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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총리 “목표달성”… 전쟁 종반 신호음?

    유엔 안보리의 휴전 결의안을 거부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 수위를 오히려 더 높여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하마스 땅굴과 무기제조창 등을 60여차례 공습했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은 유엔의 휴전 결의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증파하는 ‘3단계 작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전쟁이 종반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이스라엘, ‘마이동풍’의 역사사실 이스라엘은 역사적으로 국제사회의 압력에 크게 개의치 않아 왔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한 2006년 11월에도 오폭으로 19명의 민간인이 사망하자 유엔 총회가 비난성명을 채택했지만, 이스라엘은 무반응이었다. 오히려 당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원인을 제공한 무장세력에 책임이 있다.”면서 결의안을 비난했다.같은 해 레바논 전쟁 때도 이스라엘은 유엔의 휴전결의안이 채택된 직후 레바논 남부를 폭격했다. 지금의 상황과 판박이다. 당분간 공격이 계속될 것이란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문제는 미국이다. 사실 미국이 이스라엘의 핵심 지지세력이라고는 하나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면 조심스레 이스라엘을 제지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미국은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당시에도 종식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이례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특히 수백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이번 사태에서는 미국이 더 이상 이스라엘을 지지할 명분도 약하다. ‘대화 외교’를 주창한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하지만 미국의 정권 교체로 인한 외교 공백으로 이스라엘의 무분별한 공격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이 임박했음에도 오바마는 이렇다 할 입장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유독 민간인 사망자가 많이 나온 데는 미국의 미온적인 역할이 한몫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한편 AFP통신은 이날 “이스라엘은 최근 이집트가 휴전 조건으로 내건 ‘가자지구 무기 반입 금지’를 미국 측이 보증해주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도 휴전협상 대상자로 미국을 1순위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바마 당선자는 이날 A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자마자 중동 사태를 전반적으로 다룰 특별 팀을 창설할 것”이라면서 “이 특별 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적인 접근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스라엘, 유엔학교 폭격은 오폭 주장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가 거의 달성됐으나 하마스에 대한 공격은 당분간 계속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이 애초에 설정한 전쟁의 목표들에 다가가고 있으나 이들 목표에 도달하려면 더 많은 인내와 결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는 여운은 남겼지만 총리의 입에서 ‘목표 달성’이란 말이 나온 것은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마탄 빌나이 국방부 부장관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유엔 안보리의 휴전 결의는 우리에게 많은 시간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지상전을 끝내야 하는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국제사회의 휴전 중재 노력도 계속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주초 이집트와 이스라엘·레바논 등을 순방할 예정이며,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도 이번 주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도 이날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이 지난주 휴전 협상차 이집트로 파견했던 아모스 길라드 국방부 외교군사정책국장을 조만간 카이로로 다시 보내 휴전안의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를 벌이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한편 AP통신은 “지난 6일 가자지구 유엔 학교 폭격에 대한 이스라엘 군 당국의 자체 조사결과 한 발이 목표물을 벗어나 유엔 학교 근처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국제사회 비난에 뒷걸음… 완전한 휴전 미지수

    국제사회 비난에 뒷걸음… 완전한 휴전 미지수

    이스라엘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이집트의 휴전 중재안을 수용함에 따라 12일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번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지난 6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유엔학교를 공격해 42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사망하자 국제사회의 비난은 더욱 거세져 이스라엘의 부담은 컸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도 명분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유엔학교 공습에 지구촌 분노 격화 이스라엘은 이날 유엔학교 공습에 대해 ‘하마스 책임론’을 거론하며 되레 하마스를 압박했다. 당연히 휴전 전망도 밝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유엔학교 내부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박격포가 먼저 발사됐다.”면서 “하마스가 민간인 거주 지역에 머무르며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크게 반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피난민을 위한 유엔 시설을 위험에 빠뜨린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성명을 발표했으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스라엘 대사 추방령을 내렸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번 공격으로 인해 중동은 가장 어두운 시점을 맞게 됐고 이는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간 가자지구 사태에 굳게 입을 다물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도 “가자와 이스라엘에서의 인명 피해가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비록 ‘미국 대통령은 하나’라는 원칙론을 고수하긴 했지만 그만큼 사태가 심각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폭격 하루 3시간씩 중단 등 한발 양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스라엘도 무작정 강경하게 나갈 수는 없었다. 이스라엘은 프랑스, 이집트 등이 중재하는 휴전 논의에 귀를 기울였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가브리엘라 샤레브 이스라엘 유엔 주재 대사는 이날 “프랑스와 이집트가 제시한 중재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7일부터 폭격을 하루 세 시간씩 중단할 것을 밝히는 등 수습에 나섰다. 이스라엘 국방부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권단체 등의 인도적 원조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공격을 잠시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 하마스의 정치국 부위원장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집트와 프랑스 등의 휴전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이스라엘이 점령활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영구적인 휴전은 없고 ‘저항’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성사될 휴전협정에서 이해관계가 틀어진다면 다시 전쟁에 돌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직 ‘영구적 휴전’을 논할 단계가 아니란 소리다. ●최대 승자는 사르코지? 어쨌든 이번 사태의 최대 승자는 ‘사르코지’가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중동 사태에서 구심적 역할을 해왔던 미국이 정권 교체로 인해 ‘힘의 공백’ 상태가 되면서 그 역할을 프랑스가 대신 해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사태에서 ‘하마스 책임론’을 고집하고 피상적인 휴전협정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을 뿐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치적은 거의 없다. 미 국무부는 유독 이번 사태에 ‘주변세력’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달랐다. 로이터 통신도 지난 5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곧 퇴임을 앞두고 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을 하지 않은 데다 아직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현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체코 등의 틈새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국제 외교무대의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외교적 잠재력이 이번 휴전 중재안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더욱 주목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하마스 완전고립

