 이들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정부 지원은 고가 표적항암치료제와 각종 검사 등 필수 진료 영역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경제 프리즘] “고혈압·당뇨 방치땐 중산층 붕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암 등 인지도 높은 질환을 우선적으로 배려한 탓에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고령화 대비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1일 ‘고령화를 준비하는 건강보험 정책 방향’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윤 연구위원은 “전체 환자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2.7%인데 특례 대상인 암(78.9%)과 심장질환(79.5%), 뇌혈관질환(79.1%) 등은 이미 80%에 육박할 정도로 치료비용 보조가 이들 질병에 집중돼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비 지출이 소득의 10% 이상인 ‘재난적 의료비’가 생긴 가구에서 위암 환자 가구 비중은 1.2%이나 골격계 질환(7.1%), 만성폐쇄성 폐질환(1.1%), 신부전증(1.0%) 등 비특례 대상 질환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공적 지원의 형평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과 상반되는 국책연구기관의 견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윤 연구위원은 “고혈압과 당뇨는 방치하면 중산층 붕괴 등 사회적 위험 관리의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기 발견과 적정 관리를 전 사회적 목표로 설정해 중장기적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건강보험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4대 중증질환 보험 적용 단계적 확대 계획 세워라”

    “4대 중증질환 보험 적용 단계적 확대 계획 세워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를 추진하는 방안으로, 2014년 이후 비급여의 급여전환과 급여기준 확대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설정한 만큼 비급여 현황 파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작성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용·복지분과위 업무보고에 참석해 “환자들과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항목부터 우선하여 반영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급여기준의 확대방안도 환자 치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잘 연구해야 한다”면서 “4대 중증질환부터 시작해 다른 중증질환의 환자까지 점차 확대해 나가려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크고 장기간 치료를 해야 하는 질환에 대해 종합적인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갈 수 있는 거시적인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암·뇌혈관·심혈관·희귀 난치병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국가 보장을 공약한 바 있다. 중증질환 보장률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올려 2016년에는 100%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업무보고에서 “2014년 이후 비급여의 급여 전환”이라고 언급한 점으로 미뤄 공약 이행이 1년 늦춰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 이용료는 보장범위에서 제외된다. 박 당선인은 ‘깔때기 현상’을 거론하면서 복지전달체계의 개선을 주문했다. 깔때기 현상은 중앙정부 복지정책의 전달과정에서 병목이 생겨 혜택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박 당선인은 “복지 확대와 재정 확보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복지 체감도를 높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과 민간과의 연계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또 부처 간 칸막이와 복지 사각지대 해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복지 통계와 복지 데이터베이스를 제대로 구축하고 활용하려면 부처를 초월한 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당선인은 복지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복지가 성장을 가로막는 게 아니라 복지도 경제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마련할 것”이라며 “복지가 일자리를 통해 구현될 때 진정한 복지이고 지속 가능한 복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복지가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풀어야 할 난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금을 주는 소득 보전 중심에서 사회 서비스 중심으로 복지 시스템과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 지출의 효율화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복지의 기본 전제는 누수부분을 철저하게 막는 게 중요하다. 복지 지출의 효율화 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인수위, 사실상 대선공약 수정 ‘물밑 작업’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이번 주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첫 업무보고를 앞두고 사실상 대선 공약을 수정해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공약을 현실에 맞게 구체화하면서 ‘보완 수정된 공약’을 내놓게 된 것이다. 인수위는 23일 오전 9시 전체회의를 취소하고 분과별로 보고서 작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분과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와 의견 청취 등을 바탕으로 공약 우선순위 선정과 세부 보완 작업이 한창이다. 이번 주내 1차 보고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빨라야 이번 주말에 박 당선인에게 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재원 논란을 빚은 복지공약에 대한 우선순위 선정과 현실성이 떨어지는 일부 공약에 대한 실행 방향을 조정하는 탓에 전체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는 후문이다. 