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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메르켈 외교, 박근혜 외교/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메르켈 외교, 박근혜 외교/최광숙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배가 비슷한 데다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이공계 출신이어서 종종 닮은꼴 지도자로 비교된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 드러나는 외교 스타일을 보면 딴판이다. 메르켈이 소신 있으면서도 유연하게 실리를 취하는 반면 박 대통령은 앞뒤가 꽉 막힌 듯한 행보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 행사에 서방 국가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항의로 러시아 방문을 보이콧했다. 사실 메르켈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공연하게 서로를 물어뜯는 앙숙으로 묘사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 메르켈에게 먼저 ‘악동’ 짓을 한 것은 푸틴이다. 2006년 메르켈의 총리 취임 후 첫 러시아 방문 시 푸틴이 내민 선물은 개 인형이었다. 개에게 물린 이후 개 공포증이 있는 메르켈에게는 부적절한 선물임을 푸틴이 모를 리 없었다. 이듬해 푸틴은 메르켈과의 정상회담장에 자신의 애견을 풀어 놓았다. 갑자기 나타난 이 검은 개는 메르켈에게 다가와 킁킁 냄새를 맡고 발을 핥았다. 메르켈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두 다리를 바짝 끌어당겨야 했고, 푸틴은 이를 느긋하게 바라보았다. 특히 회담에서 푸틴은 호통을 치거나 거칠게 구는 등 마치 KGB 장교처럼 행동하곤 해 메르켈을 경악하게 했다고 한다. 이러니 메르켈이 푸틴을 좋아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메르켈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외교 현안을 다루기 위해 푸틴을 결코 멀리하지 않았다. 다른 정상보다 더 자주 만나고, 더 자주 통화했다. 올 들어 3번 정상회담, 16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크게 악화된 지난해는 4번 정상회담과 34번의 전화통화가 있었다. 이번 메르켈의 러시아 외교가 돋보인 것은 명분과 실리를 다 얻는 전략적인 행보 때문이다. 메르켈은 지난 11일 푸틴과 2차 세계대전 무명용사 묘를 헌화하는 것으로 전범국으로서의 과거사 반성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전날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가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으로 5000명 이상 숨진 상황에서 러시아군의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메르켈은 푸틴과의 회담에서는 우크라니아 사태의 해결을 촉구함으로써 유럽의 문제 해결에 독일이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 줬다. 과거사와 외교 현안을 철저히 분리 대응하는 실리 외교를 펼친 것이다. 반면 박 대통령은 과거사에만 ‘올인’하고 다른 것은 고려하지 않는 원리주의적 방식을 취했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전 아베 총리가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청했을 때 무뚝뚝한 표정으로 외면했다. 2013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도 바로 옆에 앉은 아베와 눈길 한번 나누지 않았다. 아베가 박 대통령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하늘을 쳐다보며 ‘투명인간’ 취급했다. 이런 박근혜식 ‘얼음외교’는 누가 봐도 결례로 비춰진다. 뒤늦게 정부가 과거사와 경제·외교는 분리 대응한다지만 이미 대일 외교에서 우리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상태다. 그렇다고 미국·중국과 더 친해진 것도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주도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를 놓고 눈치만 보다가 결국 두 나라 모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이 사이 미·일은 신밀월 시대를 활짝 열며 갈수록 밀착되고, 과거사로 아베를 멀리하던 중국도 일본과 손을 잡았다. 한국만 외로운 ‘섬’처럼 외교적 고립 위기에 몰리고 있다. 메르켈의 거침없으면서도 실리를 취하는 외교 행보는 독일이 유럽의 최대 경제국이기에 가능한 측면이 있지만 메르켈 개인의 외교 능력도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 세계 외교무대에서 미국·프랑스에 비하면 변방에 머물던 독일의 위상은 메르켈의 등극 이후 높아졌다. 강국에 둘러싸인 우리는 더더욱 인근 국가들과 연대하며 국익을 챙기는 실리 외교를 펼쳐야 한다. 지도자의 외교력에 따라 국가의 위상만이 아니라 국가의 흥망성쇠까지도 달렸는지 모른다. bori@seoul.co.kr
  • 美 “남중국해 갈등 ICJ서 중재해야”

    미국 정부가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충돌을 빚는 남중국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한 중재를 제안하고 나섰다. 미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남중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이 실시되는 등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베트남과 일본은 14일 오후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는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황사, 중국명 시사 군도)를 마주한 해역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데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3일 상원 외교위원회가 ‘동아시아 해양 이슈’를 주제로 연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 ‘남중국해에서 1970~80년대 파라셀제도와 존슨산호초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것과 같이 공개적인 큰 충돌을 피하려면 당사국들이 평화롭고 외교적인 접근을 찾아야 한다”며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려면 양측이 상호 합의한 제3자에 의한 해결 방법, 특히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의존하는 것이 유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당국자가 남중국해 갈등 해결을 위해 ICJ를 통한 해결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WSJ가 12일 중국 인공섬 인근에 미군이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다음날 러셀 차관보가 의회에서 외교적 해결을 거듭 강조한 것은 미·중 간 이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것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신임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에 중국 전문가인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주중 미대사관 부대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자리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크리텐브링크 부대사를 내정한 것은 6월 미·중 경제대화와 9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화적 제스처로 보인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도발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을 위험에 빠뜨리면 미국 역시 위험해 질 것이다. 중국이 핵강국임을 미국도 잘 알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정부-론스타 5조대 소송…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 쟁점