    가자지구 사태를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사회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본격적인 중재에 나섰다. 반 총장은 우선 5일(현지시간) 아랍 장관들과 긴급 회동을 가질 계획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앞서 3일 가자지구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으나 미국의 반대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 채택에 실패했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 보러가기 이와 관련, 반 총장은 4일 성명을 통해 안보리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데 유감을 표명하고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안보리 회원국들과 주요 당사국들, 특히 아랍 지도자들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특히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이스라엘 지상군은 이날 가자지구의 측면을 관통해 하마스 세력을 남북으로 갈라놓았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스라엘 탱크부대가 가자시티 외곽에까지 진격하면서 하마스 무장조직은 완전히 고립됐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인구밀집지역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들도 장악했다고 전했다.수세에 몰린 하마스는 이스라엘 측에 휴전을 제의하며 “로켓 공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휴전은 쉽게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의 고위관계자는 각료회의에서 “하마스의 전투의지가 약해졌으나 무장대원들을 굴복시키기 위해서는 더 거센 공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교적 협상을 시도하는 하마스도 한편으로는 강력한 교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은 오히려 하마스가 유리한 상황에서 교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외신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BBC 인터넷판은 5일 하마스가 지금까지는 군사력이 월등히 우월한 이스라엘 공군과 해군 공격에 별다른 저항을 할 수 없었으나, 협소한 공간에서 전투를 벌이게 되면 게릴라 전술 등으로 당당히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마스는 수개월 전부터 시가전에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여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로부터 가자지구 통제권을 획득한 이후 자체 군사력을 급격히 증강시켰다.실제로 지상군이 시작되면서 이스라엘군에도 사상자가 발생했다. 4일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박격포 공격에 군인 1명이 사망하는 등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시인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유엔이 사용을 금지한 무기를 동원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란 프레스TV는 현지 의료진의 말을 인용, 일부 부상자들에게서 방사능 무기인 열화우라늄이 검출됐다고 5일 보도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도 이날 이스라엘군이 화학무기의 일종인 백린(白燐)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슬람국가들은 가자지구 전투를 중단시키기 위한 유엔 특별총회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가 5일 밝혔다. 압둘라 총리는 “말레이시아 유엔 상주대표부는 57개 이슬람회의기구(OIC) 회원국 관리들과 이를 논의할 것이며,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방해해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국제사회가 ‘가자사태’에 한목소리 내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진격해 들어감으로써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의 유혈분쟁 확산이 우려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맞서 시가전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있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시설을 이참에 무력화시킬 태세다. 이미 500여명의 사망자와 26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시가전이 벌어지면 양측 전투병력은 물론이고 40만여명의 가자시티 주민들 가운데 희생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여기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란이 개입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공격을 감행하기로 헤즈볼라와 이란이 합의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 이스라엘 전선의 선봉에 서 있는 이란으로서는 아랍권 내 입지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가 불가피해진다. 우리는 그나마 유럽국가들이 잇따라 중재에 나선 데 주목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상전 발생 이후 외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중동 순방에 나서 중재외교를 벌이고 있고,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러시아도 외무성 성명을 통해 지체없이 양측 민간인들의 고통과 유혈사태를 끝내야 한다면서 상호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유럽국가들의 중재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국제사회의 중재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미국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본다. 버락 오바마 당선인 측은 이번 사태에 침묵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리비아의 제안으로 휴전 성명을 채택하자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미국의 거부로 성명채택에 실패했다. 물과 전기가 없이 생활하는 가자시티 주민들의 고통과 희생을 줄이려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 사르코지, 중동 중재외교 본격가동

    │파리 이종수특파원│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5일부터 이틀 동안 중동 주요 국가 정상들과 회동하면서 평화중재 외교에 본격 나섰다. 가자 지구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어서인지 사르코지 대통령의 순방 일정은 빽빽하다. 먼저 5일 오전 카이로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한 뒤 라말라로 이동해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났다. 이어 저녁에는 예루살렘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만찬 회동을 했다. 또 6일에는 다마스쿠스를 방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난 뒤 레바논에서 미셸 술레이만 대통령과 회동할 계획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잇단 중동 정상과의 회동에서 가자 지구의 휴전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의 이번 중동 순방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적 공격을 감행한 이래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이다. 사르코지는 이집트로 출발하기에 앞서 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등 유럽 주요 정상들과 전화 통화로 가자 지구 휴전 중재안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vielee@seoul.co.kr
  • 미국 뺀 지구촌 “즉각 휴전” 한목소리

    │워싱턴 김균미·파리 이종수·도쿄 박홍기·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김정은기자│유엔 등 국제사회는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한데 대해 일제히 비난하는 한편,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을 이끌어 내기 위한 중재에 나섰다.또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가 8일째 계속됐다. ☞동영상 보러가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직후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깊은 우려와 실망감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지상공격 중단 및 가자 지구 내 민간인들의 안전 보장을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가자 지구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또다시 긴급회의를 개최했으나,미국 등의 반대로 즉각적 휴전을 요구하는 성명 채택에는 실패했다고 장 모리스 리페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가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휴전이 가능한 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휴전은 지속 가능하면서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이 불가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성사돼야 한다.”고 하마스쪽에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는 4일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상황을 훨씬 더 악화시키고 있다.정말 염려된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에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이어 “쉽게 정전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사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도 이날 오후 “가자 지구의 충돌이 확대된 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더이상 민간인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가자 지구에서의 무력충돌과 군사행동의 즉각적인 중지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하마스 측의 고위 인사를 차례로 만나 휴전을 중재키로 했다.EU 이사회 순회의장국인 체코는 의장국 성명을 통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자위권 발동’이라는 명분으로라도 민간인에 큰 타격을 주는 군사행동(지상전)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EU는 가자 지구 주민을 위해 300만유로를 지원할 예정이다. ‘48시간 휴전안’을 제시하는 등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프랑스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양쪽의 군사행동을 비난하면서 휴전안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5일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중동 순방길에 오를 계획이다. 한편 파리와 런던 등 세계 각지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을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가 8일째 계속됐다.파리와 런던에서는 3일 각각 2만 5000여명,1만 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베를린 등 독일 주요도시와 스페인,이탈리아에서도 수천명이 시위를 벌이거나 거리행진을 벌였다. 특히 그리스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주변에선 모여든 5000명가량의 시위대 가운데 일부가 대사관 주변을 지키던 경찰을 향해 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고 AP 등 외신이 보도했다. kimje@seoul.co.kr
  • 이스라엘, 하마스에 ‘강온 양면’ 심리전