경제1분과는 박 당선인의 민생공약 핵심인 국민행복기금과 하우스푸어 대책 공약을 집중 보완하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대체로 국민행복기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하우스푸어 대책을 좀 더 세부적으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우스푸어 대책의 핵심인 ‘보유주택 지분매각제’와 관련, 하우스푸어와 금융기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부실 대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금융기관도 비용을 부담하고,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하우스푸어도 손실을 부담하는 방향이다.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하거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매입하는 방안과 하우스푸어의 경우 지분을 20~30% 싸게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고용복지분과에서는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의 2배 인상 공약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핵심이다.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 방식의 2층 구조를 도입해 65세 이상 어른에게는 매달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되 기존 국민연금 가입자에게는 소득비례연금 방식으로 추가로 국민연금을 얹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4대 중증질환 무상진료와 관련해서도 개인이 일부 부담하는 방식으로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공약은 아예 제외되거나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인수위는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은 후에도 철저하게 ‘입 단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부처에 ‘인수위발(發) 공문’을 보내 업무보고와 관련해 그 어떤 것도 외부에 유출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한 정부부처 공무원은 “공문까지 보내 함구령을 내렸으니 직급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공무원이 인수위와 관련해 말을 자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朴, 누락한 공약재원 108兆 넘어… “추가 재정 천문학적 액수”

    朴, 누락한 공약재원 108兆 넘어… “추가 재정 천문학적 액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놓고 ‘원칙론’과 ‘수정론’이 충돌하는 가운데 공약 재원 규모 자체가 과소 계상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원이 소요되지 않는다고 한 공약 중 상당수가 사실상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선 당시에는 5년간 공약 이행을 위해 131조원이 든다고 했지만 실제 필요한 추가 부담금이 이에 못지않은 천문학적 금액이다. 박 당선인의 경제 분야 핵심 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의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정리기금 등을 통해 기초 재원인 1조 8700억원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18조 7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는 방침이다. 박 당선인 측은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했다. 사실상 나랏돈이 필요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리스크가 큰 기금이 부실화되는 것에 대비해 정부 기관의 보증이 필요하고 현재의 집값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빚 보증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재원 규모를 아예 밝히지 않은 공약도 있다. 박 당선인 측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임플란트가 필요한 대상자를 기준으로 어금니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건강 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측은 “65세 이상 노인의 상실 어금니 총수는 2700만개쯤”이라고 추산하면서 “이를 근거로 노인 임플란트의 재정을 추계(본인부담금 50%로 가정)했을 때 8조 5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플란트 공약’은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 가운데 기초연금 도입(14조 6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재원이 많이 소요된다. 여기에 100조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공약’도 빠져 있다. 재원 마련 대책이 없어 사실상 공약 퇴출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부처와 연구기관들도 공약 재원의 과소 계상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기초연금 공약과 4대 중증질환 무상 진료 공약을 이행하려면 새누리당이 애초 제시한 추가 재원(5년간 28조 3000억원)보다 2~3배 더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도입에 따른 연금 2배 인상 지급과 관련해 재원이 연간 7조원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노령 인구 증가에 따라 예산은 앞으로 더 증가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도 지난해 4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만든 ‘복지 태스크포스’(TF)에서 공약 재원의 과소 계상을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6월 발표한 ‘복지공약 비용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새누리당의 총선 복지공약 이행에 드는 추가 비용이 270조원이라고 계산했다. 고용·노동 분야에 111조 5000억원, 주택 분야에 107조원, 교육 분야에 18조 5000억원, 보육·가정·여성 분야에 12조 2000억원 등이다. 대선 공약집에서 밝힌 공약 이행 필요 재원은 지난 총선 때 공약을 모두 합친 것이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8일 한국재정학회 토론회에서 “무리하게 공약을 이행할 것인지, 속도나 우선순위를 조정할 것인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20일 “비과세 축소나 지하경제 양성화로 필요 재원을 다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올리는 방식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기초연금 지급, 부자·특수직역 수급자는 빼야

