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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지구 사망자 435명, 전방위 공격 ‘어린이-노인 사망자가..’ 경악

    ‘가자지구 사망자’ 이스라엘의 13일째 이어진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사망자가 435명으로 늘어났다. 알자지라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탱크가 19일 밤 가자지구에 집중 포격을 가한 데 이어 20일에도 이스라엘 공군이 공습을 가해 사망자 피해가 속출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사망자를 낳은 이스라엘의 전방위적 공격은 지난 8일 가자지구 공습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격렬했다. 이 공격으로 밤사이 가자지구에서 최소 62명이 목숨을 잃는 등 최소 97명이 사망하고 400명 넘게 다쳤다. 지난 17일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고 나서 가자에서 2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전체 사망자는 어린이 112명, 부녀자 41명, 노인 25명 등 435명에 달했고 부상자도 어린이 500명을 포함해 적어도 3천200명에 이르렀다. 이스라엘 쪽에서는 이날 가자지구에 배치돼 교전을 벌이던 골란여단 소속 군인 13명이 사망했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로써 지상군 투입 후 목숨을 잃은 이스라엘군은 18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2006년 레바논 전쟁 이래 전투 중에 가장 많은 이스라엘군이 희생된 것이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측의 로켓과 박격포 공격으로 숨진 민간인 2명을 합치면 이스라엘의 인명피해는 20명이 됐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존 케리 국무장관을 이집트 수도인 카이로에 급파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휴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중재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케리 장관은 이르면 21일 카이로에 도착한 뒤 양측 대표단을 만나 적대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2012년 11월 체결한 정전협정으로 복귀하도록 외교적 교섭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오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따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인명 피해와 이스라엘 군인들의 희생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진 : AFPBBNews=News1 (가자지구 사망자)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가자 희생자 400명 넘어… 팔 ‘추모의 날’ 선언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전면 투입한 뒤 팔레스타인 희생자 수가 400명을 넘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일 AFP통신에 따르면 19일 47명이 숨진 데 이어 이날 87명이 사망했다. 이는 지난 5년 동안의 일요일 공격 가운데 최다 사망자를 낸 것이다. 보다 못한 국제적십자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스라엘은 인도적 차원의 2시간 휴전을 선언한 다음 다시 휴전 연장을 선언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국제사회가 야만적인 이스라엘의 호전성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3일간의 추모의 날을 선언했다. 아랍연맹은 전쟁범죄라며 이스라엘을 성토했다. 이 와중에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자위권이라는 점을 들어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유럽 각지에서는 반이스라엘 시위가 번져 나갔다. 가자 당국은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벌어진 이스라엘의 전방위 공격이 가장 격렬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에만 최소 62명이 숨지고 4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전체 사망자는 41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도 어린이 500명을 포함해 적어도 3200명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지구에 있는 유엔 난민구제사업국은 주민 6만 1500명이 피란 중이고 이 수치는 양측 분쟁 역사상 최대라고 전했다. 공격 범위를 확대한 이스라엘 지상군은 19일부터 땅굴 13곳을 파괴하는 데 힘을 모았다. 땅굴들은 하마스가 깊이 30여m로 파 놓은 것으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뚫려 있다. 반격에 나선 하마스 대원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군복을 입고 자동화기로 무장한 8명의 팔레스타인 무장대원은 이스라엘군 순찰 차량에 로켓추진 수류탄을 발사했다. 당국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교전에서도 이스라엘 군인 2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인 사망자는 군인 5명을 포함한 7명으로 늘어났다. 외교적으로 해결될 기미는 없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집트는 하마스가 거절한 휴전 중재안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 이집트, 요르단을 거쳐 이스라엘로 간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은 휴전을 위한 모든 노력이 실패했다고 전했다. 카타르도 해결책을 모색했으나 이스라엘이 카타르를 믿지 못해 무산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아프간 대선투표 전면 재검표 합의…美케리 중재(종합)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를 놓고 불복 사태가 벌어졌던 아프가니스탄에서 후보들이 전면 재검표에 합의했다. 아프간을 방문해 이틀간 사태를 중재한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결선 후보인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과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이 재검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케리 장관은 “모든 투표용지가 100% 재검표 될 것”이라며 “두 후보 모두 국제적인 감시 아래 진행되는 전면 재검표에 응하고 결과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승자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즉시 ‘통합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 정부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또 재검표에 걸리는 시간에 따라 새 대통령 취임은 예정된 내달 2일에서 연기될 수도 있다고 케리 장관은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압둘라·가니 후보 모두 동석해 전면 재검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잠정 결과 발표에서 승리했던 가니 후보는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며 “부정한 투표는 한 표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압둘라 후보도 “재검표가 아프간 국민의 이익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와 케리 장관은 기자회견 끝에 서로 손을 맞잡고 들어 올려 보이기도 했다. 800만표에 달하는 결선투표 재검표는 24시간 내에 시작된다. 수도 카불 지역 투표용지들을 먼저 재검표하고, 지방의 투표용지들은 아프간에 주둔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산하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카불로 가져와 재검표하기로 했다. 이번 발표에 유엔 등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UNAMA)의 얀 쿠비스 단장은 “케리 장관이 한 일은 전형적인 외교가 아니라 ‘기적’에 가깝다”며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제기구들이 빨리 재검표 감시 인력을 보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두 후보가 아프간 국민의 이익을 우선 한 것을 축하한다”며 “전면 재검표로 아프간인들이 선거 절차와 결과에 확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시행된 결선투표에서는 가니 후보가 56.44%, 압둘라 후보가 43.56%를 득표했다는 잠정결과가 지난 7일 발표됐다. 그러나 앞서 4월의 1차 투표에서 1위 득표자였던 압둘라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승패가 바뀐 것이 부정선거 때문이라며 불복의사를 밝혔다. 압둘라 후보의 지지자들이 ‘별도 정부 구성’ 주장까지 제기하면서 혼란이 계속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정부 외교, 노무현정부 ‘동북아 균형자론’ 전철 피하려면