    이스라엘이 개전 일주일째인 2일(이하 현지시간)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며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지만 외교적 해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이스라엘이 이른바 ‘강온 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까닭이다. ●하마스 ‘분노의 날´ 선포… 이,서안지구 봉쇄 이스라엘은 이날에도 하마스 군사시설 15곳에 대한 공습을 계속했다.AFP통신은 “지금까지 최소 420명이 사망하고 2000여명이 다쳤으며 어린이 사망자도 37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 철수도 이뤄지고 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443명의 외국인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떠날 수 있도록 국경통과소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이 같은 조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하고 지상전을 위한 ‘초석’을 닦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속되는 공격에 하마스는 격노했다.하마스는 이날을 ‘분노의 날(a day of wrath)’로 선포하고 서안(웨스트뱅크) 지구와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항의 시위를 벌여 달라고 호소,수천명의 시위대가 서안지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날 밤 12시까지 서안지구에 봉쇄명령을 내리는 등 하마스의 시위 호소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현지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서안 지구 봉쇄는 하마스의 보복 조짐에 대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공습 7일째 동영상 보러가기 이스라엘은 또 ‘로켓을 발사하는 테러 세력(하마스)은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큰 위험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경고문구가 적힌 수천장의 전단지를 가자지구에 살포하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특히 일각에서는 하마스의 보복으로 이스라엘의 핵무기 저장소로 알려진 디모나 인근이 폭격될 가능성도 점쳐져 양국의 긴장은 깊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휴전 제의에 대해 이스라엘의 반응도 냉담하다.이스라엘은 1일 프랑스가 제안한 휴전안을 거듭 거부했다.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일 레바논 의회의 다수당수인 사드 하리리와 만나 가자지구의 폭력사태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했으며 5~6일에 서안지구와 이집트,시리아 등을 방문해 중재외교에 나설 계획이다. ●이스라엘 여론 ‘지상군 개입´에 신중 하지만 이스라엘은 겉으로 하마스를 압박하면서도 외교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과의 접촉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1일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주요국 고위 인사들에게 휴전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치피 리브니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의 작전은 매일 상황을 점검하며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말해 작전 변동이 있음을 내비쳤다. 실제 이스라엘 여론도 지상군 개입에 신중한 분위기다.일간 하레츠가 지난 31일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상전을 해야 한다는 여론은 19%에 불과했으며 52%가 지상전이 아닌 공습공격을 선호했다.휴전협상 지지여론도 19%에 달했다.이스라엘 지상군의 인명 피해를 우려한 결과다. 이스라엘 내부의 분열 양상도 의사 결정을 지연시키고 있다.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날 “올메르트 총리와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한 명이 안건을 내놓으면 다른 2명이 이를 철저히 견제하고 있다.”고 밝혔다.정치적 이해타산이 서로 얽혀 있는 탓이다.지상군 개입 결정이 신속히 결정되기 어렵다는 설이 무게를 얻고 있는 이유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오늘의 눈] 김계관과 힐 어떻게 기억될까/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김계관과 힐 어떻게 기억될까/김미경 정치부 기자

    “힐 차관보와는 2005년 7월9일 알게 돼 3년간 일해 왔지만 그는 정말로 미국 정부와 인민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우수하고 모범적인 외교관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8~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북핵 6자회담이 북·미간 구두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던 핵검증 의정서 채택에 실패한 뒤 13일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피력했다.김 부상은 회담이 실패하자 힐 차관보를 의식해서인지 테러지원국 재지정이나 에너지 지원 재고 등에 대해 “미국측이 이야기할 것이 없어서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해한다.”고 했다. 김 부상과 힐 차관보의 인연은 2005년 역사적인 9·19공동성명이 도출된 4차 회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그해 2월 수석대표가 된 힐 차관보는 네오콘과 강경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측과 양자협상에 나섰다.그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까지 한 2006년 말 베이징에서 김 부상과 첫 양자회동을 벌였고 돌파구를 찾아 13개월 만에 6자회담을 재개했다.이듬해 2·13합의와 10·3합의는 한국의 중재 속에서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이 힘들게 이뤄낸 합작품이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에 너무 끌려다닌다며 힐 차관보를 ‘김정힐’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다루기 힘든 북한과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루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그러나 비핵화 2단계를 끝내고 핵폐기로 가려는 6자회담 일정은 이번 회담 실패로 한동안 난항을 겪게 됐다. 올 들어 북·미간 수차례 벌였던 양자회동 결과가 6자회담 합의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오히려 역효과라는 지적도 있다.힐 차관보는 내년 1월20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핵 문제를 담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지난 3년여간 얼굴을 맞대온 김 부상과 힐 차관보에 대한 평가는 훗날 역사가 말해줄 것이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中·러 ‘핵검증 의정서’ 중재 잰걸음

    中·러 ‘핵검증 의정서’ 중재 잰걸음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핵 6자회담이 5개월 만인 8일 중북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됐지만 북한과 한국,미국,일본은 시료채취 등 핵검증 의정서 합의와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다.특히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라는 ‘당근’을 잃어버린 한·미·일은 북측이 시료채취 명문화를 계속 거부하자 경제·에너지 지원을 검증의정서 합의와 연계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이런 가운데 그동안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의장국인 중국과 북·미 양자회동 등에 대해 훈수만 두던 러시아가 본격 중재에 나서 주목된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숙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회담 후 브리핑에서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의장국인 우리측이 대북 지원은 불능화뿐 아니라 검증문제와 포괄적으로 협의돼야 한다고 밝혔다.”며 “어느 한 쪽만 해결하고 나머지를 미룰 수 없어 모두 합의하지 않는 한 둘 다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라서 일방적 입장만 반영할 것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연계,둘 다 함께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불능화 조치와 연계한다는 입장을 바꿔 북측이 검증 합의를 거부할 경우 대북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북측이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가 시료채취 명문화가 아니라 대북 지원이라고 주장한 것과 대치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러는 회담을 깨지 않기 위한 중재에 나섰다.정부 소식통은 “중·러가 이번 회담의 고비를 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며 “특히 의장국인 중국은 회담 성패의 부담이 커 검증의정서 등을 담은 합의문 초안 마련에 신중을 기한 뒤 회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전날 양자회동을 하지 않았던 러시아는 이날 오전부터 북한,중국 등과 잇따라 만나 중재안 등을 협의했다.특히 북·러 회동은 2시간이나 이어져 남북 회동이 지연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중·러의 역할이 합의문 도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중국은 시료채취를 명문화하되 비공개 양해각서 등에 담아 향후 이행계획서 마련시 구체화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핵검증 노하우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할 강조를 통한 대북 설득과 함께 의장국을 맡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활동 초안을 회람하는 등 참가국들간 관계개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chaplin7@seoul.co.kr
  • [오바마의 각료·참모](9)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존스