    정부-론스타 5조대 소송…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 쟁점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시작된다. 소송 가액만 5조 1000억원(약 46억 7900만 달러)인 ‘매머드급 송사’인 데다 우리 정부가 당한 ‘사실상의 첫 ISD’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이 걸려 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유사 소송 불똥 등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세계은행 산하 중재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15일부터 24일까지 워싱턴DC 세계은행 본부 내 ICSID에서 한국 정부와 론스타 관계자 등 소송 당사자와 대리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심리를 연다. 한국 정부의 소송대리인을 맡은 미국 로펌 아널드 앤드 포터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다음달 29일부터 7월 8일까지 2차 심리를 거쳐 내년쯤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2년 5월부터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6개 부처가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김철수(사법연수원 27기) 국제법무과장 등을 미국 현지로 보내 소송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재재판부가 ‘비밀유지명령’을 한 상태인 데다 우리 측 대응전략이 알려지면 재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국익에 좋지 않다”면서 “다만 지금까지는 우리 정부 입장을 방어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사고팔아 총 4조 70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먹튀’ 외국자본의 대명사로 불리는 론스타가 ICSID에 한국 정부를 상대로 중재를 신청한 것은 2012년 11월 21일이다. 한국 정부 탓에 외환은행 매각이 늦어져 5조 1000억원의 손해를 봤고 부당한 세금을 물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첫 법정 대면을 하는 1차 심리에서는 론스타와 우리 정부 주장을 듣는 초기 구두심문이 진행된다. 2007∼2012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팔려고 할 때 승인권을 갖고 있던 한덕수 당시 경제부총리, 전광우·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1차 쟁점은 소송의 성립 여부를 다투는 관할권 문제다. 앞서 론스타는 벨기에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 형태의 자회사들을 통해 외환은행, 강남 스타타워 빌딩, 극동건설 등에 투자했다. 론스타는 이런 투자 행위가 ‘한·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협정(BIT)’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자회사들이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한 만큼 투자협정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태도다. 이는 우리 정부가 론스타 측에 물린 8000억원대의 세금 문제와 직결된다. 핵심 쟁점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 문제다. 론스타는 2007년 9월 HSBC에 외환은행 지분 51%를 5조 9376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했음에도 한국 정부가 매각 승인을 지연시키는 바람에 더 큰 차익을 얻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정부는 론스타의 헐값 외환은행 인수 의혹에 대한 배임 사건 등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섣불리 매각을 승인해 줄 수 없었다고 반박한다. 일각에선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중도 합의설’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론스타가 소송 가액보다 낮은 두 가지 협상안을 비공개로 제시했다는 설도 있다. 민변 국제통상위원회 소속 노주희 변호사는 “정부가 최소한의 정보도 공개하지 않아 이번 소송을 전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론스타가 ‘한·벨기에 투자협정’을 방어 논리로 내세우고 있는데 (실제 미국계 회사인) 론스타가 과연 벨기에 회사인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벨기에 투자협정은 한국 국내법을 준수하는 투자만을 보호하도록 한 만큼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 조작 등 불법 행위를 했으므로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 역시 쟁점으로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서울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미·일 “북핵 등 협력” 과거사 문제는 ‘동상삼몽’

    한·미·일 “북핵 등 협력” 과거사 문제는 ‘동상삼몽’

    한국과 미국, 일본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처음으로 3국 외무차관 회의를 열고 북핵 문제 등의 공조 강화에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 ●日 “역사 직시… 한·일 더 나은 관계로 발전”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 사이키 아키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회의를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과거사 문제에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 문제를 비롯한 여러 다른 분야에서는 협력을 증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 문제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북핵 등 안보 및 경제 협력은 유지하는 이른바 ‘투 트랙’ 접근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사이키 차관은 “일본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라며 “우리도 역사를 정면으로 직시하고 있으며 아베 신조 총리가 공개적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견해를 표명해 왔다”고 주장했다. 사이키 차관은 “한·일은 지난 50년간 매우 긍정적인 관계를 보여 왔으며 이를 더 나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책임이 있다”면서도 “아베 총리가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는 연설문 초안을 보지 못해 모르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날 첫 3자 차관회의를 주도한 블링컨 부장관은 ‘미국이 한·일 관계를 중재하는 것이냐’는 서울신문의 질의에 “한·일 양국이 직면한 공통 목표와 도전과제가 현존하는 갈등을 압도할 것임은 분명하다”면서도 “미국은 한·일 양국 사이를 중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개선을) 독려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중재 역할을 부인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일본이 위안부 등 역사 문제에 올바른 자세를 갖지 않을 경우 다른 문제에 대한 협력에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단호하게 밝혔다”며 “특히 아베 총리가 방미 때 올바른 역사 인식을 담은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은 물론 미국 측도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혀, 이견을 좁히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韓 “아베 방미때 올바른 역사 표명 중요”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이란 핵협상이 고비를 넘겼고 미 의회에서도 진전되고 있는 만큼 북한도 이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며, 앞으로 북핵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기회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날 회의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예고 없이 방문해 환담을 했고 이 자리에서 이란 핵협상 등 중동 문제를 중심으로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독도 도발 해놓고… 안보 협력 구애하는 日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한·미·일 3국의 안보 공조를 강조한 데 이어 한국과 안보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일본의 ‘구애’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과거사나 독도 영유권 문제 등 국민감정을 감안해 신중한 입장이나 미국의 적극적 중재에 따라 지난해 말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에 이어 한·일 간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도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일 양국은 14일 외교·국방 라인의 한·일안보정책협의회에 이어 16일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16~17일 한·미·일 안보토의(DTT)를 통해 잇따라 접촉한다.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전보장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는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성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미국 국방부 주최로 열리는 이번 DTT에서는 지난해 12월 발효된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의 후속조치가 논의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본은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일 군 당국이 연료와 탄약 등 군수품을 상호 융통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까지 내다보고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일본 언론은 12일 일본 정부가 다음달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현재로선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나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 문제는 계획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일본이 자국 언론을 활용해 분위기 조성을 시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내부적으로는 과거사 문제와는 별도로 일본과의 군사협력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정부는 2012년에도 한·일정보보호협정과 함께 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추진하다 악화된 여론 때문에 철회한 적이 있다. 김 대변인도 “가끔 해외에서 유엔평화유지군(PKO) 활동을 하다 보면 일본 측 물자가 필요할 때도 있다”고 여지를 남겨놨다. 따라서 정부의 신중한 입장에도 한·일 간 계속되는 안보협의를 바탕으로 일본이 협정 체결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특히 이번에도 미국이 적극적 중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사]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김형진△재외동포영사대사 이기철△남아시아태평양국장 강영훈△유럽국장 박철민△국제기구국 협력관 함상욱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사장(기획이사 겸임) 이완성△기술이사 김이원 ■대한상사중재원 △기획관리본부장 전덕수△분쟁종합지원센터장 진규호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장(경상대학장 겸임) 양종곤△취업진로처 부처장 김철현 ■경희의료원 △의무부총장(경희의료원장 겸임) 임영진△경희대병원장 김건식△경희의료원 경영정책실장(강동경희대병원 경영정책실장 겸임) 우정택△의과학연구장 이태원△경희메디칼아카데미소장 임천규 ■차병원그룹 △총괄부회장 신상구 ■동부CNI ◇승진△대표이사 부회장 곽제동◇선임△재무담당 사장 조현익 ■삼광글라스 △대표이사 이도행
  • [격동의 한·일 70년] 영토분쟁