    우리 정부가 혼돈의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에서 국익을 위해 균형외교의 시험대에 올라섰지만 나침반도 없이 안갯속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과거 ‘동북아 균형자론’을 앞세웠던 노무현 정부의 균형외교가 국내외에서 고립되며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전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노무현 정부 균형외교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주변국의 오해를 사지 않는, 절제와 명민한 대응 그리고 큰 그림의 전략적 사고와 냉철한 판단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노무현 정부의 균형외교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이 동북아에서 철수해 힘의 공백 상태가 발생하면 중국과 일본 간 역내 패권 경쟁을 막고 중재할 수 있는 군사력 등을 배양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는 당시 한·미 동맹을 부정한다는 오해와 함께 “우리가 무슨 힘이 있어 미·중 간의 균형자가 되는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한·미 동맹 위주의 외교안보 전략을 펼침에 따라 이 구상은 폐기됐다.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7일 “노무현 정부 균형외교가 미국을 버리고 중국편을 들어 고립을 자초한다는 식으로 왜곡됐다”면서 “한·미 동맹과 중국과의 동반자관계를 균형 있게 편다고 보면 노무현 정부와 비슷하겠지만 현 정부는 구체적 행동에 대한 논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의 균형외교는 균형자보다는 한·미 안보동맹을 기초로 한 ‘조율’(alignment)에 역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의 국력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의욕을 내세우기보다 변화하는 미·중 관계에서 치우침 없이 유연하고 실리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흥규 아주대 정외과 교수는 “한국은 강대국이 아닌 중견국가라서 현실적으로 미·중에 대한 지렛대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강대국 사이에서 완전한 균형을 이루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강대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유연하고 명민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다자외교에서 안보적으로는 미국의 편을 들고, 대신 중국의 입장도 고려해 중국의 다자구상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한·일 관계 중재보다 대화 독려…북한 고립시키고 제재 지속될 것”

    “한·일 관계 중재보다 대화 독려…북한 고립시키고 제재 지속될 것”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17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과 일본 간 대화를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고립시키고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대북 강경책을 천명했다. 리퍼트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한국과 일본이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고 지역 안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우리는 그동안 (한·미·일) 국방장관회담, 정상회담 등을 통해 3국 간 공통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해 왔고 한·일 양국이 어렵고 고통스러운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나은 대화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나와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대사, 국무부 등 우리 팀이 (한·일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 그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정권을 고립시키고, 다자·독자 대북 제재를 지속하며, 강한 대북 억지력을 갖춘다는 3대 대북 노선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국방부 아·태 차관보를 거쳐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데다 인준을 위해 공화당에 맞춰 강경책을 내놨다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국·캐나다, FTA 가서명

    한국·캐나다, FTA 가서명

    한국과 캐나다가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서울에서 양측 수석대표인 최경림 산업부 통상차관보와 이언 버니 외교통상개발부 통상차관보가 한·캐나다 FTA 협정문에 가서명하고 올 하반기에 정식 서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 비준동의 등 절차가 별 탈 없이 이뤄지면 내년 초 FTA가 발효될 전망이며, 캐나다는 우리와 FTA를 체결한 12번째 국가가 된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10년 안에 교역품의 97.5%(품목기준)에 대한 관세를 균등 인하 방식으로 철폐한다. 한국의 최대 수혜자는 자동차 업계다. 자동차는 대 캐나다 수출의 42.8%(22억 3000만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행 6.1%의 관세는 협정이 발효되면 2년 뒤엔 완전히 사라진다. 한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6%) 역시 인하된다. 최근 원가 절감을 위해 해외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캐나다 자동차 업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밖에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 분야도 관세(8%) 철폐 효과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코트라는 한국과 캐나다 FTA가 발효되면 오일샌드, 셰일가스 등 자원 개발을 중심으로 한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는 오일샌드와 셰일가스 매장량이 세계 5위권이다. 한국산 에너지 기자재 업체가 수출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하지만 캐나다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 수입 증가로 국내 축산농가의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은 40% 정도인 캐나다산 쇠고기 관세를 15년에 걸쳐 철폐하고, 최고 25%인 돼지고기 관세 역시 세부 품목별로 5년 또는 13년 안에 점진적으로 낮춰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단 쌀과 분유, 치즈 등 211개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양국은 수입 증가로 심각한 피해를 보거나 피해 우려가 있을 때 자국 산업 보호조치를 할 수 있는 양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투자유치국 정부가 협정상의 의무를 어겨 투자자가 손해를 봤을 때 해당 정부를 상대로 국제중재를 신청할 수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도입에도 합의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한인 2세들에 거는 기대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한인 2세들에 거는 기대