    ‘영원한 해병’에서 정부 안보정책 조정자로 탈바꿈하는 제임스 존스(65)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등 여러 요직의 하마평에 올랐을 만큼 능력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는 40년간 해병의 길을 걸어온 4성장군의 경험과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한쪽에 쏠려있지 않은 초당적 인사라는 점으로 요약된다. 1967년부터 2007년 전역하기 전까지 해병으로 살아온 그는 베트남전과 걸프전을 치렀다.이 과정에서 그는 전시에 미묘한 외교적 충돌을 조정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상대와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협상력이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이같은 능력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사령관을 맡으면서 더욱 탄탄해졌다.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정부 인사간 이견 속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맡았는데,이같은 조정자로서의 역할은 차기 정부가 그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책 대립 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내다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당선인과의 인연은 선거 운동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제임스 장군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당시 오바마 대선 후보에게 브리핑했다.이후 정책 조언을 하기도 했다.군 전역 후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으로부터 국무부 부장관을 제의받았지만 거절했다. 대신 그는 미국과 유럽 문제를 다루는 애틀랜틱위원회 이사장으로 활동했다.당시 그는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그는 “이라크 전쟁으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소홀하게 됐다.”면서 “아프간이 테러의 중심지인 만큼 우리가 이곳에서 성공하지 못할 경우 전세계 테러 단체에 미국과 유엔 등이 질 수 있다는 명백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에 군사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오바마의 견해와 같은 것이다.또 지난해에는 이라크 경찰과 군의 치안유지 능력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는 미 의회 내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고 중동안보 특사로 지명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부간 평화 중재 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미 상무부 산하의 21세기 에너지연구소 회장을 맡고 있다.195㎝의 장신인 그는 조지워싱턴대학 시절 농구선수로 활약했다.85년에는 국립전쟁대학을 졸업,해병대 사령관이 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무한외조’ 클린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으로 만들기 위해 그동안 걸림돌로 지적돼온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재단의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또 향후 기부 내역과 외국에서의 강연 계획 등도 사전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측에 제출하기로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클린턴 부부의 사적인 수익 활동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오바마 당선인측과 클린턴과의 이같은 합의내용을 일제히 보도하며,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국무장관 내정 발표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다음 주 추수감사절(27일) 이전에 힐러리의 국무장관 내정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당선인과 힐러리 상원의원 측근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오바마측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 기자들의 질문에 “(오바마측이) 원하는 것은 다 받아들일 것”이라고 확인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1년 ‘윌리엄 J 클린턴 재단’을 세워 미국과 외국기업들로부터 수억달러의 기부금을 받아 에이즈와 기아퇴치 활동 등에 썼다. 또 다른 전직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외부 강연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거액의 기부자들의 이해가 걸린 사업권 획득에 중재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도 있어왔다. 힐러리 의원이 국무장관에 기용될 경우 클린턴 전 대통령은 외국에서의 활동과 연설일정을 미리 오바마측에 통보, 사전 조율작업을 거치게 된다. 결국 엄청난 연설료 수입의 감소도 부인의 국무장관 기용 대가로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주변에서는 오바마 당선인이 최대의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기용할 경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정적들을 국무·재무·전쟁장관에 기용했던 전례에 비유하며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바마 당선인이 그만큼 자신감에 차 있다는 증거라고도 풀이하고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힐러리 의원이 국무장관에 기용될 경우 매우 강력한 국무장관이 될 것으로 점치면서 오바마 당선인이 집권 초 경제위기 해결에 전력투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힐러리에 대한 대외 이미지가 오바마식 외교를 펼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의 정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로더나 뉴욕타임스의 토머스 프리드먼은 힐러리 의원의 국무장관 기용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힐러리 의원이 훌륭한 국무장관 감이지만 현재 오바마 당선인에게는 자신의 주장을 펴는 독자적인 국무장관보다 자신의 외교정책과 철학을 충실하게 이행할 최고의 외교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mkim@seoul.co.kr
  • [박재규 통일산책] 비핵화에 러시아도 힘을 보태야 한다