    [격동의 한·일 70년] 영토분쟁

    해마다 2월 22일 무렵이 되면 주한 일본대사관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일본을 규탄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린다.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매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竹島)의 날’로 지정해 행사를 개최하는 걸 규탄하기 위해서다. 일부 시민단체는 신한일어업협정 파기와 쓰시마섬 반환까지 주장하고, AP 등 외신은 “오랜 지역 분쟁 사안”으로 보도한다. 하지만 독도 ‘분쟁’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되면 일본에는 무조건 ‘수지맞는 장사’다. ‘강력한 의지 표현’이 결과적으로는 일본을 도와주게 되는 역설이다.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부분을 ‘독도 문제 새롭게 보기’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독도 문제는 여러모로 독특하고도 복잡하다. 일단 식민지배를 당했던 국가와 식민지배를 했던 국가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해외 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식민지배를 받았던 국가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데 식민지배를 했던 국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독도는 한·일 간 갈등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가 돼 버렸다. 한국은 분쟁이라는 말 자체를 막아야 하는 처지다. 일본으로서는 ‘밑져야 본전’이다. 결국 일본은 쓸 수 있는 카드가 아주 많고, 한국은 아주 적다고 할 수 있다. 국제법과 해양법 전공자로서 오랫동안 독도 문제를 고민해 온 이 교수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영토 문제의 해결에서 식민지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경우는 흔치 않다. 과거사 청산이라는 역사적 접근 방법을 중심에 두고 해법 위주의 접근을 해야 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특히 그는 “그런 관점을 당사국이 아닌 제3국에서 제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독도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만의 시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라면서 “제3자가 보기에도 한국의 주장이 타당한지 반문하는 것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인터뷰 내내 “조심스럽지만”이란 말을 자주 썼다. 또 한 가지 설명을 위한 전제를 길게 언급함으로써 독도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조심스러운 상황인지 떠올리게 했다. 그럼에도 그는 “가장 걱정하는 것은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넓은 의미의 독도 문제가 국제사법기관으로 가는 상황”이라면서 “세계를 아우르는 전략적 접근이 절실하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정부 안에 독도 문제를 포함해 통일 이후 전체적인 영토 문제까지 고민하는 상설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갈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2006년 유엔해양법협약 제298조에 따라 해양경계획정 등의 문제에 대한 국제 법원의 강제관할권을 배제하는 선언을 했다. 하지만 중국이 재판 참가 자체를 거부함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 해양분쟁은 현재 중재재판소에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해양경계획정 관련 사안의 강제적 분쟁 해결에 대한 선택적 배제 선언을 한 한국 역시 선언의 해석과 적용 과정에서 제소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순 없다. 가령 현재 건설이 잠정 중단된 독도 해양과학기지를 두고 일본이 건설 중단의 잠정 조치를 신청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은 ‘컨트롤타워 설치’를 빼고는 여러모로 ‘상식’과 배치된다. 그는 “2006년 이후 급증하는 독도 관련 예산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나서서 독도 교육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독도 열기를 가라앉혀야 한다”고 주문한다. 특히 미국 신문에 독도 광고를 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국제사회에 외치는 것은 곧 갈등이 있나 보구나 하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레임 이론에서 말하듯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코끼리를 떠올리는 것과 동일한 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에 독도 문제는 꽃놀이패 같은 것”이라는 지적도 곱씹어 볼 대목이다. 그는 “일부에선 일본 정부가 치밀한 계획 아래 차근차근 도발(?) 수위를 높인다고 말하지만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일본 정부에 1순위는 센카쿠, 2순위는 남쿠릴 4개 섬, 그 다음이 독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측 ‘도발’에 즉각 즉각 반응하는 것이 오히려 일본에 학습효과를 심어 준 측면도 있다”면서 “역설적이게도 독도에 대한 일반의 지나친 관심이 독도 해법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 정부의 기존 독도 정책에 대해 “‘내 아내론’과 적극 대응 사이에서 갈지자 걸음을 했다”고 평가했다. ‘내 아내론’이란 자기 아내를 두고 ‘내 아내다’라고 떠들 이유가 없듯이 독도가 명백한 한국 땅인데 국제사회에 강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으로, 이른바 ‘조용한 외교’를 상징한다. 하지만 이는 국내 비판 여론과 ‘독도 문제의 정치화’에 밀려 정책적 변화를 겪게 된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6년 4월 대국민 담화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12년 8월 독도 방문에 대해 “넘어선 안 되는 선을 넘어 버렸고, 한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를 거의 소진시켰다”고 지적했다. 2006년 당시 노 전 대통령은 특별담화문을 통해 독도 문제를 식민지배와 연관시키며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그 전까지 견지하던 동북아평화 노선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이 워낙 거셌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대통령까지 굳이 나서야 했을까 싶다. 독도 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에서 담화문이 일종의 마지노선이 되면서 정부 스스로 퇴로를 막아 버렸다”고 말했다. 2012년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독도 방문을 계기로 이른바 ‘양심적’인 일본 지식인과 시민단체가 발언권을 잃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中, 벼랑 끝 그리스에 ‘족집게 지원’

    中, 벼랑 끝 그리스에 ‘족집게 지원’

    중국이 미국 및 유럽연합(EU)의 지원을 애타게 기다리는 국가들만 골라서 ‘족집게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13일 BBC중문망은 지난 11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신임 총리 사이에 이뤄진 전화통화의 ‘숨은 뜻’을 분석했다. 전화통화의 모양새는 리 총리가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항 민영화 계획을 백지화하려는 치프라스 총리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중국 자본이 매입하려는 피레우스항은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해상 실크로드의 유럽 관문이다. 치프라스 총리는 “피레우스항 프로젝트는 중국과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리 총리를 안심시켰다. 그 대가로 리 총리는 파산 위기에 처한 그리스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BBC중문망은 전화통화의 ‘타이밍’에 주목했다. 독일이 주축인 유로존 채권단과의 채무 조정 협상에서 벼랑 끝 협상을 벌이고 있는 그리스는 며칠 전 “유로존 탈퇴도 불사할 것이며, 다른 지원국을 찾아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통화로 ‘다른 지원국’은 중국임이 확실해졌고, 중국도 그리스의 파산을 지켜보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BBC중문망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벗어나 중국의 품에 안길 가능성은 적지만, 중국은 그리스와 EU의 힘겨루기를 활용해 피레우스항과 같은 경제적 이권은 물론 유럽에서의 정치·외교적 힘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설중송탄’(雪中送炭·눈 오는 날 땔감을 보내 줌) 외교는 서방의 대표적 ‘아킬레스건’인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파키스탄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은 1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반군 간 평화협상을 중재할 용의가 있다”며 “무엇이든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중국부터 방문했다. 이에 중국은 2억 4500만 달러 규모의 원조를 약속하고 아프간 내 석유와 구리 채굴권을 획득했다.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은 지난해 12월 탈레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한 뒤 철군했지만, 아프간은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미군과 나토군의 주둔 연장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둔 듯 왕 부장은 “나토군의 임무가 끝난 만큼 수십 년의 혼란과 빈곤에도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면서 “우리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화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날카로울수록 더 퍼지는 음모