    캐서린 문(한국이름 문형선·50) 미국 웰슬리대 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1986년이다. 당시 스미스대 졸업을 앞두고 있던 문 교수는 서울 광화문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인턴을 하고 있을 때였다. 대학 선배와 함께 모임에 나왔는데 굉장히 똑똑하고 자기 주장이 분명하며 자신감이 넘친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일곱 살 때까지 서울의 외가에서 자라고 꾸준히 한국말을 익혀 문 교수는 한국말을 꽤 했다.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93년부터 웰슬리대에서 국제정치와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전문가로 특히 한·미 동맹과 민주화, 불법 이민, 양성 평등 문제를 연구해왔다. 한국의 기지촌에서 벌어져 온 성 착취 문제를 한국·미국의 군사 동맹이라는 국제정치학적 지평에서 분석한 책 ‘동맹 속의 섹스’는 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 교수는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연구활동을 했다. 서울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 당시 서울에 있으면서 거리응원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체득했고, 나이 든 정부 관료와 외교관, 정치인, 학자들과 만나면서 남성 중심의 한국사회와 관료문화를 접했다. 한국의 사회·정치적 이슈들과 여성의 역할 등에 대해 관심이 많은 문 교수가 안보와 북한 핵 문제에만 함몰돼 있는 일부 한국 외교관들에게 낯선 건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문 교수를 알고 지내온 입장에서 한국문화와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하면서 미국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 교수만큼 한·미 양국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 듯싶다. 이런 문 교수가 최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초대 코리아 체어(한국 석좌연구직)에 임명됐다. 브루킹스연구소는 5년째 세계 싱크탱크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진보 성향의 연구소다. 1927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미국기업연구소(AEI),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미국 정부의 정책 입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3대 연구소로 꼽히며 민주당의 두뇌집단 역할을 해왔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차관을 지낸 스트로브 탈보트 소장이 연구소를 이끌고 있고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이 연구소 출신 인사들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오바마 1기 한반도 정책에 직접 관여했던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NSC 아시아 선임보좌관도 이곳 출신이다. 민주당의 본류 격인 브루킹스연구소에 코리아 체어가 신설된 것은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문 교수는 앞으로 격월로 한국과 관련된 행사를 주재하고 다양한 한·미 관련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게 된다. 한·미 정책결정자, 학자들과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브루킹스에 앞서 2009년 코리아 체어를 신설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코리아 체어를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한인 2세로 학생 때부터 잘 아는 사이다. 캐서린 문과 빅터 차, 데이비드 강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한인 2세 그룹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다. 우리 사회로 치면 386세대에 속하는 이들 세대에 성김 주한미국대사도 포함된다. 한인 2세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핵심 요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민 초기 의사와 변호사 등 특정 전문직에 집중됐던 한국계 미국인들의 진로는 공직과 관계, 금융계, IT,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재미 한인 2세들의 네트워크와 역할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이들을 우리의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우리 식의 애국심에 기대 호소해서는 곤란하다. 그보다는 이들이 미국 주류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묵묵히 지원해줘야 한다. 그것이 서로 윈윈하는 길이다.
  • [세계의 창] “中, 저질러 놓고 분쟁지 야금야금 수복 전략”

    [세계의 창] “中, 저질러 놓고 분쟁지 야금야금 수복 전략”

    “중국이 남중국해 현상변경을 통해 과거 강성시대를 재현하려는 시도를 구체화할 수록 주변국들의 반발과 공동 대응 그리고 미국의 ‘중국 억제’ 강화를 초래할 것이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량윈샹(梁雲祥) 교수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동중국해에 이어 남중국해에서도 주변국들과 충돌을 빚는 현재 상황이 결과적으로 ‘중국 위협론’만 확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은 지난해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베트남 지도자와 분쟁해역 공동개발 원칙에 합의해 놓고 왜 파라셀군도 인근 해역에서 석유시추 개발을 강행하나. -중국이 과거 남중국해 제도를 두고 주변국들에 공동개발 원칙을 내세운 것은 관리 능력이 없는 곳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동남아국들은 자신과 가까운 남중국해 섬들을 단독 개발해 왔고, 중국은 능력 부족으로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추면서 실효지배 강화에 나선 것이다. 더욱이 문제가 된 시사군도는 이미 1974년부터 중국이 통제했기에 중국 입장에선 분쟁이 없는 곳이므로 총리가 선언한 공동개발 원칙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국은 자신들이 통제했던 곳은 분쟁이 없는 자신의 땅으로, 통제하지 못했던 곳은 분쟁이 있어 담판을 통해 공동개발해야 하는 땅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80%를 모두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받아들이기는 어려운데. -중국이 역사 인식과 실력만으로 해결하려는 게 문제다. 법을 믿고 중재를 통해 법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현재 중국의 수준으로 볼 때 쉽지 않은 일이다. →중국과 영토분쟁이 격화된 일본, 베트남, 필리핀 가운데 중국이 가장 상대하기 힘든 나라는. -일본은 자체적으로 강한 해·공군을 가지고 있어 중국이 선뜻 맞붙기 어렵고, 필리핀은 가장 약해 보이지만 미국이라는 동맹이 있어 중국이 함부로 힘을 쓸 수 없다. 베트남은 비록 미국이 지지 의사를 표하고 있으나 미국의 동맹국이 아니어서 중국과 충돌해도 미국이 나설 명분이 없다. 이런 이유에서 중국은 베트남에 물대포 등 무력도 쓰고 있다. 향후 국지적 무력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이 개입하지 않고, 동남아 국가들이 공동으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다. →중국의 ‘해양굴기’ 승산은.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때와 마찬가지로 일단 저질러 놓고 외교적으로 수습한 뒤 다시 일을 벌이고 있다. ‘살라미 전술’처럼 분쟁 지역을 야금야금 수복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충돌이 한 번 일어날 때마다 동남아 국가들을 단결시키고 미국에 개입 명분을 주게 된다. 미국은 이 같은 중국의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동남아국가들을 지원하면서 중국의 해양굴기 억제를 강화할 것이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2014 공직열전] 국회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상)