    [박재규 통일산책] 비핵화에 러시아도 힘을 보태야 한다

    2002년 10월 제2차 북핵위기 대두 후 지난 6년 동안 북핵문제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위해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탄생하였다. 그러나 9·19 공동성명은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이라는 장애물을 만났고, 북한은 2006년 10월 지하 핵실험까지 단행하였다. 동결된 북한예금 해제로 미국은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미 양자접촉을 강화하였다. 중국은 고위급의 대북특사 파견과 순회외교를 통해 중재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한국도 북핵문제의 당사자로서 한·미동맹과 남북소통, 그리고 한·중조율을 통해 북핵해결의 촉진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한·미·중의 협력과 공조로 북핵 불능화를 위한 2007년 ‘2·13 합의’가 도출되었다. 북한은 영변의 핵시설과 장비를 폐쇄·봉인하고 관련국들은 상응조치로서 대북 경제·에너지를 분담 지원하였다.6자회담은 북핵 불능화와 상응조치로 중유 100만t 상당의 대북 경제·에너지를 지원하는 2단계 조치로 나아갔다. 북한은 핵시설(원자로) 불능화의 일환으로 영변의 냉각탑을 폭파하였다. 미국은 대북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를 선언하고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에 들어갔다. 냉각탑 폭파현장을 참관한 미 국무부 한국과장 성 김은 부시 행정부 임기내 핵무기 폐기까지 가능함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기대했던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조치 불발로 북한은 지난 8월 핵불능화 작업 중단과 원상복구를 선언하였다.9월에는 영변 핵재처리시설에 장치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카메라의 제거와 감시요원들의 핵시설 접근을 차단하였다. 문제해결 전략은 갈등의 근원을 찾아 공동이익을 모색하는 것이다. 현단계 이슈는 테러지원국 해제문제, 검증체계 수립문제, 북핵불능화 문제 등이다. 해결 절차는 10·3합의, 북·미 싱가포르 합의,7·11 합의 등에 잘 기술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미간의 입장 차이는 지속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양측의 입장 차이를 상호불신과 합의 내용의 모호성에서 찾고 있다. 모호성은 점차적으로 명확하게 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지만 불신은 쉽게 치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특별사찰을 포함한 미국의 검증의정서는 북한을 항복시키려는 ‘강도적 요구’라고 비판한다. 한편 북한의 핵폐기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미국은 의심나는 모든 곳에, 그것도 불시에 사찰할 수 있는 검증의정서만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되고 북한의 핵폐기 의지도 가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비핵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고 그 과정을 전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비핵화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북핵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2·13 합의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국내외 환경과 여건이 그리 넉넉지 못한 듯하다. 미국은 대선정국에 금융파동까지 겹쳐 있다. 중국은 멜라민 사건으로 국내외의 압박을 받고 있다. 남북관계도 새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북한의 오해로 경색이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과 여건에 있을수록 관련국들의 공조는 더욱 빛이 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한국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역할이 보태진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러시아의 양 정상은 지난달 29일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는 10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다.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합의 항목이 눈에 띈다. 천연가스관 연결사업은 필자의 통일부 장관 시절에도 관심을 가졌고 북측의 김정일 위원장도 높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천연가스 협력사업은 북한의 경제난 극복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러시아가 의지를 갖고 북한을 설득한다면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비핵화를 위한 직·간접적인 대북 설득까지 이어진다면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박재규 경남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
  • ‘北核 복구’ 중재에 中특사?

    한·미·일 3국은 핵시설 복구에 나선 북한에 대해 중국이 적극적인 중재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북한의 정권창건 60주년 기념일인 ‘9·9절’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 대화 재개 등의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중국이 대북특사를 파견한다면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검증의정서의 수준 등에 대한 회답도 얻어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당국자는 7일 “불능화 중단, 핵시설 복구, 대화 불응 등 최근의 북한 행보는 전술적 맥락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전술적으로 위기의 수준을 차츰차츰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불능화 중단 선언에 이어 2일 핵시설 복구를 통보하고, 하루 뒤 불능화 작업 때 떼어낸 전선뭉치를 핵시설로 옮겼다. 확인되진 않고 있지만 미국의 폭스뉴스는 5일 미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핵시설에 붙여놓았던 봉인을 제거한 뒤 파이프와 밸브 등을 삽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일부터 사흘간 베이징에 체류하던 한·미·일 수석대표들은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려고 했으나 김 부상은 나타나지도 않았다. 북측의 대화불응으로 의도 파악마저도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중국 카드’가 급부상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은 그동안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 등 고위급 특사를 북한에 파견, 협상의 물꼬를 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결국 관건은 북한의 전술적 ‘목표’가 무엇인지로 모아진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6일 베이징에서 “북한이 검증방법에 동의하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즉각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북측은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검증사찰’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11월의 미국 대선 때까지는 이같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그런 점에서 북을 제외한 5자들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현 수준보다 양보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북측에 각인시키면서 에너지 지원 시한인 10월 말까지 북측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노력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신(新) 냉전/ 함혜리 논설위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측과 러시아 간의 그루지야를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 중재로 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 일단 총성은 멎었지만 전략적 요충지인 흑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함대들이 대거 진출해 러시아의 흑해함대와 뱃머리를 겨누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신(新) 냉전’ 체제가 구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새로운 냉전 기류를 두고 국제 사회에서는 옛 소련의 붕괴로 미국 쪽으로 기울었던 파워의 축이 국제유가 상승 덕에 화려하게 부활한 러시아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번 그루지야 사태도 궁극적으로 옛 소련의 파워를 되살리고 싶어 하는 러시아와 이를 경계하는 미국 간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란 분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집권하면서 과거 소련에 필적하는 정치·경제적 안정을 찾은 러시아는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국가들을 규합하는 데 외교적 총력을 모았다. 냉전 종식 후 슈퍼 파워로 부상한 미국은 나토를 통해 러시아의 제국주의 회귀를 막으면서 그루지야, 우크라이나 등 CIS 일부 국가들을 서방에 가깝게 끌어들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나토의 동진(東進)과 CIS 일부 국가들의 친미성향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한판 대결은 이미 예견된 터였다. 신냉전 기류의 또 다른 특징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이다. 세계 2위 석유생산국인 러시아는 유럽원유 소비량의 4분의1, 천연가스 소비량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해 유럽의 대(對)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려는 야심을 이번 그루지야 사태를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현재로선 과거와 같은 냉전체제로의 회귀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군비 경쟁을 불러와 달러 약세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공통된 견해를 내놓는다. 신냉전 기류가 침체국면에 있는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협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새로운 냉전의 기류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그루지야 “94년 휴전협정 중단”

    그루지야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대해 유엔이 중재한 휴전협정 중단을 선언했다. 그루지야가 러시아와의 외교관계 단절 이후 나온 조치여서 그루지야 사태는 더욱 꼬여가는 형국이다. 테무르 야코바슈빌리 그루지야 영토 통합 장관은 30일(이하 현지시간) “1994년 유엔이 중재에 나서 두 곳과 체결한 휴전협정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러시아의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친(親)러 노선의 두 나라는 1990년대 초 그루지야와 각각 독립 전쟁을 치렀다. 두 곳에 유엔과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주둔하는 내용의 휴전협정을 1994년 모스크바에서 체결했다. 휴전협정 중단 선언은 군사적 행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이라기보다는 러시아가 지난 26일 두 나라의 독립을 인정한 데 따른 상징적 보복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1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이번 선언은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완충지대 및 그루지야 상황의 공정한 감시를 위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원 추가 배치를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선진 8개국(G8) 회원국에서 축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28일 미 CNN 및 독일 ARD 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음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거나 에너지를 이용해 서방을 압박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푸틴 총리는 “유럽이 코소보 독립을 인정했다면 두 자치 공화국의 독립도 인정해야 한다.”면서 “유럽이 미국의 외교 정책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송영선 “北, 10월3일쯤 2차 핵실험 할수도 있다”