    날카로울수록 더 퍼지는 음모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캐스 선스타인 지음/이시은 옮김/21세기북스/344쪽/2만 1000원 2004년 8월 뉴욕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49%가 ‘2001년 미국 정부가 9·11 테러를 사전에 알고도 의도적으로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가장 최근까지 제기된 대표적인 음모론이다. 익히 알려진 음모론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연출된 것이고 실제로 성공하지 못했다, 기후변화이론은 조작된 사기극이다, 미국 정부는 외계인의 존재를 알면서도 숨기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는 로스차일드가 등 유대계 은행들이 모의한 결과다 등등…. 멀리 갈 것도 없다. 한국 사회 역시 만만치 않은 음모론의 나라다. 2010년 천안함 1번 어뢰 폭침 사건,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 2011년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2012년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4·16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등이 최근 몇 년 사이 제기됐던 음모론의 대상들이다. 짧은 시간이었음을 감안하면 미국보다 음모론의 횡행 정도가 훨씬 더함을 알 수 있다. 음모론은 뒤늦게 진실의 실체로서 밝혀지기도 하고, 일부 음모론 확신주의자들을 제외하고는 보편적 거짓으로 인식되며 슬그머니 사그러들기도 한다. 분명한 점은 음모론이 비판적 사고와 대중적 설득력을 가질 때 확산된다는 사실이다.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회에서 음모론의 설 자리는 그리 넓지 않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는 ‘넛지’로 이미 국내에도 잘 알려진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새로운 책이다. 그는 오바마 정부시절 대통령의 지명과 상원의 인준이 필요한 백악관 규제정보국장을 지내며 현실 정치에 발을 담갔다. 공화당 및 보수진영의 공격 대상이 됐음은 물론 음모론의 희생양이 됐던 경험들이 행간에 녹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스타인 교수는 ‘자유 언론이 부재하는 독재 정권 치하의 국민이라면 그들이 듣는 모든 공식적인 발표를 전부 또는 대부분 불신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음모론이 사실일 확률도 높아진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사회에서는 정부가 음모를 오랫동안 감추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강조한다. 음모론으로 첫 장을 시작하지만 그의 정치사회적 관심과 학문적 탐구가 궁극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곳은 따로 있다. 바로 갈등의 조정이다. 동물의 권리, 동성결혼, 기후변화, 성차별 등 구체적인 쟁점에 대해 국가의 역할 또는 시장의 역할을 강조하는 측으로 나눠진 진영 사이에서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한 방법에 대한 제안이다. 우선 가장 가시적이면서도 빠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최소주의’다. 정치와 법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 있다면 결론을 이끌어 내는 차원에서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다만 얕은 수준의 합의인 만큼 봉합의 성격이 짙다. 대신 그가 제시하는 것이 ‘중간주의’다. 말 그대로 타협적 입장이다. 어느 한쪽의 극단을 선택하는 것보다 낫고 사회적 갈등과 대중의 분노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문제를 미루는 대신 타협을 통해 문제의 종지부를 찍자는 것이다. 노회한 정치인의 입장처럼 느껴지지만 고통스러운 대립과 갈등의 상황에서 이를 조정하고 중재해야만 하는 현실 정치에 발을 디뎌본 이로서 온몸으로 체감한 부분일 수도 있겠다 싶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黨이 정책 중심…靑·정부에 책임 전가 안 할 것”

    “黨이 정책 중심…靑·정부에 책임 전가 안 할 것”

    새누리당 원유철 신임 정책위의장은 8일 “청와대와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당이 먼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정·청은 국정 운영을 함께하는 공동운명체로, 어느 한쪽이 고장 나면 모두 고장이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린 여권 전체의 위기 국면에서 ‘당 주도론’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말정산 파동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논란 등에서 보여 준 당의 ‘정부 정책 뒤집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원 정책위의장은 지난 6일 당정회의를 거쳐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재추진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부의 설익은 정책으로 인한 혼선이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고 진단한 뒤 “예전에는 당과 정부가 핑퐁식으로 책임 떠넘기기를 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 당이 정책의 중심을 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의장 취임 전까지 당의 무상급식·무상보육 태스크포스(TF)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증세·복지 논란과 관련, “정책위에서도 무상급식, 무상보육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뤄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 정책위의장은 “정책 입안 단계부터 당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당정회의를 실무 단계부터 강화할 것”이라며 “어려운 민생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현장 당정회의’를 활성화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민심의 다양한 요구를 당이 수용할 수 있도록 정책위의장단을 확대 개편할 것”이라면서 “그때그때 민생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도 꾸려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의 본령은 갈등 중재와 화합 도출”이라며 “이런 일에 선천적으로 소질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4선의 원 정책위의장은 당내에 ‘적이 없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당·청과의 소통에 한계를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원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 “28세 때 경기도의원 선거 이후 수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코피를 흘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대선 때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재외국민선대위원장을 맡아 코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했다. 계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와의 ‘정치적 호흡’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의 경우 1996년 15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국회 96학번 동기’, 유 원내대표는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를 함께한 ‘상임위 짝꿍’이라는 것이다. 원 정책위의장은 특히 유 원내대표에 대해 “소신과 추진력만 있는 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실력까지 갖췄다”며 “유 원내대표가 경제통, 저는 외교·안보통이다. 튼튼한 안보 속에 경제를 꽃피울 수 있도록 상호 보완재가 되겠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갑이 지역구인 원 정책위의장은 ‘수도권 규제 완화’에도 정책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수도권 규제 완화는 수도권과 지방 간 제로섬(Zero Sum·한쪽이 이득이 되면 다른 쪽이 손해를 보는 구조)게임이 아니다”라며 “수도권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는 기업들의 해외 이전, 즉 국부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 수도권의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 지방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스필오버(Spil Over·주변으로 효과가 번지는 것)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모델’ 정치인으로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꼽은 원 정책위의장은 “케네디 대통령의 도전 정신과 용기를 닮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012년 전당대회와 지난해 경기도지사 경선 등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뒤 당내 선출직으로 정책위의장이라는 직함을 처음 받아 든 그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처음 주신 만큼 놓치지 않겠다”고 말을 맺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오늘의 눈] 푸틴의 한반도 중재자 역할/문경근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푸틴의 한반도 중재자 역할/문경근 정치부 기자