    [2014 공직열전] 국회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상)

    국회의 권한이 커지고 활발해지면서 전문위원의 역할에도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 전문위원들은 날카로운 검토보고서를 통해 입법에 영향을 끼친다. 법률안, 예산안, 청원 등을 검토해 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에게 조언하고 검토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위원 책임 아래 만들어진 검토보고서는 의원들의 개별 법률안에 대한 전문 지식과 입장 등을 담아 대안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18개 위원회에는 수석전문위원이 한 명씩 있다. 그 밑에 한두 명의 전문위원이 있다. 수석전문위원 가운데 입법고시 출신은 15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3명은 7급 공채 출신이다. 행정고시 29회에 해당하는 입법고시 7회부터 10회까지 4기에 걸쳐 포진해 있다. 입법고시 9회가 7명으로 가장 많아 수석전문위원의 주축이다. 8회 4명, 7회와 10회는 각각 2명이 있다. 8, 9회는 1988년 6개월 간격을 두고 국회 사무처에 들어왔다. 행정부의 1급 상당 차관보급 대우를 받는 수석전문위원과 국장급인 전문위원은 입법조사관이 준비한 법률안 등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최종 점검해 의원들에게 제출하고 국정감사를 준비한다. 여야 사이의 조정과 균형감각이 중시되고 조용한 일처리가 일반적인 경향이다. 자칫 “한쪽 편을 든다”는 지적을 피하려고 나름대로 무진 애를 쓰면서 맘고생하기도 다반사다. 국회 운영을 총괄하는 운영위에는 ‘백전노장’의 구기성 수석이 버티고 있다. 뛰어난 각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으로 구성된 운영위에서 불꽃 튀는 여야 입장을 무리 없이 조정하고 있다. 정기회·임시국회 등 의사일정을 협의하고 국회법 및 국회 규칙의 제·개정, 국정감사 협의·조정 등 국회 운영의 주요 사안들이 노련한 구 위원의 손을 거쳐 조율된다. 계장·과장·국장 등 국회 의사·의안 업무 관련 부서를 두루 거쳤고, 정무 감각에 조정 능력도 갖췄다는 평이다. 따르는 후배도 많다. ‘위원회 중의 위원회’로 불리는 법사위에는 임중호 수석이 전문위원 3명과 파견 판사·검사, 법제처 파견과장, 14명의 입법조사관 등과 호흡을 맞추며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들을 본회의에 가기 전에 살피는 최종 수문장 역할을 한다. 전문성 있고 신속한 일처리로 법안들의 ‘본회의 행’(行)은 차질 없이 진행된다. 비(非)고시 7급 공채 출신 가운데 대표주자로 손색없는 업무능력을 보여줘 왔다. 신중하면서도 “입법조사관들은 소신 있게 법안을 검토해 달라. 책임은 내가 진다”는 강단도 보인다. 진정구 수석은 총리실, 금융위원회 등을 다루는 정무위원회 소속이다. 조용하면서도 철저한 업무처리 능력에 요점을 간결하게 전달하는 발표력도 발군이다. 수석전문위원 가운데 최연소이지만 사무처 살림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 운영위 수석 등 폭넓은 경험이 있는데다 경력도 탄탄하다. 직원들 사이에 신망은 두텁지만 싫은 소리를 못 한다는 게 ‘단점’. 이종후 외교통일위 수석은 깔끔한 일처리와 부드러운 리더십이 두드러진다. 예결위에서 잔뼈가 굵었고, 국회의장을 보좌해 국회 본회의 진행을 책임지는 요직인 의사국장을 거친 에이스다. 예결위 전문위원, 오스트리아 주재 공사 등 단단한 경력도 눈에 띈다. 손충덕 안전행정위 수석은 입법민원과장 등을 지내면서 국회의안정보시스템을 도입한 ‘국회 정보화시대’의 개척자. 국회 ‘아래아 한글시스템’을 구축했다. 중국 베이징대사관 입법관을 지냈고 중국지역학 박사과정을 수료해 중국 업무에 조예가 깊다. 행정안전 및 국방 현안들을 여야 사이에서 원만하게 조율해 왔다. 성석호 국방위 수석은 현장에서 직원과 함께 호흡하며 고민하는 팀워크를 강조해 온 외교안보 전문가. “논쟁이 많은 현안을 팀워크로 해결해 왔다”는 자부심이 크다. 과거 외통위 수석으로서 한·유럽연합(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통과 과정에서 ·야를 오가는 중재 역할로 돋보였다. 올 1월부터 국방위 수석을 맡아 무기획득체계 개선, 지뢰피해자 보상 등을 처리했다. 골프 싱글 솜씨를 유지할 정도로 부지런하다. 정보위 허영호 수석은 국제국에서 잔뼈가 굵어 의원 외교에 밝다. 1995년 국제의원연맹(IPU) 집행위원 선거 당시 선거운동을 기획해 중국 후보를 누르고 우리나라의 박정수 전 의원을 당선시킨 주인공이란 자부심이 크다. 성공적인 행사로 꼽히는 1997년 서울 IPU 총회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지난해 1월 정보위 수석을 맡아 국가정보원 댓글 파동을 치렀고, 국정원 개혁특위와 조사특위를 원만하게 진행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프로급 마라톤 동호인이다. 이용원 여성위 수석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양성평등기본법, 청소년수련활동 안전강화 등에 대한 법률 개정 등을 다뤘다. 교과위 전문위원을 4년 동안 지내며 원자력안전위·국가과기위 신설 등 과기 행정체계 개편에 깊이 관여했다. 복권 발행에 대한 법제개선 방안을 오래 연구해 와 일가견이 있다. 선이 굵고 과묵한 실천형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다음회는 국회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하) 입니다
  • [사설] 오바마 방한 북핵 해결에 최우선 순위 둬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의 정치적 파고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의 순방은 의례적 차원을 넘어선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일본에 이어 오는 25일과 26일 사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최근 유동적인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비춰 시의적절한 것”이라면서 “한·미 간 포괄적 전략동맹 관련 방안, 북핵문제 관련 한·미 간의 공조, 동북아 정세 및 범세계적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핵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국제 사회의 골칫덩이로 일찌감치 자리 잡은 가운데 최근에는 위력이 한층 배가된 4차 핵실험의 위협마저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괄적 전략동맹과 북한 핵 문제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은 것은 매우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핵이 아니더라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해상에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지 불과 두 주일 남짓 지났을 뿐이다. 당시 미그기로 추정되는 북한 전투기가 NLL을 넘어오는 바람에 우리 군도 F15K와 F16 전투기에 격추 명령을 내려 대기시켰다니 불상사는 언제든 빚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까지 날아와 청와대를 샅샅이 촬영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한반도 안보가 굳건하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는가. 그런 만큼 정상회담에서는 두 나라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해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더불어 미·중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생존권 차원에서도 불가피하다는 것을 미국에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북한의 핵 위협을 억지하고 지역의 안정을 되찾으려면 인접국 간 신뢰 회복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요소다. 그렇지만 현실은 일본의 아베 정부가 ‘평화헌법’마저 부정하는 반(反)역사 행보로 주변국과 협력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양상이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미 대통령이 직접 나설 정도로 한·일 간의 분쟁 수위가 높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역설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따라서 중국의 세력확장을 견제하는 데 급급해 일본의 패륜적 과거사 인식을 묵인하는 행보를 보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이 6·25전쟁 당시 불법반출한 조선시대 국새와 어보의 당연한 반환을 ‘방한 선물’로 포장하기에 앞서 아베에 대해 진솔한 역사인식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 북핵 위협을 떨치는 단초를 마련하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양국은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합의를 적극적으로 도출해야 한다. 아베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교정하는 미국의 노력은 주변국의 협조를 이끌어내 순방 외교가 성공을 거두기 위한 중요한 전제가 될 것이다. 한편으로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순방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당초 일정에 한국은 들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 방문은 한·일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우려한 미국의 외교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없지 않다. 그럴수록 정부는 미국 대통령의 방한 자체를 성과로 보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 한·일 16일 국장급 위안부 협의…관계 개선 열쇠는 ‘日의 진정성’