    “북한은 올해 10월 3일쯤 다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한 번 더 할 것이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은 지난 26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중단하고 원상복구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의원은 27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불능화 조치 중단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며 “북한은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면 얻을 적성국 교역법 적용의 혜택이 전부 날아갔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분명히 2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단언한 그는 “지난 2006년 10월 3일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북한에 위협을 주는 주변국까지 다 비핵화한다면 우리도 비핵화 하겠다.’고 말했다.이는 주한미군과 미국의 비핵화까지 포함하는 내용으로 아마 앞으로도 북한은 자신들이 궁할 때마다 그 논리를 끌고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송 의원은 북한이 다가올 10월 3일을 전후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10월 3일이라는 날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지난 2002년 10월 3일에는 북한이 핵 보유국임을 증명하기 위해 핵 실험을 하겠다고 했고,2007년 같은 날에는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비핵화 2단계 조치를 발표했었다.이번에도 분명히 그 날짜에 맞춰서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북한이 가장 목말라하는 것은 국제금융기관의 지원”이라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테러 지원국 해제가 필수인데,이번 발표는 그것을 얻기 위한 전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국지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 “오히려 국지적 도발의 가능성은 낮다.”고 부정한 뒤 “아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메케인 후보가 유리해지면 10월 3일쯤 큰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며 다시 한 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제시하고 있는 검증이행 계획서가 너무 부담스럽다는 북한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비핵화 2단계 조치 내용을 보면 북한도 전문적이고 세계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검증인 특별 사찰에 동의했었다.”며 “북한의 트집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중국의 중재를 통해 검증이행 계획서를 수정·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 “미국과 중국이 정말로 북한의 비핵화를 원한다면 지금 검증 내용을 수정해서는 안된다.”며 “북한이 제출한 신고서에도 이미 많은 것이 누락돼 있다.계획서대로 검증을 하더라도 북한이 고농축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100%”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자꾸 양보하기 시작하면 북한은 더 강한 벼랑끝 전술을 쓸 것”이라며 “북핵문제는 ‘치킨게임’이다.정면돌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이 자위적 차원에서라도 핵무기 개발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것은 답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2012년 전시작전권이 이양된 후에도 미국이 핵우산을 계속 해준다는 담보를 받아내는 것과 한국도 일본 수준의 핵보유 가능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이 묵인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李대통령 취임 6개월] 親李 당·국회 요직 ‘싹쓸이’… 중도파 친박과 ‘교류’