    최근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러시아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 또 남북 간 회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각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오는 5월에 러시아에서 있을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지난 26일 대북 전문가인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사회과학원 박사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은 남·북, 북·중 양자회담을 중재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재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러시아에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가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계획 확인과 관련해 인테르팍스 통신에 “북한이 김 제1위원장의 승전 기념행사 참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확실시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러시아의 중재로 박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 그리고 시 주석이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회담을 가질 경우 남·북, 북·중 등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역할 증대를 증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러시아의 활발한 활동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그렇지만 급작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이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함으로써 동·서 독일 통일을 마련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처럼 국제사회에서 지도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볼 개연성도 충분하다. 남북 협력이 활성화되면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를 상쇄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또 한·러·북·중 4국이 참여하는 경제 프로젝트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대화의 담을 쌓아 온 남북 정상의 만남은 민족 간 화해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경색된 남북 관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한반도 내 긴장 수위를 낮출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손해 볼 것은 없다. 정부도 지난 19일 통일부를 비롯한 외교안보부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실현 및 광복·분단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종단철도 계획을 밝혔다. 올해 부산과 전남 목포에서 출발해 남북을 X자로 종단한 뒤 신의주와 나진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로 이어지는 철도 시범 운행을 하겠다고 밝혔듯이 어느 때보다 러시아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두고 장고(長考)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근 위성락 주러 대사가 “러시아는 남북 통일에 매우 중요한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현재 러시아는 한반도를 둘러싼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정부는 대러 경제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등 동맹국의 입장을 고려해 러시아와의 관계 밀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한번도 자신을 굴복시킨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한·미를 압박하고 있다. 한반도의 미래를 구상해야 하는 외교안보 당국자들로서는 이래저래 고려할 것이 많아졌다. mk5227@seoul.co.kr
  • “AIIB 참여 韓정부가 결정해야…사드문제 협의할 시점 아니다”

    “AIIB 참여 韓정부가 결정해야…사드문제 협의할 시점 아니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27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대사관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1시간가량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엇박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단호하게 부인했다. 또 북한이 진지한 대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평양 방문 의사와 관련해서도 노코멘트했다. 다음은 리퍼트 대사와의 일문일답.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문이 열려 있다고 하는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북한 붕괴론을 언급하고 있는데 미국의 정확한 대북정책 목표는. -일단 기본적인 원칙부터 말하면 오바마 행정부 6년 동안 단계마다 한국과 나란히 서서 왔다. 둘째로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매우 중요한 목표다. 그다음으로는 민주적으로 선출되고 자유시장경제, 인권을 존중하는 통일된 정부가 중요하다. →올해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은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있나. -한·일 관계가 좋아야 다른 동맹국이나 파트너국에도 좋다. 미국의 역할은 한·일 간 문제를 공식적으로 중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두 지도자가 서로 해결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그동안 한·일 간에 6차례 국장급 협의가 있었고 우리 역할은 이를 계속 격려하는 것이다. 이런 대화를 통해 한국 정부와 국민이 만족할 만한 결론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종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담화에 과거사 반성 부분을 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미국 역사 교과서에 실린 위안부 부분 기술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미국은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속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안과 관련해 밑받침되는 두개의 중요한 담화라고 미국은 믿고 있다. →남북 대화 진전과 북한의 비핵화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무엇인가. 금강산 관광 재개 시 유엔 제재 위반 논란도 있는데. -한국이 제안한 남북 대화 속도나 범위에 대해 우리는 우려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우려하고 있다. 포괄적 외교 노력은 물론 경제적 양자, 다자 제재,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만한 억지 및 방위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은 조건 없이 대화에 임할 수 있다고 하는데 북한은 조건을 붙이고 있다. 목표 자체가 남북 대화 재개라면 한국은 우리가 보기에 준비됐는데 북한에서 조건을 붙이는 것 같다.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체계를 배치하는 것과 관련한 입장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를 비롯해 외교부와 국방부 등 한국 정부와 공식 협상을 한 바 없다. 이 문제는 한국의 카운터파트너와 논의할 긴박한 이슈가 아니다. 사드 배치는 한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지만 아직 그런 시점이 아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놓고 반발하고 한국에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참여를 권유 중이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 -우선 미국과 중국의 제로섬게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미국은 좋은 한·중 관계를 원하고 지지한다. AIIB 참여는 한국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 투자은행은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환경과 투명성에 있어 기준이 높아야 하며 투자가 지속 가능하고 적합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리퍼트 대사는 ‘바빠서 점심을 못 먹었어요’라고 한국말로 말했다. 그러면서 쿠키 몇 개를 집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자주 통화하나. 한국에서 트위터를 활발히 하는데. -(웃으며) 이상적인 대사상은 없다고 본다. 양국 관계에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 와야 한다고 본다. 이 자리에 온 것이 행운이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한·미 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매일 접근하는 방식의 트위터를 생각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이야기는 서로 간직한다는 전통을 지키고 싶다(리퍼트 대사는 중요한 문제로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인사들과 통화할 경우 새벽 1시쯤 수행원도 없이 홀로 대사관에서 직접 전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면 평양을 방문할 수 있나. -여기에 대해 말할 부분이 없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김정은 국제무대 데뷔 4월로 앞당길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5월 러시아 방문에 앞서 4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합뉴스가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 제1위원장 입장에서는 인도네시아 회의가 주목할 만한 국제외교 일정”이라고 덧붙였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행보를 자주 따라했던 김 제1위원장이 국제무대 데뷔를 러시아가 아닌 인도네시아에서 먼저 한다는 것이다. 김 주석은 1965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10주년 기념행사에 아들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참석했다. 당시 김 주석은 ‘조선에서 사회주의 건설과 남조선 혁명에 대해’라는 제목의 연설을 했다. 김 제1위원장이 인도네시아 방문을 고려하는 것은 러시아를 첫 방문지로 선택했을 경우 중국의 입장이 난처해지는 점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이 김 주석과 친구로 지낼 만큼 친밀하다. 1964년 북한과 먼저 수교한 뒤 한국과는 1973년 수교하는 등 등거리 노선을 유지해 왔다. 2010년 12월에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제1위원장의 인도네시아 방문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그는 “형식적으로 김 제1위원장의 인도네시아 방문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비동맹 외교의 관심이 멀어진 상황에서 무슨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북한은 비동맹 외교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IS 일본인 생존 여부 미확인, IS 일 년에 몸값으로만 500억 벌어..

    IS 일본인 생존 여부 미확인, IS 일 년에 몸값으로만 500억 벌어..