    새누리당의 대선 복지공약에 따른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암·뇌혈관·심혈관·희귀질환 등의 4대 중증 질환 진료를 공짜로 받고, 65세 이상 모든 노인이 매달 많게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는 천국이 온다는 기대보다 불안감이 앞선다. 불안감은 복지공약 이행에 과연 얼마나 많은 재정이 들어갈 것이며, 그 돈은 어디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다. 새누리당에서조차 공약의 출구전략을 마련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건만 정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밀한 재원 계산 없이 약속 이행 입장만 내놓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을 비롯한 보건·복지 관련 학회, 연구기관들이 엊그제 토론회에서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차기 정부의 주요 3대 복지 공약(기초연금·4대 중증질환·기초생활보호 대상 확대) 이행에 77조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34조원보다 무려 43조원이나 많은 것이다. 4대 중증질환에 5년간 6조원이면 될 것이라던 새누리당의 전망은 21조원으로 늘어나고, 기초연금에 19조원이 아닌 39조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지금 와서 누구의 셈법이 틀렸고 누구의 계산이 옳다고 따질 계제는 아니나 완급 조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복지공약 가운데 일부는 논란을 겪고 있다. 기초노령연금법을 기초연금법으로 바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운영을 위한 국민연금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은 이미 세대갈등의 대상이 돼 버렸다. 국민연금의 재원은 연금보험료이고 기초노령연금의 재원은 예산조달 방식이어야 하는데, 연금에서 돈을 빼서 기초노령연금을 주겠다고 하니 젊은 층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연금은 손대지 않고 세금을 투입해 기초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무마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소득자를 기초연금 수령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보편적 복지의 함정이자 불합리한 대목이다. 상당한 노후 혜택을 받고 있는 군인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 등 특수직역 수급자들에게 기초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수위에서 이런 불합리한 점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소득계층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액을 차등지급하는 조정작업으로만 몇 조원의 지출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중복 수령 노인 숫자도 100만명을 넘어서 연금제도의 종합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공약을 이행하는 용기 못지않게 불합리한 공약을 고쳐나가는 지혜도 중요하다. 공약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조정해 나가야 한다. 하나를 지키려다 전부를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다. 사회계층 간 연대적 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연금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바란다.
  • 재원조달 벽 앞에… 공약 수정가능성 첫 시사

    재원조달 벽 앞에… 공약 수정가능성 첫 시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공약 수정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쳤다.<서울신문 1월 11일자 1면>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개별 공약들의 수준이 서로 다른지, 중복되지 않는지, 지나치게 포괄적이지 않은지에 대해 분석·진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약 수정이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종합적으로 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17일 정부 업무보고 일정이 끝나는 대로 대선공약 이행계획을 포함해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마련하고 국정비전과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구체적인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윤 대변인의 발언은 인수위가 논란이 된 박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출구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수위는 그동안 공약을 반드시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왔지만, 정부 부처 업무보고 과정에서 재원 문제로 일부 공약의 수정·폐기 논란에 부딪혔다. 박 당선인은 연금, 의료, 빈곤구제 등 복지공약을 위해 5년간 28조 3000억원이 필요하다고 공약집에 담았지만 보건복지부는 연금과 의료분야에만 5년간 50조원이 들어갈 수 있다며 난감해했다. 군 복무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는 공약에는 국방부가 난색을 표했다. 새누리당에서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공약의 속도조절론을 언급하는 것도 부담이다. 정몽준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인수위는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재원이 필요한 공약의 경우 정부가 제출한 공약 이행계획을 면밀히 따져 전체적인 재원 소요계획을 집계한 뒤 공약별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필요한 경우 일부 공약을 수정하는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박 당선인의 306개 공약 중 재정이 수반되는 252개 공약에 대한 재원 확보 대책을 이달 안에 마련하기로 한 만큼 재정부의 집계작업이 완료되면 공약 이행 로드맵 작성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기초노령연금 20만원과 군 복무기간 단축, 4대 중증질환 보장 등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주요 공약을 한 달도 안 돼 수정이라는 이름으로 위반하는 것은 공약 수립과정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재정타령, 현실타령으로 공약을 용도 폐기시키고 박 당선인을 길들이려는 관료와 보수언론의 흔들기에 밀리는 것이라면 큰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박근혜표 복지에 4년간 105조 더 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보건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내년부터 4년간 105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열린 ‘신정부 복지정책 추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최병호 보사연 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최 원장은 박 당선인의 보건복지 공약을 이행하는 데에 내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6조 4000억원, 4년간 총 105조 5000억원의 추가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중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에 내년 9조 7300억원, 2017년까지 총 44조 5130억원이 추가 소요된다.