    한국과 일본 양국이 16일 오후 서울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국장급 협의를 개최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내주 한·일 방문을 앞두고 양국이 관계 개선을 탐색하면서 실타래처럼 꼬인 과거사를 풀어 갈 동력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위안부 문제는 한·일 관계를 풀어갈 상징적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2012년 12월 집권한 후 한 차례도 성사되지 못한 한·일 정상회담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치적 징검다리’ 성격이 짙다. 일본은 1991년 위안부 문제가 처음 제기된 이후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법적으로 청산됐다는 공식 입장을 보여왔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제기한 법적 책임 문제는 회피하면서 아시아여성기금과 같은 민간 차원의 대책을 강조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양국 관계 정상화의 주요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번 협의의 관건은 일본이 얼마나 진정성 있는 카드를 제시할지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및 국내 시민단체의 입장을 감안해 어떤 방식이든 일본 정부 차원의 법적 책임 인정을 이끌어 내는 게 과제다. 이 때문에 정부 간 협의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양국 대표인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간 첫 협의에서 구체적 방안이 도출되기보다는 향후 위안부 협의를 정례화하며,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는 모멘텀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일회성 의제로 면피하거나 독도 등 자국 관심사로 의제를 확대할 경우 당국 간 협의 자체가 파행될 수 있다. 아베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작성 과정을 검증하는 행보도 양국 경색의 불씨가 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일 방문을 한·미·일 3국 공조 복원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 강해 북핵 위협 등 한반도 안보를 매개로 구체적인 성과 도출을 한·일 모두에 압박하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한·일 양국의 역사 문제까지 중재하며 자신들의 동북아 전략을 위해 한·일 관계 복원을 압박하는 자체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아베 ‘독도 교과서’ 본색… 한·일관계 예고된 경색