    ‘IS 일본인 생존 여부 미확인’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2명을 살해하겠다고 예고한 시한이 지난 가운데 석방 교섭에 일부 진전이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IS가 일본 정부에 제시한 ‘72시간’의 협상 시한이 23일 오후 2시50분을 기점으로 만료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IS로부터 간접적으로 일정한 반응이 있다”며 교섭에 다소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아베총리의 측근은 “아직까지 IS와 직접적인 교섭은 없으며 일본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일본 정부는 현재 나카야마 외무성 부대신을 중심으로 요르단 암만에서 현지 외교루트와 IS에 영향력을 지닌 세력을 중심으로 교섭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협상 시한이 지나 인질들의 생존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일본 정부는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에게도 인질 석방을 위한 중재를 요청했지만, 요르단 정부도 마땅한 창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일본인 인질 2명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 정부에 제시한 ‘72시간’의 협상 시한이 23일 오후 2시50분을 기점으로 종료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NHK 방송은 이날 IS로부터 곧 성명이 발표될 것이란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금까지 ‘IS가 요구하는 2억 달러 몸값을 낼 것이냐’는 질문에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는 원칙론만 반복했으며, 몸값 지불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IS가 인질의 몸값으로 1년간 5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작년 11월 제출된 보고서는 IS가 1년간 3천500만∼4천500만 달러(약 380억∼489억원)의 몸값을 손에 넣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 보고서는 유엔의 요청에 따라 전문가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IS가 몸값 외에 세력권 내의 유전에 채취된 원유 밀수출, 기독교인 등을 대상으로 한 ‘징수’, 기부금 등 다양한 재원을 토대로 경제적으로 자립한 조직이라고 규정했다. 사진 = 방송 캡처 (IS 일본인 생존 여부 미확인) 뉴스팀 chkim@seoul.co.kr
  • 北, 직접대화 돌파구 찾을까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으로 북·미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상 부상 등 북한 측 협상라인과 미국의 전직 당국자·전문가들이 오는 18~19일 싱가포르에서 만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북·미 간 ‘1.5(반관반민)트랙’ 형태의 접촉이 이뤄지는 것은 지난해 5월 몽골 접촉에 이어 8개월 만이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측에서는 리 부상과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장일훈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등 협상라인 당국자들이 대거 출동한다. 미 측에서는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조지프 디트라니 전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리언 시걸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 토니 남궁 전 버클리대 한국학 부소장이 참석한다. 이번 접촉은 북한이 최근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조건으로 핵실험 임시 중단과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했으나 한·미가 이를 일축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갖고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지난 9일 미 측에 이 같은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는데, 전달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미 간 뉴욕채널을 통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접촉에 북한 측의 뉴욕채널을 맡고 있는 장일훈 차석대사가 나온다는 점에서, 미국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뉴욕채널 등을 통한 북·미 간 직접 대화는 미 측 전직 당국자나 전문가들을 통할 이유가 없다는 회의적 평가도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그동안 북·미 간 1.5트랙 접촉이 수차례 있었고, 미 측 참석자들이 접촉 후 자국 정부에 브리핑을 해 왔으나 별다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북한 측이 대화에 나서는 것은 새로운 대북 제재 국면에서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지난해 몽골도 그랬고, 싱가포르도 북·미 간 중재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이번 접촉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며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국제법은 약소국 학문… 외교 논리 제시할 것”

    “국제법은 약소국 학문… 외교 논리 제시할 것”

    “독도 문제 등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요란하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만 그게 능사가 아닙니다. 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단 한 구절이라도 한국의 입장에서 적절히 인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절실합니다. 이제서야 첫걸음을 뗐습니다.” 지난 29일 만난 이장희(64)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는 힘이 약한 나라일수록 외교적 논의 과정에서 국제법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며 말문을 뗐다. 세계국제법협회 한국지부는 최근 ‘한국 국제법연감’ 창간호를 펴냈다. 2013년 내용을 담은 영문본으로 뒤늦게 나온 셈이다. 국제법원인 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편집위원장을 맡았다. ‘국제법연감’은 각종 국제분쟁과 갈등을 둘러싸고 자국의 논리와 입장을 법적·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정리해놓은 간행물이다. 여러 나라가 자국의 입장과 행위의 투명성과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이 1956년부터 일본 국제법연감을 매년 발간하고 있고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 나라가 자국의 입장을 담은 국제법연감을 펴내고 있는 것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 교수는 “한국과 같은 약소국일수록 통상 무역을 중시하고, 큰 나라 사이에서 국가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만큼 통상외교, 안보외교가 중요하다”면서 “미국, 중국, 일본 등 사이에서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통해 균형외교를 해야 하는 만큼 국제법연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듯 뒤늦게 나온 2013년분 국제법연감은 주로 일본과의 관계에서 불거졌던 국제 분쟁 및 갈등을 주로 담고 있다. 독도 문제는 물론, 일제 강점기 강제노동 피해 배상을 둘러싼 다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문제, 일본 아베 정부의 ‘집단 자위권’ 개념의 문제점 등을 다뤘다. 여기에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중국인 류치앙의 자국 인도를 원한 일본과의 법리 논쟁도 더했다. 그는 “예컨대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 정부는 너무 소극적으로 대하며 조용한 외교를 취한 반면, 국민들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하곤 했다”면서 “정부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 발간한 국제법연감을 통해 외교적 논리와 국제법적 법리를 일관되고도 지속적으로 제시해 세계 각 나라 주요 인사들이 한국의 논리와 증거를 인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6월쯤 나오게 될 2014년분 ‘한국 국제법연감 2호’에는 더욱 뜨거운 이슈들이 집결된다. 아직 편집위가 꾸려지지는 않았지만 한·일관계 속 갈등만이 아닌, 한·중 문제, 한·미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며 확장된다. 주한미군의 소파(SOFA)협정, 반발에 부닥친 한·미·일군사정보교류협정을 대체한 한·미·일 정보공유 양해각서(MOU),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방어체제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한국의 갈등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는 한국이 국제 외교적으로 미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칠 수도 없고, 중국에 새로 의탁할 수도 없음을 의미한다. 힘겹고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지만 냉철한 균형외교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고민이 많다. “세계헌법재판기관회의체인 베니스위원회에는 국제법상 상당한 오피니언 리더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자유권 침해 국가로 규정한다’거나 ‘정당해산 절차가 인권규약이나 관련 5대 기준 등에 맞지 않다’는 조치만 나와도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는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시민적 가치야말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강점이었는데 이번 헌재 판결은 찬물을 끼얹는 행위였으며 국제적 흐름에서도 탈냉전의 시대를 역행하고 체제의 성숙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경직된 결정이었다”면서 “향후 2015년 연감을 낼 때 심도 있게 다뤄야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법은 약소국의 학문”이라고 규정한 이 교수는 국제적 분쟁 사안에 대해 가능한 한 정부의 입장에서 국제법연감 편집 방향을 고민하지만, 전쟁과 갈등을 부추기거나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주의에도 강력히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한반도 훈풍의 기회… 러 중재 아닌 남북이 정상회담 주도를”