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등의 공약이 포함된 의료보장에도 2017년까지 30조 306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최 원장은 재원 조달을 위해 ▲비과세 및 감면항목 정비(연간 4조 8000억원) ▲지하경제 양성화(연간 8조 5000억원) 등 기존 조세 제도 내에서 연간 14조 2000억원을 충당하고 부가가치세율 인상과 주류, 담배부담금 인상 등으로 사회보장세를 신설해 연간 12조 2000억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원장은 “복지재원 조달을 위한 증세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이기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박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에 대해 형평성 문제 등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진료비를 전액 보장해 주는 정책은 불필요한 의료 이용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으며, 4대 중증질환만을 선별한 정책은 다른 질환으로 고액의 진료비를 지출하는 환자를 보호할 수 없어 형평성 차원에서 지속성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되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전체적인 계획 안에서 조화롭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기초노령연금은 조삼모사 대상이 아니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기초노령연금은 조삼모사 대상이 아니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허점이 많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실천 방안이 나와 걱정이다. 기초노령연금 관련 공약실천 방안이 그렇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국민연금으로 기초노령연금 재원의 30% 정도를 마련한다는 발상이다. 박근혜 후보 측은 선거 당시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 늘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주겠다는 공약을 했다. 이 공약의 실천을 위해 연간 약 7조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이 국민연금을 축내는 것이어서 황당하기까지 하다. 세계 각국은 지금 고령사회 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하는 사람은 줄고, 퇴직자는 늘어나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험이 국가를 재정위기로 몰고 갈 가능성마저 있기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연금재정 부담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연금개혁을 2007년에 단행했다. 그래서 연금개혁 이전에는 불입기간 40년 최고등급의 연금수령액이 월15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월115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민연금 개혁으로 연금 수령액이 낮아지면 노후 생계유지가 어려운 사람이 늘 수밖에 없다. 최고등급의 연금수령액은 월 115만원이지만, 최저등급은 월 23만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 생계유지 부족분의 보완 장치가 기초노령연금이다. 그래서 두 연금의 재원조달 방법도 다르다. 국민연금은 연금보험료로 재원을 조달하고, 기초노령연금은 국가 예산에서 재원을 조달한다. 박근혜 당선인 측의 처방은 국민연금에서 나오는 돈으로 기초노령연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 두 연금의 기능적 차이를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을 품게 하는 방안이다. 또한 기초노령연금의 대상은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65세 이상 노인 전체라는 것도 문제이다. 현재 근로자가 65세가 되면 최고 월 115만원, 최저 월 23만원의 연금을 받는 그 통장의 돈을 빼서 생계가 어려운 가난한 노인에게도, 그리고 부자 노인에게도 연금을 주겠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한쪽 살을 깎아 다른 쪽에 땜질을 하고, 그것마저 남겨 부자에게 주겠다는 발상은 고사성어 조삼모사(朝三暮四)보다 더한 술책으로 느껴진다. 원숭이를 기르던 송나라의 저공(狙公)이 도토리를 아침에 셋, 저녁에 넷 주는 대신 아침에 넷, 저녁에 셋을 주어 원숭이 마음을 달래는 방법과 다를 것이 없다. 기초노령연금의 대상 확대와 두 배 증액은 세계은행이 제시하는 중층연금(multi-pillar pension)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중층연금은 연금계층 간 상호보완이 가능한 제도다. 기초노령연금은 생계유지가 어려운 계층이 대상이고, 국민연금은 전 국민이 대상이다. 퇴직연금은 직장 근로자, 개인연금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네 계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국민연금의 부족분을 보충할 수 있고, 국가의 재정 부담도 준다. 우리 연금도 형식적으로 중층구조다. 연금계층 간 보완 작용을 강화하지는 못해도 국민연금을 끌어다 기초노령연금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발상은 개악 수준이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이 기초노령연금의 대상일 수는 없다. 국민연금에 가입하기조차 어려운 힘든 삶을 살아온 노인의 기초생계 유지를 위한 연금이 기초노령연금이기에 이들이 최우선 순위이다. 국민연금을 받아도 기초생계가 어려운 노인이 다음 순위이다. 그래도 국가의 재정이 남으면 노인인구의 50%, 70% 그리고 전체 노인에게 확대할 수 있다. 기초노령연금이야말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연금이며, 그 재원은 국가예산에서 나와야 한다. 이게 박근혜 당선인이 소중하게 여기는 원칙이다. 지도자의 용기는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솔직함에서 비롯된다. 기초노령연금 확대,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무상지원, 하우스 푸어 대책 등 포퓰리즘 요소가 많은 공약 실천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면 10년 후 그리스 못지않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공기업 부채 464조원, 지방정부 부채 18조원, 그리고 중앙정부 부채 774조원을 합치면 125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이른다. 국가부채의 한계상황이다. 다시 빚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면 위기에 불을 지르는 격이다.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당선인의 현명한 판단이 기대된다.