    ■정치권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치권의 권력지형도 큰 변화를 겪었다.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국회 역시 주류인 친이(친이명박) 세력이 크고 작은 요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한편으로 정권 초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친이 내부의 권력다툼도 치열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한나라당 내 권력판도는 강재섭 전 대표 진영과 친이 세력이 서로 견제하며 주도권 쟁탈전을 벌였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 수도권 소장파들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면서 친이 내부 권력다툼의 불을 댕겼다. 이어 정 의원이 청와대 인선과정에서 ‘권력 사유화’를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전 부의장측과 이명박 직계그룹의 다툼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친이의 다른 한 축을 담당했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 진영은 총선 직후 당 안팎에서 불거진 ‘공천 책임론’의 타깃으로 지목된 이 전 최고위원이 미국 유학을 떠나면서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지난 6월 국회의장 및 원내대표 경선과 지난달 전당대회는 당내 권력구도를 다시 한번 흔들어놓았다. ‘주류 중의 주류’로 일컬어지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진영의 박희태 전 의원은 열악한 여론지지도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비주류인 정몽준 의원을 따돌리고 대표최고위원에 올랐다. ‘주류 중의 반주류’로 분류되는 이재오 진영도 공성진 의원을 최고위원 대열에 합류시킨 데 이어 후속 당직인선에서 안경률(사무총장)·차명진(대변인)·정의화(인재영입위원장)·최병국(윤리위원장)·임해규(대외협력위원장) 의원 등이 주요 당직을 차지하면서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명박 직계그룹’과 남경필·정병국 의원 등을 주축으로 한 수도권 소장파들은 이상득 진영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리면서 ‘친이 중의 비주류’로 전락했다. 특히 수도권 소장파의 리더격이었던 남·정 의원은 18대 국회 상임위원장 경선에서도 나란히 고배를 듦으로써 향후 정치 행보에 적잖은 생채기를 남기게 됐다. 원내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원내사령탑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각각 지낸 임태희·주호영 의원이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면서 새로운 실세그룹으로 급부상했다. 국회 역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형오 의원이 국회의장에 오르고, 대선 후보 시절부터 홍보전략을 총괄해온 이윤성 의원이 국회부의장을 차지한 데 이어 ‘네거티브 대응 총책’이었던 박계동 전 의원이 사무총장에 발탁되는 등 친이 진영이 국회직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주요 당직에서 배제된 친이 진영 내 중도 성향의 인사들은 벌써부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남권은 물론이고 수도권 일부 인사들마저 친이 진영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친박 진영과, 일부는 정몽준 최고위원측과 친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한나라당 내 권력구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한 양상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주된 시각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청와대 ‘창업공신’들 촛불 쓰나미로 넉달만에 하차 이명박 정부 6개월 동안 가장 큰 인적 변화를 겪은 곳은 청와대다.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창업공신’ 대다수가 불과 집권 넉 달여만인 지난 7월7일 물갈이됐다. 류 실장과 더불어 ‘우우익-좌승준’으로 불렸던 ‘실세’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을 비롯해 수석급 이상 9명 중 7명이 옷을 벗었다. 박재완 정무수석은 청와대에 남았으나 국정기획수석으로 말을 갈아탔다. 유일한 생존자는 이동관 대변인에 불과하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보좌관 출신으로,‘왕비서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몇몇 핵심비서관들도 교체됐다. 쇠고기 촛불시위로 상징되는 민심 이반이 몰고온 쓰나미다. 수석급 이상 9명 중 학자 출신이 5명이나 포진한 1기 참모진의 청와대는 ‘청와대(靑瓦大)’로 불렸다. 그만큼 전문성과 참신성은 높았지만, 국정 경험 부족에 따른 아마추어리즘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정길 대통령실장 체제의 2기 참모진은 이 ‘한계’ 위에서 꾸려졌다. 맹형규 정무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 정치인과 관료 출신 ‘프로’들이 대거 투입됐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발탁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외쳤다. 청와대(廳瓦臺)로의 변신을 시도한 것으로, 물론 채점은 진행 중이다. 창업 공신들은 비록 청와대를 떠났지만 ‘측근’이나 ‘실세’의 지위마저 내려놓지는 않은 듯하다. 김중수 전 경제수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발탁됐고, 곽 전 수석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으로 복귀할 태세다. 류 전 실장 역시 여전히 지근에서 이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MB핵심 ‘6인 회의’ 멤버 박희태 낙천뒤 부활·이재오 낙선후 美서 와신상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6인 회의’라 불리는 사실상의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있었다. 이 대통령과 친형인 이상득 의원, 그리고 김덕룡 전 의원, 박희태 당 대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재오 전 의원으로 구성된 ‘6인 회의’는 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주요한 고비마다 방향타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지금도 청와대와 당, 국회, 행정부 등 요소요소에서 이명박 정부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드러나지 않게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의 이런 역할은 항상 논란이 돼 ‘만사형(兄)통’(모든 일은 형을 통한다)이라는 조어까지 나왔다. 또 이 때문에 당내의 강경·소장파들로부터 “물러나라.”는 공격의 대상이 돼 왔다. 지난 총선에서는 이 의원의 공천을 두고 소장파들이 ‘55인 쿠데타’를 주도하기도 했고, 정두언 의원의 ‘권력 사유화’ 발언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박희태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 파동으로 뜻밖의 유탄을 맞고 낙천했지만 7·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돼 기사회생했다. 그는 4·9총선에서 중진들의 대거 낙천·낙선으로 발생한 정치적 공백을 메우고 있다. 또 친박(친박근혜) 복당 문제를 말끔히 처리하는 등 화합형 대표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언론 장악’이라는 야권과 시민단체 등의 공격에도 여전히 이 대통령의 굳건한 신임을 얻고 있다. 지금도 이 대통령에게 수시로 조언을 하며 정치적 멘토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덕룡 전 의원도 총선에서 낙천됐지만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로 기용되면서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재오 전 의원은 가장 극적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실세였지만 지난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패한 뒤 워싱턴으로 건너가 와신상담 중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위기 때마다 조기 귀국설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살아 있는 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창조한국당 문 대표의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여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전 의원의 귀국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재·보궐 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총리·부처장관은 부분개각… 첫 내각 큰틀 유지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고소영’,‘강부자’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광우병 파동’ 등 심각한 국정난맥 논란을 거쳤음에도 정부 관료들은 대체로 ‘건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지난 6월10일 내각이 일괄사의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과학기술·농림수산식품·보건복지가족부 등 3개 부처 장관만 교체하는 선에서 개각을 마무리했다. 결국 새 정부 1기 내각의 큰 틀은 6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총리를 포함해 경제부처 수장에 대한 전면 개각 요구가 빗발쳤고, 이 대통령도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었다. 만약 한승수 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교체됐다면, 관료사회의 권력 구도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같은 혼란 속에서 미묘한 변화도 읽혀졌다. 바로 총리의 내각 장악력이 한층 강화된 것. 새 정부 초기 국정난맥의 원인 중 하나로 총리의 기능 약화가 꼽혔으나, 총리 유임과 함께 총리실의 ‘정책조정’ 기능이 부활했다. 이에 따라 한 총리도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운신의 폭도 넓혀가는 모습이다. 한 총리는 매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조율하고, 현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까지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상 ‘자원외교’에 한정됐던 총리의 위상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또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실세 장관’들의 위치는 확고부동해 보인다. 한 고위 공직자는 “국무위원의 힘은 그가 발언할 때 대통령이 경청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특히 원 장관과 유 장관에 대한 대통령 시선이 각별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무회의에서 타부처 정책이나 보고에 코멘트하는 국무위원도 두 장관이 전부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물가폭등 등 경제정책에 실패했던 경제부처 수장, 독도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외교안보라인 등은 여전히 유임과 경질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문화예술·언론계 ‘前 정권 코드인사’ 뽑아내기 몸살 문화계는 인사 시비로 날을 지새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문화계 주요 기관단체장들의 ‘임기 고수’ 투쟁에 맞서느라 에너지를 뺏기고, 또 언론 쪽에서는 끊임없는 낙하산 인사 시비로 몸살을 앓아온 6개월이었다. 문화계 권력 물갈이의 선봉장을 자임한 주인공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다. 취임 직후 “노무현 정권의 문화예술 단체장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강성 발언과 함께 전 정권의 ‘코드인사’를 뿌리뽑겠다고 나서 파문을 일으켰다. 새 정부의 문화계 ‘내 사람 심기’ 과정은 잡음으로 얼룩졌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대표적 ‘코드인사’로 손꼽히는 인물들을 하차시키는 데는 그러나 끝내 실패했다. 문화예술계 단체장 교체 과정에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신현택 전 사장의 사의로 두 달 넘게 공석이었던 예술의전당 사장에 김민 전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가 공연계의 집단반발에 부딪혀 급히 기업가 출신의 신홍순 사장을 앉혔다. 기관장들의 갑작스러운 자진사퇴가 이어진 바람에 문화부 산하 소속기관 10여곳의 수장이 공석인 상황도 빚어졌다. 실질적 내용면에서 권력변동이 미미한 문화예술계와 달리 언론쪽 판도바꾸기는 ‘낙하산’ ‘언론장악’ 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공 드라이브로 일관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필두로 대선 캠프에서 언론특보단장을 지낸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사장, 방송특보로 뛴 정국록 아리랑TV 사장과 이몽룡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사장 등이 그들이다. 역시 측근으로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임명된 구본홍 YTN사장은 한 달 넘게 노조의 출근저지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계 안팎에서는 “선거공약 사항인 문화정책을 제대로 운도 떼보지 못한 채 인사문제에 발목 잡혀 헛바퀴만 돌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계·공기업 전경련 위상 격상… 장관배출도 이명박(MB) 정부 출범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위상이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앞세웠던 참여정부 시절, 전경련은 내내 침잠했다. 심지어 해체설에까지 시달렸다. 그러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주창한 MB정부가 들어서자 전경련의 목소리는 부쩍 커졌다. 대기업 총수들을 한 데 모아놓고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공언하는 성과도 보였다. 전경련 수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MB의 사돈이라는 점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경련은 초대 지식경제부 장관(이윤호)도 배출했다. 이 장관은 전경련 부회장과 LG경제연구원장을 지냈다. 조 회장의 추천설이 아직도 나돈다. 재계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대맨 출신 대통령에 여당 최고위원(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까지 배출하면서 정씨 일가가 이끄는 현대에 일단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렇다고 역대 정권처럼 두드러진 ‘밀월’은 감지되지 않는다. 여러가지 해석이 나돌지만 정권이나 기업 모두 여론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LG그룹의 약진이 눈에 띈다.LG는 지경부 장관에 이어 공기업 수장들을 잇따라 배출했다. 공교롭게도 LG 역시 MB의 건너 사돈이다. 공기업 부문에서는 관료의 약세와 민간 최고경영자(CEO)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공무원에 대한 대통령의 좋지 않은 기억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관료 출신 공기업 수장들은 상당수가 옷을 벗었다. 그 자리에는 공모, 재공모를 거쳐 민간기업 CEO들이 대거 진출했다.‘을(乙)의 전성시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중재나선 국제사회