    아베 ‘독도 교과서’ 본색… 한·일관계 예고된 경색

    내년부터 일본 초등학교 5, 6학년생은 일제히 “일본의 고유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고 배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4일 독도 영유권 주장을 기술한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4종을 모두 합격 처리했다. 외무성은 이날 ‘독도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상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외교청서를 발표했다. 새 교과서 모두 독도 기술뿐 아니라 독도를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명칭)라고 표기한 지도를 게재했다. 한·일 양국 국경선마저 독도의 왼쪽에 그어 독도를 일본 영토인 것으로 표현했다. 일본의 ‘부끄러운 과거’는 외면했다. 전시 여성의 인권 문제인 일본군 위안부는 ‘성(性) 문제’라는 이유로 2010년에 이어 이번에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일본 제국주의의 신호탄이었던 청일·러일 전쟁은 “구미 국가에 일본의 힘을 인정하게 해 구미의 지배로 고통받는 아시아 국가에 용기를 줬다”고 미화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개정한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이어 이번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예외 없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하도록 강제했다. 이로써 아베 신조 총리의 집권 이후 부끄러운 과거사는 외면하고 일본의 국가적 야욕과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내용을 강화하는 아베의 ‘영토·역사 교육’ 노선이 뿌리를 내렸다. ‘아베 일본’이 자국의 미래세대에게 ‘우익적 역사관’을 이식하고, 한국과의 역사 갈등을 이어가며 보수 세력의 집권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단계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한·일 양국은 냉랭하면서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달 26일(한국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네덜란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면했지만 ‘현상 변화’는 없었다. 다만 일본이 교과서 검정 결과와 외교청서란 두 악재를 이날 함께 발표하며 ‘확전 자제’의 제스처를 보였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한·일 방문 때까지 양국 모두 일정부분 관계 관리를 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우리 측은 역점을 두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국장급 회의 개최 문제는 계속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측에 득이 되는 점은 적극 취하되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건 불변인 만큼 이 문제는 단호하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한다는 태도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교과서 검정제도를 빙자해 독도 도발을 계속한다면 한·일 관계 개선의 길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일 정상회담의 국제정치 역학/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미·일 정상회담의 국제정치 역학/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개최는 그 어느때보다 높은 관심을 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처음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은 물론이고, 미국의 중재에 의해 한일 정상이 만난다는 것도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일 갈등은 양국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한·미동맹, 한·중관계 그리고 동북아 질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에 관심을 두게 된 것에는 중국의 ‘공세적 부상’에 대한 우려가 포함돼 있다. 한·미동맹 및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역내 안정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으로서는 한·일관계의 악화를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 큰 걸림돌로 인식한 것이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최악의 상황에 빠진 한·일 갈등이 미국의 외교전략에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한·일관계의 악화를 이용해 한국을 중국 쪽으로 더 밀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한·일 간을 더욱더 멀어지도록 하여 한·미·일 협조체제를 차단하려는 시도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 예로 중국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의 설립에 지금까지 반대하였건만, 한·일관계가 악화된 지금은 선뜻 수락한 것을 들 수 있다. 즉 중국은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을 통하여 한국과 중국이 일본 압박에 공조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고자 한다. 중국의 속내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의 고립을 한층 강화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 기회에 일본에 대한 외교적, 군사적 압력을 지속하여 동북아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우위를 정립하려고 한다. 중국이 한국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근저에는 중국이 동북아에서 상황적인 우위를 구축하고 나아가서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질서를 흔들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조차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제로섬으로 보면서 한국 외교를 우려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도 일본의 역사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이 일본을 무시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감정적인 대응이 한·일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연방예산 삭감 이후 아시아에서 우방 및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방위전략을 생각하고 있으나 한·일관계의 악화로 인해 한·미·일 협조관계가 훼손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협조적이면서 미·일 동맹 강화에 나서는 일본에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면 일본은 극동지역에서 ‘불침항모’이며, 아시아에서 영국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 점에서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이 절대적인 미국의 지지자라고 인식하고 있다. 일부 미국인들은 일본이 지난 60여년간 소위 ‘좋은 지구촌 시민’으로서 역할을 하였다고 인정하면서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지나친 과잉반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마저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인식은 한·중관계가 우호적일수록 한국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일본의 군비 확충을 지지하였을 때 한국이 중국과 함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이 그 예이다. 이의 역풍으로 한국이 친중으로 편향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미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사문제에 대해 중국이 한국과 협력적인 자세를 취하면 취할수록 미국의 일각에서는 한국의 감정적인 대응이 한·미·일의 전략협력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한·일관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미국이 누구의 편도 들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한반도 및 지역정세, 바람직한 안보구도와 같은 큰 전략적인 관점에서 한·미·일이 공감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실천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중국문제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전달해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안보에서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여를 적극적으로 피력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방한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편한 마음을 갖도록 한국이 노력할 때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도 강화될 수 있다.
  • [뉴스 분석] 북핵과 통일 사이 ‘박근혜 외교’ 시험대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5박 7일간의 네덜란드 및 독일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은 취임 이후 일곱 번째이자 지난 1월 중순 인도와 스위스 국빈 방문에 이은 올해 두 번째 해외 방문이다. 이번 순방은 핵안보와 통일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난해 집권 1년차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외교의 큰 틀을 구축했다면 이번 순방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박근혜 외교’ 역량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는 동북아 정세는 물론 미국과 러시아의 반목이 깊어지는 국제 정세를 고려하면서 우리의 국익을 지켜야 하는 고차원적 외교 해법 마련이 주목된다. 우선 박 대통령은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해 개막 선도연설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 아래 국제 핵안보 체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박 대통령은 25일 헤이그에서 미국이 중재하는 형태의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처음으로 마주 앉는 자리다. 일본군 위안부 등 한·일 간 현안 문제는 공식 논의되지 않지만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회의라 한·일 정상이 관계 개선의 여지를 탐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헤이그 도착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정상회담을 한다. 한·미·일 3국 정상회담과 별도로 시 주석과 만남으로써 북핵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오는 26일 독일 베를린으로 가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을 시찰한 뒤 오랜 친분을 쌓아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독일은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반세기 전인 1964년 12월 차관을 요청하기 위해 방문,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뿌렸던 장소다. 딸인 박 대통령이 꼭 50년 만에 이 나라를 다시 찾아 이번에는 ‘통일 대박’의 문을 노크한다. 오는 28일에는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옛 동독지역의 드레스덴 공대를 방문해 명예 박사학위를 받고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이른바 ‘드레스덴 통일 독트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이그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선물 뭐하나…바빠지는 한·일 물밑협상