    “한반도 훈풍의 기회… 러 중재 아닌 남북이 정상회담 주도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내년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동시에 초청하면서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렸다. 서울신문은 21일 10명의 전문가와 통화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대체로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정부가 기회를 잡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대통령 “기회 되면 김정은과 대화를”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와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등은 모두 박 대통령이 기회가 된다면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70주년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연합국 승전국 지도자가 모두 참석하는 자리에 박 대통령이 못 갈 이유가 없다면서 우연한 기회에 만나든 아니면 정상회담이든 남북 지도자들이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러시아에 가서 김 제1위원장과 만나자고 해서 만나는 것보다는 오히려 우연히 만나는 것이 더욱 좋다”라며 “남북관계를 언제까지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수훈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러시아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게 주요 20개국(G20) 행사 같이 국제행사가 아닌 러시아의 전승 기념행사로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제1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거나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는 “북한이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김 제1위원장의 방러와 관련해 조율을 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시기가 내년 5월이라 변수가 많다”고 진단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김 제1위원장이 지금으로서는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 “북한의 최고위 지도자는 다자 외교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참석 여부를 떠나 일단 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결정한다면 김 제1위원장을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일단 러시아로 가기로 결정했다면 당연히 김 제1위원장을 만나야 한다”라며 “다자외교 무대에서 마치 조문 외교 등이 성행하듯이 박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김 제1위원장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남북 관계에 새로운 훈풍이 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대 장 선임연구원은 “박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 행보를 고려할 때 제3국인 러시아에서 남북 간에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박 대통령이 국제회의장에서 김 제1위원장과 악수하고 사진 찍고 짧은 만남이라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울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하고 그 이후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신 교수는 남북 정상이 만난다면 인도주의 협력문제를 비롯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5·24조치 해제, 핵 문제와 같은 모든 분야의 얘기들을 터놓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향후 공식적인 남북정상회담 약속도 자연스럽게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강 교수는 “러시아에서 만난 만큼 우선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나 철도, 가스관 문제 등 경제적 관점에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남북·러의 정상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유 교수는 “청와대로서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G20에서도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 등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정부가 러시아 전승기념행사에 참석하면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에 손을 들어주는 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남북·러 3국 정상이 만나서 가스관, 철도 문제 등을 논의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위한 물밑 접촉도 필요 인제대 김 교수는 러시아가 남북을 동시에 초대한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적이 있다”라며 “정상회담을 위해서 러시아에 중재역할을 맡기기보다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신뢰회복을 통한 정상회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조 교수는 정상회담이 카메라 앞에서 사진 찍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물밑 접촉을 통해 상호 간에 관심사를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이 탈출구를 찾고 있는 마당에 만남을 위한 만남을 하게 된다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장 선임연구원은 “회담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되면 실패한다”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남북 간 대화 채널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찬일 소장은 북한과 통할 수 있는 메신저를 서울과 평양에서 적극 활용해 모스크바에서 이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희망했다. 반면 경남대 이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긴 하지만 정상회담은 다자무대가 아닌 별도의 양자무대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라며 “이를 위한 물밑 접촉이 이뤄지긴 하겠지만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가나다 순) 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이수훈 경남대 정외과 교수,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전병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남북 정상 꽉 막힌 ‘대화의 門’ 열까

    남북 정상 꽉 막힌 ‘대화의 門’ 열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동시에 초청하면서 남북 간에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아직까지 박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할지는 불투명하지만 만일 참석한다면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한 번에 풀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청와대 역시 2차대전 승전 기념행사가 정상회담을 위한 좋은 기회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하는 게 확인된다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내년 (대통령) 일정을 고려해 봐야 한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 섣부른 해석을 경계했다.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나치 독일을 물리친 것을 기념해 기념행사를 갖는데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의 경우 여러 외국 정상을 초대한다. 2005년 60주년 기념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등 53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초대장을 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2011년 권력을 잡은 김 제1위원장이 내년 행사에 참석한다면 첫 해외 방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도 다자외교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하게 된다. 특히 북·중 간 냉랭한 기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이 중국을 제치고 러시아를 먼저 방문할 경우 동북아 외교 정세에도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같은 가정은 지나치다는 분석도 있다. 외교 경험이 전무한 김 제1위원장이 양자도 아닌 다자외교 무대에 등장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혈맹인 중국 대신 러시아를 첫 번째 방문지로 택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을 각오해야 한다. 정부로서는 비록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이를 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만에 하나 실현만 된다면 한반도 문제를 제3자가 아닌 남북이 주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제3자의 중재로 러시아에서 만나기보다 남북이 주도적으로 정상회담을 이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공식적인 루트 외에 물밑 접촉을 통해 양측 간 신뢰회복을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위안부는 인권문제…美가 나서야”

    “위안부는 인권문제…美가 나서야”

    “일본의 인권 의식이 부족한 데는 미국 책임도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성 문제이자 심각한 인권 문제인데, 전 세계의 인권을 강조하는 미국이 나서서 일본이 반성하고 행동을 달리 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휘트모어하우스. 위안부 문제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법적으로 꼼꼼히 따지며 미국의 역할을 촉구한 전문가는 다름 아닌 일본인 국제인권 변호사 도쓰카 에쓰로였다. 도쓰카 변호사는 이날 아시아·인권 전문 시민단체 ‘아시아폴리시포인트’(APP) 초청 강연에서 1936년 2월 14일 일본 나가사키 지방법원의 판결문을 소개하며 “당시 일본 법원도 위안부 강제 동원이 불법이라고 판시했다”고 밝혔다. 인권 문제를 연구하다가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는 그는 1992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위안부가 일본군 성노예”라는 주장을 처음 제기해 주목받았다. 이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20여년간 활동해 왔다. 도쓰카 변호사는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결국 미국이 이야기를 해야 경청한다”며 “세계인권선언을 일본 헌법에 포함하도록 미국이 장기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한·일 협상에 대해 “양국은 1965년 체결한 한·일청구권 협정에서 분쟁이 있으면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이에 실패하면 중재 절차를 밟게 돼 있다”며 “미국 정부가 양국 사이에서 중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예산안 막바지 심사] ‘예산안 합의’ 이끈 3인의 정치 기상도