  • [사설] ‘박근혜 공약’과 관료주의 허실 꼼꼼히 따져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그제부터 중소기업청 등을 시작으로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부처의 일반현황을 비롯해 정책 평가, 주요 현안, 당선인의 공약 이행, 예산 절감, 산하 공공기관 합리화,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 계획 등 ‘7대 지침’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일부 부처는 예산 절감 방안은 없고 몸집 불리기와 권한 확대에 매달린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부처의 관행적·이기주의적 행태에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이런 불협화음은 정권 인계·인수가 신·구 정부 간 괴리를 좁히는 과정임을 고려할 때 이해할 만한 측면은 있다고 본다. 의견이 크게 엇갈린 분야는 복지다. 수요 확대 추세를 반영해 올해 나라 예산의 30%가 복지에 배정됐다. 그러나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추가적 복지 재원까지 확보하자면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는 게 당연하다. 연금 개혁과 의료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예상보다 2배 이상의 재원이 있어야 한다. 공약대로라면 새 정부 5년간 연금·의료·빈곤 구제 등에 28조원이 들어간다. 이것 말고도 기초연금에 연간 7조원이 더 들어가고,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행 75%에서 100%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데도 연간 2조~3조원이 더 소요될 전망이란다. 게다가 노인 임플란트와 치매환자 지원 등을 합치면 해마다 복지에 들어갈 돈은 엄청나다. 인수위는 증세 없이 예산 절감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복지재원을 마련한다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부처에 예산 절감을 무조건 독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모든 예산은 부처의 권한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수혜자들의 이해가 걸려 있기 마련인데 당장에 딱 잘라 줄이기가 쉽겠는가. 다행히 어제 기획재정부가 인수위 보고에서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마른 수건을 짜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선인의 공약 실행에 5년간 재정 135조원이 투입되며, 이 중 82조원을 세출(稅出) 구조조정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도 만만찮은 부담임이 분명하다. 인수위 보고는 대선 공약의 허실을 점검하고 재원대책을 살펴 정책공약의 완급을 조절하는 자리다. 정부 조직 개편을 앞두고 부처 이기주의를 경계하며, 무사안일 관료주의의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부 내의 소통 확대로 새 정부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해법도 찾아야 한다. 그러자면 인수위는 좀 더 열린 자세로 부처와의 대화에 나서야 하며, 과욕을 버리고 공약의 허실과 우선순위를 원점에서 점검해야 한다. 현 정부도 이기주의를 벗고 국가 대계를 새롭게 제시한다는 자세로 인수위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건강검진 단상

    지금도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암 등 중증질환은 물론 사소한 질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들이 말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예외적인 질환을 빼고는 질환의 절대유병률이 늘어난다기보다 예전에는 찾아내지 못했던 질환까지 콕콕 집어 찾아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검진체계가 부실해 쉽게 찾아내지 못했던 질병들을 지금은 속속들이 찾아낸다는 겁니다. 우수한 장비와 전문화된 인력들이 어지간한 병은 놓치지 않는 세상이 된 거지요. 바람직한 일입니다. 의료 기술과 장비의 발전 추이를 보면 발병으로 이어지지 않은 잠재적 질병까지 낱낱이 찾아내는 세상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입니다. 화를 끓이는 사람도 많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은 게 불과 몇 달 전인데 진행성 암이라니 말이 됩니까.” 이런 유의 문제 때문입니다. 아니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그런 질환조차 잡아내지 못한다면 누가 의료기관을 신뢰하겠습니까. 수검자 입장에서야 당연히 할 수 있는 항변이지요. 의료기관의 무성의한 검진정보 분석,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장비나 전문가들의 능력 차이도 원인일 수 있고, 현재의 검진체계에서 불가피하게 놓치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생색내기 검진이 문제입니다. 일부 사업체들이 ‘안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는’ 싸구려 검진으로 ‘땜빵’하고 지나가는 것이 문제이지요. 그러나 ‘싼 게 비지떡’이듯 건강은 결코 타협의 대상일 수 없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건강이든 타인의 건강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시민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불량식품을 유통시키는 것과,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을 인정하면서도 부실한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게 위험하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건강검진의 기본 수준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검진 항목도 늘리고, 항목별 검사체계도 강화해야지요. 부실한 건강검진을 마치 건강의 보증수표인 양 믿는 국민들이 황당하게 병마에 먹히도록 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 일을 누가 하느냐고요. 당연히 정부가 먼저 나서야지요. jeshim@seoul.co.kr