    “한·일 관계는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부터 시작이다.” 정부 소식통은 21일 공식 발표된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각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게 됐지만 정작 그 자리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된 심도 있는 논의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통은 “일단 이번 회담을 통해 한·일 간 대화의 물꼬를 튼 후 현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도통신도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한·미·일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한 대응이 주된 의제가 되고, 군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간 현안은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3자 정상회담 이후 관전 포인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 전에 한·일이 가시적인 움직임을 도출할 수 있을지다. 이번 3자 정상회담이 한·일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미국의 강한 의지로 개최되는 만큼 한국과 일본도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 때 일종의 ‘선물’을 안겨 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를 위해 한·일 양국은 헤이그핵안보정상회의 이후 활발하게 물밑 접촉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한국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최우선 조건으로 내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얼마나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느냐다. 이날 한·일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의제로 한 국장급 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외교부가 밝힘에 따라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에 국장급 회의가 개최되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한정한 당국 간 협의로는 사실상 1990년대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의가 열려도 양측의 기본 입장차만 확인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美와 관계 등 실리 고려… 늦추면 되레 역풍 판단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한국·미국·일본 3국 정상회담에 참석키로 19일 최종 결정하면서 한·일 양국 정상이 새 정부 출범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주하게 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난해 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파국으로 치닫던 한·일 양국 관계에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3자 회담을 고심 끝에 수용한 데는 아베 총리와의 대화가 늦어질수록 우리 측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다음 달 한·일 방문을 앞두고 양국에 점증되는 ‘관계 개선 압박’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재하는 형식이지만 한·미·일 3국 정상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북핵을 의제로 공조를 과시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대한 공동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북한 정세와 중국의 북핵 6자 회담 재개 등 안보 현안을 3국 최고위급이 직접 조율하는 계기가 된다는 실리적 측면도 크게 고려됐다. 외교부도 3자 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비해 실무 협의를 진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한·일 관계가 장기간 경색되는 현실과 3국 정상회담을 통한 안보 공조 효과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아베 총리가 지난 14일, 18일 두 차례 국회 답변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 계승을 재차 확언한 데다 26일로 예정됐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를 4월 초로 연기하고 위안부 문제를 협의하겠다는 의향을 제시하는 등 성의 표시를 한 것도 우리 측 기류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꼽힌다. 청와대와 정부 내 강온 의견이 교차되는 가운데 적절한 수준의 ‘화답’을 고민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특히 아베 총리가 그동안 ‘대화하는 일본’ 대 ‘회피하는 한국’이라는 구도를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왔던 만큼 우리 측의 대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동시에 아베 총리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헤이그에서의 3국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이 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탐색하겠지만 그 이후의 정상회담 수순을 밟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아베 정부가 여전히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행동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의 교과서 검증 결과와 외교청서 발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 시도 등의 변수도 남아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에 관한 서울신문의 서면 질의에 “한·일이 대화를 통해 우호적으로 차이점을 해결하길 기대한다. 지속적인 한·미·일 3자 협력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크림共, 1500명 자체軍 창설… 16일 주민투표 때 무장 배치

    러시아 귀속 찬반 주민투표를 앞둔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이 군대를 창설하는 등 분리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와 미국의 외교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자체 군대를 창설해 16일 열릴 주민투표에서 각 투표장에 배치하겠다”면서 “주민투표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군인 1500명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악쇼노프 총리는 “육군 외에 해군도 창설할 계획이며, 주민투표에서 크림의 러시아 귀속이 확정되면 크림 육군과 해군은 러시아군 산하로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림 의회는 군대 창설권과 군 최고통수권을 총리에게 부여한 상태다. 크림 자치공화국은 주민투표 감시자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초청했으나 OSCE는 크림 지역이 회원국이 아니라며 거부했다. 앞서 OSCE는 크림반도 감시를 위해 여러 차례 방문하려다 무장세력에게 저지당해 들어가지 못했다. 크림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이 제기한 사태 중재안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해결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의 중재안은 적합하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친러시아 정부를 향한 쿠데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의 면담을 제안했다. 지난 7일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철군, 크림반도 병합 시도 종결, 외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을 담은 중재안을 내놨다. 미국도 즉각 러시아의 제안을 거부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한 만나지 않겠다”면서 “크림반도에서 러시아의 군사 개입은 협상을 어렵게 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젠 프사키 국무부 대변인도 “러시아가 외교 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만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절교 수준의 두 친구 함께 웃을 묘안 없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4월 하순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하게 됐지만 한·일 관계가 냉랭한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측을 설득하는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6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달 한국과 일본 동시 방문을 앞두고 미 백악관과 국무부가 상당히 고심하고 있다”며 “한·일 관계의 냉각기가 지속돼 오바마 대통령이 양국을 방문했을 때 어느 쪽을 편들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 때문에 미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 전에 한·일 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되기를 바라면서 양측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설득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일은 일본군 위안부, 독도, 교과서 등 과거사·영토 문제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으로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미국은 “한·일 당사자 간에 해결할 문제”라면서도 양국 사이에서 물밑 중재를 해 왔다. 특히 일본 측 정부 관계자와 정치인들이 미국을 방문하는 계기를 통해 일본 측에 자제와 화해를 촉구해 왔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한·일 정상이 만나 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톰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개요와 평가’ 세미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아마도 (3월 하순) 헤이그(핵안보정상회의)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며 일부 진전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일 정상이 만나도록 미국이 더 깊이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동북아 안보 상황은 매우 미묘하며 미국이 한·일 간 긴장을 낮추도록 직접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양국 정상이 직접 접촉해 화해할 수 있게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러, 우크라 强대强 대치… 신냉전 시대 오나