    [예산안 막바지 심사] ‘예산안 합의’ 이끈 3인의 정치 기상도

    여야가 2일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의 예산안 자동 부의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법정 시한 준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하던 국면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은 예산부수법안 지정 강행이라는 ‘돌직구’를 던지며 원내 정치의 강력한 중재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지난 10월 세월호 3법 합의를 이끌어 낸 데 이어 연말까지 예산안 협상을 진두지휘하며 원내 사령탑 역할을 과시했다. 여의도 원내 정치를 이끌어 온 3인의 최종 성적표는 향후 ‘입법 전쟁’이 예고된 남은 의사 일정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고비마다 ‘결기’… 뚝심정치 통했다 ‘강력한 중재자’ 정의화 국회의장 “제가 수술만 3000명 이상을 했습니다. 칼잡이인데 성질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9월 정기국회가 개회 직후부터 여야 이견으로 공전하며 ‘반쪽국회’ 우려가 제기되자 한 포럼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5선 의원인 자기 경력에 빗대 단호한 결단력을 강조하며 여야에 ‘경고장’을 던진 것이다. 정 의장의 이러한 ‘결기’는 지난 세월호 정국에 이어 이번 예산 정국에서도 통했다. 꽉 막힌 정국마다 강력한 중재자로 등장해 국회의장이 가진 권한을 최대한 이용하는 ‘뚝심 정치’가 이번에도 빛을 발한 것이다. 여당 비주류 출신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정 의장은 ‘비주류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 5월 의장에 취임한 이래 꾸준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행보를 계속해 왔다. 정 의장의 존재감이 여야에 확실히 각인된 건 지난 9월 26일 본회의 때였다. 의사일정을 거부하던 야당을 의회로 불러와 90개 계류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중재에 나섰던 정 의장은 여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본회의를 열고도 법안 처리는 강행하지 않은 채 회의 연기를 선언했다. 친정인 새누리당에서는 당장 이완구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했고 정 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결국 이 사태를 계기로 야당도 더 이상 의사일정을 거부하지 못하고 국회로 들어왔고 세월호 3법도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이번 예산안 처리에서도 정 의장은 논란이 됐던 담뱃세 인상 관련 법안을 14개 예산부수법안에 ‘예외적으로’ 포함시켰다. 그간 정 의장을 지지해 왔던 야당에서 당장 ‘날치기 의장’ ‘거수기 의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결국은 이 때문에 여야의 담뱃세 인상 및 법인세 복구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지난 28일 담뱃세 인상, 법인세 비과세 축소 등을 포함한 여야 원내대표 합의 사항이 도출됐다. 이로써 정 의장은 임기 첫해 정기국회에서 ‘12년 만에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이끈 국회의장’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취임 직후부터 정기국회 초반까지 법률안 처리 ‘제로’(0)를 기록했던 것에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국회선진화법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도입 첫해에 선례를 남겼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여야 충돌 때마다 등장하는 정 의장의 결기에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일각에서는 대권을 의식한 ‘존재감 키우기’가 여야 원내지도부의 합의 정신과 재량권을 축소시켰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여야 합의를 강조하면서도 때로는 자신이 가진 권한을 독단에 가까운 형태로 활용해 여야 모두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정기국회 기간인 지난 10월에는 여야 대립이 한창인데도 우루과이와 멕시코 등으로 출국해 여야 양측의 집중 비난을 받았다. 올 연말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사자방’ 국정조사 공방 등으로 다시 한번 격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연말 정국에 정 의장이 또 어떤 방식으로 결기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궂은일도 거부 않고 직접 총대… 공무원연금 개혁 등 넘을 산 많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근혜 대통령이 딱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대체로 이렇다. 궂은일도 거부하지 않고 직접 총대를 메고 나서는 스타일이라는 얘기다. 이 원내대표는 올해 정국 최대 화두였던 세월호특별법 타결을 이끌어 냈다는 점만으로도 원내대표로서의 소임을 다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거기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처리도 눈앞에 두고 있다. 충남·북 경찰청장과 충남도지사를 역임하면서 갖춘 ‘리더십’이 협상력으로 이어진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원내대표의 정국 기상도는 ‘맑음’이다. 현재 여권 내 최고 우량주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사실 지난 5월 이 원내대표가 단독 후보로 출마해 원내에 ‘무혈입성’했을 때만 해도 이 원내대표에 대한 우려가 컸다. “선거를 치르지 않고 원내대표가 돼 놓고선 마치 ‘점령군’ 행세를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청와대와의 소통 문제도 여러 차례 지적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원내대표는 자신의 독단적인 결정을 줄이고 판사 출신의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검사 출신인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를 각각 정책적, 정무적으로 잘 활용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 10월 31일 세월호법 협상 타결 직후 정치권에는 ‘이완구 국무총리설’이 나돌았다. 이 원내대표가 연말 개각에서 총리로 지명되고, 이에 따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도 조기에 치러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예상도 나왔다. 아직은 설에 불과하지만 2일 예산안이 별 탈 없이 처리될 경우 이 원내대표 총리설은 한층 더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원내대표도 총리 지명을 내심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아직 고비는 남았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이 원내대표가 임기 중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들의 저항을 가라앉히는 것이 핵심이다. 여권에서는 세월호법 협상에서 유가족들을 설득해 낸 이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고 있다. 당시 이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의 호된 질책을 면전에서 맞아 가며 소통을 시도해 타결점을 찾았고, 세월호 사고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줄 수 없다는 원칙도 지켜냈다. 공기업·규제개혁 법안을 비롯해 산적한 민생·경제 법안들도 이 원내대표가 풀어내야 할 과제다. 박 대통령이 처리를 당부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과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도록 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이 ‘박근혜표’ 법안들의 연내 처리 여부에 따라 이 원내대표의 향후 정치적 운명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강경파 반발에도 끈기의 리더십… 野 한계 딛고 ‘사자방’ 국조 초석 우윤근 새정치연 원내대표 자칭 타칭 의회주의자인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일 자체는 여당에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우 원내대표가 세운 마지노선을 넘는 합의를 유도하기는 쉽지 않았다. 여당에 있어 우 원내대표는 협상을 함께 시작하기 수월하되 협상 마무리를 이끌어 내기는 껄끄러운 대상이란 뜻이다. 지난 28일 누리과정 순증액(5233억원) 대체사업 예산 확보, 법인세 감면액 중 5000억원 규모 철회, 소방안전교부세 신설과 함께 담뱃값 2000원 인상 등의 2015년도 예산안 쟁점 사안 여야 합의를 마친 뒤 우 원내대표의 발언에서도 이 같은 일면이 드러났다. 우 원내대표는 합의 직후 “국회 파행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야당으로서 한계가 있었고 주장이 많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직전 여야 합의에 의한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자축하며 “야당의 공”이라고 덕담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머쓱해졌다. “야당의 한계”라고 했지만 ‘정기국회 종료 직후 사자방(사대강, 자원외교, 방산 비리) 국정조사 협의를 시작한다’는 조항이 여야 합의문에 삽입된 것은 우 원내대표의 ‘우공이산(愚公移山·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식 은근과 끈기’가 발현된 결과로 평가된다. 지난 29일 정책의원총회에서 사자방이라는 말을 소개한 뒤 우 원내대표의 공개 발언 기회는 23차례 있었다. 사자방을 언급하지 않은 적은 3차례 뿐인데, 3차례 모두 사자방 발언이 미리 나와 우 원내대표가 언급을 자제한 경우다. 여당의 ‘무반응’에도 불구하고 우 원내대표의 언급이 이어지며 이제 사자방 국정조사 성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협상을 중시하되 시한이 되면 양보하는 우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야당 내에서 전폭적인 환영을 받는 분위기는 아니다. 당내에서는 예산안과 사자방 국정조사를 연계하지 않았거나 누리과정 순증액의 액수를 합의문에 명기하지 않은 것을 놓고 “너무 많은 카드를 양보했다”는 불만 기류도 있다. 여야 합의 내용을 설명하던 28일 의총에서도 “담뱃값 2000원은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됐고, 반발 수위가 높아질 기미가 보이자 박수로 여야 협상안을 추인하며 급하게 의총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담뱃세 인상 실무 합의를 담당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 소위 의원 4명이 법안심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 측은 30일 “안행위 소위 입장도 이해한다”면서도 “예산부수법안이기 때문에 담뱃세는 예산안과 함께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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