  • 기초연금·4대중증 보장 등 이행에 초점

    11일 보건복지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기초연금을 비롯한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만 0~5세 전면 무상보육,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등 박근혜 당선인의 보건복지공약 이행 방안이 논의됐다.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업무보고에서는 박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내년부터 생계, 주거, 교육 등 7개 기초생활보장급여를 개별 급여 형태로 개편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소득 수준이 최저생계비 이하일 경우 7개 급여를 묶음으로 지급하지만, 이를 개인의 필요에 따라 개별로 지급하는 것이다. 생계급여는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에서 최저생계비 70% 이하로 지급 대상을 축소하되 근로능력자의 자활을 강화하고,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는 최저생계비의 130% 정도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차상위계층(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120%)이 받을 수 있는 급여가 늘어난다.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도 추진된다. 7개 급여가 개별급여로 전환됨에 따라 부양의무자 기준도 급여별로 다르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부양의무자가 수급자에게 생계비 정도는 도와줄 수 있어도 교육비나 주거비까지 도와주기는 힘든 현실을 반영,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은 현행을 유지하면서 점차 완화하고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는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4대 중증질환의 100% 보장의 경우 구체적 실현 방안과 재정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새누리당 계산으로는 해마다 1조 5000억원이 소요되지만 선택진료비와 1, 2인실의 병실료 차액, 간병비까지 보험급여화하면 의료 수요가 폭증해 이보다 많은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복지부가 그동안 선별 지원을 주장해 왔던 보육제도는 박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0~5세 전면 무상보육으로 시행된다. 복지부는 맞벌이와 외벌이 가정이 동일한 보육료를 지원받는 데서 생겨나는 맞벌이 가정의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복지부의 보육 업무가 여성가족부로 이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뉴스 분석] “할 수 없는 것도…” 朴, 공약 옥석 가리기 승부수

    [뉴스 분석] “할 수 없는 것도…” 朴, 공약 옥석 가리기 승부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대선 공약을 대상으로 ‘옥석’(玉石)을 가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11일부터 시작되는 정부 부처별 업무 보고에서 박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실현 가능성 등을 엄격하게 따져 정책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박 당선인이 지난 9일 대한노인회를 방문했을 당시 한 참석자는 이날 “(박 당선인이) ‘대선 공약 중에는 할 수 있는 게 있고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시차적으로 해야 할 일도 있으니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일주일 동안 업무 보고를 통해 공약을 바탕으로 새 정부가 추진할 정책들의 이행 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재원 확보 문제”라면서 “재원 확보 차원에서 정책 실현이 가능한지를 보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수위의 기본 방향은 새로운 정책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로드맵을 만들어 새 정부에 넘겨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재원 대책이 불투명한 공약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기초노령연금 인상, 4대 중증질환(암·심장병·중풍·난치병) 국가 지원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박 당선인이 공약 추진을 위해 대선 때 반대 입장이었던 ‘증세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공약을 구체화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이른바 ‘공약’(空約)을 알린다는 점에서 야당 및 관련 분야의 반발 가능성도 있다. 