    그루지야 사태에 따른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국면이 증폭되는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등 국제사회가 적극적인 중재 노력에 나섰다. 프랑스는 14일(현지시간)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휴전을 확고히 하는 내용의 휴전 결의안을 마련, 곧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로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합의 서명한 6개항의 평화중재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그루지야 방문길에 파리에 들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사태해결 방안을 협의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이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의 철군 조건을 총족시킬 새 중재안에 서명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15일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 도착,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프랑스측의 중재안을 포함해 해법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17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만나는 등 중재 노력에 적극 가세하고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전쟁의 당사자들에게 인도주의와 인권에 관한 국제법 준수와 휴전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그루지야 사태로 희비 갈린 두정상… 사르코지 뜨고 부시 지고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이순녀기자|그루지야 사태를 둘러싸고 니콜라 사르코지(사진 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조지 부시(오른쪽) 미국 대통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평화협상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 주가를 높인 반면 부시 대통령은 무력한 태도로 일관해 ‘지는 별’의 초라한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사르코지 평화 중재자 역할 AFP, 로이터는 13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이 평화중재안에 합의한 사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순회 의장인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와 트빌리시를 오가며 막판 협상을 성사시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남부 휴양지에서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바캉스를 즐기던 와중이었음에도 특별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작전 종료를 명령한 것도 사르코지가 모스크바에 도착한 직후였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6개항의 EU평화안에 합의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트빌리시로 이동해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의 합의도 이끌어냈다. 분쟁의 원인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장래문제를 수정안에서 삭제해 불씨를 남겨 놓긴 했으나 중재자로서의 외교력은 충분히 입증한 셈이다. ●부시 대응책 못 내고 무기력 반면 부시 대통령은 사카슈빌리 정부가 친미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러시아의 군사작전은 21세기에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구두 경고만 앞세웠다.AP는 “그루지야 사태를 보는 미국 외교정책의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번 사태를 해결할 능력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발 나아가 부시 행정부가 그루지야전의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부시 대통령이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중앙아시아의 민주주의 모델로 치켜세워 왔는데 이런 태도가 사카슈빌리 대통령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루지야와 정식 동맹관계를 맺지 않은 상태여서 이번 전쟁에서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coral@seoul.co.kr
  • 러 ‘그루지야 5일전쟁’ 완승

    베이징올림픽이 개막한 지난 8일 발발한 ‘그루지야 전쟁’이 러시아의 완승으로 끝나가고 있다. 반면 미국은 그동안 공들여 왔던 동유럽의 카프카스지역에서 영향력을 크게 상실하게 됐다. ●“러·그루지야 군대 모두 철수” 12일 그루지야 사태 중재차 러시아를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 그루지야 군대가 남오세티야에서 모두 철수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평화유지군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지역에 그대로 남을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에 앞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그루지야에서의 군사 작전 종료를 명령했다. 이로써 5일째 계속된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의 무력 충돌이 사실상 끝났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목적이 모두 달성됐기 때문에 그루지야 전역에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군사 작전 종료를 결정했다.”면서 “하지만 그루지야가 적대 행위를 재개할 경우 바로 대응할 것을 명령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대변인도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가 메드베데프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전화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사령관도 그루지야 내 군사작전 중단 명령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그루지야 군대는 남오세티야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사카슈빌리와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카슈빌리 “CIS 탈퇴할 것” 정전이 성립되면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이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관측이 현실화하는 분위기이다. 사카슈빌리는 12일 그루지야가 독립국가연합(CIS)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의향을 분명히 했다. 전쟁 이후 러시아와 서방이 냉전과 열전의 기로에 봉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가 코소보 독립선언,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 방어기지 배치 계획 등으로 서방에 불만이 높아진 가운데 이번 전쟁에 임했다는 것이다. 앞서 러시아는 이날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북서쪽으로 65㎞ 떨어진 고리를 공격한 데 이어 트빌리시로 진격할 것이라는 설까지 나돌았다. ●“美·나토 사태해결 지렛대 없다” 그럼에도 그루지야 사태의 해결을 위해 서방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으며,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책도 제한적이라고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도 “미국이나 나토는 러시아에 구사할 군사적·외교적·경제적 지렛대가 없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무엇보다 나토가 그루지야의 나토 회원국 가입 계획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는 등 이번 전쟁으로 흑해동부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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