    美·러, 우크라 强대强 대치… 신냉전 시대 오나

    “(우크라이나 영토에) 러시아군을 파견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다. 러시아의 정치적·경제적 고립으로 이어질 것이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러시아인들의 생명과 안전에 실질적인 위협이 존재한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 대통령이 2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대규모 병력 투입’과 ‘즉각 전투 개시 가능’이라는 강공 카드를 꺼냈다.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실각하고 친서방 성향의 야권이 권력을 장악한 뒤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다 드디어 ‘응징’에 나선 것이다. 이에 맞서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 개입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이 숨가쁘게 전개됨에 따라 ‘신냉전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사태를 둘러싸고도 첨예하게 대립해 왔고, 아시아에선 러시아와 중국이 ‘밀월’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푸틴 대통령의 ‘과거’다. 2008년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에서처럼 군사 공격을 선택할 수 있다. 당시 러시아는 구소련 해체 후 독립한 조지아 내에서 친러 성향의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지역이 분리 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조지아 정부가 무력진압을 하자 자국인을 보호한다며 군사 공격을 감행, 5일 만에 장악했다. 푸틴의 냉혹한 승부사 기질도 고려할 만하다. 전직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이던 푸틴은 체첸과 더불어 러시아 연방으로부터 분리와 독립 투쟁을 벌이는 이슬람교도 반군을 싹쓸이한 인물이다. 그러나 실제 푸틴 대통령이 군사공격을 감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그동안 리비아나 시리아 사태에서 군사 개입을 반대해 왔던 터라 원칙을 깨기 쉽지 않다. 또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아야 할 미국, 유럽연합(EU)과의 갈등도 부담스럽다.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인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러시아로 그 여파가 전이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을 세우기 위한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푸틴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 신청서’를 상원에 제출했던 그리고리 카라신 외무부 차관도 “상원의 군사력 사용 승인이 즉각 무력 사용이 이루어질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 상원이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소환하라는 호소문을 채택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다. 푸틴에 맞서는 오바마의 선택도 주목된다. 그동안 이란 핵 폐기, 시리아 사태 등 협력 사안이 줄줄이 쌓인 탓에 정면 대결을 피하며 애써 ‘거리두기’를 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태도를 바꿔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선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추가로 공격을 취할 수 있고, 이는 나아가 러시아가 미국의 유럽·중동·아시아 내 이해관계에 도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미국이 강경하게 변한 데는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요충지인 까닭도 있다.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천연가스 수출은 주로 우크라이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미국도 시리아 내전 등 국제 주요 사안에서 대립하는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유럽 각국도 미국의 강경 노선에 동조하고 있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AFP통신에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오는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불참할 수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하퍼 총리는 정상회의 불참과 주러시아 대사 소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의 고민도 크다.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에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제어할 수단이 많지 않을뿐더러 잘못 발을 담갔다가는 ‘제2의 시리아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 외교적 압박 및 유엔 등을 통한 중재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우크라이나 운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크림반도에 병력을 투입해 사실상 통제권을 장악하자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는 “군사 개입은 곧 전쟁”이라며 즉각 항전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통해 크림반도에서 영향력을 되찾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재로 크림반도에서의 전쟁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친서방 북서부 지역과 친러시아 동남부 지역 간 갈등이 더 깊어져 내전을 겪게 될 수도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크림자치공화국에는 3500명으로 구성된 1개 우크라이나 여단만이 상징적으로 주둔하고 있다. 현대전에 맞게 개량된 탱크는 아예 없고 수호이27 1개 편대와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이었던 1개 선단이 크림반도 내 병력의 전부다. 반면 러시아는 이미 6000여명을 크림반도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빼앗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매우 쉽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외교,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군사 공격을 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한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즉시 자국 부담으로 돌아오는 데다 미국 및 EU 등과의 갈등이 더해지면 득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크림반도를 비롯한 친러시아 성향의 동남부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동부 돈바스주의 수도 도네츠크시는 자치제를 도입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역시 동부인 하리코프에선 2일 친러시아 시위대와 중앙정부 지지 세력이 충돌해 100여명이 다쳤다. 디폴트(채무 불이행) 직전의 경제 상황에 내몰린 국민이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관료를 믿지 않는다는 점도 과도정부가 맞닥뜨릴 문제다. 이고르 부라코프스키 우크라이나 경제연구정책자문협회 회장은 2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재정 적자는 총 450억 달러(약 48조 375억원)”라면서 “새 총리인 아르세니 야체뉴크는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망쳐 버린 약하고 비효율적인 부패 국가를 물려받았다”고 한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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