인수위 활동이 속도를 낼 경우 현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살리기 해법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은 대기업에서 찾았다면,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에서도 이 대통령은 민영화 등 ‘선진화’에 중점을 둔 반면, 박 당선인은 낙하산 인사 근절 등 ’합리화’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인수위 활동은 과거 정부에 대해 평가하는 게 아니라, 새 정부에서 다룰 국정 기조와 과제를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장급 전문위원 25%가 TK 출신… MB인수위보다 많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장급 전문위원 25%가 TK 출신… MB인수위보다 많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엠블럼)가 8일 행정부 파견 공무원 53명의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국장급인 전문위원 28명, 과장급인 실무위원 25명으로 여기에는 국가정보원 소속 공무원 2명도 포함됐다. 인수위 파견 공무원들은 사실상 인수위와 박근혜 시대의 정책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해당 부처의 대표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차기 정부가 약속한 우선순위 정책 등을 고려해 기관 내에서 검증된 인물들이 발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인수위는 사업을 집행하는 현업 부처가 아닌 경우는 인수위 파견을 배제하기로 해 실무 중심으로 정부 인수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재차 보여줬다.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 파견 공무원들이 대통령 임기 동안 소위 ‘잘나간다’고 하는데 바꿔 보면 그만큼 능력 있고 검증된 인물이 파견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견 공무원 51명(국정원 파견 제외)의 출신 학교로는 서울대가 2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고려대 5명, 연세대 4명 등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은 1명이다. 지방대 가운데에는 영남대가 2명 포함됐다. 출신 지역으로는 서울이 16명으로 가장 많고 대구·경북(TK) 지역이 12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국장급인 전문위원 28명 가운데 7명(25%)이 TK 출신으로 MB(이명박) 정부 인수위 당시 23%보다 늘었다. 차기 정부에서도 TK 출신들의 강세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5년 전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서는 전문위원급에 여성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인수위에는 이기순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이 포함됐다. 과장급인 실무위원 가운데에도 여성으로 김주이 행정안전부 제도총괄과장과 장인숙 교육과학기술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획단 기획조정과장 등이 포함돼 첫 여성 대통령 시대가 시작됐음을 보여줬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가 실용 노선을 내세우면서도 이 대통령의 서울시 인맥들을 중용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 파견 공무원 면면은 정책 중심으로 꾸려졌음을 보여준다. 정무분과위 실무위원 정용욱 국무총리실 인사과장은 과거 총리실 인사 행정의 문제점을 제기했다가 타 부처로 전출되기도 했던 소신파이지만 인사 행정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이번 인수위 파견에 낙점됐다. 인수위는 각 부처가 1순위로 추천한 인사 대부분을 받아들였다. 현 정부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를 보여주듯 파견 공무원에 남북 관련 담당이 포함되기도 했다. 전문·실무위원들의 보직을 보면 새 정부가 어떤 정책을 준비하려는지도 그릴 수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박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보장 공약과 관련해 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과장은 국민연금 분야도 거친 인물이다. 국무총리실 파견 공무원들은 박 당선인의 컨트롤 타워 구상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기획조정분과위원회 전문위원 오균 기획총괄정책관은 국무총리실 업무를 총괄하는 선임국장이다. 국정 현안과 각 부처의 이견과 갈등을 조정, 조율해 온 정책통이다. 같은 위원회의 실무위원 김용수 국무총리실 규제총괄과장은 총리실에서 재정금융 및 농수산, 해양, 경제규제심사 등 경제 관련 업무를 오래 다뤘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5) 저출산·고령화 해소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과제] (5) 저출산·고령화 해소

    13년 전인 2000년 ‘고령화사회’(만 65세 이상이 인구의 7% 이상)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18년이면 ‘고령사회’(65세 이상 비중 14% 이상)에 접어들게 된다. 일본이 24년, 미국이 72년, 프랑스가 115년 걸린 ‘고령화사회→고령사회’ 도달을 우리나라는 불과 18년 만에 맞게 되는 것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은 동전의 양면이다. 아이를 적게 낳으니 나라가 빨리 늙어 가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나라를 뿌리부터 쇠약하게 만드는 일종의 재앙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속도는 무섭게 가속도가 붙어 있다. 박근혜 정부가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하는 이유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석례(59·여)씨는 자녀 셋이 석·박사 과정을 마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뒷바라지했다. 늘그막에 애들 덕을 보겠다고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다들 크고 나면 최소한 노후 걱정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자녀들이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등바등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회의감에 빠졌다. “자기들 먹고살기도 힘든데….” 허무와 우울이 가슴을 때렸다. 이씨는 글쓰기를 통해 노후를 설계해 나갔다. 대학 문턱을 넘지 못해 배움에 목말랐던 이씨는 1998년 40대 중반에 방송통신대 국문학과에 입학해 10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내친김에 문예창작 석사 학위까지 받은 이씨는 시인 겸 수필가로 등단했다. 한국어 강사, 논술 교사 등의 자격증도 따 요즘은 다문화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능력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멋진 할머니’가 되는 것이 이씨의 목표다. 서동진(52)씨는 은행원이었다. 1997년 외환 위기 때 다니던 은행이 퇴출되는 비극을 겪었다. 이후 사업가로 변신한 서씨는 2001년 우리나라의 유자차를 중국의 대형 유통 매장에 입점시키며 ‘수출 유공자’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국산 차를 수출하기 위해 중국에 세운 유통회사를 현지 직원들의 농간으로 빼앗기고 말았다. 법정 투쟁 끝에 관련자들은 형사 처벌을 받았지만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회사를 되찾기 위한 민사소송을 포기했다. 2011년 빈손으로 한국에 돌아온 그는 재기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중소기업개발원 등에서 재기를 위한 교육을 받는 한편 중국에서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리포트 공모전에 응모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는 데 기여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실시한 제2회 ‘8만 시간 디자인 공모전’ 에세이 부문 수상자들이다. 이씨와 서씨가 마냥 행복하기만 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들에겐 최소한 미래에 대한 희망은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자)가 가구주인 102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노후 소득 보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당 평균 노후 준비 부담액은 월 19만 8800원이었다. 금액 자체가 크지 않은 가운데 소득 계층별로 양극화가 심했다. 소득 하위 20%인 사람들은 5만 3600원에 불과해 상위 20%(49만 1200원)와 9.2배의 격차가 났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출산율 1.3명 미만의 ‘초저출산’을 거듭해 왔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30년 5216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2060년에는 인구의 약 40%를 노인 계층이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중 50세 이상의 비중은 2005년 20%에서 2016년 30%, 2051년 40%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세금 감소 등으로 재정 수입은 줄지만 노인들을 위한 복지 지출은 증가한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국내총생산(GDP)의 9.6%였던 공공복지 지출이 2050년에는 21.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도 저출산의 여파로 압박을 받게 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은 2055년에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수급자보다 적어지고 건강보험의 누적 적자가 2030년 3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대선 과정에서 출산율 증대의 해법으로 ▲보육시설 확충 및 양육비용 국가 지원 확대 ▲임신 기간 중 근로시간 단축, 아빠 유급 출산휴가 실시 등의 여성 근무 여건 개선안을 제시했다. 고령화에 대비해서는 ▲정년 연장 및 노인 일자리 확대 ▲중증질환에 대한 100% 건강보험 적용 등을 공약한 상태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법안을 제정한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고 큰 부담 없이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잘 지원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저출산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차기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저출산, 고령화를 해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얼마만큼 확충하느냐 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첫발을 들이는 2018년은 박근혜 차기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해다. 그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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